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전생물

 





1. 개요
2. 특징
4. 유행의 분석
5. 작품 목록
6. 관련 문서


1. 개요


일본식 이세계물의 하위 장르. 주인공이 특정한 이유로 원래 살고 있던 세계에서 죽고, 또 다른 세계에 태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말한다. 전생(轉生)이란 단어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교계에서만 좀 쓰일 뿐 일반적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고 대신 환생(還生)이란 단어가 쓰였다. 그러다 일본산 이세계 전생물이 인터넷상에서 번역되면서 우리나라 웹소설에서도 전생(轉生)이란 말이 퍼졌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양판소붐에서 흔하게 보이던 장르였으며 당시 표현으로는 환생물이라 불렸다. 죽어서 환생했더니 드래곤, 신, 엘프 등등의 이종족이었다든지, 죽은 후 신과 만나서 신에게 훈련을 받는다든지, 이웃집 엘프가 용사였다든지, 드래곤과 만나 훈련을 받는다든지 하는 등. 이런 류의 양판소 때문에 나온 말이 이고깽. 물론 판타지 소설만이 아닌 무협물에서도 흔하게 보였다.
그러나 도서대여점의 몰락, 출판 시장 붕괴와 웹소설 시장의 부상으로 인해 한국의 주류는 레이드물이나 기업물, 한국식 이세계물로 옮겨간 반면 일본에서는 2010년대 이후로 급속히 늘어 이세계 치트물 같은 이상한 장르가 되는 중. 일본에선 이런 류의 많은 인터넷 소설들이 서적화, 만화화되고 애니메이션화되는 등 다양한 발전을 이루며 계속해서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만화잡지 같은 경우는 1달에 3~6개씩 새로운 이세계물이 나올정도로 유행하고 있다.
일본에서 나오는 라이트 노벨 원작 애니메이션의 반 이상은 이 장르가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자세한 내용은 이고깽라이트 노벨 문서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조하자.

