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

 



1.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성애(性愛)의 신
1.1. 카오스와 동시대의 신으로 묘사되는 경우
1.2.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묘사되는 경우
1.2.2. 현대 대중매체에서의 묘사
2. 성애를 의미하는 추상명사
3. 소행성
4. 영화


1.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성애(性愛)의 신


'''사랑의 신'''
'''이름 표기'''
'''그리스어'''
Έρως
'''라틴 문자'''
Eros
'''동일시되는 신'''
'''로마 신화'''
큐피드 (CUPIDO)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 로마 신화에서는 Cupido(쿠피도)라 한다. 영어에서는 Cupid(큐피드). 가끔 아모르(Amor)라고도 불린다.
에로스, 쿠피도는 각각 그리스어, 라틴어에서 그 자체로 '욕정'을 의미하는 일반 추상명사가 되기도 한다. 원래 인구어권에서는 추상명사가 그대로 신 이름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국어에서 A의 신으로 해석되지만 실제로는 그냥 A 그 자체인 것. 태양의 신이라고 태양을 대표하는 신이 있는 게 아니라 태양 그 자체라 신인 것이다. (예를 들면 그리스어 헬리오스, 라틴어 은 그 자체로 태양을 뜻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의인화라고 생각하자.

1.1. 카오스와 동시대의 신으로 묘사되는 경우



신들의 계보와 같은 초기 저작에서나 가끔 등장하는 신으로, 아래의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나타나는 모습과는 다르게 이렇게 표현되는 에로스는 카오스의 자식인 가이아닉스의 남매로 등장하거나 그보다 더 이전의 존재로 등장한다.# 이 경우는 '''카오스에 에로스가 작용하여 가이아와 닉스를 낳았다'''는 형태다. 닉스의 아이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특이하게 가이아보다도 먼저 태어난다.# 즉, 어떤 경우에도 엄청나게 고대의 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에로스를 성애의 신으로 묘사하는데, 에로스에게 있어 성애라고 하는 개념은 '''우주 전체의 생명력'''을 의미한다. 즉, 에로스는 성애라고 하는 개념을 넘어서서 우주 전체의 생명력을 담당하고 관장하는 신격이다. 가이아가 우라노스를 낳고, 그 우라노스와 관계를 맺어 티탄 신족 12신을 낳게 되는 원인도 이 에로스인 것이며, 에로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성애라는 것이 존재한다. 또한, 에로스는 그 아무리 대단한 제우스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원초적인 신이라고 한다.
에로스를 카오스와 비슷하거나 이전 시기에 탄생한 신으로 기록한 문헌을 따르자면, 에로스는 아프로디테나 크로노스 같은 티탄 신족들의 자녀 세대이기는커녕 그들보다 까마득한 할아버지 세대인 셈이다.
에로스와 비슷한 케이스로 아말테아가 있다. 이전의 토속 신앙에 존재하다가 그리스 신화에 편입된 신격 존재인데, 높게는 카오스 이전부터 있었던 신이자 제우스의 양어머니로 묘사되기도 하는 반면, 낮게는 신으로조차 묘사되지 않고 님프 중 하나로서 염소의 모습을 하고 아기 신들에게 젖을 먹이는 존재로 묘사되기도 한다. 한국어 위키백과의 '아말테이아' 문서
이처럼 신의 지위가 불분명하거나 큰 변동을 겪는 현상은, 여러 부족 신앙이 하나의 신화 체계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각 신을 믿는 집단 간의 세력 경쟁이 신화에 반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1.2.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묘사되는 경우



