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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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조선의 왕족 출신 문신이자[1][2] 대한제국의 관료로, 일제강점기에 남작 작위를 받은 조선귀족이다.
2. 가계
조선 인조의 9대손이자 인평대군의 8대손으로, 인평대군이 인조의 동생 능창대군의 양자로 갔기 때문에 족보 상으로는 능창대군의 9대손이다. 인평대군가의 8대 종손으로 대궁(大宮)의 주인이며 고종과는 생가 쪽으로 '''8촌'''인 가까운 친척이다.[3]
그런데 고종 가문은 이병원의 아들 이채중이 은신군의 양자가 되면서 효종으로부터 내려오는 왕족 계열로 들어갔다. 또한 앞서 말했듯 인평대군은 인조의 동생 능창대군의 양자이므로, 족보 상으로 고종과 이재극은 10대조(원종)까지 같은 '''20촌'''이다.
3. 생애
1864년 11월 6일, 한성부에서 이조 참판을 지낸 이연응(李沇應)의 아들로 태어났다.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16세 때인 1879년 동몽교관[4]부터 시작해, 1882년 임오군란 이후 명성황후의 장례시 종척집사(宗戚執事)[5]를 맡았으며, 1893년 병과로 급제했다.
그 뒤 가주서(假注書)[6]를 거쳐 1895년 비서감우비서랑(秘書監右秘書郎) · 왕태자궁우시독관(王太子宮右侍讀官) 등을 역임하고 이듬해 규장원교서(奎章院敎書) · 경연원시독(經筵院侍讀) · 장례원 장례(章禮院章禮) 등을 지냈다. 이후에도 원구단의 제사를 관리하는 직책과 흥선대원군의 장례 때 지문서사관(誌文書寫官)을 맡았고 중추원의관 · 시강원부첨사(侍講院副詹事)·규장각직학사(奎章閣直學士) 등을 거쳐 칙임관 4등 궁내부 특진관에 임명되었다가, 홍릉제조(洪陵提調) · 경효전제조(景孝殿提調) · 시강원첨사 · 종정원경 등을 역임하는 등 주로 왕실 행사와 관련있는 직책을 맡았다.
1900년에는 경기도 관찰사[7]로서 외직에 나갔다가, 이듬해 궁내부 특진관을 거친 뒤 비서원경을 지냈다. 1902년 칙임관 1등 의정부찬정에 오르고 궁내부 특진관 · 비서원경 · 장례원경 · 태의원경(太醫院卿) · 시종원경(侍從院卿) · 홍문관학사(弘文館學士) 등을 두루 역임하였다.
이후 법부 대신[8], 내부 대신[9], 경상북도 관찰사[10]와 의정부찬정 · 임시 서리 법부 대신 · 평리원 재판장 사무 등을 거쳐 학부 대신[11] 직을 맡았다. 1904년 러일전쟁으로 러시아 유학생에 학자금을 보낼 수 없게 되자 유학생을 전원 소환했다. 그리고 일본에 학문과 관련된 시찰단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일본에 가기도 했다.
그런데 이 무렵부터 그는 서서히 친일파로 변했다. 예를 들어 1905년에는 제실 제도 정리국 의정관과 총재를 겸임했는데 이 기관은 일제의 침략 과정에서 조선의 여러 제도들을 식민지화하기 좋게 만들거나 고치는 일을 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한 관청이다. 즉 이런 직책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싹수가 노랗다는 것(...) 이후 임시 서리 내부 대신 사무 · 예식원 장례경을 거쳐 궁내부 대신이 되었다.
궁내부 대신으로 재직 하면서 친일 성향은 더욱 짙어졌는데 이 때 있었던 그 유명한 일화. 1905년 11월 3일 일본 메이지 덴노의 생일이어서 일본 공사관에 초대되어 갔는데 잔치가 끝날 무렵 거기 있던 사람들과 같이 "일본 천황 만세"를 삼창했다. 이 소식을 들은 격노한 고종이 "신하는 제 나라 임금에게만 만세를 부르는 것이 법도 아니냐." 며 꾸짖자 이재극이 한 대답이 걸작이다.
