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공부 따원 안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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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雄不会读诗书 / 英雄不會讀詩書'''
수호전에 등장하는 대사. 정확히는 1998년 방영된 중국 CCTV TV 드라마 《수호전》 속에 나오는 노래 가사 중 일부이다. 소설 원본의 내용은 본 문서에서 다루는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소설 속 노래와 드라마 속 노래의 가사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소설 속 노래의 일부:
1998년판 CCTV 수호전 25화 드라마 속 노래의 일부:
옛 한문에서 詩와 書라는 표현이 나오면 이는 일반적인 시와 글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고유명사, 즉 사서삼경 가운데 시경과 상서(서경)를 뜻한다. 시와 상서는 사서삼경을 이루는 책들 중에서도 다른 책들보다 훨씬 옛 시기의 책이다. 게다가 내용 역시 다분한 문학적 수사와 함축, 그리고 문법이 정착되기 전인 고대 한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한문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해석이 죽을 맛이다.[3] 게다가 유학이 사상적 헤게모니를 지배하던 전통 시대의 시경은 공자가 논어에서도 강조했듯이 교화의 목적이 강해서 유자라면 시경에 실린 시 삼백 수를 모두 달달 외우고 다닐 정도로 널리 읽혔던 책이었다. 상서 역시 전통 시대의 정치 사상서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유학을 공부하는 이들 중에 이를 읽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런 배경에서 '시서'는 단순히 사서삼경 중 두 권의 책만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유학 교육에서 고급 과정의 첫 걸음이요, 통치 개념으로서의 유학, 한 걸음 더 나아가 유학을 기반으로 한 기득권층의 사상 체계를 의미하는 것으로[4] , 기득권에 대한 반발과 조롱이 주요 테마인 수호전에서 말하는 '영웅'은 이런 지배 체계의 대척점에 있으니 당연히 그런 공부 따'''원''' 할 리가 없다.
이런 복잡한 함의를 '''공부'''[5] 로 깔끔하게 뭉뚱그린 초월번역이다.
자막 자체도 충분히 패기가 넘치지만, 이 짤방의 포인트는 바로 한글 자막의 오타. 잘 보면 '공부 따'''윈''''이 아닌 '공부 따'''원''''이라 쓰여 있다.
주로 공부 안 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쓰는 짤방이다. 짤방이 생긴 연도를 고려하면 상당히 역사가 오래됐다. 보통은 상대방이 공부하라고 공격할 때(ex.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 짤방으로 카운터를 먹인다. 물론 상대가 공부를 안 한다고 다 영웅은 아니라고 받아친다면 할 말 없다.
다른 분야 공부를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도 자기위안 식으로 쓰일 수 있는데, '이(문)과는 문(이)과 공부 따원 안 한다네', '이(문)과는 사(과)탐 따원 안 한다네' 식으로 쓰일 수 있다.[6][7] 다만 1986년생[8] 부터는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구분이 폐지되어 이런 표현 따'''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9]
장수는 자기 이름만 쓰면 된다는 말은 항우[10] 의 만인지적의 고사에 나온 말이니, 개념 자체는 수호전보다도 훨씬 오래되어 춘추전국까지 올라간다.
신분이 천했지만 황제가 된 유방, 주원장도 공부도 해본 적도 없이 천하를 석권하고 한 나라의 창시자가 되었다.[11] 실제로 유방은 '''"내가 책 한 번 안 읽고 천하를 먹은 사람이다"'''고 뻐팅겼다가, '전쟁이랑 다스리는 거랑 같습니까'란 말에 쪽팔려하면서도 수긍한 뒤, 아들한테도 '자기가 공부랑은 담 쌓고 지냈는데, 지금 보니까 좀 잘못 생각한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곽거병 같은 경우도 별로 공부는 안 하고 말 그대로 본능이 이끄는대로 싸워서 엄청난 전공을 올려 영웅급에 올랐다.
근데 곽거병은 황제의 친척이라 어렸을 때부터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절대 일자무식은 아니다.
삼국지의 왕평도 문맹으로 열 글자 정도밖에 몰랐으나 전투에서 틀린 판단을 한 적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반면에 전국시대 사람 조괄, 왕평과 같은 시대 같은 나라 사람 마속은 글도 잘 알고 똑똑하기로 유명했지만 전투에서 지고(장평대전, 읍참마속) 처형당했다.
