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병(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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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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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의 추석인 중추절에 만들어 먹는 과자다. 이름과 모양에서 알 수 있듯이 보름달을 본땄으며, 둥근 과자와 둥근 과일을 달에게 바친 뒤, 가족과 이웃끼리 나누어 먹고 서로 행복을 빌어주는 풍습이 있다. 둥근 무늬 틀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표면에 무늬가 있다. 한국의 송편과 비슷한 명절 음식이라 생각하면 된다.
2. 표기
중국어로 읽으면 '''웨빙'''[3] (한어병음: yuèbǐng). 영어로는 문케이크(mooncake). 일본에서는 한자로 月餅라고 쓰고 일본 한자음대로 겟페이(げっぺい, geppei) 혹은 한어병음 철자를 적당히 읽은 유에빙(ユエビン, yuebin)이라고 부른다.
3. 역사
원래는 명절 음식인데, 지금은 사계절 언제라도 먹는 음식이 되었다. 그래도 중화권에서는 추석 때에만 주로 먹고 다른 시기에는 잘 먹지 않는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봉기에 앞서 격문을 월병 속에 넣어 돌려 원나라의 감시를 피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일본 점령 하에서도 월병 속에 밀서를 넣어 전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만화 마스터 키튼에서는 쑨원이 일본에 망명 중이던 시절 일본의 곶감을 이용한 소를 넣은 월병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월병에 들어가는 소인 팥앙금을 곶감과 같이 다져넣은 것. 설탕보다 1.5배의 단맛을 가진 곶감을 이용, 팥앙금의 단맛을 낸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시식한 주방장에게 내놓은 사람은 중국 요리에 감화되어 중국 요리사를 목표로 하던 서양인 라디였고 그는 시식을 한 주방장의 딸과 연애중이었으나 '서양인은 결코 중국 요리를 만들 수 없다.'란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그 주방장에게 인정을 받는다.[4]
한국의 사과박스처럼 중국에서는 월병이 '''뇌물의 아이콘'''으로 여겨질 만큼 뇌물용으로 애용된다. 영화 신세계에서 정청이 강과장에게 그러했듯 지폐를 소로 사용하여 뇌물 수수용으로 쓰기도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월병 자체가 뇌물'''로 사용되는데, 사전에 일종의 환전소를 만들어 두고 매우 비싸보이는 고급 월병을 제작한 뒤 이것을 뇌물로 받은 인간이 수수료를 떼고 현금을 환전받는 수법이다. 그래서 중추절 때만 되면 뇌물용으로 가격이 수만 위안에 이르거나 금박을 입힌 월병이 나와 사회 문제화가 되고 있고, 중국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보이면서 월병 판매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현재, 중화권에서 월병은 자신이 얼마나 출세를 했는지 척도를 제시하는 도구 중 하나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을 때 월병을 보고 불필요하다고 느껴 현금 등으로 대체한 기업들이 있었는데 현지인들의 반발로 인해 다시 월병으로 추석 선물을 바꾸었다고 한다. 월병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비싼 호텔같은 데서 만든 월병을 가족들 모이는 자리에 가지고 감으로서 자신의 직장이 얼마나 좋은지를 뽐내는 일종의 증표의 의미가 더 강한 것이다. 실제로 펄 벅의 대지에서도 왕룽이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자 월병을 만드는 장면이 등장한다.
베트남에서도 중추절(뗏쭝투)에 월병을 만들어 먹는다. 월남식 월병은 바잉 쭝투(Bánh Trung Thu)라고 부른다.
4. 파는 곳
달고 기름진 음식인만큼 1년 내내 먹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파는 곳이 더러 있다.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역시 중추절을 기리기 때문에 월병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있으며, 맥심(美心)사에서도 美心月餠이라는 자체 월병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도 중국계들이 만든다.
중국 밖에서는 차이나타운 등 중국인 혹은 화교들의 거주지나 상업지가 밀집한 지역에서 구할 수 있으며, 대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에서도 월병 코너를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1년 내내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수도권이라면 인천 차이나타운이나 대림중앙시장, 명동 화교 소학교 앞 등에서 파는 가게를 찾을 수 있다. 남구로시장에는 월병을 파는 면식점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최근엔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월병을 파는 곳이 많아졌다.
인터넷상으로는 복래춘, 도향촌 등이 유명하다. 오프라인으로만 파는 곳 중에는 북창동 융태행도가 볼만 하다.
5. 만드는 법
연밥 소를 사용한 월병을 만드는 영상.
밀가루 또는 보리가루에 돼지기름, 설탕, 달걀을 섞은 반죽으로 피를 만들고, 그 안에 소를 채운 뒤 둥근 틀에 넣어 구우면 완성된다.
