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 김태진 ↔ 문경찬, 박정수 트레이드
1. 개요
2020년 8월 12일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 사이에서 진행된 트레이드를 다루는 문서. 김상현, 진해수 ↔ 송은범, 신승현 트레이드와 박세웅 ↔ 장성우 트레이드, 노수광 ↔ 김민식 트레이드의 뒤를 이어 나무위키에 작성된 네번째 트레이드 개별 항목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NC의 정규시즌 우승에 가장 필요한 자원을 말 그대로 갖다 바친 트레이드'''이자 '''2020년 양팀의 행보를 갈라놓은 결정적인 트레이드.''' 작년 KIA가 이명기 ↔ 이우성 트레이드에 이어서 NC의 역대급 호구딜에 또 당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2. 추진 배경
2.1. KIA 타이거즈
2020년 KIA 타이거즈는 기본 전력이 약했고 눈에 띄는 보강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즌 전에는 하위권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새로 부임한 맷 윌리엄스 감독의 지도력과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이라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 당시 ERA 2위를 달리고 있었던 탄탄한 불펜진과 함께 7월 말에는 단독 3위에 올랐을 정도로 예상 외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8월 들어 주춤하면서 5위로 떨어졌지만 순위 유지에 힘쓴다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위치였기에 더이상의 순위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KIA는 리그 상위권의 투수진에 비해 야수진, 특히 내야 문제가 시즌 내내 팀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김선빈뿐만 아니라 내야 보강을 위해 영입한 류지혁마저 트레이드 후 5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했고, 나주환은 노쇠화로 인해 공격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며, 황윤호와 장영석은 다른 의미로 대폭발하면서 2군으로 내려갔을 만큼 내야의 상황이 심각했다. 그 외에도 박찬호는 공수 모든 면에서 최악이라도 해도 무방할 만큼 팬들의 뒷목을 잡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김규성은 이제 1군 풀타임 1년차였다.
시즌 전부터 문제가 되리라 예측했던 부분이기에 KIA 프런트에서도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트레이드에 나서며 내야수들을 열심히 영입 했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다. 즉, 비어있는 3루 자원을 메꾸기 위해 장영석을 데려왔더니 전술한대로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류지혁은 잘 하기는 했으나[1]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2번의 트레이드로도 3루를 채우지 못해 또 다시 3루수를 구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2.2. NC 다이노스
2019년 양의지의 영입 및 나성범의 부상 복귀 등으로 완전체가 된 NC가 우승 경쟁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고, 실제로 시즌 초 1위를 차지한 후 한번도 내려오지 않았을 정도로 타격의 힘을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유일한 약점으로 계속해서 거론되던 부분이 불펜이었고 한때는 키움 히어로즈에게 0경기 차이로 쫓길 만큼 불펜의 상황이 심각했다.
작년에 매우 인상깊은 활약을 보여줬던 박진우는 부진에 빠졌고 그나마 필승조라고 할 수 있는 셋업맨 배재환은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다가 시즌 중반 즈음엔 아예 기용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임창민은 불안정한 모습으로 실점을 거듭하다 2군에 내려갔고 김진성은 시즌 초 안타까운 사건의 여파인지 1군에 올라오지 못했으며 불펜 과부하의 여파가 마무리 원종현에게까지 번져 시즌이 진행될수록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야말로 불펜이 초토화된 상황이었으며 트레이드 전까지 NC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꼴찌이자 유일한 6점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불펜을 제외하면 창단 후 가장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NC는 이번 시즌 반드시 우승을 노려야만 했는데, KBO 리그 역사상 불펜 평균자책점이 6점대인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따라서 윈나우를 위해서는 트레이드로 수준급 불펜을 수급하여 불펜을 안정화하는 것이 NC에겐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었다.
