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쿠
1. 개요
일본 혼슈 서쪽(서남쪽) 끝에 있는 지방. 돗토리현, 시마네현, 오카야마현, 히로시마현, 야마구치현 5개 현으로 구성된다. 동쪽으로는 간사이 지방, 서쪽으로는 칸몬 해협을 경계로 규슈와, 남쪽으로는 세토내해를 사이에 두고 시코쿠 지방과 마주한다. 규슈와 시코쿠는 바다 건너편의 다른 섬이지만 각자 대교와 해저터널들로 연결되고 있다. 인구는 2020년 6월 기준 7,251,354명, 면적은 30,487.44km2이다.
2. 명칭
주고쿠(中国)는 대륙의 중국(China)과 똑같은 한자를 쓰는데, 실제로 일본어 발음도 똑같다. 일본인들도 이 주고쿠와 저 주고쿠를 그냥 눈치껏 문맥으로 구분한다. 그래서 중국은행과 오카야마현의 주고쿠은행은 서로 헷갈리지 않도록 간판에 중국측은 'BANK OF CHINA', 일본측은 '본점 오카야마시'로 구분해 놓는다. 일본의 전력회사 주고쿠전력도 홍콩의 중화전력과 혼동을 막기 위해서인지 Energia라는 브랜드네이밍을 절찬리에 사용중이다. 아무래도 주고쿠 지방은 중화인민공화국보다는 일상회화에서 등장할 때 급이 낮으므로 주고쿠 지방(中国地方)이라고 쓰면 논란 없이 구분된다. 두 가지가 동시에 쓰여야 하는 글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 주고쿠 지방을 따로 쓰면 된다. 그러나 어쨌든 헷갈린다는 떡밥은 일본에서도 예전부터 쭉 있어왔다.
주고쿠라는 명칭은 엔기시키(延喜式)에서 중국(中国)이라는 분류에 포함됨으로써 유래하였다. 이는 고대 일본에서 율령제가 시행되던 시절, 당시 수도 교토에서 율령국을 거리 기준으로 묶어, 멀면 엔고쿠(遠国, 먼 나라), 가까우면 킨고쿠(近国, 가까운 나라)[1] 로 분류했다고 한다. 여기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중간 거리에 있는 율령국들을 묶어 주고쿠(中国)라고 했는데, 이 중 킨고쿠와 엔고쿠는 별로 안 쓰이지만 주고쿠라는 이름이 지금까지 주요지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교토로부터 떨어진 거리 때문에 주코쿠(中国)라는 명칭이 붙은 탓에, 교토 서쪽에 위치한 오늘날의 주코쿠(中国) 말고도 교토 동쪽에도 주코쿠(中国) 지방이 존재했었다.[2]
이런 표현법은 근동-중동-극동처럼 비슷한 표현방식이 세계 여기저기 있으니 이상한 건 아니다. 실제로 일본인들도 역사상식에 별 관심없는 사람들은 왜 일본 안에 중국이라는 명칭이 붙었는지 유래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외국인들도 '일본에 왜 중국이 있었지?'[3] 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국내 여행업계 등에서는 한자 표기가 같은 중국(China)과 구별하기 위해서라도 주고쿠보다는 또다른 분류법인 산요(山陽)와 산인(山陰)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3. 지역 구분
주고쿠를 남북으로 나눠서 북쪽, 즉 동해 바다에 접한 지역을 산인(山陰), 그리고 남쪽의 세토내해 측 바다에 접한 지역의 명칭을 산요(山陽)라고 부르기도 하며, 둘을 합쳐 주고쿠를 '''산인-산요 지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5개 현 중에서 오카야마현, 히로시마현, 야마구치현이 산요, 시마네현과 돗토리현이 산인에 해당한다.
산요 지방은 오카야마시, 히로시마시, 시모노세키시 등 주고쿠에서 비교적 큰 도시들이 많고 산요 신칸센이 다니고 있어 교통도 편리해 그렇게 낙후된 지역은 아니지만 산인 지방은 그야말로 한국의 BYC 지역과 비견할 수 있을 만큼 극히 교통이 불편하고 낙후된 지역이다. 한국으로 치면 경상북도 영덕군, 울진군과 비슷한 처지인데, 이 지역에 위치한 시마네현의 경우 '''1889년부터 지금까지 인구가 69만명에서 71만명으로 2만여명 밖에 안 늘었다'''.[4] 같은 기간 동안 일본 인구는 3,900만명에서 1억 2,700만명으로 약 3배 늘어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줄은 거나 마찬가지. 심지어 '''교통은 오히려 경북 북부가 더 좋다.''' 그 경북 북부도 동해안을 따라가는 4차선 국도가 존재하고 현재 동해중부선 전철이 공사중인데 산인 해안 지방은 고속도로는 물론 '''해안을 따라가는 왕복 2차선 고속화 국도조차 완공이 되지 않았다.''' 내륙 교통은 더 심각한데 당진영덕고속도로와 왕복 4차선 고속화 국도인 36번 국도가 있는 경북 북부와 달리 '''산인과 이어지는 왕복 4차선 고속도로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철도마저도 동해중부선은 그래도 전구간 전철화 노선으로 공사중이지만, 산인 본선은 요나고~니시이즈모의 60km를 제외하면[5] 비전철 구간이다. 경북 북부보다 산인 지역이 인구가 많은걸 감안하면 그 경북 북부보다 낙후된 지역이라고 봐도 된다. 노령화도 일본치고도 심해서 앞으로의 전망조차도 밝지 않다.
