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번구이쯔
1. 日本鬼子 (Rìběn guǐzi)
한국 한자음: 일본귀자
일본 한자음: にほんきし[1] , 히노모토 오니코, 니혼 오니고[2]
영어: Japanese Demons
프랑스어: Demons japonais
2. 개요
중일전쟁 당시부터 중국에서 쓰이기 시작한 일본인에 대한 비하명칭으로 2차대전을 거치면서 고착화 됐다. 일본군들이 중국을 침략하고 난징 대학살 등의 수많은 악마같은 대량 학살과 매우 끔찍한 전쟁 범죄들을 자행하자 일본군이 악마라고 일컬어지기에 이르렀기에 중국인들이 일본인들을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당시엔 멸칭이라기보다는 증오의 감정을 담은 말에 가까웠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일본인에 대한 단순한 일종의 멸칭 및 겸사겸사 욕으로 정착되었다. 기원은 이해할 수 있으나 어쨌든 현재로선 욕으로 분류된다.
본디 鬼子라는 단어는 귀신이라는 의미가 아닌[3] , 근현대에서 중일전쟁 이전부터 외국인 혹은 외국인에 붙은 중국인을 욕하는 단어였으며 洋鬼子(서양놈), 假洋鬼子(가짜 서양놈)[4] 등 접두사를 붙여서 구분했다. 그런데 일본군의 악명 때문에 鬼子라는 단어도 거의 일본인만을 지칭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게 <귀신이 온다(鬼子來了: Devils On The Doorstep, 2000)>라는 영화제목. 이쪽은 번역자가 그냥 <귀신이 온다>라고 번역했으나, 축약어를 고려하면 영화내용상 제목에 붙은 귀신이라는 단어는 日本鬼子라는 의미가 된다. 주된 이야기가 일본군이 마을에 흘러들어와서 벌어지는 일이니 <쪽발이가 온다> 혹은 <왜놈이 온다>가 영화내용에 맞는 의역이다.
바리에이션으로 얼구이쯔(二鬼子)라는 단어도 있는데, 한간을 포함해 한국계 등 일본인이 아니면서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는 자들을 포괄적으로 부르는 단어였다.[5]
한 때 중국인과 친하거나 중국 문화가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의미를 모르는 단어에 가까웠다. 중국인에게 단어의 뜻을 물어봐도 욕이라 어물쩍 넘어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 분쟁이 재점화되며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된 이후, 열받은 중국인들이 일본인을 욕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의 눈치도 안 보고 신문과 인터넷에서 대량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것이 일본에 알려져서 또 다른 기묘한 문제를 불러오게 된다.
3. 모에화
그 기묘한 문제란 모에화다.
[image]
한국으로 치자면 조센징이나 카오리팡즈를 조선희나 고봉자 등의 미소녀로 모에화한 것이다. 그야말로 비하를 했는데 모에화가 배달된 꼴이니, 중국인들은 크게 당황했다.Pixiv에서도 관련 그림이 잔뜩 나오는 상황이다. 이름은 일본어식으로 훈독한 '히노모토 오니코'라고 한다고.
문제의 핵심은, 일본에서는 귀(鬼)가 일본의 도깨비격인 오니를 가리키는 한자로 쓰였다는 사실이었다. 부정적인 의미가 전혀 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오니가 서브컬처에서 자주 쓰이고 친숙해지면서 귀라는 한자의 부정적인 의미가 많이 희석된 상태였다.[6]
또 그 뒤의 子는 일본에서는 여성형 이름에 붙는 것이라 순식간에 "마귀같은 새끼"가 "오니 소녀"로 둔갑해버렸다. 원래 현대 중국어에서 子는 자식, 새끼라는 뜻도 있으며, 물건이나 명칭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즉, 공자나 노자 같은 학문의 일파를 만든 사람(혹은 옛날 위인)이나 천자 같은 하늘을 대변하는 존엄한 사람에게 붙이지 않는 한, 놈, 녀석 같은 뉘앙스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현대 일본에서는 같은 한자를 "~코"라는 여성 이름에 쓰고 있었으니… 어찌보면 말싸움 반격법의 한가지인 자신에게 온 욕을 오히려 비꼬면서 받아치기로 볼수도있다.
결정적으로 소일본이나 이거나 삼자가 듣기에 전혀 욕답게 들리지 않는다. 한자어인데다 전근대/근대의 의식구조에서 나온 멸칭이기에 현대 일본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귀엽게 들리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한자를 보충적으로 사용하는 다분히 한국적인 생각이고, 중국인의 경우 당연히 심한 욕으로 인식한다. 어찌됐건 한국인과 일본인에겐 별로 욕으로 와닿지 않는다는 중요한 문제점이 남아있기 때문에 언어사용이나 의식구조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 헤프닝이라고 볼수 있을것이다.
어쨋건 자연스럽게 일본에서는 여자오니인 한냐를 연상케 했고 남성향을 좋아하는 오타쿠들이 모에선을 쬐었다. 이 현상은 어느정도 계획성이 있었는데, 중국인들이 이 단어로 욕하면 외국인들이 무슨 뜻인지 검색해 볼텐데, 우리가 모에짤을 많이 그려서 그들이 덕질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자는 발상이었다.
실제로 현재 이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모에짤이 주구장창 나오고 몇페이지 넘겨야 간간이 WW2 관련 사진이 나온다. 중국어 독음쪽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일본어 독음으로 검색하면..
그림 그리는 사람중 국수주의자도 많은 일본인지라 이게 인기를 얻었고 당연히 중국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공깽이었다.
