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

 

1. 개요
2. 전제 사항
3. 첫 접촉
4. 학문별 안내
4.1. 개별 문서로 분리된 학문
4.4. 기타
5. 만약 차원 이동이 자유자재이거나, 국가 전체가 차원 이동한다면?
5.1. 물자 부족으로 인한 너프
5.2. 세계들 사이의 밸런스
5.3. 약탈꾼/사기꾼/한탕주의자
5.4. 판타지 세계의 세대 갈등
6. 만약 판타지 세계의 사람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7. 결론
7.1. 세부적인 비교


1. 개요


현대인 천재론의 영역을 지나, '현대인이 판타지 세계[1]에 떨어졌을 때 무엇을 해볼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집단연구 문서다. [2]
아래 문단에서는 어디까지나 일반론적이고 가능성이 높은 측면에서 있을 법한 전개를 다룬다. 즉, 당신이 온갖 행운과 인맥을 통한 주인공 보정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라는 가정하에서 서술되어 있다. 애당초 주인공 보정을 빵빵하게 받는 인간이라면 그냥 제멋대로 살아도 운명이 알아서 다 해주니 안내서가 필요없다.

2. 전제 사항


일단 기본적으로 지구와 같은 물리, 화학적 법칙이 성립하고[3][4] 인문학적 상식이 통하는 상태에서 판타지물에서 자주 배경으로 삼아지는, 지구 인류의 고대에서 중세 수준 문명[5]이며, 현실 세계와 같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혹은 최소한 비슷한 종이라도 다수 서식한다는 가정 하에서 시작한다.
마법이나 종족 등의 세세한 설정은 거의 모든 작품마다 각기 다르고 독특한 점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생략하고, 그들보다 미래 문명에서 온 현대인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미래기술을 그 시대 상황에 맞게, 최대한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체역사소설비잔티움의 첩자》를 읽어봐도, 아래의 기술들이 처음 발명됐을 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주인공 바실 아르길로스는 아래 기술 중 상당수와 관련이 있다. 망원경을 훔쳐와 군사 · 천문 발달에 기여하고, 종두법의 첫 피실험자에 화약 제조법도 알아오며, 인쇄술로 성상 파괴 운동을 막아냈고 브랜디 증류법으로 외교적 성공을 거둘 뻔 했다.
또한, 여기 나오는 기술 중 대다수는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개발하려면 당신이 아무리 전문지식이 있더라도 나름대로 겪을 시행착오와 사고, 좌절'''을 명심할 것. 비협조적이거나 여건이 부족한 주변 환경이야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까 아래 서술할 모든 내용은 대화가 통한다, 그리고 관습에도 익숙하다, 그리고 이동한 시대의 전염병이나 전쟁 등 각종 위험요소에서 벗어나 안전하다라는 전제가 있을 때 성립한다. 현실은 가혹하다. 이런 질병은 당신에게도 위험할 수 있으나, 당신과 접촉한 판타지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더 위험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판타지 세계는 중세 정도의 기술, 사회수준을 가진 것으로 상정되는데, 이 시대에는 비누조차 없어서 볏짚 태운 재 가지고 빨래하던 시절이다. 현대 사회의 단순한 감기나 독감이 그곳에선 천연두급 전염병일 수도 있다. 실제로 아즈텍 인구의 '''90%'''를 없앤 것은 겪은 적 없는 전염병이었다.
베블런과 같은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관련 기술이 발견, 발명되었느냐가 아니라 '''기술과 사용 패턴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아래 문단에 적혀있는 기술들은 각 문화권, 종족, 문명의 특징과 패턴에 따라 매우 다른 여파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음을 고려하자. 대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변화를 별로 내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아래 항목의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적용하면 혁명에 가까운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전혀 예상치 못한 사회적 파급효과를 낼 수도 있다.
특히 당신이 도착한 세계의 '''기득권층'''은 더더욱 당신이 불러 일으킬 변화를 결코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아무리 먼치킨적 능력을 가졌더라도 각종 기연을 얻어 인간을 뛰어넘어 도착한 세계의 신적 존재와 대등하여 현실 조작을 하거나 인류 사회와 대적해도 홀로 박살내고 질서를 재편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닌 한, 인간은 사회적 상호부조가 있어야 살기에, 급격한 변화의 과정에서 당신이 생존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짐을 명심해야 한다.
간단한 예로 당신이 도착한 판타지 세계에 화폐시장의 도입을 주장했을 때 당신에게 미칠 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아마 지역 영주나 절대군주의 손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 화폐를 금기시한 사회는 역사상 수도 없이 많으며, 심지어 '''군주였던''' 세종대왕조차도 물물교환을 없애려고 화폐를 새로 도입했다가 백성들의 반발을 못 이기고 두 손 들었다. 화폐도 조건이 맞아야 쓸 수 있는 거지 하향식으로는 도입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왕이나 관리가 특권을 갖는 구체제의 철폐가 먼저다.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은 역사상 실제로 문제를 일으켰던 좋은 예다. 바이킹들이 유당 분해 효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우유를 선물했다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소화를 못해서 폭풍설사를 하자 바이킹들이 '''독극물을 준 것이라고 오해해서 공격한 사례'''가 있다. 또 공장 제조업 역시, 실제로 산업 혁명 당시 영국에서 각종 방직 기계를 만든 사람들은 방직물 제조업자들에게 린치 당해서 공장이 불타거나 떠돌이가 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러다이트 운동을 알아두자. '''옛날 사람은 결코 어리석은 인물이 아니다. 기술과 사회의 제한에 묶여있었을 뿐.'''
마지막으로 저작권의 사적 소유 인정은 극히 최근(20세기 중반)에 들어서 나온 것임을 염두에 둘 것. 만약 당신이 의 제조법을 발명한다면, 그것으로 부를 얻기 전에 먼저 지역의 유력자가 와서 좋은 말 몇 마디 해주고 제조법 내놓으라고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심지어 그것으로 돈을 벌 수도 없을 확률이 더 높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충격적인 발견이나 발명은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여겨지기 마련이고, 그걸로 돈을 벌려 한다면 주위 사람들의 미칠 듯한 눈총을 받게 될 것이다. 저작권법이 없는 사회에서 오래지 않아 표절작들이 수도 없이 등장할 것이고, 판타지 세계에서 당신은 이를 제어할 힘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통조림 발명가 '니콜라 아페르'(1750~1841)가 이런 꼴을 겪었는데, 그는 약 100년 가량 조국 프랑스에서 잊혀졌다.[6] 설사 특허가 있더라도 퍼커션 캡처럼 30년이나 보급이 늦춰진 경우처럼 구두쇠 같은 놈들이 특허권 말소될 때까지 채용을 안 하고 버티는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현대인이 판타지 세계를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맥'''이다. 그리고 사회 환경에 대한 미칠 듯한 '''적응력''', 그리고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권력'''을 갖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대부분의 판타지 세계가 현 지구의 중세 정도의 사회 수준이나 기술 수준을 상정하니 당연하다.