2. 특징


현재 일본 라이트 노벨에서 유행하는 부류를 크게 나눠보자면 단순히 사기 스킬을 달고 모험자가 되는 모험물, 여성향 게임의 악역 조연으로 전생하는 악역 영애물, 딱히 사기 스킬은 없지만 마치 백과사전을 머리에 넣은 듯한 각종 잡학이 장착되어 영지 경영에 이용하는 영지 경영물, 이세계의 문명 수준을 매우 하등하게 설정하여 카페, 음식점, 약국 등으로 컬처쇼크를 주며 활약하는 상점 경영물, 보편적인 인류의 세력과 동떨어진 몬스터, 마왕 등으로 전생하는 용사물의 안티테제, 원래의 성별과 다른 성별로 태어나는 TS전생물[1] 등이 있다. 상기의 분류는 중첩되기도 한다.
자주 쓰이는 클리셰가 아주 많다. 거의 대부분 프롤로그는 일단 주인공이 죽고 시작한다. '''교통사고로 죽거나,''' 트랙터를 트럭으로 착각하고 쇼크사하거나(...), 강도 혹은 묻지마 살인마에게 당하거나, 화분이 머리에 떨어져 죽거나, 책을 읽다가 지진이 일어나 책더미에 깔려 죽거나 등 일단 죽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기본적인 틀이며 그 이후로 새롭게 태어나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현실세계에서 일단 죽은 뒤 이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산다고 이세계 전생(轉生)이라고 하였으나 점차 의미가 넓어졌다.
전생할 때는 눈 떠보니 이세계라거나, 죽은 뒤 신을 만났더니 이세계로 보내더라는 경우가 많다. 아기부터 시작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죽기 전 몸 그대로 살아나는 작품도 있다. 상당수 작품에서는 이세계에서 이성으로 바뀌어 환생하기도 한다. 이제는 이것도 진부해졌는지 인간만이 아니라 슬라임이나 거미고블린이나 흡혈귀 등의 각종 몬스터로 부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아예 이나 지팡이, 자판기, 심지어 온천이나 팬티(?!) 같은 무생물로 환생하는 경우도 있다. 2017년을 즈음한 경향은 말 그대로 최대한 색다른 물건으로 전생하는 것. 이런 특징을 잘 보여주는 만화[2]
이렇게 부활한 주인공들은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작품 진행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사기급 능력(통칭 치트)을 받은 사기캐이며, 사기캐가 아니더라도 내용이 진행되면서 점차 먼치킨에 가까워진다. 예시목록에 있는 작품 중 주인공이 먼치킨이 아닌 것을 찾기가 더 힘들다. 대부분 작품은 판타지 소설 세계관과 엮었으며, 스테이터스 따위 게임 판타지적 요소를 도입한 작품들도 굉장히 많다. 아예 제목에 대놓고 치트를 넣어버린 경우도 많이 늘었다.
양산형 작품들이 굉장히 많고 소재나 내용도 가볍고 먼치킨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많은 작품이 그림으로 그린 듯한 양판소들이다. 그래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처 커지는 판. 서브컬처 시장이 발달한 일본답게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면 평범하게 묻혔을 양산형 작품들이 이쁜 표지와 삽화를 기본으로 달고 발매됨은 물론이고 코믹스화에 애니화까지 되어 꽤나 흥행하는 경우가 잦다. 과거 2000년대 한국 양판소의 문제점과 유사한 문제점들이 표출되고 있는 장르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장르 작품이 나온다는 정보가 나올 때면 일본 시장도 우리나라와 별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 빠지지 않고 나오나, 이는 '''오해에 가까운 의견'''으로 이세계물 유행 전인 2000년대의 라이트 노벨에도 수준 이하의 작품은 꾸준히 나왔지만 한국에 정발되지 않아 그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또한 2010년대 들어서 한국에 수입되는 라이트 노벨 작품 숫자가 많아지고, 수준 이하의 작품까지 수입되기 시작한데다가 2000년대와는 다르게 정발이 되지 않은 일본 라이트 노벨의 웹연재본이나 만화판의 번역본들을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질적 저하가 일어났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스터전의 법칙Sturgeon's law[3]은 2000년대와 2010년대에 공평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세계로 전생한 이후 기존 세계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으며,[4] 주인공이 다른 세계 출신이라는 특징도 빠르게 퇴색한다. 주인공이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개성이 없어지고 마치 그 세계 원주민인 듯 행동하며, 주변인들도 주인공이 이세계인이라는 사실을 터치하지 않는다(의식하지 못한다). 즉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로 넘어간 이후엔 전생이라는 소재가 무의미해진다. 때문에 전생의 필요성에 의문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전략으로서 독자의 현실도피적 대리만족이 목적이다.
독자에게 판타지 세계로 떠나는 느낌을 주기 위해 독자와 비슷한 입장인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생이 전생하는 도입부를 쓰고, 그 목적을 달성했으니 기존의 세계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주인공에게 붙은 현실 세계의 딱지를 떼버린 다음, 본격적인 판타지 소설로서 작품을 전개해 판타지 세계를 즐기게 하려는 전략이다. 즉 이세계 전생물은 작품 전체를 보면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이지만 독자의 대리만족을 위해 현실의 주인공이 이세계로 전생한다는 도입부만 따로 붙인 것이다. 또한 미지의 세계로 넘어간 주인공은 세계관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세계관 적응 과정으로 분량을 만들어내기 쉽고, 독자 또한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어느 작품이든 재밌게 몰입하는 것만으로도 현실은 잠시 잊어버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세계 전생물은 보다 직접적이고 단순하게 현실에 대한 망각을 의도한다. 위의 특징을 고려하면 이세계 전생물의 범람에도 나름 전략적인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쉽고 유행이니까 이세계 전생 소재를 쓰는 케이스도 없다곤 할 수 없다.
아무래도 이세계 전생물이 너무 많이 쏟아지다 보니까 전개를 비트는 작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도 꽤 많이 나오다보니 처음만 참신하고 그 다음부터는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많다.
이런 장르를 뜻하는 'Isekai'라는 영어 단어가 생겼다. 이세계의 일본식 발음을 영어로 그대로 음차한 것.

