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소설)

 

일본판
한국판(상실의 시대)[1]
한국판(노르웨이의 숲)[2]
1. 소개
2. 제목에 얽힌 이야기
3. 한국판 정식발매에 얽힌 이야기
4. 영화화
5. 등장인물
5.1. 와타나베 토오루(ワタナベ トオル)
5.2. 키즈키(キズキ)
5.3. 나오코(直子)
5.4. 코바야시 미도리(小林 緑)
5.5. 돌격대(突撃隊)
5.6. 나가사와 선배(永沢さん)
5.7. 하츠미(ハツミ)
5.8. 이시다 레이코(石田玲子)
6. 목차
7. 기타


1. 소개


'''ノルウェイの森.''' / '''Norwegian Wood.''' / '''노르웨이의 숲[3], 상실의 시대[4]'''
일본의 유명 대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1987년소설.
하루키의 소설 중에서는 상당히 예외적인 작품이다. 그의 소설은 대체로 오컬트, 초현실적인 경향이 강한데, 이 작품은 그런 측면이 거의 없는 현실적인 소설이기 때문.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예외적인 작품이 그의 소설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이다.[5] 덕분에 비틀즈, 전공투 등 196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 등장하는 단골 소재들이 이 작품에도 등장한다.

2. 제목에 얽힌 이야기


이 소설의 원제 '노르웨이의 숲'은 비틀즈의 곡인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에서 따 왔다. 이 비틀즈의 곡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은 일본에서는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번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 비틀즈의 노래 제목의 의미는 노르웨이 산 '''목재 가구'''를 의미한다. 노래 가사만 읽어 봐도 명백히 숲이 아니라 노르웨이 산 가구(정확히는 가구의 목재가 노르웨이 산)이며 폴 매카트니 또한 인터뷰를 통해 당시 유행하던 저렴한 노르웨이산 가구를 칭한다고 밝혔다. 해당 곡의 위키피디아 문서를 살펴보도록 하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학부 출신이며, 작가로서의 커리어 외에 번역하기 까다로운 다양한 영어권 문학작품들을(예를 들어 위대한 개츠비) 번역한 실력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wood와 woods를 혼동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 조금 까였는데, 하루키 역시 이러한 논란을 의식하고 있었는지 2011년에 펴낸 수필집 '무라카미 잡문집'에서 이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여기서 본인의 언급에 따르면 이 표현이 오역이라는 건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Norwegian Wood'가 '노르웨이산 가구'라는 것 역시 하나의 설일 뿐 확정적인 것은 아니며, 'ノルウェイの森'라는 제목은 Norwegian Wood의 '''모호한 뜻'''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Norwegian Wood 이외의 것으로 확정짓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이 기고문의 내용상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오역을 더 마음에 들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수필집은 하루키가 과거에 쓴 여러 가지 주제의 기고문 등을 묶어 발간한 책으로, 이 제목에 대한 견해를 담은 글은 1994년 작성되었다.

