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장

 


1. 개요
2. 조리법
3. 의미
4. 대우
4.1. 중국
4.2. 일본
4.3. 한국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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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산해진미에 소흥황주를 더해 육수로 오랫동안 푹 끓여내는 중국 탕요리로, 조리법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들어가는 재료의 내용이 호화스럽기 때문에 가장 비싸고 진귀한 탕으로 유명하다.
'''"부처님이 담을 넘는다"'''는 기발한 이름을 자랑하는데, 그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청나라푸젠성 혹은 광둥성에서 만들어졌다는 민간 전승이 많아서 이 쪽 요리로 분류한다. 현재는 푸저우(福州)라는 설이 유력하다. 한 설은 푸저우의 어느 높으신 분이 손님을 맞아 연회를 하려고 계획하던 중, 많은 산해진미를 한꺼번에 요리할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옛 이야기에 나오는 조리법을 따라 이걸 몽땅 솥에 넣고 저장성에서 생산되는 중국 전통 양조주 사오싱황주를 부어 푹 고아 대접하자 손님들이 극찬하며 에서 수행 중인 스님이 그 냄새를 맡고 담장을 넘어 파계할 정도라고 시를 읊은 것에서 기원했다고 전한다.
또 다른 설은 청나라 때 여행 중이던 학자가 식료의 보존을 위해 술을 담은 토기에 넣어 다니다 한꺼번에 끓여먹었는데, 이 냄새에 푸저우의 사찰에서 수행하던 승려가 이끌려 왔고, 그 모습을 본 동행하던 시인이 이 모습을 시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기원이야 갈리지만 공식적으로 이 음식을 대중적으로 보급시키고 그 명칭을 확립한 사람은 '정춘발'이라는 인물로, 1877년 푸저우 시내에 취춘원이란 식당을 열고 연구와 개량을 거쳐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이에 한 손님이 "壜啓葷香飄四鄰, 佛聞棄禪跳墻來"(항아리를 열면 특별한 향기가 근처에 떠돌아서, 불가의 승려도 선禪을 버리고 담을 넘어온다.) 하는 글귀를 주면서 '불도장'이라는 명칭이 나왔다고 한다.

2. 조리법



불도장 만드는 모습. 요리사는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폴의 수석 주방장이었던 Eric Teo
요리법 자체는 일반 탕류 요리와 크게 다를 바 없어서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요리법보다 이 요리를 끝판왕으로 인식하게 하는게 여기 들어가는 식재료들이다. 딱히 정해진 레시피는 없다지만, 일단 대충 들어가는 재료를 살펴보면 이렇다.
'''육류'''
'''임산물'''
'''어패류'''
'''사슴 힘줄'''
오골계
멧돼지 등심 또는 목살
비둘기 알
훠투이[1]
죽순
'''송이버섯'''
은행
'''인삼'''
토란
말린 구기자
'''샥스핀'''
말린 생선 부레
말린 전복 또는 가리비
말린 해삼
이걸 잘 다듬어서 소뼈 혹은 닭뼈로 미리 우려낸 육수에 넣고, 사오싱황주간장 등으로 간을 맞춰 하루 혹은 이틀 동안 약한 불에 푹 고아서 만든다. 워낙 재료들 대부분이 고급이라서 웬만한 중국집에서는 물론이고 호텔 중식당 같은 고급 음식점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있어도 재료를 저렴한 것으로 대체[2]하거나 1인분 분량에 적게는 '''5~7만 원'''씩 받으며, 팔선, 도림등의 특급호텔 중식당에선 15만원 내외에 달하는 고가에 가격대가 형성되어있거나, 아니면 공포의 '''시가#s-3'''(市價)로 달아놓든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초부터 베이스가 소 또는 닭 육수인데다, 들어가는 재료들 중 상당수가 한 감칠맛 하는 것들이라 완성된 스프는 맑으면서도 아주 진한 맛을 자랑한다고 한다.

3. 의미


현대의 불도장에도 샥스핀처럼 의미없는 재료들이 많은 지분을 차지하긴 하나, 요리의 유래와 조리과정이 매우 상식적으로 '''맛, 건강, 레시피'''를 고려하여 만들어진 탓으로 무의미한데 돈을 낭비한다고 비판받는 요리들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불도장은 처음부터 사치를 목적으로 만든 요리는 아니고, 그냥 귀한 재료들을 정성스럽게 푹 고아낸다는 기본 레시피가 자연스레 고급요리로 발전한 것이다.[3]

4. 대우



4.1. 중국


원산지 중국에서도 대단히 귀한 요리로 취급받고 있는데, 국빈 만찬에서 대접한 경우도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어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영국엘리자베스 2세 여왕, 캄보디아노로돔 시아누크 국왕,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방중 때 정도를 빼면 없었다고 할 정도다. 높으신 분들을 대접하는 만찬에서는 샥스핀이나 제비집#s-2, 말린 전복이 주가 되는 요리 중 적어도 한 가지는 내오는 것이 규칙인데, 불도장 하나만 해도 샥스핀과 전복 두 가지 최고급 식재료가 들어가는 셈이라 이걸 대접받는 사람은 최고의 예우를 받는 셈.
원 재료에는 당연히 고기와 해산물이 들어가지만 채식요리를 주로 하는 식당에선 채식 버전으로 개량된 불도장도 팔고 있다.

