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1. 개요
2. 개발자의 무덤
2.1. 낮은 실력
2.2. 지옥의 피라미드
2.3. 갑질
2.4. 모텔 합숙
2.5. 퇴근을 거부(?)하는 업무문화
2.6. 건강과 결혼
2.7. 이직
3. 개발자 대우와 연봉
4. 대기업
4.1. SI업계 대기업 목록
6. 해외
7. 여담
8. 관련 문서


1. 개요


System Integration(시스템 통합)의 약자. 네트웍,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IT와 관련된 수많은 요소들을 결합시켜,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함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IT서비스 사업을 의미한다. # 임베디드 개발, 게임 개발 등의 다른 분야들과 같이 코딩덕후들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전산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시스템의 기획, 개발, 유지보수, 운영 등을 대신 해주는 업종이다. 그래서 개인이 아니라 기업, 관공서, 금융권 등이 주된 고객이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제안서를 작성하고, PM개발자를 투입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한 뒤, 소요된 인건비와 솔루션의 단가 등을 수임료로 벌어들이는 형태의 산업이다. 따라서 도급 시스템과 파견 업무를 그 특성으로 한다.
그래서 SI 업계가 한국 SW 업계에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개발 입문자에게도 장벽이 그리 높지 않고 이후 실력을 쌓아 창업하거나 이직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환경. 다만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업계 대우나 업계 평가 등에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의미로만 따지면 사업 영역이 너무 넓기 때문에 발주처(고객)가 정해져 있는 사업을 SI로 보는 경우가 많다. 즉 비슷한 업무를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라도, 특정한 고객만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또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경우라면 SI이고, 앱스토어 같은 곳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동일한 프로그램을 판다면 SI가 아니다. 그러나 사실 어디까지가 SI인지, 어디부터는 SI가 아닌지 그 경계를 설정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가령 같은 부서의 같은 파트 일이라도 부분적으로 외주를 주거나 비정규직 담당으로 돌리면 SI가 되기도 한다.
국내 SI 업계는 주로 스프링 프레임워크(정확히 말하면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Java 웹 개발이나 모바일 앱 개발을 한다. 이 때문에 JavaScriptPHP도 가능하다. 비주얼 베이직도 일부 사용한다.
SI에 대한 좋지 않은 말들이 많지만 그래도 꾸준히 프로그래머들이 몰리는 이유는 시장규모가 크고 채용인원이 많기 때문이다.# 기사를 보면 2018년 기준 대한민국 SW산업의 업종별 매출액 합계 순위를 따져봤을때 SI 업종이 매출 28.8조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로는 네이버, 카카오 등 유명 포털업체가 소속된 인터넷 서비스 업종이 13.7조로 2위를, 게임업계가 11.3조로 3위를 차지했다. 액수로만 따지면 포털, 인터넷 서비스의 2배가 넘으며 게임업계보다 2.6~3배 정도 큰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는 삼성SDS, LG CNS 등 그룹의 모든 SI사업을 독점하는 대기업들이 집계에 포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 업종에서도 네이버(5조)와 카카오(2조~3조), 게임업계에서 넷마블, 넥슨, NC소프트를 뺀다면 그 규모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을 볼 때 SI만의 특이한 구조라고 보긴 어렵다. 어찌되었든 SI는 현재 대한민국 SW업계에서 가장 시장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평가가 좋지 않은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산업구조에 있다. SI 기업은 전산시스템이 필요한 공공기관, 정부, 혹은 사기업의 사업발주에 입찰하여 계약을 따내 개발을 진행하는데 정부에서조차 SW 개발자의 인력단가를 높게 쳐주지 않는다.[1] 일반 사기업의 발주인 경우에도 을인 SI업체의 상황상 자신들이 단가를 더 싸게 책정 할 경우 계약을 따낼 확률이 많기 때문에 기업간 계약금에 대한 출혈 경쟁이 발생한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단 계약을 따냈다면 인력을 확보하여 개발을 해야하는데 보통의 SI 업체들은 자신들의 인력풀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많은 사업을 따내는 편이다. 그 이유는 일단 사업을 많이 따내고 보는 것이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자사 인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사업이더라도 개발은 해야될터, 이 때 SI 업체는 인력 공급을 위해 공채나 수시채용 등으로 자사 인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해당 사업에 대해 재하청을 준다. 즉 A라는 기업은 B에게 개발을 맡겼지만 B가 자사 인력으로 개발이 불가능하여 C나 D로 다시 재 하청을 주는 것이다. 이때 계약의 단계가 깊어질수록 단가 또한 계속 깎여나간다. 하청을 주는 이유는 공채나 수시채용을 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의 소모보다 하청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2]
이런 산업의 규모가 작다면 또 모를까, 매출액으로 보나 수요와 공급으로 보나 산업의 규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저런 구조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SI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더라도 넘치는 수요로 인하여 쉽게 취업 할 수 있는 곳이므로 SI에 취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자리가 많기 때문에 실업률도 상당히 낮다. 실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일단 들어갈 때까지는 유리하다. 수요가 워낙 많아 진입장벽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국비 지원학원을 다녀서 공부를 하고 나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가 접고 개발자가 된 케이스도 꽤 있다.
문제는 실력은 부족한데 돈은 많이 받고 싶은 경우다. 국비 지원학원 출신들의 유입이 워낙 많아, 학원 출신의 하위권 개발자가 막장 인력파견소에서 경력을 쌓을 경우 연봉이 오르지 않고 처우도 열악하다. 이는 아래 문제점들의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오해하면 안될 것은 하위권 개발자가 워낙에 많을 뿐 그 안에서 실력을 쌓는다면 승진 혹은 타 업종(게임, 자체 솔루션 개발 등)으로의 이직이나 더 좋은 환경의 업체로 이직하는 것은 본인에게 달린 문제이다.
영업력 있는 프리랜서의 경우 SI를 하더라도 고소득이다. 그리고 실력이 있는 사람과 코더 사이에 눈에 확 띄는 차이가 있으므로 해외취업에 굉장히 유리하다. 웬만한 선진국에서는 다 프로그래밍 계통 직업을 잘 받고 이민으로 받아들이는 인원도 다른 업종에 비해 훨씬 많다. 오죽하면 마크 저커버그가 자기 업계에 이민법을 개정시키려고 로비도 하고 웹사이트도 만들고 온갖 생쇼를 다 하겠는가...[3]

