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유로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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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6년 6월 8일부터 6월 30일까지 열린 10번째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개최국은 잉글랜드이며 우승국은 독일이었다. 이 대회부터 유럽선수권대회라는 이름에서 처음 유로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 이전 8개국에서 이 대회부터 16개국으로 출전국이 늘어났으며, 기존의 FIFA식 타이브레이커를 버리고 '''승자승 우선 규칙'''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승리시 승점 3점이 적용된 첫 유로 대회이다.
이 대회에서는 터키 축구 국가대표팀이 처음으로 본선에 올라왔다.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신생국 크로아티아도 첫 메이저 대회 진출.
경기당 2.06골에 불과할 정도로 골이 적고 연장전 경기도 많아 수비축구의 횡행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 줬던 대회이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차기 대회였던 유로 2000이 명승부로 기억되며 우려를 희석시켰다.
초대 유로시절부터 색깔만 개최국에 맞춰서 변화되던 범용 로고를 버리고, 이번 대회부터 대회마다 고유의 로고를 쓰기 시작했다.
2. 개최지
잉글랜드의 8개 도시 런던, 맨체스터, 리버풀, 버밍엄, 리즈, 셰필드, 뉴캐슬, 노팅엄에서 개최되었다. 개막전과 결승전은 모두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러졌다.
3. 예선 및 조편성
예선은 개최국인 잉글랜드를 제외하고 47개 팀이 5~6팀씩 8개 조로 나뉘어서 1위와 2위 중 하위 2개국을 제외한 6개국은 본선 직행이고 나머지 2위 2개팀은 서로 플레이오프를 해서 이긴 팀이 본선에 가는 방식이다. 그 결과 본선 진출국은 아래와 같았다.
- 각 조 1위 : 루마니아(1조), 스페인(2조), 스위스(3조), 크로아티아(4조), 체코(5조), 포르투갈(6조), 독일(7조), 러시아(8조)
- 각 조 2위 : 프랑스(1조), 덴마크(2조), 터키(3조), 이탈리아(4조), 네덜란드(5조)*, 아일랜드(6조)*, 불가리아(7조), 스코틀랜드(8조) [3]
- 2위 하위 팀간 플레이오프 승자 : 네덜란드
4. 조별리그
4.1. A조
개최국 잉글랜드와 라이벌 스코틀랜드가 한 조에 묶인 A조는 2승 1무를 기록한 개최국 잉글랜드가 조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였다.
잉글랜드는 1차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앨런 시어러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막판 페널티킥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하지만 2경기 라이벌 스코틀랜드 전에는 판타지스타 폴 개스코인의 환상골[4] 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하였고, 3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는 시어러와 테디 셰링엄이 두 골씩을 쓸어담으며 4-1로 대승하며 8강에 진출하였다.
네덜란드는 스코틀랜드와 0-0으로 비겼지만 2차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요르디 크루이프, 데니스 베르캄프의 골로 2-0으로 이겼고, 3차전에는 상술한 대로 잉글랜드에게 참패했다. 4점차이로 뒤진 상황에서 파트릭 클라위버르트의 만회골이 없었으면 승점과 상대전적이 같았던 스코틀랜드에게 골득실에서 밀려버려 그대로 탈락이었다.
한편 스코틀랜드는 네덜란드와 비겼으며, 골득실마저 같아져버렸기에 다득점으로 가려졌다. 3골을 넣은 네덜란드가 올라가고 1골에 그친 스코틀랜드는 아쉽게 탈락하였다.
스위스 입장에서도 나름 최선을 다할 명분은 있었는데, 1무 1패로 뒤진 상황에서 스코틀랜드를 이기고, '''네덜란드가 잉글랜드를 이기면'''[5] 골득실과 다득점을 비교하여 잉글랜드를 제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축구 종주국에 '''홈 팀''' 버프까지 받은 잉글랜드가 허망하게 질 거라는 보장은 없었고, 그렇게 스위스는 최하위로 탈락한다.