아프로디테가 아레스와 관계해 낳은 자식이라는 설이 있다. 이윤기가 집필한 책에서도 에로스를 아레스의 아들로 분류했다. 드물게 헤파이스토스와의 사이에서 낳았다고도 한다.
플라톤의 저작 향연에서 소크라테스는 에로스가 수단을 상징하는 포로스와 결핍을 상징하는 페니아의 자식이며, 에로스는 신이 아닌 다이몬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여기서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자식이 아닌, 아프로디테의 축하연 자리에서 페니아가 구걸하러 왔다가 포로스와 성관계를 맺어 낳은 자식이라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축하연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욕망한다고.
종교대학사전에는 이 신의 모친 후보로 산욕의 여신 에일레이튜이아(Eileithyia), 무지개 여신 이리스를 거론하기도 하며, 부친은 서풍의 제피로스를 언급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나온다. [1] <- [2]
헌데 윗 항목에 나온 대로 에로스가 카오스급의 태초신이라면 이런 족보 가르기는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농경의 신인 크로노스(Kronos 또는 Cronus)와 시간(時間)의 신인 크로노스(Chronos)가 다른 신인 것과 달리, 태초신 에로스와 사랑의 신 에로스는 같은 신이기 때문이다. 위키백과의 아프로디테 자료에 의하면 에로스에게 굳이 아버지를 만들어 주려 한 것은 아프로디테를 따르는 그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한 후대의 추가일지도 모른다는 설이 있다. 그리스 신화를 다룬 어느 일본 만화에서는 사랑이 아름다움(美)을 따르는 것은 순리이기에 형태가 없던 에로스 스스로가 아이로 변해 아프로디테의 양자로 들어갔다는 해석을 선보인다.
에로스는 보통명사로서도 사랑을 의미하며, 아가페(agapē)의 맞짝개념으로서 사용된다. 에로스가 육체적이고 충동적인 성애를 의미한다면 아가페는 신과 인간 사이의 상호적인 사랑, 형재애, 유교의 경애(敬愛) 등 정신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헤시오도스는 이런 에로스를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결부시킴으로써 카오스로부터 생겨난 원초적 힘이자 혼돈을 질서로 바꾸는 원리로 간주한다. 여기서 에로스는 타나토스(죽음)에 대척되는 의 개념이 된다. -현상학사전 참고.
아프로디테의 아들 에로스는 화살을 든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등에 날개도 달려 아기 천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3] 에로스가 가진 화살통에는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황금 화살과 사랑을 거부하게 만드는 화살이 있다.[4] 대중매체에 흔하게 나오는, 날개달린 아기 천사가 하트모양 화살을 쏴서 사랑을 일으키는 연출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이 화살의 효과가 참으로 무시무시하다.[6] '''절대적이기 때문에 신조차도, 심지어 에로스 본인조차도 거부할 수 없다.''' 아폴론이 당한 것이 특히 유명하며, 어머니 아프로디테도 약간 찔렸다가 아도니스를 사랑하게 되었다.[7] 에로스 본인도 본인 화살에 당했다. 후술할 프시케 설화 참고.
가니메데와 친구 내지는 애인이었다고 하는데, 프쉬케는 서기 1세기~2세기 로마 시대의 신화이다 보니[8] 아득히 전이라 바람 피웠다기보다는 아내 만나기 전에 누구랑 사귀었다에 더 가까울 듯. 정신연령대가 비슷한 동갑내기 친구로써 잘 지냈다고 보는게 옳다.