2. 개발자의 무덤


SI 개발자의 비참한 현실
갑을 관계로부터 비롯되는 수많은 비리와 횡포 탓에 개발자의 무덤으로 불리며 악명이 높다. 특히 한국의 SW 개발자들과 코딩덕후들 사이에서 SI가 이런 악명을 가지고 있다.
2018년 기준, 어려운 취업의 현실로 인하여 20대 신입이 SI로 유입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아졌지만 아래문단에도 언급되었듯이 대기업은 전형적인 하후상박, 그 이하 중소기업은 시작부터 연봉이 저조한 구조다. 20대가 실력과 경력을 쌓는 2~4년 사이에 다른 SW업계로 이직을 많이하는 관계로 대리~선임급 개발자가 굉장히 적은 편이며 그로 인해 개발자로서는 나이가 많은 40대를 중심으로 30대 중후반 경력자들만 남아서 활발히 팔리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나 시스템 엔지니어 쪽은 극악한 근무 조건으로 인해 초급자는 아예 찾아 보기도 힘들다. 네트워크와 시스템 엔지니어는 24시간 대기가 기본이고 갑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 가야 하는 직종이다 보니 아예 시작을 하려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SI 프로젝트 수행팀을 구성하다 보면 중년들 위주가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문단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SI 중소기업은 대기업, 공공기관 하청을 주된 업무로 한다. 그리고 이런 회사에서 일하는 개발자가 국내 개발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파견용역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도방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고, 그래서 업계 속어로 '보도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갑을병정의 하청, 프로젝트, 파견직 등의 구조가 건설회사의 현장 단순기술 하청업체와 비슷하다. 주된 문제점인 저임금, 폭언, 상명하복, 야근과 특근 등의 문제도 건설사 하청업체와 비슷하게 안고 있다.
취직이 잘 되고 시장이 넓다니 마치 미래 유망직종인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SI(+SM) 업종은 프로그래머의 진로 중 최악의 선택으로 손꼽힌다. 대기업, 공무원, 공공기관, 또는 건실한 스타트업에 갈 수 있는 사람들은 절대 이런 보도방에 오지 않는다. 급여, 복지, 대우, 직업안정성, 실력 성장의 기회 등 모든 것이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펙, 실력이 없거나 나이가 많다고 해서 업무여건 좋은 기업에서 채용해주지 않고 개발자 외에 먹고 살 방법이 없다면 이런 보도방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기저기 다 떨어진 대학생의 시작점이자 다른 곳에서 밀려난 개발자의 종착점이 이 보도방이다.
이런 회사는 취업하기 쉽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안 받아주는 사람들도 6개월 정도의 Java 전일제 교육, 고졸 이상의 학력, 30대 중반 이하의 나이만 갖추면 쉽게 들어올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취업이 잘 되는 이유는 2가지다. 첫번째는 조금만 일해봐도 현실을 깨닫고 금방 도망가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40대 이상의 실무자는 SI 고객사에서 싫어하기 때문이다.
초봉은 2019년 기준 세전 2,300~2,500만원쯤에서 시작해서 3년차에는 3,000~3,500, 5년차까지는 좀 더 오른다. 하지만 5년차 이후로는 PM이 되거나 탈SI를 하거나 SI 창업을 하지 않는 한 연봉이 더 오르지 않는다. 거기다 발주처에서 40대 이상의 실무 개발자가 부려먹기 불편하다고 싫어하기 때문에 고용안정성도 낮다.
SI 업계의 프로그래머는 무능한 사람보다 유능한 사람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프로그래밍의 특성상 무능한 사람을 갈궈봤자 무능해서 못 하는 일은 끝까지 못 하기 때문이다. 일이 늘어나면 욕먹을 일도 더 늘어난다. 그래서 유능할수록 폭언, 욕설, 협박을 더 많이 듣게 된다. 거기다 중소기업 특유의 어설픈 인사관리의 특성상 잘 하는 만큼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유능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다가 이직하거나 탈SI를 시도하게 된다. 여기에는 개발 과정 자체의 문제도 있는데, SI 업계에선 소스 코드를 'DB에 접속하여 쿼리를 날린 결과를 받아오는 스크립트의 집합'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소스 코드가 어떤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OOP는 그저 장식일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SQL문으로만 떡칠된 경우도 허다하다. 많은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Java를 쓰면서도, Java라는 언어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경우는 적다. 상황이 이러니 개발자가 실력을 제대로 키우는 것 또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류대 출신 중 경력 관리의 부실로 인해 중소 SI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대기업, 공무원 동문들이 좋은 환경에서 높은 임금 받고 일 덜 하고 갑질 안 당하는 걸 보면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2.1. 낮은 실력


