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타 이스쿠아/작중 행적
1. 개요
2. 본편
2.1. 정부로 들어온 초반대 (1 ~ 37화)
덫에 걸린 채로 우연히 사냥을 나간 소비에슈 트로비 빅트에게 발견되어 궁에 들어온다. 하지만 귀족의 예절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던 탓에 정원을 산책하던 나비에 엘리 트로비가 황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기요"라고 부르거나, 나비에의 치마자락을 붙잡거나, '날 모르시냐?'고 물어보는 등 무례를 일삼는다. 이에 나비에의 시녀들이 라스타를 나비에에게서 떼어내는데, 그 과정에서 시녀인 로라가 라스타에게 '더럽다'고 말한다. 이 모습을 목격한 소비에슈가 끼어들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화가 난 소비에슈가 로라에게 벌을 주라고 명하면서 이것을 계기로 소비에슈와 나비에의 사이는 나빠지게 된다.[1]
시녀 사건 후 소비에슈가 시종을 부르자 대신 나온다. 황제를 모시는 시종 일은 귀족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명예로 취급되기 때문에 직함 없는 고위 귀족들도 꼭 하고 싶어 하는 일임에도 그것을 모르고, '그저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으니 부담스럽다'는 말로 넘어갔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소비에슈가 간식을 호박파이를 내오게 하자 손뼉을 치며 기뻐하고, 소비에슈가 자신의 반응을 나비에와 비교하자 "황후는 곱게 자라서 험한 세상을 모르니 어떤 보석을 받아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다"라고 교묘하게 이간질 한다.
시간이 지나 결국 소비에슈의 정부가 되는 것이 확정되었다. 정부 계약에 대해 랑트 남작에게서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황후가 정부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신도 나비에로부터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꿈을 꾼다. 그리고 정부 계약식 때 있을 연회의 규모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신년제라는 큰 행사 때문에 연회가 생략될 것이라는 소비에슈의 말에 "(황궁의 연회를 주관하는) 황후가 나를 싫어하기 때문에 연회와 선물을 생략한 것이다"라며 억울해한다.[2] 하녀들과 재상이 정부가 된 것을 축하해주지만 라스타가 원한 것은 콧대 높은 귀족들의 축하였기 때문에 계약식 이후에도 계속 속상해했고, 결국 소비에슈는 나비에의 이름을 도용하여 라스타에게 선물을 보낸다.
정부가 된 직후 직접 나비에를 찾아가 "이제 나와 황후 폐하는 같은 남편을 두었으니 자매 사이가 된 것이지 않느냐?", "언니라고 불러도 되느냐?"고 어그로를 끌어 화가 난 나비에에게 거부당한다. 이 일로 라스타가 황궁 예절을 가르쳐 줄 시녀가 없음을 깨달은 랑트 남작은 이 사실을 소비에슈에게 전하고, 소비에슈는 나비에더러 '라스타의 시녀를 구해주라'고 명령한다. 이에 나비에는 티파티를 열어 라스타의 시녀가 되어 줄 귀족들을 수소문했으나 도망 노예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라스타의 시녀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은 없었다. 허나 이를 몰랐던 라스타와 라스타의 전속 하녀 체리니는 나비에가 연 티파티에 대해 '황후가 라스타를 위한 파티는 모두 생략하더니[3] 이번에는 라스타만 빼고 파티를 열었으며, 폐하의 총애를 받게 된 라스타를 질투하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멋대로 황후의 영역인 서궁에 들어가[4] , 나비에가 아끼는 둥지 의자며 손수건을 함부로 사용하며 하녀들과 함께 귀족들의 뒷담화를 하다가 나비에에게 들킨다. 나비에는 라스타에게 되도록 '서궁에는 오지 말라'고 하나, '나는 황후 폐하와 친해지고 싶다'며 울먹여 하녀들로부터 동정심을 샀다. 결국 화가 난 나비에가 "새로운 정부가 오거든 그 정부와 언니 동생하며 친하게 지내라"고 하자 라스타는 상처 받은 얼굴로 뛰쳐 나가버리며 그 길로 소비에슈를 찾아가 울면서 하소연한다. 황후의 영역인 서궁에 있는 물건들은 당연히 황후의 물건일 것이 분명한데도, 그곳에 있던 물건들을 허락 없이 사용해놓고는 "버려진 의자가 있어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서 놀고 있었는데 황후가 갑자기 찾아왔다. 친해지고 싶다고 말했더니 폐하께서 라스타에게 질리면 다른 여자를 데려올 거라는 뉘앙스로 말했다"는 식으로 이간질한다. 이 일로 소비에슈는 나비에의 방에 쳐들어가 싸우게 되며, 이것을 전해듣고 소비에슈의 행동에 감격하며 하녀들과 함께 고소해하고 "폐하께서 라스타님을 정말 사랑하신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들뜬다. 거기다 소비에슈에게 금은보석으로 장식된 그네 의자를 선물 받자 울음까지 터뜨리며 감동한다.
남궁 주위를 산책하던 중 나비에와 하인리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둘 사이에 끼어든다. 하인리가 서왕국의 왕자라는 것을 알고 신나서 떠들다가 나비에가 보는 앞에서 '황후 폐하는 바쁘시니 내가 남궁을 안내해드리겠다'며 하인리에게 작업을 걸지만 하인리에게 거절당한다.
신년제에 참석하게 된다. 입모양으로 여전히 나비에를 '언니'라 부르거나, 귀족의 예법에 어색해해하지만 하인리에게 춤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다. 재차 춤을 신청했지만 또다시 거절당하며, 두 차례나 하인리에게 거절당한 것에 우울해하며 우는 소리를 내고 애처럼 찡얼댄다. 이후 소비에슈와 나비에가 춤을 추기 시작하자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서 소비에슈가 나비에를 버리게 유도했다.[5]
나비에로부터 자신에게로 배속을 옮긴 베르디 자작부인을 통해 하인리 왕자가 찾는 익명의 편지 상대가 나비에임을 알게 된다. 그러자 그저 장난일 뿐이라며 자신의 하녀 체리니에게 '하인리 왕자에게 가서 편지 상대가 하녀 자신이라고 하라'며 거짓말을 시킨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그것이 들통나자 '사실 편지 상대는 나였다', '나는 폐하의 여자이니 함부로 밝힐 수 없었다'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다.[6] 물론 퀸으로 변신해 나비에와 자신 사이에서 직접 편지를 날랐던 하인리는 그것이 뻔한 거짓말이라는 걸 알지만 속는 척 하고, 특별연회 때 라스타의 주장에 구멍이 많으며 허술한 거짓말임을 간파해 밝혀버리지만 오히려 '내가 신분이 낮기 때문에 왕자님께서 친구가 되는 게 창피해서 일부러 그러는 것이다'라며 비련의 여주인공인양 울음을 터뜨려 하인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갔다. 이 일로 나비에에게 꾸지람을 듣고, 나비에로부터 정부가 된 기념 선물을 받았다고 떠들고 다닌 것에 대해 추궁받자 도리어 "황후 폐하를 위해서 나선 것인데 왜 제게 못 살게 구시냐?"며 가련한 척을 한다. 이를 목격한 소비에슈가 왜 그러느냐고 달래고 자신이 나비에의 이름을 도용했음을 밝히자 그 피해자인 나비에의 코앞에서 "라스타를 위해 그렇게 해주시다니 감동했다"는 헛소리를 한다.
특별연회 참석자들끼리의 식사가 끝난 후에는 나비에를 따라다니며 교묘한 타이밍에 함께 인사를 해서 '함께 손님들을 배웅하는 황제의 두 아내' 같은 모양새를 만들어 나비에를 우습게 만들고, 카프멘 대공만 남았을 땐 아예 소름끼치게 나비에의 말투를 흉내내[7] 인사하지만 깔끔하게 무시당한다.
소비에슈에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계속하며 하인리와의 일에 대해 하소연하고 함께 하인리를 험담한다. 그러다가 귀여운 척 쿠션을 북처럼 두들기며 "내일은 특별연회니 기분 풀고 재미있게 놀겠다"고 하지만 소비에슈로부터 자신은 특별 연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듣자 이미 자신이 특별연회에 간다고 소비에슈에게 묻지도 않은 채 여기저기 멋대로 떠들고 다녔던 터라 "라스타는 폐하의 여자이니 초대하는 입장인데 초대 받지 않아도 당연히 참석하는 것 아니냐"[8] "인원이 20명이나 되는데 왜 나는 거기에 못 끼느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문제 아니냐"고 계속 울며 소비에슈가 말을 바꿔주길 기다리나 바꿔주지 않자 아예 엉엉 울어대며 하인리와의 갈등을 빌미로 자신도 가야한다고 주장해 결국 소비에슈가 나비에에게 한 자리를 비우라고 요구하게 만든다.
소비에슈와 같이 밤을 보낸 후 소비에슈의 부름을 받고 찾아 온 나비에가 찾아오자 나비에가 쓴 티아라를 뚫어지게 쳐다보지만[9] 소비에슈가 자신을 특별연회에 초대하고 싶으니 나비에에게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자리를 빼라고 요구한 것에 나비에가 딱 잘라 거부하면서 서로가 말다툼을 벌이자 겁을 먹는다.
신년제 마지막 날, 림웰 영지에서 올라온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를 알아본다. 라스타는 로테슈 자작이 그녀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그를 알아보고 도망치려 했으나 자작이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그녀가 자신이 부리다가 도망쳐버린 도망 노예임을 밝혀버리자[10] 충격으로 실신한다. 게다가 황제랑 만나기 전에는 로테슈 자작의 아들과 연인 사이였고, 둘 사이에 태어난 아기까지 있다는게 밝혀진다. 다만, 작중 이 시점까지는 만천하에 알려진 것은 아니고 독자들에게 밝혀진 정도.
소비에슈의 침대에 누워있다가 깨어난 후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방으로 돌아오나, 베르디 자작부인이 로테슈 자작이 찾아왔다고 전하자 무의식적으로 로테슈 자작을 예전 호칭인 '영주님'이라고 칭한 것에 놀라고 "베르디 자작부인이 속으로는 나를 비웃고 있을 것", "베르디 자작부인이 아랫사람답게 적당히 자기 선에서 처리하지 않고 내게 전했다. 황후의 밑에 있었으면 그랬을 것이므로 날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피해망상을 한다. 그리고 단호하게 돌아가라고 하라고 거듭 말하지만 베르디 자작부인이 머뭇거리자 역시 자신을 우습게 보는 거라며 호통치려하지만 로테슈 자작의 협박을 전해듣고 분노하며 들어오라고 한다. 자작이 들어오자 나비에의 말투를 흉내내 말하고, 자작이 라스타가 도망노예라는 사실을 숨겨주는 것에 생색을 내자 황제의 명 때문이 아니냐며 소리치고, 자작가에서 낳은 자신의 아기를 들먹이는 협박을 듣자 "내 아기는 당신이 죽였다"며 소리치지만, 자신의 아기가 사실은 살아 있었다는 로테슈 자작의 주장에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자작에게 손을 잡자는 설득을 듣고 자신을 버린 알렌을 떠올린다.
자신이 노예였음을 밝힌 로테슈 자작 덕분에 귀족들에게 무시를 당하던 중 하인리와 맥켄나를 보게 되자 바로 가서 하인리에게 '제게 할 말 없으시냐?'고 따져 편지 상대 조작건을 하인리의 잘못으로 몰아가지만 도리어 '레이디야말로 나한테 할 말 없습니까? 있을텐데?'는 질책을 당한다. 이에 바로 가련한 척을 하고 눈물을 짜내며 '왕자님은 참 멋진 분이시다'고 말한다. 자신의 태도에 황당해하는 하인리와 맥켄나에게 '내가 도망 노예라는 소문이 퍼진 후론 사람들이 날 웃으면서 조롱한다, 하지만 왕자님은 평소대로 대해주신다'고까지 말하지만 바로 무시당한다.
귀족들에게 무시당하던 중 자신에게 잘해주고 도와준 에르기 공작을 초대해 케이크를 대접하고 "물고 뜯기는 사교계의 뼈다귀 역할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라"라는 조언을 듣는다. 이후 그로부터 블루 보헤안의 문장이 새겨진 목걸이를 받고 소비에슈를 찾아가 자랑하지만 기대와 달리 소비에슈가 질투하지 않자 머쓱해한다. 밖으로 나가는 소비에슈를 따라 나갔다가 소비에슈가 생일 선물을 마련해 둔 것을 보고 곧 나비에의 생일임을 된다. 소비에슈가 나비에와 둘이서 별궁에 간다는 걸 알게 되자 '난 황후 폐하와 가족 같은 사이이니 나도 따라가고 싶다', '애인이 다른 여자와 밤을 보내고 오는데 신경 안 쓰는 여자는 없다'는 억지를 부린다.[11] 그러나 끝내 동행을 거절한 소비에슈가 자신을 두고서 별궁으로 가자 "황후와 폐하는 정략결혼 관계이고 사랑이 없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그러나 로테슈 자작이 찾아오자 눈을 찌푸린다. 히죽 웃으며 '나와 한 배를 탈 생각을 해봤냐'고 묻는 로테슈 자작에게 황당해한다. '요즘 귀족들이 다시 네게 들러붙으려하는 게 전부 다 내 덕이 아니냐'고 말하는 로테슈 자작에게 '전부 에르기 공작의 덕이다'라고 반박한다. 이에 로테슈 자작이 '에르기 공작이 들러붙은 것도 내 덕이다'라고 답하자 헛웃음을 짓지만 그가 돈부터 요구하자 어이없어한다. 이내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으면서, 도움도 안 되고 돈부터 달라고?'라고 고함을 지르지만 로테슈 자작이 '온갖 파티에 불청객으로 끼어들어 네 체면을 살려주었는데 도움이 안 된 거냐'고 대답하자 어이없어하며 '에르기 공작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효과가 없었다'고 차갑게 말한 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에르기 공작은 내가 노예 출신인지 아닌지 신경도 안 쓰니 협박하지 마라'고 덧붙인다. 그러나 로테슈 자작은 '아직도 그런 말을 믿다니 때가 덜 탔다'고 말하며 '입을 다무는 대가도 대가지만 내가 네 아이를 키워주고 있는데 적어도 양육비 정도는 줘야하지 않냐'고 말하자 되묻는다. 이에 '아기 하나 키우는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아냐', '당연히 네 아기이니 네가 돈을 내야한다', '지금은 내가 키워주고 있지 않냐'며 안의 양육비를 요구하자 분노한다. 이내 '아이가 내 아기가 아니란 걸 확인하기 전까지는 흥분을 가라앉혀야한다'고 다짐한 후 얼마냐고 묻는다.
액수를 요구하며 현금이 없으면 보석으로 줘도 좋다고 말하는 로테슈 자작에게 보석함에서 가장 볼품없는 보석 반지들을 꺼내 던져준다. 이를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입막음 비용으로 생각하던 찰나 로테슈 자작이 보석 반지를 쥐고 좋아하자 로테슈 자작이 계속 언급하는 아기가 자신의 아기가 맞는지 확인해야한다고 재차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아기가 가짜란 것을 확인하면 로테슈 자작이 무슨 말을 하든 세상이 그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하게 하려는 생각을 품는다. 그 순간 로테슈 자작이 나비에와 소비에슈가 둘이서만 별궁으로 간 일을 언급하며 '이참에 황후가 황제의 마음을 돌리려 들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에 무슨 소리냐고 묻지만 '그건 네가 잘 알지 않냐'는 말을 듣는다. 이내 로테슈 자작이 낄낄 웃으며 벽에 두었던 지팡이를 들어 윙크하면서 자신에겐 뒷배가 없음을 지적하며 '이대로 황제가 잠시 네게 갔던 마음을 접기라도 하면 곧 쫓겨나겠다', '그러니 내 도움을 받는 일에 대해 잘 생각해봐라', '다음에는 좀 더 유한 태도를 기대하겠다'고 말하고 가자 그가 마시던 찻잔을 던져버린다.
로테슈 자작의 말에 불안해하던 중 몇 시간 후에 랑트 남작으로부터 소비에슈가 내일 못 올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에 '오늘이 황후 생일 아니였냐', '바로 올라오시는거 아니였냐'고 묻지만 그가 편찮기에 별궁에서 사람이 와 급히 궁의가 별궁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는다. 소비에슈가 편찮다는 것에 바로 안색이 창백해지며 소비에슈를 걱정한다. 이에 랑트 남작이 그리 큰 부상이 아니니 걱정말라고 위로하자 머뭇거리다가 랑트 남작에게 자신도 별궁에 가게 해달라고 부탁해보지만 권한 밖이라는 말로 거절당한다. 하지만 별궁에서 자신을 원한다면 사람을 불러올 것이니 걱정 말라는 랑트 남작의 말에 초조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다음 날 소비에슈가 열이 그리 쉽게 떨어지지 않아 길게는 일주일 정도 더 머무를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로테슈 자작이 했던 말을 떠올려 재차 불안해하지만 이내 '내가 정부로 들어오기 전에도 황후는 폐하와 로맨틱한 관계가 아니었다', '내내 몇 년을 무덤덤하게 지냈다는데 갑자기 가까워질리가 있냐'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러던 중 에르기가 먼저 찾아와 자신의 기분을 묻는다. 괜찮다고 답해보지만 에르기는 '소비에슈 폐하가 아파서냐'고 묻는다. 이에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황후가 좀 가여운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이에 되묻는 에르기에게 '편찮으신 건 폐하신데 황후는 폐하를 간호하려고 별궁에 계속 남아있는 거다', '올라와도 되지 않냐'고 말한다. 이어 '그렇게 (간호를) 한다한들 폐하는 내내 나만 생각하실거다',[12] '이런 생각을 하니 좀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에르기는 웃으면서 '너무 눈에 보이는 거짓말이다'라고 대답한다. 진심이라고 대답해보지만 '남녀 관계 문제라면 나도 상당히 빠삭하다', '그렇지만 나름 귀여웠다'고 말하자 놀란다. 자신의 고민을 알겠다는 듯이 '황후 폐하가 다시 황제 폐하와 가까워질까봐 염려되는 모양이다'라고 대답하는 에르기에게 수긍하지만 '이렇게 하면 어떠냐'고 묻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되묻는다. 에르기가 '내가 황후 폐하를 유혹해보겠다', '황후 폐하가 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갑자기 황제 폐하와 가까워질 일이 없지 않겠냐', '그럼 아가씨의 마음이 편해지지 않겠냐'고 제안하자 좋아하면서도 이내 안 된다고 대답한다. 황후를 유혹하는 것에 자신 있다고 대답하는 에르기에게 '황후는 평생 좋은 것만 보고 살아와서 오히려 아주 평범한 남자에게 끌릴거다', '하지만 공작님은 너무 잘난 사람이다', 황후에게 애인을 붙여준다면 좀 더 평범한 남자가 좋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나비에와 소비에슈가 별궁에서 돌아오자 마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기다리고 있다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소비에슈를 반기며 환대하면서도, 나비에에게는 어색하게 인사한 후 이내 소비에슈와 딱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한다. 이후 낮에는 에르기와 붙어다니고 밤에는 소비에슈를 간호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티파티에 초대받지 않았지만 멋대로 초대 받은 에르기를 따라 참석하나, 엄연히 무례였기에 눈치를 산다.[13] 귀족들 사이에서 리벤 남작과 리벤 남작부인의 불화[14] , 알레이시아가 언급되자, 궁금해하며 알레이시아에 대해 물어본다. 에르기가 오시스 3세가 그녀에게 빠르게 질리는 바람에 비참하게 쫒겨났다고 알려주자 표정이 굳지만, 이내 순진한 척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정부가 다섯 명이라는 헛소문을 꺼내들어 파티 분위기를 망친다. 분노한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티파티를 끝내버린 후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반대파에게 환심을 사게 된다. 에르기에게 가 자신이 한 걸 말해주고 잘했냐고 묻고, 칭찬하면서도 이제는 혼자서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에르기의 말에 "라스타는 이런건 잘 모른다"고 애교를 부리며 순진한 척 하지만 안 통한다는 말을 듣는다.
로테슈 자작에게 주었던 반지 중 하나가 홍염의 반지라는 마법에 걸린 귀한 반지였음을 알게 되자 아까움과 억울함에 속상해하고 반지가 간 곳을 묻는 소비에슈에게 '불쌍해보이는 하녀에게 주었다'고 거짓말을 한 후 착한 척하며 다시 달라고 요구하나 다른 하나의 치유 마법이 걸린 반지는 황후에게 있다는 말을 듣는다.
에르기와 나비에의 사이가 가까워보이자 불안했는지 나비에에게 "에르기 공작은 내 유일한 친구", "내 유일한 친구를 뺏어가지 말라"는 내용의 청을 가장한 억지를 부리나, 나비에의 "나는 너처럼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다"는 응수에 표정이 굳어진다.
이후 자신을 찾아온 로테슈 자작에게 반지의 출처를 캐물었으나 이미 팔아버렸다는 사실에 분노하지만, 그와의 동맹을 받아들이고 투아니아 공작부인을 음해하기 위해 그녀의 소문을 알아오라고 요구한다.
로테슈 자작이 찾아오자 '빨리 왔네?'라고 대답하면서도 차를 내오려는 베르디 자작부인을 내보낸다. 이에 로테슈 자작이 '내게는 차조차 내주지 않는거냐'고 말하자 '당신에겐 차를 안 주고 싶기도 해만, 그것 때문에 내보낸 건 아니야'라고 대답한다. 이유를 묻는 로테슈 자작에게 '속으로 베르디 자작부인을 못 믿어서가 아니다'란 말을 못해 대답하지 않는다. 이를 대답하기 싫어서 그런거라고 판단하고 의자에 앉은 로테슈 자작에게 쓸만한 정보는 찾았냐고 묻는다. 이에 로테슈 자작이 '아주 괜찮은 정보를 찾았다', '그리 쉬쉬하는 일이 아니여서, 알아내기 어렵지도 않았다'고 대답하며 가십지를 내밀며 읽어보라고 말하자 어리둥절해하며 가십지를 펼쳐본다. 글을 읽을 수 없기에 미간을 찌푸리다가 로테슈 자작을 노려보자 그제야 자신이 글을 모른다는 걸 알아챈 로테슈 자작이 가십지를 다시 가져간다. '난 폐하께서 네게 글을 다 가르치신 줄 알았다'고 말하며 머슥거리면서 웃다가 가십지에 실린 니안과 투아니아 공작, 마리안 경의 스캔들을 가리키자 '난 투아니아 공작부인에 대해 알아보라 했잖아?'고 대답한다. 이에 로테슈 자작은 니안이 지금의 투아니아 공작부인이라고 알려주며 '날 때부터 투아니아 공작부인이였겠냐'고 되묻는다. 그에게 투아니아 후작이 지금의 투아니아 공작이냐고 묻지만 로테슈 자작이 '이 투아니아 후작이라 불리는 사람은 마리안 경이고, 당시 투아니아 공작의 장남이였다'고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를 알아듣지 못하고 로테슈 자작이 당시 투아니아 공작의 후계자는 마리안 경이였으며, 니안의 약혼자의 르네 경이 현 투아니아 공작이라고 설명해주지만 이 역시 알아듣지 못하자 결국 로테슈 자작은 현재 기준으로 '현 투아니아 공작의 형 마리안 경이 당시 자기 동생의 약혼녀인 니안에게 반해버렸다'고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이에 정말이냐고 되묻지만 로테슈 자작에게서 가십지에 실릴 정도지만 당시엔 진짜였으며 마리안 경이 니안을 쫒아다니다싶이 했고 사이도 좋았으나, 결국 니안이 현 투아니아 공작인 르네 경과 결혼하자 충격에 빠져 후계자 자리와 상속을 포기하고 신전에 들어갔다는 정보를 듣고 눈이 커다랗게 커져 '충격을 받았는데 왜 포기하냐'고 묻는다. 이에 로테슈 자작이 신전에 들어간 마리안 경은 들어간지 일주일만에 자살했고 니안은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얻어 세간의 화제였다고 대답하자 떨떠름해하면서도 '회제거리이긴 하지만 이건 공작부인의 약점이 아니지 않아? 공작부인이 죽인거라면 몰라'라고 묻는다. 그러나 로테슈 자작이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후에 칠 개월 만에 아들을 낳았고 사람들은 마리안 경의 아이 같다고 떠들어댔으며, 당시 선대 투아니아 공작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그 소문을 낸 가십지를 실은 기자와 회사까지 망하게 했다고 알려준다.
이에 바로 이것이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약점이라 생각해 '이거다'라고 좋아하며 이 소문을 다시 퍼트린다면 '사교계의 뼈다귀' 역할을 투아니아 공작부인에게 떠넘길 수 있다고 여긴다. 이를 눈치채기라도 한 듯 낄낄 웃으며 마음에 드냐고 말하자 보석함에서 보석 몇 개를 꺼내 로테슈 자작에게 준다. 보석을 살펴보곤 만족했는지 '진작 이러면 얼마나 좋냐'고 말하는 로테슈 자작에게 해줘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고 대답한다. 이에 또냐고 묻는 로테슈 자작에게 '한 배를 탓으면 계속 일을 해줘야 하잖아'라고 말한 직후 귀찮아하는 로테슈 자작에 보석을 하나 쥐어준다. '그 마리안 경이란 사람이 신전에서 자살했다고 했잖아?'라고 묻고 이에 로테슈 자작이 수긍하자 신전 주위에 사람을 산 다음 이야기를 퍼트리라고 지시한다. 이를 되묻는 로테슈 자작에게 '마리안 경이 죽기 전에, 무척 아름다운 귀부인이 몇 번 신전에 방문했다'라는 소문을 퍼트리라고 요구하지만 로테슈 자작은 자신이 투아니아 공작부인을 공격하려는 걸 눈치채고 '그런 소문 가지고 되겠냐'고 묻는다. 이에 충분하다고 대답하며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연 티파티 당시 그녀를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던 남자를 기억하고 그가 현 투아니아 공작인 르네 경임을 눈치채 다른 사람들이 믿는다해도 남편인 투아니아 공작이 믿지 않는다면 의견이 갈릴거라 생각한다.
로테슈 자작이 방에서 나간 후 설레는 마음에 초조하게 방을 맴돌다가 '사교계의 뼈다귀 역할을 이제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좋아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은 사교계의 유명인사이니 분명 사교계에서 그녀의 소문만을 떠들어댈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때쯤이면 자신이 도망 노예란 소문도 사라질거라 생각해 이내 초조해한다. 아기에 대한 건도 해결해야하나 당사자인 로테슈 자작에게는 절대로 맡길 수 없으니 일을 알아봐줄 사람을 찾으면서도 '사람을 잘못 맡겼다가는 더욱 곤란해질텐데 누구 믿고 맡길만 한 사람 없나?'라고 중얼거린다.
수중의 보석을 로테슈 자작의 입막음 비용으로 계속 써버리게 되고 결국 보석 함에 채워져 있던 보석들이 몇 개 남게 되지 않게 되자 이에 불만을 가진다. 정부가 된 시간이 한 달이 좀 넘었으나 귀족들과 소비에슈에게 받는 선물만 받았을 뿐 품위 유지비를 받지 못한 탓에 로테슈 자작에게 보석들을 뺏겨 보석함이 비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초조해한다. 그러면서도 소비에슈에게 새로운 보석을 달라고 청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겪었던 귀족 연인들의 사례를 떠올리며 소비에슈도 다르지 않을거라 여긴다. 결국 '로테슈 자작이 데리고 있는 아기가 내 아기가 아니란 것만 밝혀내면 이렇게 끌려다닐 일이 없다'고 생각해 초조해하면서 보석 상자의 뚜껑을 열려던 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찾는 소리를 듣고 황급히 보석 상자를 원래의 위치에 넣고 서랍을 닫는다.
자신을 찾아온 이가 소비에슈임에 그를 반긴다. 자신을 안아주던 소비에슈가 이내 자신을 밀어내자 당황한다. 평소보다 표정이 어두운 것에 혹시 로테슈 자작이 무슨 말은 한 건 아니냐고 생각한다. 물어볼게 있다고 말하는 소비에슈에게 되묻지만 소비에슈가 반지에 대한거라고 말하자 이에 재차 되묻지만 소비에슈는 홍염의 보석이 박힌 반지라고 정확히 이야기한다. 하녀에게 주었다고 하지 않았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시냐고 묻지만 소비에슈가 궁금한게 생겨서라고 말하자 소비에슈의 표정을 본다. 화가 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웃고 있지도 않는 소비에슈의 표정을 보며 이미 하녀에게 준 걸로 끝난 일인데 갑자기 왜 반지에 대해 물어보는거냐고 생각한다. 이내 '혹시 무언가 알아낸 게 아니냐?', '자작에게 반지를 준 걸 알아챘나?'고 여겨 불안해한다. 이어 '어쩌면 그 하녀에게서 반지를 되돌려받기 위해 질문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여긴다. 어느 쪽이든 좋지 않다고 판단해 '뭔가를 알아채고 물어보는거라면 이건 거짓말을 밝힐 마지막 기회다', '하녀를 찾기 위해 물어보는거라 해도 결국 거짓말은 들통나게 되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무리해서 거짓말을 하는 보다는 차라리 어느 정도 진실을 밝히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할 수 없이 보석 반지를 나누어준게 하녀 뿐만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주었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두 사람이며 하나는 하녀이고 로테슈 자작에게 주었다고 대답하고 이에 소비에슈가 미간을 찡그리자 어느쪽이든 소비에슈는 이미 로테슈 자작이 반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온 것이라 확신해 자신이 옳았다고 여긴다. 한숨을 쉬면서 두 손을 꼼지락거리며 '제 눈엔 다 비슷비슷해보였다', '사실 반지를 준게 하녀인지 로테슈 자작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왜 하녀에게 준거라 말했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로테슈 자작이라고 하면 페하가 언짢아하실까봐 그랬다'고 둘러댄다. 이에 소비에슈가 언짢다고 대답한하자 얼른 끌어안으며 '절 위해서 거짓말을 해준게 고마워서 꼭 보답하고 싶었다'고 대답하는 라스타에게 '널 위해서 거짓말한게 아니라 자기가 입을 놀린 걸 책임질 필요 없다'고 대답한다. 이에 그런거냐고 묻지만 '그러니 고마워할 필요 없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이를 미심쩍어해 '혹시 고마워서가 아니라 로테슈 자작에게 협박을 당해 준게 아니냐'고 묻는다. 이에 '아니다', '협박당할 일이 뭐가 있냐?', '노예 신분인건 이미 그 사람이 터트려버렸다', '정말 그런건 아니다'고 부정하면서도 속으로 '협박당한게 맞다는 걸 말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며 답답해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여긴다. 협박을 당했다고 말한다면 소비에슈가 로테슈 자작을 꾸짖거나 벌해주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로테슈 자작은 분명 아기 이야기를 해서 같이 자신을 끌어내릴거라 여기고 여전히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믿어주겠지만.....'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며 '혹시 그자가 널 협박하고 있는거라면 절대로 물질적인 걸 주지 말고 내게 알리도록 해라'고 말하자 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거라고 말하자 '이건 명령이다', '아니 당분간은 내가 확인하는게 낫겠다'고 대답한다. 이에 놀라하나 소비에슈가 '이후에 품위 유지비가 들어오면 재무관리는 랑트 남작에게 맡기도록 하겠다', '혼자 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그리고 로테슈 자작이 네게서 떨어질때까진 관리를 받도록 하라'고 말하자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소비에슈가 감시를 한다면 로테슈 자작에게 돈이든, 보석이든 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로테슈 자작은 아기 이야기를 퍼트릴거라고 생각하며 매우 아연실색한다.
본궁에서 나비에와 만나 잠시만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하며 주위를살핀다. 이에 나비에가 옆에 선 아르티나 경에게 눈짓하고 아르티나 경이 자리를 비켜주어서야 안심한 듯 정부에게 주어지는 품위 유지비에 대해 물어본다. 나비에가 3만 크랑 정도라고 알려주자 놀라하면서도 '언제부터 받을 수 있냐?'고 묻는다. 이에 나비에가다음 달 초라고 말해주며 혹시 금전이 필요하냐고 묻자 고개를 젓다가 우물거리며 '제게 주시는 돈이 혹시 다 기록으로 남냐?'고 묻는다. 장부를 적어야한다고 대답하는 나비에에게 '폐하께 들었는데 제 돈은 랑트 남작에게 맡길 거라 하셨다', '그 돈의 일부를 따로 주시면 안 되냐?'고 묻고 이어 '돈 중에 일부만 제게 떼어 주시고 장부에 안 적어주시는게 가능하시냐?', '이중 장부 같은 것도 다 적고 그런다고 한다'고 요구한다. 이에 자신이 비자금을 만들려한다고 생각한 나비에가 '먼저 폐하께 허락을 구하는게 우선인 것 같다'고 거절하자 '황궁 예산은 황후 폐하께서 관리하신다고 들었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나비에가 '너에 관한 건 폐하께서 관리하시니 이 일은 폐하께 여쭈어라'고 재차 거절하자 알겠다고 말한다.
그대로 에르기를 찾아가 "황후는 너무 냉랭하다"고 불평한다. 혹시 싸웠냐고 묻는 에르기에게 '제 처지에 싸울 수나 있겠냐'고 중얼거린다. 먼저 나서서 시비를 걸 성품은 아니라고 중얼거리는 에르기에게 '황후랑 잘 아시냐?'고 묻는다. '내가 사람들 성격은 잘 구분하는 편이다. 세세하게는 아니고 대충'라고 대답하는 에르기에게 '공작님이 보시기에 황후는 시비를 걸지 않는 착한 성품이냐?'고 묻는다. 이에 에르기가 '착한 성품라기보단 네 말대로 냉랭하고 고지식하다', '철저하게 황후처럼 행동하고 황후처럼 생각하고 황후처럼 말한다', '착해서 시비를 걸지 않기보단 철저히 남과 선을 긋고 계신 것 같았다'고 대답하자 그걸 잠깐 보고 아냐고 묻는다. 잠깐은 아니고 티파티 때 계속 관찰해서 안 것이라는 대답과 정말 무슨 일이 있냐는 말을 듣는다.
이에 잠시 망설이지만 그런 자신의 반응을 캐치한 에르기가 안 말하고 싶으면 안 말해도 된다고 말하자 머뭇거리다가 가장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이고 소문과 수근거림에도 자신을 보호해줬기에 가장 믿고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해 '정부가 받는 품위유지비 중 일부를 장부에 안 적고 줄 수 있는지 청했다가 까였다'고 털어놓는다. 이에 에르기가 웃음을 터트리자 돈이 필요했다고 대답한다. 에르기가 '가지고 싶은게 있어서 그러냐?', '폐하께 말해봐라. 뭐든지 해주실거다'고 말하자 물건이 문제가 아니라고 대답한다. '모른다. 하지만 속상하다.', '폐하께서는 품위 유지비가 나와도 랑트 남작에게 관리를 시킨다 하셨셨는데, 그러면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없는거나 마찬가지다'고 칭얼거리자 에르기로부터 '꼭 필요한거라면 내가 돈을 빌려주겠다'는 제안을 듣는다. 이에 되묻지만 에르기가 '나 돈 많다'고 건달같은 태도를 보이며 어떠냐고 묻자 잠시 주저한다. 에르기가 차용증도 쓸거고 정확히 금액도 적을거다고 말하자 '돈을 지금 빌리더라도 나중에 갚을 때 랑트 남작에게 말해야하는데 그럼 결국 똑같다', '오히려 굳이 돈을 빌려서 쓴 걸 알면 더 수상하게 여길거다'고 칭얼거리지만 에르가 '평생 랑트 남작에게 맡기진 않을거 아니냐?', '몇 년 지나면 직접 관리할 수 있다'고 대답하자 머뭇거리나 소비에슈가 내건 조건을 떠올리고 수긍한다.
에르기가 '차용증에 적어두면 되지 않냐? 5년은 돈을 돌려달란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라고 말하자 결국 수락하지만 에르기가 조건을 걸자 이자냐고 묻는다. 이에 에르기가 웃음을 터트리며 '친구 사이에 이자는 무슨. 시세에 맞춰서만 계산해주면 된다'고 말하자 안심해 조건이 뭐냐고 묻는다. 왜 큰 돈이 필요한지 알려줄 수 있냐고 묻는 에르기에게 되묻지만 '사기당할 것 같으면 말리려고'라는 말을 듣는다. 다시 되묻지만 '황제 폐하께 알리지 않고 돈을 쓰려 할 땐 좋은 이유가 아닌 것 같다', '이상한데 투자, 사기 이런 거면 말려야지'라고 말하자 잠시 에르기를 바라본다. 모든 진실을 알고서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어 에르기가 '꼭', '지금 당장'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자 '자신의 상황을 알면서도 비웃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아닌 동정심을 가지고서 나서줄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 이어 '황제는 내가 도망 노예란 걸 알고도 받아주었지만 에르기 공작과는 처지가 다르다', '황제는 사랑이고 에르기 공작은 우정이다', '사랑이 감싸줄 수 있는 것과 우정이 감싸줄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사랑은 비밀을 알면 실망하고 멀어질 수 있지만 우정은 안타깝게 여기고 보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 결국 사정을 털어놓는다.
이후 나비에를 따라다니고 대중 무도회가 다가옴에도 계속 나비에를 따라다니면서 결국 이를 느끼고 불쾌해한 나비에에 의해 불려오게 된다. 겁먹은 얼굴로 절 왜 부르셨냐고 묻지만 '왜 날 따라다니냐'고 추궁당한다. 이에 놀라지만 나비에가 '따라다닌 게 아닌란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요즘 들어 내내 시선이 마주친 거 너도 알지 않냐'고 말하자 얼굴이 빨개진다. 그런 자신을 본 하녀들이 겁먹은 얼굴로 마치 나비에가 무슨 행동을 하면 비명이라도 지를듯이 나비에를 바라보고, 이를 불쾌해한 나비에가 하녀들을 내보내자 머뭇거리다가 '에르기 공작님이 황후 폐하가 '전형적인 황후'의 모습이라고 하셨다', '전 귀족 출신이 아니라 잘 모르는 게 많다.', '랑트 남작이 알려준다고 하지만 설명으로만 들어서는 이해 안 가는게 많다', '그래서 황후 폐하를 보고 배우고 싶다', '전 황후 폐하를 닮고 싶다', '하지만 황후 폐하께선 예법 같은 걸 가르쳐주시지 않을거고 멀리서라도 보면서 배우고 싶었다'고 대답한다. 이에 나비에가 예법을 배우고 싶으면 소비에슈에게 말하거나, 베르디 자작부인에게 알려달라고 하라고 일축하자 베르디 자작부인의 이름이 나왔을 때 미간을 찡그리다가 '제가 닮고 싶은 건 황후 폐하시다', '에르기 공작님이 황후 폐하는 완벽한 황후의 모습이라고 하셨다'고 말한다.
이를 불편해한 나비에가 '날 따라 하란 의미는 아니겠지'라고 반박한다. '귀찮게 안 해 드릴 테니까 그냥 못 본 척 해주시면 안 되시냐', '있는 듯 없는 듯 티도 안 내고 먼 발치에서 보기만 하겠다'고 애원하지만 '있는 티를 안 내고 봤다면 내가 널 알아차리지 못했을거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니 내가 널 눈치챈 게 아니냐'고 반박당한다. 이에 머뭇거리면서 더 조심하겠다고 말하지만 '네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다. 직후 나비에가 '소비에슈가 사랑하는 네 모습은 나와 전혀 다른 지금의 네 모습일거다', '에르기 공작이 우정을 준 모습도 지금의 너다'고 일갈하고 '그러니 날 따라할 필요는 없지 않냐'고 일축하자 놀란다. 이어 '내 눈에 보이지 않고 따라다닌다면 그것까진 내가 막을 순 없을거다', '하지만 내 눈에 보인다면 기사들을 시켜 널 멀리 보내라 할테니, 날 따라다니지 말라'고 나비에를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경고를 듣는다.
이후 며칠동안 정말로 나비에를 피해다닌다. 대중 무도회 날, 나비에의 붉은 드레스를 따라입고 가면까지 똑같이 착용하고서 연회장에 참석한다. 이를 본 나비에가 황당해하자 그녀에게 다가와 서로의 드레스가 똑같은 것과 나비에가 자신보다 늦게 등장했다는 이유[15] 로 '혹시 일부로 같은 걸 입으신 건 아니냐?'고 주장한다. 이에 나비에가 "날 닮고 싶다더니 모든걸 흉내내겠다는 뜻이었느냐"고 일갈하자 도리어 황당하단 표정을 지으며 적반하장의 태도로 "그 이야기가 왜 나오시냐?", "이번엔 황후 폐하께서 날 따라입은거지 않냐?"고 우기며 무례하게 나비에를 모욕한다. 이 매우 어이없는 개소리를 들은 나비에는 당연히 황당해하며 "내가 왜?"라고 대꾸하고 이어 '이렇게 해봐야 둘 다 웃음거리가 될 텐데, 굳이 그럴 필요 없지. 앞으론 참고하는게 좋겠구나. 너도.'라고 일갈하면서 '나는 너와 달리 이 상황이 둘 다 손해라는걸 안다'는 뜻을 내비치고 천천히 자신을 지나친다.
나비에의 충고에도 도리어 본인이 어이없단 표정을 지으며 하 하는 소리를 내뱉고선 울면서 평민들에게 달려가 그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곧 소비에슈가 오자 귀여운 척하면서 달려들어 나비에의 곁까지 따라가 소비에슈의 팔에 매달려 나비에를 쳐다보지만 나비에가 태연히 웃자 주춤하다가 고개를 홱 돌린다. 자신의 옆에 있던 릴테앙 대공이 자신과 나비에가 똑같은 드레스를 입은 것에 대해 떠들며 '사실 라스타 양이 '먼저' 입고 온 후 황후 폐하께서 나타나신거다'고 주장하며 대놓고 자신의 주장에 맞장구치면서 릴테앙 대공의 발언으로 인해 평민들의 여론이 자신의 쪽으로 기울게 된다. 이로 인해 자신을 따라온 사람들 사이에서 나비에에 대한 비난이 나오는 상황이 되던 찰나 소비에슈는 '참 신기한 일이다', '황후에게 붉은 드레스를 입고 와달라고 한 건 나다'고 나비에를 편 들며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다',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다'고 나비에를 칭찬한다. 소비에슈가 나비에를 편 드는 모습에 표정이 어두워진다.[16]
이후 무대에서 혼자 뛰어다니며 춤을 추고 환호를 받은 뒤, 무대에서 내려오지만 소비에슈와 나비에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서 둘이 나랏일을 의논한다고 생각해 자신에게는 절대로 의논하지 않는 나랏일을 나비에와는 의논한다고 여겨 불편해한다.[17] 이내 에르기를 찾지만 로테슈 자작이 데리고 있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맞는지 대해 알아봐라달라는 자신의 부탁을 듣고 이를 알아보기 위해 그가 림웰에 내려가 있음을 상기한다. 그러던 중 혼자 앉아있는 투아니아 공작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 다가간다.[18]
2.2. 임신 확정 후 나비에의 이혼까지(38 ~ 83화)
도망 노예라는 소문이 사교계에 퍼질대로 퍼지자, '사교계의 뼈다귀 역할을 타인에게 넘기라'는 에르기 공작의 조언을 따라 이를 덮기 위해 투아니아 공작부인을 음해한다. 로테슈 자작을 시켜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과거사와 관련된 루머를 퍼뜨렸는데,[19] 투아니아 공작부인을 추종하는 랑드레 자작이 이를 조사하다 범인이 라스타임을 알아내면서 이에 분노한 랑드레 자작에게 자신의 범죄에 대해 추궁을 당하지만, 당연히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며 시치미를 뗐다. 그러다 분노한 랑드레 자작의 칼에 배를 찔리지만 다행이도 그동안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첫째가 정말 살아 있는지 아닌지 알아내기 위해 림웰 영지에 다녀왔던 에르기에게 구조된다. 덕분에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부상을 진찰하는 과정에서 라스타는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깨어나고 소비에슈에게서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첫 임신이라 무섭겠지만 고맙다고 말해주면서 끌어안아주는 소비에슈에게 이 안에 우리의 아기가 들어있다며 떨떠름해한다. 자신의 배에 손을 올리고 그리 신기하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아무 느낌도 없는데 너무 신기하다고 중얼거린다.
