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데이즈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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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 개봉한 한국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2. 개봉 전 정보
- 본래 기획은 영혼기병 라젠카의 극장판 이었다. 허구 같지만 사실이다. 핵전쟁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오염된 지구와 이를 정화하는 시스템(에코반/지오데카), 안전한 곳에서 거주하는 세력(에코반 시민/세토스 국민)과 버려진 환경에서 거주하는 세력(마르 지역 사람들/변종인류)의 대립 등 유사점이 상당히 많다.
- 제작은 2D 부분은 마크로스 제로의 동화하청으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졌던 디알무비가, 실사 미니어처 부분은 CF를 주로 제작했던 양철집, 3D 부분과 합성 작업은 특수효과 전문 제작사인 인디펜던스에서 맡았다. CF 감독으로 경력을 쌓던 김문생 감독의 작품이다.
- 광고, 메인 OST 등은 대호평을 받아서 큰 기대를 모았으며 특히 실사 미니어처를 배경으로 대폭 활용하기 위해 미니어처를 만든 작업은 프라모델 매니아들의 관심을 크게 끄는 데도 성공했다. 경기도 남양주의 남양주종합촬영소# 영상지원관 내 미니어처체험전시관에 원더풀 데이즈의 제작 당시 사용된 미니어처가 전시되어있다. 상당히 고품질의 미니어처들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제작진 발언에 의하면, 초기에 미니어쳐 촬영을 하려고 하다가 촬영기간이 늘어지고, 미니어쳐로는 전투화면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는 판단으로 촬영 직전에 계획을 폐기하고 CG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한다. 실제로 첫 제작에 들어갔을 때는 아직 CG보다는 정밀 미니어처가 더 그럴 듯하던 시절. 당시 모형을 동원한 특수 촬영 이야기들을 취미가에서 연재했는데 해당 연재물 중에서 원더풀 데이즈의 미니어처들도 소개되어 모델러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그러나 소리소문 없이 세월은 지나고 잊혀져갈 때쯤 애니가 나왔을 때는 이미 미니어처보다 정밀한 CG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대세가 되어가는 분위기였지 사실 원더풀 데이즈 개봉 당시에는 CG가 그렇게 정밀하지는 않았다. 결국 미니어쳐는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3. 마케팅
3.1. 예고편
1998년 제작. 1999년 뉴타입 한국판 창간호 특별부록에 수록되어 있던 한국 애니메이션 데모 클립 중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데모 버전에서 한껏 높아진 작화력과 지금 봐도 매력적인 음악이 어우려져 정말 사람 여럿 낚였다(...) 인터내셔널판과 한국판은 성우 더빙을 제외하면 내용은 동일하다.
3.2. 포스터
4. 시놉시스
5. 등장인물
- 에타 ([image]여민정[image]에노모토 아츠코 扮)
- 우디 ([image]김성민[image]사쿠라이 호마레 扮)
- 카렌 ([image]은서우[image]테지마 사키 扮)
- 총독 ([image]김명국[image]오오키 타미오 扮)
- 티폰 ([image]김수중[image]아라카와 다이자부로 扮)
- 노아 박사 ([image]탁원제, 재: 기주봉[3][image]키요카와 모토무 扮)
6. 줄거리
기본적으로는 가이아 이론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 핵전쟁과 급격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인간이 살아갈 곳이 없어진 22세기 초에 남태평양의 시실섬에 극비리에 세워진 자립생장형 인공도시 '에코반' 과 살 곳을 찾아 흘러들어온 난민들의 정착지인 마르의 대립 속에서 에코반을 붕괴시키려는 주인공 수하(조수하, 해외개봉판은 조슈아 혹은 슈아)와 얽혀있는 주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확한 시대배경은 에코반(나노머신에 가까운 씨앗 모양의 자립생장형 모듈로써 시실 섬의 오염을 에너지원으로 인간이 심어놓은 프로그램에 맞춰 구조물을 형성한 끝에 거대도시의 형태를 띄게 되었다)에 인간이 들어선 지 100년째가 된 서기 2142년.
