지구를 지켜라!/줄거리
1. 전반부
병구는 자신의 인생에 불행을 끼친 인물들을 외계인이란 이유로 한 명씩 납치해 수 없이 많은 고문을 한 뒤 죽이는 행위를 반복해 오고 있었다.[1] 그리고 그 외계인 고기 중 표본을 제외하고 나머진 병구가 기르는 개 '지구'에게 준다.
병구는 유제화학의 사장인 강만식이 외계인이라고 확신하고 술 취한 채로 돌아오는 강만식 사장을[2] 기절시켜 납치하려고 한다. 몸싸움 끝에 강만식은 주차장 출구로 도망치지만 대기하고 있던 순이에게 걸려 기절한다. 기절한 강만식을 병구와 순이는 아지트로 데리고 간다.
아지트에서 강만식 사장을 구속하고 머리를 삭발시킨[3] 병구는 강만식의 신경 시스템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발등에 물파스를 바른다.[4] 이때 피부에 빨리 흡수되라고 발등을 때수건으로 피가 날 정도로 문지른 다음 발라서 강만식은 매우 고통스러워 한다.
다음 날 경찰 수사에서 추 형사는 이 반장에게 경고를 받고 사건 현장에서 나온다. 이때 김 형사가 추 형사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하지만 추 형사는 귀찮아한다. 근처 음식점에서 추 형사는 현장에서 발견된 알약[5] 이 암페타민 계열의 우울증 치료제라는 걸 알려준다. 김 형사는 그 약을 쓰는 병원을 조사하겠다고 하지만 추 형사는 그 약 타먹는 사람들 다 조사할거냐며 반박하고 그 약은 훔친 것이라고 단언한다. 너무 단언하는것 아니냐고 하는 김 형사에게 추 형사는 단순하게 생각하라며 확률은 반반이라고 한다.[6]
2. 중반부
깨어난 강만식에게 병구는 외계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강만식을 납치한 이유는 왕자와 유일하게 텔레파시를 할 수 있는 외계인이기 때문이었다. 무슨 소리 하는 거냐며 어이없어하는 강사장에게 병구는 300v 이상의 전기고문을 가한다. 병구의 말에 의하면 인간과 달리 외계인은 200v에서도 1시간을 견딜 정도로 전기에 강하다고. 그래놓곤 거의 죽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하는 강만식에게 한다는 말이 '봐, 안 죽잖아.'[7]
CCTV를 조회하던 이 반장은 납치범이 유제화학 사장을 납치해놓고도 고작 400만원만 인출[8] 한 것을 보고 어이없어한다. 이 때 김 형사는 CCTV에 찍힌 병구가 탄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찾아낸다.[9] 김 형사는 약품 도난신고가 있던 병원 목록을 주고 번호판 조회자료를 보여 주지만 추 형사는 그 사람은 범인이 아니라고 하며 몇몇 실종 사건[10] 의 자료를 김 형사에게 넘겨준다.[11] 이때 이 반장이 나타나 추 형사와 내통(?)한 김 형사를 보고 실망했다고 하며 자료를 찢어 짬통에 넣어 버린다.
한편 강만식은 자신에게 계란 던졌던 놈 아니냐면서 이병구를 기억해낸다. 자신을 납치한 이유가 어머니와 죽은 애인때문이냐고 추궁하자 병구는 트라우마 때문에 뛰쳐나갔다가 약을 먹고 와선 다시 강사장을 고문한다.
이후 강만식은 병구의 조력자 순이를 흔들어보려고 한다. 그래서 병구는 순이를 사랑하지 않으며, 아직 잊지 못한 전 여친의 복수를 위해서 순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하자 순이는 밖으로 뛰쳐나간다. 걱정하며 다가온 병구에게 순이는 자신을 사랑하냐고 묻는데 병구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자 그걸 본 순이는 떠난다. 병구는 강만식에게 아직도 텔레파시가 남아있나고 추궁하고는 순이가 그동안 힘들었을 거라며 차라리 잘 됐다고 한다.
약품 도난신고가 온 병원들을 조사하고 다니던 추 형사는 식물인간이 된 병구의 어머니를 보게 된다. 그리고 병구가 입원비 377만원을 완납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병구가 범인이라고 의심한다.