그려지는 짤들의 특징은, 한냐 가면을 쓰거나 뿔이 있다는 것. 주로 日本鬼子를 훈독한 히노모토 오니코라고 부른다.
관련은 없는것 같으나 이런 모에화도 있다.
3.1. 저작권
저작권이 없는 인터넷 팬 캐릭터인 것 같지만, 실은 인터넷 팬 캐릭터가 아니며 저작권이 있다. 르번구이쯔를 모에화한 캐릭터의 원작자는 '히노모토오니코 프로젝트(日本鬼子ぷろじぇくと)'라는 작품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르번구이쯔와 소일본과 츠이나 쨩을 프로젝트의 등장인물로 설정하였기 때문이다.
현재 히노모토오니코 프로젝트 측에서는 르번구이쯔 모에화(히노모토오니코), 소일본 모에화, 츠이나 쨩의 반중 등의 정치적 이용을 원치 않는다고 공언하였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반중 등의 제노포비아와 2ch 등의 넷 우익발 비뚤어진 애국심에 의한 국뽕과 중세 잽 랜드를 주장하는 국까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듯하다.
4. 관련된 다른 말
- 물론 나라 욕이 괜히 이런식으로 의도적으로 회피하여 고운말(?)로 만든 사례만 있는건 아니다. 다른 사례로는 나라 욕이 점점 자연스럽게 고운말(?)로 정착된 사례가 있는데 두 차례의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들 사이에서 독일을 "크라우트"(kraut)라고 욕하였는데 kraut는 독일어로 양배추라는 뜻이며 당시 "양배추 시키"같은 뉘양스로 독일인 비하용어로 쓰였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다보니 점점 kraut란 말에 대한 불쾌감이 사라졌고 심지어 60년대 서독에서 "크라우트락"(Krautrock)이란 음악 장르명까지 나올 정도다. 니시카와 타카노리가 프런트맨으로 활약한 abingdon boys school의 노래 중에 JAP이라는 노래가 있기는 한데, 이 노래는 전국 바사라 시리즈 오프닝을 장식하기까지 했다.(...)
- 아무래도 탄생 배경이 배경이라 그런지, 몇몇 일본 현지의 우파성향 네티즌이나 오덕들이 주의주장 홍보수단으로 써먹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 혹은 일본 행정 조직에 속해 있던 조선인들 중에는 일본인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이들이 있었는데, 중국인들은 이들을 '얼구이쯔(二鬼子)'라고 불렀다. 의미는 '2번째 악귀'라는 뜻으로, 일본인에 못지 않은 악귀라는 의미이다. 이들의 행위는 중국인들의 분노를 사서,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직후 수많은 조선인들까지 덤으로 보복당하기도 했다.
- 중국에서 쓰이는 다른 일본인 멸칭으로는 소일본이란 단어가 있다. 허나 이 역시 모에선 피폭을 당하고는 일본귀자와 함께 모에화 세트로 묶이는 경우가 많다. 흠좀무. 그러나 정작 현지 중국인들은 후술할 왜노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게 흠.
이것도 모에화 포격을 맞았다(…). 다만 서구권 내에서는 이 단어보다는 광동어식 표현인 구이라오(鬼佬, Gweilo)로 더 잘 알려져 있다.
- 단, 예외적으로 모에화는커녕 2ch 유저들마저 크리티컬 히트를 맞고 피꺼솟하는 한자가 있다. 전술했지만 다름아닌 왜노(倭奴, Wōnú). 과거나 현재의 중국인들이 일본인들을 비하할 때 매우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일본인들을 격분케하는 마법의 단어다(...). 더구나 이쪽은 한국과 일본간의 사이버 전쟁에서도 강도높은 어그로를 끌었을 정도로 대단히 모욕적인 표현으로 여겨진다. 해당문서 참고. 그러나 최근에는 이 왜노조차도 모에화되고 있으니 답이 없다.[7]
- 이렇게 일본 오덕들이 욕까지 속속 모에화해버리자 이제는 욕질을 포기하고 아예 그 일본욕 모에화 캐릭터들 능욕하는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복수하는 중(...) 그렇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되려 일본 오덕들이 더 즐긴다 (...)
5. 관련 문서
[1] 같은 한자를 쓰는 단어로 鬼子母神(키시보진)이라는 단어가 있다.[2] 일본어에도 鬼子라는 단어가 있는데, 오니코가 아니라 오니고라고 읽는다. 물론 한국에서 '일본귀자'라고 하지 않듯이 일본에서도 '니혼 오니고'라고 하지 않고 '리벤구이즈(リーベングイズ)'라고 읽는다.[3] 귀신은 그냥 鬼다.[4] 루쉰의 아Q정전에서 한 등장인물의 별명이 이거다. 서양인이 아닌데 서양인 행세를 하는 중국인에 대한 멸칭.[5] 의화단 운동 당시, 의화단이 기독교 신자들은 二鬼子, 서양 물품을 쓴 사람들은 三鬼子로 단죄해서 처벌했다는 설도 있다.[6] 실제로 일본의 아키타현에는 비교적 '선한' 성향의 오니인 나마하게가 알려져 있다. 현 정부에서 현의 마스코트로 쓰려고 할 정도.[7] 애초에 사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 왜노라는 조어가 일본인에 대해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일본인 스스로가 소위 노예라는 단어에 대해 중국인들을 상대로 컴플렉스나 열등감을 가져야 하겠지만, 일본 역사에서 중국의 지배를 받은 일이 없기에 딱히 큰 효과가 없다. 결국은 왜와 노라는 부정적 한자 조어의 조합으로 욕을 만드는것 뿐인데, 사실상 고려 봉자나 르번구이쯔와 다를바가 없게 느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