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왕사
1. 개요
발해는 왕이 최소 15명[1]에 역사는 228년이고 평균 재위 기간은 15.2년으로 상대적으로 꽤 짧다. 하나의 왕조가 500년 ~ 700년, 심지어 천 년까지도 이어지는 한국의 메이저급 왕조치곤 역사가 짧은 편.[2]
발해를 주로 다룬 사서가 전무하기 때문에 기록이 매우 희박하고 파편적임에도 연호나 왕의 본명은 거의 전부 온전하게 남아있다. 한국의 왕조 중 남아있는 연호가 가장 많으며, 이를 통해 말기까지 꾸준히 사용했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전해지지는 않지만 11대 이후로도 분명히 연호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1대 왕부턴 시호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구당서, 신당서 등에 활용된 발해국기가 대이진 대에 편찬되었기 때문.[3] 11대 대이진을 화왕, 12대 대건황을 안왕, 13대 대현석을 경왕, 15대 대인선을 애왕이라고도 부른다지만 좀 더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왕, 애왕의 경우는 일본이 신라의 경애왕과 그를 혼동했을 가능성이 꽤 높으며 다른 사료적 근거가 발견된 바 없기 때문에 현재 학계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참고) 그리고 화왕과 안왕은 출처는 환단고기이다. 환단고기 자체가 위서이니 이 역시 근거 없는 낭설이다.
한편 고왕의 연호라고 전해지는 '천통'은 환단고기 및 태씨 족보에만 실려있다. 따라서 발해의 연호로 확실시되는 건 중국 측 사서에서도 확인되는 2대의 연호부터 11대의 연호까지다. 그런데 문제는 '천통'이란 연호가 국사 교과서에서도 발해의 연호로 확실한 것마냥 다른 연호들과 함께 실려 있다는 점. '''하지만 당에 저항하여 세워졌고 독자적인 천하관을 가지며 자신들을 중심이라고 인식한 고구려의 후손으로서 건국의 정통성을 알리기 위해 연호를 분명 쓰긴 썼을 것이라고 추측하는게 정설이다.'''
또한 중국 사서를 통해 전해지는 시호가 묘호일 가능성도 어느 정도는 있다. 고려나 조선도 묘호의 조(祖)나 종(宗)을 빼고 그 대신 왕으로 읽는 경우[4] 가 있었고 조선이 고려의 임금을 호칭함에 있어 묘호 대신 '''ㅇ왕''' 으로 호칭한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으나 직접적인 유물이 발굴되기 전에는 추측의 영역에만 그칠 수밖에 없다.[5]
한편 무왕(대무예)이 당과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는데, 사서는 그 승패를 불분명하게 적었다.[6] 기묘하게도 무왕이 승하하던 시기에 토번과의 전쟁으로 당의 서북 지역에서 전쟁이 있었고, 뒤를 이은 문왕 흠무는 무려 57년이나 통치했는데, 재위기간 중에 당나라의 허리를 끊어버린 안사의 난이 벌어졌지만 문왕은 당나라가 약해진 이런 호기에도 별로 영토 확장 욕구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당에서 발해에 안록산의 반란 소식과 당현종의 파촉 땅으로의 몽진 소식을 전하면서 발해에 후방에서 안록산을 공격할 것을 요청했을 때도 문왕은 관망만 하면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신라 공격을 계획하던 일본이 발해에 대해 은근히 협공을 제의해 왔을 때 에둘러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때[7] 그냥 문왕 본인이 전쟁 일으킬 마음이 없었던 모양. 굳이 참전 명분도 없는 전쟁 굳이 참전해봐야 좋을 거 하나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8]
당 현종 시기에 안녹산은 평로와 범양 및 하동의 번진(藩鎭)을 총괄하던 도중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 지역들은 하북 일대를 포함하여 당나라의 동북변 방위를 담당했다. 안사의 난으로 당 현종이 쫓겨나고, 뒤를 이은 당 숙종기간에 어느 정도 제압되었다가. 대종 시기가 되어서야 해결되었다. 사사명의 아들 사조의를 죽인 것이 763년인데, 이해에 당 숙종이 사망했다. 특히나 가장 동북방에 위치하던 '''평로'''번진이 산동으로 옮긴 후 이정기 왕국의 기반인 '''평로치청(平盧淄靑)'''이 되었다. 즉 이 시기에 범양번진의 유주(북경 인근)까지로 당의 영역이 축소했다.
그런데도 이 시기에 문왕은 수도 천도만 하고 있었다. 또한 사후에 아들이나 손자도 아니고, 부모가 불분명한 친척인 원의가 계승하다가 폐위당하고, 이후 9대 간왕까지 발해는 마치 내란이라도 있었던 양 임금이 계속 바뀌었다. 이는 일반적인 왕조의 계보라고 하기엔 영 꺼림칙하다.[9]
발해의 혼란을 안정시킨 10대 임금 선왕(대인수)은 보통 발해의 전성기 로 평가 받아서 이 시기에 '''해동성국(海東盛國)'''이라고 불리었다고 사서는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고왕의 직계가 아니라 동생 대야발의 후손이고, 발해 제2왕통의 시조가 되었다. 상식적으로 국가 전반기에 가장 정통성이 있는 왕통이 20여년 간 혼란한 상황에서 끊어지고, 갑자기 왕조 개창자 동생의 후손이 왕이 되어 대를 이어감은 꽤나 이상한 상황이다.[10]
2. 국왕 목록
- 3대 문왕 대흠무의 경우 존호도 전해지나, 다른 왕들은 존호가 전해지지 않으니 본문서에는 넣지 않았음.
