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2018 FIFA 월드컵 러시아/멕시코전
1. 개요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F조의 진행상황 중 〈대한민국 vs 멕시코〉에 대해 설명하는 페이지.
이 경기장은 나중에 일본 축구 역사의 또다른 비극이 된 〈벨기에 vs 일본〉 경기가 치러지기도 했다.
2. 경기 전
대한민국의 16강의 진출을 가를 중요한 경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면 대한민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는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두 번째 경기에서는 월드컵 역사에서 승리를 해본 적이 없다.
사실 전 경기인 스웨덴전이 신태용호의 운명의 5%는 결정짓겠지만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 기적을 이룰지, 짐싸고 귀국길에 오를지가 확실히 드러날 것이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국빈방문 일정을 확정지으면서, 한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19년 만이다. 국빈방문 기간과 겹치는 멕시코전을 직접 관전하기로 결정하였다. 대통령의 국가대표팀 월드컵 경기 관전은 국내에서 열린 2002년 대회를 제외하면 최초의 일이다.
멕시코는 독일을 잡는 이변을 일으킨 덕분에 사기충천해서 한국전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한국만 잡는다면 16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2] 조 1위 가능성까지 높아진다.
한국 입장에서는 1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멕시코한테 지는 순간 사실상 16강 진출은 실패라고 볼 수 있었는데[3] , 앞선 스웨덴전에서 패배함으로서 '''결국 한국 입장에선 사활을 건 경기가 되었다.'''
물론 현재로선 무승부만 거두어도 쾌거로 불릴 정도로 한국 축구의 상태가 영 좋지 않으며, 지금껏 한국은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긴 적이 없다는 징크스까지 있다.[4]
반면 멕시코는 이미 독일을 꺾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조금이나마 방심해줬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럴 가능성은 적고 오히려 더 독하게 다득점을 노릴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다. 이는 한국에 승리했더라도 마지막 스웨덴전에서 패했다간 세 팀이 모두 2승 1패가 되어[5] 골득실 관리를 안해놓으면 자칫 잘못하다가 '''독일을 잡고도 16강에 못 올라가는 어이없는 경우'''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 또한 2위로 올라갔다간 브라질을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반면, 독일을 잡으면서 1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 이상 가장 수월한 한국전에서 다득점 승리로 1위 굳히기를 노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한 이 경기에서 크게 이길 경우, 독일을 떨어뜨리기 위해 스웨덴에게 일부러 져서 3팀 2승1패를 노려볼 수도 있으므로 일단 이 경기는 최대한 크게 점수를 벌리려고 할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23일까지의 러시아 국빈방문 기간에 맞춰 이 경기를 직접 관전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을 제외하면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현직 대통령이 한국 대표팀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이다. 과연 사우디 왕세자처럼 씁쓸한 결말을 보게 될지...
일부에선 한국이 일시이무(一矢二無, 마지막 남은 화살 한발)의 자세로 인해 기적을 이뤄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화살 3개 가진 자가 1개 가진 자를 못 이긴다'는 옛말이 있는데, 화살 3개를 가진 사람은 1개를 가진 사람보다 여유가 있기에 마음속으론 "다음 화살도 있다"는 약간 안일한 마음으로 첫발을 쏘지만, 화살이 1개뿐인 사람은 여유와 안일한 생각은 결단코 없으며 이 화살 한발이 실패한다면 모든 게 끝나기 때문에 바위도 꿰뚫을 듯한 집중력을 발휘하여 쏜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의 상황이 패배하면 끝나는 상황이고 멕시코는 독일을 꺾어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니 한국이 이길 수 있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월드컵 통계를 보면 정반대임을 보여준다. 승부차기의 성공률은 80% 정도인데, 월드컵 역대 승부차기에서 못 넣으면 패하는 상황의 득점 성공률은 40%에 그쳤다고 한다.[6] 반면 못 넣어도 패하지 않고, 오히려 넣으면 이기는 상황에서의 득점 성공률은 무려 92%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7][8] '''일장일단'''이라고 '일시이무'의 상황이 되면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긴장해서" 실수할 단점이 있고, 여유있는 상황이 되면 "방심해서" 실수할 단점은 있으나 평정심과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은 있는데 '''승부차기 통계로는 평정심(자신감)을 유지하는게 더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과연 '''승부차기의 법칙'''대로 한국이 긴장하여 허둥대며 자멸할지, 아니면 '''일시이무의 자세'''로 기적을 이뤄낼지 흥미로운 상황이다.