3. 첫 접촉


만약 당신이 떨어진 곳이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거나 잘 모르는 외지인은 일단 죽이고 보는 곳이라면, 무엇을 할 여유도 가질 수 없을 것이므로 배제하고 서술한다. 다만 그럴 경우, 높은 확률로 근처에 강력한 조력자가 있어 죽음을 면하고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 흔한 설정.
사실 인간은 의외로 '멀리서 온 손님'에게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관습이 있는 경우가 많다. 동족에게 관대한 것은 본능에 근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보편 의식이 모르는 놈은 때려죽이고 보는 식이었다면 인류 사회가 이렇게 발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으니 조심할 것.
우선 당신의 차림새가 아무리 낯설어도 남루하지 않다거나, 남루하다 해도 혈색이 좋다거나 체격이 건장해서 얕보이지 않을 정도라면, 첫 접촉 시에는 인류의 보편적 법칙에 따라 만난 상대에게 호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말이 안 통해도 처음에는 손짓 발짓으로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시도하자. 대체로 어느 사회에서건 호감을 사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간식거리나 동전 한두 개, 혹은 단추 같은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진기한 물건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정말 예외인 몇몇 지역을 제외하곤 단 음식은 세계적으로 희귀했다. 식민지 경영 제국들이 괜히 설탕 제조를 위해 사탕수수플랜테이션한 것이 아니다.
또 실수를 저질러서 상대가 화내는 것을 막기 위해, 늘 신중하게 행동하며 함부로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문명의 황금기라던 고대 그리스에서도 여행길에는(=문명의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는 곳에서는) 사소한 시비로 서로 죽고 죽이곤 했다. 오이디푸스는 단순히 지어낸 얘기가 아니다. 궁금한 것이 있어도 친해지기 전에는 자제하고, 특히 뭐라도 돕겠다고 나대다가 해당 사회의 금기라도 어기게 된다면 큰일난다. 결론을 내리자면 '''그냥 눈치껏 하자'''.
그렇게 “낯선 사람이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받아 들여지면 일단 반 정도는 성공한 것이다. 상대 쪽에서도 의사소통을 바라고 그들 말을 가르쳐주려 할 것이므로, '''목숨 걸고 언어를 배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대항해시대의 모험가들도 전혀 처음 보는 부족들과도 어떻게든 하다보니 말을 알아듣게 되었다고 하니, 언어 문제에도 너무 절망하지는 말자. 다만 말이 안 통한다고 해서 지구에서의 바디랭귀지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이 또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지구 내에서조차 똑같은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과 문화권에 따라 완전히 상반되는 의미를 가진 바디랭귀지가 있음을 기억하자.
기술을 전파할 수 있을 정도로 고등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려면 몇십 년 단위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니 인내심이 최우선. 그리고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라. 물론 글은 지배계층의 전유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알아서 가르쳐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당신이 떨어진 세계의 문자한자처럼 배우기 복잡한 것이 아니기만을 바라도록 하자. 알파벳이나 아부기다 같이 표음문자 수준이라면 당신은 정말로 행운을 타고난 것이다. 아니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원래 당신이 쓰던 언어를 알고 있는 이세계인들이 있을 리 없으므로, 당신은 이세계인들에게 절대로 해독 당할 리 없는 비밀 언어를 갖추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뭣 같은 표정에 행동까지 하면 욕하는 것이라 짐작하고 때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일반적으로 판타지물에서 성차별은 그다지 묘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냥 작가들이 성차별에 대해서 진지하게 묘사하고 싶어하지도 않고 독자들도 굳이 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판타지물의 기본적인 클리셰에서도 딱히 성차별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현실은 현대에도 일반적으로 여성은 싸우거나 힘쓰는 일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지만 판타지물에서는 여전사, 여기사도 흔하고 고전적인 작품에서도 최소한 궁수나 성직자나 마법사 등으로 싸움에 같이 뛰어드는 여성 캐릭터는 많았다. 게다가 엘프의 경우 여왕이 지배하는건 흔하디 흔한 클리셰. 판타지물의 모티프인 중세 유럽을 기준으로 봐도 여성의 권리는 동시대 타 문명에 비해 높았다. 살리카법이 여성의 영지 상속을 금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성도 상속하는게 일반적이었고 그에 따라 여왕, 여군주도 여럿 있었으며 정치참여도 활발했다.
아무것도 없이 알몸일 때 차원 이동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이 판타지 세계로 떨어질 때 가지고 있던 현대의 소지품들은 분명 있을 것이다. 학생이라면 메고있던 가방, 교과서, 노트 등이 될 수도 있고, 직장인이라면 서류뭉치 같은 것들 말이다. 만약 흡연자라면 가지고 있던 라이터와 담배 등을 이용해 원주민들의 환심을 살 수도 있을 것이고 하다못해 지갑 속의 100원짜리 동전도 원주민의 호기심을 끌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빈 노트 몇 권과 펜이 있으면 더욱 완벽하다. 가볍고 질긴 종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컬처쇼크에 가까우며, 잉크를 찍지 않아도 쓸 수 있는 펜은 마법이나 다름없다. 잘 이용하자.
달랑 옷만 걸치고 떨어진다고 해도, 현대의 의류는 중세시대의 최고급 장인이 정성들여 만든 것과 옷감의 질과 만듦새가 뒤떨어지지 않는다. 특히나 속옷 대용으로 걸치곤 하는 흰색 티셔츠는 면이 신축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경악을 불러일으키고도 남을 것이다. 현대인은 입다가 늘어나면 버리고 걸레 대용으로도 쓰는 민소매러닝만 해도 면사를 니트 가공하는, 당시 기준으로는 그야말로 '''미친 기술력'''이 필요했다. 이게 왜 미친 기술력이냐 하면 흔히 생각하는 털실 굵기의 실이 아닌, 말 그대로 바늘귀에 넣어야 하는 그 얇은 실을 스웨터 짜듯 짜야 하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선물해 환심을 사도록 하자.'''
특히 이미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인 IT제품(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 당연히 주변에 기지국이 없으니 신호는 안 잡히겠지만 그 자체로도 훌륭한 도구가 된다. 원주민들에게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보여준다든지[7] 스마트폰 안의 음악을 트는 것으로 원주민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미리 저장해놨던 전자책이나 웹 페이지 등으로 지식을 보충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카메라로 기록해두는 등 여러 가지 활용법이 있다.
스마트폰 등은 부피도 작아 활동에 딱히 지장을 주지도 않고 많은 양의 정보들을 저장하고 원할 때 열어볼 수 있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배터리가 다 됐다고 버리지 말자. 보통 충전기로는 충전이 불가능하지만 요즘은 태양광 충전 기능을 가지고 있는 보조 배터리 등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4. 학문별 안내