소로는 보통 달달한 팥, 콩, 녹두, 연밥(연꽃의 씨) 등을 기본으로 하며[5] 기타 잣, 땅콩, 호두, 호박씨 등 견과류나 말린 과일도 많이 섞어 넣는다.[6] 지방에 따라선 파이와 같이 다진 고기[7] 나 햄[8] , 피단을 넣기도 한다. 한 번에 들어가는 소의 종류가 많은 팔보월병이라는 물건도 있다.
혹은 달걀이나 오리알 노른자를 월병 정중앙에 하나 넣는 곳도 많다. 퍽퍽한데다 노른자 자체가 호불호가 갈리는데, 보통 이런 노른자가 들어간 월병은 단황(蛋黃)이라고 씌여 있다. 특히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 파는 고급 월병 세트를 구입하면 반드시 들어가 있는 것이 바로 계란 노른자. 다만 좀 짠맛이 강하다.
가장 비싼 월병은 제비집이 들어가는 것으로 연와(燕窩)월병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빙피월병(冰皮月饼)이라고 부르는 아이스 월병이 대세라고 한다. 이런 아이스 월병의 경우 반죽이 얇은 떡이고 그 색이 매우 다양하며[9] 안에 아이스크림이 소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전반적인 모양이 화과자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소를 넣은 반죽을 둥그런 나무틀에 넣고 눌러 모양을 내준 뒤, 표면에 달걀물을 칠해주고 구우면 완성된다.
피에 속재료를 넣어 모양까지 내서 구워야 하므로 집에서 안 터뜨리고 예쁘게 만들기는 힘든 편이라, 중국에서도 사서 먹는 게 일반적이다.
6. 맛과 영양
맛은 넣는 소의 식재에 따라서 다르며 식감은 무척 부드럽지만 많이 퍽퍽한 것도 있고, 입안에서 점점 끈적끈적해지기 때문에 마실 것 없이 월병만 먹기는 힘들며 보통 커피, 녹차 등을 곁들여 먹는다. 또한 먹다보면 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달달한 콩이나 팥소를 넣은 월병이라도 그렇게 달지는 않고, 오히러 반죽에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느끼하다. 굉장한 고지방, 고칼로리의 음식이라[10] 한 두개만 먹어도 간단하게 한끼를 때울 수 있다. 애초에 돼지기름, 곡물류, 고기, 파이 등을 재료 및 속고명으로 사용하다보니 맛 자체가 쉽게 물리는 데다가 크기도 웬만한 어른 손바닥 크기라 보통 하나 정도 먹으면 손이 잘 안 가게 된다.
7. 기타
2000년대 이후 중국의 영향이 막대한 북한에서 월병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는 바람에 송편을 밀어내고 추석 제사상에 오르고 있는 중이다. 추석 때만 되면 중국에서 월병을 대량 수입하고 있다.
강철의 왈츠 2016년 추석이벤트에서는 송편으로 등장한다. 물론 형태는 월병.
한국 탕수육의 부먹 vs 찍먹 논쟁과 비슷하게, 중국에서도 단맛 월병 vs 짠맛 월병 논쟁이 있다.
현대에는 비슷한 과자류들이 으레 그렇듯이 여러 가지 맛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초콜릿' 월병이라든가 말이다.
대만의 명물과자 펑리수(鳳梨酥)도 사실은 월병 제법을 응용해 서양식 페스트리 제법과 혼합하여 만들어진 과자이다. 퓨전 요리인 셈이다. 최근에는 파인애플 대신 다른 과일을 넣은 것도 팔린다.
구 애니판 선계전 봉신연의에서는 태공망이 사불상에게 눈으로 월병을 먹으라며 갈구기도 한다.
[1] 대한민국에서 전산화 시 주로 사용.[2] 사실 한국에서도 필기 시에는 이렇게 적는 게 일반적이다.[3] 현행 중국어의 외래어 표기법에 의거한 한글 표기인데 실제 발음은 '''위에빙'''에 가깝다.[4] 공교롭게도 라디는 요리사였던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과 같은 서양 요리가 아닌 '천박한' 중국 요리를 하겠다는데 화가나서 내쫓긴 후였다.[5] 북방식은 팥을 많이 쓰고 남방식은 연밥을 많이 쓴다.[6] 일부에선 정체가 불명인 청실홍실이라는 녹색과 붉은색의 가느다란 실가닥같이 생긴 젤리 질감의 내용물을 월병 안에 넣기도 한다. 청실홍실월병이라고도 하는데 정작 재료가 불명(...)[7] 내부 전체에 고기소를 쓰거나 일부만 넣거나 아예 팥소 등에 고기 약간을 넣고 섞어 채운다.[8] 스팸 류의 가공육류가 아닌 원래는 화퇴(火腿)라고 하는 하몽이나 프로슈토 비슷한 중국 전통 생햄을 쓴다.[9] 심지어 피의 색을 투톤 이상으로 연출할 수도 있다.[10] 월병 1개 칼로리가 400~500을 쉽게 육박한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절대 엄금하는 편이 좋다. 애당초 다이어트의 적인 기름과 당분이 폭발하는 음식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