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오크러시
1. 개요
마이크 저지[1] 감독이 연출한 미국의 코미디 영화. B급 SF를 가장한 정치/사회풍자 영화.
냉동인간 실험 도중 사고로 인해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던 주인공 조가 전 세계 평균 지능이 IQ 60대까지 떨어진 500년 뒤의 미래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 줄거리
영화의 프롤로그에서 현 인류의 상황을 IQ가 높은 부류와 낮은 부류로 나눠서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낮은 IQ의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절제없는 삶을 살다가 엄청나게 자손을 늘린 반면, 똑똑한 사람들은 아이를 가지지 않아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묘사된다.[2] 똑똑한 부부가 자식을 언제 가질까 10년 넘게 고민만 하다가 남편이 죽는 사이, 무식한 부부는 불륜에 근친상간까지 서슴지 않고 자손을 늘려 대가족을 이룬다.[3] 500년의 세월 동안 인류는 이렇다할 천적이나 위험을 겪지 않자 얼마 남지 않은 과학자들은 돈이 되는 탈모와 발기부전 치료 연구에만 몰두했고, 그마저도 시대가 흐르면서 없어지고 말았다. 결국 시대를 거듭하여, 500년 뒤의 사람들은 평균 IQ가 '''60'''대 수준으로 말도 안 되게 멍청해지고 말았다.[4] 그 결과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 나고 그나마 남은 건물들은 붕괴되기 직전이며, 뒤에서 언급되지만 심각한 사막화로 인해 인류는 멸종 위기에 직면한 상황.
다시 시간을 되돌아가 2005년의 어느 날, 군인 신분으로 군대 도서관에서 사서직을 하던 주인공 조 바우어(루크 윌슨)는 평소처럼 TV나 보며 한가하게 시간을 때우다가 난데없이 국방부의 명령으로 인해 군대의 비밀 프로젝트에 강제 참가하게 된다. 실험의 내용은 냉동 군인을 만드는 것으로, 강한 군인들을 냉동시켜 놓았다가 필요할 때 건강한 상태로 해동시켜 활용하겠다는 목적이었다. 하필 조가 뽑힌 이유는 전국의 군인 중 가장 모든 면에서 놀라울 정도로 평균적인 지능과 건강 수치를 지녔으며[5] 가족 또한 없었기 때문. 조와 동시에 매춘부 리타(마야 루돌프)도 실험에 참가하게 된다. 리타는 냉동 실험에 꺼림칙함을 느끼지만 조의 설득에 냉동 수면캡슐로 향하고, 두 사람은 잠이 든다.
하지만 실험을 주관했던 장군이 매춘 알선 혐의[6] 로 구속되고, 실험체를 1년간 냉동하기로 예정되었던 비밀 프로젝트는 유야무야되면서 결국 완전히 잊혀지고 만다. 기지 역시 철거당하고, 두 사람이 든 냉동캡슐은 쓰레기장에 묻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는 모습이 몽타주로 지나간다.[7]
한참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지평선을 뒤덮은 거대한 '''쓰레기 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나며 도시를 덮치고, 조가 들어있던 냉동 캡슐도 떠내려가 '''어느 집 창문을 부수고 들어오면서''' 냉동 캡슐이 개방된다. 캡슐에서 깨어난 존은 주위를 둘러보지만, 집주인 프리토(댁스 셰파드)는 누군가가 자신의 집 창문을 부수고 오건 말건 TV 시청에만 몰두하고 있었다.[8] 조는 프리토에게 '이곳이 어디냐'며 계속 묻지만, TV 시청을 방해받아 분노한 프리토는 조를 밖으로 집어 던진다.