프랑스의 구국영웅 잔 다르크는 곽거병보다도 더한 경우로 곽거병보다 나이도 어렸고 집안이 한미해서 공부를 한 적도 없고 자신의 정확한 나이와 자기 생일도 몰랐고 심지어 글도 몰라서 자기 이름조차 제대로 쓸 줄을 몰랐다. 그러나 이 소녀는 세상에 등장해서 죽기까지 딱 2년 동안의 엄청난 활약으로 멸망직전의 프랑스를 구해 자타가 인정하는 일세의 구국영웅이 되었으니, 잔 다르크야말로 이 항목에 제일 어울리는 사람일 것이다. 이 항목의 다른 인물들은 잔 다르크보다 나이가 많거나, 오래 살았거나, 적어도 글은 쓸 줄 알았거나, 병법은 익혔거나, 군사훈련을 받았거나, 집안이 좋아서 학문을 익힐 기회가 있었거나, 자기 스스로 독학을 할 기회와 시간이 있었던 등 잔 다르크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들이 있었지만 잔 다르크는 정말 저것들 중에서 어느 것 하나 없이도 절망에 빠진 조국에서 난데없이 갑툭튀해서 멸망직전의 조국을 구해냈다.
삼국지의 양대 영웅으로 꼽히는 조조와 유비도 능력과 별개로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듯 하다.
무제기와 선주전에 따르면, 조조는 어린 시절부터 양아치 짓을 하고 공부는 뒷전이라 좋은 소리를 못 들었으며, 유비는 집안 어른인 유원기가 학비까지 대주며 노식 휘하로 보내 공부를 시켰건만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사냥하는 것 등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다만 이건 별개로 조조와 조비, 조예는 삼조라 불리기까지 하며 다른 업적과 무관하게 문인으로써 도달한 경지도 상당했으며, 병법이나 고전 연구에 실제로 많은 업적을 남긴 것을 보면 저 처음 항목에 공부란 두 글자로 함축당한 유가와 사상적으로 충돌했다는 말이지 실제로 학문과 상당히 가까운 인물이었다. 조조와 항우같은 경우는 엄친아가 "공부. 그까짓 거"하고 관심안줬다는 정도로 보면 되지 평균보다 무식했다고 하긴 어폐가 있다.
물론 짤방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수호지의 등장인물 중에서도 송강이나 임충, 시진 같은 경우는 나름대로 먹물 좀 먹은 엘리트이거나 그에 준하는 계층이었고, 그래서 문(文)에도 뛰어났다. 거기다 오용 같은 책사는 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항간에서 사실 이 문장은 '''이규를 까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은 거라는 농담이 있다.
해당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이규는 공부를 전혀 안 하는데다가 성질머리도 더러운 바보라서, 아예 이것에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있을 정도다. 오죽했으면 서당에서 배운 아이들에게 다굴까지 맞았을 정도. 물론 본래의 의도는 노준의를 회유하는 노래이다. 하급관리인 노지심도 글을 몰라서 자기를 수배하는 전단 앞에 사람들이 몰려서 저거 뭐라고 써있는거요, 하고 물어보기까지 했다.[12]
사실 108호걸 대부분이 '''문맹인 것을 감안한다면 수호전에서 영웅은 공부 안 한 것이 맞다.''' 물론 앞서 말한 인물들은 공부을 했었던 것이 맞지만 나머지 호걸들은 무식한 것이 아니라 '글을 모른다.' 성수서생 소양이 호걸들 앞에서 낭독해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그 공부 안 한 호걸들이나 맹장들이 영웅이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적어도 수호지의 호걸들은 현대로 따지자면 조폭들이 자기들을 영웅이라고 칭한 수준의 인물이 정말 많다. 특히 공부 따'''원''' 안 한 인물들이 더더욱 그렇다. 그나마 예외라는 인물들이 불교와 엮이는 노지심 정도니 말 다 했다.
서브컬쳐에 나오는 열혈 속성(근육뇌 등)을 가진 캐릭터들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거대로봇물 애니메이션에선 개그적인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서 좀 심할 정도로 주인공을 바보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고려의 소드마스터로 유명한 맹장 척준경도 글을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척준경은 마침 이 드라마 짤방의 시대배경과 같은 시대에서 살았다.
문무겸비를 이루어내어 뛰어난 무술 실력에 더하여 지식과 교양까지 갖춘 인물들이다.