옆에 있던 궁의가 혹시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냐고 묻자 얼굴이 벌개져서 그래서 임신은 생각도 못했다고 대답한다. 궁의가 몸에 좋은 음식과 약을 처방해줄테니 당분간은 처방받은 약을 먹으라고 말해주고서 나가자 마자 소비에슈가 먹고 싶은 거, 가지고 싶은 거, 무엇이든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하라고 속삭여주자 놀란다. 산모가 행복해야 태어날 아기도 행복하다는 대답에 울음을 터트린다. 놀라 자신을 살펴보다 궁의를 부르겠다고 말하는 소비에슈에게 '그게 아니라 너무 들어보고 싶은 말이였다'고 대답하곤 펑펑 울다가 곧 소비에슈에게 안겨 '폐하는 제 구원자시다', '폐하는 제가 얼마나 폐하를 사랑하는지 모를거다'고 대답해 여전히 펑펑 운다.
그러나 임신으로 인해 들떴던 기분은 자신을 찾아온 에르기에게 먼저 자신을 구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로테슈 자작이 데리고 있는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 틀림 없다는 사실을 듣게 되면서 가라앉게 된다.
두 손으로 배를 감싸며 에르기에게 신전에 검사를 의뢰해봤냐고 물으면서도 속으로 '사랑받지 못한채 태어난 첫째가 사랑받으며 살아갈 둘째의 발목을 붙잡으려는 것 같아 두렵다'며 불안해한다. 아니라고 대답하는 에르기에게 그러면 검사부터 하라고 중얼거리지만 누가 봐도 자신의 아기이고, 아기가 자신과 똑같이 생겼다는 대답을 들으며 자신의 아기가 맞음을 확인사살당한다. 자신의 아기가 맞다는 진실에 얼굴이 새파래져 '이렇게 된 이상 빼도 박도 못하고, 이대로 로테슈 자작에게 꽉 잡힌채 입을 막는 대가로 돈을 뜯길 수밖에 없다'며 두려워한다.
그런 자신의 반응을 보던 에르기가 별거아니라는 듯 웃으면서 '전에도 말했지만 필요한 돈은 내가 빌려줄 수 있다'고 대답하자 얼마까지냐고 물으면서도 속으로 이전에는 돈을 빌리는 일에 조심스러워야했지만 자신이 황제의 아기를 임신해 행복을 누리게 된 이상 상황이 달라졌다고 여기고 돈은 몇 년 후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로테슈 자작이 자신의 행복의 울타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야한다고 생각해 에르기의 제안을 수락한다.
얼마든지 빌려주겠다는 에르기의 대답에 그러면 천 크랑도 가능하냐고 묻지만 만 크랑을 빌려주겠다는 대답을 듣는다. 본인 말처럼 주머니에서 차용증을 꺼내 본인의 이름과 사인을 한 뒤 10000크랑이라고 적고서, 5천 크랑짜리 전표 2장을 건내주는 에르기에게 고맙다고 대답하고 에르기가 내민 차용증에 서명해 전표를 챙긴다.
에르기의 호의에 속으로 적어도 이거라면 당분간은 로테슈 자작의 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에르기에게서 계속 휩쓸려 다니면 피곤하니까, 적당히 떼어놓을 방법도 생각해보라는 말을 듣는다. 에르기에게 좋은 방법이 있냐고 묻지만 이 경우는 나도 잘 알 수 없다는 말에 우울해한다. 건성으로 힘내라고 말하고 나가려던 에르기가 '자작이 데리고 있는 아기, 딸인지 아들인지는 안 궁금하냐?'고 물어보자 묘한 반응을 보인다.
소비에슈를 찾아가지만 우연히 소비에슈가 나비에에게 '정부는 정부일 뿐이고 황후는 너다'라고 말한 걸 방 문 앞에서 듣게 되고, 매우 충격을 먹는다.
자신의 방에 돌아오지만 아무리 소비에슈가 자신을 총애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정부라는 로테슈 자작의 말이 옳다고 여기고, '언제 변할지 모르는 한 사람의 마음에 의지한 이 자리는 너무나도 위태로웠다'고 불안해한다.
베르디 자작부인을 불러 역대 황제의 정부들 중 황제에게 평생 사랑을 받은 정부가 있냐고 물으면서도 속으로 평소에는 베르디 자작부인과 대화하는 것을 최대한 기피했을 것이지만 이런 일은 수족처럼 부리는 두 하녀들보단 베르디 자작부인 쪽이 더 잘 알 것이라 여긴다. 베르디 자작부인이 난처한 표정으로 눈동자를 굴리자 없다고 여기지만 없진 않았지만 많진 않았다는 답을 듣는다. 황제의 총애가 없더라다도 황제와의 사이에 가진 아기가 있다면 황실과의 연은 끊어지지 않고, 아기가 자신에게 힘이 되어줄거라고 위로를 하는 베르디 자작부인에게 자신은 사랑하고 책임질 아기를 원하지, 아기를 이용하고 싶은 생각 없다고 답한다.
베르디 자작부인이 자신에게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말하려던 찰나 체리니에게서 로테슈 자작이 찾아왔다는 걸 듣게 된다.
베르디 자작부인을 내보내고 로테슈 자작을 들이지만 불편해한다. 내쫓을수도 없기에 경멸을 감추지 못한채 차갑게 '이번에는 또 무슨 일로 온 거냐'고 묻는다. 슬슬 수도로 이사를 할까 싶어서라는 말에 로테슈 자작이 수도에 거주하기 위해 집을 찾아다닌다는 건 들은 바 있기에 각오는 하면서도 속으로 이를 간다. 로테슈 자작이 대놓고 집값이 필요하다고 요구하자 얼마가 필요하냐고 물으면서도 얼마 전 에르기에게 빌린 돈의 액수를 상기하고 만 크랑이면 엄청난 액수이지만, 집값은 얼마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로테슈 자작은 50만 크랑을 요구하고, 이에 기겁해해 벌떡 일어난다. 로테슈 자작이 말한 돈은 자신으로서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금액이였기에 무슨 집이 그렇게 비싸냐고 따지지만 정원이 딸린 저택으로 집값 40만 크랑과, 개축 비용 10만 크랑이라는 말을 듣는다.
듣는 것만큼으로도 손이 덜덜 떨리는 금액을 로테슈 자작이 손쉽게 말하고 있는 상황에 경악해해 혼자만 살면서 얼마나 큰 저택에서 살 거냐고 소리치지만 로테슈 자작이 히죽 웃으며 '혼자만 사냐', '네 아기도 데리고 살 거다'며 안을 언급하자 그 어린 애를 데려오겠다는거냐고 따지지만 로테슈 자작이 '그 어린 것을 혼자 시골에 버리고 오란거냐', '참 매정한 어미다'고 또 안을 빌미로 자신을 협박하자 어이없어해 입을 벌린다. 이어 로테슈 자작에게 '네 아들에게 쓰는 돈이 그렇게 아까운거냐'는 말까지 듣게 된다.
결국 에르기를 찾아가 돈을 빌리게 된다. 돈을 빌려준 에르기에게 '꼭 갚겠다', '정말. 정말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서 방에서 나와 에르기로부터 걱정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배웅을 받는다.
자신이 내준 돈으로 저택을 산 로테슈 자작이 황후를 만났다며 나비에를 언급하자 미간을 찌푸린다. 안 그래도 싫었던 사람을 만나는데다, 로테슈 자작이 나비에의 나비에를 언급하는건 오직 자신과 나비에를 비교할 때뿐이기에 좋지 않은 징조라 여겨 불쾌해한다.
또 무슨 일로 왔냐고 차갑게 묻지만 로테슈 자작이 히죽 웃으면서 자신과는 보기에도 빛이 다르다 싶다고 말하자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그냥 눈빛만으로도 고귀한 티가 난다는 말에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거냐고 따지며 자신과 나비에를 비교하는 것에 불쾌해한다.
자신도 20년쯤 궁정물을 먹으면 비슷해질지도 모른다고 답하던 로테슈 자작이 웃으면서 그전에 쫒겨나지 않아야겠다는 말을 덧붙이자 노려본다. 그런 자신을 보고서도 로테슈 자작이 태연히 뭐 좀 먹을 거 없냐고 물어보자 볼일이나 말하고 가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러나 로테슈 자작이 매정하다고 적반하장 격인 말을 하자 분노해 손을 꽉 쥔다. '같은 편이 되기로 했지만 그래도 늘 저자가 싫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떼어놓기는 해야한다'고 생각해 한숨을 쉰다. 이내 이번엔 뭐 때문에 온 거냐고 다그치지만 급히 돈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는다.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에 어이없어하며 입을 벌리다가 얼마전에 50만 크랑을 가져갔지 않냐고 따진다. 그건 집을 구하는데 쓴 값이라는 대답에 의아해하지만 아무래도 집이 넓으니 고용인이 많이 필요하다는 말에 경악해해 꽉 쥔 손에 힘을 준다. '밉다 밉다 해도 어떻게 이렇게 미운 인간이 다 있냐', '존재 자체만으로 끔찍할 정도다'라고 생각하면서 로테슈 자작을 혐오스럽다는듯 노려본다.
그러나 로테슈 자작은 자신이 노려보는걸 알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게다가 식구도 많아졌으니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고 대답한다. 로테슈 자작을 쏘아보며 자작과 안 둘만 거주하는거 아니냐고 묻지만 로테슈 자작이 둘이냐고 되묻자 다른 사람이 더 있냐고 따진다. 이에 로테슈 자작은 웃음을 터트리며 딸과 아들도 당연히 데려왔지, 설마 아기만 데려왔겠냐고 대답하고, 알렌이 수도에 올라온다는 사실에 기겁해한다.
당황해해 입술을 떤채 로테슈 자작을 쳐다보면서 누구를 데려오냐고 묻지만 그런 자신을 보던 로테슈 자작에게서 '내 아들이 오래간만에 보고 싶기라도 한 거냐'는 말을 듣는다.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남자였지만, 현재는 자신을 버린 연인이자 로테슈 자작이 데리고 있는 아이의 아버지에 불과한 알렌과 마주하게 될 현실에 참지 못하고 분노를 토해내며 약속이 다르다고 따진다.
과거를 비밀로 부치겠다면서, 과거와 관련된 인물들을 모조리 다 데려오는 자작의 행동에 의심을 품던 찰나 혀를 차던 로테슈 자작이 내가 약속을 어겼냐고 되묻는 동시에 언제 아기를 가두어 키우겠단 약속을 했냐고 지적하자 가두어 두란 말이 아니라고 대답하려한다.
아기를 사교계에만 내보지만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는 로테슈 자작 자작의 대답에 알렌이나 르베티가 저택 안에서만 살겠냐고 우려하는 동시에 자신에 대해 사교계에 대해 떠들고 다니면 어쩌냐고 따진다. 자식들은 황제의 정부가 자신인 줄도 모른다는 로테슈 자작의 대답에 그게 언제까지 갈 거 같냐고 따지지만 알게 되더라도 입단속을 시키면 된다는 답을 듣는다.
속으로 아무리 입단속을 하더라도 불안하다고 떨던 와중 자신을 본 로테슈 자작이 뭘 그런 걱정을 하냐는 투로 알렌은 자신의 아기의 아버지이니, 아기를 위해서라도 입을 다물거라고 대답하자 놀라지만, 이내 속으로 이미 한 번 약속을 어긴 남자를 믿을 수 없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는다.
그런 자신을 본 로테슈 자작이 뒤늦게 어쩔 수 없었고, 알렌이 생각보다 안을 잘 돌보고 있어서 따로 떨어뜨릴 수 없었다는 변명을 덧붙이자 의아해한다. 안이 자신의 아기의 이름이라고 알려주자 순간 눈빛이 흔들린다. 자신의 눈빛이 흔들린걸 본 로테슈 자작이 틈을 놓지지 않고서 '네 아기 한 번 만나보고 싶지 않냐'고 제안하자 놀라하면서도 단호하게 거부한다.
자작이 나간 후 방을 돌며 혼란스러워한다. 아기를 품고 있는 열 달 동안 아기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출산의 고통이 끝나자마자 아기가 살해당했고, 그 아기의 시체를 안았던 트라우마에 몇 개월 간 실성했다가 결국 자작의 영지를 빠져나온 과거를 떠올리면서 그 아기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당황해하는 동시에 웬수같은 알렌이 자신이 낳은 아기를 손수 기르고 있다는 사실에 아기를 죽여서 자신을 미치게 하더니, 아기를 살려서 자신을 미치게 하려 한다고 분해하다가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아기에 휘둘려버릴 상황에 지쳐한다.
아기가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고, 아기와 엮일 때마다 조금씩 깊숙한 곳으로 빠져가고 있다고 여기는 동시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괴롭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생각한다. 결국 제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린다.
며칠 후 자신의 임신 축하 파티가 열리자, 연회장 중앙 쪽에 위치한 소파에 앉아 귀족들에게 축하 선물을 받는다. 귀족들에게 선물을 받던 와중 연회에 참석한 나비에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그녀를 보고서 벌떡 일어나 활짝 웃으면서 달려온다. 나비에에게 오시니 너무 고맙고,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오셔서 결국 안 오시는 줄 알았다고 칭얼거린다. 나비에에게서 축하 선물을 받게 된다. 선물을 받자마자 열어보지만 장식용 보검을 보고 놀라하다 기뻐한다. 나비에에게 정말 감사하고 예쁘다고 외치고, 이에 나비에가 마음에 드냐고 묻자 정말로 아름답다고 대답하고서 나비에가 준 장식용 보검을 살펴보곤 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예쁜 검이 있냐고 감탄한다.
선물을 준 나비에는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라고 빈말을 건내고서 돌아서고, 나비에의 선물을 소파에 두고서 배에 손을 올린채 나비에에게 다가와 배를 문지르면서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리고, 감동했다', '난 황후 폐하와 꼭 좋은 사이로 지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돌아가려하는 나비에에게 괜찮으시면 부탁을 하나 더 해도 되겠냐는 말을 꺼낸다. 이에 몸을 돌린 나비에는 무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어떤 부탁을 하고 싶은거냐고 묻고 두 손을 모은채 눈을 커다랗게 뜨고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태어날 아이를 축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고, 나비에는 그 부탁은 거절해야겠다고 딱 잘라 말한다.
나비에가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자, 그녀가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거절할 줄은 몰랐던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에 나비에는 마음에 없는 축복을 받는 아기가 행복해지겠냐고 솔직하게 말하고, 얼굴이 빨개진다. 자신을 본 나비에는 그래도 원한다면 해주겠다고 덧붙이고, 나비에의 대답에 귀까지 빨개져 시선을 내리깔고, 몹시 민망해한다.
이 상황을 못마땅해하던 소비에슈는 나비에와 말싸움을 벌이다, 자신에게로 온다. 두 손으로 배 위에 올린채 고통스러워하다가 먹먹한 시선으로 소비에슈를 올려다본다.
이를 보던 나비에는 자리를 피하는 대신 소비에슈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소비에슈와 자신의 사이로 다가가, '내 축복을 아직도 원하냐', '그렇다면 해주마'라고 말한다. 활짝 웃고서 얼른 대답하고, 손으로 배를 쓸어내린다. 이에 나비에는 자신의 배를 가만히 내려보다가 '내가 선물한 검처럼 살거라. 화려하고 아름답게'라고 대답한다. 나비에의 말에 기뻐하고, 기쁜 낯을 띄고서 소비에슈를 올려다보며 '황후 폐하께서 우리 아기를 축복해주셨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나비에를 쳐다보던 소비에슈는 자신을 소파로 데려다준다.
소파에 등을 기댄채 배를 끌어안고 뱃속의 아이에게 '저 콧대높은 귀족들이 너를 보려고 여기 왔다', '천한 노예라며 경멸하던 이들이 네게 잘 보이려 금은보화를 바친다', '모두 다 네 아래에 있을 이들이다'고 속삭이며 우쭐댄다.
소비에슈의 정부로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때와는 미묘하게 기분이 다르다고 여긴다. 소비에슈의 뒤를 업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 그것은 소비에슈의 권세를 빌린 위세이고, 그런 위세는 소비에슈의 마음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었다고 여기는 동시에 그렇지만 아기는 남이 아니고, 이 아기는 누가 뭐라해도 황제의 첫 아기였고, 아기의 어머니는 자신이며, 이건 누구의 마음이 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을 진실이라고 판단한다. 거기다가 이런 상황에서 늘 자신을 투명인간처럼 대하던 황후까지 선물을 주고, 축복을 해주었다며 황홀해한다.
해맑게 웃고 나비에가 주고 간 보검을 만지작거리며 아기가 태어나 성장하면 허리춤에 이 검을 채워주고 싶고, 검술을 익히게 하고, 공부도 많이 시켜서 현명한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속으로 '사람들도 아기를 볼 때마다 감탄할 것이고, 아기가 허리에 찬 검을 보며, 이 아기는 황후에게 사랑받고 있다 여길거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실제로도 황후는 내 아기를 보면 분명 사랑해줄 것이고, 황후는 불임일지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냐'고 생각한다.
이내 행복도 잠시 속으로 어떻게 해서든 로테슈 자작만 치워낸다면 된다고 생각해 우울해한다. 자신의 행복한 미래에 유일한 먹구름으로 드리운 것이 로테슈 자작과 자작의 가족이라고 여겨 불안해해하지만, 이내 그나마 눈치가 있는지 여기에는 안 온 모양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먼발치에서 알렌을 목격한다. 로테슈 자작만큼은 아니였지만, 그만큼, 아니 어떤 방면으로는 자작보다 더 피하고 싶은 얼굴이였기에 굳은채 알렌을 응시한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지만 알렌이 자신의 임신 축하 파티에 참석했다는 사실에 '어째서 저 놈이 여기 있는거냐'고 황당해한다. 로테슈 자작이 알렌을 수도로 불러왔단 말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온 거냐고 불안해하다 결국 낯빛이 하얗게 질리고, 배를 두 손으로 감싸고서 알렌이 입이라도 잘못 뻥긋거릴까봐 불안해한다.
불안해하던 와중 에르기가 옆에서 부르자, 그제야 표정 관리를 하고서 에르기 쪽으로 고개를 돌리곤 웃으면서, 언제 오셨냐고 묻는다. 대답대신 자신이 쳐다보던 방향을 쳐다보던 에르기가 누굴 보고 있던거냐고 묻자 놀라서 에르기의 소매를 잡는다. 에르기가 알렌 쪽을 쳐다보는 대신 소매 위에 올라온 상처투성이인 자신의 손을 보자, 그냥 좀 생각 중이였다고 둘러대고서 손을 내린다. 이에 에르기는 다시 자신이 쳐다보던 방향을 쳐다보고, 알렌이 자리를 비킨 것을 확인해 안심한다.
알렌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로테슈 자작의 말마따나 당장 진실을 터트릴 생각은 없는 듯 하다고 재차 안심한다. 자신을 보던 에르기는 안 좋은 생각이였냐고 다시 묻고서, 자신이 앉은 소파에 자연스럽게 한 팔을 걸친채 기대고, 사람들이 그런 에르기를 쳐다보자, 에르기는 아예 멋들어지게 자세를 잡는다. 에르기의 허세 가득한 모습에 약간 기분이 풀려 웃음을 터트린다. 에르기에게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지만, 표정이 나빠보였다는 대답을 듣는다.
이상하고, 아니다고 대답하곤 곧, 옆에 놓인 나비에가 준 보검을 살짝 들어올린다. 에르기에게 이걸 보라고 말하고, 이에 에르기는 자연스레 자신의 옆 자리에 앉고서, 선물받은거냐고 묻는다. 나비에가 자신에게 주고 가셨다고 말하고, 이를 의아해하는 에르기에게 아기가 태어나면 전해줄 선물이라고 대답한다. 알렌을 보고 놀란 마음을 감추기 위해 더욱 해사하게 웃는다.
에르기가 보검을 보고서 봐도 되냐고 묻자 흔쾌히 허락한다. 이에 에르기는 검집에서 검을 반쯤 꺼내 살펴보고, 검집과 손잡이, 검날을 살펴본 후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에르기에게 어떠냐고 묻고, 굉장히 훌륭한 보검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뿌듯한 기분을 느끼고 웃지만 에르기의 표정이 어딘가 미묘해보인다는 걸 알아챈다. 떨떠름해하며 에르기에게 검에 이상한 점이 있냐고 묻지만 에르기가 이상한 점은 아니라고 말하고서 말을 말자 의아해한다. 혹시 나비에가 이걸 주면서 뭐 별다른 말은 없었냐고 묻는 에르기에게 '아기가 이 검처럼 화려하고 아름답게 살라고 축복해주셨다'고 나비에가 해준 축복을 말해준다.
에르기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가 더욱 또렷해지자, 영문을 몰라 쳐다본다. 어딘가를 힐긋 쳐다보던 에르기는 이 검은 무척 값비싸지만 장식용이라고 설명해주고, 에르기의 말에 의아해한다. 검으로서의 실용성은 없고, 전쟁은 커녕 전투에서는 쓸 수 없다고 알려준 에르기는 나비에를 쳐다본다. 나비에 역시 측근들에게 둘러싸여있는채 에르기를 보고 있었고, 에르기는 나비에의 축복에 대해 설명한 직후 장식용 보검의 의미를[20] 알려준다.
나비에가 선물한 장식용 보검과, 보검에 담긴 그녀가 해준 축복의 뜻을 알게 되어 당황한다. 에르기에게 이것도 축복이라는 말을 듣지만, 충격에 빠진다. 속으로 말 속에 품은 뜻도 불쾌하지만, 그런 속내를 모른채 사람들 앞에서 이 선물을 받으며 좋아했단게 부끄럽다고 여기는 동시에 귀족들은 머리가 좋으니 황후의 뜻을 다 이해했을 것이며, 속내를 이해하지 못한건 아마 자신 뿐이고, 상대가 비꼬며 내민 선물을 기뻐하며 받았으니 얼마나 우스웠겠냐고 불쾌해한다.
분노해 '황후가 나를 모욕한거다'고 주장하고서,[21] 입술을 다문다. 이내 눈물을 흘리고, 이를 보고 있던 소비에슈가 자신에게 다가가 '왜 그러냐, 무슨 일이냐'고 묻고서 '혹시 그 쪽이 (라스타를) 울렸냐'는 표정으로 에르기를 차갑게 쳐다본다. 이에 에르기는 대답대신 우아하게 인사하고서 자리를 피하고, 에르기의 인사를 무시한채 좋은 날에 왜 우는거냐고 자신을 달랜다.
쉽게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소비에슈는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곤 주위에 있던 귀족들을 쳐다보며 눈빛으로 설명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귀족들은 소비에슈에게 라스타와 에르기과 나눈 대화를 보고하고, 다시 들어도 서글픈 이야기라 어깨를 떤다. 이를 보던 소비에슈는 한숨을 쉬면서 에르기 공작은 입이 가볍다고 중얼거린다. 소비에슈에게 '공작님은 내가 바보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셨다'고 대답하지만 소비에슈는 '울지 마라, 오늘의 주인공이 울보가 돼서야 쓰겠냐'고 대답하며 재차 자신을 달랜다.
소비에슈가 자신을 달래줌에도 너무 슬프다고 대답하곤 '폐하께선 왜 내게 그런 걸 알려주지 않으셨냐?', '폐하도 황후께서 무슨 뜻으로 한 말씀인지 아셨냐?'고 서러워한다. 이에 소비에슈는 대답대신 자신을 토닥여준다. 소비에슈가 대답을 하지 않자, 다 알면서도 이야기하지 않은게 확실하다고 여기는 동시에 다시 한번 에르기가 소비에슈보다 더욱 믿을만한 이라고 확신하고, 자신의 아기에 대해 소비에슈가 아닌 에르기에게 털어놓은 건 정말로 잘한 선택이였다고 생각한다.
이내 입술을 오물거리고 속눈썹을 떤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던 소비에슈가 한숨을 쉬곤 '넌 정말로 마음이 약하다'고 말하자 배를 두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숙인다. 겁이 난다고 중얼거리지만 소비에슈가 되묻자, 아주 작은 목소리로 '황후께서는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나와 아기를 무시했다', '이렇게 거침없는 분이신데 황자와 황녀를 나중에 황후께서 괴롭히시지 않겠냐'[22] 고 웅얼거려 나비에를 모함하는 동시에 본인의 아이를 황자.황녀로 호칭한다.
발언을 하면서도 속으로 소비에슈가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거다'는 위로나, '내가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해주기를 바라는 동시에 '황후가 말을 좀 심하게 했다'고 자신을 편 들어주기를 원했으나, 사람들은 물론 소비에슈조차 자신의 발언에 놀란다.
자리에서 일어난 소비에슈가 일어서라고 말하곤 들어가자고 제안하지만, '난 괜찮고, 참을 수 있다', '피하지 않고 싶고, 이겨낼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린다. 고집을 부리는 자신의 모습에 난처해하던[23] 소비에슈는 단호하게 따라오란 눈짓을 한 뒤 먼저 간다. 이에 소비에슈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님을, 이 장소에선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려함을 눈치채 소비에슈를 따라간다.
침실에 돌아온다. 소비에슈가 자신의 아기는 황자. 황녀가 될 수 없다고 대답해주자 놀란다.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그게 무슨 소리고, 어째서냐고 묻지만 소비에슈는 정부 소생의 아이들에게는 황자. 황녀 직위를 주지 않는다고 알려준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폐하의 아이들이고, 폐하의 아이들은 모두 황자님. 황녀님이 되는게 아니냐'고 묻지만 소비에슈는 황자나 황녀가 되는건 황후 소생의 아이들이라고 대답해준다.
소비에슈의의 설명을 듣고서도 아기가 황족이 되지 못한다는 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럼 제 아이들은 뭐라고 부르냐, 그냥 평범한 황족이라고 부르는거냐'고 묻는다. 난처해하던 소비에슈는 자신의 아기들은 고위 귀족이 되지만 황자. 황녀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자신의 아기가 황족이 되지 못한다는 진실에 억울해해 이건 이상하다고 말하고, 이어 '제 아기도 황후의 아기도, 모두 폐하의 핏줄이다', '황후가 황후가 된 건 폐하와 결혼했기 때문이고, 황제 폐하가 아니지 않냐', '그런데 왜 황후가 낳은 아기들만 황자. 황녀가 되는거냐'며 자신의 아기는 왜 황족이 되지 못하냐고 억울해한다. 소비에슈가 그게 법이라고 설명함에도 '그건 엉터리 법이고, 바꾸면 되지 않냐', '폐하가 법이시고, 폐하는 모든걸 할 수 있는 분이지 않냐'고 억지를 부린다.
결국 소비에슈는 그 법이 제정되게 된 원인과 역사를 장장 두 시간동안 설명해주지만 '태어나지도 않았고, 태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아기 때문에 우리 아기가 신분을 빼앗긴다니, 난 절대로 이해할 수 없고 말이 안 된다'고 떼를 쓴다.
자신의 떼쓰기에도 소비에슈는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대신전에서 명문화된 법이고, 아무리 황제라도 혼자서는 바꿀 수 없고, 앞으로 어디 가서 황자. 황녀란 말을 하지 말라고 딱 잘라 말한다.
충격을 받아 소비에슈에게 폐하의 아기라고 주장하지만 소비에슈는 사랑하고 아껴주고 막대한 부와 권력을 줄거고, 황자. 황녀 소리를 듣지는 못해도 자신의 아기란걸 다들 알거고, 아기가 가지지 못한 건 법적인 지위와 계승권뿐이니, 실망할 필요도 없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고 달랜다.
여전히 억울해해 입술을 다물고서 대답하지 않은채 고개를 돌려버리고, 그런 라스타를 보고서 한숨을 쉰다. 이때 '만약 황후가 불임이여서 아기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땐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내뱉는다. 이를 솔깃해한 라스타가 어떻게냐고 묻자 '아마 네 아기를 황후가 입양하게 되면 네 아이는 황자. 황녀가 될 것이다'고 주장하면서 '''나비에의 불임을 자신에게 불어버린다.'''
직후 소비에슈는 연회를 오래 비울 수 없는 입장이 있기에, 자신을 두고서 침실에서 나가버린다.
소비에슈가 나간 후 구석진 자리에 틀어박혀 다리를 끌어안고 무릎에 이마를 기댄다. 똑같은 황제의 자식인데, 자신의 아이는 황자 황녀가 아니라는 것에 너무 부당하게 여겨지고, 이게 다 황후가 되지 못한 자신 같다고 여겨 울음을 터트린다.
그런 자신을 보고 하녀 샌드리가 덩달아 울면서 너무 울지 마시라고 달래자 자꾸 눈물이 나온다며 속상해하다가 소맷자락으로 눈물을 닦는다. '나는 평민 출신이라, 폐하의 사랑을 받는 지금 위치만으로도 좋지만, 태어날 아기는 다르고, 이 아이는 날 때부터 폐하의 아이다', '그런데 폐하의 아이면서도 폐하의 아이로 대우받지 못하면 아기가 얼마나 속상하겠냐', '황후가 아기를 낳아도 이 애보단 동생일건데, 자기 동생은 황자님 황녀님 대우를 받는데 자기는 그 아래에서 살려면 얼마나 서글프고 자존심 상하겠냐'고 서러워한다.[24]
그러나 샌드리는 성인이 된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황후 폐하는 황제 폐하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가지지 못했지 않냐고 위로한다. 이에 솔깃해해 자신은 바로 아기를 가졌다고 말하고, 샌드리는 황제 폐하는 아무 문제가 없단게 증명이 되었으니 황후 폐하가 불임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고, 결국 황제 폐하의 말씀처럼 라스타님의 아기님이 황후 폐하에게 입양되실거다'고 위로한다. 샌드리의 말에 나비에가 불임이라는 소비에슈의 말을 철석같이 믿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동궁 변두리에 난 산책로에서 나비에와 코샤르, 파르앙 후작이 산책하는 걸 목격한다. 놀라지만, 곧 다부진 표정을 한채 그들에게 다가간다.
나비에에게 '황후 폐하가 제게 검을 주신게 나쁜 의미라고 들었다'고 주정하며 나비에의 잘못으로 몰아간다. 이에 나비에가 냉랭하게 '욕심이 없는 사람에게 나쁜 의미는 아닐텐데?'라고 받아치자, 아니라고 우기며 '욕심이 있든, 없든 그건 아주 나쁜 뜻이시다', '사람들 앞예서 나를 조롱하신거다'고 주장하며 나비에의 탓을 한다. 이어 잠시 숨을 깊에 들이쉬고서 두 손을 가슴에 올리고, 처량한 투로 '하지만 난 황후 폐하의 모욕을 참기로 했다', '황후 폐하꺼서 계속 날 비웃고 괄시하고 무시한다해도 난 참아내기로 했다'고 말학 가련한 척한다.
당연히 황당해한 나비에는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무시라니. 넌 스스로를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는 모양이다'라고 일갈하고, '난 폐하께서 사랑하는 여자다', '그런데 내가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지 않으면, 그건 폐하의 안목에 대한 무례다'고 우긴다. 이에 나비에가 "네 가치는 폐하의 사랑을 받을 때만 존재한단 것이냐?"고 일갈하자, 놀란다.
곧 슬픈 표정으로 나비에에게 '뭐라하셔도 내가 다 참겠다', '어차피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난 황후 폐하와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한 뒤, 바로 ''''황후 폐하께서는 불임일 가능성이 크니 내가 낳은 아이의 양어머니가 되어주실거라고 폐하께서 말씀하셨다'고 소비에슈와 똑같은 소리를 늘어놓는다!!!'''[25]
당연히 나비에는 매우 기가 막혀하고, 코샤르는 매우 노발대발해 지금 뭐라 했냐며 인상이 험악해진채 다가온다. 코샤르가 다가오자 겁을 집어먹지만, 이 와중에 '황후 폐하가 먼저 그랬다'고 나비에의 탓을 한다. 당연히 코샤르는 더욱 다가오고 혼자 뒤로 넘어지고 만다.
나비에와 파르앙 후작은 각각 코샤르의 옷자락과 팔을 집으며 코샤르를 말리는 사이, 배를 움켜쥐고서 복통을 호소한다. 자신의 비명에도 코샤르는 어디서 꾀병을 부리냐며 분노를 표출하고, 파르앙 후작이 재차 코샤르를 붙잡으며 그를 말리는 사이 배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른다.
자신이 질러대는 비명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지만, 코샤르는 호위병들에게 끌려가면서도 '한 번만 더 나비에더러 불임이니, 네 아이를 나비에가 길러야 한다느니 막말해봐라, 혓바닥을 뽑아버릴거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이에 눈동자가 흔들린다.
궁정인들에게 부축을 받으면서도 나비에를 쳐다보지만, 자신과 눈이 마주친 나비에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채 코샤르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자신의 방으로 옮겨진다.
이 소식을 들은 소비에슈와 궁의가 찾아오고, 궁의에게 진찰을 받는다. 소비에슈가 궁의에게 자신의 상태를 묻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아기의 상태부터 묻는다. 자신의 태도에 소비에슈는 이 와중에 아기가 문제냐고 혀를 차고, 이에 자신에겐 아이가 중요하다고 대답한다.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보단 자신이 중요하다는 소비에슈의 말에 흥분해 반박하려하지만 흥분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소비에슈는 물수건으로 자신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주면서 궁의에게 대답을 재촉하고, 궁의는 자신은 반드시 안정을 취해야한다고 보고한다. 이에 소비에슈는 궁의에게 자신이 다친거냐고 따지지만 궁의는 그건 아니고, 임신 초기엔 아주 조심하고 주의해야하는데, 자신은 원래도 몸이 튼튼한 편은 아니라, 잘못하면 유산할 수도 있으니 앞으로 이런 일은 없어야한다고 당부한다.
궁의가 나가자마자 소비에슈는 화를 내며 소파를 걷어차고, 이에 눈가가 촉촉해진채 이불을 꽉 쥔다. 이내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소비에슈는 가까스로 코샤르 앞에선 말을 조심할 것과 코샤르는 성정이 불같고 쉽게 흥분한다고 알려주는 동시에 코샤르에게 접근 금지령을 내려두겠지만, 눈이 돌면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는 자라고 충고한다.
소비에슈의 말에 놀라 말을 조심하라는거냐고 되묻지만 소비에슈가 '사람들에게 듣자하니 너도 황후에게 불임이라는 등 불쾌한 말을 했다'고 추궁하자, 코샤르가 소리지르며 했던 말을 떠올리고 바로 아니라고 잡아때고서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자신의 말을 믿는 얼굴이 아니였고, 재차 코샤르가 사람들 앞에서 자신에게 외쳐대던 말을 떠올리고 진짜 아니라고 중얼거린다. 속으로 '그때 말을 바로잡았어야했는데 당시에는 배가 너무 아파 해명하지 못했고, 그 탓에 사람들이 코샤르의 말을 바로 믿어버린게 분명하다'고 믿으며 억울해한다.
여전히 억울해하지만 아니라고 변명하는대신 '황후가 먼저 내가 무가치한 인간이라 했다'고 반박하지만, 소비에슈는 '황후는 과할 정도로 자기 이미지 관리에 투철한 사람인데, 설마 그러겠냐'고 나비에를 두둔한다.
소비에슈의 반응에 얼굴이 벌게진채 속으로 '분명 황후가 한 말이 맞다'며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소비에슈의 태도에 속상해하는 동시에 '이대로 가다간 꼼짝없이 나는 황후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다가 혼자 넘어진 것처럼 되어버릴 것 같다'고 불안해한다. '내가 넘어진 건 맞지만,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 위협적으로 다가오면 놀라서 넘어질수밖에 없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건 덤.
억울해하며 입술을 깨물지만 다시 복통을 느끼게 된다. 몇 시간 전의 고통과, 도움을 청할 때 자신을 보던 나비에의 싸늘한 시선을 떠올리고 복통을 호소한다. 소비에슈는 그런 자신을 달래주지만 여전히 입술을 다문채 섭섭해한다. 자신은 혼낸 다음 얼려주면 화를 푸는 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이대로 소비에슈에게 나쁜 여자라는 오해를 사버리면 어떻게 되냐고 초조해한다.
'황제의 정부'는 확고한 지위가 아니라고 했고, 소비에슈의 미움을 사면 쫒겨나거나 방치될지도 몰랐고, 쫒겨나게 되면 이전 황제들의 정부들처럼 될 거라고 불안해한다. 이어 황궁에서 쫒겨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몇 푼의 돈만 쥐여주고서 아기와 함께 쫒겨나게 될거라 생각하다가, 어쩌면 아기는 빼앗기고 자신은 쫒겨나게 될지도 모르는데다, 그뿐만이 아니고 코샤르나 랑드레 자작, 로테슈 자작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가 해코치하려 들지도 모른다고 매우 불안해한다.
치솟는 불안감에 자신은 이미 버림받은 적도, 아기를 빼앗긴 적도, 죽을 뻔한 적도 있기에 두 번이나 같은 상처를 받고 싶진 않다고 여기고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내 '황후는 위엄은 있어도 냉혈한이고, 코샤르는 폭력적이고 무례하며, 귀족들은 자신이 귀엽다는 듯 굴지만 은연중에 무시하고 돌아서는데다, 소비에슈를 사랑하지만, 그를 믿고 의지할 순 없다'며 오직 자신만이 스스로와아기를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
판단을 끝내자마자 '난 황후에게 불임이라 하지 않았다', '설령 내 말이 오해를 샀다고 해도, 난 폐하의 아기를 가지고 있는데 함부로 떠밀어버리면 안 되지 않냐'고 거짓말을 하는 동시에 코샤르가 자신을 밀었다고 모함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인상을 찡그리고 '코샤르가 널 밀었냐'고 묻자 '세게 민 건 아니지만, 분명 밀었다'고 재차 코샤르를 모함한다. 결국 자신의 말을 믿은 소비에슈의 명령에 의해 코샤르는 황궁 출입 금지령을 당한다.
그러나 이에 분노한 코샤르가 파르앙 후작과 작당해 자신의 식사에 몰래 낙태약을 넣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아이의 생명에도 위협을 받게 된다. 다행히 소비에슈가 미리 궁의를 불러 진찰하게 하면서 발각되고, 소비에슈는 사건을 수사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이 사건의 진범임을 알아낸다.[26]
사건이 진정된 후 잠들어있던 도중 자신을 찾아온 소비에슈가 침대 가까이에 다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서, 볼에서 머리카락을 떼준 뒤 자신의 배를 가민히 바라보다가 배에 귀를 대자 잠에서 깨어나 소비에슈를 부른다. 이에 소비에슈가 '나 때문에 깻냐'고 달래자, '괜찮고, 폐하가 보여서 좋다'고 애교를 부린다.
소비에슈가 자신의 배에서 귀를 떼자, 그를 보고서 쑥스러워하며 아무 소리도 안 들릴거고, 아직 태동도 없다고 웃는다. 이에 소비에슈가 몸은 괜찮고, 아프진 않냐고 묻자, '요 며칠 난 심장이 욱신거리고 배가 아프고 허리도 아렸고, 임신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낙태약을 먹어서 그런가보고, 아직도 배가 좀 아픈걸 보니 아주 독한 약이였던게 분명하다'고 하소연한다.
자신의 하소연에 소비에슈는 잠시 멈칫하지만 이내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배를 쓸어주면서 빨리 나아야하지만, 이젠 그런 일은 없을테니 안심하라고 다독여준다. 범인은 잡혔냐고 묻지만 소비에슈는 잡아야한다고 둘러대면서도 어쨋든 이 일로 주방장과 하녀들을 내보냈지만, 새로 온 이들은 아주 조심할거라고 다독여준다.
그런 소비에슈를 보다가 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깍지끼고서, 커다랗고 예쁜 눈으로 쳐다보며 '난 누가 나와 내 아기를 죽이려한 건지 알 것 같다'고 애원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누구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누구인지는 말 안 할거고, 그분도 궁지에 몰려서 그랬을거다'고 대놓고 나비에가 배후임을 의심한다. 자신의 말에 소비에슈가 '혹시 그게 황후를 가리키는 말이냐'고 맞장구쳐주자 '말 안 할거고, 확실한 건 아니다'고 말하고서 '범인이 어떤 사람이였든, 우리 아기는 꼭 지켜주셔야한다'고 부탁한다.
낙태약 소동이 지나간 후, 위로 차원에서 소비에슈가 열어준 파티에 참석한다. 이 파티에는 나비에가 참석하지 않았고, 덕분에 파티의 주인공이 되었기에 귀족들의 아부를 듣는다. 행복에 만끽하려던 순간 로라의 절친 알리슈테의 소개로 로테슈 자작의 딸인 르베티 림웰과 재회하면서 공포에 질린다.
라스타가 당황하는 것을 본 주위에 있던 몇 몇 귀족들은 수근거리고,[27] 그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파티에 르베티를 데려다준 것임을 알아챈다.[28] 이내 화를 내신 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하며 처음 보는 마냥 르베티를 대하지만 르베티는 알고 온 건 아니였던지 놀라했으나 자신의 인사에 가소롭다는 듯 웃는다.
르베티의 반응에 애써 웃었지만 르베티와 재회하게 됬다는 것에 긴장하고 있던 찰나 알렌은 연거푸 실례한다고 외치고서 집안일을 핑계로 르베티를 데려간다. 자신을 힐긋 보긴 했지만 인사는 커녕 아는 척조차 하지 않아, 관심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듯 한 알렌의 태도에[29] 사람들은 흥이 깨진듯 흩어지고, 상황을 재밌게 지켜보던 이들도 다시 자신에게 다가와 상냥하게 말을 건다.
사람들의 달라진 태도에도, 더 이상 자신 역시 즐겁게 파티를 즐길수 없고, 일부로 르베티를 데려왔으면서 악의 없는 척 구는 이들이 꺼림칙하다고 불쾌해한다. 이내 적당히 기회를 보다가 핑계를 대고 파티장을 빠져나왔으나, 얼마 가지 않아 근처에서 알렌을 마주하게 된다.
알렌은 자신을 보자마자 다가와 '아버지는 널 모른 척 하라 하셨지만, 그래도 안에 대해 이야기해주어야할 것 같아서 왔다'고 안에 대해 언급하고, 이에 불쾌해해 알렌의 입을 틀어막고서 반말로 '지금 날 협박하는거냐'고 경고한다. 자신이 반말을 쓴 것에 당황한 알렌이 이내 슬픈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치우고서 그런게 아니고 정말이라고 말하자 '내가 황제 폐하의 연인이라는걸 알면서 그 이야기를 꺼냈고, 그런데도 협박이 아니란거냐'고 받아친다.
그러나 알렌은 '네가 안을 위해서 저택을 마련해주었단 말을 들었다'며 눈치없이 자신이 저택을 마련해준 것을 언급하고, 이에 더욱 불쾌해한다. 속으로 자신이 저택 구입 비용을 내준 건 로테슈 자작 뿐이고, 에르기도 돈을 빌려주기만 했을 뿐 어디에 사용되는지 모르기에 알렌에게 말을 한 사람이 로테슈 자작임을, 로테슈 자작이 르베티와 알렌에게는 협박으로 저택을 뜯어냈단 말은 안 했다는걸 간파하고, 속으로 '하긴 자식들에겐 자기가 협박범이란 말은 하고 싶진 않겠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불쾌해하는건 눈치채지도 못한 알렌은 아예 눈치없이 안은 건강하고, 자신을 닮아 예쁘다는 말을 꺼내고 이에 싸늘한 반응으로 그래서냐고 차갑게 대꾸한다. 자신의 대꾸에도 알렌은 자신에게 얘기해줘야할 것 같다고 눈치없는 태도를 보이고, 이에 '나한테 왜냐'고 재차 차갑게 대꾸한다.
하지만 알렌은 안이 죽은 줄 알고, 자신이 너무 힘들어했다고 계속 눈치없는 태도로 굴고, 이에 '힘들어하던 날 보면서도 무시하던 네가 할 말은 아니다'고 대놓고 지적한다. 이에 알렌이 아예 '미안하고, 나도 무서웠다'고 변명하자, '나도 무서웠다'고 맞받아친다. 그럼에도 알렌은 아예 자신을 버린 일에 대해 대놓고 '알지만 내가 더 무서웠고, 넌 잃을게 없지만 난 아니였는데다, 모든걸 다 버리고 널 선택하는게 무서웠다'고 자기 지위와 안위를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변명하는 매우 뻔뻔한 태도로 나온다.
