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실업
1. 개요
Technological Unemployment. 경제학에서 말하는 실업의 여러 원인들 중,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실업.
2. 역사적 사례
물리력을 사용하던 일의 대부분은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기계에 빼앗겼다. 당연히 일자리의 극단적인 감소가 있었고, 노동인력의 공급이 수요를 한참 초과하니 실업자가 거리에 넘쳐났고, 그나마 직장을 구한 사람들도 극단적인 저임금에 시달려야 했다. 초기에는 러다이트 운동 같은 노동자들의 격렬한 반발이 터져나왔으나, 권력과 자본의 탄압으로 억눌렸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노동자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었다.[1] 은행원, 의사, 프로그래머, 상담원 같은 직업들 말이다. 그리고 생산력이 증가하면서 복지를 늘릴 수 있게 되어 노동 시장에 남아 있는 불균형을 줄일 수 있었다.[2]
이러한 기술적 실업 이야기를 다루고 풍자한 영화로 상징적인 영화 모던 타임즈를 빼놓을 수 없다. 1936년에 제작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사례에 대해 잘 고증하고 설명할 수 있는 영화구조이다.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닌, 근대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 속에서 기술적 실업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잘 담겨있다.
전화의 발전으로 실직한 직종으로는 전신 기사, 전화교환원을 들 수 있다. 19세기에서 20세기 전반에는 전신 기사들이 모스 부호로 전신을 보냈다. 20세기 전반에는 일일이 전화를 연결해줘야 했기에 중간에 전화교환원들이 필요했다. 20세기 후반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모두 사라졌다.
자동화의 발전으로 실직한 직종의 예로는 안내양을 들 수 있다. 1970년대까지 이들은 승객에게 하차지를 안내하거나 요금을 받고 출입문을 열고 닫았으나 버스 내 방송시설, 교통카드 인식단말기, 자동문 등이 이들의 역할을 대체했다. 국가별 차이나는 것까지 포함하자면 수공업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취미 혹은 사치품이지만 개도국에서는 생계수단이다.
계산력의 발전으로 실직한 직종의 예로는 인간 컴퓨터 (주산 포함)를 들 수 있다. 인간 컴퓨터는 컴퓨터 도입 이전에 복잡한 계산을 하거나 전자계산기 없이 주산을 하는 직종이었다. 1960년대 들어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에서도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사라졌다.
직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직종 자체는 남아있되 일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면서 일자리 숫자가 줄어든 직종도 있다. 사무원의 경우 1980년대에는 주산이나 손글씨 솜씨 등이 중요했지만 오늘날에는 이 두 기술 대신 컴퓨터 기술이 필요하다.
기술적 실업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 사례도 있는데 바로 아동노동자의 실업이다. 어린이들까지 일을 하지 않아도 굶어죽지 않게 되는 사회가 도래하면서 아동노동이 사라졌다. 군사 분야 자동화로 인해 위험하거나 힘든 일을 덜 하게 된 것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2.1. 직종이 거의 사라진 경우
- 전화 교환원: 본래는 전화를 할 때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교환기와 교환수를 거쳐야 했으나, 다이얼을 이용한 자동 교환기가 발명되자 사라졌다.
- 인간문화재 (기능 부문): 옹기장인 등 과거 제작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을 말한다. 경제적 가치는 높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무형문화재 보존을 위해 정부가 전수자들에게 돈을 지원해 명맥이 끊기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 필경사: 19세기 말 타자기, 등사기, 복사기 등의 발명으로 실업했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직접 손글씨로 작성하는 임명장과 같은 수요층이 존재해 아주 극소수의 필경사가 남아 있다. 인사혁신처에도 사무관 1명을 두고 있다. 2016년. 어떻게 보면 캘리그래피를 업으로 삼는 경우를 현대 필경사의 예시라고 볼 수 있다.
- 활판 인쇄공: 필경사와 마찬가지로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사라질 직업. 필경사와는 달리 수요층이 존재하지 않아 기존 활판 인쇄소가 한국에 1곳만이 남아있었는데 2019년 들어서 공방 개념으로 하나둘 다시 생겨나고 있다.