병구는 강만식의 몸속에 고열의 증기 분사구가 여러 개 달려있는 금속제 딜도를 넣으려고 한다.[12][13] 강만식은 병구가 자신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하고 병구를 욕하자 병구는 딜도를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몰래 구속장치를 풀은 강만식은 병구를 덮치고 몸싸움을 벌인다. 몸싸움 끝에 강만식은 병구를 목졸라 죽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죽인 것 만으로는 분이 안 풀린 강만식이 열받아서 가슴을 발로 마구 짓밟는데, 하필 그게 '''심장 마사지'''가 되어버려(...) 병구가 깨어나버린다.[14] 기겁한 강만식은 도망치려고 하지만 바깥쪽 문 열쇠는 병구가 쥐고 있었기 때문에 실패한다. 지하실에 갇힌 강만식을 놔두고 병구는 비밀 통로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강만식이 지하실에서 큰 소리로 계속 외치자 권총을 들고 다시 지하실로 간다.
병구는 창을 열고 총을 강만식에게 겨누지만 숨어 있던 강만식이 권총을 빼앗고 역으로 병구에게 겨눈다. 하지만 그 권총은 BB탄 총이었고 당황해하는 강만식에게 병구는 마취 주사를 찌르고 녹화 카메라를 설치한다. 이 때 외부 침입자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린다.
병구의 집을 찾아온 건 추 형사였다. 추 형사는 밀렵 단속을 하러 온 경찰이라고 속이고 산에서 헤매다가 시간이 너무 지나 병구의 집에 오게 되었다며 하룻밤만 묵을 수 있겠나고 한다. 근데 이 때 깨어난 강만식이 지상으로 손을 뻗어 구조요청을 하고, 당황한 병구는 추 형사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며 다가가 손을 발로 밟아 가린다. 그리고 의심의 여지가 있는 물품들을 교묘하게 청소한 뒤 그를 맞이한다.[15] 아까 전까지만 해도 병구를 상당히 의심하던 추 형사는 이내 경계를 늦추는데 너무 늦춘 나머지 병구와 친해져 술자리까지 나눈다. 술자리에서 병구는 사실 자신이 외계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기까지 한다. 그날 밤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추 형사는 지하실로 내려가지만 그 자리에는 외계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전파송신기를 만들고 있던 병구가 있었으며 이에 추 형사는 의심을 푼다.
다음날 아침 추 형사는 병구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접은 채 배웅을 받고 집을 나선다. 그러다 얼핏 본 병구의 개 지구가 씹고 있던 뼈에서 무언가 수상함을 느낀다. 가까스로 빼앗아 보니 그 뼈는 사람의 다리뼈였고, 결정적으로 개집 안엔 아예 해골이 쌓여 있었다. 이에 추 형사는 병구가 강만식을 포함한 그동안의 실종 사건의 범인임을 확신해 김 형사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깊은 산 속이라 전파가 잘 잡히지 않아 정확한 주소를 알리지 못하고 통신이 끊긴다. 추 형사는 이에 높고 탁 트인 곳으로 나와 전파를 잡아보려 하는데 갑자기 병구가 나타난다. 그 곳은 병구가 양봉을 하는 곳이었고, 추 형사가 들고 있던 뼈가 떨어지는 바람에 병구도 상황을 눈치챈 것.
병구는 추 형사의 휴대폰을 주워 전화를 끊는다. 추 형사는 권총을 뽑아 병구를 위협하지만 병구는 추 형사의 얼굴에 꿀을 뿌린다. 이에 벌들이 추 형사에게 달려들기 시작하고, 당황한 추 형사는 벌떼를 향해 총을 쏘다가 결국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져 그대로 사망한다.[16] 이후 추 형사의 시체는 지구의 먹이가 된다.
3. 후반부
김 형사는 이 반장에게 추 형사가 범인을 잡았다고 연락을 해왔다며 당장 가야한다고 하지만 반장은 괘씸하게도 추 형사와 내통(?)한 김 형사의 책상을 정리하라고 하고 오토바이 번호판의 조회 결과가 나오자 오토바이 주인을 잡으러 간다.
한 편 병구는 감히 탈출하려 한 죄로 강만식을 십자가에 못박은 채 다리를 도끼로 내려찍으려 하고, 당황한 강만식은 식물인간이 된 병구 어머니를 살릴 수 있다고 외친다. 이에 멈칫한 병구에게 강만식은 어머니가 그렇게 된 건 일종의 실험이었다며 자신의 차 트렁크에 '''벤젠'''이라고 적힌 병이 있는데 독극물 표시가 되어있지만 사실 해독제라고 말한다. 병구는 일단 도망치려 했던 벌이라며 도끼 등 쪽으로 강만식의 다리를 내려친다. 이후 벤젠을 들고 병원에 입원한 병구의 어머니에게 간다. 그 사이 강만식은 다시 한번 구속장치를 푸는 데 성공한다.