한국의 희망고문이 어쨌든 멕시코는 한국전을 앞두고 '''자신감이 충만한 상황'''이다. 이미 조1위로 승점 3점을 확보한 데다가 무엇보다 '''지난 월드컵 챔피언 독일을 꺾은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이다. 독일과 붙어 이긴 팀이라면 기세가 최고조에 달해 조 최약체인 한국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터. 과연 파죽지세로 한국팀을 무너뜨릴지, 역으로 방심해서 자멸할지? 방심하기를 기도해보자.(...) 보든지 말든지..한국 스파이 관심 없는 멕시코
한국은 일단 배수의 진을 친 상황이기에 방심하지는 않겠으나 대신 벼랑 끝에 몰려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에 평정심을 유지하는게 관건이다. 심지어 무승부도 아니고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인데 왜냐하면 다음 팀은 최강 독일이고 독일 역시 멕시코전 패배로 인해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 아무튼 한국팀의 운명은 멕시코전에 전부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선수들과 감독의 심적 부담이 크고 긴장과 스트레스가 더 큰 부작용도 있긴 하지만(스트레스를 받으면 에너지가 더 많이 소비된다) 역으로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승부수'''로서 만약 한국이 만에 하나 승리라도 하면 단숨에 분위기가 달아오를 수도 있다.
객관적으로 스웨덴전 패배로 인해 한국이 굉장히 어려워진 것은 맞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월드 시리즈는 7차전까지 있으나 양팀 다 1차전에서 '에이스'를 내세우며 무조건 1차전은 잡으려고 한다. 축구에서도 선제골의 중요성이 그런 점인데, 일단 먼저 골을 넣으면 기선제압 효과가 있고 선수들에게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며 좀 더 탄력적으로 경기 전략을 이끌어갈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2 월드컵 영웅 박지성 해설위원조차 첫 경기를 잡아야만 여유롭게 다음 경기들을 운영할 수 있다며 첫경기의 중요성을 설파했는데[9] 아쉽게도 패배하고 말았기에 이제 무조건 배수의 진을 쳐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과연 멕시코전에서 기사회생하여 월드컵 열풍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아니면 그대로 찬물을 끼얹으며 자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여기서 한국이 이기고, 독일-스웨덴전에서 독일이 이길경우, F조는 그야말로 진정한 죽음의 조, 진흙탕이 된다. 모두 1승1패인 상황에서,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이기려 4국가 모두 총력전을 펼칠 것은 뻔한 일. 그 마지막 경기가 승패가 아닌 무승부로 끝나버린다면, 그때부터는 골득실로 따질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러기만을 바래야 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그나마 이게 최선이기 때문에...
멕시코 스포츠 전문매체 '에스토'는 "멕시코가 한국전에서 몇몇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독일전에서 모든 힘을 다 쏟아부었고, 일정이 빠듯하니 스웨덴과의 최종전을 잘 치르기 위해 그럴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 물론 한국의 멕시코전 대비에 혼란을 주기 위한 언론 플레이, '''트릭'''일 수도 있지만...
경기 당일인 23일 로스토프나도누는 낮 최고기온 섭씨 35도(!!)의 무더위가 예상된다고 한다. 때문에 안 그래도 저질체력인 태극전사들이 극강체력을 자랑하는 멕시코를 상대로 더더욱 힘들게 할 전망이다.[10]
여담으로, 독일전에서 멕시코 팬들이 독일 선수들에게 욕설을 해 논란이 되었고 결국 피파가 벌금을 부과했다. 멕시코 팬들이 외친 논란의 욕설은 한국어로 남창을 뜻하는 'puto'로 동성애 비하 발언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위험한 욕설. 멕시코에서는 자주 쓰이는 말로 미국의 'bitch'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욕설로 보인다.[11] 다만 문맥은 고려해야 하는게 스페인어에서 puta는 원래는 창녀를 뜻하지만 한국어에서 마법의 십원짜리 욕 그대로 성적인 의미 없이 그냥 '씨X'이란 뜻으로 쓰이고, puto는 이 단어의 남성형일 뿐이지 굳이 구체적으로 남창을 의미하지 않을때가 더 많다. 한국전에서도 욕설이 나오면 피파 측에서 강력한 제재를 할 것으로 보인다.
