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ummer/6주차
1. 개요
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ummer 6주차, 7월 23일부터 7월 26일까지의 경기를 기록한 문서이다.
6주차부터는 수요일을 제외하고 목~일요일까지 경기를 치르며, 그에 따라서 이번 주 T1, 담원, 아프리카, 한화생명은 1경기만 치른다.
해설진이 아닌 분석 데스크에서 PoG 인터뷰를 진행한다.
6주차부터는 10.14 패치가 적용된다. 이번 패치의 중요점이라 하면 대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챔피언인 이즈리얼, 바루스 등에 견제가 들어갔다는 점과, 카서스가 큰 버프를 받았다는 점이다.
우선 바루스는 이제는 완전히 주요 템트리로 정립된 지 꽤 된 방관 트리를 겨냥한 너프를 받았다. 이로 인해 방관 빌드의 효력이 많이 줄고 솔랭에서는 바루스의 티어가 많이 내려갔는데, 재밌는 점은 LCK보다 먼저 10.14 패치로 진행하는 LPL의 경우 바루스 현황을 보면 밴픽률은 많이 줄었어도 승률은 아직 꽤 좋고, 무엇보다 템트리가 방관 트리에서 공속 트리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LCK에서는 바루스가 어떻게 원딜 4강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가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원딜 4강 중 하나인 이즈리얼도 E 스킬-비전이동의 쿨타임 전체 3초 증가라는 간단하지만 큰 너프를 받았다. 이 너프로 인해 이즈리얼의 약한 초반 구간이 더 파일 여지가 조금 더 생겼고, 중후반에서도 아무리 Q 스킬로 인한 스킬 쿨 감소가 있다고 해도 비전 3초 증가가 작지 않은 만큼, 더욱 더 신중할 필요가 생겼다. 솔로 랭크에서는 지표가 꽤 나빠졌지만, 비전 이동은 어쨌든 독보적인 생존기인 만큼 프로들의 팀 게임에서는 여전히 쓸 만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오공, 볼리베어 등의 너프는 분명히 체감이 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쓰일 만은 해서 OP 자리에서 내려온 정도. 볼리베어는 정글링할 때의 유지력이 아직 나쁘지 않고, 오공의 한타 기여도는 건재하며 라인전도 요즘 주로 나오는 AD 상대로는 여전히 뽑을 만하다. 정글계 국밥챔 트런들은 이번에도 너프를 받으며 다단 너프를 쌓고 있는데, 이번 패치에서도 살아남으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솔로 랭크에서는 이미 트런들 유저들이 상당히 누누, 볼리베어 등으로 넘어갔지만 오른, 말파이트, 레오나, 여진을 드는 정글러들처럼 같이 방어 수치가 크게 올라가는 챔피언들 상대로 여전히 활용할 수 있다.
서포터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알리스타가 Q 쿨타임 감소 버프를 받았다. 난입 룬의 이동속도 증가를 이용하여 박치기 분쇄 + 평타 스턴을 치고 빠지는 알리스타가 쓰일지 주목된다. LCK에도 알리스타를 잘 쓰는 선수들이 있는 만큼, 레오나 등을 보고 조커픽으로 쓰일 가능성은 있다.
누누는 기대와는 달리 대회에서 등장하지 않았으나, 여전히 나올 만하다는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다. 현 버전에서 대회 기준으로 가장 OP는 카르마로 보인다. 어느 라인으로도 갈 수 있으며, 대회의 다른 주류들과 달리 너프도 피해갔다. 바텀의 캐리력을 보좌하기도 여전히 좋으며, 탑이든 미드든 캐리력 강한 상대를 억제하는 안티 캐리 역할을 잘 수행하는데다 바텀으로 갈 경우 라인전을 강화해줄 수도 있기 때문. 그리고 여전히 숙련자 중심으로 사랑받는 바드의 카운터라는 장점이 오히려 더 부각되고 있다.
2. 51경기 KT 1 : 2 DRX
1라운드에서 DRX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KT가 2라운드 두 번째 매치에서 다시 DRX와 만난다. 당시에는 스멥이 서포터로 깜짝 출전하며 DRX에게 승리한 경험이 있지만, 투신이 부상에서 복귀하며 다시 서포터로 출전하고 있는 만큼 이 경기에서도 서포터 포지션에는 투신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DRX 입장에선 모든 라인이 제 궤도에 오른 가운데 도란만은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게 불안 요소. 물론 라인전 단계에서 팀의 케어를 많이 못 받는데다 라인전에서는 침묵해도 한타 단계에서는 제 몫을 해주고 있기에 버스기사 폭행범 수준까지 가진 않지만, 한때 라인전만큼은 상위권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선수가 이제는 심심하면 실수를 해서 솔로킬과 갱킹을 허용하는 맛집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KT쪽의 소환/스멥도 라인전이 강한 탑은 아니지만 이들을 보좌할 정글 보노가 갱킹에 일가견이 있는 정글인 만큼 1라운드에서 맞붙은 3세트처럼 개입력이 약한 정글 픽을 하는 건 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솔로킬과 갱킹을 허용하거나 가끔 던지는 기질이 있는 탑 라이너의 단점을 가려주는, 탑 카르마라는 픽을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큰 변수이다.
한편, KT 입장에선 샌드박스전 POG를 쓸어담으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투신이 그 폼을 계속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지난 시즌에도 유독 잘하는 것 같다가도 라인전에서 기묘한 실수로 솔로킬을 내주는 장면이 잦았던 게 투신인데, 하필 상대인 DRX의 봇 듀오인 데프트-케리아의 라인전에서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이다.[1] 어떻게든 라인전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며 버텨내야만 다시 한 번 업셋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2.1. 1세트
갓티어로 예상되었던 픽들 중 카르마, 애쉬는 각각 밴이 됐으나 트페와 아펠리오스는 DRX가 모두 거르고 갈리오, 리 신, 카밀을 첫 페이즈에서 먼저 완성했다. 그러나 후에 '''블라디미르'''가 나오면서 DRX의 조합 강점이 많이 사라지게 된다.[2]김동준: '''KT 이거 그냥... 압승입니다!'''
긴 시간 동안 킬이 안 나오다가, 18분에 미드쪽 한타에서 KT가 4:0으로 대승하며 KT가 분위기를 가져간다. 이때부터 원딜이 없는데 DPS 챔피언조차 없는 DRX의 조합의 의도가 망가졌고, 그 이후로는 KT가 주도권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DRX를 압박해 30분 만에 DRX의 넥서스를 접수했다.
결국 절대적인 딜량이 부족해 초반부터 빠르게 굴려나가야 하는 조합으로 속도전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DRX는 어이없게 참패했다. 당장 이번 DRX의 조합에서 갈리오 정도를 빼면 말 그대로 담원의 시그니쳐 픽인데, 저 조합으로 초반부터 강한 라인전 압박을 통해 초반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리던 담원과 비교했을 때, 케리아의 낮은 비서폿 숙련도 문제[3][4] 로 바텀에서 빠르게 싸움으로 굴리지도 못했고 나머지 라인에서도 라인전을 어중간하게 가다 스노우볼을 굴릴 골든 타임을 완전히 놓쳐 경기 시작 20분 정도만 지났는데도 DRX의 승률이 0%를 바라보고 있었다.
밴픽부터 DRX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드러났다. DRX의 밴픽 방식은 자신의 조합만 생각하고 상대방의 수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며, 결국 수순에 대한 개념 없이 그때그때 보고 고르는 방식이었다. 결국 이러한 방식으로 카밀-갈리오를 첫페이즈에서 모두 뽑았다가 블라디로 카운터를 맞게 되는데, DRX가 후픽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상대 조합을 보고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선픽에게 카운터를 맞았다는 부분에서 치명적인 밴픽 잘못으로 볼 수 있다.
쓸 만한 바텀 조합이 나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세나-오공을 가져왔지만 아무리 DRX라 해도 상체부터 극도의 돌진 조합으로 짜넣는 밴픽은 자신감이 너무 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결과론적인 지적일 수 있으나 해설진이 언급했던 뚜벅이 카운터격 비원딜 직스를 가져갔더라면 조금은 다른 상황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
특히 갈리오-리 신이 초반에 트페를 말리지 못한 탓에 트페의 개입력이 무난하게 활성화되고 그럼으로 인해서 초반 약점이 있는 아펠, 블라디를 공략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문제. DRX의 라이너 픽들을 보면 개입력은 좋지만 무력으로 상대 라이너를 찍어누르는 타입은 아니었고, 때문에 리 신이 선봉장으로서 가장 호응력이 뛰어난 갈리오+합류전이 강력하지만 갱킹에 약한 편인 트페가 겹친 미드부터 파고 미드 정글이 사이드를 순회하면서 터뜨리는 게 가장 이상적이었다. 1티어인 트페를 주고 바로 갈리오와 리 신을 가져온 것도 이런 의도에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런 방향성으로는 미드 정글의 지원으로 잘 컸을 때 사이드와 이니시 양쪽으로 캐리력이 있는 카밀 픽도 합리적인 편이다. 하지만 kt의 상체에는 아무런 대미지가 없었고, 갈리오 리 신이 침묵할 때 플레이메이킹을 해줄 사람도 없었다. 한타로 가면 블라디 아펠리오스에 싹쓸이당할 게 뻔하니 외통수에 걸린 것.
LCK에서 세나-오공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고스트-베릴이나 LEC의 매드 라이온즈 카르지-카이저 듀오, 그리고 LCS의 C9 듀오에 비해 데프트-케리아 듀오의 낮은 조합 숙련도가 발목을 잡았다고 할 수 있으나, 역시나 트페-아펠을 모두 내준 채 존재감 없는 상체가 완성된 첫 페이즈 밴픽이 결정타였다고 볼 수 있다. 오공 위주의 이니시에이팅이 채 발휘되기도 전에 트페가 발이 일찍 풀려 DRX의 수적 우위에 따른 선이니시가 봉쇄됐고, 카밀-갈리오로 덮는 이니시에이팅 또한 KT의 노련한 운영 덕에 오브젝트가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끝났다. 18분 미드 한타에서 데프트가 물려버린 것도 컸다.
표식의 인터뷰(#)에 따르면 1세트의 조합은 최근 스크림에서 성적이 좋아서 뽑았다고 한다. 일명 '카밀 키우기' 전략으로, 탑을 초반에 강하게 몰아붙여 카밀을 키우고 카밀-갈리오-오공의 시너지를 통해 스노우볼을 굴리는 조합이었지만 KT가 단단하게 잘 버티는 바람에 그림이 틀어졌다고.
2.2. 2세트
1세트에서 피드백을 제대로 받았는지 DRX가 이번에는 픽을 괜찮게 가져왔다. 카밀과 더불어 합류와 이니시가 좋은 세주아니부터 시작해 상체 게임을 하더라도 하체에서도 받쳐줄 수 있는 이즈리얼, 바드라는 좋은 조합을 뽑았으며 이니시, 플레이메이킹이 되면서도 캐리력도 괜찮은 아지르를 뽑으면서 전체적으로 픽의 의미를 살렸다. kt는 1세트와 비슷하게 무난한 조합을 선보였다.
보노의 리 신이 전령을 사냥하던 중 정글 체크 중이던 표식에게 걸려 전령 앞 한타가 열렸는데 라인의 주도권이 있던 KT 쪽에서 먼저 합류해 표식이 순식간에 터질 위기에 처했으나 도란이 갈고리를 기막히게 적중시켜 표식이 살아나가는 슈퍼 플레이를 보였다. 비록 대신하여 들어간 도란이 폭사했지만 그 덕에 쵸비의 아지르가 딜을 할 시간을 벌었고 DRX가 초반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간 계기가 된다.
DRX가 유리하던 게임에 kt가 쿠블랑의 슈퍼 플레이와 기적의 바론 오더를 성공시켜 DRX의 압박에 제동을 크게 걸었다.
하지만 미드 1차를 깬 직후 걸린 한타에서 '''노틸러스가 R-플로 3인 에어본을 띄우는'''[5] 슈퍼플레이로 케넨과 연계되어서 이즈리얼이 폭사했으나 이미 체력 관리가 안 된 노틸도 전사, 그래도 DRX는 메인 딜러가 잘렸고 아지르 상태도 좋지 못했어서 kt가 유리해 보이던 찰나에 DRX가 퇴각할 거라고 판단한 듯한 르블랑의 진입을 DRX가 완벽하게 예측하고 터뜨림으로써 후속 병력까지 쓸어먹고 바텀 억제기+쌍둥이 하나까지 일사천리로 밀어버리는 대승을 거두며 순식간에 다시 DRX에게 게임이 급격하게 기운다.
그리고 다음 한타에서도 점멸 빠진 아펠리오스가 딜을 제대로 못 하는 사이 DRX가 한타를 완승하면서 승패는 3세트로 넘어갔다.
역전의 계기를 만든 것도, 역으로 팀의 패배를 결정지은 것도 쿠로의 르블랑이었다. 드래곤 한타에서의 슈퍼 플레이가 kt의 생명을 연장했다고 할 수 있지만, 입을 떡 벌리고 기다리던 DRX의 아귀에 그야말로 빨려들어가 삼켜진 한 번의 미스 플레이는 그 이상으로 치명적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DRX는 자신들이 가장 잘해왔던 주특기인 '''상대방의 작은 실수 하나로 큰 스노우볼 굴리기'''를 잘 보여준 판이었다. 실제로 쿠로의 르블랑이 죽기 전까지는 양팀 모두 할 만한 상황이었으나, 단 한 번의 실수로 패배까지 급격하게 굴러가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당시 르블랑의 죽음은 그냥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DRX가 이를 기반으로 모든 이득을 재빠르게 굴려가며 KT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냈다.
2.3. 3세트
초반에 표식의 트런들이 봇 갱킹을 오고 스펠들이 다수 교환되는 중에 '''투신이 타워 어그로를 노리고 점멸 그랩을 했지만 타워 사거리가 안 닿는 바람에 데스그랩이 되어버려'''[6] KT의 바텀 듀오가 데스를 적립하고, 그 이후 케리아의 운명의 소용돌이에 에이밍이 연달아 죽은데다 미드 탑도 라인전에서 밀리면서 시작부터 게임이 터져버린다.데프트: '''아 이기니까 허리 안 아프다.'''
물론 DRX도 탑 공략 과정에서 무리하게 후방 진입을 노렸던 케리아나 쿠로의 카르마를 노렸다가 뒤텔을 타고 합류한 소환에게 덜미가 잡힌 쵸비 등 뇌절이 좀 있었던 가운데 아펠리오스에게 제압골을 퍼주는 등의 실책을 범했으나 바드의 포탈을 활용한 깔끔한 전술을 선보이며 킬을 쓸어담고 격차를 크게 벌린다.
그러나 제이스가 잘리는 것을 시작으로 뇌절 퍼레이드로 제압골을 퍼주기 시작한 DRX였고, 게다가 그게 아펠 케넨이 다 먹어서 아펠은 복구, 케넨은 급성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펠리오스가 포탑 잔해 부근에서 바드에 의해 잘리면서 다시 손해를 보게 된다.
성장한 제이스와 이즈리얼이 살벌한 포킹으로 대치 상황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내었고 마지막 바론 지역에서 케리아가 '''3인궁+아펠에게 Q 스턴'''을 적중시키면서 스턴에 걸린 아펠이 바로 폭사당하는 대참사가 일어났으며 그대로 KT가 쓸리면서 5:0 에이스, DRX는 바로 KT의 본진으로 들어가서 경기를 마무리한다.
협곡 전방위적으로 솔랭을 보는 듯한 국지적 난타전과 뇌절이 난무했던 경기였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서포터 차이'''가 가른 경기. 투신은 초반부터 판단 미스로 치명적인 데스 그랩으로 바텀 라인전이 터진 단초를 제공했으나[7] 케리아는 환상적인 스턴과 궁각을 보여주며 1세트는 그냥 안 맞는 옷을 입었을 뿐이라는 듯한 역대급 서폿 하드캐리를 보여주었다.
킬이 자주 나온 경기였는데, 31분이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킬 스코어가 12:24로 끝나며 분당 1킬이 넘는 경기가 나왔다.
항상 안정적인 폼으로 승리의 주역이었던 쵸비가 이번 세트에서는 조금 흔들리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특히 아지르로 상대가 올라프라는 것을 잊고 토스를 위해 무리하게 들어가는 장면이 자주 나왔는데, 결국 올라프는 라그나로크를 켜며 아지르 궁에 밀려나지 않았고, 들어온 아지르를 눈앞에서 때려잡으며 아지르가 딜을 제대로 넣지 못하고 한타에서 항상 먼저 죽게 되는 그림이 여러 번 나오게 되었다. 다행히 케리아의 분전으로 아지르 없이도 좋은 결과를 냈으나, 바드의 이런 하드캐리가 아니었다면 게임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2.4. 총평
3세트까지 이어진 난타전 끝에 DRX가 1라운드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며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kt는 강적을 상대로 분투해서 또 한 번 대어를 낚을 뻔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오히려 이 경기의 패배로 4승 7패, 8위까지 떨어져 간신히 부여잡고 있던 포스트시즌의 희망에서마저 한 발짝 멀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1세트나마 따내며 승점 손해를 최소화한 건 그나마 다행인 부분.
KT는 여전히 우직한 운영 원패턴을 벗어나지 못했다. 1세트에서는 DRX를 상대로 압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훌륭한 승리 패턴을 보여줬지만, 초반이 꼬여버리자 바로 짜놓은 판 자체가 어그러지면서 에이밍도 같이 무너져가는 양상을 보였고 결국 원패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채 무릎을 꿇고 말았다.
DRX는 몇 번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결정적일 때마다 상대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절묘한 결단으로 1의 이득을 10으로 불리는 한 번 더 플레이의 완성도가 올라간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전의 담원전에서 그랬듯 본인들의 전투력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이런 자신감 있는 모습을 계속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담원과 똑같이 맹수로 분류할 수 있는 팀이지만 전투력으로 때려눕혀버리는 야수인 담원에 비해 좀 더 여우같은 스마트함이 돋보이는 팀이 DRX라고 볼 수 있다.[8]
데프트는 3세트 4분 경, 투신을 상대로 퍼스트 블러드를 따내며 LCK 통산 1500킬을 달성했다.