- 항공기관사: 항공기 조종 중 조종사, 부조종사 외에 엔진 파라미터 및 각종 정비적 수치를 모니터 및 관리하던 직종. 본래 기술발달로 생겨난 직업이지만 자동화가 진행되어 현재는 항공기관사 없이도 대형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되자 사라졌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에어포스 원 등 극도의 안전성을 요구하는 항공기나 구형 항공기에는 소수 남아 있다. 기관사 또한 정식 조종사에 포함이 되므로 기존의 항공기관사들은 항공 교관이나 조종사로 전업했다.
- 극장간판 화가: 90년대 복합상영관과 대형 실사간판 등장으로 인해 명맥이 끊겼다. 간판화가로 일하였던 사람들은 지금 벽화가로 전업을 한 상태.
2.2. 차차 줄어드는 중
- 지하철 차장: 원래 하던 일은 지하철 진행방향 기준 꼬리칸 운전실에 승무하며 출입문을 열고 닫는 것과, 승하차 안전확인, 차내 안내방송 등의 업무를 하던 직종이다. 현재 70~80년대 시절 기본설비(신호시스템 등)를 아직도 쓰고 있는 1~4호선과 일부 코레일 소속 지상 전철노선 일부를 제외하면 2000년대 중반쯤 자동운전[3] 체계가 성립된 후 대거 감축되며 대부분의 노선[4] 에서 차장은 자취를 감추었고, 기관사 혼자 운전하는 원맨 운전(1인 승무)을 실시 중이다. 그나마 자동화가 늦었던 철도청 노선들도 요새는 전부 1인승무를 전제하고 어느 정도의 자동화 설계가 되어 있다. 서해선이나 경강선 등 여러 광역전철 노선들처럼. 아니, 우이신설선과 같은 경전철 혹은 신분당선처럼 기관사도 없어져 가고 있다.
- 전업주부: 수도, 전기, 도시가스 등 인프라의 보급과 백색가전의 발전으로 가사가 점점 자동화되면서 그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현대에는 맞벌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세탁기,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이 없던 시대에는 맞벌이를 하고 싶어도 가사노동이 너무 많아서 맞벌이를 하기 힘들었다. 냉장고나 세탁기, 식기체척기, 청소기 등의 발명에 대해 여성을 가사에서 해방시켰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 다만 전업주부가 가사에서 해방되어 일반 노동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 자체는, 신규 노동 인력 공급을 통해 노동 시장에서 노동 가치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즉 임금 인상 정체 효과.
- 전업성우(專業声優): 2010년대부터 톱스타나 유명 셀럽(비성우)의 더빙 참여로 인해 안 그래도 일거리가 줄었는데, 2020년 이후 딥 러닝 기반의 AI의 기술 발달로 인해 국어책 읽기식 TTS가 아닌, 맥락, 발성, 감정, 상황을 고려한 AI(딥 러닝 기반) 성우 프로그램이 등장하여 가까운 미래에는 기술적 실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AI에 필요한 목소리를 제공하는 가이드 정도로 위상이 수직 추락할 것이다.
- 캐셔: 스마트폰, 신용카드, 데빗(체크)카드[5] 등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인해 음식점, 노래방, PC방, 마트나 편의점, 백화점 점원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캐셔 대신 자동판매기나 키오스크로 대체 되는 중이다. 다만, 키오스크의 등장으로 할머니·할아버지 등 고령층과 시각장애인의 이용 문턱이 높아져 키오스크가 설치된 매장에서 젊은 사람 및 비장애인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 은행원(텔러): 2010년대 중반 들어 인터넷, 모바일 뱅킹의 발달로 인하여 창구 거래는 65세 이상 고령층 대상 및 예·적금, 송금, 환전[6] 보다 상대적으로 민감한 거래인 대출 정도에서나 최소 인력으로 유지될 것이다.