전지구적으로 뒤덮인 오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도시인 에코반이었지만 10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지구는 스스로 자정작용을 통해 본래의 환경을 거의 되찾은 상황. 에코반의 지도층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에코반은 검은 하늘이 유지되고 있었고, 그에 맞서 모두에게 맑게 개인 하늘을 돌려주려는 수하의 싸움이 주된 내용이다.
감독이 표현하고자 한 영화의 주제는 '''희망'''으로,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희망만을 가지며 도전한 수하와 그의 동료들의 행보가 영화의 주제였다. 하지만 부실한 스토리텔링 때문에 당시 '''대다수''' 관객들은 영화의 주제를 에코반의 배경설정과 비주얼, 맑은 하늘을 돌려주려는 수하의 목표만 보고 '''환경보호'''정도로 받아들였다는 안습한 비화가 있다.
7. 평가
영상미나 세계관 설정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평이었지만[4] ,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부실한 스토리라인 때문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을 당시에도 반응은 별로였으며, 로튼 토마토 지수는 50%, imdb 평점은 6.8로, 해외든 국내든 어느정도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
87분의 러닝타임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것은 역부족이었던 건지, 중간중간의 전개가 급진적이고 등장인물 묘사가 평면적이어서 비판을 받았다. 참고로 원더풀 데이즈 소설판을 보면 이 작품의 스토리 원안이 얼마나 방대했는지를 알 수 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구매해서 봐보길 추천. 할 이야기는 많은데 분량은 제한되어 있다 보니[5] 애니메이션의 이야기 구조는 완성도를 논하기 이전에 듬성듬성했다. 마치 이야기를 풀어내기 보단 미술관의 그림들을 연달아 관람하는 느낌, 혹은 영화의 몇몇 주요장면만을 모아서 보여주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느낌에 가깝다.
결론을 말하자면 대중성을 담보하기 힘든 컨셉의 작품을 만들면서 지나치게 많은 돈을 들이부은 결과 지원이 끊기고, 감독의 경험 부족에 의한 스토리텔링의 실패까지 겹쳐 결국 흥행과 비평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아쉬운 작품이다. 비슷한 시점에 나온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처럼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어도 실패했었지만 영화 시장과 달리 이 여파로 당분간 고액 투자나 지원이 끊기게 된 간접적 원인이 된 작품이 되었다. 이후 뽀롱뽀롱 뽀로로를 필두로 한 유아 애니메이션 시장 개척과 변신자동차 또봇으로 시작된 캐릭터/완구 사업과 연계되는 아동 애니 시장으로 변화하기 전 까지 그간에 많은 차질이 생긴 원인 제공자 인 셈.
더 많은 제작비 지원 등이 있었다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애초에 원더풀 데이즈는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상 비교 대상도 찾기 어려운 엄청난 자금이 동원된 프로젝트였고, 초반 전개를 봐도 대중성은 포기한 것이 맞다. 아래 언급되는 원작 소설판을 기준으로 하건, 원형인 오시이 마모루를 기준으로 하건 이 부분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영상미''' 하나만큼은 2003년에 나온 작품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역대급이라 평가받고 있다.
원더풀 데이즈, 푸른 하늘에 남은 아쉬움
7.1.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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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아름다운 영상미는 '''아주 높게 평가 받았다'''. 전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제작 방식인 멀티메이션(Multi-Type Layer Animation) 방식을 사용하였는데, 2D 캐릭터+3D 배경 혹은 오브젝트 수준이던 당시의 제작방식에 실사 미니어처 촬영을 더하여 2D+3D+실사라는 독특한 레이어 구성으로 깊은 질감을 보여준다. 이 덕에 2003년 제1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특수효과부분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6]
다만 이러한 전례 없는 제작 방식을 택한 탓에 시행착오 과정이 다수 발생하면서(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대 제작비인 '''106억원'''이 투입되었다) 당초 개봉 예정이던 시기가 계속 밀렸고, 결국 '''프리프로덕션 기간을 포함, 무려 7년'''에 달하는 기나긴 시간을 거친 끝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 원래 삼성전자 벤처투자 영상팀에서 지원을 시작했는데, 본사 측에서 영상 미디어의 투자 가치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제작 도중 영상팀이 해체되고 말았다. 결국 남은 분량의 제작비를 감독이 광고를 찍어가며 번 돈으로 충당하느라[7] 제작 기간이 길어진 것.