유사한 사례로 2017년 KIA도 우승을 위해 키움 히어로즈와 이승호와 김세현을 바꾸면서 불펜을 보강했고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적이 있는지라 더더욱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마침 한화 이글스가 초반부터 역대급 부진으로 경쟁에서 빠르게 이탈하면서 일찌감치 리빌딩 모드에 들어갔고, 이를 위해 마무리 정우람과 상위권 팀 유망주의 트레이드에 대한 떡밥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NC와 한화는 실제로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했으나 한화 팬들의 트레이드 반대 목소리와 더불어 NC가 한화에게 만족스러운 제안을 하지 않으면서 이 협상은 결렬된 상황이었다.[2]
3. 성사
- NC, KIA와 장현식·김태진↔문경찬·박정수 트레이드(종합)
- "KIA에서 날개 펴기를..." 조계현 단장이 밝힌 장현식 김태진 영입 이유
- 뒷문 뚫린 NC, 왜 ‘특급 마무리’ 아닌 문경찬 택했을까
덤으로 불펜 자원이 풍부한 삼성이나 한화 정우람과 트레이드를 할 것이라던 예측이 빗나간지라 이 트레이드가 매우 뜬금없다는 의견이 야구팬들 사이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 떡밥이 무성하던 정우람보다 문경찬을 선택한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는데, 두 선수의 몸값이 8배 가량 차이남에도 작년의 문경찬(54경기 55이닝 ERA 1.31, 24세이브, 50K)과 정우람(57경기 58.3이닝 ERA 1.54, 26세이브, 48K)의 성적이 어느 정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물론 트레이드를 단행한 8월 12일까지의 2020년 성적으로만 놓고 보면 문경찬(25경기 24이닝 ERA 5.25, 10세이브 26K)보다 정우람(23경기 27.1이닝 ERA 3.95, 8세이브 26K)이 근소하게 우세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문경찬의 경우 정우람과는 달리 에이징커브의 리스크가 적은 나이고, 정우람을 데려왔다한들 마무리로 쓰지 않을 것이기에 셋업맨으로 쓰자고 문경찬보다 몸값이 훨씬 비싼 정우람을 데려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정우람 트레이드 카드가 떡밥으로 그친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문경찬의 트레이드는 여러 의미에서 충격적인 결정이었다. KIA팬들은 물론이거니와 NC팬들조차도 박전문은 절대 트레이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하루아침에 직전시즌 특급 마무리를 얻게 된 NC 팬들에겐 그야말로 떡이 굴러들어온 셈이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들여다보면 KIA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보인다. 문경찬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투피치 투수인데 2020 시즌 중반 들어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졌고[4] 커터성의 슬라이더가 예년보다 낙차가 커지면서 평범한 슬라이더로 변해 평균자책점이 6점대까지 치솟았다.[5] 즉, 트레이드 시점에서는 잇따른 구원 실패와 팔꿈치 부상으로 전상현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줬고, 홍상삼·정해영의 호투로 1군에서 입지가 꽤 줄어든 상황이었다. ‘홍·정·박·전’ 4각 편대를 구축한 KIA로선 문경찬이 없어도 승리조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이며, 마운드에서 자신감과 의욕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는 내부의 평가도 트레이드 계기가 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문경찬에 대한 NC의 생각은 KIA와 전혀 달랐다. 이적 직후 나온 기사에서 언급된 NC 데이터팀은 문경찬의 패스트볼은 상하 무브먼트가 지난해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았고, 슬라이더도 피장타율이 높아졌지만 이는 올시즌 타고투저 성향이 강해진 리그 환경과 관계가 깊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포수 양의지의 존재가 문경찬의 잠재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여 NC는 트레이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 현장인터뷰]'백넘버 56번' NC 문경찬 "잘 데려왔다는 말 듣고파"
다만 투수코치인 손민한에 대한 당시 NC팬들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었기에 과연 문경찬을 잘 지도해서 좋았던 시기의 모습을 다시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예측되었다. 반면 KIA의 투수코치 서재응은 홍상삼을 필승조로 만들어 낸 경력도 있을 만큼 평가가 좋아 구속이 좋은 장현식을 어떻게든 살려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많았다. 게다가 이번 트레이드는 3년전 기아와 키움의 2:2 트레이드처럼 NC가 우승을 위해 행한 윈나우 트레이드였기에 이번 시즌 우승을 못할 경우 두 선수가 이후 커리어 내내 맹활약을 하지 않는 한 NC의 실패로 평가 받을 수도 있었는데... [6][7]
4. 논란
이번 트레이드에서 특히 논란이 됐던 점은 트레이드의 이유와 트레이드 이후 조계현 단장의 발언이었다. KIA는 문경찬이 없어도 승리조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는 계산과 마운드에서 자신감과 의욕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는 내부 평가가 트레이드의 계기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후 조계현 KIA 단장은 '''"전상현이 마무리로 잘하고 있는데 마무리가 둘이면 서로 눈치가 보인다"'''는 망발을 하며 팬들의 분노를 샀고 조단장이 KIA의 내부=프론트 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문경찬에 대한 이러한 혹평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일방적인 평가라고 봐도 무방했다. 즉, '''마무리가 둘이면 서로 미안하니 교통정리가 필요해서 한 명을 치워버렸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KIA의 평가와, 데이터와 수치라는 객관적인 요소로 문경찬의 필요성을 확신한 NC를 비교해볼 때, 트레이드 비하인드 스토리는 KIA 팬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말하자면 조계현 단장은, KIA 팬들이 유동훈 이후 10년을 기다려왔던 마무리, 윤석민 이후 4년만에 나온 20세이브 투수 그리고 스카우팅 리포트에조차 KIA 타이거즈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문구가 있을 정도로 KIA 이외의 팀은 생각하지 못했던 선수를 고작 최근 대여섯경기에서의 부진만으로, 본인의 개인적인 감상을 내세워 트레이드로 내보냈다는 얘기.