4.1. 개별 문서로 분리된 학문




4.2. 상업


  • 장사를 한다면 복식부기 장부를 도입하는 것이 좋다. 장부의 핵심은 정확함이다. 요새야 다 컴퓨터로 처리해서 잘못 쓸 가능성이 무척 적지만, 복식부기의 차변과 대변은 기본적으로 단순 실수건, 누군가의 조작이건 오류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신뢰성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자산, 비용, 수익, 자본, 부채로 나눈 계정과목으로 인해 자산의 변동이나 손익계산이 쉬워진다. 복식부기는 지금 봐도 어렵지만 옛날 사람들 기준으로도 상당히 어려웠던 것인지라 각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중세 초기 유대인들이 개발한 것이 세계적으로 퍼지고 점진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이세계로 간다면 현대의 세법이나 회계 기준은 무의미하므로 어려운 수준의 회계학은 필요 없고 학부생이 1학기 동안 배우는 회계원리 수준의 부기법으로도 충분하다. 거래의 8요소 조차 11~12세기에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회계원리 수준의 부기법도 중세적 세계에 도입한다면 혁신적인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유대인처럼 상업에 이골이 난 종족이 없다면 아예 최초가 될 수도 있다.
  • 간댕이가 부었다면 군대나 용병대를 따라다니며 그들에게 보급물자를 파는 주보상인(酒保商人) 노릇을 하는 것도 좋다. 위험한 일이다보니 50배 정도의 폭리는 기본이었다. 물론 전쟁터를 따라다녀야 한다는 위험은 기본이요, 물건이 생산된 곳에서 군대가 있는 곳까지는 수송 거리도 어마어마해서 위험 부담이 아주 컸다. 게다가 너무 폭리를 붙였다가 병사들에게 흠씬 두드려 맞을 수도 있고, 따라다니는 군대에게 양심적인 가격으로 팔아 거래를 안정적으로 하게 된다 해도 반대로 해당 군대의 적에게 표적이 된다. 이득을 본다고 서로 싸우는 군대를 오고 가며 둘 다에게 거래를 텄다간 박쥐 같은 놈 취급을 받아 죽을 수도 있다.
  • 선도 매매 거래도 상업이 발달하지 않은 문명에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된다. 아직 물건이 완성되지 않아 가격을 확정할 수 없는 물건을 미리 사고팔기로 계약하는 것이다. 계약금만 미리 지불하고, 실제 매매는 물건이 나면 거래를 한다. 예를 들어서 농업 사회라면 당연히 곡물이 제일 좋은 대상. 흉년이 날지 풍년이 날지 모르는 밀밭을 한 단위로 해서 선도 매매하면, 계약한 가격보다 비싼 값어치의 밀이 나면 상인이 이득을 보고, 계약한 가격보다 낮은 값어치의 밀이 나면 농부가 이득을 보는 것이다. 선도 매매는 상업이 발전한 곳이라면 어디든 있었어서 바빌로니아의 기록에도 확인되지만, 조선은 정작 개항 이후 일본 상인들이 시작했다. 상업 발전의 수준차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 것.
  • 정부에서 화폐를 유난히 많이 발행하고 시중에 화폐가 미친 듯이 돌기 시작한다면 인플레이션 현상의 전초로 볼 수 있고, 이 때는 화폐 대신 비싼 물품(금, 은, 구리, 보석, 비단 그 외 여러가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이를 이용한다면 원시적인 환치기선물#s-2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 화폐 제작 비용이 화폐 액면가를 넘어선다면 그 화폐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 당연히 혼자서는 장사를 절대 못한다. 현대 사회에야 치안도 발전하고 금융업도 발전하고 법치주의도 발전해서 개인사업이 가능하지만, 치안도 개판이고, 법치도 있는 둥 마는 둥하고, 돈을 빌리거나 모을 금융업도 발전하지 않은 전근대 사회에서는 혼자 장사했다가는 돈 떼먹히는거나 끔살 당하는 건 예삿일도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주보상인 역시 혼자 했다간 끔살 당할 가능성이 급격하게 올라간다. 하여간 동업자 길드를 찾아서 속하든지, 능력이 된다면 직접 사람을 모아서 만들어야한다. 길드는 중세 유럽 특유의 동업자 조합을 가르키는 말이지만, 상인 동업자 조합은 상업 발전이 미약한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있을 정도로 필수 불가결한 집단이었다. 조선에서도 주막이 전국 공통으로 사용이 가능한 영수증 발행이 됐던 점이나, 보부상이 전국 조직이 있었던 것 역시 그러한 동업자 조합의 힘이다.
  • 국가 조직은 대강이나마 확고한데, 법치나 조세 제도가 잘 갖춰지지 않거나 그럴 행정 능력이 부족한 문명은 세상에 차고 넘쳤었다. 이런 곳은 징세청부업자가 으레 나타났는데, 현실 세계는 고대에부터 일찍이 전세계 곳곳에 있었다. 관료제가 일찍 확립된 동아시아에서도 반쯤 징세청부업자를 통해 재정을 확보한 경우가 존재했다. 떨어진 이세계에 징세청부업자가 이미 있을 수도 있고, 없으면 해당 세계의 위정자에게 선제안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징세청부업자 문서에 보다시피 온 세상 사람들의 증오를 한몸에 받는 직종이라는 것은 감내하자. 당연하지만 징세청부업자들도 동업 조합을 만들어서 일했다.
  • 어음환어음도 중세에 상업이 발전하면서 발명되었다. 법치, 치안, 상업 발전과 상업 조직이 미약했던 시대에는 신용이 확보되지 않아 현금 거래가 제일 중시되었고 신용거래는 돈 떼먹힐지도 모르는 미친 짓이었다. 치안과 법치, 상업 조직이 어느 정도 조밀하게 발전하면 제한적인 범위에서 신용거래를 개시하면 상당히 편리한 거래가 가능해진다.
  • 은행은 중세에 나타나기에는 좀 이른 제도이다. 은행을 만든다면 돈을 갈퀴로 끌어모을 수 있다는 건[8] 중세 수준의 신용 거래로는 아직 무리다. 막말로 듣도 보도 못한 사람갑툭튀해서 돈을 맡아준다고 하면 누가 그걸 믿고 안심해서 보관할 수 있겠는가? 은행업을 하려면 그에 합당한 담보신용이 없으면 곤란하다. 그리고 자본 집중을 유도하고 기존 시장 질서를 재편하는 행위(즉 권력을 구성하는 행위)를 그냥 '아 그렇구나'하고 넘어갈 위정자는 없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에 중세에 돈이 급한 권력자들이 돈을 조달하는 방식은 돈을 마구 빌린 다음, 빌려준 놈들을 마녀나 이단으로 몰아서 싹다 죽이는 방식이었다. 위 각주에서 예시로 등장한 프란츠 1세는 황제였기에 가능했던 거고, 당신은 성전기사단마냥 잿더미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9] 하지만 은행이 돌아가는 구조도 알아두면 좋다. 은행의 수익구조를 흔히 '돈 예금을 받고 낮은 이자를 붙여서 돌려주며, 예금된 돈을 남에게 높은 이자를 받고 빌려줘서 수익을 얻는다'라고 생각하는데[10], 사실 은행은 예금된 돈의 10% 내외만 은행 내에 보관하고 90%는 대출해서[11] 없는 돈을 만들어내서 돈을 번다. 은행이 예금자들에게 100두캇의 금화를 받아 보관하면, 그들의 보관 증서 혹은 통장에는 100두캇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은행이 실제 금화 중 10두캇만 남기고 90두캇을 빌려준다면 있는 현물 금화는 여전히 100두캇인데, 예금자들은 보관 증서를 이용해서 100두캇을 거래하고 다니고, 대출자들은 90두캇을 또 거래하고 다닌다. 없는 90두캇이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없는데 생긴 돈'을 다른 은행들에서도 똑같이 10%만 남기고 대출하는 것을 반복하면,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은 현물 화폐에 비해서 10배 높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것은 경제학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금융업과 대부업이 성숙하기 전에 이런 짓을 했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예금자들이 '은행놈이 우리 돈으로 사기를 친다!'하고 격분해서 우르르 돈을 찾으러 몰려와서 쫄딱 망하는 수가 있다. 은행 제도가 자리 잡은 것은 저런 짓을 하던 금융업자들이 권력자들에게 로비를 해서 법적인 특권을 보장받은 것이 시초이므로, 권력자들을 잘 설득해보자. 단, 이렇게 잘 자리잡은 은행은 실제 역사에서는 다름 아닌 영국이 시초인데, 이것도 영국 왕실은 의회의 견제 때문에 프랑스마냥 '돈 빌리고서 빌려준 놈들을 잡아죽이기'를 쓸 수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영국처럼 왕을 견제해줄 세력이 없으면 은행업이 자리잡는 건 꿈도 못 꿀 가능성이 높다.

4.3. 마법?


