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金甁梅
1. 개요
중국사대기서의 하나. 수호전을 바탕으로 명나라 때 창작된 장편소설이다. 제목의 금병매는 3대 히로인 격인 반'''금'''련, 이'''병'''아, 방춘'''매'''에서 따온 것이며, 이야기의 핵심인 돈('''金'''), 술('''甁'''), 여자('''梅''')를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다.
저자는 난릉 소소생(蘭陵笑笑生)이라고 하는데 난릉은 당시 지명에 해당되고, 소소생은 필명으로 보이나 어떤 인물인지는 분명히 알려져 있지 않다.[1] 사실상 작자미상인 셈.
2. 내용
수호지의 스핀오프 + 리부트스러운 에로 동인지 혹은, '''인류 최초의 에로 동인지''' 라고 할 수 있다. 무송이 서문경을 죽이는 데 실패해서 서문경은 멀쩡히 살고 계속 시녀, 유부녀, 비구니 등 여자는 가리지 않고 카사노바 짓을 하며 씨를 뿌리다가 마지막엔 아버지 무대랑의 복수를 노리던 10대 소녀 영아[2] 에 의해 '''춘약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는 이야기.
그 후, 서문경의 5번째 부인으로 들어간 반금련은 6번째 부인 이병아와 서문경의 아들을 구박하여 죽게 만든다. 이 부분은 판본에 따라 다르기도 한데, 반금련은 자기가 기르던 큰 개만 한 고양이에게 빨간 옷 입은 인형을 공격하도록 훈련시켜[3] 추석을 기일로 잡아 자기는 친정에 가 있는 알리바이를 만들고 고양이는 훈련받은 대로 관가에게 치명상을 입혀 죽게 만든다. 이병아는 실의 끝에 병사해 버리고, 이후 반금련은 수호지의 내용과 거의 비슷하게 돌아온 무송에게 살해당하며 주인이 없어진 서문경의 집안은[4] 콩가루 집안이 되어 정실인 오월랑과 맹옥루를 제외한 여자들은 전부 흩어지고, 전쟁이 나서 피난을 가면서 오월랑은 서문경의 탓으로 쌓인 업보를 풀기 위해 서문경의 아들 효가[5] 를 절에 맡기면서 끝난다.
3. 평가
내용은 연애담에 가까운데, 에로틱한 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것이 특징이다. '''지금 관점에서 보자면, 수호지의 에로 동인지이자 에로 동인지 계열의 초기 형태라고 보면 된다.''' 문학적인 면만 중시한 90년대~2000년대 초에 출판한 '''도서관용''' 금병매에선 잘 안 나오지만 최근에 나오는 금병매는 음란한 부분도 말 그대로 적나라하게, '''참 더럽고도 자세하게''' 온갖 체위 및 검열삭제가 대놓고 묘사되어 있다.
배경은 수호지와 마찬가지로 송나라가 맞지만, 등장하는 언어라든가 문화양식은 송나라보다 명나라 시대에 가깝고 고증도 잘 된 편이다. 당시 명나라는 상업이 매우 발달하여 극도로 소비, 사치 풍조가 만연하고 성적으로도 상당히 방종하였는데 금병매가 쓰여진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솔직한 성에 대한 묘사와 유려한 한시도 있고, '''에로 동인지 주제에 사회 비판 요소'''도 담겨 있기 때문에 중국사대기서에 올랐다. 그래서 중국문학계에서도 수많은 학자들이 진지하게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는 대상이기도 하다.
작품으로서 금병매의 장점은 섬세한 생활 묘사이다. 금병매에서 생활 묘사는 삼국지, 수호전, 서유기보다 훨씬 뛰어나, 잔치나 연회를 할 때 어떤 품목을 얼마에 샀는지 아주 세세하게 나열되어 이 소설이 쓰여질 당시의 물가를 추측해 볼 수 있는 등, 당시 사회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보기도 한다.
