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준결승
1. 4강
8강까지 기세등등하던 남미팀들의 위세와 달리, 마지막까지 남은 4강 중 3국이 유럽팀이고 자존심을 지킨 남미는 우루과이 단 하나 뿐이다. 우루과이와 네덜란드 중 누가 결승에 진출할는지가 흥미로운데, 우루과이가 이긴다면 1950년 이후 '''60년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고, 네덜란드가 이긴다면 1978년 이후 '''32년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된다. 양 팀 모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결코 양보 없는 혈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였는데 결국 네덜란드 승. 이리하여 남미는 완전히 망했어요!
피파랭킹 6위 독일과 피파랭킹 2위 스페인의 격돌은 UEFA 유로 2008에서 이미 재현된 바가 있지만, 스페인의 우세였고, 대등하거나 독일이 우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양 팀 모두 조별리그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에게 덜미를 잡히고 체면을 구겼으나, 16강전에 올라오면서부터는 조별리그에서의 졸전들이 무색하게 무서운 화력을 뽐내고 있다. 다만, 스페인은 점수차가 그리 없어서 그렇지 순수 자신들의 실력으로 올라온 반면 독일은 잉글랜드전의 예와 같이 오심이나 아르헨티나전에서의 리오넬 메시의 극심한 감기몸살과 디에고 마라도나의 감독으로써의 자질과 능력의 부족 등 행운의 요소들 덕분에 올라온 차이가 있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오버하우젠의 해양박물관에 있는 예언 문어는 스페인의 승리를 예언했다고 한다. 이 문어는 그 전에도 8강 아르헨티나 vs 독일과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호주와 가나에 승리하고 세르비아에 패할 것이라고 한 예언을 적중시켰는데, 기사. 이 소식을 듣고 독일인들은 좌절했다. 그리고 상당수의 독일인들은 파울에게 "너 때문에 독일이 졌다!"라면서 길길이 날뛰며 파울을 삶아먹으려 했지만, 스페인에서 발빠르게 손을 썼고 파울은 스페인으로 옮겨져서 거기서 여생을 편안하게 보냈다.
1.1. 1경기 : 우루과이 2 VS 3 네덜란드
手아레즈의 살신성인에 힘입어 40년만에 4강에 진출한 우루과이, 그리고 32년만의 결승진출을 노리는 네덜란드의 대결.
우루과이는 가나전에서 핸드볼파울로 퇴장당한 수아레스, 경고누적을 당한 푸실레, 부상을 당한 주장 루가노가 결장을 하게 되면서 전력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수아레스의 자리를 카바니로 채움과 함께 이번 본선에서 출전 경험이 거의 없거나 교체로 짤막하게 뛰었던 카세레스와 가르가노를 선발로 출전시키는 도박을 감행한 데다가 포를란이 부상 상태에 있는 악조건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비교적 상태가 건재한 네덜란드와 호각의 명승부를 보여주었다.
초반 두 팀은 선수비 후역습 체제를 내세우며 조금씩 간을 보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전반 18분, 반 브롱코스트가 거의 30m 거리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고 무슬레라 골키퍼가 오른손을 힘껏 뻗어 막아보려 했으나 그 위를 지나 정확히 골대에 꽂혔다. 가히 예술적인 선제골.[1]
선취점을 가져간 네덜란드는 그대로 수비를 굳히는데 주력했고 우루과이는 만회골을 터뜨리기 위해 수비를 벗어나 공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투 톱으로 나선 포를란과 카바니는 상호간 패스미스 등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특히 카바니는 수아레스만큼의 활동력과 돌파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네덜란드의 수비에 번번히 차단당해 문전까지 쇄도해들어가기 힘들어지자 포를란은 그냥 냅다 중거리슛을 날려서 네덜란드의 골망을 뒤흔들어버렸다. 전반 40분 1:1 동점골 작렬. 어?
카바니로 수아레스를 대체하기에는 확연히 무리였으나 포를란은 동점골 이후에도 정확히 골대쪽을 향하는 위협적인 프리킥 및 슈팅을 수 차례 날리면서 충분히 감각이 되살아났음을 보여줬다.
