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
1. 개요
극피동물문 성게아문 성게강을 이루는 동물군. 한국에는 약 30종 정도가 서식하며, 그 중 보라성게가 많이 채취되는 편이다. '섬게'라고도 하며, 옛 문헌에서는 '해구(海毬)', '해위(海蝟)'라고도 나와있다. 우리말로는 '밤송이조개'라고 하였는데, 《자산어보》에서는 보라성게를 한자로 '율구합(栗毬蛤)'이라 기록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구살'이라고 부른다.
2. 상세
몸은 공 모양이거나 심장 모양으로 팔이 없다. 몸 앞뒤에 방향성은 없으나, 상하 구별은 있으며, 기관 배열은 다섯 방향으로 대칭을 이룬다.[4] 내부는 탄산칼슘 성분의 두꺼운 골판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단단한 껍데기를 이루며, 그 위에 얇은 표피가 덮여있다. 입과 항문은 각각 몸의 아래쪽과 위쪽의 중앙에 위치한다. 입이 있는 부위인 위구부(圍口部)에 있는 가시는 이가 되며 내부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등불'이라고 하는 석회질의 억센 이빨로 된 저작기(咀嚼器)가 있다. 체표에는 갈래가시 또는 둥근가시가 있으며 가시에는 감각기능이 있다. 가시 사이에는 앞 끝에 빨판이 붙어 있는 관족이 뻗어 나와 있다. 이동 시 가시와 관족을 모두 사용한다.
식성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해조류나 바위에 붙어 사는 수생동물을 잡아먹는다. 자웅이체이며, 겉모습이 일정한 정형류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른 부정형류로 나뉜다. 정형류는 보라성게가, 부정형류는 염통성게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에 약 900종이 분포하며 한국에서는 약 30종이 서식한다. 나팔성게·흰수염성게 등은 몸 표면에 독주머니가 달린 가시를 가지고 있으며 한 번 박히면 잘 빠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뾰족한 가시와는 달리 동글동글한 똥을 눈다. 일부 해변가에 서식하는 성게는 이러한 가시가 퇴화되어있는 종이 있다. 대표적인 게 얕은 해변가에서 서식하는 '''Sand Dollar'''라는 이름의 성게.[5]
바다의 해저, 특히 대륙사면을 지배하고 있는 동물이라고 한다.
수정 과정이 가장 잘 연구됐는데, 몸 안에서 수정이 이뤄지는 사람과는 다르게 체외수정을 하는 덕분이다.
꽃게, 참게와 같은 게 종류와는 이름에 게가 들어가 있다는 것 외에는 서로 다른 종류이다.
3. 식용
고든 램지의 성게 요리
가시가 삐죽하게 난 모양 때문에 못 먹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마치 밤처럼 껍질을 까면 생선 알 같이 생긴 생식소가 나오며[6] 한국에서는 젓갈이나 술안주 회로 먹는다. 이게 익혀먹기 상당히 난감한 식재료인지라, 한국 해안 지방에서는 말려서 먹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알을 미역국에 넣고 끓인 성게알 미역국을 판다. 맛은 비리지 않으며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난다.
보라성게, 분홍성게, 말똥성게 등은 생식선에 독특한 향기가 있어 날것으로 먹거나 젓갈을 담가 술안주나 반찬으로 먹는다. 맑은 바다에서 잡은 것은 바로 갈라서 먹을 수 있는데, 누런 색에 짭짤하고 조금은 씁쓸한 맛이 있는 생식소는 술안주로 쓰이거나 초밥이나 덮밥에 얹어 먹기도 하며 죽을 끓여 먹는다. 다만 외관이나 맛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극도로 혐오하기도 하니 권할 때에는 주의하자.[7] 한국의 남·동해안에서는 5~6월 사이 보라성게가 많이 채취된다.
신선한 성게살은 쓴 맛이 거의 없다. 까서 바로 먹는 성게는 상관없지만 살을 발라내 파는 성게는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보존제로 명반을 첨가하는데 이것 때문에 가게에서 쓰는 깐 성게살은 대부분 쓴 맛이 난다는 것이 대중적인 인식이며 실제로 2000년대 이전의 대표적인 만화요리 맛의달인, 미스터 초밥왕에서 성게 관련 에피소드에 명반을 언급하며 정체불명의 쓴맛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진정한 성게의 맛을 느끼려면 명반 처리를 한 박스 성게알이 아닌 방금 살아 있는 것을 까서 먹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본이 성게를 많이 소비한다. 일본에서 고급이 아닌 염가에 팔리는 성게살은 대부분 미국 앞바다에서 잡은 성게라고 한다.[8][9] 이 성게들은 수초가 많은 지역에 사는 데다 미국인들은 일식집이라도 가지 않는 한 성게를 먹지 않기 때문에 사람 손을 타지 않아 매우 크게 자라는데, 여기서 뽑아낸 살을 일본에 수출하여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양의 성게를 일본으로 수출했었다. 최근에는 값싼 중국산의 등장으로 어민들도 채취를 포기한다고. 성게알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답게 성게알을 갓 채취한 상태의 맛을 보존하겠다는 연구 끝에 염수 성게알이 등장하면서 염수 성게알을 다루는 가공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업체마다 맛이 상당히 복불복이라고 한다.