3. 경기 실황
전반 25분 전까지는 우리가 역습도 가고 해서 스웨덴전보다는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왔다. 전반 25분에 주심이 페널티 박스에서 '''장현수'''의 핸드볼 파울을 선언했고 멕시코에 페널티 킥이 주어졌다. 이를 카를로스 벨라가 침착하게 마무리 지어 선제골을 넣었다. 30분에는 손흥민에게 직접 프리킥이 주어졌으나 기회를 날리고 말았고 33분에 이용이 상대 선수한테 옆구리를 맞아 쓰러졌다. 다행히도 큰 일은 아니었다.[12] 그리고 후의 역습 상황이 몇번 있었으나 전부다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42분에 이르빙 로사노의 슛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갔고 그렇게 전반전은 추가시간 1분이 주어지고 문선민의 파울로 인한 멕시코의 세트플레이로 마무리되었다.
후반 6분에 문선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슛을 했는데 이게 상대 선수 팔맞고 굴절되어 나가서 코너킥으로 판정되었다. 팔에 맞았으나 고의성이 없었고 몸통에 붙인 상태였기에 단순 터치아웃으로 판정한 것. 12분에 김영권이 치차리토를 반칙으로 끊어서 경고를 받았다. 얼마 뒤 조현우는 과르다도의 중거리슛을 완벽하게 쳐냈다. 15분에는 무방비 상태에서 실점할 위기가 있었는데 기성용이 몸을 던져서 막아냈다. 17분에 이용이 이르빙 로사노의 발을 밟아서 경고를 받았다. 같은 시점에서 주세종은 이승우와 교대했다.
20분에 기성용이 슬라이딩 태클을 당했음에도 심판은 반칙으로 처리하지 않았고 결국 역습으로 이어져서 치차리토한테 개인 A매치 통산 50번째 골을 내줬다.[13][14] VAR 판독 위원이 비디오 판독을 권유했으나 주심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치차리토 골, 명백한 파울.. VAR 왜 안하나
이후 멕시코는 과르다도를 빼고 라파엘 마르케스를 투입했다. 25분에는 로사노가 나가고 헤수스 코로나가 들어왔다. 26분에는 이승우가 라윤을 저지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후반 29분경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팀에게 패스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와 황희찬이 이를 가로 챘고 절호의 찬스 상황이 나왔으나 황희찬은 슛을 해야할 상황에서 슈팅이 아닌 백패스를 하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1대1 백패스 황희찬 "내게 화가 많이 난다"
이후 멕시코는 벨라를 빼고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를 투입했고 문선민은 정우영과 교대해서 물러났다. 34분에 정우영이 치차리토한테 팔을 썼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38분에는 김민우가 홍철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났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공격다운 공격을 못했고, 손흥민은 연신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식빵을 굽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그렇게 어영부영대다 정규시간이 지나가고,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다. 멕시코는 체력을 온전하기 위해 내려앉았는데 그 선택이 손흥민에게 공간을 만들어줬고 추가시간 3분에 손흥민의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이 터졌다. 하지만 멕시코는 바로 템포를 끌어 올려 공을 소유한 다음 빼앗기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패배로 끝나게 되었다.
4. 경기 평가
'''"이 경기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축구선수도 다 보는 경기라 말하는 건데 기본이 안 되어 있습니다."'''
'''“실수가 계속되면 그건 실력입니다.”'''
'''"김민우 선수, 소속팀 돌아가면 크로스 연습 다시 해야 돼요. 아무 방해없이 선수 근처로도 크로스가 못 간다면 연습부족입니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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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KBS 해설위원의 코멘트
'''"지난 월드컵에 비해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우리나라의 모든 축구인이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을 확인한 대회고, 철저하게 반성하고 고쳐가지 않으면 이런 대회가 4년마다 반복될 것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축구의 수준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우리가 더 잘하기 위해서는 대표팀에 대한 선수들의 능력을 더 키우라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축구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지금 보이는 것만 바꿔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어두운 것들을 얼마나 털어내고, 그 벽을 깨부수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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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SBS 해설위원의 코멘트
'''"전반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태클을 할 타이밍에 해야 되는데 태클을 하지 말아야 되는 타이밍에 태클을 하고 있어요. 상대가 슈팅하기도 전에 태클을 들어오면 어떡합니까? 공격은 그걸 기다리고 있는데! 전반전 핸들링 준 것도 마찬가지고요. 태클은 무책임한 회피일 수도 있어요. 태클 타이밍을 잘 갖고 가야죠!"'''[16]
'''"왜 우리 선수들은 수비 한 명 못 제치나요! 선수가 공을 잡으면 앞으로 나가야죠!"'''
