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 밴드
1. 개요
One-man Band
말 그대로 한 사람의 밴드. 과거에는 현악기, 타악기, 관악기 등 최소 5개 이상의 악기를 한번에 짊어지고 혼자서 돌아다니며 북치고 장구치고 하면서 연주하는 광대를 부르는 말이었다. 대한민국에서도 일제강점기부터 한동안 극장 앞에서 분장을 하고 북 치고 나팔 불며 호객행위를 하는 광대가 있었다. 하근찬의 단편 소설인 《흰 종이 수염》에도 등장한다.
현대에 들어선 혼자서 보컬을 비롯한 기타, 베이스, 건반, 드럼까지 모든 걸 다 해내는 뮤지션을 통칭해서 이르는 말이 되었다. 솔로 뮤지션과는 생판 다른 의미의 단어이니 주의. 원맨밴드는 싱어송라이터 문서와 같이 보면 좋다.
물론 라이브에서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레코딩을 통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먹어 앨범을 만들면 그게 원맨 밴드이다. 물론 라이브에서 구현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론 원맨 밴드라 해도 악기를 연주할 세션을 구해서 라이브를 하는게 일반적이다. 굳이 라이브에서 구현한다면 저 위에 설명된 호객 광대(등에 북을 짊어진)나,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발로 리듬을 맞추는 경우, 엘렉톤을 연주하는 경우 등이 있다.
앨범 부클릿의 스태프란에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보컬 등등의 모든 포지션의 연주자 이름이 똑같으면 그게 원맨 밴드. 물론 악기를 죄다 연주하지 않고, 일반 밴드의 레코딩에도 밴드 포지션 이외의 악기가 세션으로 들어가는 경우처럼 한두 가지를 '''제외한''' 모든 악기를 연주해도 원맨 밴드의 범주에 들어간다.
원맨 밴드는 혼자 한다는 거지 꼭 잘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80년대까지는 '잘한다'의 의미도 있었다. 연주자 구하기가 쉬웠고 MIDI는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골방 뮤지션이 대다수일 정도로 MIDI가 발달했고, 세션의 몸값이 올라가서 악기 몇 개(주로 드럼과 베이스)는 MIDI로 찍어 가상악기로 돌리고 기타나 피아노에 보컬까지 본인이 하는 원맨 밴드가 많고, 당연히 '잘한다'를 담보하지 못한다.
싱어송라이터 본인이 전체를 미디로 찍은 음악을 원맨밴드로 봐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이쪽을 원맨밴드로 본다면 사실상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구사하는 DJ들은 모두 원맨밴드인 셈. 실제 신스팝계열이나 앰비언트 뮤직처럼 아예 마스터키보드를 미디 사운드를 설정하여 라이브에서도 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진짜 마스터 키보드로 제대로 된 연주로 다른 악기처럼 한큐로 레코딩을 했다 치면 원맨밴드 맞긴 맞다.
뛰어난 음악가들 중에서도 원맨 밴드 형태로 구성된 앨범은 사실 많지 않은 편인데, 아티스트 본인에게도 꽤 큰 도전이기 때문이다. 일단 당연히 서로 상이한 악기들을 앨범 발매가 가능하며 자신이 구상한 음악을 구현할 정도로 연주한다는 것 부터가 엄청난 연습을 요하는 일이다. 그리고 당연히 원맨 밴드이므로 합주가 불가능하다. 음악이 완성되었을 때의 느낌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뜻. 혼자 녹음실에서 드럼 세션 녹음하고 들어보고 그 위에 다시 베이스 녹음하고 들어보고 등등... 물론 다른 밴드 음악도 마찬가지지만 이쪽은 합주가 가능하며 합주를 통해 최대한 합을 맞추고 녹음에 들어가지만 원맨 밴드는 당연히 불가능.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보통 원맨밴드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이유가 '''아티스트 자신의 개성이 확고하게 강할 경우''' 이뤄지는 게 많다. 당장에 아래 서술된 뮤지션들 중 서태지부터 세션의 드럼 녹음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소스를 뽑아서 직접 찍어넣었고[1] , 나인 인치 네일스의 트렌트 레즈너 마저도 마릴린 맨슨처럼 밴드작업을 하고는 싶었으나 자기가 낸 의견을 멤버 아무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연주의 필링을 못살려낸다라는 이유로 줄곧 원맨 밴드 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혹은 지향하는 장르나 스타일이 지나치게 마이너할 경우 일단 어떻게든 결과물이라도 빨리 내보고자 원맨 밴드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2] 위에 적힌 것처럼 원맨밴드가 리스크가 클 것 같지만, '''제대로 할 사람이 나오면 제대로 된 물건이 나온다'''.