영웅이나 호걸이 아닌 '평범한 인간'이 중심 인물이 된다는 것 역시 중대한 전환점이다. 무송 역시 수호전과는 달리 복수하겠다고 나섰다가 괜히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감옥으로 끌려 가 버려서... 비교적 '탈 영웅화'가 이루어진다. 금병매는 결점이 많고 때로는 추악하기까지 한 인간의 '삶'을 섬세하게 나타내는 작품인 것이다.
후대 소설인 홍루몽에서도 전통적인 영웅이나 선비의 덕목을 거부하는 가보옥이 주인공으로 등장했지만, 신기가 깃든 돌의 환생이라는 전생 및 현세의 귀족 신분을 감안하면 완전히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는 점에서 금병매와 차이가 있다.
그 외에도 당시에 유행했던 중국 요리의 레시피까지도 자세히 나와서 이쪽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도서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중국사대기서는 교과서에도 종종 언급이 되나, 이 작품에 대해선 전혀 나와 있지 않다. 내용을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4. 등장인물
- 서문경
- 오월랑: 서문경의 정실 부인으로 무가의 딸. 본래 서문경에게는 정부인인 진씨가 있었으나 큰딸 대저를 낳은 후 죽고 새로 맞은 정부인이 오월랑이다. 얌전하고 현숙한 성격이지만 첩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기도 해서 서문경은 새로운 첩을 들일 때에도 항상 오월랑과 상의한다. 처음 임신한 아기는 반금련의 저주로 사산하고 2번째로 낳은 아들이 효가. 서문경이 죽은 후 금나라 군대가 쳐들어왔을 때 한 사찰로 피신한다. 이때 효가를 출가시킨다. 그리고 하인이었던 대안(玳安)을 양자로 삼아 서문경의 후사를 잇게 하고 자신은 70세까지 장수한다.
- 이교아: 서문경의 둘째 첩. 본래 기루에서 일하였는데 서문경이 돈으로 사왔다. 서문경이 죽자 오월랑에 의해 다른 집에 팔려간다.
- 맹옥루: 서문경의 셋째 첩. 옷 가게 집 미망인으로 전 남편이 죽은 후 서문경이 그 재산을 탐내 계교를 써 데려왔다. 본부인 오월랑 못지 않게 온화한 동시에 소심하기도 한 성격. 표정을 크게 드러내는 성향은 아니지만 타인에게는 상냥하고 화기애애한다. 작중에서는 춘매와 더불어 반금련의 유이하게 친한 사이로, 금련이 추천해준 도구로 같이 장난까지 쳤다. 이 둘이 얼마나 친했냐하면, 서문경 사후 오월랑이 반금련을 쫒아낼 때 그녀에게 자신의 금비녀와 비단 치마저고리까지 몰래 주고 헤어지기 전에 서로 한참 울었을 정도. 이후 다른 집에 팔려가지 않고 첩들 중에서 유일하게 오월랑이 옆에 두어 그럭저럭 괜찮은 삶을 살았다.
- 손설아: 서문경의 넷째 첩. 본래 대저의 하녀였는데 서문경이 꿀꺽 하고 넷째 부인으로 들어앉혔다. 하녀들을 지휘해 집안의 음식을 만드는 일을 맡고 있다. 첩들 중에서는 가장 공기로 서문경은 그녀를 버려두고 거의 찾지 않는다. 중간에 서문경의 비위를 거슬러 몹시 매를 맞는데 이 때문인지 판본에 따라서는 중간에 맞아 죽기도 한다.[6] 춘매하고는 사이가 엄청 안 좋은지라 후에 서문경이 죽은 후 부잣집에 첩으로 들어간 춘매의 하녀로 팔려가 구박받다가 다시 팔려가는 이병아 못지않은 불쌍한 캐릭터.
- 반금련: 서문경의 다섯째 첩.
