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피언스 리그/2004-05 시즌/결승전
1. 개요
2004-05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리버풀 FC와 AC 밀란 간의 경기. 리버풀이 AC 밀란을 상대로 '''0-3으로 끌려가다가 3-3까지 따라붙은 뒤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우위를 점하며 역전 승리한 경기'''로 매우 유명하며, 지금까지도 캄 노우의 기적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최고의 대결로 회자되는 경기이다. 당시 결승전 장소가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이었기에 '''이스탄불의 기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2][3]
국내 리버풀 팬덤이 이 경기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마침 이 시즌은 국내 축구 팬들에게 당시 전례 없는 큰 관심을 끌었던 시즌이었다. 그 이유는 이 시즌 히딩크 감독의 지도 아래''' 박지성과 이영표의 맹활약'''으로 '''4강'''까지 진출해 밀란을 벼랑까지 몰아붙였던 PSV 에인트호번이 있었기 때문. 이 PSV를 탈락시킨 밀란에게 리버풀이 복수해 주기 바랐던 국내 축구 팬들이 많았고, 결과적으로 '''축구 역사에 남을만한 최고의 명경기'''가 나왔기에 이 경기를 보고 리버풀 팬이 된 사람이 많다.
당시 밀란과 리버풀의 스쿼드를 생각해본다면 아무리 리버풀 팬이라도 리버풀의 승리에 쉽게 돈을 못 걸 정도로 매우 큰 전력 차를 뒤엎은 기적적인 승리였다. 아직까지도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평가받는 경기이다.
당시 선수들의 면면은 이러했다.
밀란의 선발진은 11명 모두 유럽 올스타급의 선수들이었고 심지어 파올로 말디니, 알레산드로 네스타, 야프 스탐, 카푸로 구성된 포백은 축구 역사상으로 봐도 역대급인 라인업인데 반해, 리버풀의 선수진은 우수한 편이긴 하나 밀란에 비하면 분명 한 수 아래의 수준이었다. 당시 리버풀은 여러모로 봐도 밀란을 상대하긴 힘들어 보였는데,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는 유망주 딱지를 떼고 이제 막 포텐셜을 터뜨리기 시작한 단계였고, 제이미 캐러거는 센터백 주전으로 뛴 첫 시즌이었으며, 2004-05 시즌이 샤비 알론소와 루이스 가르시아에겐 리버풀에서의 첫 시즌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리즈 시절의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EPL 최고의 윙어로 인정받다 이적해 온 해리 큐얼은 유리몸화가 진행되던 시기여서 결승전에 출장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었다.
거기다 다른 非빅네임급 선수들의 활약이 크게 바라지도 않고 '준수한' 수준이면 모를까, 빈말로라도 '그래도 뭔가 보여줄 수 있는 선수' 라고 할 수 조차 없는 선수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밀란 바로시는 UEFA 유로 2004 득점왕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포텐이 터질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는 득점력을 보여주었고 예지 두덱 또한 명성에 비하면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4] 가장 문제는 훗날 EPL의 대표적인 예능인이 되는 지미 트라오레...
강력한 왼발슛으로 '한 방' 을 기대할 수 있는 욘 아르네 리세,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었던 사미 히피아, 스티브 피넌이 있긴 했지만 밀란의 주전 선수들과 비교하면 누가 봐도 클래스가 뒤지는 선수들이었다.
길게 말할 거 없이 결국 저 시즌에 리버풀은 리그에서는 '''5위'''까지 떨어졌다. 리그 순위만 보면 당연히 밀란보다 몇 수 아래의 팀으로밖에 볼 수 없었고 다음시즌 챔스 진출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조별 리그에서부터 극적이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히바우두가 버티고 있었던 올림피아코스를 상대로 안필드에서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했는데 종료 직전 제라드의 중거리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탈락이었다. 8강부터 칼치오폴리로 스쿼드가 망가지기 전 세리에를 평정하던 유벤투스 FC(16강에서 레알마드리드를 격파하고 올라옴)와 무리뉴 감독을 필두로 새로운 제국을 만들어가던 첼시 FC(당시 16강에서 바르셀로나, 8강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을 격파하고 올라옴)를 차례로 꺾고 올라온 것만으로도 2004-05 프리미어 리그 5위 리버풀에겐 쾌거였다. 단, 첼시와의 4강 2차전에서의 골은 골 라인을 넘었느냐 넘지 않았느냐로 한동안 논란이 되었다.[5][6]
2. 경기
2.1. 전반전
많은 사람들이 AC 밀란이 우세할거라 예상했고, 보답이라도 하듯 시작한지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얻은 AC 밀란의 프리킥 상황에서 안드레아 피를로의 킥을 파올로 말디니가 발리 슛으로 골을 만들면서 1:0으로 앞서 나갔다.[7] 일격을 당한 리버풀은 만회를 위해 공격을 퍼부었으나 오히려 AC 밀란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해리 큐얼이 고통을 호소하여 전반 20분경에 블라디미르 스미체르로 교체되었다. 그러다가 38분경, 카카가 중원을 치고 나가면서 뿌려준 패스를 안드리 솁첸코가 에르난 크레스포에게 전달,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로쏘네리[8] 들은 난리가 났고, 열기가 사그라들기 전에 43분경에 카카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크레스포가 추가 골을 성공시키며[9]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전반전이 끝났다.
