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11
맥도넬 더글라스 사의 삼발 제트 항공기.
1. 제원
2. 개요
맥도넬 더글라스가 대형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개발 및 제작한 대형 삼발 제트 항공기이다. 맥도넬과 더글라스의 합병 이후 개발된 첫 대형기인 DC-10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이로 인해 DC-10과 외형으로 비슷한 점이 많은 항공기이다. DC-10과 같이 3발 항공기인 것이 특징이며, 마지막 대형 3발 여객기이다.
전작인 DC-10의 경우 매우 치명적인 설계 결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묵살된 채 양산되어 대형 참사가 종종 터졌다.[13] 그리고 사후 대책 역시 미흡하여 DC-10과 더불어 제작사인 맥도넬 더글라스의 신뢰도까지 급격히 하락했다. 결국 1989년 DC-10이 단종되었고 후속기종으로 모델명을 DC에서 MD로 바꾸는 등의 쇄신을 감행하여 MD-11이 1990년에 탄생했다.
맥도넬 더글라스는 DC-10의 실패 이후 새로운 대형 여객기가 필요했다. 마침 보잉과 에어버스 역시 새로운 대형 항공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고 맥도넬 더글라스는 이에 대응해 MD-11을 개발했다. MD-11은 DC-10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는데 새로운 항공기를 계획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만약 완전히 새로운 항공기를 설계하려면 그 설계비용이 엄청나게 들고 게다가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서 기존의 항공기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며 개량해 나간다. 맥도넬 더글라스에게는 새로운 여객기를 개발할 만한 자원이 충분하지 않았고, 결국 기존의 여객기를 개량하는 방법을 택했다. 1970~80년대에 B747 바로 아래 크기의 삼발기로서 괜찮은 실적을 내던 DC-10의 시장에서의 위치[14] 를 이어갈 계획으로 MD-11은 개발되었다.
MD-11은 3-3-3 배열의 대형 광동체로 설계되었으며, 777-200과 비슷한 체급이다. DC-10에서는 화물칸 도어의 탈락 문제 외에도 2번 엔진이 자주 꺼지는 문제, 기체가 쉽게 녹이 스는 문제 등의 결함을 가지고 있었으나 MD-11은 전작인 DC-10의 결함을 대부분 해결하였다. 맥도넬 더글라스는 이런 결함들을 해결하여 MD-11을 시장에 내놓았고, 1990년 생산 및 첫 비행을 진행하였다.
3. 특징
[image]
맥도넬 더글라스 하우스컬러 MD-11. 원본
MD-11은 DC-10의 후속기로 크게 말하면 개량형이고 다르게 말하면 아주 다르게 설계해서 나온 비행기이다. DC-10은 좋은 비행기였지만, 노후화와 기체 결함 등의 문제를 가진 비행기였다. MD사는 DC-10의 후속에 이를 반영하여 MD-11 개발계획을 세웠다. MD-11은 외형만으로는 DC-10의 동체를 연장하여 날개 끝의 상하 윙렛[15] 만 부착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DC-10과는 모양새 빼고 다 다르다!
MD-11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혁신기술을 적용하였다. DC-10의 동체와 비교했을 때 MD-11의 동체는 5.71m가 연장되었고 주익의 후퇴각이 적어졌다. 여기에 복합소재를 이용한 동체 설계를 하여 동체가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DC-10보다 가벼웠다.[16]
칵핏은 6개의 스크린을 사용하고 조종사 2명만을 필요로 하는 현대적인 시스템을 채용했다. 객실도 새로운 인테리어를 채용하였으며 이코노미 클래스 기준으로 객실은 최초 2-5-2 배치 혹은 3-4-2로 9열 배치를 채용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여객기로 운용한 항공사들은 3-3-3 배치로 교체하였다. 9열 좌석 여객기 중 객실 너비 순으로 따지자면 B777 > MD-11 > A350 > B787이다. B777을 10열로 운용하는 항공사들도 있듯이 MD-11도 10열로 운용하는 회사가 있었는데 미국의 월드 에어웨이즈가 10열 배치 좌석을 사용하였다.
