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pring/8주차
1. 개요
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pring 8주차, 4월 8일부터 4월 12일까지의 경기를 기록한 문서이다.
8주차부터 다시 하루에 2경기 체제로 전환이 된다.
지난주차에는 리워크 때문에 글로벌 밴 처리된 오공이 10.7 버전으로 진행되는 9주차가 아니라 10.6 버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8주차에서 풀릴 경우 사실상 모든 AD 딜탱들을 전부 카운터치는 OP 픽이었기에 그 여파가 어마어마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어 글로벌 밴이 풀리냐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결국 오공의 글로벌 밴이 풀리지 않으면서 정규시즌 마지막 9주차, 10.7 버전으로 해제 여부가 넘겨졌다.[1]
한편 중위권 2팀을 제외한 상위권 3팀과 하위권 5팀의 승패가 거의 비슷하게 적립된 상황이라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자세한 건 다음 문단에 후술.
1.1. 혼돈의 승강전 싸움
매 시즌 막바지마다 가장 큰 이목을 끄는 요소는 역시 포스트시즌 막차와 승강전 싸움이다. 담원과 KT가 포스트시즌까지 한 발자국만을 남겨둔 상태에서[2] 8주차부터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바로 3강 팀간의 포스트시즌 자리 싸움과 6~10위 팀들 간의 승강전 두 자리를 가리는 싸움이다.
이번 승강전은 2021년부터 LCK에 프랜차이즈가 도입되기로 확정되면서 마지막 LCK 승강전이 될 예정이며, 만에 하나 승강전에서 탈락하는 팀은 자력으로 LCK에 돌아오는 길이 막혀버린다. 사실 1부에 남아도 프랜차이즈 심사를 받아야 하고, 강등당하더라도 프랜차이즈 심사를 통과하면 내년에 다시 LCK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인지라 여러모로 이질적인 승강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 다만 이번 승강전에 의해 프랜차이즈 가입비가 차이날 수 있기 때문에, 나름 의미가 있는 승강전이기도 하다.
지금껏 2018년 스프링의 MVP를 제외하면 6승을 찍고 승강전에 가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6위부터 10위까지의 팀이 승강전에 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 6승을 찍어도 다른 팀들의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며, 자력으로 생존을 확정하려면 적어도 7승은 도달해야만 한다. 문제는 예전부터 LCK 시즌 막바지에는 강등권 팀이 의문의 각성을 보여주면서 최상위권 팀들을 학살한 전례도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 이변이 발생하여 본인들의 운명뿐 아니라 1~3위 간의 경쟁까지 판도를 바꿔놓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 6위 아프리카는 1라운드에만 6승을 확보하며 성적표만 보면 가장 상황이 낫지만, 2라운드에 전패를 기록할 정도로 경기력과 팀 분위기가 최악이다. 게다가 남은 대진엔 3강팀이 둘이나 있고 다음 상대 그리핀은 연패를 끊으며 분위기가 올라온 상황. 물론 그리핀만 이긴다면 APK와 한화가 맞붙어 11패 팀이 반드시 나오기 때문에 승강전 탈출은 99%[3] 확정이지만, 만약 그리핀에게도 진다면 승차가 안 좋은 아프리카가 크게 위험해진다. 샌드박스/APK/한화가 모두 6승을 달성하고 아프리카가 전패를 하면 아프리카가 승강전에 갈 확률이 높다.
- 7위 샌드박스는 남은 대진이 최악이다. 강등권 경쟁팀을 하나도 만나지 않고 T1과 KT, 담원과 붙게 되는데, 그나마 노려볼 만한 게 연승이 끊긴 KT지만 만약 여기서도 이변을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그리핀을 제외한 팀들 중 승강전에 끌려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특히나 샌드박스는 무난한 정석 조합과 받아먹기만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강팀을 상대로 업셋을 일으키기 가장 어려운 스타일이다. APK와 한화는 그래도 체급 차이가 난다고 여겨지는 매치업에서 업셋을 일으킨 전력이 있지만, 샌드박스는 단 한 번도 없었다. 2라운드에서 아프리카를 이긴 것도 지금 보면 아프리카가 모두에게 승점을 퍼주는 최약체로 전락한 게 크다. 사실상 그리핀에 이은 강등 2순위.
- 8위 APK는 강팀들을 연파하며 포스트시즌 얘기까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왔으나, 7주차 마지막 날 그리핀에게 패배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만일 그리핀에게 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리핀이 승강전을 탈출할 실낱같은 희망도 없어지고, APK가 승강전에 갈 확률도 거의 제로에 가까웠을 것이다. 어쩌면 이 승강전 레이스를 복잡하게 만든 범인이기도 하다. 남은 대진에 젠지, DRX가 있고, 젠지를 만난 후 맞붙는 한화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4] 하필이면 본인에게 남은 서부 리그 매치가 APK같은 호전적인 팀 스타일을 카운터치는, 아무 때나 안 싸워주면서 상대를 답답하게 만드는 젠지라서 업셋을 일으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한화전에서 반드시 이기고, 나머지 매치에 최선을 다해서 다시 한 번 반전을 만든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세트라도 따내야 할 것이다.
- 9위 한화는 5팀 중 그나마 대진표가 좋다. 중간에 젠지를 만나기는 하나 APK와 그리핀 두 팀과 맞붙기 때문에, APK전을 지는 참사가 일어나더라도 기회가 한 번 더 생긴다. 둘 다 잡아낸다면 자력으로 승강전을 탈출할 수 있다. 사실 APK만 이기면 설령 그리핀에게 지더라도 APK가 젠지를 꺾지 않는 이상 많이 유리해지긴 한다. 하지만 롤판에서 "이게 말이 돼?"라는 상황이 벌어진 게 한두 번이 아니고 본인들 또한 젠지를 만나므로, 어떻게든 승강전을 자력으로 탈출하고 싶어할 듯하다.
- 10위 그리핀은 한화와 마찬가지로 대진표는 좋으나 승수가 너무 부족해서 사실상 승강전을 벗어나기 힘들게 되었다. 6승이어도 자력 탈출을 장담할 수 없는데 3경기를 다 이겨야 6승이고, 하필 바로 다음 경기가 지난주 막바지에 T1까지 박살내며 폼이 절정에 오른 담원이다. 설령 기적처럼 3승을 거두더라도 승차 관리가 안 됐거나 샌드박스가 한 팀을 잡는 이변을 일으키면 APK-한화전 패자와 함께 승강전에 갈 확률이 높다.
- 1. 어떻게든 7승만 따내면 승강전 탈출은 거의 확정되며, 6승만으로는 승강전 탈출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남은 경기를 다 2:0으로 이겨도 6승에 득실 -9인 그리핀은 사실상 승강전을 벗어나기 힘들다.
- 2. 5승 팀은 승강전이 거의 확정된다. 따라서 남은 대진이 최악인 샌드박스가 이변을 일으키지 못하면 그리핀과 승강전에 갈 가능성이 높다.
- 2-1. 샌드박스가 이변을 일으키지 못하고 APK와 한화의 멸망전 패배자가 전패를 하면 5승 라인에서 승강전행이 결정된다. 이 경우 그리핀이 3승을 따내면 기적적으로 8위가 되며, 2승을 따낼 경우 이 승차 경쟁에 참여할 수 있으나 현재 세트 득실이 -15로 이 경우 강등이 매우 유력하다.
- 3. 샌드박스가 이변을 일으키면 APK와 한화의 멸망전 패배자가 위험해진다. 남은 대진상 한화가 전패를 피할 가능성은 좀 더 높다.
- 3-1. 샌드박스의 이변에 이어 APK와 한화의 멸망전 패배자까지 남은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고 APK/HLE/SB가 모두 6승 고지를 밟는다 + 아프리카가 전패한다 = 전부 6승으로 6승 라인에서 세트 득실에 따라 승강전이 결정된다. 그리핀이 전승을 따낼 경우 이 6승 승차 경쟁에 참여한다.
2. 76경기 DWG 0 : 2 GRF
천신만고 끝에 APK를 쓰러뜨리며 승강전 탈출의 미약한 빛을 본 그리핀의 앞에 선 상대는 DRX에 충분히 맞먹는, T1을 셧아웃한 최악의 상대 담원이다.
고스트의 영입을 통해 불안정했던 침체기를 딛고 다시 서부 리그까지 올라서는데 성공한 담원과, 도대체 언제 끝날지 감도 오지 않는 암담한 침체기에 빠진 그리핀의 대결. 1라운드 당시엔 담원이 그리핀을 2 - 1로 제압한 바가 있다.
담원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했던 1라운드 당시에도 승리를 거둔데다가 현재는 고스트의 영입을 통해 눈에 띌 정도로 폼이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이번 경기 역시 담원의 우세를 점치는 시선이 많다. 더 이상 김대호 감독 체제 당시의 압도적 상대전적을 거론하기엔 두 팀 사이의 격차가 너무 벌어진 것이 사실.
체급을 제외하고 봐도 팀의 기세도 담원 쪽이 훨씬 좋다. 매치 4연승 세트 8연승을 달리고 있는 중이며, 1위 경쟁을 하던 T1의 발목을 잡는 이변을 보인 담원에 비해 그리핀은 이제야 1부로 승격한 APK를 상대로 졸전 끝에 겨우 연패를 끊어낸 수준이니 팀의 기세는 확연히 담원 쪽이 좋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핀 입장에서는 이 경기마저 패배하면 승강전 탈출의 경우의 수는 단 한 가지다. 후에 있을 2경기를 "무조건" 2 : 0으로 이기고 샌박이 3연패로 자멸하는 동시에 한화와 APK는 서로를 제외한 다른 팀에게 져야 한다. 후에 있는 경기 중 아프리카는 이미 6승이기에 만약에라도 이 경기에서 그리핀이 패배하면 최대 승수가 5라 역전할 수 없다.
그러면서 동시에 승점을 봐야 한다. 승점 관리가 안 좋은 그리핀 입장에서는 설령 지더라도 한 세트라도 따내서 1:2로 지고, 남은 경기는 2:0으로 이겨야 실날같은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다. 한마디로 '''이 경기가 그리핀의 승강전 마지노선'''. 여기서 0:2로 패배하게 된다면 아무리 남은 경기를 2:0으로 승리해봐야 샌드박스가 0:2로 3연패를 하더라도 '''8-9위/9-10위 타이 브레이커'''가 확정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금 폼으론 오히려 2:0으로 이기는 건 고사하고 1세트라도 그리핀이 따는 게 기적인 암울한 상황이다.
지금 그리핀은 상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바이퍼를 제외한 모든 라인이 밀리는 상황이다. 탑부터 시작하자면 운타라-소드-호야 어느 카드를 꺼낸다고 해도 너구리를 말리게 하거나 이기기 힘든 상황이며, 미드는 수도 없이 비판받던 그 양날검의 유칼과 쇼메이커, 정글로 방향을 바꿔도 지금의 타잔은 캐니언을 넘어서는 뭔가를 보여줄 거라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
유일하게 바텀만이 믿을맨인 바이퍼로 비빌 만하나 그마저도 서포터인 아이로브가 바이퍼의 캐리력을 억제하는 역캐리를 너무 많이 보여준 터라 불안하다. 그 바이퍼마저도 LCK에서 손꼽는 바텀인 테디-에포트를 완파한 고스트-베릴을 과연 쓰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 다들 왕년엔 찬란한 커리어를 지녔으나 종합적으로 보면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매치라고 볼 수 있다.
담원은 이 경기를 이길 경우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짓게 되며, 반대로 담원이 질 경우 DRX는 최소 3위가 확정된다.
'''그러나 이어진 경기에선...'''
2.1. 1세트
그리핀에서는 소드가 선발로 출전한다.김동준: '''담원이 다소 헤매는 듯한 경기 내용이었어요. 전반적으로 담원스럽지 않은 경기였습니다.'''
'''유칼: 얘들아 승전보 울려라잉?''' - 최후의 한타 승리 직후
선픽 담원에서 아펠리오스를 챙겨가자 그리핀에서는 무난한 칼리스타 - 타릭을 집어들었다. 간만에 공식전에 복귀하는 소드는 역시나 오른을 집어들었고 오른 카운터로 활용되던 사일러스가 밴이 되자 너구리는 제이스를 뽑아들었다. 타잔이 그라가스를 잡은 가운데 유칼이 간만에 야스오를 만지작거리며 야라가스를 뽑아드는 것인가란 추측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키아나를 골랐다. 김동준 해설은 그리핀의 조합을 보고 "마이 웨이" 스타일이라 평가했다.
초반에 페이스 체크 차원에서 그리핀 레드 존 방향으로 파고들어갔던 너구리가 그리핀의 상체 3인방에게 걸려 위기를 맞지만 그리핀 측이 끝까지 추격하지 않고 물러난 덕에 점멸을 소모하는 선에서 살아남는다. 이후 캐니언의 자르반이 타잔을 걸고 넘어지며 점멸을 소진시키는데 성공하지만 그리핀 상체 3인방이 다시 탑에 3인 다이브를 감행, 너구리를 잡아내며 퍼스트 블러드를 올린 가운데 상대 정글에 간 타잔을 구하러 전령 존 근처까지 내려왔던 소드도 담원의 정글 - 미드에게 걸리며 점멸을 소진한다.
와중에 갑자기 화면 중앙에 선 두 개가 몇 초간 출력되는 의문의 방송사고가 발생했다.[5] 한편, 퍼스트 블러드를 내주기는 했으나 첫 드래곤과 전령을 챙기는 등의 이득으로 담원이 글로벌 골드 리드를 잡은 가운데 봇 듀오와 미드가 담원의 봇 라인에 다이브를 감행하지만 무위에 그친다.
두 번째 드래곤까지 담원이 무난하게 접수한 이후, 담원의 탑-정글 듀오가 소드를 노리고 갱킹을 감행하지만 정글 - 미드가 합류할 때까지 잘 버텨낸 덕에 되려 역으로 말려들어 너구리가 킬당하는 결과가 나왔고, 그리핀의 정글 - 미드는 두번째 전령을 얻자마자 미드 라인을 압박해 쇼메이커의 아지르도 킬내며 점점 분위기를 가져온다. 키아나가 킬을 몰아먹으며 급성장한 건 덤.
하지만 3번째 드래곤 등장 직전, 캐니언 - 쇼메이커가 미드 라인에서 타잔의 그라가스를 잘라내며 담원 측이 무난하게 3번째 드래곤까지 접수한다. 너구리가 소드와의 1:1 대치 과정에서 탑 라인 1차 타워를 날리지만 소드는 타잔의 그라가스를 불러들여 너구리에게 3데스를 먹여주는데 성공한다. 더불어 2번째 전령까지 바론이 나오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챙겨와, 4번째 드래곤 타이밍에 미드 1차를 공성한 후 4번째 드래곤을 챙겨오며 담원의 칼4용을 저지하는 데 성공한다.
이후로도 그리핀의 노골적인 한타 조합을 상대하기엔 아펠리오스의 성장도 부족하고, 제이스가 사이드를 뚫기에도 애매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담원은 웅크린 채로 눈치싸움을 시작했고, 결국 5번째 용도 그리핀의 몫이 된다. 연이어 30분 경 바론을 걸고 벌어진 눈치싸움에서 캐니언이 괜히 깃창으로 그라가스에게 시비를 걸었다가 순식간에 싸먹혀 죽는 실수가 터지며 그리핀이 바론을 가져왔고, 이를 바탕으로 바텀 2차와 6번째 용을 챙겨오며 3용 대 3용인 상태로 경기는 35분대 장기전으로 넘어간다. 불리해진 담원쪽에서 먼저 바론을 치다가 한타에서 그리핀이 대승하면서 그대로 그리핀이 담원의 넥서스를 접수하며 지난주에 T1에게 1세트를 따낸데 이어 담원한테도 1세트를 먼저 가져가는 이변을 일으켰다.
승자인 그리핀 입장에선 소드 - 유칼의 탑 / 미드 라인이 활약한 것이 고무적. 간만에 출장한 소드는 방패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꽤 괜찮게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입증해보였고 키아나라는 의외의 카드를 집어든 유칼이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킬을 쓸어담아 성장하더니 그 성장세를 바탕으로 담원 측의 움직임에 압박을 주는 좋은 포지셔닝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이번 경기에서 그리핀이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타잔의 영향력 부족 정도만이 꼽힐 만큼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력이었다.
패자인 담원의 입장에서는 너구리 / 쇼메이커가 간만에 과거 그리핀에게 압박감을 느끼던 그리핀 담당 구역 시절로 돌아간 모습을 보인 점이 흠결. 너구리는 대범하다고 해야 할지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를 플레이로 허무하게 잘려나가는 장면이 잦았고, 쇼메이커도 이번 경기 내에선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물론 이 둘뿐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 캐니언도 괜히 찔러보다가 손해를 보는 그림이 있었고, 고스트는 아펠리오스에 자신감을 보인지 얼마나 됐다고 별다른 존재감 없이 1패를 적립했다.
2.2. 2세트
앞 경기에서 바루스 - 쓰레쉬 대신 아펠 - 타릭이 밴 카드로 바뀌자 그리핀은 바루스를 1픽으로 챙겨왔고, 담원은 '어차피 바루스-칼리 안 할 거잖아'라고 말하듯 칼리가 아닌 자르반 - 쓰레쉬를 빨리 뽑는다. 그리핀은 노틸러스에 전 경기 승리의 주역 중 하나였던 오른을 빨리 뽑아왔고, 담원은 칼리 대신 미포를 뽑는다. 2페이즈에 담원은 유칼을 의식한 듯 키아나와 그라가스를 자른 뒤 갱플, 사일이 밴 되자 오른의 맞상대로 케넨을 픽한다. 그리핀은 정글러 렉사이에 의외로 유칼이 연패를 적립하고 있는 미드 조이를 선택한다. 담원은 예전에도 보여준 바 있던 막픽 카사딘으로 밴픽을 마무리한다.
담원은 앞 경기와는 달리 카사딘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드러눕기를 선택해 너구리는 선 수확의 낫을 들고, 캐니언도 시야만 맞춰주는 선에서 양쪽 바위게와 첫 용까지 그냥 내어주며 시작한다. 그리핀은 2번째 블루를 카정한 뒤 바로 탑 - 봇을 스왑했고, 담원 역시 바로 봇을 탑으로 불러 전령 앞에서 대치전이 일어난다. 여기서 담원은 오히려 자신들이 먼저 전령을 치기 시작했으나 0인분짜리 카사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2킬도 주고 전령까지 내주며 담원의 도박수는 대실패로 결론이 났다.
결국 그리핀이 2용을 챙긴 것에 더해 유칼이 라인전 단계에서 카사딘을 잘 압박해 미리 흠집을 내놨던 미드 1차에 전령을 풀어 포블을 내버렸고, 연이어 바텀에서 괜히 강경 대응을 해온 베릴의 쓰레쉬를 바루스 궁으로 잘라버리며 추가 킬을 올린 뒤 바텀 1차에서도 3채굴을 해내며 14분만에 3500골드 차이로 그리핀이 앞서간다. 무난하게 3번째 용까지 쓸어담은 그리핀은 4번째 용에서 너구리가 땅바닥에 깔린 수면을 밟고 폭사하는 대형 실수를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다소 어설픈 한타 구도를 잡은 담원을 물어뜯으며 대승, 칼같이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하며 승기를 굳힌다.[6]
바로 뒤이어 바론 버프를 두르는데까지 이어간 그리핀은 사방에서 담원의 진영을 돌려깎기 시작하면서 미드가 뚫린 것과 동시에 카사딘이 16렙을 찍으며 약속의 시간에 도달했다. 그러나 오른이 기습적인 4인 에어본에 성공하며 미드 정글을 제외하고 쓸려나갔고 결국 막판에 겨우 바루스를 죽이며 0킬 패배를 막는 것에 만족하며 넥서스가 파괴되었다.
전체적으로 카사딘이 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경기였다. 전령에서도 카사딘 혼자 전투에 참여하지 못해서 팀의 패배를 가져왔고, 4용 한타에서도 오른 궁을 피하느라 본대와 이탈하면서 혼자 생존하였다. 억제기 앞 한타에서도 약속의 16렙을 달성했으나 이번에도 오른 궁을 혼자만 피하게 되면서 팀원들이 모두 쓸려나갔고 카사딘 혼자서 이미 경기를 뒤집기는 불가능해지면서 결국 카사딘은 악수가 되고 말았다.
여담으로 이번 시즌 전패 카드였던 유칼의 조이가 드디어 첫 승을 거두었다.
2.3. 총평
'''8주차 첫 경기부터 승강전 경쟁 판도를 뒤엎을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핀이 간만에 과거 절대상성 시절의 무자비한 포스를 뿜어내며 세트 8연승을 달리던 담원을 2 - 0으로 박살내고 승강전 싸움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마치 지난해 이맘때 쯤 자신들이 당했던 역대급 이변이 딱 떠오를 정도이며, 이번에는 자신들이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거듭난 셈. 팀간의 순위와 기세 차이를 고려하면 7주차의 이변 그 이상의 결과다. 이로 인해 담원은 무난하게 이길 거라고 생각되었던 상대인 그리핀에게 지난 경기에서 T1을 2:0 셧아웃한 저력은 어디가고 무기력하게 발목이 잡히면서 DRX를 끌어낼 일말의 희망을 스스로 걷어차고 말았다.'''유칼: 저희가 하위권의 왕이 누구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승자인 그리핀의 입장에선 사실 플옵권 팀인 KT, T1에게 1세트씩을 가져오고 APK에게 승리하는 과정에서 조금씩이나마 폼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고 APK전 인터뷰에서 타잔이 말했듯 가능성은 보였던 경기였지만,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가장 힘든 관문이라고 여겨졌는데 결국 해내면서 승강전 탈출 경쟁에 다시 뛰어들 동력을 얻었다. 특히 유칼이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는데, 키아나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너구리를 시작으로 상체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이후로도 성장세를 바탕으로 담원을 압박하는 포지셔닝으로 존재감을 뽐냈고, 2세트에선 필패 카드 조이로 '내 조이는 문제가 없다'는 듯이[7] 13킬 중 12킬에 관여하고, 경기 내내 수면방울로 상대를 압박하며 대활약해 단독 POG에 선정됐다. 비단 유칼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확실히 눈에 띄게 좋은 폼을 보인 점은 긍정적 대목. 특히 한 달만에 출전한 소드는 여전히 익숙한 챔프를 쥐어주면 일인분을 해낸다는 걸 증명해내며 운타라나 호야 대신 소드를 썼다면 하는 아쉬움을 주었다.
반면 패자인 담원의 입장에서는 '''"오른을 왜 줬지?"'''라는 한마디로 귀결되는 결과였다. 물론 오른의 티어가 필밴급에서 많이 내려갔다고는 하나 소드의 경우 1라운드부터 오른 - 모데카이저 외의 타 챔피언으로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그런 소드에게 오른을 2연속으로 허락하고 칼챔으로 받아치려 한 시도는 치명상으로 돌아왔다는 평가. 소드가 33일 만의 출전이었기에 운타라나 호야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4월 1일을 기점으로 자르반의 성적이 나빠지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도 자르반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은 상황.[8]
사일러스야 그리핀에서 탑 시팅을 위해 꾸준히 밴했다고는 하지만 사일러스 외에도 오른의 카운터로 활용될 수 있는 트런들을 셀프 밴하는 등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밴픽이 난무한 가운데 팬덤 사이에서도 밴픽이 대단히 오만했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담원이 kt와 함께 포스트 시즌 진출이 확정된 세 팀을 제외하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진출을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걸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선 담원은 '''이번 경기의 결과를 두고두고 곱씹으며 후회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그리핀은 4승을 찍게 되었고, '''2020 스프링 시즌은 풀리그로 전환된 이래에 꼴찌의 승수가 가장 높은 시즌'''이 되었다. 여기서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그만큼 하위권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
한편 이 경기로 DRX는 최소 3위를 확정지었다. 더불어 담원의 패배로 KT와 담원의 4위 싸움도 치열해지게 되었다. 아프리카는 이 경기 결과로 인해 기로에 서게 되었는데 남은 경기를 다 잡아내면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남은 경기 전패 시 최악의 경우 10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도 올라가게 되었다.
여담으로 커뮤니티에선 유칼의 엄청난 폼 상승에, 타잔이 2세트 시작하자마자 아이템을 사지도 않고 나갔다가 귀환하는 장면까지 더해져 루키가 롤드컵에서 납치해 갔던 18년 유칼을 돌려줬다는 드립이 나왔다.
경기 후 유칼이 POG 인터뷰에서 한상용 감독이 연패 중에 팀 분위기가 처져 있자 영화를 보자고 했다고 밝혔는데[9] 전용준 캐스터의 '한상용 감독이 보자면 봐야죠.'란 발언과 맞물리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3. 77경기 APK 1 : 2 GEN
지난주차에 DRX에게 발목이 잡혀 2위에 발을 담갔다 뺀 젠지와, 화끈한 한타력 으로 폭주하던 KT를 잡아내고 자기들이 폭주기관차가 되었다가 그리핀에게 브레이크를 잡힌 APK의 대결이다.
APK는 비상 사태다. 그리핀이 작년의 폼을 찾아오면서 담원을 2:0 셧아웃 해버리며 이론상으로만 가능하다 여겼던 경우의 수를 실현하기 시작했기 때문. 후에 있을 한화전을 이긴다 하더라도 젠지와 DRX에게 패배하면 승자승에도 밀리는 APK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 따라서 어떻게든 이 경기는 1세트라도 가져가야 하는 게 필요하다.
젠지는 어찌 됐든 1위를 지키긴 했으나 떨어진 클리드의 폼을 중심으로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며, 패배할 경우 최악에는 3위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만전을 기해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APK는 분명 힘든 상대이기는 하나 기세만 놓고 본다면 할 만한 싸움이 될 수 있다. 끌어올린 폼을 바탕으로 화끈한 한타를 통해 드러눕는 젠지를 잡아끌 수 있을지가 관건. APK같은 호전적인 팀을 상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원하는 때에 "싸워주지 않는다"가 있는데, 그것을 가장 잘, 그리고 자주 하는 팀이 젠지이다. kt를 상대로도 운영에 질질 끌려다니며 2세트는 밀봉패, 3세트는 초반에 게임을 터트리고도 게임이 다소 답답하게 흘러갔던 만큼 kt보다도 체급이 높은 젠지를 상대로도 본인들의 장기인 전투력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가 관건.
주요 관전 포인트는 바텀. 룰러 엔딩=승리라는 젠지의 공식이 최근 무너지기도 했고, 요 며칠간 펜타맨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점을 찍고 있는 하이브리드와의 대결의 결과에 따라 승리팀이 정해질 공산이 크다.
비디디의 LCK 12번째 1000킬이 달성될 수도 있는 매치이다. DRX전에서는 완패하면서 2킬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990킬을 기록하고 있고 APK의 플레이 스타일 상 난전이 자주 일어난다면 승패 관계없이 킬을 많이 낼 수도 있기 때문.
3.1. 1세트
미드 아래쪽의 부쉬에서 시야를 잡고 있던 시크릿의 타릭을 포착한 Bdd의 조이와 룰러 - 라이프 봇 듀오가 타릭을 걸고 넘어지는데 성공하며 젠지 측이 '''게임 시작 49초만에''' 퍼스트 블러드를 올린다.이현우: '''전사했습니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아군만! 당했습니다!'''
뒤이어 플로리스의 카서스가 2데스를 적립하며 조기에 상태가 썩어버린 가운데 미드에서 조이가 주도권을 꽉 쥔데 힘입은 젠지는 무난하게 전령을 선취, 직후 바텀에서 일어난 대규모 교전에서도 2 - 1의 교환비를 기록한 가운데 전령을 풀어 조이에게 힘을 실어준다.
APK는 익수의 분투를 근거 삼아 확보한 두번째 전령을 활용해 젠지가 세번째 드래곤을 버스트하는 사이에 미드 라인 1차 타워 공성을 시도한다. 하지만 미니언 웨이브가 좋지 않아 HP만 빼는데 그치고 무난하게 세번째 드래곤을 접수한 젠지의 본대가 미드 라인에 복귀하면서 이도 저도 아닌 결과만이 나와버린다.
네번째 드래곤 등장을 1분 남짓 남겨놓은 시점에서 미드 라인에서 대규모 한타가 열린다. APK가 나름 분전하는 모양새였으나 결국 젠지의 일방적 압승으로 끝맺음되었고 교전에서 승리한 젠지는 칼같은 영혼 획득에 이어 바론 버프까지 접수하고 일방적인 구도로 APK의 진영을 거세게 압박해 들어간다.
28분 경, 바텀 라인에서 벌어진 대규모 한타에서 정말 절묘하다는 말밖에는 안 나오는 연계를 보여준 APK가 킬을 쓸어담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 승리가 무색하게 바로 잠시 후 미드 라인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승리한 젠지 측의 본대가 무서운 기세로 본진까지 밀고 들어와 넥서스를 장악, 경기를 매듭짓는다.
APK 입장에서는 단순히 체급 차이가 난 경기라고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게임 시작 49초만에 터진 퍼스트 블러드가 너무나 치명적이기도 했다. 여기서 킬을 챙겨간 것이 공교롭게도 Bdd의 조이였고 이로 인해 미드 주도권이 조기에 젠지 측으로 넘어가면서 연쇄 효과로 성장형 정글의 전형인 카서스가 너무 빨리 망해버렸다. 익수 등의 분전으로 진혼곡이 대박을 낼 구간이 몇 차례 있긴 했으나 초반 성장이 망한 탓에 진혼곡은 젠지 측을 압박할 카드가 되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뼈아픈 부분.
