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혼

 


1. 개요
2. 상세
3. 각종 매체에서
4. 관련 문서


1. 개요


결혼 상대를 납치해 결혼하는 것. 현대에 이르기 전까지 강제성을 띄는 경우가 많았다. 비슷한 말로 약탈혼이 있으며 이 문서는 약탈혼으로도 열람이 가능하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 대부분의 국가에선 납치혼이 범죄이기 때문에, 납치혼 전통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의 이민자 커뮤니티나 도시에서는 납치혼의 형식만을 차용하여 합의하에 결혼한다.
이와 유사하게 보쌈이라 불리는, 밤중에 남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 여자를 보자기에 싸서 납치하는 행위도 존재하는데, 과부의 재혼을 위해[1] 먼저 약속을 한 뒤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현대에는 당연히 '''범죄'''다(법적인 내용은 상위 항목으로). 구 형법에서는 본죄를 영리목적약취유인죄와 같이 규정하고 있었으나[2] 새로 형법이 제정되어서 '결혼목적 약취유인죄'로 이를 분리하여 그 형을 감경하였고, 2013년 형법을 고치면서 다시 추행목적약취유인죄에 들어갔다.

2. 상세


[image]
(본 그림을 잘 보면 아래에 붙잡힌 남자는 스키타이인 경기병이고, 납치한 쪽은 초기 사르마티아인들이다. 올가미를 들고 있는 쪽이 여자이다.[3]
그리스 신화에서 흔히 접할 수 있듯, 고대 그리스에서 유행했다. 대표적인 예가 아가멤논네오프톨레모스. 아가멤논은 탄탈로스를 죽이고 그의 왕비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아내로 삼았으며, 네오프톨레모스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트로이의 왕세자빈 안드로마케와 결혼했다. 이 같은 행위는 주로 자신이 해당 지역을 정복하고 지배자를 굴복시켰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납치혼은 연려실기술에서도 언급된다. 조선 초기, 왕족인 이백온(?~1425)이 하륜[4] 보쌈하고자 수하들을 보냈다가 들킨 뒤 다 같이 유배되어 그 곳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백온은 온갖 사건사고를 저지르고 여색을 극도로 밝히는 것으로 악명 높았는데, 여종을 겁간하다가 이에 분개하는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5]으로 유배를 당한 일도 있었다. 온갖 사건과 사고를 일으켜왔던 이백온이지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세종대왕조차 참지 못하고 격분했다고 한다.
'''약탈혼'''이라고 하여 신부를 납치하여 결혼하는 풍습이 일반적인 문화권도 있었다. 이슬람 율법에는 결혼 전 남녀의 혼전 성관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도 하고 일반적인 결혼을 하려면 거액의 지참금을 물어야되기 때문에 과거의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크림 타타르 등 유목문화권을 중심으로 약탈혼이 성행한 국가들도 있었지만 현재는 엄격한 중죄로 지정되어있어서 키르기즈스탄의 시골에서나 가끔 볼수있으며 현지법으로도 중범죄이다.
고대부터 중세 몽골에서도 성별을 가리지 않고 납치혼이 이루어졌다. 신랑과 함께 시집에 가던 중인 신부를 납치해 결혼하거나, 이미 결혼한 사람을 납치하기도 했으며, 마음에 드는 남성이 있으면 신부가 직접 아버지와 함께 신랑을 납치해 오기도 했다. 칭기즈 칸의 어머니 호엘룬도 결혼하기 위해 신랑과 함께 이동하다가 예수게이에게 납치당해 칭기즈 칸을 낳았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엘룬의 원래 정혼자 쪽에서는 칭기즈 칸의 아내였던 보르테 우진을 납치했다.[6] 이 때문에 보르테가 낳은 첫째 아들 주치칭기즈 칸의 아들이 아니라는 의심을 받았다. 하여튼 2대에 걸친 수난 때문인지 후에 칭기즈 칸은 납치혼을 금지했다.
과거엔 과부의 재혼[7]을 돕기 위해 납치혼의 형식을 빌려오기도 했다. 고려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여성과 남성의 지위가 동등하여 상속과 재가에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으나, 성종 때 과부재가금지법이 만들어져 재혼이 금지되자 강제성을 띤 납치혼의 형식으로 재가가 이루어진 것이다. 과부의 재가 금지는 풍토처럼 굳어져 오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인식이 바뀌게 되었으나, 아직도 보수적인 지역에 재혼을 꺼려하는 분위기는 존재한다. 1935년 출간된 소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도 재혼한 여성을 '''화냥년'''이라고 손가락질하던 재혼 금지 풍토가 잘 나타나 있다. 한편 짜고 치는 납치혼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어서, 혼약 관계인 상대가 양가의 합의하에 날을 잡아 시늉만 하는 경우부터 갑작스레 들이닥쳐 혼례를 치르는 경우까지 다양했다.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하후씨를,[8] 손책주유강동이교를 납치혼 했다.
현재도 키르기스스탄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납치혼이 벌어지고있다. 키르기스스탄의 알라 카추는 납치혼의 가장 심한 케이스이다.