전반전은 1:1로 종료, 동점을 만든 우루과이는 다시금 본연의 선수비 후역습 체제로 돌아갔고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드 제우 대신 반 더 바르트를 들여보내면서 공격적인 전략을 택했지만 로벤의 돌파, 스네이더의 패스 등이 다 차단당하면서 딱히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 24분 우루과이의 골대 앞에서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스네이더가 골대 바로 앞의 반 페르시에게 패스해주듯 공을 찔러줬고, 반 페르시는 홀연히 이를 폴짝 뛰어서 피했다. 스네이더의 발을 떠나 우루과이의 수비수들 사이를 뚫고 반 페르시의 양 다리 사이를 지난 공은 그대로 굴러서 우루과이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반 페르시가 우루과이측 수비수보다 반발짝 정도 더 들어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는 것인데 비록 반 페르시의 기지로 공을 건드리지 않긴했으나 다분히 공격에 가담하기 위한 의도로 그 위치에 들어와있었고 무슬레라의 시야를 가린 덕분에 골이 들어갈 수 있었다는 걸 생각했을 때 명백한 오프사이드가 맞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이미 네덜란드의 골로 인정된 상황이고 스코어는 네덜란드가 우루과이를 한골 앞선 2:1.우루과이가 이경기에서 유난히 운이 없었다.명백한 반칙을 당했을때도 주심은 이를 무시하고 경기를 진행시켰던 경우가 많았다.
유독 짧은 간격의 골이 많이 터지는 이번 월드컵이었는데 이 경기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네덜란드가 두번째 골을 기록한지 불과 3분이 지난 후반 27분, 카윗이 왼쪽에서 띄워준 공을 아르연 로번이 그대로 헤딩으로 꽂아넣으며 네덜란드가 3:1로 쐐기골을 박는데 성공한다.
애초에 해탈해버린 듯한 우루과이는 이 지경에 이르르자 모든것을 포기한 듯한 교체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레프트윙이었던 알바로 페레이라 대신 이번 월드컵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준 적 없는 장신의 노장 스트라이커 아브레우를 교체투입하고, 우루과이의 공격을 사실상 혼자서 책임지고 있던 포를란도 후반 38분 페르난데스로 교체시켰다.
단 포를란의 경우는 경기전 허벅지쪽에 부상을 입었는데 경기를 뛰기 위해서 일부러 알리지 않고 출전했는데 그것 때문에 후반전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교체되었다고 한다. 그런 몸상태로 포를란은 동점골과 위력적인 프리킥을 날렸다. 흠좀무.
경기가 다 끝나가던 후반 추가시간 1분, 가르가노의 프리킥을 막시 페레이라가 받아 절묘하게 감아차면서 3:2까지 따라잡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스코어가 1점차로 좁혀지자 네덜란드측은 필사적인 골대 앞 밀집수비로 우루과이의 동점골을 저지했고 결국 그대로 경기는 종료됐다.
참고로 이 대회 내내 지긋지긋하게 불거진 오심 논란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루과이가 수비를 돌보지 않는 총공세에 돌입한 추가시간 와중, 네덜란드의 마르크 반 봄멜이 아크서클에서 핸들링으로 추정되는 반칙을 저질렀으나 주심은 프리킥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속개했다. 이로 인해 경기가 끝나자마자 우루과이 선수들 전원이 심판을 둘러싸고 네덜란드 선수들은 다들 나와서 그걸 막으면서 자축을 하는 축구에서의 벤치 클리어링이라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아무튼 이로서 네덜란드는 32년만에 결승 진출, 사상 최초로 피파컵을 들어올릴 기회를 잡으면서 1974년 & 1978년 월드컵 준우승으로 인해 가입하고 만 콩라인 탈출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결승에서 맞붙을 상대는 어느 쪽이든 초강팀이지만, 브라질을 꺾고 신화를 이룩한 네덜란드에게 전혀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반면 우루과이는 '''8강으로 진출한 남미팀 4개국 모두 유럽과 붙기만 하면 깨졌다'''는 불명예에 일조하며 60년만의 결승 진출 문턱에서 좌절의 분루를 삼켜야 했다. 과연 3, 4위전에서 부상을 딛은 포를란과 결장 해제된 수아레즈를 투입해 남미의 명예를 세울 것인지, 아니면 가나전에서의 역사적인 핸들링(…)으로만 축구 팬들 기억에 남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1.2. 2경기 : 독일 0 VS 1 스페인
경기 시작 직후인 전반 4분쯤 한 팬이 부부젤라를 들고 필드에 난입하는 사태가 있었지만 다행히 별 일 없이 진압되어 신속히 끌려나갔다.
