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베르

 

레 미제라블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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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자베르(Javert)
성별
남성
직급
일등 수사관(Inspecteur de première classe)
탄생
1779년
사망
1832년 6월 7일
직업
툴롱 교도소 소속 교도관(젊은 시절)
몽트뢰유쉬르메르 소속 경찰(1820~1823)
파리 경찰청 소속 경찰(1823~1832)
사망원인
자살(세느 강에 투신)[1]
인간 관계
범죄자 아버지
점술가 어머니
장 발장(관리하던 죄수→상관[2]→죄수)
샤부이에(상관)
주요 연기자
[ 뮤지컬 ]
로저 엘럼
테렌스 만
필립 콰스트
놈 루이스
얼 카펜터
제프 니콜슨
킬리안 도넬리
하들리 프레이저
마이클 볼
문종원
김준현
김우형
[ 애니메이션 ]
마츠야마 타카시/오세홍/올리비에로 코르베타
[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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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스타브 브리옹의 삽화
1. 개요
1.1. 외모
1.2. 성격
1.3. 경찰로서의 자베르
2. 작중 행적
2.1. 과거
2.2. 수상한 마들렌 시장
2.3. 저 놈 잡아라!
2.4. 범죄자가 경찰을 놓아주다
3. 평가
4. 여담
5.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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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레 미제라블의 등장인물. 엄격한 원칙주의자이며, 작품 전체에서 주인공 장 발장과 대립한다. 죽기 전 최종 계급경감.[3] 장 발장과 마찬가지로 빅토르 위고의 절친 비도크를 모델로 창작된 캐릭터이다. 정확히는 '안티테제'에 가깝다. 자베르와는 달리 실제 비도크는 정반대로 상당히 호탕하고 밝은 성격에다 범죄자들을 유연하게 대하는 인물이었다.

1.1. 외모


전체적으로 흉포한 표정을 띠는 얼굴. 사나운 구레나룻, 처진 눈썹, 납작한 코와 넓죽한 턱, 좁은 이마 등을 가졌다. 네모진 얼굴이라는 묘사가 있는데, 귀스타브 브리옹의 삽화가 이걸 참 잘 살렸다. 평소에는 사복형사로서 단추를 끝까지 채운 프록 코트 차림에 모자를 쓰고 납덩이가 달린 경찰봉을 끼고 다닌다. 1권 8장에서 장 발장을 체포하러 갈 때 흥분해서 제복 버클을 잘못 끼웠다는 묘사를 보아 정식으로 출두할 때는 제복을 입는 것 같다. 그리고 키가 크다. 작중 '키 큰 남자, 키 큰 그림자'라는 대사가 나오면 90%의 확률로 그건 자베르다. 머리카락이 이마를 덮었다는 묘사를 보아 앞머리를 길렀음을 알 수 있다. 머리색은 반백.
뮤지컬에서는 왠지 장발로 자주 등장한다. 포니테일 아니면 미역머리.
25주년 기념 무대와 2018년도판 드라마에서는 기존 묘사와는 달리 반삭의 흑인 배우가 자베르 역을 맡았는데, 만만치 않은 포스를 보여준다.