산인 지방으로 분류되는 두 현의 인구를 합하면 130만명 수준인데, 현 두 개 인구가 지방 대도시 하나 수준에 불과하며, 주고쿠에서 이 두 현 다음으로 인구가 적은 야마구치현 '''하나'''(약 140만 명)보다 적다. 남쪽은 비교적 발달한 교통의 요지에 북쪽은 산골 시골이라는 점에서 한국으로 치면 경상북도와 비슷한 상황.
여러 지역에 끼어있다는 특성상 오카야마현과 시코쿠 가가와현 지역을 일대를 국토교통성에서 세토우치 대도시권으로 분류한다. 또 주고쿠 서부의 시모노세키시와 규슈 기타큐슈시는 칸몬 도시권(혹은 기타큐슈 시모노세키 도시권)으로 묶어 분류하기도 한다.
4. 특징
규슈와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지역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는 한반도에서 가깝다는 이미지가 규슈보다 약한 편인데, 후쿠오카가 한국 방향 창구로 크게 발달하였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혼슈와 규슈가 하나로 이어져 하카타가 일본의 서쪽 관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규슈 지역이 본격적으로 혼슈와 이어지기 시작한 건 근대화 이후이며, 그 이전에는 일본의 변방 외곽에 불과한 섬이었다. 본래는 부관연락선(현재는 부관훼리)을 시작으로, 규슈보다 주고쿠가 오히려 더 한반도와 교통이 편리한 창구 구실을 오랫동안 하였다. 당시의 주고쿠는 혼슈-대륙 루트와, 혼슈-규슈 루트가 동시에 지나는 일종의 분기점이었던 셈. 하지만 일본과 조선이 분리되고, 혼슈와 규슈가 육상 교통으로 이어짐에 따라, 하카타를 중심으로 한 규슈 북부 지역이 급성장하였고, 주고쿠는 점점 존재감을 잃게 되어 현재는 경제적으로나 인식적으로나 규슈 지역에 밀리고 있다. 현재는 시모노세키 방향 부관페리나 강원도 동해시에서 출발해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로 들어가는 DBS크루즈훼리 등이 운행하며, 항공편은 히로시마, 오카야마 등에 직항이 있다.
거리가 가까운 경상도 광역자치단체와 자매결연을 많이 맺은 동네이기도 하다. (대구광역시 - 히로시마시, 부산광역시 -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울산광역시 - 야마구치현 하기시, 경상남도 - 야마구치현(자매결연), 오카야마현(우호교류), 경상남도 진주시 - 시마네현 마츠에시, 경상남도 밀양시 - 시마네현 야스기시, 경상북도 포항시 - 시마네현 하마다시, ) 이는 경상도와 주고쿠의 거리가 바로 바다 건너편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지역이 규슈라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주고쿠 서부까지의 거리도 거의 비슷한 편이다.
호쿠리쿠와 함께 자민당(일본)의 평균 지지율이 일본 내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의 모든 도도부현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손꼽히는 야마구치현과 독도의 영유권을 얻으려는 시마네현의 영향이 크다. 수도권에서 멀고 지리적 산업적 입지도 뒤져 대도시도 적고 일본의 8 개 지방 중에서 비교적 평균 소득도 낮고 개발이 뒤진 지역이기도 하다.