- 방춘매: 반금련의 하녀. 반금련의 기둥동서이자 영원한 도우미. 작중에서 춘매 없는 금련은 가히 알프레드 없는 브루스 웨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금련 역시도 춘매를 매우 총애했으며, 춘매도 금련을 까는 손설아에게 대들거나 금련 사후에 노잣돈을 태우며 울어줄 정도로 충성심이 깊었다.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를 안으면 매우 분해하지만 춘매를 안는 것은 그냥 넘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나서서 권장할 정도. 서문경이 눈독을 들여 가끔 하룻밤을 지내긴 하지만 정식으로 첩의 자리에 앉지는 못한다. 서문경이 죽은 후 부잣집에 첩으로 들어갔고 하녀로 팔려온 손설아를 닦달하다가 다른 곳으로 팔아버린다.
- 이병아: 서문경의 여섯째 첩. 이 작품에서 제일 불쌍한 인물. 본래 화자허의 부인이었으나 서문경의 유혹으로 바람이 나고, 화자허가 죽자 막대한 재산을 몽땅 싸들고 서문경에게 개가했지만 그는 이병아에 대한 관심이 식어 푸대접을 한다. 이에 울분을 느끼고 별거한 이후 화자허의 환상을 보는 등 마음의 병이 생겨, 의사를 부르게 된다. 이를 왕진하러 온 장죽산이 그녀를 보고 반해 청혼을 하게되는데, 부인과 사별해 홀아비가 된 장죽산과 서문경에게 거의 버려지다시피한 이병아는 서로 뜻이 맞아 재혼(?)하게 된다. 다만 서문경은 그걸 가만 둘 사람이 아니었고, 그 집에 쳐들어와 진상을 부린다. 동시에 이병아도 쌓인 게 폭발해 서문경에게 대들지만 결국 후드려 맞고 자살 시도까지 하다 실패하고 나서야 겨우 화해하게 된다. 이후 서문경의 아들 관가를 낳았는데 관가는 반금련이 훈련시킨 고양이에게 물어뜯긴 상처가 심해져 죽고, 이병아 자신은 화자허와 장죽산의 귀신이 출몰하자 홧병으로 죽는다.
- 무대랑
- 무송
- 화자허: 아버지에게 큰 재산을 물려받은 한량. 서문경, 응백작과 어울려 다니며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생활을 한다. 하루는 잔뜩 취한 채 서문경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는데 이 때 부인 이병아와 서문경이 서로 눈이 맞아 바람이 난다. 서문경은 화자허를 죽이고 이병아를 차지하려고 없는 죄를 만들어 화자허가 잔뜩 곤장을 맞게 한다. 화자허는 맞은 곳이 덧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데, 그 눈 앞에서 이병아는 서문경과 간통하고, 그것을 본 화자허는 피를 토하고 죽는다. 판본에 따라서는 간통 현장을 목격한 화자허가 관청에 고발하러 갔으나 서문경이 풀어놓은 부랑패에게 맞아 죽기도 한다.
- 응백작: 아첨 잘하고 배은망덕한 인물. 서문경, 화자허와 어울려 다니며 음식을 얻어먹는다. 한마디로 서문경의 꼬붕. 서문경 사후에는 새로운 물주로 장이관에게 붙어 얻어먹으며 이교아를 장이관에게 개가시킨다.
- 장죽산: 이병아가 화자허와 사별한 이후 잠깐 결혼한 의원. 왕진을 갔다가 이병아에게 반하여 청혼했는데 서문경이 그것을 알고 부랑패들을 동원해 누명을 씌우고 멀리 쫓아버린다.[7]
- 장대인: 반금련의 본래 주인. 반금련을 겁간하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다. 반금련은 장대인의 아내인 여씨에게 이 사실을 고자질하고 장대인은 마누라의 등쌀에 시달리다가 홧김에 반금련을 무대랑에게 시집보낸다.
- 왕파: 서문경과 반금련 사이를 뚜쟁이질하는 노파. 수호전에도 등장한 그 왕씨 할멈이다.
- 서문대저: 서문경과 전처 진씨 사이에 태어난 딸. 진경제와 결혼하여 따로 살림을 차려 나가 살다가 진씨 집안이 몰락하자 친정으로 돌아와 얹혀 산다.