3. 52경기 GEN 2 : 0 DYN
담원에 이어 DRX에게까지 철저히 얻어터지면서 패배를 거듭하고 있는 다이나믹스가 지옥의 5연전의 마지막 관문 젠지를 만났다. 젠지는 이미 1라운드 때 다이나믹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체급차를 앞세워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고, 설상가상으로 직전 경기에서 상성인 T1을 상대로 셧아웃을 따내기까지 한 상태라 기세도 그때보다 훨씬 올라가 있는 상태인 만큼, 다이나믹스가 제대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이나믹스가 그나마 자신있어 할 만한 라인은 탑으로, 리치는 DRX전 1세트에서도 아트록스를 잡고 자신의 무력을 여실히 증명한 상태이다. 그러나 그때처럼 바텀 차이가 크게 날 경우, 그리고 라스칼이 서머 시즌에 들어와서 리치 이상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탑 중심의 승리 공식을 펼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현재까지 서머 시즌 가장 강력한 라인전과 폭발력을 뽐내는 룰러-라이프/켈린 듀오가 있는 젠지의 바텀을 상대로 체급이 부족한 덕담이 있는 다이나믹스의 바텀이 얼마나 버티느냐가 중요하며 확률은 꽤 적지만 바텀에서 이변이 일어난다면 업셋의 키가 될 가능성은 있다.
3.1. 1세트
젠지가 라인전에서 터뜨리겠다는 것을 선언하듯 전 라인에서 초반이 강한 조합을 가져간다. 버프된 알리스타가 후픽으로 등장했다.
3분경 볼리베어와 아지르의 다이브로 코르키가 퍼블을 내준다.
16분경 볼리베어가 아펠리오스를 물면서 한타가 시작되지만 아펠리오스는 재빠른 점멸 반응으로 벽을 넘어가고 브라움도 아펠에게 붙어 도주하나 싶었지만 알리스타가 아펠리오스에거 점멸 기절을 걸고 볼리베어의 궁극기가 제대로 들어가지만 아지르의 황제의 진영이 애매하게 들어가면서 킬은 나오지 않았고 서로 코르키와 레넥톤이 합류하면서[9] 칼리스타의 궁극기를 통해 올라프를 노려보지만 올라프는 점멸로 살아간다.
이후 서로 정비를 끝내자마자 용 둥지 앞에서 한타가 열리는데 아지르가 먼저 물려 전장을 이탈하는데 남은 젠지의 본대가 다이나믹스의 본대와의 한타에서 이기고 아트록스가 아지르를 마무리 지으러 가지만 황제의 진영으로 인해 저지당하면서 칼리스타에게 죽고 코르키가 볼리베어를 잘라보지만 이미 다이나믹스의 본대는 전멸한 상태로 코르키가 알리스타도 자르며 항전해보지만 결국 다이나믹스는 전멸한다.
27분경 용을 두고 대치하는데 클리드의 이상한 뒷포지션이 와드에 걸리면서 용을 치고 있던 룰러가 물리고 죽게 되면서 5번째 용을 다이나믹스가 챙겨온다.
32분경 텔을 타고 온 코르키가 강가 아래쪽 부쉬를 확인하려다가 레넥톤 알리스타한테 물리면서 딸피가 된 코르키는 발퀄, 발키리를 모두 도주하는데 사용하여 한타를 전혀 도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결국 가장 잘 큰 코르키가 한타에서 힘을 못 쓰자 다이나믹스는 한타를 패배하고 바론을 내주게 된다.
마지막 넥서스 앞에서 코르키가 칼리스타를 잘라보지만 남은 젠지의 본대가 다이나믹스의 본대를 전멸시키면서 젠지가 1세트를 가져온다.
3.2. 2세트
초장부터 바텀에서 다이나믹스의 봇 듀오가 둘 모두 솔로킬당하며 시작부터 겜이 터져나가는 듯했으나, 다이나믹스 측의 상체가 분전해주며 탑 교전을 이기고 바텀 다이브를 성공시키는 등 만회하는 점수를 많이 만들어낸다. 그래도 칼2용에 전령까지 젠지가 챙기면서 주도권 자체는 젠지가 쥔 채 초반 10분이 흘러간다.
15분 경, 2번째 전령 앞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젠지가 3대0 대승을 거두며 게임을 굳히는 듯했으나, 3번째 용에서 젠지가 용을 챙긴 직후 다이나믹스가 달려들어 3대1 교환으로 용값을 톡톡히 뜯어내면서 다시 게임을 비벼낸다. 그 와중 해설은 구거의 슈퍼플레이에 골키퍼 드립을 치는 것에 더해 성캐의 "EPL이 원하는 골키퍼"라는 드립이 화룡점정.
하지만 4번째 용 앞에서는 다이나믹스가 용을 챙긴 뒤 5명이 차례 차례 쓸려나가는 대패를 당하며 3용 앞에서 본 이득을 이자까지 쳐서 뱉어내고 만다. 젠지는 당연하다는 듯 바론을 챙겨왔고 정비를 마친 뒤 바텀쪽으로 향했는데 여기서 다이나믹스는 다시 한 번 용쪽 강가에서 한타를 걸고 또 다시 패배하며 재차 전멸했다. 그렇게 젠지가 무주공산이 된 다이나믹스의 본진을 장악하며 2대0 셧아웃을 확정지었다.
3.3. 총평
너무도 처참한 하체 차이로 게임이 끝났다. 룰러의 폼이 마냥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덕담은 내내 처참한 폼을 보여주며 과연 이게 프로 대 프로의 경기인지 눈을 의심할 정도로 처참하게 두들겨 맞으면서 2경기 모두 다른 의미의 아펠 엔딩을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의 LCK는 원딜 풀이 제법 좋아서, 덕담의 부진이 더 부각되고 있다. 하다못해 같은 하위권 팀들 중에서도 KT의 에이밍은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에이스며, 샌드박스의 루트도 아펠리오스로 활약하고 세나를 잘 다루어서 평가가 마냥 낮지는 않고, 설해원의 하이브리드도 팀 전체가 현재 가라앉아서 그렇지 그 폭발력을 증명한 바 있고, 바이퍼도 팀의 선생님이다. 빨리 기량을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10등 원딜'''이라는 꼬리표가 확정될 위기다.
쿠잔 역시 1세트는 역전의 가능성이 보이는 순간에 실수로 특급 폭탄 배송을 날리며 한타를 말아먹었고, 2세트 역시 잘 큰 사일러스를 갖고 한타 때 아무것도 못하며 패배에 일조했다. 그나마 리치는 탑에서 라스칼을 상대로 선전했고 구거는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를 당겨오는 슈퍼플레이도 보여줬지만 이들이라고 실수가 없던 게 아니었으며 둘만의 활약으로 승리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젠지는 평범하게 체급 차를 드러내며 승리를 가져왔다. 1세트 압도적인 우세 상황에서 상대에게 따라올 여지를 주는 등 깔끔하지 않은 모습도 있었지만, 그래도 라인전 단계부터 벌린 차이를 좁힐 정도의 결정적인 실수는 나오지 않고 그대로 무난히 마무리했다. 특히 바텀이 이제 명실공히 캐리 라인이 되어서 가장 믿을 만하던 미드 정글에서 흔들려도 붙잡고 간다는 점이 기분 좋다.
4. 53경기 SB 0 : 2 DWG
2019 스프링 승강전 승격 더비지만 양 팀의 위치는 작년과는 천지차이다. 담원은 승격 당시에도 알아주는 수준이었던 무력이 체급이 높은 DRX나 젠지조차도 움찔하게 만들 수준으로 더 강력해진 반면 샌드박스는 야마토캐논 감독의 합류 이후에도 아직은 작년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모습을 노출했다. 양 팀의 현재 기세 차이까지 고려한다면 담원의 당연한 우세가 예상되는 매치업이다.
승격 이후 두 팀의 라이벌 매치 결과는 3:5로 담원이 다소 우위에 서 있고 지난 1라운드에도 2:0 압살을 거둔 바 있지만, 그래도 담원 입장에선 완전히 방심해도 좋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스프링 시즌 2라운드 막판에 극과 극으로 성적이 갈릴 때도 막상 만나보니 샌드박스의 의외의 저항에 부딪혀 3세트 끝장싸움을 갔던 전례가 있기 때문. 샌드박스가 지난 경기 KT에게 패배하며 기세가 꺾였다곤 하나 야마토캐논 감독 부임 이후로는 스프링 시즌 당시보다는 훨씬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결코 방심해선 안 될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미드 라인전. 담원은 최근 물이 오른 쇼메-캐니언에 엇박자 로밍을 선호하는 너구리의 변화된 플레이 스타일이 맞물려 미드 라인 근처에서 일어난 교전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패턴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샌드박스는 온플릭과 더불어 4연승의 1등 공신이었던 페이트가 1라운드 막판부터 서서히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경기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칫 초장부터 미드 교전에서 박살이 나며 담원의 '칼퇴 메타'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
4.1. 1세트
샌드박스가 첫 용을 챙겨온 것 외에는, 캐니언이 상대 정글에 대놓고 들어가 시야를 잡고 4렙 타이밍에 두꺼비 카정에 성공하면서 온플릭은 눈뜨고 코 베인 꼴이 됐다. 분석 데스크에서도 말하지만 '''사실상 이 시점에서 정글 차이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벌어졌다.''' 그리고 라인전에서 서밋을 압박하는 너구리와 함께 하는 캐니언의 다이브에 서밋이 탑에서 퍼블을 내주며 전령에 11분 만에 탑 포블이 나오는 등 초장부터 주도권을 빼앗겼고 무난하게 전 라인 1차에 탑 2차까지 공성당하더니 15분 경에는 아예 샌드박스의 6시쪽 정글이 장악당하며 2:1 교환이 나온 뒤 샌드박스가 패퇴하는 등 담원의 칼퇴 메타가 시작되었다. 이윽고 3번째 용 앞에서 벌어진 한타에서는 아예 5:0 전멸로 에이스가 떠버렸고, 결국 해설진이 대놓고 '''"담원의 승리는 사실상 확정이고 전령 댄스를 막느냐 마느냐가 문제다"'''라고 할 만큼 게임이 터져버렸다. 전령 사용 시간 때문에 전령을 담원 측 본진에서부터 풀어서 가면서 모 게임의 화물 운송 드립이 나온 것은 덤. 아예 LCK 공식 유튜브 채널도 오버워치의 UI를 이용해 썸네일을 만들었다.
햇바론을 챙긴 담원이 전령을 동반한 채 탑을 밀고 들어갔으나 2번 박치기를 한 뒤 강타에 죽으면서 전령은 죽었지만, 그 대신 캐니언이 쿼드라킬을 딴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인 페이트가 존야 조각을 든 채 우물로 도망쳤고, 치열한 신경전 끝에 기어이 니달리가 동귀어진을 하는데 성공하며 '''LCK뿐만 아니라 LEC, LCS 포함 최초 정글 펜타킬'''[10] 이 나옴과 동시에 샌드박스의 넥서스가 파괴되었다.
'''밴픽에서부터 터진 게임.''' 밴픽부터 인게임까지 샌드박스가 정말 4승을 찍은 건 약팀을 만나서였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페이트의 조이가 그나마 분전했지만 전체적인 체급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샌드박스가 밴픽 단계에서 오공을 선픽했지만 지금의 오공은 선픽했을 때 카운터가 많은 픽이라 사실 그냥 라인전 다 져도 괜찮으니까 한타만 본다는 식의 눕롤 선언과 다를 바 없는 픽이고[11] 미드에서의 조이 픽 역시 세트 픽에 카운터 당해 라인전에서 솔킬은 어림도 없고 오히려 CS가 밀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판테온 밴을 안 해 세나 판테온을 주기 싫었던 압박감이 있었는지 세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이미 스프링 때 증명되었던 노틸러스를 가져와 처참한 밴픽 패배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샌드박스는 이 경기에서 펜타킬을 헌납하면서 1년 동안 총 5번[12] 의 펜타킬을 헌납하는 불명예 기록을 갖게 되었다.
4.2. 2세트
담원은 전 경기 스왑픽으로 잘 써먹은 세트 선픽에 애쉬, 그리고 오랜만에 '''판테온'''을 챙겨왔고 샌드박스는 아펠-리 신-노틸을 챙겨온 데 이어 담원이 르블랑을 잘라내자 아지르를 4픽으로 챙겨온다. 담원은 케넨 - 코르키로 무난하게 투 캐리를 동반한 한타 조합을 완성했으며 샌드박스도 오공을 추가해 한타력을 따라갔다. 담원 입장에선 주요 타겟이 탑에서 봇으로 바뀐 듯한 조합이 구성되었고, 샌드박스의 봇 듀오가 이를 얼마나 잘 버텨내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담원이 초장부터 작정하고 3렙 판테온-세트가 미드로 뛰어가 아지르의 점멸과 판테온-세트의 점멸을 교환하며 퍼블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샌드박스도 고릴라가 아래쪽 바위게로 출장해 세트를 바로 잡아낸 뒤 정글 6렙 타이밍의 바텀 교전에서도 1:1 교환을 해내는 등 나름대로 반격에 성공한 뒤 첫 용을 오히려 챙겨오나 싶었던 찰나, 텔포가 이미 빠졌던 서밋이 6렙 킬각을 노리려다 오히려 봉풀주 케넨의 점화-궁 콤보에 두들겨 맞은 후 세트의 다이브에 당해 전사하며 1세트처럼 탑에서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 장면이 굉장히 치명적이었던 것이 아펠리오스가 킬을 먹었고 무난히 눕는 플레이를 한다면 오히려 샌드박스가 비빌 수 있는 게임이었다. 덕분에 바텀은 반반을 가도 충분한 상황에서 라인전 불리한 조합으로 이겨야 되는 극한의 상황에 떠밀릴 수밖에 없다.
담원이 전령을 챙겨온 뒤 재차 탑에 다이브를 들어가 기어이 오공을 또 다시 잡아내며 스노우볼을 굴려나갔고, 샌드박스도 코르키가 텔포로 킬 먹으러 가는 것을 페이트가 저지하는 사이 바텀에서도 3:2 구도에서 고릴라의 좋은 그랩으로 애쉬-판테온과 노틸러스를 교환하는 2:1 교환을 만들어내며 괜찮은 구도를 만들어났다. 연이어 샌드박스가 2번째 용 앞에서도 순간적으로 판테온-세트를 노틸-리 신-아펠리오스가 쌈싸먹는 구도를 만들며 이니시를 열었으나, 오히려 뒤늦게 합류한 애쉬가 어그로를 끌어 혼자 죽고 아펠리오스는 판테온에게 물려 죽는 사이 캐니언의 세트가 정말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으며 노틸-리 신-오공이 차례로 전사, 4:1 교환이 나오며 또 다시 게임이 터져버렸다.
각지에서 솔로킬, 시야 잡던 과정에서 잘라먹기가 나오며 담원만 꾸준히 킬을 챙기던 가운데 또 다시 담원이 햇바론을 가져왔고, 이 과정에서 벌어진 신경전에서도 담원이 꾸준히 샌드박스의 챔피언들을 잘라먹으며 어느새 킬 스코어는 17:6, 글로벌 골드는 1만 차이 이상이 벌어졌고 결국 또 25분도 채 안 되어서 담원이 샌드박스의 넥서스를 접수하고 칼퇴를 시전했다.
탑 바텀 주도권으로부터 굴러간 스노우볼로 게임이 끝났다 봐도 무방했다. 애쉬-판테온이 초반 바텀 주도권을 가져가서 베릴이 캐니언과 함께 3렙 타이밍에 미드를 후벼파 아지르가 초반에 압박을 해야 하는 아지르-코르키 구도가 반반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었고, 오공은 후픽으로 뽑았음에도 라인전부터 밀린 데 더해 의미없는 딜교를 신청했다가 역으로 손해를 보는 등의 실책을 범하며 맛집이 되었다. 그나마 바텀에서 어느 정도 만회하나 했지만 용 한타 대패로 그마저도 무의미해졌고 그 뒤에는 여느 약팀들과 마찬가지로 '담원'당했다.
4.3. 총평
이변은 없었다. 이제는 라이벌로 취급하지 말라는 듯 두 세트 모두 플레이 타임이 25분도 안 되어서 담원이 2:0 셧아웃을 확정지었다.