3.2. 2세트
'''김동준''': '''APK 정말 매력적인 팀이네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APK측 숙소에 인터넷 문제가 발생하면서 퍼즈가 걸렸다.울프: '''젠지 입장에서 (2텔로 본진 간 게) 근거는 있었다 생각해. 하이브리드가 (용 둥지에서) 점멸로 넘어가잖아. 그러고 한동안 안 보여! 그래서 젠지가 "야 칼리스타 안 보여, 안 보인 지 개오래됐다. 아 X 됐다. 얘네 별동대 보내서 우리 넥서스 노린다. 빨리 탑에 텔 타!" ...했는데, 띠용?!'''[10]
LPL을 보는 듯한 난타전이 펼쳐진 끝에 APK가 2명이 죽었는데도 역으로 용을 쳐서 화염의 영혼을 획득했다. 젠지는 평소와는 다르게 오브젝트가 없을 때도 무리한 이니시를 계속 걸었으며, 스스로 벌려놓은 초반의 이득을 무리한 한타를 통해 내다버리는 이상한 판단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APK는 젠지의 이러한 판단들을 계속해서 받아먹으며 성장해 나갔고, 결국 괴물이 된 칼리스타가 큰 일 없이 수습된 한타에서 룰러의 미스 포츈을 잡아내거나 용이나 바론 등을 먹튀해버리는 등 게임을 지배해 버리는 그림이 나오게 된다.
APK가 바론을 먹은 직후 한타 패배를 하면서 억제기와 장로를 주나 탑 억제기를 민 미니언 웨이브를 이용해서 젠지가 집을 못 가게 막았고, 다급해진 젠지는 조이와 사일러스가 투텔로 급히 본진으로 귀환하지만 오히려 이게 '''최악의 한 수'''가 되면서 남겨진 본대의 미포-브라움-트런들이 그대로 APK에게 싸먹히고 말았다. 사실 이 때 바론 주변에서의 한타에서 승리하고 APK 선수 셋이 남았을 때 한두 명이 남아 APK의 귀환을 막기만 했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여러모로 젠지의 아쉬운 판단이 계속해서 나온 경기였다.
라스칼의 사일러스가 사태를 뒤늦게 파악하고 본대에 합류하려 했지만[11] 이미 본대는 죄다 쓸려나간 뒤였고 사일러스도 장로로 렉사이를 겨우 보내고 사망, 그대로 APK가 밀고 들어가서 Bdd의 조이를 우물킬한 뒤 넥서스를 깨면서 승부는 1:1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젠지 시점에서 미니맵을 보았을 때, 순간이동을 쓸 때까지 용 둥지에서 점멸을 쓴 칼리스타가 13~14초 가량 시야에 안 잡힌 것이 포착되었다. 즉, 집으로 텔을 탄 것은 탑을 통해 [12] 칼리스타가 백도어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 피흡 40%가 넘는데다 풀템까지 나온 칼리를 홀로 막을 순 없기에 둘이 갔는데, 갑자기 칼리스타가 바텀에서 튀어나와 집으로 걸어가던 나머지 본대를 처치한 것이다.
'''최고의 명경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50분이 넘는 명품 난타전'''이라고 요약 가능하다. 보통 3바론에 50분 경기면 지루할 만도 하나 두 팀 포함 킬 수는 46킬에 딜량은 278.6K가 넘으며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운영 위주의 팀과 난전 위주의 팀이 전력을 다해 제대로 맞붙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명경기였다. 거기에 그 정신 없는 난타전 속에서, 모든 선수들이 챔프 하나하나의 특징들을 100% 살리면서 수읽기 싸움이 펼쳐진, 그야말로 현 메타에서 가장 이상적인 게임이 등장했다. 특히나 하이브리드는 인생경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칼리스타로 모든 것을 다 해주었다. 난전에서의 높은 딜량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오브젝트 쟁탈전에서 칼리스타의 창 뽑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비디디는 이번 경기를 통해 필승 카드였던 조이가 첫 패배를 달성한다. 그 외에는 999킬을 기록, 이제 3세트에 1000킬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1000킬 패배의 희생양이 될지 주목된다.
3.3. 3세트
탑에서 플로리스가 다이브로 익수가 퍼블을 먹는데 성공하나 마나 관리 실패로 플로리스가 궁을 못 받고 죽는다.[13] 이후 젠지의 미드 정글이 미드에서 르블랑을 끊고 상대 정글 들어가서 돌거북 먹던 자르반을 자르고 바로 4인 봇 다이브까지 깔끔하게 성공, 킬을 대거 추가하며 이 과정에서 비디디가 탐 켄치를 잡고 1000킬을 달성한다. 승기를 잡은 젠지는 2세트 패배를 배로 갚아주려고 생각했는지 계속 매우 거세게 몰아붙였다. 불리한 도중 플로리스가 바다용을 스틸하는 데는 성공하나, 그 시점에서 벌써 7천 골드 이상 차이가 나는 상태. 나중에는 르블랑이 렉사이한테 솔킬을 당하는 지경이 된다.
APK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미드에서 렉사이를 제압하고 바론 승부수를 걸지만 이미 망한데다 조합적으로도 오브젝트 사냥 속도가 느려서 알아서 나 잡아줍쇼 하고 체력을 깎아놓은 꼴이 되었고, 결국 바로 무모한 승부수에 대한 응징에 들어간 젠지에게 3킬을 헌납하며 게임에 사실상 쐐기가 박힌다. 그 후로 젠지가 한타를 2연속으로 대승하고 간단히 게임을 끝낸다.
젠지는 APK의 전투력을 인정해 '''싸움을 걸지 못하게 약화시킨다'''[14] 는 답을 내놓았고, 2세트에 모든 걸 쏟아붓고 힘이 다 빠진 APK는 분노한 젠지에게 그냥 쓸려버리고 말았다. 원딜이 '''망한 이즈리얼'''이라 하이브리드 엔딩을 기대할 수도 없어진 건 덤. 클템 해설은 템이 나온 만큼만 정직하게 딜이 나오는 이즈리얼보다 차라리 하이퍼캐리 원딜이 있었으면 질리언과 궁합도 더 좋고 한타 변수도 생기지 않았을까 안타까워했지만, 캐리형 원딜 중 사실상 유일한 메타픽인 아펠리오스뿐만 아니라 탱을 잘 잡는 바루스와 딜이 일찍 나오는 칼리스타도 밴됐기 때문에 쌩 비주류 원딜을 뽑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자르반이 탑 다이브 과정에서 질리언의 마나 부족 때문에 죽고[15] 곧 조이의 카운터픽인 르블랑도 딜교를 하다가 수면을 얻어맞자마자 기습한 렉사이한테 갱당해 죽은 결과 APK의 사이드 픽에게 시간을 벌어줘야 할 미드 정글 라인이 초반부터 무너지며 완패하고 말았다. 그 스노우볼로 한타에서 사실상 유일한 지속 딜러 이즈리얼까지 데스를 내주니 아무리 APK가 싸움을 좋아해도 한타가 성립될 수가 없었던 것. 마지막 2번의 한타에서 이즈리얼이 오른을 하루 종일 때리는데 반피로도 안 깎이고 다음에는 탑 정글 미드가 오른을 3인 레이드하다가 오른은 멀쩡한데 자기들만 체력이 닳아 있는 기현상이 일어났을 정도.
3.4. 총평
APK의 화끈한 경기력으로 3세트까지 가는 난타전이 이어졌으나, 결국 2대1로 젠지가 승리하면서 경기 전 대부분의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2세트에서 스프링 시즌을 통틀어 가장 치열했던, 오랜만에 강팀준이 경기 내내 함박 웃음을 펼친 명승부가 나왔다. 울프 역시 함박웃음을 지으며 LCK의 희망 APK를 외쳤을 정도.
APK는 비록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졌잘싸, 북산 엔딩으로 끝나긴 했으나 세트 승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승리했던 2세트에서 보여준 일장일단의 판단과 화끈한 한타력으로 명승부를 펼치며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상대가 현재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젠지였음을 생각한다면 그 가치는 더욱 크다. 특히 2세트에서 하이브리드가 보여준 캐리력은 상위권 팀들의 원딜이 보여준 파괴력에도 절대 밀리지 않을 정도였으며, 팀 전체적으로 파괴력 있는 플레이 스타일을 여실히 보여주며 기적적인 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2세트에서 보여준 화끈한 교전과 과감한 상황 판단력은 LCGay라고 멸칭으로 비판받으며 싸움을 주저하고 불리하면 도망치기만 하는 최근 LCK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르기에 APK는 타 팀들의 귀감이 될 수도 있다. 이 과감한 판단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화염의 영혼 앞 대치 구도였는데, 당시 3:5 상황, 그것도 정글이 없는 상황에서 타 소극적인 팀이라면 그냥 영혼을 주고 장로라도 뺏는 선택을 했겠지만 APK는 칼리스타만 믿고 용에 풀딜을 넣고 영혼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세트 결과만을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어쨌든 1, 3세트에서는 초반부터 무기력하게 터지며 완패했기에 명확한 약점이 드러난 것이므로 추후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더욱이 승강전 주요 경쟁 상대인 그리핀이 담원을 2 : 0으로 셧아웃하며 승강전 탈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데다 희박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마저 완전히 물거품이 돼버린 탓에 패배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미 시즌은 막바지로 치닫는데 졌잘싸, 교훈 따위보다는 결국 승리냐 패배냐가 중요한 것이다.
반면 젠지는 어쨌든 이기긴 했으나 승점 경쟁 때문에 1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한 세트를 내주었다는 점은 아쉬움이 매우 클 것이고, 뒤쫒아오는 T1이 더욱 신경쓰이게 되었다.[16] 승리한 1, 3세트는 평소의 젠지답게 운영으로 상대를 말려죽이며 저항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공식을 충실하게 수행하여 완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2세트 땐 한타에서 APK에게 완전히 밀리고 마지막 투텔이라는 도박수가 최악으로 돌아오면서 대규모 교전이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판단력에서 흐트러지는 약점이 드러났다.[17] 이걸 보완하는 게 시급할 듯.
비디디가 3세트에서 1000킬을 달성함과 동시에 PoG에서도 1000포인트를 달성, 쵸비와 POG 공동 1위가 되었다.
4. 78경기 SB 0 : 2 T1
강등권을 목전에 둔 샌드박스와, 지난주차 폭주하는 담원에게 0대2 셧아웃을 당해 분위기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T1의 대결이다. 체급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나 T1이 그리핀, 한화에게 세트승을 내어준 데 이어 담원에게 셧아웃까지 당하면서 샌드박스 역시 의외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할 법도 하다.
T1은 세나를 잘 활용하지도, 잘 잡아내지도 못한다는 약점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또 선수들의 실수들이 얼마나 보완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승점 관리가 젠지에 비해 잘 되어 있지 않고, 전체적으로 폼이 떨어진 만큼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번 경기를 전환점으로 삼고 싶을 것이다. 결승전 직행의 경우의 수라도 남겨두고 싶다면, 밑에서 젠지를 잡고 매섭게 쫓아오는 DRX를 떨쳐내고 싶다면 단 한 세트도 내어주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한 세트라도 내준다면 그때는 젠지가 한 '''경기를''' 패하기만 물 떠놓고 빌어야 하며 만약 또 져버리면 이제는 젠지가 아니라 DRX를 쫓아가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관건은 담원전에서 게임을 엎어버린 테디 대신 구마유시가 출전 할 수 있을지의 여부.
샌박 역시 지난주 한화를 2대1로 잡아내긴 했으나 샌박이 잘해서 이겼다기보다는 한화가 던지는 것을 그나마 덜 던져서 승리당한 느낌인 상황이다. 해설진이 할 말을 잊을 만큼 눈썩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던 만큼 상황이 암담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비슷한 처지의 그리핀이 의외로 T1 상대로 선전하며 세트승까지 챙겨 온 것을 보면서 희망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바이퍼 원맨팀이라고 해도 원맨이라도 있는 그리핀과는 달리 샌박은 캐리를 확실히 수행할 사람이 딱히 없는 상황인 만큼 이번 경기를 통해 그 답을 찾거나, 승강전을 향해 무너져 내리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후반을 바라보며 한타가 좋은 정석 조합을 추구하는 샌드박스는 어찌 보면 1라운드 T1의 하위호환이다. 자기들보다 체급이 높은 팀을 상대로 업셋을 일으키지 못하는 스타일인데, 준비해둔 필살의 전략이 있다면 T1전에서 꺼내야 한다.
그나마 샌드박스 입장에서 믿을 만한 건 뇌절을 밥 먹듯 하기는 해도 무력만큼은 검증된 서밋. T1의 칸나가 직전의 담원전에서 너구리의 힘 앞에 무릎 꿇었던 것처럼, 샌드박스에게는 가장 균열을 만들 확률이 높은 라인이다.
4.1. 1세트
샌드박스는 엔트리 변경이 없었던 반면, T1측에서는 담원전 패배의 영향인지 커즈가 선발로 출전한다.
원딜 위주로 밴이 이뤄진 가운데 양 팀 모두 1페이즈에 세트도 오른도 거르는 기묘한 상황이 연출되더니 결국 샌드박스가 2페이즈가 되어서야 밴을 한다. 그 외에는 양팀의 성향을 보여주듯 전반적으로 최근 고평가받는 챔프들 위주의 한타 조합 대결이 완성되나 싶었던 찰나 T1이 막픽으로 전형적인 칼챔 '''탑 루시안'''을 선택한다.
샌드박스가 첫 용을 가져가지만, T1은 텔을 타고 온 아지르를 노린 조이를 역으로 토스해 노틸과 함께 퍼블을 내면서 교환 구도가 나온다. 이후 전령 앞에서는 샌드박스가 T1을 잘 쫓아내고 전령을 챙겼고 T1은 대신 2번째 용을 챙겨온다. 이후로도 양 팀 모두 꾸준히 성장을 위주로 플레이하며 국지적인 킬 교환, 탑과 바텀 1차 교환이 이뤄지고 3용은 T1이, 4용은 샌드박스가 챙기는 등 소강 상태가 이어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야금야금 킬과 포탑을 더 챙겨먹은 T1이 25분 경 또 한 번 서밋을 잘라먹으며 킬 스코어 6:3, 글로벌 골드 4천 차이로 벌어졌으나 막상 대치 구도에선 이즈 - 조이의 포킹이 부담스러운 상황인지라 T1이 바론을 트라이했다가 물러났고, 여기서 T1이 오히려 샌드박스의 탑쪽으로 몸을 기울이자 샌드박스는 올라프 - 아트가 용을 치고 나머지 셋이 수비를 하는 판단을 했으나 인원 차이를 극복 못하고 억제기까지 뚫리고 만다. 연이은 샌드박스의 추격도 T1은 노틸러스를 꼬리 자르듯 내주고 빠져나가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연이어 T1이 봇으로 깃발을 돌린 상황에서 서밋이 순식간에 두들겨맞고 터져버리고, 호응하기 위해 전장에 합류한 루트의 이즈마저 전사, 순식간에 바텀 억제기가 날아간다. 연이어 샌드박스가 이즈 - 아트 투텔을 활용해 T1을 물었으나 또 다시 서밋은 적진 한 가운데에서 고립되어 죽고 샌드박스의 본대는 아지르 포탑에 막혀 허우적대다 쌍권총 난사를 맞고 걸레짝이 되며 후퇴, 이즈리얼은 혼자 뭔가 해볼 수 없으니 귀환을 선택했고 그대로 T1이 쌍둥이 포탑까지 밀고들어가 순식간에 게임을 끝내고 1세트를 선취한다.
라인전부터 서밋을 묶어두기 위해 칸나에게 루시안을 들려준 T1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빛을 발했다. 흔히 루시안에게 기대되는 "상대 탑 뚫어내기"에는 실패했으나 어쨌거나 올라프의 시선을 끌어주면서도 아트록스가 라인전에서 뭔가를 못해보게 묶어놓는 것에는 성공했고, 과연 라인전이 끝나자 서밋은 귀신같이 라인 밀다가 잘라먹히고 한타 때 급발진을 선보이며 4데스[18] 를 기록했다. 여기에 중반 바론 대치전에서 상대의 포킹 조합에 갉아먹히는 듯하자 곧바로 상대 탑을 일점돌파해 기어이 뚫어냈던 빠른 결단 역시 적절한 판단이었다.
한 편, 샌드박스 입장에선 20분 중반까진 킬 스코어 3:3에 용 점수 2:2로 비슷하게 가는 듯하다가도 결국 게임이 중반을 넘어가자 운영 차이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T1에게 무기력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물론 서밋 본인의 뇌절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팀원들이 확실히 서밋을 버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확실히 호응을 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무빙만 반복하다 아무것도 못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루트의 이즈리얼은 게임 시작부터 노틸러스 그랩을 2번 맞고 게임이 끝날 때까지 점멸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계속 지목되고 있는, 이른바 "배코 타임"이라고 불리는 샌드박스의 운영 상의 약점이 이번 경기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
4.2. 2세트
샌드박스가 전판에서 우틀않을 시전하며 아트록스, 조이를 또 가져갔고 아지르를 밴한 가운데 무려 LCK 10연패 중인 리 신을 정글러로 선택한다. 그러나 T1은 아지르를 가져갈 생각이 없었다는 듯 탑 제이스-'''미드 다이애나'''를 들며 전 경기보다 더더욱 초중반 교전에 힘을 실은, 해설진의 말에 따르면 "매콤한" 조합을 선보였다. 페이커로선 LCK에서 무려 4년 반만에 집어든 픽이다.[19]성승헌: '''조이 리 신, 소위 '조신'이 정말 말 그대로 조신하게 있어 버리면 분위기가 너무 이상해지는데요?'''
강승현: '''마치 키즈 존처럼 날뛰지를 못합니다, 샌드박스!'''
초반 칸나가 리 신의 탑 갱, 아트록스의 6렙 킬각에 위험에 처했으나 모두 흘려내고 귀환 대신 꿀열매를 챙겨먹는 데 성공해 오히려 1채굴을 먼저 얻어내며 기분 좋게 출발하는 듯했으나, 7레벨 타이밍에 맞다이를 걸었다가 서로 딸피가 남은 가운데 리 신이 먼저 탑 갱을 오면서 결국 퍼블을 내준다. 그러나 바텀에서 T1측이 불리한 라인전 상성에도 오히려 CS를 더 챙겨먹고 아예 킬각 위협까지 주는 상황이었기에 샌드박스는 추가 이득을 얻진 못했고, 오히려 전령 앞 교전에서 전령도 T1이 챙기고 아트록스까지 잘라낸 뒤 순식간에 탑 포블을 내면서 결국 T1이 다소 유리한 상태로 출발한다.[20]
샌드박스도 먼저 정비를 한 덕분에 첫 용을 반대급부로 챙기긴 했으나, T1이 곧바로 미드에서 3인 갱으로 조이를 터뜨려버리며 2채굴을 추가로 챙기고 탑에서도 갱킹으로 추가 킬을 내며 2차를 밀어내더니 동시에 바텀에서도 리 신을 순간적으로 노려 딸피로 만들어 쫓아내는 등 평소 T1답지 않은 난전을 선보인다. 이후 25분까지 T1이 그다지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샌드박스 측에서 오히려 정신을 못 차리며 계속 두들겨 맞아 3용을 공짜로 주고 킬 스코어는 9:1, 글로벌 골드는 9천 차이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게임이 터져버린다.
결국 4용을 앞에 두고 T1의 미드 2차 공성 과정에서 T1의 딜라인이 앞으로 툭 튀어나온 것을 샌드박스가 잘 물어 한타각이 나오나 했으나 2:2 교환 이상의 득점을 얻는 것에는 실패했고, 정비를 마친 T1이 바론을 쳐서 샌드박스를 불러들여 일어난 한타에선 귀신같이 5:1 교환으로 샌드박스가 전멸, 그대로 넥서스까지 밀리면서 2:0 셧아웃으로 게임이 마무리된다.
T1은 사이드에서의 득점이 승부를 결정지었는데 바텀에서 귀환한 척 속이고 매복해 있다가 강한 딜교로 스펠을 다 빼버린 플레이로 주도권이 바로 넘어가서 노틸러스가 맵을 활보하며 상체를 한 방에 풀어줬고 아트록스를 2번 잡아먹은 제이스는 괴물이 돼버렸다.
6주차 그리핀 vs 드래곤X전 2세트에서 이현우 해설이 그리핀에게 했던 일침마냥 샌드박스는 이제는 약팀임에도 우틀않을 시전했고, 그 대가를 철저하게 치렀다.
이 경기에서 리 신이 또 패하면서 리 신의 LCK 연패는 11연패까지 늘어나고 말았다.
4.3. 총평
각 팀 간의 이전 경기들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기존 체급 차 그대로 T1이 2:0의 승리를 거뒀다. T1은 서서히 바뀌어 나가고 있고, 샌드박스는 정말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T1은 담원전으로 인해 폼에 대한 의문이 들 찰나, T1답게 본래의 폼을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을 보여줬다. 거기에 탱커형 챔피언을 기피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2세트 전부 칸나에게 칼챔을 쥐어주고[21] 미드 다이애나를 기용하는 등 김정수 감독이 언급한 다양한 승리 패턴을 만들어내겠다는 언급처럼 팀 특유의 단단한 운영에 난전을 살짝 버무려 더욱 강해진 느낌으로 싸워냈다. 물론 어처구니 없는 노틸 벽플 벽그랩 같은 큰 실수는 물론, 허공에다 궁을 박는 페이커 등 자잘한 실수도 많았기에 이는 보완이 필요하다.
샌드박스는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을 지적하기 이전에 감코진의 전략에 관한 코멘트를 안 할 수가 없게 됐다. 서밋이 패배에 영향을 준 심각한 뇌절을 범했다곤 하지만 본인은 라인전 페이즈에서 꽤 괜찮은 폼을 보였고, 팀적으로도 서밋을 밀어주며 탑 게임을 할 듯한 뉘앙스를 풍겼는데 정작 본 게임인 중후반의 한타 페이즈에선 서밋을 활용하는 모습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단 한 차례도. 서밋의 무력을 앞세워서 오브젝트 교전을 하든 한타를 열든 해야 활로가 열리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서밋을 사이드에 보냈다가 대각선의 법칙에 휘말려 죽는 등 오히려 서밋을 팀에서 말려죽이는 의아한 전개가 나왔다. 1, 2세트 모두 다.
이번 경기의 결과로 샌드박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또한 이전에도 지적되었듯이 본인들이 밴픽이든 인플레이든 준비해오지 않고 무난하게 본인보다 약자만 밟고 가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상위권 팀만 남은 샌드박스가 왜 이런 태도를 보이는지 의문. 가장 가능성 높은 설명은 그나마 잡아볼 만한 KT전을 위해 필살의 전략을 남겨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5. 79경기 AF 2 : 0 GRF
현 순위와는 별개로 2라운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두 팀의 '''시즌 7호 멸망전'''. 10연패 이후 APK-담원을 연달아 잡아내며 꿀맛같은 연승을 챙긴 그리핀과, 리그 내 유일한 2라운드 전패팀인 아프리카가 맞붙는다. 1라운드 개막전에서 만났을 당시엔 아프리카가 2 - 0의 완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직전 경기만 놓고 봤을 때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분위기가 너무나 암울한 상황이다. 그리핀은 10연패를 끊은데 이어 8주차 첫경기에 담원을 셧아웃하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연승을 이어나갔지만, 반대로 아프리카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쌓았던 6승째를 마지막으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며 6연패를 누적하며 이제는 진지하게 2라운드 전패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 심지어 미스틱은 개인 사정 때문에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하고[22] 서브인 SS는 미스틱보다 심하면 심했지 기대를 크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최악이다. 그나마 플라이보단 올인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현 상황에서는 올인이 나오고 폼 차이를 생각하더라도 SS가 출전하는 게 좀 더 나아보인다.
아프리카의 입장에서는 이번 경기를 이기지 못하면 사실상 전패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한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리게 된다. 다음 상대가 DRX와 T1인데 그리핀조차도 제대로 꺾지 못한 상태에서 체급차가 월등히 나는 이 두 팀을 이기는 것을 바라는 것은 '''사치'''나 다름없기 때문. 아프리카는 이 매치를 지면 전패가 거의 확정인 셈이고, 이기면 승강전을 자력으로 먼저 탈출할 수 있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임해야 한다. 현재로선 필승의 각오로 임하고, 승리 후 잔여 경기는 미스틱의 의사를 존중해 출전 여부를 결정짓는 게 팀의 분위기 전환에 도움이 될 듯. 반대로 이 매치에서도 패배하게 되면 팀의 분위기는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리핀이 담원을 압도적으로 꺾어버리는 대이변을 일으킨 시점에서 특히 0:2 패배를 하면 거의 가능성이 제로였던 6승 꼴찌라는 아프리카 입장에서는 최악인 시나리오도 더 이상 제외시킬 수가 없게 되었다. SS 선수의 기량이 올라와 선수 본인이나 그에 따른 미스틱의 가정사를 챙길 여유가 생기는 게 아프리카 팀 전체적으로 가장 좋을 것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승강전만 탈출하고 본인들이 9승만 어찌저찌 쌓는다는 가정 하에 승점과 관계없이[23] KT나 담원이 전패하기를 기도하며 플옵 막차를 노려볼 수 있긴 하다. 그러나 KT와 담원이 1승이라도 더 적립하거나 아프리카가 1패라도 적립하는 순간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은 완전히 무산된다.
그리핀은 담원전 전까지만 해도 승강전 탈출이 요원해 보였으나 담원을 꺾으면서 경우의 수에 따라서는 극적으로 승강전을 탈출하는 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일말의 희망이 살아났다. 물론 승강전 싸움에서 가장 불리한 상황에 내몰려 있는 것은 변하지 않았으며 이번 경기를 지게 된다면, 직전 경기의 승리가 무색하게 승강전으로 끌려가는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이번 경기의 승리가 절실한 것은 사실이다. 소드가 여전히 방패로서의 역할은 꽤 괜찮게 함을 보여줬고 양날검이라 불릴 정도로 오락가락하던 유칼이 고점을 기록한 만큼 충분히 승리를 기대해봄직하다.
덤으로 이 경기에서 그리핀이 승리할 경우 5승 팀이 '''4팀'''이 되는 본격 난장판이 벌어지며 승강전 싸움이 혼돈으로 치닫게 된다. 물론 다음 APK vs 한화전에서 필연적으로 6승 팀이 탄생하는 만큼 4팀 모두가 시끄러워지지는 않겠지만 그리핀을 포함한 최소 3팀이 매우 복잡한 경우의 수를 기대해야 하는 난감 그 자체의 상황이 벌어진다.
5.1. 1세트
아프리카는 올인-스피릿-미스틱을, 그리핀은 소드를 선발로 내보냈다.강승현: '''펜듈럼의 어떤 곡이 떠오르는 알리스타였습니다.'''
1티어 원딜인 칼리와 바루스를 나눠먹은 가운데 아프리카는 자르반 - 럼블 - 알리스타 - 갈리오 순으로 장판형 한타 조합을 구성했고, 노틸 - 렉사이 - 조이 순으로 뽑은 그리핀은 간만에 소드에게 제이스를 쥐어주며 포킹 조합을 구성했다.
기인이 정글 - 미드의 개입을 등에 업고 소드의 제이스를 상대로 퍼스트 블러드를 올리며 아프리카가 기분 좋게 출발한다. 그리핀은 특유의 전령 운영을 위해 스왑을 하며 전령을 선취해 탑에 풀어 포블을 먹지만 그 사이 아프리카 측의 바텀 듀오도 별다른 방해도 없이 무난하게 타워를 철거하며 기분 나쁘지 않은 구도를 만든다.
세번째 드래곤을 두고 벌어진 교전에서 아프리카 측은 스피릿의 실책과 기인의 궁이 빗나가는 등의 전개가 나오며 구도가 어그러지고, 그리핀 역시 큰 존재감이 없이 허무하게 잘린 소드 외에도 타잔과 아이로브가 실책을 범하며 결국 용은 그리핀이 챙겼으나 교전 이득은 아프리카가 가져가는 기묘한 양상이 만들어진다.
네번째 드래곤의 등장을 앞두고 아프리카 측이 궁극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그리핀을 압박하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한다.[24] 그러나 그리핀은 아프리카 측 주력 궁극기가 모두 소진된 상황에서도 다소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다가 젤리의 점멸 쿵쾅 - 쿨이 돌아온 기인의 이퀄 콤보로 한타를 연 아프리카에 말리며 대패한다.
연이어 아프리카는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듯 바론을 쳐서 그리핀을 불러들였고, 여기에서는 아예 노틸러스를 제외한 그리핀의 모든 챔피언을 잡아내며 4:0 교환으로 교전 대승, 킬 스코어 12:0에 글로벌 골드 8천 차이로 사실상 게임을 터뜨려버렸다. 분기점이 될 수도 있는 여섯번째 드래곤 등장 직전, 그리핀 측에서는 홀로 외떨어져 있던 젤리를 물고 늘어지지만 갈리오의 궁극기로 신속하게 합류한 아프리카 측이 오히려 직후 벌어진 한타에서 대승하고 화염 드래곤의 영혼을 차지한다.
직후, 그리핀 측에서도 올인의 갈리오를 유칼이 끊어내며 제압 골드를 챙기긴 했으나 대세를 단박에 뒤엎을 만큼 의미있는 상황은 아니었고 결국 다음 번의 바론까지 무난하게 아프리카에게 넘어간다. 바론 버프를 두른 아프리카 측은 침착하게 그리핀의 진영을 압박해 들어갔고 소드의 제이스를 끊는 것으로 시작된 마지막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고 킬 스코어 21 vs 5의 상황에서 넥서스를 장악하며 경기를 마무리짓고 세트 연패를 종료지었다.