- 진경제: 대저의 남편, 즉 서문경의 사위이다.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속은 텅텅 빈 한량으로 아버지의 재산을 믿고 안일하게 살다가 아버지가 몰락하자 처가로 들어온다. 서문경은 진경제에게 자신의 가게 일부를 통솔하는 지배인 역할을 맡겼다. 그러나 진경제는 반금련과 간통하다가 들켜 처가에서 쫓겨나고 이후 청하현 내의 작은 집을 얻어 가끔 처가에서 재물과 돈을 얻어와 근근히 살아간다. 이후로도 가끔 서문경이 집에서 장기간 출타하면 반금련과 간통하러 간다(...)
- 영아: 무대랑과 전처 사이에 태어난 딸. '소조'라는 이름으로 관기가 되었다가 서문경을 만나고 그에게 미약을 마구 먹여 중독시켜 서서히 죽게 하여 아버지의 복수를 하며 그 과정에서 순결을 잃는다. 판본에 따라서는 춘매가 사실 영아였다는 버전도 있다. 판본에 따라서는 무대랑과는 혈연 관계는 아닌 은혜를 입어 복수를 하려는 것으로 나오기도 하며 해당 판본에서는 무송과 연인이 되어 함께 떠나기도 한다[8] . 또 다른 판본에서는 무대랑에게 은혜를 입은 것까지는 같으나 실은 무대랑을 마음속 깊이 연모하고 있다는 설정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해당 판본에서는 무대랑과 영아 사이의 이야기가 추가되어 있다. 무대랑과의 첫만남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거리에서 자신을 판다고 영아의 엄마가 비파기로 노래를 부르는데 서문경이 등장해 돈을 내겠노라고 등장하며 자신의 다른 아내들과 비교해도 미모가 높다며 추근대며 자신을 따라가면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며 천냥짜리 전표를 들고와 모녀를 끌고가려고 한다. 이때 두 모녀는 끌려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사람들이 나서지 않자 무대랑이 자신이 나서서 대신 돈을 내겠다고 하며 그동안 떡을 팔아 모은 돈 100냥을 꺼내는데 코웃음 치는 서문경에게 영아의 엄마가 무대랑을 따라가겠다고 나서자 서문경은 기분이 나빠져 돌아가버린다.[9] 모녀는 자신들을 위해 그동안 모은 돈을 선뜻 내주는 호의에 감동하여 모녀가 무대랑을 모시기로 하는데 무대랑은 자신은 그런 걸 바라고 한 게 아니라고 말리고 영아의 아버지의 장례부터 치르는데, 장례를 치르고 나서 영아의 엄마까지 쓰러지게 된다.[10] 결국 영아의 엄마까지 죽고 그 장례까지 무대랑이 있는 돈을 털어 치러주고 3년상을 치르게 도움을 준다.[11][12] 판본에는 의지할 곳 없던 영아는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자신을 가족처럼 돌봐주는 무대랑을 연모하게 되는데, 무대랑과의 첫만남에서 13세 정도의 소녀로 묘사되던 영아가 16세의 사춘기의 소녀로 묘사되는 구절이 나오며 영아의 심경에 대한 묘사가 함께되어 있다.[13] 그러나 이러한 둘의 관계는 반금련에 의해 깨지게 된다. 사실 반금련이 의도한 건 아니고 유씨 댁 마님이 반금련에 대한 괘씸죄를 물어 무대랑에게 시집을 보낸 것 때문인데, 아직 어린 티가 나는 자신보다 꽃같이 예쁜 반금련이 함께하는 게 무대랑의 행복이라 생각하여 떠나 이름을 바꿔 소조라는 기생이 되었다는 설정이다. 기생으로 있다가 서문경과 반금련의 불륜 사실을 서문경의 충복 응백작의 술주정으로 알게 되고 몰래 무대랑과 관계를 맺는다.[14] 관계를 맺으면서도 술에 취한 무대랑이 반금련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을 호소하자 반금련인 척 그를 위로해준다.[15] 후에 임신한 것을 알고 무대랑을 찾아가 자신이 영아인 것을 밝히고 간통 중인 금련과 이혼하고 자신과 새출발하자고 할 생각으로 기생 일을 정리하던 중 무대랑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고 마침 형을 보러온 무송이 형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파헤치자 영아 역시 흉수가 서문경과 반금련인 걸 알고 복수하고자 서문경을 유혹해 그의 첩이 된다. 이후 내용은 금병매 본편과 동일하며 결말 부분만 일반적인 금병매 판본에서 추가되어 있다.[16] 이런 판본에서도 서문경에게 극약을 퍼먹여 중독시켜 죽이는 것은 동일하다. 판본에 따라서는 그녀 대신 반금련이 서문경에게 미약을 먹였다고 나온다.