못 쓴 판타지 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실수는 마법을 너무 강력하게 설정한다는 것이다. 군대 전체를 몰살시켜 버릴 수 있는 강력한 마법사와 마녀와 마도사가 있는데, 거기다 또 군대를 만들어놓는다! 말도 안 된다. 만 명 병력을 죽일 수 있는 마법사가 있다면 아무도 만 명을 모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대가를 잘 생각지 않는다. 이런 강력한 마법사들이 있는데 어째 왕과 영주들이 또 있고... 당연히 마법사들이 세상을 지배하지 않을까? 힘이 있다면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얼음과 불의 노래 작가 조지 마틴의 타임지 인터뷰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이나 판타지 하면 사람들은 마법, 주문, 혹은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과 관련된 설정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때문에 명색이 판타지 안내서인 본 문서도 그런 세계관을 염두하는 것도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그건 매우 어렵다. 때문에 본 항목 및 하위 항목들도 대부분 사실 상 마법을 염두 하지 않고 서술되었으며, 오히려 판타지 안내서보다도 대체 역사 소재에 가까운 모양새가 되었다.
일단 본 문서가 염두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현실세계 혹은 현실에서 사용되는 판타지 장르 문법과 유사한 세계인데, 현실 세계 자체는 이미 존재하니까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마법은 존재하지 않고 작품별로 설정이 극히 판이하기 때문에 어느 작품을 기준으로 잡기 어렵다.
또한 마법의 힘에 따라 마법이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당장에 위 조지 마틴의 발언처럼 미티어 스웜으로 1만 대군을 싹 날려버리는 마법사가 있다면 그들이 왕으로 군림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것도 매우 단순한 예시고, 그런 마법사들의 수가 얼마나 되느냐, 마법의 종류와 기능이 어떠냐에 따라서 또 세계의 구성이 전혀 다를 것이다. 저런 마법사가 전 세계에 수십~수백명 정도로 제한된다면 사실 일종의 슈퍼히어로물과 비슷한 모양새가 될 것이다.
또 추가로 가정을 해서, 마법사 1명 1명의 힘은 다들 엇비슷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마법을 쓰는 세계관을 생각해보자. 이런 경우라면 마법을 못 쓰는 사람들이 장애 취급을 받을 공산이 크다. 실제 작품 예시로,《블랙 클로버》는 다들 마법을 쓰는데 주인공이 마법을 못 쓴다는 이유로 차별하며, 《크로스 앙쥬 천사와 용의 윤무》 에서는 마법을 못쓰면 다들 본능적으로 혐오하는데다 사회에서 격리되어 군대로 끌려간다.
반대급부로 얼불노나 반지의 제왕 같은 세계관에서처럼 파이어볼조차 없는 세계라면 마법사들의 역할은 제한적이고 현실 세계와 매우 유사하게 작동할 것이다.
하여간 이렇게 가정을 계속 붙일수록 더 복잡해진다. 때문에, 본 문서는 마법의 존재를 상정하지 않거나 그 힘이 매우 제한적인 세계관을 염두하고 있다.
소위 검과 마법으로 표현되는 펄프 픽션, 장르 픽션에서 제일 일반적으로 표현된 마법의 위치는 어떠한가? 마법사는 일반적으로 드문 존재이며, 지식인이다. 전투 마법이 존재하긴 하지만 군대를 상대할 정도로 강력한 마법사는 드물거나 설정상으로만 존재하거나 없다. 또 전투 마법도 이런저런 패널티가 있어서 무한한 힘은 아니다. 마법의 힘의 원리나 원천은 다들 설정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여기선 따질 필요가 없고, 일반인도 노력해서 누구나 쓸 수 있는 힘인가 아닌가만 따지면 된다.
일단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세계관에 떨어졌다면, 당연히 배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당신이 외국어와 외래 문자를 배울 수 있는 지능이 된다면, 문맹이 대부분일 전근대의 일반인보다는 유리할 공산이 크다. 물론 이것도 학비를 부담할 수 있을때나 가능.

4.4. 기타


  • 주민들의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세상의 종말이 왔다는 종교인들이 많아지며 외국인들을 배척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적들이 왠지 너무 조용하면 나라가 망하거나 전쟁이 곧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이므로 식료품과 생필품을 미친 듯이 사서 그 나라에서 도망가자.
  • 시대를 바꾼 특정 기술의 발명에 대해 알면 그 기술로 인해 시대가 바뀔 때를 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약이 나오면 기사들과 친해지지 말고 사냥꾼들과 친해지자. 물론 사석포와 같은 공성병기 등으로 인해 화약의 도입은 군대가 빨랐지만, 개인화기인 총의 경우 재정 및 제식 등의 문제로 군대가 사냥꾼들보다 총의 도입이 늦었으며, 그에 따라 직업적으로 총을 오랜기간 다룬 사냥꾼을 경보병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 성직자들이 너무 부패에 빠지고 왠지 모르게 길을 가다 인쇄소와 루터가 보이면 종교계에서 발을 좀 빼는 편이 오히려 생존에 유리하다.
  • 일단 들어온 판타지 세상이 딱히 발전이 없어 보인다면 무조건 먹을 것을 가리는 식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농민 입장에서 고기는 구경도 어려울 테고, 대개 몇몇 요리들(파스타, 약과 같은)은 귀족이나 양반 사대부 정도나 겨우 먹을 것이다. 향신료 같은 것 역시 구하기 어려울 테고 그냥 밥이나 빵 한 끼 제 때 먹을 만하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특히 농사가 중요한 동네에서 쇠고기를 먹는다면 정말 사치이다. 물론, 현실은 조금이라도 배고프면 아무거나 잘 먹겠지만[12]

5. 만약 차원 이동이 자유자재이거나, 국가 전체가 차원 이동한다면?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거나, 국가 전체가 다른 세계로 차원 이동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위에서 줄곧 설명했던 것과는 상황이 달라진다. 그냥 평범한 현대인 한 명이 이세계에 툭 떨어진다고 가정해보자. 위에서 설명했지만 얼마 안 가 죽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가 된 것은 우수한 지능과 그를 바탕으로 도구를 발명하고 다수가 뭉쳐서 문명을 이룩하였기 때문이다. 사람 한 명 한 명은 맨몸으로는 웬만한 야생동물은 물론 한테도 밀릴 수 있을 정도로 약하다. 게다가 문명이 발달하면서 현대인은 크게 신체능력을 기를 필요가 없어지다보니까 단련이 되어있지가 않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신이 갑자기 무인도나 사막 같은 오지에 조난당하면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이런 상황에서는 지구에 있으니 외부에서 구조될 수 있다. 하지만 생판 다른 세계에 혼자 떨어지면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기를 쓰고 방법을 찾아 원래 세계로 돌아가든가, 그 세계에서 어떻게든 쭉 살든가, 아니면 그냥 죽든가 삼중택일해야 한다. 여기에 현실성을 부여한다면 당신은 높은 확률로 세 번째 선택을 강제로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국가나 세계 단위로 접촉한다면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이룬 문명과 기술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소리다. 문명을 발전시키면서 만들어낸 무기들, 식량을 포함한 각종 자원들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것. 자원과 비용이 따라준다면야 문제 없다. 게다가 군인이나 외교관 같은 이세계와 어떻게든 관련되는 인물이 아닌, 평범한 일반인들은 이쪽에 피해가 오지 않는 이상 평소대로 일하고 집에서 밥 먹고 잘 수 있다.
이러한 국가 전이물은 두 세계가 충돌해서 전쟁을 하게 되는 양상과 과정이 주된 내용이 된다. 이런 경우가 바로 《게이트 - 자위대. 그의 땅에서, 이처럼 싸우며》나 《별이 펄럭일 때》 같은 이세계 간의 세계 대전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럴 때 당신이 할 일은 간단하다. '''당신은 그냥 국가만 믿어라. 그럼 국가가 알아서 한다.''' 물론 내가 국가에 끌려가는 상황이라면 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물론 양쪽 간에 평화롭게 교류를 하는 식으로 묘사하는 판타지물도 많다. 가토 쇼우지의 《캅 크래프트》가 이 경우. 이쪽도 마냥 평화로운 건 아니라서 각종 이세계에 관련된 범죄가 일어나고, 이세계의 난민들이 몰래 지구로 들어오고, 에로잡지 같은 게 밀수품으로 고가에 거래된다. 하지만 위에서 든 예시처럼 대놓고 전쟁하는 건 아니다. 나름 평화롭게 지낼 수 있고 해가 될 게 없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한 문명과 다른 문명이 충돌했을 때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지금도 세계 어디서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데 하물며 전혀 다른 세계 간에 아무런 충돌도 없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리 없다. 그렇기에 '왜 다들 사이좋게 지내지 않을까?'는 생각에 사로잡혀 격동의 시기에 한탄하며 무력한 자신을 채찍질하지 말아야 좋다.