전체적으로 담원에 비해 밀렸지만 가장 치명적이었던 건 서밋. 1세트에선 오공 선픽을 했다가 레넥톤으로 카운터를 친 너구리에게 영혼까지 털리고 2세트에서는 케넨 픽을 보고 오공을 뽑았지만 역시나 너구리에게 영혼까지 털리며 샌드박스 입장에서 버티면 할 만했던 게임을 버틸 수가 없게 만들었다. 한타 각을 만들기 위해 오공을 쥐어준 듯하지만, 라인전 상대가 너구리라는 점을 간과했고 서밋의 쓰로잉 본능이 다 고쳐지지 않았기에 최악의 결과가 나와버렸다. 하지만 담원이 당연하다는 듯 카르마를 닫아버렸기 때문에, 어차피 어떤 픽을 주었어도 웬만해서는 비슷한 결과가 나왔으리란 해석이 중론이다. 사실상 한체탑으로서 작년 서머 시즌부터 게임 중후반부의 고립 데스나 라인전 단계에서 무의미한 데스가 문제였던 것이지 라인전에서 1:1로는 기복 없이 강한 너구리에게 써밋은 올시즌 스프링부터 기량적으로 밀리는 게 눈에 보였기 때문에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이번 매치에서는 야마토캐논의 밴픽도 1, 2세트 모두 라인전이 힘든 구도였기에 비판의 대상이다. 라인전이 굉장히 힘들다는 뜻은 곧 라인전부터 게임을 터트리는 속도가 어마무시한 담원에게는 그냥 담원이 원하는 구도를 샌드박스 스스로 완성해준 셈이다. 그렇다고 샌드박스가 누우면서 적당히 맞을 수 있었으면 모를까, 지금의 담원의 체급과 샌드박스의 체급은 정말 프로 대 아마추어 수준으로 벌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다 미드는 두 세트 다 라인 주도권을 가져야 하는 픽임에도 탑-바텀 주도권이 없자 라인을 밀기에 애로사항이 생겼고 정글 역시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데 미드가 꼬여버리자 챔피언들의 본 역할을 잃어버린 채 썩어버렸다. 따라서 샌드박스 라이너들의 주도권이 모두 사라지면서 캐니언이 협곡 전체를 어떠한 위험도 없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엄밀히 말하면, 차라리 1세트는 밴픽 잘못이 아니다. 1세트는 체급으로 부딪히는 모험을 선택해볼 수도 있고, 밴픽 순서도 있고, 선수들의 챔피언 폭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라인전에 올인하는 챔피언을 1세트부터 다 꺼낼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담원 상대로 누우면 그대로 짓밟히니까 그나마 교전을 수행할 수 있는 조합을 구성했으나, 당연히 기량 차이로 무너졌을 뿐이다.[13] 하지만 진짜 문제는 2세트. 라인전에서 말리면 교전도 안 됨을 확인했고, 담원 상대로 누울 수도 없음은 원래부터 알면서 더 극단적인 초반 조합이나 난이도 낮은 CC 조합을 짜지도 않았고, 하위권끼리의 매치에서나 쓸 만한 눕는 조합을 주었으니 피드백이 엉뚱하게 이루어졌다.[14]
사실 근본적인 밴픽의 문제를 더 파고들면, 샌드박스의 1세트 픽 자체가 상대가 자신보다 체급이 낮은 것을 전제로 하는, 강팀형 픽이었던 것이 문제였다. 세나가 수확의 낫까지 들고 노골적으로 20분대에 늘 게임을 끝내는 담원 상대로 누웠고 그것을 보고 알았다는 듯이 담원의 캐니언은 미소를 지으며 간단하게 탑을 터트리며 게임 전체를 끝내기 시작했다. 야마토 캐논의 밴픽은 충분히 시험대에 올라야 할 만큼 안일했다.
바텀과 정글은 그래도 밀리는 상황에서 무언가 시도하려고 노력했는데 1세트는 고릴라가 많이 아쉬웠지만, 2세트는 라인전에서 밀리는 구도임에도 라인 관리를 잘하여 바텀 다이브로 오히려 킬 수를 맞춰주는 등 좋은 플레이를 많이 선보였지만 일방적인 이득이 아니라 탑이 망가지는 와중에 나온 이득이어서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야마토캐논 매직이 결국은 양학이었다는 얘기도 나오는 중이다. 5주차 정리 문서에는 야마토 매직이 고점보다는 저점을 높이는 작업이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결국 그 말대로 고점을 갱신하는 마법은 아니었기 때문에 3강팀을 상대하기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다만 단순히 밴픽을 욕하기에는 기본적으로 샌드박스의 폼이 담원에 비해 지나치게 밀렸고 특히 탑, 정글의 폼 차이가 너무나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담원은 캐니언의 '''LCK 정글 첫 펜타킬'''과 동시에 여전히 압도적인 무력으로 상대를 짓밟아버리는 게임 양상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상대가 누우면 상관없다는 듯이 다이브와 정글 차이로 게임을 터트리고 상대가 싸우면 본인들의 더 우세한 피지컬을 필두로 교전에서 승리하면서 게임을 터트리는 좋은 모습으로 왜 이 팀이 LCK에서 최강의 무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지 똑똑히 각인했다.
5. 54경기 SP 0 : 2 AF
설마 했던 한화생명과의 멸망전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린 설해원 앞에 강약약강의 규칙 하나는 확실하게 지켜주는 일명 5프리카가 나타났다. 아프리카 입장에선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서부 리그의 문을 굳건히 닫아버리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
설해원은 다시 살아나나 싶었던 익수가 다시 수렁으로 파묻히며 통한의 패배를 떠안았고, 아프리카의 상체도 담원전에서 못하는 것을 넘어 본인들조차 실소를 금치 못할 정도의 처참한 폼을 보여줬기에 불안 요소가 꽤 많다고 할 수 있다. 정글은 아프리카 쪽의 스피릿 폼이 워낙 처참해서 설해원의 약한 우세가 점쳐지고 탑-미드는 그래도 아프리카의 강한 우세가 점쳐지지만 최근 고점 주사위를 조금씩 띄우기 시작한 미키와 다시금 수렁으로 빠지기 시작한 플라이의 변수가 이번 경기에서 동시에 터진다면 아프리카 입장에서도 쉬이 장담할 수 없는 경기가 될 수 있고[15] 자칫 지난 시즌 2라운드 76킬을 주고받는 진흙탕 난타전 끝에 2:0 셧아웃을 헌납하는 악몽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관전 포인트는 밴픽, 특히 탑에서 어떤 챔프들이 나오느냐를 주목해볼 만하다. 양 팀 모두 부진에 빠진 탑을 위해 막픽을 몰아주고 초가스, 라이즈 등 새로운 픽을 연달아 시도해보고는 있지만 실패만 거듭하고 있는데, 이 흐름이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질지, 만약 이어진다면 어느 쪽의 조커픽이 1승을 신고할지가 관건. 그리고 스피릿이 스프링 시즌에 꺼내던 카서스가 엄청난 버프를 받은 만큼, 밴이나 픽에서 등장할 여지도 다분하다.
전날 매치에서 동부 경쟁을 하던 DYN과 KT가 모두 강팀들에게 패배했기 때문에, 아직 6주차지만 오늘의 매치는 기세와 플옵 경쟁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아프리카 입장에서는 경쟁자들을 2승 차이로 떨쳐내고 서부의 문을 아예 닫아버릴 기회가 되었다.
5.1. 1세트
김배인: (아프리카는) '''협상 테이블에 앉았는데 총 들고 앉았어요. 다 달라고 하면 다 줘야 해요.'''
설해원이 초장부터 밀리며 원사이드하게 처참히 무너졌다. 특히 미키는 주사위를 던졌는데 던진 주사위가 산산조각이 난 것마냥 라인전 약한 플라이에게조차 솔킬을 내주고 말았다.[16] 바텀도 루시안 픽이 무색하게 CS 차이가 미친 듯이 나버렸고 그냥 안 진 포지션이 없었다.강승현: (개인방송에서) '''마스터와 챌린저가 싸우는 거 같은데?'''
손쉽게 말하면 '''명백한 지약팀이 대책 없이 고난도 조합을 가져가면 생기는 참사'''를 잘 보여준 경기. 설해원의 조합에 대해 해설진에선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파괴력이 높은 조합이지만 라인전 단계가 쉽지 않다'라는 코멘트가 나왔고 스피릿의 뽀삐가 초반부터 전 라인에 개입해버리자 손쓸 틈도 없이 조합이 망가지며 붕괴되었다.
그동안 강팀을 상대로는 물론이고 약팀을 상대로도 1인분이 잘하는 것이고 항상 침묵해오던 스피릿이 과거 삼성 블루 시절마냥 오랜만에 이빨을 드러내면서 설해원을 잡아먹었고, 만장일치로 서머 시즌 첫 POG를 따냈다.
5.2. 2세트
김배인: '''이거는 기록을 찾아 봐야 되지 않을까요? 이런 경우가 있었나요 프로씬에서?'''
이현우: '''저도 사실상 기억이 안 나서'''...
전 라인 포탑 방패 풀채굴 완료 직후[17]
아프리카가 제이스-니달리-에코-칼리스타로 난도 높은 물몸 조합을 가져갔고 반대로 설해원은 오른을 위시해 국밥을 들이켜기로 작정했지만 '''1렙 타이밍부터 하이브리드의 안일한 포지션으로 인해 바텀 라인킬이 나오며''' 국밥이 뒤엎어졌다.이현우: '''설해원 설마...? 그건 안 돼요. 그것만은 막아야 해요!'''
김배인: '''이 게임에 말이 필요할까요?'''
플로리스가 이렇게 꼬인 바텀을 풀어주려고 갱을 왔으나 2:3의 구도에서 끌어들이려고 유혹하려다 너무 많이 맞은 하이브리드만 또 죽고, 스피릿마저 커버를 오면서 후퇴하던 올라프 역시 전사, 캣타워가 사라진 유미도 전사하면서 6분도 안 돼서 바텀은 터지고 시작한다. 이에 아예 아프리카는 타릭을 상체쪽에 올려보내고 칼리스타 혼자 바텀에 남겨뒀는데, 혼자 남은 칼리스타가 오히려 이즈 유미 듀오를 숨도 못 쉬게 압박하면서 포탑 방패까지 채굴하는 기가 막힌 광경이 벌어진다.
바텀은 이렇게 이미 게임이 끝났지만, 상체쪽이라고 무사한 건 아니었다. 라인전을 끝내고 온 타릭이 계속해서 상체를 지원하며 스노우볼을 굴리자 계속 아프리카쪽이 인원수를 바탕으로 이득을 만들어내며 철거를 하기 시작한다.
진작부터 터져나간 전 라인에 설해원의 눈썩 스로잉까지 얹어진 결과 아프리카가 '''포탑 방패 15개 풀채굴'''에 '''13분 1만 골드 차이''', '''16분 50초'''[18] 에 '''LCK 최초 전령 댄스'''[19] 와 함께 게임을 끝내면서 담원이 1라운드 KT전 2세트에서 수립한 서머 최단 시간 경기 기록을 갈아치운 건 물론이고 '''역대 LCK 최단 시간 경기 신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은 2012 서머 16강 A조 5경기 나진 실드 vs GJR의 18분 44초.[20] 프로팀과 아마추어팀 간의 경기에서 나온 일방적인 18분컷 기록이라 무려 8년 동안 안 깨지고 있었는데 그걸 2분이나 단축해서 갱신한 것이다. 설해원의 끝도 없이 떨어지는 경기력을 알 수 있는 부분. 사실상 팀명만 가리고 보면 프로팀과 아마팀이 대결한 거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포탑이 바뀌기 전이라면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는 여론도 많은 편.
워낙 최단 시간 경기다보니 중계진, 플레이하는 선수들, 채팅창까지 전부 SKT의 국제 경기 최단 시간 패배 기록인 1557을 갱신하느냐가 화두였는데, 클템도 위와 같이 '그것'만은 안 된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스피릿도 마지막 보이스에서 혹시나 책 잡힐까 봐 "얘들아 말하지 마 말하지 마! 얘들아 웃지 마 웃지 마! 뭐하는 거야 지금! 넥서스나 때려!"를 말하며 웃참 오더를 내려 선수들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인증했다. 인터뷰에서도 말실수하지 않으려고[21] 웃음기 쫙 뺀 정색 컨셉을 잡고 인터뷰를 했으나, 마지막에 웃참을 실패하며 빵 터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고 플라이와 스피릿의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선수들이 인게임에서 정신 없이 경기를 하다보니 14분 대에 미드 억제기를 밀었을 타이밍에는 이게 잘만 하면 1557 기록을 깰 수 있다는 걸 아무도 인지를 못하고 있어서 정비를 한 차례 한 것이라고 한다. 집 가서 정비하고 다시 넥서스로 진격해서 이길 때 쯤에야 스피릿이 시간을 딱 봤는데 '어? 16분밖에 안 됐네? 뭐야!' 하고 그제서야 다른 선수들도 인지를 해서 아쉽게 기록을 깨지 못했는데, 만약 14분에 알았다면 집 안 가고 무조건 넥서스까지 박아서 끝냈을 건데 최단 시간 승리 기록을 갱신하지 못해 아쉽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 #
5.3. 총평
강팀 판독기 그 자체가 된 이번 시즌의 아프리카답게 설해원을 완벽히 판독하면서 일방적인 압살이 나왔다. "그래도 저점의 아프리카가 나오면 모른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으나, 반대로 설해원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있는 이번 시즌 안에서도 최악의 경기력으로 저점을 갱신하며 양민학살을 당하고 말았다.
일단 설해원은 '''말 그대로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지난 경기였던 한화전의 역전패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아프리카를 상대로 어떤 역전의 실마리도 잡지 못한 채 두 세트 연속으로 시원하게 털리면서 LCK 최단 시간 경기 기록은 물론 10연패를 기록하며 주저 앉아버렸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기존 기록이 프로 vs 아마팀 간의 경기라서 18분컷이 나온 건데, 이번에는 프로 vs 프로팀간의 경긴데 종전 기록을 2분이나 갱신하면서 패배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 경기로만 놓고 따지면 프로라고 말하기 낯 뜨거울 정도로 못했다. 그냥 누가 못했는지 따지는 게 의미없을 만큼 주전 5명 전원이 범인이었고 미키의 영입이 갈수록 독이 되는 상황인데다 LEC와 LCS에서도 부진하여 방출된 주사위 굴리기도 힘든 선수를 성급하게 데려온 것이 설해원의 스타일 자체를 망가뜨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반면 아프리카는 마치 자신들이 직전 경기에 담원에게 얻어맞은 걸 한풀이하듯 1, 2세트 모두 누운 설해원을 일으켜세우지도 않고 깔고 앉은 채 그대로 두들겨패버리면서 본격 약팀 판독기를 재가동함과 동시에 화끈한 승리를 따냈다. 특히 정글 - 서폿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는데 스피릿이 자신의 시그니처 픽인 뽀삐와 니달리를 잡고 마치 삼성 블루 시절로 회귀한 듯 화끈한 공격성을 유감 없이 보여주었고, 벤 역시 타릭으로 절륜한 스턴 적중률을 선보이며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었다.
6. 55경기 HLE 1 : 2 T1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두 팀간의 매치. 한화생명은 설해원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자신감을 회복했지만 경기력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처지다. T1 또한 밴픽부터 의문을 자아내는 중인데다 갈수록 커즈와 페이커의 폼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불안감이 더더욱 증폭돼 있다. 게다가 2020년에 들어서 두 팀은 '''매치전적 (T1 2:1 한화), 세트전적 (T1 5:4 한화)'''이라는 상대전적을 기록하면서 붙을 때마다 모든 경기가 풀세트를 채우며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을 정도로 치열한 라이벌리를 형성하는 중이다. 성적과는 별개로 흥미로운 관전 요소가 제법 많은 경기.'''김배인: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두 팀, 생각 외의 난전이 예상되는 경기.'''
- 해설자들의 6주차 추천 경기 코멘트에서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어쩌면 제일 해볼 만한 상대를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1의 체급은 엄밀히 말해 상위권이 아니고, 스프링 때도 한화생명의 첫 업셋 상대는 T1이었으며 이번 서머 1라운드에서도 비록 업셋에는 실패했지만 세트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다.[22] 다이나믹스의 선례처럼 확실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한 번이라도 고점의 경기력을 터뜨릴 수만 있다면, 이변을 만들 가능성도 은근 있다. T1은 서부 팀 중에선 상대에게 비교적 시간을 내주는 편이고 상대가 강경하게 대응하면 쉬이 물러나는 편이라는 걸 다이나믹스전에서 보여준 바 있기도 하다. 마침 연패도 끊은 참이니 기세를 몰아 폼을 끌어올리고, T1은 반대로 계속 휘청이다가 최저점을 찍어버리기라도 한다면 혹시 또 모르는 일. '''언제나 이변은 일어나는 법이다.'''
한편 T1은 플옵권 사수와 상위권 순위 경쟁을 위해서라도 커즈와 페이커의 폼 회복이 필수가 된 상황이다. 상체가 중요한 메타여서 저 둘이 특히 주목받고 있지만 원래부터 라인전에서 장점이 있던 편은 아니던 테디의 캐리력도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행히 6주차에는 한화생명과의 경기만 있고, 향후로도 상위권 팀과의 대진은 후반부에 몰려 있어서 재정비를 하면서 회복할 여유는 있겠지만, 그동안 순위가 낮은 팀들 상대로 기량을 천천히 끌어올려야 포스트 시즌에 안착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만약 팬들의 우려대로 하위권 팀들에게까지 고전하거나 패배한다면, 롤드컵 직행은커녕 플옵과 선발전도 전망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T1의 위치와 목표를 생각하면 1라운드 때처럼 한화생명에게 세트를 하나 내주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순위 차이를 보더라도 깔끔한 완승, 나아가 완벽한 압살을 해야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는커녕 지금보다 더 저점을 찍어버리고, 커즈와 페이커가 부진하여 바텀, 특히 에포트에게만 이니시 역할을 몰아주고, 칸나가 슈퍼 플레이를 밥 먹듯이 하기를 바라보기만 하는 구도가 계속 나오면 정말 스프링의 아프리카와 똑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삐끗하는 순간 그보다도 더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한마디로 김배인 해설의 말처럼 경기 결과보다도 과정이 중요한 경기로 T1은 그냥 이기는 수준을 넘어서 상위권에 걸맞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반대로 한화생명은 첫승을 올린 기세를 타고 지더라도 그동안의 무기력한 모습을 벗어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6.1. 1세트
한화생명이 최근 대 T1전 밴픽 공식에 가까운 트페-칼리-아지르 밴에 이즈-바드와 미르의 주력픽 갈리오를 챙겨왔고, T1은 세트, 노틸과 더불어 페이커가 그동안 잘 쓰지 않았던 '''조이'''를 가져왔다. 아펠이 밴 된 상태에서 노틸을 본 한화생명은 냄새를 맡은 듯 카이사를 잘라버렸고, T1은 자야를 들고온다. 한화생명이 레넥톤-니달리로 전형적인 탑 스노우볼 조합을 완성하자 T1이 '''퀸'''으로 맞받아치면서, 전반적으로 T1이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픽들을 많이 선보였다.
극초반 한화생명이 3렙 타이밍에 탑 갱을 찔러 퀸의 점멸을 뺐으나, 곧바로 T1의 합류가 이뤄졌고 조이가 선텔을 쓰면서 니달리-레넥톤의 점멸도 모두 빠지는 등 T1이 한 차례 잘 막아낸다. 연달아 첫 용 앞에서도 4:4 신경전이 벌어졌으나 T1측이 커즈-에포트의 점멸을 대가로 용을 챙겼고, 전령 앞에서도 T1이 자야의 라인 푸쉬 후 선 합류에 조이의 포킹에 힘입어 전령까지 확보한다.