'''"왜 스웨덴전에 이렇게 못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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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MBC 해설위원의 코멘트
4.1. 전술 평가
멕시코와 스웨덴은 전혀 다른 팀컬러를 가졌고, 처해있는 상황도 달랐다. 한국이 들고나온 전술도 선수 구성상 속공이 아예 불가능한 4-3-3이 아니라 스피드를 살린 4-4-2였다. 이재성을 전방에 세우는 트릭이 있긴 했지만.[17] 그러나 4-4-2라는 포메이션은 빠른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전술인 동시에 중원의 두 미드필더가 제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중원 싸움에서 크게 밀릴 수 있는 전술이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기성용과 주세종은 모두 제 몫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라리가 3강 중 하나인 AT마드리드와 15-16 기적의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 2016년 유로에서 돌풍을 일으킨 아이슬란드의 기본 전술이 4-4-2인것에 알 수 있듯 4-4-2 자체는 풍부한 잠재력을 가진 전술로 단순히 4-4-2 써서 못한건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중원은 독일전보다 훨씬 약한 멕시코의 압박에 견디지 못했고 후방 빌드업이나 미들과 수비진의 세심한 라인 조절 같은게 실종되어 있었다. 이날 한국의 찬스는 모두 상대방의 실수나 카운터 어택에서 나왔는데 뒤집어 말해 지공 상황에서는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4-4-2를 선택한 것 자체는 비판할 수 없다. K리그에서도 포스트플레이 잘 한다는 소리 들어본적 없는 김신욱을 원톱으로 한 4-3-3 포메이션은 대단한 무리수라는 것이 스웨덴전에서 입증되었으니, 차라리 유일한 장점인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4-4-2가 백번 나은 선택이었고, 결과물도 훨씬 그럴 듯 했다. 공간을 창출하기 보다는 넓은 공간에서 달리는걸 선호하는 손흥민을 위해 발 빠르고 활동량 많은 문선민과 황희찬을 측면에 투입해 어떻게든 손흥민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줄여주려고 한 점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90분 내내 카운터 어택만 넣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만큼, 지공을 펼치기 위해서는 2002년 홍명보처럼 빌드업 해줄 사람이 한명은 있어야 했다. 그리고 2선이 무너졌는데 3선 혼자 버티는건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인만큼 중원에서 반드시 어느정도 커트를 해줘야 했는데 선발로 나선 기성용과 주세종, 후반에 교체해 들어온 정우영은 어느것도 전혀 못했다.
요약하자면, 터무니 없는 트릭은 집어치우고 정석에 가깝게 나온 경기였다고 할 수 있다. 4-4-2 포메이션을 선택하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역습, 측면 돌파와 같은 부분은 살리는 반면, 중앙 미드필더를 줄이면서 필연적으로 점유율이나 빌드업을 통한 지공과 같은 부분은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한 것으로, 실제 경기양상 역시 그대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중원은 감독이 감수하려 했던 것보다 심하게 밀렸고, 역습은 기대했던 것에 비해 많이 무뎠다.
4.1.1. 경기력
한국이 나름대로 공격을 많이 시도하긴 했지만, '''애석하게도 결정적인 장면은 별로 없었다.''' 지공은 물론 역습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찬스는 만들지 못했다. 멕시코의 살세도와 모레노는 스피드로 한국의 공격수를 앞서진 못했지만 뛰어난 예측력과 집중력으로 오초아와 패스 주고받다 나온 단 한 번의 실수를 제외하면 패스 줄기를 끊든, 달라붙든, 몸을 날리든 해서 결정적인 슈팅 찬스는 허용하지 않았다. 단순 슈팅 숫자만 따져보면 우리 한국이 17:13으로 앞섰으며 유효슈팅도 6:5로 우세 했다. 이중 슈팅 8개가 손흥민 한명에게서 비롯되었다. 이게 그렇게 긍정적인 것만도 아니었다.