2.2. 하프타임
누구나 이 경기를 뒤집는 건 힘들다고 생각했다. AC 밀란의 안첼로티 감독과 코치진들, 선수들, 로쏘네리들은 모두 벌써 승리한 것 처럼 기뻐하며 난리가 났고, 반면 리버풀 쪽은 침통한 분위기로 후반전을 준비했다.
제라드의 자서전에 의하면, 리버풀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침울해져 있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시세는 챔피언스리그 어느 경기의 하프타임에 제라드가 팀원들에게 할 말이 있으니 자리를 비워달라고 라파에게 정중히 부탁했고, 라파는 캡틴을 존중해 자리를 비워준 적이 있다는 인터뷰를 했는데 이걸 결승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베니테즈의 선수단 장악 능력이 최악이라고 알려진 걸 생각하면 이쪽이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호사가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그런데 시세의 다른 인터뷰에서 라파가 먼저 선수들에게 이야기했고 그의 연설이 끝난 후에 제라드가 라파를 포함한 스태프들에게 자리를 비워달라 한 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이었음을 알 수 있다."Don't let your heads drop. All the players who will get on the pitch after half-time have to keep their heads held high. We are Liverpool, you are playing for Liverpool. Do not forget that. You have to hold your heads high for the supporters. You have to do it for them. You cannot call yourselves Liverpool players if you have your heads down. If we create a few chances we have the possibility of getting back into this. Believe you can do it and we will. Give yourselves the chance to be heroes."
"고개 숙이지 마라. 하프타임 이후로 피치에 올라갈 모든 선수들은 고개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리버풀이고, 너희들은 리버풀을 위해 뛰는 거야. 그것을 잊지마라. 서포터들을 위해서라도 고개 들어라. 그들을 위해 해내야만 한다. 만약 고개를 떨군다면 너희는 너희 자신을 리버풀 선수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몇몇 찬스를 만든다면, 우린 만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 거야. '''할 수 있다고 믿어라, 우린 해낼거다. 가서 영웅이 될 기회를 잡아라.'''"
당시 상황을 코믹하게 재연한 영상
2.3. 후반전
[image]
리버풀은 스티브 피넌을 빼고 디트마어 하만을 투입시켰다. 또한 수비를 쓰리백으로 전환한 후, 하만과 사비가 나란히 붙어 서서 카카를 막고, 제라드는 더 전진해 공격을 맡았다.[10] 기량 차이는 압도적으로 우세한 밀란이었지만, 경기장은 리버풀 서포터들의 응원 소리로 가득차있었다.
이렇게 전술적으로 변화를 준 리버풀은 후반 8분, 리세의 크로스를 받은 제라드가 헤더 골을 득점하면서 1:3으로 추격을 시작했다.[11][12]
'''2분 뒤'''인 후반 10분, 알론소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하만이 스미체르에게 공을 넘겨주고 스미체르가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득점하여 2:3으로 점수를 좁혔다.[13][14] 공교롭게도 알론소가 하만에게 공을 연결 시켜줄때, 하만을 마크했어야 할 카카는 신발끈이 풀려 이를 묶느라 패스가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제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
그리고 '''3분 뒤''', 캐러거의 전진 패스와 동시에 중앙으로 침투하는 제라드에게 바로시가 공을 넘겨주었고, 제라드는 박스 안까지 쇄도했다. 결정적인 찬스가 온 순간, 가투소가 제라드의 어깨를 잡아 채며 제라드가 넘어졌다.[15] 그리고 주•부심의 판단에 의해 PK 판정이 내려졌다. 밀란 선수들은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PK로 결정되었다. 키커는 사비 알론소. 밀란의 골키퍼 디다는 최고의 PK선방 능력을 가진 키퍼였고, 이를 증명하듯 알론소의 낮고 빠른 슛을 쳐냈다. 그러나 루즈볼을 향해 재빨리 달려든 알론소가 다시 공을 차넣었고, '''스코어는 동점이 되었다.'''