그런데 2번째 용 합류전에서는 미르의 갈리오가 조이에게 도발을 넣은 후 한화생명 본대의 포킹 딜이 조이에게 꽂히며 T1이 패퇴, 한화생명도 용 점수를 얻었고 T1은 대신 미드에 전령을 풀어 포탑 방패를 다수 긁어낸다. 탑을 제외한 두 라인에서 CS 우위를 점한 T1이 소폭 우위를 점한 가운데 17분 경, T1측이 상대 봇 듀오가 귀환한 틈에 미드에 힘을 줘 니달리-갈리오를 딸피로 쫓아내며 포블을 냈고 3번째 용이 나오기 직전 레넥톤이 탑을 포기하면서 탑 1차까지 밀려나간다. 레넥톤의 강신과 노틸러스의 초시계-점멸이 교환되며 한화생명이 불리해지나 싶었던 찰나, 순간적으로 페이커가 갈리오-레넥톤의 CC 연계에 당해 폭사하면서 '''18분 만에''' 퍼블이 나왔고 3번째 용은 한화생명의 몫이 된다.
21분 경, 칸나의 퀸이 봇 2차 포탑 안에 있는 두두를 열심히 두들기며 서서히 사이드 주도권을 잡나 싶었던 찰나 포탑 안에서 W를 적중시키며 한 차례 반격하더니 연이어 갈리오가 합류하기 직전 '''두두가 오히려 솔로킬을 내는''' 대형 사고가 터졌고, 이어지는 합류전에서도 T1이 한발 빠르긴 했으나 갈리오가 아군이 올 때까지 버텨내면서 한화생명이 우위를 점한다. T1도 아슬아슬하게 사상자 없이 빠지는데 성공했으나 한화생명이 3번째 용까지 챙기는 성과를 거두는데, 여기서 T1이 곧바로 바론으로 뛰어가는 기적의 바론 오더를 성공시키면서 오히려 T1이 이득을 챙기는 기묘한 결과가 나와버렸다.
바론 버프를 동반한 T1이 6시 쪽 정글을 장악하던 과정에서 리헨즈가 잘려죽는 사고가 나오면서 한화생명은 궁지에 몰렸고, 바텀 억제기가 밀려나기 직전 한타를 걸어 또 다시 페이커를 폭살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이어지는 한타에서 레넥톤-갈리오-바드가 차례로 전사하며 패배, 전 라인 2차에 봇-미드 억제기 포탑이 날아가버렸다. 한화생명은 역전의 발판이 될 용의 영혼을 확보하기 위해 용으로 진출했고 여기서 T1이 커즈를 앞세워 한타를 걸었으나, 여기에서 순간적으로 갈리오가 점사당하자 존야를 켠 사이 리헨즈의 바드가 궁으로 조이-노틸을 맞춘 뒤 Q로 끝거리에서 '''퀸과 자야를 동시에 기절시키는''' 역 이니시를 성공시켜버렸고 T1의 본대가 그대로 쓸려나갔다. 그대로 한화생명이 미드로 고속도로를 뚫고 들어가 넥서스를 점사했고, 아슬아슬하게 파괴까지 성공하며 1세트를 선취했다.[23]
한화생명 탑, 미드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바이퍼 엔딩을 성공시킨 경기.
T1은 첫 경기부터 저조한 경기력으로 지지부진하다 한화의 한방에 다운되기까지 하며 허무한 세트패를 내주었으며, 이로써 와디드의 난전 예측은 현실이 되었다. 바론 버프로 이득을 크게 보며 앞서갈 때조차 4위팀답지 않은 느리고 어설픈 경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패배까지 한 탓에 남은 세트를 이겨 2:1 승리를 거둔다 해도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게 되었다.
6.2. 2세트
결국 T1이 전 경기 맹활약한 갈리오-바드-니달리를 모조리 잘라버렸고, 한화생명은 그대로 대 T1 전용 밴을 모두 가져갔다. 그 결과 전 경기에서 T1이 밴했던 볼베 / 카르마-아펠을 선픽으로 양 팀이 나눠먹었고 여기에 T1은 애쉬에 '''조이'''를 다시 한 번 가져왔으며 한화생명은 노틸을 가져와 아펠-노틸 조합을 완성한다. 한화생명이 4픽 리 신을 추가하자 T1은 '''판테온 서포터'''에 카밀로 밴픽을 마무리해 담원 게이밍을 떠올리게 하는, 전 경기보다 더욱 극단적인 스노우볼 조합을 가져왔다. 한화생명은 레넥톤으로 밴픽을 마무리해 초반에 밀리지 않으면서도 2서폿으로 아펠리오스 엔딩을 노릴 수 있는 밸런스 좋은 조합을 완성했다.
그런데 칸나가 카밀의 '''소환사 주문으로 직전 세트에서 썼던 정화를 그대로 들고''' 온 탓에 분위기가 이상해진 채로 게임이 시작되는 듯했으나, 두두가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는지 2번째 E까지 앞으로 쓰는 뇌절을 잘 받아먹어 '''2렙 타이밍에 솔로킬을 내버리면서''' 전 세트와는 달리 3분도 되기 전에 퍼블을 냈다. 연달아 4렙 타이밍에는 포탑 앞까지 밀어붙인 두두가 또 다시 무리하다가 포탑에 맞아 죽을 뻔하는 등 무리하는 모습이 계속 나오는 듯했으나, 5렙 타이밍에는 딜교 이득을 거둬 카밀을 집에 보내고 라인을 한 번 더 밀어넣으며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한다.
T1이 첫 용을 챙긴 것 외에는 리 신의 갱으로 인해 바텀의 힘을 크게 활용하지 못하는 가운데, 오히려 한화생명이 첫 전령을 챙겨와 11분 즈음에 탑 1차 포블까지 내면서 글로벌 골드는 오히려 한화생명의 소폭 우위로 바뀌어버렸다. 이에 T1은 볼리베어 궁 - 판테온 궁까지 동원해 미드 다이브를 쳐서 카르마를 잘라내면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나 했지만 한화생명 측의 아펠-노틸도 아슬아슬하게 합류하고 레넥톤의 텔까지 이뤄졌고, 가장 먼저 물렸던 판테온은 간신히 살아돌아갔지만 오히려 조이가 전사해버리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러나 여기서 한화생명이 기세를 너무 올린 것인지 상대가 봇을 버린 가운데 탑을 어떻게든 지켜보려다가 카르마가 재차 전사, 바텀에서 두두가 다이브 위협을 느끼고 도망치다가 판테온의 합류로 전사하는 등 점점 킬 스코어가 4:1로 벌어지기 시작한다. 한화생명은 여기에서도 개의치 않고 2번째 전령을 챙겨 미드 1차까지 밀어낸 뒤 용 앞에서도 호기롭게 한타를 걸었고 하루가 인섹킥으로 애쉬를 배달하긴 했으나 T1이 발빠르게 리 신을 잘라낸 뒤 빠지는데 성공해 애쉬-리 신 교환으로 결론이 나면서 정글을 보유하고 있던 T1이 3번째 용을 가져오는데 성공한다.
이후 바텀 쪽에서 또 다시 두두가 카밀-볼베-판테온 다이브에 전사, 하루는 지나가다 페이커에게 풀콤보를 맞아 전사하는 등 답이 없는 한화의 운영이 한꺼번에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한화생명은 여기에서 4번째 용을 앞두고 6시 정글로 진출하는 판단으로 레넥톤과 판테온/조이를 교환하는 이득을 거두지만 이 순간 갈고리로 도망가는 카밀에게 바이퍼가 날린 월광포화가 빗나가고, 점멸로 충분히 잡을 수 있었으나 쓰지 않고 그냥 놓아준다. 이어 한화는 4번째 용을 챙겼으나 따로 모여서 귀환할 생각이었는지 체력이 거의 없는 상태로 단체 이동을 하고 있었고, 텔이 없어 집을 못 가 체력 상태가 좋지 않았던 카밀은 곧바로 레드 버프를 이용해 회복했고 커즈의 볼리베어는 컨디션이 꽤 좋은 상태라 아펠리오스를 제외한 전원이 딸피가 된 것을 포착한 T1이 '''2:4 한타를 걸어버리는 판단으로 순식간에 에이스를 띄워버렸다'''. 그 뒤 무주공산이 된 한화생명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T1이 1:1로 균형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두두의 지독한 탑신병이 게임을 그르쳐버렸다. '''극초반 솔킬은 그래도 상성을 바탕으로 잘 메꿨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후에도 감정적으로 딜교를 걸다가 수 차례 잘리면서 한화가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말 그대로 막을 수 없는 괴물이 된 칸나의 카밀에게 통째로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승리한 T1도 경기가 깔끔한 건 아니었다. 라인전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도로 픽했던 애쉬 - 판테온 조합으로 오히려 아펠에게 주도권을 내준 바텀[24] 이나 이번에도 조이 플레이가 시원찮았던 페이커 등 불안 요소가 꽤 많았다. 그러나 여전히 기세가 꽤 좋았던 칸나가 두두의 스로잉을 잘 캐치해 계속 받아먹으면서 솔킬, 잘라먹기, 줄타기 플레이까지 노데스로 해내면서 기인열전에 버금가는 눈물겨운 칸나열전으로 승리를 따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두두가 많이 아쉬웠지만 바이퍼가 결정적인 타이밍에 점멸을 아끼다 '''아무것도 못한 것도 굉장히 컸다.''' 정글 한타에서 앞점멸로 카밀을 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쓰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에도 점멸을 쓰지 못하고 죽었다. 폰은 분석 데스크에서 카밀을 잡았으면 한화가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점멸을 어디에 쓰려고 했던 것인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카밀에게 제동이 걸리고 바이퍼가 제압 골드를 먹었다면 T1은 카르마가 보호해주는 아펠리오스 조합을 뚫지 못했을 확률이 매우 컸을 것이다. 심지어 칸나 본인조차 점멸에 대해 언급했을 정도로 아쉬운 실책이었다.
한편 한화 입장에서도 좋은 소식은 바로 하루가 오늘 정말 각성한 듯이 게임을 잘 풀어나가고 있다는 것. 리 신으로 라인전에서는 애쉬 점멸을 빼는 갱킹으로 아펠리오스가 애쉬에게 밀리지 않는 구도를 만들어주었고, 한타 때는 애쉬, 조이를 물 흐르듯이 자르는 킥을 날리면서 비록 패배했지만 예전과는 다르다는 듯이 꽤나 괜찮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6.3. 3세트
T1은 전 경기 밴에서 바드-니달리를 빼고 카르마-볼베를 추가하며 세트-미포-노틸 순으로 뽑아왔고 이에 한화생명은 이즈-노틸러스에 사일러스를 1페이즈에 뽑는 의외의 선택을 하더니 조이에 레넥톤까지 자기 손으로 자르는 선택을 한다. T1은 당연하다는 듯 카밀을 선픽했고, 한화 생명이 모데 - 올라프로 무난하게 밴픽을 마무리한 가운데 T1이 또 다시 '''카서스'''라는 의외의 막픽을 보여주며 커즈는 오랜만에 자신의 시그니쳐 픽인 카서스를 잡게 되었다.
양 정글러가 풀캠을 선택한 가운데 올라프가 먼저 미드 갱을 찌르려 했으나 미르가 딜교에서 손해를 많이 봐 딸피가 되면서 실패한다. 하루는 여기서 개의치 않고 탑 갱을 찔러, 사일러스까지 동원해 다이브를 쳐서 퍼블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카밀이 죽으면서 시간을 굉장히 많이 끌어준 덕분에 그 사이 커즈가 카정 후 용 사냥으로 빠르게 6레벨을 찍었고, 연달아 카밀의 미드 로밍으로 사일러스가 전사하며 킬 스코어까지 1:1로 균형이 맞춰진다. 한화생명도 여기에서 바텀 주도권을 잡고 CS를 앞서나간 후 첫 전령을 챙겨오며 초반은 꽤 팽팽한 구도가 이어졌다.
2번째 용을 앞두고 바드-미포의 점멸이 교환된 가운데 한화생명이 바텀에 전령을 풀어 방패를 다수 채굴했으나, 그동안 미르가 다시 한 번 찔려 전사하면서 2번째 용까지 T1의 몫이 된다. 여기에서 한화생명이 미르의 텔포를 활용해 탑에서 킬 교환을 만들어냈으나, 직후 바텀 1차 포블이 나오기 직전 커즈의 탑 갱에 모데만 일방적으로 전사하며 킬 스코어는 4:2로 벌어졌다. 한화생명은 또 다시 미드를 밀던 과정에서 12시 쪽 정글까지 미스 포츈을 따라 들어가 잘라내는 이득을 거뒀으나, 여기서 괜히 레드까지 카정하다가 카서스에게 걸려 미르가 또 다시 전사, 분당 10개의 CS를 확보한 커즈가 3/0/1을 찍으며 괴물이 되어버렸다.
한화생명은 3번째 용을 앞두고 바텀을 밀던 페이커를 습격했으나 페이커도 바드 궁-Q를 피하며 도망친 끝에 본진 근처까지 한화생명 본대를 끌어들였고, T1의 본대가 합류한 끝에 3:2 교환으로 T1이 승리를 따낸 뒤 칼3용까지 확보한다. 그리고 4번째 용이 나오기 직전 카서스는 2코어로 '''데캡'''까지 띄워버렸고, 이어지는 한타에서도 두두가 커즈를 데려가긴 했으나 그 사이 페이커의 이니시가 성공, 모데를 제외한 한화생명의 본대가 쓸려나가며 칼4용 바다 용의 영혼에 바론까지 T1의 몫이 된다. 결국 여기서 한화생명 입장에선 극복할 수 없을 만큼의 차이가 벌어졌고 카서스는 3코어로 '''메자이'''를 구입하면서 압도적인 화력을 통해 T1이 바텀에 고속도로를 뚫어버리며 26분 만에 패승승 역전을 확정지었다.
6.4. 총평
3세트까지 갔지만 결국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듯 T1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T1에게는 썩 만족스러운 경기가 아니었다. 1세트에 빈틈을 보이고 말아서 순식간에 넥서스가 밀렸던 T1과 알아서 던져주는 한화간의 난전을 토대로 김배인 해설의 예상은 1, 2세트에서 적중했다. 그나마 3세트에서 피지컬 차이를 보여주긴 했으나 1, 2세트에 보여준 빈틈은 T1에게 상당히 뼈아픈 결과였다. 비록 한화생명이 설해원전의 승리로 기세를 올렸고 이번 경기에서 상체가 좀 더 좋은 실력을 보여주기는 했다지만 상위권 팀, 가까이는 중위권 팀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T1으로서는 1세트를 내준 것만으로도 큰 아쉬움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T1의 현 상황이 상승세를 쭉 타다 어쩌다 미끄러진 것이 아니라 경기력이 계속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결과적으로 폼을 올리고 체급을 증명해야 할 T1으로서는 비록 승리는 거두었지만 아직까지는 여러모로 불안감을 많이 남겼다고 볼 수 있다. 페이커는 상위권 팀의 미드들이 조이를 잡고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조이 숙련도가 매우 좋지 못했고, T1의 플레이 자체도 아직 상위권 팀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엿보였다. 객관적으로 T1의 현재 폼은 소위 3강이라 불리는 팀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며, 만약 1세트를 내줬을 때의 폼이 이후에 치를 경기들에서도 나와 매치 패배로 이어져버린다면, 자칫하다간 플옵권마저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수 있으므로 실력을 더 다듬어 폼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존의 아지르, 칼리스타, 트페 중심의 밴픽이 막혀도 조금씩 승리하는 법을 익혀나가고 있다는 점과, 조금씩 여러 밴픽을 바꿔가며 밴픽 차원에서 공격적인 조합을 기용하는 등 밴픽은 꽤나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신호를 보내왔다는 점이다. 거기에다 침체되어 있던 커즈와 페이커가 3세트에서 이번 서머 시즌에서 처음 선보인 카서스와 세트로 날카로운 플레이를 보여준 만큼, 다른 픽에서도 이런 강함이 나와준다면 장래에 강팀과의 대결을 다시금 대비해야 할 T1 입장에서는 호재일 것이다. 또한, 페이커의 부족한 조이 플레이에 김정수 감독은 추가 연습을 시키겠다는 인터뷰를 남겼다.
한편으론 칸나 얘기가 빠질 수 없는데 이젠 슬슬 잘 키운 신인 정도가 아니라 18~19 시즌 기인을 떠오르게 만들 만큼 T1의 탑 의존도가 서머 시즌이 가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1세트같이 몇몇 실수가 눈에 띄긴 하나 스펠을 잘못 들고도 카밀 엔딩을 보여준 칸나의 활약이 없었다면 3세트 카서스 활약도 못 보고 아끼다 똥 된 셧아웃 패배로 마무리됐을 것이다. 3세트에서도 칸나의 탑 캐리를 의식한 한화가 어느 정도 과투자를 하느라 손해를 보고 카서스의 폭풍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던 걸 보면 T1의 다른 라인에서 분발이 필요하다는 점과 반대급부로 비록 신인 두두에게 솔킬을 따였을지라도 칸나의 저력은 충분하며, 베테랑급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만큼 칸나의 슈퍼플레이가 T1 플레이의 원동력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만큼,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다른 선수들의 부진이 계속되다간 2020 스프링 2라운드의 기인처럼 칸나의 폼이 무녀져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상황을 막고, 또 올해 롤드컵 진출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칸나의 슈퍼캐리만 목 놓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폼도 그만큼 끌어올리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순위 경쟁자들인 DRX, 담원, 젠지의 폼이 절정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폼 회복 없이 스프링 우승만 내세워 롤드컵을 바라보는 것은 지금 당장의 능력을 등한시하는 오만일 뿐이다. 그러니까 3세트와 같은 좋은 플레이가 단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다음 경기 및 그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어야 포스트시즌과 롤드컵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보일 것이라는 시선이다.
