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보완계획
한국어: 인류보완계획
일본어: 人類補完計画
영어: The Human Instrumentality Project
1. 개요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개념이자 작품 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동시에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최대의 낚시라고 일컬어진다. 에반게리온을 이해하는 데는 핵심이면서도(스토리 자체가 인류보완계획의 진행을 따라간다)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개념이다. 사실 설정집을 봐도 채 1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이고 이걸로는 작중에 설명되는 여러 현상을 다 설명하기엔 택도 없어서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끼워맞추려고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굴러간 눈 조각은 눈덩이처럼 커지기 시작했다.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직접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아래에 적혀져 있는 것은 에반게리온을 감상한 여러 위키러들의 개인 해석이 뭉친 것으로 절대 공식 설정이 아니다. 하지만 신세기 에반게리온2 기밀문서에서 공개된 내용을 반영한 것이므로 해석에 어느정도 일리는 있다.
어원은 미국의 SF 작가 코드웨이너 스미스의 작품에 등장하는 정치집단 "The Instrumentality of Mankind"[3] 의 일본어 번역인 <인류보완기구>의 오마쥬로 보인다.
2. 정의
2.1. 초기 기획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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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작품 내 설정
에반게리온 스토리 내의 설정[4] 에서는 '''인간의 진화의 끝은 사멸'''[5] 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인류는 이레귤러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류를 포함한 모든 릴리스를 베이스로 한 생물들은 새로운 생명체가 태어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적합한 의식의 절차[11] 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인류, 즉 릴림들은 완전한 '사도'로 태어나지 못했다.''' 이를 수정하여 완전한 생명체가 되기 위한 목적이 인류보완계획인 것.제1시조민족이라는, 신과 같은 종족이 아담과 릴리스를 비롯해 '생명의 씨앗'을 창조해서 우주에 생명을 퍼트리기 위해 각자의 '창'과 함께 세트로 '달'이라는 캡슐에 넣어 우주로 날려보냈다. 예정된 행성에 도착하면 생명의 씨앗들은 창과 융합하여 생명을 창조하고, '가프의 문'이라는 영혼들이 저장되어 있는 이차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서 영혼을 부여해 새로운 종족을 창조하는 원리였다.[6]
시조민족들은 생명의 열매와 지혜의 열매를 가진, 즉 지혜와 영원한 생명력을 겸비한 신과 같은 존재들이었는데, 자신들의 피조물들이 그들과 같이 두 열매를 모두 겸비한 새로운 신이 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조민족들은 새로이 태어날 그들의 피조물들에게서는 생명의 열매나 지혜의 열매 중 하나의 열매만 주었으며, 서로 다른 열매를 가진 생명체들이 아예 접촉하는 일이 없도록 멀리 떨어진 행성으로 보냈다.[7]
그리하여 아담은 지구에 도착하고, 릴리스는 우주를 떠돌다가 소행성에 불시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릴리스가 불시착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퍼스트 임팩트)하면서, 릴리스가 들어있었던 검은 달이 지구에 떨어져버리게 된다.시조민족들이 우려하는 상황이 정확하게 일어나고 만 것이다. 다행히도(?) 시조민족은 '두 씨앗이 조우하게 되면, 하나는 활동을 정지시킨다'라는 보험을 들어놓았다. 그런데 릴리스의 창은 임팩트 시의 충격으로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기에, 억울하게도 원래 주인인 아담이 자기 세트의 창, 즉 롱기누스의 창에 의해 봉인돼 버리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거짓된 주인인 릴리스가 지구를 장악하고 자신의 아이들을 낳게 된다. 그런데, 릴리스는 봉인되지만 않았지 자기 세트의 창이 소실되어 정상적인 생명 창조가 불가능상태라 생명체를 낳을 수 없었는데, 릴리스 세트의 가프의 문은 열려 릴리스가 흘린 피(LCL 용액)가 형성한 원시 바다에 이 가프의 문에서 나온 영혼이 깃들게되었다. TV판 19화에서 언급되었듯이 LCL은 그 안에 깃든 영혼이 상상하는 것을 구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신비한 액체라[8]
그 안에 깃든 영혼들의 '자신을 이미지하는 힘'에 의해 최초의 생명체(인류나 동식물)가 원시 바다 속에서 출현하게 되었다.그러나, 영혼을 하나의 육체에 고정시키는 제대로 된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원시 바다 속에 깃든 영혼은 셀 수 없이 많은 불완전한 영혼의 조각들로 쪼개져버렸으며[9]
, LCL을 바탕으로 태어난 생물들의 육체 또한 정상적인 형태의 생명체와 구성 물질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10] 릴림들은 태생부터 몸도 마음도 불완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인간들의 영혼은 본래 '''하나였던 영혼의 파편'''에 불과하기 때문에 완전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육체조차 이 불완전한 영혼에서 나오는 미약한 '이미지하는 힘'에 의해 겨우 유지되는, 언제나 붕괴 직전인 불안정한 상태였다.
정리하자면 '''인류의 불완전성은 인류의 기원 자체가 태생부터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고, 그 불완전성 때문에 모든 인류는 완벽하지 못한 인격과 육체를 지니게 되었다. 이런 불완전성을 극복, 하나로 되돌아가려고 인류는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며 사랑을 나누며 자신들의 부족함을 보충하려고 하지만, 하나가 된다는 것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아를 잃는 것, 즉 '''소멸'''이기 때문에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적 생존 메커니즘이자 독립된 자아를 유지시켜주는 힘인 '타인에 대한 공포'가 인간들의 사이를 갈라놓는 AT 필드의 형태로 발현되어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이렇게 인간들은 서로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으면서도 서로를 배척하는, 두 개의 상충된 본성이라는 근본적인 모순을 지닌 존재인 것이다.
인류보완계획은 그 불완전성을 극복하고 멸망의 숙명을 피하기 위해 신과도 같은 '''초월적인 존재'''의 손을 빌려 인류를 인공적으로 진화시키는 의식을 진행하고, 모든 인류의 영혼과 육체를 '''하나'''로 합쳐서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타인의 장점으로 보완한 완벽한 하나의 개체를 만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12] 이것은 곧 인류의 절멸을 의미하기도 하며, 서드 임팩트가 일으킬 인류의 멸망도 인류의 AT필드를 없애버려 육체와 영혼을 붕괴시켜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 내용과 다를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작중에서 서드 임팩트와 보완을 굳이 구분해서 말하지 않으며, 서드 임팩트가 곧 보완이다. 그래도 차이점을 말하자면 서드 임팩트는 인류의 자의적인 멸망 뿐만 아니라 사도에 의한 타의적인 멸망도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 주체에서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서드 임팩트는 일종의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이고, 보완은 그 메커니즘을 인류가 자신들만의 의도를 가지고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고, 그 끝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었던 AT 필드가 해제되며 자아가 붕괴되고, 초월적인 하나의 의식체로 거듭나며, 각자가 가지고 있었던 AT필드가 해제되지 않고 무한히 확대되며 결국에는 '''우주 전체가 하나의 무제한적 자아''', 즉 진정한 의미에서 '''신과도 같은 자아'''가 되는 것이다.[13][14][15]
3. 실행 방법
이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은 제 1사도 아담이나 제 2사도 릴리스와 같은 초월적인 존재의 힘을 빌리는 것인데, 이런 초월적인 존재를 각성시킨 후 그들이 전개하는 안티 AT 필드를 이용해 인간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AT 필드를 강제 해제시키는 것이다. 인간들의 육체와 자아를 구분해주고 있던 미약한 AT 필드가 없어지면, 육체는 LCL화되어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 버리고, 육체라는 속박에서 완전히 해방된 영혼들은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본성에 따라 다시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 때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을 저장하는 방이자 영혼들이 본래 존재하는 상위 차원의 공간인 '가프의 방'으로 이어지는 '''가프의 문'''이 열리고, 육체에서 해방된 영혼들이 이 가프의 문을 통해 가프의 방으로 회귀하면서 그 안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결론적으로 가프의 문이 열려 그 안에서 영혼들이 나오고 그 영혼들에 의해 육체가 만들어져 생명이 창조되는 과정을 그대로 역행하는, '무'에서 창조된 '유'를 다시 '무'로 돌려버리는 의식인 것이다.
사실 편의상 '인류'보완계획이라고는 하지만 인류 뿐만 아니라 릴리스에게서 태어난 '''모든 생명체''', 심지어 '''박테리아'''(!)까지[16] 대상으로 하는 계획이다. 거기에다가 세상을 떠났거나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의 방인 '거프의 방'을 연다는 것에서 단순히 계획 발동 시점에 지구에 살아있던 생명체 뿐만 아니라 예전에 지구에 태어나고 죽었던 모든 생명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구의 역사상 과거에 존재했었거나, 현재에 존재하고 있거나, 미래에 존재하게 될, 셀 수도 없이 많은 생물 개체들을 '''단 하나의 존재로 통합'''한다는 '''엄청난 스케일'''의 계획이다.