기존 DC-10에 장착되지 않았던 새 엔진들을 옵션으로 탑재할 수 있었고 수평미익 내부에 연료탱크를 설치했다. 동시에 무게중심을 조절하고 수평미익 면적을 축소하여 무게를 줄이고 공기 저항도 감소시켰다. 또한 연료탱크 내부에 무게중심 조절이 가능한 컨트롤 기능을 탑재하여 운용성을 향상시켰다.
MD-11은 DC-10의 취약점이었던 부식에 대해 많은 대비를 했다. DC-10은 같은기령의 타 항공기와 비교할 때 부식이 빨라서 노후화가 더 빠른 문제점을 MD-11에서는 부식 방지 처리를 강화하고, 부식에 강한 소재도 많이 사용하였다. 엔진 스트러트의 볼트도 당연히 강하게 바꾸었고 엔진의 발달로 더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엔진을 장착하였다.
그러나 연비를 높이기 위해 무게중심을 다른 기종보다 훨씬 뒤로 두다보니 허용한계가 적어져 궁리가 필요했다. 운항사들은 MD-11을 위해 특별 훈련을 도입했다. 실제 기수가 약간 들린 모습으로 운항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1.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못한 문제들
3.1.1. 설계상 문제점
하지만 동체가 DC-10 시절보다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취약점이었던 수직미익에 대한 보강을 하지 않았고, 게다가 수평미익 또한 면적을 축소하여 DC-10에서 최소한으로 유지시켰던 '''조종안정성[17] 을 말아먹는''' 바람에 조종이 매우 까다로운 기종으로 악명을 떨쳤다. 이는 측풍에 대한 조종능력을 많이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덕분에 DC-10을 개량한 기종임에도 불구하고 구형인 DC-10보다 사고율이 높아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MD-11의 사고들을 보면 DC-10과 같이 자체 결함에 의한 사고는 없다. 스위스에어 111편 추락 사고도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서 화재가 났기 때문이었다. 또한 소설 '에어프레임'의 기본 토대인 중국동방항공 583편 사고도 비지시 슬랫전개에 조종사들의 기기조작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였다. DC-10의 경우 초기에 제작사의 설계 결함으로 인한 대형사고들이 잇따라 터진 탓에 악명이 높긴 하지만, 사고율 통계를 보면 MD-11이 DC-10보다 더 많다. 그러나 MD-11의 경우 화물기 사고가 많은지라 좀 묻히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측풍, 그러니까 옆구리에 바람 맞으며 착륙하다 비행기가 튀어오를 경우 '''십중팔구 뒤집어진다'''. 1997년 페덱스 14편, 1999년 중화항공 642편, 2009년 페덱스 익스프레스 80편 이상 3대가 뒤집어졌다! 이것은 수평미익의 축소로 인한 측풍 대처능력 저하의 탓이 크다. 엄밀히 말하면 설계 결함. 또한 측풍에 뒤집어진 사고들의 사진을 보면 MD-11 주날개는 거의 박살이 나있다.
MD-11이 부진했던 이유는 애초에 근본적인 사고다발 문제가 많이 고쳐지지 못했다는 점이 한몫했다. 시장 진입 초기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이전 모델인 DC-10의 성공을 지속할 수 없었다.
3.1.2. 기준 미달의 효율
가뜩이나 기체 자체에 문제점이 많았는데, 연료 소모도 초기 약속했던 것보다 8%나 높았다. 이는 항공사들이 요구한 연비에 크게 못 미쳤을 뿐더러 이는 엔진 성능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과거 대한항공이 여객용으로 도입한 MD-11도 제원상으로는 12,600km 정도를 가지만 실제 대한항공에서 운용한 MD-11은 11,500k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 정도면 김포공항 출발 당시 취항지 기준으로 로스엔젤레스, 프랑크푸르트, 런던까지는 커버되지만 뉴욕, 워싱턴은 꿈도 못 꾼다. 이 문제는 많은 항공사로 하여금 다른 항공기로 눈을 돌리게 했다. 이로 인해 구매 계약이 취소되거나 인도된 기체도 얼마 안 되어 팔리기까지 했다. 그 사례는 다음과 같다.