3. 한국판 정식발매에 얽힌 이야기


[image]
한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 이 작품의 제목은 노르웨이의 숲이며 한국에선 1988년, '노르웨이의 숲'이란 원제목으로 처음 정발했다가 '''거의 망했다'''(...).[6] 후에 문학사상사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바꿔 재출간했고, 뭔가 있어보이는 작명 덕분인지 '''대히트'''를 하게 되었다. 사실 이는 당시 국내에서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이 금지곡 처분을 받아서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다. 노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노르웨이의 숲'은 말 그대로 노르웨이에 있는 숲이라는 단순한 의미로밖에 전달이 안 되기 때문. 개명 버프를 제대로 받은 사례.
무라카미 하루키는 번안한 제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문학사상사에 제목을 바꿔 출간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문학사상사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 없었으면 한국에서 지금의 하루키도 없었을 것이다'''라며 '''거절''' 했다. 처음에는 부제 '노르웨이의 숲'이라 하다가, 국내에서도 점차 원제에 예민한 독자들이 늘어나면서 꾸준한 항의를 받자 원제 '노르웨이의 숲'으로, 이제는 원제 'Norwegian wood'로 표기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국내판은 민음사의 '노르웨이의 숲' (양억관 역).
원래도 90년대를 풍미한 소설이었고, 대학생이면 거의 전공 필수 수준으로 보던 인기소설이지만, 1999년경 현대의 휴대폰인 걸리버 네오미의 광고 중에 나와서 더 유명해졌다. 당시 걸리버 네오미가 웹 검색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기에, 광고 중 여주인공이 읽는 책 표지를 보고 남주인공이 검색하자 "상실의 시대, 원제: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검색 결과가 나온다. 이 광고는 워낙 유명했기에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 유명해진 계기 중 하나로 꼽힌다. 해당광고영상
한국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붐을 일으킨 대표작으로, 당시 일본 언론에서 한국의 하루키 붐을 비중 있게 취재하기도 했다고. 그래서인지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 소설 1위를 차지했다. 노르웨이의 숲 번역 관련과 이 부분은 2020년 3월 29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다뤄졌다.
2000년대 들어 문학사상사는 개정판을 내놓는데 표지는 그대로지만 각 장의 소제목이 바뀌었으며 책 뒤에 실린 해설의 양도 많아졌다. 번역도 조금은 수정했는데, 성에 대한 묘사를 좀 더 구체화했고, 두 여주인공 나오코와 미도리가 주인공에게 반말을 하는 것으로 어미 처리를 바꾸었다. 원작도 반말이기 때문에, 원어의 감성을 좀 더 살리는 방향으로 고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image]
원래 '상실의 시대'는 일본에서 상·하 두 권으로 나뉘어 출판했는데 문사미디어에서 나온 '노르웨이의 숲'은 일본판처럼 상·하 양 권에 양장이며 표지 디자인도 똑같다. 참고로 번역자는 문학사상사 대표인 임홍빈 씨다.
문학사상사 외에도 한양출판과 열림원 그리고 문사미디어에서 원제 그대로인 '노르웨이의 숲'으로 번역해서 출판했지만, 인지도 면에선 안습한 실정. 그래도 출간 직후에는 노르웨이의 숲이 1.7배 정도 잘팔렸다고 한다.링크
[image]
문학사상사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계약이 끝남에 따라 2013년 9월 민음사에서 원제인 "노르웨이의 숲"으로 새 판본이 나왔다. 2016년 12월 상권의 초록색과 하권의 빨간색을 섞은 리커버 한정판 역시 나왔다. 그래서인지 2020년에도 교보문고에 가면 잘 보이는 곳에 이 책이 배치되어있다.

4. 영화화


[image]
2010년 베트남 출신의 쩐아인흥(Trần Anh Hùng) 감독의 영화화2010년 12월 11일 일본 개봉. 원작의 인기치곤 꽤 늦게 영화화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이것은 하루키가 영화화하는 데 있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오퍼를 넣은 감독은 꽤 있었다고 하지만, 하루키는 그중에서도 전아인훙의 각본을 선택하고 감독에게 직접 영화화를 부탁했다고 한다.
베트남 내에서 감독의 위치가 위치인지라 일본 스태프와 베트남 스태프가 반반이며 특히 미술, 분장 관련은 대부분 베트남 스태프가 담당했다. 덕분에 일본 배경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임에도 은연 중에 베트남풍의 복색이나 색채가 느껴지는 영상이 군데군데 엿보인다.
주연 배우는 마츠야마 켄이치[7]키쿠치 린코.[8] 음악은 라디오헤드조니 그린우드가 맡았다. 미즈하라 키코도 미도리 역으로 출연했다.

