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B조
1. 개요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조별 라운드의 진행 상황 중, 대한민국 대표팀이 속한 B조에 대해 정리하는 페이지.
이 조를 가리켜 '''본격 외화더비'''라고 하는 말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조에 있는 나라 모두 경제상태가 심각한 상태로 떨어져 구제금융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받을 예정에 있는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는 암울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현재는 그야말로 과거 대한민국의 IMF 사태는 저리 가라 수준으로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리고 이 조는 1994 FIFA 월드컵 미국/D조의 재림이다. 일단 당시 한 조였던 나라들 중에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가 16년만에 다시 한 조로 묶였고, 불가리아의 자리를 대한민국이 대신하였다.
2. 1경기 대한민국 2 vs 0 그리스
전반 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기성용의 프리킥을 이정수가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미드필드 싸움에서 대한민국이 그리스를 압도하며 전반 내내 한국에 유리한 경기가 진행되었다.
한국은 전반 내내 그리스를 슈팅 한 개로 틀어막은 뒤, 후반 7분 박지성이 상대 수비의 공을 가로채 돌파, 쐐기골을 넣었다. 그리스는 직후 공격적으로 나왔지만 한국 수비진과 정성룡의 선방에 막혔고, 오히려 한국이 날카로운 역습으로 흐름을 다시 빼앗았다. 결국 대한민국이 그리스를 2:0으로 꺾고 완승을 거뒀다.
경기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이 그리스를 압도했기에 스코어 뿐 아니라 경기력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스가 전성기에 보여주었던 '''밀집 수비/빠른 역습/공중권 장악'''을 대한민국이 구사했던 경기. 특히 수비의 경우 이영표, 차두리, 김정우, 조용형 등의 활약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덧붙여서 이 경기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최초로 승리를 거둔 나라라는 기록을 세웠다. 반면 그리스는 최초 패배... MOM은 쐐기골을 넣은 박지성으로. 골 자체도 혼자 만들어낸 멋진 골인데다 박주영의 1:1 찬스를 만들어준 환상적인 스루패스도 그의 작품. 또한 이 경기의 결과로 허정무 감독은 '''대한민국 월드컵 출전 역사상 승리를 기록한 첫 자국 출신 감독'''이란 타이틀을 가져가게 되었다.
참고로 이 경기는 배성재 SBS 캐스터의 A매치 중계 데뷔전인 동시에 배성재 - 차범근 콤비의 공식적인 첫 중계였다. 다만, 차범근 위원은 월드컵 직전에야 중계진에 합류하면서 아직 두 사람의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경기 끝나고 둘이서 침묵하는 장면도 나오고 박지성 인터뷰에 오디오가 안 나오는 등의 방송사고도 있었다.
그리스의 주장 코스타스 카추라니스는 경기 중 경기장의 잔디를 다시 심어줬는데, 이 모습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 장면에 폭소를 터뜨리면서도 '''그리스 잔디남''', '''지중해의 매너''' 등으로 칭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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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공격수 사마라스가 예수를 닮아서 위와 같은 짤도 나왔다. 여기서 차두리는 스님으로 묘사되었지만 실제론 개신교 신자이다. 예수로 묘사된 사마라스는 정교회 신자. 여담이지만 이 대회 이후 차두리와 사마라스는 같은 팀 동료가 되었다.
참고로, 그리스 한 베팅업체는 한국의 2:0 승리를 예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델포이 신전의 위엄. 하지만 진정한 예언가는 국내에 있었으니... 夢見
네이버에 아르헨티나 전까지 적중하여 화제를 모은 예언가가 존재했다. 이 정도면 무섭다. 한때 이 게시물은 성지순례로까지 이어졌으나, 뒤의 나이지리아전에서 '''김남일을 예상하지 못하고''' 아깝게 예언은 빗나가고 말았다. 현재는 성지폭파 상태. 또한 KBS 한준희 해설위원도 옐로우카드 6월 9일 방송분에서 '첫 골의 주인공은 이정수'라는 족집게 예언을 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참고로 이 경기 직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어느 나라에서 미칠 듯이 좋아했다고 한다. [1] .