임팩트 있는 실수를 한 장현수에게 가려져서 그렇지, 사실 기성용도 공수에서 전혀 기여를 못했다. 몸을 던져서 한골 막아내긴 했지만 그 상황 자체가 기성용이 마크맨을 놓치면서 생긴 위기였고[18] 시종 제때 수비 못하고 뒤늦게 달려들어 파울만 늘렸다. 장기라는 빌드업도 전혀 못했고 압박에 밀려 나중에는 센터백 김영권, 장현수 있는 곳까지 내려가서 패스를 넣었다. 전반전 초반 세트플레이 찬스에서 정확한 헤딩슛을 선보이긴 했지만 오초아가 막아냈고, 그것이 기성용의 이 날 경기 공격 전부였다.[19] 파트너로 선 주세종도 마찬가지였는데 수비에선 아예 보이지가 않았고 패스는 전부 멕시코에 중간 차단되었다. 장현수의 실수 자체가 중원에서 멕시코의 역습을 전혀 차단하지 못하면서 생긴 위기상황에서 비롯되었다. 4-4-2 포메이션의 두 중앙 미드필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수비진의 불안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이는 신태용 감독 용병술의 패착이 드러난 장면이라 볼 수 있는데 그동안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좀 더 수비적으로 헌신적인 선수를 써야 한다고 해왔던 터이다. 그리고 중미 자원 중에 수비력과 활동량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고요한이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고요한을 두 경기 내내 쓰지 않았다. 그로 인한 결과는 고스란히 대표팀 수비의 약화로 가져왔다. 다음 경기는 기성용이 부상으로 인해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나마 기성용과 비슷한 롤을 지닌 정우영과 그리고 수비적으로 헌신적인 고요한으로 조합이 나올 가능성이 높겠다.
공격진에서는 평가가 약간 갈린 편이었다.
손흥민도 패색이 짙은 후반 종료직전 찬스에서 1골이나마 넣었지만 골이 더 절실했던 정규시간때는 굼뜬 패스 타이밍과 오프 더 볼 상황에서 사라진다는 고질적인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았고, 무리하게 돌파 시도하다 공을 빼앗기는 장면 또한 여럿 노출되었다. 슈터로서는 국내 정상급이라는 장점과 다른 능력 즉 오프더볼 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극명하게 대비된 하루였다. 그러나 거의 모든 외신에서 손흥민의 골을 칭찬했으며 대표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사람이 손흥민이었다는 점, 또한 해외의 유수한 리뷰 프로그램들도 오히려 대표팀이 손흥민을 지속적으로 고립시킨다고 지적했다는 점에서는 그의 경기력이 엄청 나쁘다고 보기에는 애매했던 편이었다.
그나마 손흥민은 득점을 했지만, 황희찬이나 문선민의 경우는 몇 번 오지 않는 결정적인 찬스를 무산시키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문선민은 판단력에서 다소 아쉬운 점을 제외하면 조현우 다음으로 잘 한, 평타는 쳤다할 수 있는 선수였다. 손흥민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줄여서 공간을 확보해주라는 감독의 의중은 이행했기 때문. 황희찬의 경우 그 결정적 찬스를 놓친 아쉬움을 빼면 그래도 괜찮은 플레이를 했다.
가장 문제는 이 날 투톱으로 내세웠던 이재성. 손흥민은 슛이라도 했지만, 이재성은 아무것도 못했다. 그의 단점만 더 부각이 되었고, 박지성 위원은 두 번째 실점에서의 책임을 이재성에게 돌렸을 정도로 수비적인 면에서도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전반 35분 바로 이재성을 측면으로 돌리고 황희찬을 전방에 세웠다.
수비수에서는 김영권의 경우 지난 경기 못지 않은 경기력으로 이용은 지난 경기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으로 수비진을 잘 조율했지만 전반부터 열심히 오버래핑 하느라 후반에는 체력문제를 노출했다. 문제는 지난 경기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난 김민우, 장현수에게서 나타났다.
스웨덴전에서 늦은 태클로 페널티 킥을 허용했던 김민우는 오버래핑시엔 프리한 상황에서 어처구니 없는 크로스로 공격기회를 무산시켜 이영표 해설위원에게 크로스 연습 다시 하라는 일침을 들었고, 멕시코의 역습 상황에서 쉬운 클리어를 미스하고 공을 다리 사이로 내보내는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했고, 그로 인해 계속된 멕시코의 맹공으로 인해 장현수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면서 페널티 킥을 허용하는 나비효과를 만들고 말았다.
