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성별사회
1. 개요
'''단일성별사회'''(単一性別社会, Single-gender world)는 특정 성별로만 이루어진 사회를 의미한다. SF, 판타지 장르의 소재 가운데 하나다. 양성이 존재하지 않고, 단일한 성별로만 이루어진 사회를 뜻한다. 남성만 존재하는 사회나, 여성만 존재하는 사회이다. 여담으로 거의 자동적으로 동성애자만 있는 사회를 겸하게 된다.
2. 종류
2.1. 여성만 있는 사회
여성만 있는 사회는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한 아마존, 세계 각지에 있는 여인국 설화에서 나타나듯이, 굉장히 흔하게 시도되는 개념이다.
대중적인 픽션에서는 '여성만 있는 사회'는 일종의 클리셰로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페미니즘 문학에서는 '여성만 있는 사회'를 일종의 '유토피아'로서 파악하고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번식에 대해서는 생식 기술이 특별히 남다르지 않은 세계관에서는 아마존이 그랬듯 남자를 잡아온 뒤 섹스를 한다는 전개가 많으며, 좀 특별한 세계관에서는 뭔가 특수한 조치를 취해서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설정을 쓴다.
2.2. 남성만 있는 사회
여성만 있는 사회와는 반대로 남성만 있는 사회는 현대가 되기 전까진 신화나 전설은커녕 창작사례도 많지 않았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마조네스의 이웃 부족인 "가르가리안"이 오로지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부족으로 묘사되는데 아마조네스와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 남아와 여아를 바꾸는 것으로 번식을 유지하기도 한다.링크 물론 이에 관련된 전설은 아마조네스에 비해 부실하며 또한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없는 것보단 약간 나은 정도. 일부 존재하는 창작사례들은 국가 단위가 아니라 수도원이나 기숙사제 남학교, 군대, 노예, 수용소, 교도소 등의 매우 한정적이고 좁은 커뮤니티를 묘사한 것들이다.
남자는 산모가 될 수 없다는 생물학적 문제때문에 근대까지도 남성단일성별사회는 창작물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남성만 있는 사회에선 아이가 태어나지 않고[1] 남성의 단독번식 묘사는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아테나처럼 개별사례로서는 존재했으나 주신급의 초월적 능력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창작물에나마 남성 단성의 순환, 지속 가능한 사회가 묘사되기 시작한 것은 인공자궁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현대 이후이다. 인공자궁이 없다면 결국 모태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여성을 잡아오더라도 아이가 태어나고 수유를 끝낼 때까지는 살려둘 수밖에 없으므로, 외부에서 잡아온 남성을 정자제공자로 쓴 후 즉시 죽여버리는 아마존 전설과는 달리 남성 단성사회는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서서히 일반적인 결혼을 통한 자손재생산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생명공학적 진보를 통해 인공자궁, 단성생식, 동성생식, 인공수정, 인공난자-인공정자, 복제인간, 등 여성과 남성이 분리된 상태에서 재생산을 이룰 수 있는 개념이 제시되자 이를 이용한 남성단일성별사회가 창작물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문 위키페디아의 Single-gender world 항목에도 언급되는 작품이 몇 없는데, 그 중 국내에 출간된 소설로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보르코시건 시리즈에 속한 <남자의 나라 아토스>가 있다. 작품 속 주인공의 고향인 아토스라는 별에서는 인공자궁과 다른 별에서 들여온 난세포를 이용해 자식을 얻으며, 다른 별 사람들로부터 "더러운 호모새끼들" 같은 취급을 받는다. 대신 아토스 주민들은 아무도 별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 다만 이들은 동성애자라서 이 별에 온 것이 아니고, 여자를 거부하는 종교적 계율 때문에 이렇게 사는 것이다. 그리스에 실존하는 아토스 수도원의 이미지를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보면 된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여성 작가에 의해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쓰여진 여성향 창작물의 단골 소재 중 하나가 되었다. 한 여성이 복수의 남성과 성교섭을 포함한 진지한 교제를 갖는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 자주 쓰인다. 이러한 작품에서는 여성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사회를 구성하는 남성들은 딱히 여성을 착취나 억압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며, 오히려 사회 분위기상 여성에 대한 일종의 노스탤지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또한 속칭 보이즈러브라고 불리우는 장르에 있어서는, 주연 두 명이 게이라는 설정일 경우를 제외하면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가임기의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키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여겨졌고, 설정상은 양성이 혼재하는 현실사회인데도 불구하고 묘사상으로는 남성만이 존재하는(등장하는) 사회인 작품이 허다했다.