- 현존하는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의 조립, 생산원: 기계, 전자, 조선,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조립, 인력 집약적 노동인력이 로봇 공정이나 AI나 자동화 프로그램에 의해 이루어지는 생산공정으로 사람이 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3. 인공지능으로 인한 실업
로봇의 개발이 그러했듯, 인공지능 역시 현 노동자들의 자리를 수없이 빼앗아 갈 것이다. 어떤 일자리가 어느 범위 내에서 대체될지에 대해선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를 막론하고 현재의 일자리 대부분이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日, 로봇 20년 후 일자리 절반 대체…노무라·옥스퍼드대 분석 심지어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하는 작가나 예술가마저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으며[7] 실제로 2016년에 들어 예술에 도전해서 유의미한 성과를 올린 인공지능들에 대한 기사가 드문드문 나오고 있다. 물론 일자리가 없어지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말하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학자들도 있지만, 이에 만만치 않게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8] 연구직이나 개발 관련 분야는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분야라고 여겨졌지만,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대회에서 AI가 인간 연구팀을 압도적인 차이로 앞서 우승하였고 최적의 인공신경망 구조를 기계 스스로 탐색하는 Neural Architecture Search로 구성한 인공신경망을 사용한 챗봇이 SOTA를 기록하는 등 연구개발 분야조차도 인공지능의 직업잠식에서 예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20년 이내에 기계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1965년 미국의 인지과학자 허버트 사이먼 (1916~2001) .
2015년 열린 세계경제포럼 다보스에서 앞으로 5년간 기존의 일자리 700만 개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 200만 개가 창출되어 결과적으로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로봇·인공지능은 공포인가·희망인가”…다보스의 진지한 고민 경제학자 제라드 번스타인에 따르면 일자리 감소는 이미 2000년대부터 시작되고 있었는데, 2000년대부터 생산성과 고용률이 마치 뱀이 입을 벌리는 것처럼 서로 떨어지기 시작했다.[9][10]
2016년 3월 24일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위에서 언급된 옥스퍼드대의 분석 모형을 국내에 적용하여 주요직업 406가지가 인공지능 및 로봇에 의해 대체될 확률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여기에 따르면 단순 생산 및 가공직, 택배원, 주유원, 청소원 등 단순반복적이고 몸을 쓰는 일은 인공지능 로봇에 대체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한다. 반면 예술가, 문학작가, 배우, 디자이너, 대학교수, 연구원, 번역가 등은 인공지능 자동화에 대체될 확률이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것은 선장(96%), 일반의(94%), 관제사(86%) 등 각종 전문직 또한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발표한 보도자료에 인용된 다보스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에 의한 일자리의 대체는 2020년을 전후하여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다만 2016년에 들어서서 예술에 도전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인공지능들이 드문드문 나오고 있어서 예술 쪽도 안심하기는 어렵다. 더 중요한것은 다름아닌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해 구인율이 굉장히 낮은 편인 예술가 문학작가 디자이너 같은 직업들만 대체될 가능성이 낮은 거다 보니 전체적인 실업률은 올라갈것이라는것.
제4차 산업혁명 문서를 보면 인공지능과 창작의 관계에 대해 '인간이 창의성을 통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창작은 이미 21세기 초부터 창작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Solution Space(해공간)로 규정되고 Solution Space을 효율적으로 탐색하는 알고리즘이 발달하면서 점차 AI의 영역에 들어서기 시작했고 인간의 창의성이라는 것이 오히려 Solution Space를 빠르게 탐색하는 인간 본연의 알고리즘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창의성이 놓친 해를 탐색하는 것이 주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나오므로 예술도 전혀 안전하지가 않다. 즉 미래에도 무한경쟁이 팽배한 사회라면 인류가 능률면에서 인공지능보다 뒤쳐지며 노동의 주도격을 포기하는 일은 그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애당초 창작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논리를 초월하는 일이 아니라 습득한 지식들을 이야기의 형태로 가공하는 일이라 기계가 못할 리가 없다. 단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할 이야기를 만들기 어려울 뿐이지(...)[11]
은퇴를 할 시점이 다가와 20~30년 이내에 쉬게 되는 현 50~60대라면 별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는 20~30대에겐 가까운 미래에 닥쳐올 현실이다.