조계현 단장의 이 말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말인가 하면, 조단장의 논리대로라면 마무리에 더 적합하거나 실력이 더 나은 선수가 있더라도 선수들끼리 미안해하기 때문에 그 어느 팀도 시즌 중간에 마무리를 바꿔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NC는 창단 이후 7년간 무려 이민호[8] , 김진성[9] , 임창민[10][11] , 원종현[12] 4명이 마무리를 거쳤고 이 말인즉슨 네 명이나 되는 마무리투수가 짧은 기간 동안 보직이동을 겪었다는 말인데, 조단장의 논리에 의하면 이 넷 중 적어도 둘은 현재 NC에 없어야 맞다.[13] 마무리가 바뀌면 서로 눈치가 보이고 위치가 애매해져서 치워버려야 하니까.
결과적으로 NC가 2020 시즌 전, 현직 마무리를 4명이나 보유하게 된것이 철벽불펜 구축의 한 이유가 된 것을 볼 때, 선수를 파는것이 아닌 보직 이동을 통해 불펜의 조화와 안정화를 추구하는 것이 누가봐도 합리적이고 타당한 조치이다. '서로 미안하니까, 눈치가 보이니까, 교통정리가 필요하니까'라는 식의 발언은 변명 이전에 소속선수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까지 엿볼 수 있는 대목. 그리고 모든 KIA팬들이 알다시피 조계현은 2020시즌 후에도 매일같이 KIA팬들에게 당장 때려치우고 나가라는 성화를 들을 정도로 악평을 받고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늘린 논란을 차치하고서라도 팀이 5강권에서 버티게 해준 투수진을 본인 손으로 망쳐버렸으니 당연한 일.
5. 트레이드 이후
트레이드 후 창원 홈에서 LG 트윈스와 첫 경기를 맞은 문경찬은 0.1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 4자책으로 무너지고, 장현식은 1이닝 1실점 1피홈런을 기록하였으나 두 번째 등판에서는 2이닝 무실점 무피안타 무볼넷 1삼진으로 호투했다.
헌데 대부분의 NC 팬들은 트레이드 초기에 호투한 장현식을 필승조로 기용한다는 말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고, 5위 이상의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 장현식을 등판시키면 위험할 거라는 예상을 KIA 팬들에게 하기도 했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고 이적한다고 선수가 단기간에 갑자기 달라질 수는 없기에 장현식은 키움전의 오심 이후 3경기 연속으로 부진한 피칭을 하면서 키움전 2경기, 두산전 1경기를 혼자서 뒤흔들었다. KIA 팬들은 상위권 팀과의 경기가 1승 2패로 끝나자 이럴려고 문경찬을 보내고 장현식을 데려왔냐며 조계현 단장에게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반면 문경찬은 첫 경기에서 최악의 신고식을 한 뒤엔 경기에 나올 때마다 구위가 점점 더 좋아지고 타구질이 안정되면서 7경기 연속 무실점, 8경기 연속 비자책을 기록하였고 KIA에서는 쓰지 않던 구종들을 손쉽게 구사하며 상대팀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점점 더 KIA팬들의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14]
이러한 상황에 여론을 의식한듯, 9월 5일에는 김태진의 복귀전을 보기 위해 조계현 단장이 직접 대전까지 갔을 정도였다. 다행히 김태진은 해당 경기에서 멀티히트로 활약했으며, 9월 12일 친정 NC 다이노스과의 경기에서는 여러 차례 호수비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고 공격에서도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에 공격적인 주루 2번으로 1득점하는 등 2득점으로 맹활약하여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후 무주공산이었던 3루 자리에 안착했으나 거기까지였을 뿐, 역시나 팬들의 우려대로 기존 3루 자원들과 별 차이 없는 성적을 보이며 대체 이 트레이드를 왜 했냐는 비난이 힘을 얻게 만들었다.