5.1. 물자 부족으로 인한 너프


'''나라마다 다르다.''' 식량,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군사력조차 세계 수위권에 드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같은 국가들이라면 그냥 혼자서 무쌍을 찍어버릴 수 있다. 채산성 때문에 채굴을 포기한 자원이 있긴 하지만, 이세계 특수, 전쟁 특수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현대 국가의 대부분이 식량, 전략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자급자족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자원은 석유, 천연가스이다. 화석연료는 '''현대 모든 산업의 근간'''이며, 식량 생산(비료)[13] 및 의학에 있어 절대적으로 관여하므로 화석연료가 없다면 인구를 유지하는 것조차 가능하지 않다. 영토가 넓고 토지가 비옥한 중국조차 북송 시기에 간신히 1억 인구를 돌파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는 셈. 문제는 의미있는 생산량을 가진 산유국 자체가 얼마 없다. 석탄 부여잡고 석탄액화연료 만들어가며 아둥바둥해야 한다. 이것도 꽤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시설설비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데, 선진국의 상당수는 비축유가 많고,[14] 군사력도 강하다. 거기에 더해 원자력 발전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많아 화석연료 부문을 제외하면 에너지 소요가 일어날 일은 적다. 따라서 대충 판단이 될 때까지 가드를 올리고 버틸 수 있으며, 석탄이 풍부한 나라라면 그 사이 석탄액화연료를 만들면 된다. 그러나 개도국은 그것 자체가 어렵다.
물론 단순 소총병으로 구성된 일개 사단이라도 이세계, 특히 현실 세계의 중세 기준이라면 충분한 오버파워이다. 특히 일 년 안에 핵무기를 찍어낼 수 있는 상위 20~30위권 내의 선진국이라면 이세계 기준에서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그것은 탄약과 폭약, 자원이 있을 때뿐이며, 탄약이 바닥나면 백병전에서 현대 보병이 중세 보병을 이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현대의 총검술이 중세 무기술보다 그리 약하지는 않지만, 중세 보병들은 갑옷과 방패가 있으므로. 따라서 초반의 혼란상을 어떻게 해결하고, 이세계에서 자원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현대 국가의 체급 및 자원 수요량, 강력한 군사력 때문에 자원 매장 의심 지역이라면 일단 빼앗고 보는 제국주의적 발상이 대세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넘어간 이세계의 수준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에서 사용되는 천연자원이 없는 세계라면, 대체 자원을 찾을 때까지 지옥도를 봐야 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마법의 성능이나 보급률이 사기급이라면 현대 군대가 말려 잡아먹힐 수도 있다. 다만 현대와 전근대의 차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갭이 크다는 것을 알아두자.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판타지의 '마법이 존재하고 중세적인 세계'는 결국 마법이 '중세적 세상'을 바꿀 정도로 강력하지는 못하다는 뜻인데, 산업 혁명은 기껏해야 인구 천만 명 정도의 나라가 온 세계의 5억의 인구를 지배하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저것도 20세기 이야기고, 21세기 현대는 그보다 훨씬 발전해 있다.

5.2. 세계들 사이의 밸런스


마법 요소가 없는 중세 국가를 가정할 경우 당연히 현대 국가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군사력도 군사력이지만 그 시점에서 해석되지 않은 현상을 미신이나 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바람에 중세 국가들은 대체로 국가 조직이 종교미신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따라서 수도에 '''핵탄두 한방 날려주고 신의 징벌이라고 말한다면'''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러한 요소를 차용한 작품 같은 경우는 마법, 즉 설정으로 판타지 국가와 현대 국가의 밸런스를 맞추게 된다.
다만 이러한 매체들은 대개 현대-판타지 간에 밸런스가 개판인 경우가 많다. 단순히 국력으로만 따지면 중세 수준의 인구 규모를 지닌 국가는 무슨 수를 써도 현대 국가의 국력을 따라올 수 없는 만큼 몬스터이종족, 마법 같이 판타지 국가 쪽을 좀 더 버프하여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한 설정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 정도에 따라 밸런스가 들쭉날쭉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가면 마법 때문에 총기가 BB탄총보다 못한 무기로 전락하는 세계관도 있는가 하면, 반대로 총기로 무쌍을 찍으며 대학살극을 벌이는 세계관도 있다. 화염 마법사가 화염방사기 수준의 화염만 만들 수 있는 세계관인가, 아니면 전술핵급 화염 마법을 날려대며 다닐 수 있는 세계관인가에 따라 밸런스가 천차만별로 바뀌게 된다. 과학 vs 마법 문서에서 언급하는 바와 같이, 마법이라는 것 자체가 현실에 없는 것이기에 작가의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
작가가 쓰기 나름이기 때문에 일부 작품에서는 이세계 역시 현대 국가와 비슷한 수준의 문명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현대 국가에서 과학으로 땜빵하는 걸 전부 마법으로 땜빵하는 식이다. 뭐든지 앞에다 '마법' 한 단어만 붙여놓고 나면 대충 완성. 아예 이세계에서도 총기도 있고 전차도 있고 하는 식으로 과학 문명을 가정하는 케이스도 있다.

5.3. 약탈꾼/사기꾼/한탕주의자


판타지 세계와 우리가 사는 세상과 만난다면 분명 판타지/우리 쪽에서 서로의 문명 이기를 욕심내는 자들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당신이나 주변인이라든지, 아니면 판타지 세계 쪽 사람들에게 사기를 쳐서 거하게 한탕을 치려는 무뢰배들이 있다. 그러면 그들을 조심해라. 특히 마법이 통하는 세상이라면 더더욱 조심할 것. 분명 마법으로 협박해서 삥 뜯으려는 작자들이 나타난다. 이 설정을 차용한 작품의 예시로는 《아웃브레이크 컴퍼니 ~모에하는 침략자~》 등이 있다.
그런데, 현실의 근세에서 벌어진 제국주의 침략 사례에서도 보면 알 수 있듯, 이것은 판타지 세계로 넘어간 현대인, 현대 국가들이 더 거하게 벌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 입장에서 흔하고 값싼 물건들이 판타지 국가에서는 매우 귀하게 보일 수 있으므로,[15] 그것을 포장해서 귀한 이권과 바꿔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자원이라면 근세에 용도가 밝혀진 우라늄을 포함한 방사성 원소이다. 현대에 우라늄 함량이 높아 귀하게 여겨지는 피치블렌드의 경우, 과거에는 은광 막장에서 나오는 재수없는 쓰레기 광물 취급 받았다. 따라서 유리 같이 현대인에게는 값싸고 의미가 적지만, 판타지 세계 사람들에게는 귀한 물건을 여럿 안겨준 뒤, '폐광산 하나 주시죠? 어차피 은도 안 나오잖아요?' 식으로 사기 아닌 사기를 칠 수 있다.