트라이버튼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16년 4월12일 현재 72.3%의 응답자가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AI)에 의해 미래에 인간의 직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운송업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시범 운행되고 있고,[12] 철도에서는 전면 인공지능을 통한 무인운전 노선이 점증하고 있다. 대한민국만 해도 경전철 노선들은 전부 무인운전이며, 신분당선, 수도권 전철 서해선에서도 무인운전을 채용하였고, 프랑스나 영국 등에도 무인운전 노선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인공지능의 일자리 뺏기는 이미 언플이 아니라 진행형인 것이다.
금융업같은 경우는 아주 극단적이다. 금융업에서는 벌써부터 AI를 굴리는 게 사람을 고용하는 것보다 능률과 가성비가 더 나아져 골드만삭스는 딥러닝 방식으로 각종 업무를 자동화해서 기존 600명 금융인이 할 일을 딱 2명 몫으로 줄이고 켄쇼라는 인공지능을 일본 기업한테서 외주로 도입한 뒤[13] 에 인력을 대폭 해고해버렸다. 기사 또한 골드만삭스는 서류가 복잡하고 기업가치평가를 해야하는 IPO 업무의 절반을 켄쇼와 챗봇, 왓슨 등을 도입하여 자동화하여 투자은행(IB) 업무 인력을 또 해고하였다. 기사 금융업은 안 그래도 인터넷뱅킹 등으로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업종인데 이제 금융업은 정말로 인력이 제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으로 꼽힐 정도이다. 당장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전 세계에서도 기존 은행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점을 대거 폐쇄하고 외주 ATM 및 은행 키오스크[14] 도입하여 비용을 줄이려 기를 쓸 정도이다. 지금은 그나마 가장 심한 게 1/300이지만, 나중에는 이것보다 더 심한 비율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 외에도 치킨을 튀기거나, 피자를 만드는 등, 한정적인 부분들이지만 인간의 영역이었던 요리를 자동화하기 시작했고 서빙마저 해버리기 시작했다. 서류 관련 데스크 업무 뿐만 아니라 육체노동 분야까지 자동화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는 셈.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도 생각해보면 미지수인 게, 일단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새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해도, 수적으로 보면 그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자리보다 훨씬 더 적을 게 자명한 사실이다. 인공지능의 개발 목적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것인데 오히려 필요한 노동력이 늘어난다면 배보다 배꼽이 커진 셈이니까. 게다가 새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해도 실직한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이쪽으로 전직되는 게 아니다. 결국 어떻게든 불이익을 당하는 셈.
예상되는 신규 일자리가 전부 전문직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전문직은 결국 실력이 있어야 일할 수 있는데, 일정 이상 실력을 키우려면 결국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한다. 감당해야 할 교육비와 시간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또 그렇게 배워도 전문직의 일자리 수는 당연히 기존 단순 노무직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기에 배워도 일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들 정도로 소득 격차가 늘어나게 되면 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적어진다. 빈부격차가 더 커질 수 밖에 없으며 소수의 자립한 컨텐츠, 시스템, 기술 보유자와 무지막지한 경쟁률을 뚫고 그에 걸맞지 못한 대우를 참으며 일하는 회사원, 최저 생계 유지자로 경제판 카스트 제도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가르치는 극소수의 교육 기관과 그곳 수강생에 기술력이 편중되어 암암리에 신분 차별을 받거나 해당 직무 교육업 종사자가 없어 기회 자체를 얻지 못하는 식으로 명맥이 잘릴 수도 있다. 기존의 이기주의에 기반한 사다리 걷어차기가 개인의 이기심과는 상관없이 사회 시스템으로 굳어버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듣도보도 못한 신규 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이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내는 수준이 아닌 이상 경력 유무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술 수준과 사회적 인식 사이의 괴리감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신입으로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 수준은 이미 1900년대 말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고 앞으로도 더 높아질 전망인데, 회사가 사람을 고용해서 돈을 들여 기술을 가르칠 메리트도 거의 없다. 예전에 취직한 직장인과 능력 상승에 몰두한 지망생 사이의 기술력 차이를 알기가 힘들어진다.[15] 신규 직업은 더더욱 평가 기준이 애매모호할 수밖에 없고 결국 인력의 질이 제대로 평가될 수가 없게 된다.