일본 내 시사회를 두 군데에서 했는데, 한 군데는 하루키의 모교이자 소설의 배경이며 실제 촬영지인 와세다대학[9], 다른 한 군데는 '''주일 노르웨이 대사관'''이었다고 한다. 본토에서 개봉하기도 전에 이미 '''50개국''' 상영 계약이 끝났다고. 기념으로 주일 노르웨이 대사관 시사회에서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50개국 국민을 한 명씩, 총 50명을 초청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개봉 후 사흘 동안 약 13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에서도 2011년 4월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했다. 관객 수는 19,229명. 원작의 이름값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두 나라 모두에서 흥하진 못했다.
평가는 영상미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호평.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도 독특한 예술적 풍미가 더해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설명이 꽤 불친절하고 휙휙 넘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내용 이해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영화화를 했다기보다는 영상화한 장면을 나열해놓은 것 같은 느낌. 또 나오코랑 미도리, 특히 나오코 배역이 작중에서 묘사되는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 미스캐스팅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5. 등장인물




5.1. 와타나베 토오루(ワタナベ トオル)


이 작품의 1인칭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작중에선 나(僕)라고 지칭할 뿐 본인이 직접 이름을 말하진 않는다.
도쿄의 어느 사립대학 문학부에 재학중이다. 별난 사람들이 많은 기숙사에서 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별나기로 소문난 돌격대와 한방을 쓴적이 있다. 책 읽는 걸 매우 좋아하는 독서광이며 주로 고전소설을 즐겨 읽고 음악을 즐겨 듣는 취미가 있다.
학창시절엔 키즈키, 나오코 두사람과 어울렸으며, 키즈키가 죽은 후 "죽음은 삶의 대극이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매사에 일정 이상 거리를 두는 자세를 고수한다. 나오코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갑자기 그녀가 사라진 뒤에도 항상 생각하며 편지를 보냈다. 그러다 나오코의 편지를 받고 그녀가 입원한 산 속의 요양원 아미 사에 찾아가 아주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다. 이후에도 편지를 주고 받곤 했는데, 작중 후반에 갑작스럽게 나오코가 자살하자 큰 충격을 받은 와타나베는 1달간 전국을 여행하며 부랑자 같은 몰골로 다녔다.
후에 정신을 차리고 지금까지 숨겨온 모든 사실을 미도리에게 말해주리라 마음먹고 전화를 걸고 잠시동안의 침묵 후에 미도리가 '자기 지금 어디에 있어?' 라는 질문에 어디에 있는지 답하려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라는 장소가 아닌 세상에서 자신이 어느 부분에 있는지 묻는, 그 질문에 대해 대답하지 못하며 엔딩을 맞는다.

5.2. 키즈키(キズキ)


와타나베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유일한 친구.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신경을 써주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재능이 있다는 식의 찬사가 와타나베의 입을 빌려 언급되는데, 젊어서 일찍 죽은 사람에겐 보통 평가가 후해진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지만 실제로도 그 정도의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와타나베-키즈키-나오코 3인의 관계에서 항상 중심에 위치했던 인물.
나오코와는 소꿉친구이자 애인이며, 어렸을 때부터 서로의 이득을, 에고를 공유했었다. 나이가 들면서 청소년이 되고 자연스럽게 성에 눈을 뜨게 되면서 서로의 성욕을 처리해주는 것을 매우 당연스레 여겼던 영혼의 관계였다. 17세 때 자신의 집 차고에 주차된 혼다 N360[10] 안에서 배기가스를 마시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와타나베와 나오코가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된 원인 중의 하나가 된다.

5.3. 나오코(直子)


키즈키의 소꿉친구이자 연인. 고등학교 때 키즈키 & 와타나베와 셋이서 자주 놀러 다녔는데, 키즈키가 자살한 이후 찻집에서 만난 이후로는 소식이 끊겼다가 도쿄 소재의 대학에 입학한 후 와타나베와 도쿄 지하철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무사시노에 위치한 '영어 교육으로 유명한 조촐하고 아담한' 여자대학에 재학 중. 와타나베가 기억하는 나오코는 늘 화려한 옷차림에 많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나, 대학 진학 이후로는 그 전과 다르게 무척 검소하게 지내고 있고, 친구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스무 살 생일에 와타나베와 간단한 파티를 한 후에 섹스를 했다.[11]
그 후 갑작스럽게 잠적했는데, 나중에 와타나베에게 편지를 보내어 대학은 휴학하고 요양 중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그녀는 오래전 자살한 친언니와 연인인 키즈키의 자살로 인해 정신상의 문제가 생겼고, 부모님이 강제적으로 교토 산골에 위치한 요양시설인 아미료(阿美寮)에 넣어 버린 모양. 와타나베에게 언니의 얘기는 비교적 시간이 지난 후에 했다.
아미료(아미사)는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고요하고 규칙적이고 자급적인 생활을 하며, 전문적 치료보다는 환경 조성에 역점을 두는 시설이다. 그곳에서 무난히 요양하는 듯이 보였지만, 와타나베와 만나지 않은 동안 편지를 쓰지 못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 주더니 결국 후반부에 목을 매어 생을 마감했다.