하는 수 없이 길거리로 나온 조. 그러나 자신이 알고 있던 풍경은 없고, 어딘가 얼빠진 표정의 사람들과 이상한 형태의 차가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조는 길거리의 사람들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려 하지만, 그들은 지극히 평범한 표준어를 구사하는 그를 재수없는 샌님, '''호모 말투'''라고 까면서 폭행까지 시도한다. 냉동 캡슐의 후유증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서 병원을 찾아가보지만[9] 병원 안에는 파칭코 기계가 있고 안내원, 간호사, 의사라는 사람들, 심지어 '''기계마저도''' 멍청하기 짝이 없었으며[10] , 진료를 하기는커녕 도리어 조를 바보 취급한다. 거기에 진료다운 진료는 안했으면서 병원비를 납부하라며 계산대에 시민 바코드를 넣으라고 한다.
한편 위화감을 계속 느끼던 조는 급기야 창문을 젖혀 바깥 세상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깨어난 년도를 알아채고 말았다. 조가 깨어난 년도는 무려 '''2505년'''이었던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의사는 조의 손목에 시민 바코드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어린애처럼 질질 짜며 비명을 지른다(…). 병원에서 도망쳐 도로로 다시 나온 조는[11] 경찰에게 붙잡혀 재판장으로 연행된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답게 재판장도 제정신이 아닌데, 배심원들은 무슨 검투사 경기를 보러 온 시민마냥 흥분해서 떠들고 있었고 판사는 랩과 퍼포먼스를 하면서 판결한다(…). 돈이 없는 조에게는 국선 변호사가 붙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변호사는 조가 맨 처음 창문을 부수고 들어온 집의 주인 '''프리토'''였다. 당연히 변호사 프리토는 제대로 된 변호는커녕 오히려 자신이 검사인 것처럼 굴고, 검사와 판사는 조를 조롱하기 바빴다. 결정적으로 프리토가 자신이 TV 보는 것을 조가 방해했다고 실토하자 판사는 분노하며 조에게 유죄를 내린다. 당연히 조는 필사적으로 항변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한편, 그 당시 리타도 냉동 캡슐에서 깨어나 시가지에 나와 있었는데, 역시 조처럼 나사 빠진 사회 광경을 보고 어이없어 한다. 공중전화를 찾아 포주 업그레이디에게 전화해보려 하지만, 업그레이디는 9700명이나 있다는 것과, '''전화 한 통 값으로 2천 달러'''를 내라는 말에 경악하는 사이, 어떤 시민이 다가와 같이 하자는 걸 잘 구슬려 돈을 받아낸다. 그런데 그 돈의 디자인은 액수는 더럽게 크고 도안 인물도 어째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12]
재판을 마친 조는 경찰에게 끌려가 강제로 바코드와 시민 ID를 등록한다.[13] 그리고 유치원생도 만점을 받을 만한 IQ 테스트[14] 를 거친 뒤 교도소로 연행된다. 입소자 줄에 서 있던 그는 창문으로 교도소 안쪽을 바라보다가 죄수들과 눈이 마주쳐 찍히게 되고, 위협을 느끼며 탈출을 감행한다. 탈옥하는 방법도 간단하기 짝이 없었는데, 교도관한테 '''"출소자인데 입소자 쪽으로 줄을 잘못 섰다"'''고 말하자 교도관이 뺨을 한 대 때리며 의심없이 길을 비켜준 것. 때린 이유도 걸작인데 '''입소자와 출소자 줄도 착각할 만큼 덜떨어진 놈이라서(…).''' 말이 탈옥이지 그냥 평범하게 출소한 셈이었다. 그러나 출구를 지키는 간수는 출소자 목록에 없다며 의심하지만 조가 재치를 발휘해 다른 장부를 살펴보라고 하고 간수가 순순히 장부를 찾는데 눈이 팔린 사이 뛰어서 도망친다. 이 때, 출구 양옆에 붙은 탈옥자 제압용 센트리건이 작동하는데 이 센트리건들도 멍청하기 짝이 없어 '''어눌한 TTS 음성은 '탈옥자 발생'도 제대로 발음을 못하고,[15] 조준 AI도 허접해서 결국 자기들끼리 팀킬한다(...).'''
