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운명
Manifest Destiny
1. 개요
'명백한 천명', '자명한 운명'이라고도 한다.
기독교(프로테스탄티즘)와 민주주의, 자유주의 시스템을 전파하기 위해 하늘이 내리신 '''전 북미 대륙으로 미국이 뻗어나가는 것은 미국의 운명이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주로 "Go West"라는 구호로 통한다.
2. 유래
대영제국으로부터 독립하기가 무섭게 미국인들은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헐값에 사들여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아갔고, 서부에 있는 멕시코의 땅까지 빼앗기 위해 텍사스 공화국까지 합병한 상황이었다. 이것은 사실 1823년 먼로 독트린으로 이미 공포된 상황이었고, 이걸 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도 도덕적, 종교적으로 포장한 것이 바로 이 '명백한 운명'이었다.
북으로는 영국(캐나다)와 남으로는 멕시코와 대립각을 세우던 1845년 12월 27일, 뉴욕의 지역지였던 '뉴욕 모닝 뉴스'에 존 오셜리번이라는 칼럼니스트가 쓴 글이 실린다.
이걸 요약하면 '''우리가 확장하는 것은 권리인 동시에 의무'''라는 것이다.[3]...To state the truth at once in its neglected simplicity, we are free to say that were the respective cases and arguments of the two parties, as to all these points of history and law, reversed - had England all ours, and we nothing but hers - our claim to Oregon would still be best and strongest. And that claim is by the right of our '''manifest destiny''' to overspread and to possess the whole of the continent which Providence has given us for the development of the great experiment of liberty and federated self-government entrusted to us.
그리고 이에 대해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제임스 포크가 다음과 같은 말로 확장주의에 기름을 붓게 된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드립인데... '''그냥 미국이 땅 먹으려고 대는 핑계이다.'''It is confidently believed that our system may be safely extended to the utmost bounds of our territorial limits, and that as it shall be extended the bonds of our Union, so far from being weakened, will become stronger.
우리의 제도는 우리의 영토 한계까지 최대한 확대될 수 있으며, 그것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 연합의 결속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3. 북부(캐나다 오리건)
미국은 1845년 텍사스 공화국을 합병했다. 이 때문에 멕시코와의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동시에 영국과 오리건[4] 를 두고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었다. 오리건 주가 자신의 소유라고 영국, 미국, 스페인, 러시아[5] 4개국이 분쟁을 벌였는데 미국과 영국이 남아서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으나 점점 대립각이 날카로워지고 있던 것이 당시 상황이었다. 양측은 캐나다의 서부 해안쪽 영역을 어떻게 분할할 것인가를 두고 대립하고 있었다.
그 때 확장주의 진영에서 나온 구호가 바로 '''54도 40분이 아니면 전쟁이다'''(54° 40' or Fight)였다. 알래스카의 최남단부가 바로 저 위도로, '''캐나다의 태평양쪽 해안선을 모조리 잡아먹겠다'''라는 것이 확장주의자들의 주장이었다. 이처럼 미국은 캐나다 서부 해안을 집어삼키고 더 나아가 캐나다 전체를 미국의 땅으로 삼으려 꾀하였으나 캐나다는 당시 세계 최강대국 영국령이었고 또 멕시코와의 양면전쟁을 눈앞에 두게 되어 54도 40분을 고수하지는 못했고, 캐나다의 서부 해안선은 일부나마 유지되었다. 여기서 49도 이남에 일부 뻗어있는 밴쿠버 섬을 미국에 합병시켜야 한다거나 최소 49도 이남 밴쿠버는 미국령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결국 밴쿠버 섬 전체를 캐나다 땅으로 인정하고 미-캐 국경분쟁을 끝내었다. 덕분에 후방의 위험이 없어지면서 바로 이듬해인 1846년 미국-멕시코 전쟁을 치르게 된다.