여담으로, 이 경기 당시 프랑스쪽 해설을 맡은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이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알아보려고 찾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훗날 알아보고 가는 선수 '''인재'''를 데리고 '''가는데...'''
3. 2경기 아르헨티나 1 vs 0 나이지리아
전반 5분의 에인세의 득점을 끝까지 지켜낸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승리했다.
아르헨티나는 조직력이 다져지지 않아 개인 플레이로 일관하는 나이지리아를 맞아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들고 나왔다. 물론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한 역습은 약자의 발악 따위가 아니라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날아가는 핵펀치였다. 특히 공격수 한명이 나이지리아의 중원을 뚫어버린 순간 이렇게 공을 가진 사람 옆으로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이 거의 일렬로 서다시피하는 모습이 몇 차례 목격되었다.
유럽 리그팀의 정상급인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은 스스로가 집중 마크를 당할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일부러 천천히 움직이다가 필요할 때, 자신의 마크맨도 정신없게 되는 위험 상황이 올 때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술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10분 이후로는 조직력을 어느 정도 정비한 나이지리아가 2:1 패스로 잠시 맹공을 퍼붓기도 했지만, 이내 아르헨티나에게 주도권을 넘거줬다.
후반 중반 이후로는 메시가 이과인, 가브리엘 밀리토 등과 2:1 패스로 공간 침투를 노렸지만, 골키퍼 엔예아마의 선방과 결정력 부족, 자블라니의 탄력 문제로 점수를 더 벌리지는 못했다.
나이지리아 골키퍼 엔예아마는 이날 경기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온 몸을 던진 선방쇼로 최대 5:0이 될 수 있었던 점수차가 커질 수 있었던 것을 1:0으로 끝내 야신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6월 16일, FIFA의 공식 발표에 의하면 아르헨티나의 득점은 오심으로 인해 인정된 거라고 한다. 알고 보니 에인세를 막으려던 오바시를 아르헨티나 수비수가 양 손으로 붙잡은 반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2] 이 소식이 나온 후 한국 내에선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좀 더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4. 3경기 아르헨티나 4 vs 1 대한민국
그리스전 승리의 영향과 마라도나 감독과 허정무 감독의 악연 등 때문에 경기 시작 며칠 전부터 양 측은 신경전이 심했다. 분위기로 보자면 한국 언론은 아르헨티나를 이기는 게 꿈은 아니라며 부풀렸고, 아르헨티나 언론은 한국 축구를 비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난을 했다. 다만, 한국 축구 팬들은 펠레의 저주를 염려하기도 하고[3] 아르헨티나가 워낙 축구 강국인지라 대다수가 아주 잘 하면 비기거나 1~2점 차로 질 거라고 예상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지역 예선이 워낙 시원치 않았고 마라도나 감독의 지도력도 신통치 않아 3점차 대승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전 경기 역시 그렇게 우수하진 않았고.
리오넬 메시 한 명만 막으면 혹시 기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르헨티나는 경기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전반 1분에는 앙헬 디마리아가 단독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2분 뒤에는 카를로스 테베스가 2:1 패스로 한국 수비진을 공략했다. 아르헨티나의 중원이 두터운 상황에서 한국은 측면으로 경기를 풀어보려 했지만 아르헨티나의 풀백 호나스 구티에레스와 가브리엘 에인세는 견고했다. 그리고 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메시가 왼발로 감아올린 프리킥이 수비에 가담했던 박주영의 오른발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서 기록상으로 박주영의 자책골이 되었다.
분명 아르헨티나는 지역예선에서 그저 그런 파라과이에게도 덜미를 잡힐 정도로 아르헨티나 치고는 실력이 시원찮은 팀이었다. 한국은 이게 아르헨티나를 이길 유일한 기회였고, 정신만 잘 차렸으면 아르헨티나와 이길 수도 있었고 못해도 비길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리오넬 메시라는 엄청난 전력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말았다.