알렌의 매우 뻔뻔한 태도에 옛날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끊어버리고서 알렌을 가증스러운듯 쳐다보지만, 이내 빙그레 웃으면서 '''"라스타도 지금은 잃을게 많거든. 네가 겪었단 감정이니 이해할 수 있지?"'''라고 대꾸해 알렌의 변명을 그대로 돌려준다. 이어 '너네 아버지가 나에 대해 아는 척하지 말라 했지 않냐, 그럼 그대로 해라', '네 버르장머리 없는 동생도 처신 똑바로 하라고 해라'고 딱 잘라 말함과 동시에 '날 아는 척 하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를 준다.
자신의 태도에 놀란 알렌이 경악해하는 걸 보고서 속으로 로테슈 자작이 두려우면서도 미운 존재라면, 알렌은 그저 밉고 미운 존재라고 생각하고서 알렌을 벌레 보듯 쏘아보고서 지나가버린다. 알렌을 지나가버리면서 한때 연인이자 도련님이기도 했던 알렌에게 거침없이 말하는 자신이 대견하다 여기면서도, 역전된 상황에 짜릿한 기분을 느끼지만, 안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매몰차게 대한 점에는 신경을 쓰게 된다. 이내 이런 일을 상담할 수 있는건 에르기뿐이라 판단하고서, 자신의 방으로 가려던 걸 돌려 에르기의 방으로 간다.
에르기의 방 문을 열고서 들어갔지만 이는 이미 에르기가 허락한 일이였기에 에르기에게 더욱 신뢰를 느낀다. 이때 파란 새의 다리에 묶여있던 편지를 읽고 있던 에르기가 '독한 놈'[30] 이라고 중얼거리는 걸 보고서 에르기를 부른다. 이에 에르기가 편지를 접고서 웃으면서 왔냐고 말하자, 다가가 안 좋은 소식이냐고 묻는다. 그건 아니라는 대답에 무척 험한 말이였다고 대답하지만 에르기가 '친구가 미칠까봐 그렇다'고 말하자 의아해한다. 이런 건 모른 척 넘어가달라는 에르기의 말에 에르기가 말한 친구에 대해 궁금해하지만 이내, 에르기가 말하고 싶지 않단걸 눈치채고 입을 다문다.
결국 고민했던 알렌과 르베티에 대한 일을 털어놓기로 결정하고, 에르기에게 '전에도 말했듯 알렌은 날 비참하게 버린 남자고, 르베티는 알렌의 동생인데 내가 알렌과 연애하는걸 싫어해서 늘 몰래 괴롭힌 못된 애인데, 두 사람은 내 아이에 대해서 알고 있어서 어떻게 나올지가 걱정이다'고 하소연한다. 자신의 하소연에 에르기는 별거 아니란 듯 '로테슈 자작이 알렌이란 놈에게 라스타를 아는 척 하지 말라 했단 건 로테슈 자작도 지금 상태에 머물고 싶단 뜻이고, (자작이) 자식들 입단속은 알아서 시킬거다'고 대답하고, 에르기가 자신의 생각과 똑같은 대답을 내놓은 것에 그제야 안심한다.
자신이 안심한 것에 에르기가 그걸 상담하러 온 거냐고 말하자, 혹시 누군가가 자신의 식사에 낙태약을 섞은 일은 아냐고 묻는다. 이에 에르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고, 다행히 별 문제가 없단 것도 아는데 아니냐고 묻고, 맞다고 대답한다. 근데 왜냐는 에르기의 질문에 그 일이 있기 며칠 전에, 자신은 개인적으로 스스로 지키고 아기를 지킬거라고 다짐했다고 하소연한다. 좋은 결심이라는 에르기의 대답에 문제는 그 결심을 하자마자 낙태약을 먹고 있었단 걸 알아차렸다고 하소연한다.
두려움에 두 손으로 배를 감싸고서 에르기에게 앞으로 이런 일이 있을까봐 겁이 나고, 피할 방도가 없겠냐고 질문하고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대답을 듣는다. 어떤거냐고 묻지만, 에르기로부터 첫번째로 소비에슈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직접 나서지 말고, 무섭다고 계속 졸라보면 뭐든 해줄거라는 조언을 듣는다. 이에 속으로 너무 수동적인데다 이미 하고 있는 방법이고, 이것도 방법이라 할 수 있다면 그렇다라고 생각한다.
결국 고개를 저어 거절하고서 다른 방법에 대해 묻지만 이에 에르기로부터 다른 방법으로 때로는 선공은 최선의 방어이니 선공을 권함과 동시에, '공격받기 전에 아가씨를 공격할 만한 이들을 없애버려라'는 조언을 듣는다.
에르기의 거침없는 발언에 당황해 눈을 휘둥그레 뜬다. 속으로 낙폭한 발언이긴 하지만, 꽤 그럴듯한 조언이라고 여기고 수긍하지만, 이내 침울해해 '내 적은 나보다 신분도 높고, 권력도 높고, 재산도 많은데, 그런데 그게 가능하겠냐'는 질문을 해 나비에를 지목한다. 이에 에르기가 적이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지 아냐고 묻자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알아들은 에르기는 '혹시 신분 높고 권력 있단 적이 황후 폐하를 말하는거냐'고 대답한다.
에르기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서 그간 자신이 나비에에게 저지른 무례와 만행에 대해 '난 정말로 황후와 친해지려고 했을 뿐이었다, 황후는 많은 이의 칭송을 받는 분이니 내게도 그 분의 사랑과 배려가 올 줄 알았다'고 주장한다.[31] 이에 에르기가 지금은 그럴 마음이 없냐고 묻자 편지 상대 사칭 사건, 무도회 드레스 사건, 자신의 임신 축하 파티에서 나비에가 장식용 보검을 선물로 준 일, 코샤르와의 대면 당시 자신이 스스로 넘어진 안에 대해 '하인리 왕자 앞에서 날 거짓말쟁이로 만들었고, 내가 오해한 일을 모두 앞에서 말해서 날 우습게 만들었고, 드레스가 비슷하단 이유로 날 따라쟁이로 만들며 모욕했고, 사람들 앞에서 나쁜 의미의 보검을 선물하며 날 모욕하고, 황후의 오빠가 날 때릴 때도 가만히 보고 있었다'는 매우 어이없는 억지를 부리며, 전부 나비에 탓을 한다.
심지어 낙태약 사건에 대해서는 '자기가 불임이라고 해서 내 아기를 공격하다니, 내가 싫어도 아기는 뭔 죄냐'고 일방적으로 나비에에게 책임을 돌리기까지 한다. 에르기가 그렇다고 수긍하자 아예 한 술 더 떠서 '지금은 황후가 싫고, 무섭다'며 대놓고 나비에 험담을 지껄이는 건 덤.
하소연을 마치고서 겁먹은 얼굴로 '황후가 날 공격하더라도 방어할 방법은 있겠냐, 황후는 먼저 공격한다던가 그런걸 할 수 없지 않냐'고 질문하지만 이에 에르기는 손으로 자기 볼을 두드리면서 자신을 재밋다는듯 바라보다가 한참만에 부드럽게 웃으면서 '황후의 공격을 막을 방법은 딱 하나다'고 대답하고, 있냐고 묻는다. 이에 에르기는 "아가씨가 황후가 되면 된다"고 대답해 황후 자리에 오르라고 종용하고, 이에 놀란다.
자신의 반응에 에르기는 '괜찮고, 황후는 의외로 자주 바뀐다'고 유혹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제안에 속으로 '황후를 동경할때도, 싫어할 때도, 두려워할 때도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일이였다'며 매우 당황한다.[32] 이내 노예였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고, 노예 신분인 자신더러 직접 황후 자리에 오르라는 제안에 아연실색해 손을 내저으며 그런 말은 하지도 말라고 주저한다.
그러나 에르기는 '어렵지 않고, 황후는 의외로 자주 바뀐다'며 황후 자리에 오르라고 꼬드기고, 이에 쉽게 진정하지 못하고 손을 떤다. 자신의 반응에 에르기는 하인을 시켜 도수가 낮은 술을 가져오라지시하고서 술을 건낸다.
술을 몇 잔 마시고서야 손을 떨지 않은채 진정한다. 정말이냐고 물어 그의 유혹에 넘어간 태도를 보이고, 이에 에르기가 물론이라고 대답하자 자신의 출신이 가능할리가 없다고 지적한다. 에르기가 출신이야 바꾸면 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자, 에르기의 말에 의아해해 어떻게냐고 묻지만, 이에 에르기가 '알고 보니 라스타의 '친부모'는 귀족이였고, 라스타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잃어버린 모모 귀족가의 영애다'는 말을 꺼내자 놀란다. 이어 에르기가 무릎 위에 팔을 올리고서 허리를 숙이며 '라스타의 부모는 잃어버린 아기를 찾아다니고 있었던거고, 그러다가 라스타가 동대제국 황제의 정부가 되고, 그 아름다움으로 소문이 자자해지자 혹시나 싶어서 찾아오는거다'고 속삭이자, 동화 같다고 황홀해한다.
자신의 반응에 에르기는 '동화 같고,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거다'는 냉소적인 대답을 내놓자마자 눈을 반짝이면서 혹시 가족 있냐고 물어보고, 아니라고 대답한다. 이에 에르기는 잘 됬다는 듯 호쾌하게 웃으면서 그러면 상관없고, 부모 노릇 해 줄 가난한 귀족은 얼마든지 있다고 대답하고서 동대제국 귀족으로 하면 티가 날지도 모르니, 자국인 블루 보헤안 귀족을 주선해주겠다며 신분 세탁을 제안한다.[33]
에르기의 제안에 잠시 멍해있다가 자기 딸이 노예가 되도록 만든 범죄자 부모가 아니라 당당한 부모가 생긴다는 것과, 평생 족쇄처럼 여겨졌던 신분이 이렇게 쉽게 바꿔치기하기 쉬운 것임에 기뻐하지만, 이내 소비에슈가 먼저 이런 제안을 해주지 않았다는 것에 '이왕 거짓말을 하는김에 폐하도 처음부터 가짜 부모를 만들어주었더라면 좋았을거다'고 섭섭해한다. 아예 '폐하는 날 황후로 만들 생각은 없으셨던거다'고 불만을 품는 건 덤.
자신의 반응에 에르기는 자신의 앞에 손을 튕겨서 자신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시선을 집중하도록 만들고, 미안하다고 대답한다. 자기 말대로 할 생각은 있냐는 질문에 있다고 대답한다. 이에 에르기가 쉽진 않지만 위험한 방법이고, 하지만 자신이 나비에에게서 스스로를 지킬 방법은 이것 뿐이라고 본다며 확답을 종용하자 하겠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대답에 에르기는 손으로 입가를 가리고서, 웃으면서 대신 하나 약속해줘야 할게 있다고 말하고, 이에 자신이 황후가 되면 보답하겠다고 대답하지만 이에 에르기가 그거 말고라고 딱 잘라 말하자 의아해한다. 이에 에르기가 누가 뭐라 해도 절대로 친자검사에 응하지 말 것과 그러면 양부모임이 들통난다고 당부하자, 웃으면서 당연하다고 대답해 수긍한다.
에르기의 제안을 완전히 받아들이지만, 이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출신을 바꾼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냐, 단순히 출신을 귀족 출신으로 탈바꿈된다 해서 황후가 바뀌는건 아니지 않냐'고 질문한다. 하지만 에르기는 대답 대신 글을 못 읽는다고 하던데, 지금은 익혔냐고 질문한다. 에르기의 말에 부끄러워해 이젠 간단한 책은 읽을 수 있고,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대답하지만 에르기는 계속 공부하고, 여러 가지 수업도 들어야한다고 제안하고 이에 불만을 품는다.
자신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에 에르기가 공부하는게 싫냐고 묻자, 그게 아니고 공부는 그다지 공격적인 방법같지 않고 불만을 표한다. 이에 에르기가 '어쩔 수 없고, 나비에 황후는 평판도 명성도 매우 좋다'고 지적하자 '(황후의 평판이 좋은 건) 잘 포장되어있어서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억지 주장에 에르기는 포장이든 사실이든 대놓고 공격했다간 오히려 역풍이 불고, 그러니 우선 해야 할 일은 자신에 대한 평가를 황후만큼 올리는 것이며 싸울 수준으로는 올라가야한다고 조언한다.
에르기의 조언에 숨어있는 뜻[34] 을 눈치채고 불만을 품는다. 이내 인정하고서 '귀족들은 나를 무시하고 편견이 확실한데, 내가 공부 좀 한다고 그 편견을 접겠냐'고 질문하지만, 이에 에르기가 안 접는다고 딱 잘라 말하고서 자신이 공략해야할 건 평민들이고, 자신이 평민들을 대표할 수 있다 생각하도록 만들라는 해결책을 제시하자 그제서야 수긍한다. 이어 에르기는 평의회 의원들의 절반은 평민이라는 것과, 사실상 평의회는 그냥 명예직에 가깝고 하는 일은 거의 없긴 하지만, 그래도 평민들 사이에서 이들이 갖는 의미는 제법 있다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평의회 의원들이 자신을 지지하도록 만들라는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확실한 해결책에 솔깃해해 어떻게냐고 묻는다. 이에 에르기는 나비에는 인망이 높지만 귀족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명문가 영애로 태어나 어린 시절 황태자와 약혼하고 사교계에 데뷔하기도 전에 황태자비가 됬다고 설명해주고, 에르기의 설명에 속으로 나비에의 어린 시절과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만, 이내 나비에의 어린 시절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고, 그런 삶을 산다는게 어떤 기분일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고 우울해하는 동시에 너무하다고 억울해한다. 아예 '도대체 황후와 나의 차이가 무엇이냐', '황후는 왜 태어날 때부터 황태자비였고, 나는 왜 태어날 때부터 노예였냐'고 징징거리기까지 하는 건 덤.
나비에와 자신의 차이에 억울해하다가 표정이 좋지 못하게 변하고, 자신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던 에르기로부터 '아무리 황후가 잘해준다한들 평민들은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그 틈을 파고들어서 '같은' 평민 출신이라 평민들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단 이미지를 만들라'는 조언을 듣는다.
랑트 남작에게 궁정 생활에 도움이 되는 예법을 배우고 싶다고 부탁한다. 랑트 남작은 자신의 부탁을 소비에슈에게 전하는데 파티 에서 발생한 사건을 피르누 백작에게 보고받은 소비에슈는 최고의 선생을 라스타에게 붙이라고 지시해 교육을 받도록 허락해준다.[35][36]
로테슈 자작이 자신을 찾아오자 그를 벌레보듯이 쳐다보지만, 그로부터 나비에가 르베티를 만난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뜻밖의 사실에 당황해하지만 로테슈 자작이 그거야 모르고, 하지만 알리는게 나을거 같아서 왔다고 말하자 곰곰히 생각하다가 나비에가 자신의 뒤를 캐고 있다고 확신한다.[37]
초조해하다가 '이렇게 남의 뒤나 캐고 다니는 사람이 황후냐'고 속으로 화를 내고서, '나는 그런줄도 모르고 황후를 쫓아다니며 언니 언니 했단거다'고 나비에 탓을 한다. 이내 화가 치밀에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생각해 르베티와 알렌 둘 다 입조심시키라고 당부하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로테슈 자작을 단속시키는 것뿐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로테슈 자작이 당연히 그럴거라고 대답하자 자기도 놀라서 달려온 주제에 기고만장하게 웃으면서 대답한다며 기가 막혀한다.
로테슈 자작의 태도에 탁자건 의자건 엎어버리고 싶어하지만 이내 그랬다간 소비에슈가 소식을 전해받는데 그럴 순 없다고 우울해하다가, 속으로 '왜 다들 나만 괴롭히는거냐, 나는 그저 조용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고 남 탓을 한다. 말할거리가 없는데도 로테슈 자작이 미적지근거리며 나가지 않자, 안 나가냐고 쏘아붙인다. 하지만 로테슈 자작은 히죽 웃으면서 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대답하고서 의자에 앉아 태연하게 일은 너무 서두르면 안 되는 법이라고 대답하고, 또 뭘 원하는거냐고 짜증스럽게 묻는다. 이에 로테슈 자작이 말귀가 빨라서 좋다고 말하자 '당신이 느리니 내가 빨라질수밖에 없었다'고 받아친다.
어깨를 으쓱하던 로테슈 자작은 주위를 살피는 시늉을 하고, 덩달아그를 쳐다본다. 로테슈 자작이 달력 없냐고 묻자 이에 의아해하지만 로테슈 자작은 매년 봄은 데뷔당트 시즌이라고 언급하고, 그건 자신도 알고 있지만 자작이 왜 이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기에 그게 왜냐고 묻는다. 이에 로테슈 자작이 껄껄 웃으면서 르베티가 올해 데뷔당트를 치른다고 언급하자, 자작이 데뷔당트 비용을 달라고 하고 있는게 틀림없다고 판단한다.
로테슈 자작의 태도에 기가 막혀해 전에 가져간 돈을 다 썻냐고 짜증을 낸다. 아기 선물로 받은 보석들이 많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에르기에게 돈을 빌리거나 랑트 남작의 눈치를 보진 않아도 되지만 돈이 많건 적건 남에게 협박당해 주고 싶진 않기는 매한가지이고, 그 얄미운 르베티가 입을 드레스이기에 더욱 더 주기 싫어한다. 로테슈 자작이 돈을 달라는게 아니라고 말하자 의아해하지만, 콧대 높은 디자이너 중엔 명성 높은 고객이 아니면 안 받는 작자들이 많다는 말에 그래서냐고 되묻는다. 이에 로테슈 자작은 직접 드레스를 한 번 맞춰주었으면 한다고 요구하고서, 추가로 물론 당연히 최고급 원단과 보석을 사용해야하고, 돈은 아끼지 말라는 요구까지 대놓고 한다. 속으로 '그게 내 돈이지, 네 돈이냐'고 기가 막혀함과 동시에 '언젠가 황후가 될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 죽여버리는게 낫진 않겠냐'고 진심으로 로테슈 자작을 죽이고 싶어한다.
살벌한 눈빛으로 로테슈 자작을 쳐다보며 미리 손을 써두지 않으면 어떤 거머리로 몸을 불릴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자신을 내려다보던 로테슈 자작은 히죽 웃으면서 혹시나 하는 말인데 허튼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경고하고 놀란다. 자신의 반응을 알아챈 로테슈 자작은 '내가 황궁에 이 두 발로 들어오면서 아무 안전장치 하나 마련하지 않았겠냐'고 대답하고, 이에 무슨 소리냐고 묻지만 로테슈 자작이 '혹시라도 내가 죽거나 '어떤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대번에 나를 대신해 네 비밀을 퍼트릴 자들이 여기저기 있다'고 협박하자, 비밀이 아는 사람들이 도대체 몇 명이란거냐고 경악해한다.
나비에를 만나러가는 르베티와 재회한다. 르베티에게 '황후 만났냐?'고 퉁명스럽게 묻지만, 말이 좀 짧다는 지적을 듣는다. 다시 '황후한테 무슨 말 했냐'고 퉁명스럽게 묻지만, 아직도 짧다는 지적을 듣는다. 무슨 말 했냐고 캐묻지만 르베티가 무슨 말 했으면 어쩌라는거냐고 대꾸하자 얘기했냐고 재차 캐묻는다. 르베티가 무슨 얘기냐고 되묻자 차마 알렌과 안의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자신의 반응에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와, 황제의 정부가 된 후에도 여전히 과거에 사로잡혀있단 것을 알아챈 르베티는 뭘 걱정하는지 알 것 같은데 너무 염려하지 말라고 대꾸하고서, '너 같은걸 뭐 하러 황후 폐하 앞에서 말하겠냐, 넌 신경쓸 가치가 없다'고 놀리고, '내가 가치가 없단거냐'고 흥분한다. 르베티가 "네가 오빠와 사귄다고 해서 귀족이 되지않듯, 황제 폐하의 노리개가 됐다고 해서 황족이 되는건 아니지 않냐"고 조롱하자 화가 나 르베티의 뺨을 내리친다. 황당해한 르베티가 자신에게 반격을 하려하자, 바로 배를 감싸고서 르베티를 흘겨본다.
자신이 황제의 아기를 임신 중임을 아는 르베티는 후폭풍을 위려해 반격하는 대신 '천한게 폭력적이기까지 하다'고 씩씩거리고, 르베티를 끔찍히 아끼는 로테슈 자작이 자신이 르베티에게 해를 가한 것을 알게 될 것에 겁을 먹는다. 서로를 흘겨보지만 르베티는 말없이 자신을 지나가고, 르베티는 자작에게 분명 뺨 맞은 이야기를 할 것이고, 자작은 또 찾아와서 돈을 뜯어내려 할 것이라고 두려워한다. 소비에슈에게 이를 수 조차 없다고 생각해 억울해하고, 얄미운 르베티에게 데뷔당트 드레스를 구해줘야한다는 것에 더욱 억울해한다.
디자이너가 내민 스케치북을 들어 도안을 살펴보다가 한참 후 한숨을 쉰다. 자신의 반응에 이를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 디자이너가 안타까워하며 묻자, 마음에 안 들고, 너무 예쁘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말에 당황해한 디자이너가 좀 더 소박한 스타일을 원하냐고 묻자 고개를 젓는다. 디자이너가 어리둥절해하자 그를 내보내고, 소파 베개에 이마를 파묻는다. 속으로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데뷔당트를 골라주고 있고, 디자인이 예쁠수록 마음에 들지 않는단 말을 어떻게 하냐고 시름에 잠긴다. 르베티에게는 손수건도 주고 싶지 않아해 지금의 상황에 불만을 표하지만 자신에게 다가와 옆에 앉은 베르디 자작부인이 고르기 싫으면 적당히 알아보겠냐고 묻자 됐다고 거절한다.
그 순간 새로운 하녀 델리스[38] 가 소란을 부리며 들어온다. 베르디 자작부인이 호들갑스럽게 떠들지 말라고 델리스를 꾸짖지만, 델리스로부터 나비에가 티파티를 연다는 소식을 듣는다.
놀라 베르디 자작부인을 쳐다보지만 날짜를 세보던 베르디 자작부인은 나비에가 이맘때쯤이면 수도에 사는 영애들을 모아 놓고 티파티를 연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나비에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건 안다고 생각해 기대하지 않은채 그래서 어쩌란거고, 나비에는 자신을 초대하지 않을거라고 불만을 표하지만, 델리스가 지금 초대장을 돌린다고 하니까 염려하지 말고 자신에게도 올 거라고 위로하자 속으로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황후가 날 싫어하긴 하지만, 체면이란게 있지 않냐', '대놓고 이쪽을 무시한다면 쌀쌀맞게 보일테니 체면치례를 위해서도 초대장을 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초대장을 기다려보지만 자신에게는 초대장이 오지 않았다는 것에 분해한다.[39]
에르기가 찾아오자 울음을 터트리면서 '난 이 곳에서 가장 힘없는 사람인데, 황후는 앞장서서 날 고립시키려고 한다'고 하소연해 나비에를 험담한다. 에르기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나비에의 티파티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야기를 들은 에르기가 '사교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분이 무시하면 안 되는거다, 그게 괴롭히는거랑 다른게 뭐냐'고 자신의 험담에 맞장구쳐주자, '황후는 그런 여자다'고 수긍한다. 훌쩍거리다가 에르기에게 자신의 양부모가 될 분은 찾았냐고 묻는다. 아직이고, 조건을 최대한 맞추어야한다는 말에 의아해하지만 실제로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을 찾으려한다는 대답에 납득한다.
자신에게 맡겨두라고 말한 에르기가 이 일에 어떻게 대처할거냐고 묻자 되묻는다. 에르기가 '황후가 따돌리려하는데, 당하기만 할 거냐'고 부추기자 하지만 초대하지 않았는데 찾아가면 우스갯거리가 될거라고 대답한다. 에르기가 막무가내로 찾아가면 좋지 않다고 수긍하자 그럼 자신은 어떻게 하란거냐고 울상을 짓고서 '황후랑 친해지게 노력해보란 말은 하지 말라, 충분히 해 봤는데 안 됐다'고 투덜거린다.
자신의 말에 에르기는 눈웃음을 짓고서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 앉아 나른한 목소리로 나비에와 같은 날에 티파티를 열라고 조언해주고, 그런 에르기를 보면서 소비에슈가 권력의 정점에서 차갑고 오만한 매력을 내뿜는다면, 에르기는 그 반대로, 신분이 아주 높은데다 거친 성정이였지만 필요하다면 고개를 숙여 사람들에게 맞추어주는걸 꺼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에르기가 따뜻한 눈길로 자신을 쳐다보자 시선을 피하고서 같은 날에 열어봤자 소용없고, 귀족들이 황후를 두고 자신에게 올 리 없다고 중얼거린다. 에르기가 당연하다고 말하자 왜 그런 걸 제안하는거고, 더 우스갯거리가 될 거라고 반문한다. 에르기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황당해해 그래서 우스갯거리가 되란거냐고 묻는다.
그러나 에르기는 동정표를 얻으라고 말하고, 이 말에 의아해한다. 에르기가 '황후가 정부를 초대하지 않고 귀족들을 불러 놀았다', '황후와 정부가 같은 날에 티파티를 열었는데, 귀족들이 평민 출신 정부가 연 티파티에는 아무도 가지 않았다. 황후가 그렇게 의도한거다'고 설명한 에르기는 위험하게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소파 끝을 누르고, 어감이 틀리냐고 말하고 그제야 납득한다. 이어서 에르기는 말했다싶이 자신이 공략해야할건 평민들이고, 평민들은 귀족들의 사정을 아예 모르니, 여기까지만 소문을 내면 알아서 자극적인 뒷이야기를 만들어 줄 거라고 설명하고, 되묻는다. '황후가 일부로 정부와 같은 날에 티파티를 연 거다'는 말에 놀란다.
이후 에르기의 조언을 따라 여론전을 펼치고, 자신싀 대외적인 신분이 평민임을 이용해 평민들에게 동정표을 받는 동시에 평민들이 나비에를 험담하게 만든다.
남궁에서 산책 중이던 나비에, 르베티와 마주치게 된다. 에르기와 함께 라스타가 먼저 다가와 인사하지만 에르기는 나비에에게 말을 걸고서 슬쩍 르베티를 쳐다본 후 '옆에 장신구처럼 데리고 다니는 이 조그맣고 귀여운 영애는 누구냐'고 질문하고 르베티를 불쾌하다는듯 노려본다.
자신이 르베티를 노려보는 걸 본 나비에는 르베티를 '로테슈 자작의 딸'로 소개하려다가 마음을 바꿔 일부로 르베티를 '새롭게 알게 된 영애이고,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가씨다'고 한껏 칭찬하고서, 르베티를 부드럽게 내려다보며 '동생으로 삼고 싶을만큼 마음에 든다'고 재차 칭찬한다. 이어 나비에는 활짝 웃으면서 자신이 보는 앞에서 르베티에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나를 언니라고 불러보겠냐"고 제안하고, 나비에가 르베티를 다정하게 대하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그날 밤 소비에슈에게 자신의 티파티에는 에르기 외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모든 영애들이 나비에의 티파티에 갔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소비에슈는 다른 날로 했어야했다며 자신이 참 이상한 짓을 한다는 듯 말하면서도, 가엾다는 듯 자신을 끌어안고 등을 보듬어준다.
설마 아무도 자신에게 오지 않을줄은 몰랐다고 우울해하지만, 소비에슈가 나비에와 자신이 같이 부르면 당연히 나비에에게 간다고 대답하자 나비에가 모든 영애들을 전부 다 부른건 아닐거지 않냐고 투덜댄다. 속으로 에르기는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나비에에게 초대받지 않은 영애들이 한 두 명 쯤은 올거라 믿었는데도, 한 명도 오지 않은 것에 우울해한다. 속으로 에르기 말로는 황후와 대립하는 것처럼 보여서다'라지만 그거야 그 사람들 사정이라고 재차 우울해하면서도, '그 얄밉고 재수 없는 르베티가 황후에게 귀여운 동생처럼 대접받았다'며 분해한다. 소비에슈가 너무 신경쓰지 말고, 에르기 공작이 열 사람 분은 될 거라고 위로하자 '황후는 내가 많이 미운거냐'고 투덜대지만, 소비에슈가 '황후는 목석 같다', '자기 감정에도 무심한데 남의 감정까지 신경쓰겠냐'고 말하자 의아해한다.
기다리다 못한 로테슈 자작으로부터 재촉을 당하고, 다시 르베티의 드레스를 고르게 된다. 디자이너가 보낸 도안들을 살펴보다가 스케치북을 내려놓고서 도저히 못 고르겠고, 다들 예쁘다고 투덜거린다. 예쁘면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소홀한 티가 나면 안 된다고 투덜거리다가 스케치북을 다시 넘기다가 아니면 남들이 입을만한 무난한걸로 하겠다고 생각해 비슷하게 생긴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보이면 아주 볼 만할거라고 여긴다.
그순간 대중 무도회 일을 떠올리고, 르베티에게 자신과 똑같은 드레스를 주면 사람들이 수근거릴거라고 좋아한다. 이전엔 나비에가 지위가 높았기에 자신이 따라입은게 되버렸지만, 현재 자신은 사교계 유명인사고 르베티는 작은 영주의 딸이니, 이번에는 르베티가 따라입은게 될 거라고 만족해하는 동시에 르베티도 로테슈 자작도 데뷔당트 드레스를 협박으로 뜯어냈단 말은 할 수 없을거라고 좋아한다.
하녀를 불러 자신이 골라둔 드레스와 똑같은 드레스지만 좀 더 작은 것으로, 치수에 맞춰서 마련해달라고 부탁하고서, 미리 로테슈 자작에게 받아둔 르베티의 치수가 적힌 종이를 내민다. 자신이 누군가의 데뷔당트 드레스를 구해준다고 알고 있는 하녀는 놀라서 같은 드레스를 맞춰주냐고 묻고, 도무지 뭘 골라야할지 몰라서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드레스가 같으면 너무 눈에 띄지 않겠냐는 하녀의 질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고른 드레스가 가장 예쁘고, 덜 예쁜걸 주자니 미안하다고 대답한다. 한숨을 쉰 하녀가 왜 이렇게 착하시냐고 말하자 나비에가 짓던 미소를 따라한다.
데뷔당트 무도회에 뒤늦게 참석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다. 영식들과 춤을 추고 있었던 르베티는 음악이 끝나서야 자신이 입은 드레스를 발견하고, 르베티의 드레스가 자신과 같은 드레스였던 탓에 르베티는 자신의 간계가 먹혀 졸지에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일부로 놀란 표정을 짓지만, 이 장면을 지켜보던 나비에가 르베티에게 다가와 걸치고 있던 망토를 매주어 르베티를 보호해준다. 나비에를 힐긋거리며 수첩에 적는다.
이 일을 르베티에게서 들은 로테슈 자작이 분노해 자신을 찾아와 '내가 딸아이 데뷔당트 드레스를 만들어달라고 했지, 웃음거리를 만들어달라고 했냐'고 따짐에도, 안락의자에 앉아 수첩을 보면서 대놓고 무시한다. 로테슈 자작이 소리를 지르자 그제야 수첩을 뒤집어 내려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냐고 묻는다. 로테슈 자작이 '그까짓 드레스 몇 푼이나 한다고 주기 싫어서 장난질을 친 모양인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재미없단 걸 알아라'고 협박하자, '그 몇 푼밖에 안 하는 드레스가 없어서 나한테 달라고 한 건 누구냐'고 받아친다.
달라진 자신의 태도에 놀란 로테슈 자작이 왜 그러는거고, 안 어울린다고 말하자 되묻는다. 가면이라도 쓴 것 같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차갑고 쌀쌀맞은 표정을 짓고 로테슈 자작을 째려보며, 목소리를 높여 '나한테 따질 게 아니라 그쪽 딸에게 따지고, 네 자식 관리를 똑바로 하라'고 꾸짖는다. 당황한 로테슈 자작이 누구 관리하란거냐고 묻자, 무릎 위에 둔 수첩을 다시 들춰보자마자, 인상을 찡그리고서 다시 수첩을 내려놓고서, '르베티는 입이 가벼운 애고, 안 그래도 가벼운 애를 황후 옆에 딱 붙여놓게 할 거냐', '그러다 못할 말이라도 하면 어쩌냐'고 경고한다. 로테슈 자작이 르베티는 입이 가볍지 않다고 대답하자 '원래 제 자식 허물 못 보는 법이다'고 지적하지만, 로테슈 자작이 '네 자식 허물은 커녕 몸뚱이조차 안 보려는 네가 할 말이냐'고 받아치자 놀란다.
그제야 만족한 로테슈 자작이 안도의 한숨을 쉬자, 자작을 노려보며 '그런 식으로 날 협박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에 로테슈 자작이 대수롭지 않게 협박당할 짓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냐고 대꾸하자 '당신이 망하면 당신 혼자 망하지 않을거라 했냐', '나도 같고, 내가 망하면 나 혼자 망하지 않을거다'고 협박한다.
자신의 협박에 로테슈 자작이 현실 파악을 못하자, 눈을 냉랭하게 뜨고 한 손으론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으로 부르기 시작한 배를 만지며 '과거가 드러나서 폐하의 총애를 잃더라도, 내겐 폐하의 피를 이은 아기가 있고, 폐하는 내가 노예 출신이란 걸 알면서도 받아들여주셨으니 내 '불쌍한 과거'를 알고서도 받아주실지 모르지만, 그쪽은 아니니 명심해라'고 재차 협박한다.
자신의 방에 들어온 소비에슈가 안락의자에 편하게 앉아 수첩을 보고 있는 자신과 약간 불러 있는 배을 보고 있자, 그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웃는다. 몸은 좀 어떠냐고 묻자 들고 있던 수첩을 뒤집어 책상에 놓고, 두 팔로 소비에슈의 허리를 끌어안고 배어 뺨을 기대 '폐하를 뵈니 그저 좋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자신의 말투가 달라졌음을 눈치채자, 예법을 배우는 중이고, 앞으로 더 변해가야한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예전에 쓰던 말투도 귀여웠다'고 투덜대자,[40] '말투가 바뀌어도, 나는 나다'고 대답한다.
그럴거라고 말을 맞춰준 소비에슈는 빙그레 웃고서 자신에게 안락의자에 앉으라고 권한 후, 맞은편에 앉아 공부는 어떻냐고 묻는다. 이제 시작이고, 아주 재밌다고 대답하고 배시시 웃으면서 공부의 흔적이 남아있는 책상을 가리키고서 '나는 폐하의 자랑스러운 연인이 될 거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넌 이미 자랑스럽다'고 대답하자, 자랑스럽고 싶다고 말하지만 '황제인 내가 굳이 널 누구에게 자랑해야하냐'는 말을 듣는다.
소비에슈의 말에 '황후에게도 사랑스럽기만 하면 된다' 같은 말을 할 거냐고 물으려하지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입을 귀엽게 오물거리며 눈치를 살핀다. 소비에슈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으면서도 혹시 오는 길에 로테슈 자작을 만나서 그런거냐고, 자작이 헛소리라도 한 거냐고 불안해한다.
소비에슈는 한참만에야 누군가가 자신과 로테슈 자작의 뒤를 캐고 다닌다고 알려주고, 당황해해 누구냐고 묻지만, 누군지는 모르지만 어쨋든 로테슈 자작을 자주 부르진 말라고 충고를 듣는다. 자신이 부른게 아니라고 억울해하지만, 소비에슈는 '혹시 자작이 널 협박하고 있다면 내게 말하라', '적당한 죄목을 붙여 죽이거나 추방시켜 줄 수 있다'는 제안을 듣는다.
소비에슈의 제안에 속으로 그게 가능한거고, 떠보려 하는 말인지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품는다. 이어 그게 사실이라면 왜 로테슈 자작이 처음 나타났을 때는 그렇게 해주지 않았냐고 불만을 표출함과 동시에 거짓말일거라고 판단한다.이어 소비에슈가 '혹시라도 내게 감추는게 있고 자작이 그걸로 협박하는거라면 말해라', '협박에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제안하자,[41] 순간 흔들린다. 자신이 노예 출신임을 알고도 받아준 소비에슈에게 진실을 털어놓을 것을 생각함과 동시에 어쩌면 과거 다른 남자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사실을 알고서도 자신을 받아들여줄거라고 희망을 품지만, 이내 '그 착하고 순하던 알렌도 모든 것을 바쳐 사랑을 줄 것 같더니, 최후의 순간 날 버렸다'며 알렌의 아기를 출산했음에도, 자신을 버린 알렌의 사례를 상기해 소비에슈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 기대만으로 모험을 하고 싶진 않다고 판단해 스스로 희망을 버린다.
결국 '난 감추는 게 없다'고 거짓말한다. 소비에슈가 정말이냐고 묻자 웃으면서 당연하다고 대답하지만 소비에슈는 여전히 굳은 얼굴로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주고, '난 정말로 괜찮고, 떳떳하다'고 대답한다. 그제야 소비에슈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알겠다고 대답하자, 속으로 도대체 누가 로테슈 자작의 뒤를 캐길래 소비에슈가 저러냐고 의문을 품는다. 나비에나, 다른 귀족을 떠올리지만, 이내 적이 누구든 비밀을 알아낼 수 없을거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림웰에 있을 적 안을 임신했을 때 감금된 일[42] 을 떠올린다. 이내 두 손을 모으고서 입가에 가져다대며 눈을 크게 뜨곤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정말로 로테슈 자작님께 해코치하지 말아달라', '혹시라도 자작님이 나 때문에 이유 없이 미움을 받는다면, 난 죄책감을 견딜 수가 없을거다'고 말한다.
그제야 안도한 소비에슈는 웃으면서 알았으니 안심하라고 말한뒤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고서 몸을 돌리고, 그를 부른다. 눈을 커다랗게 뜨고서 자신을 재워주시면 안 되냐고 부탁하면서도, 속으로 누군가 자신의 뒤를 캐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괜찮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괜히 초초하고 불안하다고 생각해 소비에슈가 곁에서 다독여준다면 좀 괜찮을거라고 여긴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시계를 보고는 바쁜 일이 있어서 안 되겠다고 거절하고서 자신을 달래준 후 안락의자에 도로 데려다주자마자 의자 등받이에서 담요를 꺼내 덮어주고서 놀고 있으라고 말하고 방에서 나온다.
자신을 찾아온 소비에슈가 '황후가 같이 시찰 나가자는 제안을 거부했다'고 불만을 표출하자, 그의 손가락을 잡았다 떼기를 반복하고서 '황후는 폐하보다 일이 먼저인가보다'고 위로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대꾸하는 대신 눈을 감자, 속으로 자신과 있을 때는 황제의 모습이였는데 평범한 남자 같다고 신기해하면서도 도대체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말이 오갔길래 이리 골이 났냐고 궁금해한다. 이내 '황후는 어떻게 폐하를 두고 그럴 수 있냐'고 위로하고서, 볼에 입을 맞췄다 떼며 '내겐 폐하가 항상 먼저인데 속상하다'고 속삭인다. 소비에슈가 황후는 바쁘다고 대답하자 자신이 황후를 대신할 수 없겠다고 말하고서 말끝을 흐리고, 그제야 소비에슈가 눈을 뜨고 자신을 쳐다보자, 소비에슈가 어깨에 머리를 기대 괜찮다면 자신이 함께 가도 되겠냐고 묻는다.
자신의 말에 의아해한 소비에슈가 묻자, '업무에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폐하께는 도움이 될 거고, 폐하에게 도움이 되는 게 결국 나라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재미있는 여정이 아닐거라고 말하자, 욕심없는 미소를 짓고서 소비에슈를 올려다보며 활짝 웃는다. '괜찮고, 폐하와 함께 가는게 중요하다'고 대답하고, 이어서 한 손으로 배를 쓸며 '폐하가 안 계신 동안 궁전에 혼자 남아 있고 싶지 않다', '무섭고, 또 누가 우리 아기를 해칠지도 모른다'고 칭얼거린다. 바로 낙태약 사건을 떠올린 소비에슈가 고개를 끄덕이고 생각해보자고 대답하자 반색해, 감사하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팔을 끌어안으면서도 에르기의 조언을 떠올려 '난 아직 황후가 아니니, 평민들의 지지를 받으려면 직접 발로 뛰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생각해보자는 말과는 달리 동행을 거부하고, 동행을 거부당한 것에 다음 날 소비에슈를 마중하는 자리에서 나비에를 노려본다. 이내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내려버린다.
소비에슈가 탄 마차가 떠난 후 나비에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자마자 '난 황후 폐하가 부럽다', '난 황제 폐하를 사랑하는데도 늘 마음을 눌러야하는데, 황후 폐하는 황제 폐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투덜댄다. 소비에슈가 자신을 시찰에 데려가지 않았다는 걸 바로 눈치챈 나비에가 지적하자, 놀라 '어떻게 알았지?'라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랍게 뜬다. 나비에가 자신의 눈썹 주위를 누르자, 당황해 손가락을 올려다보지만, 나비에는 '눈에 힘을 빼거라. 그렇게'라고 말하고 손을 떼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영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멍하니 나비에를 쳐다본다.
하녀로부터 알렌이 자신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는 보고를 듣고 정원에서 알렌을 만나지만, 알렌이 자신을 보자마자 활짝 웃자 바로 무슨 일이냐고 매섭게 쏘아붙인다. 자신의 반응에 잠시 움찔한 알렌이 품 안에서 고운 천을 꺼내 내밀자 뭐냐고 묻는다. 주고 싶다는 말에 이게 뭐냐고 묻지만 머리카락이란 말에 장난하냐고 화를 낸다. 알렌이 안의 머리카락이라고 대답하자마자 바로 알렌의 손을 내리친다.
그 바람에 알렌의 손 안에서 천에 들어 있는 안의 머리카락 자른 것이 떨어지고, 알렌은 좋아할 줄 알았다고 사과한다. '그 앤 네 아지 내 애가 아닌데, 내가 왜 좋아하겠냐'고 묵살하지만 알렌은 미안하다고 사과하자마자 우물거리고 알렌의 반응에 어이없어해, 이딴 거 주려고 나타난거냐고 짜증을 낸다. 알렌의 의도가 어쨋든, 알렌이 자신의 앞에 나타난 자체가 협박하러 온 거라 생각하던 찰나 알렌은 혹시 전 날 로테슈 자작을 못 봤냐고 묻고, 의아해하지만 미간을 찡그리고서 아니라고 대답한다. 알렌이 안 왔냐고 묻자, 왜냐고 되묻지만, 자신을 만나러 간다더니 하루 종일 연락이 없었다[43] 는 말을 듣는다.
하녀를 시켜 알렌을 데려다주라고 지시하지만 알렌이 가자마자 간 후 직전 알렌이 한 말을 떠올리자마자 며칠 전 소비에슈에게 들은 '누군가 로테슈 자작을 미행하고 있다'는 말을 떠올려 혹시 관련이 있는거냐고 불안해한다. 이내 소비에슈는 시찰을 나갔음을 상기해 알릴 수도 없다는 걸 상기하고 속으로 욕을 내뱉는다.
자리를 떠나려하지만 안의 머리카락과 천이 떨어진 걸 보고서 놀란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안의 머리카락과 천을 주워든 후 안의 머리카락을 천으로 말자마자 방으로 가져간다.
처음에는 안에 대한 생각에 애틋해해 간직하지만, 책상에 놓아두고 잠에 든 사이에 소비에슈는 안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잠에서 깨자마자 소비에슈에게 언제 오셨냐고 묻지만 소비에슈가 안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음을 보자마자 사색이 되어 '아까 머리 끝을 조금 다듬었는데 실수로 놔뒀나보다'고 둘러대며 안의 머리카락을 챙겨 침대로 가져간다.
소비에슈가 간 후 속으로 '알렌, 걔는 도대체 인생에 도움이 안 돼'라고 화를 표출한다. 이어 아기의 머리카락과 자신의 머리카락이 꼭 같은 색이여서 다행이였지 아니였다면 소비에슈는 분명 '이게 무엇인데 간직하고 있느냐'고 물었을거라고 분노를 표출한다.
안의 머리카락을 휴지통에 버려버리자마자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에 혼자서라도 간직하려 한 것인데 또다시 첫째에게 발목을 잡힐 뻔했고, 첫째 아기와 자신은 아무래도 뭔가가 맞지 않는게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안의 머리카락을 소비에슈에게 들켰다는 것에 로테슈 자작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소비에슈에게는 아기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들켰고, 어떤 이들은 자신의 뒤를 캐고 다니니 모든게 너무나 피곤하고 힘들고 이 와중에도 연인은 소비에슈는 밤이 되어도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는다며 불안해한다. 이어 그가 머리카락에 대해 알아버린 건 아닐지 로테슈 자작이 입을 함부로 놀린건 아니냐고 불안해한다.