9월 들어 문경찬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7개의 홀드를 챙기며 NC의 필승조로 자리잡아 갔고, 10월에는 볼넷-강판이 늘어나며 9월보다 못한 것처럼 보여졌으나 그럼에도 10월 한달간 13경기 중 11경기를 비자책으로 막으며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날은 제 몫을 충분히 했다. 박정수 또한 볼넷이 많기는 하나 롱릴리프로 어떻게든 잘 막아내며 트레이드 후 9월말까지 총 10경기 13.1이닝 ERA 1.35를 기록하였다. 이같은 호투에 5선발 자리 경쟁에도 합류하였으며 10월 3일에는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하여 데뷔 6년차, 1,949일만에 첫 선발승을 따내는 개인 성취와 함께 기대 이상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반대로 장현식은 모두의 예측대로 9월 중순부터는 빵빵 터져나갔고 불펜 ERA 1위를 자랑하던 KIA는 트레이드 이후 연쇄작용으로 불펜이 완전히 무너지며 결국 10월 23일 포스트시즌이 좌절되었다.
그리고 NC 다이노스는 10월 24일 LG 트윈스와의 창원 홈경기에서 마침내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을 일궈냈는데,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바로 문경찬이 잡아내면서 '''팀의 우승을 위해 데려온 문경찬은 말 그대로 팀을 우승시켜주었다.''' 팀의 오랜 프랜차이즈 선수도 아닌 이적한지 두 달이 조금 넘은 트레이드생인 문경찬의 공과 손에서 팀의 첫 우승이 확정되고 자신은 우승확정경기 연장 2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은 우승투수이자 마무리투수가 되어 '''NC의 첫 정규리그 우승 자료화면으로 영구히 남게 되면서''' NC에게 문경찬 트레이드는 그야말로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채워준 격이 되었다.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 짓는 문경찬 / 12회초 문경찬, NC 우승의 마지막 퍼즐…"한 팀이 된 것 같아" NC, 창단 9년만에 첫 정규시즌 우승[15]
11월 24일, 문경찬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지 정확히 한 달 뒤인 이 날 NC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NC의 윈나우 트레이드는 완벽한 성공으로 끝을 맺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문경찬의 활약은 1이닝 1피홈런으로 좋지 못한 편이었고 박정수는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되었다. 그러나 윈나우 트레이드의 목적은 한국시리즈 7경기에서만 써먹기 위한 것이 아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여 유리한 고지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것이 목적이다. 그 긴 여정을 위해 데려온 문경찬과 박정수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며 정규리그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NC의 통합우승에 원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트레이드 첫 해에는, NC는 트레이드 된 두 선수와 함께 윈나우에 성공한 반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작년 시즌 마무리투수를 보낸 KIA의 불펜 및 팀 성적은 장현식과 김태진의 저조한 성적과 함께 5강 탈락이라는 안 좋은 결과로 끝이났다.