1.2.1. 프시케 설화


[image]
큐피드와 프시케의 혼례 인사, 휴 더글러스 해밀턴, 1792-1793, 캔버스에 유채, 아일랜드 국립박물관 소장.
[image]
큐피드와 프시케, 자크 루이 다비드, 1817, 캔버스에 유화, 클리블렌드 미술관 소재.
Adolphe William Bourgereau, 1885년 #프시케의 납치, 1889년 작품#
큐피드와 프시케, 벤자민 웨스트, 1808, 워싱턴 DC 코코란 미술 갤러리#
보듯이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 사이에 큐피드와 프시케를 다룬 작품들이 쏟아졌다.
에로스가 프시케를 만나게 되는 배경은 이렇다.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을 모시는 신전들이 점점 휑해짐을 알게 된 아프로디테가 지상을 둘러보니, 웬 왕국[9]의 셋째 공주가 자기 대신 숭배를 독차지하고 있었다.
토마스 불핀치가 쓴 내용에 의하면, 효자였던 에로스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일개 인간을 미(美)의 신으로 숭상하며 정작 진짜 미의 신의 신전은 방치한 불경으로 명예가 실추된 어머니를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해간 모양이다. 아프로디테 궁전의 뜰에서 샘솟는 쓴물과 단물을 병에 나눠 담아서, 우선 매력을 빼앗는 쓴물을 프시케의 입술에 떨어뜨려 사랑받는 힘을 빼앗고 사랑의 화살을 찔러 추남이나 거지같은 비천한 자를 사랑하게 만들 요량이었다.
신일숙 작가의 '''프쉬케'''에서 에로스는 천진난만한 잔인성을 가진 소년으로 등장하여 "너희 여자들은 겉으로 위선을 떨면서 뒤로는 여기저기 엉덩이를 내미는 천박한 근본의 족속이니, 나는 너를 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네 본성을 일깨우는 것뿐이다."라는 식으로 독설을 내뱉는다. 이 작품은 프시케를 알기 전의 사랑의 신이 정작 사랑을 모르면서 그걸 가지고 노는 철없는 소년이었다는 해석을 하는 것인데, 실제 신화를 보면 이 시각이 얼추 들어맞는다. 특히 아프로디테와 그 영향 하의 에로스를 이기적인 모자로 그린 부분에서 영혼(프시케)없는 사랑이 얼마나 무절제하며 위선적인 것인가를 강조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에로스가 잠든 프시케에게 한 여성에 대한 디스는 자신의 어머니와 그 명을 충실히 따르는 스스로에게 해당된다.
그리고 익히 알려졌듯이 에로스의 계획은 틀어진다. 잠자는 공주의 침실에 숨어 들어가 화살을 들이민 것까지는 좋았는데, 프시케의 미모에 놀랐는지 그녀가 갑자기 눈을 떠서 놀랐는지[10] 그만 찌르려던 화살에 자신이 찔리고 만다.[11] 그렇게 이성이 나가버린 에로스는 이미 부어버린 쓴물에 보상이라도 하듯 아름다움을 증폭시키는 단물을 프시케의 이마(혹은 머리카락)에 뿌리고 돌아온다.
흔히 어린아이로 그려지던 에로스가 위 장면에서 '''"프시케를 보고는 사랑에 빠져 순식간에 아이에서 청년으로 성장했다."'''라고 표현된다. 사랑은 아이를 어른으로 만든다고 하던가.[12] 청년이 된 에로스는 말 그대로 아기천사에서 성장한 천사의 모습이 된 모양이다. 대신 전투력이 엄청나게 하향되었다. 어딘가에서 '금빛 고수머리는 눈과 같이 흰목과 진홍색의 볼 위에서 물결치고 어깨에는 이슬에 젖은 두 날개가 눈보다도 희고, 그 털은 보들보들한 봄꽃과 같이 빛나고 있었다.' 식으로 묘사[13]되는, 선남선녀가 넘쳐나는 신계에서도 손꼽히는 궁극의 미남이었던 듯.
