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FIFA 월드컵 브라질/B조
1. 개요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의 조별 라운드의 진행 상황 중, B조에 대해 정리하는 페이지.
2. 1경기 스페인 1 vs 5 네덜란드
이 부분의 본문은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스페인 vs 네덜란드 문서에 있다.
3. 2경기 칠레 3 vs 1 호주
전북 현대의 주전 센터백인 알렉스 윌킨슨이 선발 출장한다는 점에서 K리그 팬들에게 주목받은 경기. 윌킨슨은 이 경기에서 칠레의 득점이나 다름없는 슈팅을 골라인 근처에서 슬라이딩해서 걷어내어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 혼전 상황의 판정을 새로 도입한 골라인 판독 기술로 처리했는데 이는 월드컵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칠레는 특유의 강력한 압박과 공격력으로 초반부터 호주를 밀어붙였으며, 아르투로 비달의 무릎부상으로 여파로 스쿼드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호르헤 삼파올리 칠레 감독은 비달의 호전 정도를 감안해 선발 출장시켰다. 여기에 또 다른 에이스 산체스까지 업은 칠레는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디비아·산체스 등을 전방에 내세운 4-3-3 시스템을 들고 나왔고, 2선엔 비달·마르셀로 디아스·차를레스 아란기스가 올라 공격의 활발함을 더했다. 이에 반해 호주는 토미 오어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마크 브레시아노·케이힐·마일 제디낙이 뒤를 받치는 스쿼드로 칠레를 상대했다.
특히 전반 초반은 칠레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칠레의 아란기스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측면서 중앙으로 올린 크로스를 에두아르도 바르가스가 헤딩으로 받았고, 이후 산체스가 오른발로 마무리를 지음으로써 선취골이 터졌다. 칠레의 공격력은 2분 뒤인 전반 14분에도 화려하게 빛났다. 이번에도 칠레 공격 중심엔 산체스가 있었다. 산체스가 호주 진영으로 파고들자 호주 수비수들은 일제히 산체스에게 시선이 쏠리며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틈을 타 발디비아가 전방으로 쇄도한 것을 산체스가 확인한 후 여유있게 패스를 내줬고, 볼을 건네받은 발디비아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해 칠레에 두 번째 골을 안겼다.
경기 시작부터 일방적으로 밀리던 호주가 기회를 잡은 것은 전반 30여 분 쯤이였다. 이때 호주는 차츰 수비 라인과 공격 라인의 간격을 제대로 맞추기 시작하더니 토미 오어와 팀 케이힐 등이 그간 볼 수 없었던 슈팅을 시도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이런 변화는 전반 35분 케이힐의 만회골로 결실을 맺었다. 케이힐은 높은 서전트 점프 능력을 이용해 머리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서 만회골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찾은 호주는 후반전에 들어 안정된 수비와 강력한 압박을 통해 칠레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호주는 브레시아노·케이힐 등을 중심으로 볼 점유율을 높였고, 전반전서 문제가 됐던 수비 호흡을 알맞게 맞추면서 칠레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후반 15분에는 윌킨슨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상태였던 칠레의 슈팅볼을 극적으로 걷어차는 수비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부터 골라인 판독 기술에 의하면 공이 골라인을 넘었을 경우 골라인을 넘었다는 신호가 심판이 착용한 전자기기에 수신되는데 골라인을 넘기 전 걷혀서 신호가 전달되지 않아 심판이 노골로 판단하고 경기를 계속 진행시켰고, 판독 영상에서도 역시 노골임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칠레의 손을 들어주었다. 칠레는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장 보세쥬르가 후반 추가 시간에 성공한 강력한 왼발 땅볼 슈팅에 힘입어 승리를 확정지었다.