그리핀은 담원전의 승리가 의미없다고 여겨질 만한 무기력함이었다. 오른이 묶이자 자신을 향한 프레임을 깨고 싶었는지 간만에 제이스를 잡은 소드는 과거 김대호 전 감독이 19 RR 당시 했던 "소드는 세계에서 제이스를 가장 잘하는 선수"라는 인터뷰[25] 가 무색할 정도로 망해버리면서, 클템이 "럼블 상대로 제이스는 받아먹으려고 뽑는 픽이 아니다"라는 비판을 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유칼은 직전 경기에 비해 조이 숙련도가 늘어난 모습을 보였으나 딱 그뿐이었고 타잔과 아이로브도 직전 경기의 선전은 온데간데 없이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와버렸다. 게다가 오늘은 바이퍼마저도 침묵했다.
한 편, 아프리카는 케스파컵 이후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궁극기만 누르면 이기는 쉬운 조합'을 오랜만에 갖추면서 느리지만 확실한 운영으로 경기를 가져왔다. 그 중심에는 단언컨대 젤리의 알리스타가 있었는데 상대팀은 물론 같은 팀의 자르반조차 병풍으로 만들 정도의 그림같은 이니시에이팅을 보여주며 아프리카를 위한 판을 깔아주는데 활약해 만장일치로 PoG를 받게 되었다.
5.2. 2세트
그리핀은 자기들 손으로 사일러스를 잘라놓고도 1페이즈 동안 오른을 픽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아프리카가 3픽으로 오른을 챙겨간다. 아프리카는 칼리스타를 미리 고른 뒤 4픽으로 '''세나'''를 선택해 탑 칼리의 냄새를 강하게 풍겼고, 그리핀은 럼블과 노틸을 뽑아 세트, 럼블을 탑 미드로 선택한다. 아프리카는 막픽으로 탐 켄치를 선택해 역시나 탑 칼리스타로 라인을 확정지었고, 그리핀은 마지막까지 세트와 럼블의 자리를 고민하다 탑 럼블, 미드 세트로 라인을 확정짓는다.성승헌: 환상은 없었습니다!
이현우: 환상 시너지가 나려면 첫 환상 세트가 중요한데 세트가 주인공인데 '''세트가 늦은 순간 끝난 거예요.'''
성승헌: '''그 전투 장면이 그냥 환상 같은 거였어요. 그냥 신기루 같은 거가 되었습니다.'''
게임 시작 1분만에 칼리스타가 그리핀 본대와 마주치는 바람에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으나 노틸과 점멸 교환을 한 것으로 한숨 돌린다. 스피릿은 전경기 변칙적인 카정 동선으로 자르반의 정글을 빼먹은 것처럼 이번엔 아예 대놓고 선 레드 - 적 블루로 카정 동선을 타서 정글을 많이 챙겨온 바면 타잔은 바텀 갱으로 켄치의 점멸을 뺐으나 자신도 점멸을 써서 따라갔다가 아슬아슬하게 놓치고, 이후 노틸과 함께 카정을 갔다가 정글이 한 번 리셋되면서 시간이 끌리는 등 여러모로 기분 나쁘게 스타트한다. 연이어 미드에서도 노틸과 함께 3:2 교전을 열었으나 앞에서 빼놓은 점멸이 스노우볼이 되어 또 다시 오른을 딸피로 놓친다.
하지만 타잔의 귀환 후 탑 갱에선 소드가 앞점멸-작살로 적절하게 호응하며 드디어 그리핀이 퍼블을 챙겨왔고, 그 사이 스피릿이 용을 치던 중 아슬아슬하게 들켰으나[26] 용을 챙기는데 성공한 이 후 점멸로 쫓아들어오는 유칼에게 탐 켄치를 던져주면서 빠져나간다. 여기까진 아프리카가 그래도 괜찮다 싶었으나, 그리핀보다 먼저 전령을 챙기겠답시고 모여서 전령을 먹다가 전령만 먹고 4킬을 내주는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킬 스코어가 6:1로 벌어진다.
그런데 이후 2번째 용을 준 대신 전령을 들고 탑 2차를 밀던 아프리카의 탑-정글을 타잔의 렉사이가 앞장서서 물었다가 '''궁극기를 못 쓰고 폭사하는''' 대형 쓰로잉을 범하면서 제압 골드를 내주고, 럼블이 칼리스타를 눈 앞에 두고 '''갑자기 점멸로 벽을 넘는'''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면서[27][28] 킬 스코어는 6:2, 글로벌 골드는 동률이 되어버린다. 연이어 아프리카가 그리핀이 탑1차를 미는 틈을 노려 3번째 용을 챙겼고, 이후 용 앞에서 시야를 잡던 기인이 순간적으로 럼블 궁에 포커싱당해 폭사했으나 따라들어온 렉사이를 잘라낸 뒤 피해 없이 빠져나갔고, 그리핀이 미드 1차를 공성하는 대신 다이브를 선택했으나 이마저도 탐 켄치 하나 잡는 선에서 마무리되면서 그리핀이 다소 답답한 그림이 이어진다.
기어이 4번째 용 앞 교전에서 유칼이 뒤를 잡고 이니시를 걸었으나 아프리카의 유일한 딜러인 칼리가 아닌 3명에게 대미장식을 맞췄고[29] 그마저도 소드의 럼블 궁이 이상하게 떨어지면서 한타 대실패, 그대로 아프리카가 3용을 찍는다.[30] 연이어 4용 교전에서도 그리핀이 오른을 순간적으로 포커싱했으나 오른도 못 잡고 용도 내주면서 그대로 바다 용의 영혼을 내주고 패퇴한다. 이렇게 바다용의 영혼까지 넘겨준 시점에서 그리핀은 도저히 한타를 이길 수 없는 상황에 놓였고, 마지막 장로 교전에서조차 대패하며 그대로 넥서스를 내어주고 0:2 셧아웃으로 경기가 마무리된다.
전 경기에 비해 그래도 초반엔 리드를 잡는 듯했으나 역시 그리핀은 그리핀이었다. 이번엔 그나마 바이퍼가 분전하는 듯했으나 유칼이 초반에 세트로 4인 안면 강타를 거는 등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반부터 맛이 가더니 후반에는 존재감이 사라졌고, 아이로브와 타잔은 직전 세트와 다를 바가 없었다. 조합상 AD 비중이 높아 방템을 두른 오른을 뚫기 힘들었고, 카이사가 AP템을 구비하긴 했지만 하이브리드형인데다 오른 트런들 탐 켄치 등 앞을 막고 기둥을 세우는 챔피언이 많아[31] 포지션을 잡기가 힘들기 때문에 럼블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소드의 럼블이 얼핏 괜찮았던 부분도 있었으나 대체적으로 후반에 가면서 이퀄라이저가 제대로 활용되는 장면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지고 KDA 관리를 하는 것인가 의심되는 장면들도 있었던데다가, 해설이 아이러니하게 KDA는 좋지만 템이 부실해 딜이 안 나온다고 할 정도로 CS를 못 먹어 망해버린 기인과 CS 격차가 어마어마했기 때문.[32]
5.3. 총평
그러나 그리핀이 5승을 하는 일은 없었다. 전날 담원을 상대로 기적같이 이긴 그리핀은 정작 아프리카에게 1, 2라운드 모두 0:2로 참패하며 아프리카에 '''유일하게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팀이 되었다. 담원전의 기적은 유칼이 소위 18 유칼로 불리는 시절의 폼이 돌아오고 소드가 그나마 괜찮게 하는 오른을 픽해서 통했을 뿐, 그게 진짜 실력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그렇게 아프리카는 승강전을 면했고 그리핀은 승강전행이 사실상 확정됐다.[33][34]
아프리카는 드디어 2라운드 첫 승을 거두며 한숨 돌렸지만 냉정하게 포스트시즌의 가능성은 너무 낮다. 남은 DRX-T1전을 모두 잡아도 담원과 KT가 남은 경기에서 미끄러져야만 한다.[35] 팀 분위기도 어지간히 나빴는지 승자 POG 인터뷰가 반쯤 장례식장 분위기인 선수들과 억지로 분위기를 띄우려는 해설들의 구도로 진행되었을 정도.[36]
담원이 T1전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그리핀에게 무너졌듯, 그리핀도 업셋의 기억을 완전히 잊어버린 모습이었다. 선수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없을 만큼 모든 라인이 다 졌고 운영도 전형적인 하위권 팀의 것이었다. 유칼의 '하위권의 왕이 누군지 보여주겠다'던 인터뷰는 단 하루만에 웃음벨에 가까운 발언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유칼과 소드의 폼이 약간은 회복된 것이 눈에 보이는 만큼 일단은 다음 일정인 한화전에서의 2:0 승리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6. 80경기 DRX 2 : 1 DWG
정규시즌 1위의 젠지를 2대0으로 압살해버린 DRX와 정규시즌 2위의 T1를 2대0으로 완파한 담원이 맞붙는다. 두 팀 모두 7주차를 전승으로 마무리 했고, 7주차의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 후보라고 평가받는 두 팀을 박살냈기에 이번 8주차 매치 중엔 꽤 주목도가 높은 축에 속하는 매치. 1라운드 맞대결에선 DRX가 2대0으로 담원을 완파한 바 있다.
담원이 바로 이틀 전 그리핀에게 0 - 2로 제대로 털린 가운데 DRX와의 연전에 임하게 되는 뜻밖의 전개가 나오면서 김이 샌 느낌이 없지 않아 있으나, 2라운드 들어서 직전 경기의 기세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혼란스러운 결과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인지라 쉽사리 어느 팀이 우세하다고 말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DRX는 2라운드 팀의 무게추를 맡고 있던 쵸비의 폼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흔들렸으나, 쵸비의 폼이 다시 올라오는 동시에 팀의 경기력도 같이 올라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란은 2라운드가 시작되자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표식은 1라운드보다 섬세함은 무뎌졌을지언정 날카로움은 여전하기에 전 라인이 안정세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담원은 뉴클리어에서 고스트로 원딜을 갈아끼우면서 바텀 라인의 체급을 올렸고, 심각하게 헤매던 캐니언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7주차에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1위 T1을 2:0으로 격파하고 시즌 개막 전 우승권으로 점쳐지던 모습을 마침내 재현해냈다. 그러나 사흘 뒤 10위 그리핀에게 역전패와 초반부터 원사이드한 패배까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방법의 패배를 다 보여주며 0:2로 패배하여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상대전적도 그렇고 직전 경기에서의 경기력에서도 DRX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
6.1. 1세트
DRX는 아펠, 담원은 세트-트런들을 나눠먹은 가운데 DRX가 트런들 카운터로 준비된 듯 '''정글 그레이브즈'''를 1페이즈에 뽑아든다. 담원은 3픽 카이사에 카사딘 - 리산드라가 밴 된 상황에서 남은 르블랑의 카운터 갈리오를 4픽으로 가져오고, DRX는 쓰레쉬로 라인전에 힘을 실으며 무난한 탑 아트를 막픽으로 선택했고, 담원은 막픽으로 루시안, 카밀을 고민하다가 케넨을 막픽으로 선택해 한타에 힘을 강하게 실었다.
표식의 그브는 최근 유행이 아닌 다소 고전적인 기발 그브를 선택했고 오히려 캐니언이 난입 트런들을 선택한 가운데 DRX는 초반부터 상대 블루에 와드를 박은 뒤 그브 단독으로 카정을 들어간다. 캐니언이 1렙 세트를 정글로 불러올려 견제했음에도 '''강타 싸움에서 져서''' 블루를 눈뜨고 뺏기고 마나 부족으로 귀환한 사이 바위게마저 양 쪽 모두 뺏기면서 굉장히 기분 나쁘게 출발한다.
그러나 정글이 밀리든 말든 탑을 거세게 압박하던 너구리에게 쇼메이커가 대놓고 정면 텔포로 다이브를 해 텔포가 빠졌던 아트를 점멸, 궁까지 모두 빼고 잡아내면서 오히려 퍼블은 담원의 몫이 된다. 하지만 DRX쪽에서도 곧바로 바텀 갱으로 킬 스코어를 맞춘 뒤 용을 챙겼고, 서폿이 용 지원을 나간 사이 포탑을 혼자 공성하던 데프트가 갱을 당해 위험에 처했으나 이 역시 아슬아슬하게 랜턴을 타고 살아남으면서 DRX가 일방적으로 이득을 챙긴다. 연이어 담원이 대각선 이득을 보겠다는 듯 전령을 치다가 시야 관리가 안 돼서 갈리오가 잘리는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며 분위기는 점점 DRX쪽으로 넘어간다.
DRX측은 주도권을 잡자 쓰레쉬, 르블랑의 발이 풀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담원을 위축시켰고, 이에 담원은 2번째 용을 앞에 두고 모든 것을 걸고 바텀 다이브를 했으나 쵸비 역시 텔포로 발 빠르게 합류하면서 오히려 4:5 교전에서 3:1 킬교환이 나오며 대실패, 그 사이 아트록스가 탑을 혼자 먹고 크면서 탑에서 포블까지 나온다. 2번째 전령을 챙겨온 DRX는 그대로 미드 1차까지 공성했고, 연이어 3번째 용 교전에서도 담원이 한타를 잘 하나 했으나 DRX가 유연한 어그로 핑퐁으로 2:1 교환을 해낸 뒤 담원을 쫓아내면서 칼3용, 포탑 3:1, 킬 스코어 8:3으로 글로벌 골드 6천 차이가 벌어지며 게임이 사실상 터져버린다.
연이어 바텀에서 너구리의 케넨이 상대에게 포위당한 가운데 담원은 봇 듀오가 합류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일단 텔포로 합류했다가 그대로 상체 3인조가 포위당해 쓸려나가, DRX는 너무나도 쉽게 바론까지 챙겨온다. 게임이 여기까지 이르자 담원은 도저히 한타를 하고 싶어도 한타 각이 안 나오는 상황에 놓였고, 그대로 바론 버프를 두르고 탑으로 밀고 들어오는 DRX에게 또 다시 정면 충돌했다가 화끈하게 전멸하며 27분만에 넥서스를 내어준다.
담원의 다소 느슨하고 뻔한 밴픽이 DRX가 준비한 필살기에 정통으로 얻어맞아 일어난 참사였다고 할 만한 경기였다. 담원의 선픽인 트런들 - 세트는 분명 탱커나 단단한 브루저가 자주 나오는 최근 메타에 적합했을지 몰라도 그레이브즈라는 원거리 딜러형 정글러 앞에서는 너무도 무기력한 뚜벅이 듀오에 불과했다. 첫 블루를 무력하게 카정당한 뒤 쌍 바위게 컨트롤을 당하면서 트런들은 초장부터 치명상을 입었고, 세트 역시 이어지는 바텀 갱으로 쓰레쉬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며 빠르게 썩어버렸다. 이후 케리아-쵸비가 운전하는 쓰레쉬-르블랑은 자신들의 명성에 걸맞게 맵을 전방위로 컨트롤해, 갱킹력이 약한 그레이브즈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커버하며 순식간에 게임을 터뜨려버렸다.
POG 투표에선 게임 내내 종횡무진하며 담원을 인정사정없이 두들겨팬 케리아와 쵸비가 각각 5표, 4표를 받아 케리아가 POG에 선정되었다.
6.2. 2세트
DRX가 빠르게 올라프로 정글을 확정하며 LCK 데뷔 이래 최초로 아지르를 픽했고, 담원은 세트 - 세주 - 미포 순으로 픽을 한다. DRX는 3픽으로 이즈를 선택했고, 이후 2페이즈까지 유미가 밴되지 않아 양 팀 모두 유미와 조합이 좋은 상황이 되었다. DRX가 4픽으로 레넥톤을 선택하자 담원 측이 유미를 챙기고 막픽으로는 질리언을 선택해 2서폿 - 2탱 - 미포 조합을 구성했고, DRX는 막픽으로 카르마 대체용으로 준비한 듯 나미를 선택한다.
극초반 DRX가 탑쪽으로 몰려갔으나 아슬아슬하게 너구리의 세트가 레넥톤을 포착해 이를 눈치채고 잘 빠졌고, 올라프는 그대로 선 칼날부리를 선택한다. 그런데 담원은 여기서 칼날부리 선택을 눈치 못 챈 듯 선 레드 카정을 선택했다가 그대로 포착당하며 대실패, 그대로 본진 레드쪽으로 돌아가 혼자 정글을 먹고 시작하며 알아서 망해줬고, 표식은 이게 웬 떡이냐를 외치듯 바로 블루 카정을 들어가 기분 좋게 스타트한다. 그러나 담원측도 질리언이 일부러 라인을 하드 푸쉬하고 서포터도 지원을 가 캐니언이 쌍바위게를 챙기는데 성공하며 간신히 차이를 메꾸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곧바로 바텀 갱 상황에서 담원 봇 듀오가 모두 전사하나 싶었으나 오히려 과감한 앞점멸로 나미를 노려서 퍼블을 챙기고 미포가 전사, 유미는 간신히 사는 듯했으나 아슬아슬하게 아지르에게 토스당해 죽으며 2:1 교환이 나온다. 이후 용을 챙기던 DRX의 미드 - 정글에게 곧바로 담원의 미드 - 정글이 달려들어 강타싸움은 DRX가 이겼으나 담원이 오히려 2킬을 따는 데 성공했고, 연이어 전령 공방전에서도 살짝 깊게 들어왔던 쵸비가 시간폭탄과 쌍권총 난사에 두들겨맞고 아슬아슬하게 전사하며 전령을 담원이 챙기는 등 난타전 구도가 시작된다.
전령을 챙긴 담원의 캐니언은 곧바로 바텀에서 벽 너머로 세주 궁을 정확히 적중시켜 데프트의 이즈를 잘라냈고, 담원 봇 듀오는 그대로 바텀에서 4채굴을 따내고 용까지 챙겨온다. 연이어 담원은 세트가 탑 다이브를 당해 죽는 사이 바텀 1차 포블과 나미를 가져오고, 탑 1차와 2번째 전령을 공성한 뒤 3번째 용 대치전에서도 전령과 함께 미드 1차 압박을 주며 용을 챙겨오고 연이어 미드 1차까지 공성하는데 성공하며 서서히 차이를 벌려나간다.
이후 글로벌 골드 3천 5백 차이가 유지된 채 양팀의 지지부진한 눈치싸움이 시작된 가운데 담원 조합의 주인공 미스 포츈은 정수-인피-피바라기로 3대검 템트리를 가며 괴물이 되어, 이즈리얼을 힘으로 쫓아내며 미드 2차를 밀어버린다. 5번째 용이 나오기 1분 전 쵸비가 벽 너머로 질리언 배달을 시도했으나 아슬아슬하게 쇼메이커가 점멸로 빠져나가면서 DRX는 유의미한 변수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DRX는 칼4용을 내주는 선택을 했으나 그와 동시에 바론 앞 대치전에서 미스 포츈-유미에게 이즈-나미-올라프가 2:3으로 딸피가 되어 점멸 2개에 회복까지 쓰고 겨우겨우 목숨만 붙은 채로 쫓겨날 정도로 미스 포츈이 감당이 안 되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담원은 여기에서 곧바로 바론을 쳐서 귀환했던 DRX의 본대가 부랴부랴 다시 들어오게끔 했고 그대로 한타를 열어 5:0 에이스와 바론을 챙기며 DRX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이 당시 미포가 얼마나 강했는지 한발에 두놈 마지막 타격에 나미가 한 방에 터지고 DRX 주요 딜러진이 미포 평타 2방에 그대로 나가떨어지는 지경이었는데, 일점사해서 잡아내도 질리언 궁에 '''풀피로 살아나는''' 환장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한 차례 정비를 마친 담원은 곧바로 DRX를 거세게 몰아쳐, 트리플킬을 따낸 미포가 펜타킬을 따겠다고 돌진하다 우물 레이저에 죽는 해프닝이 있긴 했으나[37] 이미 DRX에게는 상대의 공세를 더 막아낼 힘이 남아 있지 않았고, 남은 4명이 그대로 게임을 마무리짓는데 성공하며 1:1로 게임의 균형을 맞춘다.
초반에 굴려나가야 하는 DRX의 조합이었고 실제로 담원이 레드 카정이라는 초대형 뇌절을 범해 손쉽게 주도권을 챙겨오나 했으나, '''쵸비의 처참한 아지르 숙련도로 인해 스노우볼'''이 오히려 후반 조합인 담원쪽에서 굴러가며 게임이 순식간에 터져버렸다. 4용을 먹고 난 뒤 바론을 두고 일어난 교전에선 고스트가 유미와 질리언을 믿고 '''적진으로 몸니시를 하는데''' 드래곤X가 싹 쓸려나갔을 정도였다. 또한 '''이즈리얼은 일인군단이어도 초반에 터지면 복구가 불가능한 함정 챔프'''라는 걸 또 입증한 세트가 되었다.
그 외에도 표식이 기껏 세주아니를 잘 말려놓고 동선을 이상하게 짜는 바람에 세주아니의 초반 손해를 복구해준 것 또한 아쉬웠다.[38] 밴픽 부분에서도 현 메타 상 유통기한이 너무 빨리 찾아오는 레넥톤, 룰루와 함께 최하위 티어 유틸폿 나미[39] , 밀릴 때 뒤집을 힘이 없는 이즈리얼을 뽑은 것이 패착이었다.
POG 투표에서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3+1인 갱킹에 퍼블을 내주고 둘 다 죽을 상황에서 앞점멸로 퍼블은 따내고 죽는 센스를 발휘해 바텀 격차를 최소화하고[40] 킬을 좀 먹고 성장한 이후에는 운영 단계에서나 한타 단계에서나 팀원의 백업을 등에 업고 DRX를 가차없이 사냥하며 조합의 의도대로 대활약한 고스트가 5표, 안정적인 질리언 운용으로 게임을 굳히는 활약을 한 쇼메이커가 4표를 받아 고스트가 POG에 선정되었다.
6.3. 3세트
김동준: 그 다음에, 여기서, 어어? 자 그래서! 넥서스! 너구리가 네 명 묶었구요! 넥서스! 넥서스! 넥서스를 못 지킬 것 같은데요?! '''어 이거...? 돼요? 돼요? 돼요? 어? 한 대! 한 대! 한 대! 와!'''
전용준: 다 죽었어요! 다 죽었어요! '''100 아래 남았습니다!'''
김동준: '''다른 지역에선 종종 나왔지만...! LCK에선 진짜 보기 힘든...!'''
쵸비가 '나틀않'을 시전하며 다시 아지르를, 고스트는 '너틀않'을 시전하며 '''이즈리얼'''을 가져갔다. 담원은 3픽으로 사일러스를 고른 데 이어 4픽으로 아칼리를 선택해 라인 스왑 심리전을 걸었고, DRX는 브루저 위주로 구성된 상대를 카운터치기 적합한 브라움에 탑 카르마까지 얹어 2탱-2서폿의 단단한 한타 조합을 구성한다. 담원은 막픽으로 브라움의 카운터 바드를 선택해 사일러스의 라인은 정글로 확정된다. 전반적으로 DRX의 단단한 조합을 공략하기 위해 담원의 봇이 얼마나 이득을 보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그리고 표식은 선블루 - 레드 - 포탑 뒤로 돌아가 갱킹이라는 기상천외한 루트에 더해 '''기둥으로 이즈, 바드의 차원문 통과를 동시에 막는''' 슈퍼플레이를 터뜨려 시작부터 이즈-바드가 아펠리오스에게 킬을 주면서 초장부터 게임이 터져버린다. 거기에 캐니언이 DRX 진영 블루를 놓고 심리전을 걸다가 쵸비의 황제의 진영에 너구리, 베릴까지 쓸려나가며 쐐기를 박고 만다.
담원도 불리한 와중에 추가 손해는 주지 않으며 탑에서 킬을 내는 등 잘 버텨내더니 2번째 용이 나오기 직전 1세트처럼 바텀에 순식간에 5명이 몰려들어 교전을 연다. 합류 직전 바드가 아펠리오스에게 폭사하긴 했으나 아펠리오스 역시 순식간에 폭사했고 그렇게 4:4 교전이 시작되었으나, 뒤늦게 합류한 쵸비가 앞선으로 뛰쳐나갔으나 애매하게 토스에 실패, 이즈리얼과 교환된 가운데 세트, 아칼리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며 5:3 교환으로 담원이 순식간에 킬 스코어를 따라잡는다.
이후 담원은 전령, DRX는 2용으로 오브젝트를 교환한 가운데 양팀의 1차 포탑들도 순차적으로 터져나갔고, 그대로 양 팀은 3번째 용을 두고 심리전을 한다. 세트의 점멸과 아펠의 궁이 교환된 가운데 DRX가 먼저 용을 치면서 아지르가 장막을 치고 상대를 견제했으나 캐니언이 W-강타로 스틸에 성공해 3용 확보에 실패한다. 결국 DRX는 확실히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듯 먼저 바론을 트라이했고, 담원도 곧바로 따라붙은 가운데 '''캐니언의 사일러스가 오히려 황제의 진영으로 상대를 배달해'''[41] 담원이 바론 한타 대승, 에이스를 띄우고 바론까지 챙겨오며 기어이 글로벌 골드를 역전시킨다.
그러나 DRX도 강력한 수성 능력으로 억제기 포탑을 모두 지켜냈고 한타 시너지도 매서운 상황인지라 서로 해볼 만한 그림이 그려진 채로 2번째 바론이 나왔고 이번에도 DRX가 먼저 바론을 치기 시작하나, 치열한 대치전 끝에 이번에는 이즈리얼의 평타가 막타를 치며 또 다시 담원이 바론을 챙겨왔고 그대로 빠져나가는 데 성공해 자연스럽게 5번째 용까지 담원의 몫이 되어 3용을 먼저 찍게 된다.
하지만 DRX는 2번째 바론마저 수성 능력으로 어찌저찌 억제기 타워가 나가지 않는 선에서 지키다가 6번째 용이 나올 시기에 팀원이 전체 다 몰려가 너구리의 세트를 자르고 용을 먹자 담원은 그 틈을 노려 탑과 미드의 억제기를 깨는 데 성공했다.[42]
그 와중에 너구리가 바텀에서 공성을 하다 담원의 레이드에 끊기고 나서 세 번째 바론이 뜨게 되었다. DRX는 바론을 서둘러 먹고 빼려던 찰나, 슈퍼 미니언이 왼쪽 쌍둥이 타워 체력을 거의 다 깎아놓은 것을 본 담원은, 일부는 텔레포트로 본진에 들어가고 일부는 DRX를 막으며 미드로 진격해[43] 빠르게 넥서스를 미는 판단을 선택한다. 이에 허겁지겁 카르마의 이속 버프를 받아 집으로 달려온 DRX는 어떻게든 넥서스가 날아가는 걸 막기 위해서 황급히 한타를 열었다. 이미 쌍둥이 타워는 DRX가 도착하기 전 이즈리얼이 다 철거하고 넥서스만이 남아 있는 상황. DRX는 브라움이 가장 철거력 좋은 이즈리얼한테 미니언-W로 날아가 탈진을 걸었지만, 너구리의 세트에게 대미 장식으로 붙잡혀 아군 진영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적절한 안면 강타로 아펠리오스를 제외한 4인 스턴이 걸렸다. 덕분에 미리 도착해 있던 아칼리와 비전 이동으로 넥서스 뒤로 도착한 이즈가 프리딜 각을 만들며 담원이 승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데프트의 아펠리오스는 이즈리얼과 아칼리를 잡기 위해 '''점멸을 써서 미리 왼쪽으로 빠졌기에 CC에 맞지 않았고''', 사거리가 긴 만월총으로 이즈리얼을 마무리, 아칼리는 아래쪽에서 넥서스를 치다가 CC에서 풀린 아지르가 재빠르게 황제의 진영으로 아칼리를 토스하면서 아펠리오스의 폭딜을 맞고 전사하였다. 넥서스를 프리딜하던 두 명이 예상보다 빠르게 죽으면서 서로 넥서스에 붙어 싸우는 혼전이 펼쳐졌다. 그런데 유일하게 원거리였던 바드 평타는 '''브라움의 방패에 막혀 딜로스가 되었고, 그런 와중에 DRX는 침착하게 상대 한 명 한 명에게 CC를 나눠 먹이며'''[44][45][46] 담원을 전멸시키고 넥서스 체력 단 '''26'''을 남기며[47][48] 끝끝내 수성에 성공, 브라움을 제외한 나머지[49] 가 카르마의 강화 E 이속 버프를 받고 바론 버프를 두른 미니언들을 빠르게 앞세워 미드를 일제히 밀며 담원의 본진으로 진격하였고, 결국 DRX가 대역전승을 이루어냈다.
경기가 굉장히 치열한 접전에, 최후반부에는 마치 유럽 리그를 연상시키는 '''오브젝트 대치 상황에서의 기습 3텔 백도어에 넥서스 한 대 남기고 전멸 엔딩, 그리고 대역전극까지''' 연타석으로 쏟아지면서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APK vs GEN 2세트와 더불어 '''이번 시즌 최고의 명경기'''라고 해도 손색 없는 경기였다. APK vs GEN 2세트가 운영 위주의 팀과 난전 위주의 팀이 전력을 다해 제대로 맞붙었을 때 나오는 경기라면, 이번 경기는 기량이 비슷한 난전 위주의 두 팀이 제대로 맞붙었을 때 나오는 경기였다.