5.4. 코바야시 미도리(小林 緑)


와타나베와 같은 대학을 다니는 1학년. 전공이 같은지는 불명. 와타나베가 듣는 『연극론II』 강의를 통해 우연히 안면을 트게 되며,[12] 이후부터 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정신병원에 들어간 나오코 대신 바깥에서 와타나베가 가장 많이 만나는 여성인데, 주로 그녀의 제안에 의해 데이트가 이루어졌다.
조용하고 소심한 나오코와 정반대인 거침없고 털털한 성격으로, 와타나베에게 대놓고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을 정도. 아버지 영정 앞에서 알몸으로 가랑이를 벌리기도 한다. 또한 이웃집에 불이 났는데 같이 술을 마시면서 기타 치고 노래 부른 적도 있는 등 특이한 구석도 있다. 단, 갑자기 기분이 다운될 때가 있는지 작중에서 와타나베의 연락을 의도적으로 씹고 차가운 모습을 보여줬다.[13]
가족으로는 언니가 있다. 미도리가 언급하길, 언니의 이름은 코바야시 모모코(小林桃子). 녹색이란 이름의 미도리와 달리 분홍색이란 의미를 지닌 게 특이하다.
어머니는 뇌졸중으로 이미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도 같은 병으로 입원 중인데 병세가 위중했다가 작중 중반에 사망했다. 작중 중반부에 와타나베를 데리고 입원한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리고 성격이 그렇게 좋지 못한 남자친구와 교제 중이었다가, 작중 후반에 남자친구와 이별 후 와타나베에게 진심을 다해 어필했다.
그녀와 처음으로 만나는 이야기가 나오는 제4장의 제목 『피가 통하는 생기 넘치는 여자, 미도리』가 꽤나 유명한데, <노르웨이의 숲> 팬들 사이에선 미도리를 상징하는 문장으로 통하는 모양.
상술했듯 문학사상 초판본에선 존댓말을 쓰는데, 캐릭터 성격이 성격인지라 재판본을 먼저 본 사람은 초판본의 미도리에게서 엄청난 위화감을 느낄 것이다. 재판본의 반말 미도리는 그냥 호탕한 여자친구 같다면 초판본의 존댓말 미도리는 활기차고 귀여운 후배같은 느낌. 존댓말로 포르노 영화니 SM이니 하고 떠들기 때문에 번역 뉘앙스에 따라서 상당히 웃기다.
와타나베 토오루가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학 시절의 자전적 측면을 띤 것처럼, 코바야시 미도리는 하루키의 부인인 무라카미 요코의 대학 시절(정확히는 하루키 본인이 이야기한 부인과의 젊은 시절)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등장인물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대학 강의에서 만난 것부터 외향적인 성격, 거침없는 언행 등이 하루키가 자신의 수필에서 묘사하는 부인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작중의 와타나베처럼 무라카미 하루키도 부인인 무라카미 요코를 대학에서 만났는데, 그 이야기가 웃기다. 하루키가 듣던 수업에 전공투 학생들이 갑자기 들어와 교수를 몰아내고 "미 제국주의"에 대해 일장연설을 하기 시작했는데, 옆에 있던 여학생이 하루키에게 '''"저기, 근데 제국주의가 뭐에요?"'''라고 물어보더란다. 대학까지 들어와 놓고 뭐 이런 무식한 사람이 다 있나 싶어 쳐다봤는데 그 여학생이 후일 하루키의 부인이 되는 무라카미(다카하시) 요코였다. 사족으로, 노르웨이의 숲 작중에도 '혁명 운운하는 놈들이 어째서 야식용 주먹밥 같은 걸로 떠들어대고 있느냐?' 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5.5. 돌격대(突撃隊)