사실 위에서 언급된 항우는 귀족 출신에 그에 걸맞은 교양을 가져 시와 노래, 춤에 능했고 병법을 쓰는 것도 한신 정도가 아니면 당대에 대적할 사람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천신 급의 싸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말 그대로 문무겸비의 초 엘리트. 허나 정치적인 능력은 전무하다는 약점이 있었고,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은 '''그 자신이 극악무도한 학살자였다'''는 것이다. 결국 항우는 그 자신의 잔혹함으로 인해 인망을 잃고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되었고, 이것이 쌓이고 쌓이다 '''진짜로 공부 따원 안 하던 영웅'''에게 패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공부를 안 하는 한량이었다가 늦은 나이에 뜻을 품어 문과 급제를 하고 끝내 임진왜란 당시 이치 전투와 행주 대첩에서 승리를 일궈낸 권율 등이 있다. 그리고 진주 대첩의 영웅 김시민도 몸집도 크고 도량이 넓었으나 힘이 강한 것만 믿고 공부는 좀 덜 하면서 목소리만 크게 냈다는 식으로 묘사되곤 한다.
'''英雄不会读诗书 / 英雄不會讀詩書'''
1. 유래와 의미
수호전에 등장하는 대사. 정확히는 1998년 방영된 중국 CCTV TV 드라마 《수호전》 속에 나오는 노래 가사 중 일부이다. 소설 원본의 내용은 본 문서에서 다루는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소설 속 노래와 드라마 속 노래의 가사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소설 속 노래의 일부:
원작 소설 속에서는 노준의가 오용에게 낚여 남쪽으로 가다가 양산박에서 그를 포섭하려는 양산박 일당에게 포위를 당하게 된다. 계략에 걸렸음을 알아챈 노준의는 호숫가에서 한 어부의 배를 타고 대명부가 있는 방향으로 급히 되돌아가는데, 그 길에서 노준의와 마주친 완씨 삼형제가 위 노래를 읊었다.生來不會讀詩書(생래불회독시서) 나서부터 글공부 마음에 없어
且就梁山泊內居(차취양산박내거) 양산박에 몸 붙이고 세월 보내네.
準備窩弓射猛虎(준비와궁사맹호) 활시위에 살 먹여 범을 잡고
安排香餌釣鰲魚(안배향이작오어) 미끼를 장만하여 고기를 낚네.[1]
1998년판 CCTV 수호전 25화 드라마 속 노래의 일부:
원문의 내용을 최대한 직역:英雄不會讀詩書 / 英雄不会读诗书(영웅불회독시서) 영웅은 공부 따'''원''' 안 한다네
只在梁山泊里住 / 只在梁山泊里住(지재양산박리주) 양산박이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
雖然生得潑皮身 / 虽然生得泼皮身(수연생득발피신) 신분이야 미천하지만
殺賊原來不殺人 / 杀贼原来不杀人(살적원래불살인) 죄 없는 무고한 사람은 안 죽인다네[2]
위 노래가 나오는 해당 짤방은 1998년판 드라마 25화에 나오는 장면이다. 강주에 유배된 후 반역시를 쓴 혐의로 사형에 처해지게 된 송강은 처형되기 직전에 조개를 위시한 양산박 호걸들에게 구출된다. 위 장면은 그 후 양산박 산채를 향해 배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그들이 다같이 뱃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드라마 속에서 노준의는 남쪽으로 가기 전에 집사 이고의 모함으로 관군에게 붙잡혀 하옥되며, 양산박은 송강 일당이 구출해 주기 전까지는 밟아보지도 못한다.영웅은 시경과 상서를 읽지 않는다.
그저 양산박에서 기거할 뿐.
비록 무뢰한으로 태어났지만,
도적만을 죽이고 타인은 원래 죽이지 않는다네.
