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업 트리오
1. 개요
Cleanup Trio. 야구에서 3번, 4번, 5번 타자를 일컫는 말.
팀내 최고의 선수들을 이 타선에 배치하며, 테이블 세터가 루상에 나가 있는 것을 홈으로 불러들이는[1] , 야구에서 득점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팀 타점의 7할 정도는 이 클린업 트리오가 따내 팀의 승리에 기여하게 된다.
2. 상세
사실 클린업이라는 말은 본토인 미국에서는 '''4번타자만''' 얘기하는 것이지만 일본에서 3, 4, 5를 한꺼번에 일컬으면서 4번 타자가 그 중에서도 팀의 상징이라는 것으로 변질되어버렸다. 실제로 위키피디아에서 배팅 오더 항목을 검색하면 cleanup이란 말이 trio로 확대되어 쓰이지는 않는다.
참고로 4번 타자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은 "1, 2, 3번 이 안타치고 나가서 만루를 만들었을 때 4번 타자가 장타를 친다."라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 극초기의 야구계에서는 투수가 타자에게 공을 치도록 던져주는 게 규칙이었고, 당연히 그러한 인식을 하고 타순을 짰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라이브볼 시대가 되면서 강타자는 4번 보다는 3번이 더 낫다는 인식을 하게 되고, 21세기 들어 세이버메트릭스의 대두로 한 단계 더 올려서 2번이 낫다는 말까지 생겼다.
팀내에서 장타율과 OPS가 가장 높아야 하다보니 대개 지명타자, 1루수, 좌익수 등 수비보다는 공격력을 더 신경쓰는 포지션이 이곳에 포진하는 경우가 많다. 3루수와 우익수도 앞의 세 포지션만큼은 아니지만 클린업 트리오가 많이 나오는 편. 수비 비중이 높은 유격수나 포수가 클린업 트리오에 들어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 포수나 유격수는 수비때 체력소모가 심하고 대체선수 구하기가 타 포지션보다 더 힘들어서 타격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체력 안배 차원에서 클린업 트리오에는 잘 포함시키지 않는다. 굳이 넣겠다면 중간중간 휴식일 형태로 지명타자 로테이션에 집어넣는 형태로 관리를 해주고, 필요하면 경기 후반 교체해서 체력 세이브를 해준다. 애초에 클린업급 타격이 되는 강정호, 김하성급 유격수나 강민호, 양의지급 포수는 모든 팀이 가지고 싶어하는 보물같은 존재다.
앞부분 즉 보다 상위 타선에 있을 수록 타격 외의 잡다한 운동능력이 요구되고, 점점 뒤로 갈 수록 즉 점점 하위로 밀려날 수록 장타력이 앞타선보다 더 중요해진다. 중심타선을 이루는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한 경우에는 가끔 씩 좌우놀이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 수록 점점 체형이 비대해지고 그에 따라 주력이 딸린다는 등의 점점 뒤로 밀려나게 된다.
그 외에 팀의 사정이나 선수들의 취향에 따라 중심타선의 운용도 천차만별이다. 여러 강타자들이 모여있는 경우 연습경기에서 일종의 실험을 거치고서 감독의 판단이 이뤄진다. 장타력 좋은 선수가 부족한 한국과 일본에서는 4번을 3번보다 중시한다면, 장타력 좋은 선수가 많은 미국에서는 3번을 4번보다 중시한다.
2015년 이후 MLB에서는 팀내 최고의 타자는 3번 타자, 심지어 2번 타자에 놓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클린업 트리오는 3-4-5번 타자가 아니라 2-3-4번 타자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도 슬슬 나오고 있다.
2.1. 3번 타자
KBO/NPB에서는 통상적으로 높은 타율과 평균 이상의 장타력을 가지고 있고 호타준족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주력을 갖춘 선수를 배치한다. 일단 '''1회부터''' 타선이 돌아오기 때문에 4번 타자보다 3번 타자가 타석이 좀 더 많이 돌아오므로 타율도 중요하지만 출루율을 다른 부분보다 더 중요시한다.
3번타자에 대해서는 한국 및 일본과 미국의 인식이 다소 갈린다. KBO나 NPB에서는 팀내 최고의 교타자 혹은 컨택형 슬러거들이 이 자리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MLB에서는 주로 팀내 최고 타자가 3번에 들어간다.
사실 MLB에서는 3번, 혹은 2번에 최고 타자를 넣고 4번에 어느정도 컨택이 되는 파워 히터가 들어가는게 대세인데, KBO나 NPB의 경우에는 파워가 좋은 타자가 귀하고 대다수 타자들이 똑딱이이기에 똥파워를 자랑하는 4번 유형의 타자들이 팀내 최고 타자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것의 연장선상으로 3번 타자에게 최고의 타격보다는 뛰어난 컨택과 괜찮은 파워에 평균 이상의 주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렇기 때문에 전형적인 3번 유형의 컨택형 슬러거지만 발이 느렸던 김태균, 이대호, 김동주가 부동의 4번타자로 나온 것이다. 반면에 이들에 비해 파워가 조금 떨어지는 중장거리 교타자이면서 볼넷은 적어도 그 어떤 공이라도 갖다맞춰서 안타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고 어느정도 주루 능력도 갖추었던 이병규는 교과서적인 3번 타자로 볼 수 있다.
