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E조
1. 개요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 조별 라운드 E조에 대해 정리하는 페이지.
8개 조 중 유일하게 무가 없다. 남자의 조.
'''요약: 우승컵을 향하여 네덜란드, 대회 전의 불안함을 싹 다 날려버린 채 덴마크마저 바르고 당당히 16강에 진출한 일본, 옛날의 영광은 어디로 덴마크, 그냥 이빨 빠진 사자 카메룬'''
2. 1경기 네덜란드 2 vs 0 덴마크
전반전은 두팀의 팽팽한 공방전이 전개되었다. 특히 덴마크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역시나!" 라는 소리가 나왔던 전반전이다. 네덜란드도 덴마크에 경계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전반전 덴마크의 날카로운 역습에 고전하며 당황하는듯 했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 직후 덴마크의 시몬 폴센이 반 페르시가 크로스한 공을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동료 선수 아게르의 등에 맞고 자기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자책골. 분위기는 갑자기 네덜란드쪽으로 기운다.
덴마크는 수비가 무너지고 공격이 무너지고 후반 39분 스네이더가 밀어준 볼을 엘리아로 엘리아가 몰고가다 찬 슈팅이 골키퍼 손을 스치며 골포스트에 맞고 튀어나오 후 카윗이 밀어넣기 먹튀를 성공리에 시전, 그 뒤로도 덴마크를 가지고 놀며 2: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전천후로 움직였던 스네이더는 MOM까지 가져갔다.
3. 2경기 일본 1 vs 0 카메룬
일본은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나와 있지만 개최 전부터 개막장 행보를 달렸고, 카메룬도 네이션스컵[1] 의 부진으로 둘 다 상당히 안 좋았던 상황. 2000년 이후에 일본이 상대 전적에서 앞섰지만[2] 이것들은 다 평가전으로만 거둔 성적들이라 쉬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든 매치를 예고하였다.
막장매치가 될것이란 예상과 달리 경기 초반은 두 팀 모두 롱패스를 활용한 공격을 전개하였다. 이후 카메룬이 조금씩 압박해 나가나 했지만 다시 중앙에서의 싸움이 전개되었고 카메룬은 전반 내내 롱패스를 실패하며 자블라니에 적응이 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후 전반 38분, 마쓰이가 오른쪽 사이드에서 수비 한명을 제끼고 올린 크로스를 먼 포스트쪽에 노마크로 있던 혼다가 받아 일본의 첫 슈팅을 시도 그대로 골문안으로 들어가면서 선제골을 성공. 일본이 1:0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지루한 공방전만 펼치다 전반 종료.
후반전은 말그대로 막장공격vs막장수비의 대결로 카메룬이 모두 공격에 나선 반면 일본은 공포의 10백을 구사하며 침대축구를 시전한다.
똥줄이 탄 카메룬은 미친 듯이 공격에 올인, 중앙으로 스루 패스와 크로스를 날려댔지만, 일본의 밀집수비 + 침대축구에 번번히 기회를 놓치면서 동점골을 만들지 못한다.
슛이 골대에 맞는 불운에 일본 골키퍼의 선방으로 아까운 기회를 놓치고 결국 경기 종료. MOM은 결승골을 넣은 혼다 케이스케.
카메룬의 모래알같은 조직력과 대비되는 조직력과 유기적인 경기를 벌인 일본팀이 크게 주목받는 경기가 되었다.[3]
다만, 영국 언론은 이 경기에 참여한 선수 중 MOM 혼다를 제외하면 7점 이상을 주지 않았다. 막장 + 침대축구에 대한 적절한 평가라고 하는 이들도 나왔다.
덤으로, 이 경기의 포인트는 전반 35분 즈음 '''한가롭게 모이를 쪼는 참새 클로즈업'''#. 네티즌들로부터 진정한 MOM으로 추앙받고 있다.[4] 또, 카메룬이 일본에게 1승을 헌납하자 해충갤에서는 아프리카 갤러리와 엠'''블랙''' 갤러리를 털었다(…).
이 경기 결과로 혼다 케이스케는 일본의 국민영웅 취급 중. 덤으로 지루한 경기를 보여준데다가 패배한 카메룬은 네티즌들에게 폭풍같이 까였다.
사실 카메룬의 선수 기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중앙에 서야 효과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에투를 오른쪽 윙에 넣고 아스날 FC의 수비수 알렉스 송이 뛰지 않았으며, 에스파뇰의 주전 골키퍼 이드리스 카메니 대신 듣보잡인 아미두 술레마누를 투입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반대로, 일본은 경험 많은 골키퍼 가와구치와 주전 골키퍼 나라자키 대신에 선발로 나온 듣보잡이었던 가와시마가 여러차례 선방으로 성공적인 월드컵 데뷔를 보여 술레마누와는 180도 대조가 되었다.