옛 한문에서 詩와 書라는 표현이 나오면 이는 일반적인 시와 글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고유명사, 즉 사서삼경 가운데 시경과 상서(서경)를 뜻한다. 시와 상서는 사서삼경을 이루는 책들 중에서도 다른 책들보다 훨씬 옛 시기의 책이다. 게다가 내용 역시 다분한 문학적 수사와 함축, 그리고 문법이 정착되기 전인 고대 한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한문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해석이 죽을 맛이다.[3] 게다가 유학이 사상적 헤게모니를 지배하던 전통 시대의 시경은 공자가 논어에서도 강조했듯이 교화의 목적이 강해서 유자라면 시경에 실린 시 삼백 수를 모두 달달 외우고 다닐 정도로 널리 읽혔던 책이었다. 상서 역시 전통 시대의 정치 사상서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유학을 공부하는 이들 중에 이를 읽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런 배경에서 '시서'는 단순히 사서삼경 중 두 권의 책만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유학 교육에서 고급 과정의 첫 걸음이요, 통치 개념으로서의 유학, 한 걸음 더 나아가 유학을 기반으로 한 기득권층의 사상 체계를 의미하는 것으로[4] , 기득권에 대한 반발과 조롱이 주요 테마인 수호전에서 말하는 '영웅'은 이런 지배 체계의 대척점에 있으니 당연히 그런 공부 따'''원''' 할 리가 없다.
이런 복잡한 함의를 '''공부'''[5] 로 깔끔하게 뭉뚱그린 초월번역이다.
2. 짤방화
자막 자체도 충분히 패기가 넘치지만, 이 짤방의 포인트는 바로 한글 자막의 오타. 잘 보면 '공부 따'''윈''''이 아닌 '공부 따'''원''''이라 쓰여 있다.
주로 공부 안 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쓰는 짤방이다. 짤방이 생긴 연도를 고려하면 상당히 역사가 오래됐다. 보통은 상대방이 공부하라고 공격할 때(ex.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 짤방으로 카운터를 먹인다. 물론 상대가 공부를 안 한다고 다 영웅은 아니라고 받아친다면 할 말 없다.
다른 분야 공부를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도 자기위안 식으로 쓰일 수 있는데, '이(문)과는 문(이)과 공부 따원 안 한다네', '이(문)과는 사(과)탐 따원 안 한다네' 식으로 쓰일 수 있다.[6][7] 다만 1986년생[8] 부터는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구분이 폐지되어 이런 표현 따'''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9]
3. 이 표현이 어울리는 인물들
장수는 자기 이름만 쓰면 된다는 말은 항우[10] 의 만인지적의 고사에 나온 말이니, 개념 자체는 수호전보다도 훨씬 오래되어 춘추전국까지 올라간다.
신분이 천했지만 황제가 된 유방, 주원장도 공부도 해본 적도 없이 천하를 석권하고 한 나라의 창시자가 되었다.[11] 실제로 유방은 '''"내가 책 한 번 안 읽고 천하를 먹은 사람이다"'''고 뻐팅겼다가, '전쟁이랑 다스리는 거랑 같습니까'란 말에 쪽팔려하면서도 수긍한 뒤, 아들한테도 '자기가 공부랑은 담 쌓고 지냈는데, 지금 보니까 좀 잘못 생각한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곽거병 같은 경우도 별로 공부는 안 하고 말 그대로 본능이 이끄는대로 싸워서 엄청난 전공을 올려 영웅급에 올랐다.
근데 곽거병은 황제의 친척이라 어렸을 때부터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절대 일자무식은 아니다.
삼국지의 왕평도 문맹으로 열 글자 정도밖에 몰랐으나 전투에서 틀린 판단을 한 적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반면에 전국시대 사람 조괄, 왕평과 같은 시대 같은 나라 사람 마속은 글도 잘 알고 똑똑하기로 유명했지만 전투에서 지고(장평대전, 읍참마속) 처형당했다.
프랑스의 구국영웅 잔 다르크는 곽거병보다도 더한 경우로 곽거병보다 나이도 어렸고 집안이 한미해서 공부를 한 적도 없고 자신의 정확한 나이와 자기 생일도 몰랐고 심지어 글도 몰라서 자기 이름조차 제대로 쓸 줄을 몰랐다. 그러나 이 소녀는 세상에 등장해서 죽기까지 딱 2년 동안의 엄청난 활약으로 멸망직전의 프랑스를 구해 자타가 인정하는 일세의 구국영웅이 되었으니, 잔 다르크야말로 이 항목에 제일 어울리는 사람일 것이다. 이 항목의 다른 인물들은 잔 다르크보다 나이가 많거나, 오래 살았거나, 적어도 글은 쓸 줄 알았거나, 병법은 익혔거나, 군사훈련을 받았거나, 집안이 좋아서 학문을 익힐 기회가 있었거나, 자기 스스로 독학을 할 기회와 시간이 있었던 등 잔 다르크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들이 있었지만 잔 다르크는 정말 저것들 중에서 어느 것 하나 없이도 절망에 빠진 조국에서 난데없이 갑툭튀해서 멸망직전의 조국을 구해냈다.