6. 원인과 분석
2010년대 중반부터 KBO 리그는 한 시즌을 빼고는 타고투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었고 이에 따라 각 팀들은 좋은 투수들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였으며 그 결과 2020년 불펜투수의 가치는 그야말로 금값이 되었다. 이는 KIA의 행보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인데 동년 6월에 행해진,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서 1군에 계속 붙어있었던 류지혁과 트레이드 전 총 12.0이닝 ERA 6.00으로 결코 좋은 성적을 올렸다고 볼 수 없는 홍건희의 1대 1 트레이드가 단적인 예다.[16] 트레이드 직전까지 양 선수의 통산 sWAR 합은 홍건희가 0.25, 류지혁이 2.93였다. 상식적으로 보면 두산 입장에서는 당연히 절대 해서는 안되는 트레이드였지만 이번 시즌 우승을 위해서는 부실했던 투수력 보강이 절실했고, 다소 큰 출혈을 각오하더라도 이런 손해보는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트레이드 시장에서 불펜투수의 가치는 타자보다 훨씬 높게 평가되었다.[17]
이런 상황에서 KIA 프런트는 그냥 불펜투수도 아닌 직전 시즌 마무리투수를 '불편하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로 매물로 내놓은, 그야말로 엄청난 오판을 했다. 아무리 최근 몇 경기에서 부진했다지만 바로 전 시즌에 국가대표였던 투수와, 이적 전 9경기 9.2이닝 ERA 9.31에 마지막 등판이었던 6월 13일 이후 트레이드가 되기까지 두 달간 1군에 올라오지 못할 정도로 최악에 가까운 선수를 바꾼다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행태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KIA가 갑이고 NC가 을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KIA 쪽에서는 장현식보다 기량이 더 출중한 선수를 내놓으라고 NC에게 요구하거나 수지가 맞지 않으면 그냥 거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NC 팬들 사이에서는 2017년 준플레이오프 - 플레이오프 -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의 장현식의 투구영상에 투수코치와 함께 낚인 것이 아니냐는 평이 대세. 앞서도 말했듯이 손민한 코치가 무능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자신들이라면 고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졌던 게 아닌가 하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기록을 보면 NC는 트레이드 전 8월 불펜 ERA 6.57 > 트레이드 후 8월 불펜 ERA 4.03으로 눈에 띄게 안정되며 트레이드의 성과가 즉각 나타났고 9월에는 불펜 ERA 2.84로 리그 1위와 리그 유일의 2점대를 기록하였다. 정규시즌이 종료된 10월 31일 기준으로는 트레이드 전 불펜 ERA 6.06으로 리그 유일의 6점대이자 최하위였으나 '''트레이드 이후 시즌 종료까지 ERA 3.73으로 LG에 이은 리그 2위를 기록하며 단 한번의 트레이드로 불펜을 격세지감으로 안정화시켰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전적으로 문경찬과 박정수 두 사람만의 영향이라고 할 수는 없고 두 사람이 NC의 평균자책점을 직접적으로 낮춰준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불펜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던 배재환이 문경찬으로 성공적으로 대체되고 기존 불펜들만으로는 역부족이었던 안정적인 롱릴리프 역할을 박정수가 채워주면서 두 사람이 기존 불펜들의 부담과 혹사를 줄여주었다.[18] 과부하가 줄어들어 불펜들이 이전보다 나은 컨디션에서 좋은 피칭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자 '''김경문 감독 시절 NC를 이끌었던 단디 4가 그야말로 관짝을 뚫고 나온 수준으로 폼을 되찾았고, 8월에 1군에 새로 합류한 홍성민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NC가 순위싸움을 위해 치고 나가야 하는 9월에 11연승을 달리면서 1위를 굳히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 게다가 구창모의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선발 한 자리에 계속 공백이 생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불펜진의 활약은 그야말로 천군만마였다. 따라서 이 트레이드가 없었다면 리그 꼴찌이던 불펜이 2위까지 올라가지 못했을것이라는 사실과 이보다 훨씬 높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감했을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다. 문경찬-이명기 우승 트레이드, 현장-프런트 소통의 결실
그리고 실제 수치와는 별개로 원종현 등판 전에 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으로 나오던 배재환의 역할을 문경찬이 대신하면서 더이상 배재환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NC 팬들에게 엄청난 마음의 평화를 안겨주었다. 문경찬이 온 후 NC의 8회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였는데, 볼넷을 남발하며 수많은 승계주자를 떠넘기고 매우 긴 8회를 이어가며 팬들을 미쳐버리게 하던 배재환과는 달리 문경찬은 제구와 구위가 뒷받침된 스트라이크 및 포피치로 변화된 레퍼토리로 타자들을 시원하게 상대하며 대부분의 이닝을 삼자범퇴 또는 무실점으로 빠르게 정리하였다. 평균자책점은 준수했지만[19] 33.1이닝동안 무려 24개의 볼넷을 기록한 배재환을 보다가 스트라이커 문경찬을 쓰니 팬들의 입장에서 체감효과는 실제보다 배 이상이었으며[20] 세 번의 만루 승계에서 보여준 승계주자 처리능력 또한 NC에게 큰 보너스를 안겨준 격이었다.