전반전과는 달리 리버풀 팬들이 난리가 났고 로쏘네리들이 조용해졌다. 두 팀은 추가 골을 성공시키기 위해 맞불을 놓았다. 70분경 왼쪽 측면에서 카카의 왼발 크로스를 두덱이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고 공이 흐른걸 솁첸코가 왼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왼쪽 골문앞을 지키고있던 트라오레가 다리로 막아냈다. 승부는 결국 '''연장전'''으로 넘어갔다.Liverpool, were three-nil(3:0) down 5 minutes ago. And now look at that scoreline!
'''5분 전까지''' 리버풀은 3:0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스코어(3:3)를 보십시오!
-英 ITV 해설[16]
2.4. 연장전
연장전은 철저한 국지전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밀란은 후반 86분 투입한 왼쪽 윙어 세르지뉴[17] 에게 공을 몰아줘 측면 공격을 시도하였다. 이에 리버풀은 '''제라드의 위치를 우측 풀백으로 바꾸며''' 세르지뉴에 대응하였다.[18]
제라드는 세르지뉴를 나름 잘 막아냈지만, 풀타임을 소화중이었던지라 86분에 투입된 세르지뉴에게 체력적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밀란은 점점 좌측에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연장 후반 12분,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지만 솁첸코가 그걸 무참히 날려먹었다. 처음 왼쪽에서 온 세르지뉴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으나 두덱의 선방, 이어진 세컨볼 역시 솁첸코 앞으로 갔지만 찬 볼이 하필 두덱의 정면으로 가면서 펀칭에 막히고 만다.[19][20][21] 그 밖에 연장전에서 특기할 장면은 더 이상 없었다.
2.5. 승부차기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게 되었다. 승부차기는 AC 밀란의 선축으로 시작되었다. 리버풀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해설가들은 대부분 밀란의 압승을 예상했는데, 그 이유는 밀란의 골키퍼가 알론소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디다였기 때문이다. 허나...
솁첸코의 마지막 킥이 두덱에 의해 막힌 직후의 ITV 해설.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He saved it! The European cup is returning to England, and to Anfield! '''Liverpool, are Champions of Europe again!"'''
"두덱이 막았습니다! 유러피언 컵[25]
이 잉글랜드, 그리고 안필드로 돌아오는 순간입니다! '''리버풀이 다시 유럽의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우승이 확정되자 리버풀 선수들과 감독, 코치진, 팬들은 환호했고 팬들은 You'll Never Walk Alone 응원가를 함께 불렀다.
3. 밀란의 정신력이 문제였나?
오랫동안 밀란 선수들의 정신상태가 역전을 허용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으나, 크레스포가 인터뷰로 이런 주장을 하는 자들에게 일침을 시전했다.[26][27]
..가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이였지만 당시 밀란의 수비수 카푸의 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실제로 승리의 자축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방심해 정신상태가 풀어졌던건 사실이였다고 한다[28] . 카푸의 인터뷰 원본 인터뷰 번역Q) 리버풀과 2005년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하프타임 때 밀란 라커룸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알려진 것처럼 선수들이 정말 우승을 자축하고 있었나? (마이클 게일, 트위터)
A) 잠깐, 인터뷰에서 ‘개소리’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가? 그게 무슨 개소리야! 축구를 시작하면 제일 처음 배우는 것 중에 하나가 경기 시간이 90분이라는 거다. 밀란 선수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당시 베테랑이 많았다. 정말 우리가 하프타임에 우승 파티를 열었다고 생각하는가? 일부 기자들이 지어낸 소설에 불과하다. 우리는 세 골 리드에도 후반에 더 나은 플레이를 하기 위한 전략을 짰다. 이스탄불의 비극은 인간 능력 밖의 일이었다. 그게 축구다. 축구는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아픔도 준다. 전반전은 환상적이었다. 컨디션도 좋아서 내가 2골을 넣었지만 결국 패했다. 지금도 그날 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경기 후 팀 분위기는 장례식장 같았다. 라커룸, 클럽 버스, 심지어 숙소로 돌아와서도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쉽지 않았다. 몇몇 선수는 울었다.