4. 3경기 네덜란드 1 vs 0 일본
E조의 1, 2경기를 합쳐놓은 것과 같았던 경기. 경기 전에는 네덜란드가 5:0으로 이기겠다며 호언하고 있었고, 일본도 네덜란드를 잡아 보겠다며 호기를 부리고 있었으나 정작 전반전은 카메룬전 후반에 보여준 일본의 영혼이 담긴 10백이 구현되며 우주방어. 이 우주방어에 네덜란드 공격진의 공격은 죄다 끊겼다.
후반 7분, 일본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그대로 건져낸 베슬리 스네이더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을 작렬했다. 일본 GK 가와시마가 방향을 읽어 막았으나, 손에 약간 빗맞으면서 볼은 그대로 일본의 골문으로 흘러들어갔다.
네덜란드가 선취골을 넣으면서 당연히 일본이 만회를 위해 공세적으로 나올 것이라 예측했으나 놀랍게도 일본은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고 선수들이 활동량을 늘려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그래도 공간이 조금씩 나오면서 크로스나 공간패스로 네덜란드가 여러 차례 돌파했으나 가와시마의 선방이나 일본 수비진의 협력 플레이로 차단되었다.
일본은 후반 35분경에서야, 마지막 10분을 노린 전면공세로 전환했…으나, 그 실체는 측면돌파에 의한 크로스 + 뻥축구였다. 키 큰 공격수가 없어 수비수인 툴리오를 스트라이커로 내세워 그의 머리를 통한 헤딩슛이나 패스연결을 시도했고, 이러한 시도는 여러차례 네덜란드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공격수의 골결정력 부족에 모두 빗나갔고 시간은 부족했다.
네덜란드도 추가골을 넣으려고 했으나 후반 투입된 이브라힘 아펠라이와 클라스 얀 훈텔라르가 개인 플레이로 결정적 찬스를 놓쳐 1골로 만족해야 했다.
결국 일본은 2차전에서 옆 동네의 모 팀보다 훨씬 수비에 집중하면서 진 셈이다.
한편, 이 경기의 승리로 2승이 된 네덜란드는 99% 16강 진출이 확정되었고, 바로 아래 경기 결과에 따라 100% 16강 진출을 확정하느냐가 결정되는데… 자세한 것은 후술.
5. 4경기 카메룬 1 vs 2 덴마크
카메룬과 덴마크 모두 1패씩을 안고 있어 물러설 수 없었던 단두대 매치였는데… 경기의 중요성을 망각한건지, 아니면 너무 긴장한 건지 초반부터 덴마크 수비진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카메룬이 기회를 잡는다. 전반 9분, 덴마크 수비진의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은 카메룬 공격진은 단번에 골문으로 쇄도, 카메룬의 스트라이커 에투가 가볍게 덴마크의 골망을 갈랐다. 덴마크도 전반 33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단번에 무너트린 시몬 키예르의 롱패스에 뒤이은 롬메달의 크로스를 벤트너가 슬라이딩하며 멋지게 골망 안으로 넣으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양팀의 운명이 갈린 것은 후반 15분, 전반 33분의 골과 비슷한 양상으로 덴마크의 롬메달이 우측을 돌파, 카메룬 수비 한 명을 따돌린 후 키퍼 반대방향으로 깨끗한 슈팅을 때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대로 패하면 그냥 탈락이 확정인 카메룬은 이후 총공세에 나섰고,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만났으나 네덜란드를 고전케 한 탄탄한 덴마크 수비 플레이[5] 와 육탄 방어, 그리고 신들린 듯한 덴마크 GK의 선방에 막혀 동점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덴마크의 측면 플레이는 매우 인상적이었으나, 가끔 보이는 어이없는 수비 실수와 카메룬 공격수들에게 뒷공간을 뻥뻥 내주는 수비라인은 마지막 경기 상대인 일본으로선 희망일지도 모른다. 패자인 카메룬은 전반 초반부터 미친듯이 공에 달려들며 한템포 빠른 공격과 정확한 패스 및 크로스, 날카로운 슈팅 등 아프리카 축구의 강자다운 모습을 한껏 보여주어 탄성을 자아냈지만, 결론은 '''진작 이렇게 했으면 광탈은 안 했을텐데'''…. 안습.
전반적으로 유럽팀들이 죽을 쑤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도 유럽 예선 조1위의 위엄은 어디로 갔는지, 제 페이스를 보여주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최소 2골 차이로 이겼으면 마지막 일본과의 경기에서 무재배만 해도 16강에 갈 수 있는 것을 결국 골 차이를 벌리지 못하였고, 이리하여 일본과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하긴 광탈한 카메룬보다야 낫지만….
그러고 보니 어느 분이 카메룬은 이번 대회 8강밖에 못 갈 거라 하셨던데(…). 결국 카메룬은 8강은 고사하고 대회 최초의 16강 탈락팀이 되고 말았다.
한편, 바로 앞 경기에서 일본에 이기면서 2승이 된 네덜란드는 이 (카메룬과 덴마크의) 경기의 결과를 통하여 대회 최초의 16강 진출팀이 되었다. 이로써 이제는 덴마크와 일본 중 누가 E조에서 마지막 16강행 티켓을 가져가느냐가 최종전을 통하여 가려지게 되었다.