밀려오는 불안감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허상이라는 것과 한 사람의 호의에 매달린 안락함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깨닫는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자신은 두려워 떠는 것 외엔 할 수 없고 혹시라도 소비에슈의 애정과 사랑이 식으면 반항조차 못하고 받은 것을 다 빼앗길거라고 초조해한다. 그러던 중 하녀로부터 소비에슈가 왔다는 말을 듣게 된다. 놀라서 침실에 왜 안 오시냐고 묻지만 술을 마시고 싶다 하셔서 응접실에 있다는 말을 듣는다.
응접실로 나가지만 소비에슈의 앞에 술상을 차리고 있는 델리스가 얼굴이 붉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분명 델리스는 탁상 위에 술잔과 술, 안주 몇 개를 놓는 등 술상을 차리고 있지만 느려보이는 속도에 불만을 품어 왜 저렇게 꾸물대는거냐고 어이없어한다.이내 평소보다 더 살갑게 부른다.
그제야 델리스는 평소의 속도로 마저 음식을 내려놓고서 나가고 소비에슈의 태도에 다행히도 소비에슈는 델리스에게 관심이 없어 보이고, 어디에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안도해 소비에슈를 부른다. 소비애슈가 자신을 보자 그의 앞에 다가와 '난 하루종일 폐하를 기다렸다'고 사랑스럽게 투덜댄다. 이에 소비에슈가 웃자 하루종일 걱정한 바완 달리 화가 난 것 같진 않다고 진심으로 안도해 웃으면서 맞은 편에 앉아 한 잔 따라드리겠냐고 묻는다. 소비애슈가 고개를 끄덕이자 샴페인 잔에 샴페인을 따른 후 잔을 건네준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손 안에서 샴페인 잔을 굴릴 뿐 입에 가져가지 않는다. 의아해해 소비에슈를 부르면서도 화가 난 것 같진 않은데 다시 화가 난 거냐고 불안해한다. 걱정스럽게 불러보지만 소비애슈가 반응하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태어날 아이를 적자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운 소비에슈는 잠시 대답하지 않다가 '''1년의 황후 자리'''를 약속한다.
뜻밖의 말에 당황해 자신이 뭘 잘못 들었고, 소비에슈가 자신과 에르기가 한 말을 듣고서 떠보는거라고 생각한다. 기쁨보다는 공포심에 얼어붙지만 소비에슈는 한숨을 내쉬고서 자신에게는 부담스러운 자리일거라고 말한다. 재차 당황해해 '그게 무슨 소리고, 황후
폐하는 어쩌냐'고 묻지만 소비에슈는 '''나비에와의 이혼'''을 약속한다.
소비에슈의 입에서 나비에와의 이혼이 거론된 것에 매우 기뻐해 입을 뻐끔거리다가 두 손으로 뺨을 감싼다. 이런 자신의 반응을 본 소비에슈는 '라스타가 황후 자리에 큰 욕심이 없어보이니 다행이다'고 생각하자마자 1년 간이니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왜 1년이고, 그런 막중한 자리를 주냐고 묻지만 1년이면 자신의 아기가 정식으로 황자나 황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에 납득한다. 자신을 바라보던 소비에슈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손에 덮고서 '네가 1년간 그 자리를 버텨준다면, 난 평생 널 버리지 않고 책임져주겠다'고 약속한다.
원했던 황후 자리이지만 갑자기 얻게 된 상황에 왜 1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이내 눈 앞의 기회가 진짜 기회냐고 의문을 품는다. 이때 라스타 본인도 에르기는 '황후와 맞설 준비를 하라'고 말했지만 자신은 준비된 게 없었다는 걸 매우 잘 알고 있었고, 교육은 이제 막 받기 시작했으며, 평민들 사이에서 동정 여론이 돈다곤 하지만 동정 여론과 지지 여론은 다른 법인데다, 나비에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황후 자리에 자신이 올라간다고 하면 손을 내저을거란걸 잘 안다고 현실 파악을 한다.
그러나 현실 파악도 잠시 '눈 앞에 덥석 내밀어진 사탕의 향은 너무나 달콤한 향을 낸다'고 생각해 슬슬 유혹에 넘어가기 시작한다. 이어 에르기의 말처럼 황후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더라도 결국 소비에슈가 나비에와 이혼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고, 이런 기회가 이후에 다시 찾아오겠냐고 점점 유혹에 넘어간다. 심지어 '준비를 하고 황후가 되는 게 아니라, 황후가 되고 준비를 해도 되지 않겠냐'는 매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해 거의 유혹에 넘어간다. 아예 '소비에슈는 1년이라고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고 태어날 아기가 소비에슈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황후의 역할을 내가 잘 해낸다면 되지 않냐'고 완전히 유혹에 넘어간다.[44][45]
그러면서도 소비에슈에게 '이혼이라니, 황후의 가문이 반대하지 않겠냐'고 묻지만 당연히 반대할거라는 대답을 듣는다. 이에 어떻게 하시려냐고 묻지만 '내가 알아서 할 문제이니 너는 신경쓰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소비에슈의 손을 꼭 잡고서 눈을 내리뜨지만
노예에서 황후 자리에 오르게 된 것에 매우 기뻐한다.
자신의 반응에 소비에슈는 자신을 불러 그저 열심히 배우고 몸을 건강하게 하라고 말하고, 수긍한다. 이윽고 소비에슈는 자신의 손을 쓸면서 "이 일은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재차 수긍한다. 소비에슈가 자신의 등을 쓸면서 먹고 싶은거나 가지고 싶은 건 없냐고 묻자 없다고 대답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이렇게 욕심이 없냐'고 흐뭇해하자 '난 폐하만 있으면 된다'고 대답해 그의 어깨에 기댄다.
소비에슈가 나비에에게 파란 새를 선물하려다 거절당하자 이 새를 중간에 빼돌려 산 채로 깃털을 한 움큼 뽑아버린다. 그래놓고 소비에슈에게는 '황후가 그랬다'고, 파랑새에게는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나비에에게 '이게 다 황후가 나를 적대하기 때문'이라는 터무니없는 누명을 씌운다. 소비에슈 못지 않은 성격파탄자.
자신의 부모임을 주장하는 부부가 두 쌍이나 나타났다는 소식을[둘] 에르기로부터 듣게 된다. 이후 두 부부 중 에르기가 주선해 준 블루 보헤안 출신의 몰락 귀족 이스쿠아 자작부부를 자신의 부모로 지명한 후 미리 말을 맞춰 생이별했던 가족의 감동적인 재회를 연출한다.
소비에슈가 국정 회의에서 대신들에게 나비에와의 이혼을 선언하고, 회의가 끝난 후에야 회의장에서 나온 나비에에게 다가가 나비에를 가엾다는듯이 쳐다보며 폐하가 너무 하시다며 나비에를 위로하는 척하고, 이어서 자신은 나비에를 잊지 않을거라고 나비에를 위하는 척한다. 그러나 자신의 속내를 눈치챈 나비에로부터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답을 듣는다.
소비에슈의 이혼 선언 이후 차기 황후로 거의 낙점된다. 만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와 '황후가 가엽지 않냐'고 말하며 자신과 교분을 쌓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차기 황후로 대우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만족해한다.
마침내 이혼 법정 날 자신이 황후가 되면 사람들의 태도가 어떻게 될지 기대하며 웃음을 터트린다. 황후가 싫진 않다는 말이 진심이라고 여기면서도 '이런저런 일로 미웠다', '하지만 처음부터 싫지는 않았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조금은 동정심이 든다'고 생각한다. 이내 황후보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황후가 가엾다고 해서 굴러들어온 복을 걷어차면서까지 돕고 싶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황후를 동정하게 입장이 된 자신이 좋다고 여기기까지 한다. 이제는 자신의 시대이며 온통 자신의 이야기로 떠들석하다는 델리스의 말을 듣는다. 황홀해하며 요즘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게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고 웃는 델리스의 모습에 같이 웃으면서도 '그 자랑스러운 일을 너는 할 수 없을거다'라고 생각하며, 처음으로 하녀의 일을 해본 델리스가 싹싹하게 일을 잘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그녀를 해고할 생각을 품는다. 심지어 그녀의 장점은 성격이지만 그 성격이 황제에게 적용된다면 장점이 아니라고 여기기까지 한다. 아예 베르디 자작부인도 '그녀는 자작부인이니 황후의 시녀로는 부끄럽다', '데려온 경위도 찝찝하고 충성심도 의심스럽다'며 해고할 생각까지 하는 건 덤.
이혼 법정에 입고 갈 드레스를 고르던 중 에르기가 찾아온다. 에르가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비밀로 하다니 섭섭하다며 서운해하는듯한 표정으로 말하자 놀란다. 어떻게 알았냐고 묻지만 눈치라는 에르기의 말에 '폐하께서 비밀로 하라고 하셨다'고 대답한다. 비밀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하는 에르기에게 비밀이 있냐고 묻는다.이미 봤지 않냐고 묻는 에르기에게 하인리의 편지를 생각하고 웃으면서도 '말하지 못한건 내 탓이 아니다', '요 며칠간 찾아가도 방에 없었지 않냐'고 말한다. 새 때문이라고 말하는 에르기에게 새를 좋아하냐고 묻지만 드레스들이 걸린 행거를 본 에르기가 드레스를 골라주겠다고 답하고 가장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드레스를 골라주자 조용하게 입는게 낫지 않냐고 묻지만 에르기가 황후에겐 좋지 않은 날이여도 자신은 아니니 사람들에게 이젠 자신의 세상이라고 알리라고 말하자 에르기의 말에 수긍하고 에르기가 골라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법정에 참석한다.[46]
이혼 법정에서 나비에가 순순히 이혼을 받아들이자 승리의 미소를 짓던 찰나, 곧 그녀가 하인리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자 눈에 띄게 당황한다. 바로 그 자리에서 하인리가 나타나자 경악해하다가 에르기를 쳐다본다. 대신관이 나비에와 하인리에게 진심이냐고 묻고, 하인리가 대신관에게 나비에를 자신의 왕비로 맞이하고 싶다며 재혼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하고, 이에 재혼을 무마하려는 소비에슈의 행동을 본 대신관이 나비에를 보다가 나비에의 의사임을 확인하고 재혼을 승인하면서 나비에가 공식적으로 서왕국의 왕비가 되는 것을 보게 된다.
2.3. 동대제국의 황후가 되기 전까지(84 ~ 105화)
나비에가 소비에슈와 이혼하고 하인리와 재혼한 후로는 나비에를 폐비라고 칭하며,[47][스포일러1] '권력욕이 넘치고 독한 사람'이라고 나비에를 험담하는 동시에 '폐하가 불쌍하다'며 소비에슈가 가엾다고 생각한다. 그 뒤 나비에의 재혼으로 분노한 소비에슈를 찾아가, '사실은 폐비가 하인리의 편지 상대였으며 오래 전부터 그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난 그런 폐비를 지켜주고 싶어서 편지 상대를 자처한 것이었다'며 눈물 쇼를 하는데… 사실 소비에슈는 그 일에 대해 라스타가 거짓말을 했던 것을 다 알고 있었다.
서왕국으로 떠난 나비에의 대한 소식을 기다리며 전전긍긍해하는 소비에슈에게 나비에가 도망치듯 떠난 일에 대해 평민들이 수근거린다고 말하며 '사람들은 폐하의 편이다'고 소비에슈를 위로한다. 이야기의 출처를 묻는 소비에슈에게 에르기 공작에게 들었다고 답하지만 '에르기 공작은 어울릴 만한 자가 아니니 가까이 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이를 소비에슈의 질투라 여기고 '에르기 공작은 그저 내 친구일 뿐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폐하다'고 둘러댄다.
다음 날 에르기를 찾아간다. 에르기가 기자를 가까이하라고 충고하며 기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평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는 조언을 해줌에도, 마침 바로 전날 소비에슈에게서 에르기를 가까이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은 참이었던지라 반쯤은 흘려듣는다. 하지만 에르기가 그나마 황궁 내에서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라 에르기의 조언을 들으면서도 자신이 황후가 된다는 걸 알려줄 수 없는 것을 미안해한다. 자신의 평판을 올리는데도 중요한 일이며 자신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귀족들과는 달리, 자신을 볼 기회가 없는 기회가 거의 없는 평민들을 공략하려면 기자들과 가까이 하라고 조언하는 에르기에게 무심코 안 그래도 된다고 중얼거린다. 황당해하며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지키겠단 마음이 바뀌었냐고 묻는 에르기에게 그건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나비에 황후가 사라지니 이제 안심해도 될 것 같아서 그러냐는 질문을 듣고 이젠 자신을 괴롭힐 사람은 없다는 본심을 드러낸다. 다음 황후가 자신을 더욱 미워하면 어쩔거냐고 묻는 에르기에게 속으로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일부러 웃는다.
그런 자신의 반응에 진지한 이야기이니 너무 흘려듣지 말라고 충고하는 에르기에게 기자들에게 다 잘 대해주면 되는거냐고 묻지만 적과 나 모두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아군이 아니라는 대답에 속으로 '폐비나 양부모 이야기나 좀 말하고 싶은데 너무 따분한 이야기만 한다'며 미간을 찌푸린다. 기자의 종류를 아냐고 묻는 에르기에게 모른다고 대답해버리며, 딱 두 종류가 있다고 알려줌에도 좋은 기자, 나쁜 기자냐고 묻는다. 귀족에게 적대적인 기자와 귀족에게 친화적인 기자가 있다는 에르기의 대답에 귀족에게 친화적인 기자는 황실에도 친화적인 기자이니 자신은 귀족에게 친화적인 기자를 가까이 해야하냐고 묻지만 그렇게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는 대답에 의아해한다. 귀족에게 친화적이라고 해서 황실에 친화적인 것도 아니고, 귀족에게 적대적이라고 해도 황실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대답에 더더욱 어렵다고 여겨 이야기의 화제를 돌리려한다. 결국은 눈치 싸움이라고 쉽게 설명해주는 에르기에게 자신은 평민의 지지를 받아야하니 평민에게 친화적인 기자를 가까이해야하냐고 묻는다. 수긍하면서도 귀족에게 친화적인 기자에게 밉보여서도 안 된다고 충고하는 에르기에게 어떻게 구분하냐고 묻지만 최근 3년 간의 기사를 모조리 보면 된다고 조언하자 결국 질려서 아기가 그런 말은 안 듣고 싶다는 핑계를 대어 좀 재밌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떼쓴다.
소비에슈가 이스쿠아 자작에게 영무대신이라는 직위를 내려주자 기뻐한다. 직위를 받은 가짜 부모를 귀족들에게 소개시켜주기위해 가짜 부모인 이스쿠아 자작부부와 함께 티파티에 참석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앉던 "사교계의 나비" 자리에 자신이 앉게 된 것과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뿌듯해하며 '신경쓰이던 폐비는 이제 없다', '나는 황후가 될 것', '뱃속의 아이는 장차 황제가 될 것이니 내 미래는 매우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소비에슈가 제시한 1년의 기한과 로테슈 일가가 걸리긴 하지만 '폐하가 날 사랑한다'고 여기며 소비에슈와의 사이에서 둘째를 낳아서 시한부 황후 생활의 기한을 늘릴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스쿠아 자작부인이 갑자기 울자 이유를 물어본다. 잃어버린 둘째 딸 이야기를 꺼내드는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겉으로는 '진작에 동생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야했다'며 효녀 연기를 하지만 속으로는 '당신들 둘째 딸이 왜 내 동생이냐?'며 불쾌해한다.[48] 에르기와 어울려다니다보니 한 귀족에게서 에르기 공작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결혼식 준비 중 드레스 디자이너가 '결혼식 드레스는 수수하게 입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불만을 표한다.[49] 라스타의 드레스를 디자인하던 디자이너가 과거 나비에의 전속 디자이너였음을 알자[50] 디자이너가 나비에를 좋아해서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에게 수수한 드레스를 추천하는 것이라고, 사람들이 나비에와 자신을 비교하게 하여 웃음거리로 만들려 한다고 오해한다. 이후 나비에가 결혼식에서 입었던 드레스들의 도안을 보여달라고 한 뒤, '폐비가 입었던 드레스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하게 만들라'고 지시한다.
자신의 결혼 소식을 듣고 기자를 데리고 찾아온 에르기로부터 평민 기자에게는 평민의 승리라고 대답할 것과, 뒤늦게 귀족이 되었어도 자신은 평민과 다름없으니 평민들과 함께 행동할 것이며, 귀족 기자에게는 소비에슈 황제와의 로맨스를 강조하라는 조언을 듣는다. 에르기의 조언대로 찾아온 평민 기자와 귀족 기자과 차례로 인터뷰를 한 후 기진맥진해 침대에 누운다. 속으로 나라에서 제일 높은 자리인 황후 자리에 올라가는 것인데 뭘 이렇게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하냐고 투덜거리며 귀찮아한다. 심지어 인터뷰를 계속 해야하는 걸 별로라고 여기기까지 한다. 아예 태동을 느끼고 직전 인터뷰를 귀찮아하던 것과 달리 아기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덤.
로테슈 자작에게 소비에슈 황제가 서왕국으로 은밀히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을 듣고 상대가 나비에임을, 그리고 소비에슈가 이혼한 지금도 나비에에게 마음이 있음을 간파하곤 심란해한다. '자신은 폐비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애써 부정하면서도, 서로 협력해야한다는 로테슈 자작의 말을 고심 끝에 승낙한다. 그리고는 로테슈 자작에게 가짜 부모인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둘째 딸을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소비에슈에게 황후의 방의 열쇠를 받아 며칠 전까지 나비에가 사용하던 방에 들어가, 그곳에서 나비에의 흉내를 내고 황후가 된 듯한 기분에 취한다. 여기서 '황후에게 중요한 것은 말이나 예법'이라고 여기고 있음을 드러낸다.[51] 그러던 중 나비에가 자신에게 몰래 남기고 간 거금의 어음 두 장과 편지를 발견한다. 나비에의 편지를 읽고 사실은 나비에가 좋은 황후가 아니었을까 생각하지만 이내 자신이 나비에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에 불쾌해한다. 나비에가 좋은 사람임을 인정하면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는 셈인데, 이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 그리고 '폐비는 운이 좋아서 황후로 태어났지만, 나는 여기까지 오는 데 무던히 고생했다'고 생각하고[52] '모든 것은 폐비가 자초한 것이지 않냐?'고 여기며 분해한다. 나비에가 자신을 우습게 여긴다고 여겨 '일이 잘못될 수 있으니 황실 명의로 후원하라'는 편지의 조언을 무시하고, 자신의 명의로 어음을 기부할 것이라고 마음 먹는다.[53]
로테슈 자작에게 소비에슈가 르베티 또래의 마법 아카데미 학생인 여자아이를 궁에 불러들였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이에 '대귀족인 나비에를 겨우 쫓아냈더니 이번엔 마법사가 오나?, 폐하는 바람을 피우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54] 라고 생각하며 심란해한다. 그 와중에 '폐비와 폐하는 정략결혼을 한 사이였고 서로 사랑하지 않았으므로, 나와 폐하는 바람을 핀 게 아니다'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은 덤.[55]
주문한 결혼식 드레스를 입고서 신나하는데 마침 자신을 찾아온 소비에슈가 생각보다 화려한 드레스를 보고 '화려한 드레스 말고 수수하게 입으라'고 설득하지만 '내가 주인공이니 그대로 입겠다'고 억지를 부리며, 이에 라스타가 기분 상해하면 아기에게 자극이 갈 것을 우려한 소비에슈에게 화려한 드레스를 입는 것을 허락받는다.
랑트 남작에게 나비에가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폐비와 비교되지 않겠다'며 이미 굉장히 화려한 결혼식 드레스에 온갖 장신구와 보석을 둘러 더욱 화려하게 꾸미라고 지시한다.
2.4. 동대제국 황후가 된 이후(106~150화)
소비에슈와 더불어 결혼식장에 매우 당당하게 나타나는데, 안 그래도 화려한 드레스에다 각종 보석이며 장신구 등으로 치장을 더하는 바람에 보는 사람들이 기겁을 할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꼴이 되었지만 스스로는 득의양양해한다.[56] 대신관이 보는 앞에서 결혼 서약서를 쓰며 정식으로 소비에슈의 두번째 황후로 즉위한다.
결혼식 이후, 기념 퍼레이드를 하기 위해 행진용 마차에 오르기 전, '드레스가 옷걸이 같아서 우스꽝스러우니 최소한 장신구라도 떼고 오라'는 소비에슈의 말에 칭얼대지만 결국 빈 방에 들어가 장신구를 떼고 온다. 소비에슈와 함께 가장 앞의 마차에서 행진하며 평민들에게 환호를 받는다.
퍼레이드 후 피로연에서 소비에슈와 가장 먼저 춤을 추며 자신의 의지대로 결혼기념으로 나비에가 준 어음인 2천만 크르트를 본인 명의로 여러 후원기관에 후원하는데 다음 날 가면무도회에서 이에 찝찝해하던 나비에에게 춤을 신청받는다. 나비에가 자신이 춤을 신청했다는 것에 당황하다 나비에와 춤을 춘다. 여러 조언들과 함께 '어음을 회수할 수 있으면 회수하고 정 회수할 수 없으면 사비로 내라'는 말을 듣지만 개의치 않는다. 직후 배가 아프다며 배를 부여잡고 소비에슈에게 안겨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는 궁의의 진단에 '황후가 나를 협박했다'며 소비에슈에게 나비에를 모함한다. 소비에슈가 나간 후 나비에가 해준 조언을 잔소리로 여겨 '내가 배운 것이 없다는 것으로 폐비가 나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개소리를 지껄인다. 심지어 '그 여자는 나뿐만이 아니라 내 뱃속 아이도 노린다'는 망상을 한다. 아예 무의식적으로 나비에를 황후라고 호칭했다는 걸 떠올리고 분해하며 난 황후이고 그 여자는 왕비다', '그 여자는 아직도 자기가 윗사람인 마냥 군다', '건방지다'고 험담하는 것도 모자라 '''''왕비 따위가'''"[57] 라는 망언을 지껄이기까지 한다. 직후 어음에 대한 조언을 떠올린 후 "웃기다", "폐하에게나 어음을 줄 것이지, 왜 나한테 주는거냐?"는 화풀이를 하는 건 덤.
정식으로 동대제국 황후로 즉위했기에 서궁의 새 주인이 된다. 서궁을 둘러보며 '서궁의 모든 것이 전부 다 내 것이다'라며 뿌듯해하며 '귀족들은 탯줄을 잘 잡아서 나태하게 정점에 올랐지만, 나는 절벽을 올라서 정점에 올랐으니 나의 승리다'는 망상에 빠진다. 스스로를 '차기 황제의 모후'라고 생각하는 건 덤. 직후 평민들에 대해 생각하며 "평민을 위한 황후, 그것따윈 애초에 될 생각이 없었다"며 본색을 드러낸다. 자신의 생각에 대해 '솔직히 평민들이 내게 뭘 해줬냐?', '귀족이나 평민이나 다 거기서 거기다', '굳이 누군가를 챙겨야 한다면 노예들이나 좀 챙기고 싶다'는 억지를 부리는 건 덤.[58][59] 심지어 아예 "황후의 권력은 어마어마하겠지", "이젠 내 마음대로다"고[60] 오직 황후의 권력에만 관심을 보이기까지 한다.
자신의 결혼식에서 이천만 크르트를 후원한 것에 환호해하던 사람들을 떠올리고 '모두가 나를 사랑한다', '내가 거금을 후원했으니 내 인기도 올라갈거다'고 뿌듯해하기까지 하던 중 베르디 자작부인의 기분이 좋지 않자 바로 '왜 안 웃냐?', '내가 이 방에 들어온 게 마음에 들지 않냐?'고 시비를 건다. 이에 베르디 자작부인이 아니라고 답하자 '황후를 괴롭히는 건 불법이다'고 생각하며 그토록 쓰고 싶었던 황후의 권력을 쓰겠다는 이유로 베르디 자작부인을 위협한다. 이에 베르디 자작부인이 '즉위 축하 선물이 하나도 없다'며 나비에가 황후로 즉위했을 때는 귀부인들과 영애들이 보낸 선물이 응접실에 가득찰 정도로 왔었다고 베르디 자작부인이 말해주자 열받아서 '폐비가 내 결혼식을 망치려고 일부러 귀족들에게 선물을 보내지 말라고 시킨 것'이라는 망상과 더불어 아예 나비에를 '그 년'이라고 비하한다.[61] '폐비가 내 결혼식을 망치려 했으니 나도 똑같이 해주겠다'고 벼른다. 그러나 카펫 사이로 보이는 유일한 선물에[62] 오직 이 사람에게만 진실한 우정을 바칠 것이라고 다짐한다.
귀족들의 마음을 돌릴 방법을 고민하다 수도에 있는 모든 귀족들을 초대한다. 이때 나비에가 일상복으로 입던 붉은색의 맵시 있는 드레스를 입고[63] 나비에의 말투까지 흉내낸다. 귀족들에게 '새로운 시대이니 나는 여러분과 친해지고 싶다'는 말을 하여 귀족들에게 온갖 아부를 듣는다. 그러나 자신을 비웃는 파르앙 후작을 보고 그가 이혼 법정 때 나비에의 이혼을 반대한 귀족임을 기억해낸다. 파르앙 후작이 웃으며 '우습다'고 말하자 바로 '내가 우스워보이냐'고 따지며 불쾌해한다. 이에 파르앙 후작에게 '평민들을 지지한다고 인터뷰해놓고 정작 귀족들과 친해지려하는 것이 우습다'고 지적받자 열받아 불쾌감을 대놓고 드러내면서 파르앙 후작에게 '내 편을 들지 않을거면 여기서 나가라'며 대놓고 갑질한다.[64] 이에 파르앙 후작이 그 자리에서 나가자 그를 따라 1/3 가량의 귀족들이 나간 것에 불쾌해한다.
이에 바로 에르기를 찾아가 '난 분명 당신이 시키는대로 했다', '혹시 내게 일부러 오답을 가르쳐 준 거 아니냐?'고 화낸다.[65] '평민들과 귀족들 중 평민들을 지지하겠다고 했으니 어쩔 수 없다.', '소비에슈 황제나 태어날 아기 때문에라도 귀족들이 다시 마음을 돌릴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에르기의 말에 화를 푼다. 에르기가 자신에게 반말을 더 이상 쓰지 않는 것을 눈치채자 '평소대로 불러달라', '둘만 있을 때는 이름을 불러달라'며 애교를 부리는데 이 때 '폐하를 사랑하지만 믿지 못한다'는 본심을 드러낸다. '황후 폐하가 되셨으니 공사를 구분해야한다'는 에르기의 말에 속으로 '이런 사람을 의심했다'며 미안해한다. '이제 황후가 되셨으니 돈 관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으시냐?'는 에르기의 말에 바로 랑트 남작을 불러 '이제 내 돈을 내가 관리하고 싶다'고 요구하나 '폐하께 여쭤보겠다'는 말을 듣는다.
소비에슈에게 '황궁 예산 관리는 황후의 권한이니 내게 돌려달라'고 말하지만 '넌 1년만 황후 자리에 있는 것', '공부를 덜 했으니 알현부터 시작하자'라고 대차게 거부당한다. 이에 '파르앙 후작이 날 무시하고 모욕했다'고 말했지만 '파르앙 후작은 코샤르의 친구이자 트로비 공작가와 친한 집안이라 애초에 친해질 수 없으니 무시하라'는 소리를 듣는다. '황후는 무시당하면 안 된다'며[66] 파르앙 후작에게 벌을 주고 싶다고 요구했으나 '그 자의 말에 대해 보고를 들었다', '모욕죄가 아니니 벌을 줄 수 없다'는 소비에슈의 말에 속으로 '황후가 되었는데도 거처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대놓고 초조해한다. 소비에슈가 나가자 '잠자리를 봐드리겠다'는 델리스의 말에 허락하나 베개를 교체하는 바람에 숨겨둔 파란 깃털들이 쏟아지며 나비에가 파란 새의 깃털을 뽑았다던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난다.
파란 새의 깃털이 뽑힌 것이 그녀가 한 짓임을 알고 놀란 델리스에게 '델리스가 나를 저주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쫓아낸다. 새 시녀를 구할까 생각했지만[67] 티파티 때 자신에게 냉담했던 귀족들의 반응을 떠올리고 새로 들인 시녀들이 자신의 약점을 잡을 것을 걱정해 차라리 고분고분한 베르디 자작부인이 낫겠다고 판단한다. 불안요소였던 파란 깃털이 사라져서 안심하지만 끌려가던 델리스를 떠올리며 혹시라도 델리스가 자신에게 원한을 가지고 헛소문을 낼까봐 두려워하며 '감히 황후를 저주했으니 그에 걸맞는 벌을 내리겠다'며 '''"델리스의 혀를 자르고 감옥에 가두라"'''는 매우 잔인한 형벌을 내린다.
라스타가 자신의 하녀에게 벌을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소비에슈에게 전에 나비에가 그랬다고 하지않았냐는 말을 듣고 '당시에는 폐비 소행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보니 델리스가 폐비의 끄나풀인 것 같다'고[68] 변명한다. 소비에슈와 함께 서왕국으로 건너가 나비에와 하인리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소비에슈가 자신의 방에 찾아오지 않는 것과 원래 1시간이었던 자장가가 30분이나 줄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선왕비 크리스타가 나비에와 묘한 대치 중이라는 정보를 듣자마자 하녀에게 크리스타를 부르라고 시킨다. 미리 음료를 준비해 크리스타를 기다린 후 크리스타에게 자신은 이제 귀족이 되었고, 나비에의 세력이 너무 강해 따돌림을 당했다고 자신의 처지를 어필한다. 이어 우정을 나누고 싶다고 말하는 동시에 자신은 예법에 무지하며, 사교계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해 크리스타의 동정을 산 후 크리스타에게 '나비에는 불륜으로 재혼했다'고 말하며 나비에를 비하하고 '크리스타님은 사별인데 왜 재혼하지 못하시냐?'며 본격적으로 크리스타를 부추기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며 대화를 끊으려는 크리스타에게 잔을 내민다. 잔에 있던 음료를 마신 그녀가 슬슬 취하는 낌새를 보이자 '내가 아는 결혼은 나비에와 소비에슈 폐하의 정략 결혼 뿐이었다', '나비에는 폐하에게 정이 없어서 하인리와 정략결혼을 했다'고 나비에의 결혼을 비하하는 동시에 '나비에처럼 불륜으로 재혼한 것도 아니고 그저 사별한건데 재혼하지 못하는 건 너무 하지 않으시냐?'고 재차 크리스타를 부추긴다. 그러나 '나는 세상 모든 남자와 결혼할 순 있어도 내가 원하는 남자와는 결혼할 수 없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크리스타가 하인리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고급 정보를 얻었다며 좋아한다.
결혼식 때 하인리가 대신관의 축사를 도중에 미루자 미소짓지만 칭제 선언에 당황해한다. 결혼식 후 피로연에서 나비에의 황후 재즉위에 열받았지만 과거 자신을 찔렀던 랑드레 자작이 근처에 있기에 대신 크리스타를 들쑤시려하나 니안이 서대제국 귀족들을 대동한 채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자 반사적인 공포심에 도망간다.
피로연이 끝나자 소비에슈의 방에 가지만 소비에슈가 나비에를 부르는 모습에 놀라서 도망가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다. 소비에슈가 자신을 사랑했기에 나비에를 내쳤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나비에를 부르는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다 '내 자리를 지키겠다'며 독하게 마음을 먹는다. '폐비와 정면승부를 하겠다'면서 자신을 피해자로 포장하는 동시에 니안과 랑드레 자작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남자들이나 후려치고 다니는 가벼운 여자', '연약한 여자와 아이를 해친 이중적인 기사'로 험담하면서도 가해자로 몰며 '피해자인 내가 가해자들한테 기죽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나비에를 보자마자 서두로 '언니' 소리를 꺼내들고 이어 '전엔 내 신분이 낮아서 언니 동생을 못 했지만, 이젠 나도 귀족이고 같은 황후이니 우린 이제 언니 동생이다'며 예전의 '언니 동생하고 싶다'는 어그로를 또 끈다. 그러나 나비에가 '다음 정부가 오면 그 때 언니 동생하라'고 응수하자 '폐하가 날 두고 불륜을 저지를거라는 뜻이냐?'는 억지를 부렸으나 '남의 일에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나비에에게 기다렸다는 듯 나비에의 불임 소문을 꺼내든다. 라스타가 불임 소문을 꺼내들자마자 여동생 나비에를 위해 나선 코샤르에게 약점인 안과 노예 문서로 완곡하게 빙빙 돌린 협박을 들으면서 당황하여 원래의 3인칭화 말투가 튀어나온다.
후에 테라스에서 카프멘과 마주치게 되며 같이 벤치에 앉은 카프멘에게 '폐비 오빠가 날 협박했다', '난 그저 정말로 언니를 걱정한 것 뿐이다'라고 나비에와 코샤르를 험담한다. 카프멘이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해준 것과 자신의 험담을 들어주자 속으로 '남자들은 다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하인리도 처음엔 자신을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카프멘이 벤치에서 일어나자마자 놀라하는 것에 의아해하다 소비에슈가 자신이 바람피운 걸 목격했다는 것에 놀라지만 속으로 '나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여자이니 폐비만 쫒다간 나도 잃을 것임을 폐하께 깨닫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산책하다가 카프멘과 나비에와 마주치는데, 마주치자마자 여전히 '언니' 소리를 지껄인다.[69] 이후 카프멘에게 바로 작업을 걸었지만 카프멘의 냉담한 태도에 놀라 자신의 방으로 온다. 카프멘의 냉담한 태도에 분노해 '폐비는 내가 카프멘 대공과 다정하게 있는 게 싫었던거다', '폐비가 카프멘 대공을 꼬셨기에 카프멘 대공이 나에게 냉담하게 대한다'고 나비에 탓을 한다. '고상한 척 하면서 사실은 제일 가볍고 어딜가나 자신이 주목받고 싶어한다'고 나비에를 험담하는 건 덤. 바로 코샤르의 협박을 생각해보며 황궁에 있는 자신의 서류가 노예 문서임을 바로 눈치채고 소비에슈의 부름에 소비에슈의 방으로 간다. 소비에슈가 나비에의 불임 소문을 꺼내든 일에 대해 추궁하자 소비에슈의 질투라고 망상하나 '나비에만큼은 기대하지 않지만 최소한 기본은 해라'며 나비에와 비교하자 나비에와 비교당했다는 것에 분해[70] '폐비와 폐비 오빠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아시냐?'며 나비에와 코샤르를 험담한다. 코샤르의 협박에 대해 물어보는 소비에슈에게 자신의 약점인 안과 노예 문서 중 안을 숨기고 노예 문서만 실토하지만 '황궁과 트로비 저택을 뒤졌지만 노예 문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소비에슈의 말에 아연실색한다.
동대제국으로 돌아가는 마차에서 신나게 떠들다가 돌연 칭얼거린다. 그런 자신을 귀찮아하며 적당히 상대하려는 소비에슈에게 '나비에 황후와 비교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소비에슈와 마찬가지로 동대제국의 황궁에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노예 문서를 찾기 위해 먼저 로테슈 자작을 추궁하기로 결정한다. 로테슈 자작에게 '아침 10시까지 입궁하라'는 명을 내리고 입궁한 로테슈 자작에게 다짜고짜 노예 문서의 행방에 대해 추궁한다. 노예 문서를 코샤르에게 뺏겼다는 로테슈 자작의 설명에도 로테슈 자작의 말을 무시한 뒤 손에 끼고 있던 보석 반지를 던져주고 로테슈 자작에게 축객령을 내린다.
황궁을 돌아다니며 노예 문서를 찾으려 했지만 황후 신분과 체면 때문에 대놓고 찾지 못하는 것에 불편해하며 부관을 구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던 중 마침 황궁으로 들어오던 에벨리가 자신에게 냉담하게 대하자 자신이 황후라는 것을 알면서도 예를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해 열받아서 에벨리에게 '내가 황후임을 알면서도 무례하게 군다.', '당장 황후인 내게 예를 갖추라'고 화낸다.[71]
소비에슈가 에벨리를 남궁에 머무르게 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황제의 손님 자격으로 머무르는 에벨리를 소비에슈의 새 정부로 낙인찍고 분통을 터트리면서 자신의 하녀 중 한 명을 에벨리에게 보내 에벨리를 감시하려한다. 동시에 '나비에는 내게 모든 것을 넘기고 물러난 패배자이니 굳이 따라할 필요가 없다'고 나비에를 비하하며 '황후로서 귀족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다면 귀족들을 유혹하겠다'며 베르디 자작부인에게 '수도에 사는 남성 귀족들에게만 초대장을 보내라'고 지시하고 아예 에벨리를 밟겠다는 생각까지 한다.[72]
소비에슈와 함께 알현을 하지만 증오하던 알렌을 마주한 것도 모자라 알렌이 안을 데리고 왔기에 아들 안의 얼굴까지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안을 안지만 덜덜 떨며 안을 알렌에게 넘긴다. 곧이어 뒤에 온 기자 조앤슨을 보고 그가 자신이 누명을 씌워서 처리한 델리스의 오빠라는 사실에 바로 놀란다. 델리스의 행방을 묻는 조앤슨에게 '나는 모른다'며 매우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지만 소비에슈가 델리스의 행방을 알아봐달라는 조앤슨의 요청을 승락하자 겁에 질린 채 알현을 마친다.
알현을 마치자마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소비에슈에게 정말 조앤슨에게 사실대로 말할 것이냐 묻지만 되려 '이렇게 될 줄 몰랐냐?'는 꾸지람을 듣는다. '델리스가 잘못한거다', '황후는 마음대로 하는 줄 알았다', '황실모욕죄로 처벌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변명하며 떼를 쓰지만 '처벌 할 수는 있어도 비난을 받을 것', '네가 한 말을 그 하녀의 가족에게도 해줄 수 있어야했다'고 꾸짖자 '난 잘못 한 게 없다'는 억지를 부린다. 이에 소비에슈가 대답하지 않고 나가버리자 바로 에르기를 찾아가 '폐하가 델리스를 좋아하기에 그런 델리스를 처벌한 내게 화났다'는 억지 주장을 눈 깜짝 하나 안 하고 지어내며 자신을 달래주면서 안아주는 에르기의 품에 파묻힌다.
부모가 범죄자인 하녀 후보들을 살펴보다가[73] 간단한 질문만 하고 후보들 중 몇 명을 하녀로 뽑는다. 그 후 일부러 자신의 반지를 감추고 그것을 나머지 후보들에게 뒤집어씌우며 거짓말을 한 이들만 추려내 추가로 몇 명 더 뽑은 후 거짓말을 매우 잘한 하녀를 감시용으로 에벨리에게 보낸다. 그 후 그 하녀에게 에벨리의 동태를 보고받는데 에벨리가 선물로 목걸이를 받았다는 사실에 그 목걸이가 소비에슈의 선물이라고 제 멋대로 단정짓고 질투심에 하녀에게 '기회를 봐서 에벨리의 목걸이를 망가뜨려라'고 지시한 후 하녀를 내보낸다.
티파티에 초대한 남자 귀족들을 유혹하며[74] 그들과 놀아난 일에 더해 에르기와의 미묘한 관계까지 합쳐 행실 문제로 번지면서 사교계에 매우 나쁜 소문이 돌게 된다.[75][76][77] 랑트 남작에게 '에르기 공작과 어울리는 걸 자제하시라'는 조언을 듣지만 잔소리로 여기고 불쾌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남자 귀족들만 초대한 티파티에 대해 전해들은 소비에슈에게서 '행실에 주의하라'는 핀잔까지 듣자 열받아서 또 에벨리 탓을 하며 에벨리를 찾는다.
여전히 자신을 경계하는 에벨리에게 화풀이하지만 자신이 나비에에게 시전했던 언니 동생 어그로를 그대로 돌려받자 '내가 왜 니 언니냐?'며 소리를 빽 지르나 '같은 남편을 두면 언니동생'이라는 자신이 나비에에게 한 망언까지 그대로 돌려받자 '전 황후의 끄나풀'이라며 에벨리와 나비에를 둘 다 험담한다.[78] 에벨리의 연속된 언니 콤보에 화풀이를 하려던 찰나 뒤이어 들어온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에벨리의 뺨을 때리고 모욕하며 자신의 편을 들어주자 흐뭇해하며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저런 것은 상대할 필요 없다'며 에벨리가 보는 앞에서 이스쿠아 자작부부와 다정한 모습을 연출한다.
소비에슈가 연 티파티에 참석하지만 르베티가 소비에슈에게 돌발행동을 하자 다른 귀족들과는 달리 바로 르베티가 소비에슈에게 일부로 접근하려했음을 알아채고 '내 남편에게 꼬리친다'며 어이없어한다.[79] 이에 자신을 본 르베티가 자신을 약올리자 열받아했지만 르베티가 귀족 영애 신분인 것과, 르베티의 뒤에 로테슈 자작이 있다는 것 때문에 르베티를 대놓고 해치지 못하는 것에 이를 갈다 '로테슈 자작의 손으로 르베티를 해치게 한다'는 생각을 한다.
티파티가 끝나자마자 로테슈 자작을 불러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용병을 구하라고 시킨 뒤 로테슈 자작이 패륜을 저지르게 되는 모습을 상상하며 좋아하지만 곧 불안해져서 소비에슈와 랑트 남작의 잔소리에 대해 하소연할 겸 용병 일에 대해 상담하려고 에르기를 찾아간다. 자신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에르기에게 애교를 부린 후 르베티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에르기가 심각한 표정으로 조언인 듯 조언 아닌 말을 하자 일단 긍정하지만 더욱 불안해져서 림웰 영지에 내려가 용병을 직접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림웰 영지에 내려가기 위한 준비를 하던 중 자신이 뭔가를[80] 찾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분노해 베르디 자작부인에게 '내 사생활을 발설한 이를 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리며 범인이 자신이 뽑은 신입 하녀라는 사실에 더욱 분노한다. 본보기로 삼기 위해 신입 하녀 아버지의 사형 명령을 내리며[스포일러2] 심지어 신입 하녀에게 공포심을 주기 위해 일부러 '네 아버지는 이미 사형됐다'라는 거짓말을 하지만[81] 매우 분노한 신입 하녀에게 의자로 맞는다.
신입 하녀가 던진 의자에 맞아 피가 흐르는 것에 아연실색하며 신입 하녀가 끌려가는 모습에 델리스 때처럼 이 일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한다.
베르디 자작부인의 대처로 침실에서 궁의에게 치료를 받으며 '이마에 흉터가 생겼다'는 궁의의 진단에 궁의와 함께 자신을 찾아온 소비에슈에게 하소연을 하지만 소비에슈가 신입 하녀가 잡힌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뒤쫒아와 소비에슈에게 '저 하녀가 이상한 소문을 내기에 겁을 주었을 뿐이다'고 변명한다.
이에 사건의 전말을 들은 소비에슈가 신입 하녀를 옥에 가두고 사람들을 물린 뒤 '아무리 황후라고 해도 황족시해죄가 아닌 이상 함부로 사형시킬 수 없다'고 꾸짖자 '저 하녀가 내 체면을 일부러 구겼다'고 억지를 부렸지만 '만약 그렇다고 한들 바로 사형시킬 수 없다'는 반박을 듣는다. 이에 랑드레 자작이 자신을 찔렀을 때 소비에슈가 바로 사형 명령을 내린 일을 근거로 떼를 쓰지만 랑드레 자작의 경우 실제로 라스타를 해친 것이 맞고 현장에서 포박됬음을 근거로 반박하자 '너무하시다', '다친 건 나인데 왜 날 다짜고짜 꾸짖으시냐?'고 여전히 떼를 쓴다. 심지어 '그 하녀도 바로 사형시킬 수 없는데, 넌 부모를 바로 사형시키려했다'고 꾸짖었음에도 '사형 안 시켰다'는 억지를 부리며 말대꾸를 하는 건 덤. 결국 자신의 억지와 떼쓰기, 말대꾸에 질린 소비에슈에게 '힘이 있는 네가 그렇게 말하니 사람들은 그렇게 믿는다'는 꾸지람과 '넌 그 자리를 감당하기엔 너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당황해하는 찰나 밖에 나간 소비에슈가 베르디 자작부인과 호위를 부르고 '앞으로 라스타가 황후로서 사람들을 해치는 명령을 내릴 시, 내게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자신에게서 황후의 처벌 권한을 봉인하여 자신이 가진 황후의 권력을 제한하자 모멸감을 느끼고 충격에 빠져 운다.