초반에 몰아쳐서 차이를 벌린 DRX, 그걸 기막힌 한타력으로 역전해낸 담원, 역전당해서 게임이 끝나기 직전까지 몰려도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으며 마지막에 기적적으로 재역전극을 써낸 DRX와 정말 '''평타 하나 차이로''' 게임을 아쉽게 진 담원까지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치열한 경기였다. 이를 증명하듯이 중계진 중 김동준과 이 경기를 개인방송에서 해설하고 있던 울프가 완전히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촌철살인의 개드립 썸네일과 제목으로 유명한 LCK 유튜브 하이라이트마저도 이 경기는 이것저것 넣는 걸 포기한 채 '''썸네일로 그냥 한 대 남았던 넥서스만 덜렁 띄워 놓고''' 하이라이트 제목은 '''그냥 봐'''로 올려버렸다. 하필 2020년 롤판 희대의 백도어 실패 경기에서도 바드가 있었기 때문에 이쯤이면 바드의 저주가 아닌가 하는 반응까지 나올 지경.
여담으로 이즈리얼은 과정이야 어찌 됐든 '''또''' 패배하며 함정픽의 이미지를 굳혔다. 물론 다른 원딜이었다면 순간이동 선택률이 낮기 때문에 마지막 공성 때 상대 넥서스로 순간이동을 탈 수도 없었을 가능성이 높고, DRX의 두 번째 바론 버스트를 허무하게 망쳐버린 것도 이즈리얼이었으며, 게임 전체적으로도 이즈리얼이 딱히 챔피언의 한계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전면전에서 이즈리얼의 캐리력이 낮아서 전면전 대신 넥서스 일점사를 선택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메타픽 중 아펠리오스보다 전면전의 파괴력이 높은 원딜은 없는 데다, 이즈리얼의 자리에 풀템 징크스나 케이틀린처럼 잘 안 나오는 캐리 챔프를 넣는다고 쳐도 2서폿의 보좌를 받는 아펠리오스-아지르로 구성된 DRX 조합의 한타력은 2브루저-암살자로 전면전보다는 국지전에 특화된 담원이 따라가기 힘들었고, 오히려 담원이 초반에 말려서 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그 조합 차이를 뒤집는 수준의 괴물같은 한타력을 연달아 뿜어낸 게 비상식적인 상황이었고, 결국 게임의 승패도 이즈-아펠의 차이가 아니라 '''아펠 평타 한 발/아칼리 평타 한 대의 스노우볼'''로 갈렸다. 게다가 저 당시 아칼리에게 '''점멸이 남아 있었는데''', 풀피 상태에서 황제의 진영을 맞고 뜬 사이에 아펠리오스의 반월총의 마지막 남은 한 발에 치명타가 터지며 폭사해 평타 한 대를 못 때린 것이 쇼메이커에게는 천추의 한으로 남을지도.[50]
여담으로 쵸비는 그리핀 시절 2018 서머 2라운드 젠지전 2세트에서 '''한 대 차이'''로 넥서스를 못 깨고 패배했는데, 이 경기에선 '''한 대 차이'''로 넥서스를 지켜서 승리했다.
6.4. 총평
두 팀의 대결은 담원이 앞서 그리핀에게 허무하게 깨지는 바람에 기대치가 높은 것치고는 싱겁게 끝날 수도 있는 경기란 사전 우려와는 다르게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장기전 속에서 꽤나 치열한 알력싸움이 벌어졌고 끝끝내 DRX가 최후의 승자가 되며 마무리되었으나, 이 결과마저도 김동준 해설이 말했듯 계산의 영역을 벗어난, 그야말로 '''운'''이 점지했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DRX는 쵸비 - 케리아가 인상적인 캐리력을 보여주긴 했으나 이유야 어쨌건 쵸비가 아지르를 쓰지 않았던 이유를 제대로 보여주는 씁쓸한 결과도 함께 남겼다. 2세트는 쵸비 때문에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해서 패배했고, 3세트는 거의 터트려놓은 게임을 쵸비의 플레이로 인해 날려먹고 역전당할 뻔했던 만큼 아지르를 아예 봉인할 게 아니라면야 보완해야 할 부분. 아지르는 현재 1티어 미드 픽인 데다가, 매년 한 번씩은 반드시 대세를 타는 대회 챔프의 대표격인 챔피언이므로, 장기적으로 본다면 반드시 숙련되어야만 하는 챔프다.[51] 2세트 초반 상대를 완전히 말려놓고서는 부활시키는 기회를 주며 결국 역스노우볼이 왕창 굴러가며 압살당했는데, 안 그래도 2위를 뺏기 위해선 승점 하나하나가 중요한 판이라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케리아가 지금까지 조용히 몸을 숙이고 있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고 외치듯이 슈퍼플레이를 연발하며 단독 POG에 선정되었다.[52]
담원은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했지만, 결국 본인들이 바텀 캐리 조합을 구성하며 완승한 2세트를 제외하면 조합 차이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승부를 가른 건 밴픽이었는데, 1세트의 경우 뚜벅이인 트런들과 세트를 물먹이는 그레이브즈라는 DRX의 노림수에 제대로 두들겨 맞았으며 3세트는 한타 전개 능력에서 차이가 확연히 벌어지는 조합을 선수들에게 쥐어줬다는 점이 지적받는 부분. 2세트에서 원딜 하드캐리 조합으로 기분 좋게 완승을 거둬놓고도 1세트와 비슷한 오류를 범했다는 부분에서 더 이해할 수 없는 밴픽이었다. 물론 경기의 승패가 갈린 건 조합 차이가 아니라 '''한 대의 스노우볼'''이었지만 그 한 대의 스노우볼도 담원 선수들이 초반에 벌어진 힘 차이와 밴픽에서 갈린 조합 차이를 괴물같은 한타력을 연달아 뿜어내며 뒤집지 못했다면 나올 일도 없이 무난하게 패배해도 이상하지 않았고, 담원의 조합이 전면전에 좀 더 적합했다면 굳이 넥서스 일점사라는 도박수를 택하지 않더라도 한타 승리 후 밀어낼 수도 있었던 만큼 조합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담원의 모든 선수들이 평소 이상의 기량을 보여주었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 전 경기에서 그리핀에게 0:2로 지지만 않았다면 어차피 3위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진작에 사라졌으니 그냥 아쉬운 정도로 끝날 수 있었기에 그리핀전을 '''두고두고 곱씹으며 후회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DRX-아프리카전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만약 아프리카가 DRX를 이긴다면 9주차의 샌드박스전 패배 시 '''자력 플옵 진출이 불가능해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담원이 가져간 성과가 있다면 DRX같은 3강권의 강팀을 상대로도 원딜 시팅 조합을 내세워 게임을 이길 수 있음을 보여주며 바텀 라인의 캐리력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상체가 서포팅형 챔피언을 가져가도 안정적으로 바텀을 보좌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기존의 상체 캐리 원패턴에서 벗어나 전략의 다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DRX도 이 경기로 승리 외에도 큰 성과를 거두었는데, 본인들이 앞서가다가 역전당해서 흔들릴 수 있었음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평정심과 케리아의 정확한 상황 판단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7. 81경기 T1 0 : 2 KT
전통의 통신사 더비 매치업이지만 양쪽 모두 분위기가 그렇게 썩 좋지는 않다. 그래도 KT가 최하위에서 나뒹굴던 1라운드와는 확실히 달라진 만큼 분명 1라운드 당시와 다른 양상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하지만 경기 결과를 가늠하기는 그렇게 쉽지는 않은 상황.
T1의 경우 지난 주차에서부터 페이커, 테디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폼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다 결국 담원에게 셧아웃까지 당하면서 차려진 1위 밥상을 하루만에 걷어찼고, KT는 8연승 이후 다시 DRX-APK에게 2연속으로 강펀치를 얻어맞으며 에이밍 원맨팀으로 돌아와버렸다. 그러나 그리핀이 T1을 완파한 담원을 완파한 것처럼 KT도 흔들리던 폼을 충분히 끌어올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다만, T1이 담원전 후의 샌박전에서 폼이 회복된 모습을 보이며, T1쪽으로 승기가 점쳐지는 만큼, KT도 선수들의 기량 회복이 중요해 보인다.
T1은 1세트라도 내주면 한화 혹은 KT가 의적 본능으로 옛날 자신들을 때려잡았을 때처럼 젠지도 아예 때려잡아주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게 되며, 패배한다면 '''젠지를 밀어내는 건 고사하고 DRX에게 밀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7.1. 1세트
양 팀 모두 상대 정글을 의식하듯 양 정글러가 즐겨 쓰는 픽에 각각 2밴을 투자하면서 대세 원딜이 많이 살아남은 가운데 T1은 칼리-타릭을, KT는 세나-켄치를 챙겨온다. 그 외에는 양팀의 성향답게 최근 좋다는 평가를 받는 챔피언들 위주로 밴픽이 이뤄져 T1이 다소 초반 라인전과 난전에, KT는 정돈된 한타에 강점이 있는 조합으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인베 상황에서 테디의 칼리스타가 세나의 빙결 평타 - 속박에 적중당해 죽으면서 KT가 기분 좋게 출발한다. KT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발상 자체를 안 한 듯 단독으로 상대 블루 입구까지 들어갔다가 아주 깔끔하게 죽었다. 그리고 '''이 1데스는 게임의 향방을 결정짓는 치명타가 되었다'''.
그 후로 T1은 아트록스를 끊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의아할 정도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다. 그저 kt의 촘촘한 운영에 완벽히 말려버리며 오브젝트를 하나도 얻지 못한 채 게임 내내 끌려다니다가 무난히 KT에게 넥서스를 밀리며 패배했다. T1은 보통 바텀에서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에포트를 로밍 보내서 상체를 푸는 운영을 했는데, 1분도 되기 전에 터진 사고로 그게 막히니까 어떠한 백업 플랜도 보여주지 못하고 그야말로 무기력하게 모조리 내주기만 하면서 게임까지 퍼줬다. 조합상으로도 난전 조합을 뽑아놓고 초반에 난전을 시도하지 않고 특유의 늪롤을 시전했지만 그 늪은 T1을 오히려 가라앉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세나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 모습을 보인 건 덤. 담원전에서 문제가 된 테디의 안일한 포지셔닝으로 인한 역스노우볼이 이번엔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재발한 꼴인데 이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해보인다.
KT 쪽에서는 워낙 무난하게 이겨서 피드백할 거리도 별로 없었지만 보노의 시의적절한 스킬 활용이 눈에 띄었다. 칼리 궁이 빠진 타이밍에 타릭에게 궁을 맞혀서 궁극기도 못 쓰게 폭사시키거나[53] 오른의 에어본 타이밍에 궁으로 스턴을 걸어서 T1 조합에서 가장 위협적인 스킬인 오른 궁을 적재적소에 차단하며 승기를 굳히는 데 활약해 5표를 얻으며 POG에 선정되었다. 반대로 커즈는 똑같은 궁극기를 뺏어서 만피 세주아니한테 계속 낭비하더니, 장로를 두고 일어난 한타에선 아지르 궁을 뺏어서 '''칼리스타 눈앞에 적을 한 무더기로 배달해주는''' 의아한 궁극기 활용을 선보였다.[54]
이 패배로 페이커 르블랑은 22승 3패를 기록하며 승률 90%가 깨졌다. 또한 이 패배로 인해 젠지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지지 않는 이상 1위를 확정한다.
여담으로 이 경기에서 POG를 받은 보노의 KDA가 0/0/7에 프로필 사진도 총을 겨누는 포즈라 제임스 보노 드립이 흥했고, 공식 유튜브 썸네일에서도 써먹었다.
7.2. 2세트
결국 T1은 세나를 밴해버렸다. KT는 소환의 케넨과 보노의 자르반을 필두로 한타가 좋은 조합을 꾸린 가운데 T1은 테디에게 카이사를, 페이커에게 카사딘을 쥐어주면서 딜러진의 후반 캐리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쿠로는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는 칼날비 아지르를 선택했다.
초반부터 페이커의 카사딘과 쿠로의 아지르를 필두로 여기저기서 선수들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보노와 투신이 기습적으로 미드에 방문해 3인 다이브를 감행, 페이커의 카사딘을 수월하게 잘라내며 KT가 퍼스트 블러드를 챙겨가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후 보노가 상대 정글로 들어갔다가 카사딘에게 킬을 주면서 팽팽한 경기가 이어진다.
T1이 바텀에서 텔을 타서 케넨과 타릭을 끊어 이득을 보는 듯했지만, 레드에 있던 카이사가 용을 치러 가고 카사딘이 탑을 지키는 어이 없는 포지셔닝을 보이다가 kt가 바론을 치자 허겁지겁 바론을 막으러 가서 몰살당하는 등 운영에서 여전히 의아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KT도 좋은 한타 전개를 보여주며 기세를 올리던 상황에서 35분경의 바텀 라인 압박 과정 도중 T1의 이니쉬에 제대로 걸리고 미스 포츈이 딜각을 못 잡고 빠르게 빠지면서 3킬을 내주고 만다. 이 덕분에 T1은 바론을 먹고 글골을 1천 차까지 따라잡았다.
하지만 T1이 역전승하는 일은 없었다. 영혼 차지의 분기점이 될 여섯 번째 드래곤 등장과 함께 미드 라인에서 보노가 선 대격변으로 시비를 걸면서 대규모 한타가 열렸고 보노가 T1의 본대에 시비를 거는 동안 에이밍이 따로 떨어져 있던 에포트를 두들겨패 궁을 빼놓았고, 에포트는 궁도 빠지고 피도 얼마 없는 상태로 들어갈 각을 잡다가 오히려 궁까지 퍼부은 미포의 선공에 사망, 이후 해설진이 그렇게나 강조한 잘 큰 카사딘까지 케넨 궁에 이은 화력 집중에 폭사해버렸고[55] 유일한 희망인 카사딘이 죽어서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어진 T1의 나머지 챔피언을 KT가 카사딘+올라프에게 얻어맞아 딸피가 된 케넨 하나만 내주고 쓸어버리며 게임을 끝내버렸다.
요약하면 T1은 또 드러눕다가 또 패배했다. T1의 조합은 KT와 비교했을 때 좋은 점이 '''풀템전 화력 단 하나'''뿐인 조합이었다. 그마저도 카사딘과 카이사는 상대의 광역기 조합에 카운터당할 위험이 크고, KT도 타릭, 아지르라는 보험이 있어 후반에도 크게 밀리지 않는데 초반엔 더 적극적으로 싸울 수 있어서 T1 입장에서 밴픽부터 이미 지고 들어간 셈. 게다가 인게임에서도 16렙 카사딘만 기다리며 굉장히 수동적인 플레이로 일관했다. 카사딘이 아무리 뇌절을 받아먹고 포탑 방패를 뜯어가면서 성장해도 이미 바텀 라인전이 완전히 망해버렸고, 결국 KT 딜러들이 3~4코어를 갖춘 시점이 되자 T1의 조합은 화력을 투사하기도 전에 먼저 쓸려버릴 위험이 높아지며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아예 작정하고 눕는 조합이다보니 탈진을 든 선수도 없었고, 그 때문에 진입하면 한타각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케넨과 괴물이 된 미스 포츈을 잡을 방도가 없었다.
그리고 결과론이지만 경기 후반 kt가 바텀 한타를 패배했을 때 에이밍이 먼저 빠지는 판단이 정답이 되었는데, 에이밍이 노데스를 유지해서 그대로 힘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고, 700골드의 현상금에다가 수호천사까지 지켰다. 결국 kt의 조합의 핵심은 미스 포츈이었고 거기서 이겨서 끝낼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미포의 생존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어차피 올라프가 궁을 들고 있는 이상 미스 포츈은 완승이 아니면 죽을 확률이 높았고, 타릭 궁도 빠지고 상대는 못 죽이면서 한타 구도가 이상해졌기에 도박수를 던지기보다는 차선을 선택하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비록 점멸이 빠지긴 했지만 에이밍이 유지한 미포의 힘+수호천사라는 보험이 남아 있었기에 마지막 한타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떨어져 있으면서 알리스타를 자를 수 있었다.
POG는 에이밍이 차지했으며, 에이밍은 이번 POG로 비디디, 쵸비와 같은 MVP 1000p까지 올라왔다. 2라운드 MVP만 따지면 700p로 '''사실상 매 경기당 평균 한 세트는 MVP 포인트를 가져가고 있다 보니''' MVP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7.3. 총평
LCK 전통의 라이벌 매치인 통신사 더비는 kt가 화끈한 경기력으로 T1을 2대0 셧아웃 하며 1라운드의 굴욕을 제대로 돌려주었다.
역대 통신사 대전에서 T1과 kt는 서로에게 도움이 된 적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서로에게 비수를 꽂는 상황이 자주 나왔는데, 이번 통신사 대전에선 kt가 T1을 2대0으로 무너뜨리며 T1은 1위 경쟁권에서 단숨에 3위로 추락하기 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통신사 대전의 오랜 전통 또한 지켜진 셈.
T1은 지난 주 담원전 이상의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다. 1세트 내주는 것도 치명적인 판에 0:2로 완패하며 1위 젠지를 따라잡긴커녕 3위 DRX에게 뒷덜미를 잡히게 생겼다. 이젠 정말로 한화생명이 젠지를, 아프리카가 DRX를 이겨주기만을 빌어야 하는 상황. T1은 샌박전에서 폼이 다시 오른 모습을 보여주며 KT전 역시 승리하나 싶었으나 오늘은 담원전의 안 좋았던 폼으로 도로 떨어지며 정말 답이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경기를 완전히 말아먹고 2위로 떨어진 T1이, 하필이면 1라운드에 자신들을 때려잡았던 한화와 아프리카에게 빌어야 하는 게 아이러니하다. 문제는 아직도 세나를 잘하지도 대처를 잘하지도 못한다는 것과 플레이오프를 염두 한다더니 정작 칸나에게 오른을 준다든가 평상시의 승리 공식대로 드러눕다가 한타 한 방으로 뒤집으려는 경기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는 등 연습이라기엔 평상시의 모습과 별 다를 바가 없었고, 심지어 그 승리 공식들도 kt의 대처에 깨져버리면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친 씁쓸한 결과를 받고 말았다.
반대로 KT에겐 좋아도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는 승리가 나왔다. 연패로 무기력했던 지난 주와는 달리 깔끔한 운영과 집중력이 돋보인 교전 능력이 살아나며 작년부터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던''' 통신사 라이벌 T1을 꺾고 4위 탈환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 2세트 중간에 방심한 나머지 대퍼타임을 겪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배 이상으로 만회하며 '우리도 엄연히 서부팀이다'라는 걸 제대로 입증해보였다.
KT의 가장 큰 승리 요인은 이번에도 역시 한 번 만들어낸 균열을 바탕으로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빡빡하고도 촘촘한 운영. 1세트에서는 오브젝트를 싸그리 쓸어담고 격차를 벌려나가며 절대 흐름을 내주지 않았고, 2세트에서는 중반부에 본인들의 실수와 T1의 탁월한 한타력 때문에 밀리는가 싶었으나 결국 초반에 벌려둔 격차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 압박 과정에서 특히 보노의 강점인 초반 설계가 빛을 발했으며, 쿠로와 에이밍 역시 난적인 페이커와 테디를 상대로 라인전부터 찍어누르며 게임의 승리에 일조했다. 소환은 중간중간 잘리며 게임을 위험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1세트에선 kt가 이미 T1을 완전히 밀봉해놔서 해프닝에 그쳤고, 2세트에서는 한타 때마다 날카로운 케넨 궁으로 준수하게 활약하며 스스로 만회했다. 특히 최후의 한타에선 다른 팀원들이 다 빼라 할 때 혼자 들어가 카사딘을 끊어먹을 각을 만들어내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T1은 경기 내내 테디가 최악의 폼을 보여주며 2판 모두 스노우볼의 단초가 되어버렸고, 그 결과 T1 제 1의 캐리롤이 이제는 역캐리롤이 되어버렸다. 페이커가 커야 되는 두 세트 모두 바텀 차이가 크게 났으며 이 스노우볼이 되어 후반을 바라봐야 할 르블랑[56] 과 카사딘을 뒤덮어버렸다.[57] 테디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은 지가 은근히 오래 됐는데, 1세트 초반처럼 치명적인 실수까지 저지르기 시작하면 T1의 강점인 후반 게임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순수 원딜 차이라기엔 테디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 1세트 초반에 잘린 것은 몰라도 2세트의 경우 카이사를 카운터 치는 타릭과 케넨의 존재 때문에 진입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고 라인전이 강한 미포가 전령 등 푸쉬를 많이 받았기에 성장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테디만 탓하기엔 다른 선수들도 꽤 부진했는데, 에포트는 불리한 팀의 서포터의 숙명이라고는 해도 중요한 한타를 앞두고 끊기는 치명적인 장면이 너무 많이 나왔고, 커즈는 아무런 변수를 만들지 못했으며, 안정감의 대명사라는 칸나는 말 그대로 안정적으로 졌다.
또한 페이커도 이번 경기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1세트는 시작하자마자 테디가 작살나고 시작했으며, 세주아니보다 사일러스가 강해지는 타이밍을 커즈가 날려버리고 팀이 전체적으로 망해서 활약할 기회가 없었다. 문제는 2세트인데, 아무리 약속의 16레벨 카사딘이 있다고 해도 한타 때의 무리한 포지셔닝을 비롯한 안일한 플레이가 여러 번 나왔다. 특히 첫번째 바론을 두고 일어난 한타에서 케넨 궁이 깔린 곳에 궁으로 진입하고 바로 스턴에 걸려 미스 포츈 궁에 직격당해 터지는 장면은 오늘자 최악의 플레이 중 하나였다. 그래도 이후로는 kt가 무리하는 걸 놓치지 않고 고립된 상대 잘라먹기와 적절한 어그로 핑퐁으로 게임을 더 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최후의 한타에서 팀원의 콜을 무시하고 돌진하던 케넨을 자르려고 들어간 한 번의 판단 미스로 허무하게 폭사해 경기에 마침표를 찍어버렸다.
게다가 T1의 장기인 운영마저 완전히 망가져버린 것이 치명적이다. 대표적으로 바론이 라이브인 상태에서 대지용을 몰래 먹으려다 상대의 바론 트라이를 허용하고 거기에 바론 버스트를 저지하려고 알리 따로, 카사딘 따로, 세트 따로 진입하고 카이사는 합류조차 못하는 최악의 한타 구도를 만들어내는 장면은 그 운영의 T1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T1은 이제는 더 이상 해외는 물론 LCK내에서도 자신들의 늪롤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리긴 했으나, 이 상황이 개선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보인다. 물론 kt는 그런 T1의 허술함을 놓치지 않고 바로 공세로 전환해 한타에 참여하지도 못한 카이사를 빼고 다 쓸어먹어버렸다.
이전 담원전이나 그리핀전 1세트에서도 드러났던 T1의 문제점이 이번 경기에서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우선 단식 세나 상대법은 1세트에서 보여주었듯이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58] 세나-탐 켄치로 대표되는 단식 세나와 탱커 조합은 LCK의 여러 팀들이 다양한 조합들을 시도하면서 점점 자주 등장하고 있고, 현재 바텀 1티어 조합 중 하나다. 선수 개인 기량의 전술적인 문제이든, 팀 단위의 전략적인 문제이든 세나를 무조건 밴해야 한다는 점은 T1에게 상당히 뼈아픈 약점이다. 1라운드에 뉴클리어가 아펠리오스를 다루지 못해 밴픽에서 큰 핸디캡을 안고 시작한 담원과 비슷한 상황. 현재의 세나 1티어 체제가 스프링이 끝날 때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을 피드백하지 않는다면 김정수 감독이 일찍부터 준비하는 플옵마저도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김정수 감독의 말대로 다양한 패턴을 시도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현 시점의 T1은 그것을 전혀 소화하지 못하고 있고 소화를 하게 되더라도 상당히 많은 연습량과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는 상황이다. 현재 T1의 승리 패턴은 결국 페이커와 테디를 키워 이들의 압도적인 중후반 캐리력에 의존하는 형편이다.[59] 결국 T1은 정석적인 조합의 원 패턴 경기에서는 굉장히 강한 팀이었던 것이다. 현재의 부진한 폼은 크게 2가지 이유로 보이는데, 우선 이번 2라운드 들어서 상체에 칼챔을 넣거나 서포터를 많이 움직이는 식으로 새로운 플랜을 실험하다 보니 삐걱대는 것이 하나의 이유다. 게다가 이 상황에서 T1의 척추라고 볼 수 있는 테디와 페이커가 각기 다른 이유로 부진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60] 그렇다고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하기에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해외 팀들을 상대할 때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이 되다보니 김정수 감독의 3년 임기에서 현 시점이 가장 큰 과도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8. 82경기 APK 2 : 1 HLE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순간 승강전의 나락에 떨어질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은 두 팀의 '''니가 가라 승강전''' 사생결단 매치업이다.[61] 베테랑들의 활약상과 신예들의 패기로 최약팀이라는 평가를 깨고 승강전 싸움을 혼돈으로 몰고간 주역인 APK와 리헨즈를 제외한 상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과거의 영광스러운 기억 을 되찾은 것처럼 괴력을 뿜어내는 네임드 선수들의 불가사의한 힘으로 이변을 터뜨려온 도깨비팀 한화생명의 대결로, 지는 쪽은 그야말로 승강전이라는 지옥의 문턱에 발을 걸치게 되는 '''시즌 8호 멸망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직전 경기를 기준으로 보면 섣불리 승패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 APK는 현재의 폼이라면 당연히 이길 거라고 예상되던 그리핀에게 넘어지며 기세가 한 풀 꺾였고 더군다나 젠지에게도 한 세트 따내는 성과를 달성하긴 했지만 나머지 세트를 압도적으로 내주며 연패하여 다시 승강전 싸움에 끌려들어왔으며, 한화생명은 연패에 허덕이다가 아프리카를 깔끔하게 박살내며 승강전권 탈출의 희망을 살리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양팀 다 서부 리그를 상대로 업셋을 일으킨 사례가 있으면서도[62] 이길 거라고 생각되었던 매치를 지면서 분위기를 말아먹기도 하는 등 주사위가 크기 때문에 정말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게임.
APK의 입장에서는 1라운드 당시처럼 한화생명을 반드시 셧아웃 해야 하는 상황이다. APK를 기다리는 다음 상대는 체급차가 심하게 벌어지는 DRX인 반면 한화생명의 경우는 이 다음에 APK처럼 젠지를 만나는 것은 동일하지만 마지막 상대로 그리핀을 만나기 때문에 일말의 희망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 게다가 현재 그리핀에게 정규 시즌 상대 전적이 밀리는 APK의 경우 여기서 더 패했다가는 승자승이라는 돌부리에 걸려 승강전으로 떨어지는 최악의 악몽을 마주할 수 있다.
한화생명도 절실하긴 매한가지이긴 하다. 한화생명은 이번 경기 이후 젠지를 만나는데, 비록 젠지가 심하게 흔들리긴 해도 아직까지 체급차가 큰 상대임을 감안하면 마지막 주차의 그리핀전이 이번 시즌 최후의 멸망전이자 최대의 멸망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그나마 샌드박스가 알아서 거꾸러지면 된다는 차선의 길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요행을 기대하기 전에 본인들이 스스로 자력으로 승강전을 벗어나는 것이 2020 롤드컵 출전이란 목표를 위한 불씨를 살려내는 길일 것이다.
또한 이 경기에서 반드시 6승 팀이 발생하므로 아프리카, 샌드박스까지 모두 엮여 있는 8주차 최고의 빅 매치. 보통 강팀끼리의 격돌에서 쓰는 표현이지만, 이번처럼 승강전 레이스가 역대급 이슈가 된 시즌에는 이 말이 어색하지 않다.
APK가 이 경기를 지면 한화와 샌드박스가 7승을 얻어서 밀려도 최소 8위가 되므로 아프리카는 LCK 잔류를 확정짓는다.
그리핀은 이 경기의 승자가 2:0 압승을 거두길 기원해야 한다. APK나 한화나 계속 0:2로 연패를 하고 자신이 한화를 2:0으로 이겨야만 승점이 같아서 승자승이나 순위 결정전을 할 수 있기 때문. 다만 한화가 1경기를 덜 치르고 -9 승점인 상황에서 그리핀의 최소 승점은 -17인 만큼 APK의 승리가 자신들에겐 유리하다. 하지만 한화가 APK를 2:1로 이겨버린다면, 1경기가 남은 APK의 최소 승점이 -12가 되기 때문에 '''그리핀의 승강전이 확정된다.'''
8.1. 1세트
김동준: (안 좋게 끝나는 판단 중에) '''열에 여덟아홉은 그냥 잘못된 오더 자체가 문제예요.'''
이현우: 때로는 충언이 필요하죠. '''"이 오더는 아닙니다. 때려죽여도! 이 오더는 아닙니다."'''
김동준: ''''이건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한화생명 선수들 중 누군가는 했어요! 분명히!
독특한 밴픽의 대명사인 팀들답지 않게 무난하게 나올 만한 챔피언들이 나오는 가운데 탑에 많은 힘이 실려 있는 두 팀답게 탑을 막판까지 밀어놓은 결과 블루팀인 APK는 무난한 아트록스를 가져왔고 한화생명은 큐베의 시그니처 케넨을 막픽으로 들려줬다.'''익수: 우리 팀에 연비좌가 있는데 어떻게 이길 거야.'''
플로리스가 선 레드 - 블루 카정 동선으로 하루의 뒤를 잡아 딸피로 만들었으나, 정말 아슬아슬하게 점멸이 교환되며 하루가 딸피로 살아남는다. 결국 상대 진영이었기에 빠르게 백업이 온 한화생명에 의해 트런들이 전사하며 퍼블, 커버치려던 브라움도 점멸을 이상하게 써서 같이 죽는 결과가 나오며 한화생명이 굉장히 기분 좋게 출발한다.