- 싱가포르항공 : 싱가포르 ~ 파리 노선을 맞바람을 맞으면서도 완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MD-11은 동유럽 상공에서 연료가 모두 소진되는[18] 결과가 나왔지만, A340-300은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싱가포르 항공은 MD-11의 20대 주문을 A340-300의 20대 주문으로 바꾸어 버렸다. 막상 이렇게 주문한 A340-300마저 보잉이 777-200ER을 팔기 위해 사가면서 금방 777로 대체되었다.
- 아메리칸 항공 : 아메리칸 항공은 최초에 8대 확정 + 42대 옵션의 대량 발주를 했다. 당시 다른 메이저급 항공사들과 달리 B747을 많이 운용하지 않았고, DC-10을 대체할 만한 국제선 기종이 필요했기 때문에 항속거리가 월등히 뛰어난 기종이 필요했다. 이런 아메리칸 항공의 선택은 MD-11이었다. 그러나 밑에 후술할 MDC의 잘못된 대처와 성능 미달로[19] 최초 도입분 19대를 1996년부터 모두 페덱스에 매각하였고 그 자리를 B777로 대체했다.
- 일본항공 : MD-11이 전 세대 기종인 DC-10보다 2004년에 먼저 퇴역하는 일이 벌어졌다.(참고로 일본항공에서 DC-10은 2006년에 퇴역했다.) 그리고 UPS에 넘겨버렸다. 무엇보다 여객기로만 10대를 보유하고 있던 일본항공 입장에서는 여객 수익성을 고려하였을 때 MD-11을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B777로 대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PIP의 공기 역학적 개선 패키지 및 복합 패널의 일부 또는 전체, 증가된 최대 이륙 중량을 포함한 MD-11ER의 일부 또는 모든 기능은 후에 제작된 MD-11(추가 연료 탱크 제외)에 모두 적용되었다. 또한 보다 커진 후미의 엔진 흡입구를 제외하고 어떤 타입에도 개량될 수 있었다. 핀에어, 마틴에어, 페덱스 등과 같은 일부 항공사들은 자사 항공기가 더 높은 MTOW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적인 변화를 실시했다. 한편 스위스에어에 새로 인도된 16대의 항공기에는 추가 연료 탱크를 제외한 모든 기능이 개량되었고 MD-11AH(Advanced Heavy)로 지정되었다.
사실 B777도 초기형(-200)은 항속 거리가 9,600km 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그로부터 2년 뒤인 1996년에 -200ER이 제작되면서 중, 대형 여객기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버렸다. MD-11의 주 날개 폭이 보잉 777보다 8~9m 정도 작고 동체 크기도 작은 것을 감안하면 MD-11ER이 13,400km 정도의 항속거리를 가지는 것도 대단한 것이다. 한편 MD-11ER은 총 5대가 제작되었으며 이후 모두 화물기로 개조되었다.
3.1.3. 맥도넬 더글라스의 불친절/태만
비 효율성 외에도 이 회사 특유의 불친절함도 한몫했다. 성능 미달 문제를 갖고 "우리 카탈로그엔 문제없으니까 조용히 하고 그냥 쓰셈"이라고 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러니까 고객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성능 미달 문제는 인도 직후 불거져 나왔는데, 정상적인 회사라면 해결책을 최대한 빨리 내놓든가 하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MDC는 성능 재 측정과 카탈로그 수정조차 하지 않다가, 문제가 지적된 지 5년 후에야 엉뚱하게 해결책이랍시고 MD-11ER을 내놓았다.
그러나 고객들은 대부분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1996년 10월부터 B777-200ER이 상업 운항을 시작했던 것이었다. 즉, 시장에서는 MD-11ER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도 인도받은 후 2년도 사용하지 않고 브라질 항공사인 바리그로 매각하였다. MD-11을 대량 운용하던 몇 안 되는 메이저급 항공사인 스위스에어조차도 회사가 해체되기 직전, 장거리 항공기에 대한 계약을 에어버스로 전환하고자 했었다.[20]
3.1.4. ETOPS의 완화
더 운이 없는 것은, 개발 당시 기술의 발전과 ETOPS의 완화로 쌍발기가 태평양을 날아다닐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었다. 쌍발기에 대한 ETOPS-60 제한이 풀리면서 -120, -138, -180 인증이 적용되면서 삼발기의 메리트가 사라져버렸다. ETOPS-120만으로 북대서양 횡단이 가능하니... 출시된 지 얼마 안 있어서 B777, A330과 같이 충분히 크면서도 안정적이고 성능 좋은 쌍발기들이 대거 출시되었고 게다가 이들은 MD-11과 비슷한 포지션에 있었다. 이는 판매실적 저조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요인이었다.[21] 이들은 MD-11보다 엔진 하나를 덜 쓰기에 유지비와 연비 등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유리했다. 그리하여 삼발기인 MD-11은 항공기 시장에서 4발기와 쌍발기 사이에서 졸지에 어정쩡한 신세로 전락했다.