탈옥한 조는 자신의 변호를 제대로 하지 않은 프리토의 집에 찾아간다. 조가 프리토에게 "위증죄로 감옥 가고 싶냐"고 협박하자 멍청한 프리토는 겁을 먹고, 이어서 "내가 과거로 가서 네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돈을 입금하면 500년 뒤에는 이자가 붙어 큰 돈이 될 테니 자신을 타임머신으로 데려가 달라"고 하자 돈을 벌 기쁨에 흔쾌히 승낙한다.[16] 프리토의 차를 타고 가던 도중 또다른 실험체였던 리타를 만나 합승한 것까진 좋았는데,[17] 길거리의 바코드 스캐너에 조의 바코드 문신을 스캔한 것이 화근이 되어 경찰들의 추적을 받는다. 일행은 어찌저찌 경찰을 따돌리며[18] 코스트코[19] 에 도착하지만, 리타가 화장실에 간 사이 조는 또다시 경찰에 발각되어 일행과 떨어져 다시 잡혀간다.
그런데, 이번에 조가 연행된 곳은 교도소가 아니라 백악관. 전에 조가 치른 IQ 테스트 결과에 어마어마하게 높은 수치[20] 가 나오자 카마초 대통령(테리 크루스)[21] 이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조는 얼떨결에 내무부 장관으로 취임되어 국내의 농작물 문제를 해결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다른 4명의 장관도 등장하는데, 10대 소년, 쭉빵걸, 저능아 등 정상이 아니다. 한 술 더 떠서 이 중 저능아는 '''교육부 장관'''. 카마초 대통령은 레슬러이자 포르노 배우 출신의 흑인으로, 국회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는 또라이다. 그래도 고위층들이라서 저능아 빼고는 어느 정도는 지능이 있는 편이다. 조를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데도 조건을 붙였는데, '''사막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감옥에 다시 집어넣을 것이며, 더불어 조의 X알이 떨어져 나갈 때까지 차는 형벌에 처하겠다'''(...)고 했다.
농작물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조는 다른 장관들에게 대충 둘러대면서 지위를 이용하여 헤어졌던 리타와 프리토를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거처를 마련해준다. 그리고 이 시대를 탈출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찾고자 프리토에게 물어보지만 그는 횡설수설할 뿐이었고, 프리토가 그려준 지도를 받아서 탈출하지만 그 지도는 순 엉터리였고 별 수 없이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돌아가던 중, 조는 밭에다 웬 '''이온음료'''를 뿌리는 것을 보게 된다. 농작물이 자라지 않는 이유는 식물에게 물이 아닌 브라운도라고 불리는 이온음료, 즉 '''소금기가 있는 액체'''를 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땅에 소금기가 있는 이온음료를 지속적으로 뿌리니 땅이 염화되어 식물은 죽고 대지가 사막화된 것. 하지만 전국의 경제는 브라운도가 장악했으며[22] '''모든 물의 역할을 브라운도가 대체한 나머지 갓난아기에게도 브라운도만을 먹일 정도였다'''. 그냥 물은 '변기에만 쓰이는 '''못 쓰는 물'''' 취급을 받고 있었다.
조는 이 문제를 자신이 풀 수 있음을 알고 장관으로써 힘을 발휘해 농업용수를 브라운도 대신 물로 바꾼다. 처음에는 이온음료가 땅을 황폐화시키는 원인이라고 논리적으로 설득해보지만 씨알도 안 먹히자, 아예 '''자신이 식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식물이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고 뻥까지 쳐가며'''(...) 설득한다. 거기다 당장 물을 구할 곳이 변기밖에 없다보니 변기에다 펌프를 설치해 물을 뿌린다. 그렇게 다 잘 될 줄 알았으나, 군중이 백악관 앞에서 단체로 항의하는 광경을 보게 된다. 전국민의 절반 이상이 브라운도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조의 정책으로 브라운도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AI가 자동으로 해고 판정을 내려서 전국민의 절반이 실직자가 된 것.