5.4. 판타지 세계의 세대 갈등


세대차 문서를 보면 10년 전의 기술력도 심각한 세대차를 보이고, 심지어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도 '요즘 애들 버릇없다'는 낙서가 발견될 정도로 세대차는 인류의 오랜 숙제였지만 판타지 세계는 '''최소 중세, 높게 쳐봐야 근대 중기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의 문물이 들어온다면 정말 현재의 세대 갈등 같은 건 '''장난으로 느껴질 수준의 세대 갈등이 일어날 게 뻔하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자면, 〈롤랑의 노래〉를 읽고 마상창시합을 하고 중세식 공성전을 했던 부모 세대가, 이세계에서 들여온 스마트폰,컴퓨터의 중세 판타지 게임을 보면서 "저런 식으로 공성전을 한다고? 미친 소리!"라고 말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세대 갈등이 안 일어나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더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판타지 세계에 떨어진 현대인이 일으킬 수 있는 변화는 현대인 천재론을 도입해도 근대를 여는 게 한계인데, 산업 혁명 문서와 구한말의 문학들을 읽어 봐도 알 수 있듯이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와중에 생겨난 세대 갈등도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늘 그렇듯 이런 식의 갈등은 적당히 봉합되기 마련이다. 세대 갈등의 끝판왕 사례 중 하나로 뉴기니 섬을 들 수 있다. 뉴기니 섬의 내륙지방에 살던 원주민들은 골짜기 하나 넘어가면 언어의 어군이 달라질 정도로 험한 지형과 형편없는 인구 부양능력 탓에 신석기 시대 수준에서 문명의 발달이 멈춰있었다. 이들은 항공기가 상용화된 1930년대에 이르러서야 외부 문명세계와 접촉하게 되었는데, 그 시기를 살던 세대는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세대 간 격차를 경험하게 된다. 부모는 식물 줄기를 엮은 옷차림에 돌도끼 차고 다니며 신석기 시대를 살고 있는데 문명세계로 나가서 근대교육을 받은 자식은 양복을 빼입고 항공기를 조종하는 20세기의 인간이 되었다. 자그마치 10만 년의 세대 격차가 생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기니 사회가 세대 갈등 때문에 파국을 맞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반대로 우리가 명절에 고향집 가듯이 20세기 인간이 된 자식세대들이 고향에 가서 신석기 스타일 전통행사에 참석하고, 지푸라기 옷 입고 다니는 부모님께 서양 일상복을 선물로 드리는 훈훈한 융합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건 하나의 사례일 뿐이고, 세대 갈등이 일어난 곳이 뉴기니 섬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한 세계 전체가 극심한 세대 갈등을 겪는 상황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게다가 뉴기니인들은 객관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환경에서도 토양의 질소 비율을 일정하게 맞춰서 계속 농사를 지어 온 세계 최강의 농부들이다. 문명이 덜 발달한 게 아니라 이미 환경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한계에 가깝게 문명을 발달시켰다고 봐야 한다. 그러다가 외부의 '다르게' 발달된 문명을 보고 '우린 왜 저런게 없지?' '우리도 써보자'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당장 센티널족의 사례만 봐도 같은 석기시대 문명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 현재까지도 외부와의 접촉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세계에서의 세대갈등도 이같이 심각한 곳이 있는 반면 별일 없는 곳도 있을 것이다.

6. 만약 판타지 세계의 사람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판타지 세계의 사람 역시 이쪽으로 차원이동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역시 위에서 줄곧 설명했던 것과는 상황이 정반대로 달라진다. 중세 시대의 사람이 현대에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16]
이렇게 된다면 판타지 세계의 사람이 당황해서 뭔 짓을 할지도 모르니 일단은 안심시키는 것이 좋다. 상대가 진정했다면, 그 이상 가까이 하는 것보다는 격리시킨 뒤 그냥 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 격리하는 이유는 우리에 무해하나 상대에겐 치명적인, 혹은 상대에겐 무해하나 우리에겐 치명적인 병원체에 의해 감염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신고할 땐 피부색도, 머리색도, 차림새도 이상한 사람이 못 알아듣는 말을 하며 날뛴다고 하면 일단 올 거다. 그 후 같이 동행해서 보고 들은 것 그대로 진술하면 잘 해결해 줄 것이다. 담당 공무원이 일을 대충하게 되면 아마 이계인에겐 불행한 처우가 내려질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신원이 불확실한 무국적자인데 괜히 보호해주면 나중에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수틀리면 생물재해로 인해 장르가 아포칼립스나 메디컬로 바뀐다.
많은 창작물에서는 이렇게 하는 대신, 자기가 그 사람을 떠맡게 된다. 그냥 처음부터 숨기거나, 경찰에 넘기려고 했다가 결국 넘기지 못하고 어찌저찌 자기가 맡거나, 혹은 아예 정부가 자기한테 떠넘기거나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혹시라도 이렇게 되면 일단 그 사람이 누군지, 어떻게 왔는지 알아내고, 그 후에 차차 우리가 쓰는 문물 같은 걸 가르쳐주면 된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신분을 만드는 것이다. 적절한 신분 없이는, 특히 모든 국민에게 13자리 일련번호에 지문날인까지 시키는 대한민국에서는 불분명한 신원으로는 사회활동이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하다. 해당 인물이 어려보인다면 한국의 국적법상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것으로 간주되어 한국인의 신분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지만, 성인이라면 꽤나 복잡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한국인과 결혼하는 방법이다. 아마 그 혹은 그녀는 이세계인과 첫 만남을 하고 가장 큰 점점을 가졌을 당신의 (법적인) 배우자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경우는 꽤나 난감할 수도 있는데 이쪽은 대량으로 도시 전체, 또는 국가 전체가 우리 쪽으로 왔다는 건데 이럴 때도 당신이 할 일은 간단하다. 당신은 그냥 국가나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만 믿어라. 그럼 그들이 알아서 한다. 물론 당신이 공무원이라거나 한다면 월화수목'''금금금''' 확정이다. 뭐 어차피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지만.
그리고 만약 판타지 세계에서 건너온 사람이 우리 세계에서 우주적 존재에 버금가는 권능을 발현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 인공지능 문서에서 초지능 AI가 등장하면 인류의 운명은 초지능 AI의 손에 달리게 된다는 말처럼 우리 세계의 운명은 그 사람의 손에 달리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이건 이세계물에서 흔히 나오는 현대인 한 명이 이계에 가서 치트 능력으로 지식을 퍼트려 세계를 바꾸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 가정이라 확률이 거의 없다. 게다가 초지능 AI는 정확한 기간은 알 수 없지만 미래에는 반드시 등장할 것이라고 학자들이 긍정이라도 하지만 우주적 존재의 존재 여부는