'''한국은 이전 9번의 월드컵에서 31경기 동안 단 한 번의 페널티킥만 허용했는데, 2018 월드컵에서는 단 2경기 만에 페널티킥 2개를 허용했다.''' 이는 확실히 문제가 있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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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장현수는 또 다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전 스웨덴 경기에서도, 이번 경기에서도 장현수의 실수가 직접적으로 실점의 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현수가 왜 국가대표팀에 뽑히는지 모르겠다'''는 팬들의 의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답변은 '''"수비 라인의 리더로서 수비를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스웨덴 전 평가에 서술되어 있듯이, 장현수의 수비 조율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이번 경기에서도 멕시코의 지공 상황에서는 그럭저럭 막아내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역습 상황에서 장현수가 보여준 판단력은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특히 두 번의 태클은 지상파 3사의 해설위원들이 한 목소리로 비판할 정도로 큰 문제가 있었다.##
첫번째 상황에서의 태클의 경우 유럽 4대리그부터 K리그까지 뒷짐을 지던가, 가슴에 모으던가 해서 팔을 감춘다. 핸드볼 파울은 고의성 유무로 판단하는거라 그런식으로 확실하게 의사를 표시하면 불운하게 팔에 맞아도 파울을 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태클을 하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이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안정환이 PK가 선언되자마자 이상하다는 식의 표현을 했던 것은 이런 이유다. 물론 리플레이를 보자마자 깔끔하게 인정했다. 장현수처럼 만세태클하다 맞을 경우에는 무조건 반칙이다.
두번째 태클의 경우 앞뒤 안재고 바로 태클을 날린 성급함도 문제지만 자기가 뛰는 그라운드에 대한 고려도 전혀 없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경기가 치뤄지는 12개 경기장에는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섞인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려 있다. 천연잔디보다 그라운드 표면이 균일해 볼 반발력이 적고 내구성이 뛰어나 채용되었는데 언론에서 이 하이브리드 잔디를 설명할 때 강조한 부분 중 하나가 표면이 균일해서 슬라이딩에 유리하다는 점이었다. 이게 결국 표면이 매끄럽다는 소리고, 매끄러우니 슬라이딩 태클 들어갔을때 다칠 위험이 적은 대신 빚나가면 길게 미끄러져 저 멀리 사라져 버린다. 장현수가 뛰는 J리그 소속 구단인 빗셀 고베가 하이브리드 잔디를 쓰는 만큼 고베에서 뛰는 정우영 만큼은 아니라도 K리그 출신들보단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나았어야 하는데 결과는 보다시피였다.
세트피스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지만 기대 이하였다. 한국이 상대할 3개 팀중 가장 높이가 낮은 팀이 멕시코가 스웨덴전과 달리 코너킥 기회가 많았음에도 단 하나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프리킥도 마찬가지. 아마도 U-20 시절에도 코너킥 공격 전술 12개, 프리킥 전술 15개 만들어 놓았다고 하는데 당시 선수들은 세트피스 전술이 너무 많아서 외우기 힘들어 고생했다. 차라리 줄여서 제대로 익혔다면 어땠을지 아쉬운 부분, 참고로 코너킥 전술 12개, 프리킥 전술 15개 만들어 놓았다던 U-20 신태용호의 세트피스 득점은 0이다.
5. 심판 판정
특히 후반전 2번째 실점 직전 장면이 문제가 됐는데, 멕시코 진영에서 기성용이 공을 몰고 가던중 멕시코 수비수가 뒤에서 발을 걷어차는 바람에 공을 빼앗겼는데 심판이 파울로 판단하지 않았다. 한국은 공격을 시도하고 있던터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멕시코 진영으로 나와있었고, 기성용으로부터 빼앗은 공은 그대로 멕시코의 역습으로 연결되어 실점으로 이어졌다. 만약 여기서 파울을 선언했다면 오히려 한국의 공격이 계속 되었을 상황이라 더 아쉬운 장면이다.[20] 또한 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에 VAR(비디오판독시스템) 적용 상황이지만 주심에 의해 무시되었다. 기성용이 멕시코 선수의 반칙성 행위로 인해 볼을 빼앗기면서 멕시코의 역습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엄격하게 판정할 경우, VAR에 의한 골 취소가 충분히 가능한 장면이었다. 우리나라 언론과 해외 언론에서도 이 장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이 판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식 항의를 한다해도 경기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독일과의 3차전을 앞두고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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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게 파울로 인정되어 실점을 막고 비겼다면 한국은 멕시코를 제치고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2대0 이 아닌 1대0으로 리드하는 상황이었다면 수비전술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그에 따라 손흥민의 그 기회가 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으며 설령 비겼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되면 멕시코는 2승이 1승1무가 되는지라 당연히 제3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천지차이가 될수 밖에 없으며 안일한 플레이로 실제 일어난 스웨덴전 대패 경기력과는 다른 양상 다른 경기결과가 나왔을 가능성도 있는지라 결국 무의미한 이야기다.
