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시스템
1. 개요
인기 스타를 중심으로 한 방식. 여러 의미가 있다.
2. 영화
영화의 경우 인기 영화배우를 중심에 두고 작업을 시작해 흥행성에 안정감을 두는 시스템이다.
스타를 만들어가는 작업도 스타 시스템이라 부른다.
3. 만화
3.1. 개요
작가가 어떤 캐릭터를 창조한 후, 한 작품에만 내보내지 않고 자신의 다른 작품에도 등장시키는 창작 기법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에서 '스타 시스템'은 등장인물을 마치 '''영화 배우'''처럼 취급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마치 한 명의 배우가 여러가지 배역을 연기하 듯이 하나의 캐릭터가 여러가지 배역을 부여받아 연기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A'''라는 캐릭터가 스타 시스템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라 하자. 여기서 '''A'''는 등장하는 작품에 따라서 '''선역'''이 되기도 하고 혹은 '''악역'''이 되기도 한다. 또는 '''주연'''이 되었다가 '''조연'''이 되기도 한다. 과거사, 성격, 말투 등도 모두 달라질 수 있다. 독자들은 다양한 작품에서 등장하는 '''A'''를 보면서 "이 친구 또 나왔네."라고 여기지겠지만 작중 설정이나 성격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은 별개의 인물 '''A'''로 취급해야 한다. 각 작품의 정식 후속작에서 재등장이면 모를까, 다른 스토리의 별개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건 단지 디자인과 이름만 같은 별개의 인물일 수밖에 없는 셈.
따라서 외모나 이름이 같은 캐릭터가 이 작품에도 출연하고 저 작품에도 출연한다면 그 작가는 캐릭터에게 스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름은 작품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나[1] 외모나 생김새의 특징만큼은 반드시 유지된다. 그도 그런 것이 캐릭터는 '''배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2. 일본 만화의 경우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을 보다 보면 익숙한 얼굴을 여럿 볼 수 있다. 철완 아톰의 주인공인 아톰은 데즈카 오사무의 다른 작품에서도 똑같이 생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것이 스타 시스템에 의해 등장한 것이다.[2] 데즈카 오사무는 만화의 등장인물을 마치 실존하는 '''배우'''처럼 생각하였다. 그래서 자신을 감독으로 생각하여 그들에게 연기시키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도 '''무적의 영웅'''인 아톰이 다른 작품에서는 '''유괴범의 아들 역'''으로 등장한다면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것은 당시에 굉장히 독창적인 창작기법이었고, 실제로 데즈카 오사무 외에는 스타 시스템으로 만화를 그리는 작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한 만화의 주인공이 다른 만화에서 '''조연'''이나 '''악역'''을 연기하는 등의 일은 다른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데즈카 오사무는 각 캐릭터의 출연료까지 설정해 두었다고 한다. 그가 만화 그리기를 영화 제작으로 보면서 할리우드의 거장 감독의 기분을 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데즈카 오사무 이후에는 전혀 별개의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옴니버스 구성의 만화에서 스타 시스템이 응용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캐릭터가 다른 설정과 별도의 역할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 또한 캐릭터가 배우처럼 연기하는 느낌을 주며, 옴니버스라는 형식을 빌려 한 작품 안에서 여러 장르를 다양하게 다룰 수 있다. 이것은 일상물 만화에서 특히나 다채롭게 사용된 방식인데, 최근에는 스타 시스템의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아무리 일상물이라 하더라도 부연 설명이 없이 한 순간에 설정이 바뀌는 경우는 드물어졌고, 사실 같은 사람인데 연기를 하거나 코스프레 중이라는 식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되면 스타 시스템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만화창작집단 CLAMP의 경우 CLAMP학원 시리즈, 도쿄 바빌론, X와 엔젤릭 레이어, 쵸비츠는 각각 다른 작품이지만 XXX HOLiC과 츠바사 크로니클 이후에 그린 작품에서 동일한 얼굴의 캐릭터가 등장해서 스타 시스템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이 경우는 스타 시스템이 아니라 다중우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건 각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원작의 모습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이다.[3]
다만 성우와 캐릭터 사이의 일체감이 메인 컨텐츠로 자리잡은 21세기 서브컬처에서는 스타 시스템이 오히려 큰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돌 마스터 제노그라시아이다.