어쨌든 AC 밀란에겐 엄청난 악몽과 같은 경기였고, 경기가 끝난 후 당시 밀란 선수들은 밀란을 떠날 생각을 하거나 은퇴를 할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들에게 계속 트라우마로 남아있어 피를로는 그 경기의 DVD를 모두 버렸고, 그 경기를 생각하면 F***란 단어만 생각이 난다고 자서전에 밝혔다. 감독인 안첼로티마저 그 6분 이후엔 머리가 당분간 공황 상태였다고 할 정도였다.
4. 여담
역사는 승자를 기억한다고, 워낙 승부 자체가 드라마틱했기에 이스탄불에서의 경기 리뷰 등을 보면 십중팔구 대부분은 리버풀의 관점으로 쓰여있다. 덕분에 패자인 밀란은 하프타임 라커룸에서 샴페인을 터트렸다는 등 헛소문의 희생양이 되었다.
두덱이 PK상황에서 보여준 현란한 동작(팔을 흔들며 좌우로 움직이기, 키커가 킥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골반 흔들기, 키커가 킥하는 순간 팔을 흔들며 한 두발짝 앞으로 나오기[29] )들은 사실 1980년대 리버풀의 전설적 골키퍼인 브루스 그로벨라가 페널티 킥 상황에서 하던 행동이었고, 당시 사람들은 이런 우스꽝스러운 춤사위가 스파게티 면을 닮았다는 이유로 "스파게티 댄스"라고 불렀다. 어렸을 때 부터 리버풀의 경기를 보고 자란 캐러거가 이를 생각해냈고, 연장전 종료 후 상대 키커로 나올 확률이 높은 선수들의 킥 버릇 등을 전해 듣던 두덱에게 가서 "그로벨라가 했던 것처럼 해봐. 상대한테 압박감을 줘야지."라고 충고했는데, 두덱은 캐러거에게 "뭔 말하는 지는 알겠는데 난 지금 바뻐."라는 말과 함께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승부차기 상황이 되어 골문으로 걸어 가는 동안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선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 두덱은 캐러거의 충고를 따랐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뛰어난 춤 실력'''으로 선방을 한 골키퍼 예지 두덱은 그의 활약상을 기리는 동영상도 만들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으나 이후 새로운 골키퍼 페페 레이나가 영입되면서 떠밀리듯이 레알 마드리드 C.F.로 이적했다. 하지만 레알엔 카시야스가 있었고 결국 서브 골리로 밀려 주급만 먹는 신세가 되었다.[30]
한편 동점의 빌미가 되었던 PK 판정 때문에 몇몇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큰 논란이 있었다. 이스탄불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에선 보통 이 PK 판정을 가장 심하게 걸고 넘어진다. 그러나 멘붕하던 밀란 팬들과는 달리 선수들은 그리 심하게 항의하지 않았다. 밀란 수비진들이 항의를 한 건 PK 장면에서 의례적으로 나올 법한 수준에 지나지 않았을 뿐, 당사자인 가투소조차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다. 심판에게 항의하다 받는 그 흔한 옐로카드를 받은 밀란 선수는 없었다. [31]
이 결승전에서 주장 완장을 찬 스티븐 제라드는 주장 완장을 차고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스리그 팀의 주장들 중 두 번째로 어린 나이의 주장이었으며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유지중이다. 1위는 1993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의 주장으로 출전하여 우승을 차지한 현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 디디에 데샹이 가지고 있다.
