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
1. 개요
세계 7대 불가사의(Seven Wonders of the World)란 원래 기원전 2세기 무렵의 그리스 시인 안티파트로스#s-2가 자신이 쓴 시에 당시 놀랄 만한 건축물들을 언급한 것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인의 관점에서 생각한 불가사의가 선정된 것은 당연지사이므로 7대 불가사의는 지중해 주변에 분포했다.
원조인 안티파트로스의 7대 불가사의는 직접 보고 싶어도 온전하게 남아있는건 쿠푸왕의 피라미드[2] 하나밖에 없다. 그 대부분이 고대 혹은 중세 초기에 소실되었기 때문에 이미 예전부터 창작물이나 구전에서 7대 불가사의에 대한 신비감을 부풀려왔고, 지금까지도 관련 소설이나 서브컬쳐에서의 필수 요소처럼 사용되고 있다.I have gazed on the walls of impregnable Babylon along which chariots may race, and on the Zeus by the banks of the Alpheus, I have seen the hanging gardens, and the Colossus of the Helios, the great man-made mountains of the lofty pyramids, and the gigantic tomb of Mausolus; but when I saw the sacred house of Artemis that towers to the clouds, the others were placed in the shade, for the sun himself has never looked upon its equal outside Olympus.
나는 전차들이 그 옆을 따라 경주를 할 법한 난공불락의 바빌론 성벽과, 알페우스 강변의 제우스를 목도하였다. 공중정원과, 태양의 거상과, 장대한 인공산이라 할 만한 높다란 피라미드와, 거대한 마우솔로스의 묘를 보았다. 그러나 내가 구름에 닿을 만큼 우뚝 서있는 아르테미스의 신성한 전당을 보았을 때, 이 모두가 그 그늘에 가려졌으니, 태양마저 올림푸스 밖에서 그와 견줄만한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
그리스 사화집(Greek Anthology) IX.58[1]
당연하지만 드넓은 세계의 도처에는 저런 것보다 훨씬 신기한 사물도 아주 많다. 이 불가사의한 여러 사물을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곳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2. '불가사의' 오역 문제
'불가사의'의 원뜻은 '헤아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생각할 수조차 없다'는 말이지만,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말은 그것이 외계인이나 마법 같은 것이 아니라 그냥 '당대 그리스 예술가가 주목한 몇 개의 유적지'를 가리킨다. 명백히 사람이 건축한 것이 분명한 구조물, 바꿔 말하자면, 딱히 불가사의라고까지 할 것은 없는데 저런 제목이 붙어있는 것이 이상하다면, 그 '''불가사의'''의 원어 표현이 'mystery(그리스어: μυστήριο)'가 아닌 'wonders(αναρωτιέται)'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전에서 'wonders'의 의미는 '대단한 것', '경이로운 물건'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것을 '''불가사의'''라고 번역해 버리면 의미 전달을 그르치게 된다. '세계 7대 경이', 혹은 '세계의 7대 경이로운 건축물'이라고 해석해야 맞는다. 이 용어를 최초로 번역한 사람이 일본어 중역을 거치는 과정에서[3] 'wonder'를 '불가사의'로 오역해 버린 탓에 이런 혼란이 야기된 것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일본의 번역명인 "世界の七不思議"를 그대로 옮긴 것인데, 이 자체는 해석하면 '세계의 7대 신기' 정도로 딱히 오역은 아니다. 허나 이 단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不思議"라는 일본의 한자단어를 한국식(불가사의)으로 멋대로 해석하고 오역해 버린 것. 참고로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7대기적(七大奇迹, 일곱 개의 매우 기이한 사적)이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이를 잘 알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이 건축물에는 불가사의한 수수께끼가 숨겨져있다! 과연 뭘까?'''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미해결 난제 같은 인상을 가지게 되는 것.
그래도 일반 대중 입장에서는 '와, 그 옛날에 이런걸 어떻게 만들었담?' 하는 불가사의한 느낌을 받으므로 아주 틀렸다고 보기는 또 어렵다.
참고로 한국에서 흔히 생각하기 쉬운 '불가사의'란 개념에 더 가까운 것으로는 학교 7대 불가사의[4] 같은 것이 있다.