와타나베의 기숙사 룸메이트. 늘 흰 셔츠, 검은 바지, 감색 셔츠 차림에 소지품도 다 검은색인데 이게 딱 우익 학생의 외양이라 다들 돌격대라고 부른다. 다만 실제로 그런 성향이 있는건 아니고 전형적인 '자기 관심사 외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너드' 그 자체. 국립대학에서 지리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국토 지리원에 들어가 지도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괴짜지만 그래도 자기 신념이 확실한 인물.
말을 살짝 더듬는 버릇이 있으며, 자신의 관심사인 지도 이야기를 할 때는 더욱 더듬거린다. 매일 아침 일찍 라디오를 틀어놓고 규칙적으로 체조를 하거나[14], 결벽증이 의심되는 행동을 보이는 등 상당히 특이한 인물이다.[15] 성격도 고지식하고 고집이 세다. 일종의 개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기숙사 사람들은 그가 전형적인 우익 학생의 외양인 것도 있고 해서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그를 꺼리지만, 룸메이트인 와타나베는 아플 때 병간호도 해주거나 하면서 의외로 돌격대를 잘 대해주는 편이었다. 상기한 라디오 체조 문제나 방에서 위스키를 마신 것 탓에 가볍게 말다툼한 것 외엔 딱히 충돌이랄 게 묘사되지 않을 정도다. 작중 초중반부에 기숙사를 나와 어딘가로 사라졌으며 그의 기행을 와타나베는 자주 이야깃거리로 남에게 들려주었다. '돌격대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세계는 푸근하고 평화로움에 가득 차 있었다'라고 생각하는 등, 그와의 일상 자체는 와타나베에게 있어 나름 불쾌하거나 한 기억은 아니었던 모양. 돌격대의 실종부터 와타나베는 고독과 규칙적인 생활에서 이탈하고 미도리와의 교류를 시작했다. 그래도 같이 지내다보니 와타나베도 버릇이 되었는지 돌격대가 사라진 후 와타나베 역시도 규칙적으로 청소하는 게 일과가 된다.
하루키의 다른 작품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주인공은 그의 캐릭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듯하다.
[16]

5.6. 나가사와 선배(永沢さん)


와타나베가 사는 기숙사의 상급생으로[17] 도쿄대학 법학부에 재학 중이다. 와타나베와는 좋아하는 책(위대한 개츠비)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졌다.[18] 집안이 엄청난 부자인데다 머리도 아주 좋고 타인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도 가지고 있는 엄친아. 주인공인 와타나베와는 독서광적인 면, 특히 고전 소설을 주로 읽는다는 점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이쪽은 와타나베보다 그런 기질이 더해서, 아예 사후 3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은 읽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는 사람. 작중에서 와타나베가 "피츠제럴드는 아직 30년 안 됐는데요?"라고 묻자[19] "그 정도로 대단한 작가는 언더 파로 쳐준다"라고 태연스레 받아쳤다.
그의 부친은 나고야에서 큰 병원을 경영하고 있으며, 형은 도쿄대학 의학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가업을 물려받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작중에선 1급 외무고시를 준비 중이었으며 무난하게 합격했다. 넉넉한 집안임에도 나가사와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은 사실 그의 여성편력이 원인으로, 이를 걱정한 그의 부친이 아들에게 4년간 기숙사 생활을 강요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숙사의 엄격한 사감도 나가사와에게만은 항상 외박도 외출 허가도 관대한 덕에 자유롭게 지낸다. 단지 사는 곳만 기숙사일 뿐.[20]
자주 시내로 나가 여자와 뜨거운 밤을 지내고 돌아오는걸 즐기는 모양. 허무함을 채우기 위해 와타나베와 같이 2:2로 원나잇을 한 적도 많다. 본인의 언급으론 70명이 넘는 여자들과 잤다고 말하며, 물건이 크고 아름답다고 했다. 와타나베는 그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반감을 가지며 호기심을 가지고 그를 대할 뿐 그 이상의 관계를 맺으려고 하지 않았다.
훗날 여친 하츠미의 죽음 이후에 와타나베에게 후회하는 듯한 편지를 보냈지만 와타나베는 편지를 찢고 그와 다시는 연락하지 않았다.
그가 와타나베에게 한 충고인 "자기 자신을 동정하지 마라, 자신을 동정하는 것은 비열한 사람이 하는 짓이다."라는 대사는 팬들에게 명대사로 여겨진다.