아르헨티나는 이후로도 한국의 좌우 측면, 특히 이청용과 오범석이 포진한 오른쪽을 문자 그대로 도륙내며 공격을 퍼부었고, 한국은 정성룡의 선방으로 간신히 버텨갔다. 여기서 선수들이 마치 2002년 월드컵 마냥 각자 위치를 잡고 그 위치에 맞는 행동을 했더라면 좋았지만, 이 경기에서의 한국 선수들은 메시에 대한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결국 전반 33분, 아르헨티나의 추가골이 터졌다. 메시의 패스를 받은 막시 로드리게스가 오른발 크로스를 날렸고, 니콜라스 부르디소가 백헤딩으로 연결한 것을 곤살로 이과인이 헤딩으로 마무리 지은 것이다.
좀처럼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행운의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46분, 이청용이 중앙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의 트래핑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챈 다음 오른발 아웃프런트 슈팅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를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가 막지 못해서 골인이 되었다[4] . 사실 로메로의 선방 능력은 도마에 자주 오를 정도로 논란이 되고 있었다.
사실 여기서 한국은 후반 운영에 대해서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 이전에 나이지리아가 0:1로 진 반면, 한국은 1:2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다득점 우선 방식인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나이지리아보다 유리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리스를 2:0으로 이겨놓은 한국은 사실 여기서 지고 있음에도 텐백으로 잠글 수도 있었다. 사실 16강 계산으로는 그게 더 합리적이었다. 즉, 템포를 올려서 1점을 따라잡으러 가느냐 현재 점수차를 지키기 위해 잠그느냐를 선택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한국은 1점을 찾으러 가는 방향을 택했다. 사실 잠그기로 결심했어도 2:1로 끝났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공격은 못하고 라인만 내리고 박혀 있다가 망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거기다 대한민국은 이란이나 북한처럼 텐백 수비에 능한 팀도 아니였다.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었다. 후반 초반 몇 차례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 25분까지 주도권을 쥐고 상당히 공격적으로 움직이며 아르헨티나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수비진은 견고했다. 후반 12분 역습 상황에서 이청용의 절묘한 패스를 잡은 염기훈이 박스 안 오른쪽 지점에서 슈팅 기회를 잡으며 동점기회를 맞았지만, 옆 그물을 때리는데 그쳤다. 동점을 잡기 위해 템포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던 한국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체력 한계가 오기 시작했고 무너져 내렸다.
위기를 넘긴 아르헨티나는 세르히오 아궤로를 투입하며 지공에서 속공으로 전환한 뒤 공격을 위해 위로 올라와 있던 한국의 수비라인을 작정하고 갈아 엎기 시작했고, 그 효과는 바로 드러났다. 후반 31분 아궤로와 메시의 절묘한 콤비 플레이에 한국 수비진은 그대로 뒷공간을 허용하며 무너져 내렸다. 정성룡은 메시의 첫 번째 슈팅을 막아냈지만 두 번째 슈팅에 이은 이과인의 쇄도는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후반 35분에는 메시의 절묘한 로빙패스를 받은 아궤로가 오른발로 띄운 것을 이과인이 헤딩으로 마무리 지으며 월드컵 첫 해트트릭과 함께 팀의 4번째 골을 기록했다.
멋모르는 한국인들에게 막장 감독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경기 내내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원숙한 경기 운영으로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었고 자신이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지도자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고, 아르헨티나가 잘해서가 아니라 한국이 못해서 패한 거다. 실제로 이후 한국과 나이지리아가 2:2로 비겼음을 생각해본다면 같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메시같은 거 신경도 안 쓴 나이지리아가 고작 0-1로 패한 것과 비교해[5] 한국은 메시 하나에 무서워서 벌벌 떨었던 탓에 1-4라는 스코어로 패했다.
