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은 101% 장정진 사망 사건
1. 개요
2004년 9월 13일에 KBS2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은 101% 촬영 중 송편[1] 먹기 내기 코너를 진행하다가 성우 장정진의 목에 떡이 걸려 결국 질식사로 이어진 사건이다.
2. 사건 발생
2004년 9월 13일 오후 7시 경, 서울특별시 강서구 등촌동 KBS 88체육관(現 KBS 스포츠월드)에서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은 101% 서브 코너 '골목의 제왕' 추석특집 방영분을 녹화 중이었는데 해당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형식의 먹는 내기 게임으로, 여기서 장정진이 게임 진행 과정에서 송편을 급하게 먹던 도중, '''떡이 호흡기를 막아 질식'''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출연진 중 심권호가 하임리히법을 할 줄 알았고[2] , 장정진의 증상을 한번에 알아봤는데도 장정진은 괜찮다며 구토를 하러 화장실로 갔고 이후 장정진이 돌아오지 않자 심권호가 아무래도 걱정되어 따라갔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는 게 KBS의 주장이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당시 제대로 된 의료진만 배치했더라면 본인도 별다른 거부 없이 진찰을 받았을 것이고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이건 '''기획자의 책임이 엄청났다'''. 다른 패널의 눈치를 보면서 빨리 먹는 게임을 촬영하면서 목구멍이 막히기 쉬운 떡을 지정한 점과 '''마실 물, 응급처치반도 없이''' 기획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한 네티즌이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 사고 소식을 처음으로 알렸고, 9월 19일 장정진 성우가 항상 내레이션을 맡아 왔던 SBS 인기가요에서도 당시 MC였던 김동완 - 박한별이 사고 소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단 늦게나마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후 수많은 팬과 일반 대중들이 쾌유를 기원했지만, 이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가 약 1달여가 지난 2004년 10월 11일 오후 6시 23분 경,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질식 탓에 발생한 '다발성 장기부전에 의한 심정지'로 끝내 숨을 거두었다. 향년 51세.
사후 그의 시신은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후 빈소가 차려졌으며, 10월 15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성우극회장으로 영결식을 거행하고 9년 전에 사망한 아버지를 모셨던 천안공원묘지에 같이 안장되었다.
3. 사건 이후
'골목의 제왕'은 이 사건으로 인해 바로 종영되었으며 연예인 가학성 논란의 정점을 찍으면서 일요일은 101%도 더 이상 방송을 지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어 종영에 이르게 되었다. 일요일은 101%의 빈자리는 동년 11월에 여걸 파이브를 이어 받은 해피 선데이가 계승했다.
이 사건에 대해 스포츠조선은 장정진이 사건 발생 후 사망하기 전까지 한달간 의식불명 상태일 때 의식을 차렸다는 오보를 내 일부 사람들이 속았으며 해당 언론사는 이후 정정보도나 사과 보도도 하지 않았다. 또한 안 그래도 침울한 장례식 때 관련 연예인과 담당자들이 왔다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든 걸 보면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도 안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관련됐던 관계자 일부는 제명되거나 구설수에 오른다.
방송사 측에서 보상에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난항을 겪었다고 한다. 장례식 기사와 KBS측 조의문
사망한 그 해 연말 2004년 KBS 라디오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이 주어졌다. 트로피는 장정진 성우의 아들이 대리 수상했으며, 대리 수상했던 아들은 지금은 없어진 경기방송에서 당시 근무 중이었던 장주영 PD다.
당시 장정진은 본격적으로 KBS 예능 등에 출연하여 얼굴을 알려나가는 중이었고, 국민성우급으로 전국민이 그의 목소리를 알 정도의 스타 중의 스타성우였다. 만약 이때 어이없이 사망하지만 않았어도 배한성, 송도순, 장광처럼 여러 방송으로 출연할 수 있었고, 현 시점에서 '''성우 출신 방송인'''[3] 으로 획을 그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당장 그가 사망한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목소리를 성대모사하는 연예인들이 넘쳐나는 걸 보면... 뿐만 아니라 후뢰시맨에서 같이 배역을 맡은 김환진[4] 과 MBC 성우극회 출신이지만 또 다른 레전드급 성우인 김기현과 KBS 성우극회 출신이자 레전드 성우인 장광이 아직도 성우계에서 왕성한 활동하고 있는 걸 보면 그의 이른 죽음은 상당한 허망함과 동시에 안타까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일부 팬들은 그의 이른 사망이 한국 성우계를 2010년대 들어 쇠퇴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 영어조기교육 열풍과 2000년대 인터넷 다운로드 활성화, 2010년대 애니플러스 개국 및 넷플릭스나 라프텔 등 엔터테인먼트 OTT의 영향으로 대중들이 외국산 애니메이션/영화/드라마에서 더빙보다 자막판을 선호하기 시작해 KBS 등 모든 방송사들도 이에 발맞춰 예능/영화/드라마에 성우의 기용을 줄여나간 것이라 방송계 성우들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특정인의 정책 방향 또는 특정인의 사망에 영향받은 것이라는 의견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스타 성우가 늘어나는 것과 성우들의 일거리가 많아지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5]
그 사건 이후에도 같은 방송사의 여행 프로그램에서 빨리 먹기 게임을 강행한 경우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해당 프로그램에 나온 빨리 먹기 게임 중에 떡을 빨리 먹는 게임은 없었다는 거지만, 단지 떡 같이 점성이 강한 음식이 가장 위험할 뿐 애초에 음식을 빨리 먹는 것 자체가 음식이 기도에 걸리기 쉬운 행동이며, 굳이 기도폐색 사고가 아니어도 음식을 빨리 먹는 건 비만율을 높이므로 건강에 좋지 않다.