2.3. 양성 대립 세계
'여성만 있는 사회'와 '남성만 있는 사회'가 서로 거의 인적 교류를 가지지 않는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 전쟁과 같은 험악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세계 설정이다.
3. 픽션의 사례
3.1. 여성만 있는 사회
- 아마존(그리스 신화)
- 완전사회 - 문윤성의 소설. 1965년 출간된 한국 최초의 장편 SF 소설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여성만 존재하는 사회'를 다룬 영미소설[2] 과는 달리, 남성들을 지구 밖으로 몰아내고 지구를 지배하게 된 여성을 다루었다. 여기서 여성은 '진성선언[3] 을 통해 자웅을 초월한 존재인 '진성'으로 자칭한다.
- 원피스 - 아마존 릴리
- 이갈리아의 딸들 - 이갈리아 : 페미니즘 문학에서 '여성만 존재하는 사회'를 다룬 가장 대표적인 작품. 다만, 정확히는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남성들도 있으므로 여성만 있는 사회가 아닌 여성우월주의 사회이다.
- 크로스 앙쥬 천사와 용의 윤무 - 아르제날[4]
3.2. 남성만 있는 사회
- 원피스 - 뉴하프만 섬 : '트렌스젠더만 있는 사회'이기도 하다.
- 리사 더 페인풀, 리사 더 조이풀 - 올레이스 : 화이트 플래쉬(번역은 대섬광)라는 의문의 대재앙으로 황무지가 된데다 여자가 멸종해버린 세상을 다루고 있는 RPG게임이다. 완전히 남성만 있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것이, 딱 한 명 유일한 여자아이가 있다. 이 여자아이는 물론 스토리의 핵심인물이다.
- 보르코시건 시리즈 中 <남자의 나라 아토스>
- 아쿠에리온 EVOL - 알테어 : 이브의 저주라는 것때문에 여성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게 되었고 원래 있던 여성들도 의문의 전염병으로 사망해 남성들만 남은 행성이 되었다. 원인은 1만2천년전의 전작에서 생명의 나무가 말라가 멸망해가던 지구를 강제로 이어붙여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말라가던 나무는 그대로였고 그래서 지구가 두개의 차원으로 갈라졌고 그 중 하나가 알테어였다. 거기다 알테어에서 에너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대지에서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 방법을 쓰면서 대지가 고갈되었고 대지와 같은 음의 영역에 있던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여성들이 사라졌다고 암시되고 있다. 남성들만 있다고 동성애자들이 있다는 모습은 안나오고 인류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차원의 같은 지구인 베가(주인공들이 있는 원래 지구)에 침입해 여성들을 납치해갔지만 이브의 저주인지 납치한 여성들은 남자가 되어버려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돼버린다.
3.3. 양성 대립 세계
- 반드레드
- 마크로스 시리즈 - 젠트라디와 멜트란디
- 꼬마마법사 레미 - 마녀계와 마법사계로 나뉘어 대립하는 관계이며, 아이는 꽃에서 태어나는 사회이다.
- 퍼펙트 하프 - 주기적으로 만나 관계를 가져 아이가 생겨나고 아이의 성별에 따라 각 국가로 배치된다.