1.2. 성격


엄격하고 순수한 양심을 지녔다고 묘사되며, 평생을 정의구현을 위해 살아간다. 성격은 치밀하고, 냉정하며, 원칙주의에 금욕주의자. 한 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라고 믿는다.
어머니가 점쟁이[4], 아버지가 범죄자로 감옥에서 태어났는데, 이 태생에 대한 콤플렉스가 집요하고 이분법적인 성격에 한몫했던 듯 싶다.[5] 어릴 때부터 자신이 사회와 숙명적으로 갈라져 있으며 사회를 공격하는 쪽과 사회를 지키는 쪽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왔고, 여기에서 한번이라도 죄를 저지른 사람을 악으로 몰아넣는 신념체계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팡틴과 바마타부아 사건에서 이런 면이 잘 드러나는데, 팡틴은 창녀라서 이미 죄를 저질러서 타락했다고 여겨지니까 6개월형을 선고하고는 먼저 잘못을 한 가해자인 바마타부아를 발코니 딸린 4층짜리 석조 가옥을 가진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감싸는 장면이 압권. 자베르에게 바마타부아는 곧 사회의 안쪽이었고 팡틴은 사회 밖에서 그를 공격하는 사람이었으므로, 전후사정 생각하지 않고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이다. 사실 전과자나 출신 성분에 따른 판단은 예나 지금이나 벌어지는 일이고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전과자가 일반인에 비해 누범 성향이 적으므로[6] 이해가 안 되는 판결까지는 아니다[7].
또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특히 원작에서 바리케이드에 숨어들었을 때 가브로슈의 "너 밀정이지" 한 마디에 바로 "난 정부 관리다."하고 실토해서 죽을 뻔한다. 정부의 임무를 수행하는 중에, 심지어 목숨이 위태로워질 게 뻔한 상황에서 저러는 건 정직, 올바름에 대한 집착 때문으로 보인다. 감옥 출신이라 당시의 차별적인 사회에서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라는 편견에 부딪혔던 시대에는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진실에 대해 집착하게 되었을 거라는 해석도 있다. 자베르가 작중 보이는 여러 행동들을 보면 일종의 강박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원작을 읽어보면 몇십 년을 장 발장만 쫓아다니며 ''언젠간 기필코 내가 잡아넣고 말겠다 24601" 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우연이 겹쳐서 만나면 쫓는 정도. "오늘의 사냥감을 쫒느라 어제의 사냥감은 잊어버린다."는 묘사도 있고. 다른 범죄자에게도 장 발장만큼 집착한다. 널리 알려진 버전인 뮤지컬에서는 방대한 원작을 압축할 필요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장 발장과 자베르가 만나는 텀이 짧아지고 몇몇 인과관계가 생략되고 편집되다 보니 "저 경찰은 장 발장만 잡으러 다니나 보다"라는 오해가 퍼지게 된 것 같다.
다만 BBC 드라마판에선 확실히 장 발장한테 좀 유별나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심지어 바리케이드에 숨어든 것조차 발장이 이들을 선동했을 거라고 생각해서이며 정체가 들통나 잡혔을 때도 아베쎄의 벗들에게 "너희 두목 장 발장 어딨냐"고 묻는다. 물론 앙졸라의 반응은 "그건 뭔 듣도 보도 못한 놈 이름이냐? 우린 남한테 선동당한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모인 거다".
또, 소설에서 자베르는 장 발장을 24601이라고 한번도 부르지 않으며,[8] 심지어 이 번호가 언급되는 빈도 자체가 매우 드물다. 그나마도 2권에선 9430으로 바뀐다.

1.3. 경찰로서의 자베르


당시 파리의 경찰청장이었던 앙글레스의 비서관 샤부이예의 눈에 들어 교도관에서 몽트뢰유쉬르메르의 사복형사가 되고, 그곳의 시장이었던 장 발장을 체포했다. 이후 탈옥한 장 발장에 대한 수사를 이끌도록 파리로 불려 온 것을 계기로 파리 경찰청에 소속된다. 이 때 역시 샤부이예의 관여가 있었다고 한다.
작중 여러 묘사를 보아 경찰로서 꽤 유능한 사람이다. 2권의 "그는 명예롭게 유익한 인물이 되었다."는 서술과, 자베르가 자살한 뒤 경찰들이 자베르에 대해 "나무랄 데 없고 상관들에게 매우 존경을 받고 있었던 사람"이라고 평가한 것[9]을 볼 때, 경찰 사이에서 평판이 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죄자들 사이에서는 가히 배트맨을 방불케 하는 위상을 자랑한다.

(전략) 쉽사리 짐작되듯이, 자베르는 법무부 연간 통계표의 '깡패' 카테고리에 들어있는 모든 족속들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자베르의 이름만 들려도 그들은 줄행랑을 쳤고, 자베르의 얼굴이 나타나면 그들은 화석처럼 굳었다. 이 무서운 사나이는 그러했다.