추 형사가 준 강만식에 대한 조사 자료와 그동안의 실종 신고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던 김 형사는 강만식에 대한 신문과 사진에 병구가 계속 등장하고 신문 기사에서 병구의 이름이 나오자 그에 대해 조사하고 범인이라고 확신한다. 한편 구속에서 풀려난 강만식은 병구의 물품들을 뒤지다가 우연히 병구의 일기를 읽게 되며 병구의 비참한 삶이 공개된다.
병구가 어릴 시절에 병구의 아버지는 탄광에서 일하다 사고로 한쪽 팔을 잃어 구급차에 실려간다. 그 사고 이후 아버지는 집에서 난동을 부리다가,[17] 병구의 어머니가 만들던 우산이 머리에 박혀서 사망한다. 병구도 학창 시절에 양아치들에게 얻어터지고 선생님한테 수험료를 내지 않았다며 모욕적인 체벌을 당했다. 결국 어머니를 괴롭히던 양아치를 우발적으로 칼로 찌르는 바람에 살인미수로 소년원에 갔고 거기에서도 간수에게 폭행당하는 등 괴롭게 살았다. 출소 뒤에 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애인은 구사대에게 맞아 죽었다. 애인이 죽은 이후에 공책에 '''자신의 피로''' '''죽어 다 죽어''''''라고 썼다.''' 거기다 어머니마저 강만식의 화학공장에서의 약물중독으로 식물인간이 되었던 것이었다.
강만식은 그걸 다 보고 그가 살아왔던 비참했던 삶에 죄책감을 느꼈는지 병구의 연구실을 다 뒤집어엎으며 울부짖는다. 같은 시각 병구는 어머니에게 '''사장이 해독제라고 말한 벤젠을 들이붓고, 어머니는 사망한다.''' 병구는 어머니의 시신이 거두어지는 것을 보며 벤젠 병을 떨어뜨린다.
김 형사는 이 반장에게 병구가 범인이라고 하지만 이 반장은 이미 범인을 잡았으며[18] 요리연습이나 열심히 하라고 한다. 한편 순이는 서커스에서 외줄타기를 하다가 떨어지는데, 사람들이 걱정되어 달려오지만 멀쩡하게 벌떡 일어나더니 병구가 위험하다고 말하며 뛰쳐나간다. 같은 시각 병구와 김 형사도 아지트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병구의 아지트에 침입한 김 형사는 강만식을 발견하지만 뒤이어 병구가 들어온다. 김 형사는 병구가 총을 겨누려고 하자 다리를 쏴서 병구를 쓰러뜨린다. 그때 뒤에서 순이가 나타나고, 순이는 서커스단에서 배운 기술로 김 형사를 손쉽게 제압한다. 이후 병구와 순이는 강만식과 김 형사를 구속시킨다.
병구는 김 형사에게 총구를 겨누며 다 알고 있었으면서 내가 미쳐갈 때 어디 있었나고 말하면서 니들이 더 나쁘다고 말하고 총구를 김 형사의 얼굴에 겨눈다. 이 때 강만식이 병구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닌 건 그저 복수를 위해서였고, 죽인 사람들 중 실제 외계인은 겨우 2명밖에 없지 않았냐고 추궁한다. 그러자 강만식은 갑자기 자신은 정말로 외계인이었음을 밝히며, 모든 진실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외계인의 75대조 선왕은 백악기 시대의 지구를 발견하고, 푸른 행성(외계어로 아타카카)이라 이름 붙이며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러나 공룡을 데려와 연구를 하다가 퍼진 전염병으로 공룡이 멸종하자 매우 안타까워해 지구에 자신들을 닮은 실험 인류를 내려보내게 된다. 아틀란티스라고 이름 붙인 인류는 과학기술을 발전시켰으나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기 위한 유전자 조작 실험등을 하게 되고, 기어코 전쟁을 일으켜서 결국 서로에게 수 십개의 분자탄을 터트린 끝에 자멸하게 된다.