7. 결론


그나마 여기에 기재한 방법들은 현실적인 여건이나 기반 기술들을 무시한 '''굉장히 단편화한 서술'''이고, 조금만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이 더 많다. '''과거에 있던 수많은 천재들이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혀 단 한 줄 이름조차 못 남겼음을 상기하자.''' 그들과 같은 수준의 문명에 떨어진다면 문명의 이기에 대부분의 판단을 기대던 당신은 이들과의 머리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민주주의 및 태양 중심의 지동설이 대두한 뒤 인정받기 위해 행성들의 궤도를 계산해 수학적 모델을 발전시키고 사람들을 설득하기까지 약 200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그 과정이 그리 간단했으리라고 보는가?'''
게다가, 현대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중산층 가정이 누리는 각종 생활수준을 따져보면 중세 귀족보다도 나은 점이 많다. 아니, 중세 유럽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채만식 작 《태평천하》를 봐도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윤직원 영감은 2010년대로 치면 수십억, 수백억쯤 되는 돈을 우습게 주무르는, 당대 서울 장안에서 내로라하는 갑부임에도 불구하고 자가용 자동차도 없을 뿐더러 휴대 전화는커녕 일반 집전화도 없고,[17] 심지어 신문 구독조차 하지 않는다(그가 지독한 수전노임을 감안해야겠지만). 역시 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심훈 作 《상록수》를 보면 강기천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내용이 있는데, 30년대 당시 자전거는 지금으로 치면 고급 승용차에 맞먹는 사치품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 전화조차 80년대까지만 해도 재벌이나 장, 차관급 고위 공직자의 전유물이다시피 했고 일반 서민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단적으로 말해서 1000년 전의 고려 노동자가 지금 한국의 노동자를 보면 아마 "어느 나라 왕이세요?" 하고 물을 것이다.
의학으로 보면 더 심하다. 전근대의 평균 수명이 불과 30~40세였다는 것은 사람이 일찍 늙었다는 뜻이 아니다. 고대, 중세에도 60은 되어야 늙은이 취급을 받았고 30~40세는 한창 젊은 청중년 취급을 받았다. 평균 수명이 30~40 정도였다는 것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지금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쉽고 어이없이 죽는 일이 많았다는 뜻이다[18].. 이를테면 추운 겨울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 패턴에 적응하지 못해서 감기에 걸리고 죽는 것도 충분한 사망사유였으며, 심지어 추운 겨울에 똥싸다가 뇌혈관이 터져 죽는 일[19], 오랫 동안 굶주리다가 밥을 오래간만에 왕창 먹었더니 위경련이 일어나 죽는 일[20]도 존재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지막지 아픈 병이라더라' 하는 이야깃거리로 끝나고 죽을 일은 별로 없는 요로결석도 전근대에 걸렸다면 그대로 죽는다. 흔하고 흔해빠져서 매 여름마다 뉴스가 되지만 죽는 사람은 없는 식중독도 대량 사망으로 이어졌다. 현대에는 암이 사망 원인의 상당 수를 차지하지만, 전근대에는 '''암 걸릴 나이가 되기도 전에 다른 이유로 죽어서''' 암으로 죽는 사람이 드물 정도였다.
쓸데없는 소란에 휘말리는 것보다, '''주인공 보정을 받지 못한 능력이나 지식도 별 볼 일 없는 일반인으로서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일단 귀족이 되었다는 것은 그 시대에 가서 권력과 재력을 어느 정도 고루 갖추었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현대 시대의 삶과 비교하면 스마트폰도 없고 자전거, 자동차 등 현대 문물의 편리함이 없다는 것은 불편하겠으나 그것은 자기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그 시대의 모든 인간이 다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불편함[21]은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나름대로 그 시대에서 살기에는 우월감도 가지고 다수 서민들보다 생활에도 편리함을 느끼면서 잘 살 수 있다. 이전 문서에서는 단순 우월감과 치질 빼고는 얻을 것이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단순히 21세기 발달한 현대 사회와의 단순 일대일 비교에서만 나온 얘기인 것이고, 본 문서대로 판타지 세계에 떨어진 상황을 가정하여 어차피 21세기 현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안에서 그나마 최선의 시나리오긴 하다.
결론적으로 이세계물을 현실적으로 따져볼수록 우리가 중 ·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지금은 쓸데없다 여기고 다 잊어버린 공부 내용들이 실은 선인들의 노력을 거쳐 탄생한 인류 역사상의 지식을 농축한 정수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것들을 거쳐 탄생한 현대 인류사회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만도 하다.
사실 당연히 판타지라면 '''모험과 전투'''인데 평범하게 현대 생활을 하는 일반인이 할 만한 일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지식들이 뭉쳐 문명을 만들어낸 결과, '''인류의 삶이 편안해진 동시에 인간 개개인의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근대인과 현대인의 평균적인 신체 능력 차이가 제법 크다. 평범한 일반인, 아니 운동신경이나 신체적 스펙이 월등히 좋은 사람이라도 갑자기 검 들고 신체적으로 인간보다 월등한 맹수를 뭉텅뭉텅 썰 리가 있나? 물론 판타지 세계가 우리 행성보다 중력이 낮거나,[22] 슈퍼맨처럼 황색 태양이 진정한 지구인의 힘을 억제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건 논외.
전투 부분을 빼더라도 여행을 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 말이 안 통한다면 동료를 만들 수도 없고 물건을 살 수도 없으며, 무엇보다 마을에도 못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모험이고 나발이고 떨어진 다음에 '''몇 년'''은 언어와 문자를 익히는데 주력하자. 언어의 차이는 현실에서도 꽤나 발목을 잡는 요소인데 하물며 서로 다른 세계 간에야 언어와 문자가 똑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다수의 판타지물에서는 세계관에서 언어가 자동으로 번역되거나, 자기도 모르게 그 세계의 언어로 말할 수 있게 되는 식의 묘사가 잘 나온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공부는 필수다.
정말 아주 드물게 자신이 목숨을 건 실전을 여러 번 겪은 군인이나 용병 출신이고, 서바이벌 기술과 체술 등에 엄청난 조예가 있으며, 인문학적인 소질도 있어서 문자와 언어를 쉽게 익혔더라도 웬만하면 그냥 위험한 일은 안 해야 좋다. 아무리 집에 돌아가는 길을 찾고 싶더라도 직접 무기들며 모험하기보단, 시간이 오래 걸려도 높은 자리에 오른 뒤 아랫사람이 찾게 시켜야 효율/안전 면에서 좋을 것이다.
다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인간이 몬스터보다 세가 클 때고, 이종족이나 몬스터 등이 완전히 인간을 압박하는 암흑시대라면 이야기가 또 다르다. 예컨데 《베르세르크》 같은 '''다크 판타지라면 생존 자체가 최우선 목표일 것이다.''' 그런 극단적인 세상에 떨어졌거나, MEMORIZE환생좌 같은 상태창이 지배하는 세상에 떨어졌다면 '''위의 문단은 그다지 쓸모가 없다'''.[23]
종합하면 이계에서 대단한 인물이 되려면 이계로 넘어가기 전부터 신에 버금가는 능력자인 상태에서 온전히 이계로 넘어가거나 이계로 넘어간 뒤에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얻게 되는 극한의 주인공 보정이 필요하다. 헌데 전자의 경우는 현실에서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가진 인간이 존재할 수가 없으니 처음부터 불가능하고, 후자의 경우는 가능성이 너무나도 막연하며 자칫 잘못되면 죽음보다 끔찍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런고로 만약 현실에서 눈앞에 이계로 통하는 포탈이 열려도 자기 삶이 꿈도 희망도 없는 막장이 아닌 이상 그냥 무시하고 원래 세계에서 사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다. 물론 자신이 안락과 평온 따위 상관없는 모험주의자라면... 행운을 빈다. 물론 이 마저도 현실'''보다는''' 낫다고 할 정도라면 더 이상 말은 않겠다. '''자살해라.'''