4.2. 일본


일본에서는 차이나타운이나 중화 고급 레스토랑 등에서 가끔 볼수있는데 극소량만 나오는 곳이 대부분이고 웬만한 동네 소규모 중식집에선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일본의 경우 중식집을 운영하는 화교 인구 및 화교 인맥을 타고 들어온 대만, 중국인 요리사들이 한국보다 많은데[4],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도장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거기서 거기일정도로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얼마나 고급 요리인지, 또 얼마나 요리사의 솜씨가 필요한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드물게 찾아볼 수 있는 업소 중에는 본고장처럼 항아리에 푸짐하게 재료를 담아 끓여주는 곳도 있고, 손님의 주문에 따라 원하는 재료를 더하거나 빼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물론 그런 식으로 기분을 내다 보면 최소 5만 엔에서 몇십만 엔까지 가기도 한다고.
일본 요리만화 맛의 달인에서도 꽤 초반에 불도장이 등장. 지로가 생각하는 궁극의 탕요리 중 하나로 '완벽한 메뉴'의 일각을 차지할 만하다고 평가된다. 작중 에피소드에서는 만찬회에서 음식에 손도 대지 않는 백화점 사장에게 뭔가를 먹이기 위해 선택되었는데, 그 사장은 몸이 불편한 아내 때문에 외식을 안 하고 있었던 것이라 아내에게 불도장을 만들어 주기로 하면서(...)[5] 에피소드가 훈훈하게 마무리. 지로와 유우코의 결혼 피로연 때도 불도장의 바리에이션이 등장하는데, 기존 불도장의 맛도 훌륭하지만 일본인의 취향에 더 맞추기 위해 말린 해산물 등 독특한 재료를 좀 줄이고 맛을 다른 재료로 보충한 변형판이었다.
철냄비짱에서는 오행도사(고 교카이)가 짱과의 대결 1회전에서 선보이는 것으로 등장. 오랫동안 끓이던 항아리의 봉인을 뜯자마자 엄청난 향이 사방을 뒤덮는 연출이 압권이다. 게다가 향에 이끌려 엄청난 수의 사람이 경기장으로 몰려들고, '''진짜로 승려가 경기장 담을 넘어오기까지 했다.''' 짱이 슬쩍 맛본 바로는 해마 같은 희귀 재료도 들어가 있다고. 하지만 정상적인 불도장치고는 너무나도 강력하게 사람을 유혹하는 향기가 났다는 평도 한다. 당연하지만 1회전은 오행도사의 압승.
아라카와 히로무 작가가 수신연무 연재를 위한 취재를 위해 어시스턴트들과 중국에 갔을 때[6] 다같이 불도장을 먹었는데, 처음엔 맛을 보고 "맛은 있는데 담을 넘을 정도는 아니겠다"라고 평했지만 다음날 불도장을 먹었던 화실 식구 일동 전원 피부 트러블이 말끔히 삭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고급 요리일수록 몸에도 좋은 중국 요리의 숨겨진 위력이 발휘된 케이스.

4.3. 한국


한국에서는 1987년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의 수석 주방장 후덕죽이 처음 소개하였다. 생소한 요리다보니 신문에 광고를 내면서 이름의 유래를 소개했는데, 조계종에서 크게 항의가 들어와 불교신문에 사과광고를 내는 등 진땀을 뺐다고. 하지만 불교인이 많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계속 불도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보니 개명 시도는 흐지부지된 듯 하다. 신라호텔의 불도장은 본래 중국에서 전래되는 레시피와는 거리가 먼 것이지만 후덕죽의 대표 요리로서, 여러 중국 주석, 총리들이 본토보다 맛이 낫다고 격찬한 적이 있다. 이 팔선의 불도장의 내용물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진화하여 홍삼, 송로버섯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신라호텔 팔선 외에도 롯데호텔 도림 등 유명 고급호텔 중식당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가격은 당연히 꽤 나간다.
드마리스 등 2~4만원대 해산물 뷔페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재료는 오골계, 버섯, 전복, 해삼 등으로 단순한 편이다. 중저가형 뷔페이니만큼 당연하지만(...) 그래도 전복, 해삼, 오골계 모두 귀한 재료이고 불도장을 응용한 평범한 탕이라고 생각하면 나름대로 만족할 수 있다.
[1] 돼지 뒷다리살로 만드는 중국 정통 . 저장성의 진화에서 생산되는 고급 햄인 진화 햄이 흔히 사용된다. 한국에서는 중국산 축산물의 수입이 금지되어있기 때문에 비슷한 식재료인 프로슈토를 사용한다.[2] 보통 샥스핀이 인공 샥스핀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샥스핀의 중금속 축적 문제도 있거니와 맛이나 모양이 별 차이가 없기에.[3] 그런데 워낙에 중국의 경제와 먹거리 산업이 발전하다 보니, 웬만한 사치요리를 앞지를 정도로 비싸진 요리이기도 하다. 물론, 불도장은 최소한 먹거리로서의 레시피를 중심으로 발달한 요리이고 이것보다 무의미한데 비싼 요리야 널렸긴 하지만...[4] 한국의 경우 박정희 정권 당시 화교 세력의 확장을 철저하게 가로막아서 다른 나라보다 세력이 약한 감이 있다.[5] 농담 같지만 사장은 집안일도 도맡아 하고 있었고 요리 관련 실력, 지식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불도장은 어디까지나 시간, 정성, 그리고 '''돈'''으로 만드는 요리다.[6] 중국 문화에 생소한 어시스턴트들이 삼국지 빠였던 아라카와에게 자꾸 건물 양식, 복식 등등 문화에 관해서 질문 공세를 퍼부어대니 열불난 아라카와가 차라리 그냥 여권 만들어 오라고 해서 화실 식구들 다같이 중국으로 취재 겸 여행을 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