결국 프시케는 찬사는 받을지언정 청혼은 받지를 못했고, 이를 이상히 여긴 국왕 내외가 아폴론 신전에 문의를 넣는다. 들려온 답변은 "이 처녀는 인간에게 시집 갈 수 없는 운명으로, 산꼭대기에서 기다리는 인간도 신들도 두려워 하는 괴물이 그녀의 배필이다."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14][15] 신탁은 절대적이기에 왕과 왕비는 시름속에 막내딸을 치장시키고 장례식 같은 혼례 행렬 끝에 그녀를 산꼭대기에 두고 돌아오게 된다.
한편 에로스는 공포에 떨며 울 게 뻔한 새색시를 위해 일찌감치 꽃이 만발한 골짜기의 맑은 샘 옆에 황금 기둥의 온갖 벽화와 부조로 장식된 으리으리한 신혼 궁전을 짓고, 신의 세계에서도 최상품의 가구와 장식물들을 들여 놓았다. 그리고 최고의 요리와 음악 실력을 갖추고 품위 있는 예절을 익힌 투명한 시종들을 고용한 뒤 마지막으로 서풍의 신 제피로스를 프시케를 위한 리무진 셔틀(...)로 수배해 그녀를 안전히 모셔오도록 한다.
이런 에로스의 정성이 통했는지 (神)급의 호화로움에 놀라 가족들과 떨어진 슬픔도 잊은 프시케는 온갖 호사에 취해, 신비로운 낭군의 사랑의 속삭임에 취해 내 모습을 보려 하지 말라는 이상한 명령에도 의문이나 불만 없이 순종하며 지낸다. 그렇게 둘의 신혼생활은 오직 밤에만, 그것도 철처히 불빛 없는 어둠속에서만 이루어지고, 날이 밝는 아침이 오면 에로스는 프시케의 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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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에로스 (에로스와 프시케), 프란시스 에드와르 피콧, 1817
그러나 이 행복이 얼마 갈 수 없었던 것이, 이곳은 말 그대로 신의 궁전이지만 제대로 된 인간관계가 결여된 새장이었고, 프시케는 얼마 못가 고향과 가족들 생각에 결혼해서 출가한 언니들만이라도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간곡한 애원에 결국 에로스는 제피로스로 하여금 언니들을 데려오도록 하는데, 그리고 그 결과는 잘 알려졌다시피 신혼의 파경. 두 언니의 시기 섞인 부추김에 겁먹은[16] 프시케는 미리 단검과 등잔을 준비해 숨겨둔다. 그리고 남편이 자신과 정사를 치른 뒤 잠시 잠든 기회를 틈타 몰래 불을 켜게 된다. 누가 봐도 에로스임을 알 수 있는 그 날개 달린 신의 자태는 너무도 매혹적이었고, 프시케는 단검을 든 채로 신랑의 절세미모를 감상하다 실수로 등잔의 기름 한 방울을 그의 어깨에 떨어뜨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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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어기고 잠든 에로스의 얼굴을 보고 말아버린 프시케, 도메니코 코비, 1784
자다가 난데없는 화상을 입고 깨어난 에로스의 눈앞에는 일렁이는 등잔불 뒤로 칼을 든 새색시가 서 있었다. 에로스 입장에서는 어머니의 명을 어기는 것을 무릅쓰고 데려와서 살고 있었던 것인데, 정작 프시케는 자신을 의심해서 모습을 보지 말라는 약속을 어겼다. 헌데 프시케는 인간의 몸으로 지엄한 신의 명을 거스른 것도 모자라 살인도구 을 들고 있었으니[17], 이는 사랑의 언약을 배신한 행위인 동시에 신에 대한 불경죄가 된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사랑은 의심과 함께 할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고, 다른 책에서는 아래의 대사를 날리고 주저앉아 우는 프시케를 뒤로 한 채 쿨하게 창 밖으로 날아간다.