여담으로, C9을 제외한 BMW 클럽 전체가 심각한 침체기에 빠져 있었으나 오늘 하루 이 경기를 포함하여 G2, FPX 모두가 진땀승을 거둬 T1 트위터에선 '오늘은 BMW 파트너들에겐 행운의 날이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7. 56경기 DRX 2 : 1 GEN
'''6주차의 메인 이벤트'''. 1, 3위의 대결이니만큼 순위 경쟁 판도에 큰 영향이 있는 매치인데, DRX는 승점 관리가 잘 안 되어 있고 담원은 6주차에 한 경기만 치러서 젠지가 이 경기를 잡아낸다면 6주차 기준으로 DRX를 2위로 끌어내리고 본인들이 1위를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반대로 말하면 DRX는 젠지를 다시 잡아내면 젠지를 1위 경쟁에서 떼어놓음과 동시에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젠지를 상대로 상대전적 우위를 통한 자신감까지 함께 챙겨가는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DRX는 7주차에 1라운드의 복수를 위해 칼을 갈고 있을 담원과 만나는데, 여기서 승리해서 담원전까지 기세를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이현우: 다시 붙은 3강 매치, 상대를 넘으면 결승 직행도 보인다.'''
'''남태유: POG 1, 2위 쵸비디디, 그 날의 승리자는?'''
- 유튜브 LCK 공식 계정에 올라온 해설자들의 6주차 추천 경기 코멘트에서
이전 1라운드에서는 젠지가 반격을 해내는 모습도 보여주었지만 DRX가 교전을 더 자주 하고 잘 해서 결국 패배했다. 하지만 5주차까지의 젠지의 기세가 워낙 좋아서 마냥 DRX가 1라운드와 같은 자신감을 보일 수는 없다. 젠지도 체질 개선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듯 DRX나 담원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1라운드 DRX vs. 담원 경기와 맞먹는 명승부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특히 이 두 팀은 1라운드에서 압도적인 무력으로 상대를 무자비하게 밀어버리는 담원을 꺾은 유이한 팀으로 상대의 빈틈을 노려 판을 뒤집어버리는 능력도 탁월하다는 걸 입증한 바가 있으니 누가 더 빈틈을 잘 공략하는지, 그리고 누가 더 빈틈을 많이 노출할지가 관건. 두 팀 모두 직전 매치에서 동부 팀들을 상대로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본인들의 강점을 발휘하며 승리했기 때문에, 최근의 기세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뜨거운 맞승부를 펼치는 격전지는 미드. 이 두 팀의 대결은 스프링부터 서머 1라운드까지 미드 라인에서의 승리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 그림이 자주 나왔다. 스프링 1라운드에서는 Bdd가 클리드와 함께 게임을 터트리며 압승을 거두었지만 스프링 2라운드에서는 쵸비의 맹활약에 Bdd가 사라지며 1:1로 승부를 맞추었고 MSC에선 전적은 1:1이나 더 중요한 순위 결정전에서 젠지가 승리하며 DRX를 자신들의 손으로 떨어트린 바 있다. 서머에서는 표식의 지원 아래 쵸비가 게임을 캐리하며 쵸비가 2020 상대전적 3:2 약우세를 지니고 있는 상태. 뜨겁게 타오르는 미드 맞대결이 결국 승부의 추가 될 확률이 높다.
7.1. 1세트
이현우: '''이런 게임이 진짜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울리는 게임이죠!'''
'''Different level'''
김배인(와디드)
타 팀들과 다른 궤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3강끼리의 경기답게 양 팀 모두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인 명승부가 펼쳐졌다. 서로 팀원 결원과 상대의 바론 버프 소지가 있음에도 싸움을 걸어 상대를 잡거나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등 해설진이 천지가 갈라지는 명승부라고 표현할 정도의, '''서머 시즌 최고의 명경기''' 중 하나로 평가받을 만한 경기가 나왔다.쵸비: (더블킬 직후 표식에게) '''봐줄래?'''
(중략)
쵸비: '''내가 해냈으어!'''
표식: '''믿고 있었다구, 정쵸비!'''
쵸비의 갈리오가 마지막 '''4인 도발'''로 리 신을 제외한 젠지쪽 인원을 '''전부 셧다운'''시킨 후 타워를 깨면서
젠지는 초반 유리했어야 하는 게임을 조금 불리하게 시작한 이후 매 교전마다 조이의 상상을 초월하는 슈퍼플레이와 라스칼의 목숨을 건 방해, 룰러의 프리딜로 번번이 승리하며 승리 플랜에 다가서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3용을 쌓지 못하면서 카밀의 사이드 운영에 휘둘리기 시작한다. 양 쪽 다 용을 2마리 쌓은 이후 마지막 용 앞 한타 대치에서 DRX는 도란을 탑으로 텔을 보내는 승부수를 던진다. 라스칼이 따라 귀환해 억제기가 밀리는 선에서 도란을 방어한다. 그동안 일어난 용쪽 한타에서는 젠지가 승리하였으나, 쵸비가 결국 뒤따라오는 '''젠지의 4인에게 플 도발 Q 평 콤보로 순식간에 더블킬을 따고''' 레오나도 표식에게 제압당한다. 그 후 도망친 클리드의 리 신이 백도어하던 도란을 막아보지만 그 전에 텔을 탄 갈리오에게 순삭되며 넥서스가 터진다.
다 잘했는데 DRX가 더 잘했다고 요약할 수 있던 경기. 굳이 젠지의 패인을 찾는다면 기동성이 떨어지는 조합으로 용을 일방적으로 쌓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 메타에서 카밀이 선픽되는 이유를 보여준 경기.
DRX가 칼로서 고른 카밀이 돋보여야 하는 조합에서 쵸비가 젠지의 미드 5밴을 비웃기라도 하듯 되려 방패 역할을 하는 갈리오로 미친 존재감과 파괴력을 뽐낸 게 인상적이었다. 받아내야 할 딜은 다 받아내면서도 넣을 수 있는 딜은 다 넣어가며 동분서주한 쵸비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카밀의 운영 그림이 나오기 전에 한타에서 밀렸을 것이다. 특히나 마지막 한타에서 4인 광역 도발을 걸면서 3명을 끊어내는 장면은 이 경기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 이 플레이는 6주차 위클리 LCK 매드무비에 1위로 선정되었다.
7.2. 2세트
젠지는 방향을 바꿔 쵸비 대신 케리아에게 밴 카드를 투자했고 DRX는 뜻밖에도 이즈리얼을 셀프 밴하는 선택을 한다.
선픽 젠지가 카밀 - 트위스티트 페이트를 가져가며 운영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가운데 DRX는 세트 - 카르마를 챙겨간 뒤에 자야라는 전혀 뜻밖의 픽을 챙겨간다. 2페이즈에서 DRX는 지난 번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에코를 다시 챙겨왔고 젠지는 세주아니와 브라움을 가져가며 어쩐지 고전적 젠지 스타일의 조합을 완성한다. 이에 DRX는 마지막 픽으로 [25] 그라가스를 선택한다. 해설진들 사이에선 DRX의 조합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다는 코멘트가 나왔다.
곳곳에서 다양한 사유로 양 측의 점멸 스펠이 빠지는 가운데 DRX 측에서 미드 라인에 3인 갱킹을 감행, Bdd의 트페를 잡아내며 시작했고 이로 인해서 되려 세트가 먼저 발이 풀리게 된다. DRX는 바로 바텀 다이브로 라이프를 잡아내고 첫 드래곤을 가져가는 성과를 얻어내지만 젠지도 탑으로 방향을 돌려 도란을 집중적으로 압박하며 라스칼의 카밀에게 힘을 실어주는 제스쳐를 취한다.
두 번째 드래곤을 두고 벌어진 대치 구도에서 클리드가 스틸에 성공하지만 쵸비의 세트를 앞세워 이니시를 건 DRX가 젠지의 봇 듀오를 깔끔하게 잡아낸다. 젠지도 이후의 눈치 싸움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드래곤 스틸에 성공하는 등 이득을 챙겨가긴 했으나 사이드를 압박하던 라스칼과 Bdd가 역으로 DRX에게 싸먹혀버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러나 젠지도 이후의 미드 교전에서 룰러의 프리 딜에 힘입어 킬 교환 이득을 보며 팽팽한 구도가 이어진다.
그러나 결국 네 번째 드래곤을 두고 벌어진 교전에서 젠지가 CC기의 우위를 앞세워 2킬에 드래곤까지 챙겨가며 앞서가기 시작한다. 이에 DRX는 카밀이 사이드를 도는 틈을 타 바론 버스트를 감행, 버프를 획득하는데까지는 성공하지만 이후 달려든 젠지의 본대에 의해 3킬을 내주게 되고, 다시 사이드를 도는 카밀 - 트페에 의해 바텀 억제기까지 나가는 등 손해를 크게 보게 된다.
승부가 갈린 것은 다섯 번째 드래곤 등장 시점. 3스택을 쌓아올린 젠지는 카밀과 트페를 사이드로 보내고 드래곤 존에서 대치 구도를 벌였다. DRX는 도란이 2:1을 상대로 타워를 끼고 잘 버텨주는 틈을 타 과감하게 교전을 열어 드래곤을 선취하고 클리드를 끊어내지만 도란이 넥서스 앞에서 카밀을 밀어내자 한 번 더를 시전해 봇 듀오를 잡아내는데까지는 성공한다. 하지만 DRX는 여기서 '''도란을 너무 오래 혼자 버티게 내버려두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26] DRX가 젠지의 본대를 정리하기 시작한 타이밍에 카밀의 궁이 돌아오며 결국 도란이 2대1을 이기지 못하고 뚫려서 본진이 일순간 빈 집이 되었고 삼위일체-리치베인이 있는 카밀-트페 두 명이 무지막지한 철거력을 발휘하며 DRX의 본대가 귀환하기 전 넥서스를 장악하는데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
결론적으로 젠지가 '''"카밀 그거 좋더라."'''를 DRX에게 되돌려준 경기. 결국 1세트처럼 카밀의 사이드 공략이 경기의 성패를 갈랐다. 여기엔 클리드의 2연 용 스틸이 주효했다. 이 슈퍼 플레이로 인해 1경기와는 달리 3스택을 먼저 확보해놓은 젠지가 DRX에게 선택지를 강요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고 DRX는 그래도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며 위기를 잘 넘기는 듯했으나 막바지 한 번의 선택에서 터진 미스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DRX 입장에서는 전체적으로 에코와 그라가스의 픽의 의미를 살리기 힘들었다. 에코의 경우는 상대가 워낙 CC 연계가 좋은 조합이라 에코가 궁도 쓰기 전에 터지면서 한타에서 밀리는 그림이 많이 나왔고 그라가스가 해야 할 한타 진영 파괴는 많이 나오지 못했기에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7.3. 3세트
밴픽 과정에선 1, 2세트에서 사이드에 활약한 트위스티드 페이트와 카밀을 나눠가진 것을 제하면 두 팀 모두 대체로 한타에 힘이 실리는 조합이 완성되었다.
DRX는 카밀을 노려 탑을 주로 노리고 젠지는 아지르의 라인 압박 능력 및 바텀 듀오의 라인전 우위로 하체에서 우위를 가진다. 또한 라이너의 다수의 텔레포트로 바텀에 집중해서 골드는 약간 밀렸음에도 3용 스택을 순식간에 쌓으며 경기의 흐름을 쥔다. DRX는 유일하게 주도권을 잡고 있는 탑을 밀어주기 시작하는데, 라스칼이 CS는 못 먹더라도 킬은 내주지 않으면서 젠지는 계속해서 용 스택을 쌓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4용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DRX는 어쩔 수 없이 용쪽 시야를 잡게 강제 되는 상황에 젠지는 바론쪽 시야를 잡아 낚시를 노리는 설계를 하지만 케리아에게 노려진 수정화살과 빙하감옥이 빗나가며 4번째 용은 DRX가 가져간다. 이후 쵸비의 트페를 잡을 찬스도 쵸비의 초시계, 점멸을 소모만 시키고 잡지 못한다.
그리고 5번째 용 젠지는 또 다시 '드래곤 줄게 우리 바론 가져간다'를 시전하는데 애매한 대치로 무위로 돌아가고 조금 뒤 점멸이 빠진 트페를 노리고 달라붙은 세주아니, 브라움의 이니쉬를 회복만 사용하면서 무빙으로 모두 피하면서 카이팅으로 빨아들이고 결국에 맞은 빙하감옥에 호응하러 들어오는 아지르를 DRX가 라칸의 궁극기+골카+화려한 등장으로 폭사시키고 이어지는 바론 싸움까지 승리하며 밀리던 상황을 역전시킨다. 이 한타 이전엔 골드가 거의 비슷했으나 DRX의 바론 버프가 끝날 쯤엔 5천골 가까이 벌어진다.
애초에 젠지는 초반부터 카밀을 희생시키는 전략을 썼기 때문에 그때부터의 사이드 운영은 될 수 없는 시나리오였고, 다음 바론이 나온 상태에서 앞에 나온 젠지 본대를 쵸비가 뒤로 돈 후 점멸 골카로 물면서 최종 한타가 시작 되었고, 상호간의 미드 교환 후 이어지는 상황에서 DRX 4명이 모여 있는 곳에서 라스칼이 다른 3명을 튕겨낼 생각으로 리 신에게 절대판정을 걸었으나, 케넨에게 궁을 건 줄 알았던 룰러가 진입하려다가 순간적으로 주저하는 사이에, 케넨 궁을 막을 방도가 없어진 젠지에게 도란의 날카로운 4인궁이 작렬하며 승부가 결정났다. 라스칼의 생각과 룰러의 생각이 달랐던 것이 결정적인 패착. 풀세트까지 가는 장기전이었다보니 젠지의 집중력이 떨어진 게 아쉬웠던 부분.
경기에서 결정적인 부분은 '왜 젠지가 3용까지 먹고 굳이 바론 쪽을 택했을까?'가 주된 요소인데, 젠지가 왜 이런 결정을 한 건지에 대해 이유를 설명해보자면 사실 바람용 영혼도 젠지쪽 챔피언들에게 나쁠 이유가 없었기에 어찌 보면 먹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나오는 '''장로용.''' 장로용 앞에서는 좋든 싫든 두 팀 모두 전력으로 한타를 붙어야 한다. 그런데 DRX에게는 한타 파괴력이 어마무시한 케넨이, 그것도 어느 정도 투자해주고 템트리마저 방어라고는 1도 없이 미드 AP 암살자 수준으로 '''딜템만 잔뜩 둘러 파괴력이 배가 된 케넨'''이 있었기 때문에 젠지가 판단하기에 장로 앞에서 잘못했다가는 한타를 져서 게임을 단번에 그르칠 수 있겠다고 생각, 장로용으로 가는 싸움 대신 바론 낚시를 통해 끊어먹는 플레이로 쐐기를 박자는 판단을 내리고 실행하려 했다. 1라운드 당시 저렇게 장로용에서 망해서 4용을 먹고도 T1에게 졌던 경험을 생각하면 충분히 나름의 근거가 있는 생각이었지만 '''문제는 중간중간에 이 끊어먹기가 라칸, 리 신, 트페에게 모두 다 빗나가버려서 시간이 끌리는 바람에 강제로 한타 페이즈로 넘어가버린 것이 가장 큰 패착이 된 것.'''
7.4. 총평
[27]
LCK 최고의 강팀들인 두 팀의 맞대결답게 절대 쉽게 끝나지 않는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으나 최후의 승자는 DRX였다. 이로써 DRX는 젠지 - 담원과의 격차를 2승까지 벌리고 젠지를 3패 라인으로 떨어뜨려 1위 경쟁에 한층 여유를 얻게 되었고, 젠지는 눈앞에서 순위표를 비빌 기회를 아쉽게 놓쳐버렸다.
1, 2세트에서는 양 팀 모두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3세트에서는 체력과 압박감 때문인지 양 팀이 전체적으로 힘이 확 빠진 분위기였다. 집중력적인 문제이든 체력적인 문제이든 장기적으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발견된 셈. 결국 고진 싸움 끝에 DRX가 값진 1승을 따내 정상을 다시금 지켜냈다.
종합하자면, 소문난 잔치인 줄은 알았는데 소문보다도 더 먹을 게 많았다.
DRX의 경우 쵸비와 케리아의 기량과 도란의 후반부 마무리로 3세트까지 가면서 기나긴 승부를 이겨낸 뒤 정상을 지켜냈다. 특히 이 경기 전까지는 낮은 체급의 팀을 상대로도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도란은 그리핀 시절 김대호 감독이 ''''정규시즌 1위가 아니라 국제 무대를 노리려면 안정적이지만 고점이 낮은 소드보다는 불안정하지만 고점이 높은 도란을 키워야 한다''''라고 말했던 이유를 중요한 경기에서 증명해냈다. 한편 표식이 이번 서머 스플릿 처음으로 에픽 몬스터를 클리드에게 빼앗기는 장면이 빈번하게 나왔고, 장기전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래도 젠지와의 경기에서 이긴 만큼 장기적으로 긴장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경기를 치렀다. 다만 케리아가 3세트 초반에 집중력이 풀어진 건지 바텀에서 너무 허무하게 죽은 건 나중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고쳐야 할 숙제로 남았다. 또한 체력이 지쳤던 것인지 허리 부상 문제로 경기를 최대한 빨리 끝내보려 무리한 것인지 데프트의 폼이 기존의 팀의 기둥이던 롤과 다르게 불안불안해 보였다.
젠지는 분명 3강이란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결국 패배했고, DRX와의 순위 차이가 확연히 벌어졌다. 이제는 본인들의 남은 경기를 최대한 잡아내면서 DRX와 담원이 미끄러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1라운드에 T1을 못 잡은 것도 뼈아프게 느껴지는 상황.