6. 5경기-1 카메룬 1 vs 2 네덜란드
16강이 이미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일레븐을 기용하면서 카메룬 확인사살 모드로 빡세게 나온 네덜란드.[6]
전반 36분 앞선 경기들에서 침묵을 지켜가고 있었던 반 페르시가 카메룬의 페널티 에어리어쪽으로 쇄도해들어가면서 반 더 바르트와 2대 1 패스를 주고 받더니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차넣은 것이 골로 연결됐다.
이후에도 반 페르시를 주로 한 네덜란드의 러시가 계속됐으나, 후반 13분 반 페르시가 훈텔라르와 교체되면서 카메룬의 역습이 거세졌다. 끝내 반 데 바르트의 핸드볼 파울로 카메룬이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에투가 키커로 나서 동점골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후반 28분 반 더 바르트를 아르연 로번과 교체하면서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한 네덜란드는 후반 39분 로번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훈텔라르가 이를 다시 골문에 집어넣으면서 2:1 승리로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카메룬은 3전 전패 탈락이라는 치욕을 안게 됐다. 그래도 북조선 덕에 최종 순위 꼴찌는 면했다.
7. 5경기-2 덴마크 1 vs 3 일본
전반 17분, 골문 우측 35m 거리에서 날린 혼다의 무회전 프리킥이 절묘하게 골문 구석을 찌르며 선취득점에 성공. 뒤이어 전반 30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엔도가 득점하며 스코어가 2:0까지 벌어졌다. 덴마크의 토마스 쇠렌센 골키퍼는 평소에도 프리킥에 치명적인 약점을 보여주는 골키퍼인데 이 경기에서 그것이 드러났다.
반드시 이겨야만 16강 진출이 가능한 덴마크는 3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 탓인지 템포를 올리며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했으나, 골 결정력의 아쉬움과 일본 중앙 수비진의 탄탄한 방어로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이 때의 덴마크는 네덜란드를 상대할 때와는 영 딴판으로 아예 일방적으로 일본에게 발리고 있었다. 마치 8년 전에 16강에서 잉글랜드에게 마구 짓밟힘을 당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덴마크는 후반 36분에 얻은 페널티 킥 기회에 욘 달 토마손이 키커로 나서, 골키퍼 가와사키의 손에 맞고 튀어나온 볼을 다시 차 넣으며 겨우 한 골을 만회했다. 하지만 달려들며 골을 넣은 후 가와시마를 뛰어넘으며 착지하는 과정에서 허벅지에 무리가 오는 바람에 이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덴마크는 이 때 교체 카드 3명을 모두 썼기 때문에 교체도 불가능했고, 결국 마지막 10여분 간 큰 전력 손실이 있었다.
일본은 오히려 후반 42분, 혼다가 문전 왼쪽에서 개인기로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오카자키에게 어시스트했고, 오카자키가 침착하게 골문으로 집어넣으며 쐐기골까지 기록했다.
볼 점유율 58%(덴마크):42%(일본), 슈팅 수 19:15 등 덴마크가 많은 공격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유효슈팅은 7:10으로 오히려 일본이 더 많았다. 덴마크는 골 결정력 부재에 공격적인 전술로 인한 수비 불안으로 무너졌고, 일본은 전반부터 프리킥 두 방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을뿐더러 덴마크의 파상공세를 안정적인 수비로 잘 막아내며 대한민국과 더불어 첫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뤄냈다.
참고로, 덴마크는 이전에 진출한 월드컵 본선들에서는 한번도 16강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최초로 16강 진출에 실패하였다.
또한 이 경기로 인해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서 한 경기에 3골 넣고 승리를 거둔 팀이 되었다.
그리고 일본이 16강 진출에 성공하자 일본의 네티즌들은 당연히 "오카다는 명장이다!", "감독님 죄송합니다!", "혼다는 영웅이다!" 등을 외치며 상당히 기뻐하였고, 대한민국의 네티즌들도 일본을 많이들 축하해 주었다. 이틀 전 한국이 16강 진출을 이뤄냈기에 나올 수 있었던 훈훈한 반응이었다.
[1] 우승국 : 이집트... 인데 정작 월드컵은 알제리에 밀려 지역예선에서 광탈했다.[2] 2승 1무.[3] 사실 다른걸 떠나서 진흙탕 싸움의 승리다. 오카다 감독의 전술이 제대로 들어맞았다고 평가해야 할 듯. 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수비적인 운영을 한데다 경기중 9백, 10백 같은 극단적인 수비 운영을 하면서 카메룬의 공격을 봉쇄했다.[4] 하지만, 이 참새는 후반전에서 결국 카메룬의 수비수의 발에 밟혀 명을 달리했다는 슬픈 뒷이야기가 있다.[5] 그 탄탄한 수비로 일본에게는 왜 그 지경이… 네덜란드를 고전케 한 거 맞아?[6] 아마도 F조 결과를 본 이후 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조 1위를 굳히려는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파라과이보다는 슬로바키아가 훨씬 편한 상대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