SI 산업 인력은 인터넷기업[4]에 비해 평균적인 개발 실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SI의 특성상 원청의 업무를 아는 것, 일명 도메인 지식이 중요한데, 인터넷기업 같은 경우 그 자체가 원청인 경우가 많아 그런 도메인 지식은 별로 필요없기 때문이다. 이 논쟁은 기술에 있어 업무 친화적 기술이 중요한가 vs 기술 고도화가 중요한가 논쟁으로도 확장이 되었지만 끝은 없다.
SI의 경력을 인터넷기업에서 높게 쳐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SI 기업 인력들이 강점이 있는 도메인 지식은 사실 그 업무를 얼마나 오래했는가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력이 쌓이면 차츰 늘어가는 게 있는데 기술 발전은 자기가 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 특히 SI 경력이 오래된 사람은 그 생활에 익숙해져서 업무 지식(=오랜 경력)이 대단한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데 그건 그 업무를 안 맡게 되는 순간부터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다. 그래서 기술 발전은 더딘데 업무 이해도는 높아지는 현상이 생긴다.
물론 SI에 특화된 기술도 분명히 존재한다. 아직까지도 한국은 웹개발 시 Spring-Java가 메인인데 SI 기술은 이걸 잘 커버하고 있다. 하지만 DevOps, Agile, MSA 등 최신의 트렌드를 수직적 체계의 SI에 신속하게 적용하는 것은 어렵고, 상용 개발 도구나 코드 리뷰 문화를 도입하는 것에도 여러가지 장벽이 많아 일정 수준 이상으로의 발전은 한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

2.2. 지옥의 피라미드


SI 산업은 갑(甲)인 고객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시스템을 발주하고, 을(乙)인 개발업체가 사업을 수주하여 개발을 진행하는 구조다. SI는 고객(갑)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그 업무적 특성으로 인하여, 수많은 갑질과 횡포가 발생하곤 한다. 사실 SI가 아니라면 갑질하기 힘들다. 그 고객에게 팔지 않고, 다른 고객에게 팔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갑과 을로만 끝나는 단순한 관계라면 그나마 문제가 덜하겠지만, 갑으로부터 사업을 따낸 을이 영업에만 관여하고 구체적인 개발은 병(丙)에게 맡기고, 심지어 병(丙)조차도 여건상 스스로는 사업을 감당하지 못해 다시 정(丁)에게 일을 넘기고... 이렇게 해서 단순한 갑을관계가 아니라 갑을병정무... 이런 복잡한 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이 많다. 즉 주인과 노예의 피라미드가 구성되면서 진정한 헬게이트를 연다는 게 이 업종의 문제인 것이다.
일단 갑을병정의 구조가 성립되고 나면 문제가 되는 것이 뭐냐면 여기서 하청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발상의 오류를 미연에 방지하고,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먹이사슬의 아래로 내려갈수록 기간과 비용의 단축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령, 갑이 1년의 기간과 30억의 사업비의 조건으로 을에게 발주했다면, 을은 이것을 10개월의 기간과 20억의 사업비의 조건으로 병에게 넘기고, 병은 다시 6개월의 기간과 10억의 사업비의 조건으로 정에게 넘기게 된다(가끔은 정 이하로 더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그럼 정에 소속된 개발자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월화수목금금금노예나 다를 바 없는 생활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갑과 을의 단순 용역 관계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 물론 따로 별도의 업체에게 하청을 주지 않으므로 그만큼 을이 얻는 수익은 많아지겠지만, 대신 을에 소속된 개발자들의 노동력은 경영자에 의해 가차없이 쥐어 짜여지며, 경영자는 조금이라도 이윤을 더 남기기 위해 프로젝트를 최대한 짧은 기간으로 최대한 적은 인원에게 담당시키게 된다. 그렇게 되었을 때, 개발자가 겪는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하여 SI업은 시궁창이 되어가고, 거기에 속한 경영자와 개발자의 인간성은 황폐화의 극을 달리게 되는 것이다. 군복무를 한 남자라면, 군대에서 행정보급관과 휴가를 짤린 말년병장의 관계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2.3. 갑질