2019년 시점에서 인공지능으로 인한 기술적 실업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기존 인력에 대한 수요와 임금은 내려가고 있는 중이지만, 로봇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지는 않는 중이다. 전자 때문에 복지 확대 요구는 늘고 있지만 후자 때문에 복지를 확대할 돈은 없다. 인텔이나 NXP 등 피닉스 지역에 자리잡은 첨단 반도체 기업의 노동생산성은 2010년~2017년 연평균 2.1% 성장했다. 하지만 첨단기업 일자리는 그리 늘어나지 않았다. 피닉스 지역 기업 중 직원 1인당 생산성 상위 기업 58개 회사는 1인당 생산성이 최소 21만 달러에 달하는데 고용인원은 2010년 14.8만명에서 2017년 16.2만명으로 소폭 증가했을 뿐이다. 반면 같은 지역 1인당 생산성 최하위 58개 업체[16] 가 고용한 직원은 2010년 6만여 명에서 2017년 67.3만 명으로 10배나 증가했다.
2019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AI가 고졸 이하 인력보다 대졸자를 5배 가량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실업은 많이 배운 계층에게도 결코 예외가 아닌 셈. 즉 블루칼라든 화이트칼라든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의 상당부분 감소는 필연적이란 것.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의 대체는 기술적으로 100% 가능하다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 적기조례: 전문직 협회가 형성되어 국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경우, '만에 하나 기계가 실수할 때를 대비한다'는 이유로 인간의 감독을 받게 강제함으로써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 대표적인 직군이 법률가와 의사다. 이 직군 역시 AI가 대체 가능한 직종이며, 의사의 경우는 실질적으로 AI 진료가 가능한 레벨까지 이미 올라있지만, AI가 일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게 이사람들이다. 그로 인해 주인-대리인 딜레마가 발생하여, 권력을 가진 슈퍼 을인 이 사람들이 자신의 권익수호에 유리하도록 법제정,개정을 늦춰버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17]
- 인간적인 배려가 필요한 경우: 사회 취약계층이 아주 약간의 사소한 문제로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할 경우가 생겼을 때, 인간이라면 재량껏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계가 그 자리에 간다면 100% 규칙과 법대로 집행할 것이다. 기계가 재량을 발휘하게 허용한다면 어디까지 재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신뢰할 수 없다. 이런 문제로 인간적인 배려에 대한 결정이 필요한 일자리의 대체가 안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3.1. 양극화 우려
인공지능으로 인한 기술적 실업은 양극화를 일으켜 소외계층의 삶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소외계층의 재교육으로 재취업을 시키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복지를 대폭 늘리자는 의견도 있다.
기술이 인간을 풍족하게 한다거나, 노동에서 해방되게 한다지만, 이것은 기존에 일하던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노동으로 기존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해당되는 얘기일 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인공지능으로 직원을 대신하고도 해고된 직원에게 계속 급여를 제공할 기업은 없다. 결국 인건비 절감과 효율 상승의 혜택은 기업이 누리지 원래 이 일을 하던 근로자가 얻는 게 아니다. 이게 극단적으로 진행되어서 인류의 필요한 노동을 모두 인공지능이 대신한다면 대부분 사람들이 굶어죽지만 않을 정도의 기본소득으로 근근득식하는 빈민계층으로 전락하고 인공지능이 창출한 재부는 소수인의 손에 집중되게 된다. 이는 절대 가볍게 가능성을 무시할 문제가 아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자본을 손에 쥔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전부 빼앗고 둘 간의 소득 간격이 더 이상 메울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린다는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계 때문에 해고된 노동자들은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인데, '''기계는 노동만을 대체할 뿐 소비는 대체할 수 없다.''' 노동자가 돈을 벌지 못하면 소비 또한 할 수 없으므로, 기업이 기계화를 통해 생산량을 늘려도 일자리(=수입원)을 잃은 소비계층이 붕괴해 물건이 팔리지 않게 되면 세계에 대공황 수준의 큰 경제 위기가 올 수도 있다.[18]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잡 쉐어링(자동화 가능성이 낮은 직업에게 40시간으로 1명 일하는 것을 반으로 나눠서 20시간을 두 명이 나눈 방식으로 특정 직업군이 사라질 때 다른 안정적인 직업을 나눈 형태)과 보편적 복지를 실행하는 기본소득제가 등장했는데, 현실성이 애매해서 세계적으로 토론만 계속되다가 2015년 말에 일부 복지국가에서 기본소득제의 현실성을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한 실험으로 몇 달 동안만 기본소득제를 도입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핀란드에서 시행된 기본소득 실험은 처음 계획한 기간의 절반이 조금 넘어가는 시점에서 종료됐다. 이후 1년 뒤에 핀란드 정부에서 기본소득 실험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고용률을 높이는 데는 실패했다는 예비 결과를 발표했다.