4. 종교적인 의미
더 깊숙히 파고들어가보면, 바로 인류를 카발라에서 말하는 아담 카드몬의 상태로 복귀시킨다는 것이다.[17] 아담 카드몬이란, 간단히 설명하자면, '창조의 목적'과 '전능한 의지'가 의인화된 것으로, 그 자체가 태초의 영적인 세계이며, '하나의 영혼'이자 육체(그릇)가 없는 '전능한 빛'을 의미한다. 즉, 에반게리온에서 보완된 상태의 인류는 육체가 사라진 '하나의 영혼'이자 창조의 힘을 가진 액체인 LCL의 바다, 즉 창조의 힘을 가진 태초의 세계 상태이므로, 아담 카드몬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카발라에서는 성경에서 말하는 아담과 이 아담 카드몬을 구분하는데, 그 아담은 하나의 영혼이 아닌 후에 태어날 모든 영혼들을 가진 존재로서, 에반게리온에서 등장하는 사도 아담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것까지 알 필요는 없고, 본편을 이해하는 데도 딱히 도움은 되지 않는다. 그냥 인류보완계획 자체가 일종의 종교 의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만 이해하면 되며, 이걸로 밑에서 설명한 제레의 의도가 설명이 된다.
5. 작중에서 (구판)
위에서 설명한 것이 작중 등장하는 여러 버전의 인류보완계획의 공통적인 정의이자 전제이고, 이 계획을 추진하는 세력(제레, 이카리 겐도, 이카리 유이)들의 각기 다른 목적에 따라 세부적인 디테일이나 최종 목적이 달라진다. 즉, 위에서 설명한 것이 인류보완계획이라는 행위의 기본 골자로 공통된 것이라면, 그것을 행하는 인물의 목적은 각기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작중에서 말하는 인류보완계획은 대체적으로 제레가 추진하고 있는 계획을 말한다. 겐도가 가지고 있는 계획은 딱히 명칭이 없으며, 원래 인류보완계획이라는 개념 자체는, 제레의 계획과는 아예 다른 계획이긴 하지만, 이카리 유이가 창안한 것이다. 이 인류보완계획의 배경이 매우 복잡한 사건으로, 발안부터 중간에 있던 계획수정과 결과물이 많이 달라졌다.
5.1. 이카리 유이 버전 (오리지널)
최초의 발안자는 이카리 유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유이의 의도 자체는 작중에서 간간히 제시되는 회상 씬들의 대화상으로만 암시되는, 꽤나 모호한 떡밥 중에 하나이다. 신지의 어머니인 이카리 유이는 '''제레의 최연소 멤버'''면서 '''유력한 제레 멤버의 자제'''다. 당시 비밀리에 연구과 진행되고 있었던 새로운 학문의 분야인 '형이상 생물학'(에반게리온 세계관에서 실재하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물리적 존재로써 영혼을 연구하는 학문의 정식 명칭)을 창안하다시피 한 천재 연구자이자 유전공학자로, 한마디로 말해서 영향력이 '''엄청난 인물'''이었다. 네르프의 시초가 되는 조직인 게히른도 소장은 이카리 겐도였지만 거의 이 양반이 틀어쥐었다. 애초부터 에반게리온을 건조하는 계획인 'E 계획'도 유이가 내밀었다. 유이는 사도 격퇴용 병기를 만들어내는 것 외에도 자신만의 목적을 가지고 에반게리온을 건조했던 것이며, 이 목적은 바로 '불완전하고 불안한 인류를 하나로 통합해서 영생에 가까운 삶을 추구하자'는 계획이었으며, 이것이 최초로 '불완전한 인류를 완전한 하나로 만드는' 인류보완계획의 시초였다. 단 이 계획은 실제 계획이라기보다는[18] 유이가 그녀의 개인적인 사상에 근거해 제시한 인류의 청사진에 가까운 것이었다. #
이 계획은 유이가 품은 사상에 뿌리를 두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에게는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살아있기만 하면 누구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즉 그녀는 일단 살아야지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 때문에 전인류적인 행복을 찾으려면 일단 인간들이 불완전성 때문에 멸망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사도에 의해서든, 인류 자신에 의해서든 언젠가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서드 임팩트의 물결에서 인류의 영혼들이 피신할 수 있는 '방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사도나 에바의 육체와 구성 물질은 인간들과는 다르게 안티 AT필드가 전개되어도 건재하다는 사실에 기인해 서드 임팩트가 진행되는 동안 인류의 영혼을 안전하게 품고 있어 줄 피신처로 에반게리온들을 건조했던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임팩트가 끝난 후에는, 에반게리온이라는 불멸의 육체에서 하나가 됨으로써 영생을 얻은 인류가 영원히 지구의 진정한 주인이자 완전한 단일개체, 새로운 사도이자 완전한 형태의 릴리스의 자손, 더 나아가 새로운 릴리스 그 자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었다. 즉, 유이의 계획의 끝은 인류가 우주적인 자아와 신적인 육체를 동시에 가진 '''신'''이 되는 것.
요약하자면 신에 의해 정해진 기존 우주의 이치가 불완전한 인류가 사멸해야 한다고 규정했다면, 유이의 계획은 '''인류 스스로가 새로운 신'''이 되어 우주의 이치를 개편해버려, 그 아무도 인류의 존재를 지워버릴 수 없게 하는 것. 그러니까 유이는 세컨드 임팩트의 참상에서 인류가 얼마나 허무하게 멸망해버릴 수 있는지 본인의 눈으로 목격했고, 이 때문에 인류보완계획으로 인류를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어떤 멸망의 위협에서도 안전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생명체들은 기본적으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었고, 심지어 사도들마저 그 운명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운명에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인류가 생명체의 한계마저 초월해 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애초에 인간들은 군체가 아닌 에바와 같은 형태, 즉 지혜의 열매를 가진 한 명의 거인의 형태로 태어났어야 하는데, 릴리스 세트 창의 소실로 비정상적인 형태로 태어났으므로, 인류가 다시 태어나기 위한 새로운, 완전한 사도의 육체가 필요했다. 그러려면 아담에게서 복제된 기존의 에바 외에도 릴리스에게서 태어난 특별한 에반게리온이 필요했고, 그래서 지구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생명체 중 유일하게 완전한 형태를 가진 릴리스 베이스의 생명체, 즉 '''릴리스 본인'''을 둘로 분열시켜서 새로운 릴리스의 육체를 만든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에반게리온 초호기였다.
요약하면 유이는 자의적이거나 고의적인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려고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겐도나 제레와는 달리 그런 언급은 작중에도 없다.
회상 등을 보면 유이는 서드 임팩트를 언젠가는 찾아올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생각했기에 이에 대한 대비책 + 그 대비책이 인류의 한계를 초월할 열쇠로 준비하는 것 이라 할 수 있다.
5.2. 제레 버전
제레는 생각이 달랐다. 이들은 릴리스와 인간은 원래 아담이 정착해야 될 지구에 실수로 새치기해서 정착한 민족이라는 것을 사해문서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따라서 유이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보완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들은 사해문서에 언급된 내용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해석했다. 제레에 따르면 지구를 그 진정한 주인인 아담과 그의 자손 사도가 아닌, '''거짓 주인'''인 인류가 지구를 장악한 비정상적 상황은 신의 의지에 거스르는 '''죄'''이다. 이 죄를 성경에서 말하는 '''원죄'''에 대입시켰다. 이에 입각해 그들은 인간들이 숙명적으로 타고난 불완전함이 인류가 저지른 원죄에 대해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멋대로 가정했다.
따라서 그들은 이 형벌에서 벗어나려면 인류 스스로 참회 의식을 거행해 릴리스의 자식으로 태어나 지구를 점거해버린 원죄를 속죄하고, 신에게 용서를 받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문제는 이들이 생각했던 속죄 방법은 다름 아닌 인류의 '''집단 자살'''이라는 점. 이는 '''인류 스스로'''가 임팩트를 일으켜 '''죽음'''으로써 원죄를 씻는다는 내용이다.[19]
보완계획의 자세한 과정은 이렇다. 먼저 에반게리온을 통해 인류를 공격해오는 사도를 섬멸한다. S2기관을 이식해 사실상 사도나 다름없는 양산형 에바 시리즈 12기를 이용해 임팩트를 일으킨다. 이를 위해 제레는 사도와 같은 S2 기관을 가진 에바를 만들 계획을 세웠고, 샴셸 전에서 얻은 S2기관의 일부를 에반게리온 4호기에 이식해 S2 기관을 개방해 모의 임팩트를 일으키는 실험을 했다. 작중 일어난 4호기의 폭발[20] 과 네르프 미국 지부의 소멸도 사실은 제레에 의해 계획된 실험이었던 것이다. 그 다음 '아담의 창'인 롱기누스의 창으로 릴리스를 희생양 삼아 죽여 속죄 의식을 거행한다.[21] 그 과정에서 릴리스의 자손인 인류도 소멸한다. 결국 정당한 계승자인 아담을 다시 지구의 지배자로 되돌린다.#
그 뒤 제레는 자신들이 확보한 아담의 영혼 나기사 카오루에게 미리 자신들의 의지를 밝히고, 그를 다시 본래의 육체에 복귀시키면, 그 의지를 아담이 받아들여 다시 완전한 형태로 부활한 아담이 자신의 초월적인 힘을 이용해 사멸한 인류를 '''부활'''시켜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인류가 원래의 주인인 아담에게 완전히 용서받으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아담이 자신의 가프의 방을 육체를 버린 인류에게 열어주고, 그 안에서 본래의 형태인 초월적인 사념체, 아담 카드몬의 형태로 부활한 인류에게는 '신에게 가는 길'이 열려 그 후 도래할 '새로운 천국'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즉, 결과적으로 제레의 계획은 인류가 "천국에 가는 것"이다. 천국이란 육체를 버려야지만 도달할 수 있는 초월적인 공간이고, 결국 그걸 위해서 제레는 인류가 모두 죽어서 육체를 아예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인류가 '실재하는' 우주에서 '새로운 육체'를 얻고 '살아가야'한다는 유이의 계획하고는 정반대되는 계획.