그런데 한화생명이 이걸 첫 용으로 이어나가지 못하고 9분이 되어서야 전령을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APK가 전혀 주눅들지 않고 견제하자 오히려 한화생명이 챙긴 뒤 황급히 빠져나가는 등 묘한 그림이 나오기 시작한다. 어쨌거나 11분에 한화생명이 첫 용을 챙기고 연이어 전령으로 봇 1차 포블을 내는 등 스노우볼을 천천히 굴리기 시작한 가운데 APK도 탑에서 다이브 갱으로 케넨을 따내며 반격을 시작하는 듯했으나, 2번째 용을 걸고 벌어진 미드 2차 한타에서 타릭 무적 대박이 터지면서 APK가 2킬을 내주며 패퇴, 한화생명이 손쉽게 2용 스택을 쌓는다.
그러던 21분 경, 바론 시야 장악 과정에서 트런들이 무력하게 잘리면서 한화생명은 당연하게 바론을 시도했고, APK의 남은 4명이 막으러 오는 상황. 여기서 해설진들도 그렇고 시청자들도 그렇고 다들 한화가 버스트를 중단하고 뒤로 돌아 싸울 판단을 할 거라고 봤으나, 한화는 뜬금없이 바론 피가 반이나 남았는데 무슨 근거인지 '''둥지 안으로 스스로 들어가 타릭 무적까지 쓰면서 버스트 판단을 했고''', 당연히 타릭 무적이 다 끝났어도 바론 피가 꽤나 많이 남은 상황에서 둥지 안에 전원이 고립된 그림이 나와버렸다. 아까 트런들을 잡느라 미포 궁도 빠진 상황이라 별다른 변수도 못 내보고 둥지 밖에서부터 돌려깎여 '''5:0 교환으로 전멸하고 에이스가 뜨면서 아트록스가 바론을 스틸하는 대참사가 나 버렸다'''. +2000으로 앞서던 글로벌 골드가 순식간에 -4000으로 바뀌어버린 것은 덤.
APK가 주도권을 뺏어오며 2용을 챙겨온 가운데 운명의 2번째 바론 타이밍이 시작되었다. 첫 대치전에서는 2:1 교환이 나오며 APK가 승리하긴 했으나 한화생명 역시 바론 저지에 성공한 가운데, 31분에 시작된 두번째 대치전에서는 APK가 먼저 자리를 잡고 기어이 바론을 버스트했으나 그 사이 트런들 - 아트록스 - 르블랑이 순차적으로 전사, 타릭을 제외한 4명이 살아남은 한화생명을 상대로 APK의 봇 듀오가 외로이 남아 지옥의 카이팅을 시작한다. 바론 옆 정글에서 시작된 밀고 당기는 추격전은 바텀 2차 포탑 잔해 앞까지 이어졌는데, 여기서 하이브리드가 '''4:2를 사실상 혼자서 멱살 캐리하며 다 때려잡는 신기를 보여주며''' 에이스를 띄워버렸다.[63] 그대로 APK의 부활한 챔피언들이 합류하며 한화생명의 본진을 장악, APK가 1세트를 선취한다.
한화는 중반 바론 때 버스트 오더를 한 사람에게 피드백이 세게 들어가야 될 정도[64] 로 거의 본인들의 승리를 갖다 던진 셈이 되었다. AS 케넨을 뽑은 걸로 봐서 스플릿 위주로 돌리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으나 결과적으로 그 바론 오더 한방으로 스플릿은 한 번도 못 해보고 계속 APK의 바론 OX 퀴즈에 끌려다니자 한타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AS 케넨은 한타 시작 때마다 폭사하기 마련이었다.
전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원맨쇼'''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 바론 전부터 과감한 앞비전으로 딜을 넣을 만큼 넣고도 물리지 않았고, 2번째 바론 직후에는 '''반피 브라움을 끼고 4대1을 이기는''' 진기명기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DRX-DWG전 3세트에 연패를 끊을 뻔하다가 넥서스 피 26 차이로 실패했던 이즈리얼의 연패 행진은 마침내 하이브리드의 손에 의해 끊어졌다. 만장일치로 POG를 받은 것은 덤.
8.2. 2세트
양 팀의 원딜이 각각 칼리, 미포로 바뀐 것 외에는 2페이즈 밴까지 전반적으로 비슷한 구도가 이어졌다. APK는 지난 경기에서도 보여준 미드 이렐을 조이의 카운터로 뽑았고, 한화생명은 전 경기보다 더욱 라인전에 힘을 싣는 엘리스 정글과 큐베의 또 다른 시그니처 나르를 가져왔다. APK의 막픽은 미포의 한타 파트너로 자주 선택되는 럼블이었다.
엘리스의 초반 블루 스타트를 방해하기 위해서 APK의 탑-정글이 작정하고 카정하러 와 강타싸움에서도 이기고 점멸까지 뽑으면서 이번에는 APK가 기분 좋게 출발한다. 연이어 플로리스가 적 블루 카정 후 적 레드로 뛰기라는 기묘한 정글 루트에 한화생명의 봇 듀오가 저지하러 나가면서 경험치 손해까지 보고 시작한다. 그러나 6분 경, 플로리스의 바텀 갱을 정확히 읽어낸 하루가 역갱을 잘 치는데 성공해 오히려 2:1 킬 교환을 해내며 킬 스코어는 한화생명이 앞선 채로 시작한다.
미드에서는 조이의 점멸이, 탑에서는 럼블의 점멸이 빠진 가운데 한화생명이 먼저 전령을 트라이했고, APK가 이것을 견제하려다가 럼블 - 이렐리아가 차례로 잘라먹히면서 킬 스코어는 4:1로 벌어지고 전령에 첫 용까지 헌납하며 극초반의 기세와는 완전히 상반되게 한화생명이 기세를 잡는다. 그리고 이 전령으로 탑 1차 포블까지 내며 글로벌 골드는 2천 차이로 벌어진다. 연이어 2번째 용 대치전에서도 칼리의 궁극기와 트런들 점멸이 교환되고 위 쪽에서도 엘리스, 조이를 의식해 럼블의 점멸이 빠지면서 2용까지 한화생명이 손쉽게 챙겨오고, 2번째 전령에 탑에서 솔킬까지 나면서 스노우볼이 굴러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화생명이 칼3용을 챙기고 전라인 1차를 공성하며 게임이 무난하게 기울어지나 싶었던 찰나, 25분에 귀신같이 템트가 순간적으로 앞 포지션에 나왔다가 포커싱당해 터지는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APK가 3:1 킬 교환을 해내고 4번째 용을 챙겨오며 게임을 비비기 시작한다. 연달아 큐베의 나르가 사이드를 밀던 과정에서 럼블 - 미포에게 물려 죽는 사고가 터지고, 연이어 5번째 용 대치전에서도 APK가 오히려 이렐리아를 사이드로 돌리며 주도적으로 라인 관리를 했으나, APK가 너무 신을 낸 나머지 미포가 라인을 정리하러 간 사이 한타를 걸려 2킬을 내주고 바람 용의 영혼을 헌납하고 연이어 바론 앞에서 럼블까지 추가로 죽으면서 바론까지 한화생명의 몫이 된다.
한화생명은 그대로 기세를 몰아 미드 - 바텀 억제기를 돌려깎고 칼리스타를 앞세워 APK를 옥죄어 들어갔으나 '''너무 앞서다가 이렐리아 스턴 - 미스 포츈 딜에 폭사하면서''' 게임을 끝내는 데 실패, 게임은 35분을 넘어 장기전으로 접어든다. 그래도 바로 다음에 한화생명이 나르의 텔로 어그로를 끌며 장로를 쉽게 가져갔고, 거기에 바론까지 주면 답이 없는 APK는 억지로 한타를 걸었지만 결국 장로의 힘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고, 그대로 한화생명이 넥서스를 깨며 세트 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든다.
여담으로 하이브리드의 첫 데스 이후 바로 넥서스가 깨지며 APK는 패배했다. 여러모로 예전 넥서스좌가 생각나는 장면.
이 경기 결과에 따라 3세트를 한화가 승리할 시 그리핀은 승강전행이 확정된다.
8.3. 3세트
한화생명 정글이 그라가스에서 엘리스로 변경된 걸 제외하고 1세트와 동일한 밴픽이 만들어지면서 갑자기 자존심 싸움이 되어버렸다.
초중반까지는 엘리스의 적극적인 갱킹으로 한화생명이 2차를 일찍이 전부 깨면서 유리했으나, 오히려 너무 빨리 2차 타워를 밀었던 탓인지 스플릿 운영을 해야 할 AS 케넨이 계속 본대에 붙어 있으며 더 이상의 스노우볼링을 굴리지 못한다. 그러다 드래곤 대치 상황, 플로리스가 드래곤을 먹고 서로 1:2 교환을 해 한화생명이 1킬 더 가져간다고 생각하려는 찰나, '''갑자기 템트가 점멸을 쓰면서 적 본진으로 들어가 폭사'''하는 하드쓰로잉[65] 을 하며 그나마 킬이라도 우세했던 이점을 없애버린다.
이 템트의 쓰로잉을 기점으로 한화생명은 힘이 쭉 빠지게 되고, 잘 큰 이즈와 르블랑이 중심이 되고, 플로리스가 기둥으로 한타를 열어 미드 아래쪽 강가에서 타릭을 무적 발동 전에 터트리며 APK가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고 바론까지 가져가며 다시 APK쪽으로 우세해진다. 그 뒤에는 초중반에 한화가 하던 운영을 APK가 넘겨받아 이어 전방위 압박을 벌이며 탑 억제기를 밀어내고, 다시 바론을 먹고 이번엔 쌍둥이 타워에서 대치하다가 하이브리드가 비스타를 순식간에 잡아내면서 대치 구도가 박살나며 APK 승리.
결과적으로 이번 시즌 들어 스플릿 올인형 챔피언들의 씨가 말라버린 이유를 잘 보여준 경기이자 한화생명의 '''처참하기 짝이 없는 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경기'''가 됐다. 중계하던 울프가 한화생명의 운영을 보고 극대노하면서 중계를 했을 정도. 그도 그럴 것이 AD 케넨으로 스플릿 특화 템트리를 올렸기 때문에 한화생명은 스플릿 중심으로 운영을 했어야 했는데 '2차 포탑들이 너무 일찍 밀린 탓인지' 케넨이 할 일이 없어져서 '''합류해서 한타를 하려고 시도했다.'''
케넨이 봇 라인에서 스플릿하고 있다가도 남은 멤버들이 계속 합류하려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합류하게 되고, 그렇다고 합류 안 하고 이 악물고 억제기 타워를 두들기자니 르블랑이 잘 커서 만약 큐베가 르블랑에게 잡히기라도 한다면 바로 그냥 지는 거라 도박을 하기도 뭐했다. 결국 AD 케넨이 제일 싫어하는 한타로 끌려들어와 매번 지는 구도가 몇 번이나 나왔다. 차라리 2세트처럼 나르를 했다면, 똑같은 템트리로 스플릿을 해도 케넨과 달리 나르는 한타에서도 챔프의 힘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템트리라서 아쉬웠던 부분.
반대로 하이브리드는 '''1세트는 우리가 정답이었다 + 이즈리얼이 불리할 때 뒤집을 힘이 없는 게 아니라 다른 원딜러가 이즈리얼을 못 하는 거다'''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듯이 불리한 흐름을 이즈리얼로 뒤집어내는 데 성공했으며, 플로리스는 트런들로 신들린 기둥 활용으로 불리한 흐름을 뒤집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POG에 선정되었다. 커버 또한 3세트에서는 르블랑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선보이며 승리에 한 몫 보탰다. POG에 선정된 것이 조금 의외였다는 평가가 많기는 하였으나, 정확하게 기둥으로 리헨즈를 끊어낸 시점부터 APK에게 대세가 오기 시작한 결정적 장면이어서, 옵저버 및 해외 중계진으로부터 인상적인 평가를 받았다.
여담으로 익수는 점화석을 2개 사는 실수[66] 를 했는데, 플로리스가 승자 인터뷰에서 "점화석 2개로 드래곤볼 모으더라고요. 소원이 이루어진 게 아닐까..."라는 드립을 치면서 중계진들에게 폭소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8.4. 총평
'''니가 가라 9위'''를 외치며 치고 올라가는 데 성공한 팀은 APK였다. APK는 한화생명 / 샌드박스를 제끼고 6승 고지에 올라서며 승강전 탈출 레이스에서 매우 유리해졌으며, 한화생명은 다시 9위에 내몰린 가운데 하필 다음 상대도 체급 차가 심한 젠지인지라 경우에 따라선 마지막 주 그리핀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APK는 샌드박스와 한화생명보다 먼저 6승 고지에 올라서며 승강전 탈출의 실마리를 잡았다. 물론 아직 두 팀의 잔여 경기 결과를 봐야 하지만 적어도 그리핀에게 밀리는 상대 전적을 더 이상 의식할 필요는 없어졌다는 것이 다행인 부분. 다른 경기와 달리 익수가 부진하긴 했으나 한화의 자멸과 나머지 라인의 분전으로 승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APK 상승세의 수훈갑은 단연 하이브리드라고 할 수 있는데, 2라운드의 지표가 룰러, 데프트, 테디, 에이밍 등 걸출한 원딜들을 제치고 '''1위'''[67] , 승강전권 팀답지 않게 POG가 '''800점'''[68]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지표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한화생명의 입장에서는 지난 샌드박스전이 생각나게 만드는 결과였다. 세트 스코어도 그렇고 매치 패배를 당했다는 결과도 그렇지만, '''문제의 핵심은 역시 유리한 게임을 팽개쳐버리는 처참하기 짝이 없는 운영 능력'''. 특히 해설진들이 '''초반만 볼 때 오늘 한화의 경기력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까지 했을 정도로, 1세트나 3세트나 초반에 '하위권 팀이 이렇게까지 잘해?'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잘 나갔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만 잘 하면 승리를 거둘 수 있는데 1세트에선 쓸데없이 바론 오더를 해서 잘 나가던 게임을 한순간에 갖다 바치고, 3세트에서는 밴픽과 맞지 않는 한타를 계속 시도하다 역시 게임을 갖다 바쳤다. 이겼던 2세트도 하마터면 넥서스 오더 한방에 경기를 또다시 팽개칠 뻔했는데, 그나마 2세트에선 워낙에 APK가 처참하게 발려서 그렇게 한 번 팽개치고도 다시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지만, 나머지 세트는 그렇지 못했다.
지난 샌드박스전에서도 그랬고 이번 APK전에서도 그랬지만, 한화생명의 경기는 유리한 상황에선 냅다 슈퍼쓰로잉을 시전해 잘 나가던 경기를 팽개치고, 불리하면 상황을 뒤집어 자기들이 유리하게 만들지 못한다. 역전을 못하는 거야 상대가 더 강해질수록 힘들어지니 어쩔 수 없지만 이기는 게임을 내팽개치는 것이 가장 치명적으로 피드백이 강하게 필요한 부분. 만약에라도 피드백이 되지 않으면, '''한화생명이 그리핀 대신 10위로 내려앉아 승강전 상대 선택권도 없이 게임해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경기가 APK의 승리로 끝나면서 그리핀의 운명은 다음 경기인 SB vs KT전으로 넘어가게 됐다. SB가 1세트라도 이기는 순간 그리핀의 승강전행이 확정된다.
9. 83경기 SB 0 : 2 KT
서로 '남은 대진 중 그나마 만만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사력을 다해 임해야 할 경기. 샌드박스 입장에선 어차피 비슷한 급의 팀과의 경기는 다 끝나서 남은 대진은 누가 됐든 지옥같긴 하지만, 그래도 KT가 남은 대진 중에는 '그나마' 나으며, KT는 T1을 잡아먹으며 포시를 99% 확정지은 김에 와카전 진영 선택권이 있는 4위까지 굳히고 싶을 것이다.
샌드박스는 승강전 레이스에서 가장 대진이 안 좋은데, KT를 잡고 6승을 찍지 못하면 승강전에 소환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한화와 APK의 대진에서 한 팀은 반드시 6승이 되고 아프리카는 현재 7승이므로, 한화 VS APK의 패자와 승강전 한 자리를 두고 승점 싸움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 심지어 한화는 그리핀전도 남아 있어서, APK가 이기고 한화가 그리핀을 잡아낸다면 샌드박스 입장에선 거의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다만 그리핀이 아프리카전에서 도로 기량이 가라 앉아 승강전에 스스로 내려간 바람에 샌드박스에게도 어느 정도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이 경기마저 0:2로 패배한다면 승강전을 진지하게 걱정해야 한다. 다음 담원전까지 0:2로 패배하게 된다면 한화를 2:0으로 이길지 모르는 그리핀과 순위 결정전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 다만 문제는 KT가 T1을 2:0으로 때려잡으면서 기세를 제대로 탔다는 것. 하필이면 본인들은 운영의 강팀에서 운0의 약팀으로 추락했는데, kt는 운영의 T1을 촘촘한 운영으로 연거푸 박살내며 특유의 지독한 운영 능력을 과시했다는 게 더 골치 아프다. 그나마 2라운드 들어 업셋이 미친 듯이 많이 나오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샌드박스의 경기력 자체의 고점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업셋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직전에 벌어진 APK VS 한화생명전에서, 한화생명에 비해 득실이 좋은 편이었던 APK가 승리하여 앞서간 것은 샌드박스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장 지금 한화생명이 그리핀을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경기력인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남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
그리핀의 입장에선 KT가 샌드박스를 2:0으로 꺾어줘야 숨통이 트인다. 만약 샌드박스가 1세트만 가져가더라도 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그리핀의 승강전행이 확정된다.'''
KT가 이 경기를 스코어에 상관없이 승리만 거두면 포스트 시즌 진출 자력 확정을 넘어 4위로 마감하게 되는 동시에 아프리카는 잔류가 확정이다. 지난 시즌에는 스프링 서머 다 합쳐서 겨우 이뤄낸 10승을[69] 이번 스프링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찍게 된다. KT가 승리하면 담원은 남은 샌박을 잡아도 KT의 승수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 최악을 가정하여 KT가 0:2로 진다고 하더라도, 그 직후에 열리는 아프리카와 드래곤X의 대결에서 드래곤X가 승리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
9.1. 1세트
샌드박스에서는 오랜만에 온플릭이 선발 출전했다.
뭐라 쓸 게 없을 정도로 kt가 경기 끝까지 샌드박스를 농락했다. 중간에 에이밍이 따로 다니다 두 번이나 연달아 끊기며 어김없는 대퍼를 시전했지만 이미 성장 차이나 조합 차이가 극심해 샌드박스가 그걸 잘 받아먹어봐야 경기가 끝나는 시간만 조금 늦춰졌을 뿐이었다. [70]
해설진이 여러번 언급했지만, 샌드박스의 조합은 광속으로 달려오는 KT의 미스 포츈을 도브가 토스하냐 못하냐로 귀결되는 조합인데, 광속을 주체하지 못하고 달리다가 객사한 장면을 제외하면 그냥 달려오는 미스 포츈에게 주요 챔피언들이 먼저 폭사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전투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았다. 교전상의 전술의 문제라기보단, 이현우 해설 말마따나 무난히 반반만 가다가 그렇잖아도 보좌관이 한가득 들러붙은 미스 포츈을 괴물로 만들어버린 전략의 문제였다. 여기에 샌드박스가 도망갈 견적을 볼 때마다 시의적절하게 퇴로를 막아버리는 기둥은 덤.
9.2. 2세트
초반 3밴 과정에서 오른과 세트가 풀렸고 선픽 KT가 미스 포츈을 가져와 쥐어줬는데 샌드박스가 미스 포츈을 내준 이상 추가로 내주면 안 되는 오른 - 세트를 거르고 자르반을 1픽, 이즈리얼을 2픽으로 가져오는 의외의 선택을 내린다. 이에 이현우 해설은 '''맛이 옅어진다''', 김동준 해설은 '''(올라프-유미 나올 거) 예상하고 해야 된다'''며 분노의 일침을 가했고, 자르반을 가져온 것을 확인하자마자 KT는 김동준 해설이 예상한 대로 올라프와 유미를 가져온다. 그래도 다행히 kt가 오른을 거르며 샌드박스가 운 좋게 오른을 획득하는 데엔 성공을 했지만 이미 KT는 오른을 뚫을 조합이 완성된 상황. 이미 밴픽부터 게임이 터진 경우로, 해설진들도 밴픽만 보고도 이미 어느 정도 승부를 확신한 분위기였다.'''김동준: 이거 호흡이 안 맞았죠?'''
'''이현우: 결국 다시 들어갔는데... 이거 호흡이 왜 이러죠?'''
'''성승헌: 이상한 호흡! 기묘하게 됐습니다! 다 당합니다! 다 당합니다!'''
- 실패로 돌아간 샌드박스의 3인갱 상황에서.
아니나 다를까, 해설들이 비판했던 대로 이미 오른을 뚫을 조합이 완성된 것에 더해서 이번에는 인게임에서 KT는 1세트에서 따로 다니다 잘린 걸 의식하듯 뭉쳐다니는데 샌드박스는 바텀 3인갱을 시작했다가 오더가 갈리면서 노틸러스가 죽고, 그 와중에 올라프에게 뒤를 잡혀서 자르반이 이즈리얼을 살리려 희생되는 등 알아서 망가지는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후로도 샌드박스는 하나하나씩 5:1 토너먼트를 신청하며 스스로 자빠졌다. 심지어 전령 2개를 샌드박스가 전부 먹었는데도 타워 하나를 채 깨지 못했고, kt도 첫 전령은 먹으려다 상대가 우루루 몰려와서 내주긴 했지만(그마저도 바텀에서 어설프게 갱을 시도하다 제대로 두드려 맞으면서 전령의 유통기한도 못 지키고 날려버렸다) 두 번째 전령은 승부가 많이 기울어진 상황이어서 샌드박스가 먹든 말든 아예 신경도 안 쓰고 포탑을 밀어버렸다.
해설들이 누워 있다 그대로 정신을 잃고 잠들어버렸다고 평가를 할 정도로 샌드박스는 2020 스프링 최악의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샌박은 그 그랩 이후로 멘탈에 대미지를 제대로 입은 건지 마지막에 도브의 의아한 진입이 나오는 등[71] 멘탈이 나가지가 않고서는 나오지 않을 쓰로잉이 나왔다. 그 결과는 당연히, 그리고 뭐라 할 말이 없는 1세트 이상의 학살극. KT는 게임을 운영으로 푸는 팀들이 모두 다 질질 끄는 게 아니라는 듯 드래곤 영혼까지 거르고, 바론 버프 한 번에 화끈하게 넥서스까지 밀어붙여서 24분컷을 냈고 샌드박스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얻은 것이라곤 챙겨서 이득을 보긴커녕 아끼다가 허무하게 날려먹은 전령 두 개와 에이밍이 우물 레이저 사거리를 계산 못하고 들이대다 내준 1킬뿐이었다.
워낙 무난하게 이겨서인지 POG 투표에서 미드를 제외한 4라인이 골고루 표를 받았고, 그 중에 4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보노가 POG에 선정되었다.
9.3. 총평
예상대로의 경기 결과였다. KT가 T1을 무너뜨린 여세를 몰아 거의 일방적인 학살극을 선보이며 2 - 0 압승을 거두고 '''4위를 확정지었다'''. 반면 샌드박스는 마지막 상대인 담원 게이밍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처절한 상황에 내몰렸다.
KT는 에이밍이 매우 유리해진 상황에서 미포-유미 조합의 이속을 과신하다가 한두 번 잘린 것 이외에는 모든 선수가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반면 샌드박스는 1, 2세트 모두 알아서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라인전, 한타, 운영, 시야 장악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심각한 모습.
샌박은 승강전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어디부터 망했는지 팀의 모든 손발이 안 맞는다. 이러다 정말 APK나 한화, 심지어는 그리핀 대신 승강전행을 겪을 만한 눈이 썩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고스트와 유의준 감독이 빠지니 고릴라가 들어와도 합이 맞긴커녕 2세트에서 보여준 것처럼 '''오히려 그리핀 이상으로 더 심해지고 있다.'''
샌박이 KT에게 0:2 완패를 당하면서 아프리카는 잔류를 확정지었고, 그리핀은 여전히 승강전 탈출의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10. 84경기 DRX 2 : 1 AF
그리핀을 승강전 끄트머리까지 밀어넣고 간신히 승강전을 면한 아프리카와 담원을 아슬아슬하게 꺾으면서 단독 2위로 올라갈 기회를 얻은 DRX의 대결. 한 때는 나란히 4강 체제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으나, 정규시즌 극후반까지 온 현재는 두 팀 사이의 거리가 많이 멀어진 상황. 1라운드 땐 3세트 접전 끝에 DRX가 패승승으로 아프리카를 이긴 바 있다.
아프리카는 2라운드에 들어와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며 추락하다 최하위 그리핀을 보약 삼아 연패라도 끊은 건 다행이지만, 여전히 내부적으로나 팀 외적으로나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거기다 아프리카는 이번 경기에서 패배할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 경우의 수가 완전히 사라진다.[72] 플옵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잡기 위해선 반드시 이번 경기를 이겨야 한다. 어차피 자력으로 진출할 수는 없으므로 본인은 DRX-T1을 모두 이기고, 샌드박스가 담원을 잡아줘야 하는 등 어려운 조건이 많다. 그나마 T1은 상태가 별로 안 좋아보이므로 DRX를 잡는다면 조금 더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샌드박스가 하는 모습을 보면 담원을 이겨줄 것 같지가 않으니, 아프리카는 잔류를 확정지었으니까 다음 시즌을 기약하기 위해 조금 여유를 가지고 잘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할 수도 있다.
반대로 DRX는 그야말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얻었다. 난적 담원을 풀세트 접전 끝에 하늘의 도움으로 격파했지만 한 세트를 내주면서 득실이 아쉽던 찰나, 순위 경쟁팀인 T1이 KT에게 0대2 셧아웃을 당하면서 승리는 단 1승 차이에 승점은 동률인 상황. 이번 경기를 스코어 관계없이 이기기만 하면 T1을 제치고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게 된다. 거기다 만약 2:0으로 이긴다면 마지막 APK전을 스코어 관계없이 승리만 해도 T1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위가 확정되고, 젠지까지 미끄러진다면 1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DRX 입장에서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인 셈.
DRX가 이 경기를 스코어에 관계없이 승리하면 아이러니하게도 직전 경기에서 본인들이 꺾었던 담원 게이밍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5위가 확정된다. [73]
10.1. 1세트
대세 원딜이 상당히 많이 풀린 가운데 DRX는 바루스를 선픽했으나 아프리카는 오히려 원딜 대신 제이스, 자르반을 빨리 챙겨온다. DRX는 올라프, 오른으로 탑-정글을 맞춰줬고 아프리카는 3픽으로 세나를 챙겨온다. 2페이즈에 서포터가 상당수 밴 된 가운데 아프리카는 4픽으로 노틸러스를 골랐고, DRX는 노틸의 카운터 모르가나 서폿에 지난 경기에 이어 '''아지르'''를 선택한다. 아프리카는 막픽으로 올인의 장인픽인 '''애니비아'''라는 승부수를 던진다. 양 팀 모두 다양한 이니시 수단을 갖춘 가운데 DRX는 상대적으로 꽝 붙어서 벌이는 인파이팅에 강점이 있으면서 방관 바루스로 상대의 포킹에 맞불을 놓는 조합을, 아프리카는 포킹과 벽 스킬을 활용한 사거리 싸움에 중점을 둔 조합을 꾸렸다.
아프리카의 바텀이 상성 상 너무 불리해 초장부터 CS가 20개씩 차이나며 채굴을 당하더니, 6렙 타이밍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갱을 당해 바루스에게 2킬을 헌납하면서 사실상 초장부터 바텀이 터져버린다. 그 후 다시 한번 벌어진 바텀 교전에서 모르가나와 세나가 교환되며 아프리카가 손해는 막나 싶었으나, 발이 풀린 모르가나가 미드 로밍을 가서 신들린 속박 명중 쇼를 보여주며 자르반과 애니비아를 모두 잡아버리는 슈퍼 플레이까지 보여줬다.
이렇게 초장부터 벌어진 바텀 차이에 미드의 애니비아마저 킬을 따이고 시작한 아프리카는 일어나는 교전마다 손해를 보기 일쑤였고, 그나마 탑에서 분전해준 기인 덕분에 탑 1차를 민 것을 제외하면 20분만에 용 점수 3:0, 포탑 3:1, 킬 스코어 10:4, 글로벌 골드 6천 차이로 게임이 진작에 터져버린다. DRX는 게임을 더 끌 생각이 없다는 듯 본대는 바텀 2차를 공성하며 올라프 - 아지르 둘이서 칼 바론을 치는 결단으로 바론까지 챙겨와 가속 페달을 밟는다.
바론 버프를 두르고 아프리카의 본진을 압박하기 시작한 DRX의 본대는 포탑을 끼고 버티는 아프리카의 챔피언들을 두들기면서 인상적인 어그로 핑퐁으로 억제기를 하나 둘 철거해내고 승기를 잡는다. 그러다가 결국 HP가 많이 빠진 DRX의 챔피언들을 아프리카 측이 추격하는 구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되나 싶었으나 DRX가 아슬아슬하게 아프리카의 추격을 뿌리쳤고, 아프리카 측이 드래곤 존 앞에서 추격을 포기하고 드래곤을 치기 시작하자 오히려 DRX가 워모그로 풀피가 된 올라프와 오른의 궁극기를 앞세워 역이니시를 열어 용 앞에서 아프리카의 본대를 박살내며 대승, 그대로 넥서스까지 밀고 들어가 경기를 마무리한다.