결국 조는 나라의 경제를 망치게 한 사기꾼 혐의로 하루 갱생 처분을 받는다. 조는 갱생이라는 말에 쉬울 거라고 생각했으나 말이 갱생이지, 사실은 로마 시대 검투사마냥 커다란 경기장에서 무시무시한 마개조 트럭과 싸우다 죽는 처분이었다.[23] 어찌저찌해서 무시무시한 트럭들을 제거하는데 성공했으나[24] 화염방사기를 든 트럭 운전수에게 쫒겨 목숨이 위험해진 조.
한편 리타는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던 중, 우연히 창밖으로 땅에서 돋아난 새싹들을 보게 되고, 프리토와 함께 조를 구하러 가게 된다. 간발의 차로 경기장에 도착한 리타는 카마초에게 새싹이 자라고 있으며 조의 말이 맞았다는 말을 해보지만 무시당하자, 카메라맨한테 돈을 주고 매수해 중계 카메라를 이용해 밭에서 새싹이 난 상황을 중계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프리토와 카메라맨은 밭 근처에 있던 스타벅스에 한눈 팔리고, 조는 어떻게는 사람들을 설득해보려고 하나 오히려 조롱만 당하고 죽을 위기에 처한다.
이대로 죽는가 싶던 찰나, 스타벅스에서 즐기다 온 프리토가 카메라맨과 다투다 의도치 않게 카메라를 밭에 떨어트려 화면에 새싹이 중계되게 하고, 그제서야 자기가 할 일을 깨달은 프리토가 이내 카메라로 새싹을 찍어 경기장에 중계하면서 관객들과 카마초 대통령은 새싹이 자라는 걸 보게 된다. 조의 말이 맞았음을 깨달은 카마초는 트럭 운전수를 냅다 밀쳐버려 조를 구해주고 그를 특별사면하고, 모두가 환호한다.
이렇게 조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 되었고, 이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조는 리타에게 돌아가자고 하지만 리타는 예전의 그 삶으로 돌아가기 싫다며 여기 남겠다고 한다. 거기에 스타벅스에서 CEO직을 제안했다고. 이때 카마초가 조를 부통령으로 임명하고, 조는 자신은 돌아가야 한다고 하지만 카마초의 설득에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자신도 이 시대에 그대로 눌러살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프리토가 말했던 타임머신의 정체는 사실 다크 라이드 식으로 과거의 역사를 보는 놀이기구였다(...). 여기서 보여주는 과거도 골때리는 게, '''찰리 채플린이 다스리던 나치 군대'''가 '''티라노사우루스'''를 끌고 유럽을 정복하자,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언(un)'''이 만들어져 세계를 비(un)나치화했다고 설명한다.[25] 이때 프리토가 하는 말도 압권인데 "넌 타임머신으로 진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줄 알았는데 때때로 가장 멍청한 짓 하더라.'''"
훗날 조는 카마초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는데, 이때 부임 연설이 상당히 감동적이다.
조는 영부인이 된 리타와 둘 사이에 세 명의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자녀를 낳아 잘 기르는 동안, 조를 도와준 프리토는 부통령이 되어 '''무려 8명의 아내를 받아들여''' 24명의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자식들을 낳았다고 한다. 그리고 대통령 사무실에서 조와 그의 초상화를 그리는 리타의 모습을 보여 주며 영화는 끝난다.[27]You know, there was a time in this country when smart people considered cool.
먼 옛날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멋진 걸로 여겨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Well, maybe not cool, but smart people did things like build ships, pyramids, and they even went to the moon!
완전 멋지진 않았어도, 배와 피라미드를 만들고, 심지어는 달에도 갔었죠!
(관중들 환호)
And there was a time in this country, long time ago.. reading wasn't just for fags. And neither was writing.