직접 바다속에 잠수해서 채취해야 하는 데다 살만 골라내는 작업이 어렵기에 무척 비싸다. 최고급으로 쳐주는 홋카이도산 말똥성게는 100g에 6~7만원을 호가한다. 성게를 이용한 요리가 괜히 비싼것이 아니다. 어촌에 아는사람이 있다면 성게 손질(알빼기)하는 곳에 가서 몇 조각 얻어먹을 수도 있겠지만 요즘 연안은 오염이 심하여 이런 모습을 보기가 무척이나 힘들어졌다. 제주도에 가면 그나마 접하기 쉽다.
위에서도 말했듯 성게알은 알이 아니라 그 알을 만드는 생식소다. 암컷은 난소, 수컷은 정소이다.
4. 위험성
성게는 흔히 방사상으로 길게 뻗은 가시를 갖고 있으며, 이는 성게 입장에서는 매우 든든한 방어 수단이지만 해수욕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위험 요소이다. 물론 가시 없는 성게들도 많지만, 가시가 있는 성게들한테 찔리면 상당히 고통스러울 뿐더러 이따금 독성이 있는 성게들도 꽤 있기 때문에 자연상태를 보존하고 있는 일부 해변가에서는 걸어다닐 때 주의를 요한다.
4.1. 갯녹음의 원인
지구 온난화와 함께 바다의 사막화라고 불리는 백화 현상(갯녹음)이 심해지면서 불가사리, 해파리와 더불어 골칫거리로 부상 중이다. 백화 현상(갯녹음)이란 해조류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해중림이 소실되는 현상인데 성게가 해조류를 먹어 치우기 때문이다.[10]
그래서 성게의 천적들을 풀어 성게를 잡아먹게 하거나 직접 잠수부들이 바다에서 성게를 제거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먹어서 성게의 개체수를 줄이면 좋겠지만, 먹을 수 있는 성게는 보라성게, 말똥성게, 분홍성게 등으로 몇 종류 되지 않는다.
그리고 식용 성게를 사람에게 팔려고 해도, 갯녹음이 발생한 어장의 성게는 상품성도 없다. '환경스페셜'에서 갯녹음이 심각하게 일어난 어장에서 잡은 성게의 속살을 꺼내 봤더니 살은 없고 돌가루만 들어 있었다. 그래서 성게 수요가 많은 일본에서는 백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해조류를 먹이로 주지 않고 남는 채소를 먹이로 사용해 성게를 양식하는 기술을 전국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5. 여담
- 몇몇 대형 도미 종류는 성게를 미끼로 하여 낚시하기도 한다. 보통 노리는 것은 돌돔. 대형 도미 종류는 단단한 이빨로 성게를 깨부수고 먹는다. 보통 참돔이나 감성돔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돌돔이 잡힌다. 미끼로 사용할 경우에는 큰 가위로 가시 부분을 싸그리 잘라낸 다음 수직으로 관통시켜 빠지지 않게 고정한 다음 던진다. 단 반드시 목장갑을 끼고 작업해야 한다. 가시 부스러기가 묻으면 잘 안 떨어지고 일단 찔리면 무지 아프기 때문.
-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성게에 빠져 살았다. 그의 자서전에는 항상 성게를 먹은 얘기가 나온다.
- 파브르 곤충기에도 등장하는데 마을 시장에 나온 성게를 두고 마을 아주머니들이 처음 보는 나무열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내륙지방 사람들은 성게를 몰랐기에 이런 착각이 일은 것이다. 실제로 뿔오이나 두리안, 밤 등 성게와 비슷하게 뾰족한 나무열매가 존재하기도 한다.
- 스쿠버 다이빙 하는 사람들에게 요주의 대상인데, 멋 모르고 만지다가 찔리면 피부가 부어오르며 아프다.
- 테일러 스위프트가 감옥과 더불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라고 한다. 성게 가시에 찔리면 신체 일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깨끗한 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6. 대중문화에서
- 가면라이더 아기토의 시어친 로드와 쾌도전대 루팡레인저 VS 경찰전대 패트레인저의 토게노 에이부스가 성게 괴인이다.
-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는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성게가 매우 더러운 해충으로 묘사된다. 대표적으로 '나 돌아갈래'[11] 와 '으악! 성게다!' 편. 타이틀의 이미지나 기어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바퀴벌레. 그런데 '사랑의 게살버거' 편[12] 에서는 이걸로 피클을 담가먹는다.
- 게임 아틀리에 시리즈 에서는 전통적으로 밤송이를 성게 라고 부르며,[13] 시리즈에 따라서 투척 아이템이나 조합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에리의 아틀리에에서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14] 성게대왕 이라는 히든 몬스터가 출현한다.