3.2. 내려갈 삼발기는 내려간다
[image]
보잉에서 하우스컬러를 입힌 MD-11.원본
결정적으로 제작사인 맥도넬 더글라스가 1997년에 보잉에 합병되는 바람에 보잉 내에서 명칭을 변경하여 계속 생산할지 단종할지의 기로에 놓여있다가 결국 2000년 9월 15일에 단종되었다. 첫 비행을 시작한 지 겨우 10년 만이었다. 맥도넬 더글러스에서는 보잉과의 합병 전에도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PIP 프로젝트를 실시하여 1995년에 MD-11ER을 제작하여 몇 대 납품하였지만 이미 때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
보잉과 합병 이후 얼마 안 가 B717이 인기가 없다는 게[22] 드러나면서 MD-11 역시 연좌제로 저평가를 받고 보잉 내부에도 실망감만 주었다. 결국 MD-11은 생명연장의 꿈도 없이 민항기 시장에서 은퇴했다. MD-11의 경우 동체 크기가 B767보다 크고 B777보다 살짝 작은데, 보잉의 B777 기종과 타겟층이 겹치는 데다 성능상 B777보다 거의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단종의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image]
MD-11 화물기 보잉 하우스칼러 버전 원본
결국 2000년 이후 보잉에선 기존 MD-11을 화물기나 콤비기로 개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는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 항공기 매니아들은 보잉에서 부활할 뻔 했던 MD-11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자 안타까워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형님인 DC-10의 역사까지 MD-11에 편입한다면, L-1011과 함께 3발 광동체기의 쌍두마차이기도 했고, 쌍발기나 4발기와는 다른 독특함과 남성적인 면모를 지닌 항공기여서 당시 맥도넬 더글라스가 보잉에 인수된 후에도, MD-11이 보잉 마크를 달고라도 생산되기를 바라던 항공기 매니아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DC-10과 더불어 근본적으로 사고율이 고쳐지지 않았는데다가 3발기 특성상 후면에 무게중심이 높게 잡히는 등 자잘한 문제들도 있어서 단종은 어찌보면 예정된 수순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보잉에서 MD-11을 부활시킬때 콕핏과 시스템을 싹 개선시키든지 세부 설계를 업그레이드 해준다던지 한다면 사고율은 적어졌겠지만, 효율 등의 여러 문제도 남아있기에, 생산은 되더라도 B757의 경우처럼 차후 냉대받으며 쓸쓸히 생산을 접을 수도 있었다.
원래 보잉도 MD-11을 처음부터 단종시킬 생각은 없었다. 보잉의 광동체 라인업에 하우스컬러를 입힌 MD-11을 추가하여 소개하기도 하였고, 사고율도 줄이고 안정성도 높이기 위해 기체 내/외장과 콕핏 시스템도 개선하는 등 MD-11을 업그레이드하여 계속 생산해보려고 기획중이었고, 심지어는 B787(!)로 개명하거나 또는 B767의 라인업 중 하나로 편입하여 개명하려는 계획도 있었다고 한다. 이는 MD-95를 보잉에서 개량한 모델로 B717을 1998년에 선보였던 것의 연장선이었다. 보잉의 민항기가 B707로 시작되므로 패밀리룩을 맞춰 계속 생산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만약 MD-11이 B787로 개명되었으면 현재 드림라이너인 B787은 B797정도의 이름으로 나왔을 가능성이 높으며, 만약 B767 라인업으로 편입되었다면 B767-X나 B767-500 등의 이름으로 생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보잉의 맥도넬 더글러스 편입 일환으로 MD-95을 개명한 B717이 어느 정도 괜찮게 팔렸으면 MD-11 역시 B787 또는 B767-500 등으로 개명되고 성능도 대거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다. 이러면 사고율도 줄이고, B767과 B777의 중간 항속거리 루트에 투입되거나 B777이나 B747보다 싼 가격으로 활약하는 등 여객기/화물기의 니치마켓 주자로써 나름 약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3발기 특성상 보잉 내에서도 어느 정도 장거리이면서도 애매한 루트에 넣으려고 생각 중이었다고 한다.