이번 경기의 긍정적인 면은, 이전까지의 LCK에서 나온 소극적인 경기들과 달리 1라운드 DRX-담원전과 비슷한, 글로벌 메타를 적극 반영한 경기 양상으로 강팀 싸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눈호강을 했다고 할 만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으며, 양질의 경기력을 통해 현 3강의 달라진 모습과 그 강력함을 입증했다.
여담으로 해설자들이 이번 경기가 진행되기 이전의 예측을 대부분 적중시켰다.
8. 57경기 SB 2 : 0 SP
'야마토 매직'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연승 가도가 끊긴 뒤 다시금 흔들리고 있는 샌드박스와 한화생명과의 멸망전 패배로 점점 수렁에 빠지고 있는 설해원의 대결이다. 설해원 입장에선 그나마 지난 1라운드에 세트 승이라도 따내며 비볐던 상대가 샌드박스인지라 사실상 2라운드 전패를 면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가 이번 매치업이 될 전망이며, 샌드박스 입장에서도 중하위권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결코 패배해선 안 되는 상황이다. 다른 7패팀들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더 물러날 곳이 없으며 8패를 찍는 순간 포스트시즌은 사실상 멀어지게 되는데, 안 그래도 승점까지 제일 뒤처지는 샌드박스는 세트를 하나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그래도 샌드박스가 야마토캐논 감독이 착실하게 팀의 저점을 높여가면서 강팀에서 맞서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지약팀에겐 쉽게 밀리지 않는 단단함을 구축해나가고 있는지라 팀컬러를 잃어버린 채 처참하게 망가지고 있는 설해원에게 밀릴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 더구나 설해원이 아프리카전에서 장기전을 치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오히려 아무런 모습도 보여주지 못한 채 제대로 두들겨 맞고 '''포탑 방패 15개를 모조리 뜯기는 거로도 모자라 LCK 역사상 최단 시간 패배'''라는 굴욕을 얻으면서 경기력은 물론 폼과 체급 역시 말이 아님을 보여주었기에 샌박 입장에서 희망적인 요소가 더 많아졌다고 볼 수 있겠다.
8.1. 1세트
설해원에서는 정글러로 플로리스 대신 쿠마가 출전했다.이현우: '''이게 체급 차이다.'''
1페이즈에는 서로의 밴 카드에 따라 칼리-리 신-노틸과 이즈-올라프-브라움 등 무난하게 나올 만한 챔피언들이 얼굴을 비췄고, 자연스레 2페이즈에는 탑 위주로 밴이 이뤄졌다. 설해원이 4픽에 '''나르 선픽'''이라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카드를 보여줬고, 샌드박스는 상체 선수들의 시그니처 픽인 제이스-르블랑을 챙겨 상대적으로 초반 스노우볼에 힘을 실었고, 설해원은 제드를 만지작거리다 무난한 갈리오로 마무리해 한타에 강점이 있는 하이브리드 캐리 조합을 구성했다.
설해원은 1렙 최강 조합을 활용하겠다는 듯 대놓고 정면으로 인베를 들어갔는데, 샌드박스도 괜히 이를 방어하려다 그랩이 빗나간 뒤 오히려 봇 듀오 스펠이 다 빠지고 칼리스타가 퍼블까지 주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5분 경, 쿠마의 탑 갱도 온플릭이 커버해 올라프의 점멸을 빼버리고 바텀에서도 서머너 스펠 없는 칼리-노틸이 오히려 딜교 이득을 보며 라인을 밀어넣는 등 묘한 구도가 나왔으나 칼리-노틸이 집에 간 동안 어쨌든 설해원이 첫 용을 챙겨온다.
그러나 이어지는 전령 교전, 리 신의 궁극기와 갈리오의 점멸이 교환되고 봉풀주 점화 콤보로 리 신이 딸피가 되어 도망치자 오히려 설해원이 올라프를 앞세워 교전을 걸었으나 팀워크가 하나도 안 맞아 소득 없이 올라프-브라움만 차례로 전사해버렸다. 연달아 2번째 용 앞 교전에서도 설해원이 르블랑을 먼저 노려봤다가 실패한 후 샌드박스의 본대가 한 템포 빨리 합류해 4:0 교전 대승이 나오는 등 오히려 샌드박스 쪽으로 게임이 급격히 기울어졌다.
결국 사방에서 교전이 일어나는데 그때마다 샌드박스만 일방적으로 이득을 챙기고, 18분에는 미드 2차에 노틸러스가 그냥 대놓고 정면 그랩해서 들어간 뒤 폭사하는 뇌절을 범했음에도 이어지는 교전에서 샌드박스가 4:2 교환으로 대승하는 등 어느새 킬 스코어는 13:4, 용 점수는 3:1, 글로벌 골드는 9천 차이로 벌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론 대치전 끝에 나르의 분노가 관리 안 된 틈에 샌드박스가 한타를 열었고, 르블랑-리 신의 게릴라전 끝에 온플릭과 하이브리드를 교환하며 잘라낸 뒤 그대로 미드로 고속도로를 뚫고 들어가며 26분 만에 설해원의 넥서스를 파괴, 1세트를 선취한다.
이현우 해설의 말대로 그냥 '''체급 차이'''가 났던 경기. 1렙 최강 조합에게 되도 않는 인베 방어를 했다 큰 손해를 보고 시작한 샌드박스였으나, 그렇게 시작을 하고도 5분 만에 라인전에서 샌드박스가 대각선 이득을 거두더니 전라인이 모두 라인을 밀고 주도권을 가저가는 일이 벌어진다. 게다가 한타 때마다 설해원이 실수하면 다 받아먹고 자신들이 실수하면 오히려 상대를 더욱 끌어들여 잡아먹는 등 불공정 거래만 계속 이어진 끝에 게임이 끝났다.
8.2. 2세트
설해원이 볼베 선픽 후에 '''카이사-니달리'''를 뽑아온 데 이어 '''알리스타'''에 르블랑까지 추가하며 화끈한 다이브가 가능한 조합을 구성했고, 샌드박스도 근접전에 용이한 챔피언을 다수 기용해 서로 난타전을 좋아할 만한 칼 대 칼의 진검승부 구도가 되었다.
첫 용 교전부터 설해원이 들이 받아봤다가 샌드박스의 적절한 대처에 알리스타-르블랑만 연달아 전사, 케넨이 텔 타고 도착하기도 전에 샌드박스가 이미 이겨 있는 구도가 나온다. 기세를 올린 샌드박스가 첫 전령까지 챙겨오려 했으나, 설해원이 또 다시 노빠꾸 한타를 걸더니 여기선 오히려 설해원이 5:1 교환으로 '''에이스'''를 띄우는 대승을 거두면서 게임이 비벼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설해원도 스노우볼을 굴리기 위해 감행한 바텀 다이브가 실패한데 이어 익수-쿠마의 탑 다이브가 되려 익수가 사망하는 결말로 귀결되면서 그림이 어긋나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이어 하이브리드까지 불러 확전을 유도한 끝에 서밋을 잡아내고 두 번째 드래곤을 가져가는 등 나름 이득을 챙겼고, 3번째 용까지 먼저 시야를 장악해 잡아냈으나 그동안 샌드박스도 바텀 1차를 밀어낸 뒤 봇 2차 앞에서 익수를 잘라내고 탑 1차를 미는 등 꾸준히 따라가는 점수를 쌓아나가며 20분까지 팽팽한 구도를 유지했다.
바론이 나온 직후 익수가 서밋에게 솔로킬을 따냈으나 곧바로 페이트에게 전사했고, 바론 앞 대치전에서도 설해원의 본대가 큰 이득을 거두지 못하며 소강 상태가 된 가운데 샌드박스는 4번째 용을 두고 벌어진 대치 구도에서 서밋의 좋은 포지셔닝에 힘입어 용과 킬을 모두 챙겨가는 성과를 올리며 팽팽했던 분위기를 천천히 가져온다. 이후 바텀에서 밀고 올라오던 익수를 밀어낸 샌드박스는 미드에서 알리스타를 물어 교전을 열고 여기서 3 : 2의 킬 교환을 이끌어내면서 미드 라인 2차 타워를 밀어낸 것에 더해 먼저 용 3스택을 선점해간다.
40분 경, 양 팀은 바론을 걸고 운명의 5:5 한타를 벌였다. 알리의 궁과 사일러스의 알리 궁이 교환된 가운데 사일러스의 사슬에 카이사가 물려 점멸이 빠지고 샌드박스가 유리한 상황에 처하나 싶었던 찰나, 익수가 귀신같이 케넨을 물어 르블랑과 함께 폭살하면서 역이니시를 걸었다. 치열한 한타 끝에 기어이 하이브리드가 페이트에 의해 먼저 전사했으나 곧바로 페이트도 미키에게 전사하며 4:3 교환이 이뤄진다. 이후 샌드박스가 먼저 정비를 마치고 바론을 친 뒤 대치하러 온 설해원의 알리스타를 물어 한타를 여나 했으나 설해원도 잘 빠져나간 뒤 바람 용의 영혼을 획득하며 게임은 40분을 넘어 초장기전으로 흘러가게 된다.
바론 버프를 등에 업은 샌드박스는 정비를 마치자마자 망설임 없이 미드 라인을 따라 설해원을 압박해 들어왔고 설해원은 과감하게 한타를 열었지만 시크릿의 W가 궁을 킨 올라프에게 들어가는 실책이 터진 가운데 치열한 교전 끝에 하이브리드가 샌드박스의 이니시를 한 번 회피한 뒤 재진입까진 성공했으나 시의적절한 탈진에 무력화되며 아슬아슬하게 이즈리얼보다 먼저 폭사, 5:2 교환으로 샌드박스가 최후의 승리를 따낸다. 그리고 여기서 살아남은 샌드박스의 본대 3인방이 그대로 설해원의 본진으로 밀고 들어와 넥서스를 장악하며 초장기전의 종지부를 찍는다.
'''미드 차이'''에 더해 '''서폿 차이'''도 심하게 났던 경기. 라인전 및 한타를 가리지 않고 제 몫을 충실하게 해준 페이트의 사일러스와는 달리 과감하게 점화를 들고 시작한 미키의 르블랑이 라인전에서 큰 이득을 보지 못한 채 한타로 넘어가며 존재감이 공기가 되었고, 고릴라의 레오나 역시 중간중간 실수는 있었을지언정 알리스타를 잘 마크해주었지만 시크릿의 알리스타는 뭐만 하면 물리면서 궁을 빼먹는 맛집 그 자체였다.
여담이지만 두 팀의 한타 장면에서 '''역대급 연출 장면이 나왔다.'''
8.3. 총평
연패를 끊어내고 한숨돌릴 수 있게 된 쪽은 샌드박스였다. 샌드박스는 비교 우위가 예상된다는 사전 예상대로 설해원의 공격성에 중간중간 손해를 보며 위험한 상황까지 내몰리기도 했으나 이를 잘 메꿔내면서 가까스로 2 : 0의 승리를 얻어냈다. 반면 설해원은 오늘로 도합 11연패를 기록하는 참담한 상황에 내몰렸다.
설해원 프린스는 그야말로 최악이라 불릴 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2세트에는 그나마 어찌저찌 이득을 만들어내 하이브리드 엔딩을 찍나 했으나 실패했고 1세트 때는 한화전보다도 더 좋지 않은 모습으로 샌드박스에게 전 라인이 밀렸다. 정글러로 나온 쿠마는 니달리로 포킹 좀 넣는 것 빼고는 별로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역적 그 자체인 미키는 덤.
정말 그나마 설해원에게 다행인 점은, 판만 깔리면 하이브리드의 포텐은 건재하며, 익수도 오락가락하지만 고점은 높았다는 사실.
그렇다고 샌드박스도 잘했다고 하긴 어려운데, 1세트는 초반을 제외하면 무난히 승리했으나 한 타이밍씩 늦어 이득을 손해로 치환하는 서밋과 애매한 갱각으로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는 온플릭이 여전하다. 그 둘도 잘 풀린 1세트나 2세트 후반 때 그나마 활약했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될 점이다. 그래도 페이트와 루트가 담원전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 한 것을 벗어던지고 좋은 폼을 보여주었고, 고릴라가 1세트 미드 2차 타워 뇌절 한 번 빼고는 두 세트 동안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호재.
여담으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야마토캐논에게 욕을 가르친 것이 조재읍 코치와 온플릭의 소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9. 58경기 DYN 1 : 2 KT
목요일 경기 패배로 나란히 7패를 찍으며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향한 불씨가 점점 꺼져가고 있는 KT와 다이나믹스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9승 9패가 포시 막차의 마지노선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여기서 패배하여 8패를 먼저 적립하는 쪽은 사실상 자력 진출이 불가능해진다고 봐야 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최상위 3강팀 중 2팀을 미리 만난 다이나믹스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볼 수 있겠지만 KT는 이 매치업이 희망의 불씨를 살릴 마지막 기회나 다름 없다.
두 팀의 역사를 비교해보면 창단 21년차로 LOL을 넘어 한국 e스포츠와 역사를 함께 하는 KT, 창단 6년차에 이제 막 LCK로 승격한 신생팀 다이나믹스로 역사의 길이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팀의 면면을 보면 베테랑 위주의 라인업, 다소 불안한 면이 있는 라인전 단계의 능력치에 비해 뛰어난 운영 능력 등 팀컬러만 놓고 보면 굉장히 흡사한 면이 많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운영 능력 하나는 최상위권이라 불렸던 KT가 오히려 이번 시즌 들어 삐그덕거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반면 오히려 다이나믹스가 운영 하나는 최상위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말을 듣고 있어, 이번 경기를 통해 KT는 진정한 운영의 강자가 누구인지 입증해보여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KT는 노장 위주의 라인업이라 그런지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집중력도 역시 보완해야 한다.
지난 1라운드 첫 경기에는 다이나믹스가 KT를 가볍게 2:0으로 셧아웃하긴 했지만 그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쿠로가 빠지면서 운영의 갈피조차 못 잡은 채 엉성한 모습만 보였던 그 때의 KT와는 달리 지금의 KT는 DRX와도 제법 엎치락 뒤치락할 만큼 나쁘지 않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다이나믹스는 강팀과의 5연전을 치른 끝에 순위조차 KT에게 밀리는 상황이 되었다. KT의 선수들이 기복은 있을지언정 라인전 체급이 낮은 선수들은 아닌 만큼 오히려 점점 기세를 잃고 있는 덕담이 상대에게 잡아먹히는 그림이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대진 운이 따랐다고는 하나 한때는 서부 리그에 위치했던 다이나믹스로선 간신히 최하위권만 면하는 수준의 최종 성적을 받고 싶지는 않을 것인 만큼 이번 경기에서는 분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관전 포인트는 구거와 투신, 두 노장 서포터간의 자존심 싸움. 구거는 라인전은 다소 불안정하나 한타 단계에선 사실상 리치와 더불어 팀의 변수를 담당하는 크랙으로 불릴 만큼 슈퍼플레이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반면, 한때 슈퍼플레이형 서포터로 불렸던 투신은 노쇠화와 함께 주사위 서포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가 라인전 체급이 높지 않으니 이번만큼은 화끈한 이니시로 팀의 돌격대장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9.1. 1세트
선픽에서 양 팀이 애쉬와 세트-칼리를 나눠먹었고, 애쉬를 보고도 칼리를 가져간 것을 본 다이나믹스가 빠르게 아지르를 뺏어왔으며 정글러는 트런들 - 리 신을 나눠먹는다. KT가 에코를 4픽으로 가져오자 다이나믹스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판테온'''에 무난한 케넨으로 막픽을 정했고, KT는 지난 경기에서 케넨의 상대로 뽑은 바 있는 블라디로 한타의 힘을 보강했다.
극초반, 다이나믹스가 판테온을 빠르게 미드로 돌려 퍼블을 냈고, KT도 곧바로 바텀 갱으로 구거를 자르며 만회했고 첫 용을 챙긴다. 이에 다이나믹스도 첫 전령을 챙겨온 뒤 두 번째 용 앞 교전에서 투신-보노를 잡아내고 용에 바텀 포블을 내는 등 주고받는 구도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KT가 탑 다이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케넨이 딸피로 살아가고 스턴으로 에코가 시공간붕괴를 못 쓰고 폭사하는 대참사'''가 발생, 다이나믹스의 빠른 커버로 3:0 교환이 나오며 게임이 급격히 다이나믹스 쪽으로 기울어진다.
다이나믹스는 주도권을 유지하며 3용을 쓸어담은 뒤 24분 경, 미드 2차 앞에서 에이밍-쿠로를 잘라버린 뒤 판테온을 미끼로 던져주며 바론을 확보한다. 이후 바론 버프를 동반하며 미드 2차를 밀어붙였으나 소환이 적진 중앙에 텔을 타며 투신이 이니시를 한 뒤 딸피로 빠지고 그대로 소환이 도착하는 입롤 한타를 성공시키며 케넨-판테온을 잘라내는 등 반격에 성공한다. 여기서 KT는 남은 3명을 잡기 위해 포위망을 펼쳤으나, 다이나믹스가 아지르의 포탑을 근거지 삼아 3:5를 버텨낸 뒤 케넨의 텔-판테온 궁이 떨어지며 오히려 KT가 쿠로를 제외한 전원이 전사해버렸고 그대로 다이나믹스가 미드로 고속도로를 뚫어내며 1세트를 선취한다.
KT의 탑 다이브 실패로 3명이 죽은 실수가 너무나 컸던 게임. 물론 정확하게 스턴 시간을 재서 포탑으로 에코를 처리한 리치의 슈퍼플레이도 빛이 났지만 애초에 미니언도 없고 상대 봇 듀오의 합류가 더 빨리 이뤄질 상황임을 고려해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시도를 했어도 소환이 포탑을 한 번 더 맞아주고 웅덩이를 썼다면 일어나지도 않을 슈퍼플레이였던 만큼 너무나 뼈아픈 실책이었다.