2.2. 4번 타자
MLB에서는 최고의 타자라기보다 최고의 파워 히터를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파워히터가 적은 KBO나 NPB에서는 최고의 파워히터가 곧 최고의 타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4번 타자가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전형적인 3번 유형의 선수에게도 팀내 최고 타자라는 의미로 4번 자리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개념은 현재도 다르지 않고, 장타력 높은 타자가 4번에 들어서는 것이 효율적이다.
2.3. 5번 타자
클린업 트리오 중 가장 극단적으로 장타율과 클러치 히팅 능력을 중요시한다. 3번이 컨택형 슬러거, 4번이 팀내 최고의 파워히터의 자리라면 이 자리는 타율이나 출루율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장타율이 매우 높은, 즉 파워 히터들의 자리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고전적인 타순 배치에서는 이 타순이 중심 타선의 끝이기 때문에 5번 타자들은 클러치 능력도 갖춰야 했다. 파워 히터들의 자리이기 때문에 MLB에 비해 파워히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KBO/NPB에서 5번을 더욱 중시하는 경향이 크다. MLB에서는 2-3-4번에 최고 타자를 배치하는 것이 유행인데, KBO/NPB에서는 여전히 3-4-5를 중시하고 그 타순에 배치되는 것을 아주 특별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그 증거.
그밖에 팀내 최고의 타자라 할지라도 포수나 유격수 같이 수비 부담이 매우 큰 포지션이라면 5번 타자로 조금 조정해주는 것이 관례이다.
3. 세이버메트릭스에 의한 타순
세이버메트리션들은 타격 생산성이 가장 높은 선수를 2번 타순에 배치하는게 득점 생산력이 가장 높다고 여긴다. 이러한 결론은 2번 타자의 타격 결과에 대한 득점 생산이 가장 높기 때문에 나온다. 다만 실제로는 거의 소수점 2자리 정도의 차이라, 타순 조정에 따른 득점 효과를 계산하면 1년에 5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론적인 계산이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우선적으로 상위 타석에 있을 수록 더욱 기회가 많이 찾아온다. 기회가 많이 찾아 올 수록 그만큼 일을 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강타자에게 기회를 많이 줄수록 유리하다. 애당초 얼마 차이도 안난다고 속단하면 타순을 짤 이유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전체적인 지표만 봤을 때 그렇다는 거지 한 경기 한경기를 잡아서 승점을 쌓아야 하는 현실 상 이러한 판단은 불합리하다. 시즌 전체의 지표가 문제가 아니라 경기마다 이겨서 많은 승리를 거두어 승점을 벌어야 리그에서 우승하는 게 야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명의 타자가 이를 증명하며, 강한 2번타자는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큰 영향력이 없다고 판단했던 구단들의 초기 판단과 달리, 성과가 나오니 너도나도 시도해보는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다.
4. KBO의 대표적인 클린업 트리오
- 2008년 ~ 2015년 삼성 라이온즈의 채태인 - 최형우 - 박석민. 통칭 최채박. 2012년부터는 이승엽도 합류하여 클린업 쿼텟이 되었다. 거기에 2014년 이후 2015년에 나바로가 3번타순으로 옮김으로서 클린업 퀸텟[8] 이 되었다.
김현수 타율 0.357(리그 3위), 172안타(리그 1위), 23홈런(리그 11위), 104타점(리그 2위), OPS 1.037(리그 3위)
김동주 타율 0.353(리그 4위), 19홈런, 86타점(리그 8위), OPS 1.048(리그 1위)
최준석 타율 0.302, 17홈런, 94타점(리그 6위), OPS 0.860
김동주 타율 0.353(리그 4위), 19홈런, 86타점(리그 8위), OPS 1.048(리그 1위)
최준석 타율 0.302, 17홈런, 94타점(리그 6위), OPS 0.860
- 2010년
김현수 타율 0.317(리그 7위), 장타율 0.531(리그 6위), 출루율 0.414(리그 5위), 150안타(리그 3위), 24홈런(리그 6위), 89타점(리그 6위), OPS 0.945(리그 3위)
김동주 타율 0.295 20홈런 67타점 OPS 0.913 (리그 8위)
최준석 타율 0.321, 출루율 0.397, 장타율 0.542 22홈런 82타점 OPS 0.939 (리그 4위)
김동주 타율 0.295 20홈런 67타점 OPS 0.913 (리그 8위)
최준석 타율 0.321, 출루율 0.397, 장타율 0.542 22홈런 82타점 OPS 0.939 (리그 4위)
- 2010년 롯데 자이언츠의 홍성흔 - 이대호 - 카림 가르시아, 일명 홍대갈 사직야구장의 대흥행을 이끌던 리그 최강 타선이었다. 2번 타자는 손아섭, 6번 타자는 강민호로 타선의 전체적인 폭발력도 상당했다. 이 타순은 시즌 중 손아섭이 2번으로 갈 때는 조성환-이대호-홍성흔 순의 일명 '조-대-홍'으로도 많이 나왔다.
