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1. 개요
육지가 바다에 길게 돌출하여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부분. 반도는 지각 변동에 의해서 생긴 융기부이며 '''한반도''', 아라비아 반도, 스칸디나비아 반도, 캄차카 반도, 인도차이나 반도가 그 예.
반도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많고, 원양어업의 근거지로 되기 쉬우며, 어항(漁港)이나 피난항이 발달해 있는 경우가 많다. 기후는 본토보다 해양성이며, 온난한 플로리다반도나 크림반도 등은 휴양지로 유명하다.
곶(串)도 반도의 일종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반도에 비해 규모가 작고, 섬과 비슷하다는 점보다는 땅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뉘앙스가 있다.
2. 기준
반도와 반도의 몸체에 해당하는 땅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수치적으로는 바다에 면한 부분과 몸체 쪽과 면한 부분 사이의 길이 비율로 '반도성(性)'이라는 걸 정의해볼 수 있겠는데... 의학에서 종양의 돌출율 따위를 따지긴 해도 반도성 같은 정의는 따로 없는 듯.
반도가 붙은 육지는 반도보다는 적어도 2~3배, 혹은 그 이상만 크면 된다. 반도가 붙은 육지가 대륙인지 섬인지는 상관없다. 실제로 일본의 도쿄 동남부에는 지바현이라는 동네가 있는데, 면적의 대부분이 보소(房総) 반도다.
어디까지가 반도인지 영역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섬-대륙과는 달리 면적에 대한 정의도 불분명하다. 조어방식에 기대어 생각해보자면 '반도'는 '반쯤 섬'이라는 뜻인데, 대륙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큰 땅덩어리는 다른 대륙과 연결되지 않아도 '섬'으로 불리지 않으니, 그만한 땅덩어리가 다른 대륙에 약간 붙었다고 해서 '반도'라고 부름은 부당할 것이다. 이에 따라 섬의 기준인 그린란드를 반도에도 적용해볼 수는 있겠으나, 그린란드보다 2배 가량 넓은 인도(면적 440만 km2) 역시 관용적으로 '인도 반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결국에 반도인지 아닌지, 반도라면 어디까지가 반도인지와 같은 기준은 '사람들이 반도로 부르느냐 아니냐.', '사람들이 어디까지 반도라고 생각하는가.'에 달렸다.
예컨대 반도의 경계는 경계선을 어떻게 긋느냐에 따라서 해당 반도가 지칭하는 범위가 달라진다. 보통은 국경선이나 행정구역 경계 같은 인위적인 경계를 바탕으로 인식한다. 한반도 역시 청천강-원산만 이북 지역은 반도로 보기 어렵지만, 한반도 거주자들이 대한민국과 북한의 영역을 한반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체로 압록강-두만강을 반도의 경계로 생각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와 비슷하게 반도인지 아닌지 여부도 사람들의 관습에 따를 수밖에 없다.
3. 일본식 한자어
'반도(半島)'라는 말은 서구어에서 번역된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halbinsel과 같은 독일어 단어에서 'halb' + 'insel'이 직접적으로 '반+섬'에 대응하는 듯하다. 많은 게르만어, 켈트어, 그리고 발트어, 슬라브어와 헝가리어에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땅"에 해당하는 단어는 "절반-섬"이라는 의미이다.
'거의 + 섬'으로 조어된 경우도 있다. 영어 단어인 peninsula는 pen과 insula가 합쳐진 단어인데 여기서 pen은 라틴어의 paene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거의(almost, nearly)라는 뜻이다.[4] insula는 라틴어 그대로 섬이라는 뜻이다. 근대 일본 초기에 많은 영향을 준 네덜란드어는 'schiereiland'라는 말을 쓰는데, 이 단어의 'schier' 역시 '거의'라는 의미이다. 만약 이들 언어를 곧이 곧대로 직역했다면 '아(亞, 버금 아)'와 같은 접두어를 썼을지도 모른다. 의미적으로 '거의'나 '반'이나 그렇게 거리가 먼 것이 아니므로 이 계열에서 '반(半)'으로 직역했을 수도 있긴 하다. 예컨대 일본어 '半ば(なかば)'는 '반쯤'과 함께 '거의'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 한국어 '반' 역시 단독 명사일 때에는 그런 뜻이 없으나 접사 '반-'에는 '거의'라는 뜻이 있다(반나체, 반노예, 반강제 등).