- 서문관가: 서문경과 이병아의 아들. 이병아가 서문경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자 이를 질투한 반금련이 자신이 훈련시킨 고양이로 하여금 관가를 놀라게 했고 그것이 화근이 되어 생후 일년 2개월 만에 사망한다.
- 서문효가: 서문경과 오월랑의 아들. 오월랑에게는 둘째 아이이며 서문경이 죽은 해에 태어났다. 오월랑에 의해 '명오(明悟)'라는 이름으로 출가한다.
5. 미디어매체
에로 영화로도 많이 제작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옥보단과 함께 꽤나 유명하다.
1997년에 홍콩에서 방영한 TV 시리즈인 '신 금병매'는 서문경의 다섯 부인에 대해 1명당 1부씩 5편을 찍었는데 국내에는 2편까지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이 시리즈의 독특한 점은, 반금련과 무송을 소꿉친구 사이로 설정한 것. 둘은 서로 사랑했으나 반금련은 무대랑에게 시집갔고[17] , 그 이후로도 함께 산다. 무대랑이 반금련과 정사를 치를 때 반금련의 애절한 표정과, 그걸 옆방에서 듣고 어린 시절 소꿉친구였던 형수와 함께 놀던 과거를 회상[18] 하다가 귀를 틀어막고 자는 무송의 모습이 압권. 무대랑은 반금련에게 눈독을 들인 서문경에게 독살당하고 무송은 이것을 반금련이 서문경과 짜고 한 짓으로 오해한 채 엉뚱한 인물을 죽여 귀양을 간다. 이후로 전체적인 줄거리는 본편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세세한 부분이 서로 다르다. 반강제로 시집온 첫날밤에 반금련이 자살하려다가 서문경에게 들켜 나무틀에 묶여 매를 지독하게 맞는가 하면 반금련이 진경제와 정사를 치르기는 하지만 그 이유는 무송이 귀양지에서 보내온 편지를 숨기고 있다가 진경제에게 들켰기 때문이라거나, 본래 현숙하고 얌전한 오월랑이 서문경을 암살하고 그 재산을 빼앗으려 움직인다거나... 반금련이란 캐릭터 자체도 비련의 여인으로 각색되었는데 얼마 안남은 생애를 무송과의 정사로 끝을 맺는 애절한 연출까지 있다. 반금련은 그라비아 아이돌 출신인 '칸노 아사미'가 연기했다.
전문기 감독의 금병매 시리즈인 "The Forbidden Legend Sex & Chopsticks"는 2부작으로 2008년, 2009년에 각각 개봉했는데 춘매를 제외한 서문경의 아내와 첩 모두에 일본 AV 배우를 기용한 엄청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춘매가 무송의 약혼자였으며 계략을 써서 서문경의 집에 침입한 다음 극약 최음제로 집안 사람들을 중독시켜 모조리 죽이고 무송과 다시 이어지는 것이 줄거리. 특히나 서문경은 최음제의 부작용으로 반금련과 정사를 나누다가 음경과 고환이 부풀어 오르더니 그 안의 정액이 빵 터져서 죽으며, 반금련은 그 정액의 압력으로 튀어나가 벽에 머리를 부딪혀 죽는다. 외국어 영화 정보 사이트에서도 이 영화를 찾아볼 수 있는데, 등장인물 일부의 이름은 한자 한 글자씩을 영어로 직역한 이름으로 표기했다. 오월랑은 Moon(月), 반금련은 Lotus(蓮), 춘매는 Plum(梅), 장죽산은 Bamboo(竹) 같은 식. 영어 자막도 동일하다. 서문경은 그냥 중국어의 로마자 표기인 'Simon Qing'이다.