소비에슈의 변심을 눈치채지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 커녕 '폐하는 나보다 체면이 중요하다', '폐하가 사람들 앞에서 날 허수아비 황후로 만들었다'는 억지를 부린다. 모든 것의 원인을 에벨리에게 돌리며 '폐하가 예비 정부 에벨리에게 빠져 내게 이리 모질게 군다'고 에벨리 탓을 한다. 심지어 현실을 자각하지만 '내게서 아이를 빼앗고 에벨리를 황후로 올리려한다'는 망상을 하기까지 한다. 나비에의 재혼을 '나비에는 하인리라는 상대가 있어서 갈아탄 것이다'고 비하하는 동시에 '난 폐하께 헌신하고도 내쳐져야하는 처지다'며 자신의 처지를 불쌍하다고 여기는 건 덤.[82] 자리 보전을 위해 다른 하녀에게 보석 목걸이를 선물로 준 후 하녀의 어머니를 황후의 면책 특권으로 출소시키며 이에 반발하는 베르디 자작부인에게 '하녀들의 충성심으로 선악을 판별하겠다'라며 흉터에만 신경을 쓴다.[83]
소비에슈에게 요양을 핑계로 '림웰 영지 옆 므아르란 마을에 가고싶다'는 요청을 하여 허락받는다.
소비에슈가 요양 다녀오는 것을 허락해주자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바로 므아르에 내려가 예전 자신의 도주를 도와주었던 픽스라는 청년을 찾아가며 픽스가 로테슈 자작에게 자신의 도주를 추궁받았음에도 계속 입을 다물어 한 쪽 눈을 잃었다는 사실에 그를 이용할 생각을 하여 픽스에게 암살자 고용을 부탁한다. 픽스가 소개해준 장소에 가서 암살자를 만나며 암살자에게 시험삼아 '픽스의 암살 테스트'를 시킨다. 시간이 지난 후 암살자가 보따리에 싸여 있는 픽스의 머리를 가져오자 희열을 느낀 채 아무렇지도 않게 암살자에게 보석을 건내고 그 자리에서 '르베티의 납치 및 노예화'를 사주한다.[84]
암살자 고용을 끝내고 궁에 돌아와 로테슈에게 의뢰한 용병을 소개받는다. 고용한 사람이 로테슈 자작이기에 미심쩍다는 이유를 들어 시험을 한답시고 '최대한 상처입히지 않고 에르기 공작의 팔찌를 가져오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미리 에르기에게 이야기해둔다. 새벽 쯤 '팔찌를 가져오긴 했지만 에르기 공작이 예상 외로 저항을 많이 해서 피를 봐야했다'는 용병의 보고를 듣고 불안해해 에르기를 찾아가지만 이미 에르기는 실망한 상태였던지라 '우리의 우정을 악용했다', '매우 실망이다'라며 떠나려하자 울고불고하면서 에르기를 붙잡고 '나를 떠나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에르기가 자신이 애원하는 이유를 지적하며 딱 잘라 거부하자 아예 '내 정부가 되어달라'고 요구한다.[85] 이에 놀란 에르기가 '정부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당신은 힘도 권력도 약한 허수아비 황후이신데 그런 당신의 정부가 되면 내 모국의 체면이 상한다'라고 까자 다시 애원하였으나 이번에도 에르기가 딱 잘라 거절하자 기분이 상한다. 하지만 에르기가 '정부가 되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을 주신다면 그나마 제가 덜 비웃음당할 것'이라며 자신의 정부 제안을 검토하는 태도를 보이자 반색하나 에르기가 바닷가가 있는 영지를 줄 것을 요구하자 머뭇거리지만 일단 수긍한다.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가 나오자 당혹해하며 기사를 쓴 이가 조앤슨임을 알자마자 아예 두려움에 빠져 소비에슈에게 '이런 기사가 나오지 못하도록 폐하의 힘으로 막아달라'고 요구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주장이니 놔두면 알아서 사그라질 소문이다'는 대답에 일단 수긍하나 여전히 소비에슈를 믿지 못하기에 소비에슈가 나가자마자 에르기를 찾아간다.
티파티를 앞두고 치장하던 중 리버티 공작이 보낸 편지에 기분이 좋아져서 답장을 하지만 티파티에서 한 귀족이 트로비 공작부부를 언급하자 기분이 상한다. 하지만 곧 수긍해 트로비 공작부부와 파르앙 후작을 '아기의 미래에 걸림돌이 될 자들'로 낙인찍고 그들을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티파티가 끝나자마자 로테슈 자작에게 소개받은 용병을 불러 '''트로비 공작부부의 암살'''을 사주하나[86] 용병이 기본 비용으로 만 크랑을 요구하자 기겁한다. 속으로 '로테슈 자작이 고용한 용병이라더니 과연 욕심이 매우 많다'고 생각하는 건 덤.[87][88] 랑트 남작에게 부탁하려 하지만 랑트 남작 역시 믿지 못하기에 에르기 공작을 찾아간다. 에르기가 흔쾌히 돈을 빌려주자 고마워하지만 에르기에게 '악마 같다'고 말한다.
로테슈 자작이 르베티의 행방을 묻자 자객이 르베티의 납치 및 노예화에 성공했음을 눈치채고 겉으론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며 로테슈 자작을 내보내지만 속으론 노예가 된 르베티를 조롱할 생각에 기뻐하며 자신을 찾아온 자객에게 보수를 준다. 곧이어 에벨리 감시용 하녀가 에벨리의 목걸이를 훔쳐오자 더욱 기뻐하며 하녀에게도 보수를 주지만 하녀가 나가자마자 에벨리의 목걸이에 발길질을 해대며 분풀이를 한다.
소비에슈의 호출을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거부한다. 하지만 소비에슈가 직접 자신의 방에 찾아오자 바로 변명하며 자장가를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흔쾌히 자장가를 불러준 소비에슈가 자신에게 뭔가를 추궁하는 듯한 말을 하자 바로 '폐하야말로 나한테 할 말이 없으시냐?'고 따진 후 에벨리의 목걸이를 내밀며 '예비 정부 에벨리에 대한 선물이 아니냐?'는 억지를 부리지만 목걸이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듯한 소비에슈의 반응에 당황한다.
2.5. 아이의 출산 (150~178화)
하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신문을 보던 중 한 기사[89] 를 보고 놀라 글로리엠을 조산한다.[90]
출산하자마자 아이의 성별부터 확인하지만 딸임을 알자마자 실망하여[91] 아이를 안아보라는 베르디 자작부인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딸을 안지 않다가 소비에슈가 오자 그제서야 딸을 안는다.[92]
글로리엠의 탄생 연회에 참석하지만 소비에슈에게 글로리엠를 빼앗긴 일과 어음 횡령 사건이 폭로된 탓에 귀족들에게 비웃음과 조롱을 듣는 신세가 된다. 이에 열받아하면서도 자신의 신세에 대해 억울해하지만 귀족들이 자기 앞에서 버젓이 다음 황후 후보까지 거론하자 충격을 받는다. 이에 다음 황후 후보를 거론한 귀족들과 싸우려했지만 자신의 처지 때문에 힘없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베르디 자작부인이 소비에슈가 글로리엠을 돌려주었다며 글로리엠을 안고 오자 바로 글로리엠을 안는다. 글로리엠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하지만 곧 아기의 시신을 안았던 느낌이 되살아나면서 '''글로리엠을 바닥에 내동댕이친다.'''[93] 놀라서 베르디 자작부인에게 '살아있냐?'고 물어보지만 베르디 자작부인이 글로리엠을 데리고 나가자 그녀에게 '공주를 납치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씌우며 그녀를 뒤쫒아가 소비에슈의 앞에서 '공주를 죽이려했다'는 누명까지 추가로 씌운다. 그러나 직후 파랑새의[94] 매서운 울음소리에 움찔하면서 자신의 반응을 본 소비에슈가 새장을 가져왔고 자신을 보고 더욱 매섭게 우는 파랑새의 반응에 분노한 소비에슈에게 내쫒기게 된다.
자신의 방에 돌아오지만 베르디 자작부인의 배신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손으로 딸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는 것에 대한 비참함으로 방 안의 물건들을 때려부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사고를 당한 글로리엠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만약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도 글로리엠을 다시 안을 자신이 없음을 깨닫는다.
그러던 중 친부의 소식을 전하며 자신을 찾아온 로테슈 자작이 방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했으나, 로테슈 자작이 방에 들어오자[95] 바로 로테슈 자작의 멱살을 잡고 자신이 글로리엠을 내동댕이친 일을 로테슈 자작의 탓으로 돌리며 분풀이한다.[96] 그러나 로테슈 자작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친부의 소식을 전하자 불쾌해하여 친부를 거부하지만 친부가 자신을 찾아올거라는 말에 아연실색한다. '친부 건은 폐하께 부탁해보라'고 권하는 로테슈 자작에게 시비를 걸지만 로테슈 자작이 사정을 말하며 여비를 요구하자 어쩔 수 없이 여비를 내준다. 로테슈 자작이 방에서 나가자 소비에슈에게 부탁하려 했지만 글로리엠을 내동댕이친 사건이 발생한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에르기에게 부탁하려한다.
에르기를 찾아가 친부에 대해 상의한다. '돈을 주고 입막음하라'는 에르기의 대답에 머뭇거리지만 에르기가 막대한 금액의 수표를 건내주자 고마워하며 에르기가 정부 계약으로 내건 조건인 바닷가가 있는 영지를 주겠다고 약속한다.[97]
자신의 친부가 갑작스럽게 궁에 온 것에 거부감을 가지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응접실에서 친부와 몇 년만에 대면한다. 친부가 거두절미하고 상단을 차리겠다는 이유를 들어 돈을 요구하자 순순히 내주려하는 찰나 의문을 가지게 되어[98] 따지다가 친부가 돈으로 자기 신분을 사 평민 신분으로 면천됐음과, 자기도 평민으로 면천될 기회가 있었으나 친부 측에서 이를 알고서도 일부러 방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99] 이에 분노해[100] 친부에게 '돈을 주지 않겠다'며 친부의 요구를 딱 잘라 거부했으나 오히려 부모의 은혜 운운하며 자식은 당연히 부모를 부양해야한다는 이유를 들면서 화를 내는 것도 모자라 자신을 '배은망덕한 년'으로 매도하는 것은 물론 '너를 불효녀로 소문내겠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로 나오는 친부에게 매우 어이없어한다.
조앤슨이 친부의 주장을 기사로 쓴 것에 열받아 조앤슨을 불러 가련한 척 하며 이에 대해 '대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어서 이러냐?', '그대도 알다시피 나는 부모와의 일로 고생했는데 왜 이를 들쑤시냐?'고 따진다. 이에 조앤슨이 '난 기자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다', '분명 이런 주장을 하는 남자가 있다'고 응수하자 그에게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말을 기사로 쓰냐?'는 억지에 가까운 주장을 시전했으나 '내 동생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듣는다. 이에 열받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짓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던 중 소비에슈에게 기사가 진짜냐고 대한 추궁까지 당하게 된다. 이에 말대꾸를 하며 '내 친아버지가 아니다'고 자신의 친부임을 부정하지만 소비에슈가 바로 방에서 나가버리자 당황한다.
서궁 정원에서 아기 인형을 가지고 놀던 중[101] 자신을 찾아온 로테슈 자작에게서 에벨리가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친딸일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듣게 된다. 이에 경악하며 부정하려 하였으나 로테슈 자작이 사실확인 겸 에벨리와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친자검사를 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친자검사를 해도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으니 대차게 거부한 뒤 로테슈 자작이 르베티를 찾고 있음을 근거로 대놓고 로테슈 자작에게 빈정거렸으나 로테슈 자작이 여비와 안의 양육비를 요구하자 여비만 내주며 로테슈 자작이 가자마자 다시 아기 인형을 가지고 논다.
친부가 보낸 하녀로부터 친부가 돈을 요구했음을 듣는다. 계속 친부에게 돈을 뜯기는 것에 열받아 했으나 어쩔 수 없이 하녀에게 돈을 내준다. 하녀를 내보낸 후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억울해하던 중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자신을 찾아오자 또 돈을 요구할까봐 불안해하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것임을 알고 안심해 에벨리에 대한 험담을 하면서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로테슈 자작에게 들은 정보가 신경쓰였는지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그 여자가 궁에 있는 것이 싫다'며 에벨리를 궁에서 쫓아내달라고 부탁하며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에벨리를 해치라고 유도한다.[102]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나간 후 달력을 보며 자신의 황후로서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하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한 뒤 황후 자리를 유지할 방법들을 생각해내며[103][104] '나는 위기 때마다 스스로 역경을 이겨냈으니 이번에도 이겨낼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아기를 안는 연습을 위해 아리언에게 '공주와 체형이 비슷한 아기를 '''빌려오라''' '고[105] 요구했으나 마침 알렌이 웬 아기를 안고 왔다는 보고를 듣고 그 아이가 안임을 직감해 아이를 안는 연습에 대한 좋은 기회라고 여긴 후 알렌을 응접실에 들여보냈으나 알렌이 자신에게 반말을 해대는 것에 불쾌해한다. 이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알렌을 내보내려던 찰나 알렌에게 '안은 동대제국 황후인 네 첫째 아이이니 황후의 첫째인 안에게 준황자의 대우를 받게 해달라', '첫째가 서자인데 둘째가 공주님이면 첫째가 불쌍하지 않냐?'는 개소리를 듣게 되어 공포에 질린다.[106]
이후에도 계속 에르기와 어울린 덕분에 카를 후작에게까지 '이젠 평민들이 보는 신문에까지 황후 폐하와 에르기 공작의 밀회가 실렸다', '제발 에르기 공작과의 만남을 자제해달라'는 애원을 듣게 된다. 이에 '난 폐하에게 위로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근데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받는 건 안 되냐?'고 따졌으나 '황후는 그런 자리다'는 반박을 듣게 된다. 이에 '황후도 정부를 둘 수 있는 나라에서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안 되는거냐?'고 떼를 썼으나 '황후 폐하는 다른 황후 폐하와는 상황이 다르시다', '황후 폐하는 나비에 황후 폐하를 몰아내고 황후 자리에 앉으셨으며 그렇게 된 데에는 황제 폐하와의 동화같은 사랑이 컸다'는 꾸지람을 듣는다. 그러나 이를 귀담아듣거나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폐하가 먼저 정부를 들였고, 먼저 나를 냉대하는데 나 보고 어쩌라는 거냐?, 에르기 공작과는 이전부터 친했는데 폐하의 총애가 없어지자마자 추문이 생겨대는 건 매우 이상하다"며 소비에슈의 탓을 한다'''.[107][108] 동시에 자신과 에르기와의 밀회를 먼저 쓰고 자신의 조산과 그럼에도 건강하게 태어난 글로리엠의 이야기를 뒤에 써 글로리엠의 출생을 의심하게 한 조앤슨을 원망한다.[109] '로테슈 자작과 알렌, 이스쿠아 자작부부와 자기 친부, 조앤슨이 내 목을 조르며 나를 궁지에 몬다'며 자신이 불행한 이유를 그들의 탓으로 돌리는 건 덤.
이에 우울해하던 중 귀족들과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에벨리를 험담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자신을 두둔하고 칭찬하며 소비에슈가 자신을 아껴줘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모습에 흐뭇해하며 잠에 빠지려던 찰나 나비에의 임신 소식을 듣고 놀라서 잠에서 깬다.[110] 뒤이어 '나비에 황후가 하인리 황제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분노해하며 '''"나는 누구 때문에 고생하는데 자기는 안 좋은 건 팽개치고 가서 잘 사는거냐?, 나는 아이도 못 보는데 그 쪽은 임신을 했냐?"'''며 나비에에 대한 질투심과 시기심에 휩싸이는 동시에 '하인리 황제도 처음부터 그 여자를 사랑한 건 아니지 않았나?'는 개소리를 지껄인다.[111]
사람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바로 에르기의 방으로 간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챈 에르기가 안부를 묻자 '날 구덩이에 밀어넣고 간 주제에 혼자만 잘 살고 있어서 싫다'며 나비에를 험담한다. 에르기가 여행가는 듯한 차림새를 하고 있는 것에 궁금해하며 '어디 가냐?'고 묻지만 나비에의 임신 축하 파티에 간다는 사실에 속으로 재차 열받아했지만 하인리와 에르기 공작이 절친이기에 겉으론 수긍해준다. 나비에의 임신 축하 파티에 대한 참석 여부를 묻는 에르기에게 '난 지금 여기서도 대접을 못 받는 상황인데 거기 간다고 대접을 받을 수나 있겠냐?'며 시무룩해하지만 '타국의 황후이니 대접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동대제국의 황후를 대우하는 것은 국가적인 예의다'는 에르기의 대답에 바로 솔깃해한다. 속으로 '그 여자가 행복을 과시하는 모습은 보기 싫지만 하인리 황제는 보고 싶다', '내가 소비에슈 폐하와 이어졌기에 하인리 황제가 그 여자랑 이어진 것이니 하인리 황제를 한 번 떠봐야겠다'는 개소리를 지껄이는 건 덤.
서대제국에 가는 것에 대한 허락을 받기 위해 소비에슈를 찾아갔으나 소비에슈가 의외로 쉽게 허락해주자 바로 좋아하며 릴테앙 대공을 대동하고 나비에의 임신 축하 파티에 가 예전에 나비에가 자신에게 준 장식용 보검을 그대로 준다. 사람들 앞에서 나비에가 화를 내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나비에가 오히려 평소처럼 웃으며 보검을 받아들이고[112] 담담하게 말로 자신의 행위를 돌려까자[113] 바로 표정이 굳어지고 못마땅하다는 듯 가버린다.
직후 바로 하인리에게 다가가 '어쩌면 이 자리에서 하인리 황제 옆에 있는 사람은 나였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나와 나비에 황후의 입장이 반대였을 것이다'며 사람들 앞에서 '사실 하인리 황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였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편지 사건까지 거론한다.[114] 고맙게도 자신의 억지 주장에 맞장구를 쳐주며 이를 사실이라고 주장해주는 릴테앙 대공 덕분에 하인리를 압박할 수 있었던 찰나 이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던 나비에가 "'''라스타 황후. 그대는 내 남편들에게 항상 관심이 많군요. 아니면 내게 관심이 많은 건가?'''"라고 자신의 행위를 대놓고 돌려까면서 비웃는 바람에 중단된다.
그 후 동대제국으로 돌아온다. '나비에와 대면하는 것도 싫었지만 무엇보다 나비에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이 싫었다'고 생각하면서 나비에를 상대한 것을 떠올리며 우쭐대는 동시에 하인리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이젠 내게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내가 먼저 찬 것이니 상관없다'는 개소리를 지껄인다. 그러나 에르기의 말대로 동대제국의 황후인 자신을 서대제국 사람들이 매우 잘 대접해준 것은 매우 좋아해한다. 심지어 "동대제국에서 푸대접을 받을바엔 차라리 날 동대제국의 황후로서 대접해주는 서대제국에 눌러 앉아 살겠다"는 매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는 건 덤.[115] 그러나 자신이 서대제국에 있으면 그 틈을 타 소비에슈가 마음대로 여자들을 만나고 다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우울해한다. 서궁에 들어가려던 찰나 여전히 알렌이 안을 안고 온 모습을 보게 된다. 이에 열받아서 알렌에게 말을 걸던 중 웬 전서조가 날아온 것을 보았으나 그냥 무시한다. 알렌을 빨리 돌려보내기 위해 안을 안고 있는 알렌을 서궁에 들여보내려던 찰나 그 전서조가 안의 모자를 벗겨버리고 결정적으로 라스타가 고함을 지른 탓에 '''안의 존재를 그 장소에 있던 모든 이들에게 들킨다.'''[116]
라스타와 똑 닮은 안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 이후 자신과 안의 관계[117] 로 인해 '라스타 황후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걸 숨기고 소비에슈 황제와 재혼했다'는 의혹에 시달린다. 또한 이를 놓치지 않았던 파르앙 후작이 귀족들을 부추겨 '혹시 글로리엠 공주와 황후의 첫째 아이의 아버지가 같은 사람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까지 한 바람에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릴테앙 대공에게 큰 파티를 열어달라고 부탁하고, 그 파티에서 사람들에게 '난 이번이 초산이고 이전에 결혼을 한 적이 없다', '그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다'는 입장을 표하며 안이 자신의 아이임을 부정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똑같은 두 아이의 외모 때문에 이는 전혀 소용이 없었고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기에 도리어 공주의 친부에 대한 논란이 생기게 되면서 '글로리엠 공주의 친자검사를 해야한다'는 여론에 시달리게 된다. 거기다가 안에 대해 입을 다물며 소문을 증폭시키던 알렌이 '사람들이 안을 보려고 저택에 찾아오니 나 좀 도와달라'는 편지를 보내는 바람에 열받아서 편지를 찢어버리며 '르베티가 아니라 이 새끼를 죽여버렸어야했다'고 알렌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이에 전전긍긍하다가 저번처럼 사교계의 뼈다귀 역할을 타인에게 넘기려는 생각을 했지만 곧 불가능함을 깨닫고[118] 더욱 괴로워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침묵하던 소비에슈가 친자검사에 응한다는 입장을 표하면서[119] 글로리엠의 친자검사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심지어 파르앙 후작이 아예 한 술 더 떠 그동안 제기되었던 황후의 친부 논란을 근거로 '이왕 공주의 친자검사를 하는 김에 황후의 친부에 대한 친자검사까지 같이 받자'는 여론을 만들어내면서 자신의 친부에 대한 친자검사까지 받아야하는 상황이 된다.
친부가 나타났을 때와 동일하게 친자 검사를 거부했지만 전과는 달리 오히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더더욱 수군거리게 되었고 아예 '혹시 글로리엠 공주가 황제의 핏줄이 아닌 게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리게 된다. '친자 검사를 받으면 내가 귀족 핏줄이 아님이 들통난다, '평민 출신 황후를 어머니로 둔 글로리엠이 무시당할 것이다'는 이유를 들어 친자 검사를 받으려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물론 다시 에르기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려 하지만 이미 에르기와의 추문이 정점이기에 에르기를 찾아가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친자 검사를 받기로 결정한 후 친부와 양부모가 모두 행방을 감추게 하여 사람들이 자신의 친부 논란에 대해 떠들지 않게 하려하는 생각을 한다.
친부가 보낼 하녀를 기다리면서 '혹시 이번에 친부가 다른 행동을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친부가 보낸 하녀가 오자 망연자실해하며 친부가 보낸 편지[120] 를 보고 기대감이 깨진다. 이에 절망에 휩싸여 '대체 뭐 때문에 나는 쓰레기 같은 친부로 인해 고생하고, 그 여자는 잘나고 좋은 부모를 만나 사랑받으며 자란 거냐?'며 자신과 나비에의 가정환경의 대비에 대해 억울해 한다. 심지어 '그 여자도 힘들었던 적은 있겠지만 적어도 나만큼은 아닐 것이다'라고 자신의 불행을 나비에의 불행과 비교하며 '애초에 쥐고 태어난 것이 달랐다'고 자기합리화를 시전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자기 죄를 내게 전가한 친부나 아이를 낳은 날 버린 알렌이 아닌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많이 가져보고 싶었고 조그만한 행복을 가지고서 웃으며 행복해지고 싶었다'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변명하기까지에 이른다. 여기서 스스로도 자신의 불행의 원인이 나비에의 황후 자리와 나비에의 남편을 빼앗고 분수를 지키지 않아서였음을 눈치채지만 이내 평소처럼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부정해버린다. 오히려 '난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불행했고 뭔가를 해보려 했는데 더욱 불행해졌다', '분수를 지키며 평생 노예로 살다가 허무하게 죽었어야했냐?'고 징징거리기까지 한다.[121] 모든 게 자신의 악행 때문에 초래된 일이었음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채 서러움이 폭발했는지 엉엉 울며 주먹으로 카펫을 내리치다가[122] 순식간에 울음을 그친다.
울음을 그친 직후 마음을 바꾸어 친부를 직접 살해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응접실로 나가 친부가 보낸 하녀에게 '마지막 선물이니 내 친부가 직접 궁에 오게 하되 뒷길로 오게 해달라'고[123] 부탁한 뒤 방으로 돌아와 미리 빼둔 보석 반지를 집어서 주머니에 넣고 비수를 소매 뒤에 달아 친부를 살해할 준비를 마치고 뒷길로 나간다. 뒷길로 온 친부를 목격하였으나 웬 기사가 친부를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 그 기사가 소비에슈가 보냈음을 눈치채는 동시에 친부를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믿고 기뻐해 바로 이스쿠아 자작부부를 불러 '잠시만 동대제국을 떠나있어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며 위로를 해주는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차라리 두 분이 내 친부모였다면 좋았을거다'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은 물론 로테슈 자작에게 주려던 돈까지 합쳐 여비를 두둑히 챙겨준다.
이스쿠아 자작부부를 보낸 후 소비에슈를 찾아갔지만 침실에 나란히 걸려진 글로리엠과 나비에의 초상화를 보고 매우 어이없어하며 헛웃음을 짓는다.[124] 이에 열받아하던 중 소비에슈가 들어오자 '날 사랑하신 게 맞느냐?'고 물었지만 무시당한다. 답을 재촉하며 '만약 그 때 덫에 걸린 사람이 다른 사람이였어도 구해주실 것이었냐?'고 재차 물었지만 이번에도 무시당한다. 심지어 '그 사람을 정부로 들였을 것이시냐?'고 물은 것에 침묵하기까지 하자 소비에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소비에슈에게 실망해 '친자검사를 받겠다'는 말만 한다.[125]
잠시 논란이 잠잠해지고 친자검사가 미뤄지자마자 바로 에르기를 찾아가 대뜸 '안을 납치해달라'고 요구한다. 자신의 요구에 황당해하며 '그 아이는 당신의 아이지 않냐?'고 묻는 에르기에게 '그 아이는 죽었다', '그 아이의 망령이 우리의 미래를 망칠거다'며 재차 안이 자신의 아이임을 부정한다. 이에 어이없어하는 에르기가 '그 아이를 어떻게 해달라는 것이냐?'고 묻자 '되도록 먼 나라에 있는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넘겨달라'고 안을 대놓고 외국에 버려달라고까지 요구한다. 이에 에르기가 '난 아직 영지를 못 받았다', '당신이 날 이용만 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냐?'고 정부 계약의 조건을 이행하라고 요구하자 '지금은 때가 아니지만 반드시 주겠다'며 재차 에르기가 내건 조건인 바닷가가 있는 영지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내게 증표를 써달라'며 증거를 달라는 요구까지 듣는다.
이후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라스타의 유도에 넘어가 사절단으로서 서대제국으로 향하던 에벨리가 탄 마차를 망가뜨려 그녀를 죽이려고 시도했다가 하인리와 나비에에게 발각되고 그것이 소비에슈에게 알려진다. 애초에 자신이 비난을 받지 않으려고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알아서 하도록 사주한 것과는 무색하게도 소비에슈는 이미 라스타에 대한 신뢰를 잃을대로 잃은 탓에 이스쿠아 자작부부를 심문한 것만으로도 에벨리의 살인 교사가 라스타의 소행이라고 완전히 확신한다.[126]
알렌이 안이 사라졌다며 계속 편지를 보냈으나 내내 무시하고, 결국 알렌이 직접 황궁에까지 찾아와 소란을 부리자 분노해 알렌을 당장 감옥에 가두라는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뒤늦게 아차 싶어서 알렌을 도로 감옥에서 꺼내려 했으나[127] 소비에슈의 명령을 받은 호위들은 알렌을 꺼내주지 않는다.[128]
2.6. 친자 검사와 몰락의 시작 (179화~ 195화)
글로리엠의 친자검사 당일, 동행한 베르디 자작부인으로 인해 매우 오랜만에 글로리엠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된다. 베르디 자작부인에게 '당신도 공주가 폐하의 친딸이 아닐거라 생각하냐?'고 차갑게 묻지만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친딸이라 생각한다는 베르디 자작부인의 답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이전 베르디 자작부인의 배신을 생각하며 마차에 올라 신전으로 간다. 친자 검사 결과에 대해 자신만만해며 향후 자신의 처지에 대해선 '문제가 될 안은 이미 치웠다', '폐하와 귀족들이 내 과거를 공격한다한들 증거가 없다', '설령 처벌한다한들 폐위밖에 못 할 것', '심한 벌은 받지 않을 것이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심지어 미래에는 성장한 글로리엠이 친모인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예 '하인리 황제가 나비에를 구출했듯, 에르기 공작이 나를 구출할거다'고 에르기에게 기댈 생각까지 하는 건 덤.
신전에 도착했으나 에르기로 추정되는 사람의 그림자를 보고 놀라 신관에게 묻지만 자기 혼자 청소 중이었다는 신관의 답에 의아해한다. 하지만 이내 그러려니 하다가[129] 호위의 재촉에 친자 검사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간다. 신전에 들어가자마자 자신을 보고 웃는 글로리엠을 보며 마음을 다잡지만 친자검사를 받는 자신을 지켜보는 귀족들의 모습에 울컥한다. 이내 '곧 공주를 의심한 이들이 무릎을 꿇을거다'고 스스로 위로한 뒤 소비에슈와 글로리엠의 친자 검사를 받지만, '''친자검사 결과,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딸이 아님이 밝혀진다.'''[130]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딸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진실에 '이건 말도 안 된다'며 필사적으로 부정하지만 소비에슈의 "그래. 네 말처럼 이건 정말 말이 안 되지."라는 허무한 말만 듣는다. 심지어 소비에슈에 의해 불려온 알렌과 글로리엠의 친자검사를 받을 처지에 놓인다. 이에 기겁해서 소비에슈에게 차라리 우리가 다시 친자검사를 하자고 요청하지만 묵살당한다. 이 와중에 '결과가 조작된 것', '피를 '''작게'''[131] 빼서 결과가 이상하게 나온 것이며 많이 빼면 결과가 제대로 나올거다'는 헛소리를 해 소비에슈와 신관, 지켜보는 귀족들을 황당하게 한 건 덤.[132] 그럼에도 소비에슈가 알렌과의 친자검사를 진행하라고 명령하자 아예 뒤로 물러나 '폐하와 하는 것이 아니라면 받지 않겠다', '나에 대한 모욕이다'고 격렬히 거부한다.
그 와중에도 알렌이 계속 자신을 이름으로 부르자 분노에 차서 알렌의 정강이를 구두로 찍어버린다. 이를 한심하게 지켜보던 소비에슈의 명령으로 주변의 기사들에게 붙잡혀 단상 앞으로 끌려가자, 비참하게 울부짖으며 아직 자신이 황후임을 내세우면서 거부하지만 결국 강제로 피를 뽑히게 된다. 자신의 피를 짜낸 후에야 기사들이 자신을 놓아주자 울면서 기사들을 폭행하기까지 해 이를 보던 몇몇 귀족들의 혀를 차게 만든다.[133] 하지만 자신과는 비교도 안되게 기사들에게 거칠게 다뤄지는 알렌을 보고 겁에 질린다.[134]
그리고 두번째 검사에서 '''글로리엠이 자신과 알렌의 딸이였음이 만천하에 밝혀진다.'''[135]
이에 비명을 지르며 '난 저 자와 얼굴도 마주하기 싫을 정도다', '내가 저 증오스러운 놈과 공주를 가졌을리 없다', '폐하를 두고 저딴 자와 아기를 가졌을리 없다'고 알렌과의 관계를 부정하는 동시에 여전히 글로리엠은 소비에슈의 하나 뿐인 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처절한 외침에도 소비에슈에게 무시당하고, 구경 온 귀족들까지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황제 폐하 앞에서 저런 발언이라니', '말이 참으로 거칠다', ''''화려한 옷을 입고 고귀한 자리에 앉아도 피를 맑게 하진 못하는 거다''''라는 등, 친자검사와 전혀 상관없는 라스타의 신분까지 싸잡아 조롱하며 그녀를 더욱 한심하게 여긴다.
그러던 와중 에르기가 안을 데리고 신전에 온 모습을 보게 된다. 심지어 에르기가 "어쩌다 이 애를 떠맡게 되었는데, 아이 아버지와 아이 어머니가 모두 여기 있단 이야기를 들어서요. 돌려주려고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사실상 안 역시 라스타의 사생아임을 폭로한다. 에르기의 그 모습에 오만가지 감정에 휩싸이며 그가 왜 여기에 나타난 것인지, 자신과 알렌을 두고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란 표현을 쓴 것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내 소비에슈에게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딸이 맞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애원하지만 무시당한다.
설상가상으로 라스타와 똑 닮은 안을 본 귀족들이 소비에슈에게 라스타가 과거를 숨기고 소비에슈와 재혼했다는 소문이 맞는지 확인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누가 봐도 자신과 알렌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안을 두고 친자검사를 요청하는 귀족들의 모습에 눈에 핏대가 설 정도로 분노한다. 이 와중에도 '폐하는 모든 걸 알면서도 나를 받아들였다', '자신과 공주가 궁지에 몰려있는데 소비에슈 혼자서 상처입은 피해자인 척 한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동정받는 소비에슈를 탓하며 책임전가를 하는 건 덤.[136] 소비에슈는 자신이 도망 노예 출신인 걸 알면서도 받아들였고 귀족들까지 속여주었으니 아예 거짓말은 아니지 않냐며 소비에슈의 비밀을 폭로하고 싶어한다. 물론 자신이 이런 주장을 펼친다고 해서 귀족들이 순순히 믿진 않겠지만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있을테니, 그 정도만이라도 소비에슈에게 해를 끼치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밀을 밝히는 건 한순간이고 마음에 드는 결과를 낸다는 보장도 없지만 비밀을 쥐고 있으면 힘이 되니 충동을 억누르며 소비에슈의 약점을 잡아 소비에슈와 협상하겠다는 생각을 한다.[137] 하지만 이를 악물고 알렌만을 노려보는 자신의 모습에 귀족들에게 '염치없다', '과거를 속인 것도 모자라 자작 아들의 서녀를[138] 공주로 속이려했다', '곧 이혼하겠다', '이혼이 뭐냐? 쫒아내야 한다', '저런 사람 때문에 나비에 님만 안 됐다'라는 비난을 듣는다. 소비에슈에게 잘못했다고 빌며 '공주는 정말로 폐하의 딸이다', '공주의 친자검사를 다시 하자'고 애원하지만 묵살당하자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현실을 부정하기까지 한다. 직후 소비에슈의 명령에 의해 알렌과 안의 친자검사를 받을 처지가 된다.
안의 친자검사를 명령한 소비에슈가 먼저 신전에서 나가버리자 소비에슈를 뒤쫒으려 했지만 기사들에게 가로막힌다. 황명을 따르라며 자신을 붙잡는 기사들을 뿌리치려 했지만 기사들에 의해 단상에 끌려와 알렌과 안의 친자검사를 받게 되고, '''안 역시 자신과 알렌의 자식이였음이 만천하에 밝혀지게 된다.'''
신전에서 돌아온지 하루가 지나서야 친자검사 결과에 대해 '공주가 왜 알렌의 딸이 된 것이냐?'며 여전히 현실을 부정하는 동시에 안을 데리고 신전에 나타난 에르기 공작을 원망한다.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자신의 딸은 공주가 아니게 되었고, 자신은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버린 현실에 괴로워한다. 이내 글로리엠을 공주 자리에서 폐위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단 소식을 듣고 하녀에게 상황을 들으려 글로리엠의 행방을 묻지만 사람들은 글로리엠의 위치도 알려주지 않는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그 하녀에게 글로리엠에 대해 물어보지만 "제게 물으셔도 알 리가 없지요. 직접 가서 알아보시는 게 빠르지 않으세요?"라는 쌀쌀맞은 대답만 듣는다. 마치 라스타를 "네 딸을 왜 공주라 불러? 이젠 공주가 아니지 않아?"라고 조롱하는 듯한 하녀의 얼굴과 태도에 자존심이 상하고 기가 막혀한다. 앞으로 쫒겨날 거라 한들 자신은 아직 황후인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이 직접 어려운 이들 중에서 데려와 잘 대해 주고 고용한 하녀마저 벌써부터 자신을 쫒겨날 사람 대하듯 하자 열이 받아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며 화를 낸다.[139]
자신을 황후 취급도 안 하는 하녀가 밉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하고 기도 차지 않아 "너... 정말 무례하구나."라고 중얼거리지만, 역으로 하녀에게 '무례한 건 황후 폐하시다', '감히 황제 폐하를 속이고 뻐꾸기를 까시지 않았냐?', '글로리엠 역시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니 공주는커녕 귀족이라 할 수도 없다'는 지적을 듣게 된다. 자신의 딸을 뻐꾸기라고 조롱하는 하녀의 말에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하녀의 정강이를 걷어차며 폭행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내가 뻐꾸기를 깠든 공주가 뻐꾸기가 되든, 너는 벌레다! 뻐꾸기가 먹건 종다리가 먹건, 어차피 처먹히는 벌레라고! 지금은 내가 황후이고, 너 하나는 내가 죽일 수 있어!"'''라고 욕까지 하며 하지 말라고 비명을 지르는 하녀를 폭행한다.[140] 이에 도망치려는 하녀를 끝까지 쫒아가 때리려고 한다.
그러나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자신을 찾아온 에르기와 부딪쳐 멈춰 선다. 에르기를 보자마자 얼굴이 일그러지며 그제서야 신전에서의 일이 떠올라 배신감과 섭섭한 마음이 급격히 솟구쳐 "나쁜... 나쁜 놈"이라고 말하며 자신에게 왜 그랬냐고 묻는다. 이에 라스타의 안색이 나빠졌다며 태연하게 묻는 에르기에게 다시 따지지만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는 말을 듣는다. 에르기의 말에 의문을 가지던 찰나 '이 곳에서 이야기해봐야 좋을 게 없다'는 에르기의 말에 기사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자신들을 보고 있음을 눈치채고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자신의 방에 들어온 에르기가 의자에 앉으려하자 바로 제지한 후 자신에게 왜 그랬냐고 재차 묻는다. 자신의 추궁에 에르기가 안을 버리라는 요구에도 안을 버리지 않은 일, 안을 데리고 신전에 온 일 등, 라스타의 악행을 언급하며 되묻자, 에르기가 자신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믿기지 않아서 섬뜩해한다. 이어 에르기가 가방에서 차용증과 항구 양도 서류를 꺼내자 충격을 받는다.
차용증을 보여주며 슬슬 돈을 갚으라는 에르기의 요구에 기겁해 나한테 왜 이러냐며 따지지만 에르기는 라스타가 스스로를 3인칭화 하던 말투가 변했다는 소리만 한다. 이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에르기의 모습에 이 순간이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끼다가 이내 분노에 차 '지금 뭐 하자는거냐?'고 소리치지만 에르기가 자신의 답에 말대꾸를 하자 결국 울부짖으며 '내가 뭘 잘못했냐?', '우린 친구 아니였냐?'고 화를 낸다. 이에 '우정도 돈 앞에 흔들리는 법'이라는 에르기의 답에 '먼저 빌려준거지 않냐?', '내가 빌려달라고 협박이라도 했냐?', '그 차용증은 갚는 기한도 정하지 않은 서류다'고 부정한다. 갚는 기한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스스로의 말에 잠시나마 희망을 품던 찰나[141] 에르기는 라스타의 속내를 다 알겠다는 듯이 라스타가 여전히 당당한 황후의 위치에 있었더라면 굳이 갚으라고 재촉할 필요는 없었다고 지적한다. 이 말에 심장이 섬뜩해져 멍해있다가 에르기의 의도를 눈치채고 경악한다.[142]
이에 더욱 놀라서 '설마 처음부터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냐?'라고 묻고 에르게에게 '빨리도 알아듣는다'는 쐐기가 박힌 답을 듣는다. 이어서 에르기가 '사람들이 다들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아주 더럽고 못된 나쁜 놈이라고.'라며 자신의 악평에 대해 언급하자 그제서야 소비에슈의 충고를[143] 떠올린다. 단순히 소비에슈의 질투라고 여겼던 그 충고가 사실이었다는 충격에 '정말 왜 이러냐?'고 에르기에게 추궁한다. 말했다시피 돈 때문이라는 에르기의 답에 처음부터 돈 받을 생각 따위 없지 않았냐고 소리를 지르다가 끝내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뒷걸음질 친다. 왜 그랬는지가 중요하냐는 에르기의 질문에 '중요하다', '내가 대체 뭘 잘못했냐?'고 외친다. 본능적인 두려움에 계속 뒤로 물러나면서 '차라리 나비에 황후가 그랬다면 이해라도 하겠다, 근데 당신이 나한테 왜 이러냐?'는 말을 하는 건 덤.[144]
하지만 에르기는 심드렁하게 '나라면 다른 게 궁금할 것 같다며 어쨌든 차용증을 갚을 능력도 안 되시는 것 같고 앞으로도 갚을 능력이 안 되실 것 같다'라고 말하며, 현재 빈털터리인 라스타의 상황을 확인사살한다. 그런 에르기의 지적에 변명을 못 하고[145] 말없이 그를 노려보다가 '돈은 그렇다 쳐도 항구라도 챙겨야겠다', '황후 폐하는 아직 이혼하지 않으셨으니 이 서류는 황제 폐하께 보여드려야겠다'는 통보까지 듣는다. 자신을 더욱 몰락시킬려는 에르기의 태도에 끝내 눈물을 흘리며 "너... 정말 나쁜 새끼구나"라고 말한다.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던 사람이자 믿음이었고 우정이었던, 어쩌면 소비에슈보다도 더 믿었던 에르기 공작이 자신을 배신하는 형국에 발밑이 무너지는 느낌을 느낀다. 심지어 에르기가 왜 저러는지 알 수가 없어서 더욱 아득해한다.
결국 참지 못하고 '왜 이러냐?'고 다시 묻고 이에 집요하다는 에르기에게 왜 이러는지만 말해달라고 애원한다. 이어서 이해가 안 된다며 '우린 잘 지내지 않았냐', '내가 가엽다고 하지 않았냐', '내가 노예로 태어난 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냐'라고 항변하지만 오히려 에르기에게 '노예로 태어난 건 당연히 그대 잘못이 아니지, 아가씨.'라는[146] 차가운 대답만 듣자 어안이 벙벙해져 그를 쳐다본다. 에르기가 '그건 덮어줬다', '그걸 쓸지 말지 고민했지만 역시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내게 그 서류를 전달한 사람은 의도가 다른 것 같다'라고 말하자 무슨 소리냐고 묻는다. 이어 에르기가 '나도 늘 궁금했어. 대체 왜 이러는걸까. 이유를 안다고 해서 변하는 거 없는데. 근데도 이유를 모르면 더 억울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자 황당해하지만 곧 허탈한 기분에 어차피 배신한 놈은 배신한 놈이라며 에르기를 완전히 증오하게 된다.
에르기에게 지옥에나 가버리라며 진심으로 그를 저주하지만 에르기가 천연덕스럽게 '그래서 같이 가자고 손도 내밀었잖습니까?'라고 라스타를 비웃자 그의 뺨을 친다. 뺨을 맞은 부위에 상처가 나 피가 흐르는데도 에르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걱정 마, 아가씨. 혼자 보내진 않을테니'고 말하고 가방을 챙겨 돌아가자 저게 무슨 뜻이냐고 생각하다가 이내 헛웃음을 터트린다.[147] 웃고 있는데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유 모르는 악의만큼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내 일이 어디서부터 틀어졌나 했더니 시초는 알렌이었고 그 다음은 에르기였다는걸 깨닫는다.[148]
이후 글로리엠의 친자검사를 지켜본 조앤슨이 친자 확인 사건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서대제국에 있는 나비에와 나비에의 시녀들에게까지 글로리엠과 관련된 소식이 알려진다. 심지어 이 기사에서 공공연히 나비에를 '재혼 황후'라고 놀리던 라스타야말로 '재혼 황후'였다며 모순적이라고 조롱당함과 동시에, 나비에와는 달리 라스타는 두 남편 모두 정식 남편이 아니였다며 본인의 문란한 남자 관계까지 비난받게 되었다.[149] 설상가상으로 에르기가 자신의 차용증과 항구 양도 서류를 언론에 터트린 덕분에 여론이 극도로 나빠졌다. 나비에를 그렇게 폐비라고 불러대더니만, 이대로 가면 정작 본인이야말로 폐후가 될 판.