파트롱미네트를 소탕할 때 한 범죄자가 세 걸음 앞에서 총을 겨누고도 "저게 자베르야, 난 감히 저 사람을 못 쏘겠어." 하고 말할 정도면 진짜 명성이 자자하긴 했나 보다. 근데 그 다음 장면에서 테나르디에가 대신 쏘려는데, 자베르는 눈 까딱 안 하고 "쏘지 마! 어차피 빗나갈 테니!" 하고 말한다. 그리고 총은 진짜 빗나간다. [10]
자베르 자신의 직업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도 대단하다. 책을 읽다 보면 자베르가 얼마나 자기 일을 즐기는지 느껴진다. 게다가 마을의 존경받는 유력자를 직감으로 20년 전에 본 전과자라고 맞추는 거 보면 하늘이 내린 경찰이다. 장 발장이 죽었다고 신문에까지 실렸는데도 거짓임을 알아챈 것, 마리우스 퐁메르시가 파트롱미네트 사건에서 망설이고 있을 때 딱 적절한 시간에 현장에 들어가는 것 등을 보면 진짜 찍신이다. 바리케이드에서 포로로 잡혀 죽음만을 기다리면서도 동향을 살피고 이름을 외울 정도면 정말 인생 전체를 직업에 쏟아부은 사람이다. 그 때문인지, 2012년판 영화에서는 1832년에 레지옹 도뇌르 훈장까지 탄 모습으로 나왔다.[11]
'자베르' 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경찰의 대명사같지만, 은근 인간적인 면도 있다. 여유가 생기면 코담배 한 움큼을 맡는 버릇이 있다던가[12], 외투를 태워먹는다던가. 그래놓고 하는 소리가 "아 이런, 내 망토를 또 태워 먹었네. 이 벽난로는 불을 너무 세게 맞춰놓는다니까. 또 테나르디에 부인한테 "너한테는 남자 같은 수염이 있지만, 나한테는 여자 같은 손톱이 있다''라고 대사를 친다.
파트롱미네트를 체포할 때, 테나르디에가 경찰이 온다며 "이런 난장판에서 종이 쪽지를 모자에 넣고 뽑기를 하잔 말이야?"하고 우왕좌왕하는 깡패들에게 한 마디 할 때 "내 모자를 줄까?"라고 끼어들며 등장하기도 한다.
2권에서 자베르가 장 발장을 체포하려 할 때 경찰청에 조력을 구하면서도 체포하려는 사람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1. 장 발장이 놀라서 도망칠까봐 2. 나의 죄수를 고참들한테 빼앗길까봐 3. 자베르는 예술가여서, 다 잡아놓은 다음에 짜잔! 하고 보여주고 싶어서 였다. 확실히 로봇 같은 사람은 아니다. 대부분의 인간적인 면모가 전부 경찰이라는 직업 안에서만 존재하는 게 문제지.
더없이 유능하고 엄격하면서도 임무에 대한 열의로 가득차 있는 양반이라, 마리우스는 자베르와의 첫 대면에서 침착하면서도 초조해 보였다고 생각했다. 엄격한 성격의 경우 자타를 가리지 않는지라, 시장 마들렌을 장 발장으로 의심해 고발 투서를 넣었다가 오해로 드러나자[13] 굳이 알려줄 필요가 없는데도 마들렌을 찾아가 자진해서 파면시켜 주십쇼라고 읍소할 정도이다. 원작에서는 자베르가 제법 길게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나는 당신(마들렌)이 이유도 없이 베푸는 호의를 경멸해 왔다. 이제 와서 명백한 죄를 저지른 나에게 그런 호의를 베풀어서는 안 된다. 나는 항상 범죄자를 잡아가두며 '잘못한 자는 벌을 받는다'라고 생각해 왔다. 이제 내 차례가 왔는데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야비한 일이다. 나는 튼튼한 두 팔이 있으니 농사라도 지으며 살아가겠다. 나를 파면해달라. 그리고 마들렌이 파면을 거부하고 악수를 청해도 경찰의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한 나는 이미 밀정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악수조차 하지 않는다.