일각에서는 반도(半島)라는 말이 반쪽짜리 섬이라며 한국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조어(造語)라는 설이 있는데 이는 근거가 희박하며 실제로도 국어순화의 대상이 아니다.#1#2 애당초 '반쪽짜리'가 비하어라는 것은 한국어의 특수한 용법으로 범언어적으로 '반쪽'이라는 게 비하의 의미로 쓰이는지는 알기 어렵다. 또한 많은 언어에서 '반+섬'으로 단어가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를 반박할 수 있다.
지형의 기준이 대륙 대신 섬이 되어야 할 타당한 이유는 없어보이는데도 여러 언어에서 비슷한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는 것은 재미난 현상이다. 굳이 언어학적으로 생각해보면 대륙보다는 섬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라는 점에서 '유표적(marked)'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요컨대 '대륙'이라는 것은 '섬'보다 덜 특징적이므로, '얼마나 대륙에 닮았는가'보다는 '얼마나 섬에 닮았는가'로 단어가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5]
4. 한반도를 가리키는 단어
인터넷 커뮤니티, 특히 디시인사이드 등지에서는 한국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기도 한다. 반도의_흔한_드립.jpg 이런 식으로. 비슷한 경우로 중국을 지칭하는 대륙, 일본을 지칭하는 열도가 있다. 최소한 2008년부터 쓰이기 시작한 걸로 추정된다. #
여기서의 '반도'의 유래는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이 조센징이라는 표현과 더불어 한국인을 반도인이라 부른 데서 있다는 설이 있다. 그와 관련이 있는지는 몰라도 '반도'만으로 '한반도'를 지칭하는 일본에서의 표현은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었다.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의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의 2권 1627쪽 '半島'(2707-191항)의 풀이에는 2번 뜻으로 "특히 조선을 말함"[이미지] 이라는 의미가 실려있을 정도.[6]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유일한 반도가 한반도이다 보니 그런 용례가 일찍부터 있었던 모양.
혹은 '대륙의 기상' 시리즈가 퍼지면서 한국은 반도, 일본은 열도 식으로도 패러디된 것이라는 반대 방향의 주장도 있다. 반도, 열도 쪽이 더 먼저 생겨서 대륙의 OO 식으로 중국이 대륙에 대응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미 1980년대에 한국, 중국, 일본 간 문화적 차이의 원인을 지형적 차이에서 찾는 이론들이, 국내에서 대중에게 인기가 끌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원은 대륙의 기상 시리즈보다 훨씬 오래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일단 '대륙의 기상'이라는 제목부터가 이미 대중이 '대륙=중국'이라 연상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유머라는 점을 생각하면, 반대 방향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5. 목록
5.1. 한국의 주요 반도
모두 한반도의 반도 속 반도로 분류된다.
- 갈마반도
- 고성반도 - 경상남도 고성군, 통영시[7]
- 고흥반도
- 김포반도 - [8]
- 호미곶 - 경상북도 포항시
- 무안반도 - 전라남도 목포시, 무안군(, 신안군): 신안군 자체는 섬으로만 이루어진 곳으로 자연지리적으로는 무안반도에 해당되지 않으나, 관용적인 의미(인문지리적)의 '무안반도'는 '목포권(목포+무안+신안)'을 의미하는 용어로도 쓰인다. 목포권의 행정구역 통합 움직임을 '무안반도 통합'으로 부르기도 한다.
- 남양반도, 조암반도 - 화성시 서부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다만 방조제 건설 때문에 반도가 아니라고 보기도 한다.
- 변산반도
- 여수반도
- 옹진반도 - 한반도 최대의 반도
- 철산반도
- 태안반도
- 해남반도
- 호도반도 - 함경남도 금야군(구 함경남도 영흥군)
5.2. 세계의 주요 반도
- 구룡반도
- 나가사키 반도
- 남극 반도: 다른 곳과는 달리 반도의 이름이 '남극'인 것이 아니라 '남극에 있는 반도'라고 하여 '남극 반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킹 조지 섬이 남극 반도 인근에 있다.
- 노바스코샤 반도
- 래브라도 반도
- 랴오둥 반도(요동 반도)
- 발칸 반도
- 브르타뉴 반도
- 산둥 반도(산동 반도)
- 소말리아 반도: 흔히 '아프리카의 뿔'이라고도 부른다.
- 스칸디나비아 반도
- 시나이 반도
- 아나톨리아 반도 - 터키 단일 국가로 구성되어 있다.
- 아라비아 반도
- 야말 반도
- 카타르 반도 - 아라비아 반도의 반도 속 반도.
- 알래스카 반도
- 요크 반도 - 호주 남쪽에 있는 서쪽으로 튀어나온 작은 반도. 호주 북부의 케이프요크 반도와는 다르다.