삼국지의 양대 영웅으로 꼽히는 조조와 유비도 능력과 별개로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듯 하다.
무제기와 선주전에 따르면, 조조는 어린 시절부터 양아치 짓을 하고 공부는 뒷전이라 좋은 소리를 못 들었으며, 유비는 집안 어른인 유원기가 학비까지 대주며 노식 휘하로 보내 공부를 시켰건만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사냥하는 것 등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다만 이건 별개로 조조와 조비, 조예는 삼조라 불리기까지 하며 다른 업적과 무관하게 문인으로써 도달한 경지도 상당했으며, 병법이나 고전 연구에 실제로 많은 업적을 남긴 것을 보면 저 처음 항목에 공부란 두 글자로 함축당한 유가와 사상적으로 충돌했다는 말이지 실제로 학문과 상당히 가까운 인물이었다. 조조와 항우같은 경우는 엄친아가 "공부. 그까짓 거"하고 관심안줬다는 정도로 보면 되지 평균보다 무식했다고 하긴 어폐가 있다.
물론 짤방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수호지의 등장인물 중에서도 송강이나 임충, 시진 같은 경우는 나름대로 먹물 좀 먹은 엘리트이거나 그에 준하는 계층이었고, 그래서 문(文)에도 뛰어났다. 거기다 오용 같은 책사는 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항간에서 사실 이 문장은 '''이규를 까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은 거라는 농담이 있다.
해당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이규는 공부를 전혀 안 하는데다가 성질머리도 더러운 바보라서, 아예 이것에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있을 정도다. 오죽했으면 서당에서 배운 아이들에게 다굴까지 맞았을 정도. 물론 본래의 의도는 노준의를 회유하는 노래이다. 하급관리인 노지심도 글을 몰라서 자기를 수배하는 전단 앞에 사람들이 몰려서 저거 뭐라고 써있는거요, 하고 물어보기까지 했다.[12]
사실 108호걸 대부분이 '''문맹인 것을 감안한다면 수호전에서 영웅은 공부 안 한 것이 맞다.''' 물론 앞서 말한 인물들은 공부을 했었던 것이 맞지만 나머지 호걸들은 무식한 것이 아니라 '글을 모른다.' 성수서생 소양이 호걸들 앞에서 낭독해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그 공부 안 한 호걸들이나 맹장들이 영웅이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적어도 수호지의 호걸들은 현대로 따지자면 조폭들이 자기들을 영웅이라고 칭한 수준의 인물이 정말 많다. 특히 공부 따'''원''' 안 한 인물들이 더더욱 그렇다. 그나마 예외라는 인물들이 불교와 엮이는 노지심 정도니 말 다 했다.
- 수호전은 삼국지연의와 함께 중국의 양대 고전소설로써 동양적 영웅상의 형성에 큰 영향을 기친 작품이지만, 삼국지연의가 보여주는 영웅상과 수호전이 보여주는 영웅상은 전혀 다르다. 연의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기본적으로 '군웅', 즉 자신의 영역을 지배하는 통치자이자 군사 지도자로써 스스로 새로운 시대의 질서가 될 것을 지향하는 인물상들이지만 수호전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체제의 질서에 대항하는 저항자로써의 인물상인 것.[13] 현대로 말하자면 삼국지연의는 정치물이나 밀리터리물, 영지물의 성격을 강하게 가진 데 비해 수호전의 경우는 무협지나 피카레스크, 느와르물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연의의 영웅상은 새로운 시대적 질서의 창안자가 될만한 학식과 교양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호전의 영웅상에는 오히려 구시대(송나라)의 유교적 질서를 상징하는 사상체계인 시와 서(글공부)를 멀리하는 인간상이 더 적절하며 시내암과 나관중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서브컬쳐에 나오는 열혈 속성(근육뇌 등)을 가진 캐릭터들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거대로봇물 애니메이션에선 개그적인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서 좀 심할 정도로 주인공을 바보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고려의 소드마스터로 유명한 맹장 척준경도 글을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척준경은 마침 이 드라마 짤방의 시대배경과 같은 시대에서 살았다.