4. 현실의 사례
-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까지의 한국의 학교들: 특히 여학교가 철저한 단일성별사회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는데, 학교 측에서 여교사만 채용하는 경우도 대부분이었으며, 심지어 극단적인 경우로는 여학교에 수업하러 온 남교사에게 학생들을 절대로 쳐다보지 못하게 해서 남교사들이 학생들을 등진 채로 칠판만 보면서 수업했다는 기록도 있다(...). 정말 심한 경우는 기숙사에 이성의 가족이 면회하는 것조차 금지하기도 했다.[5] 때문에 어머니가 아들 얼굴을 보러 왔거나, 반대로 아버지가 딸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러 왔다가 사감들에 의해 내쫓겨나는 경우도 많았다.
- 학교의 기숙사: 나라를 불문하고 어느 학교든지간에 기숙사가 존재하는 학교들은 성범죄나 혼전임신으로 인한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성별에 따라 기숙사를 따로 배정한다. 심지어 학교가 보유한 건물이 많으면 아예 성별에 따라서 건물을 따로 배정하기도 한다. 다만 이렇게 성별에 따른 엄격한 분리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숙사 안에서의 이야기이고 학교 부지 내라고 해도 기숙사 밖에서까지 남녀를 철저히 분리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결과적으론 완전한 단일성별사회는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군사 시설: 나라를 불문하고 군대 내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성폭력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성별에 따라서 부대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따로 배정하여 여성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공간과 남성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이 서로 분리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특히 생활관과 독신자 숙소를 성별에 따라 따로 배정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렇게 성별에 따른 엄격한 분리를 하고 있음에도 의외롭게도 완전한 단일성별사회는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별에 따라 정말로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모든 것을 분리시켜서 남자만 있는 부대와 여자만 있는 부대로 나누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같은 부대에서 남녀가 구분없이 뒤섞여서 근무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6] 물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남성 군인이 여군에 비해서 넘사벽으로 많은 인구 비율을 차지하므로, 사단이나 사령부 같은 상위 제대까지 가더라도 여군의 수는 매우 적은 것이 보통이다.
- 수도원이나 절 등의 종교 시설: 상주하는 인구로만 보면 '남성만 있는 사회' 또는 '여성만 있는 사회'의 아주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종교에 따라 종교 시설에 그 누구도 상주하지 않거나[7] , 반대로 여러 명의 남녀가 공존하기도 하지만[8] ,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그런 종교 시설은 상당히 드물다.
- 에도 막부 시기의 오오쿠: 아래의 하렘의 일본 버전이지만, 이곳에는 쇼군의 측실이나 시녀들 뿐만 아니라, 쇼군가의 여성들이 죄다 이곳에 기거했으므로[9] , 생각보다는 상당히 조용한 분위기였다고 한다.[10]
- 오스만 제국의 하렘: 물론 환관들이나, 왕위 계승에서 밀려난 왕족이 상주하기도 했고, 황제는 마음껏 하렘을 방문할 수 있었으므로 완전한 단일성별사회는 아니었지만, 단일성별사회에 가장 가까운 현실 사례 중 하나였다. 일단 황제는 이 금남(禁男)의 공간에 마음껏 드나들 수 있는 권리가 있었으나, 하렘 입구에 황태후의 처소가 있었으므로 역대 황제들은 하렘에 출입할 때마다 어머니께 인사하고 가느라고 자주 이용하기에도 뻘쭘했던지라(...) , 흔히 생각하는 음란한 분위기의 공간은 아니었다. 외려 신앙심 깊은 후궁 몇 명의 주도로 쿠란 공부를 하거나 이슬람의 교리에 대해 토론하는 일이 잦아서, 흡사 이슬람 버전의 수녀원같은 경건한 분위기였다는 영국 민속학자의 기록도 있다.