이후 소비에슈로부터 라스타가 르베티의 납치를 사주하고 노예로 팔아버리려 했다는 걸 알게된 로테슈 자작도 라스타를 지옥으로 함께 끌고가겠다고 할 정도로 분노해 완전히 적으로 돌아선다. 설상가상으로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를 더욱 궁지로 몰기 위해 일부러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에벨리가 그들의 친딸이며, 라스타는 그걸 알고도 일부러 숨기고 그들 사이를 이간질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당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이스쿠아 자작부부도 라스타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에 치를 떨고, 기존의 라스타를 두둔하던 태도마저 버린 채[150] , 라스타를 에벨리의 인생에서 치워버려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그들의 가짜 딸이란 것도 들통날 위기에 처했다. 에르기에 이어[151] 몇 안되는 자신의 유일한 우군이었던 이스쿠아 자작부부마저 스스로의 만행 때문에 잃게 된 셈.
아직 공식적으로 죄를 추궁당하지 않았기에 황후로서 대우받으며 서궁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건 서궁 안 뿐이어서 벗어나려고 하면 소비에슈가 보낸 기사들이 막아서는 등, 사실상 서궁 안에 감금당한다. 노예 시절 안을 임신했을 때도 '노예가 손주를 임신한 게 불쾌하다. 남들이 알면 수치다'라는 로테슈 자작에 의해 좁은 방 한 칸에 갇힌 적이 있었기에, 서궁 안에서만 지내는건 물리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갇혀 있다'는 상황 자체에 과거를 떠올리고 괴로워 한다. 이전에 남자 귀족들만 티파티에 초대한 이후 여성 귀족들과는 틀어진데다가 그나마 자신을 찾아와주던 몇몇 남자 귀족들조차 요즘 발걸음이 뜸해지고, 자신이 직접 데려온 하녀들은 아예 라스타가 황후의 위엄이 사라지자마자 앞장서서 그녀를 배척하는 상황인지라 그 누구에게도 힘을 얻지 못한다.
그렇게 하녀와 하인, 기사들에게마저도 배척받는 상황에서도 궁지에서 빠져나갈 방도를 찾기 위해 생각을 거듭한다. 그러나 최후의 힘이 되어 주던 에르기는 강렬하게 뒤통수를 치고 가버렸고 베르디 자작부인도 글로리엠만 데리고 가버린 절망적인 상황에서 '처음부터 랑트 남작을 가까이하는 게 나았을까?'라고 뒤늦게 후회한다. 랑트 남작이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게 된 일과 에르기와 어울리는 걸 못마땅하게 여긴 일, 나비에가 랑트 남작에게 의지하는 게 좋을 거라 충고한 일들 때문에 그를 일부러 멀리했지만 그 결정을 새삼 후회한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실수는 랑트 남작을 믿지 않은 게 아니라 알렌의 배신을 겪고서도 또 다른 사람을 믿어버린 것이라며, 자신 외의 다른 사람은 절대 믿어서는 안 되었다며 어이없는 자기합리화를 한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돼. 어떻게든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며 걸어가던 중 서궁 정원 입구 쪽에 웬일로 사람의 모습이 보이자, 그간 방문객이 없던 터라 산책하던 걸 멈추고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그쪽으로 다가가 그 사람이 랑트 남작임을 알게된다. 소비에슈가 자신에게 몹시 화가 난 와중에 랑트 남작이 찾아올 줄은 몰랐던지라 멍하니 그의 이름을 중얼거린다. 이에 랑트 남작이 착잡한 얼굴로 인사하자 '라스타는...'이라고 대답하려 하지만, 랑트 남작이 주위를 둘러보고서 비밀리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듯이 안에 들어가서 얘기해도 괜찮겠냐고 물어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오라고 한다. 그런 랑트 남작의 처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이 서궁 안에 믿을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돌아다니는 하인들 앞에서 말을 하면 분명 이야기가 부풀려져 새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장서서 걸어가 마침내 응접실에 들어가지만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차와 과자를 내오는 하녀에게 나가라 눈짓하고서 하녀가 나가자마자 문까지 잠근다. 혹시 누가 대화를 엿듣지는 않나 거듭 확인한 후에야 자리에 앉아 랑트 남작에게 무슨 일로 온 것이냐고 묻는다. 랑트 남작이 '로테슈 자작과 알렌이 황제 폐하를 속여 가짜 공주를 만든 일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라고 알려주자 로테슈 자작까지 재판을 받았냐고 되묻는다. 랑트 남작이 이런 소식을 전하는게 미안해서 라스타의 눈치를 보며 로테슈와 알렌 모두 감옥에 있다고 알려주지만, 오히려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천사 같은 미소를 띄우고 환하게 웃으며 '''"참으로 기쁜 일이네요."'''라고 말한다.
이 모습에 랑트 남작마저 라스타가 이 일이 자신에게는 해가 없을 거라고 여기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당혹스러워하며 자신을 넋 놓고 보자,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인다며 가볍게 웃는다. 사실 라스타도 로테슈 자작이 재판을 받게 된 게 절대로 자신에게 좋지 않다는 것도, 로테슈 자작이 자기 죄를 밀어내기 위해 없는 죄를 만들어내서라도 자신까지 물귀신 작전으로 끌어들일 것도 잘 알고 있었다.[152] 하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로테슈 자작이 파멸하게 되는 것에 몹시 기뻐하며, '그 사람은 라스타를 늘 괴롭혔으니까요'라고 철 없는 척을 하며 말할 뿐 랑트 남작의 오해를 굳이 풀지 않는다. 이런 식의 무지가 앞으로 겪게 될 일에 좋은 방패이자 무기로서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후 노릇을 하는 데 무지하단 건 모욕이지만 죄를 감하는데 있어선 무기가 될 수 있고 자신을 지켜 줄 것이라며, 랑트 남작 같은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해서 그동안 저지른 악행에 대해서 감형을 받을 뻔뻔한 궁리를 한다.[153] 예상대로 랑트 남작은 라스타가 이 와중에 자기를 괴롭힌 사람이 벌을 받게 되었단 걸 좋아한다고 착각해 난처해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부러 더 해맑게 '소식을 전해주어서 고마워요, 랑트 남작'이라고 인사한다.
이 의도는 정확히 먹혀서 라스타에 대한 동정심이 더욱 커진 랑트 남작에게서 로테슈 자작이 자기 죄를 덮기 위해 무엇이든 다 라스타를 탓할테니 '''"재판이 벌어지기 전에 도망치시는 게 어떨지요? 원하신다면 제가 황후 폐하를 돕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야반 도주를 제안 받는다.[154] 이에 좀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부탁하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랑트 남작의 독촉에[155] 일이 잘못되면 더 큰 곤경에 처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다고 재차 거절한다. 생명이 경각에 처했을 때는 빠른 결단도 중요하다고 설득하는 랑트 남작에게, 빠른 결단을 내리려다 실수를 해선 안 된다고 마지막까지 거절한다.
랑트 남작이 돌아간 후에도 '사람을 믿다가 일이 꼬였는데 이 와중에 랑트 남작을 믿어도 될까?'고 그의 제의에 대해 계속 고민한다. 직후 에르기가 전에 들렀다 앉았던 의자를 걷어찬 후, 씩씩거리다가 이마의 흉터를 더듬거린다. 랑트 남작을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문제지만, 설령 도주에 성공한다해도 자신에겐 이렇다 할 신분도 없음을 깨닫는다. 도망치면 동대제국 내에서는 절대 살 수 없으니 외국에서 정착할 생각도 해보지만, 그러려면 확실하게 자신의 신분과 출신지를 증명할 문서가 필요하다는 걸 눈치챈다. 그런게 없어도 노예로 살진 않겠지만 직업을 가지기 힘들테고, 초기 정착 비용이 없으니 먹고 사는 문제부터가 막막해질 것 또한 알게 된다. 더군다나 만약 도주 중에 무언가가 틀어져서 자신이 도주한 황후라는 게 들통나면 원래 받아야 할 벌에 괘씸죄가 더해져서, 더욱 큰 벌을 받게 될 것을 떠올리고 시름에 잠긴다.
그렇게 고민에 빠지던 중 문득 크리스타를 떠올리고, 서랍장에 삐쭉 나와있는 신문을 꺼내 서대제국 소식이 실린 신문을 찾아 읽는다. 컴프셔로 떠난 크리스타가 가족을 원망하며 자살했다는 소식이 실린 기사를 보고 망연자실해하며 신문을 다시 서랍장 안에 넣고 문을 닫는다. 크리스타도 제때 컴프셔로 물러났다면 권력은 잃었을지언정, '비운의 왕비'가 되어 사람들의 애정과 동정을 받으며 안락하게 지냈을 것을 상기한다. 그러나 그 길을 선택하는 대신 미래를 두고 모험을 했다가 서글픈 죽음을 맞이한 크리스타를 자신과 겹쳐보며 초조하게 손가락을 깨문다.
랑트 남작의 제의를 받아들여 황궁에서 탈출하는게 크리스타의 전철을 밟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황후 자리에 있으니 벌을 받더라도 절대로 죽을 일은 없겠지만, 괜히 다 버리고 도망쳤다가 더 큰 벌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 한다. 거기에다가 아직 자신에겐 소비에슈와 거래를 할 패가 하나 남아있음을 상기하고[156] , 일단 소비에슈를 찾아가 봐야겠다고 결정한다.
그러나 이전에 자신이 서대제국의 리버티 공작에게 보낸 나비에의 이혼 사유는 그녀가 불임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편지가 또 말썽을 일으킨다. 리버티 공작은 이 편지를 줄곧 보관하고 있다가 나비에에게 건네주는데, 덕분에 나비에와 하인리에게도 자신의 만행이 알려지고 만다.[157] 이로 인해 나비에와 하인리가 이 편지를 동대제국에 돌려주는 동시에 동대제국에 '라스타의 무례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는 항의를 표하면서 또다시 동대제국의 위신과 체면을 추락시켰다.[158]
하인리가 나비에에게 언급한 바에 의하면 라스타 역시 재판을 받는 것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복도로 나가서 자신을 감시하는 기사에게 소비에슈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복도에서 서성거리다가 다시 방으로 돌아와 초조하게 기다리던 중 기사가 소비에슈가 라스타를 데려오라고 했다고 알려준다. 거울을 보고 재빨리 머리를 정돈한 뒤 그대로 동궁으로 향하지만, 가는 길에 자신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의 '뻔뻔하다',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다', '저런 순진한 얼굴로... 쯧쯧'이라고 수근거리는 소리에 가슴 아파하지만 애써 모른 척 한다.
게다가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소비에슈마저 자신에게 얼음장 같은 시선만 보내며, 빨리 볼일만 보고 가라는 태도를 보이자 어렵게 입을 연다. 소비에슈에게 '날 어떻게 하실 생각이시냐?'고 묻지만 '네가 지은 죄에 따라 달라질거다'는 차가운 대답만 듣는다. 이에 '난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하며 자신의 죄를 부인하지만, 이제와서 발뺌하기엔 드러난 것이 너무 많다는 소비에슈의 일갈을 듣는다. 하지만 계속해서 '내가 도망 노예인 걸 알면서도 받아주신 건 폐하시다'고 떼를 써보지만, 소비에슈는 '난 네가 도망 노예란 걸 알던 거지, 이런 사람이란 걸 알던 건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이 말에 '폐하께서 처음 보았던 라스타와 지금의 자신은 같은 사람이다'라고 재차 항변하지만, 도리어 '네가 사랑했던 나와 네가 배신했던 나도 같은 사람이다, 라스타'라는 재차 차가운 대답을 듣는다.
한때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던 소비에슈가 대놓고 자신을 냉대하자 완전히 상처받은 얼굴이 되어, 오해가 있다면 전부 설명하겠다고 말해보지만 소비에슈는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소비에슈는 무슨 오해가 있냐며, 글로리엠이 자신의 딸이 아닌 데에 오해가 있냐, 에르기가 들고 온 라스타의 차용증과 항구 양도 서류에 오해가 있냐며, 자신의 악행을 줄줄히 언급하자 섬뜩해한다. 이내 잠시 말을 멈춘 소비에슈가 지독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라스타가 리버티 공작에게 나비에의 이혼 사유가 불임이라는 편지를 보낸 일을 언급하자, 예상치 못한 공격에 놀라서 '라스타는 그런 적이 없다'고 소리친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그런 라스타의 뻔뻔한 모습에 코웃음을 치며 그런 적이 없는 거냐 없길 바라는 거냐고 물으며, 서대제국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해 라스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사과하라 요구했다고 알려준다. 이 말에 '아직은 내가 동대제국의 황후다', '내가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건 동대제국을 망신시키는거다'는 매우 어이없는 억지를 대놓고 부린다.[159]
이에 소비에슈가 '넌 사과할 필요가 없다. 네가 동대제국을 대표할 일은 이제 없을 테니'라고 말하자 충격에 빠져 소비에슈를 바라본다. 결국 처량하고 가엾은 모습으로 눈물을 터트리며 '날 이제 전혀 못 믿는 거냐?', '내가 가엽다고 하시지 않았냐', '날 지켜주겠다고 하시지 않았냐', '그런데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이젠 날 구박하시냐?'며 여전히 대놓고 억지를 부려 소비에슈를 경악하게 한다. 소비에슈는 그런 라스타가 잠시 기가 막혀 자신이 말한 것 중 라스타가 하지 않은 일이 뭐냐고 묻자 '다요!'라고 소리치며 대놓고 자신의 죄들을 전부 부인한다. 소비에슈는 진심으로 기가 막혀 도대체 라스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못 잇자 '난 나비에가 불임이라고 하지 않았다'[160] , '불임이라 이혼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말했을 뿐이다', '폐하도 나비에가 불임일지도 모른다고 말하지 않았냐?'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을 펼친다.[161]
결국 자신의 억지와 떼쓰기에 완전히 지친 소비에슈에게 '혹시 모르니 이번엔 제대로 한번 얘기해보려 한 짐이 미쳤지'라고 독설을 날리며 라스타보고 물러가라고 한다. 이에 '날 어떻게 하실 생각이시냐?'라고 처음에 한 질문을 다시 묻지만, '재판을 받으면 답이 나올 거다. 대답은 재판관에게서 구해라'라는 소비에슈의 차가운 대답에 바로 울먹이면서 '살려주세요'라고 부탁한다. 놀라서 자신을 쳐다보는 소비에슈에게 처량하고 가엾은 모습으로 '날 너무 크게 벌하진 말아달라', '난 정말로 큰 죄를 지은 적이 없다', '황후 자리에 앉은게 죄라면 그건 우리의 죄지, 내 죄가 아니다', '그 외엔 난 정말로 잘못한 게 없다'고 애원하며 여전히 자신의 죄를 부인한다. 하지만 여전히 화가 난 소비에슈는 그런 라스타를 노려보다가 차갑게 재차 나가라고 지시하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힘없이 '네'라고 대답하고 돌아선다.[162] 문을 열고 나가기 전 소비에슈가 자신을 부르자 일말의 기대조차 하지 않은 채 돌아서서 '예, 폐하'라고 대답한다. 소비에슈는 라스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오늘 로테슈 부자와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재판이 모두 열리니 원한다면 참관해도 좋다고 지시하자, 왜 자신에게 재판에 참관하라고 한 건지 몰랐으나 생각한 후 참관하겠다고 대답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비서를 붙여주겠다고 하자 그게 랑트 남작이라고 예상했으나, 자신에게 붙여준 이가 랑트 남작이 아니라 피르누 백작이라는 사실에 당황해한다.[163] 피르누 백작에게서 공식적인 참관이든 비공식적인 참관이든 어느 쪽이든 편하신 대로 하라는 말을 듣는다. 이에 피르누 백작은 자신이 잘나가던 시절에도 교류가 없어서 서로 불편한 사이였는데, 반면에 랑트 남작은 도주를 제안할 정도로 자신을 신경써줬다는 걸 상기한다. 그렇기에 소비에슈가 일부러 자신을 도우려는 랑트 남작을 배제하고, 사이가 나쁜 피르누 백작을 붙였다고 생각한다.[164] 피르누 백작에게 공식적 참관과 비공식적 참관 중 어느 쪽을 추천하냐고 묻고, 그가 비공식적 참관을 추천하자 그 이유를 묻는다. 이에 피르누 백작이 재판의 당사자들이 전부 라스타와 관련 있는 이들이고, 그들이 라스타를 보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다고 설명한다. 피르누 백작을 신뢰하긴 어렵지만 일단 이 말을 맞다고 여기고, 평범해 보이는 드레스를 입고 모자와 망토로 얼굴을 가린 채 대법원으로 향한다.
재판이 벌어지는 커다란 홀에 들어가지만 구경꾼들이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수군거리자, 망토와 모자를 더욱 눌러쓰고 피르누 백작에게 누구의 재판이냐고 묻는다. 이에 로테슈 자작과 알렌,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순서로 진행될 것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40분정도 지난 뒤 재판이 시작되면서 로테슈 자작이 죄수석에 끌려와, 사람들과 대법관의 경멸과 혐오어린 시선을 받는 모습을 보게 된다. 대법관이 로테슈 자작의 죄를 읊으며 죄를 인정하냐고 차갑게 묻고 순순히 죄를 수긍하는 로테슈 자작의 태도에 마른침을 삼킨다.[165] 사람들이 마구 로테슈 자작을 욕하는 와중에 저 독한 로테슈 자작이 스스로 거짓이 거짓이 아니라고 인정하다니, '도대체 뭘 어떻게 한 거지? 왜 저렇게 순순히 인정하는 거야?'라고 의문을 가진다.
대법관이 좌중을 진정시킨 뒤 로테슈에게 이 일에 관련된 사람을 말하라고 추궁하자, 로테슈 자작이 아들 알렌 림웰과 며느리 라스타 이스쿠아와 함께 저지른 짓이었다고 말하자 입술을 꽉 깨문다. 혐의를 모두 인정하냐는 대법관의 물음에 제 핏줄을 황족으로 만들고 싶어서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계획한 일이라며 순순히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로테슈 자작의 모습을 보고 황당해한다. 자신과 알렌이 사랑하게 되었을 때부터 라스타를 며느리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온갖 행동으로 반대하고 밀어내던 로테슈 자작이 이제와서 본인 입으로 자신이 며느리라고 인정하는 상황에 경악한다. 이번엔 알렌이 재판장에 끌려나오자 아예 관중들이 계란과 과일 등을 던져대며 알렌에게 욕설을 퍼붓고, 급기야 라스타도 같이 끌고 와야 된다고 소리치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속으로 로테슈 자작이 자기 죄를 전부 전가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설마 저렇게 물귀신처럼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로테슈 자작은 한 손엔 알렌을 한 손엔 자신을 잡고서 다 함께 죽자고 끌어당기고 있으며, 같이 죽자고 물고 늘어지는 사람만큼 무서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공포에 질려 다리를 후들후들 떤다. 이어서 자신을 지키려는 사람은 오히려 여기저기서 공격할 구실이 많지만 자신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어디를 공격하든 통하지 않는다며, 로테슈 자작이 딱 그 꼴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눈물을 흘리며 '이걸 보라고 재판에 참관하라고 한 거냐?', '궁지에 몰려 있으니 순순히 받아들이라고 한 거냐?'라고 생각하며 재판 참관을 허락한 소비에슈를 원망한다.
로테슈 자작과 알렌의 재판을 목도하고 잠시 충격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기만 한다. 눈물 한 방울을 흘린 후로는 미동조차 없어 라스타를 싫어하는 피르누 백작마저 라스타가 쓰러질 까봐 걱정할 정도. 자신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피고인석에 끌려 나와 있는 이스쿠아 자작부부를 보고 힘없이 한숨을 내쉬며, 이스쿠아 자작부부만큼은 자신에게 신의를 지키고 있다고 들었기에 안심한다. 게다가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받을 재판은 글로리엠에 대한 게 아니라, 에벨리를 암살 시도한 것에 대한 일이었기에 한결 마음이 편해져서 숨을 고른다. 자신을 아껴주던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이런 처지에 놓인 걸 안쓰럽게 여기면서도, 유죄가 되더라도 큰 벌을 받지 않을 것을 알기에 어느정도 마음을 놓는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대법관이 에벨리 암살 시도에 대해서 여전히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냐고 묻자,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이를 순순히 인정하며 자백하고 이에 주변이 소란스러워진다. 사람들을 진정시킨 대법관이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그럼 에벨리를 서대제국으로 가는 길에 죽이려했다는 것을 인정하냐고 추궁하자,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왜 저걸 인정하냐며 당황해하지만 그 이상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에벨리를 공격한 일은 어디까지나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독단이었고, 자신도 자작부부가 정말로 에벨리를 죽이려 했는지 아닌지 조차 몰랐다고 생각한다. 이어 저렇게 순순히 인정하는 걸 보니 어쩌면 정말로 죽이려 했던 건지로 모른다고 여기고, 피해갈 수 없는 증거라도 발견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대법관의 추궁을 순순히 인정한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이어서 딸인 라스타 황후를 위해서 벌인 짓이었냐는 대법관의 질문에, 에벨리가 마법에 유능한 인재라 남궁에서 지내며 궁정 마법사의 조수가 되었는데, 라스타는 그게 혹시 소비에슈가 변심한 증거는 아닐까 하고 늘 불안해 했고, 그래서 그런 무서운 일을 벌였다고 자백한다. 이에 대법관은 이스쿠아 자작부부를 혐오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며 에벨리가 황제 폐하의 정부가 아닌데도 그런 짓을 한 것이냐 묻고,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이번에도 그렇다고 자백하며 에벨리는 절대 황제 폐하의 정부가 아니라고 증언한다.
이후 대법관이 이 일에 라스타 황후가 관련이 있냐고 묻자, 적어도 이 부분에선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끝까지 자신을 보호해줄 거라 생각해 한 발 동떨어진 기분으로 상황을 지켜본다.[166] 하지만 그 순간 이스쿠아 자작이 덤덤하게 이 일에 라스타가 관련되어 있다고 진술을 바꾸자, 눈을 커다랗게 뜨며 순간 자신이 뭘 잘못 들었다고 생각한다. 대법관이 라스타 황후가 이 일을 사주했냐고 추궁하자, 이스쿠아 자작부인마저 그렇다고 단호하게 인정하며 라스타의 죄를 시인한다. 이에 대법관은 오히려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태도를 미심쩍게 여겨[167] 왜 갑자기 말을 바꾼 것이냐고 추궁하자,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우리는 친딸도 아닌 분을 위해 온갖 모욕을 감수하는데, 이 일의 원인이자 발단인 라스타 황후는 모든 걸 다 저희에게 미루고 가만히 보고만 있으니, 더는 견딜 수가 없어서다'라고 증언하며 '''라스타가 본인들의 친딸이 아니라고 폭로한다.''' 당연히 대법관은 물론 재판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라스타가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에 경악해 수근거린다. 그런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모습을 보고 뒤로 두 걸음 물러나 숨도 쉬지 못한채 '지금 저 인간들이 뭐라는 거야? 갑자기 왜 저래?'라고 생각하며 갑작스러운 그들의 돌변에 경악한다. 놀라서 말문을 잇지 못하던 대법관이 겨우 정신을 차려 언성을 높이며 '지금 라스타 황후가 친딸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거냐?'라고 묻자,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동시에 인정하며 '''라스타가 자신들의 친딸이 아니라고 확인사살한다.'''
대법관이 더듬거리며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당신들은 라스타가 황후로 즉위하기 이전부터 계속 딸이라고 주장해왔고, 라스타 역시 당신들이 자신의 친부모라고 말해오지 않았냐'라고 추궁한다. 이에 이스쿠아 자작은 '우리는 친딸을 찾을 돈이 필요했고, 라스타 황후는 황후 자리에 오르기 위해 귀족 부모가 필요했다. 이런 식으로 귀족 양부모를 만들어 신분을 세탁하는 건 그리 드문 경우는 아니다'라고 싸늘하게 말하며, 자신들은 라스타와 신분세탁으로 맺어진 관계임을 폭로한다. 이에 참지 못한 구경꾼들 중 한 명이 '그럼 라스타 황후의 친부모는 누구냐? 전에 자기가 황후의 친부라고 주장했던 평민이냐?'라고 묻자, 이스쿠아 자작부인은 그건 우리들도 모르고 라스타가 귀족이 아니란 것 외엔 모른다고 차갑게 응수하며, 급기야 '''귀족 출신도 아니라는 사실마저 들통난다.'''
말문을 못 잇던 대법관은 단번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서둘러 결론을 내리려 한다.[168] 하지만 구경꾼들 중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그럼 당신들이 짜고서 황제 폐하를 속인 거냐? 아니면 황제 폐하가 이 일을 묵인해준거냐?'고 묻는다. 대법관은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죄를 덜기 위해서라도 소비에슈를 끌어들일것이라고 생각해 섬뜩해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황제 폐하는 모르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이어서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라스타 님은 자신을 황후로 만들어주면 우리에게 딸을 찾아주고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법정에 세우는 것이 아니였다', '라스타 님과 우리가 짜고 황제 폐하를 속였다', '필요하다면 라스타 님과 핏줄 검사를 할 수 있다'고 대답하며, 재차 라스타가 자신들의 친딸이 아님을 폭로하는 동시에 자신들과 라스타는 작정하고 황제 소비에슈를 속인 대역죄인이라고 증언한다.
자신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는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모습을 보고, 소비에슈는 자신이 귀족이 아니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어한다. 게다가 이스쿠아 자작부부를 데려온 건 에르기 공작인데 왜 이 문제가 거론되냐며, 가슴이 답답하고 억울해서 법원을 뒤집어 엎어버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림웰 부자에게 던져댄 깨진 계란과 으깨진 과일들이 바닥 여기저기에 굴러다니는 걸 보고 공포에 질린다. 자신이 이 재판에 와 있다는 건 아무도 모르는데,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주장에 반박하다 정체를 들키기라도 했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가만히 있는다.
죄인들의 판결을 결정하기 위해 대법관이 다른 관리들과 함께 회의실에 들어간 사이, 로테슈 자작과 알렌,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피고인석에 나와있는 모습을 본다. 이때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로테슈 자작을 증오에 가득 차 노려보고 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로테슈 자작이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에벨리가 그들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말했다는 걸 대번에 눈치챈다. 그게 아니라면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꿀 이유도 로테슈 자작을 저렇게 노려볼 이유도 없다며,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자신을 배신한 진짜 이유도 깨닫게 된다. 한참 후 회의실에서 나온 대법관이 로테슈 자작과 알렌,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의혹과 죄목을 하나하나 읊으며, 단호하게 그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걸 지켜본다. 또한 자신도 하루아침에 작정하고 신분까지 조작하며 황제를 속여먹은 대역죄인으로 판명난다.
재판이 끝난 뒤 서궁의 자기 방으로 돌아가 머리카락을 쥐고서 손을 덜덜 떨며,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설마 저런 식으로 마지막에 뒤통수를 칠 줄을 몰랐다고 공포에 떤다. 황제를 속이려 했다는 건 앞의 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큰 죄이며, 그러니 대법관도 바로 사형 판결을 내린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 이후 신전 검사 결과에 따라 판결이 뒤집힐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자신은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친딸이 아니였고 검사 결과는 뻔하니 절대로 판결이 뒤집히지 않을 것임을 눈치챈다. 이렇게 된 이상 닥쳐올 일은 로테슈 자작과 알렌,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황제를 속이기 위해 황제의 정부와 손을 잡은 간악하고 못된 몰락 귀족이 되어 죽을 것이며, 자신 역시 황후 자리에 오르기 위해 그들과 손을 잡고 황제를 속인 대역죄인이 될 것임을 직감한다.
그러나 이내 '아니야! 아니라고!'라고 비명을 지르며 주전자와 찻잔을 때려부순다. 숨을 헐떡거리며 로테슈 자작과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말도 안 되는 자백으로 인해 자신의 죄가 더욱 깊어져 버린 상황을 믿을 수 없어한다. 황제를 속이고 가짜 공주를 만들었단 것도 이미 커다란 죄였는데, 애초에 소비에슈와의 결혼 자체가 사기인 것처럼 되어버렸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심지어 쓰레기 같은 자들의 거짓말로 인해 자신의 인생 중 일부가 가짜가 되어버린 상황에 더욱 분노한다. 계속 아니라고 비명을 지르며 "'''소비에슈 그 개새끼'''가 나한테 먼저 결혼하자고 한 거다", "이스쿠아 자작부부를 데리고 온 건 에르기 공작이였다", "로테슈, 이 빌어먹을 새끼! 찢어 죽여도 마땅치 않을 새끼! 내가 너부터 죽였어야 했다"라고 악을 쓰며 가구들을 때려부순다.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아 고함을 지르다가 머리카락을 감싸 쥐고 흐느낀다. 이어서 로테슈 자작이야 원래 쓰레기 새끼니 그렇다 쳐도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자신의 부모이길 바랄 정도로 정말로 좋아했다며 그들의 배신을 원망하면서 무릎을 꿇고 흐느낀다. 이와중에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아예 '왜 다들 배신하는거냐?', '왜 아무도 곁에 있어주지 않냐?', '왜 다들 날 못살게 구는거냐?'고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169] 하지만 이윽고 재판장에서 사람들이 당장 자신을 끄집어내라고 외치던 순간을 기억하고 공포심에 사로잡혀, 덜덜 떨면서 '도망가야 된다', '말도 안 된다', '여기 있다간 진짜 큰일 날 거다', '다들 내 탓을 하고 있다'고 중얼거린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못해 그동안 거절하던 랑트 남작의 도주 제안을 받아들여 동대제국에서 완전히 도망치려고 한다.
혼자 힘으로 서궁에서 나갈 수 없기에 가장 오래된 하녀인 아리언에게 울면서 제발 빨리 랑트 남작을 불러 달라고 애원한다.[170] 아리언이 자신의 부탁을 들어줄지 확신하지 못했으나 얼마 후 정말 랑트 남작이 나타난다. 아리언을 내보내자마자 랑트 남작을 붙잡고 엉엉 울며 매달리면서, '무서워요, 랑트 남작', '다들 자기 잘못을 내게 돌리고 있다', '내 잘못을 더 부풀리고 부풀려서 자기들이 살아나려고 한다'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한다. 그와 동시에 '이대로 가다간 난 정말 죽을거다', '죽고 싶지 않다', '제발 날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며 야반 도주를 도와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랑트 남작은 곤란한 얼굴로 두 손을 허공에 어색하게 두며 라스타를 도와주는 것을 주저한다.[171] 그럼에도 커다란 눈을 강아지처럼 뜨고 애원하며 동정심을 자극한 끝에 결국 랑트 남작은 '완전히 도울 수는 없지만 수도를 빠져나가는 것은 도와드리겠다'고 말하며 도주를 도와주기로 한다. 이에 정말 기뻐하며 랑트 남작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지금 나가야한다는 랑트 남작의 말에 기사들이 서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다고 말하며 현재 서궁에 감금된 자신의 처지를 호소한다. 랑트 남작에게서 기사들을 한 눈 팔게 할 순 있으니 여러 번은 힘들지만, 한 번 정도라면 충분히 성공할 만하니 서둘러 돈이나 보석만 챙기라는 대답을 듣고 최대한 방 안을 뒤져 그나마 가지고 있는 패물들이나 돈이 될 만 한 것들을 챙기려한다.[172]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던 랑트 남작은 시계를 보다가 먼저 나가서 준비하고 오겠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랑트 남작은 라스타에게 '30분 후에 서궁 정문에 기사들이 잠시 비우게 할테니 그 쪽으로 나와 오솔길로 들어오셔서 곧장 나오셔야한다', '서궁까지는 평소처럼 입으시고, 정문을 빠져나간 후에는 바로 망토를 덮어 옷과 얼굴을 가리셔야 한다'고 말하며 도주에 필요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말하고 방에서 나간다. 랑트 남작이 나간 뒤 바쁘게 움직이며 보석과 값비싼 물품들을 챙기면서도 시간을 확인한다. 15분을 남기고 응접실에서 나와 서궁을 빠져 나가려고 하지만 하녀 아리언에게 발각당해 더듬거리며 그녀를 쳐다본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단번에 자신이 도주하려 한다는 걸 눈치챈 아리언은 '도망간다면 더욱 불리해질 것이다', '차라리 도망치지 말고 맞서서 대응하는게 낫다'라고 조언하지만 그 말을 가식적으로 여겨 속으로 언제부터 자신을 챙겼냐며 코웃음을 친다. 이어서 덤덤한 얼굴로 '잘못한 게 있다면 대가를 치르고, 잘못한 부분이 아니라면 반박하셔야 한다', '도망치는 건 좋은 수가 아니다'라고 충고하는 아리언에게 울면서 '네가 법정에 안 가봐서 그렇다', '사람이 얼마나 화를 내고 있는지, 얼마나 무섭게 격앙되어있는지 모른다'라고 애원한다. 이에 아리언이 평소와는 다르게 자신이 도망치는 걸 못 본척 해드릴테니 빨리 가시라고 말하자 어리둥절해한다. 재차 못 본척 해드릴테니 빨리 가시라고 재촉하는 아리언에게 존댓말로 고맙다고 말하며 문 쪽으로 간다. 하지만 문고리를 잡고 나가려는 순간 이전부터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아리언이[173]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금 겉으로만 저러는 거라고 의심한다. 순한 줄 알았던 알렌, 자신의 구원자인 줄 알았던 소비에슈 등, 자신을 배신한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친하지도 않은 아리언이 이제 와서 자신을 도와주려 하는 것을 의심해, 급기야 아리언이 소비에슈에게 자신의 도주를 밀고할거라는 망상에 빠진다. 결국 아리언에게 정말로 고맙다고 말하며 다가가 숨겨두었던 칼로 그녀를 찌르는, 또 한 번의 살인미수를 저지르고 도망친다.[174]
이후 아슬아슬하게 시간에 맞춰 랑트 남작이 알려준 장소로 간다. 멀지 않은 곳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에 랑트 남작이 기사들을 쫒아내주는 것이라 여기고 안심한다. 서궁을 나오자마자 바로 망토를 쓰고 얼굴을 모자로 가려 오솔길로 걸어가자 작은 마차를 발견한다. 그 마차에서 나온 랑트 남작이 라스타에게 피냄새가 난다고 묻자 오다가 들켜서 싸웠다고 변명하며 아리언을 죽이려한 일을 숨긴다. 마차의 의자 뚜껑을 열어 그 안에 들어가라고 권유하는 랑트 남작의 말에 의문을 품지만, 이전에 나비에가 탈출했던 방법이였음을 알려주자[175] 수긍하고 바로 의자 밑에 들어간다. 좁고 불편한 의자 안에 들어가 몸을 웅크린 채로 마차가 출발하자 어두운 공간 안에서 혼자 버틴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억지로 재밌고 희망적인 일들을 떠올리다가[176]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를 빠져나간다. 수도 밖을 빠져나왔으면 이제 반은 해결된 거니 안심하셔도 된다는 랑트 남작의 말에 긴장이 풀려서 눈물을 흘리며 안심한다. 몇 번이나 랑트 남작에게 고맙다고 인사하지만 금세 소비에슈의 비서인 랑트 남작이 나중에 자신에 대해 밀고하지 않을까 하고 의심한다.
탈출에 성공했다고 믿은 그 순간 마차가 크게 흔들리며 멈추자 무슨 일이냐고 놀란다. 바로 입을 다물지만 마구잡이로 얽힌 주위 소리에서 '투아니아 공작'이라는 소리가 들리고 이에 당황하자마자 마차가 옆으로 넘어가 자기도 미끄러져서 고꾸라진다. 어떻게든 의자 밖으로 나가기 위해 두 손을 휘젓지만 실패해 그대로 갇히고 만다.
알고 봤더니 이전에 라스타가 퍼트린 헛소문으로 인해 아내인 니안과 이혼하게 돼서 원한을 가지게 된 투아니아 공작이 소비에슈에게서 라스타의 도주 소식을 듣고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라스타의 도주를 검거하러 왔던 것. 투아니아 공작이 랑트 남작의 만류에도 창으로 마차를 다 찌르고 부수면서, 의자 윗부분으로 창날이 지나가자 비명을 지른다. 이내 각기 다른 방향에서 창들이 쳐들어오자 공포에 질려 '꺼내줘! 꺼내줘! 사람 있어! 꺼내줘!'라고 비명을 질러대며 엉엉 운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여러 개의 손이 자신을 끄집어 낸다. 그렇게 마차 뚜껑에서 나오자마자 사방에는 병사들이 둘러싸여 있고, 랑트 남작마저 병사들을 말리려다가 패대기쳐진 상태에, 그 가운데에서 잔인한 미소를 띈 투아니아 공작을 보고 공포에 질린다. 투아니아 공작이 '너 때문에 아내를 잃었다', '네가 한 짓을 알게 된 후로 내내 오늘을 기다렸다, 라스타'라고 일갈하자 창백해진 채로 뒤로 물러나며 '가... 가!'라고 소리친다. 결국 마지막 희망이었던 도주마저 사전에 발각되어 실패하고 만다.[177]
결국 재판을 피해 도망치려 했다는 죄까지 추가되어 병사들에게 붙잡혀 다시 황궁으로 끌려간다. 이때 그동안 평민의 희망이라고 추앙받았던 것과는 전혀 달리 평민들에게마저 "황후를 끌어내!", "황후는 무슨, 폐하를 속이려다 실패하니 도망치려던게 황후라고?", "저 반반한 낯짝 좀 보라지", "사기꾼 주제에 평민의 희망은 무슨!" 등 온갖 욕설을 듣고 손가락질을 받으며 끌려간다. 그렇게 끌려가던 중에 그 자리에 있던 델리스와 눈이 마주친다. 이때 밧줄에 묶여있지는 않았지만 병사들에 의해 두 손을 꽉 잡혀 움직일 수도 없고, 사방에 자신을 공격하려 드는 평민들이 가득해 그 병사들로부터 달아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델리스를 보고서 자존심이 상해 입술을 굳게 다물고 얼굴을 굳힌 채로 그녀를 쳐다본다. 이에 델리스가 보란듯이 자신 때문에 반쯤 잘린 혀를 내밀자 충격에 빠져 기절하고 만다. 그렇게 기절한 채로 황궁으로 옮겨진다.
라스타가 있는 방으로 들어와 그런 자신을 보며 '자는 척 하지 마라', '깨어있는거 안다'라고 일갈하는 소비에슈의 말에 정신을 차린 뒤 눈물을 보인채로 원망하는 눈으로 그를 쳐다본다. 도망치다니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며 자신을 비웃는 소비에슈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도망칠 수 밖에 없도록 몰아간건 폐하시다'라며 소비에슈를 원망한다. '내가? 전부 다 네 선택이었다, 라스타'라고 일축하는 소비에슈에게 '난 여기 갇혀 있어서 밖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녀들은 내게 바깥 얘기를 전해주지도 않았다'라고 변명하는 동시에 '애초에 폐하가 로테슈 자작과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재판을 참관하라고만 하지 않았으면, 내가 겁을 먹고 도주를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이라며 그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그러다가 소비에슈가 일부러 자신이 재판을 보게 해 무서워서 도망가게 만들어, 죄를 더욱 가중시키려고 했다는 걸 눈치채고 경악한다.
그런 자신의 반응에 '설마'라고 부인하는 소비에슈에게 '거짓말!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되지 않냐?'라고 따진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넌 항상 남 탓이다', '남 탓할 것도 있겠지만 적어도 네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은 져라. 라스타'라고 일갈하자 '그러는 폐하도 내 탓을 하고 있지 않냐?'고 따진다. 이에 황당해하며 '내가?'라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나비에의 결혼식 날, 폐하가 울면서 나비에의 이름을 부르는 걸 봤다', '지금 이렇게 날 몰아세우는 것도 사실 나비에 그 여자와 헤어진 분풀이를 하는 거 아니냐?'며 항의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황후가 된 게 네 죄냐 했냐', '아니, 그건 내 잘못이다', '내가 나비에와 헤어진 건 내 탓이다', '널 믿은 것 조차'라고 일갈하며, 나비에와 관련된 일만큼은 라스타가 아닌 오롯이 본인의 탓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네가 벌을 받는 것 역시 네가 저지른 그 모든 일 때문이다', '언제 그걸 인정할 거냐?'라고 하자 아예 '내가 무슨 짓을 했냐?'고 자신의 죄를 부인한다. 사실은 알 거 아니냐고 일갈하는 소비에슈에게 모른다고 떼를 쓰며 여전히 자신의 죄를 부인하지만, 소비에슈는 "모르면 되었다. 네가 가려는 길에, 답안지는 필요 없으니."라고 차갑게 말하면서 돌아선다.
그 말에 겁이 나서 황급히 달려가 무릎을 꿇고 소비에슈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순순히 폐위되고, 이혼도 해드리겠다', '나와 글로리엠은 조용한 시골에서라도 살게 해달라'는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하는 동시에 '재판은 받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무섭다'라고 애원한다. 당연히 소비에슈는 코웃음을 치며 "네가 가지지 못한 걸 두고서 거래를 요청하는 건 말도 안 되지, 라스타."라고 거부하며 냉담하게 라스타의 손을 떨쳐낸다. 이에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았다가 바로 태도를 바꿔 "폐하는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는데, 난 왜 죄도 없이 벌을 받아요?"라고 악을 쓴다. 법정에서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들어보라고 일갈하는 소비에슈에게 다 말할거라고 소리친다. 이에 황당해하는 소비에슈에게 '내가 도망 노예란 걸 알면서도 모두를 속인 걸 말할거다', '어차피 죽게 된 와중이라면 내가 왜 안 말하겠냐?', '다 말할 거다!'라고 발악하며, 소비에슈가 자신이 도망 노예인 걸 알면서도 모두를 속이고 정부로 삼은 것은 물론, 나아가 황후로 삼은 걸 다 폭로할 거라고 협박한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네가 말해봤자 증거도 없다', '설령 사람들이 믿는다 한들 나를 사랑에 눈이 먼 황제라고 여기며 얼빠졌다 할 거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그것조차 얼마 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일갈하며, 자신은 라스타에 비해 피해를 덜 받을 것임을 상기시킨다.
심지어 소비에슈가 오히려 피해를 보는 건 자신을 빼닮은 안과 글로리엠이라며, 어차피 첫째인 안은 라스타가 노예 건을 터트리던 말건 노예가 될 거라고 말하자 충격을 받는다.[178] 이에 안이 뭘 했다고 노예가 되냐며 경악하지만 소비에슈가 안의 부모인 알렌과 라스타가 모두 중죄인이지 않냐고 말하자, 완전히 절망해 "너 뭐야? 너 뭐냐고! 에르기보다 당신이 더 나빠! 빌어먹을 놈, 황제면 다야? 다냐고!"라고 절규한다. 안과 글로리엠까지 이용해 자신을 몰아세우는 소비에슈의 행태에 눈이 돌아가 그에게 달려들지만, 소비에슈는 간단하게 피해버리고 그대로 방에서 나가버린다. 결국 자신의 죄 때문에 애꿎은 어린 자식들마저 노예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상황에 절망해서 숨이 끊어질 듯 비명을 지른다.[179]
2.7. 재판, 그리고 폐위 (196화 ~ 199화)
결국 자신의 재판이 열리게 된다.[180] 두 기사들을 대동하고 나타나 소비에슈의 옆 자리에 앉는다. 대법관의 선언으로 황실 사기 혐의 및 기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로테슈 자작과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일전의 재판에서 한 진술을 반복하는 걸 무거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이어서 알렌이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아버지와 라스타가 한 일이지 자신은 가짜 공주 사건과 무관하다고 악을 쓰는 것에 분노해 의자 손잡이를 꽉 잡는다.