4.2. B조
이 조는 프랑스와 스페인이 8강에 진출하였다. 탑시드 스페인은 첫경기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의 불가리아전에서 1-1로 비기고, 2차전 프랑스전에서도 유리 조르카에프의 선제골에 끌려다니다 가까스로 1-1로 비기며 탈락위기에 몰렸으나 3차전 루마니아전에서 84분 기예르모 아모르(당시 FC 바르셀로나 소속)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하며 조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였다. 프랑스는 첫경기 루마니아전에서 1-0으로 이기고, 2차전은 스페인과 1-1 무승부를 거뒀으나 3차전 불가리아전에는 3-1로 승리하며 조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였다. 불가리아는 1차전 스페인에게 1-1로 비기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2차전에서 루마니아에게 1-0으로 이기며 8강 진출이 눈앞에 와 있었으나 3차전 프랑스에게 1-3으로 지면서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아깝게 8강 진출에 실패하였다. 불가리아의 3경기 3골은 모두 팀의 간판 스토이치코프가 기록한 득점이었으며, 스토이치코프는 그렇게 선수 시절의 마지막을 불태웠다.
4.3. C조
톱시드 독일은 2승1무를 거두며 무난하게 조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였다. 이 조도 A조와 마찬가지로 체코와 이탈리아가 1승1무1패를 거둬 승점이 같았으나 승자승에서 체코가 이탈리아에게 2-1로 이겼기 때문에 체코가 골득실에서는 -1로 이탈리아의 0보다 낮았으나, 이번 대회부터 적용되는 승자승 원칙에 의거해 8강에 진출하였다. 체코와 러시아가 최종전에서 연출한 3-3 명승부는 대회 최고의 승부로 손꼽힌다.
4.4. D조
디펜딩 챔피언 덴마크가 탑시드인 D조에서는 덴마크가 1승1무1패로 8강에도 진출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 버렸다. 덴마크는 1차전 포르투갈전에서 1-1로 비기며 불안하게 시작하였다. 2차전이 뼈아팠다. 크로아티아에게 0-3으로 지면서 사실상 진출이 힘들어졌고, 3차전 처녀출전국인 터키에게 3-0으로 이겼으나 무리였다. 1989년과 1991년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현재의 U-20 월드컵)를 2연패한 '골든 제너레이션' 선수들[6] 이 순조로이 성장한 포르투갈은 2승 1무를 기록하며 조1위로 통과하였고, 독립후 처음 출전하는 크로아티아는 즈보니미르 보반(밀란),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바르셀로나), 다보르 슈케르(세비야), 알렌 보크시치(라치오) 등이 포진한 수준급의 스쿼드를 앞세워 2승 1패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2년 후 프랑스 월드컵에서의 대돌풍을 예고하였다.
5. 토너먼트
5.1. 8강
5.1.1. 1경기 스페인 AET 0-0(PSO 2-4) '''잉글랜드'''
[7]
개최국 잉글랜드는 스페인과 0-0으로 비기고, 승부차기까지 가서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의 활약으로 4-2로 겨우 4강에 진출하였다. [8] 또한 잉글랜드 키커 4명 전원이 다 성공시킨 유일한 승부차기이기도 하다.[9]
5.1.2. 2경기 '''프랑스''' AET 0-0(PSO 5-4) 네덜란드
이 경기도 0-0으로 끝났고, 승부차기에서 클라렌스 세도르프가 실축하며 프랑스가 5-4로 네덜란드를 누르고 4강에 진출하였다.
5.1.3. 3경기 '''독일''' 2-1 크로아티아
첫 출전국 크로아티아의 돌풍은 여기에서 끝이었다. 독일은 주포 위르겐 클린스만이 20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다보르 슈케르가 51분 동점골을 넣었지만 8분 뒤 동독 출신 리베로 마티아스 잠머가 결승골을 넣으며 독일이 2-1로 승리하였다. 크로아티아는 56분 센터백 이고르 스티마치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처했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5.1.4. 4경기 '''체코''' 1-0 포르투갈
53분 카렐 포보르스키가 골을 넣은 체코가 포르투갈을 꺾고 4강에 올랐으며, 이 경기는 메이저 대회에서 체코가 포르투갈을 이긴 마지막 경기가 되고 말았다.
5.2. 4강
5.2.1. 1경기 프랑스 AET 0-0(PSO 5-6) '''체코'''
지루하게 0-0으로 끝난 가운데 승부차기에서 프랑스의 6번째 키커 페드로가 실축하고, 체코의 6번째 키커 카들레츠는 성공하면서 체코가 6-5로 프랑스를 누르고 결승전에 진출하였다. 체코는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우승한 1976년 대회 이후 20년만에 결승전에 진출하였다.