엄밀히 말하면 만화는 아니지만 그림 대신 아스키 아트를 사용해 작품을 연재한다는 점에서 만화의 일종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AA작품의 경우 그 특징상 필연적으로 스타 시스템과 비슷한 방식으로 캐릭터가 활용되고 있는데, 무수히 많은 작가들의 무수히 많은 작품에 너무나도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장르 특성과 겹쳐 스타 시스템 특유의 거부감을 안고 있는 독자들은 거의 없지만 이 또한 완전히 없는 건 아니라서 원본 캐릭터성이 너무나도 훼손되었을 경우에는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나오기는 한다. 일부러 원본의 캐릭터성을 훼손시켜 원작과의 갭을 재미로 내세우는 작가와 작품들도 많고.
3.3. 미국 만화의 경우
대표적인 사례로 톰과 제리가 있다. 한 방영분량 안에 여러 가지의 3분~5분 단편작이 연이어서 등장하는데, 보고 있다보면 스타 시스템을 응용하고 있다. 톰과 제리가 평범한 집 안에서 추격전을 벌이다가, 다음 단편에서는 황야에서 서부극을 펼치다가, 다음에는 우주에서 로켓을 타고 다니다가, 또 그 다음에는 중세 유럽의 귀족으로 등장하거나 한다. 입고 있는 옷만 다르기 때문에 누가 봐도 톰과 제리지만, 분명히 다른 세계관과 다른 설정을 가지고 스토리를 풀어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즈니나 루니 툰, 머펫 같은 네임드 캐릭터 그룹들 역시 스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경우 진짜 '''배우'''로서 스핀오프나 패러디 작품에 출연한다는 설정이 들어가서 메타픽션적인 코미디를 연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개그 요소가 공식적으로 사용한 작품은 하우스 오브 마우스나 루니 툰 : 백 인 액션 등이 있다.
스쿠비 두 시리즈의 경우는 동일 캐릭터를 가지고 비슷한 형식의 스토리를 새로운 무대에서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이건 캐릭터의 기본 틀이 고정되더라도 설정은 그대로 유지되지 않아서 이 역시 일종의 스타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3.4. 한국 만화의 경우
국내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작가는 대다수는 대본소 만화 시대의 작가가 많다. 고우영, 고행석, 김성모, 김철호, 최지룡, 김진태, 박봉성, 이현세, 주호민, 이상무, 이미라, 이진주, 이보배, 허영만이 자주 사용하거나 사용했다.[4] 고우영 화백 역시 인물 소개 페이지에서 등장 인물들을 마치 배우와 같이 소개를 하였다.[5] 다만 김진태와 주호민은 위의 다른 작가들과 비교하면 스타 시스템을 통한 대표 캐릭터의 이미지는 흐린 편이다.[6]
와이시리즈나 원더풀 사이언스 만화판이나 어디든지 과학 같은 학습만화들은 여러 작가들이 다르게 생긴 캐릭터를그리면서 이름을 똑같이 한다.
이말년씨리즈의 경우 스타 시스템이라고 에필로그에서 설정을 해 버렸다. 심지어 막장 만화로 유명한 최지룡도 몇몇 만화에서는 스타 시스템을 사용한다. 또한 야설록, 황성, 사마달 하승남 등의 대본소 무협 만화도 항상 주인공 혹은 주요 캐릭터의 이름과 외모가 같아 스타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최훈도 같은 캐릭터들이 여러 만화에 등장하는 스타시스템을 사용한다.
랑또 작가의 웹툰 SM 플레이어는 이 스타 시스템을 개그로 꾸려낸 작품이다.
3.5. 비디오 게임에서
비디오 게임에서도 제작자나 게임 개발자/디렉터에 취향에 따라 같은 캐릭터를 다른 게임마다 각기 다른 유형으로 출현시키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반쯤 망한 게임 제작자인 오카노 테츠의 경우 자기가 연재했던 만화나 자기 설정에 나오는 요소들을 알게모르게 자기가 프로듀스한 게임에 집어넣는 습관이 있었다. 그런데 자기가 프로듀서로 개입해 멀쩡했던 시리즈를 말아먹은 슈팅게임에서는 게임의 낮은 완성도와 더불어 그게 오히려 독이 되었다.[7]
데이터 이스트는 컬트적인 방향으로 스타 시스템이 적용된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바로 카르노브다. 일반적으로는 그다지 매력이 없는 중앙아시아풍 뚱배남 캐릭터인데, 데이터 이스트의 어지간한 게임이라면 플레이어블, 동료, 각종 졸개들등 한번쯤은 얼굴도장을 찍는다.