이후 베어 상회 회장이 자신의 어음 횡령 건에 대해 증언한 후, 자신의 하녀인 델리스가 자신이 소비에슈가 나비에에게 보낸 파랑새를 빼돌린 후 깃털을 산 채로 뽑았던 걸 발견했다는 이유로 억울한 누명을 씌워 잔인한 형벌을 내렸음을 증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비난을 듣게 된다. 차가운 표정으로 사실이냐고 묻는 대법관에게 아니라고 대답하며 뻔뻔하게 죄를 부인하지만 더욱 비난을 듣는다. 이어서 에벨리가 라스타가 평소 자신을 모욕하고 무시한 것은 물론 이스쿠아 자작부부와 함께 계속 모욕하고 무시했던 일, 마차 사고를 내어 자신을 죽이려한 일을 증언한다.
또한 랑드레 자작이 니안의 무고 사건과 보고서에 대해 증언하며 당시 소비에슈가 너무 라스타를 사랑해서 보고서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고 이 일을 덮으려했다며 소비에슈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181] 이내 카를 후작까지 나와서 라스타가 평소 에르기 공작에게 사사로이 돈을 빌렸고 돈의 지출이 전 연인이었던 알렌과 아들 안이었다는 것, 항구 사건과 자신과 에르기의 스캔들에 대해 증언한다. 이에 대법관이 사실이냐고 물을 때마다 한결같이 '아니'라고 대답하며 죄를 부인하고, 그런 자신의 태도에 사람들의 비난은 더더욱 커져간다.
그러던 와중에 델리스의 오빠인 조앤슨이 증인석에 나와 대법관에게 공개하고 싶은 서류가 있다고 외치고, 소비에슈가 사람들을 대신해 무엇이냐고 묻는다. 조수를 통해 조앤슨에게서 라스타의 친부의 노예 문서를 건네받은 대법관이 서류를 공개하면서 그토록 숨기려했던 '''자신이 도망 노예였다는 사실이 폭로된다.'''
이미 로테슈 자작의 입방정으로 어느 정도 라스타의 과거를 알고있던 귀족들은 조용히 있었지만, 라스타의 온갖 악행으로 분노가 하늘을 찔렀던 평민들은 애초에 라스타가 평민도 아닌 노예였다는 사실에 매우 분노해 "라스타 황후가 평민이 아니라 노예였단 말야?", "XX, 평민도 아닌 노예?", "노예가 평민의 대표랍시고 뻔뻔하게 귀족을 사칭했다고?", "끌어내려!", "감히 노예가 황제 폐하의 옆에 앉다니!", "끌어내려 무릎 꿇려라!", "죽여!", "노예가 귀족인 척 사기를 쳐 황후가 되다니!", "나라 망신이다!", "끌어내려! 끌어내리라고!" 등, 그녀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182] 결국 완전히 궁지에 몰린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증인석에 나와, 조앤슨을 밀치고 마지막 발악으로 '''"황제 폐하는 고자입니다!!"'''라고 소리치며, 소비에슈를 고자라고 모함한다.
자신의 폭탄 발언에 법정은 정적에 휩싸인다. 이어서 소비에슈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폐하는 자신이 고자임을 감추기 위해 나비에 황후를 불임으로 몰고 내게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지도록 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이어 '이건 다 폐하가 시킨 일이다', '난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다'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자신의 고자 발언에 매우 분노한 대법관이 "닥치십시오!"라고 소리치고[183] , 사람들 역시 라스타에게 닥치라고 소리친다. 이에 질세라 구두를 벗어 난간을 두드리다가 아예 그 구두를 관중석으로 던진 후 놀란 평민들에게 삿대질하면서 "니들이나 닥쳐! 발언권을 가진 건 여기 서 있는 나지, 니들이 아니야!"라고 윽박지른다.[184]
이에 분노한 대법관이[185] 차가운 표정과 가라앉은 목소리로 궁지에 몰리니 황제 폐하를 잡고 늘어지시는거냐고 추궁하고, 이에 '당연히!'라고 소리친 후 이내 '혼자 잘못한 것도 아닌데 혼자 죄를 덮어쓰게 생겼으면 당연히 공범을 잡고 늘어져야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억울해도 혼자 죽을건가보지?'라고 빈정거린다. 이어 '폐하와 나비에 황후와의 사이에선 아이가 없었는데, 나비에 황후는 옆 나라 남자와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가졌다', '난 알다시피 두 아이를 낳았다', '그럼 누가 문제냐?', '이거야말로 황제 폐하가 씨가 없다는 증거가 아니냐?'는 의외로 앞뒤가 맞는 주장을 한다.
이 말에 라스타를 욕하던 사람들도 씩씩거리면서도 소비에슈를 흘끔 쳐다본다. 델리스가 조앤슨에게 뭔가 언질을 주고, 조앤슨이 자신에게 다가와 지금은 자신이 발언할 시간이니 망상을 펼치는 건 나중에 하시라고 비꼰다. 이에 무엄하다고 말하지만 조앤슨은 오히려 '황제 폐하를 두고 가장 무례한 언동을 보인게 누구였는지는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잘 알고 있을텐데 제게 무엄하다고 말하시냐'는 팩폭을 날리며 자신을 조롱한다. 이에 평민들마저 자신에게 꺼지라고 소리치자 표정이 무너지고 충격을 받는다.[186]
이후 조앤슨은 대법관에게 발언을 계속하겠다고 말하며, 라스타 황후의 친부 논란으로 세기의 논란을 받았고, 사기형으로 노예형을 받은 기록이 남은 남자가, 라스타의 부름으로 집을 나와 황궁에 오다 실종된 건 알고 있냐고 묻는다. 이에 '그런 적 없어!'라고 버럭 소리지르지만 바로 카를 후작이 자신의 친부를 증인으로 세운다. 소비에슈의 암묵적인 동의로 그동안 감옥에 갇혀 있다가 병사들에게 잡힌채 끌려와 증언석에 선 친부가 자신의 부름을 받고 궁전에 가던 길에 정체 모를 이들에게 끌려가 죽을 뻔했다가, 근위기사들이 구해주었다고 증언한다. 그 진술을 들으면서 마지막까지 자신을 배신하는 친부에게 절망해 고통스런 표정으로 친부를 바라본다. 그 뒤 궁의와 서궁의 하녀들, 기사들이 도주극을 성공시키기 위해 측근 하녀 아리언을 살해하려한 일을 증언하고, 자신에게 고용되었던 암살자가 트로비 공작부부의 암살을 사주했으며, 황후의 권력으로 협박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의뢰를 받았지만 동의하지 않았고, 의뢰를 실행하려 한 적이 없다고 자백한다. 이에 비명을 지르며 여전히 죄를 부인한다.
자신의 발악에 잠시 밀려났던 대법관이 소비에슈에게 라스타가 황후로서 가진 면책 특권을 발휘할 것인지 묻고, 소비에슈에게 '''"죄인으로 판결하라"'''고 딱 잘라 말하면서 '''황후 자리에서 폐위된다.''' 소비에슈의 의도를 눈치채고[187] '이렇게 절 이용하고 버리시는거냐?', '폐하가 고자란 것도 감춰드렸고, 폐하가 고자임을 감추려고 나비에 황후를 버리는 것도 감춰드렸는데 이대로 날 이용하고 버리시냐?'고 소리치며 소비에슈를 공범으로 몰면서 마지막까지 발악해보지만 묵살당하고 기존 죄들에 법정 모독죄와 황제 모독죄까지 추가된다.
그런 자신의 발악을 지켜보던 대법관이 차갑게 "라스타 이스쿠아 황후. 로테슈 자작과 그 아들 알렌과 손을 잡고, 알렌 림웰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황녀로 속이려한 죄, 황후 자리에 오르기 위해 이스쿠아 자작부부와 내통하여 신분을 사칭한 죄, 나비에 황후의 어음을 자신의 것처럼 무단으로 사용한 죄,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측근 하녀의 혀를 자르라는 끔찍한 명령을 내린 죄, 궁정 마법사인 에벨리의 살인교사죄, 황후의 신분으로 외국의 공작에게 막대한 돈을 빌리고 그걸로도 모자라 국토를 무단으로 넘기려 한 죄, 노예 신분으로 평민을 사칭하고 귀족을 사칭했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친아버지를 살해하려한 죄,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고, 황제 폐하를 모욕한 죄, 트로비 공작부부 살인교사죄. 인정하십니까?"라고 추궁한다. 이에 "아니! 전부 다 아니!"라고 소리치며 끝까지 죄를 전부 부인해보지만 대법관에 의해 '''영구유폐형을 선고받는다.'''[188] 직후 기사들에게 두 팔을 붙잡힌 채로 재판정에서 끌려나간다.
2.8. 최후 (200화)
재판이 끝난 후 잠시 남궁에 감금되었다가 다음날 바로 자신이 황후가 되어 정점의 자리에 올랐던 그 커다란 홀에서 황후의 옷과 관을 빼앗기며 마침내 폐위된다. 자신을 한 번 버리고 두 번 버렸던 아버지가 법정에서 자신을 세 번째로 버렸다는 사실에 완전히 절망한다. 게다가 소비에슈는 아예 나오지도 않고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황후로서의 마지막 예우를 갖추지 않는 상황[189] 에 진이 빠져서 그 모든 과정에 기운 없이 서있기만 한다.
검은 옷으로 갈아입고 기사들에게 두 팔을 붙잡힌 채 유폐될 탑으로 향하던 중, 아르티나 경에게서 "내 손으로 내가 모시던 분을 이혼 법정에 데려갈 때. 그때 이후로 쭉 이 날을 기다렸습니다."라는 증오어린 독설을 듣는다.[190] 아르티나가 나비에의 호위기사였음을 상기하고 그녀를 멍하니 보며 "어떻게 그래? 왜 다들 배신하지 않아? 다들 나를 배신했어. 올라가고 올라가면 배신 받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올라가고 나니 더욱 배신하던데. 왜 그 사람은 배신 받지 않아?"라고 자신과 전혀 다른 나비에의 모습에 대해 한탄한다.[191] 하지만 오히려 아르티나 경은 그런 라스타를 비웃으며 '''"무슨 소립니까. 그분이 배신당했으니 당신이 잠시라도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건데."'''라고 일갈하자[192] , 이전과는 전혀 달리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서글프게 수긍한다.[193]
그대로 기사들에게 끌려가 탑 꼭대기의 작은 방에 감금된다. 주위를 둘러보지만 자신이 감금된 방 안은 촛불 하나 없어 어두웠고, 유일한 빛이라곤 작은 창문에서 흘러들어오는 햇빛이 전부일 정도로 열악한 감옥이었다. 그제서야 이런 곳에서 평생을 산다는 사실에 뒤늦게 공포에 질려 황급히 문을 쾅쾅 두드리며 열어달라고 소리친다.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며 걷어차고, 주먹으로 때리고, 머리로도 박아보지만, 당연히 문이 열리기는커녕 대답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결국 뒤로 물러나 몇 번이나 날카롭게 비명을 지른다.
죽지 않아 안심한 것도 잠시였고 자신은 아주 젊다는 걸 상기하며,[194] 이런 감옥에서 몇십 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낀다. 이 사실에 완전히 혼란에 빠져 다시 문으로 달려가 두드리며 "소비에슈! 폐하! 열어줘요!"라고 소리친다. 이내 엉엉 울면서 자신이 잘못했으니 제발 열어달라고 고함을 지르며 문을 잡고 매달린다. 급기야 울면서 머리로 문을 들이박는 자해까지 하며 "구해준다 했잖아요! 이젠 힘들지 않게 해준다 했잖아요! 폐하가 날 구원해 줄 거라 했잖아요!"라고 절규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다.
결국 뒤로 물러나 침대에 웅크려 앉아 델리스, 아리언, 픽스 등, 그동안 자신이 해쳤던 사람들의 환영을 보며 거의 미쳐간다. 이를 버티지 못하고 다시 엉엉 울면서 "싫어! 무서워! 폐하! 무서워! 폐하!"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오열하다가, 다시 문으로 달려가 두드리며 소비에슈에게 자신을 구해달라고 애원한다. 그 순간 음식을 들여보내 주는 문 아래의 작은 뚜껑에서, 하얀 손이 나타나 바닥에 작은 알약을 내려놓고 사라진다. 멍하니 알약을 내려다보다가 유령이 아니었단 걸 깨닫고 황급히 제발 열어달라고 애원하지만 알약을 건네준 사람은 금새 사라진다. 알약을 주워들고 멍하니 바라보지만 누가 봐도 자살용 독약인 걸 깨닫고 집어 던지며, "무슨 뜻으로 이걸 준 거야?"라고 버럭 외치지만 이번에도 대답은 듣지 못한다.
침대로 들어가 웅크린 채로 유폐형이라고 해놓고 자신을 독살하려고 저런걸 보낸 거냐며, 누구 좋으라고 죽냐며 절대로 안 먹을 거라고 악을 쓴다. 하지만 사흘이 지나자 도저히 이곳에서 버틸 자신이 없어 결국 덜덜 떨며 독약을 집어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으면 자신이 해치고 해치려 한 사람들의 환영이 어른거리고, 이혼당하던 당시의 나비에가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이 자꾸만 떠올라 더욱 괴로워한다. 심지어 며칠 동안 낮에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잠을 자고 밤에는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생활을 했는데, 사형당한 로테슈 자작과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계속 자신의 발목을 잡고 이쪽으로 오라며 자꾸만 잡아당기는 악몽까지 꿔 더욱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다.
게다가 이런 날들이 앞으로 몇십 년 반복되리란 것에 더욱 공포스러워 한다. 결국 독약을 집어 입 안에 넣으며 엉엉 울면서 "폐하, 무서워요. 폐하... 왜 구하러 오지 않아요..."라며 소비에슈를 찾는다. 독약이 빠르게 몸에 퍼져 자신의 몸을 끌어안고 몇 번 뒹굴다가 바닥으로 엎어진다. 독약의 기운으로 인해 몸에서 자꾸 경련이 멈추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수십 년간 갇혀 있지 않아도 된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긴다.
서서히 눈을 감으면서 "폐하... 폐하가 라스타를 싫어해도... 라스타는 폐하가 정말 좋았어요... 폐하를 정말 사랑했어요..."라고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피를 토해낸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순간 과거 자신이 안을 낳았을 때 로테슈 자작이 시체가 아니라 건강한 아기를 내밀고, 소비에슈가 다시 찾아와 라스타를 믿으며 가둬서서 미안하니 다시 나가자고 하고, 혀가 잘리지 않은 델리스와 칼에 찔리지 않은 아리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어느 정도 자란 안과 글로리엠이 둘이서 사이좋게 뛰어다니며 노는 등, 현재 자신이 처한 현실과는 완전히 정반대인 환영을 꿈꾼다. 이윽고 나비에가 시녀들에게 둘러싸여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자, 울면서 "라스타예요."라고 예의 없게 인사한다.[195] 하지만 이내 말투를 고쳐 "라스타입니다."라고 인사한다. 이 말에 나비에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안아주는 꿈을 꾸면서 숨을 거두고, '''일주일 뒤에 시체로 발견된다.'''
2.9. 최후, 그 이후 (201화 ~)
이후 탑에 갇힌 라스타에게 음식을 전해주던 간수가 라스타가 며칠째 음식도 물도 먹지않고 너무 조용하기에 음식 구멍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보니, 피에 젖은 은발과 좋지 못한 냄새가 난다고 소비에슈에게 보고하면서 자살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진다. 소비에슈가 직접 탑으로 가 감옥 문을 열었을 때, 이미 부패가 진행된 처참한 형태의 시체로 발견된다. 아예 눈도 감지 못한 채로 죽었다고.[196]
이런 라스타의 비참한 최후를 씁쓸히 여긴 소비에슈에 의해, 시신은 황후로서 매장되지 않고 화장돼서 넓은 평원에 뿌려지게 된다. 소비에슈의 언급에 의하면 동대제국 역사상 가장 악한 황후로 기록되었다고. 또한 소비에슈는 자신의 독백을 통해 라스타를 두고 '그녀는 원래 그런 사람이였을까?, '애초에 라스타의 천사 같은 모습에 홀려 사람을 잘못 본 걸까?', '아니면 원래 선했던 그녀를 궁전이, 권력이, 귀족들이, 자신이 변하게 만든 것일까?'라고 평가하며 색다른 견해를 내놓는다.[197]
결국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과 자식의 미래를 위한답시라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가, 그 대가로 선고받은 유폐형마저 남은 평생 감옥에 갇혀 살고 싶지 않다는 비겁한 이유로 자살을 선택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하지만 작중 내내 자신이 그토록 필사적으로 부정하고 숨기고 싶어했던 도망 노예였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도 아닌 '''친아버지'''에 의해 들통나고, 그로 인해 폐위되어 죽는 바람에 두고두고 사람들에게 욕을 먹게 되었다. 게다가 자식들인 안과 글로리엠도 본인의 죄 때문에 험한 꼴을 당하게 생겼으니, 라스타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편치 못하게 된 셈이다. 참고로 라스타가 황후로 재위한 기간은 1년조차 되지 않는다.[198] 즉, 정부 시절의 악행을 제외하고도 황후 시절 저지른 그 어마무시한 짓들을 고작 '''1년 이내에''' 한꺼번에 저질렀다는 소리.
한편 라스타가 폐위된 후 그녀의 딸 글로리엠에게도 똑같이 유폐형이 내려져 라스타와는 다른 탑에 유폐된다. 하지만 글로리엠을 데리고 외국에 나가 사는게 어떻겠냐는 에르기의 제안을 수락한 베르디 자작부인이 글로리엠을 데리고 수도에서 빠져나간다. 게다가 에르기에게 사람을 붙여둬 그 제안을 알게 된 소비에슈가 제안을 수락하여 베르디 자작부인과 글로리엠의 탈출을 도와주는건 물론, 두 사람이 남왕국으로 도피하여 평생 먹고 살 걱정없도록 귀족으로서 살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소비에슈의 배려가 무색하게도 글로리엠과 베르디 자작부인은 도망치던 중 상시천의 습격을 받아 마차가 전복되고, 글로리엠을 본 상시천의 부천주가 자신의 딸로 삼겠다며 그대로 글로리엠을 유괴하고 만다.[199]
게다가 사후 에르기가 소비에슈를 만나고 동대제국을 떠나는 과정에서 '''에르기가 글로리엠의 친자검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라스타가 신전에서 울부짖었던 것처럼 글로리엠은 정말 소비에슈의 친딸이 맞았던 것. 이 사실을 깨닫고 분노한 소비에슈는 당장 에르기를 잡아오라고 명하지만 모든 일의 원흉인 에르기는 이미 자신의 조국인 블루 보헤안으로 떠난 뒤였다. 그나마 어떻게든 글로리엠의 친자검사를 다시 하면 실제 친부가 누군지 밝힐 수 있었겠지만, 장본인인 글로리엠은 상시천에게 유괴당해 사실상 행방불명되고 친모인 라스타마저 이미 죽었으니, 친자검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되어 진짜 글로리엠의 친부가 누구인지는 영영 밝혀지지 않게 된다.[200]
후일 에르기의 독백으로 "자신의 복수극에 의해 죽은 여자" 로 비유되며 에르기의 복수극에 이용당한 희생양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후에는 주변인물들을 통해서만 언급되다가 황태자 시절의 인격으로 돌아간 소비에슈가 라스타의 아들 안을 본 뒤로 계속 환영으로 나타난다. 다만 생전의 모습이 아니라 피투성이가 된 어린 아이의 모습이기 때문에 소비에슈는 이 환영을 '붉은 아이'라고 부른다. 소비에슈의 언급에 의하면 자신이 안을 본 후부터 내내 혼자 있을 때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소비에슈도 처음엔 라스타의 환영을 보고 놀랐지만 환영이 창문에 달라붙어 있는 것 외엔 자신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자 이제는 그저 보기 싫고 지겹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영 꺼림칙해하던 낮의 소비에슈가 본래 인격인 밤의 소비에슈에게 편지로 환영에 대해 물어봤지만, 밤의 소비에슈는 자신의 눈엔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는 대답을 보냈다. 낮의 소비에슈도 모든 기억을 가진 밤의 소비에슈가 아니라 기억을 잃은 자신에게만 보이는 환영에 대해 어째서 자신에게만 보이는거냐고 궁금해하다가 창문으로 다가간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달아나지 않고 창문 너머에서 소비에슈를 계속 쳐다보다가 완전히 가까워지자 입 모양을 뻐끔거린다. 그 입모양을 읽어본 소비에슈가 해석한 바에 의하면 라스타가 한 말은 '''"정말로 다 내 탓이라 생각해요?"'''였다. 소비에슈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해석하자 눈물을 한방울 흘리더니 그 눈물을 따라 붉은 자국이 사라진다. 이내 다시 입을 뻐끔거리며 "정말로 다 내 탓이라 생각해요?"라고 같은 말을 한다. 그사이 눈물이 끊없이 흘러나와 붉은 자국이 점점 더 사라지면서 본래의 긴 은발이 드러난다.[201]
그 모습을 본 소비에슈가 라스타와의 첫만남, 그녀를 옹호한답시고 나비에에게 했던 막말, 과거 라스타가 했던 "폐하는 라스타의 구원자세요."라는 말, 폐위되기 직전의 라스타가 "그건 우리의 죄지 라스타의 죄가 아니잖아요."라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마침내 "라스타?"라고 제대로 이름을 불러주자 갑자기 휙 아래로 떨어진다. 그 모습에 놀란 소비에슈가 창가로 달려가 아래를 내려다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라스타와 관련된 모든 기억을 되찾은 소비에슈는 엄청난 두통을 느끼고 정신을 잃는다.
===# 선 연재분 #===
그 뒤 라스타의 원혼이 신전에 나타난다는 제보가 들어와 대신관은 라스타의 원혼을 성불시키기로 결정한다. 그 전에 친자 검사를 담당한 신관이 자살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대신관도 당시 라스타의 말을 깊게 들어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3. 외전
===# 선 연재분 #===
외전에서 세월이 흘러 라스타의 딸 글로리엠과 나비에와 하인리의 쌍둥이 라르스와 카이사 남매가 장성한 시점에서도 여전히 대역죄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로 인해 라스타의 외모를 쏙 빼닮은 글로리엠은 얼굴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친어머니의 죄 때문에 이름을 모테로 바꾸고, 기사가 되고 싶다는 꿈까지 포기하며 필사적으로 정체를 숨겨가면서 살고 있었다. 다만 당시 친자 검사를 맡았던 신관이 자살한 사실 때문에 글로리엠은 소비에슈의 친자임이 기정사실화 된다. 이로 인해 다른 악행들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가짜 공주 사기극만큼은 누명이였다는 것이 조금씩은 밝혀졌다. 덕분에 그간 저지른 악행에 대한 비판·비난 여론은 많았을지언정, 미약하지만 동정 여론도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 외에도 저지른 악행이 워낙 거대한지라 여전히 동대제국 역사상 최악의 황후라는 평가가 대세이며, 사실상 행방불명 처리된 글로리엠도 단지 라스타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비운의 공주'라고 동정을 받을지언정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외전인 「만일 라스타가 나비에에게 보내졌다면」은 라스타가 만약 소비에슈의 정부가 아닌 나비에의 하녀로 들어갔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었을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패러렐 스토리이다. 그러나 결말부에서 단순한 패러렐이 아니라 대신관이 라스타의 원혼을 성불시키기 위해 몇 십 년간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참회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나온, 라스타의 원혼이 꾼 꿈이였음이 밝혀진다. 꿈속의 내용 중 일부인데 라스타가 자신을 3인칭화 한 이유는 라스타 본인의 이름을 불러줄 사람이 없어서 자기 스스로가 본인의 이름을 부른 것이다. 꿈에서 라스타는 나비에와 친해지고 싶었다는 본심을 인정, 노예 시절부터 초상화를 보며 동경해왔던 나비에에 대한 동경심을 마음껏 표출하며, 남자 귀족의 구혼을 거절하면서까지 나비에의 곁에 남기를 선택한다. 그리고 소비에슈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나비에에게 서왕국(하인리와 재혼)에 가자는, 나비에가 어딜 가든 끝까지 따라가겠다는 말을 하며 끝을 맺은 뒤 성불하게 되었다. 라스타에게 진정 필요했던 것은 (귀족이나 왕의 사랑에서 비롯되는) 권세나 금전이 아니라 자신을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여겨주는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슴 아픈 외전.
모테(글로리엠)는 친모인 라스타의 죄와 에르기의 복수 때문에 공주 자리에서도 폐위되고, 동대제국 최초의 여제 자리도 나비에의 딸 라르스가 가져가게 되었다. 하지만 모테의 양부모인 상시천 부천주 부부는 한때 도적인데다 모테를 유괴하며 맺어진 관계였으나,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키웠기에 모테도 올바른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고 어머니대의 악연을 청산하고 라르스의 호위기사가 되면서 자신의 꿈도 이루는데 성공했다. 아들인 안도 고모인 르베티 덕분에 노예에서 해방되어 림웰 영지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4. 같이 보기
[1] 웹툰판에서는 소비에슈가 나비에의 시녀 로라에게 벌을 주는 장면에서 라스타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남 몰래 비웃음으로서 상황을 의도적으로 조종한 듯한 장면이 추가되었다.[2] 물론 라스타가 지레짐작한 것일 뿐이다. 황후가 새로운 정부에게 선물을 보내는 이유는 크게 3가지인데, 첫째는 황후와 새로운 정부의 가문이 같은 파벌일 때, 둘째는 이미 존재하는 정부들에게서 권력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을 때, 그리고 셋째는 정부가 고위 귀족일 때다. 라스타는 3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되지 못했기에 나비에가 선물을 보내지 않은 것.[3] 이것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레짐작을 한 것이다. 신년제와 기타 이벤트(생일, 기념일 등)이 가까울 경우 기타 이벤트가 생략되거나 축소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예를 들어 나비에의 생일은 신년제와 기간이 가깝기에, 황후임에도 불구하고 생일을 조촐하게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들끼리만 챙기고 넘어간다.[4] 후의 묘사를 보면 이미 소비에슈로부터 서궁에 가지 말라는 조언 겸 충고를 들은 상태였으나, 이를 씹고 서궁에 간 것이다.[5] 이때 근처에 있던 남성 귀족들이 춤을 신청했기 때문에 춤 상대가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자기가 거절해놓고 춤 상대가 없다고 운다. 하인리에게 작업을 걸 의도가 실패했기 때문이거나, 나비에와 소비에슈가 춤추는게 마음에 안 들어서일 가능성이 높다.[6] 매우 상당한 결례. 하인리는 서왕국의 왕자 신분이지만 서왕국은 칭제만 하지 않았을 뿐 동대제국과 국력이 비슷한 대국이라 사실상 황자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즉 최고위 귀빈인 셈. 그래서 황후인 나비에조차 어느정도 그의 기분을 맞추어주고 있었는데 노예 출신인걸 숨겼다해도 고작 평민 출신 정부 따위가 타국의 귀빈 왕족에게 사기를 친 것이다. 나비에가 꾸짖었듯 잘못하면 동대제국과 서왕국간의 외교문제로 번질 수도 있었다.[7] 나비에가 바로 알아차리고는 상당히 소름끼쳐했다.[8] 오해이다. 황제/황후의 정부는 내연녀/내연남에 불과하기에 별 권리나 권력이 없으며, 정부가 되기 이전의 신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신년제의 특별연회에서 초대하는 입장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황제와 황후, 즉, 소비에슈와 나비에 뿐이다.[9] 왕관은 권력의 상징이므로 라스타가 나비에의 자리를 탐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10] 로테슈 자작의 영지는 수도와 멀리 떨어져 있어 소식이 늦게 전해지는데다 자작이 수도로 올라온 직후 신년제에 참석하였기 때문에 그는 함구령(라스타의 출신에 대한 언급 금지)에 대해 듣지 못하였다. [11] 자신부터가 다른 사람의 남편을 빼앗은 존재이면서, 정식 혼인 관계인 부부를 바람난 것처럼 묘사했다.[12] 소비에슈가 라스타 생각을 하긴 했는데, '라스타가 보고싶다' 따위의 생각이 아니라 '''라스타가 옆에서 조잘조잘 떠드는 것은 귀엽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라스타가 김칫국을 사발째 드링킹한 셈.[13] 투아니아 공작부인과 나비에가 절친한 사이임을 생각하면 공작부인 측에서 일부러 초대하지 않은 듯하다.[14] 리벤 남작은 아내인 리벤 남작부인과의 사이에서 자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소생을 후계자로 삼으려고 했다고 한다. 당연히 이에 반발한 리벤 남작부인은 자식들을 데리고 고국인 크롬 공국으로 돌아갔다고.[15] 오히려 이걸 역이용해서 따라입은 측이 더 먼저 올 수도 있다는 것은 일체 고려도 하지 않은 모양.[16] 소비에슈 왈, 황후는 동대제국의 얼굴이고, 황후의 체면은 동대제국의 체면이니 누구의 위신을 세워주어야할지는 답이 나온다고 한다. 일단 맞는 말이기는 하나 소비에슈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독자는 아무도 없다.[17] 정작 자신이 얼마 전까지 글조차 몰랐던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글도 모르는 사람한테 국정을 주제로 이야기해봤자 무엇을 얻겠는가?[18] 나중에 투아니아 공작에 의해 이때 라스타가 무슨 짓을 했는지 나오는데,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인상착의와 알기 어려운 신체적 특징까지 언급해가며 다른 남자와 몸을 더듬는걸 보았다고 순진한 척 거짓말을 해서 그와 공작부인을 이간질했다고 한다.[19] 공교롭게도 이 사건은 본격적으로 라스타와 나비에의 사이가 악화되게 된 원인이 되었는데, 투아니아 공작부인 음해 사건의 진범이 라스타임을 간파한 나비에는 라스타에 대한 평가를 "보기도 싫고, 이야기조차 듣고 싶지 않은 정부"가 아닌 "사교계를 휘두를만한 자질과,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정부"로 바꾸게 되었고, "여론을 휘두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는 출신이 어떻든지간에 경계해야한다"고 판단했다.[20] 나비에가 라스타의 아이에게 보검을 준 것은 아이더러 화려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놀고 먹는 백수가 되라는 뜻이었다. 라스타의 아이는 황제의 사생아이기에 황족이 되거나 권력을 쥘 수 없고, 기껏해야 고위 귀족으로써 살아가야하는 것을 생각하면 라스타의 아이에게는 화려하게 탱자탱자 놀며 살다가 죽는 것이 최선의 인생이다. 즉, 나비에는 라스타의 아기에게 최대한의 축복을 해준 셈이다.[21] 실제로 서양 왕실에서 로얄 미스트리스(정부)의 자식들은 사생아로 취급되나 왕의 자식인 만큼 귀족 작위를 받기에 다른 귀족 사생아들에 비해 대우가 매우 괜찮았다. 대표적으로 찰스 2세의 사생아인 핸리 피츠로이에서 시작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친정인 스펜서 가문이 있다.[22] 공교롭게도 소비에슈 역시 '황후가 라스타의 아이가 거슬린다 여겨지면, (황후가) 라스타의 아이를 어떻게 처리할까봐 겁이 난다'며 라스타의 발언과 비슷한 개소리를 지껄였었다.[23] 사교계에 데뷔한 어린 귀족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건 자존심을 굽히고 참고 물러나는 법이였는데, 자신들의 집안과 영지에서는 신분제의 가장 위쪽에 있는데, 사교계에 들어가자마자 더욱 부유하고 더욱 신분이 높고 더욱 권세가 대단한 이들 속에 던져지기 때문이다. 이는 남작의 자식이든 공작의 자식이든 마찬가지였고, 황족인 소비에슈는 먹이사슬에서 예외적인 존재였으나, 소비에슈 역시 귀족들의 사정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런 상황에 라스타는 고집을 부리고 있으니 소비에슈로서는 난감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것.[24] 공교롭게도 후에 소비에슈 역시 나비에와의 이혼과 라스타를 황후로 올리려는 계획을 세울 때 그녀와 똑같은 논리를 내세운다.[25] '''문자 그대로 완전히 정신나간 미친 짓이다!!!''' 이 말은 나비에 보고 '내 아이의 대모가 되라'는 것인데 '''한 나라의 황후인 나비에를 대놓고 자신의 하녀 취급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제국의 황후를 모독한 행위'''로 '''황실을 능멸한 죄'''에 해당한다.[26] 코샤르가 사용한 낙태약은 모체에는 해가 가지 않는 약이였는데, 이 낙태약은 파는 곳이 한정되어있었고 매우 비싼 가격이였다. 문제는 이 낙태약을 구입한 사람이 바로 파르앙 후작이였고, 그것도 파르앙 후작 본인이 직접 구입했던터라 바로 발각된 것이였다.[27] 이 귀족들은 일전 알렌에게 '황제의 정부 라스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귀족들이기도 했는데, 여러 사건들이어서 묻혔긴 했지만, 귀족들은 아직도 라스타가 로테슈 자작의 노예 출신인지 궁금해하거나 확신했었고, 그 중 몇 몇은 '정말 라스타가 로테슈 자작의 노예였다면, 알렌이나 르베티를 보면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기를 걸기도 했다. 이 때문에 라스타가 르베티를 보자마자 표정조차 관리하지 못한걸 본 귀족들은 전부터 라스타가 림웰 영지 출신의 도망 노예가 아닐까 품고 있었던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게 되었다.[28] 공교롭게도 라스타의 생각이 맞았는데, 사실 로라와 알리슈테가 르베티를 파티에 참석시켜 라스타와 대면하게 한 것이였고, 이는 라스타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나비에가 로라에게 지시한거였다.[29] 알렌은 로테슈 자작에게서 '황제가 정부인 라스타에게 푹 빠져있는데, 알렌과 라스타의 사이가 알려지면 알렌에게도 불똥이 튀니, 입조심하고 되도록 라스타에 대해서 아예 아는 척하지 말라'는 신신당부를 들은 상태였다.[30] 이 편지는 에르기의 절친인 하인리가 보낸거였는데, 당시 하인리는 '동대제국과의 전쟁을 일으켜 라스타를 인질로 잡은 후, 인질교환으로 나비에를 맞교환해 서왕국에 체류하게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31] 훗날 연재된 내용을 보면 나비에의 사랑과 배려가 라스타에게도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초면에 나비에를 "저기요"라고 부르며 무례하게 대한 것은 라스타이며, 본인은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자신이 차 놓고선 나비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매우 뻔뻔스러운 태도을 보인 것.[32] 이때 라스타의 속마음이 드러나는데 다름아닌 '황제의 사랑과 황후의 우정을 받으며 행복한 황궁 생활을 보내다가 아이들이 황자와 황녀가 되는 것'이 꿈꿀 수 있는 최대한의 행복이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라스타가 꿈꾸는 최대한의 행복은 일부분은 실현이 불가능에 가까웠는데, 황제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황궁 생활을 보내는 것은 가능하다고 쳐도, 정실과 정부의 관계였던 나비에와 라스타의 사이에는 우정은 생길 리가 없었는데다, 이미 라스타 본인이 그간 나비에에게 저지른 만행들로 인해 스스로 나비에와의 사이를 악화시켰기 때문에 나비에와는 사이가 좋을 리가 없었다.[33] 노예 출신은 황후가 될 수 없으니, 적당한 귀족 부부를 찾아 라스타를 그 부부의 딸로 위장하려는 것.[34] 사실상 에르기는 은연중에 '지금 라스타는 황후의 수준이 아니다'는 말을 돌려 말한 것이였다.[35] 하필 소비에슈가 라스타에게 붙여준 최고의 선생들이 나비에가 트로비 공녀이던 시절의 선생들이였던지라, 나비에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날 따라할 셈인거냐'고 매우 기가 막혀했고, 그녀의 시녀장인 엘리자 백작부인마저도 매우 기가 막혀해 분노를 표출했다.[36] 공교롭게도 이때 소비에슈가 평소에 라스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가 드러났는데 '라스타만의 매력이 사라질까봐 걱정이고, 열 살짜리 어린애도 귀족식 예법 수업을 받고나면 성인 귀족들과 행동이 비슷해지는데, 라스타도 지금의 신선하고 새로운 면이 사라지고, 다른 귀족들과 똑같아질게 아니냐'고 평했다. 라스타를 덜컥 정부로 삼은 이유가 드러난 것이자, 대놓고 라스타를 단순히 귀여운 애완동물로 취급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37] 사실 나비에가 르베티를 부른 목적은 라스타에게 '너는 거짓말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다닐 처지가 아니다'는 무언의 경고를 주기 위함이였다.[38] 델리스는 라스타에게 새롭게 배정된 두 하녀들 중 한 명으로, 특이하게도 하녀로서의 경력이 하나도 없었다. 대신 그만큼 의지가 강하고, 의욕도 넘쳐났으며, 처음 모시게 된 주인인 라스타를 몹시 좋아했고, 소비에슈도 일부로 그런 점을 노리고 경험이 없는 하녀를 고른 것이였다.[39] 사실 나비에가 티파티를 연 건 임신 후 오만방자해진 라스타를 견제하기 위함이였다.[40] 지금 소비에슈는 라스타 본인 앞에서 라스타를 '귀여운 애완동물' 취급하고 있음을 대놓고 드러낸 것이다.[41] 매우 의미심장하게도 이 제안은 당시 라스타의 상황을 매우 정확하게 지적했는데, 라스타는 로테슈 자작의 아들 알렌과의 사이에서 사생아인 안을 낳았고, 이 안의 존재 때문에 로테슈 자작에게 약점을 잡힌 바람에 지속적으로 협박을 당하고 있었는데다, 안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날 것을 두려워해 자작의 협박에 끌려다니고 있었다.[42] 라스타가 알렌의 아이를 임신했을 때 로테슈 자작은 낯부끄럽고 수치러운 일이라며 라스타를 감금하고 사람들이 임신 사실을 알지 못하게 막았다고 한다. 당사자인 라스타 입장에선 괴롭고 속상한 일이였지만, 덕분에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고, 자작과 르베티, 알렌만 입을 조심하면 되는 일이였다고.[43] 이 당시 로테슈 자작은 라스타를 만나러 궁전으로 가던 중 코샤르에게 납치당해 폐가에 감금되어 있었다.[44] 나비에가 훌륭한 황후가 되기 위해 매우 어렸을 때부터 뼈빠지게 공부했고, 그 덕분에 황후의 업무를 매우 잘 처리해내 "완벽한 황후"라고 칭송을 받았다는 걸 따져보면 매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45]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판단으로 인해 라스타는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채 황후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당연히 황후의 업무는 아예 볼 수조차 없는 상태가 되었고, 본인이 황후의 업무를 하고 싶다고 징징거렸음에도 당연히 소비에슈에게 거부당했으며, 이로 인해 자연히 황후로서의 책임과 의무도 배우지 못한데다, 스스로 황후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나몰라라한채 각종 만행 및 악행을 저질러 동대제국의 황실 및 국가 자체의 위신을 추락시키면서 자신이 황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인 평민들의 지지와 소비에슈의 총애를 완전히 잃고, 평민들로부터 온갖 비난과 욕설을 듣게 되었다. 즉, 라스타로서는 인생 최악의 실책인 셈.[둘] 다 라스타의 노예 신분을 덮기 위한 것으로, 각각 소비에슈와 에르기가 준비했다.[46] 원래 법정 같은 엄숙한 장소에서는 단정하게 입는 것이 맞다. 무겁고 엄숙한 자리에서 갖은 치장을 하고 화려하게 차려입고 있으면 웃음거리 되기 딱 좋다. 마침 에르기가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보니, 일부 독자들은 '에르기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라스타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상황에 맞지 않는 조언을 한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47] 이는 엄밀히 말해 부적절한 호칭으로, 나비에는 왕비가 아닌 황후였으므로 폐후가 맞는 표현이고, 폐위당한 것이 아니라 이혼한 것이니 전 황후라면 모를까 폐후라는 말도 알맞지 않다.[스포일러1] 그러나 라스타는 후에 자신이 저지른 악행들이 밝혀져 재판을 받게 되고, 재판에서 그토록 필사적으로 숨기려했던 도망 노예 출신임이 폭로되어 폐위되면서 비참하게 폐후로 전락해 도리어 본인이 폐비가 되고 만다.[48] 실제로 그녀의 대외적 이미지는 잃어버렸던 귀족 부모와 재회해 본래 신분을 되찾아 귀족 영애가 됐다는 동화 속 주인공인 것이니 겉으로나마 적극적으로 가짜 부모의 둘째 딸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49] 랑트 남작으로부터 소비에슈가 결혼식을 매우 화려하게 할 것임을 들었기에 드레스 디자인은 무엇으로 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을 생각에 기분이 들떠있었다.[50] 소비에슈와 나비에의 결혼식 때 나비에가 입었던 드레스는 물론이고, 나비에의 약혼식 드레스 등도 동일 디자이너가 만들었다고 한다.[51] 나비에는 '국민들에게 인정받으려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야한다', '아무리 말로 치장한다 한들 국민들은 결국 자신들을 위해주는 왕비를 좋아한다'고 언급했으므로, 이는 앞으로 둘의 행보가 대비될 것임을 암시한다.[52] 나비에가 운이 좋아서 트로비 공작가의 영애로 태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나비에는 매우 어린 나이에 차기 황후로 간택되어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것도, 놀고 싶은 것도 꾹 참고 공부했다. 반면 라스타야말로 고생 한 것이 전혀 없다. 그저 임신한 것으로 황후 자리를 약속받았고 소비에슈에 의해 올려진 것일 뿐 본인의 노력으로 쟁취한 자리가 아닌데, 그것을 자신의 고생이자 노력으로 치부하는 것이다.[53] 대놓고 나비에의 호의를 위선으로 취급한 것이며, 나비에의 어음을 자기 명의로 쓴다는 것은 명백한 횡령이다. 나중에 그 후원받은 기관들에서 탈세나 횡령같은 문제가 생기면 오로지 본인이 책임을 져야한다. 실제로 나비에가 황실 명의로 기부하라는 편지를 남긴 이유도 그런 류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해서였다.[54] 개똥같은 소리인 것이, 자신이 황제의 정부가 되고 호의호식할 수 있었던 것은 '''황제가 조강지처를 냅두고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었다.''' 명백한 내로남불.[55] 아무리 나비에와 소비에슈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였고 정략결혼이였다고 해도 나비에와 소비에슈는 엄연히 정식 부부였다. 애초에 아내를 놔두고 다른 여자와 놀아난 것 자체가 바람을 핀 것이며 정부 제도는 그걸 보기 좋게 포장한 것일 뿐이다.[56] 참고로, 나비에는 그런 라스타의 모습을 보고 옷걸이 같아 보인다고 생각한다. 후에 소비에슈 역시 '말린 미역' 같았다고 여기며 매우 불쾌해한다.[57] 매우 정신나간 망언. 서왕국이 동대제국과 맞먹는 국력을 가진 국가이자, 월대륙 내 단 둘 뿐인 강대국임을 따져보면, 서왕국의 왕비인 나비에는 호칭만 왕비일 뿐 동대제국의 황후인 라스타와 맞먹는 지위에 있는 것이다. 라스타의 나비에에 대한 피해망상이 제대로 표출된 장면.[58] 딱 1년만 황후 자리에 앉히겠다는 소비에슈의 말과 평민들을 지지하겠다던 자신이 한 인터뷰와는 대비되는 모습. 그러나 이는 작중 라스타의 행적을 보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노예 출신이였던 라스타로선 아무리 외모가 빼어나도 알렌과 사귀기 전까진 무시당하며 살았을 확률이 높고, 따라서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긴 어려울 것이다. 어차피 귀족과 평민 모두 진심으로 위하기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 위하는 척 하고자 하는 것이나 차라리 노예들을 위하고 싶다는 말은 어느 정도 진심일 가능성이 있다.[59] 그렇다고 한들 평민들의 지지를 받은 덕에 황후가 되고, 평민들의 환호를 받고 즐거워하는 등 평민들 덕을 톡톡히 본 직후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상당히 뻔뻔한 태도이다. 게다가 나라를 돌보는 최고 자리인 황후 자리에 올라 할 생각으로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으며, 소수인 귀족들이라면 모를까 제국민의 절대다수인 평민들을 상대로 '평민들은 날 천대했으며 해준 게 없다'고 싸잡아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60] 역시 헛소리. 황후의 권력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나,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오기 때문에 아무리 황후라고 한들 자기 마음대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61] 나비에는 엄연히 한 나라의 왕비인데 타국의 왕비를 그 년이라고 비하한 것이다. 서왕국이 동대제국과 맞먹는 수준의 강대국인 것을 생각하면 매우 터무니 없는 소리.[62] 에르기 공작이 보낸 커다란 보석이 박힌 반지였다.[63] 해당회차 삽화를 보면 안어울린다는 평가가 많다. 당연하겠지만 장신에 화려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지닌 나비에는 보석으로 치장된 웨딩드레스도 잘 소화하지만, 부드럽고 청순한 이미지를 지닌 라스타는 정 반대다 보니 어린애가 어른옷을 입고 흉내내는 느낌이다.[64] 단지 불쾌하단 이유로 대놓고 자기 편을 들라고 갑질을 한 것이다. 그것도 직전 본인이 직접 귀족들에게 친해지고 싶다고 말했음에도. 결국 귀족들을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려고 연 티파티였음에도 도리어 자신이 귀족들의 편이 아니라는 걸 만천하에 까발려 귀족들과 척을 진 꼴이 되고 말았다.