7.2. 성우진
성우가 약 두세 차례 바뀌었는데 본래 주인공인 수하 역에는 배우 유지태가, 제이 역에는 우희진이, 최종보스인 부관 역에는 유인촌이 맡아서 더빙이 완료된 상태였다. 그런데 감독이 뭔가 아니다 싶었는지 전문 성우를 기용해서 재 녹음. 그 결과 전문 성우가 맡은 역들은 매치가 잘 되어있는 반면 주인공인 수하 역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당시 연극 배우였던 최지훈이 맡았다.[8] 제이 역의 은영선 역시 여주인공의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연기가 겉도는(...) 연기를 선보여서 남녀 주인공이 연기가 흡입력이 없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최종보스인 부관역은 김병관이 맡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배우인 유인촌이 보스다운 카리스마를 더 잘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감독이 영화가 분위기가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배경과 목소리의 괴리감을 줄이려고 성우들에게 과장을 최대한 줄이라고 한 것. 이런 분위기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배우들이나 성우들이 일부러 무덤덤하고 건조한 연기를 하는 것은 흔한 일이므로 감독이 저런 주문을 한 게 결코 이상한 건 아니다. 그 결과 어두운 분위기+건조한 목소리라는 오시이 마모루와 비슷한 스타일이 만들어진 것인데 이는 단순히 좋다, 나쁘다라고 쉽게 평할 수는 없는 방식이다.
하지만 원더풀 데이즈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선택이 되었는데, 가뜩이나 스토리텔링이 나빠 영화가 지루한 상황에 연기까지 너무 다운 톤이라 지루함을 극대화한 효과가 났었으며, 무엇보다 감독의 지시가 잘못되었는지 가장 중요한 딕션조차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7.3. 음악
OST는 정말 좋다. 국악 연주/작곡가이자, 아름다운 시절, 꽃잎, 강원도의 힘, 생활의 발견, 가비같은 영화 음악을 주로 맡은 원일이 음악을 담당했다.
''''아름답다''''는 말 한마디로도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미려하다. 영화를 뛰어넘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1, 2, 3, 6, 8번 트랙인 'J's Theme'와 'Sky', 'Mother Universe', 'Wonderful Days Theme', 'A Prayer'[9] 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황홀감을 줄 정도. 원일 감독이 담당한 삽입곡들의 전반적으로 낮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극의 분위기와 잘 맞았다는 평이다.
티저 트레일러 등에서 사용된 Mother Universe는 정재일의 개인 앨범에 수록될 예정이었던 곡을 편곡하여 사용한 것으로 원형은 정재일의 1집 타이틀곡인 <눈물꽃>이다. 그는 이 곡을 중학생 때 작곡했다고 알려져 있다.[10] 정재일은 그 외에도 OST의 여러 곡에서 세션/편곡/작사 등을 담당했으며 특히 A Prayer는 영문 가사를 작사하고 보컬을 맡아 직접 불렀다.[11]
영화 스토리가 아쉬운 사람은 대충 설정과 배경, 분위기만 머릿속에 그리면서 음악을 들어도 좋다. 그만큼 시각적 효과가 큰 사운드트랙이다.
그 외에 타악기 리듬 위주의 곡도 몇몇 섞여있다. 나이트클럽 씬에서 헬렌이란 캐릭터가 춤추던 장면에 나오는 7번 트랙 'Hellen's Song' 이 그 중 하나. 하지만 기껏 찍어놓고 등급을 맞추려 짤린 탓에 그저 안습. 감독판에 추가됐으나 묘하게 화질이 저하됐다.