아르헨티나를 4:0으로 떡실신시키며 4강까지 올라왔지만 유로 2008에서의 패배의 아픈 기억과 뮐러의 경고누적[2] 으로 힘겨운 한 판이 예상되던 독일이었다. 결국 뢰브 감독은 고심 끝에 뮐러의 빈 자리를 트로초프스키로 대체했지만 지난 경기들에서 트로초프스키가 보여준 활약이 너무 미미했던 터라 무리수가 아닌가 하는 의견이 꽤 많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트로초프스키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저 때의 슈슈는 4년 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기량이 절정에 달한 상태가 아닌, 아직 미완의 단계라고 보면 된다.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옮긴지 첫 시즌밖에 안됐다. 물론 이번 대회 이 후 가파른 성장을 보이며,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떠올랐으나, 적어도 이번대회에서의 슈슈는 톱이라고 불리기엔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3]
전체적인 경기 흐름은 스페인의 공세로 이어갔으며, 독일은 간간한 역습찬스로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스페인은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초반부터 날카로운 패싱 플레이로 비야가 1대1 찬스를 잡았으나, 바로 노이어가 각을 좁히고 나오면서 선방한다.
이날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슈바인슈타이거가 아닌 '''제롬 보아텡'''이였다. 이날 보아텡은 레프트백으로 선발 출전했는데, 경기 초반 자신의 구역을 한참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이니에스타의 무혈 크로스에 푸욜이 냅다 헤딩을 날렸으나 다행히 빗나가며 실점위기를 모면한다. 이 후에도 계속 라모스에게 휘둘리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후반 7분만에 얀센과 교체된다. 수세에 몰린 독일은 전반 30분경 공격의 기회를 잡았으나, 볼을 잡은 트로쵸프스키는 바로 옆에 슈슈가 아무에게도 마크받지 않는 상태였으나 무리한 중거리 슛을 날린다.
전반 막판 트로쵸프스키의 패스를 받은 클로제는 푸욜을 제치고 침투하는 외질에게 패스를 건네지만 라모스가 커버하며 스페인의 실점위기를 모면한다.
전체적으로 스페인 수비진의 살인적인 수비력에 독일의 2선, 특히 포돌스키도 라모스에게 고전하면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고, 이날 보아텡과 같이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인 트로쵸프스키는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날린 것을 빼고는 역시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외질이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했고, 그래서 독일의 공격전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렇다고 스페인이 전 포지션에 좋은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다. 스페인의 경우 확실히 수비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다운 모습을 보였으나 다비드 비야의 1대1 찬스를 제외하곤 스페인도 공격을 마무리지어야 할 타이밍에 대부분 박스 바깥쪽에서 슛을 하면서 노이어 골키퍼를 위협하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반코트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니에스타는 좌우로 폭넓은 활동량을 보이면서 위축된 독일을 더더욱 압박했고, 라모스가 직접 침투하는 등, 독일은 수비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 경기 최악의 모습을 보인 보아텡과 트로쵸프스키를 이른 시간에 교체하고 토니 크로스와 마르셀 얀센이 투입되었지만 경기 흐름은 그대로 스페인 쪽으로 이어졌다.