2주 뒤 '''을사조약이 체결되었고''' 이 때 왕실의 종친으로 궁내의 동정을 탐지하여 친일파에게 제공하며 조약문을 고종에게 갖고 가 결재를 받아내게 하는 등 조약 체결에 아주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이 후에도 표훈원의정관 · 시강원첨사 등을 겸하였고 이어 수학원장이 되어 경효전 제조 · 적십자사 총재 대리 및 황실 재정에 대해 논하는 의원직[12]과 판돈녕사사 등을 맡는 등 아주 잘 나갔다.
이런 친일 행위들로 인해 대종교를 창시한 독립운동가 나철 등이 을사오적(乙巳五賊)을 처단하려고 할 때, 매국노로 지목을 받아 서태운 외에 수명의 결사대가 암살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그래도 종친이자 관료라고 교육 사업에도 잠시 힘을 써 1908년 3월 12일 김인화라는 사람과 함께 동덕여자의숙(同德女子義塾)을 설립했다. 이후 이 학교는 조동식이 세운 동원여자의숙(東媛女子義塾)과 다시 합쳐져 이후 동덕여학교를 거쳐 현재 동덕여자중학교, 동덕여자고등학교 및 동덕여자대학교가 되었다.
1910년 한일 합방에 기여한 공로로 합방 후 1910년 10월 7일 조선 귀족령에 의거해 일본 정부에게 남작 작위를 받았다. 1919년에는 이왕직 장관(李王職長官)에 임명되어 이왕가로 격하 된 대한제국 황실을 좌지우지 하였다. 그리고 1927년 6월 1일 사망했다. 묘는 경기도 하남시 춘궁동 전주 이씨 인평대군파 복녕군계 묘역에 있었다가 1999년에 후손들이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신평리에 다른 가족들과 조상들과 함께 이장했다.
4. 후손
정실 부인은 두 명이다. 첫 부인은 임천 조씨이며[13] 둘째 부인은 신씨이다. 조씨 부인 사이에서 2녀를 두었고 둘 다 여흥 민씨 집안과 혼인했다. 신씨 부인 사이에서는 2남을 얻었다. 장남은 이인용(李寅鎔, 1907년 4월 20일 ~ 1950년 6월 30일), 차남은 이주용(李宙鎔)[14]이다. 이주용은 1919년 생이란 것만 알려졌을 뿐, 나머지 정보는 알려진 게 없다.
4.1. 장남 이인용
큰 아들 이인용은 이재극 사후 대궁 사손 지위와 조선귀족 남작 작위를 물려받았다.
몸이 꽤 약했다고 한다. 그래서 건강하고 강단있기로 소문났던 조중인[15]과 혼인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부부가 쌍으로 개판이었다.''' 이인용은 화류계에 수시로 출입하며 돈을 펑펑 썼고, 아내인 조중인은 스캔들을 많이 만들었다. 그 대상은 하인 이철돌과 전기 사설 정리위원 이팔용, 그리고 남편의 외조카인 민성기였다. 오죽 막장이었으면 이재극이 이들 부부를 직접 갈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거기다 이재극 사후 이인용과 조중인 부부는 서로 사이가 나쁜 가운데 각자 방탕한 생활로 재산을 거의 다 잃었다. 그로 인해 박영효를 위원장으로 하고 이달용[16] 등을 위원으로 한 재정정리위원회가 이인용 집안의 남은 재산을 대신 관리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조중인은 이인용이 부인인 자신을 학대하고 이혼을 강요했다는 등의 내용으로 시댁 식구들과 박영효를 고소해 버렸다. 이에 질세라 이인용도 조중인을 간통죄로 맞고소하면서 이 사건은 법정 공방으로 확대되었다. 결국 이인용이 승소하였으나 그나마 남은 재산도 거의 다 써버렸거나 박영효에게 빼앗긴 뒤였다.[17] 자세한 내용은 신동아 : 전봉관의 ‘옛날 잡지를 보러가다’ - 이인용 남작 부부의 ‘소송 전쟁’ 참조. 이 항목 본문보다 훨씬 더 아스트랄한 막장 전개를 볼 수 있다.
결국 실의에 빠져 살다가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난지 5일 뒤인 6월 30일에 서울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당했다.
4.2. 양손자 이주
이인용은 딸 이진숙과 아들 이해윤을 두었으나 이해윤은 요절했다. 그리고 더 이상 아들을 낳지 못해서 1937년 7월 24일에# 생가 10촌 형인 고종의 아들 의친왕 이강의 5남 이주(李鑄, 호적명 및 아명 이수길)를 입양했다.