다만 라인업에 동급 기체가 주력으로 건재하던 시절이라 보잉 717의 성공은 어찌보면 거의 불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합병 당시 설계가 거의 완성된 상태여서 보잉이 좀 아깝게 생각해 출시시켰기는 하지만, 보잉 737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는 말도 있는 만큼, B717의 성공을 보고 MD-11을 라인업에 편입시킬지 결정하려 했다는 것은 단종시킬 구실을 만들어보려 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사실 라인업에 비하면 큰 메리트는 없는 기재이기도 하고. 9.11 테러와 유가상승으로 인한 효율성을 중시하는 지금 와서도 좀 그런 기종이기는 하지만, 연비보다는 수송량을 더 신경쓰던 MD-11 단종 당시까지만 해도 효율이라는 명목 하에서 삼발기는 쌍발기에 밀려 사라져가고 있는 시점이었고, 보잉 내부에서는 MD-11의 라인업을 비슷한 체급의 쌍발기인 보잉 767-400에서 보잉 777-200 정도로 대체하면 될 일이기도 하다.
4. 화물기로써의 경력
그래도 '''화물기 분야에서는 꽤나 먼치킨 급으로 유명'''한데, B747과 거의 비슷한 동체 규모를 가진 탓에 화물 적재량 또한 B747에 버금가면서도 4발기인 B747보다 연료 소비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여객기로서는 실패했으나 화물기로는 인기가 좋아 MD-11의 화물기 개조 열풍이 일기도 했다. MD-11은 후에 화물기로 개조되기에 편리하도록 설계되고 제작 시 강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데 수백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룩셈부르크에 기반을 둔 카고룩스사는 “MD-11은 좋은 항공기이지만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에 단종된 오래된 기종인 만큼 기령이 15~25년 정도 되기에 내구 연한이나 노후화를 이유로 차차 퇴역할 것이며, 앞으로 MD-11의 자리는 대형 쌍발 화물기인 B777F가 물려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B777F와 제원표의 단순 수치상으로 비교했을때 화물용적만 약 40m³ 적을 뿐, 연료탑재량 대비 항속거리는 비슷하다. B777F가 조금 더 크고 최대이륙중량도 약 60t 정도 더 무거운데 자체중량에서 약 30t 정도 무겁고 연료를 약 35,000L 정도 더 탑재한다 했을때 실질적인 차이는 화물용적 뿐이다. 페덱스나 UPS, 루프트한자 카고가 MD-11F를 대체해야 하는 이유는 단종된 기종인 점도 있고, 기체의 노후화도 있다. 화물기로서의 효율이나 수익성이 B777F 대비 많이 낮은 것은 아니다. 단, 엔진이 3개인 만큼 유지보수 비용이 더 소모되며 설계상 결함 및 까다로운 운용조건 등이 문제가 된다.
페덱스는 전 세계에서 MD-11을 가장 많이 운용하는 항공사로 유명하다. 특히 페덱스는 전신인 DC-10을 MD-10으로 개조해서 울궈먹기까지 하는 등 '''진정한 MD빠'''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나리타에서 착륙하다가 측풍 크리로 날려먹은 기종도 MD-11이다. 자세한 내용은 페덱스 익스프레스 80편 착륙실패사고 참조.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공항에 착륙하는 페덱스의 MD-11.
대한민국의 대한항공도 MD-11을 여객기로 도입했다가 1995년부터 1999년까지 화물기로 개조하였으며,[23] MD가 보잉에 합병되는 것을 보자 유지비 상승을 예견하고 2005년까지 몽땅 매각해 버렸다.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MD-11을 도입하였음에도 5대 보유 이후 추가로 들여오지도 않았고, 쓴 지 10년도 안 되어 전부 화물기로 개조시켰다. 게다가 A330이나 보잉 777 도입에 따른 개조도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여객 수익성은 꽤나 기대 이하였던 듯.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을 착륙, 이륙하는 대한항공의 기체(1991년).