2. 작중 행적




2.1. 과거


1780년, 강도인 아버지와 카드 점을 치는 어머니의 아들로 감옥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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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장 발장이 수감되어 있던 툴롱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일한 적이 있었으며, 이 때 여러 번 장 발장을 보았다.

2.2. 수상한 마들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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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에 경찰로 전직[14]하여 몽트뢰유쉬르메르 시에 발령받는다. 당시 몽트뢰유쉬르메르의 시장은 마들렌으로 위장한 장 발장. 특유의 직감과 여러 가지 이유로 마들렌 시장을 장 발장으로 의심한다. 포슐르방이 깔린 마차를 들어올린 사건으로 의혹이 짙어졌을 때, 마들렌이 팡틴 체포를 방해하자 홧김에 전과자로서 고발해버린다. 하지만, 장 발장은 이미 잡혀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는 답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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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담한 자베르는 시장에게 자신의 파면을 요구하며 마들렌에게 장 발장으로 착각된 샹 마티외의 재판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장 발장은 자베르의 파면을 거절하고는 법정에서 억울하게 잡힌 사람을 풀어달라고 하면서 자수를 한다. 결국, 자베르는 장 발장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고 팡틴을 보러 온 장 발장이 있는 병원으로 들이닥쳐서 그를 체포한다. 이 때, 장 발장의 정체를 폭로하게 되고 팡틴은 그 충격으로 죽고 만다. 이 장면에서 장 발장이 "당신은 저 여자를 죽였소!"라고 일갈을 날리자 그 천하의 자베르가 쩔쩔매는 모습은 압권.[15]

2.3. 저 놈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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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발장이 탈옥을 하여 코제트를 데리고 사라진 이후에도 장 발장을 집요하게 추적하여 몇 번이나 위기에 빠뜨린다. 자베르의 동물적 직감은 실로 놀라운데 장 발장이 마들렌으로 시장을 할 때에도 유일하게 장 발장을 의심하며 뒤를 캐냈다. 심지어 장 발장이 죽었다고 신문에 나왔는데도 이상한 낌새를 느껴서 거지꼴로 잠복수사를 해서 또 다시 장 발장을 찾아낸다. 집요함과 직감 하나는 정말 뛰어난 경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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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동안 등장하지 않다가 3권 후반부에서 재등장. 9년 뒤, 여관이 망해서 파리로 흘러들어온 테나르디에 일당, 파트롱미네트의 음모를 엿들은 마리우스 퐁메르시가 자베르에게 신고하여 다시 등장한다.[16] 상당한 베테랑 간지를 뿜어내며 몽파르나스[17]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조리 체포한다.[18] 그러나 체포 도중 피해자가 도주하게 둔다.

2.4. 범죄자가 경찰을 놓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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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봉기 당시 바리케이드에서 밀정으로서 시민군들의 틈에 숨어들었다가 가브로슈에게 발각당해 술집 기둥에 묶이게 된다. 마침 진압군 측에서도 포로를 잡아두었지만 저쪽에서 전날에 먼저 포로를 즉결처분해버렸기에 자베르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 그러나. 바리케이드가 함락되기 일보 직전, 처형될 상황에서, 마침 시민군 측에 있던 장 발장이 살려준다.[19]

2.5. 센 강에 몸을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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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동이 그의 신념과 가치관을 완전히 뒤흔들어놓아 결국 하수도 끝에서 다시 만난 장 발장을 놔주고 센 강에서 투신자살을 선택했다. 장 발장이 그를 풀어주자 "당신은 나를 너무 괴롭게 하는군. 차라리 죽이시오"라고 말하는데, 이때부터 자각하지도 못한 채로 장 발장에게 존댓말을 쓰기 시작한다.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잘 보여주는 묘사다. 자살 직전에 쓴 유서에서 평소 경찰생활 중에 갖게 된 프랑스의 사법제도에 대한 비판과 나름의 개선 방법을 줄줄이 써 놓았지만, 덕분에 ''머리가 이상해져서 자살했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심지어 장 발장마저도 자베르의 죽음을 신문으로 읽고 "하긴 나를 놓아줄 때부터 정상은 아니었지" 라고 생각했으니...[20]