아르헨티나가 넣은 3번째 골은 오프사이드인데 인정된, 즉 오심이었단 의견이 있었으나 현역 심판 등 관계자들 상당수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오심 논란이 한국 네티즌에게 알려졌을 땐 4번째 골이 들어간 이후였기에 한국에서 이 경기를 보고 있던 한국 축구 팬들은 이미 경기를 포기해 있던 시점이라 그게 그거라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6월 25일, 아르헨티나전 부심은 뒤늦게 자신의 오심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걸 빼도 어차피 1-3으로 아르헨티나가 완승을 거둔 상황이었으니 의미도 없고, 또한 축구에서 오심은 이미 집행이 됐으면 그냥 유효한 걸로 처리되고 해당 오심을 한 심판만 징계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책골 넣은 박주영을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마냥 역적 취급하였으나, 축구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들은 이 날 경기의 패배의 주역이 박주영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였다. 원톱 세워놓고 미드필더에서 패스라고는 안 올라오는 상황에서... 박주영 본인도 제 페이스가 아니긴 했지만, 자책골을 넣었단 이유만으로 박주영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 박지성 역시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어도 어떻게 해 볼 수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박주영을 변호해줬다. 하지만 그 자책골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나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기에 책임을 회피할 수도 없는 노릇. 부진한 염기훈이야 대체할 공격 자원이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지만, 차두리 대신 오범석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후반부에 기성용을 뺀 허정무 감독의 용병술은 꽤나 많은 논란을 낳았다. 또한, 김남일의 미숙한 볼 키핑과 수많은 패스미스는 결국 아르헨티나에게 완벽한 찬스를 내주고 말았다.
물론 제대로 했어도 어차피 패배할 수밖에 없는 경기이기는 했다. '''리오넬 메시를 견제하기도 힘든 판에 박지성을 능가하는 선수가 수 명이나 더 존재하는 팀을 상대로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오범석의 투입이라는 실수 및 전술적 미스로 인해 주지 않아도 될 골을 몇 골 더 내준 것은 상대인 아르헨티나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상기했듯 동점을 만들러 템포를 끌어올린 허정무의 선택은 세계적인 팀으로 정면승부를 걸어본 것이었으나 결과는 무참한 패배였다. 만일 염기훈의 그 슛이 들어가 동점이 됐더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나 결과적으로는 대실패가 되고 말았다. 다만 결과는 실패이긴 했지만 2002년을 제외하고 강팀을 만날 시 잠그고 역습이 패턴이었던 한국이 강팀을 상대로 20분여 주도권을 쥐고 맹공을 퍼부었던 것은 의미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강팀 상대로 비정상적인,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하는 것은 딱히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팀이 그런 운영을 택한다. '''그런데 그런 운영을 안하고 정면승부를 걸고 승부수가 25분까지는 맞아떨어졌다는 건 한국 축구의 수준이 그정도까지 올라갔다는 걸 증명하는 장면이었고, 이후 우루과이와의 선전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그 결과로 골득실에서 -3의 페널티를 얻으며 경쟁 상대인 나이지리아에 비해 16강 전망이 어두워졌다.
여담으로 이 경기로 인해 오범석과 염기훈은 '오염' 라인이란 불명예스런 별명을 갖게 되었다.
5. 4경기 그리스 2 vs 1 나이지리아
1패씩을 얻은 팀끼리의 경기. 양팀 모두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대폭 높아지기 때문에 전력투구로 경기에 임한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진 한국으로선 이 경기가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를 크게 좌우하게 되었기에 한국으로선 중요하게 지켜봐야할 경기였다. 이런 탓에 '''일방적으로 그리스를 응원하는 SBS 해설진의 편파해설이 돋보였다.'''
서로 공수를 주고받다 전반 15분. 나이지리아의 우체가 왼쪽에서 프리킥으로 찬 공이 수비벽을 넘어 골대를 향하는데, 그리스 골키퍼 초르바스가 방향을 잘못 잡는 바람에 그대로 골문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후 그리스가 지속적으로 밀리면서 패색이 짙어갔다. 하지만 전반 32분, 나이지리아의 사니 카이타가 그리스의 토로시디스의 허벅지를 발로 차면서 퇴장을 당하는 반전이 일어난다. 행운을 잡은 그리스는 전반 43분 살핀지디스가 페널티 오른쪽 밖에서 때린 강한 슛이 나이지리아 수비의 발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동점골을 성공시킨다. 이 골은 그리스의 월드컵 역사상 첫 골.