3. 뉴 세븐 원더스
비영리 국제 재단인 뉴 세븐 원더스에서 새로 7대 불가사의를 선정했는데 이 단체는 유엔은 물론이고 유네스코와도 아무 상관없다. 이 선정 과정도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왕족까지 포함된 홍보전과 로비에, 세계 인터넷 리소스 경연장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 내에서 이런 투표 과정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충분히 예견됐던 인터넷 광풍을 막았다는 점에서는 사회상 좋은 일이었다.
새로운 7대 불가사의가 선정된 이후, 관광 효과로 말미암아 관광객 수효가 크게 증가했다고 하여, 그런 좋은 건수를 무심하게 넘겼던 대한민국 행정부가 뻘짓하면서 기회를 놓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저것도 다 관광 효과가 있기 때문이고 로비전이 괜히 벌어진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는 증빙 근거가 전무하다. 실제로 인도와 요르단의 외국인 관광객 수효는 70%가 넘게 증가했다는데 객관성을 띤 증빙 자료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점에 필받은 제주도는 국가 전체의 협력을 받으면서까지 국제 전화비를 때려박으면서 같은 재단이 주관한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에 올인했고 결국 선정됐다. 이제 과연 70% 넘게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는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뉴 세븐 원더스 재단 자체가 제대로 된 재단인지도 의심스럽다. 재단 자체는 비영리재단이나 운영 주체가 영리 법인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보면[5] , 아마 처음에는 순수하게 세계 단위에서 가장 멋진 불가사의를 뽑자고 했던 의도였으나 자국의 랜드 마크를 불가사의로 인정받고 싶은 각국의 병림픽이 맹렬히 시작되면서 뒷돈이 오고가자 아예 마음먹고 크게 한탕 해먹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가장 신빙성이 높다.
4. 목록
4.1.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 이집트 기자에 있는 쿠푸왕의 피라미드
-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불가사의. 나머지 불가사의들은 파괴되거나 파손되었다.
- 메소포타미아 바빌론의 공중정원
- 올림피아의 제우스 상
-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로스 영묘
- 로도스의 거상
-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알렉산드리아의 등대
4.2. 코트렐의 세계 7대 불가사의
레너드 코트렐(Leonard Cottrell)의 1959년 책 Wonders of Antiquity 에서 선정한 불가사의.
4.3. 현대 세계 7대 불가사의
1994년 미국 토목학회(ASCE)는 '현대 세계 7대 불가사의(Seven Wonders of the Modern World)'를 선정하여 발표했다. 그러나 선정 기준이 서구권에 편중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어 '세계 7대'라고 하기엔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는 원문 페이지는 삭제된 상태지만, 멤피스 대학교 산하 허프 공과대학 홈페이지 등 여러 영문 사이트에 관련 내용이 소개되어 있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4.4. 신 세계 7대 불가사의
2007년 뉴 세븐 원더스 재단[7] 에서 발표했다.# 한때 대한민국의 일부 고등학교 검정 교과서에서 '신 세계 7대 불가사의'가 소개된 적이 수차 있었다.
4.5. 세계 7대 기술적 불가사의
2008년 미국 IT 관련 사이트 테크리퍼블릭(TechRepublic)에서 선정한 ‘세계 7대 기술적 불가사의’. 테크리퍼블릭 기사 원문
5. 같이보기
[1] 보면 알겠지만 알렉산드리아의 등대는 없는데 이유는 안티파트로스가 그 등대를 매일 봤던 알렉산드리아 사람이었기 때문.[2] 이마저도 대리석으로 된 외벽이 모두 파괴되고 부장품이 모두 소실되어 현재는 온전한 모습은 아니다. [3] 서양 문물이 일본을 통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던 시절에는 원어가 영어라도 일본어 번역을 중역하는 경우가 많았다. 근대에 알려진 서양식 용어는 절대 다수가 일본에서 나온 것.[4] 이건 물론 세계 7대 불가사의와는 직접 관련이 없고, 일본 괴담 장르 중 하나인 ○○七不思議 패턴 중 하나이다.[5] 2017년 기준으로 New Open World '''Corporation'''이라고 되어 있다. 물론 빌 게이츠처럼 사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이 비영리 법인을 만드는 때도 꽤 잦지만 이때도 법인 자체를 따로 만들지 사기업 밑에다 바로 두는 예는 거의 없다.[6] 그 이유는 본인이 알렉산드리아에 살다 보니 매일 보는 등대가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7] 세계 7대 자연경관을 발표해 제주도민들을 낚은(...) 바로 그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