5.7. 하츠미(ハツミ)


나가사와 선배의 애인. 갑부 집안의 딸들이 많이 다니는 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이다.[21] 와타나베가 처음에 '어째서 나가사와 선배가 이 정도의 여자와...' 생각했을 정도로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 그러나 누구나 호감을 가질 만한 좋은 성격과 말솜씨를 지녔고, 언제나 멋지고 고상한 옷을 입고 다닌다. 나가사와가 다른 여자와 자주 잔다는 걸 알면서도 그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와타나베와도 어느정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나중에 나가사와가 외교관 시험에 합격하여 독일로 떠나자 헤어졌다. 애당초 '선배의 여자' 이상은 아니었던 만큼 이때쯤 와타나베와의 교류도 자연히 끊긴 듯. 후에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가 면도칼로 손목을 긋고 자살했다. 이 사실은 에서 나가사와가 와타나베에게 편지를 통해 알렸다.

5.8. 이시다 레이코(石田玲子)


나오코가 입원한 요양원 아미료에서 나오코와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중년 여성. 아미료에 들어온 지는 8년차. 훨씬 전에 퇴원할 만한 수준으로 치료가 되었지만 직원들의 일을 여러모로 도와주면서 반직원 취급을 받는 중. 요양원 사람들에겐 피아노 등 각종 악기를 가르쳐 주는 터라 이시다 선생으로 불린다.
젊은 시절에는 피아노 신동으로 불릴 만한 천재였는데,[22] 어느 날 마음의 병을 얻어 피아노를 못 치게 되었고, 정신병원에 여러 번 입원한 적이 있다.
레이코가 피아노를 가르치던 여중생이 레즈비언이었는데, 어느날 이 여중생이 레이코를 애무하며 유혹한 적이 있었다. 레이코는 그녀의 뺨을 후려 갈기고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그냥 넘어갔는데, 나중에 이 여학생이 허언증을 발휘하여 레이코가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뻥을 쳤다. 즉, 레이코는 레즈비언 강간범으로 억울한 모함을 당한 것. 남편은 오랫동안 정신병이 도지지 않았던 아내를 낙관했던 듯 터를 잡을 시간을 번 후 이사가자고 하지만, 레이코의 정신병이 재발하였고 이 사건의 영향으로 남편과 이혼하여 외동딸과 떨어지게 되었다. 요코하마시에 전 남편과 딸이 살고 있다는 모양이다.
나오코를 만나러 아미료에 찾아온 와타나베와는 만담을 할 만큼 금방 친해지게 되는데, 나중에 나오코가 자살한 후에 아미료를 나와 그녀가 남겨준 옷을 입고 기타를 멘 상태로 그의 앞에 등장한다. 참고로 작중에서 와타나베는 레이코에게 '여사'라는 호칭을 붙여서 깍듯이 존대하는 모습을 보이며, 작품 말미에 와타나베와 섹스했다. 이후 아사히카와시에서 음악교실을 연 친구에게 가서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6. 목차