[image]
[image]
여담으로, 이날 경기 전 행사에서 호주의 미드필더 마크 브레시아노가 자신의 에스코트 키즈로 나온 목발을 짚은 소년의 신발끈이 느슨한 것을 보고 직접 고쳐매주는 장면이 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되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브레시아노는 이 일에 대해 '''"아이가 약간 느리게 걷기에 보니 신발끈이 풀려 있었다. 어느 부모라도 당연히 했을 일을 한 것 뿐이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4. 3경기 호주 2 vs 3 네덜란드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결장
네덜란드는 지난 경기와 똑같은 선수진, 똑같은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런 구성으로 스페인을 이긴 전적이 있는 만큼 호주 정도는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1승을 더 보태 승점 6점을 얻어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짓고 싶은 네덜란드 못지않게, 1패 뒤에 반드시 1승을 거둬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고 싶었던 호주 역시 '''총력전'''으로 나섰고, 결국 두 팀은 피차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밀고 밀리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호주는 공격 1선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네덜란드를 옥죄며 빌드업을 방해했고 네덜란드는 최전방의 반 페르시와 로벤 두 사람의 스피드를 살리지 못하고 계속 공격 타이밍을 놓친다. 오히려 순간적인 역습으로 치고 나가는 속도만큼은 호주가 더 빨랐다.
많은 팬들이 네덜란드의 화끈한 화력전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전반 20분까지 네덜란드는 전형적인 경기가 말리는 양상으로 흘렀으나, 단 한번 허점을 노린 로벤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와 슈팅을 성공, 드디어 네덜란드가 예열을 끝내고 공격에 불을 붙인다 싶었다. 하지만 로벤의 골이 터진 지 1분만에, 네덜란드 문전을 노린 롱패스를 케이힐이 월드컵 역대급 골이라는 찬사까지 듣게되는 논스톱 발리 동점골을 작렬, 이후 호주는 사기충천해서 우세한 볼 점유율과 매서운 공격을 보이며 승부의 양상은 오리무중으로 흐른다.
이후 후반 8분, 얀마트의 핸들링 파울을 통해 호주가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제디낙이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면서 네덜란드에게 2:1로 역전한다. 그러나 불과 4분만에 반 페르시가 호주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붕괴시키며 동점골을 작렬, 또 다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렇듯 한쪽이 넣으면 한쪽이 곧바로 따라잡는 숨막히는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후반 21분에 양팀의 운명은 극적으로 갈린다. 호주는 네덜란드의 골문 앞에서 수비수의 공을 뺏았고, 골키퍼와 1:1 대치 상황이 된 토미 오어가 반대편에서 대기하고 있던 매슈 레키에게 공을 넘겨준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서 강력하게 날아온 크로스에 제대로 반응하기는 힘들었고, 레키는 넘어지면서 어떻게든 가슴으로 슛을 쏘았으나 골키퍼에게 막히고 결정적 찬스를 놓치게 된다. 그리고 이 기회를 잡아 네덜란드가 바로 역습을 하게 된 상황에서, 데파이가 중거리에서 날린 슛이 엄청난 궤적을 보여주며 골키퍼의 손을 살짝 스치고 골문으로 들어가 네덜란드는 3번째 골을 뽑아내게 된다. 글자 그대로 한순간에 운명이 갈린 상황이었다.
이후 호주는 후반 노장 마크 브레시아노와 팀 케이힐을 빼고 젊은 공격수들을 넣어 활력을 불어넣었는데 아쉽게도 문전 근처에서 줄곳 기회를 만드는 듯 했지만 마무리에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추가 득점을 얻는 데 실패한다. 결국 네덜란드의 3번째 골을 따라잡지 못하고 아쉽게 패배하고 만다. 비록 패했지만 호주의 경기 내용 자체는 매우 훌륭했고, 강적을 만나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투지 또한 돋보였다.
한편 승리를 차지하긴 했지만 네덜란드로서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혼쭐이 난 셈이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메인 스트라이커인 반 페르시가 경고 누적으로 칠레와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 또 주요 수비수 중 한명인 인디가 부상으로 다음 경기 출전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자칫 조2위로 결승에 진출하면 브라질과 만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칠레와의 경기에서 져서는 안 되는 만큼, 네덜란드로서는 이겼지만 씁쓸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16강 티켓은 확정된 것이기 때문에 이 점 만큼은 고무적이다.