DRX는 모두가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다시 한 번 아지르를 잡은 쵸비는 아직 아쉬움이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 경기에 비해선 숙련도가 많이 올라간 듯한 모습을 보였고, 케리아는 비주류 서포터인 줄만 알았던 모르가나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며 POG를 챙겨가 '''데뷔 시즌에 서포터로 POG 800점'''[74] 이라는 기염을 토했으며, 데프트는 방관 바루스로 포킹에 강점이 있는 상대 조합을 오히려 포킹으로 압박하는 존재감을 뿜어냈다.
아프리카 입장에선 그냥 '''실력 차이'''가 났다고 봐도 무방했다. 딱히 범인을 찾을 거 없이 모두가 범인이었을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일단 밴픽부터 '''완전하게 꼬여버리면서''' 바텀은 정직하게 상성대로 털렸고 정글은 그걸 막지 못한 가운데 미드와 함께 바텀 로밍에 깔려죽으며 게임 시작 10분만에 '''1픽을 뽑은 기인에게 모든 걸 맡겨야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열렸다. 그나마 기인의 캐리력과 세나의 장점을 믿고 줄 건 줘를 시전하기는 했으나 가속 페달을 밟으며 몰아붙이는 DRX의 플레이에 의해 결국 '''뭐라도 줄 테니 좀 기다려줘''' 의 모양새가 되면서 그나마 아프리카가 기대를 걸어볼 기인조차도 순식간에 휩쓸리며 무너졌다.
아프리카가 이 경기를 패배하면서, 2:1로 승리하더라도 담원이 샌드박스와의 경기에서 스코어 상관없이 이기기만 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는, 벼랑 끝에 몰렸다.
10.2. 2세트
DRX 측에서 네번째 밴을 쓰지 못하고 날리는 실수를 범했다.이현우: '''아프리카가 미드에서 이렇게까지 차이를 벌리면서 캐리한 게임이 있었나 싶네요. 모든 한타의 중심에 올인이 있어요.'''
양 팀의 원딜러들이 바루스와 칼리스타라는 무난한 원딜을 챙긴 가운데 아프리카 측에선 다시 기인에게 제이스를 쥐어줬고 DRX 측에선 1라운드에 기인 상대로 0/5/0으로 털렸던 도란의 아픈 손가락 이렐리아를 뽑아들었다.
바텀 라인전에선 DRX의 봇 듀오가 딜 교환에서 우위를 점하며 초반 리드를 가져온 것과는 달리 상체에선 올인이 빠르게 탑 로밍을 감행해 도란에게 2데스를 안겨주면서 탑 라인의 균형이 기인 쪽으로 크게 기운 모양새가 된다. 아프리카는 이에 힘입어 첫 드래곤까지 무난하게 접수하지만 이후 전령을 먹기 위해 모이던 과정에서 제이스가 급발진을 했다가 죽으면서 DRX도 킬을 챙겨왔다.
이후 기인은 봇에서 매복하던 바루스에게 물려서 점멸까지 빼고 딸피로 간신히 빠지고, 도란은 2번째 용 교전에서 앞점멸 궁을 허공에 날리는 등 양 탑솔의 자강두천이 벌어진 가운데 2용까지 아프리카가 무난하게 챙겨온다.
DRX도 탑에서 도란 - 표식이 기인을 다시 한 번 끊어낸데 이어 데프트가 바텀에서 포블을 가져오는 등으로 이득을 챙기며 만회해나가던 와중 세번째 드래곤을 두고 양 팀의 대치 구도가 만들어진다. 아프리카 측이 먼저 버스트를 시도한 가운데 표식이 스틸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뒤이어 벌어진 교전에서 양 팀의 탑솔러들이 허무하게 끊긴 가운데 갈리오의 3인 도발에 힘입어 아프리카가 근소하나마 좀 더 우위에 서게 된다.
그리고 문제의 4용 타이밍, 아프리카 프릭스 측이 먼저 버스트를 시도해 칼같이 영혼 획득에 성공했고 뒤이은 교전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승기를 굳힌다. 연이어 바론을 챙겨온 아프리카는 그대로 DRX의 본진으로 돌입해 넥서스를 장악하며 넥서스 파괴마저 뒤로 미루고 킬을 쓸어담을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 끝에 1:1로 균형을 맞춘다.
사실 밴픽 때 주목받은 탑 구도는 기인도 덩달아 자강두천을 시전하면서 게임에 큰 영향이 없었지만, '''미드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 사실상 '''올인의 기인 열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미드 하드캐리 게임이었는데, 기인 열전의 원조 기인은 번아웃에 걸린 듯 뇌절을 일삼고 있는데 올인의 갈리오가 시작부터 탑 로밍으로 2킬을 따고 한타 때마다 선봉에 서서 밥상을 차리며 혼자서 딜/탱/라인전/로밍/이니시 등 게임을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해내며 킬 관여율 100%를 찍고[75] 말 그대로 멱살 캐리를 해버렸다. 여기에 미스틱-젤리 듀오도 아예 터져버린 1세트와는 달리 초반에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적당히 버텨내더니 한타에서 크게 활약하며 승리에 적지 않은 지분을 가져갔다.
DRX는 마지막 픽으로 이렐리아를 가져간 게 완벽한 패착이 됐다. 아프리카가 선택한 제이스는 똑같이 뇌절을 하기는 했어도 정글 트런들과 미드 갈리오가 정면에서 버텨주니 한타 구도로 넘어가서는 그래도 밥값은 할 수 있었다. 반면 DRX는 미드도 르블랑인데 탑에도 이렐을 세우면서 한타 구도에서 두 챔피언이 동시에 진입각을 노리고 정면에선 쓰레쉬 혼자 바루스를 보호해야 하는 막대한 미션이 주어지는 등 밴픽 구도가 완전히 꼬였다.
사실 도란이 주어진 미션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수행했다고 가정해도, 제이스-갈리오-칼리스타-타릭 등 이렐리아가 진입하면 사용할 수 있는 CC기 옵션이 너무나도 많아서 한타가 힘든 조합이었는데 그마저도 라인전부터 꼬이며 오차가 너무 심하게 생겼고, 결과적으로 주어진 미션에 완벽히 실패하면서 같이 진입해 어그로 핑퐁을 해줘야 하는 쵸비도 덩달아 꼬였다. 즉 결과를 보면 미드 차이였지만, 그 미드 차이가 발생하는 과정에는 도란의 챔피언 숙련도가 있었고, 그것을 뿌리까지 파내보면 오만하다고 볼 수 있는 밴픽 구도가 있었다.
10.3. 3세트
84경기만에 아펠리오스가 밴픽률 100%에서 벗어났으며, 데프트는 1세트에 이어 다시 유성 방관 바루스 빌드를 탔다.
시작하자마자 아프리카가 바텀으로 직선 인베를 갔으나 DRX는 여유롭게 빠져나왔다. 이후 자르반이 다시 한 번 2렙갱을 시도해 DRX 바텀 듀오의 점멸을 뺐고, 또 한 번 바텀 갱을 시도했으나 바루스의 포킹으로 미스 포츈이 빈사 상태에 처하며 동선이 꼬이게 되었다. 이후 미드에서 교전이 일어났고, 양팀 정글러가 커버 플레이를 왔으나 자르반보다 올라프가 먼저 도착하여 퍼블에 성공했지만 무리한 포탑 다이브로 올라프도 따임으로써 서로 1킬을 주고받았다.
탑에서는 기인은 오른으로 사일러스를 상대로 '''선 처형인의 대검'''을 가는 기행을 선보이며 CS를 앞서는 가운데, 첫 용 교전에서도 순간적으로 표식의 올라프가 점사를 당해 죽는 사이 쵸비도 자르반을 잡아내고 빠지는데 성공하는 등 서로 칼 용을 막는데 성공한다. 이후 8분대에 재개된 용 대치전에서도 치열하게 서로의 이니시가 무효로 돌아가며 킬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아프리카가 갈리오의 텔을 활용해 봇 갱을 시도했다가 올라프 역갱에 2:1 교환을 내주고 갈리오도 간신히 살아돌아가며 위기에 빠지나 했으나 갈리오가 딸피의 유혹으로 바루스를 묶어둔 뒤 자르반으로 막타를 치는 데 성공하며 킬 스코어 4:4 균형이 맞춰지는 등 용 점수는 0:0인 채로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진다.
이후 DRX는 전령, 아프리카는 첫 용으로 오브젝트를 교환한 가운데 아프리카가 또 다시 봇 다이브를 시전했고 오른 - 사일러스가 모두 합류한 가운데 아프리카가 2:1 교환을 해내며 이득을 보는 듯했으나 뒤늦게 따라온 아트록스가 갈리오를 잘라내며 킬 스코어 동률을 맞추는 사이 유일하게 전장에 없었던 올라프가 탑 1차를 밀고 라인을 포식하며 결국 DRX가 이득을 챙긴다. 이어지는 2번째 용을 앞에 둔 교전에서도 아프리카가 호기롭게 이니시를 걸긴 했으나 DRX의 봇 듀오가 건재한 가운데 뒤늦게 합류한 아트록스에게 본대가 쓸려나가며 4:2 교환으로 교전 대패, 킬 스코어는 11:8로 엇비슷하지만 글로벌 골드 5천 차이로 벌어지며 또 다시 게임이 크게 기울어진다.
이후 DRX가 무난하게 스노우볼을 굴려가며 3번째 용에 미드, 봇 2차까지 밀어내며 게임을 굴려나가서, 미드 억제기 공성 과정에서 쵸비가 벽 너머로 넘어가서 자르반을 때리다가 오른-자르반-노틸의 CC기 3종 세트를 두들겨맞고 녹아버리는 뇌절을 범하고, 갈리오 궁을 뺏어서 지원하러 날아온 도란도 세트로 죽은데다, 그 과정에서 미포가 대량의 현상금을 챙겨가 순식간에 원딜 간 골드 격차가 역전되며 게임은 30분을 넘어 장기전으로 흘러간다.
시간이 지나 5번째 용을 앞두고 아프리카가 미드로 나와서 대치하는 순간, 젤리의 노틸러스가 모르가나에게 닻줄을 던졌다가 블랙실드에 막히고 끌려가는 바람에[76] 정면 한타가 벌어졌고, 급하게 달려온 사일러스가 오른 궁을 뺏어 바로 날렸는데, 미포가 맞아 4탱-1미포 조합의 1미포가 탱커들과 포지션이 갈려버리고 바로 아트록스에게 물려 녹아내리며 순식간에 5:0으로 한타를 대패한다.[77] 그렇게 쵸비의 뇌절은 '그랬더라' 수준의 해프닝으로 끝났고 그대로 DRX가 아프리카의 넥서스까지 밀고들어가 2:1로 게임을 마무리짓는다.
강퀴는 개인방송에서 아프리카의 조합이 바텀이 캐리해야 하는 조합인데 바텀이 말리기 쉬웠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DRX가 원딜로 바루스를 챙겨갔다는 점도 크지만 상체 라인 3인방의 챔피언도 미스 포츈에게 위협을 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충분했던 상황에서 정작 아프리카는 미스 포츈을 시팅할 만한 챔프가 없었고, 서포터랍시고 뽑은 건 1세트에서도 뽑았다가 모르가나에게 탈탈 털리고 아무것도 못 한 노틸러스였고, 이번엔 심지어 데스 그랩으로 그나마 역전 가능성이 보이던 게임에 쐐기까지 박았다.
10.4. 총평
'''눈앞에 놓인 기회를 잡는 데 성공한 것은 DRX였다.''' DRX가 아프리카 프릭스를 2:1로 격파하면서 T1을 제치고 2위에 등극했으며 아프리카 프릭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일말의 희망을 살려낼 기회를 날려버리며 스프링 시즌을 사실상 마감하게 되었다.
승자인 DRX의 입장에서는 T1을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한 세트를 내준 것이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1위 탈환 가능성이야 어차피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한다지만 마지막 상대인 APK를 반드시 2 : 0으로 찍어눌러야 2위를 안정적으로 수성할 수 있게 됐기 때문. 문제는 현재 APK는 경기력 면에서 아프리카를 능가하는 강팀이라서 당장 보이는 순위가 아프리카보다 낮다고 안심하기가 어렵다. 2위 사수를 위해서라도 빡집중을 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APK에게 발목이 잡혀서 '''기껏 잡은 2위를 다시 T1에게 돌려줘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선수 개개인을 파고 들어가면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2세트의 도란이 아쉬운 점을 많이 보였으나, 그냥 이렐리아를 안 하면 해결될 부분이기 때문에 전력상으로는 큰 이상이 없다. 칼챔 숙련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렐을 꺼낸 것으로 보이나, 사실 현재 도란의 주력 챔피언인 오른, 세트, 아트록스를 모두 끊는 것이 밴픽 구도상 불가능한데다[78] 이렐리아가 딱히 메타에 잘 맞는다고 볼 만한 챔피언도 아니며 3세트에 꺼낸 사일러스 플레이도 꽤 괜찮았던 만큼 보완할 방법 자체는 충분한 상황. 물론 김 감독이 "우린 틀리지 않았다"만 시전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얘기지만.
쵸비는 분명 아쉬운 면도 있었으나 직전 담원전에 비해 아지르 숙련도가 늘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1세트 승리에 지분을 챙겨갔으며 3세트에서는 아트록스로 DRX의 칼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POG를 차지, 1100점으로 에이밍과 비디디를 제치고 2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이나마 단독 선두에 올라서며[79] 정규 시즌 MVP의 가능성을 다시 끌어올렸다. 데프트는 노련한 포지셔닝으로 적재적소에서 딜을 넣었고 케리아는 이번엔 컨디션 난조 등의 악재 없이 편안하게 전천후에서 활약하며 8번째 POG를 가져갔다.
아프리카는 연패를 끊자마자 '''또''' 졌다. 위기 때마다 아프리카의 영웅 노릇을 했던 기인마저 뒷짐지고 있는 가운데 올인이 커리어 하이를 갱신하며 말 그대로 '''영웅출현'''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게임을 3세트까지 끌고갔지만 거기까지였고, 기인이 폼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기인은 데뷔 후 1000일 동안 AF에 있으면서 패배한 경기를 보면 자기가 원맨쇼를 해야 되는 게임밖에 없었다.''' 지금부터는 진지하게 아프리카 프릭스라는 팀이, 기인 원맨팀에서 벗어날 생각이 있는 것인가?를 고찰해야 한다.
거금을 주고 붙잡은 프랜차이즈 스타인데 기인이 잘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문제의 핵심은 '''기인이 없어지면 그 누구도 불리한 게임에서 좋은 폼을 보여주질 못한다.''' 이 날 경기에선 올인이 커리어 하이를 갱신하며 기인 대신에 훨훨 날아다녔으니 그나마 한 세트라도 이긴 거였지, 올인이 아니라 플라이였으면 정말 0:2 셧아웃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11. 85경기 HLE 2 : 1 GEN
통신사 더비에서 T1이 패배하고, DRX는 아프리카를 상대로 상처뿐인 승리를 거두면서, 젠지는 이 경기를 어떤 스코어로든 승리할 시 최소 2위-PO 2라운드 직행이 확정된다. 승리 시 승차가 +5까지 벌어지며 T1이 젠지를 따라잡을 방법이 없기 때문. 하지만 T1을 따돌렸다고 해서 젠지가 안심하기도 힘든 상황인데, 이 경기를 이겨서 2위가 보장된다고 해도 세트패를 내준 후 KT전에서 패배한다면 순위 결정전을 치르게 되기 때문에 젠지로서도 2:0 완승을 거두는 게 최선일 것이다.
DRX의 최대 승점은 14승 4패 +17인데, 젠지가 이번 경기를 2:1으로 이기고 다음 경기를 0:2로 패할 때 14승 4패 +17로 1위 결정전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DRX가 다음 매치까지 세트 스코어 상관없이 패배로 끝맺음하고, 젠지가 이번 매치를 패배하더라도 일단 1세트를 따내고 다음 매치도 세트 스코어 상관없이 이기는 데에만 성공하면 순위 결정전이고 경우의 수고 그딴 거 일절 없이 젠지가 1위를 확정짓는다. 정리하면 젠지가 2:1로 이겨도 최소 2위 확정, 2:0으로 이기면 1위 확정과 동시에 APK가 승강전에서 완전히 탈출한다.
결과적으로, 드래곤X가 아프리카의 올인에게 한 방 얻어맞으며 2:1로 간신히 이겼으므로, 젠지는 이번 경기를 2:0으로 승리하면 정규리그 1위 및 결승 직행이 확정된다. 다음 주에 KT와 붙어야 하는 젠지의 입장에선 KT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T1을 박살낸 걸 마냥 웃으면서 볼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 KT와 만나기 전에 미리미리 변수를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DRX가 앞서 AF 상대로 한 세트를 내주면서 스스로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칠 판이 깔린 만큼, 이제는 집중할 일만 남은 셈이다.
APK전에서 패배하며 승강전의 나락에 몰린 한화 입장에서는 뜬금없이 강팀을 때려잡는 자신들의 도깨비 기질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만약 한화가 2:0으로 이긴다면 샌드박스는 마지막 담원전에서 한 세트만 내줘도 승강전행이 확정된다.[80] 또한 한화가 스코어 상관없이 어떻게든 승리하기만 한다면 '''그리핀은 승강전이 확정된다.''' 반면 한화가 0:2로 패배하면 득실차가 -4까지 벌어지며, 이 경우에는 승자승 원칙에 의해 '''APK가 승강전을 탈출하게 된다.''' 아직 그리핀전이라는 원 코인이 남아 있지만, 절대 안심할 수 없다. 만약 0:2 패를 당하고 혹시라도 발생할 그리핀전 0:2 패가 실현되면 그리핀과 0:2로 전패한 샌박 상대로도 순위 결정전조차 못 할 수 있다.
한화가 1:2로 지면, 샌드박스 게이밍도 여기에 낄 수가 있는데, 샌드박스가 담원에게 0:2 패배했다고 가정했을 때[81] 그리핀이 2:0으로 한화에게 승리하면 3팀이 동률(5승 13패 -13, 상대전적 샌드박스-한화 1:1, 그리핀-한화 1:1, 그리핀-샌드박스 1:1)이 된다. 즉, 지더라도 '''한 세트'''는 따야, 그리핀이 마지막에 회생하게 되는 최악의 구도가 나오더라도 한화생명은 목숨을 한 번 부지할 수 있다.
어찌 됐든 경기 전 사전예상은 그래도 젠지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으나 '''이어진 경기에서는...'''
11.1. 1세트
한화생명은 노골적으로 탑 3밴을 때린 뒤 타릭 - 엘리스 - 칼리스타 순으로 픽을 해왔고, 젠지는 충분히 칼리스타를 뺏어올 수 있었음에도 아펠리오스를 대신 챙기며 트런들 - 브라움으로 확실하게 한타를 보강한다. 2페이즈에는 젠지도 탑 2밴을 추가하더니 아트록스를 뽑았고, 한화생명은 큐베의 남은 시그니처 픽인 나르에 조이를 가져온다. 젠지의 막픽은 역시나 무난한 아지르였다.
엘리스 - 트런들 간의 주도권 차이를 활용한 한화생명이 첫 용을 챙겨온 가운데 바텀 라인전이 딱히 유리하지 않고 오히려 먼저 점멸이 빠질 정도로 밀리면서도 전령을 먼저 트라이하러 갔다가 빠른 시간만에 젠지측이 바텀 포블을 내버린다. 한화생명도 탑에 힘을 꽉 줘서 1차를 밀어낸 후 2차에도 압박을 줬으나 2차 공성에는 실패했고, 연이어 미드에서 칼리스타가 순간적으로 원딜 제외 4챔피언에게 싸먹히면서 퍼블이 나온다. 이후 2번째 용 교전에서도 한화생명이 용을 챙기긴 했으나 이어지는 한타에서 큐베의 나르가 분노 관리 미스로 이니시에 실패, 오히려 Bdd의 황제의 진영 역이니시에 3:1 교환으로 대패하며 용은 한화생명, 킬과 글로벌 골드는 젠지가 앞서는 그림이 나온다.
이후 3번째 용 앞 교전에서는 아펠리오스가 벽 너머에 혼자 고립되는 구도가 나오며 한화생명이 1킬을 따내며 젠지를 쫓아내는 데 성공해 칼3용을 찍는데 성공했으나, 곧바로 바텀에서 큐베가 트런들 - 아트록스에 포착당해 죽고 도와주려고 텔포 탔던 템트까지 아슬아슬하게 트런들을 딸피로 놓치고 죽으며 킬 스코어는 6:2로 벌어진다. 연이어 4번째 용 교전에서도 젠지의 압도적인 화력에 엘리스 점멸, 칼리스타 궁이 연달아 빠지며 젠지가 처음으로 용을 챙겨오며 칼4용을 저지한다.
이어지는 5번째 용 교전에서도 치열한 대치전 끝에 아트록스가 한화생명의 뒤를 잡는 이상적인 한타 구도를 만들며 2:1 킬교환으로 젠지가 승리, 연이어 바론으로 뛰어가 시야를 잡으러 오던 나르를 아지르의 토스로 잘라낸 후 바론을 챙겨 젠지가 확실히 주도권을 잡고 그대로 미드 억제기와 바텀 억제기를 돌려깎아버린다. 큐베가 라스칼을 솔킬내는 해프닝이 있긴 했으나 그 사이 쌍둥이 포탑 하나마저 날아가며 일기토의 결과와는 별개로 한화생명이 치명상을 입고 만다. 귀환 후 정비로 숨을 고른 젠지는 그대로 탑으로 밀고 들어가 마지막 한타에서도 압도적인 화력으로 5:2로 챔피언을 교환하며 에이스를 띄움과 동시에 1세트를 선취한다.
양팀의 밴픽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듯 젠지는 라인전도 나쁘지 않으며 한타에서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쉬운 한타 조합을 짠 반면 한화생명은 라인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한타가 너무 약해 나르의 이니시에 모든 걸 걸어야 되는 고난도 조합을 짜버렸고, 역시나 큐베는 막판 라스칼을 1:1로 따낸 것 외에는 꾸준히 침묵하며 어려운 임무를 전혀 해내지 못했다. 그래도 초반 라인전의 힘을 발휘해 칼4용이라도 찍었으면 조금 달라졌겠지만[82] 라인전에서도 별다른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글로벌 골드 우위를 통한 스노우볼은 젠지 쪽에서 굴려버렸다.
'''그러나 젠지가 웃을 수 있던 건 여기까지였다'''.
11.2. 2세트
한화가 미드를 템트에서 라바로 교체했다. 팬들은 원딜이 구멍인데 왜 직전 경기에서 그래도 폼이 괜찮았던 템트는 내리고 원딜은 교체 안 하냐고 욕을 했지만, '''이 교체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됐다.'''이현우: '''너네 왕이야, 인정할게.'''
전용준: '''킹 슬레이어! 강! 팀! 판! 독! 기! 한! 화! 생! 명!'''
첫 번째 밴 페이즈로 아펠-칼리-세나 등 좋다고 평가받는 원딜들이 다 잘리고, 세트와 유미에 트런들까지 잘린 상황에서 한화생명은 바루스-렉사이-르블랑/젠지는 자르반-오른-미스 포츈을 골랐고, 이어 두 번째 밴 페이즈에 한화생명이 아지르-갈리오, 젠지가 사일러스-타릭을 자른 상황에서 젠지는 평범하게 조이-라칸을 고른 반면 한화생명은 브라움을 고른 뒤 막픽으로 '''케일'''을 골라 큐베에게 쥐어주는 선택을 한다.[83] 전반적으로 젠지는 오른과 미스 포츈을 가져가며 전체적으로 자리를 잡고 싸우는 조합을, 한화는 바루스와 브라움을 가져가며 받아치는 데 능한 조합을 꾸렸다.
극초반 용을 먹기 위해 젠지가 라스칼의 텔까지 동원해 5인 봇 다이브를 시전했으나 리헨즈의 유연한 점멸 활용과 르블랑의 늦지 않은 합류로 오히려 1:1 교환을 이뤄내며 한화생명이 기분 좋게 출발한다. 전령은 젠지, 첫 용은 한화생명이 챙기는 교환이 이뤄진 가운데 르블랑의 로밍이 바텀에 작렬, 앞의 1킬까지 합쳐 르블랑이 3킬을 몰아먹는다.
그러나 2번째 용 교전에서는 비록 한화생명이 용을 챙겼으나 3킬을 먹은 르블랑이 폭사하는 실수를 저질러 순식간에 젠지가 3킬을 따내며 이득을 챙기나 했으나, 젠지가 3킬로 그치지 않고 살아 있는 케일-렉사이까지 따겠답시고 회복조차 안 한 채로 봇 다이브 한 번 더를 시전했다가 아직 남아 있던 포탑과 케일-렉사이의 스킬 콤보에 열심히 두들겨맞고 케일에게 더블킬을 주더니, 끝내는 부활한 르블랑과 브라움이 합류하면서 렉사이에게 싹 정리당해 킬 스코어는 5:8로 벌어진다.
그러나 젠지 역시 이후로는 몇 명 흘리긴 하되 결정적인 한 방은 허용하지 않으며 4용을 둘러싼 대치 구도에서 칼4용을 저지하는 데 이어 다섯 번째 용 등장 시점에서 젠지가 용 앞에 진지를 차리게 되고, 한화생명은 여기에서 드래곤 존으로 향하지 않고 미드 라인을 따라 젠지의 본진을 압박하는 의외의 선택을 한다.
억제기가 밀리자 젠지가 부랴부랴 수비하러 오는데, 여기서 다들 한화가 '억제기까지만 밀고 뒤를 돌아서 싸우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화는 오히려 쌍둥이 앞으로 진격해서 쌍둥이 앞에서 싸우는 선택을 했고,''' 퇴로가 한 군데도 없는 최악의 지형에서 싸운 한화는 결국 전멸하고 만다. 어제 바론 대치에서 바론 둥지로 들어가며 버스트하던 판단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어제와 비슷하게 '''유리한 상황에서 게임을 팽개치려는''' 실책을 저지른 것. 이에 젠지는 바론과 용까지 챙기며 글골을 역전시킨다. 이후 클리드가 매복했다가 비스타, 리헨즈를 잘라내며 젠지가 한화의 미드 억제기도 밀어낸다. 해설진들도 이때쯤 한화생명이 하나 둘 집중력을 잃고 허무하게 실점하는 시기가 왔다면서 '''젠지 쪽으로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바로 이어서 미드 억제기를 수성한 뒤 라인 클리어를 위해 진출하던 한화생명 진영에 클리드가 매복해 있다가 진입하면서 다시 한 번 한타를 걸었으나 서로 정글러 1:1 교환으로 그치고, 재정비를 거친 양 팀이 미드 사거리에서 싸울 준비를 한다. 이때 젠지가 케일에게 수면방울과 미포 궁을 맞혀 케일이 딸피가 되자 추격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바론을 지나서 구도를 유리하게 잡고 추격하던 도중, 클리드가 사용한 깃창+점멸 궁에 룰러가 호응한답시고 딸피 케일을 마무리하려고 '''앞점멸 급발진'''을 했다가 돌출+뇌진탕+케일의 폭딜에 폭사당하는 초대형 사고가 일어난다.[84]
결국 젠지는 룰러의 급발진 탓에 Bdd만 간신히 살려보낸 채 모두가 사살당했고 한화생명은 즉각 바다의 영혼과 바론을 가져간 뒤 재정비를 위해 잠시 후퇴를 택한다. 이에 이대로는 질 수 없다는 듯 라스칼이 다시 한 번 뒤텔로 한타각을 잡아봤으나 이번엔 '''브라움이 못 막아서[85] 날릴 수 있는 궁인데 그냥 넘겨보내고 E로 돌진해버리는''' 초대형 실수[86] 가 또 나오면서 이어진 한화생명의 일점사에 그대로 개죽음당했다. 반면 오른이 뒤텔을 탄 시점에서 젠지의 본대를 휘젓던 라바의 르블랑은 존야와 점멸을 모두 사용하면서 살아나가는 데 성공한다.
이렇게 젠지가 수세에 몰리며 한화생명이 본진에 돌입하면서 벌어진 마지막 한타에서도 한화생명이 케일의 무쌍에 힘입어 3킬을 따내며 넥서스를 장악, 룰러의 마지막 저항마저도 3명을 희생하긴 했으나 라바-하루가 아슬아슬하게 룰러를 잡아내 무력화하며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해 1:1로 균형을 맞추면서 경기는 3세트에서 결판이 나게 되었다.
그야말로 '''룰러와 라스칼의 치명적 실수가 모든 걸 결정지은 경기.''' 한화생명은 오랜만에 미드로 복귀한 라바가 아직까진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며 1세트에서 폼이 괜찮던 템트를 내리고 라바로 교체한 것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임을 증명해냈다. 큐베도 젠지의 5인 바텀 다이브에서 과감한 궁극기 및 점멸 활용으로 두 명을 데려가고 나머지 셋도 쓸려나갈 각을 만들어내는 등 케일을 픽한 이유를 제대로 보여주며 POG에 선정된 반면 젠지는 캐리를 맡아야 했던 룰러의 폼이 주춤하다는 걸 증명했고, 라스칼은 큐베의 친정팀 테러를 막아내기는커녕 오히려 쓰로잉으로 쐐기를 박아버렸다.
경기 전반적으로 양 팀 모두 뇌절이 적지 않았고, 상대가 뇌절할 때마다 그걸 제대로 받아먹으면서 킬도 엄청나게 터져나온 대환장 경기였다. 그래도 서로 머리끄덩이를 쥐고 추잡하게 싸워서 그런지, 7주차의 샌드박스vs한화처럼 서로 드러눕고서 '니가 일어나라' 하는 경기처럼 졸립진 않았다는 점에서 보는 재미는 있었던 경기.