현대 사회에서 갑과 을 관계를 피할 수는 없다. 내가 을의 입장에 놓일 때 이런 관계 하에서의 정당하지 못한 요구는 사람을 괴롭히고 화나게 만든다. 어떨 때에는 멱살을 잡고 싶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을의 처지에서는 화를 속으로 삼키고, 그저 참아야 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사회 문제가 개발 프로세스에 나타나는 것에 SI의 진수(?)가 존재한다.
갑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어떤 걸 원하는지 상상만 할 뿐 사실은 잘 모른다. 그리고 을은 상상에만 의존한 채 지도도 없이 나침반만 가지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그나마 을이 갑의 생각과 기존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다면 그나마 사정이 낫겠지만, 일반적으로 을은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에 대해서는 잘 모를 가능성이 크다. 재계약이라도 하면 또 모를까. 따라서 더욱 처참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
거기다 개발 중간에 사양 변경이 수시로 발생하곤 한다. 보통 시키는 측은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니 구조적으로 합리적인 수정 방안을 고려할 수도 없고 하청업체의 입장을 고려하지도 않으며, 개발하는 측도 일정이 부족하니 근본적인 구조를 수정하진 못하고 그저 임시방편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아, 이것이 쌓여가면서 시스템은 엉망이 되어 간다. 물론 사양이 변경된다고 해서 예산/일정이 더 주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도 문제지만. 더 안 좋은 경우로 말로는 사양 변경인데, 내용은 추가할 기능으로 가득 차기도 한다. 보통은 시작 시 기능 파악 및 시스템 설계를 제대로 못해서 빠졌거나 갑 쪽 높으신 분들이 시켜서 그런 경우가 많지만, 가끔씩은 비용을 줄이려고[5][6] 계약 때는 일부러 기능을 누락시켰다가 나중에 추가하는 악질적인 경우도 있다. 물론 이것은 SI에서만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SI에서는 갑질과 시간/예산 부족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한편 을 이하인 개발사 입장에서도 이런 식으로 끊임없는 기능 개선 요구(를 빙자한 사실상의 재개발 요구)를 당하며 산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체계를 처음으로 도입할 때까지는 딱 요구하는 만큼만 개발하고 세부적인 기능은 내부 계획으로만 남겨놓거나, 이미 개발해놓았지만 숨겨놓기도 한다. 요구사항 이상으로 만들었다고 돈을 더 쳐주는 것도 아니고, 잘 만들든 못 만들든 개선 요구는 반드시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요구사항이 들어오면 그때가서 미리 계획했던 대로 뚝딱 만들어내거나 숨겨두었던 기능을 푸는 식이다. 또한 이 바닥에 오래 있다 보면 갑의 무리한 요구를 잘 흘려보내며 거절할 수 있는 화술이 생긴다.(...)[7]
그리고 세상 인심이라는 것이 웃긴 게, 고용인의 입장이 되고 나면 돈 주고 부려 쓰는 사람은 나도 모르게 피고용인을 하대하게 되는 경향이 있고, 사람 대접을 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직원을 고객으로 만나게 되면, 그들의 터무니 없는 주인의식과 권위의식에 모든 것을 집어치우고 주먹을 불끈 쥐고 싶어지는 격한 감정에 휩싸이는 걸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철밥통이라 SI에 대해 공부하지 않은 상태로 아무렇게나 주문하는 점, 그리고 철밥통이라 SI를 어떻게 갈구든 안 잘리는 점 때문에 그렇다. '나 대신 일해주는 기계' 정도의 취급을 한다.

2.4. 모텔 합숙


SI는 개발자 본인이 소속된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고객업체에 파견을 가게 된다. 길어야 1년이고 대부분은 몇 개월에 불과한 파견기간을 감안하면, 약소하게나마 잠잘 곳이라도 마련해야 하는데 그곳은 보통 고시원이나 모텔이 고작이기 마련이다. 그나마 요즘에는 고객사에서 기숙사를 배정해주거나 파견업체에서 원룸을 대여해주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건 정말 양호한 경우이고 100인 이하의 중소기업의 경우 이 정도 배려는 상상할 수도 없다. 그리고 SI 사업의 고객사는 주로 보안에 예민한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이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원격지 개발을 하는 것도 허가하지 않는 경우가 절대 다수이다.

보통 회사 내에서는 상사와 책상을 마주하기만 해도 피곤한 일이 한둘이 아닌데, 숙식을 함께 할 때의 피로함이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상사가 술을 좋아하고 잠이 적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나마 사무실 환경이라도 괜찮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사무실 한 구석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작업하는 경우도 많고, 심하면 창고나 기계실, 서버실 등에 자리를 마련하는 경우도 많다. 한 사이트에는 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작업실을 마련한 모습이 올라와서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기도 했다.

2.5. 퇴근을 거부(?)하는 업무문화


보통 기업에는 정규근무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근로계약서에도 정규근무시간이 명시되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상사는 직원들을 정규근무시간 이내에 업무를 마치도록 독려하고, 직원들도 정규근무시간 내에 마치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SI 업계는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면서 갑질을 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정시에 퇴근하는 모습을 보이면 일정을 더 단축해줄 것을 요구받는다. 아니면 추가기능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조금 더 해 주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순간까지 쥐어짜지 못 해 안달을 한다.
그래서 아예 퇴근을 포기하거나 서두를 생각조차 않고 어차피 시간 안에 다 못 할 바에야 널널하게 일하자는 마인드가 만연하다. 거기다 원체 일이 많은지라 업무특성상 일을 정규 근무시간 안에 마칠 수 없는 점도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보통 주당 70시간, 6개월 내내 주말출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거기다 마감 즈음[8]이 되면 주당 100시간 일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앓아눕는 경우도 많았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병가를 주는 게 아니라 건강 관리가 부실한 건 직장인으로서 자기관리가 안 되는 거라면서 해고해버린다.
물론 그렇지 않은 프로젝트와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다, SI 프로젝트에서 정시퇴근을 경험했다는 증언도 있지만, 이것은 대부분의 경우 얘기만 무성하고 실체는 없는 도시전설에 지나지 않는다 카더라. 설령 해당 사례가 진실이라 하더라도, 일부의 사례일 뿐 전체적인 업무 환경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다행인 점은 흔히 주 52시간 근무제로 통하는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에는 SI업계도 당연히 대한민국 근로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대기업SI부터 노동시간과 야근이 굉장히 나아지고 있다. [9] 법이 시행되기 전 초창기에는 SI업계 협회인 IT서비스산업협회(ITSA)에서 SI 산업 현실상 주 52시간을 지키는것이 불가능하다며 특례 적용을 해달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업계의 여론을 고려하여 계획을 철회하였다.# 2018년 7월 1일부로 새로운 근로기준법이 시행되었으며 주52시간 근무제가 SI업계에도 적용되었다.
이후 열린 정보통신부 장관 간담회에서 SI업계는 어디까지나 을의 입장임은 법 시행 이후에도 변함이 없기 때문에 갑 발주자가 원하는 일정과 비용에 여전히 많이 시달리는 편이라 정부차원에서 발주자의 갑질을 막을만한 방법을 마련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였으며, 이에 대해 정부도 법정 노동 시간 외의 용역을 발주한 공공기관의 무리한 업무 지시를 막는 법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신규채용이 늘어나는 관계로 이에 따른 계약상의 적정 단가를 책정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