이 외에 자잘한 심판 판정에서 특별한 편파 판정은 없었다는 의견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옐로 카드를 남발하긴 했는데, 객관적으로 카드를 받아도 될만한 상황이었다.
6. 여담
한편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관람하는 것과 경기 종료 후 어두운 표정으로 영혼없는 박수를 치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방송되었다. 이로써 누군가 농담으로 말하던 대로 문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하고 같은 입장이 되고 말았다.
경기 종료 직후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 우윤근 주러시아대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일행 그리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함께 라커룸을 찾아 손흥민, 조현우 등 대표팀 선수들을 만나 위로하고 격려했다. 손흥민 조현우 풀영상
이를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2연패로 사실상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되어 있는 침체되어 있고 우울한 분위기에 가서 뭐하는 짓이냐"고 주장하지만, 반대 쪽에서는 "대통령이 선수들을 찾아가서 격려하는 것에는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황희찬은 이후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먼 곳까지 오셔서 우리 대표팀을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고 조현우는 "큰 힘이 됐어요"라면서 국내에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 중인 상황과 대비되게 오히려 대통령의 방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사(황희찬) 영상(조현우) 오히려 먼 타국까지 가서 경기를 관람했는데 경기에서 졌다고 선수단을 방문하지도 않고 가버린다면 그것은 그거대로 대통령의 태도 논란을 일으킬 것이다.
위 내용과는 별개로 현재 무개념한 악플러들의 도를 넘은 비판이 문제시되고 있다. 장현수 선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21] 스웨덴전에서 슈퍼 세이브로 점수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아냈던 골키퍼 조현우 선수의 SNS에도 연일 악플들이 올라왔다. 700여개에 달하는 오랜 일기같은 게시물들을 지워가면서까지 악플 자제를 부탁했는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어린 딸에게까지 인신공격이 들어가자 결국 조현우 선수는 후에 딸이 자라서 이 악플들을 보고 상처받을 것이 두렵다며 SNS를 폐쇄하고 말았다.
이 또한 스웨덴전에 서술 하였듯 FIFA 공식 영상에 또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댓글을 똑같은 내용으로 달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몰랐다. '''다음 경기에 전세계인이 경악할 만한 사건이 벌어질 것'''을...
7. 총평
2패로 사실상 16강은 좌절되었으나 처음부터 16강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 상황이라 수고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22][23] 이제 남은 독일과의 3차전에서 3패를 면하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3전 전패를 하게 된다면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무려 28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3패를 막기 위해 애쓸 것으로 보이지만 쉽지 않아보인다. 특히 스웨덴전 이후 3패 문제가 아니라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나마 손흥민의 만회골로 인해 1954년 이후 64년만의 무득점은 면하게 되었다. 그리고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에게 그나마 마지막에 멋지게 한 골을 넣어주며 골에 대한 갈증을 다소나마 풀어주기는 했다.
그래도 독일까지 무너뜨린 멕시코를 상대로 1:2의 1골 차이로 아깝게 패배했다는 생각 때문에 수비 실수가 있었던 장현수에 대한 비판이 심화되고 있다. 스웨덴전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변수 생각없이 단순계산으로 결과만 따져보자면 장현수가 양 경기에서 저지른 페널티킥 부과만 아니었다면 그래도 2무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특히 첫번째 실점은 한창 분위기를 달구던 때라 더욱 아쉽다는 평이다.[24]
한국 대표팀은 멕시코전에서 24개의 파울을 더해 2경기에서 파울 47개로 출전국 중 최다 파울을 기록했다. # 사실 파울이 상당히 거친 장면이 방송에 잡히고 특히 엘로우 카드들 같은 경우 세계적으로도 비난 여론이 크며 한국 축구가 허정무가 태권 축구하던 시절로 되돌아갔다는 의미의 씁쓸한 결과이다. 멕시코의 오소리오 감독은 정식으로 FIFA에 한국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
그런데, 승전국의 미겔 라윤은 '''이 경기력으로 독일을 이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