도호쿠 지방과 함께 일본에서의 지명도가 낮은 편에 속한다. 규슈,시코쿠,홋카이도는 각각 다른 섬이기에 관광지로서의 특색이 있고 미디어에서도 자주 다루어지지만, 주고쿠와 도호쿠는 혼슈에 이어져있다는 점 때문에 특색이 비교적 약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그나마 도호쿠 지방은 JR 히가시니혼이 방사형으로 신칸센도 지어주고 눈이 많이 내린다는 기후적 특징 덕분에, 스키 관광을 오는 사람도 많은 편이지만, 주고쿠 지방은 오카야마, 히로시마, 야마구치 남부를 제외하면, 신칸센은 커녕 특급조차 안 다니는 재래선으로 연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기후도 혼슈 주요 도시나 규슈 지역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자연적인 부분을 어필할 수도 없다. 또 주고쿠 지역은 시코쿠와 함께 구제국대학이 존재하지 않는 지방이기 때문에, 엘리트 학생들의 유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게임이나 미디어 등에서도, 전국시대 배경이 아닌 이상, 주고쿠 지방이 주요 무대로 나오는 일은 많지 않다.
참고로 주요 지방 중 지진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손꼽힌다. 특히 오카야마현 같은 동네는 지진에서 안전하기로 유명하다. [6] 또한 난카이 대지진이 터질 시 안전한 동네로 평가받는데 그 이유는 쓰나미를 시코쿠가 직빵으로 막아주기 때문. 지진 흔들림 역시 시코쿠나 간사이 같이 직접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동네보다 진앙지가 멀테니 흔들림도 비교적 약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일본열도 단층 지도같은 것을 야후재팬이나 구글 등을 통해 찾아 볼 수 있는데 단층이 많이 발달한 다른 동네와 달리 이 주고쿠 동네랑 홋카이도 서부 동네 이 두 곳은 단층이 거의 없고 있는 단층도 아주 짧다.[7] 물론 이 동네들은 지진이 가장 없는 동네로 이 동네 주민들은 몇년에 한번 꼴로 지진을 경험해서 도쿄 같은 데 가면 매우 잦은 지진에 일본인임이에도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5. 주고쿠 내 행정구역 일람
5.1. 돗토리현
5.2. 시마네현
5.3. 야마구치현
5.4. 오카야마현
5.5. 히로시마현
6. 관련 문서
- 돗토리현
- 시마네현
- 야마구치현
- 오카야마현
- 히로시마현
- JR 니시니혼: 히로시마현 쪽을 제외한 다른 노선들에게는 구형차가 최신차로 돌아다니고 있어 허구하면 까인다.
- 산요 신칸센
- 히로덴
- 독도
- 다케시마
- 히로시마 시티 네트워크
- 요네다 테츠야[8]
7. 장기체류시 수속처
히로시마시에 있는 히로시마 입국관리국이 주고쿠 지방 전체를 관할한다. 산하에 사카이미나토 출장소,[9] , 마츠에 출장소, 오카야마 출장소, 후쿠야마 출장소, 히로시마 공항 출장소,[10] 시모노세키 출장소, 슈난 출장소를 두고 있다. 사카이미나토 출장소의 경우, 사쿠라이 마코토를 위시한 인간 말종 무리들의 습격을 받은 적이 있다.# 하도 깽판을 쳐서 공항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했다고.
[1] 현재의 간사이 지방의 다른 이름인 '긴키(近畿)'도 교토와 가깝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2] 현재의 후쿠이현(福井県)・이시카와현(石川県)・토야마현(富山県)・기후현(岐阜県)・나가노현(長野県)・야마나시현(山梨県)・시즈오카현(静岡県)이 동쪽 주코쿠 지방에 속했다.[3] 심지어는 중국이 예전에 이 지역을 점령해서 이렇게 이름이 지어졌다고 엉터리로 아는 경우도 있다.[4] 비교를 위해 설명하자면, 전국 최대 인구수 자치구인 서울특별시 송파구 인구가 약 66만명이다.[5] 엄밀히 말하면 호키다이센~요나고도 전철화 구간이지만, 이 구간에 다니는 전동차는 전부 하쿠비선으로 빠진다.[6] 정말 가끔 세토내해에서 규모 6 후반대 지진이 터지긴 한다만 사망자 없음에 부상자 수십 수준의 피해에 그친다.[7] 당연히 지진 규모는 단층 길이와 비례한다. 일본에서도 수도직하지진에서 경계하는 것이 도쿄 내륙에 있는 단층과 도쿄만에 있는 단층이 현재 연구 결과로는 별개의 단층으로 보이나 만에 하나 연결된 단층이면 지진 규모가 훨씬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고베 대지진 당시 피해가 막심한 이유 중 하나도 아와지 섬의 단층과 고베 내륙 단층의 존재는 모두 알았으나 그 단층들이 사실 연결된 하나의 단층이라는 점을 몰라서 발생했을 시의 규모를 경시했던 측면이 있다.[8] 일본프로야구의 명투수로 돗토리 현 출신이다.[9] 요나고 공항 3층에 있다.[10] 출입국심사업무만 관할하기 때문에 체류자격 수속은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