[image]
대한항공이 MD-11BCF를 운용하던 당시 시드니에서 무게중심을 생각하지 않고 화물을 하역하던 도중 기체 후미가 주저 앉아버린 사고가 있었다. 사실 이 기체는 대한항공에서 팔려나간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많다. 자세한 사항은 링크 참조.[24]
5. 여객기로서의 경력
이후에도 MD-11을 여객기로 사용했던 주요 항공사로는 네덜란드의 KLM이 있다. 그 외에도 차터(전세기)나 VIP용으로 쓰이기도 했으나 2014년 10월 26일, 몬트리올발 암스테르담행 KL672편을 마지막으로 MD-11은 KLM에서 퇴역했다. KLM은 짧게는 16년, 길게는 21년 동안 MD-11을 운용했으며 운용 기간 동안 단 1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보다 8개월 전인 2014년 2월에는 마지막 여객용 DC-10이 비만 방글라데시 항공에서 퇴역했다. [25]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을 착륙, 이륙하는 KLM의 MD-11. [26]
https://www.flightradar24.com/data/aircraft/n586fe
대한항공에 투입되어 여객기로 운항 중이었던 영상. 1997년 당시 항로는 김포국제공항 - 나리타 국제공항 -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6. 평가
MD-11은 보잉에게 있어 이래저래 계륵같은 존재였다. 특별한 강점은 거리 대 수송량 하나뿐이고, 연비도 살짝 아쉽고, 안정성도 그다지인데, 그렇다고 단종시키기엔 아까워, 또 개선하자니 드는 돈이 꽤 들고. 사실은 맥도넬 더글러스가 잘 하면 됐을 일이었다.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바람에 문제가 속출했고, MDC의 잘못된 대처로 악명만 드높이고 말았다. 물론 삼발기의 시대는 저물고 있었다지만... 아무튼 위의 문제점들은 보잉이 MD-11을 단종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MD-11에 산적한 여러 문제로 인해, 계속 판매할 것이었다면 개선 프로그램을 짜고 돈을 지출해야 했다. 또한 MDC 시절 악명이 보잉에서 개선해 판다고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페덱스에서 대량 보유중인 DC-10을 MD-10으로 개량하는 작업을 해준 것만 보아도 보잉에서 MD 출신 기종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였다.
MD-11이 메리트가 있는 기종임은 분명했다. B777이 나오기 전까지 그 체급에서의 유일한 기체였고 맥도넬 더글라스사가 보잉에 합병되긴 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최초 인도부터 항공사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성능개선 및 개량 등 제작사로서 보일수 있는 노력을 했다면 10년이라는 생산기간 동안 200대 이상은 더 판매했을 것이다. 당장 메이저급 항공사(아메리칸 항공, 델타항공, 싱가포르 항공)에서 취소한 발주물량만 해도 60대 이상이나 된다. 특히나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 항공의 경우 B747을 소수 운용하면서 장거리 대형기가 필요하였는데 그 요구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나마 델타 항공이 MD-11을 B777로 늦게 대체한 것이다.
단순히 항속거리를 늘린 MD-11ER이 시장에 좀 더 빨리 나오는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엔진의 성능개선 및 교체 (PW 계열), 수평안정판의 재설계 및 제작 등 좀 더 향상된 기종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A340에도 견주지 못했을것이다. DC-10의 후속 기종임을 감안하면 수평안정판의 재설계 및 제작은 제작사 입장에서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27] 또한 B747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여객기로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단종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B777F가 MD-11F의 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했지만 최소한 대처만 잘 했어도 B747-8F 같이 화물기 위주의 고정수요는 있었을 것이다.[28] B777F가 항공사에 처음 인도되기까지 19년 동안 그 체급에서의 화물기는 MD-11F가 유일했고 그만큼 장점을 가진 기종임에는 분명했다.