[65] 에르기 공작이 유일하게 즉위 기념으로 선물을 보내주자 오직 이 사람에게만 진실한 우정을 바칠거라고 다짐한 게 바로 전 화이다.[66] 정작 본인이 황후 신분인 나비에를 대놓고 무시한 것은 생각하지도 않는다.[67] 전부터 '베르디 자작부인은 자작부인이라 황후의 시녀로는 부끄럽다'며 베르디 자작부인을 내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68] 개소리. 델리스는 라스타가 아직 정부였을 시절, 오직 라스타만을 위해 새로 황궁에 들어온 하녀다. 나비에와 말도 못 나누어봤을 델리스가 나비에의 편이 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69] 덕분에 나비에는 속으로까지 "그 '언니' 소리 도대체 언제까지 할 거냐?"며 매우 불쾌해했다.[70] 정작 라스타는 소비에슈가 나비에와 자신을 비교했을 때 나비에가 매우 불쾌해했다는 것을 모른다.[71] 이는 나비에와 자신의 첫 대면 때 나비에에게 자신이 한 행동을 그대로 돌려받은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정작 자신이 정부일 때 나비에에게 저지른 무례들은 생각하지도 않았다.[72] 에벨리는 황제의 초청을 받은 손님으로서 궁에 머무르고 있기에 소비에슈의 새 정부라는 소문까지 암암리에 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티파티에 오로지 남자 귀족들만 초대해 그들을 유혹하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 그 소문을 퍼트리는 것이며 귀족들에게 자신에 대한 소비에슈의 총애가 식었음을 드러내는 꼴.[73] 이들은 부모가 범죄자이기에 손가락질 당하고 일자리도 제대로 못 구하는데 황궁 하녀로 일하면 일반 가정집보다도 봉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황후는 면책특권이 있기에 부모의 죄를 사면할 수 있어 라스타의 의도를 알면서도 좋은 기회라서 지원했다.[74] 무려 귀족들 앞에서 포도를 빨아먹는 시늉을 보여주며, '맛있네요'고 말하기까지 한다. 당연히 모범이 되어야 할 황족이 할만한 행동은 절대 아닌데다가, 매우 천박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75] 동대제국 귀족들은 라스타가 사실은 귀족 영애였다는 것을 들었음에도 '평민으로 자랐으니 귀족 부모를 둔 평민일 뿐'이라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특히 폐쇄적인 성향의 보수파 귀족들은 대대로 동대제국 황후를 배출한 트로비 공작가 출신이라는 완벽한 정통성을 가진 나비에가 안 좋은 소문이 도는 평민 출신 라스타에게 밀려난 일 자체가 불만이었다. 하물며 나비에를 몰아내고 황후 자리에 앉은 라스타는 남자 귀족들과 추문을 일으켜 동대제국 황실에 먹칠을 했기에 더더욱 라스타가 눈엣가시일수밖에 없는데다 절친인 코샤르가 쫒겨난 일로 라스타를 증오하고 있었던 파르앙 후작이 폐쇄적인 성향의 보수파 귀족들을 부채질한 것도 한 몫 했다.[76] 파르앙 후작은 라스타의 양부모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외국의 몰락 귀족인 걸 문제 삼아 외무대신이라는 그럴듯한 지위까지 주며 우리나라에서 자국 귀족 대우를 해줘야 하냐며 굴러 들어 온 돌 취급하고, '황태자 전하가 태어나 문제다', '외국의 왕족이나 대귀족이면 모를까 외국 몰락 귀족 핏줄이 된다' 등 부추겼다.[77] 라스타가 연 티파티는 완벽한 실책이었는데, 같은 성별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는 평민들과 달리 귀족들은 철저히 가문이나 혈연끼리 뭉쳤다. 사랑보다 가문을 택한 알렌의 배신을 겪었음에도 이를 간과한 것. 더욱이 자기 부인/어머니/딸 등이 초대받지 못한 티파티에 초대받은 남자 귀족들의 궁극적인 여론은 라스타에게 변하고 말았다.[78] 에벨리와의 첫 대면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나비에에게 시전한 어그로와 망언을 그대로 돌려받았다. 하지만 역시나 자신이 나비에에게 한 망언은 생각하지도 않으며 '나비에와 폐하는 정략결혼이기에 사랑한 사이가 아니여서 나와 나비에는 언니 동생이다', '나와 폐하는 사랑하는 사이이기에 나와 에벨리는 언니 동생이 아니다'는 개소리를 지껄인다.[79]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온갖 귀여운 척을 하며 나비에의 남편이였던 소비에슈에게 꼬리를 쳤던 것과, 며칠 전에도 에르기에게 꼬리를 마구 쳐댔던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80] 자신의 노예 문서[스포일러2] 이 모습을 본 직속 하녀 아리언은 그녀를 "진심으로 따를 수 없는 상전"으로 인식하였고, 이 일로 라스타가 소비에슈에 의해 허수아비 황후가 되자 절대권력을 가진 소비에슈에게 충성하기로 마음먹으면서 후에 소비에슈의 첩자가 된다.[81] 사형 명령을 했다고 해서 바로 사형되지는 못하고, 사형 준비에도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기에 신입 하녀의 아버지는 멀쩡히 살아있었는데, 신입 하녀는 이것을 몰랐다.[82] 하인리와의 재혼은 소비에슈가 라스타를 황후 자리에 올릴 것과 자신과 이혼한다는 말을 듣고서야 선택한 것이다. 도리어 나비에가 소비에슈에게 배신당해 황후 자리에서 강제로 내쳐졌고, 정작 이 말한 라스타 본인은 남편인 소비에슈가 자신을 냉대하자 바로 에르기에게 갈아탔다.[83] 라스타를 해하려 한 신입 하녀의 아버지와 달리 이 하녀의 어머니는 '''사람을 셋이나 독살한 흉악범'''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라스타가 황후로서 남을 해치는 명령을 내릴시, 내게 보고하라'는 소비에슈의 명령을 대놓고 무시한 것이다.[84] 권력을 쥐면서 본성이 드러난 케이스. 픽스는 라스타에겐 '자신의 도주를 도와준 은인'이므로 은혜를 원수로 갚은 격이다.[85] 라스타는 나비에와 다르게 오직 소비에슈의 총애 하나만으로 황후 자리에 오른 입장이라 자신의 황후 신분을 유지하려면 그 무엇보다도 소비에슈와의 사이를 좋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런 입장임에도 사사건건 에르기 공작과 어울린 것과, 에르기더러 자신의 정부가 되어달라 요구한 것은 명백히 라스타의 실책이다.[86]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불법. 나비에와 카프멘의 대화에서 '동대제국에선 아무리 황후라고 해도 사람을 이유 없이 죽일 수 없으며 실행할 경우 재판에 회부된다'고 언급된다. 즉 이 행위 자체가 폐위의 명분인 것. 또한 트로비 공작가는 대대로 동대제국 황후를 배출한 명문가이자 대귀족이라 그만큼 명망이 높고 세력이 크기에 만약 죽일 경우 동대제국 황실에서 범인을 색출할 것은 물론 서대제국에겐 황후의 친정인지라 자칫하면 두 제국 간의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87] 용병의 입장에선 당연히 거금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트로비 공작부부는 동대제국의 대귀족이자 서대제국 황실의 외가이므로 트로비 공작부부의 암살은 절대 단순한 암살 수준 따위가 아니다. 또한 암살 시도 역시 당연히 실패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암살 시도를 실행한다는 자체가 목숨을 내놔야한다.[88] 이얘기를 들은 트로비 공작은 트로비 가문은 고작 일개 살수 따위에게 당할 가문이 절대 아니라면 라스타 행동을 비웃었다. 나비에도 가만 둘 수 없어 어음 건을 베어 상회 회장에거 귀뜸하며 반격한다.[89] 그녀가 결혼식의 피로연 때 뿌린 후원금의 출처가 사실은 나비에의 어음이였음을 안 베어 상회 회장이 조앤슨을 통해 기사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90] 전에 니안을 공격할 때 니안이 조산한 일로 투아니아 공작에게 니안이 낳은 아이의 적통성을 의심하게 해 이혼시켰다. 그래놓고 본인이 조산한 것.[91] 이는 라스타가 시한부 황후이기 때문. 또한 동대제국엔 단 한 번도 여황제가 즉위하지 않았기 때문에 1년짜리 시한부 황후인데다 소비에슈의 총애가 없어진 상황인 지금 라스타의 입장에선 소비에슈의 마음을 돌리고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딸보다는 아들을 출산해야했다.[92] 원했던 아들을 낳지 못한 실망감으로 인해 딸을 미워하게 될까봐 소비에슈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안지 않았다.[93] 신생아는 조금만 세게 흔들려도 목숨이 위험한데, 그런 신생아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으니 아이가 죽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다.[94] 자신이 몇 달 전 깃털을 뽑아대고 나비에에게 누명을 씌운 그 파랑새이다.[95] 라스타의 하인들은 로테슈와 라스타의 사이가 좋은 줄 알고 있었기에 로테슈 자작이 분노하여 길길이 날뛰는 라스타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여 들여보내준 것이다. 물론 완벽한 오산이었지만.[96] 따지고 보면 라스타의 트라우마는 로테슈 자작의 탓이 맞다. 멀쩡히 살아있는 안을 죽었다고 위장시키고 출산 직후 라스타에게 아기 시체를 안겨준 것이 자작이기 때문.[97] 미친 짓이다. 어느 황후가 외국인에게 자기 나라의 영토를 주겠다고 약속하는가? 이 영지 관련 문제가 라스타와 에르기만 알고 있는 건이기에 망정이지, 혹시라도 백성들 귀에 '황후가 외국인에게 미쳐 영토를 팔려 했다더라' 정도의 소문이 돌면 그 자체로도 폐위될 수 있는 큰 문제이다.[98] 노예는 상단을 차릴 수 없기 때문이다.[99] 친부 왈, 신분을 사주기 위해 라스타를 찾아갔더니 마침 라스타는 그때 자작가 도련님과 잘 살고 있었고, 이에 자작가 측에서 라스타의 신분을 사주리라 여겨 일부러 라스타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100] 그도 그럴 것이 라스타는 본인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이유가 전부 자신이 (비록 대외적인 신분은 귀족 출신의 황족이지만)노예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101] 본인 말로는 글로리엠을 안게 되었을 때 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아기 안는 연습을 한다고 하는데, 현재 전개에서 폭풍같이 벌어지는 일들 때문인지 정신 상태가 영 불안정해 보인다. 라스타가 인형을 안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을 목격한 로테슈 자작도 속으로 '저것이 미쳐가나?'하며 의아해했다.[102] 자신이 직접 하면 비난이 쏟아지니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딸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스스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 하지만 에벨리는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친딸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있다. 만약 사실일 경우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패륜을 저지르게 한 셈이다. 또한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가산을 탕진하면서까지 잃어버린 두 딸들을 찾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는 딸에 대한 애정이 최소한이라도 남아있는 것이다. 만약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진실을 알게 될 경우 당연히 분노할 것이 뻔하다. 즉, 스스로 이스쿠아 자작부부와의 관계를 파탄낸 셈이다.[103] 조앤슨을 '''"처리"'''하겠다는 정신나간 생각이 매우 압권. 단순히 조앤슨이 자신에 대한 나쁜 기사를 쓴다는 이유로 살해하겠다는 소리다. 더욱이 조앤슨이 라스타에게서 돌아선 것은 순전히 라스타의 잘못이다. 델리스가 자신의 비밀을 알았다는 이유로 이를 감추기 위해 델리스의 혀를 잘라서 투옥시키는 매우 잔인한 처벌을 내리며 황후의 권력을 남용했기 때문.[104] 또한 '폐하의 마음을 도로 붙잡겠다'는 생각 역시 돋보인다.하지만 이미 소비에슈는 라스타에게서 마음이 떠나버린 것을 넘어 아예 없어진지 오래이므로 의미 없는 짓이다. 소비에슈 역시 나비에의 재혼 후 '나비에의 마음을 되돌리겠다'고 말한 것을 보면 매우 의미심장한 부분.[105] 사람을 "빌려오라"고 표현한 것에서 이미 라스타가 제정신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106] 공교롭게도 본인 역시 이 무논리를 소비에슈에게 지껄이며 자신의 아이에게 황족 대우를 해달라는 억지를 부렸었다. 자신이 한 말을 자신을 버렸던 옛 연인에게서 그대로 되돌려받은 셈.[107] 여태까지는 소비에슈가 냉대하는 원인을 '다른 여자가 폐하를 꼬셨기에 폐하가 나를 냉대한다'며 나비에, 델리스, 에벨리 등 남 탓을 했지만 '폐하가 먼저 나를 냉대했다'며 '''직접적으로 소비에슈의 탓을 한 것은 작중 최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각에 소비에슈 역시 라스타와 에르기의 지속적인 밀회에 대해 어이없어하면서 "그 애는 황후의 껍데기를 쓰고 있다는 자각이 없는거냐?"며 라스타의 탓을 하고 있었는데 이는 소비에슈와 라스타의 사이가 매우 심각하게 틀어졌음을 의미한다.'''[108] 또한 카를 후작의 경우 나비에가 결혼식 당시 라스타에게 '카를 후작은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니 그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조언해줬었다. 즉, 나비에의 조언마저 무시한 것이다.[109] 저렇게 쓰면 '공주의 친부가 사실은 에르기 공작이며, 공주가 조산으로 태어난 것은 라스타가 소비에슈를 만나기 전에 에르기와 공작과 관계를 가졌기 때문이다' 정도로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동화같은 황제와 평민 여자의 사랑" 따위의 대외적 이미지를 구축해온 라스타에게 매우 불리한 여론이 만들어진다.[110] 라스타는 정부 시절부터 나비에가 불임이라는 추측을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111] 이에 독자들의 반응은 '하인리는 원래부터 나비에를 좋아했다', '도끼병이냐?', '허언증도 정도가 있다' 등이다.[112] 남의 남편을 빼앗아 황후 자리에 오른 라스타를 비웃듯이 일부러 "돌려줘서 고맙군요."라고 말한다. [113] 라스타에게만 들리게 작은 목소리로 '사실 라스타에게 자신의 물건은 하나도 주고 싶지 않았다'라고 덧붙인다. 당연히 나비에의 남편을 빼앗은 라스타를 조롱하는 말.[114] 편지 사건은 하인리를 작정하고 속인 것도 모자라 아예 사람들 앞에서 하인리를 거짓말쟁이로 몰았던 사건이었으므로 이걸 사람들 앞에서 거론한다는 것은 '''하인리의 입장에선 말 그대로 민폐다.''' 거기다 라스타가 저 말을 내뱉은 것은 하인리에겐 엄청난 경사인 첫 아이 임신 축하 파티이다! 또한 편지 사건은 자신의 억지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꺼낸 것이므로 대놓고 하인리를 모욕한 것이다. '''즉, 하인리에게 한 행동은 명백한 외교결례다.''' 심지어 나비에에게 장식용 보검을 준 것은 '''아예 외교결례를 넘어선 수준이다.''' 장식용 보검의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나비에의 아이를 대놓고 모욕한 것이고 이 아이는 서대제국의 첫 황손이자 황위 후계자였다. '''"즉, 종합해보자면 라스타는 고의로 서대제국의 초대 황제 부부인 나비에와 하인리를 대놓고 모욕한 것도 모자라 서대제국의 황실까지 대놓고 모욕하고 무시한 것이다."''' 또한 라스타는 서대제국에 나비에의 불임 소문을 퍼트린 장본인이므로 '''애초에 온 자체가 나비에와 하인리에게는 민폐다.''' 거기에 동대제국의 황후 신분으로 왔다는 것을 따져보면 라스타는 '''동대제국의 위신을 추락시킨 것이다.''' [115] '''즉, 자국에서 대접을 못 받는 것이 싫으니 타국에 가서 대접을 받으며 살고 싶다는 뜻이다. 이런 발언을 한 사람이 일개 귀족이었어도 논란이 될 판에 라스타는 황후다!''' 그러나 서대제국 사람들이 라스타에게 대우를 매우 잘해준 것은 그녀가 잠깐 왔다가 갈 귀빈이자 강대국인 동대제국의 황후이기 때문이므로 어디까지나 국가적인 예의였다. 하지만 아예 눌러 앉아 산다면 서대제국 사람들에겐 짐짝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귀빈으로서의 대우를 안 할 것이 뻔하다. '''라스타의 무사고적인 면모가 드러난 단적인 예.'''[116] 그 전서조는 하인리가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117] 안이 누가 봐도 라스타와 꼭 닮은데다 라스타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안을 목격했고, 바로 라스타의 자식임을 확신했다.[118] 그 당시 사교계엔 투아니아 공작부인이라는 유명 인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교계 인사가 없는 현 시점에선 통하지 않는 방법. 달리 말하면 라스타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쓰는 방법인 '남에게 뒤집어씌우기'의 한계가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119] 이미 소비에슈는 이전부터 글로리엠의 친부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다.[120] 사정만 줄줄히 적혀있었고 평소보다 더 많은 액수의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121] 라스타의 캐릭터에 대한 양면성이 드러난 동시에 라스타가 그토록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친부에게 버려지고 연인의 아이를 낳았지만 연인에게 버려지는 것은 물론 첫 아기와 바꿔쳐진 아이의 시신을 안았던 불행한 과거가 있지만 황제 소비에슈의 정부가 되면서 자신의 과거를 잊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었다. 실제로 황후인 나비에보다 먼저 임신하는 행운을 누렸고 사족이지만 소비에슈는 라스타의 아이를 후계자로 삼으려 했었다. 그러나 라스타는 정부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예 자신의 아이를 황족으로 만들겠다는 탐욕에 빠져 나비에의 자리를 탐했고, 자신의 아이를 적자로 만들려는 소비에슈와 함께 나비에를 몰아내고 동대제국 황후 자리에 앉았다. 또한 본인을 진정으로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던 소비에슈와의 관계도 자기 스스로 꼬아버렸고 심지어 자신을 일편단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인 픽스는 르베티를 해치려고 고용한 살수에 대한 테스트로 시험삼아 죽여버리기까지 했다. 거기다가 그녀가 얻은 행복과 지위는 자신의 노력이 아닌 나비에나 니안 등 남을 모함하고 해치며 얻은 것이였으니 당연히 영원할 수가 없었다.[122] 손에 알이 굵은 화려한 반지를 끼고 있어서 주먹으로 카펫을 내리칠 때마다 반지의 알이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가 손에 피가 흘러나왔다.[123] 하녀에게는 요즘 자신에 대하 여론이 좋지 않으니 대외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편이 좋다는 이유를 들었다.[124] 이때 뻔뻔하게도 나비에와는 대신관의 승인 하에 이혼했고 현재는 누가 뭐래도 자신이 아내라고 생각하며 나비에를 잊지 못하는 소비에슈의 행동에 상처받는다. 정작 라스타가 정부였을 때 대신관의 승인 하에 결혼한 나비에는 사랑 없이 정략혼을 했다고 자신의 불륜을 합리화하고, 황후가 된 이후 에벨리에게 정략혼을 한 나비에와 사랑해서 결혼한 자신은 다르다고 주장하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이다.[125] 이때 현재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소비에슈가 자신에게 실망한 진짜 원인인 온갖 악행들(파랑새 사건, 델리스 누명 사건, 사형수 사형 집행 사건, 르베티 노예화 사주)과 거짓말들은 전혀 떠올리지 않고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가 생각한다.[126]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소비에슈의 심문에 겁을 먹어 그저 에벨리에게 겁을 주어 황궁에서 쫓아내려고 했을 뿐이라고 실토한 걸 보면 에벨리를 죽이라고 사주한 진범은 라스타로 추정된다.[127] 이미 글로리엠의 친자 검사를 허락한 마당에 사실상 자신의 사생아로 확정된 안의 친부인 알렌마저 친자 검사를 받는다면 라스타의 처지와 입지는 그야말로 바닥에 떨어질 게 뻔하기 때문.[128] 소비에슈도 친자 검사를 대비해 알렌을 계속 데리고 있으라고 명령했다. "어차피 잡아 올 생각이었는데, 제 발로 찾아왔으니 잘 됐구나."라고 차갑게 말하며 멍청한 라스타와 알렌을 동시에 까는 건 덤.[129] 자신이 본 사람이 에르기 공작이 아니라 옷차림이 비슷한 저 신관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신관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신관의 증언이 사실이라고 믿는다.[130] 애초에 신분도 불분명한(실상은 평민보다 못한 도망 노예) 라스타가 자신과 달리 정통성이 확실한 나비에를 제치고 황후 자리를 차지하고, 이후에 계속 귀족들에게 경원시당하며 온갖 범죄를 저질러 추문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황후 자리를 유지한 이유는 단 하나, 황제 소비에슈의 유일한 자식인 글로리엠의 친모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소비에슈 역시 라스타의 악행에 치를 떨면서도 자기 딸인 글로리엠의 정통성 때문에 친모인 라스타를 쉽사리 폐위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유일한 방패막이였던 글로리엠마저 황제의 친딸이 아니라고 만천하에 밝혀졌으니, 폐위는 사실상 확정이고 그동안의 악행까지 더해져 비교도 안 되는 강력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131] 옳게 말하려면 '적게 뽑아서'라고 해야 한다. 실제로 이 말에 반박한 신관은 '적게 뽑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라스타의 무식 혹은 심각한 멘붕, 어쩌면 둘 다를 드러내는 부분.[132] 이 말에 신관마저 여기서 피를 더 많이 빼면 아이가 놀란다며 반대하고, 소비에슈와 귀족들은 라스타를 질린다는 듯이 바라본다.[133] 앞으로 이혼 절차를 밟든 폐위 절차를 밟든 실제로 라스타와 붙어 다니게 될 건 이 기사들인데 훗날은 생각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기사들을 폭행해서 적으로 만드는 행동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는 라스타가 여태껏 살면서 본 이혼 절차가 모두의 동정 속에서 이루어진 나비에의 이혼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제대로 몰랐던 탓도 있다.[134] 그나마 라스타는 아직 황후이기에 기사들도 그녀에게 폭행당하면서도 가만히 있었지만, 알렌은 강제로 피를 뽑기 위해 손바닥 중앙을 단도로 그어 버리는 등, 거칠게 대한다.[135] 그런데 글로리엠이 사실은 라스타와 다른 남자와의 친자(예: 픽스)라고 밝혀졌다면 몰라도 하필이면 라스타를 버린 알렌 림웰의 친딸이라고 나오는게 미심쩍다. 라스타는 노예 시절 낳은 첫 아이인 안이 로테슈 자작에 의해 다른 아이의 시신과 바꿔치기해서 보여주자 아이가 죽은줄 알고 시신을 안고 오열하기까지 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심지어 이런 자신을 버려놓고 소비에슈의 정부, 나아가 황후가 된 뒤에도 자신에게 집적거리는 알렌을 본인이 직접 증오스럽다고 표현할 정도로 증오했다. 그런 증오스러운 남자와 첫 아이를 낳고 또 동침했을리도 미지수이니 라스타를 완전히 몰락시키기 위해 에르기가 신전 사람을 시켜 검사결과를 일부러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136]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라스타는 자신이 궁지에 몰리면 무조건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고 책임전가와 자기합리화를 일삼던 인간이었으니 소비에슈라고 해서 그 책임전가 대상에 오른다는게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니다.[137] 무언가 하나쯤 소비에슈의 약점을 쥐고 있어야지 자신과 글로리엠에게 도움이 될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138] 라스타가 사실은 노예이니 글로리엠은 서녀가 아닌 얼녀가 되지만, 이 시점에서는 라스타가 노예라는 것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139] 라스타는 자신이 하녀들에게 잘 대해줬다고 자부하지만 그 하녀 입장에선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 하녀도 처음엔 라스타에게 진심으로 잘했으나 동료 한명이(라스타에게 의자를 던져 조산을 야기한 하녀) 말실수 한 번으로 부모가 죽을 뻔하고 본인도 감옥에 갇히자 라스타를 존경하기보다는 두려워하게 되었다. 이 와중에 다른 궁정인들은 라스타의 하녀들을 멀리하고 라스타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까지 연거푸 터져 나오니, 마지못해 일을 할 뿐 라스타를 따르지는 않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라스타의 마지막 기둥이던 글로리엠마저 공주 자리에서 폐위되었으니 어차피 몰락할 사람한테 뭐 하러 공손하게 대하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아예 지금이라도 미리 라스타와 거리를 두어야 나중에 서궁에 새로운 주인이 오더라도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 덤. 결국 하녀에게마저 무시당하는 것도 전부 라스타의 인과응보였던 것이다.[140] 이제껏 라스타는 욕을 못 해서 안 하던게 아니라는게 밝혀지는 장면. 라스타 본인도 원래 욕을 많이 하는 성품은 아니었지만 노예 생활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욕 개수는 많았다고(...). 라스타가 어찌나 다양한 종류의 욕을 하는지 이 욕을 듣는 하녀마저 겁에 질릴 정도.[141] 확실히 차용증에는 언제까지 돈을 갚기로 명시하지 않았기에 라스타에게 지금 당장 빌려준 돈을 갚으라는 요구는 분명 억지였다.[142] 에르기의 말대로 라스타의 권력이 굳건하다면 기한 없는 차용증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라스타에 대한 온갖 추문이 떠돌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저 차용증이 공개된다면 사람들은 날짜가 뭐건 차용증의 존재만으로 경악할게 뻔하다.[143] 에르기 공작의 소문이 좋지 않으니 어울리지 않는게 좋다던 소비에슈의 당부.[144] 사실 라스타가 워낙 적반하장을 많이 하다 보니 좀 빛이 바래서 그렇지 이 말 자체는 어느 정도 맞다. 작중에서 에르기가 라스타의 편이 아니라는 암시는 많이 있었지만, 정작 그 이유가 될 만한 계기는 딱히 드러난 게 없기 때문. 에르기의 사연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나비에가 이런다면 이해가 된다'는 말로 보아 그전부터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느끼고 있었는지 아니면 이제야 입장 바꿔 생각할 마음이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기가 나비에에게 못할 짓 많이 했다는 것도 느끼긴 한 듯.[145] 라스타의 돈은 랑트 남작이 관리하고 있었기에 자유자재로 현금을 유통할 수 없었는데다, 선물로 받은 보석들이나 귀중품은 로테슈 자작, 친부, 이스쿠아 자작부부의 수중에 흘러가기까지 했다. 거기다가 그간 르베티의 인신매매, 트로비 공작부부의 살인 교사 등으로 암살자를 고용하느라 막대한 돈을 썼던 탓에 수중에 돈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146] 이는 라스타가 아직 소비에슈의 정부였을 시절 에르기의 말투다.[147] 그 말대로 에르기는 라스타의 방에서 나오자마자 소비에슈에게 라스타의 차용증과 항구 양도 서류를 보여주며 라스타를 더욱 궁지에 몬다.[148] 라스타가 본격적으로 나비에와 대립하게 된 사건인 전 투아니아 공작부인(현 레이디 니안) 무고 사건의 계획을 알려준 사람도, 라스타가 황후가 된 뒤에도 계속 염문을 일으키며 그녀의 평판을 추락시킨 것도, 결정적으로 안을 신전에 데리고 와서 안이 라스타의 친아들임을 만천하에 알려지게 만든 사람이 에르기임을 생각하면 라스타의 생각도 일리가 있다.[149] 라스타는 애초에 알렌과 정식으로 혼인한 적도 없고 소비에슈와의 관계도 내연녀인 정부로 시작했으니, 둘 다 라스타의 정식 남편이 아니었다는 조앤슨의 주장도 어느 정도 사실이다.[150] 그 전까진 자신들 역시 처벌을 절대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라스타는 에벨리 암살 시도와 관련이 없다고 부정하며 라스타를 보호하고 있었다.[151] 물론 여기까지 밝힌 이상 에르기는 처음부 라스타의 진정한 우군은 아니었다는 것이 알려져서, 진짜 "잃게"된 것인지는 판단에 맡긴다.[152] 로테슈 자작은 사람이 음험하고 이기적인 데다 가족 외엔 매정하니, 본인이 위험해지면 무조건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려 할 인간이라고 확신한다. 로테슈의 전적을 생각하면 이 평가도 어느 정도 들어맞으나, 로테슈는 딸 르베티를 해치려 한 라스타에게 복수하기 위해 암약하고 있으니 반은 틀린 생각이다.[153] 세상에는 자신보다 못하다 여겨지는 상대를 가엾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154] 이때 랑트 남작이 '''"라스타를 교수형대로 밀어내는 게 찝찝하다. 자기 상황도 안 좋지만 아예 생명이 위태롭게 된 라스타만큼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걸 보면, 감형 받을 수 있다는 본인의 안일한 생각과는 달리 그동안 저지른 악행 때문에 사실상 '''사형 당할''' 위기에까지 몰린 듯 하다.[155] 로테슈 자작 건이 끝나면 라스타는 반 죄인처럼 취급될 지도 모르는데, 그땐 지켜보는 시선이 많아져서 도망치기 어려울 것이다.[156] 이전에 생각했던 소비에슈가 자신이 도망 노예임을 알고도 정부로 받아주고 나아가 황후로 삼았던 일.[157] 애초에 나비에의 임신이 공표된 지금에서 이 편지는 아무 쓸모도 없었기에, 리버티 공작도 나비에의 신임을 얻기 위해 일부러 라스타의 약점이 될 수도 있는 편지를 가져다 바친 것이다. 당연히 나비에와 하인리도 이걸 이용해 정식으로 동대제국에 항의해, 라스타의 평판과 동대제국의 위신을 추락시키면서 제대로 빅엿을 먹인다.[158] 피르누 백작으로부터 이 일을 보고받은 소비에슈는 안 그래도 라스타의 차용증과 항구 양도 서류 때문에 골치 아파하고 있었던지라, 라스타를 두고 '하는 일은 하나도 없는데 트집 잡힐 일은 뭐 그리 열심히 하고 다닌거냐?'고 매우 기가 막혀 했다.[159] 그동안 라스타는 동대제국의 황후 신분으로 대놓고 나비에의 경사 때마다 외교적 무례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각종 추문과 범죄들을 저질러 동대제국의 위신과 체면을 추락시키기 일쑤였다. 그래놓고 자신의 뻘짓으로 벌어진 외교적 문제에 대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이제와서 동대제국 황후 신분을 방패로 삼는 것. 라스타가 황후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매우 등한시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160] 새빨간 거짓말. 전에 나비에와 코샤르 남매 앞에서 나비에가 불임이라는 소문을 입에 담았다가 넘어지고, 결국 코샤르를 동대제국에서 추방시킨 경력이 있다.[161] 설령 나비에가 불임이라는 소문이 정말 돌았을지라도 그 이야기를 일국의 황후인 라스타가 다른 나라 귀족에게 편지로 알린 것 자체가 큰 문제가 된다. 황후로서의 처신을 등한시한 라스타의 안하무인격 행동, 편협한 생각, 그리고 뻔뻔한 자기합리화가 제대로 드러나는 장면.[162] 사실 소비에슈도 차라리 라스타가 악독하게 나오면 오만 정이 떨어질 때까지 싸워대다가 큰 벌을 받게 내버렸을텐데, 저렇게 약하게 나오니 되레 기분이 안 좋아져 마음이 찜찜해한다.[163] 라스타와 피르누 백작은 여태껏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 라스타와 랑트 남작을 붙여놓았다가 라스타가 도망치려한 적이 있으니 소비에슈 입장에서는 라스타와 랑트 남작을 최대한 떼어놓고 싶을 것이다.[164] 소비에슈의 의도는 몰라도 피르누 백작이 라스타와 사이가 나쁜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일찍이 피르누 백작은 라스타가 소비에슈에게 선물로 받은 '홍염의 반지'를 로테슈 자작에게 주고, 그걸 로테슈 자작이 팔아버린 일을 조사한 적이 있기에 오래 전부터 라스타를 싫어했다.[165] 대법관이 한 말 중(아들의 아내였던 라스타가 황제의 정부가 된 상황에서 아들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지게 하고, 이를 숨겨 동대제국이 그의 손녀를 공주라고 모시게 만든 것, 이 관계의 비밀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기 위해 라스타를 협박해 주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 옳은 건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를 협박해 금품을 수수했단 것 뿐이었다.[166] 에벨리 암살 시도에 대한 진술이 바뀐 건 다른 증거가 나왔거나 계속되는 재판에 지쳤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라스타를 죄에 끌어들이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더구나 이스쿠아 자작부부는 그동안 내내 라스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보여왔기에, 대법관조차 그들이 라스타를 감쌀 거라고 생각했다.[167] 혹시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아 거짓말로 진술한 거라면, 그것 역시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미 라스타의 죄는 글로리엠에 대한 것만으로도 확실하니, 그녀가 밉다고 해서 거짓 죄를 끼워 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168] 라스타가 신분을 속여 황후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중죄이지만, 만약 이게 황제인 소비에슈의 명령으로 이뤄진 신분세탁이라면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계속 사실을 말하게 냅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평민들에 기자들까지 모여있는 재판장에서 황제의 이름마저 거론된다면, 황실이 우스워지는 건 물론 그 불똥이 대법관 자신에게까지 튈 수 있기 때문.[169] 애초에 로테슈와 이스쿠아 자작부부가 라스타를 배신한 이유는 라스타 때문에 딸 르베티가 노예로 팔려갈 뻔했고, 라스타의 의도적인 이간질에 넘어가 친딸인 에벨리를 몰라보고 온갖 모욕을 가할 것으로도 모자라, 라스타가 에벨리를 죽이려고까지 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의 배신도 아군에게마저 온갖 악행을 저지른 라스타의 자업자득인 셈.[170] 지금 상황에서 아리언도 믿을 수 없지만 탈출을 도울 수 있는 건 랑트 남작 뿐이니 아리언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었다.[171] 순간적인 충동으로 라스타에게 탈출을 제안했긴 했지만 지금에서야 제정신이 돌아왔다고 한다. 게다가 로테슈 자작이 죄를 인정했고 이스쿠아 자작부부까지 예상치 못한 폭탄 발언을 날렸기에 자신이 탈출을 제안했을 때보다 상황이 더욱 나빠져 도와줄 수도 없었다.[172] 황후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애초에 막혀있는 것과 다름없었고 이스쿠아 자작부부에게 떠나달라 부탁할 때 미안한 마음에 가진 보석들을 거의 다 털다시피 해서 건네줬기 때문에 수중에 남은 돈이 얼마 없었다.[173] 사실 소비에슈의 총애 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 라스타가 허수아비 황후임을 깨닫고 소비에슈의 첩자 노릇을 해왔기에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174] 천만다행으로 아리언은 라스타의 도주를 예상하고 있던 소비에슈 측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궁의와 에벨리에게 치료를 받아 목숨을 구한다. 궁의의 진단에 의하면 폐를 찔려 목숨이 위태롭다고 한다.[175] 게다가 샅샅이 마차를 검문하는 게 아닌 이상 의자 안까진 보지 않고, 원래 대부분의 마차는 습격자가 마차 아래에서 공격하는 경우를 대비해 의자 안을 텅 비게 만든다고 한다.[176] 동대제국에서 빠져나가면 최소한 다시 노예가 되는 건 아니니, 가져온 보석을 팔아서 작은 집을 산 뒤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미래를 꿈꾼다. 이 와중에 연애는 절대 하지 않을 거고 사람도 믿지 않을 거라는 상황 파악도 못하는 뻔뻔한 생각까지 한다.[177] 라스타는 몇 달 전, 나비에가 같은 방법으로 마차 의자 아래에 몸을 숨기고 탈출했을 때 소비에슈 앞에서 '폐비가 도망치듯 떠난걸 두고 사람들이 수근거린다'라고 말하면서 나비에의 탈출을 비웃고 조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라스타 본인도 같은 방법으로 탈출하게 된 것. 심지어 그나마 탈출에 성공해 서대제국으로 떠난 나비에와는 전혀 달리, 라스타는 투아니아 공작에게 처참하게 공격당해 마지막 희망인 탈출마저 실패한다.[178] 라스타 본인은 안에게 애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안을 글로리엠만큼 사랑할 순 없었지만 불행해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179] 라스타 본인도 자신을 노예로 만든 친부를 그토록 증오했는데 결국 자신도 친부처럼 자신의 잘못으로 자식들을 노예로 만들어 버려 자신이 겪었던 불행을 대물림했으니 절망하는 것도 당연하다.[180] 평민들도 라스타의 재판을 구경하기 위해 법원에 몰려들었지만 한때나마 자신들이 '평민의 희망'이라고 칭송하며 동경했던 라스타가 정말로 몰락하게 생기자 여러모로 복잡해 한다.[181] 하지만 소비에슈의 본거지에서 이를 터트린 것이라 소비에슈에게는 전혀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았다.[182] 작중에서도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죄보다도 라스타가 노예였다는 죄가 가장 무겁다는 듯, 소리를 높여서 고함을 지르고 항의했다"'''라고 묘사할 정도.[183] 그래도 아직 황후라고 라스타에게 꼬박꼬박 공손히 말하고 있었는데 고자 소리에 완전히 폭발했다.[184] 이에 놀란 평민들도 조용해지고 근처의 귀족 청년은 아예 들고 있던 부채를 툭 떨어트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인리마저 혀를 차며 과거 즉석에서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갈 때부터 배짱이 장난 아니다 싶더니 담력이 대단하긴 하다고 중얼거리고, 나비에 역시 권력을 잡지도 않았던 정부 시절부터 자신을 언니라고 불러대는 것도 보통 정신으론 힘들었을거라고 여긴다. [185] 대법관도 대법관 나름대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황후가 범죄자로 심판받는 역사상 초유의 재판에서 자신은 계속 예의를 지키고 침착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와중에 이런 사고가 터졌으니, 라스타가 자신의 업무를 망치고 있다고 여기고 분노하는 게 당연하다.[186] 한때 평민들의 저 환호의 중앙에 서있었던 건 조앤슨이 아니라 라스타였다. 그런데 지금은 평민들에게서 조앤슨이 그 환호를 받고 있고, 가장 고귀한 자리에 있는 라스타에게는 꺼지라며 욕을 퍼붓고 있으니 표정이 무너질 만도 했다.[187] 이번에 나올 판결을 근거로 라스타를 폐위시키겠다는 뜻이다.[188] 대법관의 언급에 의하면 이 중 절반만 적용해도 교수형을 내릴 수 있다고 한다. '''즉, 사실상의 사형 선고인 것.''' 그나마 한때나마 황후 신분이였기에 이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영구유폐형을 선고한 것이다.[189] 황제 소비에슈의 분노를 사고, 노예 출신인 걸 숨긴채 모두의 위에 올라서 황후가 됐고, 외국인에게 국토를 팔아먹으려 했으니 아무도 황후로서의 대우를 갖추지 않는 게 당연하다.[190] 아르티나도 나비에의 호위로서 라스타로 인해 나비에가 고생한 걸 옆에서 봐왔고, 소비에슈의 책임이 더 크지만 나비에가 황후 자리에서 쫒겨나는데 라스타도 한 몫 했는데다, 자신이 모시던 나비에를 이혼 법정에 데려가야 했으니 무척 비통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나비에의 자리를 차지한 라스타는 나비에와 달리 온갖 악행을 저질러 동대제국의 위신을 추락시켰으니 싫어하다 못해 혐오하는 게 당연하다.[191] 라스타가 주변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이유는 한 번 실수했다고 엄벌을 내리는 등, 자신의 아랫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고, 이기적인 이유로 자신의 아군들을 스스로 적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즉, 라스타 본인의 자업자득인 것. 항상 자신의 주변 사람들은 물론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고, 멀레이니가 실수했을 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면서 그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든 나비에와는 완전히 대비된다.[192] 아르티나의 말이 맞다. 라스타의 아이를 적자로 만들려는 욕심에 눈이 먼 소비에슈가 나비에를 배신하고 그녀와 강제로 이혼한 덕분에 라스타가 황후가 될 수 있었다.[193]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기사가 아르티나 경에게 라스타가 미친거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 아르티나는 라스타가 죄를 뉘우치든 안 뉘우치든 탑에서 영원히 못 나올테고, 현재 라스타의 상태로는 오래 버티지 못 할거라고 예상한다.[194] 독자들이 추측한 라스타의 나이는 약 20대 초반이다.[195] 참고로 저 대사는 2화에서 라스타가 나비에를 처음 봤을 때 제일 먼저 내뱉은 대사와 완전히 일치한다.[196] 아이러니하게도 똑같이 나비에의 자리를 탐내고 그녀를 괴롭히다가 먼저 쫒겨나면서 자살한 크리스타도 라스타처럼 눈조차 감지 못한 채로 죽었다.[197] 라스타가 타락하여 정부 시절은 물론 황후가 되어서도 스스로 온갖 악행들을 저지른 건 사실이지만, 라스타가 타락하게 된 원흉은 로테슈 자작에게 사기를 쳐 딸을 노예로 전락시키고, 딸이 동대제국의 황후가 되자 황후의 친부 행세를 하며 돈을 갈취해대던 라스타의 친부, 라스타의 신분을 못 마땅해해 라스타와 알렌의 사이를 방해하고, 라스타가 안을 출산하자 안이 죽었다고 거짓말한 것은 물론 안 대신 아기의 시체를 라스타에게 안겨주어 라스타에게 트라우마를 심었고, 라스타가 도망 노예임을 폭로한 후 안을 빌미로 지속적으로 협박하며 돈을 뜯어낸 로테슈 자작, 로테슈 자작의 만행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긴 라스타를 외면하고, 함께 도주하는 제안을 거부하여 라스타를 버려놓고서, 라스타가 소비에슈의 정부가 되자 그녀에게 집착하며 그녀가 동대제국의 황후 자리에 올라서도 여전히 집착하고, 안을 준황자로 대우해달라는 매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것도 모자라 안의 존재를 드러내기까지 한 알렌, 아버지와 오빠보다 정도가 덜했지만 싫다는 이유로 라스타를 정서적으로 학대하며 인간취급을 안한 르베티, 라스타를 총애하며 라스타가 임신하자 라스타의 아이를 적자로 만들기 위해 황후로 삼았으나, 아이에게만 신경을 쓴채 점점 라스타를 냉대한 소비에슈, 결정적으로 '''처음부터 라스타를 이용하며 그녀의 악행을 부추긴 에르기'''의 영향이 미쳤음을 따져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평가다.[198] 간단하게만 생각해봐도, 라스타와 소비에슈가 결혼한 것이 신년제 몇 달 후인데, 그 다음 해의 신년제는 라스타가 죽은 시점에서 언급도 되지 않았다. 신년제가 재혼 황후 세계관 상 상당히 큰 규모의 명절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신년제가 아예 언급도 되지 않고 넘어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199] 동대제국 내에서 상시천을 소탕해주던 코샤르를 글로리엠을 위한답시고 소비에슈와 함께 그를 모함해 내쳐버렸고, 그로 인해 다시 동대제국에서 활개를 치게 된 상시천이 자신의 딸을 유괴해버렸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어찌보면 이것도 라스타와 소비에슈의 인과응보지만, 아이를 가지지 못하던 부천주가 글로리엠을 지극정성으로 키웠으니 글로리엠 입장에서는 차라리 이게 낫다.[200] 당사자인 소비에슈와 그의 측근들은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친딸임을 확신하고 있으나, 그를 제외한 동대제국의 백성들은 얄짤없이 글로리엠이 알렌의 사생아라고 알고 있다.[201] 하지만 입가와 머리카락에 엉겨 붙은 피는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다. 정황상 라스타가 자살하면서 피를 토했을 때 입가와 머리카락에 붙은 게 그대로 남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