결국 후반 28분 차비가 올려준 코너킥을 그대로 푸욜이 헤더로 연결하며 1-0으로 스페인이 앞서가게 된다. 여기서 독일의 수비진은 말그대로 참혹했는데, 푸욜과 바로 옆의 피케를 아무도 마크하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가까운 위치에 있던 케디라는 피케에게 피지컬에 밀리면서, 그대로 푸욜에게 무주공산으로 헤딩 슛을 내주고 말았다.[4]
전체적으로 독일의 가장 큰 패인은 포돌스키와 선발로 나온 트로쵸프스키가 너무 위축된 플레이를 펼쳐 플레이메이커인 외질이 철저히 봉쇄당한 것이고, 반대로 스페인의 수비진은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특히 라모스는 포돌스키를 철저히 봉쇄하였고, 우측의 트로쵸프스키는 스페인 수비진의 네임밸류에 위축되었는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스페인 수비수들은 외질에게 달라붙었고, 결국 케디라가 트로호프스키 역할까지 하면서 어떻게든 공격의 활로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독일의 4-2-3-1의 핵심은 바로 포돌스키와 트로호프스키가 측면을 휘저으며 스페인 수비진을 교란하는 것이었지만 둘 모두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일부 축구팬들의 성급한 오류로 인해 슈슈에 대한 비난이 편파적으로 몰리게 되었다. 독일의 측면인 포돌스키와 트로호프스키는 봉쇄되고, 외질마저 압박을 당하는 상황에서, 슈바인슈타이거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클로제에게 패스를 안했다', '발락처럼 해결사 역할도 못했다' 등의 가혹한 비판이 이루어졌다. 이 경기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독일의 2선 윙어들이었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방법도 2선이 활발히 활동하여 슈슈는 물론, 플레이메이커인 메수트 외질을 압박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는데, 그게 되질 않자, 결국 케디라가 오버페이스를 하면서까지 스페인 수비진을 교란하려고 애를 썼고, 슈슈가 할 수 있는건 이미 2선이 봉쇄된 상황에서 볼을 지켜내며 흐름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 뿐이었다.
이날 스페인의 수비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디펜더 능력으로 독일의 측면을 무력화시켰으며, 간간히 시행된 역습으로 도리어 독일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결국 후반 종료 10여분을 남겨두고 뢰브 감독은 케디라를 빼고, 고메즈를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으나 이마저 통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경기는 스페인의 1-0 승리로 끝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독일(평균 활동량 7980m)은 스페인(7810m)에 비해 170m나 많이 뛰어다녔지만, 패스 시도(독일 589회. 스페인 731회)와 유효슈팅 숫자(독일 2개, 스페인 8개)를 들여다보면 수비를 위한 움직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부스케츠, 사비 알론소, 차비 에르난데스, 이니에스타, 페드로로 구성된 스페인의 든든한 중원은 정확한 패스웍을 앞세워 조금씩 독일의 수비를 뚫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MOM으로 선정된 챠비의 패스 정확도는 근 90%로 가히 전율스러운 수준이었다.
독일의 예언문어 파울은 6경기 연속 예언 적중이라는 후덜덜한 기록을 세웠고,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셋 중 한 팀을 우승팀으로 꼽았던 펠레의 저주 또한 그 위엄을 이어나갔다. 반면 엔케의 가호는 약발이 다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독일로서는 2008년에 이어 다시 한번 스페인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날의 경기결과는 스페인의 승리로, 결승대진은 네덜란드 vs 스페인으로 확정이 되었다.
과거 문서 기록을 보면 이 경기의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해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던 적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한 편향적인 부정적 잣대는 잘못된 것이 맞다. 이 경기의 패배를 온전히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해 전부 돌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심지어 슈바인슈타이거가 못한 것도 아니다. 슈슈는 이날 케디라와 독일 대표팀 내에서 제일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결국 그러한 잣대로 인한 반달도 수 없이 이루어졌고, 이에 대한 보복성 반달까지 이뤄졌다.
분명한 것은, 경기를 제대로 보지 않고 감정적 잣대로 슈슈를 비난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이날 슈슈는 케디라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슈슈에 대한 노골적인 부정적 평가는 분명 왜곡된 팬심으로 인한 평가다. 물론 경기를 지켜보고 글을 작성한 작성자도 있었지만, 이는 독일 대표팀의 과거와 지금 세대간의 플레이스타일의 변화로 인한 오류로 더 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초창기 문서를 보면 슈슈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의 말과 날조로 가득 채워졌으며 심지어는 경기와는 상관없는 인격적인 부분에 대한 비하도 존재했다. 결국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한 잣대로 논쟁이 되어버렸다.