반대로 KIA는 '''문경찬이 없어도 불펜 운용에 문제가 없다던 내부의 판단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트레이드 후 공교롭게도 KIA의 불펜은 전상현과 박준표가 돌아가며 부상자리스트에 오르는 등의 부침과 연쇄효과가 나타나면서 부진했다. 트레이드 전 8월 불펜 ERA 6.90 > 트레이드 후 8월 불펜 ERA 7.81로 높아졌고 9월 불펜 ERA는 6.25로 리그에서 이보다 나쁜 불펜 ERA를 가진 팀은 삼성과 SK뿐이다. 시즌 전 기간으로 보면 트레이드 전 ERA 4.65로 리그 2위, 트레이드 후 ERA 6.87로 리그 유일의 6점대이자 꼴찌로 '''NC와 KIA는 트레이드를 기점으로 대칭으로 순위를 바꾸었다.''' 결과가 말해주듯, ERA가 두 자리수에 육박하는 투수 한 명을 데려오면서 활용도가 높은 불펜 투수를 두 명이나 보낸 것은 완벽한 분석 실패 및 과신과 자만이라 할 수 있고 야구가 분위기의 스포츠란 점을 간과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선수 두 명이 오고가는 것이 기존 선수들의 심리와 기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수치로 정확히 평가할 수는 없으나 팀에 애착이 강한 마무리를 쫓아내듯 보낸 후 NC 10위>2위 / KIA 2위>10위로 순위가 뒤바뀐 것을 보면 조계현 단장이 매우 뼈아픈 실수를 저지른 것은 자명하다. 트레이드 당사자 중 유일한 타자인 김태진은 3루 주전을 꿰차긴 했지만 6할이 안되는 OPS와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볼삼비를 기록하면서 현장의 기대보다는 부족한, 팬들이 예상한대로는 딱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7. 기타
- KBO리그 사상 3번째로 8월에 성사된 트레이드이다. 리그 출범 이후로는 김한근 이후 무려 35년만이며, 그 트레이드도 1986년부터 리그에 참가하는 빙그레 이글스 지원을 위해 단행된 트레이드였으니 1군 참가 팀간의 트레이드는 김대진 이후 36년만이자 2번째 트레이드이다. 또한 단일리그 체제+선수<->선수 트레이드로는 최초이기도 하다.
- 여기서 트레이드 된 선수 중 문경찬은 한달 전 7월 5일 KIA vs NC경기에서 9회말에 올라와서 동점 투런포를 맞으면서 역전패의 단초를 제공하게 되었는데 그 투런포를 친 선수가 다름아닌 김태진. 즉 이때 상대했던 선수 둘이 서로 소속팀을 옮기게 된 셈이다.
- 이 트레이드로 양 팀의 투수진이었던 배구장 트리오와 박전문이 모두 해체되었다. 특히나 박전문은 결성 1~2년만에 해체되었으니 그동안 수준급의 불펜을 바라오던 팬 입장에선 그야말로 가슴이 답답할 노릇.
[1] 5경기밖에 뛰지 않았는데 WAR이 0.23, KIA 3루수 중 2위다. KIA의 암울한 3루 뎁스는 물론, 왜 팬들이 류지혁의 복귀를 그리워하는지 알 수 있다.[2] 5강권 싸움에서 이탈한 팀들의 불펜, 유망주 또는 20대의 젊은 투수가 아닌 투수, 그 중 윈나우에 도움이 될 만큼 실력 있는 투수. 이 셋의 교집합으로 정우람만큼 적합한 투수는 없었기에 지속해서 거론되는 것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정우람의 몸값이 트레이드 대상으로는 매우 비싸다는 점이었다. 연봉이 8억이나 되는 선수와 카드를 맞추려면 NC로선 팀의 기둥이나 상위권 유망주 하나를 내어줘야만 했는데 이럴 경우 트레이드의 목적(윈나우)이 무색해지고 주객전도가 되어버린다. 사실 한화로서는 웬만한 선수로는 만족이 안되는 것이 당연했고 게다가 이동욱 감독은 트레이드 떡밥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할 때 '우리팀 마무리는 원종현' 이라고 못을 박아놨다. 때문에 아무리 윈나우를 노리는 상황이라 해도, 마무리가 아닌 불펜으로 쓰자고 연봉이 8억에 달하는 투수를 데려오는 것은 무리수에 가까웠다.[3] 이승호는 토미존 수술로 즉시 전력감이라기엔 무리였고, 손동욱은 미니홈피에서의 논란으로 팬들에게 찍혔다.[4] 일각에서는 2019년 공인구 효과를 받았다가 2020년 공인구가 바뀌고 난 뒤 부진했다는 평가가 있다.[5] 그러나 경기당 1.0이닝, 많아야 1.2이닝을 소화하는 마무리 투수의 특성상 높아진 평균자책점과 투수의 실력이 정확히 비례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선발과는 달리 이닝을 적게 소화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잘하다가 잠깐만 부진하더라도 평균자책점이 순식간에 폭등하기 때문. 실제 2020년에도 초반 2경기 2자책 후에는 15경기 연속 비자책을 기록하며 6월 20일 기준 ERA는 1.06까지 낮아졌으나 그 후 3경기에서 연달아 3실점을 하며 2이닝 9실점..의 기록으로 앞선 비자책을 모두 까먹으며 3경기만에 ERA는 1.06 > 2.60 > 3.93 > 5.21까지 폭등한 것.