캐주얼한 캐릭터 게임들이 종종 스타 시스템을 사용한다. 사실 '''마리오'''부터가 스타 시스템과 관련된 캐릭터인데 미야모토 시게루는 구상 단계에서 마리오의 이름을 아예 '미스터 비디오'라고 붙이고 여러 종류의 비디오 게임들에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마리오 시리즈의 액션, 스포츠, 퍼즐 등 오만가지 장르들을 보면 어느 정도 이 의도가 이어진 셈이다.
3.6. 영화에서(?)
미카엘 하네케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주인공과 히로인의 이름을 배경이 독일어권이면 게오르크와 안나, 프랑스어권이면 조르주와 안느로 짓고, 이 두명 이외의 세번째 여성 캐릭터는 무조건 에바/에브인데 보통 두 주인공의 딸로 나온다. 덤으로 성씨는 거의 쇼버(Schober)/로랑(Laurent). 이 법칙에서 벗어나는 작품은 초기작 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과 원작이 따로 있는 피아니스트[8] 정도.
3.7. 드라마에서(?)
이환경 작가의 작품에서 스타 시스템이 발견된다. 태조 왕건 제작진이 그대로 야인시대를 제작했는데 배우까지 거의 비슷하게 따라갔다 궁예는 김두한으로, 박술희는 조병옥으로 각각 역할이 바뀐 동일 배우가 주연급으로 캐스팅되었으며 단역급도 태조 왕건에 있던 배우들이 야인시대로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4. 야구
한국프로야구에서는 LG 트윈스의 前 감독 이광환이 1994년 처음 선보인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의 완벽한 분업화와 5인 선발 로테이션을 확실하게 맞춘 시스템을 뜻하는 말이다. 이광환은 이런 스타 시스템을 만들고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1994년 LG 트윈스의 황금기이자 두번째 우승을 이끌어 내었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선발 투수가 중간 계투 알바를 뛰고, 마무리 투수가 3이닝은 기본이요 한시즌을 선발로도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 이런 시기 프로야구에 5명의 선발 투수를 고정해 선발 투수에게 최소 4일 휴식을 보장하고 그날 경기를 완전히 선발투수에게 책임지게 하는 선발 로테이션과, 승리조/추격조/원 포인트 릴리프/롱 릴리프/1이닝 마무리 등 투수의 분업화로 체계적인 중후반 경기관리를 하던 야구의 도입은 지금 보면 상식에 가깝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획기적이었다. 이때 LG의 대성공, 이후 NPB와의 교류전이었던 한일 슈퍼게임,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한 박찬호등이 동시기에 일어나는등 한국야구가 일본,미국의 체계적인 시스템야구를 보게되고 한국야구도 좀더 체계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LG뿐 아닌 다른 팀에도 생기게 되면서 KBO리그의 현대화와 인식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1] 실제 배우가 다른 영화에 출연할 때마다 연기하는 캐릭터의 이름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2] 이런 식으로 자주 등장하는 데즈카 오사무의 캐릭터로는 '수염아저씨 반 슌사쿠', '햄에그', '스컹크', '록 홈', '아세틸렌 램프', '효탄츠키(누더기 표주박)' 등이 있다.[3] 평행세계의 다른 존재를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다.[4] 간혹 이름만 이어받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나올때도 있다. 이상무의 '천둥 벌거숭이'라는 작품은 독고탁이 주인공이었지만 모습이 확달라졌는데 이 점을 아예 살려서 '''지금까지 보아왔던 독고탁의 얼굴이 아니다 라고 광고하기까지 했다.'''[5]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나오던 첫 장면에 "일지매로 나왔던 그 배우"라고 캡션을 달았다.[6] 고행석의 구영탄, 김성모의 강건마, 박봉성의 최강타, 이현세의 오혜성에 비해서 주호민의 딱히 인상깊게 남는 대표 캐릭터가 없다. 아무래도 각 작가의 대표 캐릭터의 출연작과 비교하면 강렬한 개성이 드러나는 캐릭터가 없어서로 보인다. 그래도 진기한은 다른 주호민의 스타 시스템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보다는 비중이 큰 편이라서 추후 주호민 작가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7] 한마디로 멀쩡한, 베일에 싸인 빌런 보스를 자기 만화에 나오는 듣보잡 괴생물체 모습을 우려먹은채로 적용시켰다.[8] 다만 조연 여학생의 이름이 '안나 쇼버'로 나오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