3. 평가


작품 내내 불쌍한 사람들의 적이었으나, 결국 그도 불쌍한 사람들 중 하나였다. 자베르는 현 시점으로 봐도 상당히 입지전적인 인물인데, 부모가 구제불능의 '천민 범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교도관을 거쳐 경찰이 되는 코스를 밟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18~19세기 프랑스에 합리주의적 분위기가 흘렀어도 일단 귀족, 평민, 천민이라는 계급이 남아있었고 그 상황에서 천민 중의 천민으로 태어나 하급 공무원까지 된 것과 프랑스 범죄자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을 보면 충분히 능력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21].
그는 특유의 정직한 본성 때문에 옳은 일을 하고 싶었고, 실제로 옳은 일을 하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으나 법으로 대표되는 사회 구조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과 법 너머의 정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법을 어겼지만 정의로운 사람을 만나자 그 모순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치관이 붕괴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 기준으로 봤을 땐 전체적으로 평면적이라고도 느껴질 수 있는 작중 인물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입체적이고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정의 덕후라든가, 신념에 대한 회의라든가. TV Tropes에서는 자베르를 "Anti-Villan'으로 분류해놨다. 최종적으로 자베르가 패배했지만 자베르가 악인이 아님을 알려주는 묘사들 역시 그렇다. 예를 들면 1권에서 다른 사람에게 가혹한 만큼 자신에게 가혹해야 정당하다고 말하는 장면 등. 뮤지컬에서도 Stars라는 곡으로 자베르의 신념과 정의관을 드러낸다. 마들렌 시장이 사실은 장 발장이라고 고발했다가 '진짜 장 발장은 잡혔다'[22]라는 회신을 받자 곧바로 마들렌 시장에게 달려가 자신을 무고죄로 고발해 달라고 하기도 한다. 자신은 순순히 사표를 낼 수도 있지만, 이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그런 명예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직위를 박탈당하는 수치를 당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이래저래 권력자의 신분인 장 발장을 과감히 수사할 만큼 법과 정의에 대한 사명감이 투철하다. 문제는 그 당시 프랑스 법률이 빈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했다는 점에 있었고, 자베르는 법률 자체를 판단하기보다 법률에 의거한 사회질서를 지키는데 전념한 경찰관이었다. 자베르는 법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어 생각하는 것을 즐기지 않으며 법에서 벗어난 정의에 대해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자 괴로워하기까지 한다. 자신의 직업적 소명을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수행하였으나 최후의 순간에 회의를 느끼게 된 남자라는 점에서, 그 역시 작중의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마찬가지로 불행한 사람들(Les Misérables) 중 하나.
자베르의 예외를 두지 않는 이분법적 사고는 작품 내내 끊임없이 갈등을 만들며, 또 장 발장과는 다르게 인생의 전환점을 만났을 때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자베르의 정의, 한 치의 그릇됨 없는 법률의 집행이라는 가치는 한번 죄인은 영원한 죄인이라는 이분법이 기반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자베르가 장 발장을 놓아 주는 것은 장 발장이라는 예외를 인정함과 동시에 자신 역시 의무와 양심 중 어떤 정의를 선택하든 다른 쪽의 정의에 대해 죄를 지어야 하는 것이었고, 자베르는 끝까지 죄를 지으면서 정의에 다가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떻게 바라보면 자살은 자베르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 중 최악의 대안이었다. 장 발장 사건으로 세상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는데, 스스로 그 가능성을 원천봉쇄해버렸으니. 아니면, 장 발장을 체포하고 예전처럼 사는 게 자베르 자신에게만큼은 차라리 더 나았을 것이다. 때문에 자베르의 자살은 자베르로 대표되는 사법제도가 내렸던 수많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오히려 정의에 반하는 판결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자베르를 보면 권력자의 밑에서 하부를 옥죄는 중간 관리자(혹은 하부 현장관료)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자베르가 일등 경관이라지만 현대 한국으로 치면 일개 형사 수준이다. 형사가 남들보다 권한이 있다는 것자체는 사실이나 형사를 권력자로 보긴 어려울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공무원들은 '법대로' 집행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법보다 못하게 집행하면 직무유기이며 법보다 더하게 집행하면 월권이다. 다만 18세기 말 앙시앵 레짐은 혁명으로 뒤집혔지만, 그 뒤에 만들어진 체제도 신흥 부르주아의 이익을 최우선을 하였기 때문에, 그 체제 아래의 법이 돈없는 민중의 생활과 괴리된 상황이었을 뿐이다. 즉 작중 상황이 안 좋았을 뿐이지 자베르가 자신의 직업에 가졌던 신념과 행동을 고려해 보면 그를 악인이라 평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4. 여담