5.2.2. 2경기 '''독일''' AET 1-1(PSO 6-5) 잉글랜드
개최국 잉글랜드는 시어러가 전반 3분만에 선취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하지만 16분 쿤츠가 동점골을 넣으며 원점으로 돌아갔고,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아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되었다. 잉글랜드는 6번째 키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가 실축하며 5-6으로 아쉽게 독일에게 지며 개최국으로써의 첫 번째 우승을 접어야만 했다.[10]
5.3. 결승 '''독일''' AET 2-1 체코
- 결승전 선발명단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후 후반 59분 베르게르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체코가 1-0으로 앞서갔다. 73분 비어호프가 동점골을 넣으며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 전반 5분 비어호프가 유럽 선수권 사상 최초의 골든 골을 넣으며 서독이 아닌 통일된 독일으로 처음 우승하였다.
로타르 마테우스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운 잠머는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었으며 1996년 발롱도르도 거머쥐게 된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자국 선수들 위주의 라인업으로 일궈낸 체코의 돌풍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 대회를 기점으로 포보르스키, 파벨 네드베드, 블라디미르 스미체르, 파트리크 베르게르 등 여러 선수들이 유럽의 빅 리그로 이적하게 된다.
5.4. 토너먼트 결과
6. 결과
6.1. UEFA 유로 1996 베스트팀
GK: 데이비드 시먼(잉글랜드), 안드레아스 쾨프케(독일)
DF: 라도슬라프 라탈(체코), 로랑 블랑(프랑스), 마르셀 드사이(프랑스), 마티아스 잠머(독일), 파올로 말디니(이탈리아)
MF: 카렐 포보르스키(체코), 폴 개스코인(잉글랜드), 스티브 맥마나만(잉글랜드), 디디에 데샹(프랑스), 디터 아일츠(독일), 후이 코스타(포르투갈)
FW: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 다보르 슈케르(크로아티아), 파벨 쿠카(체코), 앨런 시어러(잉글랜드), 유리 조르카에프(프랑스)
[1] 셰필드 웬즈데이의 홈구장[2] 노팅엄 포레스트의 홈구장[3] *표시는 하위 2개국[4] 슈팅을 하는 척 하면서 공을 띄워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후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5] 네덜란드가 지면 승점 4점이 되고, 스위스가 이겨도 역시 승점 4점이 되나, 골득실이 아닌 '''상대전적'''을 우선시하는 유로 대회 특성상 승자승에서 밀린다.[6] 후이 코스타, 루이스 피구, 파울루 소자, 비토르 바이아, 페르난두 쿠투, 주앙 핀투, 히카르두 사 핀투 등[7] 스페인은 개최국을 만나면 한없이 작아져 승부차기까지 갔으면 항상 졌고 잉글랜드는 승부차기에서 이 경기 이전까지 모조리 다 졌을 정도로 승부차기에 약했다.[8] 취소선을 쳐 두었지만 사실이다. 잉글랜드는 자타공인 승부차기 최약체 팀인데 승부차기 전적이 7전 1승 6패로 승률이 14.3%에 불과하다. 월드컵에서는 독일, 아르헨티나, 포르투갈과 3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고 유로 대회에서도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이탈리아와 4차례 맞붙어 스페인을 상대로만 승리를 거두었을 뿐 나머지 3팀에게는 모두 패했다. 심지어는 잉글랜드, 웨일즈 연합팀 성격으로 출범한 영국 단일팀조차도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대한민국과 경기를 치러 졸전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했다. 잉글랜드가 승부차기에서 승리하기까지는 무려 22년이나 기다려야했다. 2018년 월드컵 16강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했으며, 이 때마저도 사실 질 뻔하긴 했다.[9] 이것도 사실. 2018년 대회에서도 잉글랜드의 3번 키커가 실축하여 엄밀히 따지면 전원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10] 22년 뒤, 사우스게이트는 자국 대표팀 감독이 되어 자국의 첫 승부차기 승리를 만들어낸다[11] 당시 독일은 5-3-2 포지션을 들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