그리고 옛날에는, 먼 옛날에는...읽기나 쓰기가 호모들[26]
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People wrote books and movies -- movies that had stories so you cared about whose ass it was and why it was farting...
사람들은 책과 영화를 썼죠. 영화들은 이야기들이 있어서, 궁둥이가 누구의 것이었고 왜 방귀를 뀌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And I believe that time can come again.'''
'''그리고 저는 그날이 다시 오리라 믿습니다!'''
쿠키 영상에서는 냉동인간이 된 리타의 포주, 업그레이디가 깨어나 리타를 찾겠다고 나선다.'''''Ok, so maybe Joe didn't save mankind...but he got the ball rolling, and that's pretty good for an average guy.'''''
'''''그래, 비록 조가 인류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일단 시작은 했으며, 평범한 사람치고는 그 정도면 대단한 것이다.'''''
- 영화가 끝나기 전 나오는 내레이션.
3. 해석
표면적으로는 노골적이고 저급한 화장실 개그코드의 싸구려 코미디 영화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표현하고 있는 '미래의 바보들'의 모습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타포보다는, 피상적 화장실 유머에만 반응하며 웃는 '오늘의 대중'을 역으로 비판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국방비리, 가족계획, 저출산, 물질주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한 사기업의 연구비 지출, 정치인의 엔터테이너화, 거대기업의 소매 시장 잠식,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폭력화, 성 상품화, 무분별한 광고 공해, 중우정치, 감정법 남발, 전문직의 무능력화 등, 현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무거운 주제들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래 사회가 저지능 사회가 된 원인을 '현대 사회의 상술한 문제점들이 수정되지 않고 500년간 유지된다'는 가정으로 설정했으며, 반지성주의를 고치지 않고 말초적 유희만 따르는 인류는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때문에 단순히 B급 화장실 코미디라고만 보기에는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와 문제의식이 상당히 무거운 편.
그리고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를 맞이해 QAnon를 위시한 반지성주의적인 군중들에 의해 생각보다 영화 속의 2505에 소름끼치도록 가까워졌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 미국 외의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온갖 음모론 등으로 인해 집단 감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비디엇(covidiot; 코로나 바보)과 이디오크러시를 결합해 코비디오크러시(covidiocracy)라는 말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4. 평가 및 흥행
'''''Idiocracy'' delivers the hilarity and biting satire that could only come from Mike Judge.'''
(이디오크러시는 마이크 저지만이 할 수 있는 웃기면서도 날카로운 풍자를 보여준다.)
평론가들의 평은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흥행 면에서는 완전히 '''망했다'''. 제작비는 약 2백만 달러를 들여 겨우 49만 5천 3백 3달러를 벌어들였는데, 그나마 영화가 저예산이라 손해는 없었던 게 다행. 이에 대한 말이 많은데, 배급사인 20세기 폭스 사에서 영화로 인한 후폭풍이 두려운 나머지 계약서에 적힌 최소한의 마케팅만 하고 영화를 죽이려 했다는 설이 있다. 미국 단 7개 도시의 130개 영화관에서만 개봉했으며(600개 이상의 영화관 개봉이 일반적이다), 광고도 포스터 제작 외에는 거의 하지도 았않고, 언론 기사나 비평가들을 위한 상영도 전혀 없었다. 폭스사가 계약 후 "아뿔싸" 후회를 했다는 것. 그럴 만도 한 게, 영화 내 풍자 대상이 된 회사들은 실제 회사들이었으니 PPL은 물 건너 간 셈이요,[28] 영화 내 무지한 대중들은 현대의 미국 대중을 풍자한 것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불쾌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A comedy now, a documentary later.'''
(지금이야 그냥 코미디 영화겠지만, 나중에는 다큐멘터리가 될걸.)
- 유튜브 트레일러에 달린 댓글
'''It's happening.'''
- 유튜브 트레일러에 달린 댓글
'''Yup, Definitely a documentary.'''