4. 이 표현이 안 어울리는 인물들
문무겸비를 이루어내어 뛰어난 무술 실력에 더하여 지식과 교양까지 갖춘 인물들이다.
사실 위에서 언급된 항우는 귀족 출신에 그에 걸맞은 교양을 가져 시와 노래, 춤에 능했고 병법을 쓰는 것도 한신 정도가 아니면 당대에 대적할 사람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천신 급의 싸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말 그대로 문무겸비의 초 엘리트. 허나 정치적인 능력은 전무하다는 약점이 있었고,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은 '''그 자신이 극악무도한 학살자였다'''는 것이다. 결국 항우는 그 자신의 잔혹함으로 인해 인망을 잃고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되었고, 이것이 쌓이고 쌓이다 '''진짜로 공부 따원 안 하던 영웅'''에게 패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공부를 안 하는 한량이었다가 늦은 나이에 뜻을 품어 문과 급제를 하고 끝내 임진왜란 당시 이치 전투와 행주 대첩에서 승리를 일궈낸 권율 등이 있다. 그리고 진주 대첩의 영웅 김시민도 몸집도 크고 도량이 넓었으나 힘이 강한 것만 믿고 공부는 좀 덜 하면서 목소리만 크게 냈다는 식으로 묘사되곤 한다.
5. 관련 문서
- 짤방/목록
- 오자
- 정신승리
- 자기합리화
- 삼국지톡: 본 작품의 주인공인 유비가 부정부패가 만연한 세상[15] 을 보고 흑화하며 공부따원 안했을때 프로필 사진으로 주먹을 쥐고서는 이 대사를 외쳤다.
[1] 양정견의 120회본 충의수호전서를 원서로 한 올재클래식스본 수호전의 내용을 참조함.[2] 상기 인용한 영상의 자막 내용을 그대로 옮김.[3] 일반적으로 한문 문법은 사서부터 정립된 것으로 본다. 특히 《맹자》. 맹자의 경우 문법도 분명하고 생략도 '''비교적''' 적어서 공부용으로 가장 좋다.[4] 그래서 문관이 아닌 기술 관료들에게는 시경, 서경 등은 과거시험 과목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5] 중국어에서 일반적으로 '공부'를 뜻하는 단어가 读书/讀書이다.[6] 이런 표현이 왜 많이 쓰였는지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첨언하면 다음과 같다. 1998년은 6차 교육과정기였는데, 당시 수능에서는 계열을 구분하였으며 문·이과를 불문하고 사·과탐을 둘 다 풀어야 했다. 따라서 이런 표현이 쓰일 수 있었던 것이다.[7] 실제로도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는 이(문)과에서 사(과)탐을 미반영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심지어 서울대학교도 미반영이였다!) 이(문)과의 사(과)탐 버리기는 이전보다 '''훨씬''' 심해졌다.[8] 고등학교 입학시기 기준으로는 2002년 이후 고등학교 입학자, 대학 학번 기준으로는 05학번 이후.[9] 7차 교육과정 이후 문/이과 구분은 비공식적인 구분이며, 공식적인 문/이과 구분은 6차가 끝.[10] 숙부 항량이 항우에게 공부를 가르치려 하자 '글은 이름과 성만 쓸 수 있으면 족하다(書足以記名姓而已)'라 말하며 거부하였고, 무예를 가르치자 '무예는 사람 하나만 상대하는 것이니 배울 게 못 된다(劍一人敵不足學)'라 하며 금세 싫증을 내 결국 병법서를 공부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항우는 귀족 가문 출신이라 당대의 내로라하는 인물들 중에서는 꽤 배운 축에 속했다. [11] 단, 유방은 당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것뿐이지 나름 상당한 수준의 독학을 했고, 주원장도 입신 후에는 열심히 공부한다.[12] 노(盧)준의와 노(魯)지심(노달)은 '''서로 다른 인물'''이다.[13] 서양에서는 보통 이러한 영웅의 인물상의 대표격으로 로빈후드가 인용되곤한다.[14] 이는 운동부였다가 부상으로 전환하는 이들이 한동안 기초학력 부실로 삽질하는 원인이 된다. 그나마 의외로 극복은 잘하는 편이라고.[15] 돈 없다고 왕따 당하며, 졸업해 봤자 아무리 공부 잘해도 빽과 돈이 없으면 유비의 꿈인 공무원은 커녕 제대로 된 일자리 조차 얻을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