이번 세트에서 한화생명이 승리함으로 인해, 젠지는 자력으로 1위를 확정짓기 위해 다음 KT전에서 최소 한 세트를 따내야 한다는 큰 압박이 생겼고, 전 경기에서 한 세트를 내줘서 좌절해 있던 DRX는 자력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일말의 1위 탈환 가능성이 생겼고 한화생명은 승강전을 자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원코인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리고 젠지 역시 응급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번 세트를 패배하는 바람에 다음 세트에서 패배하며 매치 패배하는 결과가 나오면, DRX에게 1위를 잡힐 가능성에 더해 T1에게도 덜미를 잡힐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치명적인 상황에 내몰렸다.
그리고, 그리핀의 운명이 다음 세트에서 결정나게 되었다. 한화생명이 승리하게 되면 그리핀은 승강전이 확정된다.
게임 결과와 별개로 LCK 유튜브 채널에서 버퍼링이 매우 심했는데 게임 시간 절반 이상이 버퍼링이며 한타 하나하나가 중요한 후반으로 갈수록 더 심해졌다. 이 문제는 숙소 컴퓨터에서도 발생한 건지, 1세트가 끝나기 직전 룰러가 '렉이 심한데?' 하면서 언급했을 뿐더러 중반에 킬 스코어 6:9 시점에 잠시 라바의 핑 문제로 퍼즈가 걸리기도 했다.
11.3. 3세트
결국 젠지가 앞 경기 승리의 주역인 케일은 물론 비록 메타에서 밀려난 지는 한참 됐지만 큐베가 과거 젠지 시절 꺼낼 때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카밀까지 자르며[87] 탑 집중 밴에 들어가자 한화생명은 오른을 상대로 갱플랭크를 꺼내들었고 이전 세트에서 불안한 점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잘 해줬던 라바의 르블랑이 다시 한 번 나왔다. 젠지는 미포 - 오른 - 자르반에 더해 바드를 서포터로 선택해 봇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갔고, 르블랑의 맞상대로 사일러스를 막픽으로 선택한다. 전반적으로 쾅 붙는 한타가 좋은 조합간의 대결이 구성된 가운데 봇 라인전이 어떻게 흘러가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그리고 바드의 룬은 '''만능의 돌'''로 확정되었다.'''이현우: 젠지, 부끄러워할 거 없다. 너네가 왕이라는 뜻이다.'''
'''김동준: 고개를 들어라, 젠지!'''
'''이현우: 우리가 왕한테 강한 것뿐이다!'''
'''전용준: '황'은 아니란 얘깁니다, 동시에!'''
게임 초반, 클리드의 자르반이 선 레드 - 용 너머로 깃창 - 봇 2렙갱이라는 하이 리스크 도박수를 성공시킨 데 이어 Bdd의 사일러스가 뒤텔을 타고 바텀을 방문한 결과 비스타의 바루스는 5분도 안 되어 2데스를 몰아먹으며 망해버렸다. 이어지는 용 교전에서도 한화생명이 강경 대응으로 자르반을 쫓아내 첫 용을 가져오긴 했으나 타릭의 목숨을 용값으로 지불하면서 킬 스코어는 3:0으로 벌어진다. 이에 한화생명은 전령을 획득해 탑에 풀며 별 탈 없이 크는 큐베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전령은 무난하게 2채굴을 긁는 데 성공했고 바텀 역시 초반의 3킬이 뼈아프긴 해도 미스 포츈에게 킬이 들어가지 않았고 CS도 비슷하게 챙긴데다[88] 젠지의 봇 듀오가 거세게 압박을 넣지도 못해서 생각보다는 한화생명도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10분이 흘러간다.
두 번째 드래곤을 한화생명이 가져간 가운데 젠지 측에선 클리드의 자르반이 탑을 연속해서 방문해 큐베의 점멸을 빼고 잡아버리며 성장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한다. 젠지에선 그와 함께 바텀 라인에서 봇 듀오가 거센 압박을 가하며 대각선의 법칙을 깨고 일방적으로 이득을 보고자 시도했으나 라이프의 바드가 운명의 소용돌이를 맞은 바루스에 Q를 적중시키지 못하는 실수가 나와 킬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탑 포블이 나옴과 동시에 한화생명도 바텀 1차를 밀어내는 데 성공한다.[89]
연이어 세 번째 용이 나온 시점에서 젠지가 포탑 앞에서 바드 궁을 맞힌 뒤 궁극기를 쏟아부었으나 절묘하게 타릭 무적이 떨어진 가운데 되려 바루스와 사일러스가 교환되는 결과가 나오고[90] 뒤늦게 합류한 한화생명의 챔피언들이 젠지의 본대를 쫓아내며 현상금이 붙었던 자르반까지 기어이 잡아낸다. 이에 힘입어 한화가 세 번째 용까지 독식하면서 용 점수는 3:0으로 벌어지고, 글로벌 골드 격차마저 1k 미만으로 좁혀졌다.
운명의 칼4용이 걸린 대치전에서 리헨즈가 당한 게 있다 보니 바드 궁에 쫄아서 궁을 빼버리며 젠지가 먼저 용 쪽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나 라바의 르블랑이 몸을 던져 미포와 함께 반피가 되며 주도권을 되돌렸고[91] 용 신경전이 계속된 끝에 결국 '''큐베가 화약통 대박에 평타로 용을 막타친 뒤 이어지는 한타도 4:1로 대승'''하며 순식간에 게임을 뒤집어버린다. 천만다행으로 Bdd가 가까스로 비스타를 끊어내면서 바론 버스트까지 이어지는 것만은 저지했으나, 어쨌거나 칼4용으로 바다 용의 영혼을 챙겼고 근소하게나마 밀리던 글로벌 골드 격차마저 뒤집어버리면서 한화생명이 굉장히 유리해졌다.
바론이 걸려 있는 눈치 싸움 와중에 젠지는 오히려 주도적으로 미드 1차 공성을 노리며 다시 한 번 자르반 - 미포 궁 연계로 한화생명의 봇 듀오를 노렸으나 또 다시 타릭 무적 대박이 터지며 젠지의 시도는 무효화되었고, 기어이 미드 1차를 밀긴 했으나 이어지는 바론 앞 대치전에서 자르반이 순식간에 폭사한 뒤 젠지의 본대가 갈려 봇 듀오는 쫓아오는 갱플 때문에 열심히 도망치고 오른-사일러스는 끝까지 싸우다 전사하는 구도가 나오며 3:0 킬 교환이 이뤄진다.
결국 그대로 바론은 한화생명의 몫이 되었으나, 라바의 르블랑이 '''젠지의 와드가 박혀 있는''' 레드 측 부쉬에 숨어 있다가 젠지의 봇 듀오에게 기습당해 두들겨맞아 죽는 사고가 터지며 젠지가 장로 쪽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에는 성공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리헨즈는 무적으로 젠지의 이니시를 받아쳐버렸고''', 인원 공백을 노려 이니시를 걸었던 젠지가 오히려 갱플 궁과 화약통까지 적절하게 얻어맞아 체력이 너덜너덜해지고 빠져서 한화가 장로를 이어받는다. 물론 한화는 한타를 노리고 있었기에 장로를 대충 치면서 리셋만 막은 후 다시 젠지에게 장로를 넘겨주었다.
계속해서 장로 앞에서 대치전이 이어지는 중 갱플랭크의 화약통 폭발을 바드가 제대로 맞아 딸피가 되어 젠지의 진영이 흐트러졌고 곧이어 W-점멸-R로 과감하게 진입한 라바의 르블랑에게 딸피 바드와 스틸을 노리려고 장로에게 궁을 쓰고 있었던 미포가 동시에 폭사하고, 클리드가 장로를 스틸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미 둘이나 죽은 데다 대치전 상황에서 피 관리도 안 된 상태인데 설상가상으로 스틸하려고 드래곤 둥지에 고립된 꼴이 되어 나머지 3명도 '''장로 버프를 써 보지도 못한 채 전멸당했다.'''[92] 그대로 5인 전원이 생존한 한화생명이 미드로 쭈욱 밀고 올라가 젠지의 넥서스를 장악하고 패승승 역전승을 이루어냈다.[93]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 결국 그리핀은 승강전행이 확정되었다.
11.4. 총평
한화가 킹 슬레이어 본능을 제대로 발휘, 무려 리그 1위인 젠지를 꺾는 이변을 통해 끝날 수 있었던 1위 경쟁을 9주차로 넘겨버렸다. 한화생명은 2020 스프링 시즌에서 3강을 제외한 7팀 중 유일하게 '''젠지, DRX, T1을 모두 한 번씩 잡아낸 팀'''이 되었고, APK와 함께 6승 라인으로 올라서며 승강전 탈출 직전까지 올라왔다. 거기에 다음 주 그리핀전을 2대0 완승으로 잡아내고, 아프리카가 0대2로 패하고, APK도 패배하는 기적의 경우의 수가 겹치면 다시금 핫식스로 복귀할 수 있을 가능성까지 열렸다. 이 경기의 결과 덕분에 9주차 경기가 매 경기마다 1위 쟁탈전 아니면 승강전 탈출전이 펼쳐지는, 그야말로 혼돈에 혼돈이 이어지는 피날레가 되어버렸다.이현우: '''우리가 3황을 다 잡았던 팀이야! 우리가 승강전 가야 돼?'''
전용준: '''독수리가 방망이를 들고 있습니다!'''
김동준: '''저는 벌써 커뮤니티 짤방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한화생명은 '정말 이 팀이 샌드박스전에서 최악의 졸전을 펼치고 APK전에서 다 차려진 밥상을 뒤엎던 그 팀이 맞는가' 싶을 정도의 엄청난 한타력을 앞세워 본격 도깨비 모드를 통해 신승을 거뒀다. 1세트는 조합 난이도와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난히 패배했으나, 2세트에서 라바가 오랜만에 미드로 돌아오자 한화 특유의 팀 컬러가 살아나며 초반부터 젠지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았고, 팀의 메인 딜러를 해줘야 할 비스타가 계속해서 전사하며 심각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큐베가 케일-갱플랭크로 혼자 딜링을 전부 해내는 파괴력을 통해 승리를 견인했다. 큐베와 라바가 팀을 업어갈 수 있게 든든하게 받쳐준 리헨즈와 하루도 당당한 승리의 주역 중 하나였으며, 비스타도 비록 죽을 때 죽더라도 서폿 출신답게 CC기는 다 넣고 죽었고, 많이 죽기는 했어도 딜 자체는 괜찮게 넣었고 결정적인 순간에 게임을 집어던지지는 않으면서 승리에 한 몫 보탰다.
하지만 아직 불안 요소는 남아 있는데, 자기들이 유리하고 상대는 잔뜩 얻어맞아 두려움에 떨며 한껏 위축되어 있는데도 스스로 게임을 팽개치고 패배하려 드는 운영의 욕심이 아직도 피드백이 안 된 건지 2세트에서 게임을 끝낼 욕심을 부리다가 전멸하면서 갑분싸를 시전했다. 그나마 다행히도 지난 APK전과 달리 이번에는 라바와 리헨즈가 어떻게든 게임이 넘어가지 않게 끝까지 지탱해주었고 3세트에선 안정감 있게 이겼지만 만약 다음 그리핀전에서까지 이런 모습이 이어진다면 기껏 3강 팀을 한 번씩 다 잡아내고도 승강전을 치러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젠지는 1위라 믿기지 않는 실로 말도 안 되는 경기력으로 '''한타를 못해서 운영만 하는 노잼팀'''이라는 오명이나 '''졸린 거 보니 젠지가 이길 것 같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특히 오늘은 모두가 동의할 만큼 룰러와 라스칼의 폼이 처참했다. 룰러는 앞 점멸로 상대가 집어던지며 어느 정도 역전해놓았던 2세트의 흐름을 빼앗기는 계기를 제공했으며 특히 그 특유의 안일한 포지셔닝이 유독 심한 날이었다. 라스칼 또한 오른 궁을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심지어 궁극기를 부르고 E를 허공에 쓰거나 반대로 궁극기를 던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면 우승에서는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내용과는 별개로 중계진의 아무 말 대잔치와 한화생명 측의 광기 넘치는 팀 보이스가 일품. 특히 2세트 마지막에 누군가[94] 가 크게 '''나이스으으으~!''' 하면서 소리를 지르거나[95] 3세트를 이기자 단체로 샷건을 치고 헤드셋을 팽개치면서 우당탕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압권. 중계 방송의 울프가 췄던 '''타릭 춤'''[96] 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12. 8주차 정리
'''지난 2주간을 통틀어 역대 최고로 혼란스러운 시즌이라고 칭할 만한 한 주였다.''' 최후의 순간에 대격변이 터지면서, '''승강전 한 자리와 최종 1위 자리는 9주차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결승 직행과 더 높은 순위를 노리는 상위권 세 팀, 와일드카드전 진영 선택권을 얻어내려는 중위권 두 팀, 그리고 승강전에 말려든 하위권 다섯 팀이 서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한 주였다. 특히 승강전에 어떤 팀이 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단 아프리카는 그리핀을 2:0으로 꺾고 샌드박스가 KT에게 0:2로 완패하면서 LCK 잔류를 확정지었고, 한화생명이 젠지를 2:1로 격파하면서 그리핀의 승강전이 확정되었다.
전체적으로 순위 간의 실력차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3위가 1, 2위를 상대로 전승을 하면서도 4, 5, 6위에게 패배하고 8위는 1, 2, 3위를 모두 잡으면서도 7위에게 2패를 한 기묘한 성적표가 나왔다.
1위싸움을 하는 상위 3팀 중에서는 젠지가 가장 비상이 걸렸는데, 하필 마지막 상대가 이번 주차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KT라는 게 문제. DRX와 T1은 각각 APK와 아프리카라는 상대적으로 널널한 대진인지라 젠지는 지금까지 수성해왔던 1위 자리를 마지막 주차에 뺏겨버리는 용두사미 엔딩을 당할 수도 있다.
여담으로 대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나서, 선수들의 실력이 오락가락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8주차에는 특히 각 팀의 간판급 스타나 꾸준히 잘하던 선수마저 침체에 빠지는 상황이다. 테디도 안일한 플레이가 늘었고, 룰러도 레고를 한 트럭으로 삼키다 체했으며, 기인은 회복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평소에 가장 하이리스크 플레이어던 데프트가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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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Gen.G Esports
'''1위 | 13승 4패 | +17'''
'''남은 대진: KT'''
APK전에서 1세트를 내줬어도 결국 승리를 거두었고 이후 T1이 KT에게 제대로 걸려 넘어지며 한화생명을 상대로 2:0으로 승리시 1위 확정과 함께 여유롭게 KT전을 준비할 수 있던 천재일우의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답이 없는 한타력과 함께 허공에 제대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마지막 경기 상대는 본인들의 자리를 위협하던 T1을 넘어뜨린 KT인데, KT의 경기력이 7주차에 잠깐 흔들리는가 싶더니 추진력을 얻기 위해 잠시 무릎 꿇은 것뿐이라는 듯 더 날카로워졌다는 게 문제다. 한화를 상대로 보인 경기력이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여기서까지 패할 경우 자칫하면 3위까지 내려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나오고 말았다. 8주간 1위를 지키다가 마지막에 그야말로 극적인 추락을 해버리면 그간 젠지를 수식하던 온갖 화려한 미사여구는 웃음벨로 바뀌고 말 것이다.
위에서 서술했다시시피 젠지의 가장 큰 문제는 '''후반 한타력의 부족함.''' 한화생명전 패배뿐 아니라 APK전 2세트 패배도 후반 한타력 부재로 패배했던 경기였다. 이는 사실 젠지가 이전에 졌던 경기는 물론 이겼던 경기에서도 지적되었던 단점인데 시즌 후반부에도 여전히 고치지 못하고 '''결국 막바지까지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이 되고 말았다.'''
룰러 본인의 의아한 포지셔닝이 이번 시즌 들어 너무 심해진 게 제일 큰 문제. 1세트에도 하마터면 템트에게 계속해서 폭사할 뻔하며 위험한 장면을 계속 연출해 라이프를 개고생시키더니, 기어이 2세트에서는 한타가 아직 안 끝난 상태에서 '''앞점멸 급발진'''을 시도했다가 잘 나가던 한타를 말아먹고, 3세트에는 기껏 클리드와 Bdd가 비스타에게 3데스를 얹어주면서 도와줬더니 그 도움을 받고 자기도 비스타에게 질 수 없다는 듯 '''라바의 르블랑에게 킬을 떠먹여주며 한화생명의 라바 캐리를 당당하게 완성해줬다.'''
클리드에서 시작되는 초반 득점력 자체는 여전히 살아 있는 편이지만 전처럼 눈덩이를 빡빡하게 굴리지 못하고 있다. 한화생명전 2세트에선 역으로 한화의 설계에 말려버려 초반에 한화에게 득점을 퍼주기도 했고, 한화가 게임을 끝내겠답시고 욕심을 부리다가 쓰로잉을 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거기서 쓰로잉을 안 했으면 더 일찍 패배할 수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실수가 많아졌고 냉정하지 못하게 일단 저지르고 보는 플레이도 많이 목격된다.
특히나 그러다가 사고를 '''원딜'''이 가장 많이 터뜨린다는 게 가장 문제다. 1위 경쟁팀인 T1의 테디도 7주차부터 부진하는 중이며 심지어 폼 하락도 비슷하지만, 테디의 실수는 대개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편안하게 플레이하다가 갑작스레 함정에 걸려버리는 '''안일함'''이라면, 룰러의 실수는 상대가 대놓고 함정을 파놓고 '드루와!'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작은 이득에 눈이 멀어서 불나방처럼 뻔한 함정에 몸을 던지는 '''쓰로잉'''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룰러가 유독 임팩트 넘치게 던져서 그렇지 문제점 자체는 현 젠지 전원이 공유하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라스칼이 한화전에서 최악의 폼을 보여준 것이 뼈아프다.''' 젠지가 이겼던 1세트에서도 '''2레벨 차이가 나는 데다 반쯤 망해버린''' 큐베에게 솔킬을 따이는가 하면, 2세트에선 오른으로 뒤텔 이니시 각을 제대로 잡았음에도 궁극기를 사용하고 E를 사용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내면서 개죽음을 당하질 않나, 3세트에선 기껏 클리드가 갱플을 잡는 걸 도와줬더니 끝나가던 한타에 텔포를 타서 킬을 더 얹어주는 배은망덕한 모습을 보이거나 궁극기를 여러 번 삑사리내기도 했다. 상대인 큐베가 구경꾼이 된 1세트를 제외하면 그렇게 클리드의 탑 갱에 시달리고도 결국 왕귀해서 원딜 몫까지 딜을 퍼부어 친정팀을 폭파해버려서 더 비교되었다.
밴픽 쪽에서도 룰러에게 문제가 하나 있는데, 칼리스타와 세나를 모두 선호하지 않는 중이다. 2라운드에 칼리스타는 최약체 그리핀전에서만 골랐고 세나는 T1전에만 2번 꺼내서 2패를 맛봤다. 오히려 1.5티어 이하로 내려간 미스 포츈과 이즈리얼을 많이 썼다. 이게 젠지가 주로 쓰는 자르반과 유미, Bdd의 필살기 질리언 등과 궁합이 좋은 챔피언을 뽑는 것뿐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선수 개인적으로 칼리스타와 세나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그런 거라면 플레이오프 때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칼리스타 쪽은 칼리의 티어가 높지 않던 스프링 초반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칼리-타릭을 기용한 전적을 볼 때 그리 큰 문제라고 보기 어렵지만, 세나는 확실히 문제가 된다. 다른 라인에서는 2라운드 들어 중요한 픽이 된 사일러스로도 재미를 못 본 편이다. 라스칼과 Bdd가 한 번씩 써서 전부 졌다.
2라운드 초반까지의 승점 관리가 매우 우월하여 2위인 DRX보다 승점이 2점 앞서 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경기력이 그리 좋지 않으며 무엇보다 마지막 라운드 상대도 KT로 다른 두 팀에 비하면 확실히 만만찮은 상대이다. 당장의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보다 플레이 방식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클리드의 초반 갱킹으로 이득을 보고 나머지 맴버들의 탄탄한 기본기로 굴려나간다는 원툴 플레이뿐이다. 1라운드 때부터 지적되었던 교전에 소극적이던 성향은 강팀에게는 후벼파이고 약팀에게는 기회를 주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도 한화전 패배는 시사하는 점이 많은 게, 젠지는 순위 경쟁자들에게 승자승을 전부 지고 있다.[98] 그런데도 8주차까지 젠지가 1위였던 건 '''약팀은 칼같이 판독했고 그 판독 결과를 바탕으로 승수-승점을 끌어올려 승자승 찬스가 오지 않도록 대비했기 때문이다.''' 젠지의 원패턴이 체급 차이가 나는 팀한테는 무적의 만능키처럼 먹혔는데, '''도무지 명확한 체급 측정이 불가능한 한화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젠지는 5명이 전부 한타 능력이 너무 부실한 말 그대로 심각한 상황이다.
그래도 어찌 됐든 순위 경쟁자인 DRX와 T1에 비해 최종적으로 승점 관리는 잘 되어서 KT와의 경기에서 이기기만 한다면 스코어와 다른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1위 직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결승 직행을 확정해놓고 본인들의 단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에 마지막 경기를 어떻게든 이기기만 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할 것이다.
12.2. DragonX
'''2위 | 13승 4패 | +15'''
'''남은 대진: APK'''
두 경기 모두 승패승으로 승리하며 승점 관리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자신들과 함께 3강으로 불리던 젠지와 T1의 부진 속에서 '''분명한 기회를 잡아냈다.''' APK전에서 2:0으로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최소 2위, 2:1이라도 T1의 결과에 따라서 2위 진출에 젠지가 미끄러진다면 단독 1위를 차지하며, 기대하지 않았던 결승 직행까지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3강 팀 중 나머지가 전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DRX에겐 기회인 셈.
활약도로 보자면 이번주의 메인 버스 운전 기사는 아무래도 케리아. 도중 치명적인 컨디션 난조[99] 를 겪었음에도 POG를 3번이나 수상하면서 800포인트로 서폿 중엔 1위를 달리며 한체폿의 타이틀을 향한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팀내의 오더뿐 아니라 타겟팅 수준의 논타겟 스킬샷과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 물이 오르며 2라운드 들어서 부진하다는 평가를 완전히 날려버린 상태.
지난 주의 일정을 전승으로 마무리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도란 - 쵸비의 상체 라인 파괴력도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데프트도 다시금 노련한 포지셔닝을 선보이면서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는 모습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김대호 감독이 팀의 한 주를 자평한 것처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 속도로 팀 게임을 유지하는 부분이다.
아쉬운 점은 한 번씩 튀어나오는 난전팀 특유의 기복. 담원전 때는 강한 무력을 가진 팀과 함께 템포를 끌어올리니 정신 없는 난타전 속에서 한 세트를 내주었고 마지막에는 하늘이 승패를 점지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팀 전체적으로 데프트나 쵸비를 제외하면 1~2년차다 보니 따라오는 개인 컨디션 조절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DRX와 같이 서브 멤버를 거의 운용하지 않는 팀이 기복을 보이는 것은 좋지 못한 신호다. 특히 'DRX는 플옵만 가면 성공이다'라는 시즌 시작 전의 예상과는 달리 이제는 진지하게 정규시즌 2위 이상을 바라보는 강팀이 되었고, 그 이상을 꿈꾸는 지금은 이 아쉬운 점들이 고쳐져야 한다.
또한 2라운드 들어서며 부진이 길어졌던 표식의 경우에는 아프리카전에서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상대가 폼이 저점인 스피릿이었고 담원전에서 캐니언의 공격성에 1, 3세트 때는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2세트 땐 인게임에서 무너졌듯 팀의 상황에 맞추면서 좋은 유연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 플옵에 진출하는 이상 못해도 1인분을 해야 하는 저점과 캐리를 해야 하는 고점을 잘 찾아야 할 타이밍이 왔다.
담원전 2세트에 커리어 최초로 뽑았던 쵸지르가 역캐리를 하거나 아프리카전 2세트 실패를 만회하려던 도렐리아가 또 다시 게임을 말아먹는 등 밴픽 과정에서 터져나온 판단들 또한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한다. 물론 이들을 픽함으로써 쵸비는 LCK의 미드 라이너라면 한 번은 통과해야 했던 관문[100] 에 이제야 발을 걸친 것이고, 도란의 주력픽을 실전에 써먹을 수 있도록 담금질하려 했다고 설명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쵸비의 아지르는 플레이할수록 제법 숙련도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경험치를 먹다가 성적을 까먹는 것은 주객전도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고, 실제로 이번 주 DRX의 2승은 굉장히 아슬아슬했으며 자칫 2위로 올라서는 중요한 기회를 놓칠 뻔했다.[101] 만약 담원전에서 승부의 여신이 그 날 DRX에게 웃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 3강팀 중 가장 결승 직행과 거리가 먼 건 DRX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막판 순위 경쟁에서 꽤나 유리한 위치를 점한 DRX에게는 이제 한 걸음만 남아 있다. 상대는 분명히 2라운드 들어서며 LCK의 인기팀으로 올라서고 있는 APK, 정신 없는 난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단 한 세트도 내주면 안 된다는 미션을 받았다. APK가 젠지전이나 KT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보면, 당장 보이는 순위가 아프리카 밑이라고 해도 2:0으로 깔끔한 승리를 거둘 거란 예상은 난이도가 높다. 게다가 APK는 운영이나 라인전은 그렇게 강하진 않은 대신[102] 난타전으로 상황을 만드는 데 능한데, DRX도 운영보다는 난타전을 더 선호하는 팀이라 담원전처럼 혼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즌 시작 전 경험치를 얻는 시즌이 될 것이라는 김대호 감독의 말처럼 정규시즌 최대 1위까지 바라보는 마지막 경기에서 마찬가지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하는 APK와의 일전은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12.3. T1
'''3위 | 13승 4패 | +14'''
'''남은 대진: AF'''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 샌드박스전에서 적잖은 뇌절을 했음에도 상대가 더욱 심각한 뇌절을 연달아 범하며 무난하게 2:0 승리를 챙겼으나, 통신사 더비에서 KT에게 0:2 완패를 당하면서 자력 1등은 불가능해졌고 2위 자리마저 상실했다. 1위를 두고 승점싸움을 하는 상황이었기에 어떤 경기든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왔으나, 하필 역으로 0:2 셧아웃을 당하면서 오히려 3위로 떨어졌다. 그나마 젠지도 여전히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한화에게 패배했기 때문에 승수는 1~3위가 모두 동등한 상황이지만, 승점이 낮은데 남은 경기는 단 하나뿐이라서 상대 - 특히 3점이나 앞서고 있는 젠지는 아예 져버리기만을 기대해야 한다.
이 패승패 모습은 경쟁팀 젠지와 매우 흡사한데 좋지 못한 폼으로 T1 1:2 패-SB 2:0 승-DRX 0:2 패/마찬가지로 DWG 0:2 패-SB 2:0 승-KT 0:2 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선수들의 폼이 너무 안 좋았던 것이다. 칸나는 너구리에게 두드려맞고 서밋에게도 같은 칼챔을 들고도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KT전에선 실수는 좀 있었지만 한타에서 활약하며 만회골을 제대로 넣은 소환에 비해 존재감이 없었고, 에포트는 지는 게임에서 급격하게 많아지는 실수를 고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장 심각한 건 가장 믿을 만한 캐리 라인이었던 페이커와 테디의 부진이다. 페이커는 7주차의 실패를 의식했는지 팀이 어영부영 후반만 보고 있어서인지 이동 반경과 공격성이 수축한 상태이며, 잔실수가 많다. 테디는 담원전 포지션 문제부터, KT전 '''최단 시간 데스'''를 내주면서 그대로 역캐리가 되는 등 7주차부터 크게 부진하던 모습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심지어 KT전에는 T1이 일단 1픽으로 가져오고 보던 칼리스타로 게임을 망쳤다. 페이커가 망해도 테디가 있으면 이길 버팀목이 있던 T1이, 이젠 반대로 테디가 망하든 망하지 않든, 가뜩이나 요즘 잔실수가 많아진 페이커를 봐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잔실수가 많은 페이커가 '''실수가 적은 현재의 테디보다 더''' 게임 캐리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는 T1에 테디가 온 이후로 단 한 번도 그려지지 않던 그림이다. 또한 모두가 알듯이 롤은 후반에는 원딜이 제일 중요하니, 이 결과로 망한 게임이 KT전. 페이커가 모두 후반캐를 잡았으나 미드는 아무리 강해도 시팅된 원딜을 이길 수 없음을 증명하며 허무하게 패배한 그 경기다.