- 2010년
이대호 타율 0.364(리그 1위), 장타율 0.667(리그 1위), 출루율 0.444(리그 1위), 174안타(리그 1위), 44홈런 (리그 1위), 133타점(리그 1위), OPS 1.111(리그 1위)
홍성흔 타율 0.350 26홈런 116타점(리그 2위) OPS 1.028 (리그 2위)
카림 가르시아 타율 0.252, OPS .803 26홈런(리그 4위) 83타점
홍성흔 타율 0.350 26홈런 116타점(리그 2위) OPS 1.028 (리그 2위)
카림 가르시아 타율 0.252, OPS .803 26홈런(리그 4위) 83타점
- 2011년 ~ 2012년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 - 최희섭 - 김상현, 일명 LCK포.[9] 단 다른 클린업과는 달리 이쪽은 단 한 경기에서만 제대로 가동되었으며(2013년 4월 21일 문학 SK전), 이선호를 필두로 한 일부 악질기자들에 의해 거품만 잔뜩 낀 케이스.
- 2017년~2020년 SK 와이번스의 한동민 - 최정 - 로맥 홈런공장, 2017년 홈런 106개, 2018년 홈런 119개를 합작하며 역대 팀홈런 1위(2017)에 기여한 클린업 트리오.
5. 관련 문서
[1] 흔히 테이블 세터가 차린 밥상(타점)을 먹어치운다고 표현하기도 한다.[2] 여기에 김일권과 김준환, 김무종까지 타선에 김씨가 6명이나 있었기에 두시즌에 한번꼴로 우승하던 당시의 후덜덜한 팀성적과 합쳐서 '김씨 왕조'로 불리기도 했다. 김종모 대신 김준환을 넣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김봉연은 나이들고 밑에서 치고 오자 3번으로 가고 클러치 히터 한대화가 4번을 맡기도 했다.[3] 클린업 트리오 보다는 테이블 세터인 전준호와 이종운를 포함한 역대급 기관총 타선인 남두오성으로 더 유명하다.[4] 1998년 4위, 1999년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해서 3위, 2000년 정규리그 2위 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루어냈다. 2001년 심정수와 심재학의 맞트레이드 이후에는 우동학, 또는 우재주 트리오가 되었으며, 셋은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의 팀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우동학 트리오의 경우 우즈의 태업으로 의심되는 2002년 부진 이후의 일본 진출과, 2001년 커리어 하이를 찍은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심재학의 타격 덕분에 위력을 보여준 건 2001년 단 한 해에 그쳤다.[5] 클린업 트리오로서는 최초로 개별 항목이 생겼다.[6] 우동수의 전성기로 불리는 2000우동수와 이마양의 전성기로 불리는 2003이마양을 비교할 경우, 타율과 출루율에서는 우동수가 앞서고 OPS, 홈런, 타점에서는 이마양이 앞선다. 지금도 우동수와 이마양의 비교는 야구팬들 사이의 좋은 떡밥으로 통한다. 여기에 우동수는 잠실이 홈 구장이라는 점, 이마양은 외국인 없는 순수 국산 클린업이라는 점 등이 더해지면 더더욱 논쟁이 커진다. [7] 이승엽과 마해영은 2002년 한국시리즈 때 끝내기 백투백으로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1985년은 통합우승으로 한국시리즈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4년에 이-마 둘이 빠지면서 삼성 타자진은 급격히 약화된다. 다만 양준혁표 눈야구가 후배들에게 전수되었는지 타율에 비해서는 득점이 많은 편.[8] 펜타는 5를 뜻하는 접두어이긴 한데 용법이 다르다.[9] 2009년 최희섭과 김상현을 묶어 CK포라 부르기 시작했으며, 2011년 이범호를 영입한 이후 LCK로 굳어졌다. 다만 이름값에 비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상상속의 존재라며 까이기도 했다. 2011년에는 최희섭이, 2012년에 이범호와 김상현이 부상을 입는 바람에... 2013년 김상현이 SK로 트레이드되면서 해체.[10] 과거의 유명한 클린업 트리오와 비교하면 무게감이 약간 모자란다는 평이 있었으나, 수비 부담이 큰 중견수와 유격수라는 수비 포지션과 더불어 박병호를 포함한 전원이 20개 이상의 도루능력을 갖춘 호타준족의 클린업. 2014년에는 이택근이 2번으로 가고 3 유한준-4 박병호-5 강정호의 RPG 타선이 되었다. 강정호가 떠난 후 타선의 무게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유한준이 대각성하고 김민성이 5번에서 활약했다.[11] 단 실제 타순은 대개 3번 나성범-4번 테임즈-5번 이호준이었다. 편의상 나이테로 불렀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