시즌 도중 레알 마드리드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는 아쉽게도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미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스 32강 조별리그를 뛰었던 관계로 규정에 따라 새로운 소속 팀의 당 시즌 나머지 챔스 일정에는 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결승전의 여파로,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이 없는 2004/05 프리미어 리그 5위 팀 리버풀의 타이틀 방어를 보장하기 위한 방법이 논의되었다. 활발히 논의가 되던 중에 갑자기 끼어든 제3의 클럽인 2004/05 웰시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인 토탈 네트워크 솔루션 FC가 자신들의 챔피언스 리그 1차 예선 티켓을 두고 리버풀과 경기를 치르자고 제의했고 UEFA는 결국 리버풀을 1차 예선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리버풀은 2005/06 시즌 챔피언스 리그를 '''1차 예선부터 출전하여 3차 예선까지 꼬박꼬박 통과하며''' 본선에 출전했고, 같은 잉글랜드 클럽인 첼시와 같은 조에 편성되었다. 원칙적으로는 같은 나라 클럽이 그룹 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리버풀은 그 해 잉글랜드 대표 자격이 아닌 타이틀 홀더 자격이었으므로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32]
이후 해당 조항이 정비되어 전대회 챔피언이 출전권을 얻지 못할 경우에는 해당 리그의 마지막 출전권을 가진 팀(EPL과 라리가, 분데스리가로 치면 4위)의 출전권을 박탈하고 디펜딩 챔피언에게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33] 그리고 유로파리그 우승팀에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고 협회당 최대 출전 팀 수가 5팀으로 늘어나면서 리버풀의 사례가 특별하다고 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챔스 우승팀이 챔스 출전권 획득에 실패하더라도 마지막 출전권을 가진 팀과 함께 나갈 수 있게 되었다.[34]
당시 경기 배당률에 대해 말하자면, 전반전이 끝나고 잉글랜드에서의 리버풀 승리 배당은 359배였다고 한다. 2010 월드컵, 2014 월드컵 당시 한국의 우승 배당률이 각각 401배, 500배 가량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이다.[35]
밀란은 이로써 챔피언스리그 4대 기적 중 2개의 기적을 '''당한''' 팀, 즉 역사적인 참사 2개를 안은 팀으로 기록되었다(...) 그것도 1년 간격으로 연달아 일어난 참사. 그리고 10년이 흘러 바르셀로나가 로마의 기적과 안필드의 기적을 2년 연속으로 겪으면서 밀란과 같이 2년 연속으로 2개의 기적을 당했다. 그리고 '''두 번째의 기적을 만들어낸 팀도 리버풀'''이다.[36]
한편 당시 이 경기를 MBC ESPN에서 중계했는데 전반에만 리버풀이 0:3으로 끌려가자 해설을 하던 서형욱 해설위원이 "AC 밀란이 리버풀은 결승에 오를 자격도 없는 팀이라고 말하듯이 플레이 하네요"라고 발언했고 이후 서형욱은 리버풀 팬들의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다.[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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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경기가 끝나고 흥에 겨운 샤비 알론소와 스티븐 제라드는 찐하게 키스를 했다. 이에 서역 리버풀 팬덤의 부녀자들이 대폭발, 페르난도 토레스 입단 이전까지 리버풀 BL계의 핫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다.
저때 리버풀에게 수여된 빅 이어는 클럽 통산 5회 우승을 달성하면서 영구소장까지 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현재 안필드에 전시중이다.
우승팀인 리버풀은 2005년 4년만에 재개된 FIFA 클럽 월드 챔피언십에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하지만, 호제리우 세니가 선방쇼를 펼친 상파울루 FC에게 결승전에서 1-0으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두 팀은 2년 뒤인 2006-07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다시 격돌하였는데 이 때는 필리포 인자기의 2골로 밀란이 2:1로 설욕했다. 하도 이를 갈았는지 밀란이 유니폼을 고를 수 있었음에도 2년 전과 똑같이 하얀 원정 유니폼을 입었을 정도.[38] 이때는 전반 45분 피를로의 프리킥을 어깨(...)로 집어넣은 필리포 인자기의 행운의 골[39] 로 앞서지만 리드라 할 수 없을만큼 팽팽하게 경기가 진행되다 후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교체로 인해 양팀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한다.[40] 경기 종료가 얼마남지 않았던 만큼 리버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승부수였지만, 자신을 고전시키던 마스체라노가 교체되자 카카의 독무대가 시작되었고, 결국 82분 인자기의 추가골로 경기에 쐐기를 박는다. 이후 89분경 리버풀의 카윗이 만회골을 넣었으나, 그대로 2:1로 경기가 종료되며 2년 전의 악몽을 설욕하였다.
'''그리고 리버풀은 14년뒤 안필드에서 기적을 다시 한번 만들어낸 뒤''' '''6번째 빅이어를 들어올리게 된다.'''
또 리버풀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2019 UEFA 슈퍼컵에서 우승하여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확실히 이스탄불은 리버풀의 땅인 듯.[41]
여기에 원래 이스탄불의 이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려야 했던 19-20 시즌 챔스 결승은 코로나 19 사태로 안전의 문제상 리스본에서 열리며 20-21 시즌으로 연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