(다큐멘터리 다 됐다고.)
- 유튜브 트레일러에 달린 댓글
하지만 개봉한 지 1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후, 영화에서만 일어날 것 같았던 바보 같은 일들이 점점 현실화되면서 위 댓글들이 보여주듯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2016년 말에는 작중에서 카마초 대통령으로 비판하던 '반지성주의'와 '엔터테이너화된 정치인'의 아이콘 격 인물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고[29][30] , 반지성주의가 부메랑이 되어 미국을 초토화시키는 코로나19 사태와, 그 속에서 트럼프와 몇몇 미국인들이 벌이는 바보 같은 대응 때문에 2020년에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야말로 시대를 앞선 영화.
5. 여담
제목인 Idiocracy란 Idiot(바보)+Cracy(통치)의 합성어이다.
미래에 바보들만 남는 이유가 흥미로운데, 똑똑한 사람들은 자녀계획을 체계적으로 하는 반면에 지능이 낮은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싸지르기 때문이라고 표현한다. 심슨 가족의 클레투스 델로이가 '지능이 낮고, 아무렇게나 싸질러서 자식이 많은' 걸로 표현되는 것도 이것과 같은 입장에 있다. 이와는 개별적으로, 실제로 선진국 국민들과 부유층, 비종교인, 세속적인 사람들은 자녀를 잘 갖지 않는 반면[31] 개발도상국 국민들과 하류층, 종교적인 사람들은 자손을 많이 갖는 경향이 있다.[32] 선진국 중에 출산율이 그나마 높은 국가들의 공통점을 보면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인구 자질 그딴 거 알 바 아니라고 닥치고 밀어준 국가,[33] 호주나 뉴질랜드처럼 선진국치고는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1차 산업과 그 파생산업 비중이 큰 국가, 미국처럼 망할 기회도 잘 살 기회도 무제한이라 그냥 낳으면 어떻게든 미래는 있다는 생각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 국가만이 출산율이 높다. 그리고 이들 국가 모두 소수의 엘리트가 다수의 일반 대중을 지배하는 구조이며, 서로 섞이지 않아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다만 영화의 설정 면에서 지능에 대한 부분은 다소 잘못된 점이 많다. 일단 하층민의 경우를 봐도 환경의 문제로 교육을 받지 못해 지식은 부족하더라도 지능 자체가 엄청 높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일부 분야에서 독보적인 사람[34] 은 생각보다 많다. 반대로 부유층의 경우 환경의 이점으로 교육의 수혜를 받아 지식 자체는 풍부할 지언정 정작 타고난 지능 면에서 부족함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35] 즉 하류층=지능 낮음/상류층=지능 높음 도식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본 영화가 타겟팅하는 대상인 미국을 보면 알겠지만 사회에 반지성주의가 만연하는 것은 유전보다는 환경의 탓이 더 크다. 전반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동아시아권 국가들이 경제력은 미국보다 떨어지지만 국민의 상식 수준은 미국보다 전반적으로 높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미국은 파탄난 공교육과 빈부격차로 인해 부유층만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회이며, 사회적으로도 지식인을 Nerd나 Geek 취급하면서 부정하며, 성서무오설을 추종하며 현대의 과학 지식을 부정하는 기독교 근본주의가 만연한 등 하층민이 풍부한 지식을 쌓기가 힘든 사회이기 때문이다. 미국 외에도 아프가니스탄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에서 분명 배운 건 딱히 없는 것 같은데 관광객 안내를 하면서 배운 것만으로 몇 개 국어를 어렵지 않게 하거나[36] 혹은 직관력만으로 다른 사람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답을 찾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이들도 엄연한 고지능자이지만 선진국의 고지능자와 달리 본인이 출세하지도 못하고, 사회에 별다른 기여를 못하고 있는데 이는 개발도상국의 시스템이 이들이 개별적인 생존에 집착할 수밖에 없을 만큼 열악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