2.6. 건강과 결혼


주중은 물론이고, 주말도 없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업무에 매달리다 보니 몸이 성할 리가 만무하고, 또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 탓에 과반수가 술이나 담배를 접하게 되고, 이러다 보니 밤 12시까지 일하고 새벽 3시까지 술 마시는 라이프 스타일을 힘들이지 않고 찾아볼 수 있다.
운동 부족으로 배는 나오지, 업무의 특성상 성격이 까칠해지기 십상이지, 거기다 사교 목적으로 사람을 만날 시간은 부족하지... 이러한 상황이니 미혼이더라도 결혼에 신경 쓸 여력도 없고, 여건도 안 된다. 아무리 초혼연령이 높아졌다지만 결혼을 원함에도 40대까지 미혼인 경우가 그리 흔한 것이 아닌데, SI업계 바닥에서는 좁은 사무실에서도 쉽게 그런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2.7. 이직


신입 개발자는 업계 경력 3년이 경과할 때까지는 온갖 수모를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SI 업계에서 기술력을 쌓으면 차후 경력직 이직을 할 수 있다. 대기업이나 유명 포털 업체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SI 업계에서 벗어나 갑(甲)의 위치가 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단, 나이 제한 때문에 나이가 너무 많으면 이것도 쉽지는 않다.
탈SI가 좌절될 경우, 좀 더 돈을 많이 주는 업체로 이직하거나, 돈에 목을 매는 프리랜서의 길을 가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다른 업계로 이직하는 것은 아니고 결국 SI업계에 종사한다는 것 자체는 마찬가지다. 개발자로서 복지와 실력 향상의 기회를 모두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은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라인, 쿠팡 등과 같은 B2C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이다. 이러한 업체들과 SI 업체들 간의 기술력 격차는 이제 하늘과 땅 수준으로 벌어져 있다.
한편 짬짬이 영어 등 외국어 공부를 해두었을 경우 기술이민이라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자격증명을 통한 기술이민을 받는 국가들의 경우, 정해진 룰에 따라 이민 자격 자체만 증명할 수 있으면 그 동안 다녔던 회사의 규모나 질, 네임밸류 등은 거의 보지 않는다. 나이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른 항목(언어, 학력, 경력 등)으로 만회할 기회라도 주어진다. 일례로 40대를 넘어서도 개발자 자격으로 기술이민한 후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이쪽 길에 들어섰더라도 어떻게든 시간을 짜내서 따로 자기계발을 하길 추천한다. 설령 기술이민을 택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자기계발은 자신에게 득이 되면 됐지, 결코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한편 기술이민에 관심은 있는데, 많은 업무량 때문에 도저히 공부할 시간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면[10] 차라리 월급을 희생해서라도 자기계발 정도는 가능한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민 후 현지 취업은 또 다른 별개의 문제이다.