한편 호주도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팀의 버팀목인 케이힐이 경고 누적으로 스페인과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상 이 경기를 짐으로써 경우의 수를 철저히 따져야되는 경우[3] 가 왔는데, 문제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스페인이 져버려 16강 진출 경우의 수가 완전히 사라져 스페인과의 경기가 실질적인 호주의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가 되는데, 이 경기에 케이힐은 출전할 수 없는 데다가 나이가 나이인지라 사실상 다음 월드컵부터는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이번 경기가 그의 마지막 월드컵 출전 경기가 되는 셈이다. 그래도 마지막 대회를 극찬을 받을 정도의 멋진 투혼과 아름다운 골로 장식했기에 충분히 가치있었던 경기였다.
당초 호주는 죽음의 조에 끼인 희생양이라며 호주 국민들조차도(…) 포기라고 할 정도로 기대를 받지 못하였으나 그럼에도 선수들의 놀라운 투지와 빛나는 실력으로 대회 내내 좋은 경기력과 명승부를 선사하여 전세계 축구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비록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의 선전을 보여주었다는 것 만으로도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7개월 후면 홈에서 아시안컵을 개최하므로,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호주의 선전은 호주의 다음 행보를 충분히 기대하게끔 만들었고,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모습을 보인 호주에게서 배우고 긴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에 벌어진 충격과 공포의 관광쇼로 인해 이 경기는 더욱 빛나게 되었다(…).
5. 4경기 스페인 0 vs 2 칠레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부상
[image]
[image]
[image]
이 경기 한 장 요약: '''아디오스 에스파냐(ADIOS SPANA )'''[4]
참고로, 이 아저씨는 나중에 16강전 브라질 VS 칠레 경기에서 아디오스 칠레(ADIOS CHILE)를, 16강전 콜롬비아 VS 우루과이 경기에서는 아디오스 우루과이(ADIOS URUGUAY)를 보여주게 된다.
최강의 우승후보였던 스페인이 졸지에 최강의 '''웃음'''후보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티키타카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가 이젠 티키타카조차 제대로 실행 못하고 비슷한 유형의 팀에게 떡이 되도록 발렸다는 점에서 이건 더 할 나위 없는 몰락이다. 심지어 경기를 보면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눈에 띌 만큼 스페인 선수들은 서로 섞이지 못 하고 따로 노는 분위기였다. 네덜란드전에서 파괴된 멘탈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던 것인지, 단점을 보완하기는 커녕 새로운 단점까지 들고 나온 병맛 축구를 선보였다. 인터넷에선 사실 진정한 꿀조는 (네덜란드와 칠레 입장에서) B조 아니었느냐며 혀를 차는 중.
카시야스는 카성룡에서 다시 카시야스로 돌아왔다. '''카성룡이라는 별명조차 과분했기 때문에.'''[5]
스페인은 이 경기의 패배로 인하여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탈리아에 이어 전년도 우승국이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는 징크스를 맛보게 되었다. 스페인은 이 경기에서도 칠레를 상대로 볼 점유율, 패스 성공률, 슈팅 수, 유효슈팅 수 등등 데이터에서는 모두 앞서는 아름다운 축구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0:2 완패. 축구는 '''어쨌든 골을 넣는 팀이 이긴다'''는 당연한 이치만을 각인시키며 광탈하고 말았다. 특히 압권이던 장면이 후반전 초중반 칠레 페널티 에이리어 주변에서 쏘라는 슈팅은 안 쏘고 열심히 패스만 하다가 공을 내주는 장면들이었다. 티키타카의 정의에는 부합하지만 '''주객전도'''가 벌어진 셈이었다. 티키타카의 목적은 '''패스를 통한 골'''이지만 정작 종주국이던 스페인은 '''패스 그 자체가 티키타카의 목적'''이 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 결과는 윗 짤방대로.