'''Chapter'''
'''제목'''
'''1'''
나를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해요
'''2'''
죽음이 찾아왔던 17살의 봄날
'''3'''
비와 눈물이 섞인 하룻밤
'''4'''
부드럽고 평온한 입맞춤
'''5'''
아미료에서 날아온 편지
'''6'''
정상적인 세계와 비정상적인 세계
'''7'''
조용하고 평화롭고 고독한 일요일
'''8'''
하지만 쥐는 연애를 하지 않아요
'''9'''
봄철의 새끼곰만큼 네가 좋아
'''10'''
자기 자신을 동정하지 말 것
'''11'''
계속 살아가는 일만을 생각해야 한다
문학사상사 번역본 초판의 목차. 민음사 번역본은 목차가 없다.
문학사상사 재판의 목차는 일판의 목차와 동일하다. 3판에서는 1장의 부제가 '18년 전'이 빠진 '아련한 추억 속의 나오코'가 되었다.
'''Chapter'''
'''제목'''
'''1'''
18년 전 아련한 추억 속의 나오코
'''2'''
죽음과 마주했던 17살의 봄날
'''3'''
잃어버린 시간 속을 날아간 '반딧불이'
'''4'''
피가 통하는 생기 넘치는 여자, 미도리
'''5'''
마음의 병을 앓는 나오코의 실종
'''6'''
요양원에서 만난 나오코와 레이코
'''7'''
너무나 가깝고도 먼 미도리
'''8'''
나가사와와 하츠미가 그리는 평행선
'''9'''
미도리와 청교도처럼 보낸 밤
'''10'''
갈등의 벼랑 끝에서
'''11'''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7. 기타