마지막 부분이 이해가 안 간다면 정상인데, 사실 제레라는 집단 자체가 본질적으로는 종교집단이었고, 그 때문에 사해문서에 서술된 내용들을 종교적으로 해석했고, 위에서 설명한 인류보완계획을 일종의 종교 의식으로 본 것이다. 결국에 제레의 계획의 최종 목적은 유이의 경우처럼 '인류를 진화시키겠다'나 후술할 겐도의 '유이 만날꺼라능'처럼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신'에 의해서 '구원'받아 '천국'에 간다는 애매모호한, 교회에서나 말할 법한 요상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 계획의 골자는 막말로 줄이자면 '''우리가 죄 지은건 알겠으니깐 깔끔하게 하나로 인류를 모아서 자폭해서 깔끔하게 속죄하고 새로 출발하겠음.''' 라는 실로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22] 계획이다.[스포]
사실 세컨드 임팩트를 인위적으로 일으켜서 인류의 전원 멸종을 막은 시점부터 인류는 아담이 일으킬 임팩트의 위협에서는 벗어난 상태였고, 사도들에게 남은 방법은 나머지 사도들 중 하나가 릴리스와 접촉해서 동귀어진으로 인류와 함께 자신들도 죽어버리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네르프 측에서 미리 릴리스의 영혼을 빼내서 아야나미 레이의 몸에다 숨기는 등 사도가 접촉하더라도 완전한 임팩트가 발생하지 않게 사전에 철저하게 안전 확보를 해놓은 상태였고, 에반게리온으로 사도들을 다 때려잡은 후에는 아예 위협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런데 이렇게 치밀한 준비로 압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레는 '남의 집을 뺏었으니 언젠간 벌을 받을꺼야'라는 불안에 혼자 시달리다가 자폭해버린것이다. 결론적으로 종합해 보면 명확한 근거도 없는 광신도 늙은이들의 불안에서 나온, 이상한 종교적인 해석에 근거해서 정확히 알 수도 없는 애매한 목적을 가진 가장 말도 안되는 버전의 계획이 제레의 계획인 것이다.
사실 유이와 겐도의 계획은 '인류를 하나로 만들어 완전하게 만들겠다'로 기본 골자는 비슷한데, 제레의 계획은 '속죄 의식'을 거행하겠다는, 원래 인류보완계획의 취지에서도 다소 벗어난 생뚱맞은 계획이다. 말하자면 결국 둘 다 인류의 AT필드를 해제하겠다는 계획인데, AT필드를 해제한다는 것은 '하나가 되어 완전해진다'는 의미와 '자아와 육체를 소멸시켜 모두 죽는다'는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다. 유이와 겐도는 이 '완전해진다' 측면에 집중을 한 것이고, 제레는 '죽는다'에 더 의미를 둔 것이다. 제레에게는 AT필드가 해제되고 하나가 되는 것이 보완이 아니라, 하나가 됨으로써 인류의 개별적인 자아들이 모두 죽음을 맞은 후, '''완전한 존재로써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 진정한 보완이었던 것이다.
결국 두 세력이 각각 "보완"이라는 개념을 다르게 해석했기에 발생한 차이인데, 제레의 계획과 유이의 계획은 "보완"이라는 단어를 불완전한 인류를 완전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사용한 것까진 같았으나, 그 개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아예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였기에, 유이와 겐도는 '''하나가 된다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삼아''' 그 자체가 보완이라고 여겼으나, 제레는 '''하나가 된 후에 완전하게 다시 태어나는 과정까지 거친 상태'''를 보완이라고 여겨, 유이와 겐도의 계획에서 '최종 목적'이었던 것이 제레의 계획에서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제레의 계획이 이런 요상한 계획이 되어버린 이유는, 아마 제레의 근본이 중세시대에 처음 창설된 종교 단체라는 데에 있을 것이다.[23] 어쩌면 제레의 의장 킬 로렌츠의 개인적인 욕망이 반영되어 있는 것일 수도 있는데,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킬의 육체의 상당 부분이 기계화되어 있었던 것이 나타난다. 아마 킬은 나이 때문인지 몸의 대부분을 기계로 대체해야 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안좋았었던 것 같고[24] , 이것이 그가 이런 정신나간 계획을 세운 이유로 볼 수도 있다. 말하자면 죽을 때가 다 된 늙은이가 천국 타령하면서 혼자는 죽을 수 없으니 인류를 다 데리고 죽어버리겠다는 소리.
위에서 설명한 제레의 계획은, 사실 한 번도 정확하게 명시된 적은 없었으나, TVA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제레가 하는 중2병틱한 대사들에서 유추된 것이다. 그런데 게임 신세기 에반게리온 2에서는 제레 버전의 보완 계획이 아예 다르게 설명되어 있는데, 사실 제레가 원하는 보완은 '''제레 멤버들만을 위한''' 보완이었고, 그 내용은 생명의 열매와 지혜의 열매를 모두 가진 신과 같은 존재가 된 에반게리온의 육체에 제레 멤버들의 영혼이 들어가서, 제레의 멤버들은 완전한 육체와 영생을 얻은 '''신'''이 되고, 유일하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롱기누스의 창을 파괴해서 새로운 신으로서 우주에 군림하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인류가 멸망하건 말건 제레가 알 바는 아니고. 자신들만 신이 되기를 원했던 제레에게 모든 인류가 초호기 안으로 들어가 함께 신이 되는 유이의 계획은 발칙한 것이었고, 그래서 마찰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게임판에서 밝혀진 이 내용은 위에서 설명한 '속죄 의식'과 정면으로 상반되는 부분이 있고, 본편에서 제레가 본인들의 입으로 "우리는 에바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그냥 본편과는 무관한, 게임판만의 설정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25]
5.2.1. 유이 VS 제레
이렇게 릴리스의 자손으로 태어난 것을 수치로 여기는 제레의 입장에서 "완전한 릴리스의 자손, 더 나아가 새로운 릴리스"로 태어나겠다는 유이의 사상은 발칙하고 용서받을 수 없는 생각이었던 것이다.[26] 이 노인네들 입장에서는 남의 집 뺏은 것을 스스로 자살해가며 용서를 빌어도 시원찮은 판에 아예 남의 집을 우리 집으로 영원히 만들어버리고 거기서 행복을 찾겠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즉, 이미 신에 의해 만들어진 이치에 순응해야지, 인간 따위가 그 이치를 거부한다는 것은 제레라는 집단의 종교적인 성격상 이단적인 생각이었다. 게다가 죽음이야말로 '천국'이라는 초월적인 세계에 도달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제레에게는, 새로운 육체를 얻어가면서까지 살아남으려고 하는 것은 구차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반면, 유이의 입장에서는 마찬가지로 제레의 계획이 아니꼽기는 마찬가지였다. 과학자인 그녀의 입장에서 제레가 하는 소리는 광신도 노인네들이 종교적인 이상에 젖어 지껄이는 헛소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녀는 제레가 실존한다고 믿는 '천국'은 순수하게 종교적인 믿음에서 나온 허상임을 알고 있었고, 서드 임팩트의 실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사람으로써 제레가 원하는 보완이 불러올 결과를 알고 있었다. 실제로는 인류가 영적인 세계에서 존재하는 아담 카드몬이 되어 천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육체가 없는 상태로 살아있지도 죽지도 못하고 영원히 외로움에 시달리는 존재가 되어버릴 것을 알고 있었다. 애초부터 그녀의 사상이 바로 종교적인 의미에서 천국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사람이 살 의지만 있으면 어디나 천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제레의 멤버였던 유이와 제레의 다른 멤버들 사이에는 마찰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결국에 유이를 이단으로 낙인찍은 제레는 유이의 '''암살'''을 사주한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유이는, 어떻게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면서 제레의 계획을 막을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위에서 설명한 자신의 계획을 자신이 피험자가 되어 최초로 실천하기로 한다. 즉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육체 속에 자신이 최초로 들어가는 인간이 되기로 결정했으며, 에바의 육체 안으로 도망침으로서 제레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동시에 자신의 계획의 핵심이 되는 초호기에 자신의 의지가 깃들게 함으로써 초호기의 위치에서 자신의 계획을 실행시키는 것이었다.
요약하자면
제레 ver. - 인류는 지워져야 함. 고로 속죄의 의미로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겠다!'''
유이 ver. - 언젠간 일어날 대재앙, 노아의 방주를 준비해 '''서드 임팩트를 대비하겠다!'''
이 정도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5.3. 이카리 겐도 버전
그리고 흔히 알려져있는 것처럼 이카리 겐도의 진짜 목적은 '''"으아아아아! 제레고 네르프고 뭐고간에 그딴거 이제 내 인생에서 다 필요없어! 나 다시 마누라 만나러 갈거야!"'''라는 태도나 다름없었다. 유이는 남편의 이런 집착을 잘 알고 있었고 유일하게 겐도가 마음을 연 상대였던 자신이 초호기 안으로 사라지게 되면 겐도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라도 자신과 다시 만나려고 온갖 노력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타인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던 겐도가 자기 자신을 보완하기 위해서 임팩트를 일으키고 전 인류의 영혼을 끌고 초호기 안으로 들어와서 자신을 만나려고 시도할 것도 미리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결론적으로 제레의 계획도 막을 수도 있고, 인류의 영혼이 초호기 안에서 하나가 되는 자신의 계획이 모두 완수되는 것이다. 정말 이렇게 보면 무서운 아줌마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겐도는 유이가 사라진 후 게히른의 총책임을 떠맡게 되었으며[27] 유이가 예상했던 대로 겐도는 부인과 재회하기 위해서 제레의 계획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자신만의 엄청난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을 세운 겐도의 목적을 이해하려면 당시에 이 아저씨의 멘탈 상태를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이 음침한 아저씨는, 부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시궁창 인생을 살고 있었으며[28] , 이런 인생에서 그를 구해준 것이 유이였다.