3. 개발자 대우와 연봉


개발자의 경우 SI든, 사내 시스템 개발이든 앱 개발이든 사용하는 툴이나 언어가 다를 뿐 하는 일은 비슷하다. 따라서 개발자의 위상은 업계나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라 몸 담고 있는 회사나 연봉에 의해 결정된다. 아래는 대중적인 Java가 메인인 개발자의 경우의 예. (예시일 뿐이다. 업체마다, 사람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다.)
  • SI 대기업, 프리랜서의 경우 별도 문단 참조.
해당 업체 연봉 테이블을 그대로 따라간다. 이 때문에 금융공기업 전산직 사원은 연봉이 엄청나게 높다. 거기다 공공기관 특성상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집행유예 나올 정도 아니면 정년이 보장된다. 그리고 입사자의 20% 정도만 차장 이상으로 승진할 수 있기 때문에 승진을 미리 포기하면 야근을 할 필요도 없다. 다만, 프로그래머로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기는 힘들다. 대개 컴퓨터 수리, OS 재설치 같은 잡무를 같이 한다.
  • 중소기업
4년제 대졸자 초임이 다른 직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신입 때 적게 받다가[11] 3~4년차 정도에 크게 연봉이 오른다. 좋은 회사는 퇴사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구인 자체를 잘 하지 않고 간혹 나더라도 지인 추천으로 많이 뽑지만[12], 나쁜 회사는 잡코리아 같은 사이트에 365일 구인 공고가 난다. 때문에 인맥 없이 잡코리아 같은 구인 사이트를 보고 구직을 하게 되면 대부분 막장일 확률이 높다.
개인 간의 연봉 차이가 심한 직종이라, 중견급 회사의 실력 있는 개발자의 경우 대기업 이상의 대우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같은 직급의 동료는 연봉을 알 수 없다.
  • 중견기업 이상의 전산실 직원
해당 업체와 운명을 같이한다. 이유는 개발 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게 아니라서 이직이 쉽지 않기 때문. 하지만 보통 정년이 보장되고 업무 강도는 약한 편이다. 연봉 역시 사내 연봉 테이블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 인력파견회사 (일명 보도방)
가장 나쁜 케이스. 신입을 뽑자마자 바로 파견을 시키려고 경력 뻥튀기에 심지어 학력위조까지 서슴치 않는다. 사수 없이 홀로 방치되어 전전긍긍하다가 욕 먹고 프로젝트에서 퇴출당하는 경우도 많다. 국비지원이 생긴 후로는 아무 신입이나 막 뽑은 뒤 국가 지원금만 빼먹고 버리는 경우도 있으니 취업자들은 주의[13]해야 한다.
다른 프로그래머들과 달리 SI는 학력이나 학벌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그 이유는 갑질 때문인데, 갑이 프로그램 설계나 개발 단계에서 투입인력을 감시하기 때문이다. (갑의 의사 결정권자는 대부분 4~50대이며 개발자의 실력이 학벌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개발자나 설계자/PM의 학벌이 마음에 안 들 경우 여러가지로 태클이 들어온다. (실제로 프로그램 핵심 설계자가 전문대졸이라는 이유로 교체를 요청하기도 한다.)

4. 대기업


물론 대기업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타지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 오피스텔이 제공되고, 주거에 필요한 TV나 전자렌지 등 가전제품부터 시작해 생필품까지 지원되며, 타지 근무에 따른 추가 수당도 지급된다. SI라 하더라도 중소기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지와 연봉이 우수하다.
그러나 산업의 특성상 메이저 대기업과 비교하면 처우가 떨어진다. 인센티브가 적기 때문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과 같은 메이저 대기업에 비해서는 연봉이 부족하고, 외부의 인식도 좋지만은 않다.
가령, SW개발 직무로 삼성전자 DS나 무선사업부에 들어가면 성과급을 포함해 6-7천만원(초봉, 세전 기준)이지만 삼성SDS에 입사해 삼성전자 DS나 무선사업부의 업무를 맡게 되면 5-6천만원 수준이다.[14]
연봉 외에도 갑을 관계에서 '을'에 위치한다는 것도 단점이다. 2017년 서울아산병원LG CNS 사이에서 발생한 소송이 그 예다. 3년간 400억원을 들여 기존 프로그램 2.0을 차세대 프로그램 3.0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부분이다. 병원측에서는 기존 프로그램의 모든 기능을 포괄하길 원했고 SI사측에서는 그런 것은 계약에 없었다는 주장을 했다. 이런 식이라서 대기업 SI라 할지라도 갑질을 당한다. 소송까지 안 가더라도 프로젝트 한 개 계약해놓고 두 개 분량을 맡기거나, SI사의 임직원을 함부로 대하는 등의 횡포가 많다.
매출 규모로는 일반적인 국민들이 흔히 아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의 인터넷기업을 가볍게 앞지른다. 출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연매출 300억 이상 SW기업 중 매출규모 1위가 삼성 SDS(9조원)#, 2위가 네이버(4조)#이며 3위에 LG CNS(3조)#가 있고 다음과 합친 카카오도 4위에 불과하다. 그 외에도 현대오토에버 등의 SI 업체도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때문에 고용규모가 압도적이다. 삼성 SDS 2만명#, LG CNS 6000명#으로 참고로 SW기업 매출 2위인 네이버의 고용규모는 2000명에 불과하다.#
2020년 기준 SI 빅3 대기업의 초봉은 5-6천 정도이다. 전형적인 하후상박[15] 구조라서 신입때는 연봉이 나쁘지 않지만 연봉 인상률이 낮은 편.
SI업체가 이렇게 대한민국의 SW산업에서 생각 이상으로 그 규모와 비중이 큰 이유는 SI업체는 그 특성상 자사의 IT솔루션을 소비해 줄 모기업의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2017년자 기사로 대한민국의 상위 30개 대기업중 SI계열사를 보유한 18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내부거래 비중이 57.8%를 차지한다.# 즉 기본적인 경제구조에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큰 영향을 발휘하는 대한민국의 특성상 계열사가 없는 일반적인 중소SW업체들보다 대기업 계열 SI업체들이 매출 창출이 훨씬 수월하였으며 이것이 SW산업에서 SI가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비SI업체중 가장 매출규모가 높은 2개의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매출을 합쳐도 삼성SDS의 60~70%수준에 불과한 것이 그 예이다.
여담으로 삼성 SDS의 사내 프로젝트로 시작한 검색엔진이 해당 프로젝트의 진행자였던 이해진의 퇴사 후 벤처기업 창립으로 네이버가 되었으며 삼성SDS에서 근무하던 김범수가 퇴사한 뒤 한게임을 만들었다. 이후 한게임은 NHN이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와 합병하였으며, 김범수가 NHN을 퇴사하고 만든 벤처기업이 카카오가 되었다. 특히 카카오는 만년 2등 포털이었던 다음까지 인수하면서 기업 규모가 압도적으로 커졌다. 그리고 현재 SI 대기업인 삼성, LG와 삼성SDS 출신 개발자들이 만든 네이버, 카카오가 나란히 SW기업 매출 1~4위를 먹고 있다.
개발자가 SI 원청에서 외주관리 위주로 맡으면 역량이 감퇴되는 편이다.