금병매 하면 홍콩의 거장 감독 이한상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데, 1973년작인 <풍류운사>[19][20] 1974년작인 <금병쌍염> 1991년작인 <금병풍월>, 1994년작인 <소녀반금련>까지 해서 금병매를 무려 네 번이나 각색하였다. 그리고 금병매를 각색하진 않았지만 1982년작인 <무송>도 있다.
<금병쌍염>은 무명 시절의 성룡이 단역으로 출연했었는데, 무대랑을 도와주다 서문경에게 밉보여서 서문경 패거리에게 끔살 당하는 역할 이었다. 성형수술하기 전의 성룡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성룡 본인은 이 영화 출연을 흑역사로 여겼었다.
그리고 <소녀반금련>은 한국에서 촬영되었고, <금병풍월> 도 위장 합작 영화[21] 로 제작되었기에 한국어로 더빙이 된 프린터가 존재하며, KMDB에는 <금병풍월>이 어이 없게도 고영남 감독 작품으로 기록 되어 있다.[22][23]
유리의 성으로 유명한 만화가 와타나베 마사코가 1993년부터 만화로 연재하였는데 장장 17년을 끌다가 2010년에야 완간이 되었다. 와타나베 마사코 특유의 괴기적인 각색과 더불어, 원작 소설에 나왔던 수많은 검열삭제들이 만화로 기기묘묘하게 재현되어 있는 것이 백미. 한국에는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가 11권으로 정발하였는데 당연히 19금 딱지를 걸고 나왔다. 그리고 일본어 원판을 그대로 해석한 듯한 번역투로 인해 번역의 질은 그닥 좋지는 않다.
이한상의 풍류운사를 오마주하여, 탐관오리 엄세번에게 아버지와 누이동생을 잃은 서생 왕세정(王世貞)이 복수하는 과정을 액자식 구성으로 그리고 있다. 왕세정은 엄세번이 책을 읽을 때마다 손가락 끝에 침을 묻혀 넘기는 것을 알고는 야설인 '금병매'를 집필하여 엄세정에게 상납하는데, 책장 한장한장마다 비소를 발라놓는다. 그리고 작가인 자신의 존재는 숨기고 정체를 드러내기 싫어하는 작가가 집필한 작품을 중개한다고 속였다. 엄세번은 금병매에 푹 빠져서 침을 발라가며 샅샅이 읽고 엄세번의 부인도 남편이 읽던 야설을 우연히 발견하고 역시나 푹 빠져서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 책을 죄다 빼앗아 읽다가 비소 중독으로 죽는다. 왕세정은 이때 비소를 묻혀놓은 것이 들킬까 노심초사했으나 다행히 어물쩍 넘어가 버렸다. 엄세번 역시 비소 중독으로 점점 쇠약해지다가 결국 피를 토하고 죽는데, 그가 죽은 날은 바로 왕세정이 금병매의 완결편을 써간 날이었다.
마광수가 이 소설을 보고 하루 만에 자위행위를 마스터했다고 한다.[24]
<수난이대>로 유명한 한국의 소설가 하근찬이 리메이크작을 만들기도 했다. 1992년에 고려원에서 처음 출판되었고 2003년에 북앤피플을 통해 복각되었다. 다만 아무래도 한국인이라 심도있는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인지 원작의 비범한 발 페티시 묘사는 짤렸다.