[6] '''팬들의 걱정과는 다르게''' 문경찬과 박정수는 시즌 말 즈음 2~3경기의 상대적인 부진을 제외하면 데려온 기대만큼의 제 몫을 다 하며 KIA시절보다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고, 정규시즌과 포스트 시즌이 끝난 후 손민한 코치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들 또한 이어졌다. 사실 시즌 초반 손민한 코치가 팬들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닝쪼개기로 과부하를 야기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여기에 시즌 초중반 삽질을 하던 투수로 인해 과부하가 더더욱 누적되며 NC불펜이 최악의 상황을 겪자 팬들의 분노는 투수코치에게 집중되었다. 때문에 손민한의 투수 기용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고 그의 스타일인 자율적인 코칭이 부각되며 팬들은 저평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즌이 중반부에 들어간 후 본 트레이드로 불펜이 안정화되자 손민한도 보다 안정적인 투수 기용을 보여줬고, 한때 단디 4라 불리우던 노장들의 화려한 복귀가 맞물리며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나게 되었다. 특히 같은 시기에, 시즌 초 신격화를 받던 타 팀 투수코치의 삽질이 화두에 오르며 손민한의 역할에 팬들은 점점더 만족하게 되었다. 시즌 후반부엔 마운드에 올라와 정신적인 지지를 해주는 모습까지 늘어나면서 초반의 극도로 부정적인 여론은 반전되었고 결과적으로 NC는 통합우승을 꿰찼기에 팬들이 투수코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매우 피상적이고 일차원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7] 반대로 KIA의 경우, 서재응 코치가 약간의 교정이나 방향제시로 도움을 줄 수는 있겠으나 평균자책점이 두자릿 수에 육박하는 투수를 단시간에 필승조 혹은 선발투수급으로 변모시킬 수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KIA는 NC와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서재응 코치를 만나서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 투수와 함께 자멸한 점을 볼 때,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투수코치는 신이 아니고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며, 트레이드 당시 두 팀의 투수코치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얼마나 허황되고 무논리에서 비롯됐는지 알 수 있다.[8] 2013,2018[9] 2014[10] 2015~2018[11] 2018시즌에는 팔꿈치 수술로 인해 5월부터 시즌 아웃하며 사실상 이민호가 마무리를 맡았다.[12] 2019~[13] 이민호는 2020년도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다.[14] 그러나 문경찬은 6월 말에 3경기 연속 실점하기 직전까지 15경기 연속 비자책을 기록하며 KIA팬들의 불안감을 지우는 피칭을 해왔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즉, 손 쓸 여지가 없어진 투수 혹은 실력이 그저그랬던 투수가 트레이드 후 갑자기 좋아진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회복할 가능성이 있던 투수가 당연하게 회복한것 뿐이다.[15] 우승자료화면으로 쓰이는 문경찬의 삼진장면.[16] 참고로 이 트레이드도 두산에서 먼저 류지혁을 매물로 올려놓을테니 홍건희를 달라는 제안을 해서 KIA가 수락한 트레이드다.[17] 두산은 NC와 같은 윈나우의 목표는 아니었지만 2020시즌 후 총 7명의 FA선수가 발생하는 상황이었기에 '현재의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우승'이라는 암묵적이고도 간절한 목표가 있었다[18] 게다가 박정수는 10월 3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섰는데 해당 경기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프로 데뷔 이후 첫 선발승을 거두는 경사도 누렸다. 그 이후엔 롱릴리프로 나왔던 때보다는 부진한 상태로 시즌을 마쳤지만 차기 시즌에 선발 경쟁 자원이 하나 늘었다는 자체만으로도 구단 입장에서는 의미있는 성과였다.[19] [20] 문경찬은 이적 이후 28이닝 9볼넷, 9월 한달간 볼넷 단 1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