3. 전생물전이물


사실 방법론 면에서 보자면 이세계로 가는 방법으로는 '전생(転生)'이 아닌 '전이(転移)'도 있다. '전생'이 사망 등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을 계기로 현재의 인생을 리셋하고 이세계에서 새롭게 시작하며, 전생한 후에는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나 방법이 없는 전개인 반면, '전이'는 현재의 인생(나이, 지능, 체격, 각종 능력치 등)을 유지한 채 일종의 '이세계 여행'을 가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작품 전개에 따라서 다시 돌아오거나 양쪽 세계가 서로 교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일본의 이세계물 유행의 원인 중 하나가 '현재의 자신은 별 볼일 없으니, 리셋하고 이세계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세계물 중에서 자신의 능력치(나이, 지능, 체력 등)를 이세계에도 그대로 가져가야 하는 전이물은 많지 않으며, 과거와 비교할 때 딱히 더 유행하고 있지도 않다. 라이트노벨 중 전이물의 예로는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이 있다. 전이물이기 때문에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에 등장하는 두 세계는 엄연히 현실의 우주 속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세계이며, 서로 이동할 수 있다. 별의 위치 등 타이밍이 맞아야 하므로 아무 때나 오갈 수 없을 뿐.
자세한 것은 이세계 전이물 문서 참고.