OST를 통해 가수 이승열이 어느 정도 대중에게 인지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8. 흥행
국산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중흥기를 열 수 있을 작품으로 기대받았지만, 전국 관객 22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당시 국내 손익분기점은 310만 명)을 남기면서 극장에서 내려오는 수모를 당했다. 미국에서는 제한 상영에 가까운 소수 영화관에서만 개봉하였으며 일본 개봉은 국내와는 거의 1년 정도의 차이로 개봉하였다. 참고로 일본 개봉판의 로컬라이징과 배급을 맡은 회사가 가이낙스, 이유는 '''영상미에 반해서'''라고. 그 외에도 수하 역에 카우보이 비밥의 스파이크 스피겔 역을 맡았던 성우 야마데라 코이치가 기용되었던 것도 애니메이션 팬 사이에서는 회자되고 있다. 더빙만 다시 한 것이 아니라 전면적인 대사에 수정을 가해 훨씬 훌륭한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12]
극장 개봉보다는 해외판권 판매와 DVD 등의 2차시장 판매로 손해를 메꿨다고 한다(국내에 출시된 일반판과 확장판 DVD는 국산 타이틀 중에서도 레퍼런스급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들인 돈을 생각해보면 그저 묵념. 아래 기사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미국에서 500만 달러, 일본에서 200만 달러를 받아서 손해를 충당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하니, 들어간 돈의 1/10은 회수했는지 의문이다. 애니메이션 자체 흥행과 함께 관련상품을 만들어 돈을 버는 일본 애니메이션,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이건 소재가 꽤 암울하고 관련상품도 꽤 매니아틱해서 그 부분에서 건질 건덕지조차 없었다.
이 작품의 흥행 실패가 '''1990년대 한국 대중문화 중흥기의 종말을 상징하는 사건''' 중 하나라는 의견도 있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취미에 돈을 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대중문화 시장의 확장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게임, 영화, 만화 등 다수의 분야에서 한국도 컨텐츠 생산국이 될 수 있다는 기대심이 사회를 뒤흔들던 시기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협소한 내수 시장, 외환위기 사태가 촉발시킨 투자자의 이탈, 초고속 인터넷망의 확충으로 인한 해외 자료의 직접적 유입 및 불법복제 범람, 애호가 출신 제작자나 사업가들의 경영 미숙과 같은 악재가 겹쳐 컨텐츠 사업의 상당수가 붕괴되고 말았던 것.
원더풀 데이즈의 흥행 참패로 기업이나 정부에선 애니메이션에 투자하는 것은 돈을 버리는 일로 각인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후 마당을 나온 암탉이 200만 관객을 모으고 뽀롱뽀롱 뽀로로 같은 유아용 애니메이션들이 성공하면서 어느 정도 활기를 띄긴 했으나, 이 역시 '유아용 애니메이션'만 활기를 띄웠을 뿐 여전히 '성인을 타깃으로한 애니메이션'은 한국 애니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엄청난 발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원더풀 데이즈 때문에 '성인을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 시장이 망했다'''고 보는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게, 원더풀 데이즈가 아니더라도 딱히 성인을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많은 지원을 받은 적도 없고 원더풀 데이즈가 아니더라도 같은 시기에 대차게 밀어주고 대차게 말아먹은 블루시걸, 아마게돈이 있었기 때문에 3연패를 겪은 상황에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큰 기대를 갖는 것이 무색해졌다는 말이 더 옳을 것이다. 따라서 '원더풀 데이즈 때문에 한국 애니가 침체기를 겪었다' 라기 보단 '''원래부터 침체기인 상황에서 전환점을 주지 못한채 침체기를 확인사살(…)''' 해버렸다는게 더 맞을 것 이다.
이 관점에 따라 보면 원더풀 데이즈의 흥행 실패는 상당히 전형적이면서도 상징적이다. 1990년대의 분위기에서 제작이 시작되긴 했는데 경험과 대중성 부족으로 자금지원이 중단되는 등의 이유로 제작 과정이 심각한 차질을 겪었고, 어찌어찌 7년만에 겨우 완성해서 개봉했지만, 결과는 처참한 흥행 실패. 이러한 과정은 사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한국의 문화 산업이 겪었던 몰락의 전형'''에 가까우며, 국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는 노력이 실패했음을 확인시키는 증거인 동시에 이후 한동안 그러한 노력이 사라지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을 표현 할 수 있는데,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일단 막대한 제작비 지원을 받은 작품이 대중성을 등한시하고 작가주의를 펴고 있었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였다. 극장에 걸리는 애니메이션은 산업의 결과물이고, 투자자는 작품성이 아니라 흥행성에 베팅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원더풀 데이즈의 문제점을 단숨에 알 수 있다. 작품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이 작품에 들어간 126억이라는 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것이다.