후반전은 전반과는 입장이 바뀌어 그리스가 강한 공세, 나이지리아가 수세에 놓이게 된다. 전반 13분 1:1 찬스를 얻은 게카스의 슛이 옌예아마의 슈퍼세이브에 막힌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나이리지아의 역습에선 반대로 나이지리아의 야쿠부가 1:1 찬스에서 슈팅을 했으나 골키퍼 초르바스의 손에 막혔고, 이것이 오바시에게 연결되었으나 허망하게 골문을 벗어났다.[7] 후반 22분, 사마라스의 회심의 헤딩을 옌예아마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막으면서 그리스는 기회를 또 날리게 된다. 후반 26분, 그리스의 코너킥에서 사마라스와 나이지리아 수비가 공중볼 경합을 하다 머리를 부딪혀 쓰러졌다. 그러나 그 순간 치올리스의 중거리슛이 골키퍼 엔에야마의 손에 맞고 나왔고 이것을 토로시디스가 밀어넣으며 역전. 이후 나이지리아의 에치에칠레가 근육부상으로 아웃. 남은 시간 동안 서로 공격을 주고 받다가 결국 경기가 종료. 이로서 그리스는 월드컵 첫 골, 첫 승점, 첫 승리, 대회 첫 역전승을 이루게 된다.
아르헨티나 전에서 맹활약했던 나이지리아의 수문장 빈센트 엔에야마는 이날 경기에서도 눈부신 슈퍼세이브를 연달아 선보이며 대활약, 두 경기 연속으로 MOM에 선정되었으나 팀을 패배에서 구하지는 못했다. 23일에 나이지리아를 상대하는 한국 입장에선 이 엔예아마를 어떻게 공략하는가가 가장 큰 숙제가 될 듯 하다.
그리스의 최종전 상대는 아르헨티나인데 아르헨티나가 그리스에 승리할 경우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한다. 한국 입장에선 나이지리아전에서 최대한 선전한 후 '''아르헨티나의 건승을 기원해야 할 상황'''이었다.[8]
한편, 나이지리아는 이 패배로 인하여 아르헨티나는 그리스를 잡고, 본인들은 대한민국을 잡아야만 16강 진출의 일말의 희망이 보이는 상황에 놓였다.
6. 5경기-1 그리스 0 vs 2 아르헨티나
마라도나를 개호구로 아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던 경기. 그리스는 아르헨티나 상대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탓인지 그리스 오토 레하겔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수를 대거 배치하여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구사하며 비기기 작전으로 나섰다.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9] 아르헨티나 또한 카를로스 테베즈와 한국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곤살로 이과인을 빼며 16강 경기에 대비하여 힘을 비축하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45분 동안 그리스의 철벽수비를 뚫지 못하다가,후반 32분 앙헬 디마리아의 코너킥을 데미첼리스가 헤딩슛을 시도하다가 팀 동료 디에고 밀리토의 몸에 맞고 나온 것을 데미첼리스가 다시 슛을 시도하여 골문에 넣음으로써 0의 균형을 깼다. 위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걸려 있던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만세를 불렀다 카더라.