이를 두고 KBS 이용수 해설위원은 '''"슈팅은 언제 하나요? 계속 패스를 위한 패스만 하면..."'''이라면서 스페인 축구의 주객전도를 깠다. 게다가 이후 경기 종료 몇 분을 남겨두고 이니에스타가 날린 중거리슛을 보고는 '''진작에 저렇게 쐈어야죠!!!'''라며 아주 간만에(?)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무엇보다도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경기로 인해 스페인이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1라운드에서 단 2경기만에 조기 탈락한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불명예까지 썼다는 점이다.[6][7]
그리고 칠레는 후반 중반쯤 되어 가면서부터 슬슬 침대축구 모드를 발동해서 침대축구가 중동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8]
경기 직전, 표를 구하지 못한 백여명의 칠레 팬들은 미디어 센터 입구를 뚫고서 미디어 센터에 침입을 시도했다. 경기장에 들어가려는 이들의 시도는 모조리 경찰에 잡힘으로써 실패했지만,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경기장에는 마치 칠레의 홈인 것처럼 칠레의 붉은 물결로 가득했고, 가사가 없는 스페인의 국가와 대비되어 선수와 관중들이 하나되어 우렁차게 외치는 칠레의 국가 합창은 압도적이기까지 했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팬들에 의해 입구가 뚫렸다는 점에서 보안 우려도 늘어났다.
SBS가 선곡한 이 경기의 엔딩 BGM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
여담으로 스페인과 칠레는 64년 전 월드컵 1라운드에서도 만났었다. 경기장도 이 때와 같은 마라카낭. 그 때는 스페인이 2:0으로 이겼지만 64년 후 똑같은 스코어로 돌려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실망스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주간지 AS는
"용서를 구하지 마세요"
"우린 이미 당신들에게 많은 빚을 졌습니다"
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1면으로 내놓으며 실망스러운 결과에 따른 비판보다 그동안 08유로-10월드컵-12유로의 3개 메이저 대회를 연속우승이라는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달성한 자국 대표팀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의 탈락이 확정된 후 위 3개 대회에서 우승의 주역이었던 사비 알론소는 스페인의 라디오 채널 '카데나 세르'와의 인터뷰에서 직전 국가대항전들에서 우승한 스페인 팀은 정신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이기려고 하는 절실함도 없었다고 말했다.
스페인 기사는 이쪽
위의 AS와 의견이 같은 팬들과 선수들은 당연히 알론소의 이 말을 크게 비난하였지만(팀 동료 산티 카소를라의 인터뷰) 수많은 영광을 누린 팀의 고참이 할 수 있는 묵직한 자기반성 겸 조언인 셈.
한편, 이 소식에 북한도 충격에 빠져있다고 한다. 기사 참고로 북한은 이 대회의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에 밀려 광탈했으나 세계적 축제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주요 경기를 녹화 중계하고 있다.
여담으로 이 주심, 마크 가이거는 '''4년 후에도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눈 앞에서 목격하게 되는 심판진(그것도 주심)이된다. 공교롭게도 디펜딩 챔피언의 32강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하는 경기의 주심을 맡고, 거기에 스코어도 2:0으로 디펜딩 챔피언의 패배이니''' 아주 재미있는 우연이다.
6. 5경기-1 호주 0 vs 3 스페인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출전정지
- ●: 결장
참고로 스페인은 이 경기에서 비겨도 역대 디펜딩 챔피언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팀(…)이 된다.[10] 심지어 이 경기에서 질 경우, 최초로 디펜딩 챔피언의 조별리그 '''3패''' 광탈이라는 대굴욕을 당하게 된다. 스페인으로서는 사실상 이겨도 본전이고 지면 영혼까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기. 만약 스페인이 여기서 대패를 한다면 경우에 따라 최종 순위 '''32위'''를 찍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주로서는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매 경기 골을 넣어온 팀 케이힐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경기가 어떻게 종료되든지 간에, 호주 대표팀은 선전했다는 자부심을 안고서 고국으로, 스페인 대표팀은 박살난 스페인 왕조의 자존심을 끌어안고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만약 이 경기에서 호주가 이긴다면 호주는 유종의 미(美)를, 스페인은 유종의 추(醜)를 거두게 된다. 그아먈로 극과 극.
한편 델 보스케 감독은 그동안 티키타카에 적응하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디에구 코스타와, 이번 대회 들어 유난히 부진한 모습을 많이 보인 이케르 카시야스를 빼고, 다비드 비야를 비롯하여 벤치에만 있던 멤버들을 이번 경기에 출격시키기로 하였고 , 결국 스페인이 3:0으로 호주를 압살함 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다.