9.2. 2세트
KT는 아펠 코르키를 필두로 한 눕는 픽을, 다이나믹스는 애쉬 판테온 레넥톤 아지르와 니달리를 필두로 한 스노우볼을 굴리는 조합을 선택했다. 눕는 픽을 가져가서 잘 누웠다가 깨서 다이나믹스를 박살낸 KT와 때리는 픽을 가져가서 KT를 원하는 만큼 못 때려서 박살난 다이나믹스로 요약할 수 있는 경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정글 차이'''. 니달리가 올라프를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킬까지 내주면서 상대보다 성장을 앞서야 의미가 있는 니달리가 빠르게 상했고 올라프는 성장 격차를 바탕으로 협곡 여기저기를 누비며 다이나믹스의 노림수에 집요하게 태클을 먹여서 눕는 픽을 가져간 KT의 라이너들이 편하게 드러누울 수 있게 했고 라인전이 끝나고도 올탱템을 빌드하면서 앞라인이 다소 부실한 KT의 돌격대장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어떻게 보면 아직 LCK의 중하위권 팀은 눕는 상대를 응징하는 방법은 알지만 그걸 실행에 옮길 힘은 없다는 걸 보여준 경기라고도 볼 수 있다.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은 경기 종료 후 새벽 개인방송에서 'KT가 같은 조합을 3강팀 상대로 꺼냈으면 개박살났을 것'이라 언급했는데, 실제 경기 양상도 비슷한 체급의 팀들간의 경기였음에도 정글을 제외한 전 라인이 다소 불편했다. 그 불편함의 정도가 보노의 초반 활동량에 힘입어 그냥저냥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그쳤지만.
9.3. 3세트
[28]
다이나믹스는 세나-루시안을 뽑더니 3픽으로 '''원딜 딩거'''를 뽑는 강수를 뒀고 세주아니에 제이스까지 추가하며 정글러를 제외하면 라인전에 힘을 확실하게 주는 화끈한 스노우볼 조합을 완성했다. KT도 애쉬-올라프-케넨-제이스-조이 순으로 조합을 뽑아 라인전이 크게 밀리지 않으면서도 한타에서 더 좋은 조합을 구성했다. 전반적으로 다이나믹스가 스노우볼 조합임에도 정글 상성이 불리해 불안해보이는 매치업이 되었다.
그리고 보노가 초반 봇 갱으로 구거를 잡아내는 퍼블을 챙기며 KT가 첫 용에 전령까지 챙겨오고 소환이 케넨으로 제이스를 솔로킬내는 등, 다이나믹스는 스노우볼을 굴리기는커녕 오히려 불리하게 출발했다. 비욘드가 6렙 갱으로 투신을 잡아내며 바텀에서 기점을 잡은 다이나믹스가 두 번째, 세 번째 용을 챙겨오고 바텀 1차도 밀어내긴 했으나, KT가 아슬아슬하게 먼저 탑 1차 포블을 낸 직후 2번째 전령으로 미드-탑 1차까지 밀어내면서 주도권을 잡는다.
5번째 용 앞에서도 다이나믹스가 화염용을 먼저 챙기긴 했으나, 소환이 이니시가 적중하며 3:1 교환으로 KT가 교전 승리를 거두며 게임을 굳히는 듯했다. 다이나믹스도 31분 경 덕담의 하이머딩거가 E 스킬을 애쉬에게 적중시키고 구거가 궁극기로 애쉬를, 와드 Q로 룰루를 저격해 2킬을 따내고 바론까지 잡아내며 불리하던 흐름을 뒤집나 싶었으나 5번째 용 앞에서 소환의 케넨이 재차 궁 대박으로 한타를 터트려[29] 5:1 에이스를 띄웠고, 그대로 KT가 미드로 고속도로를 뚫고 들어가 넥서스 점사로 게임을 마무리한다.
해설진이 언급한 대로 소환이 낸 솔로킬의 영향이 게임 끝까지 간 경기. 이 한 방으로 케넨을 사이드에 묶기 위해 픽한 제이스 픽의 맛이 죽어버렸고 반대로 케넨은 사이드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한타 구도를 편하게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한타마다 적절하게 작렬하는 궁극기로 KT가 결국 매치 승리까지 이어갈 수 있게 만들며 만장일치로 POG에 선정되었다.
9.4. 총평
본격 KT와 다이나믹스가 싸워서 아프리카가 이긴 경기가 되었다. 경기 자체도 '''동시간대 LPL의 IG vs TES라는 빅 매치에 가려져''' 큰 관심을 받지 못했고[30] 내용 면에서도 서로의 노림수와 슈퍼플레이가 계속 맞물리며 엎치락 뒤치락하는 듯하다가도 결정적인 실수가 몇 번 나오며 "두 팀 중 압도적인 강자는 없다"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무엇보다 강팀을 상대적으로 덜 만난 KT가 2:1로 이기는 결과가 나오면서 아프리카 입장에선 포스트시즌 티켓 수성을 위한 최상의 경우의 수가 나왔다.
그나마 KT는 이번 게임을 이겨내고 동부의 왕좌에 군림하며 희망의 빛을 봤다. 물론 경기 내용을 보자면 스프링 시즌 4위를 차지하며 확실한 부활을 알렸던 때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내용이었다. 쿠로, 보노, 투신 모두 기복을 보이며 흔들리는 모습을 경기 내내 보여줬고 이로 인해 에이밍의 딜 효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준 장면도 있었고, 특히 소환이 동부 리그 안에선 가장 위협적인 탑솔러인 리치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끝에 3세트를 사실상 멱살캐리하는 등 폼을 상당히 끌어올렸다는 점이 호재. 이 기세를 계속 이어나가 다음 주에 있을 통신사 라이벌 더비에서 좋은 결과를 거둔다면, 아프리카를 제치고 플옵 막차에 탑승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반면 다이나믹스는 이번 패배로 8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동부 3룡 중 3강을 가장 많이 만난 팀이라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패배로 유일하게 4승 라인으로 남으면서 오히려 가장 불리한 위치로 굴러떨어져버렸다. 그래도 경기 내용을 보면 1라운드 정리에서 지적된 '체급의 문제' 이상의 문제점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원딜 딩거라는 초강수픽으로 3세트 중반 게임을 비비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유를 충분히 증명해내는 등 좋은 모습도 보여준 만큼 남은 시즌 동안 자신들만의 장점을 살려 순위 경쟁을 다시 이겨내는 모습을 기대해봐야 할 것이다.
10. 6주차 총평
각 팀의 서열이 확고하게 굳어진 느낌을 주고 있다. 치열하게 정규시즌 1위를 노리는 3강, 그 밑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수하는 2중, 이현우 해설이 애써 동부의 3룡이라 포장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져 가는 3약, 그리고 승강전이 있었다면 바로 직행할 만한 성적과 경기력의 2최약까지.
특히 3강과 그 이외의 팀들의 팀 색깔, 체급 등이 겹치며 역대급으로 업셋이 못 일어나고 있는 시즌이 되고 있다. 그나마 T1이 GEN을 상대로 1라운드 상성의 힘으로 한 번, DYN가 1라운드에 부진에 빠진 T1을 상대로 한 번, KT가 1라운드 종합 최저점의 경기력을 보인 DRX에게 한 번, 총 세 번의 승리를 거둔 것이 전부다. 나머지는 같은 계층 내에서 서로 물린 패배밖에 없다. 담원의 경우에는 아예 3강 이외의 팀들은 2:0으로 잔혹하게 박살내고 있으며 GEN의 경우에도 1라운드 담원전을 기점으로 각성하며 DRX전 패배까지 전부 2:0으로 승리했다. 3강과의 경기에서 모두 2:1로 명경기 끝에 승리를 거둔 DRX는 약간 아이러니하게도 2:1로 이기는 경기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어쨌든 승리를 거두고 있다. 사실상 3강과 타 팀들간의 전력 차이가 극심하게 벌어지고 있는 시즌이 되었다.
이번 주차에 밴픽에서 변화된 부분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 탑에서는 카밀. 착취 빌드가 대세가 되면서 초반에도 나름 강함을 챙길 수 있게 되었으며 중후반에는 강력한 사이드 스플릿을 돌릴 수 있어서 후픽이어도 좋고, 무엇보다도 지난 시즌 오른처럼 선픽용으로도 무난하다. 1티어 카드가 되어가고 있고 승률도 픽률에 비해서는 꽤나 준수하게 나오고 있다. 솔로 랭크도 스플릿이 좋은 챔피언들이 뜨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 대회에 반영된 듯하지만, 대회에서는 스플릿에 치중하는 챔피언들이 카밀의 다재다능함을 넘어서기 어렵다. 카밀을 상대하기 위해 푸쉬력이나 맞다이가 카밀보다 강한 스플릿 챔피언들이 연구는 되고 있으나, 한타 때의 기여도가 카밀에게 밀려서 대뜸 나오지는 못하는 실정. 그래도 탑도 미드만큼이나 밸런스가 맞아서 꼭 카밀을 상대하는 경우가 아니어도 후픽하는지를 더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의 리그 전적들을 보면 레넥톤도 자주 나오고, LCK에서 그 레넥을 잡기 위해 퀸이 다시 등장했으며, LPL에서는 유미와 함께 잭스가 사용되었고, 모데카이저도 안티 캐리로 나오는 등 챔피언 폭이 넓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챔피언들 중에서도 장인 중심으로 탑 녹턴이 다시 통계에 등장하는 등 흥미로운 점이 많다.
- 솔랭에서는 정글의 메타를 뒤흔들며 프로에서도 가능성이 있다던 카서스가 주목도에 비해서 거의 등장하지 않았으며[31] 그 외에는 에코가 조커 카드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 버전까지는 볼리베어, 올라프, 리 신 등의 AD 정글러와 니달리를 중심으로 AP 정글러들이 두루 쓰였다. 그래도 정글러는 AP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다음 버전에서는 리 신의 너프가 또 예정되어 있어 더욱 AP 정글로 선회할 듯하다. 예외가 있다면 올라프 정도인 듯. 그레이브즈는 완전히 함정 픽으로 취급받고 있지만, 이는 LCK에서 잦은 교전으로 흥해야 하는 그레이브즈를 잘못 이해하고 왕귀형으로 굴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 미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오히려 황금 밸런스라 그런지 여러 챔피언들이 다 나름의 합리성을 가지고 사용된다. 물론 루시안을 제외하면 모두 AP 메이지들이지만, AD 암살자들 중 일부라도 다시 메타에 돌아올 수 있다면 정말 다양한 챔피언 풀을 지닐 수 있다. 특히 AP 정글이 대세가 되면 AD 미드 라이너들이 다시 미드에 등장하기 더 편해진다.
- 원딜에서는 자야가 합류했다. 너프의 영향이 치명타로 들어가서 솔랭도 그렇지만 대회에서도 바루스가 아예 밴픽에서 사라져버렸고, 이즈리얼과 아펠리오스가 너프되면서 애쉬가 압도적인 1티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푸쉬력에서 밀리지 않고, 사거리 차이로 라인전이 조금 힘들어도 후반 잠재력이 더 높은 자야가 선택지에 들어왔다. 특히, 현재 탑의 1티어인 카밀의 궁극기를 자야의 궁극기로 카운터 칠 수 있다는 점도 선호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LPL이나 LEC에서는 애쉬를 상대로 진을 픽하는 사례들도 있었으나, LCK에서는 아직 기용되지 않았다. 그래도 상체 위주로 게임을 풀어가며, 상대가 누울 시간을 주지 않고 몰아붙일 수 있는 상위권 팀들에게는 여전히 가능한 선택지라는 해석이 많다. 게다가 서포터가 로밍을 가서 싸움을 열었을 때 커튼 콜로 즉시 지원이 가능하므로, 현재 대세인 바드 / 간간이 보이는 알리스타 / 숙련자들이 쓰는 탐 켄치 / 맵을 넓게 지배하는 판테온과도 궁합이 제법 좋다. 물론 아군을 위한 후방 지원 + 라인전을 버티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세나와 경쟁해야 한다.
- 서포터 중에서는 바드가 극한의 로밍력과 변수 창출 능력을 가지고 많이 기용되고 있다. 특히 너프를 먹긴 했어도 이즈리얼-바드 조합은 아직까지 탑급으로 취급받을 정도. 이 외에는 LCK에서 한동안 기피되던 서포터인 레오나가 자주는 아니지만 간간이 픽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버프를 받은 알리스타도 난입/여진 룬으로 제법 기용되었으나 승리를 많이 거두지는 못했다. 서머 1라운드부터 담원의 베릴이 자주 써먹은 판테온도 여러 팀에서 기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강승현 해설위원도 '레오나보다 리스크가 적은 것 같다'라고 높게 평가했지만 베릴이 썼을 때만큼 임팩트 있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잘 쓸 수만 있다면 고점이 엄청나게 높고, 아무리 망해도 방패 돌격으로 최소 2.5초는 버텨준다는 점에서 숙련도만 충분하다면 여전히 잠재력이 있다.
10.1. DRX
'''1위 | 11승 1패 | +15'''
'''다음 주 대진: DWG - AF'''
KT를 상대로는 복수를 성공했고, 젠지는 1R에 이어 다시 한 번 잡아내며 두 번 다 2:1 꾸역승이기는 하지만 연속적인 승리를 거두며 정규 1위를 수성할 확률을 매우 높였다. 다음 주에는 첫 상대로 2위인 담원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미 젠지를 통과한 DRX는 사실상 담원만 잡는다면 남은 팀들은 순위적으로나 경기력적으로나 위협이 되지 못해서 탄탄대로가 펼쳐진다. 사실상 정규시즌 1위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전부터 언급되었던 챔피언 폭을 확장하는 실험은 이번주에도 계속 이어졌는데, 주로 바텀 픽에 집중되었다. KT전 1세트에는 세나-오공을 꺼내들었고, 젠지전에서는 원딜로 자야를, 서포터로는 그라가스를 꺼내들었다. 세나-오공 조합과 그라가스 서포터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자야는 2세트 연속 꺼낸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놀라운 점은 쵸비의 멈추지 않는 성장이다. 분명 쵸비의 아쉬운 점으로 라인전이 굉장히 강하지만 다른 라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난 시즌까지 있었는데 이러한 단점들을 이번 시즌 완벽히 보완했고 말도 안 되는 갱 회피 능력과 중후반 슈퍼플레이 장면 등을 보고 씨맥은 전성기 페이커를 보는 것 같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바텀을 포함한 다른 선수들도 전반적으로는 폼이 좋지 못한 모습이더라도 클러치 순간에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표식은 좋은 정글 동선 및 갱킹을 통해 DRX의 게임 양상을 편하게 해줬으며 도란도 한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데프트도 전반적으로 원딜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줬으며 케리아도 한타 구도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아군을 지키는데 주요 활약을 내세웠다. 이런 선수들 개개의 강점을 가져가면서도 전반적인 플레이와 운영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 리그 우승과 국제전을 대비해서 필요해 보인다.
또 한 가지의 아쉬운 점은 바로 밴픽에서의 기복. 다양한 승리 패턴을 활용하는 만큼 DRX는 밴픽 패턴도 다양한데, 이에 대한 수순을 제대로 밟지 못하여 밴픽 자체가 꼬여버리거나 카운터를 당하는 일도 생긴다. KT와의 경기에서도, 젠지와의 경기에서도 DRX가 세트패를 당했을 때는 항상 밴픽이 꼬여버린 경우가 많았다. 오죽하면 담원의 최대 적이 자기 자신이라면, DRX의 최대 적은 밴픽이라는 얘기까지도 나온다. 1라운드까지야 이런 부분들을 '밴픽 실험'으로 포장할 수 있지만, 그런 실험들로 인해 승점 관리가 제대로 관리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롤드컵 직행이 걸린 서머 시즌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밴픽에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더욱 전략과 수순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물론 위의 아쉬운 부분들이 현재 메타에서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메타는 상대팀의 변수를 억제하는 운영보다는 우리팀이 변수를 창출해내는 난전을 베이스로 한다. 운영도 어느 정도 교전이 받쳐주어야 가능한 부분이며 이러한 부분이 고점으로 향해 있는 강팀들의 매치는 결국에는 조합이나 골드차로 상대 변수를 예상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팀이 구도나 아이템 보유 등 변수를 활용하여 상대를 찔러넣는 개개인의 슈퍼플레이가 승패를 가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에서 올시즌 DRX의 경우 선수들이 전부 돌아가면서 해내주고 있기에 기복이 있어도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DRX가 기복이 있어도 다양한 승리 패턴을 가지고 있기에 담원에게는 난전에서의 무력은 밀렸어도 빈틈을 찔러넣은 운영으로 승리를, GEN에게는 운영에서는 빈틈이 보였지만 교전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DRX가 이번 시즌에 추구하는 방향이 이렇게 변화무쌍한 부분인데 지금까지는 굉장히 좋은 모습이다.
이제 DRX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다음 담원전. 담원전만 깔끔하게 끝내면 사실상 결승 직행과 롤드컵 직행이 거의 확정 수순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나오기 때문에[32] 이 경기에 사활을 걸고 팀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10.2. DAMWON Gaming
'''2위 | 9승 2패 | +16'''
'''다음 주 대진: DRX - HLE'''
여전히 광기에 가까운 호전성과 강한 무력으로 가볍게 1승을 챙긴 담원이었다. 담원의 올시즌 드러나는 장점은 라이너들과 정글러가 지속적으로 무력의 주사위가 고점을 찍어주는 와중에 베릴이 고스트라는 지원군의 도움을 받아서 서폿이라는 포지션 자체의 한계를 깨버리고 탑솔이나 정글러가 보여줄 법한 장악력을 뽐내는 중이란 점이다. 사실상 LCK 내에서는 담원만이 보여주는 스타일의 정점을 보여주며 다른 팀들이 숨도 못 쉴 만한 초반 스노우볼링과 난전으로 서머 3강이라는 DRX와 젠지를 제외하고는 견줄 만한 체급이 보이지 않는 서머 최강의 팀 중 하나가 되었다.