이를 대비했던 선각자 노아는 방주[19] 를 만들어 모든 생물들의 유전자와 자신들을 냉동시켜 떠돌게 된다. 그러나 새로 정착한 곳에서 노아의 후손, 즉 인류는 유전자 조작의 부작용으로 유인원으로 퇴화하게 돼버린다. 외계인들은 이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다시 발전시킬 수 있게 했지만 새로운 인류, 그러니까 현재의 인류에 깊게 잠재된 공격 유전자가 깨어나면서 이전 인류처럼 차마 눈 뜨고 못 볼 폭력과 전쟁을 일삼는다.[20] 강만식은 이를 두고 '''"너희들은 정상이 아니야! 미쳤어! 이 우주 어디에도 니들처럼 같은 종족을 학대하고, 그걸 즐기는 생물은 없어!"'''라고 일갈한다. 작중에서 '가속성 공격 유전자'라고 불리는 유전자가 인류를 그렇게 광기 어리게 만들었다고 하며, 이건 노아의 방주를 타기 전 인류가 자신들을 좀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다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네놈들은 다시 또 유전자 조작을 할 거라고!"라고 소리친다. 즉 외계인들이 만들어낸 유전자가 아니라 인류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었던 것.
이 설명을 들은 병구는 강만식이 자신의 자료들을 읽었다는 걸 깨닫고 그가 살기 위해 그럴 듯한 말을 꾸며내는 것이라 의심하여 추궁한다. 그 증거라며 '75대조 선왕'이라 했는데 공룡이 멸종한 건 대략 7천만년 전이라며 대체 수명이 몇 년이냐 하지만, 강만식이 우주의 시간은 상대적이라고 반박하자 대꾸하지 못한다. [21]
강만식이 마저 설명하기를, 실망한 외계인들은 인류가 저지르는 만행으로 이 행성 자체에 더이상 희망이 없다 판단했고 그냥 쓸어버리자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하였지만 왕자는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이들의 공격 유전자를 제거할 수 있는 실험을 하기로 한 것. 병구와 그의 어머니가 선택된건 불행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공격 유전자의 결속을 약하게 만들어 제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며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실험체들이 많다고. 그리고 강만식은 자신이 외계인 왕자에게 보고하지 않으면 지구는 멸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득한다. 강만식의 설득을 받아들인 병구는 김 형사에게 그동안 외계인에게 조사한 자료를 주면서 자신이 실패할 경우 지구를 지켜달라고 부탁하고[22] 강만식, 순이와 함께 외계인과 접선하기 위해 강릉공장으로 떠난다. 묶여있던 김 형사는 깨진 약병에서 흘러나오는 산성 용액으로 밧줄을 풀고 납치당한 강만식의 사진을 찾아 역시 강릉공장으로 떠난다.
결국 외계인과 접선하기로 한 장소라고 한 강릉 화학공장 연구소에 도착한 강만식과 병구, 순이. 그러나 이건 강만식의 속임수였다. 강만식은 '통신'을 하는 거라고 속이며 공장 기계를 조작해 병구의 강력한 조수 순이[23] 의 목을 조른다. 강만식과 몸싸움을 벌인 병구가 가까스로 풀어주지만 순이는 이미 죽은 후였다. 다시 계속 싸우던 병구는 몸싸움 끝에 드디어 총을 빼앗아 강만식을 겨누지만, 그 순간 나타난 김 형사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병구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마침내 죽는다. 그리고 강만식은 형사들에게 구조된다. 드디어 집에 갈 수 있을거라며 형사들이 강만식을 차에 태우는데...'''"엄마, 나 이제 엄마한테 갈 수 있어... 그런데, 내가 죽으면... 지구는 누가 지키지?"'''
4. 결말
'''바로 그 때 하늘에서 갑자기 외계인의 우주선이 나타나 레이저를 발사하여 김 형사를 포함한 경찰들을 공격하고 강만식을 구출한다.'''