4. 유행의 분석


그런데 이런 이세계 전생물이 왜 갑자기 '''2010년'''대에 들어 '''일본'''에서 홍수를 이루며 흥하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동인이 있다. 첫째는 일본에서 뒤늦은 온라인 MMORPG 게임의 유행. 일본에도 콘솔 RPG는 있었지만 워크래프트 같은 PC 기반에 대규모 사용자들이 플레이하는 MMORPG는 일본에서는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한참 늦게 유행한 편이다. 이런 MMORPG의 세계를 경험한 사용자들이 게임 속 세계를 새로운 이세계로 여기게 되어 한국에서 한 때 흥했던 사용자가 MMO 게임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겜판소가 뒤늦게 일본에서 유행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는 현재 일본의 청년층이 느끼는 고착된 현실에서의 탈출구로서의 이세계 전생물. 이는 일본의 사회적 계급 고착현상과 관련이 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당대에 자수성가해 큰 부자나 고관이 된다든지 하는 계층상승을 이루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고도성장기가 끝난 일본에서는 이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점점 어두워져 가고 있다. 좋게 말해 안정된 사회, 나쁘게 말해 출생 등으로 사회적 계층이 고착된 계급 사회이다. 그러니 일본 사회의 그런 촘촘한 사회 그물을 뚫고 획기적인 신분상승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현실에서는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걸 창작물화해봐야 현실감이 떨어져 인기를 얻기 어렵다. 그러니 청년들이 "이번 생애에는 실패다. 다음 생애를 기약할 수밖에... "라는 분위기가 되어 죽어서 게임을 리셋하듯이 인생을 리셋하고 일본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순박한 이세계에 환생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플롯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이를 리셋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이세계물이 급증하게 된 모태는 한국의 조아라처럼 누구나 손쉽게 소설을 투고 가능한 소설가가 되자와 같은 자유 투고 사이트이다. 아무나 소설을 쓰니 퀄리티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독자가 원하는 취향대로 글을 쓸 수 있으니 대리만족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상 인터넷 소설+양판소의 조합인 것이다. 2000년대 도서대여점 시절 한국의 양판소가 10년 가량의 세월을 거쳐 일본에서 등판하게 된 상황. 기존의 라노벨은 그나마 편집자와 같은 나름대로의 전문가가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지금의 인터넷 소설에서 바로 출판되는 이세계물은 말그대로 인기만 있으면 장땡인 상황. 이러니 작품 퀼리티의 최저한도가 뻥뻥 뚫리는 상황을 보여준다. 2000년대 초중반의 한국 판타지/무협 소설계의 상황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인터넷 소설 소비계층의 수준이 낮은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기본적인 문장력이 전혀 없는 글도 취향만 맞으면 인기를 얻고 있으니 사실상 귀여니 신드롬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을 쓰는 입장에서 이런 세태를 인지하지 못할 리 없으니 쓰레기 작품을 읽고 나도 한번 유행 따라 작가가 되어볼까 하는 상황. 그게 진심이든 비꼬는 말이든, 진짜로 유행 따라 아무렇게나 써도 되는 지경이다.
수준 낮은 작가가 글을 써보려 할 때 제일 좋은 것 또한 이세계 전생이란 코드다. 일단 판타지 소설을 쓸 때 이세계 전생이라는 도구 없이 시작을 하려면 중세 또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고방식부터 고찰해야 한다. 주인공이 취할 행동부터 사회적 반응까지 합리성을 부여해야 하는데 수준 낮은 작가가 이걸 할 수 있을 리가. 따라서 간단하게 주인공은 자기와 사고방식이 거의 비슷한 현대 일본인 오덕 남성으로 설정해놓고 그 외의 인물은 간단히 문명 수준이 떨어지는 미개인으로 정하면 간단하다. 그래서인지 중세인도 충분히 가지고 있었을 기술이나 사상 등이 없는 것 같은 반응이 나올 때가 많다. 판타지의 배경이 되는 중세 유럽의 문명 수준조차 모르는 게 이런 이세계물의 작가다.
이세계물 작가의 스토리 전개능력이 매우 낮다는 사실은 이세계물에서도 미궁탐색물과 방랑을 하는 모험물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알다시피 이런 고정된 일상생활이 존재하지 않는 부류는 더더욱 개연성으로부터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스토리 전개상 더더욱 막던지기 쉬워지는 상황. 새로운 무언가를 만났다, 누군가를 만났다와 같은 기연만 주구장창 만나는 불쏘시개 무협소설 전개를 보여준다. 이런 유행의 단초를 당긴 초기의 몇몇 화제작은 나름 충실한 설정과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지만 그 이후의 아류작들은 대개 알맹이는 내다 버리고 껍질만 뒤집어 쓴 물건이다. 물론 장르의 특성상 이렇게 별 깊이가 없더라도 가볍게 접해서 쓱싹 즐기기에 유리하다는 확실한 메리트가 있기에 질이 낮은 작품들도 도가 지나치지만 않으면 어지간해선 순항하는 편이다.

5.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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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관련 문서



[1] 다른 종족으로 태어나기도 한다.[2] 순서대로 '이세계 온천으로 전생한 내 효능이 너무 쩐다'와, '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이세계에서 최강의 지팡이로 전생한 내가 싫어하는 소녀를 억지로 P한다!',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멍멍이 이야기 ~부잣집 개로 부탁했지만, 펜릴로 만들어달라곤 안 했어~'다. 중간에 천사가 전생자들을 보고 웃는 장면이 종종 짤방으로 쓰인다.[3] 시어도어 스터전Theodore Sturgeon은 미국의 SF소설가인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네, 맞습니다. 제가 발표하는 작품의 90%는 쓰레기입니다. 하지만 저 뿐만 아니라 장르를 막론하고 발표되는 모든 것의 90%가 다 쓰레기이지요."[4] 이 작품의 경우는 있긴 하다. 코딱지만큼이지만.[5] 이 작품은 반대로 다른 세계의 인간이 죽어서 지구로 환생하며, 본편의 스토리는 그렇게 지구에 환생한 사람들이 전생을 기억하는 과정을 다룬다.[6] 전생은 전생인데 전생물의 전형적 클리셰를 풍자, 비트는 작품이다. 본 문서 참고.[7] 여기 목록들 중에서는 가장 이세계물의 클리셰와 동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