즉, 그에게 있어 이카리 유이란 인생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상대, 인생의 유일한 빛이자 자신의 '''구원자'''이자 '''수호천사'''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가혹한 운명은 이 천사를, 유일한 희망을 자신에게서 뺏어가버렸던 것이다. 제대로 멘붕한 이카리 겐도는 신을 미친듯이 저주했고, 결국에는 자신을 엿먹인 신에게 복수하고[29] 자신의 의지로 유이와 다시 만나기 위한 계획을 세운 것이다. 여기에서 신에게 복수한다는 의미는, 아담과 릴리스를 동시에 죽여버리겠다는 의미이다.
겐도는 아담이 일으킨 세컨드 임팩트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참혹하게 고통받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았고, 아담과 비슷한 존재인 릴리스에게 자신의 부인을 빼앗겨버렸다. 릴리스를 배척하고 아담을 숭상했던 제레와는 달리, 겐도에게는 아담이나 릴리스나 사람들을 괴롭히고 희망을 빼앗아가버린 증오스러운 존재였기 때문에 아담과 릴리스를 모두 죽여버리고 자신의 모든 인생과 목숨을 걸고 아내 이카리 유이를 빼앗아간 것에 대한 복수를 하고 싶어했던 것이다.
그리고, 겐도의 또 다른 동기는 바로 '타인에 대한 공포'였는데, 겐도도 누가 부자지간 아니랄까봐 아들래미와 똑 닮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겐도는 본인의 이런 하자를 잘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타인의 존재를 없애버리고 영원히 공포에서 벗어나는 보완은 그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희망이었다.
마지막으로 다들 알다시피 그의 가장 중요한, 최종적인 목적은 역시 유이와 재회하는 것이었다. 이전에 그가 유이를 만난 것이 그를 엿먹이기 위한 운명의 가혹한 장난에 불과했다면, 이제 그는 이 부당한 운명을 스스로의 의지로 거부하고 주도적인 위치에서 다시 유이와 만나려고 했다. 이건 겐도가 (코믹스판/신극장판 파에서) 신지에게 한 말과도 겹치는데, 바로 남에게 의존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의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제 그 계획을 설명하자면 임팩트가 일어날 수 있는 메카니즘 중에서 '아담과 릴리스의 금지된 융합' 시나리오를 이용하는 것인데, 생명의 열매를 가진 아담과 지혜의 열매를 가진 릴리스의 본체가 물리적으로 융합하면,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나왔던 것처럼 기괴한 형상이 되어서 팽창하기 시작하고, 이 거대한 융합체에서 광역 범위로 안티 AT 필드가 방사된다.[30]
그리고 결국에는 생명체가 거대해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버려 스스로 붕괴해버린다. 이것은 아담과 릴리스를 만든 제1시조민족이 의도한 것인데, 이들은 본래 한쪽의 열매밖에 가지지 않은 생명체를 만드는 능력만 가진 아담과 릴리스가 융합하면 생명의 열매와 지혜의 열매를 둘 다 가진 종족을 생산해내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임을 알았고, 이러한 존재, 즉 새로운 신이 탄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시조민족은 아담과 릴리스가 접촉하면 스스로 자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부터 써넣은 것이었다.
겐도의 의도는, 아담과 릴리스를 일부러 융합시킨 후 팽창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티 AT 필드를 이용해 인류의 AT 필드를 해제해버리는 것이었다. 결국에 아담과 릴리스는 동시에 사멸하고, 겐도는 '신에게 복수'하려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또 자신의 의지를 아야나미 레이, 곧 릴리스의 영혼에게 미리 심어놓아, 그 이후 진행될 임팩트의 방향을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게 만들고, 결국에 자신을 포함한 인류 전체의 영혼이 하나가 되어 초호기 안으로 흘러들어가, 자신이 보완을 통해 타인의 공포에서 벗어나며, 유이와도 재회하는 최종 목적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
이 계획을 이루기 위해 일단 겐도는 릴리스의 영혼을 육체에서 분리해 내었고, 붕괴된 유이의 육체의 잔해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릴리스의 육체와 섞어 유이의 형상을 한, 즉 사도와 같은 구성물질로 이루어진 육체를 만든 뒤 거기에 릴리스의 영혼을 넣어 아야나미 레이를 탄생시켰다. 그 의도는 제레가 자신들의 의지를 아담에게 깃들게 하려고 나기사 카오루를 만들었던 것처럼, 레이를 이용해 후에 일어날 서드 임팩트가 자신의 의지대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겐도가 레이를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키워주면서 레이를 자신의 명령만을 듣는 인형으로 만든다.[31]
그 후 겐도는 카지 료지에게 사주해 독일의 네르프 지부에서 아담의 본체를 몰래 빼온 후에 자신의 손에 아담을 이식하여[32] 아담과 하나가 된다. 이후 자신이 아담과 함께 릴리스의 영혼이 깃든 레이와 융합해서 하나가 된 후, 릴리스와 아담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우주적 존재의 '금지된 융합'을 시전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릴리스-아담 융합체는 겐도의 의지가 안에 깃들어있으며, 이 존재가 겐도의 뜻에 따라 보완을 진행하게 된다. 보완의 결과로 육체에서 해방된 모든 영혼들은 겐도가 미리 사도가 가지고 있던 생명의 열매를 먹여 신과 같은 존재가 된 에바 초호기 안에서 하나가 되며, 겐도의 영혼도 초호기 안으로 인도되어 유이의 영혼과 재회한다.
그러나, 겐도는 당장은 제레에게 잘 보여서 돈과 권력을 얻어와야 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제레의 입맛에 맞는 인류보완계획에 대한 계획서를 써서 제레에게 제출했다. 제레는 이 계획을 승인했고, 겐도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게 되어 게히른을 잇는 조직, 사도 격퇴를 위한 초법적 군사조직인 네르프의 사령관직을 그에게 맡겼으며, 자신들 계획의 핵심인 에반게리온들의 운용과 릴리스의 보관, 심지어 후에는 롱기누스의 창까지 그에게 맡겼다. 이후 일어날 일들을 생각해 보면 실로 엄청난 판단 미스가 아닐 수 없다.
이후 겐도는 자기의 계획을 위해 모든 것을 착실히 진행해 나갔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릴리스의 영혼은 생각보다 통제가 어려웠고, 결국 꼬마 레이가 아카기 나오코 아줌마한테 실실대고 시니컬하게 독설을 하다가 그만 목이 졸려서 죽어버리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 겐도는 이 때 릴리스의 영혼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깨달았는지, 문제가 되었던 영혼의 일부, 즉 질투와 분노, 성욕을 느끼는 부분을 분리해내서 에반게리온 영호기 안에 유폐하고 남은 결여된 영혼은 2대 레이의 몸에 넣는다. 이 외에 딱히 변수는 없었고, 그는 계획을 계속 진행해 나간다.
5.3.1. 겐도 VS 제레
이렇게 표면상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겐도와 제레는 서로 너무나도 상이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서 애초부터 동지가 될 수 없었다. 겐도의 계획은 결국 유이의 계획과 결과가 마찬가지로, 제레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었고, 겐도도 본편에서 본인이 직접 제레에게 말했듯이[33] 제레의 죽음타령(...)을 대놓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 제레는 겐도를 신뢰하고 거의 모든 것을 맡겼지만, 제레의 신뢰를 이용해 자신의 계획을 위해 필요한 도구들을 다 타낸 겐도는 슬쩍슬쩍 제레의 행동에 반하는 짓들을 하더니 나중에는 제레의 뒤통수를 제대로 후려갈긴다. 그래도 사도를 죽이는 건 두 세력 모두의 공통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네르프는 사도를 착실히 하나하나 제거해가고, 제레도 일단 사도들을 없애기 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이 작업을 이미 겐도와 네르프밖에 할 수 없게 완전히 맡겨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사도 섬멸이 진행되는 동안은 부들부들 이를 갈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계획을 수정해 나가며 참았다.
겐도가 첫 번째로 제레의 행동에 어긋나는 일을 한 것은 초호기에게 생명의 열매를 먹인 것이었다. 원래 제레의 계획에 따르면 후에 자신들의 자멸 의식을 보조해 줄 양산기들 12기가 완성되기 이전에는 일반 에바는 S2 기관을 가지면 안되었고 양산기들에게 S2 엔진을 장착하기 위한 실험도 겐도가 아닌 자신들의 통제 하에 있었던 미국 지부에서 비밀리에 실행하고 있었다. 아마 S2 엔진을 가진 완전한 에바를 겐도가 가지게 되면 겐도가 그걸 가지고 허튼짓을 할 것을 우려해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초호기가 겐도의 계략에 따라[34] 제르엘의 S2 엔진을 자력으로 섭취하고 기능을 흡수하면서 그 계획은 틀어져버렸다.
더군다나 초호기는 이미 릴림의 영혼을 가지고 있어서 지혜의 열매를 가지고 있었고, 육체도 아담의 것이 아닌 릴리스의 것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릴리스의 자손을 생명의 열매와 지혜의 열매를 겸비한 신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제레의 계획상에서 두 열매를 모두 가진 존재가 탄생한다는 것은 없었으며, 그것은 제1 시조민족이 정해 놓은 우주의 섭리에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에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었던 것이다. 즉 겐도가 새로운 신을 창조했다는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신에 의해 정해진 질서에 순응하겠다는 제레의 계획과는 달리 아예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제레는 상당히 당황했던 것 같으며[35][36] 겐도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간파한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협력 관계가 깨어진 것은 아니라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다음 번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라고 경고하는 정도로 끝낸다.