3. 각종 매체에서


  • 마찬가지로 설화 봉이 김선달에서는 남자인 김선달을 보쌈해 가는 이야기도 나온다. 혼기가 찬 딸을 두고 점쟁이가 과부가 될 상이라고 하자 집안에서 몰래 김선달을 납치해 와 강제로 약식 혼례를 치르고 합방을 시킨 뒤에 죽임으로써 이어질 결혼에서 탈이 없게 하려고 한 것이다.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정조를 목숨처럼 중시하는 조선시대에서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이지만, 조선 초기까지는 여성의 지위가 낮지 않았다. 봉이 김선달뿐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도 남자를 납치하여 혼례를 치르는 비슷한 이야기가 구전되어 온 것으로 보아 아예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서 1990년대 중반 방영되었던 역사 프로그램에서 조선시대 보쌈을 다룬 적이 있는데, 이때 여자뿐 아니라 남자 보쌈도 다뤘다. 효종이 평복을 하고 밤 길을 걷다가 납치되었는데, 첫날밤에 응하는 척하면서 밖에 대기하던 납치범들을 때려눕히고 도망쳤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 눈물을 마시는 새피를 마시는 새에 나오는 발케네 지방은 도둑놈들의 지방으로 유명하며, 전통 혼례 또한 '신부 절도'라는 도둑질이다. 작중 시점에서는 많이 순화되었는지 명문가 간의 합의 하에 이뤄지는 일종의 형식적인 전통 행사가 되었으며,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벌어진다.[9] 간혹 정말로 신부를 약탈하려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사상자가 나올 만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유일하게 "날붙이와 같은 치명적인 무기 사용 불가"만이 합의되는데, 어차피 사람은 몽둥이로 패도 죽을 수 있으므로 이것도 제대로 된 규칙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자연스레 신부 절도에는 온갖 협잡이들이 나타난다. 배신자[10]는 기본이고 이중 배신자, 공개 배신자, 신부 바꿔치기[11], 가끔 일어나는 신랑 절도, 신랑이 2명인 복합 절도, 신부가 2명인 삼각 절도 등 별의별 것들이 다 있다는 듯하다. 그 밖에도 너무 많아서 말하기 힘들 정도이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기가 다 허용된다. 작중에서는 스카리 빌파가 정우 규리하에게 청혼하기 위해 한 번 시도한다.[스포일러]
  •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웨스테로스의 지역인 강철 군도장벽 너머도 납치혼의 풍습이 있다. 강철 군도에서 납치혼으로 끌려온 부인을 소금 부인이라고 하며, 정상적으로 결혼한 부인은 바위 부인이라고 부른다. 또한 장벽 너머 와일들링들도 납치혼 풍습이 있는데, 남자는 여자에게 힘과 열정을 과시하고, 여자는 자기 자신을 지킴으로서 스스로의 자주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 가끔 아침마당과 같은 아침 교양 프로에 한물 간 연예인들이 나와 자기들 인생썰을 푸는데, 일부 남자 출연자가 이런 식의 납치혼을 마치 자랑처럼 이야기하여 논란이 되었다. 대표적으로 이상해, 서세원, 양원경 등이 있다. 문제는 그들의 행위가 범죄라는 것이다. 참고로 예시로 나온 저 3명 중, 이상해를 제외하고 모두 이후 문제가 되면서 결혼 생활이 파탄났고, 최소한 사회적으로 욕들을 대차게 먹었다. 물론 나이 든 세대를 겨냥한 데다 화제성도 별로인 프로그램 특성상 저 시절에는 다들 그랬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것이라 봐야 한다. 특히나 피해자들이 대부분 미래가 창창하던 배우였고, 납치와 강간 뒤 이어진 결혼 생활에서 온갖 종류의 학대가정폭력을 겪으며 고통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일례로 남성 연예인 모 씨는 짝사랑하던 신예 배우가 기대작에 캐스팅되자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도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주변의 부추김에 용기를 얻고 도움을 받아 납치하여 성폭행한 뒤, 업계에 소문을 내 캐스팅을 취소하고 협박하여 결혼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 미국 애니메이션 딱따구리. 한 에피소드에서 이런 게 나온다. 딱따구리를 잡으려다가 어찌 타임머신에 연루되어 원시시대로 간 공원 관리인이 나오는데, 한 원시인 남자가 큼직한 몽둥이를 한 손에 들고 한 손에는 어느 여자를 머리채를 잡고 그냥 끌고 가고 있었다. 그 여자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끌려가고 있었는데, 이를 본 관리인이 그 원시인을 멈추게 하고 여성 인격 침해이니 뭐니 열번을 토하며 말한다. 원시인은 이게 대체 뭔소린지 몰라 가만히 있고, 되려 여자가 화난 얼굴로 그 원시인이 든 몽둥이를 빼앗아 관리인 머리를 힘껏 쳐버린다. 그리고 남자에게 어서 가자고 하여 그 전처럼 여자를 원시인이 머리채 잡고 끌고 가며 사라졌다. 관리인은 왜 내가 맞았는지 모르겠다는 투로 헤롱헤롱.
  • 이누야샤 애니메이션에서 순화 버전으로 나온 것이긴 하지만 납치혼이 한 번 나온적이 있었다. 4기에서 칠인대 중 하나인 무코츠이누야샤 일행을 독으로 습격한 후 다 납치했는데, 히구라시 카고메를 보고는 강제로 결혼하려고 했다(...)[12] 다만 적절한 시기에 셋쇼마루가 난입해 무산.