강만식이 구출되고, 그의 정체가 밝혀진다. 강만식은 사실 병구가 생각한 왕자와 텔레파시를 할 수 있도록 지구로 파견된 외계인이 아니라 '''외계인 왕자 본인'''이였다. 외계인 왕자처럼 보였던 자는 사실 부하였고, 강만식이 냅다 뺨을 때리고 구하러 오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고 화를 내자 억울하다는 듯 통신이 없어서 그랬다고 항변한다. 이에 외계인 왕자(강만식)는 머리털이 없는데 어떻게 연락을 하냐며 화를 낸다. 즉 병구의 말이 맞았던 것. 병구와 병구 어머니가 왕자가 말했던 실험체였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윽고 왕자는 실험이 실패했다며, 지구인에게 실망하였다면서 실험 중단을 명령한다. 우주선은 즉시 무기를 발사해 지구를 파괴한다. '''[24] 결국 지구를 지키려는 병구의 노력+병구의 폭주를 막고 사건을 해결하려던 김 형사의 선의가 지구멸망을 앞당긴 셈.'''
그렇게 지구가 파괴된 이후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텔레비전에서 병구가 행복했던 순간을 보여주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고 영화가 끝난다.[25][26]
표면적으로만 보면 사실상 병구가 만악의 근원, 혹은 사이코패스, 복수귀 격으로 비추어진다. 그러나 상징적 해석이 중요한 이런 류의 영화 특성상 표면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왕자가 병구에게서 탈출하고 병구의 일기장들을 보며 병구의 살아온 삶을 보고 울면서 일기장을 집어던지는 장면에서 보듯 왕자가 단순히 병구의 고문에만 분노해서 지구를 폭발시킨 건 아니다. 더군다나 다른 실험체들이 많이 남아 있음에도 실험을 중단시킨 건 실험 대상인 병구의 삶이 너무나 비참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병구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 건 외계인들이었다.''' 일단 어머니의 병으로 병구가 반쯤 미쳤는데, 그것도 외계인들 실험 아니었던가. '''게다가 왕자도 상당히 감정적인 인물'''이다. 초반에 병구와의 몸싸움 뒤 병구를 목졸라 죽였다고 생각한 뒤 나가려다가, 갑자기 분이 안풀려 너 따위에게 운운하며 이미 죽어있는 병구의 몸을 발로 막 밟다가 그게 심폐소생술(...) 작용을 하여 살아나지 않던가. 마지막 혈투에서 끈질긴 병구와의 사투에서도 확인사살로 병구를 엄청 더 때린다. 게다가 우주선에 타고서도 왜 나를 빨리 안구해주러 왔냐면서 죽을 뻔 했다며 상당히 감정이 격해져서 자신의 부하에게 싸대기를 후려쳐버린다. 이렇게 감정적인 왕자가 갑자기 냉정하게 병구의 삶을 측은히 여긴다거나 하는 해석보다는, 말 그대로 빡쳐서 감정적으로 지구를 날려버린 면도 크다. '''일단 자기가 죽을 뻔 하지 않았던가.''' 왕자도 꽤 성격있어보이고 말이다. 실제 감독 코멘터리에서는 병구와의 일을 겪지 않았다면 지구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말도 한다. 또한 극 중 왕자는 병구를 완전 악질 또라이처럼 취급하는데, 병구의 일기를 보고 공감하고 슬퍼서 울었다기보다는, 왜 이 놈이 날 죽이려 하는가에 대한 실체를 깨닫고 복합적인 감정으로 울부짖으며 빡쳤다고 봐야한다.[27][28]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왕자는 태연히 병구의 어머니를 가지고 실험을 하거나 신하들에게 군림하는 태도만 봐도 뭐 그렇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거나 인자한 인물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일방적인 가해자로 보였던 병구는 결과적으로 외계인들에 의한 최대의 피해자이기도 했으며 일방적인 피해자로 보였던 강만식은 병구를 비롯한 인류에 대한 최악의 가해자가 되었다. 이런 상황은 '''과연 어느 한 쪽의 폭력은 정당하다고 볼수 있는가'''라는 폭력의 정당화에 대한 문제 제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 내에서 지속적으로 병구는 원래부터 나쁜 놈만은 아니고 강만식은 원래부터 불쌍한 놈만은 아니었다는 연출이 나오기도 하고. 지구 폭파 장면에 나오는 평범한 소녀와 할머니의 모습과 크레딧 영상의 행복했던 병구의 과거 모습은 이를 극단화시킨다.
근데 사실 강만식이 외계인이라는 것은 병구의 환상일 수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전에도 병구는 환상을 계속 보아왔고 사실 외계인 왕자였던 강만식이 지구를 폭파시킨 것은 병구가 죽어가면서 상상하던 것일 수 있다는 것. 이런 관점에서 병구는 "현대인의 분열된 자아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안에서 현실과 환상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심리극을 생각했던 감독의 당초 의도와도 부합한다.#참조 원래 영화라는 게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재미도 있으니 꼭 뭐가 정답이다 보다는 그냥 이런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만 알아두자.