- 유틀란트 반도 - 덴마크와 독일 북부에 위치함.
- 유카탄 반도 - 멕시코 남동부에 있음.
- 이베리아 반도
- 이탈리아 반도
- 인도반도: 대륙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갈 만큼 크다고 '인도 아대륙(亞大陸)'으로도 부른다.[10]
- 인도차이나 반도 - 동남아시아의 대륙부를 구성하는 반도이다.
- 말레이반도 - 인도차이나 반도의 반도 속 반도.
- 추코트 반도 - 러시아 동단에 있다. 베링 해협을 건너면 알래스카.
- 카닌 반도 - 러시아 북서쪽에 있다. 콜라 반도와 함께 백해를 감싸고 있다.
- 캄차카 반도
- 콜라 반도 - 러시아 서부, 백해와 바렌츠해 사이에 있음. 러시아 행정구역 상 무르만스크 주 에 속한다.
- 캘리포니아 반도 - 멕시코 북서부에 있다.
- 케이프요크 반도 - 호주 북동부에 있다.
- 크림 반도 -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에 있음.
- 노르망디 반도
- 플로리다 반도
- 타이미르 반도
- 태즈만 반도 - 호주대륙에 속하는 태즈매니아 섬에 속하는 작은 반도이다.
- 펠로폰네소스 반도
- 플로리다 반도
- 한반도
- : 아시아와의 경계가 우랄 산맥인 만큼 지리적으로는 독립된 대륙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독립된 대륙'으로 보기에 어렵다는 것이지 유럽을 이루는 지역이 어떤 잘록한 부분을 통해 다른 지역과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반도로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기준이 애매하다지만 문화적 기준이라는 우랄 산맥을 잘록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유라시아라는 커다란 대륙의 일부라고만 지칭할 수 있을 뿐이다.
- : 유라시아 대륙과 이어져있지만 그 부분이 아주 잘록하다는 면에서 거대한 반도로 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아프리카를 '아프리카 반도'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5.3. 반도 국가
반도 안에 있더라도 반도 내의 내륙지에 소재해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반도 국가로 보지 않는다. 반도의 특성인 '삼면이 바다'라는 점이 드러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특정 반도에 해당되는 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다[11]
- 그리스
- 노르웨이
- 대한민국 (북한 포함)
- 덴마크: 단 수도 코펜하겐과 인구 대부분은 반도 옆 셸란 섬에 있다.
- 말레이시아: 일단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말레이 반도에 있다. 하지만 보르네오 섬에 갖고 있는 영토가 말레이 반도에 있는 영토보다 넓다. 사실 구 말라야만 놓고 보면 반도 국가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영국에서 독립한 북보르네오, 사라와크, 싱가포르가 좀더 일찍 영국에서 독립한 말라야와 합쳐져서 생긴 나라가 말레이시아다. 물론 싱가포르는 단 2년 동안만 말레이시아에 속해 있다 곧 독립당했다.
- 사우디아라비아
- 소말리아
- 스웨덴
- 스페인
- 아랍 에미리트
- 이탈리아
- 인도
- 카타르
- 터키
- 핀란드
[1] 바이랜드(byland/biland)라는 말도 간혹 쓰이긴 한다.[2] 독일어는 일반 명사도 첫 글자를 반드시 대문자로 쓴다.[3] duon=반, insulo=섬[4] 그래서 pen이 앞에 붙은 영어단어는 대부분 이런 뜻이다. 예를 들어 penultimate라는 영어 단어는 pen과 최후를 뜻하는 ultimate라는 단어가 합성된 단어인데, 이는 '끝은 아니고 끝에서 두번째'라는 뜻이다.[5] 반대로 섬 지역에서만 사용되는 언어의 경우 반대로 '섬'이라는 것이 무표적이고 '대륙'이 유표적이기 때문에 제주도 같은 곳에서는 '육지'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본토 지역에서는 '제주도 이외의 본토 지역'이라는 의미가 무표적이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이미지] [image] 特に朝鮮をいふ。[6] <반도가 국호인가>#에서 재인용.[7] 통영은 역사적으로도 고성의 일부였다.[8] 경인 아라뱃길 개통으로 인해 사실상 섬이 되었다.[9] 옹진읍 소재지의 옛 이름이다.[10] 사실 대륙이동설에 의해 원래부터 대륙이였다.[11] 예를 들면 바레인은 아라비아 반도에 속한 섬이지만 지형적으로는 섬나라라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