해외에서는 T1 부진의 이유를 정글에서 찾고 있다. 올라프를 들어도, 다른 챔프를 들어도 뒤에서 성장만 하다 게임이 끝나는 커즈나, 되는 것 안 되는 것 구분도 못하고 들이대다가[103] 2라운드 들어와서 캐니언 상대로 개박살 난 엘림 둘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팀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커즈는 18~19 시즌 공격성은 전부 어디다가 버려두고 메타에 하나도 맞지 않는 성장만을 미친 듯이 추구하는 정글러가 되어버렸고, 엘림은 여태 T1이 추구했던 것과는 다르게 멘탈이 나가면 너무 감정적인 플레이를 많이 한다는 게 눈에 보인다. 그러니 해외 분석가나 팬 입장에서는 너무 극단적인 성향의 두 사람을 반반 섞어 놓으면 좋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졸리는 거 보니 T1이 이기겠네"라는 소리가 나오던 밴픽과 버티기 운영도 갈피를 잃어버렸다. 1라운드에 T1이 참고 참아서 기어이 역전승을 이뤄내던 발판은 장기적으로 좋은 조합을 짜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있었다. 좀 불리해도 핵심 챔피언의 CS는 꾸역꾸역 맞추고, 정글은 라이너들이 움츠리는 동안에도 최적의 동선을 짜서 꾸역꾸역 성장하고, 드래곤을 꾸준히 가져간다거나 하면서 버틸 근거를 확보했다. 하지만 KT전에는 길게 봐도 그다지 유리하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을 짜고 줄 건 줘를 넘어서 오브젝트를 거의 내다버리다시피 했고, 본격적으로 싸워보려고 진출했을 땐 kt는 이미 중요 오브젝트를 싹쓸이해 벌크업을 제대로 하고 T1이 고개를 내밀면 목을 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사실 운영의 감퇴도 정글, 원딜, 미드의 부진과 연결되는 면이 있다. 특히 초반 드래곤의 경우 정글도 정글이지만 바텀 주도권이 아주 중요하며 전령도 먼저 어느 팀 봇 듀오가 올라가는지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사이드에서 밀리고 있을 때 해결해주는 포지션은 정글과 미드다. 테디가 테사기라고 불리며 페이커도 고점이던 1라운드에는 오브젝트 관리에 직결되는 포지션들이 잘 돌아갔기 때문에 밀리는 듯해도 실점이 적었지만 두 캐리 롤이 꺾이니까 진짜로 밀리고 실점도 감당 안 되게 쌓이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칼챔 잡은 탑 라이너가 힘 꽉 주고 자기 쪽으로 두세 명씩 부르면서 오브젝트 이득을 가져가는 팀도 있다지만 T1은 그쪽과는 거리가 멀다.
김정수 감독은 미래를 생각해서 KT전에서 나온 인터뷰대로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고 실제로 2라운드에서도 공격적 픽을 가져가는 등 1라운드의 T1과는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그 때문에 T1은 1라운드와는 달리 (KT전 전까지) 초반 지표가 오히려 좋은 편인 팀이었다. 하지만 7주차 담원전, 어쩌면 그리핀전부터 '''오히려 초반도 잘 안 풀리고, 장기인 후반 집중력과 한타력까지 무너지면서 이도 저도 아니게 된 게'''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김정수 감독은 이 패배마저 감수하면서 팀의 스타일을 변화시키려는 트레이닝을 시도하고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그 변화를 실천해야 하는 선수들의 폼이 하락했다는 것.'''
현재 T1은 같은 3강인 젠지와 DRX와의 4경기는 다 이겨놓고 아프리카-한화-담원-KT에게 한 번씩 지면서 4패를 기록 중이다. 앞서 말했듯 이건 선수들의 기복과 폼 하락이 가장 큰 이유다. 직전 7주차에서 "T1이 한 번 더 넘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말이 그대로 현실이 되었고, 이제는 남은 아프리카전이라도 잘 치르고 하루 빨리 폼을 끌어올려서 PO를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나마 3위 이상은 확정이라 조금이라도 준비 기간이 더 있다는 게 다행이지만, 와일드카드에서 올라올 상대가 담원/kt 중 하나일 텐데 둘 다 2라운드에서 T1을 2:0으로 압살한 팀이라 PO까지도 이런 경기력이라면 광탈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T1은 분명히 잔뼈가 굵은 팀이지만, 현 T1에는 신인이 많아서 플옵에서 노련미가 발휘될 거라고 낙관할 수도 없다. 특히 팀의 기둥이 되어줘야 할 페이커-커즈-테디 이 3명이 한번에 삐걱대고 있기에 셋 중 하나라도 당장 정신을 차려야만 한다.
마지막 상대는 1라운드와 똑같이 아프리카다. 마침 DRX가 아프리카전에서 1세트를 내주었기에 승점 차이가 1밖에 나지가 않아서, T1은 어떻게든 아프리카전을 2:0으로 잡고 APK가 한 세트라도 잡아주길 기원해야 한다. APK가 한 세트라도 잡으면 승점까지 동일해지기에 승자승으로 2등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젠지마저도 한화생명에게 T1보다 더 심각한 경기력을 시전한 끝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세 팀이 모두 13승 4패로 동률을 이뤘고, 끝끝내 1위 경쟁은 마지막 주차에서 가려지게 되었다.[104]
12.4. kt Rolster
'''4위 | 10승 7패 | +3'''
'''남은 대진: GEN'''
7주차의 부진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고 말하듯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면서 '''본인들의 손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과 4위를 확정지은''' 최고의 한 주가 되었다. 샌드박스전은 그냥 체급 차이로 압살, 통신사 대전도 마지막 승리가 1년이 넘은 끝에 압승을 챙기면서 제대로 설욕을 했다.
그 과정에서 모든 라인의 폼이 물이 제대로 올랐다. 봇 듀오야 명불허전, 보노는 초반 설계를 족족 성공시키며 상대 정글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지워버렸고, 쿠로는 아알못 소리를 듣던 과거는 잊으라는 듯 황제의 동료[105] 앞에서 아지르로 라인전이면 라인전, 한타면 한타 모두 맹활약했다. 소환도 한타에서 존재감을 뿜어내며 라인전 버티기밖에 못 하던 과거의 이미지를 잊게 만들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좋은데, 개개인의 폼이 다시 돌아온 것을 넘어서서 마치 대퍼팀의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한 날카로운 운영 능력까지 어마어마하게 강해진 게 큰 호재이다. 굳이 흠을 찾자면 소환과 에이밍이 한두 번씩 잘린 정도. 와일드카드전 진영 선택권이 있는 4위를 확정지은 것도 레드 진영 승률이 나쁜 KT 입장에선 매우 기분 좋은 요소이다. 이번 주처럼 레드, 블루 진영 할 것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제 KT는 지난 시즌 T1의 5연패 후 도장깨기 스토리를 자신들이 계승하게 된 상황이다. 라이벌이 했던 것을 자신들이라고 못 할 것 없다는 마인드로 와일드카드 출전이 확정된 만큼 준비해야 할 시간을 충분히 잘 보내야 할 것이다.
변수가 있다면, 전체적으로는 훌륭한데 패치 직후에는 약간 밴픽 티어 정리가 안 되는 듯한 강동훈 사단의 밴픽이 있다. 또한, 선수들이 나이가 제법 많지만 기량은 괜찮은데, 그 대신 체력적인 문제가 걸린다.[106] 와일드카드부터 올라가는 강행군을 취해야 하기에 변수가 될 만한 사항이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여담이지만 APK에게 정규 시즌에 두 번 모두 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APK가 KT에게 각성제가 된 모양새가 되었다. 1라운드 초반 5연패의 마지막이 APK전이었는데 그 이후로 8연승을 거두었고, 7주차에 그 8연승이 끊기면서 DRX-APK에게 강펀치를 맞았는데, 그게 좋은 자극이 된 건지는 몰라도 통신사 라이벌을 압살하는 등 일주일만에 달라진 경기력으로 도로 2연승을 쌓았다.
9주차에 치르는 마지막 경기는 젠지전이다. 젠지는 한화에게 제대로 얻어맞으면서 KT에게 이기지 못하면 결승전 직행은 물 건너가니 이 경기에 힘을 쏟아부을 게 뻔하고, 4위가 확정된 KT에게도 플옵 전의 마지막 공식 경기로서 자신들의 경기력을 점검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혹은 포스트시즌 전에 예비 전력으로서 솔랭 폼이 올라온 레이-말랑을 시험해본다는 선택지도 존재할 수 있다.[107]
12.5. DAMWON Gaming
'''5위 | 8승 9패 | 0'''
'''남은 대진: SB'''
7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1위 T1을 2:0으로 제압하며 7주차 3전 전승에 6세트 전승으로 마침내 우승 후보로 다시 돌아왔음을 만방에 보여준 담원은 여세를 몰아 8주차 첫 경기인 최하위 그리핀전에서 완패를 거두고 결승 진출의 길목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DRX전에서 포스트시즌 리허설에 나설 꿈에 부풀었으나, 8주차 성적표로 2전 전패를 받아들며 애써 쌓아올린 5할이 또 무너졌다.
기복을 제외한 경기력은 딱히 논할 게 없다. 분명히 7주차 전승을 거둘 때 담원의 경기력은 뛰어났다. 그러나 그리핀전 1세트에서는 조합의 수명을 계산하지 못하고 템포를 늦추며 게임을 늘어지게 만들더니 역전패를 당했고 그리핀전 2세트에서는 숨도 못 쉬고 얻어맞다가 게임이 터져버렸다. 이 저점 모드가 DRX전 1세트까지 이어져 가볍게 0:2 패배까지 갈 뻔했으나 다시 고점 담원을 소환해내며 DRX전 2, 3세트에서는 팬들이 담원에게 기대하던 경기력이 나왔고, 3세트에서 초반에 반쯤 망해버린 데다 한타 조합이 아니어서 조합 차이까지 상당한 게임을 괴물같은 한타력으로 뒤집어내는 데 성공하며 승리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마치 바론 체력 2가 떠오르는''', 롤판 역사를 통틀어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운명의 장난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대참사가 터지며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다만 딱히 논할 것이 없는 경기력과는 달리 밴픽 등의 전략적인 측면에 대해선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는데 세세하게 파고 들어보면 사실 제파의 밴픽 방식은 1라운드 때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단지 1라운드 때와는 달리 고스트의 합류로 인해 인게임에서 운영의 조율이 매끄러워지면서, 선수들의 기량이나 숙련도를 고민하지 않고 난이도 높은 밴픽을 밀어붙이는 제파의 방식을 상쇄해낼 만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 하지만 이번 주 경기 결과는 결국 고스트가 커버해내는데도 한계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점이 쓰라린 부분으로 남을 듯하다.
비록 결과는 2연패로 안 좋기는 했지만 어쨌든 고스트의 영입은 여전히 성공적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던 주차이기도 했다. 1라운드에는 지나칠 정도로 너구리에 의존하는 팀이었는데[108] 2라운드에서도 뉴클리어의 경기력 회복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주전으로 출장했다면 믿을맨 너구리마저 망가져버리며 1라운드 6승빨로 겨우 목숨줄만 부지한 2라운드의 아프리카 꼴이 될 뻔했다는 시각도 있는데, 너구리도 1라운드 후반-2라운드 초반에 비슷한 패턴을 보여줬던 만큼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긴 힘들다.
포스트시즌은 아프리카가 DRX에게 패배하면서 확정되었다. 따라서 샌드박스와의 대결은 상당히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샌박을 승강전으로 보낼지 구원해줄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서 상대할 kt의 경기력이 매서운 만큼 최종 점검을 위해서라도 전력으로 상대할 가능성도 있다.
12.6. Afreeca Freecs
'''6위 | 7승 10패 | -6'''
'''남은 대진: T1'''
케스파컵 우승과 시즌 초의 빛나는 전망과 기세를 모두 잃고 절망만이 드리운 2라운드가 아프리카에게는 너무나 힘겹다. 단독 꼴등을 달리고 있는 그리핀을 잡으며 어떻게 승강전은 탈출했지만 DRX에게 패배하며 포스트시즌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나마 2라운드 들어 연패를 쌓으며 팀 분위기가 급속히 나빠진 아프리카에게는 잔류를 확정지은 것만으로도 다행인 상황이다.
경기 외적으로는 미스틱의 가정사에 안타까운 소식이, 내적으로는 폼이 완전히 박살난 미드와 정글의 모습에 결국 무너진 팀의 상징과도 같은 에이스의 부진이 겹치면서 그 어느 팀보다도 힘든 2라운드를 보냈고, 이제는 기회조차 잡을 수 없는 위치에 이르렀다. 그나마 마지막 DRX전에서 올인이 눈물겨운 분투를 보여주며 팀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이미 기력을 잃은 아프리카 선수들은 간신히 기회를 잡은 동료의 노력에 보답해주지 못했다.
선수들로 넓혀서 현재 상태를 보자면, 총체적 난국이다. 기인은 1000일 동안 고통만 받다 폼이 천천히 하강하고 있으며, 드레드와 스피릿은 각각의 장점이 완전히 사라진 채 똑같이 무색무취가 되어가고 있다. 플라이는 케스파컵에서 빛나는 활약으로 사파형 원툴 미드 라이너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쇄신하나 싶더니 전체 미드 지표 '''꼴등'''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그 어느 때보다도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미스틱도 2라운드 시작과 함께 찾아온 안타까운 집안 사정이 전해지고, 그로 인해 경기력에도 영향이 가는 것인지 너무나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더 나쁜 것은 서브 원딜인 SS는 이런 상태의 미스틱만도 못한 모습을 보여주어 서브 활용의 여지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젤리가 늘 1인분을 해주고 올인이 DRX전에서 날아다니는 등 괜찮은 모습들이 하나 둘 있긴 하지만, 제일 문제는 '''모든 선수가 불리한 경기, 혹은 패배한 경기를 되짚어 보면 전부 기인한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연성 감독과 비닐캣 역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비닐캣의 밴픽 관여도가 19 시즌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아프리카가 밴픽에서부터 웃고 시작하는 장면이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것은 대단히 치명적인 부분.
이미 스프링 시즌의 농사는 다 말라버렸기에 이제는 다음 시즌을 바라봐야 한다. 다행히도, 승강전권 다른 팀들보다는 한 발 먼저 시즌을 끝낸 덕분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을 기회가 생겼다. 현재 이 팀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멘탈적인 문제이므로 이 부분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남은 경기는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T1전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T1도 1라운드에서 만났을 때보다 기세가 푹 꺼진 상태이므로 잘 추슬러서 결과를 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순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T1도 강력한 동기를 지니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유종의 미라도 거둬야 하기에 포기할 수 없는 매치다. 안타깝게도 1승 7패 -10을 기록한 아프리카는 2승 6패 -6을 찍은 그리핀을 도저히 못 넘어서 '''2라운드 꼴찌는 확정이다.''' 하지만 T1전을 지는 순간 2라운드 성적이 1승 8패에 불과해서 2승인 그리핀에도 못 미치는 독보적인 꼴찌가 확정되니 최소한의 유종의 미라도 거두어야 할 것이다.
12.7. APK Prince
'''7위 | 6승 11패 | -8'''
'''남은 대진: DRX'''
처음 승강전에서 올라왔을 때만 해도 APK의 평가는 "진에어가 너무 못해서 올라왔고, 믿을맨이 익수 하나밖에 없어서 플로리스의 기량 회복이 없으면 압도적 꼴찌"였다. 하지만 KT와 한화를 이기고, T1에게도 공격적인 팀컬러를 보여주면서 선전했고 그리핀을 꼴찌로 만들면서 1라운드를 마감했을 때는 평가가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그 중심에는 한때 모두가 APK의 구멍으로 지목했던 하이브리드가 '너희들은 모두 틀렸다'라는 듯 연비좌라는 별명과 함께 우뚝 서 있었고, 하이브리드와 익수를 필두로 한 선수들의 노력에 힘입어 2라운드 샌박-아프리카-KT를 잡고 3연승을 기록해 한때 포스트시즌까지 노려볼 정도로 성장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1위인 젠지와의 2세트에서의 꿀잼 경기로 완전히 쐐기를 박아 현재는 '''기존 LCK팀들이 배워야 할, 다음 시즌에도 보고 싶은 팀'''으로 성공적인 이미지를 남겼다. 대놓고 누워버리는 경기가 나올 때 '졸린 거 보니 젠지 or T1이 이기고 있네'에 이어 'APK 불러와라', 'APK와 한화 때문에 LCK 본다'[109] 라는 드립이 생겼을 정도.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되돌아보면 '''그리핀전 2패가 너무나도 아쉽다.''' 아닌 게 아니라 2판을 다 이겼다면 8승 9패 포스트시즌까지 노려볼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 물론 1라운드야 APK가 그리핀보다 우위라고 말하기까진 힘들었지만 2라운드에서의 패배가 뼈아프다. 하지만 그리핀전 2패가 아쉽긴 해도, 스프링 시즌 개막 전에 승강전 유력 후보로 평가받았던 팀[110] 이 보여준 화끈한 경기력으로 6승을 챙기면서, 확실히 성공한 시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CK에서 승격했던 챌린저스 팀들이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화려한 성공 신화를 써내렸다고는 하나, 이번에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진에어가 하도 노답이라 올라왔다는 등 아무리 긍정적인 전망을 찾아봐도 '잔류만 하면 성공'에, 부정적인 전망은 '전패나 안 하면 다행'이라는 시즌 전의 평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은 사실이다. 비록 한화와 샌드박스가 남은 경기를 다 이기고 자신들이 DRX에게 지면 승강전을 갈 수 있기에 완전히 안심하기에는 이르나, 그래도 승강전 탈출을 낙관적으로 볼 여지는 있다.
마지막 상대는 T1과 젠지가 미끄러진 틈을 타서 1위를 노리는 DRX인데 APK 입장에서는 비록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팀이지만 잘 준비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을 듯하다. 물론 냉정하게 따지자면 체급 차가 차이니만큼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지만, APK도 1위인 젠지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낸 적이 있으니만큼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12.8. Hanwha Life Esports
'''8위 | 6승 11패 | -9'''
'''남은 대진: GRF'''
8주차의 경기 결과, 그리고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으로 확정지을 수 있는 사실은 '''일단 이번 스프링도 포스트시즌은 글렀다'''는 것. 사실 그 전에도 포스트시즌 경쟁 상대인 담원-KT-아프리카가 죄다 0:2로 고꾸라지고 한화가 2:0 3연승이어도 타이브레이커로 가능할까 말까 하는 0.01% 남짓의 가능성이었지만 이번 8주차 APK전 패배로 0%로 확정됐다. 하지만 2번째 경기엔 젠지전에서 또다시 강팀을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키며 '''3강을 모두 잡아본 유일한 팀'''이 되며 킹 슬레이어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고, 의적 기믹이 다시 흥하기 시작했다. 동부 팀 중에서는 APK가 워낙 주목을 받아서 그렇지, 이 세 팀 모두를 상대로 업셋을 일으킨 하위권 팀은 한화밖에 없다. 한화를 제외하면 아프리카가 T1만 1라운드에서 한 번 잡은 게 전부고, 그 아프리카도 이 당시만 하더라도 기복은 있어도 한화와는 비교하는 게 실례인 명실상부한 4강이었다.
일단 한화는 젠지전 승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개별 선수의 플레이메이킹이나 하나로 뭉쳐서 발휘되는 팀워크, 밴픽을 잘 짜오는 감코진 등 능력치는 상위권 팀들과 견줘도 꽤 준수하다. 문제는 '''플레이메이킹으로 쌓은 이득을 죄다 날려먹는 참담한 운영 능력'''이다. 게임 초반에 적절한 플레이메이킹을 통해 잘 엮어 놓고도, 막상 그 이득을 굴려서 상대를 이길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어이없는 오더로 게임 자체를 집어 던지거나, 감코진이 밴픽을 잘 짜줬는데도 챔프와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서 도통 뭘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는 플레이로 계속해서 게임을 팽개치는 등 게임 플레이 외적으로 고쳐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20 스프링 시즌이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한화생명의 패배 패턴은 원패턴으로 고정됐다. 리헨즈를 중심으로 라인전 상황에서의 교전이나 초반 오브젝트에서 이게 하위권 팀이 하는 설계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제법 날카로운 설계를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설계를 해서 상위권 팀을 상대로도 게임을 유리하게 가져온다. 문제는 초반을 그렇게 잘해서 게임을 가져와놓고도 라인전이 끝나고 5대5 한타 구도나 큰 오브젝트를 두고 대치할 때, 충분히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 하다가 벌어 놓은 이득을 날려먹거나, 혹은 일단 한 발 물러선 뒤 조금 더 멀리 봐야 함에도 눈앞의 이득에 눈이 멀어 과다한 욕심을 부리다가 다 같이 몰살당하는 등, 의아한 판단과 뇌절이 계속해서, 그리고 번갈아서 나온다. 큐베나 템트의 쓰로잉도 심각하고, 원딜인 비스타는 서폿 포변 원딜의 한계인지 라인전이나 한타 포지션 등 전체적인 실력이 부족하다. 오랜만에 미드로 돌아온 라바의 맹활약을 앞세워 젠지를 무너뜨리긴 했으나 라바도 줄타기 도중 두세 번 정도 떨어지는 등 아직까진 불안한 점은 있었다.
팀을 이끄는 양대산맥인 하루와 리헨즈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데 하루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운영이라는 약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심지어 팀의 유일한 믿을맨이라던 리헨즈조차 이따금씩 뇌절을 범하고 있다. 하위권의 에이스가 고통받다가 자신도 기량이 무너져내린다는 점에서 기인의 전철을 밟는 건 아닌가 우려하는 시각도 상당한 편. 심지어 다른 에이스들과는 달리 리헨즈의 포지션은 서포터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더욱 해낼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나 거의 반쯤 승리가 확정된 걸로 예상됐던 APK전 1세트를 통째로 말아먹었던 기적의 바론 오더같은 경우 누구의 소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팀의 운영을 주도해야 하는 하루나 리헨즈의 오더라면 메인 오더가 망가졌으니 당연히 심각한 문제고 다른 사람의 오더라면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 후자의 경우라면 한화생명의 인게임 오더 체제가 시즌이 끝나가는 현재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는 방증이기 때문. 이 부분의 경우 젠지전 승리 인터뷰에서 리헨즈가 해당 오더는 본인의 오더라고 밝혔는데, 진짜로 리헨즈가 뇌절 오더를 했던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오더한 걸 리헨즈가 총대를 멨는지 확실하지는 않다.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젠지전 승리를 통해 개별 선수 및 팀이 가진 포텐은 LCK 상위권에도 꿀리지 않음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는 것. 특히 젠지전에서 '''최소 유리한 한타는 잘하고, 던지지만 않으면 상위권 팀을 상대로도 무난하게 이긴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입증되며''' 코리안 G2라고 불리는 꿈을 다시 꿔볼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T1, DRX, Gen.G 3강을 상대로 모두 1승씩 따낸 것을 단순히 운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다. LOL은 실력 없이도 운빨로 날먹이 가능한 게임이 절대 아니며, '''무조건 실력이 있어야만 운빨이 따라주는 게임'''이다.[111] 비록 젠지도 실수를 범하긴 했지만, 마지막 경기만을 놓고 본다면 분명 승강전 경쟁이나 할 만한 팀의 경기력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입증했다.
즉, 이번 주에 한화는 '''본인들의 단점이 무엇인지도 확실히 보여주었고, 장점이 무엇인지도 확실히 보여준 한 주'''라고 할 수 있다. 최후의 순간인 9주차에 맞이한 상대는 승강전이 확정된 그리핀. 이미 승강전이 확정된 팀과의 경기라고는 해도 무난히 이길 수도 있지만 본인들이 강팀에게는 킹 슬레이어라 불릴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약팀에게는 고전해서 순위가 좋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 아직 완전히 승강전을 탈출한 것은 아니기에 이 경기도 사력을 다해서 치러야 할 것이다.
12.9. SANDBOX Gaming
'''9위 | 5승 12패 | -11'''
'''남은 대진: DWG'''
지금 샌드박스의 상황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비참하다.''' T1에겐 뇌절을 더 큰 뇌절로 갚아주며 체급 차로 일방적으로 패배했고 KT에게는 라인전에서도 운영에서도 휘둘리다가 일방적으로 학살당하며 정신 없이 휩쓸리다보니 어느새 등 뒤에선 벼랑 끝에 내몰려 본인들과 함께 승강전으로 떨어뜨릴 상대를 찾으려 혈안이 된 그리핀의 독기 어린 눈빛이 날아들고 있다. 2라운드에 더 성적이 안 좋은 아프리카가 있다지만, 아프리카는 차라리 1라운드에 6승을 쌓아둔 덕에 가장 먼저 승강전을 탈출하기라도 했지 이 팀은 더욱 위로할 거리가 없다.
최근 경기력만 보면 과연 이 팀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궁금할 정도로 상태가 너무나 안 좋다. 팀의 간판인 서밋과 온플릭은 정신을 못 차리고 헤매고 있으며 진에어 시절의 PTSD가 도질 것 같은 루트와 그래도 나름 네임드 서포터임에도 팀의 운영에 도움이 단 1도 안 되는 고릴라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아프리카처럼, 샌박 역시 부진의 이유를 종잡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샌박은 오히려 선수를 영입했던 팀이라 더욱 타격이 크다. 물론 어느 정도 얘기가 나왔던 원인들은 있긴 했지만[112] 이 정도로 심하게 추락할 정도였나 싶다는 의견.
굳이 이번주 경기만으로 따져본다면 샌드박스는 자신들이 강팀이 아닌데, 언제나 강팀이 약팀을 이변 없이 찍어누를 때 사용하는 무난한 조합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1라운드의 T1처럼 드러눕다가 후반 한타를 보겠다는 조합을 노골적으로 선호하고 있는데, 이러면 상대는 드러누운 샌드박스를 짓밟고 지나가면서 무난하게 죽는다. T1이 선전했던 건 원딜이 테디이고, 커즈가 상대를 회피할 줄 알고, 페이커가 이따금씩 적에게 큰 한 방을 먹여서 후반을 갈 기반을 닦아주었기 때문인데 샌드박스는 그게 안 된다. 또한 같은 승강전 경쟁을 하는 APK나 한화생명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어떻게든 한타로 풀어내며 세트를 따내기도 하는데 샌드박스는 불리해지면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지옥의 3연전에서 2연전을 상처만 받은 채 치른 뒤 남은 마지막 상대가 담원. 승강전을 확실하게 탈출하려면 담원을 상대로 이겨야 하는데 1라운드에서 만났을 때는 2-0으로 샌드박스가 이겼으나 담원은 고스트의 영입으로 강화된 하체, 다시 파괴력을 뿜어내기 시작한 상체의 힘으로 그 때보다 더 강력해져서 돌아온 상태다. 물론 최하위 그리핀에게 질 정도로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이 당시의 그리핀은 적어도 충분히 체급차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고점을 잠깐이나마 보여주기라도 했지, 2라운드 들어 고점이라 할 게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스스로 게임을 말아먹는 샌드박스의 경기력으로는 담원을 이길 수는 있을지, 아니, '''한 세트라도 따낼 수는 있을지가 의문이다.'''
심지어 8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한화가 젠지를 이기는 바람에''' 이제 샌박은 한화 혹은 APK 중 한 팀이 고꾸라지고 자신은 담원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다만 담원은 이미 포스트시즌은 물론 순위까지 5위로 확정된 팀이기에 동기부여는 자신들이 더 확고하니 빈틈을 노린다면 승강전을 탈출하는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해야 할 것이다.
12.10. Griffin
'''10위 | 4승 13패 | -15'''
'''남은 대진: HLE'''
담원을 때려잡으면서 잠시나마 승강전 구도에 혼돈을 가져오나 했지만 바로 다음 경기에서 아프리카에게 셧아웃을 당하며 기껏 살려낸 희망이 다시 사라졌다. 그리핀이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APK는 승강전 경쟁에서 사실상 발을 빼며 그리핀이 믿을 구석[113] 이 하나 줄기는 했지만 대신 샌드박스와 한화생명이 상태가 심히 안 좋아지면서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았으나, 한화생명이 젠지를 잡는 대이변을 만들면서 결국 가장 먼저 승강전행이 확정됐다.
작년까지의 수식어였던 역대 최고의 신입생이나 정규시즌의 패왕의 이미지는 가차없이 구겨졌고, 그 때의 핵심멤버들이 이탈해버린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최하위 팀으로 전락했다. 그나마 한상용 감독이 팀을 케어해주기는 하는 모양이지만 감코진이 경기에서 선보이는 밴픽이나 용병술은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을 파고 들어가면 이번 주 내내 주전으로 출전했던 소드는 오른은 여전히 괜찮게 다루는 편이었으나 거기서 끝이었고 칼챔을 들고 보여주는 무력은 여전히 한참 부족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때문에 팬덤 사이에서는 "오른 안 뽑을 거면 운타라를 주전으로 쓰자"라는 의견이 형성될 정도. 유칼은 고점을 찍을 땐 대퍼팀 시절의 그 모습 그대로 훨훨 날아다니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선 흔하디 흔한 하위권 미드 라이너에 불과했고, 타잔은 소싯적 한체정 후보의 위엄을 잃어버린 채 갱킹-카정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정글 차이의 표본이 됐다.
그나마 믿을 것은 바이퍼뿐인데 그 바이퍼도 영향력을 억제당하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인데다가[114] 파트너인 아이로브는 이따금씩 평균 약간 미달 정도의 모습을 보여줄 뿐 번번이 바이퍼와 팀원들의 발목을 잡는 쓰로잉을 반복하기만 한다.
한마디로 탱커만 쓸 줄 아는 탑솔러, 공격적인 픽이 아닐 때는 뭔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신예, 1인분은 되지만 그 이상은 아닌 서브, 강타싸움'''만''' 할 줄 알지 갱킹이며 카정이며 아무것도 못하는 정글러와 미키 이상으로 주사위를 굴리는 한 시즌 반짝하고 퇴물이 된 미드 라이너, 그리고 무색무취하다 못해 구멍난 배에서도 특출나게 넓은 싱크홀 취급을 받는 서포터를 데리고 그나마 정상인 바이퍼가 이끌어가야 하는데 너무 고질적인 문제점이 많은 것이다.
결국엔 한화가 젠지를 이기면서 승강전이 확정되었다. 다음 주에는 그 한화를 상대로 유종의 미라도 거둘 마지막 기회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