4.1. SI업계 대기업 목록


  • 삼성SDS
  • LG CNS
  • SK주식회사 C&C(구 SK C&C)[16]
  • 현대오토에버
  • 케이티디에스
  • 롯데정보통신
  •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 한화시스템(방산업과 SI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5. 프리랜서


SI업계의 특성은 건설업의 특성과 비슷하다. 사업이 일 년 내내 계속 지속되기를 기대하긴 힘들고, 특정 기간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또한 특정 업체에 과도하게 집중되기도 한다. 따라서 SI 개발 업체들은 프로그래머를 정규직으로 고용할 경우 사업이 없을 때 회사를 유지하기 힘들고, 반대로 사업이 갑자기 늘어났을 경우에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게 된다. 이 때문에 SI업계에서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만 고용하는 프리랜서 시장이 발달하게 되었다. 흔히 프리랜서(프리)라고 불리긴 하지만 법적으로 말하자면 비정규 계약직이다. 그러나 업무적으로는 정규직과 하는 일이 동일하다. 보통은 근태 감독을 받고 지시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분류된다. 다만 특정 개발업체와 기간제 고용계약을 맺고 출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주업체로부터 사업을 따내서 자기 명의로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진짜 프리랜서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SI의 경우 프로젝트 기간 동안 계약하고, SM의 경우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게 관례다. 재택 프리랜서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며, 출퇴근을 안 하기 때문에 보통 투잡으로 일을 하거나, 팀 단위 소규모 하청 형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입은 연봉이 아니라 월단가로 계산한다. 초/중/고급 기준으로 보통 350/450/550~이 기준이 되지만 [17] 일반 정규직과 비교를 할 때, '프리랜서 월급 x 10 = 정규직 연봉'으로 본다. 프리랜서는 정규직처럼 365일 내내 일이 항상 있을 수 없기 때문이고, 정규직은 +퇴직금까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랜서가 월급 400만원을 받는다는 정규직 연봉 4000만원이랑 비교할 수 있다.
통장에 꽂히는 실수령만 본다면 100만원 이상 차이나기 때문에[18] 한 번 프리랜서를 갔다가 다시 정규직으로 왔을 때, 그 돈 맛을 못 잊어서 다시 프리랜서로 가는 경우도 많다.
공실 관리만 잘 하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또한 재택 프리랜서는 말할 것도 없고, 출퇴근하는 프리랜서의 경우에도 해야 할 잡무가 별로 없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에만 집중할 수 있고, 조직사회에서 겪는 스트레스 등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불안한 고용조건. 프리랜서는 그때그때 계약을 해야 하는데, 실력이 부족하거나 갑(甲)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재계약이 어렵다.[19]
경기에 따라, 그리고 개인별로 편차가 매우 크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매우 잘 따르며, 경기가 좋으면 개발자가 부족해서 단가가 올랐다가 경기가 나쁘면 쉽게 떨어진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프리랜서 개발자의 여건은 좋은 편이었다. 정규직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꼬우면 너도 프리해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벌이가 괜찮았다.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지만 고졸이나 전문대 학력으로도 중~고급 경력만 있다면 월 4~500 정도 받는 게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경기가 나빠지면서 실력 또는 인맥이 있는 개발자가 아니라면 프리랜서 시장에서 견디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즉 프리랜서 시장에 뛰어들려면 확실한 실력이나 인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프리랜서들이 조합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조합을 설립하여 인력회사의 역할을 자체적으로 대체하고 절세 혜택도 누리는 것이 정착되고 있다. 프로젝트도 조합원들끼리 해결하게 됨으로 상대적으로 기간과 리스크를 줄여 나가는 좋은 방법이 되었다. 주로 어떻게 만나냐면 동문, 학원 그리고 현장에서 서로 손발을 맞추다 보니 궁합이 잘 맞게 될 때 팀을 짠다.
'반프리'라는 계약형태가 존재한다. 공공기관인 경우에는 파견인력도 정규직만 근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직 월급과 프리랜서 월급(기타소득)으로 계약을 한다. 프리랜서 400만원은 '반프리'로 정규직 150만원 + 기타소득 250만원으로 두 번의 월급을 받는 형태로 계약을 한다. 정규직이기 때문에 4대 보험 역시 공제된다. 정규직과 프리랜서를 동시에 가진 신분이지만 퇴직금은 암묵적으로 받지 않는다.(고용노동부에 찌르면 받을 수 있음)