- 한국의 오덕계: 완전한 단일성별사회는 아니지만, 남녀 성별에 따라 나누어진 두 집단이 서로 간의 인적 교류를 거의 가지지 않는 폐쇄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험악한 대립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는 현존하는 '양성 대립 세계'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2010년대를 기점으로 한국에서 본격화된 남녀간의 젠더 분쟁이나 정치적 올바름과 페미니즘에 관련된 논란에서 촉발된 분쟁으로 인해서 한국 내에서 남덕과 여덕의 사이는 최악의 대립 상황을 맞이하였고 같은 컨텐츠를 즐기더라도 남덕과 여덕의 커뮤니티가 분리되는 경우가 많아졌다.[11] 또한 남성향 작품에 여성향적 요소를 삽입하거나 반대로 여성향 작품에 남성향적 요소를 삽입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지속적으로 누적된 결과, 남성향과 여성향의 이분법적 경계가 강화되고 남덕과 여덕의 분리가 일어나는 추세이다.
[1] 정확히 따지지면 여성만 있는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세포 단위에서 생식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현대에 와서의 이야기이고 고대에는 정액과 자궁의 관계 정도의 지식뿐이었다. 이 경우 정액은 자궁과는 달리 약탈(!)이 가능하니 아이 낳는데 필요한 두 가지중 하나는 이미 갖춘 셈이고 나머지 하나는 약탈하거나 전설이나 신화에 따라선 아예 필요가 없으니 고대인들이 보기에 여성만 있는 사회는 남성만 있는 사회와는 달리 자손을 얻어서 지속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 것이다. 높은 영아사망률과 짧은 평균수명으로 인해 다산이 사회 지속의 필수조건이었던 전근대 사람들에게는 자손을 얻을 가능성이 아예 없는 남성만의 사회란 도저히 성립될 수 없는 개념으로 여겨졌고, 따라서 동서를 막론하고 신화나 전설에는 이러한 사회의 묘사가 없다.[2] <천년 홀과 인근의 나라에 관한 묘사>(1762)나 <허랜드>(1915)의 경우 주류 남성 사회에서 도피한, 그리스 신화의 아마존과 비슷한 사회였다.[3] 이 작품에서, 성 문화는 왕후문화→웅성문화→양성문화→진성문화 순으로 발전한다고 해석된다.[4] 다만 동성애자만 있는 사회는 아닌데,그 이유는 당장 해당 작품의 주인공인 앙쥬나 사령관인 질만 봐도 알 수 있다.[5] 현진건의 소설인 B사감과 러브레터가 이를 잘 묘사하고 있다.[6] 대한민국 국군의 사례만 해도 그런데, 남성에 대해서만 징병제를 실시하고 여성은 병으로 복무할 수 없는 국군의 특성상 병 계급은 물론 전부 남자만으로 채워져 있지만 부사관 이상의 간부에서부터는 논외여서 남녀가 구분없이 한 부대에서 뒤섞여 근무하고 있다. 병과에 따라 여성의 진출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며 이 제한도 지속적으로 차츰 사라져가고 있다.[7] 이슬람의 모스크가 대표적인 예다. 시아파는 몰라도, 이슬람의 웬만한 종파는 성직자라는 개념이 아예 없어서 간간이 관리하러 온 인력을 제외하면 모스크에 사람이 상주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8] 이 경우에는 여성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공간과 남성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이 서로 분리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옛날 유대교의 예루살렘 성전과 일본의 절이 대표적이다. 예루살렘 성전의 경우에는 성별에 관계없이 아무나 출입할 수 있는 '여인들의 광장' 내부에 남성만 입장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옛날 일본의 절들도 여승들이 기거하는 암자가 절 내부에 존재하여 그 입구를 철통무장한 승병들이 엄격하게 지키고 있었다.[9] 당연히 쇼군의 어머니나 미혼인 누나, 여동생, 딸들도 포함한다.[10] 하렘도 실상은 이렇게 조용한 분위기였다.[11] 같은 슈퍼히어로 영화를 즐기더라도 남초 사이트인 히어로 갤러리와 여초 사이트인 해연갤로 나뉘어진 경우 등을 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