4.3. 친일 논죄 관련
2002년 민족 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이 발표한 친일파 708인 명단과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친일 인명 사전 수록 예정자 명단에 모두 선정되었다.
그러나 일족은 정신을 못차렸는지 2005년 그것도 광복절 직전에(...) 이재극의 손자 며느리 김신덕 씨[18]가 국가 소유인 경기 파주시 문산읍 땅 1만 5000여 m²에 대한 소유권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 보존 등기 말소 청구 소송을 법원에 냈다.당시 기사[19]
김씨는 소장에서 “1982년 국가가 소유권 보존 등기를 마친 이 땅은 이재극이 일제 때 소유권을 취득한 만큼 국가의 소유권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의 소송을 받아주지 않고 오히려 김신덕이 소유한 또 다른 부지인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땅을 처분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검찰이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아예 매매나 빌려주는 것조차도 할 수 없게 됐다.당시 기사
2007년 대한민국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는 이재극의 재산을 국가로 환수하기로 결정 했으며, 12월 6일에는 대한민국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이재극의 이름이 포함된 친일반민족행위자 195인 명단을 발표했다.
5. 같이 보기
[1] 엄밀히 말하면 왕족은 대군 후손의 경우 5대손까지, 군 왕자의 후손은 4대손까지만 포함되어 종친부에서 관리하는 사람들만 일컫는 것이다. 이재극의 조상 중 마지막으로 왕을 했던 사람은 '''인조''', 족보 상으로는 '''원종'''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그와 그의 일가는 원칙적으로 왕족이 아니었다.[2] 그러나 조선 후기 왕실의 후손이 귀해지고 결국 철종 이후로 사실상 실제 효종의 대는 끊겼으며 덕흥대원군, 선조, 인조의 자손들끼리 서로서로 양자입적 보내고 하면서 다 가까운 친척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임금과 실제 혈통으로 그나마 가장 가까운 친척인 그는 중요한 종친으로 대접받았다.[3] 고종과 이재극의 부계 조상은 태초부터 인평대군의 고손자 이진익까지 같고 이진익의 아들 대에서 갈라진다. 고종은 이진익의 차남 이병원의 증손자이고 이재극은 장남 이병순의 증손자다.[4] 童蒙敎官. 조선 시대 어린이를 교육하기 위해 각 군현에 두었던 종 9품 관직.[5] 국상 때에 종친이 맡는 직책 중 하나.[6] 조선 시대 승정원(承政院)에 두었던 정7품의 임시 관직이다. 정원은 1원이고, 2원의 주서(注書: 正七品)가 유고시에 임시로 차출, 임명되었다.[7] 지금의 경기도지사에 대응.[8] 지금의 법무부 장관에 대응.[9] 지금의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응.[10] 지금의 경상북도 도지사에 대응.[11] 지금의 교육부장관에 대응.[12] 제실재정회의의원(帝室財政會議議員)[13] 이재극의 생가 7촌 숙부인 흥선대원군의 외손녀이자 판서 조경호의 딸.[14] 정작 인평대군파보에는 나타나지 않는다.[15] 황주 목사를 지냈던 조윤희의 딸. 이인용보다 2살 위이다.[16] 이인용의 생가 8촌 할아버지 흥완군 이정응의 양손자.[17] 이 과정 속에서 이인용의 10촌이 넘어가는 먼 친척들이 이인용을 꼬드겨 주색에 더욱 탐닉하게 만든 뒤 남은 재산을 야금야금 빼앗았다고. 참고로 이재극 일가는 가까운 친척이 없었으며 그나마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친척이 6촌 이상이었다.[18] 위에 언급된 이주의 후처이다.[19] 원래 2000년대 초반에도 같은 소송을 건 적이 있으나 재판부는 “우리 헌법은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법원은 그 정신을 구현하고 헌정 질서를 수호할 의무가 있다”며 “따라서 민족의 자주 독립과 자결을 스스로 부정하고 일제에 협력한 반민족 행위자와 그 후손이 과거 재산을 되찾으려는 것에 협조할 수 없다” 며 소송을 각하했다. 첫 소송 당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