7. 여담
1990년대 초중반 한국의 해외 여행 자유화 붐을 타고 외국 항공사가 몰려든 시기, 대한항공(KE)의 MD-11을 포함하여 김포(GMP)에서 의외로 자주 눈에 띄었던 기종이기도 하다. 당시 델타 항공(DL)이 김포-포틀랜드 노선에, 알리탈리아(AZ)의 김포-로마 노선, 스위스에어(SR)의 김포-취리히 노선, 지금은 사라진 브라질의 바스피(VP)가 LA를 경유하는 김포-상파울루 노선에 투입한 기재가 모두 MD-11/ER이었다. 심지어 타이항공(TG)도 성수기 방콕행 수요에 맞춰 추가되는 편에 종종 MD-11을 투입하기도 했다. 엔진 3개가 달린 늘씬한 동체에, 주익 끝을 위아래로 멋지게 마무리한 윙렛(Winglet)을 가진 외형으로 공항에서 대기하는 여행객들의 많은 눈길을 끌었다. 또한 리즈 시절 당시 앵커리지에는 대한항공 MD-11F를 비롯하여 아시아권 화물기들이 모두 경유해야 했기에 B747F와 더불어 많은 MD-11F를 볼 수 있었다.
MD사에서는 다양한 MD-11 발전형들을 연구하였다. 이 발전형들의 디자인들 중 하나는 동체를 연장하고 B747의 Upper Deck 형태와 같이 동체 상부에도 좌석을 배치함으로서 좌석 수를 늘리고자 한 디자인이었다. 지금의 A380과 같은 형태. 1996년에 MD사에서는 MD-XX(새로운 주익을 장착한 MD-11)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었다. MD-XX를 위해 두 가지 모델이 디자인 되었다. 하나는 표준 MD-11 동체에 15,565km(8400nm)의 항속거리를[MD-XXLR(MD-11LR)] , 다른 하나는 3클래스로 375석의 좌석을 배치할 수 있는 동체 연장형이었다[MD-XX] . 그러나 이 모델들 모두 MD의 파산으로 출시되지 못하였다.
[image]
해외의 어떤 항공기 매니아가 항공기 사진을 찍던 도중 바스피 소속 MD-11의 꼬리부분 엔진에서 로켓처럼 불꽃이 나오는 장면을 찍은 적이 있다. 참고본문 엔진 내 터빈 블레이드의 공기흐름 이상[29][30] 으로 '''컴프레서 실속'''[31] 이 일어나면 엔진 뒤로 불꽃이 튀는 경우가 있다. [32] 유튜브에 Compressor Stall을 치면 영상이 많이 나온다.
GPWS 소리가 충격과 공포이다. 여성의 목소리를 채용해서인지 각종 기괴한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영상 영상1-녹음하신분 반응도 귀신 같다는 사람, 노랫소리(...)[33] , 조종사가 불쌍하다....는 등 다양하다. MD-80쪽도 소름돋는다...사실 B717을 포함해 맥도넬 더글라스제 특유의 GPWS/TCAS 소리다. 에어버스, 보잉의 경우 차분한 남성톤이다.[34][35]
8. 참고 링크
[1] 현재는 퇴역함[2] 여객기는 KLM이 2014년 전세계에서 마지막으로 MD-11을 전량 퇴역시켰다. 현재는 화물기만 운용중.[3] 런치 커스터머 핀에어[4] 런치 커스터머 가루다 인도네시아[5] 런치 커스터머 알리탈리아[6] 런치 커스터머 페덱스[7] 런치 커스터머 마르틴에어[8] 이코노미 클래스 3-4-3 좌석배치시[9] 수직미익에 박힌 2번 엔진 노즐의 길이가 GE와 P&W 제품간에 약간 상이해서 그런 것인데 GE의 CF6가 약 40 cm 가량 길다.[10] B777보다 약 20cm 정도 좁고 A350보다 아주 살짝 넓다.[11] B777보다 약 15cm 정도 좁고 A350보다 약 10cm 넓다.[12] 총 14대 기체에 장착[13] 대표적인 예시가 후방 화물칸 도어 설계 결함으로 비행 중 화물칸 도어가 여압을 이기지 못하고 파손되어 떨어지면서 급격한 감압으로 화물칸 바로 위의 승객실 바닥이 붕괴, 조종라인이 죄다 파손되면서 추락한 사건인 터키항공 981편 추락사고가 있었다.[14] 애초에 삼발기의 등장 배경으로서 당시 미국 연방 항공국 (FAA)의 ETOPS 규정에 의하면 쌍발기는 60분 이내에 비상착륙이 가능하도록 항로를 제작해야만 했고 이는 항로, 계기, 운항 등에 있어서 엄청난 제약이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민간항공기 제작사에서는 4발기를 만들어 판매하였고, 3발기는 4발기보다 연료 효율을 강조하는 역할로서 탄생되었다.