원더풀 데이즈 1년 전에 개봉해서 충무로를 재앙으로 몰고갔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 들어간 돈이 110억이었다. 영화 쉬리가 30억 남짓이 들었고, 2009 로스트 메모리즈가 90억이었다. 상단에 언급된 망작들과도 같이 묻어갈 수가 없는 것이 블루시걸은 15억을 들였고 '야하다더라' 라는 입소문으로 2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그래도 손익분기점을 넘겼고[13] , 한국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 제작비라는 문구와 함께 홍보했던 아마겟돈의 제작비가 25억이었다. 그런데 원더풀 데이즈는 '''순제작비 80억, 국내 홍보비 20억, 해외 더빙 및 홍보비 26억, 총제작비 126억'''이었다.[14] 들어간 돈이 너무 크다보니 씨네21에서 이 돈 회수 가능성이 있는지 우려 섞인 분석 기사를 썼을 정도였다. 7개 코드로 풀어보는 <원더풀 데이즈>의 성공 가능성12 이 분석을 보면 제작사가 얼마나 원대한 꿈을 꿨는지 알 수 있다. 결국 원더풀 데이즈의 관객 동원은 서울관객 14만을 포함한 22만[15] . 정작 제작진이 영향을 받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극장판) 일본 외 수익이 60만 달러가 안되었다.공각기동대 IMDB 흥행기록 공각기동대의 미국 수입사가 결국 2차 판권 시장으로 장기간 돌려서 손해만 겨우 면했는데, 이 영화를 500만 달러 주고 사갈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은...
2020년 10월 더빙과 화질을 손 본 리마스터판 버전이 재개봉 될 예정이다. 문제는 재개봉 시기가 매우 좋지가 않다...
9. 매체 현황
스토리의 경우 불충분한 설명의 전개와 평면적인 캐릭터가 혹평의 주된 원인이었는데 러닝타임을 100분 정도로 잡고 소설판[16] 정도의 전개로만 나갔어도 상당히 좋은 이야기 구조를 보여줬을 것이라는 것이 아는 사람들만의 평...이나 감독판의 경우[17] 에도 그리 끌리는 편은 못 된다. 만약 감독판으로 좋은 스토리 구조를 보여줄 수 있었다면 극장판도 좋은 스토리 구조를 보여줬을 것이다. 극장판에 뭔가를 추가한게 감독판이 아니라 감독판에서 커트해낸게 극장판이기 때문... 순제작비 80억을 들이고도 (분량이건 스토리건) 돈이 모자라 그 이상의 러닝 타임을 찍어낼 수 없어서 그대로 내놓았다는 것이 사실에 가깝다. 사실 20억 이상을 더 들여서 120분 가량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스토리 평가가 나아졌을지는 모르지만, 흥행 수익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어렵다.
그 외에 스토리상의 변화, 차이,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극장판은 감독판보단 일반판과의 사이에 더 깊은 차이를 가진다.
이 극장판은 감독판 뿐만 아니라 VHS 일반판, DVD 일반판과도 대단히 판이한 차이점을 지녔는데 그 부분은 주인공 수하가 에코반을 이탈하게 되는 사건의 세부상황과 관련됐다.
극장에서 상영되었던 해당 장면의 디테일은 이렇다. 시몬이 금지구역에 들어간 수하를 공격하기 위해 경비를 불렀고 경비는 수하를 폭행하다 그것을 말리는 제이에게도 폭력을 휘두른다. 그러자 제이를 상처 입힐 생각이 없던 시몬은 계획이 어긋나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수하는 경비의 요대에 달린 단검을 빼앗아 경비를 공격하다 되려 당해 위험에 처한다. 그때 시몬이 소매를 끌어내려 손을 감싸고 수하의 지문이 남은 단검으로 경비의 등을 찌르고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수하를 도시 밖으로 밀어낸다. 그리고 기절했던 제이가 상황을 알지 못하는 것은 동일하다.
DVD, VHS는 극장판의 장면에서 해당 영상들로 수정되거나 삭제되었고 주연인 시몬이 본질부터 악했던 인물로 묘사된 사실이 내용상 부적절했다고 제작진은 여겼던 것으로 추정된다.