하여튼 모르고 보면 놀라운, 혹은 당황스러운 반전. 영화 내내 병구는 망상에 빠져 사람을 납치해 고문하고 죽이는 약물중독자로만 보인다. 강만식이 외계인에 대해 하는 말도 단지 살아남기 위해 병구의 책에서 본 내용을 섞어서 지어낸 얘기로만 보인다. 그러다 마지막에 와서 허무맹랑해 보였던 병구와 강만식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게 드러난다. 사실 이에 대한 복선도 몇 개 있는데, 강만식이 만취해서는 한국어같지도 않게 횡설수설하는 게 사실 외계인어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머니 생신은 뭐 매년 있냐는 비상식적인 대사도 있는데, 이것도 취해서 말도 안되는 헛소리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계인이라 그랬다고 볼 수도 있다.[29] 300v이상의 전기 고문도 견디는 모습, 소변 보는 시간이 유난히 길다는 점 등도 사실 인간의 개인차 등을 가지고 병구가 증거라고 우기는 것 같지만 복선이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강만식이 벤젠을가지고 있는 것도 수상하고 병구는 강만식이 왕자라고는 안 생각했는데 결말에서 왕자로 나오는 것도 상상이라 보기엔 어색하다.
또한 강만식이 "니놈이 외계인을 몇 명이나 죽였다고 생각해!? 단 '''2명이잖아!'''"라는 대사를 보면 병구가 중간에 진짜 외계인을 죽이기도 한 것 같다. 아직 반전을 모를 때는 한참 영화를 보면서 '외계인이 있을 리가 있나?'라고 하다가 이 장면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것도 강만식이 병구의 노트에서 여러 시체 사진 중 두 개만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있는 걸 보고 나서 한 말이라, '그냥 병구가 원한을 가진 사람들을 죽인 다음 자기 멋대로 기준을 잡아 외계인인지 아닌지 구분해놓은 것 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걸 진짜 외계인이 있다는 게 밝혀진 장면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물론 후반부 반전을 보면 이것도 복선이었긴 하지만.
강만식-왕자의 말에서 이 영화가 비판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나온다. 무분별한 유전자 조작, 전쟁과 폭력, 인류 스스로가 지구를 오염시키고 황폐화시키는 일 등 현실에서 자행되어지는 일들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1] 학창시절에 괴롭히던 선생, 소년원에서 괴롭혔던 교도관, 공장에서 일할 때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를 때려죽인 구사대원 등.[2] 여기서의 강만식의 모습이 가관인데,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술에 단단히 취한 상태로 대리 운전기사가 4만원이라고 하는데 2만원만 준다. 짧은 거리인데 대체 왜 4만원이나 나오냐는 이유. 강만식이 길을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그렇게되었다고 항의해봐도 너 내가 누군지 아냐, 그 회사에서 오래 일하고 싶음 그러면 안된다라고 일갈한다. 기사도 어이가 없어서 침을 뱉으며 뒷담을 하고 돌아간다.[3] 머리를 자른 이유는 외계인들은 머리카락을 이용해서 텔레파시를 하기 때문이라고. 또한 외계인의 텔레파시는 강력해서 주변의 생물체를 세뇌시키기 때문에 이를 막고자 작중에서는 특수제작한 헬멧을 쓰고 있었다.[4] 병구 말에 의하면 물파스 안에 있는 말레인산크로르페니라민이 외계인의 신경계에 있는 트랄스크리산테메이트와 협착하여 파괴한다고 한다. 참고로 굳이 발등에 바르는 이유는 외계인의 약점 세군데 중 하나가 발등이기 때문. 나머지는 각각 눈과 고간(...).[5] 병구가 흘린 약[6] 이때 500원 동전을 던지는데 범인이라는 뜻의 뒷면이 나온다.[7] 물론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하지 않으면 평범한 인간도 3200v로도 8분 이상 버틸 수 있다.[8] 이 돈은 병구 어머니의 입원비로 쓰였다.[9] 하지만 이건 병구의 오토바이가 아니라 병구에게 물파스를 준 양아치의 오토바이였다.[10] 병구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11] 이 때 또 500원 동전을 던지는데 이번엔 범인이 아니라는 뜻의 앞면이 나온다.