4. 관련 문서




[1] 당시에는 과부의 재혼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았다.[2] 일본 형법(=구 형법)에서는 한국에서 결혼목적약취유인죄가 존재하던 시절에도 계속 영리목적약취유인죄에 이를 규정하고 있었으며, 지금도 그렇다. 어떻게 보면 다시 구 형법 시절로 돌아간 셈. 다만 일본의 그것과의 차이점은 일본에는 결혼목적약취유인죄의 경우 친고죄가 적용되나, 한국은 추행목적약취유인죄로 다시 합치면서 친고죄 조항을 삭제하였다.[3] 즉, 아마존의 모티브가 된 여전사. 이 상황은 아마존 설화를 생각하면 된다.[4] 하륜세조의 할아버지인 태종이 한낱 대군에서 왕이 되기까지 태종 본인 다음으로 역할이 컸던 사람이었다. 즉, 킹 메이커이자 세 1등 개국공신으로, 세조 때는 은퇴한 상태였음에도 공신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었다. 이런 하륜이었으니 아무리 왕족이라도 미친 짓이었다.[5] 아무리 종이었다지만 원칙적으로 살인은 당연히 중죄인 데다 살해 과정과 그 손속이 너무 잔인하여 말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가해자가 왕족이라 제대로 된 조사와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6] 이때 보르테가 강간당했다는 말도 있고, 납치혼이 되었다는 말도 있다. 보르테 입장에서는 다 똑같겠지만.[7] 엄밀히 말하면 정식 혼례를 치루지 않았기에 사실혼.[8] 다만 장비와 하후씨는 정략혼이라는 설도 있다. 하후씨 문서 참조.[9] 악명 높은 알라 카추도 순화된 가짜 납치 버전이 있는데, 딱 이 느낌이다.[10] 배신자로 상대편을 꽉 채워서 시작하자마자 이기는 것이 발케네인들의 꿈이란다. 하지만 상대방도 그걸 바라기에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11] 신방에 결혼하기 힘든 결함이 있는 여자를 넣어놓고 대신 데려가게 하기. 여기에 항의하면 속아넘어갔음을 인정하는 것이고, 이는 도둑의 치욕이기에 얄짤없이 데리고 살아야 한다.[스포일러] 정우 규리하에게 청혼한 것은 사기였고, 스카리의 원래 목표는 부냐 헨로를 차지하는 것이었다.[12] 원작은 자그마치 강간을 시도했다. 납치혼은 순화된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