슈슈에 대해 이 경기의 냉혹한 평가는, 어떻게 보면 그만큼 슈슈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았다는 증거가 되기도 했다. 독일은 이 대회에서 4-2-3-1 포메이션을 플랜으로 삼았고, 이 포지션은 양 윙어들의 너른 활동량이 승패의 열쇠를 쥐고있다 봐도 무방한데, 트로호프스키와 포돌스키의 아쉬운 활동량과 맞물려 스페인의 살인적인 수비진으로 인해 외질이 봉쇄된 까닭이 매우 크다.
즉 왜곡된 팬심으로 슈슈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건 잘못된 것이며, 슈슈는 스페인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2. 3, 4위 결정전 : 우루과이 2 VS 3 독일
양 팀 모두 3, 4위 결정전이라는 무게감에 부끄럽지 않은 포텐셜이 폭발했던 경기. 한 팀이 골을 넣으면 다른 팀이 잇따라 맞대응 골을 넣는 치열한 접전 양상이었다. 득점은 뮐러(독일, 19분) 카바니 (우루과이, 28분) 포를란 (우루과이, 51분) 얀센 (독일, 56분) 케디라 (독일, 82분).
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중 한명인 뮐러가 이 경기 첫번째 득점이자 이번 월드컵 5번째 골을 득점하였다. 슈바인슈타이거가 대포알 같은 슛을 날리자 우루과이 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잡지 못하고 공을 튕겨내는데 그쳤는데, 하필이면 마침 쇄도해 들어가던 뮐러 앞에 데굴데굴 굴러와서 뮐러는 간단히 툭 하고 차 집어넣었다.
하지만 9분만에 우루과이가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페레즈가 중앙에서 슈바인슈타이거에게 교과서적인 태클로 공을 뺏어내고, 페레즈에게서 패스를 받은 돌아온 수아레즈가 역습 상황에서 공을 몰고가다가 왼쪽으로 쇄도해들어가는 카바니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를 주었다. 카바니는 저번 경기의 부진을 만회하듯이 골키퍼와 수비수의 태클이 들어오기 전 완벽한 타이밍에 툭 차서 집어넣는다.
우루과이의 2번째 골은 포를란이 차지, 오른쪽에서 아레발로가 올린 크로스를 아크로바틱한 환상적인 발리 슛으로 연결, 역전골을 기록한다. 노이어라는 걸출한 키퍼 덕에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독일의 골키퍼 한스-외르그 부트[5] 는 꼼짝도 못하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남아공 월드컵 베스트 골 1위'''를 차지한 포를란의 이번 대회 5호골이었고, 이로서 공동 득점왕에 다가섰다. 벌써부터 이번 대회 최고의 골이라고 칭송받는 슛. 이 때까지만 해도 우루과이가 공격을 하며 주도권을 가져간 상태였었고, 그 분위기를 살려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리 분위기를 만든다. 파울의 예언이 드디어 깨지나 싶었는데...
그 후 단 5분만에 동점골을 실점하였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에서 보아텡이 올린 크로스는 뛰어오른 모든 수비와 손을 뻗은 골키퍼 사이를 뚫고 얀센의 머리에 정확하게 전달된다. 너무나 완벽한 택배 크로스였고, 얀센은 간단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골 넣고 난 반응이 참 싱거웠다. 다만, 이 장면에서 골키퍼가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막을 수 있는 장면이었기에 독일의 첫번째 골에 이어서 실책성이 되어 해외 중계진의 질타를 받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코너킥 상황에서 골대 앞 난전속에 독일은 기어코 역전골을 넣는데 성공한다. 독일 선수에 맞은 공이 가만히 서있던 우루과이 주장 루가노의 발에 맞고 위로 떠버렸고, 마침 거기 있던 케디라가 헤딩으로 반대편 골대로 보내어 골키퍼의 마지막 시도조차 무위로 만들며 독일의 3번째 골이자 역전골을 성공시킨다. 얼떨결에 결승골 어시스트를 해버린 루가노는 골이 들어가는걸보고 자신의 머리를 잡고 절망했다.
수아레즈도 이번 경기에서 매우 분전했으나 결정적인 일대일 슈팅 찬스를 실축하였고, 회심의 중거리포는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혀버렸다. 거기에 견제로 인해서 쉼 없이 태클당하며 뒹구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그래도 첫번째 골의 어시스트를 하는등 나름 이름값은 했고, 마지막 추가시간 92분에 독일의 프리드리히에게 '''어깨동무'''를 당해 결정적인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다.