그리고 문제의 22화에서 결정적으로 제레와 겐도가 등을 돌리게 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바로 겐도가 아라엘을 잡는답시고 패기롭게 롱기누스의 창을 달로 날려버린 사건이었다. 사실 겐도 입장에서는 대기권에서 멘붕빔을 쏘아 공격하는 사도라서 해치우기 곤란한 상황이었는데, 그걸 핑계 삼아서 롱기누스의 창을 투척해서 사도를 잡으면 제레의 계획의 핵심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제레의 계획이 실현되는 것을 방해하고 자신 계획의 성공을 보장하며 동시에 귀찮은 사도도 잡을 수 있는, 말 그대로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래서 영호기를 보내 롱기누스의 창을 터미널 도그마에서 회수한 다음 던져서 사도를 격파하고, 대기권 밖으로 벗어나 달에 꽃힌 창은 그 질량 때문에 지구로 갖고 돌아오는 것이 불가능한, 사실상 회수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후 제레와 면담한 겐도는 사도를 잡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변명을 시전하지만 제대로 꼭지가 돌아버린 제레는 속지 않았고, 겐도를 내쫓겠다고 협박하며 화를 낸다. 거기에 겐도는 정말로 패기롭게 "어떻게 말하시든 이제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쿨하게 답하며 제레를 무시하고 나가버린다.[37] 사실 아직 사도가 모두 퇴치되지 않은지라 겐도는 제레가 뭐라고 협박하든 일단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지금은 안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제레의 원래 계획이었던 릴리스와 롱기누스의 창을 세트로 사용해 속죄 의식을 거행하는 방법은 사실상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 제레는 이를 갈면서 계획을 수정한다. 사실 이건 계획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그냥 자신들의 지배 하에 있던 인공적인 사도인 나기사 카오루를 네르프 본부에 파일럿의 자격으로 침투시킨 뒤, 카오루를 터미널 도그마로 보내 릴리스와 접촉시킴으로써 불완전하게나마 임팩트를 일으켜 동귀어진으로 겐도의 계획을 망쳐버리는 것이었다. 사실상 이것은 사도들이 일으키려고 했던 임팩트[38] 와 다를 것이 없으며, 영예롭게 자멸을 택하고 부활한다는 제레의 원래 의도와도 상당히 거리가 있다. 다만 부활을 하지 못하더라도 제레의 뜻을 알고 있는 카오루가 일으킬 것이므로 그나마 자신들의 의지에 의한 멸망이라고 정당화가 가능하고, 애초부터 이건 사실 겐도를 엿먹이려는 의도도 반은 들어가 있는 계획이었다. 제레는 카오루한테는 "터미널 도그마에 있는 것이 아담이고, 거기에 가면 너의 원래 육체를 되찾을 수 있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한 것 같다.
그런데 다들 아는 대로 카오루가 막상 도달해서는 그것이 아담이 아니라 릴리스인 것을 알아버렸고, 자기 친구인 이카리 신지를 위해 릴림들에게 운명을 맡기고 스스로 죽어버려서 이것도 실패.[39][40]
그런데 하나의 모순은, 제레는 카오루를 보내놓고서는, 카오루가 막상 행동을 개시했을 때는 '''초호기가 카오루를 처리해줬으면 좋겠다'''는 대사를 날리고 있다. 이것도 뭐가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겐도가 한 대사, 즉 "제레의 늙은이들은 우리의 손으로 자신들의 계획을 앞당기려 한다"로 미루어보아, 보완계획이 발동되기 이전에 완수되어야 하는 '사도 조지기'를 완성하려면 마지막 사도인 카오루를 죽여야 했고, 자신들의 손으로 아담의 영혼을 가진 카오루를 죽이기는 좀 뭐하니(계획상 아담에게 부활을 의탁해야 하는데, 아담의 영혼을 가진 카오루를 자신들의 손으로 죽이면 아무래도 아담이 제레의 소원을 들어 줄 정도로 그들을 곱게 보지는 않을 것임이 분명하기에) 네르프 측에서 카오루를 처리해 줄 것을 전제하고 카오루를 보낸 것 같다. 즉 자신들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겐도와 네르프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마지막 사도를 쓰러뜨릴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즉, 처음부터 제레는 카오루를 '''죽으라고 보낸 것이었다.'''
단, 아예 카오루가 죽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것만은 아니고, 카오루가 터미널 도그마를 뜷어 임팩트를 일으키면 그냥 그것대로 만족을 하려고 했던것도 같다. 카오루가 실패한 후 심히 실망스러워했던 제레의 반응을 보면 이런 시나리오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카오루가 성공했으면 보완이 그 자리에서 이루어질 테니 지들 입장에서 편하지만, 카오루가 실패하면, 준비된 '예비 시나리오'(밑에서 설명할 계획)로 어쨌든 지들이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지만, 이 '예비 시나리오'는 네르프의 파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여러 모로 제레에게는 귀찮은 일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조금만 더 지체시키면 겐도가 선수를 쳐서 자기 버젼의 임팩트를 일으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제레 입장에서는 상당히 초조했고, 막상 카오루가 내려간 후에는 초호기가 카오루를 처리해주는 것을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카오루가 죽고 나서는 또 뭔가 그거대로 아쉬웠는지 카오루 뒷담을 열심히 해댄다.(...)
이후 제레는 카오루를 배신자라 부르며 화내지만, 카오루가 생명의 계승자라는 것은 애초부터 사해문서에 쓰여있지 않았다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사태였다고 지들끼리 위안한다. 그리고 새로운 계획을 구상하는데, 이 계획은 이미 겐도가 신으로 만들어버린 에반게리온 초호기를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릴리스의 분신이면서 아담의 열매를 가지고 있는 초호기를 원래 자신들 계획의 릴리스와 아담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존재로 이용할 생각이었다. 즉, 제레는 이런 비상 사태가 벌어질 것을 대비해 미리 복제판 롱기누스의 창을 만들어 놓았고, 이걸로 원본을 대충 대신해서 원래 릴리스를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했던 것처럼 초호기를 희생양으로 삼아 의식을 거행하고, 속죄 의식 이후에는 신과 같은 존재이자 아담의 열매를 가지고 있는 초호기에게 의탁해 원래 자신들의 목적이었던 '아담의 후손으로서 지구의 정당한 계승자로 부활'을 실현하는 것이 새로운 계획이었다. #
이걸 위해서는 겐도의 손아귀에서 초호기를 확보해내야 했고, 마침 사도도 다 해치운 상태라 제레에게는 이제 겐도와 네르프를 살려둘 이유가 없어졌다. 게다가 조금만 지체하면 겐도가 자기 계획을 실현할 것이 분명했으므로 양산기가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실행하기로 결정한다. 제레는 일본 정부에게 '네르프가 서드 임팩트를 일으켜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거짓 정보를 흘리고 , 전략자위대를 시켜서 '''네르프 침공'''을 개시한다. 이게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시작. N2 폭탄으로 지오프론트에 구멍을 뜷어가면서까지 네르프 본부에 침입하고, 네르프의 인원을 무참하게 학살한다. 게다가 초호기를 이용해 임팩트를 일으킬 생각이었던 제레의 입장에서는 거기에 겐도의 아들, 즉 겐도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을 신지가 타는 것을 막아야 했고, 자위대에게 초호기의 파일럿을 발견하면 무조건 사살할 것을 명령한다. 대인 방어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있지 않았던 네르프 본부는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고, 자위대는 초호기의 확보에 성공한다.
5.4. 결과
그 와중에 겐도는 레이를 데리고 터미널 도그마에 내려간다. 그리고 자기를 유이에게 인도해달라며 레이의 옷을 벗기고 몸을 더듬는 문제의 장면이 나온다. 설명하자면 아담이 이식된 자신의 손을, 물렁물렁해진[41] 레이의 몸에 밀어넣고 천천히 내려서 자궁이 있는 위치에 집어넣는다. 아마 아담의 태아를 레이의 몸에 잉태시키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그러는 와중에 전략자위대는 구석에 숨어있던 신지를 발견하고, 죽이려고 하는 순간 카츠라기 미사토가 갑툭튀해서 자위대원들을 박살내고, 신지를 끌고 간다. 미사토는 이미 모든 상황을 파악한 상태[42] 였고, 신지가 초호기에 타야지만 제레의 음모를 막고 임팩트의 발동을 막을 수 있음을 알았기에 스스로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신지를 초호기에게 데려가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신지와 접촉한 초호기는 자의지로 움직이며 속박을 풀어 빠져나오고 신지를 태운 다음 폭발을 일으켜서 지오프론트 밖으로 뛰쳐나온다.
이 때 원본 롱기누스의 창이 새로운 신의 탄생을 감지하고 자의지로 지구로 날아오고, 제레는 이걸 보고 불완전한 복제품을 사용해야해서 찜찜해 하고 있던 마당에 원본이 알아서 돌아와서 제대로 의식을 거행할 수 있겠다며 좋아한다. 그리고, 원래는 신지를 배제할 생각이었지만 이미 신지가 초호기에 타고 있는 것을 보고, 오히려 잘됐다고 하면서 신지의 결여된 자아를 이용해 임팩트를 일으킬 생각을 한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제레는 신지에게 보완을 원하는 마음이 있음을 알고 있었고 이걸 잘 구슬리고 이용해먹어 '''일부러 신지의 정신을 멘붕시켜서''' 임팩트를 일으키게 하려고 한 것이었다.