6. 해외


일본은 고객사에 상주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모든 체류 비용 (식비나 교통비)을 고객사가 부담하므로 고객사에 사람이 상주할수록 비용이 비싸진다. 일본 2ch의 스레드에서 시작하여, 2009년 일본에서 발표된 영화로 코이케 텟페이(小池徹平)가 주연으로 출연한 '블랙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 나는 한계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ブラック会社に勤めてるんだが、もう俺は限界かもしれない)'(링크)가 있다. 책도 한국에서 '블랙회사: 청년백수 파란만장 신입일기'(링크)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참고로, 안 그런 곳도 있겠지만 한국 SI/SM업계는 전반적으로 이 영화 속에서 묘사하는 회사보다 훨씬 더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은 힘든 SI 일자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소나 해고 등의 법적 환경이 달라서 SI 환경이 한국이나 일본과는 전혀 다르다. 한국에서 '보도방' 다니던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가면 능력에 맞는 연봉을 받을 수 있게 된다.[20]
미국은 원청이든 하청이든 계약서에 명시된 일을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만큼 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청이 수정을 요청한다면 시간과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고, 만약 이를 어길 경우 고소를 당한다. 징벌적 손해배상 덕분에 중소기업 SI라 해도 대기업 원청을 고소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대로 하청 쪽에서 계약을 어기면 윽박지르고 소리지르는게 아니라 고소를 한다. 개발자 또한 업무를 엉망진창으로 처리하여 시간과 돈을 낭비하며 도망가면 해고 당하거나 고소를 당한다.
대우나 환경은 나을 수 있으나, 그만큼 일을 처리할 능력이 분명하게 요구되고, 이슈 발생에 대한 책임 소지를 명확하게 가른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21]

7. 여담


농협, KT, 금융권 기업들은 갑 중에서도 힘들기로 악명높다. 이런 곳의 하청업체에서 오랫동안 일하면 SI 업계 사람들은 힘든 환경을 버티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인정해준다.

7.1. 금융권


금융권 SI 하청이 특히 안 좋은 건 노동환경이 안 좋기 때문이다.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구조라든지 노트북 금지, 인터넷 금지, 복장 단속 등의 제약이 가해지는 곳이 많다. 자리에서 슬리퍼 신기 금지, 심지어 의자에 외투 걸기도 금지된 곳도 있다. 금융권 SI 장점으로는 SM 이직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 있다.

8. 관련 문서



[1] 정부의 SW업계에 대한 이해부족도 있겠지만 공무원의 박봉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노동력에 대한 예산집행에 일관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공무원은 국가가 평생을 책임지지만, 사기업의 SW개발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것이 차이라면 차이일지도...[2] 보다 자세한 내용은 피라미드 문단 참조[3] 물론 해외취업은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택도 없다. 같은 실력이면 자국민을 뽑지 외국인을 고용할 리가 만무하므로.[4] 네이버, 카카오, 라인, 우아한형제들, 쿠팡 등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5] 보통 계약금은 인원과 기간에 비례하는데 인원과 기간은 개발할 분량에 좌우되기 때문.[6] 다만 요즘은 설계가 끝난후 보통 이에 대해 싸인을 하고 개발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런일은 드문편[7] 어찌됐든 프로젝트는 본인(갑) 실적에 올려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봐도 무리한 요구사항은 갑질하기도 어렵다.[8] 1년짜리 프로젝트면 마지막 3개월[9] 52시간 적용 유예대상기업의 경우 현재 주간 68시간이 상한인데 현재 68시간조차 준수안되는 기업이라면 원래부터 노동법을 무시하고 일을 시키고있다는 소리니 가만히 있는다고 52시간 지켜준다는 보장은 없다.[10] 시간의 여유가 없는 것을 넘어서, 아예 직원의 영어 공부를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회사마저 존재한다 카더라. 이직용인 게 뻔하기 때문에.[11] 프로그래머는 신입과 비교해 2~3년 차의 실력편차가 큰 편이다.[12] 만약 어느 부서에 어떤 직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부장이 전화 몇 번 돌리고 사람 뽑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진짜 좋은 회사는 몇 년 동안 이력서 받아본 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13] 이렇게 국비지원금을 받아버리면 재취업하기 힘들다. [14] 기본급은 동일하지만 성과급 차이가 커서 그렇다. SI업종은 산업 특성상 이렇다 할 성과가 터지는 일이 극히 드물다. 삼성전자 DS사업부나 IM사업부는 업황이 좋을 때에는 PS 최대치인 50%가 계속해서 터지기도 하지만, SI인 SDS는 10% 수준에 불과하다. 기본급과 성과급의 차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연봉 문서 참조.[15] 하급자에게 후한 연봉, 상급자에게 박한 연봉[16] 여기까지 업계 빅3(매출 내림차순}[17] 특수 개발자AA, DBA, 서버 개발자는 1000만 이상 받기도 한다.[18] 정규직 연봉 4000, 세후 실수령 290만 // 연봉 5000, 세후 350만[19] 실력이나 인맥도 없으면서 무작정 프리랜서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2~3개월 놀고, 낮은 단가에 치이고 해서, 결국 다시 정규직으로 돌아가는 케이스도 있다. 甲에게 스스로 영업이 필요하다.[20] 능력에 맞게 연봉을 받아왔더라도 외국으로 이직하면 연봉이 크게 상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현지 상황에 따른 조정이 가해진 것일 수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처럼 물가가 비싼 곳은 물가 때문에라도 연봉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21] 실제로 현 군대에서도 후임이 대들때 구타 가혹행위 안하고 간부한테 보고해서 징계요청을 하는 스타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