3. 계보
4. 참고항목
[1] 13대 대현석까지의 왕계 및 마지막 군주가 대인선이라는 정보만 확실하고, 그 사이에 대위해를 비롯하여 몇 명의 왕이 존재했는 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대위해 한 명만 있었을 수도 있고, 더 있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15명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2] 발해보다 역사가 더 짧은 국가로는 태봉(1대 17년), 후백제(2대 36년), 위만조선(3대 86년)이 있는데 태봉과 후백제의 경우 나말여초의 일시적으로 출현한 국가였을 뿐 이들이 한국사의 큰 줄기라 보기는 어렵다. 위만조선의 경우 역사는 상당히 짧으나 이전 단군조선과 같은 '조선'이라는 국호를 사용하므로 단군조선과 위만조선을 아예 다른 국체로 보지는 않는 편이다. 또 고조선은 기록이 적은 수준이 아니라 '''없는''' 수준이라서...[3] 시호는 '''왕의 사후에 올리는''' 호칭이다.[4] 예종을 예왕(叡王), 원종을 원왕(元王)으로 부른다거나. 고려의 경우는 당연히 몽골 제국(원나라)의 부마국이 된 충렬왕 이후부터이다.[5] 이 가능성은 한단고기의 내용과는 대척된다.[6] 하지만 애초에 발해가 당과의 전쟁을 벌인 이유가 발해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시도하는 흑수말갈과 이를 틈타 흑수말갈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발해를 견제하려 드는 당에 대해 "'''흑수말갈 내꺼다. 놔둬라.'''"라는 일종의 엄포성 무력시위의 성격도 있었고, 당에서도 발해에 대한 당측의 반격(군사 징발이나 대문예를 사령관으로 임명, 그리고 신라에 원병 요청)에 대해 적어놓기는 했지만 결론적으로 "'''아무 성과가 없었고 흑수말갈의 땅은 발해에 점령되었다'''"고 했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승자는 발해가 맞았다.''' [7] 그때까지 무관(군인)을 사신으로 보내던 것을 문관으로 대체해버렸다. 학계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거절 표명'''으로 해석한다.[8] 사실 현대에도 그렇지만 국외로의 병력 파병은 잘하면 대박이지만 못하면 쪽박이고, 아무리 결과가 좋았다고 한들 명분이 충분하지 못하면 좋은 소리는 못 듣는다.[9] 고려에서도 태조 왕건 사후 광종 혹은 현종 때까지 사정이 복잡하게 돌아갔지만 어디까지나 왕조 초기의 불안이었다. 그런데 발해는 '''문왕이 57년이나 통치한 뒤에''' 이런 일이 생겼다.[10] 이 점은 신라와도 상황이 묘하게 겹친다. 신라도 선왕과 비슷한 시기에 태종 무열왕 직계가 끊어져서 내물왕의 10세 손을 거쳐 다시 12세 손 김경신으로 왕통이 바뀌는데, 학자들은 '''신문왕 이래의 전제군주권 강화 정책에 대한 귀족들의 불만'''이 폭발한 결과 무열왕계 단절의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로 왕위계승이 어지러웠던 상황는 신라에서는 백여 년 뒤에 헌덕왕-흥덕왕 이후에 가서야 벌어지는 상황인데(헌덕왕 재위기와 선왕 즉위 초기가 겹친다), 문왕 사후에 즉위했다는 폐왕 원의의 경우 "'''시기심이 많고 성질이 잔인해서 폭정을 일삼아 국인(國人)이 앙심을 품고 그를 죽였다.'''"고 해서 동성왕이나 진지왕, 애장왕처럼 '''정치적 알력에서 비롯된 모종의 반란에 의해 제거'''되었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는데, 헌덕왕 사후에 본격적으로 신라에서 왕위 쟁탈전이 치열해진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대원의 혹은 이 사람의 뒤를 이은 대화여가 뭔가 키워드는 아닐까 싶기는 하다.[11] 신당서에 따르면 무왕이 즉위하면서 연호를 "사사로이 고쳤다"라고 되어있으므로, 전왕인 고왕 대에는 연호를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12] 쫓겨났기에 없다. 편의상 '폐위된 왕'이라는 의미로 폐왕(廢王)이라고 부른다.[13] 나라가 멸망하여 없다. 거란에서 시호를 올려줬을 리도 없고...[14] 사서에는 대흠무의 족제라고 기록되어있는데, 족제는 단순히 같은 씨족의 친척이라는 뜻만 있을 뿐 정확한 가계를 알 수 없어서 이렇게 표시했다.[A] A B 대현석 이후로는 계보가 명확하지 않고, 세 인물이 어떤 관계인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대수도 마찬가지로 명확하지 않아 뒤에 물음표를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