[image]
[11]
특히 코스타에게 기회를 빼앗겨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설움을 덜듯이 비야는 환상적인 힐킥으로 골을 성공시켜 그의 클래스가 영원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사실상 이 경기가 그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되는 셈이고, 마지막까지도 무너져 있던 스페인의 자존심을 지켜주며 큰 활약을 펼쳐주었기에 후반에 후안 마타와 교체되어 들어갈 때 많은 팬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지만 사실 이 경기는 국대 은퇴를 선언한 비야의 마지막 경기였다. 하지만 델 보스케 감독은 그 사실을 몰라(…) 너무 이른 시간에 교체를 했고, 때문에 비야 본인은 교체되고나서 상당히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08 유로와 10월드컵을 우승시킨 비야-토레스 라인은 그렇게 역사가 되었다.
MBC에서는 이번 경기 엔딩 BGM으로 '뜨거운 안녕'을 틀었다. '''아디오스 에스퍄냐.'''
스페인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톱 시드를 받은 8국 중에서 유일하게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했다.
참고로 만약 이 경기에서 양 팀의 스코어가 정반대였으면 스페인이 3전 전패에 골득실 -9로 카메룬을 꺾고(?) 진짜로 뒤에서 1등을 찍을 뻔 했다. [12]
7. 5경기-2 네덜란드 2 vs 0 칠레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출전정지
양팀 모두 16강 티켓을 확보한 상태에서 치루는 1, 2위 결정전이라곤 하지만, 여기서 져서 조 2위를 하게 되면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쉬어가는 경기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단은 골득실에서 1골이 더 유리해 비기기만 해도 1위인 네덜란드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호주전에서 수비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데다가 반 페르시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고, 칠레의 기세가 굉장하기에 누가 이길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하지만 조 1위를 차지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것이, A조 2위로 16강에 올라올 팀은 멕시코 혹은 크로아티아일 확률이 높다. 철벽 키퍼 오초아를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량과 끈끈한 수비를 자랑하는 멕시코와, 단 한번 챤스를 득점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만주키치를 앞세운 선굵은 축구를 자랑하는 크로아티아는 스타일이 전혀 딴판인 팀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가 16강에 진출하느냐에 따라서 맞춤형 전략이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이 경기가 A조 최종전보다 먼저 열리기 때문에 A조에서 올라오는 팀을 경기 때까지는 알 수 없다는게 함정.
칠레가 볼 점유율에서는 67%로 네덜란드를 2배 이상 앞서며 아름다운 축구를 선보였지만, 실리축구를 앞세운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네덜란드는 경고 누적으로 출전 못한 반 페르시의 공백을 절감해야 했다. 반 페르시대신 출전한 렌스는 기대만큼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공격이 부진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기동력을 내세워 파죽지세로 빈 공간을 침투하는 로벤에 맞춰 패스를 공급했고, 칠레는 공격적으로 끌어올린 수비 라인 뒤쪽을 로벤에게 뚫리면서 몇번이고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다. 이는 가뜩이나 활동량이 많은 칠레 선수들이 더 빨리 지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로벤이 직접 득점하지는 못 했지만, 결국 골문 앞으로 날아온 공을 절묘한 위치와 각도로 받아넣은 페르가 첫 골을 터뜨리면서 네덜란드는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그 후 칠레는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한층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으나 번번히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추가시간에 추가실점까지 기록하면서 네덜란드에 패하게 되었다. 이로서 네덜란드가 조1위, 칠레가 조2위로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되었다.
덧붙여, 경기 직후의 칠레의 골키퍼 브라보의 인터뷰에서 심판의 판정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으나, 전체적으로 양쪽 모두에게 판정 자체가 너그러웠다고 볼 수 있다. 기록상으로도 파울 개수가 26:14로 네덜란드가 두배 가량 많았는데, 양팀 똑같이 경고는 1장씩만 받았다. 하필이면 점유율 축구를 내세운 칠레가 실리축구를 내세운 네덜란드를 상대로 심판 배정운이 없었던 셈이다.