DVD 확장판은 여러 모로 신경을 써서인지 표지나 시디 표지에 이르기까지 영상못지않게 화려하게 냈다. 해외 DVD사이트에서도 아름다운 표지 선정작으로 꼽혔던 바 있다.(지금은 사라진 월간지 DVD 2.0 보도)
개봉 10주년이 되는 2013년, 뜬금없이 확장판 블루레이 출시가 발표되었다. '''H&C 인디 무비 시리즈''' 레이블로 5월 15일 출시. 대자본을 투입했으나 폭망해버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이 작품이 '인디 무비' 딱지를 달고 출시됐다는 것이 어찌 보면 개그라고 할 수 있겠다.[18] DVD 시절부터 출중했던 화질과 음질은 BD라는 매체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준다. 다만 부가영상은 레퍼런스급으로 유명했던 확장판 DVD의 것을 그대로 다 수록하지 않았고 확장판 DVD 부가영상 일부에 극장판 DVD의 메이킹 다큐멘터리를 수록한 다소 어정쩡한 형태이다. 부가영상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확장판 DVD를 처분하지 않는 것을 추천.
2019년에 뜬금없이 네이버 다운로드가 막혔던 적이 있다. 2020년 10월 재더빙 / 재개봉 준비 때문에 기존 판본이 회수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다시 판매가 재개되었다. 단 기존 판본은 더 이상 제공되지 않고 장민혁, 한신, 공경은 성우가 참여한 재더빙판만 제공되고 있다.
10. 기타
놀랍게도 2005년에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출품작이다.
[1] 몇 년 전까지 청강문화산업대학 애니메이션 전공의 교수로 재직 중이었으나 퇴직하였다. 해당 작품의 흥행참패가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있는지 수업을 수강하면 무조건 첫 주에 관련 이력을 소개하며 "너희들에게 힘든 미래를 안겨줘서 정말 너무 미안하다." 라고 도게자(...)를 깔고 시작하는 패턴이 있었다.[2] 당시는 공채 성우가 되기 전이었다.[3] 유일하게 비성우이다.[4] 다만 세계관 설정에 대해선 당시엔 불호가 많았는데, 핵전쟁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디스토피아 세계라는 설정 자체에 진부함을 느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진부함을 걷어내고 디스토피아 세계의 묘사만 보면 디스토피아물 중에서도 나름 독특한 모습이라 비교적 소수지만 세계관에 호평을 하는 사람도 많이 존재했다.[5] 특히 애니메이션은 러닝타임 연장이 제작비용 상승으로 직결되기까지 하니까... [6] 다만 2D+3D의 조합자체는 이미 노틀담의 꼽추에서도 시도했던 방식이다.[7]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김문생 감독은 원래 CF를 찍던 사람이었다.[8] 이 작품 이후 공채시험을 통해 투니버스 6기 공채 성우가 되었다.[9] 'Wonderful Days Theme'에 곡을 붙인 것.[10] 당시 메이킹 필름에서 원일 감독이 밝혔던 내용.[11] 여담으로 원일과 정재일은 푸리라는 국악퓨전그룹에 같은 맴버이기도 하다.[12] 당장 저 위의 트레일러에서도 소녀의 "눈이 이상해요" 같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오글거리는 대사가 해외판에선 "따뜻해요"로 변경되었다.[13] 이후 이건 길이 아니란 판단을 내린 제작사는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발을 뺐다. 성공적 먹튀.[14] 이건 씨네21 기사에도 있지만, 제작사가 밝힌 액수이다. 한국에서는 순제작비 + 국내홍보비 총계인 100억으로 알려졌고, 실제로 해외 더빙 및 홍보 비용은 저 돈에 상당히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IMDB에는 975만 달러로 적혀 있다.[15] 주간조선 기사 기준.[16] 극장판의 뜬금없는 개연성이 전부 '이해가 가능한' 이야기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캐릭터가 평면적이라는 단점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시몬이 극장판에 비해서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것도 특징.[17] 7분 추가돼 94분 정도의 러닝타임이다.[18] 하지만 인디의 개념은 돈을 얼마나 들였는지, 벌었는지가 아니라 제작진이 물주의 압력에서 얼마나 자유로운 작품을 만드는지가 핵심이다. 그렇게 보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대중성을 거의 생각 안했던걸 생각해보면 백프로 틀린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