어리석은 프시케여, 난 당신을 위해 어머니 아프로디테의 지시도 어겼소.

어머니는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는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하라고 하셨소.

하지만 난 당신을 보는 순간 사랑에 빠져 내 화살로 내 자신에게 상처를 입혀 당신을 아내로 삼았소.

그런데 당신은 나를 의심하여 괴물로 생각하고 내 목을 자르려 하다니! 사랑이 어찌 의심과 함께할 수 있겠소!

- 신화, 세상에 답하다, 2009. 11. 9., 바다출판사. 저자 김원익

-

어리석구나, 프시케여. 내 사랑에 대한 보답이 겨우 이것이더냐?

나는 어머니의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그대를 아내로 맞았더니, 그런 나를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내 목을 도려내려고 해?

가거라. 언니들에게로 돌아가거라.

내 충고는 가벼이 여기고 제 언니들의 권고는 중히 여겼으니 마땅하지 않은가?

내 그대에게 따로 벌을 내리지는 않을 것인즉 오직 영원히 헤어질 따름이다.

사랑이 어찌 의심과 한곳에 기거할 수 있겠는가?

-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2009. 6. 19., 창해. 이윤기 옮김

이윤기 판의 위 장면이 좀 극적이다. 등잔불과 단검으로 무장한 프시케를 말없이 노려보고 창밖으로 날아가던 에로스였는데 자기를 쫒아오려고 창을 넘다 땅바닥에 엎어진 프시케를 돌아보곤 한탄하며 던진 말이다. 에로스는 분명 프시케에게 "내 얼굴을 보는 날이 우리 파혼하는 날"이라 엄중히 경고했고, 이런 금기는 동서양 할 것 없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이런 류의 신화와 설화는 항상 내걸린 금기가 깨져 파국이 다가와야만 스토리 진행이 된다.
물론 현대적인 관점에서야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가족과 떨어져 얼굴도 모르는 외간 남자에게 팔리듯 시집 오게 되었으니 스톡홀름 증후군이 아닌 이상에야 프시케 처럼 의심하고 경계하는게 정해진 수순이긴 하다. 특히 언니들의 입방아가 결정적이었다.
  • 프시케가 임신한 버전: "신탁에서 뭐랬니. 독사 같고 맹수 같은 신랑?[18] 이 근방의 농부들이 그런 커다란 독사를 봤다는구나. 네 남편이 그 뱀이라면, 네 배가 만삭이 된 순간 아이와 같이 널 잡아먹을 심산인지도 몰라. (칼과 등잔을 쥐어주며) 밤에 몰래 그 얼굴을 확인하고 뱀이라면 목을 자르렴."
  • 프시케 홀몸 버전: "아폴론 신전에서 네가 끔찍한 괴물과 결혼할 팔자라지 않던. 이 골짜기의 사람들 얘기가 네 남편은 괴물 뱀으로 널 실컷 먹여 살찌우고 잡아먹을 거라 하더구나. 그러니 우리 말대로 하렴. 등잔과 칼을 준비해 감추어 놓고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면 되는 거야."
여러 이야기들 중에는 에로스가 향수병에 시달리는 프시케의 간청에 초대를 허락하면서도 언니들의 시기를 예감하고는 그녀들의 말에 귀를 귀울이지 말라는 충고를 했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프시케가 마음을 다잡기에는 궁전을 감옥이라 여길만치 낮에 홀로 외로움에 시달렸고[19] 오랜만에 만난 핏줄들의 속삭임은 너무도 강렬했다.
이후 용서를 빌기 위해 프시케가 찾아간 아프로디테는 귀한 아들을 미천한 인간 여자에게 빼앗겨 분노한 시어머니 노릇을 톡톡히 한다. 그리고 프시케가 며느리로 인정받으려 고생할 때 에로스는 앞으로 나서지 않는다. 어떤 학습 만화에서는 아프로디테가 에로스를 감금한 것으로, 다른 책에서는 아프로디테의 말을 빌려 프시케에게 데인 어깨가 덧나 몸져 누웠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프시케가 아프로디테에게 받은, 인간으로서는 목숨을 바쳐도 완수가 불가능한 임무들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에로스의 입김 덕이었다고 한다. 신전 창고의 그득한 곡식을 종류별로 나누는 일에는 개미들을 동원해 줬고, 겉보기와 달리 흉악한 맹수 황금양의 털을 모을 때에는 강의 신이 위험과 안전한 방법을 알려 주도록 힘을 썼다. 용이 지키는 샘물을 떠 오는 일에는 독수리를 보내 줬으며, 마지막으로 저승의 페르세포네에게 가서 화장품을 얻어 올 때에도 안전한 길을 누군가가 알려주도록 수를 써 놨다.
이 일은 명색이 사랑의 신이 일개 인간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의 상처를 입는 결과로 돌아온다. 여러 신과 인간들을 농락해온 에로스의 보기 드문 굴욕이기도 하다. 에로스를 괴물로 비유한 신탁을 내려 프시케가 그를 의심하도록 만든 아폴론 역시 사랑의 화살에 당한 이들 중 하나였다.
여러 도움에 힘입어 지하세계에서 무사히 저승 특산 화장품을 들고 이승으로 돌아온 프시케. 그러나 미리 귀뜸받은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호기심을 못 이겨(혹은 지아비에게 예쁘게 보일 마음에) 페르세포네의 상자를 열고 만다. 상자에서 튀어 나온 것은 '''저승의 잠'''으로, 인간이 여기에 노출되면 식물인간이 되어버린다. 때마침 심신을 회복하고 프시케를 찾아나선 에로스는 길가에 쓰러진 그녀를 신력이 깃든 화살로 깨워 걱정 섞인 책망을 하고 서둘러 어머니에게 돌아가 일을 끝마치도록 종용한다. 그리고 자신은 그 길로 제우스에게 날아가 어머니를 설득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렇게 최고신의 중재로 아프로디테의 인정을 받게 된 프시케는 당당한 신의 일원이 되어 불사를 얻고, 에로스는 그녀를 정식 신부로 맞이해 딸 헤도네[20]를 얻게 된다.
프시케와 에로스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몇 안 되는 사랑 이야기다. 이는 프시케 설화가 예전부터 존재하던 이야기가 아니라 서기 2세기의 로마 시인 아풀레이우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1.2.2. 현대 대중매체에서의 묘사