[12] 후에 몸싸움할때 증기 분사구를 작동시키니 딜도를 잡고 휘두르던 강만식이 손에 화상을 입을 정도로 고온이었다.[13] 후반부에 병구의 외계인 해부일지가 공개되는데 그 중 대장파열로 복부가 피와 배설물로 범벅이 돼서 죽은 희생자가 나오는 걸 보면 이 딜도의 고온 증기 고문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14] 뭐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 CPR 훈련을 해보면 알겠지만 심폐소생술은 좀 아플것같다 싶을 정도로 세게 해야 된다고 가르친다. 이 때 받는 사람의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할 정도다. 강만식이 하필 정확한 심장 위치를, 적절한 박자로 내리찍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15] 이 때 집 안 TV에 강만식이 묶여있는 모습이 나오고 있어 크게 당황하는데, '어 UFO다!'를 시전해서 추 형사가 그 쪽을 바라보는 사이 발로 리모컨을 눌러 끄는 묘기를 선보인다.[16] 벌에게 쏘여서 고통스럽게 질식하며 절벽에 굴러떨어지는 연출, 그리고 그 후 시체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17] 사고 직전 병구를 다정하게 부르는 모습과 엔딩 크레딧에서 병구와 함께 목욕하는 장면을 보면 자상한 아버지였고, 탄광에서의 사고 이후 성격이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18] 병구에게 물파스를 준 양아치.[19] 방주라곤 하지만, SF 분위기가 나는 잠수함이다.[20] 이 장면에서 나오는 5.18 민주화운동 영상에서 진압군이 시민을 끌고 가는 장면은 장준환 감독의 1987에서도 나온다. 연세대학교 만화 사랑 동아리에서 5.18 관련 비디오를 상영하는 장면이다.[21] 그러면서 “우리도 150년밖에 못 산다”고... 자신들의 행성의 크기와 지구와의 거리, 공전 주기를 일일이 늘어놓는데 이과생이 아니면 “저게 대체 뭔 소리다냐...” 싶을 정도다.[22] 지구라는 행성을 지켜달라는 의미와 자신이 기르는 애완견 지구를 지켜 달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23] 앞서 밝혀진 것처럼 서커스 단원이었기에 뚱뚱하고 둔해보이는 체격과는 달리 힘도 민첩함도 보통이 아니다.[24] 사람들이 지내는 일상 사이로 빨간 빛이 비춰지고 이윽내 하얀 빛만이 비춰진다.[25] 병구는 탄광에서 일 마치고 나온 아버지를 반겨주며 같이 목욕을 하고, 부모님과 함께 놀고 우주에 관한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아마 이 시절부터 우주와 우주인에 대한 관심을 길러 온 모양이다.[26] 하지만 마냥 행복한 시절만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사고로 인해 가정이 몰락해 가자 사진에서 아버지만 오려내는 장면도 같이 등장한다. 그래도 대부분 본편에선 드러나지 않은 병구의 순수하게 행복한 모습들이 나온다.[27] 애초에 왕자 자신이 주도해서 하는 실험인데도, 병구가 실험체라는 것도 몰랐던 시점에서 사실 실험 자체에 큰 관심이 없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거기다 공격성 유전자 운운했지만, 애초에 병구를 공격적으로 만든건 다름아닌 왕자 본인이다.[28] 또한 지구에는 인류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수백 수천가지 종의 여러 생물들이 함께 살아감에도, 단순히 인류 하나만을 들어 지구를 멸망시킨 것이다. 첫 방문때 공룡을 멸종시킨건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 하더라도, 지구를 파괴함으로서 '''그런 생물들의 생사여부를 멋대로 결정지은 왕자와 외계인들 부터가 이미 감정적이고 폭력적인 생물이었던 셈이다.''' 외계인들이 그들 말마따나의 평화를 위한 실험만을 목적으로만 왔다면, 행성을 파괴할 정도의 무장을 탑재한 우주선을 끌고 오지도 않았을것이다.[29] 다만 좀 애매한 건, 진지하게 따지자면 외계인도 자기네 행성이 있는 이상 행성 공전 주기에 따라 (365일은 아니지만) '1년'도 있을 것이고 사회문화적으로 '생일'이라는 것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 - 그래서 이건 복선보다는 그냥 취해서 하는 헛소리 개그 장면으로 해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