인공지능이 충분히 노동인력을 대처할 수준까지 오게 된다면 진지하게 사회기본급여에 대해 논하여 하며 이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간이 하는 것보다 로봇이 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더 효율이 높다면 인간이 일을 하는 것은 손해이며 낭비일 뿐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직장에 다니고 노동을 하는 것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수단이기 보다 성취와 만족감을 위한 것으로 바뀌기 때문.
3.2. 희망은 있을까?
'''헨리 포드 1세가 1914년에 모델 T의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임금도 두 배로 올려 하루에 5달러를 지급한 일은 유명하다. 이렇게 해서 포드는 종업원들이 스스로 만든 차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을 갖도록 해주었다.'''
마틴 포드 - 로봇의 부상 -
만약 로봇과 AI로 인해 실업률이 많아지면 나라의 경제상황이 나빠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렇게 된다면 AI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긴 여러 사람들의 경제 활동은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럽게 많은 회사들의 경영도 무너질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회사들의 클라이언트도 줄어들 것이고 결국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으로 흥한 자 인공지능으로 망한다'''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켈로그는 <3교대 8시간 대신에 4교대 6시간으로 돌린다면 배틀 크릭에 있는 300명 이상의 가장들에게 일자리와 봉급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기 종업원의 적절한 구매력을 확보해 주기 위하여 회사는 남성 노동자의 최소 임금을 일당 4달러로 올려 주는 한편 시간당 임금을 12.5퍼센트 인상시켜 주었는데, 이는 매일 2시간의 근로 시간 손실을 상쇄해 주었다. 켈로그의 경영층은 노동자들이 고임금과 근로 시간의 단축을 향유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근로 시간의 단축으로 직무에 대한 열의와 능률이 개선되었음을 보여주는 보고서를 만들어 냈다. 1934년 켈로그 사는 <하루 6시간 근로제를 5년간 운영한 결과 25퍼센트의 단위 원가(혹은 간접비)가 절감되었고, 노무비는 10퍼센트, 사고율은 41퍼센트 그리고 1929년에 비해 39퍼센트의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켈로그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자세한 연구 보고서를 발행했다. 이 회사는 그러한 달성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다른 기업들과 자신들의 통찰력을 공유하기를 희망했다. <이론에 불과한 것을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5년 동안의 실제 경험으로 그것을 입증했다. 근로 시간이 짧을수록 우리 종업원의 능률과 사기는 너무나 올라갔고 사고율과 보험률 역시 개선되었으며 단위당 생산비 역시 낮아져 예전의 8시간 근무에서와 똑같이 6시간 근무 하에서도 임금을 줄 여유가 있었다 >
"노동의 종말"87p
현재 기본소득제를 빌게이츠, 일론 머스크같은 부자들이 찬성하는 이유도 이것과 연결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기술적 실업은 양극화를 가져올 것이고, 그로 인해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확실한 건, 자본가 등등의 기득권층은 어쩔 수 없이 기술적 실업을 막거나[19] , 기본소득제를 통과시켜[20] 본인의 권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안그러면 다수의 서민들이 정치권력을 이용해 자본가를 압박하거나, 최악의 경우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이 발생해 자본가들 몸에 구멍을 내려고 들테니까. 그러니 미래에 굶어 죽을 가능성은 적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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