성이 알려져 있지 않다. 사실 Javert가 성인지 이름인지도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 명함패가 나오는 장면에서도 밝혀지지 않는다. 팬들 사이에서는 자베르의 퍼스트 네임이 Inspector일 거라고 농담처럼 얘기하긴 한다.[23] 다만, Javert는 스페인어권에서 사용되는 이름인 Javier(하비에르)와 철자가 비슷하다. 명함까지 그냥 '자베르'로 나오는 걸 봤을 때 성은 없다고 보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밑바닥에서 태어났음을 고려하면 성이 없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다.
자베르의 자살은 레 미제라블에서 가장 무겁고 진지한 장면 중 하나인데도 재창작에서 자주 망가진다. 일단 다리 난간이 올라가면 배우가 허우적거리며 퇴장하여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연출한 뮤지컬 버전도 좀 깨는 연출이라며 호불호가 갈리고, 2012년 영화에서 떨어질 때 코미디 애니메이션스러운 효과음을 삽입한 것[24]NC도 놀렸다. 존 말코비치가 자베르 역을 맡은 프랑스판 미니시리즈에서는 그냥 초연하게 강으로 걸어들어간다. 1952 영화에서는 자베르가 심란한 상태로 센 강 주변을 걸어다니자 사람들이 모두 슬금슬금 피하는 뭔가 찐따같은 배경에서 자살하고, 1998 영화에선 장 발장 눈 앞에서 뛰어드는데 장 발장(리암 니슨 분)은 그걸 보고만 있다. 심지어 "난 자유다"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면서 홀연히 떠난다. 지금까지 서술한 모든 예시를 다 씹어먹는 버전이 있다. 1978년 TV 영화로, 4분 57초부터 덤블링스러운 추락에 절묘한 트럼펫 소리가 어우러져 상당히 기묘한 장면을 연출한다. 여기서 자베르를 연기한 배우는 사이코의 노먼 베이츠로 유명한 앤소니 퍼킨스다.
레 미제라블 소녀 코제트에서는 아동용 작품이라 그런지 결말이 순화 및 각색되었다. 자살 일보 직전에 장 발장의 자비에 감동받아 마음을 고쳐먹고 복귀, 장 발장이 사망했다고 거짓 보고서를 올린 뒤 계속 경찰 생활을 한다.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사기를 치려던 테나르디에를 체포하고,[25] 장 발장의 장례식을 멀찌감치에서 지켜보며 속으로 독백을 하고 사라지는 간지를 보여준다. 이때, 이 독백의 내용이 원작에서 누군가 무덤에 남기고 간 사행시로 나온, 소설의 가장 마지막 부분이었다.[26] 어찌 보면 원작의 자베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그가 맞을 수도 있었을 최적의 결말. 여담으로 이 작품에선 세월의 흐름에도 절대 얼굴이 변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공군의 패러디물 레 밀리터리블에서는 재입대한 젊은 중위로서[27] 제설 작업 당일 당직사관으로 근무하면서 여자친구가 면회 온 이병 장발장과 갈등을 빚는다.
영문 미디어위키 사이트인 TV Tropes에서는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Inspector Javert라는 문서가 있다. 주인공들을 끝까지 추적하는 경찰들을 다룬 문서(본 문서의 자베르 경감이나 80일간의 세계일주의 픽스 형사 등)다.