다만 다음 주 상대할 팀이 DRX라는 게 골칫거리. 담원을 상대로 1라운드에서 승리를 가져간 두 팀 중에 한 팀이고 담원에게 지속적으로 강했던 팀이니만큼 넘어야 될 벽에 가깝다.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도 담원이 경기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무조건 질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말 그대로 담원 스스로의 뇌절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담원은 서머 시즌 체급 차이가 나는 약팀들에게 1세트조차 허용한 적 없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체급이 비슷한 팀들에게도 실력에서 밀려서 진다는 느낌이 없다. DRX, 젠지도 담원이 스스로 굴렀기 때문에 졌지 상대가 더 강해서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던 팀이다.[33] 때문에 같은 서머 3강 팀들에게 전부 패했지만 담원을 3강 이하로 아무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다시 시작된 DRX와의 경기를 포함한 서머 3강 중 본인들을 제외한 DRX와 젠지를 상대로 상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시즌 성공의 최종 관문이 될 확률이 높다.[34]
10.3. Gen.G Esports
'''3위 | 9승 3패 | +12'''
'''다음 주 대진: SP'''
본인들의 실력이 한층 더 나아졌음을 증명했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얻지 못했다. 하위권이었던 다이나믹스는 2:0으로 간단히 압살했지만, DRX와의 혈전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엄청난 혈전을 벌이며 이번 서머 최고의 명경기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한 경기를 보여주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명경기 속에서 또 패배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순위 방어를 위해서는 결국 또 1라운드 때 붙었던 담원전이 중요해지는데 1라운드에서 젠지가 담원을 이겼다기보다 담원이 스스로 무너진 성향이 강했던 만큼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이번 DRX전 패배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것이다.
DRX와의 결전에서의 패배로 젠지의 서머 시즌 운영은 굉장히 경우의 수가 단순해졌는데, 못해도 2위라도 하기 위해선 담원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만약 DRX와 젠지 중 한 팀이라도 담원에게 매치 패배를 한다면 1, 2위 자리는 DRX와 담원이 나눠먹고[35] 젠지는 사실상 3위로 떨어질 확률이 굉장히 높다. 젠지가 LCK 역사를 통틀어 1위팀급의 승점 관리를 해놓았는데, 올 시즌 담원은 그 젠지보다도 더 지독하게 승점을 관리해 승수가 2나 많은 DRX보다도 승점이 더 높다. 현재 폼이 너무나도 불안정한 T1이나, 완벽한 약자 판독기 아프리카를 모두 포함하여 다른 팀들이 담원이나 DRX를 잡아주기를 바라는 건 가능성이 썩 높지는 않다.[36]
만약 위의 경우의 수에 걸려 결국 젠지가 3위로 떨어지면 골치 아픈 경우의 수가 여럿 등장한다.
- 1. 플레이오프 1R에서 T1을 만나서 패배
- 2. 담원의 서머 우승
10.4. T1
'''4위 | 7승 4패 | +5'''
'''다음 주 대진: KT - SB'''
불안했지만 어쨌든 완벽히 좌초되지는 않았다. 이번 주 유일한 경기이자 치열한 난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 한화전에서 2:1의 신승을 거두고 부진을 탈출할 기반을 마련하는데는 성공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칸나의 폼이 꾸준히 좋다는 것. 2세트에서 실수로 정화를 들었음에도 이를 극복하면서 보여준 여러 슈퍼플레이들은 T1이 탑의 힘을 바탕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커즈 역시 2세트에서 볼리베어로 한타 때 딸피인 챔피언을 잡아내는 선봉장 역할을 하며 게임을 끝냈고 3세트에서 간만에 카서스를 꺼내서 확실한 자신의 시그니처 픽이라는 것을 입증하듯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승리의 한 축을 맡아주었다. 다만 이 경기에서도 지난 젠지전 패배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듯, 깔끔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부분은 꽤 뼈아플 수밖에 없다.
비록 한화생명이 연패에서 탈출해 다시 기세를 타고 있었다곤 해도 상위권과 경쟁해야 하는 T1으로서는 1세트를 내준 것만으로도 뼈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으며, 지금의 불안불안한 폼이 쭉 이어진다면 플레이오프에 가더라도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비록 3세트는 좋은 경기력으로 완승했다고 하나 상위권 팀들이 하위권 팀을 상대로 보여준 압도적인 그것에 비해선 다소 부족했던 감이 있으며, 위태위태했던 앞선 두 세트에서의 모습을 상위권 팀들에게 보여줬다면 3세트의 기회조차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정수 감독 또한 페이커에게 조이를 계속해서 쥐어주고 세트, 카서스 등 변칙적인 픽을 선보이며 기존의 미드 원딜 캐리, 서폿 이니시에이팅의 고정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정글에게 캐리롤을, 미드에게 이니시를 맡기는 등[37] T1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상대가 한화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중론. 조이는 라인전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뒤 전 라인을 돌아다니며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 챔프인데, 페이커의 조이는 2세트 내내 상대 미드 라이너와 라인전을 대등하게 하며 로밍에서 뒤처지는 모습만을 계속해서 보여주었으며, 바텀은 라인전을 말 그대로 파괴해야 하는 애쉬 - 판테온을 들고도 상대 아펠리오스 조합에 주도권을 내주는 등[38]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허나 추가적으로 연습을 시키겠다는 김정수 감독의 언급도 있었고, 3세트에는 유체화 세트를 잡고 미르의 사일러스를 시종일관 두들겨패며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갈 줄 아는 선수라는 사실 역시 보여준 만큼 페이커의 조이 숙련도 및 라인전 주도권 면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커즈가 캐리력을 갖춘 선수임을 입증했다는 점과, 여전한 칸나의 폼 역시 호재.
다만 상위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서야 할 산이 많다. 테디와 고스트의 인간상성 문제와 전체적으로 (특히 미드-정글에서) 상위권에 비해 체급이 낮은 라인전 능력, 좁은 챔프폭으로 인한 떨어지는 밴픽 유동성, T1 특유의 느린 템포로 인한 떨어지는 난전 능력, 여전히 팀 내에서 빈번히 나오는 걸로 보이는 무분별한 줄 건 줘 콜 등등. T1 코치진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현 메타에서 가장 좋은 조합들 중 하나로 꼽히는 조이-리 신-이즈-바드를 조금 더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끔 연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바로 다음 상대가 KT인데 1라운드에서 상대의 대퍼를 받아 역전에 성공했다고는 해도 선두 DRX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내고 2세트에서도 팽팽히 싸우는 등 저력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기에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2R의 남은 대진이 하위 팀을 초반에 만나며, 상위 팀은 막바지에 만나는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준비할 시간은 벌 수 있다는 뜻. 남은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상위권 팀들의 시험대도 잘 거칠 수 있을 것이다.
10.5. Afreeca Freecs
'''5위 | 6승 5패 | +2'''
'''다음 주 대진: HLE - DRX'''
'''약자 멸시'''의 끝판왕. 담원전에서 전 라인이 터져나가면서 부진했던 탓에 설해원과 장기전을 치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상대를 2세트 연속 처절히 박살내면서 약팀 판독기로서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동부 리그 팀들과의 차이를 벌려가며 5위를 수성, 플레이오프로 향하는 관문을 더 굳게 걸어 잠가버린 건 덤.[39] 동부 리그는 서로가 서로를 물며 방황하고 있고 바로 위의 T1 역시 하위권팀 상대로 썩 매끄러운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아프리카의 입장에선 T1이 알아서 미끄러질 시 4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모든 라인이 잘 했지만 상대가 설해원인 만큼 경기력에 대해서는 다음주 DRX전까지 가봐야 알 것이다. 어차피 다음 상대도 고작 설해원과 자강두천하던 한화이기 때문에 가볍게 판독기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선 아프리카가 5강 싸움에서 하위 팀들을 잘 잡아내고 있는 것은 나름 고무적인 부분이다. 더욱이 지난 시즌 2라운드에서 여러 가지 내외적 악재로 인해 5강 싸움에서 미끄러져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던 것을 감안해본다면 좀 더 선전하고 있다고 볼 여지도 많은 편. 하지만 그것은 정규 시즌 한정이고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아프리카가 와카전 이상으로 진출하게 된다면 바로 문제가 되는 것이 상위 팀을 한 번도 잡아내지 못한 것. 설해원전에서 벤이 인터뷰에서 언급했듯이 본인들 역시 이러한 약팀 판독기라는 어찌 보면 그리 달갑지 않은 별명을 알고 있을 터, 좀 더 경기력을 보완하여 특유의 기믹을 활용해 한화를 잡아낸 뒤 1위를 달리고 있는 DRX를 상대로 최소 선전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의 약자멸시는 근본적으로 미드-정글, 특히 미드에 많이 기인 하는데 본인보다 약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미드를 상대할 때는 큰 존재감을 보이지만 한체미 후보들이 쟁쟁한 나머지 3강팀을 상대로는 기적같이 존재감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드가 시작부터 밀리고 시작하니 스피릿의 활동 범위 역시 크게 제약되는 것.[40][41] 대체로 아프리카가 가능성을 주목 받았을 때 역시 주로 플라이가 높은 폼을 보여주었을 때로 플라이의 폼이 떡상하길 바라야 한다.
10.6. kt Rolster
'''6위 | 5승 7패 | -4'''
'''다음 주 대진: T1'''
다시 만난 DRX를 상대로는 혈전을 치렀음에도 싱겁게 1:2로 패배했으나 순위 경쟁팀인 다이나믹스에게는 2:1 신승을 거두었다. 하위 3약 팀 중에서는 선두로 올라서며 그나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고지에 서게 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노장 라인업은 어쨌든 기복을 보여주다가도 한 번 씩은 제 몫을 해주는 등 평타는 쳐주고 있고, 특히 소환이 지난 시즌 2라운드에 각성한 모습을 보여준 것과 똑같이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부터 이미 확립된 '보노의 미드 갱 → 쿠로가 합류하며 맵 장악 → 에이밍의 후반 캐리'로 이어지는 윈 패턴은 나름 확고하게 굳어졌고, 이는 후반 한타에서 명확한 구심점이 없는 다이나믹스, 샌드박스와 비교했을 때 KT가 보유한 커다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주에는 역사와 전통의 통신사 라이벌 T1과 만나게 된다.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선 반드시 잡아야 될 상대라고 봐야 되고 T1의 폼도 썩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애초에 1라운드에 0:2 셧아웃을 헌납한 기억이 있을 뿐더러 정작 본인들이 그 때의 폼과 지금의 폼을 비교해도 확실히 나아졌다고 볼 만한 부분이 마땅치 않은 애매한 상황이다. 어떻게든 위태위태한 노장 라인업의 기량을 고정시키면서 T1이 노출한 상체 라인에서의 약점을 찔러 승리의 단추를 잘 꿰야 한다.
10.7. SANDBOX Gaming
'''7위 | 5승 7패 | -5'''
'''다음 주 대진: DYN - T1'''
승격 동기 담원에게 압도적인 셧아웃을 당하며 2연패를 적립하며 수렁에 빠져드는 듯했으나 설해원을 2:0으로 셧아웃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지만 개선 된 모습도 있었고, 희박하나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의 가능성도 남아 있어 남은 시즌에 대한 희망을 가져볼 만하게 되었다. 적어도 연패 수렁 시절처럼 라인전 끝나면 아무것도 안 굴리다가 허무하게 패하는 모습은 이제 확실히 없어졌고, 고점은 아직 높지 않지만 저점은 착실히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믿을맨으로 부활한 온플릭은 여전한 폼을 보여주고 있고, 다소 흔들리던 페이트도 다시 자리를 잡았으며 불안 요소로 꼽히던 봇 듀오에서도 고릴라가 POG를 따는 등 좋은 조짐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익수와도 자강두천을 펼칠 정도로 폼이 떨어져버린 서밋. 실제로 서밋의 2라운드 지표를 보면 압도적 꼴찌인 익수, 압도적으로 뒤에서 2등인 큐베 바로 위의 최하위권에 자리매김하고 있어 한때 라인전 능력만은 따라올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들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다음 주에는 순위 경쟁 상대인 다이나믹스, 3강 구도에서 밀려나버린 T1으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노린다면 둘 모두 반드시 잡아야 되는 상대다. 두 팀 모두 탑에 캐리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만큼 반드시 서밋이 이번 주차보다 나은 폼을 보여줘야 한다.
10.8. Team Dynamics
'''8위 | 4승 8패 | -7'''
'''다음 주 대진: SB'''
다이나믹스에게는 최악의 한 주가 되었다. 젠지에게 완패당한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포스트시즌 막차 경쟁 상대인 KT에게 허무한 역전패를 허용하며 동부 3룡 중 유일하게 8패를 찍는 굴욕을 맛보게 되었다. 당연히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은 한층 더 사그라졌으며, 특히 구거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한 주 동안 팀의 패배에 일조했다는 점이 가장 뼈아픈 점이었다.
바텀의 덕담은 젠지전에서 밑바닥까지 간 플레이를 보이면서 신인의 한계를 드러냈으며, 미드의 쿠잔은 라인전 능력이 1라운드 때에 비해 좋아졌으나 역으로 한타에서의 기여도가 급감하며 팀의 플레이메이커인 리치를 받쳐주거나 자신이 주도적으로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모습이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탑의 리치는 여전히 팀의 에이스로서 투자한 만큼, 혹은 그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었지만 KT와의 3세트에서는 탑 라인전에서 솔킬을 내주는 등 팀의 부진과 같이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그 전까지 POG를 받은 적은 없었지만 묵묵하게 정글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줬고, T1전에서는 뛰어난 운영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온 적도 있었던 비욘드가 챔프 폭의 한계를 드러내며 새로운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말았다.
그나마 얻은 수확이라면 KT전에서는 덕담이 애쉬와 하이머딩거를 통해 이전보다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KT의 에이스인 에이밍을 상대로 분전했고 주도적으로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글러의 바텀 개입이 적은 팀 성향을 참작하더라도 라인전에서 유리한 픽을 고른 후 CS 차이가 곧잘 나서 팀이 원하는 화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문제[42] 는 여전히 있기 때문에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든 팀의 희망회로를 돌려보자면 다이나믹스는 최상위 3강팀을 이미 둘이나 만난 상태이기 때문에, 훗날 KT와 샌드박스가 강팀전을 치른 후에는 승패가 다시금 동등하게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도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나마 제일 가능성이 높았던 입장에서 밑으로 굴러떨어진 셈이며, 약자멸시의 아프리카가 철옹성처럼 버티는 한 동부의 세 팀 모두 앞날은 어둡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이 정도의 성적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였으므로, 더 이상 떨어질 곳은 없다는 마음으로 남은 한 경기 한 경기마다 사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10.9. Hanwha Life Esports
'''9위 | 1승 10패 | -16'''
'''다음 주 대진: AF - DWG'''
그나마 세트 승을 거뒀던 T1을 상대로 또 한 번 1:2의 패배를 당하면서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남은 대진은 지난 1라운드 당시 세트 승도 못 가져간 팀들밖에 없는데다 하필 다음 상대가 판독기 아프리카, 약자를 깔끔하게 잡아내는 DRX보다 약팀 상대로 난폭한 게임을 하는 담원이다 보니 한치 앞이 매우 어둡다.
일단 두두-미르 신인 탑 미드는 팀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급하게 투입한''' 쌩신인치고는 '''매우''' 잘 해주고 있다. 두두의 오공이나 미르의 갈리오는 상당히 괜찮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바 있으며, 특히 미르의 갈리오는 설해원전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T1전 1세트 승리에도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들이댈 때와 접을 때를 모르고 덤비다 상대의 노림수에 걸려드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는 등 어쩔 수 없는 신인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다 만 신인들을 투입해야 할 정도로 큐베-라바의 폼이 처참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매우 고무적인 것은 하루의 폼. T1전에서 보여준 폼은 한 주 전의 그 하루가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엄청난 경기력이었다. 비록 팀은 패배했으나 이 확실히 개선된 하루의 폼을 바탕으로 두두의 탑신병 및 미르의 갈리오를 제외한 다른 챔피언의 숙련도를 깔끔하게 개선해 낼 수 있다면 최하위 탈출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남은 문제는 바텀인데, 리헨즈야 가끔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며 게임을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박도현 선생님은 1라운드 때 고통만 받다가 결국 침체에 빠져버렸다. 바이퍼가 테디처럼 팀 전체가 부진하는 와중에도 좋은 지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데프트나 룰러처럼 먹은 것 이상의 값을 돌려주는 것도 아닌데다가 그 개노답이었던 상체 라인과 달리 대안도 없기에 바이퍼가 고통롤을 하더라도 우선 스스로의 힘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10.10. SeolHaeOne Prince
'''10위 | 1승 11패 | -18'''
'''다음 주 대진: GEN'''
시즌의 중반을 넘어선 6주차 시점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망가져버린 팀이 되었다. 시즌 개막 직후 한화를 한 번 꺾긴 했지만, 이후로 한화와의 리턴 매치에서 패한 것을 포함해 내리 11연패를 찍고 있다. 과정이라도 좀 괜찮으면 모르겠으나 게임을 하면 할수록 바닥에도 밑바닥이 있음을 보여주듯 저점을 끝없이 갱신하고 있다. 가장 암담한 것은 제일 이겨볼 만한 두 팀을 2라운드 초반에 미리 만났기에 라운드 전패를 막을 가능성이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는 것.
여전히 설해원은 자신들이 어떤 게임을 할 것이냐에 대한 방향성과 그것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는 확고히 가지고 있다. 문제는 아프리카는 물론 자신들 바로 위 단계인 샌드박스나 순위 경쟁 상대인 한화생명과도 비교하기 힘들 만큼 뒤떨어진 라인전 단계의 체급이다. 그나마 저점만 열심히 찍던 익수와 미키가 서서히 평타 정도는 쳐주는 주사위를 띄워주기 시작하긴 했지만 이것이 샌드박스, 한화생명을 상대로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더 높은 수준의 팀들과의 대결에선 이들의 좋아보였던 폼이 유지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설해원에게 닥친 또 하나의 악재는 다음 주부터 젠지-T1-담원 등 상위권 팀을 줄줄이 만나는 지옥의 3연전이 이어진다는 것. 그나마 서부 리그에서 가장 흔들리고 있는 팀이 T1이라곤 하지만 이미 한화생명이라는 보약을 챙겨먹은 T1에게 2번째 보약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