소설가 조성기가 2003년 중앙일보에 연재한 反금병매라는 작품도 있다. 이쪽은 말하자면 프리퀄이다. 내용 자체는 원본을 쭉 따라가지만 무송이 서문경을 죽이는데 실패하고 귀양을 가는 부분에서 1부 끝이라는 식으로 연재가 끝났으며, 무송을 귀양 보낸 진문소가 사실은 제법 청렴한 관리여서 사건 해결이 파토난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25] 이 이야기만큼은 소설로 남겨서라도 음탕한 두 남녀를 벌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음란죄로 고발당한 소설가 이풍연과 짜고 일을 벌이게 된다는 것이 엔딩. 줄거리와는 별개로 작가가 원작을 감명깊게 읽었는지 전족과 그에 관한 페티시의 묘사가 비범한 편이다.
2015년에는 전북도민일보에서 최정주 작가의 평역으로 '평설 금병매'가 연재되었지만,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신문윤리실천요강상 '''‘선정보도 금지’'''라는 경고를 받고 연재를 중단, 홈페이지에서도 모두 내리고 말았다.(...) 신문연재소설의 심의기준마저 초월한 비범한 작품(...)
영화 아가씨 2부인 이즈미 히데코의 시점에서 금병매가 언급된다. 서문경이 반금련의 옥문을 들여다보는 장면으로, 이는 실제로 금병매의 초반부에 나오는 대목이다. 코우즈키는 어린 히데코에게 소리내어 읽도록 시키고, 빨리 읽는 그녀를 질책하며 이모를 시켜 본보기로 낭독하게 한다.
[1] 저자를 명 중기의 문인, 작가인 이개선(李開先, 1501~1568)이나 동시대의 시인 왕세정(王世貞, 1526~1590) 등으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소설에 산동 지역 방언이 등장하는 점으로 미뤄보아, 산동 지역 사람이 쓴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2] 판본에 따라서는 한 번 하려 한 반금련[3] 서문경(과 이병아)의 아들 관가는 한동안 액땜을 한다고 빨간 옷을 입고 있었다.[4] 죽는 순서도 판본에 따라 다른데, 반금련이 먼저 살해당한 다음 서문경이 영아에게 독살당하는 내용도 있다.[5] 서문경의 아이를 반금련의 저주로 한 번 유산한 오월랑이 낳은 둘째 아이[6] '신 금병매'에서는 춘매를 혼냈다가 앙심을 품은 춘매가 서문경에게 온갖 거짓말로 고자질을 하여 대노한 서문경이 아궁이 앞에서 밥을 짓던 손설아를 몽둥이로 흠씬 두들겨 팼다. 잔뜩 맞아서 움직이지 못하던 손설아는 아궁이의 불이 옷에 옮겨붙어 그대로 타 죽어버렸다.[7] 판본에 따라서는 부랑패들에게 살해당하고, 개에 물려 죽은 걸로 위장된다.[8] 이걸 반영한 게 영화 금병매2 애적소생이다.[9] 이때 서문경은 무대랑에게 기억해 두겠다고 하고 가지만 정작 무대랑은 고향에서 떠나와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가 서문경인지도 몰랐다.[10] 꽤 중병이었으나 남편의 장례 비용을 마련하고자 고생해서 돈을 모았고, 영아가 힘들까봐 숨겨왔었다.[11] 당시 송나라 예법상 부모의 상은 3년상을 치러야 했다. 영아의 경우 부모가 비슷한 시기에 죽어 한꺼번에 치르면 됐지만 일반적인 경우 부모의 초상을 치르느나 가산을 털어먹는 경우도 있었다.[12] 무대랑의 경우도 부모가 비슷한 시기에 세상을 떠나 큰 고생을 했기에 동병상련인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13] "아침에 무대랑을 보내고 나서는 무대랑이 보고 싶어 그리워하다 그가 오면 낭군을 만난 새색시마냥 홍조를 띄고 맞이한다."라는 구절이 있다.[14] 무대랑이 없을 때 찾아간 것으로 반금련은 서문경에게 가서 간통하고 있어서 집이 비어 있었다. 무대랑이 마시는 술병에 춘약을 탔다.[15] 수호지에서도 나오지만 무대랑은 진심으로 반금련을 사랑했다.