4. 남부
4.1. 멕시코
멕시코의 정치불안을 틈타 미국인 이민자들은 텍사스로 빠른 속도로 이주를 하기 시작하여 인구가 늘어나게 된다. 신생국가 멕시코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민자들과 협상 끝에 스페인어를 쓰고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조건으로 불하권을 인정받았으며, 결국 필연적으로 조건 따위는 씹어먹은 미국인 이민자들과 멕시코계 주민들간의 충돌이 잦아지며, 미국과 멕시코 양국은 모두 이 지역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미국은 텍사스를 구매하고자 했으나, 멕시코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는 동안 멕시코의 중앙정치 혼란은 가속화되었고, 그 틈을 타서 텍사스의 미국인 이주민 세력은 크게 강해졌다. 그리고 이주민 세력은 멕시코에 반발하여 대반란을 일으켰다. 신생 텍사스 공화국 내부에서 독립파와 연방합류파의 치열한 권력투쟁 끝에 연방합류파가 승리하여 미국의 1개 주로 합류하기로 하고, 미국 역시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문제가 커졌다. 한 마디로, 멕시코 입장에서는 미국이 제멋대로 반란군들이 강점한 자국의 영토를 멋대로 먹튀를 한 셈이었고, 미국 입장에서는 "이웃의 독립국가가 요청을 해서 이를 받아들였을 뿐이다."라는 태도였다.
당연히 텍사스에서 끝나지 않았다. 당시의 미국 대통령 제임스 포크는 팽창론자로서 공공연히 태평양 출구인 캘리포니아까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였다. 1846년 4월 25일, 미국이 도발하여 양군간에 무력충돌이 발생하고 미군 다수가 죽거나 포로로 잡히게 되자 미국은 이를 빌미로 멕시코에 전쟁을 선포했고 전면 침공을 개시했다. 이후에도 항전을 지속한 멕시코였으나, 미군이 계속해서 공격해오면서 각지에서 계속 참패,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의 점령지만 늘어나는 꼴이 되자 결국 항전을 포기하고 휴전을 제의했다.
1848년 2월, 양국은 과달루페 이달고 협정을 체결하여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냈다. 멕시코는 텍사스의 미 연방 합류를 인정했으며, 이 지역의 국경을 리오그란데 강으로 삼는 것에 동의했다.
멕시코는 미국에 막대한 영토를 헐값에 강매를 해야 했고 영토를 빼앗기게 되었다. 1500만 달러의 대가로 넘겨준 지역은 지금 기준으로 캘리포니아, 유타 주, 네바다 3주 전체와 뉴멕시코, 애리조나주의 대부분, 콜로라도 주의 절반 이상과 와이오밍 주의 남부 일부, 캔자스와 오클라호마 주의 일부였다.
이 협상을 멕시코가 받아들이지 않고 전쟁을 계속했다면, 캘리포니아 반도는 물론, 소노라 주와 치와와 주까지 합병당했을지도 모르고, 멕시코는 완전히 미국의 영토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미국의 강경론자들은 북중부 멕시코 내지는 멕시코 전체를 미국에 병합하자는 주장을 했다. 참조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멕시코는 재기불능의 타격을 입었다. 당장 영토만 따져봐도 전쟁 이전 영토의 약 55%를 날려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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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영토는 프랭클린 피어스 시기에 미국령으로 편입된 곳이다. 미국은 1853년 메시아 지역의 국경이 불명확하다는 개드립을 쳐대며 전쟁으로 합병하지 못한 캘리포니아 반도 등을 구입하려고 했으나 멕시코의 반대로 그중 일부만 1,800만 달러를 주고 매입했으며, 이 지역을 매입한 사건을 개즈던 매입이라고 부른다. 미국은 계속해서 멕시코의 캘리포니아 반도 및 소노라, 치와와 북부 주에 테우안테펙 지협 영토까지 노렸으며 더 나아가 자국 주변의 안정이라는 명분 하에 유카탄 공화국, 리오 그란데 공화국 등 맥시코 내의 분리주의를 적극 조장하고 지원했다.
미국은 이 천명 개드립을 치면서 끊임없이 확장한다. 그리고 이것을 건국 초기까지 확장하면 포함되는 것이 소위 서부개척시대라고 부르는 시기이다. 서부영화에서는 마치 이것을 빈 땅을 개척하는 것처럼 보여주지만, 그 빈땅은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의 소유였으며, 무엇보다도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땅이었다. 미국은 인디언 전쟁에서 시작한 전쟁으로 이 땅들을 집어삼켰고, 그 점령지를 개척한다고 끝임없이 팽창을 벌린 것이다. 그렇게 미국은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모든 땅을 다 집어삼켰다. 이 과정을 상징하는 표현이 바로 '명백한 운명'이었다.