  • 프시케와의 이야기는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도 에피소드 중 하나로 나왔다. 원래 해피엔딩으로 끝난 이야기인 만큼 만화에서도 별 각색없이 내용이 진행되었다. 성장 버전 성우는 강수진.[21] 남도일 판박이라 '어? 남도일?'이라고 여럿 생각했을 것이다. 어렸을 때 버전은 성우가 그때 그때 바뀌는 편이다. 지미애였다가 우정신이었다가. 본인 에피소드에서는 아프로디테에게서 프시케가 지하세계로 가는 임무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는 통곡하며 "프시케더러 죽으란 말입니까!"라고 절규하더니 이내 이성을 잃고 독방의 쇠창살을 휘어 부숴버리고는 프시케를 찾으러 뛰쳐나간다. 제피로스가 프시케가 있는 곳을 알려주자 재빨리 날아가는데 제피로스가 서풍의 신인 자신보다 빠르다며 감탄한다. 의식을 잃은 프시케를 안고 당신의 남편이 왔다면서 눈을 뜨라고 울면서 애원하자 프시케는 깨어나고 이를 본 신들이 두 사람의 결혼을 추진하면서 행복하게 산다.[22]
  • 오르페우스 에피소드에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와의 애정행각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옛날의 자신이 생각난다며 사랑의 신인 자신이 위대하다고 한다.
  • 모 학습만화에선 역사를 어지럽히는 악당이 낙랑공주의 내적갈등을 자극해 자명고찢는거 방해하자 주인공이 사랑애(愛)자로 소환해 호동왕자에 대한 사랑으로 채워넣는다.
  • 네이버 웹소설의 작가 강하다의 신작 100일간의 에로스의 남주인공. 사기극을 벌인 죄로 소멸당하기 전, 자신이 모든 걸 잊고 인간세계로 돌아가겠다는 프시케의 부탁에 타르타로스에 갇히는 선에서 끝났다. 이후 환생한 프시케를 찾고자 타르타로스를 탈옥하여 인간세계로 넘어와 '안리움'이라는 가명으로 그녀의 곁을 맴돈다.
  • 네이버 웹툰로어 올림푸스에서도 에로스가 등장한다. 핑크색의 상냥하고 친화력이 좋은 청년. 프시케를 떠난 이후 그녀의 행방을 빌미로 엄마인 아프로디테에게 부려먹히고 있다.

2. 성애를 의미하는 추상명사


어원은 1문단의 신.
이 단어의 형용사 형태인 '에로틱(erotic)' 및 이것의 축약어 '에로(ero-)'는 어느 나라에서든 성애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성인용 매체를 지칭하는 수식어로 주로 쓰인다. 에로영화에로게가 대표적이다.
일본에서는 성적 욕망, 성적인 요소 등등을 마치 코스모처럼 에로스라는 일반명사로 사용한다(...).

3. 소행성


MPC 지정 번호 순 소행성(Minor Planet) 찾기
432 피티아

'''433 에로스'''

434 헝가리아
433 Eros
'''구분'''
아모르 소행성군
화성 횡단 소행성
지구접근천체
'''지름'''
34.4×11.2×11.2km
평균 16.84km
'''태양기준거리'''
1.4578777 천문단위(AU)
'''원일점'''
1.782516 천문단위(AU)
'''근일점'''
1.133239 천문단위(AU)
'''궤도경사각'''
10.8286°
'''이심률'''
0.2226786589
'''공전주기'''
642.95427일 (1.76년)
'''자전주기'''
5.270시간
'''자전축 기울기'''
89°[23]
'''최고온도'''
100 °C (근일점)
'''최저온도'''
-150 °C (밤)
'''겉보기 등급'''
7~15
[image]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 중에서도 큰 편이며, 화성 근처에서 궤도를 그리고 있다. 2000년에 니어 슈메이커 탐사선이 직접 방문했다.
1898년 8월 13일, 독일의 천문학자 칼 비트가 발견한 S형 소행성이며 이름의 모티브는 2번 항목이다.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들 중 1036 가니메드[24]에 이어 2번째로 크다. 밀도는 2.67g/cm3 정도로 알루미늄에 가까운 편이며 니어 슈메이커 탐사선의 분석 결과 에로스는 감람석휘석을 포함한 규산염으로 구성된 콘드라이트로 되어 있다. 지구에서 볼 때는 최대 7등급에 도달하는데 이 때는 팔라스베스타, 이리스 등을 제외한 소행성들과 해왕성보다도 밝아진다.
가장 큰 크레이터는 약 10km이며 표면에 있는 커다른 바위들은 10억년 전의 충돌로 주변에 흩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4. 영화