한가지 더 아쉬웠던 대목은 칠레가 발끝에 붙여주는 축구는 강했으나 머리를 이용한 축구는 약했다는 것이다. 코너킥을 칠레는 7개 네덜란드는 2개를 얻어냈는데, 칠레는 네덜란드의 장신 수비수를 뚫지 못하고 전반적인 세트피스 상황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로써 칠레는 1998년 대회와 전기 대회에 이어 3번째로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나게 됐다.이전의 2번 만났을때도 모두 졌는데 이번에는 '''홈버프까지 받는''' 브라질을 만나게 됐다.과연 칠레는 이전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이전의 대회의 복수를 이룰수 있을 것인가?
이 경기 해설을 맡은 박문성은 경기 중 네덜란드가 강한 이유를 설명할 때 '''소신과 원칙을 지키며 네임밸류에 휘둘리지 않고 무한경쟁체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말했다.
한편 칠레의 한 성인 여배우는 칠레가 승리하면 18시간동안 섹스 마라톤을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는데 칠레의 승리 이후 트위터 계정에 여러 남자들과의 인증샷들을 올리며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스페인전에도 비슷한 공약을 걸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이 경기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네덜란드의 선발 선수 중 성에 "반"이 안 들어간 경우였다고 한다. 물론 23명의 명단 중 성에 "반"이 있던 선수가 애초에 반 페르시 한 명이었지만....
[A] A B C D E F [1] '''이번 월드컵 베스트 골 2위를 기록했다!'''[2] '''이번 월드컵 베스트 골 6위를 기록했다!'''[3] 칠레-스페인전이 치러지기 전 그나마 가능성 있는 경우의 수는 칠레-스페인전에서 스페인이 승리를 거두고, 마지막 경기인 호주-스페인전에서 자국의 승리, 그리고 동시간에 열리는 네덜란드-칠레전에서 네덜란드가 각각 승리한다면 네덜란드를 제외한 3팀이 1승2패 3자동률이 되어 골득실을 따지게 되는 경우만이 호주의 유일한 16강 진출 스토리였'''었'''다.[4] 에스파냐는 스페인어로 España, 포르투갈어로 Espanha다. ESPAÑA 철자가 헷갈려서 앞에 E와 N 위의 ~를 지웠을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에스파냐라는 뜻의 Spana라는 단어는 스페인어/포르투갈어/영어에 없다. [5] 정성룡이 1경기를 아직 덜 치른 상황이라서 직접 비교는 무리지만 이대로 가다간 대회 최다 실점 골키퍼라는 불명예 타이틀이 붙을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6] 그 전까지는 디펜딩 챔피언(전 대회 우승국)이 1라운드에서 탈락할 때, 그 1라운드의 3경기를 모두 치르고 난 뒤에야 탈락이 결정되었었다. 심지어 2002 한일 월드컵 때, 무득점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한 프랑스까지도……[7] 사실 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국이었던 프랑스도 2002 한일 월드컵 때 2경기만에 조기 탈락을 할 수 있는 위기를 맞이한 적이 있었다. 1차전인 개막전에서 세네갈에게 0:1로 패배한 뒤, 2차전인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티에리 앙리가 전반전을 마치기도 전에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정말로 여기서 조기 탈락까지 당할 수 있는 위기를 맞이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0:0으로 비겨서 2경기만의 조기 탈락을 일단 면하기는 했지만, 마지막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해 결국 조 꼴찌로 광탈하는 수모를 당했다.[8] 침대축구는 전력상 약팀에게는 당연한 것이다. 강팀 상대로 안하는게 이상한거지 한다고 뭐라고 할 사안은 사실 아니다. 다만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는 강팀이라 주로 당하는 포지션에 있을 뿐이다. 그리고 애당초 침대축구를 보기 싫으면 더 나은 전력을 가진 강팀이 눕지 못하게 이기고 있으면 된다.[9] '''이번 월드컵 베스트 골 7위를 기록했다!'''[10] 종전까지 디펜딩 챔피언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팀은 02년 프랑스로 1무 2패 0득점 3실점.[11]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선수가 다비드 비야다.[12] 실제로 메이저 대회에서 디펜딩 챔피언이 전체 꼴찌로 마감한 기록은 유로 2008의 그리스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월드컵에서는 이 기록이 없다. 그나마 이 기록에 가장 근접했던 2002년의 프랑스는 같은 1무 2패였는데 골득실이 하나 뒤졌던 튀니지와 3전 전패를 기록한 슬로베니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밑에 깔고 28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