이렇듯 추가시간 막바지, 우루과이의 희망 포를란이 결정적인 프리킥 찬스를 잡았다. 이미 프리킥으로 골맛을 봤던 포를란은 이번에도 좌측 상단 코너에 완벽하게 꽂아넣는가 싶었지만... 정말 간발의 차로 크로스바를 맞고 나갔다. 우루과이가 다시 공을 잡고 공격을 시도하려했지만, 심판은 곧바로 휘슬을 불어 경기를 종료시켰다. 만약 이게 들어갔다면 포를란은 본 대회 득점 선두에 오르는 동시에 우루과이를 기사회생시킬 찬스를 잡을 뻔했다.
결국 독일의 예언 문어 파울의 신탁은 다시 적중하고 말았다. 아울러 결국 다시 한번 남미가 유럽에 굴복하는 결과를 내었다.
뮐러는 이날 골로 5골 3도움을 기록, 득점왕은 다비드 비야, 베슬리 스네이더의 결승전 진행을 봐야 알겠지만 '''신인상'''은 거의 확정이 된 상황. 이렇게 되면 독일은 06년 루카스 포돌스키에 이은 2연속 신인왕 수상팀이 된다.
한편 월드컵 최다골에 도전하던 클로제는 훈련에서 허리 부상을 당하여 출전하지 못했다. 클로제 대신 나온 카카우가 결정적인 찬스에서 대기권 돌파슛을 날리자 카메라에 뚱한 표정의 클로제가 잡히기도 했다.
[1] 이 골은 남아공 월드컵 베스트골 2위에 이름을 올렸다.[2] 독일 입장에서 더욱 열불나는 것은 아르헨티나전에서 뮐러가 경고를 받은 상황 자체가 오심이었다는 것이다. 뮐러가 공을 키핑하려던 메시에게 붙었고 이때 공이 '''메시의 팔에 맞은 후''' 뮐러의 손에 맞았지만 주심은 뮐러에게 경고를 주었다. 즉, 메시가 저지른 파울이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 심판, AFC에서 최고라고 손꼽히는 우즈베키스탄의 이르마토프다.[3] 슈슈에 대한 극과 극의 평가는, 선대의 미하엘 발락과 비교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미하엘 발락의 향수를 아는 올드 팬들은 그런 슈슈에 대한 평가가 냉정해질 수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슈슈의 전성기 시절과 발락의 전성기 시절 세계축구의 트렌드 자체가 달랐고, 발락에 대한 평가가 극찬을 이룬건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축구 역사상 최악의 시기인 2002~2004년도이다. 당시 세계축구의 트렌드는 4-4-2였고, 독일은 중원의 미하엘 발락의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였다. 가장 적합한 토어스텐 프링스의 경우, 당시 마르코 레흐머와 미카엘 타르낫의 은퇴로 풀백이 고갈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프랑스를 풀백으로 배치할 수 밖에 없었고, 베르더 브레멘의 중흥기를 이끈 프랑코 바우만, 파비안 에른스트를 발락의 파트너로 집어넣었으나 이 둘은 클럽에서의 모습과 다르게 재앙과도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당시 최고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세바스티안 켈도 포텐이 터질라 하면 그 놈의 부상악령으로 유로 2004 엔트리에 포함되고도 단 한경기도 출전 못하고 옌스 예레미스, 디트마어 하만등 서른 줄이 넘긴 노장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독일은 유로2004 과거 90년대 바이에른 뮌헨이 재현한 5-4-1 포지션까지 사용하면서 발악을 하지만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된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제 몫을 해준 선수는 발락과, 당시 신예인 필립 람일 뿐이다.[4] 푸욜의 신장은 178cm로, 센터백 치고 작은 편에 속한다. 이러한 푸욜이 헤더를 따낸 것은 푸욜에 대한 마킹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5] 노이어가 2011년 여름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에는 뮌헨의 주전 골키퍼였다. 2010년 챔스 결승 인터밀란전에서도 출장. 남아공 월드컵 당시 노이어는 샬케04 소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