이후 후반 44분 마르틴 팔레르모가 한 골을 넣어 2:0으로 경기 종료,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7. 5경기-2 나이지리아 2 vs 2 대한민국
아르헨티나가 2승으로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나이지리아가 그리스에 진 덕분에 한국은 그래도 16강 고지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한국 1승 1패 3득 4실 -1, 그리스 1승 1패 2득 3실 -1인 상황이라 한국은 다득점에서도 승자승에서도 모두 그리스보다 유리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가 최소 그리스에 지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나이지리아와 무재배만 해도 16강 진출에 많이 유리해지는 상황이었다. 특히 득점을 하면서 비기면 더더욱 유리해지는 상황. 그러나 나이지리아도 많이 불리하지만, 한국을 이기기만 하면 16강 진출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서(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기면 세팀이 1승2패로 동률이 되고 골득실을 따지게 되는 구도) 사력을 다해 큰 점수차로 한국을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었다.[10]
전체적인 경기내용은 막장 대 막장. 나이지리아는 여전히 혈기를 자제하지 못하며 위험지역에서 계속 파울을 내주면서 득점의 빌미를 만들어 주었다. '''게다가 나이지리아의 공격진들은 넣으라는 골은 넣지 않고 선방만 하였다'''. 한국 또한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많은 팀들이 구사하는 블록을 형성하는 방어라인이 계속 무너졌다. 왜냐 하면 미들이나 수비수들이 동네축구하는 것 마냥 선수를 안 보고 무조건 공에만 돌진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서는 (아르헨티나가 그리스에게 질 가능성이 낮으므로) 나이지리아에게 최소한 무승부를 하거나 이겨야만 16강 진출이 가능했기에 온 국민들이 기대하며 경기를 보고있던 전반 12분, 당시 나이지리아 선수가 자기편 선수에게 패스한 공만 보고 있던 차두리는 자신의 뒤쪽에서 우체 선수가 오고 있는 걸 보지 못했고, 이는 우체가 전반 12분만에 선제골[11] 을 넣는 기회를 주고 말았다. 이는 몇몇 네티즌들이 지적하던 차두리의 수비력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12][13]
전반 38분, 이정수가 그리스전 선제골과 마찬가지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기성용의 프리킥을 발로 넣어 동점에 성공했다. 라이브로 봤을 때는 자세가 매우 애매해 머리로 넣은건지 발로 넣은건지 몰라서 헤발슛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골넣기 전에 인사한다고 동방예의지국 슛 등 여러 이름이 붙었다.
후반 4분에 박주영이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아르헨티나전 자책골의 아픔을 씻어내는 멋진 골. 대회 내내 선방쇼를 펼치던 나이지리아 키퍼 엔예아마도 꼼짝 못하는 훌륭한 슛팅.
그러나 수비 강화를 위해 후반 교체 출전한 김남일이 페널티 에이리어에서 멀리 걷어내면 끝인데, 굳이 볼을 간수해보려다가 공을 빼았겼고, 급한 나머지 불필요한 걷어차기를 하는 바람에 나이지리아에게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그래서 동점골을 헌납.[14] 이에 분개한 악플러들은 그의 아내인 김보민 아나운서의 미니홈피를 공격하는 일도 일어났다. 판정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서 보면, 위험지역에서 공을 빼았기자 마자 어떻게 해보려다가 황당한 종아리 걷어차기 모양새가 나왔으니 경고와 PK면 족하다는 평. 판정이 약하다는 입장에서 보면 어찌되었건 뒤에서 발로 찬 거니 레드카드가 나와도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
그런데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다음 어느 '''순수하게 응원하는 예쁘신 분'''이 카메라에 잡혀 길거리 응원에 나와서 노출로 주목받는 준 연예인, 연예인 지망생들과 비교가 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
이후 나이지리아 공격수에게 번번히 수비진이 뚫리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어 후반 인저리 타임까지도 손에 땀을 쥐게 하였다. 이 상황에서 한 골이라도 더 먹힌다면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게 대패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과 나이지리아가 1승 2패 동률이 되며, 골득실을 봤을 때 대한민국은 -2, 나이지리아는 -1이 되므로 코 앞에서 16강 티켓을 놓치는 역대급 원통함을 겪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 와중에 나온 오바페미 마틴스의 완벽한 1대1 찬스와 '''야쿠부의 니가가라 16강 슛'''은 한국으로선 아찔한 장면이었다.