어쨌든 양산기들이 초호기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서 예정대로 임팩트를 거행하기 시작했고, 복제품 롱기누스의 창으로 초호기의 손에 성흔, 즉 스티그마타를 새겨[43] 의식을 수행할 준비를 마친 후에 양산기와 초호기가 S2엔진을 개방해 클리포트의 나무[44] 를 공중에 소환하면서 안티 AT 필드가 전개되어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검은 달이 지면으로 드러나 에바 시리즈와 함께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겐도는 아직 레이와 융합 중이었다. 그런데 레이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겐도가 아니라 신지를 원하는 마음이 더 커져있었고, 그 때문에 레이의 절대자였던 겐도의 명령을 거역하고 손에서 아담만 떼어먹고 튀어버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겐도는 절규하지만, 이미 상황은 통제를 벗어난 상태였고 겐도의 계획은 '''완전히 실패했다.''' 그리고 릴리스와 융합하면서 크고 아름다운 레이 형상의 릴리스-아담 융합체가 되어버리며, 터미널 도그마에서부터 올라와 초호기 안의 신지와 대면하게 된다. 릴리스를 감지한 양산기들은 릴리스의 형상과 동화되기 시작하고 매우 그로테스크한 형태로 레이의 얼굴이 양산기의 입안에서 나오며, 그 모습을 보고 신지는 제대로 멘붕해 버린다.
레이는 애초부터 신지에게 임팩트의 방향을 맡길 셈이었던 것 같지만, 멘붕한 신지는 미친듯이 레이를 거부하고, 그 때문에 결국에 카오루의 영혼이 나와서 신지를 구슬려 AT 필드를 해제시켜, 롱기누스의 창이 초호기와 융합해 생명의 원류인 생명의 나무 형태로 변환된다. 즉, 이제 초호기는 생명의 열매와 지혜의 열매를 가진 신에 가장 가까운 형체이자, 모든 생명을 창조한 원천이 되어 생명을 창조하고 파괴할 힘을 모두 가진 상태였다. 이제 신지의 결정에 따라 초호기는 유이의 의도대로 인류의 영혼을 담을 그릇이 되거나, 아니면 인류를 멸망시켜 버릴 악마, 둘 다 될 수 있는 상태이다.
이후 검은 달과 에바 시리즈는 성층권까지 상승하고 최종 형태인 '트라이퀘트라'[45] 를 공중에 형성한다. 거대 릴리스는 거의 지구 사이즈로 크기를 확대하고, 12쌍의 빛의 날개를 펼치면서 손바닥에 여성 성기 형태의 가프의 문을 열고 안티 AT필드를 확대해 모든 인간들을 LCL로 만들고[46] 영혼을 회수한다. 양산기들은 자신들의 코어에 롱기누스의 창을 찔러대며 데스트루도[47] 에너지를 방출해 이 과정을 돕는다. 인간의 영혼들이 모두 검은 달의 껍질 안으로 모인 다음 가프의 문을 통해 가프의 방 그 자체가 된 거대 레이의 몸속으로 빨려들어가며, 거대 레이의 이마에 여성 성기 형태의 제 3의 눈이 생겨 초호기-생명의 나무도 흡수한다.[48]
그 후 신지는 보완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레이와 담론을 나누고, 그 결론으로 자아가 없어지면 남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보완을 거부한다. 초호기가 거대 레이의 눈에서 튀어나와, 12개의 날개를 펼치고 보완을 리셋한다. 결국 보완은 '''최종적으로 실패'''로 끝났으나, 이로 인해 인류는 새롭게 자신을 깨닫는 교훈을 얻고 역사를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게 된다.#
6. 해석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진행된 사건이 워낙 모호하긴 하지만, 대충이라도 해석해 보도록 하자.
일단 임팩트의 시작은 세컨드 임팩트때와 같이 거대한 폭발이었다. 너무 과도해서 하얀 달을 날려버렸던 아담의 폭발과는 달리, 이번에는 적절한 위력이어서 땅 속에 묻혀있었던 검은 달을 꺼내는 데 성공했다. 검은 달을 꺼내야 하는 이유는, 검은 달이나 하얀 달이나 모두 '생명의 씨앗'이 들어있던 '알'이며, 동시에 태어나기 전의 인류의 영혼들이 모두 들어있었던 '알', 즉 가프의 방과 연결되는 공간이기도 했기 때문에[49] , (제레의 시나리오에서) 인류가 부활해서 다시 세상에 나오기 전에 거처할 '집', 즉 일종의 '''자궁'''이었기 때문이다. 그 전 양산기가 초호기의 손에 성흔을 새기고 클리포트의 나무를 형성했으므로, 일단 초호기에게 인간의 죄를 업어지게 하는 속죄 의식의 첫 단계는 성공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후 갑자기 부분적으로 성공한 겐도의 계획[50] 에 의해 나타난 거대한 레이가 난입했고, 양산기들이 레이에게 반응해서 동화되면서 속죄 의식은 중단되었다. 사실상 릴리스가 보완을 주도하게 되고 속죄 의식이 중단돼 버린 이 시점에부터 제레의 계획은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애초부터 신지에게 보완의 방향을 맡길 생각이었던 레이와 카오루는 신지를 구슬려서 초호기의 AT 필드를 해제했고, 그 틈을 타서 롱기누스의 창이 초호기와 융합해버리면서 초호기가 신이 돼 버리고 마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초호기는 유이가 원래 의도했던 대로 인류의 영혼을 담을 자격을 갖춘 완전한 그릇이 되었으며, 이에 따라 인류를 구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 힘을 가지고 인류를 파괴하는 악마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신지는 타인에게서 도망치기 위해서 인류가 다 뒈져버리는 것을 택했다. 이후 인류의 AT 필드가 해제되며 LCL화되어 버리는데, 이건 초호기가 행한거라기 보다는 거대 레이가 AT필드가 해제된 신지의 마음속을 들여다봤고, 그 선택에 따라 대리인 자격으로 행한 것이었다. 아마 거대 레이에게는 그 상태로 팽창을 멈추고 바로 붕괴해버리거나, 아니면 더 팽창해서 안티 AT 필드를 방사해버리거나, 두 가지 선택이 가능했는데, 신지 때문에 후자를 택했던 것 같다. 단, 후유츠키의 말과 달리 이건 초호기가 행한 파괴가 분명하게 아니고, 당시 초호기는 아직도 정지되어 있었던 상태로, 아마 유이는 신지의 뜻에 따라 무엇을 하려고 하기 보다는 신지가 무엇을 선택하는지 일단 지켜보려고 했던 것 같다.
사실 보완이 진행되는 동안 유이가 개입한 것은 이카리 겐도를 만나러 직접 갔을 때밖에 없다. 이후 거대 레이는 인류의 보완을 진행하고, 더 이상 거대생명의 형태를 유지할 수 없는 시점까지 이르러서, 계속 몸을 유지하기 위해 나무 형태를 하고 있는 초호기를 '''흡수해버린다.''' 이로 인해 거대 레이는 붕괴되지 않고 좀 더 오래 존속할 수 있었으며, 신이 된 초호기를 흡수함으로써 생명을 파괴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새로이 창조할 능력도 얻고자 했던 것 같다. 이 때 레이가 12개의 날개를 펼친 것을 보면, 생명의 열매를 가진 아담과 지혜의 열매를 가진 릴리스가 합쳐졌기 때문에 잠시나마 육체가 붕괴되기 전에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신지가 보완을 거부하면서, 초호기가 레이의 육체에서 떨어져나왔고, 더 이상 육체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레이는 스스로 분해된다. 이후 초호기가 비로소 신으로 각성하면서, 검은 달을 파괴하고 가프의 방을 다시 열어 영혼들을 다시 지구상에 뿌리면서, 사실상 보완은 실패했다. 하나가 된 영혼이 다시 분해되지 않고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가프의 방을 파괴함으로써 다시 실재 세계로 방출되며 영혼들이 흩뿌려졌다. 그리고 퍼스트 임팩트 때와 같이 다시 영혼들이 LCL의 바다에 흩뿌려지면서, 다시 이미지화하는 힘에 의해 생명체들이 출현하게 되었다.[51]
결론은 유이의 보완 계획의 목적 자체는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초호기 안에서 모두 하나가 되지는 못했지만, 유이의 목적은 꼭 인류가 신이 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서드 임팩트로 멸망하는 것을 피하고 '''영원히 살아남는 것'''이었으므로, 유이 자신과 초호기는 영원히 남겨져 인류에 존재에 대한 징표가 될 것이다. 고독하겠지만, 유이의 대사를 보면 그것 유이 자신이 각오한 듯 하다.
나머지 인간들은 LCL의 바다에서 통합된 삶을 살거나 신지와 아스카처럼 다시 독립된 개체로 돌아올 것이며, 그 뒤의 과정은 묘사되지 않는다.
7. 요약
자세한 건 여기 를 참조하자.
- 이카리 겐도
- 코어: 이카리 겐도 자신(아담을 이식)
- 촉매: 롱기누스의 창 → 복제품 롱기누스의 창
- 보조: 양산형 에반게리온 9기
신지의 선택은 임마누엘 레비나스의 윤리학 관점에서 보면 나름 이해가 된다. 또한, 단지 살아남는다는 자기보존욕을 넘어서 타자와의 만남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운명을 긍정하는 지혜를 깨닫고, 더 나아가 스스로의 의지로 세계를 재축조할 수 있는 의지를 발동시키는다는 점에서 니체의 영겁회귀와 초인(übermensch) 사상과도 통한다.