4. 밝혀진 문제점
이 사건에 얽힌 문제들이 이외에도 한두 가지가 아닌데, 사고 당시 방송국에는 제대로 대처할 의료진도 없었으며, 사건에 대해 마치 장정진의 잘못으로 인해 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엉터리로 보도를 해 팬들과 성우들의 분노를 샀다. 게다가 영화 《슈퍼맨》으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한국 시간으로 같은 11일에 사망했는데, 장정진 사건을 축소하고 왜곡해 보도한 것과는 달리 리브가 사망한 것은 더욱 비중있게 다뤄 두 인물의 죽음에 대한 대우가 극명하게 대비가 되었다. 빈 말이 아닌 게 크리스토퍼 리브 소식은 '''1분 22초''' 동안 보도한 것에 비해 장정진 성우 소식은 겨우 '''36초''' 단신으로 처리했고, KBS 8 뉴스타임의 간추린 뉴스(인터넷 TOP 뉴스 10)에서는 정확하게 겨우 '''13초(1분 42초부터 1분 55초)''' 동안만 보도했다. 자신들의 과실을 덮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수준.
다만, 그가 내레이션을 맡았던 SBS 인기가요 10월 17일 방영분에선 당시 MC 김정훈 - 박한별이 사망 사실을 알리고 명복을 비는 멘트를 했고, 다음날에도 역시 내레이션을 맡았던 KBS2 개그 프로그램 폭소클럽 10월 18일 방영분에서도 출연진 중 하나인 홍록기가 추모 멘트를 했다.
당시 KBS의 시청자위원 예능분과에 참여했던 신순용 인간교육학부모연대 운영위원장은 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오락 프로그램이 양산되면서 새롭게 신선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오락만 만든 것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선정적이고 가학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원인 중 하나로 시청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
5. 유사 사건
해당 사고들은 출연진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사건들이다.
- 황가구 추락 사건 (1993)[6]
- 오웬 하트 추락사고 (1999)
- 김성찬 말라리아 사망사건 (1999)
- 정정아 아나콘다 사건 (2005)
- X맨을 찾아라 김기욱 부상사고 (2005)
- 스티브 어윈 노랑가오리 사망사건 (2006)
- 출발 드림팀 샤이니 민호 추락사고 (2010)
- 짝 출연자 사망 사건 (2014)
- 악플의 밤 MC 설리 사망 사건 (2019)[7]
- SBS 가요대전 웬디 추락 사건 (2019)
- 테라스 하우스 출연진 기무라 하나 자살 사건 (2020)
6. 관련 문서
[1] 같은 코너에서 가래떡 먹기 게임을 진행한 적이 있어 가래떡이라고도 알려졌으나 당시 기사들에서는 떡의 종류를 송편이라고 밝히고 있다. 추석 특집용.[2] 사실 하임리히법은 고형 이물질이 기도를 막았을 때 주로 유용한 방법이고, 떡이나 젤리처럼 점성이 강한 음식이나 산낙지 등의 살아있는 음식일 경우에는 큰 효과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서양에서는 이런 식감을 가진 음식을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쉽게 밝혀지지 않은 것. 다만 아예 100% 통하지 않는 건 아니므로 이런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3] 현재의 기준으로 이 조건을 충족한 성우는 서유리뿐이다. 그나마도 인터넷 방송/케이블 TV 등에서 유명세를 탔다가 지상파에 진출한 서유리와 달리 장정진은 처음부터 지상파에 출연했다.[4] KBS 성우극회장으로 치러진 고인의 장례식 때 장례위원장이었다. 2015년 작고한 오세홍의 뒤를 이어 짱구 아빠 배역을 맡고 있다.[5] 이는 성우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특정 분야(가수, 배우, 방송인 등) 연예인들 중 유명 스타가 많아진다고 해서 무조건 해당 분야 연예인들의 일거리가 많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다른 연예인들의 유명세에 묻혀 크게 성공하지 못한 여러 무명 연예인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6] 홍콩의 전설적인 락밴드 비욘드의 보컬이며 일본 콘서트 도중에 조명이 머리 위에 떨어져 맞는 바람에 사망했다.[7] 설리만 자살한 게 아니라 악플의 밤에 출연한 적도 없었던 구하라마저 설리의 자살에 따른 베르테르 효과로 본인도 자살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