[1] 이놈이 헬레네에게 화살을 쏘지 않았어도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어찌보면 트로이 전쟁의 만악의 근원.[2] 굳이 만악의 근원을 찾는다면 황금사과를 제게 주면 최고의 미녀를 주겠다고 약속한 아프로디테 탓이다.[3] 어느 학습만화에선 제우스가 에로스에게 날개가 달린 건 사랑은 잡지 않으면 날아가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4] 아프로디테가 만들어서 에로스에게 활과 함께 선물했다는 내용도 있다.[5]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 바로 아도니스다. 그리고 아프로디테는 이 아도니스에 반해 큰 곤욕을 치르게 된다.[6]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자신을 무시한 인간/신 등을 벌 주기 위해 이 화살을 이용하려는 장면이 많다(...) 부부나 '''부모 자식 간에''' 금화살을 쏴서 가족 관계를 파탄낸다거나.[5] 일설에는, 헬레네에게 금화살을 쏴서 파리스에게 반하게 만들었다고도 한다. 이처럼 판본이 많은 설화 중 좀 정신나갔다 싶은 러브 스토리엔 에로스의 화살이 개입되었다는 판본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7] 다만 아도니스 전설을 보면 에로스의 화살과는 상관없이 반했다는 말도 있다.[8] 로마를 기독교가 휩쓸기 바로 직전이다.[9] 이 왕국이 그리스의 도시국가였는지, 아니면 메소포타미아이집트의 국가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프시케 항목에도 안 나와있다.[10] 에로스는 모습을 투명하게 숨길 수 있다고 한다.[11] 일설에는 프시케를 본 순간 이미 사랑에 빠졌고 어머니의 명령에 갈등하던 그는 스스로 화살에 찔렸다고도 한다.[12] 사실 아기천사 같은 모습은 헬레니즘 이후의 유행이고, 더 오래 전에는 헤르메스 같은 미청년으로 조각되었다고 한다. 프시케와 관련해서는 르네상스 이후의 미술품에서 금발의 잘생긴 청년의 모습으로 나온다.[13] 이 글귀의 일부가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차용되는데, 작중 그려지는 홍은영 특유의 미형 작화와 더불어서 묘사되는, 프시케가 에로스의 모습을 확인하는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다.[14] 전승에 따라 에로스가 아폴론에게 프시케 부모에게 거짓 신탁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물론 아폴론은 다프네 일과 거짓 신탁을 못내리다고 화를 내나 에로스가 금화살을 보여주 또 다프네와 같은 일 겪게 할거라고 협박하자 아폴론이 어쩔 수 없이 승낙한다.[15] 남편 될 남자가 신들도 건드리지 못하는 개구쟁이 에로스라는 점과 예언의 신이 에로스에게 가장 크게 데인 아폴론이란 걸 상기해보면 거짓말은 단 한 마디도 안 했으면서 에로스를 엿먹이는 아주 절묘한 예언이다. 또는 신의 입장에서도 사랑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괴물같은 것이라는 뜻이라고 볼수도 있다. 그 제우스조차 헤라에게 맨날 바가지 긁히면서 자신의 바람기를 전혀 제어하지 못하니 말이다.[16] 판본에 따라 그저 호기심에 금기를 어겼다고도 한다.[17] 인어공주와 맥락이 닿는다.[18] 전승이 여러 개가 있고 신탁의 내용도 조금씩 다르다.[19] 시종들이 극상의 예로 여왕처럼 모셨지만 모습도 안 보이고, 당연히 사람도 아니고, 갑자기 헤어진 가족들을 대신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20] 쾌락, 기쁨, 환희. 로마에서는 볼룹타스로 부른다.[21] 다만 일부 에피소드에서는 김영선.[22] 여담으로 아프로디테의 반응이 원작 만화와 올림포스 가디언에서 각각 다르다. 제우스의 '프시케를 올림포스로 데려오자'는 제안을 받는 것 까지는 같지만, 만화판에서는 '프시케가 차라리 인간 세상에 없으면 적어도 인간들이 프시케 때문에 나를 등한시하는 일은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선선히 두 사람을 허락하지만,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아예 제우스의 제안에 말도 안된다며 끝까지 학을 떼며 반대하다가 제우스가 '에로스는 이제 더이상 당신의 어린 아들이 아니에요. 자식을 아끼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면 그 모습이 추할 수도 있어요.' 라고 말하며 추가타 설득을 먹이고 덤으로 아프로디테 옆에 있던 아폴론마저도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라며 제우스의 말에 호응하자 결국 고집을 꺾는다.[23] 출처 : #[24] 목성의 대형 위성 가니메데와 어원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