[16] 무송이 반금련의 머리를 가지고 제사를 지내러 오는데 소조가 형의 무덤에 슬피 울며 웬 남자 아기를 데리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나오며, 자초지종을 묻는 무송에게 무대랑과의 인연을 이야기해 주고 무대랑의 아들이라며 보여주며 무송은 형만을 끔찍히 여겨주는 형수님이 있다며 매우 기뻐하며 형수 모자의 생계를 위해 그동안 벌어둔 모든 돈을 주고 홀가분하게 양산박으로 떠나는 결말으로 해당 판본은 무대랑과 영아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와 무대랑만을 사랑하는 영아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결국 아들까지 얻었다는 당시 시대적인 아들 선호 사상적인 결말로 큰 인기를 얻는 판본 중의 하나로 경극으로 자주 연극되고 있다.[17] 사실 본인도 원해서 한 건 아니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처음 무대랑을 보곤 질색하는 모습을 봐도 그렇다[18] 복장이 당복이라 반금련이 물장난을 할 때 흔들리는 가슴이 그대로 다 보인다.[19]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인데, 그중 두 번째 에피소드가 금병매를 각색하였다.[20] 작중에서 금병매는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명나라 시기의 실존인물인 왕세정과 동시대의 벼슬아치 엄숭의 아들인 엄세정이 등장한다. 왕세정은 엄세번이 책을 읽을때 손가락에 침을 묻혀 넘긴다는 점을 이용해, 금병매를 쓰고 책에 비소를 태운 연기를 씌워 엄세번에게 바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21] 1970년대 당시에는 아무나 외화를 수입할 수 없었고, 대종상이나 청룡상에서 우수국산영화상을 받은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외화 수입 쿼터가 주어졌었다. 자연히 이로 인한 폐단이 매우 많았고, 이는 한국영화의 질적 저하로 이어져서 1970년대 한국 영화는 암흑기로 접어들 수밖에 없었는데, 그 폐단 중의 하나가 바로 위장 합작 영화다. 당시에 외화 수입은 큰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었기에, 흥행이 되는 홍콩 영화가 위장 합작 영화의 주 타켓이 되었다. 멀쩡한 홍콩 영화를 우리 말 더빙을 하여 국산 영화로 속여 개봉하는 이 사기이자 범죄 행위는 1970년대 성행하였지만 1980년대 이후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었는데, 뜻밖에도 이 <금병풍월>이 굉장히 오랜만에(?) 위장 합작 영화로 개봉된 것이다.[22] 위장 합작 영화가 사기이고, 범죄 행위인 이유가 바로 이런 식으로 크레딧에 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위장 합작 영화 였던 <연애도적> (원제: <찬석염도>) (1971년작)은 본래 일본인 감독인 이노우에 우메츠구가 홍콩 최대 영화사인 쇼브라더스에 초청되어 만든, 즉 일본인 감독이 만든 홍콩 영화지만, 영화에 한국 배우인 박지연과 최지숙, 트위스트 김이 출연한다는 이유로 국내에선 한홍 합작 영화로 개봉되었고, 크레딧에 이노우에 우메츠구의 이름은 빼놓은 채, 생뚱맞게도 한국의 신상옥 감독과 홍콩의 엄준 감독의 이름을 크레딧에 올려놨다.[23] 장철 감독의 1969년작인 <철수무정>도 국내에서는 합작 영화로 개봉되었는데, 당연히 위장 합작이다. 이 경우에는 훨씬 더 뻔뻔한데, 수입사였던 태창 영화에서 방수일과 오경어, 두 한국 배우가 출연하는 장면을 따로 찍어서 집어 넣으며 멋대로 재편집을 하였고, 그렇게 오리지널 홍콩 영화가 합작 영화로 멋있게(?) 탈바꿈을 한 것이다.[24] 조영남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25] 원작과는 달리 서문경에게 뇌물을 먹어서가 아니라 높으신 분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되었으며, 그전까지는 청렴한 관리로서 당대의 비리로 찌든 현실을 개탄스럽게 여기고 어떻게든 무송 형제의 억울함을 풀어주려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