2010년대 들어서서는 점점 원맨밴드가 오히려 많아지는 추세다. 2000년대 후반부터 올라가고 있는 질 높은 홈레코딩 장비의 시작으로 MIDI의 보급까지 3가지 이상의 악기만 연주 할 줄 알면 될 정도. 드럼은 미디 찍고,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등 기타 악기 등 세가지 이상만 평균 이상이 되면 루프 스테이션[3] 을 이용해 '''혼자하는 라이브도 가능 할 정도'''의 시대가 되었다.##
간혹 2인 이상으로 활동하다가 멤버의 탈퇴로 혼자 남은 경우를 원맨 밴드라 칭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틀린 경우다. 상술하였듯이 밴드의 모든 역할을 혼자 해내야만 원맨 밴드로 칭한다. 그룹명을 그대로 예명으로 사용하는 솔로 가수라고 보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으로서의 예명과 그룹명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원맨 밴드보다는 '1인 체제' 또는 '1인 그룹'으로 칭하는 편. 유명한 케이스로는 드렁큰 타이거가 있다.
2. 원맨 밴드 뮤지션 (한국)
- 대부분의 일렉트로니카 뮤지션[4]
- 검정치마
- 김수철: 1989년 발매한 7집
가 대한민국 최초의 원맨 밴드 음반으로 표지에는 '작사/작곡/편곡/연주/노래: 김수철'이라고 아주 간단하게 적혀있다. 김수철은 MIDI 사용없이 어쿠스틱 기타,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기타, 키보드, 드럼 등 음반에 쓰인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했다. - 김사랑(가수)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뱅크
- 신해철: 2집 Myself 앨범. 참고로 Myself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최초로 전곡을 MIDI로 녹음한 앨범이다.[5]
- 아마츄어 증폭기: 한받의 1인 [6] 밴드. 아마츄어 증폭기의 활동을 그만둔 뒤로는 야마가타 트윅스터, 아마츄어증폭기를위한아마츄어증폭기 등의 명의로 음악활동 중.
- 이현석
- 올라이즈 밴드: 무릎팍도사의 올밴 우승민.
- 캐스커: 1집 활동 한정. 이때 당시에는 이준오의 원맨밴드였으나, 2집부터 이융진, 이진욱이 영입되면서 3인조로 활동.(현재는 이준오, 이융진 2인조 밴드)
- 폐허: 밤섬해적단의 장성건이다.
- 허밍 어반 스테레오(이지린)
- 서태지: 5, 6집이 본인 원맨 레코딩.[7]
- 전자양
- K2: 이태섭의 탈퇴 후 김성면 1인 밴드가 되었다.
- Svedhous: 국내에 단 둘뿐인 DSBM 밴드 중 하나.[8] 2005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작업물을 올리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 10cm: 현재 권정열 원맨밴드 상태.
- Hoonjin PARK
- 루디(가수): 루프스테이션을 이용해 한 무대에서 여러가지 악기를 한번에 연주한다.
3. 원맨 밴드 뮤지션 (해외)
- 대부분의 일렉트로니카 뮤지션[9]
- 폴 매카트니: 사실상 원맨 밴드의 시조격. (모든 팝 음악의 시조이기도 하지만) 이미 비틀즈 시절부터 폴의 연주는 다른 멤버들을 뛰어넘어서 링고 스타 대신 드럼을 연주한 곡도 있다. McCartney나 Ram 앨범은 여자 코러스[10] 를 제외하고는 전부 그 혼자 연주하고 녹음했다. 사실 폴은 비틀즈 이전부터 웬만한 악기는 거의 다 다룰 수 있었다.
- 스티비 원더: 원맨 밴드의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전성기 시절에는 아예 앨범 크레딧에 자기 이름만 들어간 앨범을 연달아 내기도 했다. 일렉트릭 베이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여 현재의 형태로 자리잡는데 큰 도움을 주었으며, 재즈 하모니카의 경우 거의 해당 장르 자체를 창조해낸 수준. 물론 연주자 스티비 원더의 명성은 살짝 묻힌 감이 있는데 왜냐면 보컬이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
- 프린스(음악가): 흑인 락/펑크/소울/팝 뮤지션. 실제 다룰 줄 아는 악기만 50가지가 넘고 특히 기타는 프로 세션 기타리스트급. 19살때 발매한 데뷔음반 "For You"에서 모든 연주를 혼자서 했다. 이후에는 외부 세션을 쓰기도 하지만 자기가 녹음하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라이브 편곡 버젼에서는 피아노나 기타, 베이스 중 하나를 잡고 하는 경우가 많다. 팔이 2개뿐이라 라이브에선 할 수 없이 밴드를 쓴다는 평가가 있다.
- 나인 인치 네일스: 드럼만 세션. 나머지는 트렌트 레즈너의 원맨 레코딩이다. 2016년 말부터는, 이전부터 함께 영화음악 작업을 했던 파트너 애티커스 로스를 정식 멤버로 영입했다.
- 나가로쓰
- 레인보우: 리치 블랙모어의 개인 밴드. 말이 밴드지 멤버들은 수시로 갈려나가고 세션맨 취급에 가까웠다. 다만 밴드 활동내내 보컬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작곡 당시 보컬과 같이 작업하긴 하였다.