7.1. 세부적인 비교


정통 판타지는 이미 설명할만큼 했으니 제외.
진심으로 여기가 현실보단 낫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잃을게 있는지부터 찾아봐라. 드래곤도 현실의 윗대가리보단 착하고 고블린, 스케이븐, 드루카리도 현실에 실존하는 범죄 조직보단 착하다고 여기고 있다면 그냥 가라.
일단 현실과 다른 곳이 있는지부터 생각해봐라. 다를 게 없고 그냥 위험성만 늘어난다. 만에하나 여기서 자신이 일반인보다 거대하고 강력해지거나 특이한 능력을 사용한다거나 마개조를 해서 강해질 수 있다면 몇몇 층들이 절대 가만히는 안 놔둘거다.
[1] 읽다 보면 판타지가 아니라 그냥 현대인이 중세 시대 어느 국가에 떨어졌을 때의 상황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판타지물이 중세 시대 수준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2] 문서명은 소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패러디.[3] 그런고로 이계 간의 접촉으로 각 세계의 자연법칙이 변해버리는 경우는 제외한다.[4] 물리법칙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면 판타지 여행은 커녕 가는 즉시 사망한다. 왠지 많은 작품에서 이런 부분을 무시하거나 근성으로 견뎌내는데 인간의 몸에서 벌어지는 물리적, 화학적 작용들도 법칙을 따르는 것이기에 법칙이 다르다면 인간으로써 형체를 유지하는것도 불가능하다.[5] 그러나 가끔 르네상스(문예부흥)기나, 아주 드물게 증기기관이 실용화된 산업혁명기까지 다루는 스팀펑크 판타지 세계관도 있다. 산업시대 판타지로는 게임 〈페이블 3〉가 있다. 오프닝부터 공장의 매연이 자욱한 왕정 수도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한다. 게임 〈그라나도 에스파다〉, 〈검은사막〉도 작중 묘사되는 문명 수준은 르네상스에 가깝다. 판금 갑옷의 보급이나 화승총의 등장 등이 그 예시.[6] 출처: 《워 사이언티스트》, 토머스 J. 크롬웰, p147-157)[7] 다만 이건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특히나 사진, 동영상에 찍힌 자신의 영혼이 기계 안에 갇히게 된다고 오해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사진기를 처음 본 원시 부족들, 조선 사람들도 놀라서 사진기를 뺏으려고 싸움을 하기도 했었으니. 거기다 이러한 행동으로 스마트폰의 배터리는 금방 줄어든다.[8]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1세가 은행을 만들어 모은 돈에서 나온 이자만으로 황실의 사람들이 별도 예산 없이도 살 수 있었다. 한때는 왕실 예산 200년치를 모았다고.[9] 꼭 죽이지 않더라도 전근대 문명에서 권력자가 배째를 시전하면 돈을 돌려받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이거 때문에 망한 부자들이 역사에 등장한다. 거기다 당신은 이세계에서 온 이방인인데, 그걸 꼬투리삼아 중세 유대인들처럼 재산을 몰수당하고 추방당할 수 있다.[10] 이 예금 이자와 대출 이자의 차이를, 예금과 대출의 차이라는 뜻에서 예대 마진이라고 부른다.[11] 이렇게 언제든지 예금자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것을 지급준비제도라고 한다.[12] 육식을 금한 일본이야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도 실제로는 많이 먹었지만 농사 때문에 쇠고기 먹기를 많이 꺼렸다. 거기에 더해 우리가 그나마 소고기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많은 소들이 고기소라서이다. 전근대 사회에서 일소가 주종인 사실을 볼 때, 쇠고기를 먹기는 훨씬 어려울 테고 설령 먹더라도 질길 것이다.[13] 프리츠 하버의 업적으로 유명한 공중 질소 고정법, 암모니아 제작에 천연가스와 유기용제가 필요하다.[14] 2016년 기준 대한민국의 비축유는 민간+정부 합쳐 2억 5백만 배럴에 달한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산업통상자원부 출처. 1배럴이 약 158.987리터이므로 2016년 기준 대한민국은 약 32,592,335,000 리터(325억 9233만 5천 리터)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비축유 규모가 세계 4위인 한국조차 비축일수 300일도 채 못 된다.[15] 제강 능력이 떨어져 다마스쿠스 강이 대단하다고 찬양하고, 저품질 철광석도 어떻게 써 보겠다며 접쇠나 쓰던 시절이다. 현대 제강 기술로 만든 싸구려 마체테만 해도 매우 귀한 물건이 된다. 오늘날 우리가 남아돌아 늘 처분을 고민하는 도 조선시대에는 대단히 귀한 먹거리였다.[16] 이런 류의 작품이 알바 뛰는 마왕님!하고 테르마이 로마이, 엘프 신부와 함께하는 이세계 영주생활이다.[17] 70년대만 해도 전화 보급률이 낮아서 통장, 반장, 이장 집이나 동네 가게에 전화 1대 놓고 동네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일이 흔했다.[18] 다만, 저 평균 수명이 낮은 것에는 영아사망률이 어마어마하게 높았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영아기를 버텨냈다면 40까지는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만약 실제 체감되는 평균 수명이 30~40세였다면 요절 의 기준이 30세 이전 사망이 아니었을 것이다[19] 추울 때는 혈관이 수축하는데 똥쌀 때 혈압이 갑작스레 올라가 뇌혈관이 파혈되는 경우가 존재한다. 지금은 심혈관계 질환에 시달리는 노인 아니고서야 그런 일이 적지만, 전근대에는 난방 수준이 매우 떨어져서 젊은 나이에도 저렇게 죽는 경우가 존재했다.[20]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속담이 바로 경신대기근 때 그렇게 생긴 속담이다.[21] 즉 나는 없는데 다른 사람은 가지고 있는 것, 원래 가난이나 빈곤함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관념이 절대적인 관념보다 더 큰 법이다. 막말로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없다고 가정할 때 남들 다 갖고 있는데 자기만 없는 거하고 나도 없고 남들도 없는 거, 어떤 게 더 불편한지는 유치원생도 알 수 있는 문제다. 아예 모두가 다 스마트폰이 없는 사회라면 편지나 전서구 등 다른 연락수단으로 대체할 수라도 있지만, 나만 없고 남들은 있으면 자기만 빼고 남들은 서로 연락하면서 자기만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도태된 막장으로만 남을 뿐이다.[22] 노비타의 우주개척사,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반대의 경우는 존 카터[23] 사실 원론적으로 파고들자면, 차원 이동한 세계에서 최소한이나마 생존이 가능하리라는 생각부터가 '''지극히 인간 중심적이고 편의적인 발상이다.''' 차원 이동한 곳이 용암 위일 수도 있고, 바다 위일 수도 있고, 사막일 수도 있고, 오이먀콘 뺨치는 마이너스 기온의 빙원일 수도 있고, 여행금지국가 안일 수도 있고, 진공의 우주 공간이거나, 블랙홀 근처이거나, 아주 먼 외계 행성이거나, 고온 고압의 맨틀층이거나, 아직도 입증되지 않지만 물리 법칙이 완전히 다른 평행우주 공간이거나, 저그, 타이라니드, 제노모프, 프레데터, 코버넌트, 플러드처럼 공격적인 종족이 살고 있을지, 크툴루 신화의 생명체들이 지상 위를 활보하는 세상인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게 된다면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죽기를 바라자. 죽을 수 있으니 현실보단 낫다고 할 거면 자살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