5. 관련 문서



[1] 척추가 부러졌다. 소설에서도 척추가 부러지는 것을 묘사했다. 심지어 2012년도 뮤지컬 영화에서는 뼈부서지는 소리까지 난다.[2] 장 발장이 마들렌 시장으로 위장하던 시절[3] 유서의 서명에 의하면 Inspecteur de 1ère classe, 뜻은 일등 수사관. inspecteur는 꼭 특정한 경찰 계급이 아니라 수사관, 사복 형사 정도의 의미로 쓰이고, 민음사 번역도 그렇게 되어 있다. 레스트레이드 경감 문서에도 "Inspector" 번역에 대한 서술이 있다. [4] 1998년 영화판에서는 창녀.[5] 유럽에서의 점쟁이는 대부분 집시들이 푼돈벌이로나 하는 미천하고 보잘 것 없는 직업으로 인식된다. 특히 합리주의와 이성주의가 대두되어 미신을 시대에 역행하는 천한 것으로 봤던 프랑스 혁명 전후의 프랑스에서 점쟁이가 사회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했을지는 뻔한 일이다.[6] 당장 21세기 선진국들에서도 범죄가 터지면 원한관계나 주변의 동종 전과자부터 조사한다.[7] 물론 현대 기준으로 보면 단순히 누범 성향이 있는 전과자를 우선적으로 경계하는 수사 기술의 수준을 넘어 노골적인 차별과 편견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작중 배경까지 생각하면 자베르가 어디까지나 그 당시 기준으로는 원칙에 충실한 인물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애초에 모든 성인에게 투표권이 보장된 21세기 현대와 부자들에게만 투표권이 있던 근대에 있어서 부자와 가난뱅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같았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지 않은가?[8] 사실 원어로 하면 방꺑씨썽떵(vingt-quatre six cent un, 24와 6x100+1)으로, 1991년 프랑스 뮤지컬에서 이 번호로 나온다.[9] 그런데 다음 문장이 "유서를 보아하니 정신이상 발작으로 죽은 것 같다"이다. 컴플렉스로 인한 법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동료들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던 듯. 여기서 "나무랄 데 없는(irréprochable)"이라는 단어가 자베르의 탈선 챕터의 문장 "그에게 있어 이상은 인간적이거나 위대한 것, 숭고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 이상은 나무랄 데 없는(irréprochable)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아까 오류를 범했다." 에 나온 단어와 겹친다. 바리케이드 사건 이전까지 자베르가 적어도 그의 이상에 있어서는 성공했다는 점과, 그의 죽음의 이유가 된 '오류'를 장 발장을 포함하여 아무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의미심장하다.[10] TV Tropes에 이 장면에 대한 세 가지 해석이 있다. 첫째, 자베르는 옳은 일을 하면 하느님께서 지켜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어 그렇게 자신만만했다. 둘째, 자베르는 뉴비가 아니다. 경험을 통해 습도며 각도며 그런 걸 다 계산해서 알아맞췄다. 셋째, 자베르가 "총이 빗나간다"고 말하면, 그 총은 빗나간다.[11] 이 훈장은 소설에서도 몇 번 언급되는데, 마리우스의 아버지가 나폴레옹으로부터 직접 받은 훈장이었고, 장 발장 역시 마들렌이라는 이름을 쓸 때 받을 뻔 했지만 거절해서 받지 않았다.[12] 작가 : "이것이 그가 인간임을 증명한다." 2권에서 장 발장을 경찰 포위망 안에서 도망치게 두고 코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온다.[13] 물론 실제로는 마들렌이 장 발장이 맞았다![14] 이 때 이미 하급 간부인 경위 계급으로 나오는데, 아마 경찰 임용시 교도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은 듯 하다. [15] 뮤지컬판뮤지컬의 영화판에서는 자베르가 체포하러 오기 직전에 팡틴이 병이 악화되어 숨을 거두어 그나마 편하게(?) 운명했다. 