- 일본 애니메이션 남자 주인공이나 조연들 상당수는 삐죽한 머리모양이라 별명이 성게머리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카미조 토우마.
- 스플래툰 시리즈의 등장인물인 '다우니'와 '스파이키'가 성게 캐릭터이다. 장비의 능력치 조정 및 강화를 맡고 있는데, 대가로 소라를 받는다. 받은 소라는 먹는 듯하며 남은 뚜껑을 이용해 아이템에 추가 능력치를 달아준다고 한다.
-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5기인 암흑 마왕 대추적에서 봉미선이 마트에서 흑구슬족과 싸울 때 진열대에 있는 성게를 던져 공격하려 했다. 이 때 짱구는 맛있지만 비싸서 한번 먹을까말까한 음식이며 생일에도 못 먹는 성게를 진짜로 던질거냐며 태클을 걸었고, 그걸 들은 봉미선은 망설이더니 아까워서 못 던지겠다며 성게를 내려놓는다.[15]
- SHOW BY ROCK!!에서 하다하다 성게까지 의인화 시킨 캐릭터. 이미가 있다.
- 미스터 초밥왕의 주인공인 세키구치 쇼타는 군함말이 방식이 일반적인 성게 초밥을 니기리즈시처럼 김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기술을 '신인 초밥 요리사 대회' 도쿄 예선 결승전부터 선보였다. 세키구치 쇼타는 대회에서 네 번째 초밥으로 성게를 사용했고, 똑같이 성게를 네 번째 초밥으로 선보인 키노시타 도키치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면서 상대의 기세를 꺾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이후로도 니기리즈시 방식의 성게 초밥은 세키구치 쇼타의 오리지널 기술로 인정을 받으며, '신인 초밥 요리사 전국 대회' 결승전에서도 사용해 사지 안토를 상대로 성게 초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1] 사진은 ''Echinometra lucunter'' (Linnaeus, 1758) / 이미지 출처: Encyclopedia of Life[2] Urchin은 "부랑아"를 뜻하는 말이므로 성게에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의아할 수 있는데, Urchin은 중세 영어에서는 고슴도치를 뜻하는 말이었다. 즉, 바다 고슴도치라는 뜻에 더 가깝다는 말.[3] 이미지 출처: Encyclopedia of Life[4] 위 사진 참고.[5] 이 녀석의 경우 성게 본체의 형태를 짐작하는 데도 어느 정도 참고하기 좋다. 하지만 원판 모양인 만큼 바닷속에서 사는 다수의 성게보다는 납작해서 흔한 성게들 보다는 오히려 로봇 청소기가 연상될 수도 있다. [6] 이 때문에 성게 생식소를 성게알로도 많이 부른다.[7] 특히 서구인들의 경우, 날것+바다 비린내+크리미한 식감 3종 콤보로 처음 접했을 때의 거부감이 굉장히 심하다. 그래서 카르파치오 형태로 향신료와 소스로 강한 향을 가리고 맛을 가미하여 제공되거나 아보카도와 같은 거부감이 덜하면서도 비슷한 식감을 가지는 부재료와 같이 제공된다. 다만 스페인, 그리스처럼 우리와 비슷하게 두족류, 성게류 등도 즐겨먹는 남부 유럽에선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이다.[8] 최고급 성게살은 사람들이 홋카이도산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생산량 대부분은 전 세계 미슐랭급 일식집에 납품된다. 회전초밥 가게나 마트 등 시중에서 접하는 성게살은 수입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9] 홋카이도산 만큼은 아니지만, 미국 산타바바라나 러시아 사할린에서 채취된 성게도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특히 쿠릴 열도에서 잡힌 성게는 북해도와 바짝 붙어있는 데다가 대부분 북해도에서 가공되기 때문에 준 홋카이도산으로 취급받는다.[10] 오죽하면 백화 현상(갯녹음)은 영어로 'urchin barren(성게의 불모지)'이라고 부르는데, 백화 현상이 발생할 경우 마지막까지 남는 해양생물이 바로 성게이기 때문이다.[11] 스폰지밥이 해파리에 빠지다 못해 자연에서 살겠다고 말한 에피소드. 동굴에서 잘때, 성게 때문에 사회로 돌아온다. 한국판에선 '바다벼룩'이라고 했지만, 원판을 확인하면 성게다.[12] 대충 말하자면 집게사장의 딸 진주가 갑자기 성장기가 와서 집게사장이 음식을 구하다 스폰지밥의 게살버거를 먹고 성장이 멈추는 이야기다 그런데 더 가관인것은 징징이 집에는 조개와 따개비등이 많다.[13] 단 에리의 아틀리에 초반의 에리, 마리, 에리 & 아니스의 아틀리에의 아니스의 경우는 유학생이기 때문에 한동안 적응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인다.[14] 캐릭터 전원이 근처의 숲에서 성게를 투척하면 달성된다. '우니(일어로 '성게')!'라는 투척대사를 캐릭터별로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엔데르크...[15] 이때 미사에가 맨손으로 성게를 움켜 잡아서 시청자들은 손 괜찮냐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