- 마이크 올드필드
- 모리타카 치사토[11]
- 미야비(가수)
- 버줌
- 스기조 - 드럼만 세션.
- 아사키: 앨범 신곡(神曲)에서는 SIAM SHADE의 드러머 준지가 참가하기도 했다.
- 잉베이 맘스틴의 라이징 포스: 표면적으론 밴드이지만 사실상 멤버들은 세션 취급이다. 작곡[12] 작사까지 혼자 다하고 있고, 멤버들은 라이브 공연 때문에 필요한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은 자신의 밴드를 그냥 밴드가 아닌 솔로 밴드라고 늘 이야기한다.
- 에스테틱 피어: 2집 앨범 부터 원맨 레코딩
- 엘리엇 스미스
- 이샨
- 코넬리우스
- 타이 시걸: 1집은 혼자 녹음했으며, 파리에서 1집 노래를 중심으로 원맨밴드 공연을 한적있다. 킥드럼을 사용했다.
- Bacio di Tosca
- Celldweller
- Foo Fighters : 1집까지는 너바나 드러머 출신의 데이브 그롤이 혼자 녹음했다. 이후 멤버들을 영입하여 현재는 5인조 밴드.[13]
- Owl City
- Sopor Aeternus
- 핵P-MODEL(核P-MODEL) : 히라사와 스스무가 2004년에 P-MODEL을 부활시켜 만든 원맨 밴드이다. 현재 히라사와 스스무의 솔로와는 확고히 다른 장르를 가지고 있다.
- Theocracy : 미국의 가스펠 메탈 밴드. 2002년 맷 스미스(영국 배우 맷 스미스와 동명이인)의 원맨 밴드로 시작해 셀프타이틀 1집 Theocracy를 발매. 이후 멤버를 보강해 2008년 2집 Mirror of Souls 이후로는 맷 스미스를 보컬로 하여 악기 파트를 영입해 5인조 밴드로 활동하고 있다.
- 패닉! 앳 더 디스코
- M83: 앤소니 곤잘레스 한 명 뿐이라서 사실상 원맨밴드다.
- T.M.REVOLUTION
- J
4. 원맨 밴드로 오해받는 경우
- 토이(유희열): 토이가 유희열의 프로젝트 이름이긴 하나, 유희열 본인이 작곡과 피아노 파트를 제외하면 악기를 연주하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원맨 '밴드'라고 할 수는 없다.
- 럼블 피쉬: 본래는 밴드였으나, 악기 파트는 전부 탈퇴하고 보컬 최진이만 남은 상태. 다만 악기는 다루지 않으므로 현재는 럼블피쉬라는 예명을 가진 최진이가 맞는 표현이다.
- 볼빨간사춘기: 우지윤의 탈퇴로 안지영이 혼자서 활동하게 되었으나, 밴드의 모든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긴 어렵다.
[1] 후에는 헤프 및 피아의 양혜승 등 걸출한 드러머들의 도움으로 드럼소스 사용은 6집에서 그쳤다.[2] 이런 음악을 하자 라고 말을 맞추고, 밴드의 합을 맞추고 레코딩하고 공연하면서 앨범 홍보하고... 이것도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멤버교체까지 이뤄지면...차라리 혼자하는 게 낫다. 아예 완성된 곡을 라이브 세션멤버들에게 들려주고 "이렇게만 쳐라"라고 하는 게 결과물은 오히려 더 빨리 나온다.[3] 한 음원을 말 그대로 루프를 돌리는 것.[4] 이디오테잎과 클래지콰이는 3인조.[5] 다만 모든 악기는 아니고, 키보드 일부만 015B의 정석원이 일부 담당했다.[6] 이 사람이 공연할때 무대의상으로 간간히 각설이같은 기믹을 보여준다. 이래봬도 한국 인디 일각에서는 어느정도 정신적인 지주(자립음악생산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했다.)로 취급되는 편.[7] 5집(드럼만 세션), 6집(디제이세션. 드럼은 소스로 짜 맞추었다고 한다.), 6집 리레코딩(드럼 세션)[8] 다른 밴드로는 3인조 밴드 Kryphos가 있다.[9] 다프트 펑크는 2인, 크라프트베르크는 4인 체제.[10] 지금은 사별했지만 아내 린다의 목소리다.[11] PEPPERLAND 앨범 가사집 참고[12] 베이스 라인, 드럼 연주까지 포함[13] 2집도 어찌보면 원맨 밴드에 가깝다. 기타와 드럼을 영입하여 본격적인 밴드 형태가 갖춰졌으나, 드럼의 레코딩이 마음에 안든다고 본인이 몰래 재녹음했고, 이 때문에 드러머는 탈퇴했다. 훗날 다큐멘터리의 인터뷰에서 진짜 자기도 왜 그랬엇는지 모르겠다고 엄청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