[15] 미국 NASA와 공동으로 풍동 분석하여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16] 항공기 자체의 무게(OEW) 기준.[17] DC-10이 설계 결함으로 욕을 먹기는 했어도 실제 조종안정성에 대한 문제는 MD-11처럼 크지 않았다. 오히려 묵직하게 조종하는 맛이 좋다며 조종사들 사이에서 나름 인기도 있었다.[18] 보통 싱가포르-파리가 대략 11,000km 정도 나온다. 그런데 동유럽이라면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그리스 정도라는 소리다.[19] 아메리칸 항공은 최초로 인도 받은 3대를 운용 후 연비 및 항속 성능에 불만을 표했고 이러한 성능 미달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나머지 항공기를 인도받지 않으려고 했었다.[20] 이에 A340-600을 주문했지만 파산하고 이를 승계한 스위스 국제항공이 A340-300으로 주문을 전환.[21] 1992년 나온 A330-300이 1999년까지 300여 대 생산될 동안 1990년에 나온 MD-11은 2000년 9월 마지막 생산분까지 합쳐 딱 200대가 생산되었다.[22] MD-95(B717)는 B737의 타겟층이 겹치는 데다 보잉의 베스트셀러인 B737의 포스에 밀려 B717 역시 초광속으로 단종되었다. 아직도 수많은 MD-80 계열의 항공기들이 운행하고 있기에 좋은 결과를 예상하였으나 B737이나 A320 시리즈보다 메리트가 없었다.[23] 여객기로 운용될 당시 주로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행 노선, 부산발 다수요 또는 장거리 국제선에 투입되었으나 화물기로 개조한 후 A330 등으로 변경되었다.[24] 링크를 타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2009년 11월 20일에 아비엔트 항공에 인도되었지만 도입 9일 후인 28일에 324편으로 운항하기 위해 이륙 중 결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추락해 파괴된다.'''[25] 사실 10년 안에 퇴역하는 모습을 보기에는 어렵다. 비슷한 사례로 B737-200이 있는데, 공항 시설이 빈약한 캐나다 북부의 항공사들이 아직도 애용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MD-90이 전량 퇴역되었고 MD-80들도 퇴역되고있다.[26] 저 기체 PH-KCE에 KLM이 붙인 별명이 'Audrey Hepburn'이다.[27] 다만 B747-400의 개발과정에서 주날개 조금 고치는 데에 비용이 적지 않게 소요됐음을 감안할 때 이 말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MD는 DC-10의 실패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었다.[28] B777F와 적재량은 비슷한데 항속거리는 1,500km 정도 부족하니 A330-200F보다는 좀 더 나았을 수도 있다.[MD-XXLR(MD-11LR)] [MD-XX] [29] 급격한 기동 등으로 인하여 유입공기 흐름이 바뀌거나 버드 스트라이크 등으로 인한 엔진 고장 등.[30] 이 때 엔진에서 진동이 나기도 한다.[31] 압축기 실속 또는 서징이라고도 한다.[32] 당연하게도 EGT(배기가스 온도)가 높이 올라간다.[33] 엔진 화재시 나오는 경고음이다. 다른 기종은 화재 경종과 비슷한 소리가 나지만 MD-11은 특이하게 저 노랫소리(...)가 나고 알림이 나온다. 주의를 확실하게 끄는 남성 톤과 달리 비교적 빈약한 여성 톤을 사용해서 그런 듯 하다. [34] 물론 이 둘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35] 여담으로 봉바르디에의 경우 보잉과 유사한 소리가 나고, 수호이 수퍼제트 100의 경우 일부를 에어버스와 유사한 음성을 채용하고 나머지는 맥도넬 더글라스처럼 여성 목소리를 채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