이후 발장이 체포되어 다시 감옥에 갇혔다가 탈옥하는 원작과 달리, 뮤지컬에서는 발장이 코제트를 데려오게 사흘만 말미를 달라고 간청하다가 자베르가 막무가내로 나오자 둘이 잠시 몸싸움을 벌이다가 발장이 자베르를 뿌리치고 도망친다. 이 부분에서 흐르는 넘버가 The Confrontation(영화판)으로, 이 노래의 자베르 파트에서 "네놈은 나에 대해 모른다, 난 감옥에서 태어나 너 같은 쓰레기 놈들 틈바구니에서 자랐지"라는 가사가 나오며 그의 어린 시절을 암시한다.[16] 마차들이 들락날락 하는 것만 보고(...) 마리우스가 신호탄을 쏘기 전 미리 잠복했었다. 동시에 자베르의 몇 안되는 개그 요소가 터져나오는 장면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된 "내 모자는 어떠한가?" 이외에도 "창문 말고 대문으로 걸어나가게 해주지. 그게 더 건강하니까."나 테나르디에 부인이 잡동사니를 집어던지며 저항하자 "좋아, 훌륭한 척탄병감이로구나. 자네에겐 남자에게만 있는 수염이 있지, 하지만 나에겐 여자들에게나 있는 손톱이 있다고."등 베테랑의 위엄과 함께 빵빵 터지는 개그같은 대사를 볼 수 있다.[17] 에포닌과 붙어있으라고 별동대로 내보냈다.[18] 하지만 3권에서 기껏 잡아들인 범죄자들은 4권에서 몽파르나스, 가브로슈와 먼저 탈옥한 바베 때문에 죄다 탈옥한다.[19] 이때 장 발장은 자베르를 풀어준뒤 벽에다 총을 쏘았다.[20] 1998 영화에서는 장 발장을 놔준 뒤 그의 눈 앞에서 세느 강으로 뛰어들어 자살한 것으로 나왔다.영상[21] 근대적 합리주의가 흐르던 시절의 유럽이라고 해서 차별이 없었던 것은 당연히 절대로 아니다. 이 시절에는 보통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유를 만들어서' 사람을 차별했다.(...) 당장 우생학 이라거나 인종차별주의, 골상학의 전성기가 언제인지 생각해 보자. 특히 이 시기에는 '근대적 합리주의에 기반한 사회' 가 구축되기 시작하면서 그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우범 성향의 인물들이나 새로운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하층민에 대한 차별과 탄압 역시 격렬해졌고, 이런 탄압을 정당화하기 위해 급속도로 발전중이던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기까지 했던 것. 말하자면 근대 유럽에서 '하층민 범죄자의 자식' 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이전 시대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혈통을 근거로 한 차별이 (최소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크게 줄어든 것은 2차대전 이후에 이루어진 일이다.[22] 물론 이 때 잡힌 사람은 샹마티외라는 노인으로, 장 발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단지 여러 정황 상 너무나 의심스러운 사람이었을 뿐.[23] 한국식으로는 '이름이 자베르고 성이 경감'이라는 농담이 되지만, 서양권에서 이 농담이 나온다면(그쪽 방식으로는 'Inspector Javert'라고 읽어야 하므로) '이름이 Inspector(경감)이고 성이 자베르'라는 농담이 되어야 맞다.[24] 2012년 영화판에서 자베르가 자살한 강은 단순 물만 흐르는 곳이 아니라 철로 된 구조물이 있는 곳으로, 물이 아닌 철골 구조물에 정통으로 부딪치는 바람에 진짜로 뼈가 부서진 것.[25] 이때 인간은 변화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러니 네가 변화할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체포하겠다! 라며.. 테나르디에를 잡아가서 마리우스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에대해 자베르는 왜? 그렇게 날 유령 보듯이 보느냐? 라며 장 발장에게 구원을 받았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26] 그가 잠들었네. 운명은 그에게 몹시 가혹했어도 그는 살았네. 천사를 잃어버리자 그는 죽었네. 올 일은 찾아왔네. 낮이 가면 밤이 오듯이..[27] 성씨가 자(JA)씨로 되어있다. 아주 희귀할 뿐, 씨는 실제로 있는 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