하지만 급격한 확장의 부작용도 드러났다. 엄청난 희생과 학살은 자신들의 것이 아니었다고 외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남북전쟁은 이 급격한 확장의 결과로 발생한 것이었다. 미국인들과 각 주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도덕적이고 종교적으로 포장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고삐를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4.2. 중남미
미국의 영토 야욕은 미국 멕시코 전쟁으로 멈추지 않았다. 미국은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 역시 넘보았다.
여러 미국 대통령들은 스페인 제국으로부터 쿠바를 매입하려고 시도했다.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 시기 공개된 오스텐드 선언 역시 그 일환 중 하나였다. 스페인이 쿠바를 팔지 않을 경우 무력으로 점거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 선언은 국내외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필리버스터 역시 이 사상과 연관이 있다. 우리가 요즘 뉴스에서 보는 그 필리버스터가 아니라 멋대로 남에 나라에 기어들어가 '''혁명!'''을 시전하는 행위. 쿠바 국기의 창안자인 나르시소 로페스나 나무위키에 문서가 있는 윌리엄 워커가 대표적인 필리버스터다. 이들은 주로 중남미를 "해방"시키고 "교화"시키고 노예주로 미국에 편입시키고 싶어했던 남부 미국인들의 지원을 받았다.
윗 문단에서 삘이 올지도 모르겠는데 노예제까지 연루되었다. 중남미를 식민지화한다→메이슨 딕슨 선 밑이니 노예주로 편입된다→노예제 지지 세력의 힘이 커진다→ㅗㅜㅑ;; 같은 논리. 이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지원하고 자원하는 이들은 주로 남부인이었다.
관련 단체로 골든 서클 기사단이 있다. 첩보 액션 영화에 나오는 마약상 조직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의 목적은 로마 제국이 지중해를 자신들의 바다로 만들었듯이 카리브해를 미국의 바다로 만드는 것이었다. 멕시코와 서인도제도 전역을 처먹어 노예주로 이루어진 황금 고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5. 북미 대륙 해외
미국의 확장욕은 북미 대륙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먼로 독트린으로 상징되는 '고립적 팽창주의'는 좀 더 과격한 형태로 변하고 있었는데, 이것을 상징하는 것이 쿠로후네 사건과 신미양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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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를 견제하고 러시아의 세력을 북미 대륙에서 제거하기 위하여 알래스카를 사들였고 독립국이었던 하와이 왕국을 합병하였으며 미국-멕시코 전쟁에서 약 50년 후인 1890년대에는 미국-스페인 전쟁을 통해서 카리브 해의 푸에르토리코와 필리핀을 식민지화하고 쿠바를 속국이나 다름없이 부렸다. 남쪽으로는 중남미 국가들을 압박해 속국으로 만들었고, 필리핀을 발판으로 아시아로 뻗처나갔다. 이 팽창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바로 쿠로후네 사건이나 신미양요같은 무력을 동원한 강제 외교(소위 빅 스틱 이데올로기(큰 몽둥이 이데올로기)/건보트 디플로매시(포함 외교)라고 칭해지는, 무력 시위나 실제 전투를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내는 외교술)다. 즉, 미국은 유럽에 대해서만 중립이고 그 외 지역에 대해서는 침략적 확장이라는 제국주의적 형태로 변한 것이다.
6. 기타
이 시기는 꽤 많이 영상화되었다. 그링고 같이 미국-멕시코 전쟁을 다루는 전쟁영화들도 있지만, 그보다 더욱 대중적으로 퍼진 이미지는 따로 있다. 바로 서부영화의 단골 적 3종세트, 일반적인 무법자, '초기 서부개척시대를 상징하는 인디언 무리'와 함께 하는 '''멕시칸 콧수염'''들이 바로 미국-멕시코 전쟁과 그 영향을 명백한 운명의 발상으로 다룬 흔적[6] 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구매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명백한 운명에서 기반되었다.
레드 데드 리뎀션에서는 동명의 도전 과제가 있다. 게임에서는 다양한 동물이 있지만 그 중 아메리카 들소만큼은 평원에 20마리만 서식하고, 죽여도 리스폰되지 않는데, 이 들소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 도전 과제다. '명백한 운명'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보여주는 도전 과제라 할 수 있다.
7. 관련 문서
- 미국/역사
- 서부개척시대
- 제국주의
- 자기합리화
- 민주주의/밈: 명백한 운명처럼 미국이 저지르는 만행을 비꼬는 데 쓴다. 명백한 운명이 땅을 노리던 거라면 민주화 드립은 석유나 지역 패권을 노리는 차이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