설정이나 여러 정황에 따르면 인류도 원래대로 돌아온 것 같다고 볼 수 있지만...확실하지는 않다. 코믹스판 기준으로는 원래대로 돌아왔다.[56]
단순히 생각하면 인류를 비롯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전멸시키는 전형적인 세계멸망 그 자체로 보일수도 있으나 이것은 지나치게 생물학적, 현실적인 시각으로 해석한 것이라서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에 맞지 않는다. 에반게리온이 참조한 듯한 여러 SF 작품들과 여러 신비주의, 형이상학적 사상들을 생각해 보면 이것은 단순한 자살을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정신적 통합을 통해 완벽하고 초월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57] 보통 '신'이라고 하는 존재가 된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데, 일종의 창조신격인 태초의 완전성[58][59] 으로 복귀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르게 보면은 그냥 다 죽으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 작품은 불완전한 인간의 가능성에 희망을 건다는 주제를 보여주기 때문에 작품에서 인류보완계획이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결말에서도 그것을 부정하는 선택으로 흐르게 된다.[60] 인간은 어리석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서로를 두려워하고 따라서 증오하게 되며, 결국 고통을 받게 될 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기계와 같다면 그것이 진정한 소통이라 할 수 있을까? 인격적 존재들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완벽한 결과를 낳을 수는 없지만 좀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수는 있다. 그런 진실된 소통을 위한 노력은 진정한 신뢰와 사랑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다.[61]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인간 찬가와 인간 비판을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 찬가의 정의는 비록 인간은 불완전하지만 그런 인간을 믿고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 찬가를 말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인간의 어리석고 이기적이고 자기본위적인 면을 인정하지만, 그것을 타개할 수 있는 가능성에 희망을 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 비판에서 비판당하는 어두운 인간의 본성도, 인간은 노력으로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며, 더 나아가서 자체적으로 '''본성을 억제시키는 제도를 만들고''' 그것을 끝없이 유지 · 보수하며 자신들의 무리(사회)를 유지해 거기서 기어이 생존해나간다.
역으로 인간 비판은 "죽음이 평등하다"는 궤변에 근거해 몇몇 인간들의 독선과 독단으로 모든 것을 없애버리는 정신나간 계획은 모든 인간들의 어리석고,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면모를 많이 드러낸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 타인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고 버리는 인간의 본성을 나타낸다.[62]
하튼 오덕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류의 정신적 통합 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에반게리온이야말로 서브컬쳐에서의 본격적인 등장에서는 원조. 슈퍼로봇대전에선 이데와 비슷한 존재가 되어 파멸하는 미래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자 '''인류보완계획 자체가 단단히 정신나간 계획이고 비겁한 변명에 현실도피라는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유아퇴행에 빠진 계획이다.'''[63]
결론짓자면, 유이의 인류보완계획은 나름의 대의라 할만한 것을 품고 있었고, 제레와 겐도의 인류보완계획은 지극히 사적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64] 에 지나지 않았지만 '''결국 한 사람, 혹은 한 단체의 뜻으로 지구상의 전 생명을 자기마음대로 쥐락펴락해버린 무시무시한 유아퇴행적 계획(...)''' 정도로 볼 수 있겠다.
8.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에서
신극장판에선 아직 내막이 드러나지 않아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는 불명. 영화 에반게리온: Q까지 보면 '인류를 인공적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의식'이라고 정의된다.
<서>에 나온 언급(사도(에반게리온)들의 목적은 지혜의 열매를 가진 인류를 멸망시키는 것이다)과 <파>와 <큐>에 나온 언급(인류보완계획은 인류를 생명의 열매를 가진 새로운 형태의 생물로 인공진화시키는 것이다)으로 보아 여기서 제레의 계획은 인류를 사도처럼 생명의 열매를 지닌 생물로 인공진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초호기가 <파>의 끝에서 급작스럽게 일으킨 니어 서드 임팩트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실패한 듯.
9. 비판
당연하지만 독자와 작중 (대다수)등장인물들의 시선에서 '''이 계획은 정신 나간 계획'''에 불과하다. 애초에 실행법부터가 윤리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가장 막장은 당연히 제레. 명분 자체가 그릇된 방향으로 틀어진 종교적인 믿음이었으며, 궤변에 근거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과 그냥 다 같이 죽자는 결론이었다. 거기에 그 계획을 진행하기 위한 온갖 비윤리적인 행위와 자신들의 만행을 당연시하는 우월의식으로 가득찬 광신도였다.
이카리 겐도 역시 마찬가지. '유이와 다시 만나기 위해서'라는 이유만으로 손수 모든 생명체와 함께 자살을 택한 셈이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아들인 신지에게 생판 남처럼 차갑게 대하는 걸 넘어 아예 철저하게 이용해먹기까지 했다.
그나마 유이는 의도라도 좋았으나, '그렇게 합쳐진 완전한 존재를 인류라는 존재로 정의할 수 있는가'는 문제가 있으며, 자신의 행동의 결과로 남은 가족들의 관계가 완전히 파탄나고 제레와 겐도의 인류보완계획 진행의 방아쇠가 되었기에 비판을 듣기도 한다.
현실에서 가까운 예를 찾자면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군국주의 일본을 들 수 있겠는데, 개별적인 존재의 소거와 개체들의 군화(群化)를 통해 '우월한 하나의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전체주의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애초에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 전체가 2차 대전 이전의 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한 만큼, 제레는 군국주의를 지향하던 일본의 구세대를 대표하는 집단이라고도 볼 수 있고, 인류보완계획은 이들의 그런 비정상적인 사상에 대한 은유일 가능성이 크다.
10. 여담
캐러멜의 데뷔작인 남아돌아 51화에선 알바보완계획으로 패러디됐다. 깨알같은 이카리 겐도 패러디까지...
냥코대전쟁도 스페셜 스테이지인 단죄천사 쿠오리넬에서 무려 그 이름이 '고양이 보완계획'인 스테이지로 패러디 되었다.
대부분의 에반게리온 관련 19금 성인 동인지에서 '''인류보충계획''' 또는 '''인류보존계획'''이라고 바뀌며 작품 내 성행위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나온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서는 겟타선이나 이데, 폴드등을 비롯한 여러가지 변수의 존재로 인해 시나리오가 뒤틀려 인류보완계획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리는 일이 벌어진다.
알파3에서 인류보완계획. 즉 서드 임팩트가 발동되어서 인류가 몰살될 뻔했다. 알파 넘버즈가 인류보완계획에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이들 계획 자체가 얼마나 미쳤는지 알려준다.
F 완결편의 배드 엔딩중 하나는 엔드 오브 에바 루트로 가버리는 것이다
11. 해설
「即興性(※アドリブ)ということでいえば、2話で人類補完計画という、物語の縦軸になることばを出したけれど、何を補完するのか決めていなかった。字面のハッタリだけです(笑)
(즉흥성(※애드립)이라고 하면, 2화에서 인류보완계획이라는, 이야기의 세로축이 되는 낱말을 끄집어냈는데, 무엇을 보완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럴듯한 허세 문구였을 뿐이다. (웃음))
안노 히데아키 뉴타입 1996년 6월 인터뷰 中
작품 내의 '인류보완계획'과는 별도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중에 안노 감독은 우리 현대인에게 결여된 것은 '마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즉, 안노의 인류보안계획은 결여된 마음의 보완. 그래서 (이카리 신지의 내면세계를 다룬) 25화, 26화는 이미 완성된 플롯이 있었지만, 방책했다. 그 시점의 자신의 기분을 스트레이트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만족하고 있고,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実際は、「補完計画」って全体の半分ぐらいの話数まで、人類を補完するって、何を補完するんだろうって、ハッキリとは決めずにやってましたからね。」
宮村優子:「それで、「人類補完計画って何ですか」って質問しても、「いやあ、何だろうねえ」ってごまかされちゃうの。」
庵野秀明:「ごまかしてるんじゃなくて、ホントに決めてなかった(笑)。」
Animage:「すごいですねえ。それで24話までたどり着いたっていうのは……。」
庵野秀明:「まあ、奇跡みたいなもんですよね(笑)。全部ライブでしたからね。弾いている最中に、演奏時間も演奏者も楽器もギャラも果ては譜面まで足りなくなったっていう感じですかね。」
"실제로는, '보완계획'이라는 건 전체 분량의 절반 정도 진행될 때까지 인류를 보완한다는 게 뭘 보안한다는 건지 확실히는 정하지 않고 하고 있었으니까요."
미야무라 유코 : 그래서, '인류 보완 계획이란건 뭔가요' 라고 질문해도, '그러게, 뭘까'라고 얼렁뚱땅 넘겨 버리더라.
안노 히데아키 : 넘긴 게 아니라, 정말로 정한 게 없었어(웃음).
아니메쥬 : 굉장하네요. 그 상태로 24화까지 진행했다는 게...
안노 히데아키 : 뭐, 기적 같은 것이죠(웃음). 전부 라이브였으니까요.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동안에 연주 시간도 연주자도 악기도 급여도, 끝내는 악보까지 모자란다는 느낌이었달까요.