[15][16] 대한민국 입장에선 다행히도 양팀 모두 더이상의 득점 없이 후반 종료하면서 '''한국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역대 월드컵 기준으로는 2번째 조별 리그 통과이며, 원정 월드컵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여담으로 이 시합은 23일 수요일, 한국 시간으로 새벽 3시 30분에 시작하고 새벽 5시 20분쯤 끝나기에, 한국에서 이 경기를 시청한 사람들은 사정이 다양했다. 밤 샌 사람, 초저녁에 미리 잔 사람 등...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시간이니 생방송으로 보려 할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아르헨티나 전과 그리스 전보다 적긴 했어도 여전히 거리 응원하는 사람 수는 많았다(수치에 따르면 서울에서만 28만명)고 한다(…). 덧붙여, 그리스 vs 아르헨티나 경기의 결과도 중요한지라, 이 경기와 같은 시간에 그리스 vs 아르헨티나 경기도 시작하므로 두 경기를 번갈아 가면서 본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17]
여담으로 나이지리아는 2002년 월드컵 때와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한 후 2차전에서 유럽팀(2002 스웨덴)에 1:0으로 앞서고 있다가 1:2로 역전패를 당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면서 1무 2패로 조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2002년 마지막 경기인 잉글랜드전에서는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그때는 스웨덴전 패배와 동시에 탈락이 확정되었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2차전 패배와 동시에 탈락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결과는 이번에도 1무 2패로 광탈.
[1] 참고로, 그리스와 터키는 원수사이이다. 대한민국과 일본과 같은 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2] 참고.[3]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끝난 후, 펠레는 마라도나를 맹비난했다.[4] 이 골은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기록한 유일한 실점'''이다. 이젠 지난 일이긴 하지만, 만일 이 이청용의 골조차도 없었더라면 한국은 골득실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16강행이 말 그대로 절망적이었다.[5] 심지어 이 한 골도 아르헨티나 공격수의 반칙을 주심이 무시해서 나온 골이었다.[6] 8년 전 2002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 vs 폴란드 경기 주심을 맡았던 인물이다.[7] 골대가 비어있었는데 빗나갔다(...).[8] 그래도 2006년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었다. 2006년에는 스위스전을 앞두고 우리는 무조건 스위스를 이기고 반대편 경기에서는 토고가 프랑스를 이겨주기를 바래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9] 사실 엄밀히 말하면 확정은 아니었지만, 그 조건이라는 게 최소한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3:0으로,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3:0으로 이긴다. 그리고 이 두가지가 동시에 발생해야 한다.'''였기 때문에 사실상 확정이나 다름없었다.[10] 4년전과 비슷한 양상이지만 그때는 토고가 프랑스를 이겨주길 바라는 무리수급이었고, 이때는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겨주길 바라는 가능성있는 일이어서 기대가 있었다.[11] 크로스 후 슛하면 들어가는 말 그대로 정석적인 피파골.[12] 골 먹혔을 때 차범근 위원의 멘트.[13] 이 때 상황을 설명하는 차범근 위원의 말투가 누가 들어도 아들의 실수에 안타까워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지는 말투였다.[14] 한국의 월드컵 본선 사상 첫 페널티킥 실점이다. [15] 야쿠부의 이 슈팅은 2018년 골닷컴에서 선정한 월드컵 사상 가장 상징적인 실수 10에서 6위를, 442가 선정한 최악의 실수 11에서 '''1위'''를 차지했다.[16] 참고로 이 슛 자체가 오프사이드였다. 만약 슛을 성공했다 하더라도 주심이 바로 앞에서 보고 있었기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될 가능성이 높았다.[17] 1986년 대회 이후부터 승부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조별리그 3차전은 무조건 두 경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그래서 SBS는 지상파 채널로는 대한민국 VS 나이지리아를 중계하고, SBS 스포츠(케이블 방송)로는 그리스 VS 아르헨티나를 중계했다. 사실 지상파의 경우 중계할 때 자막으로 그리스 VS 아르헨티나 중계를 간단히 하고 있었기에, 굳이 그리스 VS 아르헨티나 경기를 굳이 챙겨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상황은 얼추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