  • 일화로, 1986년에 하루키가 자신이 키우던 노르웨이 숲 품종의 고양이를 출판사 편집장에게 맡겼는데 편집장이 "고양이 맡아줄 테니 대신 신작 장편 소설 뱉으시져??"라는 조건을 내걸어서 나오게 된 게 이 소설이라고. 그리고 그 편집장은 현재 출판사 임원이 되었다고 한다.
  • <노르웨이의 숲>은 하루키가 84년 발표한 단편집 <반딧불이, 헛간을 태우다>에 수록된 단편 '반딧불이'를 장편으로 개작한 것이다. 정확히는 <노르웨이의 숲> 초반부가 반딧불이에 해당하며, <노르웨이의 숲>이 이야기를 열심히 풀어나가서 (다소 중의적인) 끝을 맺는 데 비해, 반딧불이는 돌격대가 가지고 있던 반딧불이가 날아가는 장면에서 진한 여운을 남기며 끝나는 단편이다. 이 작품은 하루키가 자신의 단편 중 가장 좋아하는 글 중 하나라고 한다. <노르웨이의 숲> 외에도 '태엽 감는 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역시 먼저는 단편으로, 이후에 장편화했다.
  • 2016년 10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가 뉴스 속 코너인 앵커 브리핑을 통해 세태를 풍자하면서 순실의 시대라는 단어로 상실의 시대를 패러디했다.[23] 그리고 엔딩음악으론 비틀즈Norwegian wood를 썼다.
  • 배우 박정민은 산문집 <쓸 만한 인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라고 밝혔다.
[1] 문학사상사 수정 정발판.[2] 민음사 리커버판. 보다 원판의 커버를 잘 재현했지만 1,2 권이 통합되었다. 이 이외에도 평범한 세계문학전집 디자인으로 나온 판본도 있다.[3] 원제를 직역한 것이자 민음사, 문사미디어, 한양출판, 열림원 판본 제목. 아래에서 서술하겠지만 문학사상사 초판도 이 제목을 썼다.[4] 2000년대까지 국내에 널리 알려져있던 명칭. 문학사상사 재판본 이후의 제목이다.[5] 등장인물인 나가사와 선배는 '사후 3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은 읽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그가 위대한 개츠비를 찬양하자 와타나베가 "피츠제럴드는 아직 30년 안 됐는데요?"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피츠제럴드는 1940년에 사망했다.[6] 이는 원제의 어원인 비틀즈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이 국내에서 '''금지곡 처분'''을 받아서 인지도가 완전 제로였던 탓이 크다. 실제로 80~90년대에 국내에 발매돼서 히트를 친 컴필레이션 The Beatles Ballads의 국내판에는 해당 곡이 빠져있고 대신에 Girl이 수록되어 있다.[7] 이 배우는 데스노트 실사판의 L역, SALHAE하라! SALHAE!하라로 유명하다.[8] 키쿠치 린코는 할리우드에 진출한 관계로 일본 내 활동은 거의 없는 여배우로 유명하다. 서서히 미쳐가는 나오코를 소름 돋게 연기했다. 다만, 2013년에 개봉한 퍼시픽 림에서는 여러모로 평이 갈리고 악평도 적지 않게 받았다.[9] 그런데 또 다른 촬영지인 고베대학에선 시사회를 안 했다. 고베대학도 일본에서는 알아주는 상위권 대학임을 감안하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와세다대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교라는 상징성이 하나 더 있어서 특별히 시사회까지 한 듯하다.[10] 1967~1972년까지 생산했던 혼다의 전륜구동 경자동차. 당시로는 획기적인 31마력의 고출력 엔진을 탑재했으며, 혼다 최초의 자동변속기를 탑재하여 유명했다. 참고로 차명인 N360에서 N은 일본어로 탈것을 의미하는 노리모노(のりもの)를 의미하고, 360은 당시 일본 경자동차의 배기량 규격인 360cc를 의미한다.[11] 첫경험이었다. 키즈키와 나오코는 서로를 애무만 했었지 섹스는 하지 못했다고 나오코가 말한다.[12] 정확히는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던 와타나베에게 미도리가 먼저 접근해 악수를 청하며 아는척을 했으며, 이때 와타나베의 연극론 강의 노트를 빌린것을 계기로 급속도로 친해졌다.[13] 사실은 와타나베가 기숙사를 나와 방을 구해 이사를 가면서 바쁜 나머지 정신이 없어 3주정도 아예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탓이지만...작중에서 미도리 역시 은근 약속이나 스케줄을 펑크낸 적이 꽤 있다는 건 아이러니.[14] 10년 동안 매일매일 해왔다고 하는데, 내용 정황상 NHK라디오체조로 추정된다.[15] 남자 기숙사의 일반적인 (너저분한) 풍경과는 달리 주인공인 와타나베와 돌격대가 사용하는 방은 매우 깨끗했다고 묘사된다. 와타나베가 독백하길, 자신들 방은 '시체 안치소만큼이나 청결하다'고... 청소에 매우 신경을 쓰고, 알콜 냄새를 아주 싫어하여 와타나베가 방에서 위스키 마셨다고 화낸 적도 있을 정도다.[16] 실은 주인공이 지어낸 이야기다. 주인공은 농담이었지만 기숙사 친구들은 모두 믿었다...주인공이 방 벽에 누드사진을 붙여놓자 돌격대가 자기는 이런 거 싫어한다면서 사진을 떼고 그 자리에 운하 사진을 붙여 놓았다는 모양. [17] 와타나베보다 2학년 위라고 한다.[18] "위대한 개츠비를 3번 이상 읽은 사람이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지."라는 대사를 한다. 참고로 이 작품의 저자인 무라카미 하루키위대한 개츠비를 아주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원문에서는 「『グレート・ギャツビイ』を三回読む男なら俺と友だちになれそうだな」(위대한 개츠비를 3번 읽는 사내라면 나와 친구가 될 것 같아) 라고 말한다. 약간 건방진 느낌이 드는 한국어 번역판과는 말투가 다르다.[19] 스콧 피츠제럴드는 1940년에 사망했다. 그러므로 이 소설의 배경 년도는 1960년대라는 걸 알 수 있다.[20] 사실 아들을 이토록 통제하는 그 아버지 역시, 도쿄에 여자가 있다. 게다가 나가사와가 와타나베, 하츠미와 저녁식사를 했던 아자부의 고급스런 프랑스 요리점에도 늘 여자와 온다고 한다.[21] 일본에서는 이런 학교를 ‘아가씨 학교(お嬢さん学校)’라고 한다. 시라유리여자대학, 세이신여자대학 등이 보통 이런 이미지.[22] 작중에서의 언급으론 악보 2번만 보면 전부 외워서 연주할 정도로 실력이 좋으며,피아노 이외에 기타 연주도 수준급. 비틀즈의 웬만한 곡은 대부분 칠 수 있다.[23] 정확히는 사태가 터진 뒤에 인터넷에 올라온 합성사진 하나를 인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