보충설명을 하자면, 에반게리온을 만들기 4년 전부터 안노 히데아키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물론 만든 뒤에도 우울증이 몇 번이나 재발하지만) 그리고 이 작품을 만들 무렵,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도중에 세상에 전달할 용어가 필요했고, 가장 손쉬운 것이 심리학 용어라는 깨닫고 안노는 심리학 책을 뒤졌다. 에바 스토리에 AT 필드니 'デストルドー(destrudo)'니 고슴도치의 딜레마라는 심리학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류의 최종 진화가 곧 인류의 종말이자 인류의 정신적 통합의 시작'이라는 테마는 안노 히데아키가 좋아하는 아니메 전설거신 이데온에서 영향을 받았고, 전설거신 이데온은 서구 SF소설 유년기의 끝에서 영향을 받았다. 인류가 거추장스러운 육체라는 허물을 벗고 창조주 신이 피조물 인간에게 심판한 원죄에서 벗어나 육체적 정신적(AT 필드) 구속을 풀고 초월해서 정신(혼)이 하나가 되는 수프 상태가 되는(신(神)적 존재로 진화) 방법이 인류보완계획이었다. 주인공이며 그 방아쇠를 가지고 그 방아쇠를 당긴 선택받은 메시아 역할이었던 이카리 신지는 서드 임팩트가 발생하는 도중(TVA 26화)에 회의(懷疑)를 품고, 희노애락 그리고 사랑(연애감정)으로 마음을 졸이고, 생로병사라는 육체적 한계에 얽매이는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인류)'으로 남는 길을 선택한다. 이카리 신지의 내면의 혼란 상태는 TVA 26화에서 그려지고, 동시간에 벌어지는 전인류의 파멸 상황은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묘사된다.「心の問題については、はっきり意識はしていなかったんだけれども、日本やアメリカの一部って、物欲はほとんど満たされているでしょ。 心にゆとりができたから生まれる問題だと思うんですよ。 だって”明日食う物どうしよう”と思っている人は、自分は他人に嫌われているのかどうなのか、なんて考えないですよ。 もっと生きることに一生懸命になると思いますね。だから飽食の今、心の問題がテーマになる。 「エヴァ」をやってたら、最終的にそこに行き着いてしまった。
(마음의 문제에 관해서는 확실히 의식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일본이나 미국 일부에선 물욕은 거의 채워졌죠.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내일 먹을 걸 걱정하는 사람은 자신이 남에게 미움받고 있는지 어떤지는 생각하지 않죠. 사는 문제에 더 열심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배가 부른 지금 마음의 문제가 테마가 된다, '에바'를 하다 보니 최종적으로 그 점에 도달한 겁니다.)
12.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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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에 나오는 트라이퀘트라는 이렇게 나온다.
[image][46] 이 때 제레의 멤버들도 LCL로 녹아버리는데, 완전히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만족스럽다고 좋아한다.(...) 사실 릴리스가 희생양이 되지 않고 임팩트를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계획이 완수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데, 그냥 단순히 '죽는다'에 의미를 둔 것 같다.[47] '무'로 돌아가기 위한 에너지. 에반게리온 세계관에서는 육체를 분해해 버리는 실제적인 에너지로 등장한다. 23화에서 리츠코가 레이의 클론들을 분해해버린 것도 데스트루도 에너지를 방출하는 시스템을 이용한 것이었다. 또한, 심리학적으로는 인간의 생존욕구인 Libido에 대응되는 개념이며, 주로 Thanatos(타나토스)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리비도가 인간의 정신이 발달하면서 겪는 주변 환경의 스트레스로 인해 내적으로 쌓이는 성충동 에너지라면, 반대로 그 스트레스를 외부로 표출해서 주변을 파괴하고 자신의 자살욕구를 불러오는 심리적 충동에너지가 바로 데스트루도인데, 의외로 데스트루도 개념은 리비도와 균형을 이루며 존재해야 한다는게 심리학적인 이론이다. 자세한건 링크 참조. 심리학적 관점에서 에반게리온을 해석한 글이다.[48]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담과 릴리스가 융합한 거대 레이에게는 가프의 문을 열고 안티 AT필드를 전개해 생명을 무로 돌릴 수 있는 능력만 있었고, 진정으로 신과 같은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창조의 능력'을 가진 창인 롱기누스의 창과 융합했으며, 두 가지 열매를 겸비해 신과 같은 존재가 된 초호기를 흡수해야 했던 것 같다. 사실 이 임팩트의 진행방식 자체가 워낙 기괴하고 설명이 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 위에서 설명한 것을 모두 알고 있더라도 이치에 맞게 해석하기가 매우 애매하다.[49]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영혼들이 검은 달로 모여든 다음 검은 달을 통해 릴리스 손바닥에 열린 가프의 문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임팩트 직전에 후유츠키가 "검은 달의 껍질 안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하는 대사가 있다.[50] 아담-릴리스 융합에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레이가 '''먹튀'''하는 바람에 가장 결정적인 겐도 본인의 의지는 쏙 빠지게 되었다.[51] 끝에 아스카와 신지가 아담과 이브가 되어 다시 인류를 번식(...)하는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이건 과학적으로도 불가능할 뿐더러 (근친교배로 자멸한다) 그 전 유이의 대사에서 이미지화하는 힘만 있으면 생명체들은 다시 자신을 복구할 수 있다고 한 걸로 보아 이게 아님이 거의 확실하다.[52] 2대 레이의 기억 중 일부가 남아서 코어로 겐도가 아니라 신지를 선택한다.[53] 원래 복제품으로 촉매를 일으키려 했으나, 예상밖으로 초호기가 오리지널을 소환(이라기 보다는 직접 옴)하자 제레가 얼씨구나하면서 즉각 실행시킨다.[54] 이거에 대한 설명으로 후유츠키가 하는 말이 '''에바 + 롱기누스의 창 = 초호기와 신지는 신과 대등한 존재'''랜다. 생명의 열매(에바 또는 S2 기관)와 지혜의 열매(롱기누스의 창/인간인 신지 또는 인간인 신지의 뇌)을 가지게 됐기 때문[55]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서 상처받은 신지가 그것을 회피할 수 있는 세계 - 모두의 의식이 하나로 합쳐진 세계를 원했던 것이며 후에 그것을 취소한 것이다.[56] 사실 전반적인 주제나 신지의 마음가짐의 변화를 생각하면 돌아와야 하는 것이 맞다. 신지 스스로 자신의 삶을 타인과 부딪히면서 살아야 하는 것으로 결론지었기 때문.[57] 사실 불교에서 절대적인 자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제법무아), 자아를 뛰어넘은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야 해탈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얼핏 보면 비슷하다. 해탈 역시 초월이지만 한편으로 인간으로서는 죽음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것은 모든 것이 절대적이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며 서로간의 관계성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AT 필드가 무너지고 LCL 용액 속에서 하나가 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전혀 다르기는 하다.[58] 많은 종교나 형이상학에서 태초의 완전성을 상정한다. 대표적으로 성리학이나 주역, 카발라 등이 있다. 물론 태초의 혼돈을 상정하고 그것에 질서를 부여하여 세계가 시작되는 기독교같은 종교도 많지만.[59] 불완전한 여러 존재로 나뉜 것이 다시 근원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인데, SF 작품들에서는 좀 더 과학적인 개념으로 다루기 때문에 태초의 완전성은 딱히 상정하지 않고 그저 개별 인격체의 육체를 넘어선 의식의 통합을 말하기도 한다.[60] 그 선택에도 불구하고 진짜 결말은 어땠는지는 논란이 많지만 어쩌면 그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61] 에반게리온이 이미지를 참고한 듯한 유일신 계열 종교가 흔히 받는 비판은 왜 신은 선하다면서 고통과 악을 만들었는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변론으로는 자유의지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혹자는 그러면 왜 자유의지를 주었는가, 어차피 서로 증오하고 이해하지 못할 거면 그냥 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하면 될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특정 종교가 옳고 그른 것은 논외로 하고, 서로간의 자유로운 소통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점을 에반게리온은 시사한다. [62] 이는 유이, 제레, 겐도 모두가 대놓고 보여주는 그들의 이면과도 맞닿아있다. 이들의 궁극적인 공통점은 그 목적이 얼마나 숭고한가 마느냐가 아니고 '내 목적은 이러니까 너희는 닥치고 동원되셈' 이란, 타인의 자유의사를 무시하고 자기들 멋대로 타인의 미래까지 좌지우지하겠다는 추악한 이기심과 극도의 교만이었기 때문.[63] 다만 이런 걸 굉장히 작품에서 비판적으로 묘사하면서, 왜 사람이 그렇게나 타인에 대하여 양가적인 감정과 태도(교류 vs 배척)를 보일 수 밖에 없는지, 왜 사람이 그리도 결국 타인을 찾을 수밖에 없는지, 왜 사람이 결국 온전한 하나가 되기 어려운지에 대해 상당히 잘 설명하고 있다고 호평하는 이들도 있다. 결국 주인공 신지마저도 그토록 타인을 두려워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켜가다가도, 타인을 두려워할 일 없는 인류 일체화의 상태가 되자 정작 '''거기서 벗어나 인류 일체화의 취소를 기원했고''' 그토록 두려워하던 타인과의 관계를 이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사이클 속으로 다시 편입했기 때문. 이는 작중 제레나 겐도 등에 비해 더 긍정적인 인물로 묘사되었던 유이의 계획마저도 유이의 가장 가까운 혈연 중 하나이자 정신상태로 보면 이런 계획을 가장 달가워했을지도 모를 그녀의 자식(신지)에게 있어선 '완벽한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했다' 라고 대놓고 인증당해버린 셈이기 때문이다.[64] 겐도 - 유이를 만난다(목적), 제레 - 원죄를 용서받고 한 번 뒤졌다가(...) 부활해 천국에서 살아가기(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