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

 

1. 개요
2. 개설
3. 해석
3.1. 기독교의 해석
3.1.1. 가톨릭의 경우
3.2. 신화학적 해석
3.3. 기타 해석
5. 정체?
6. 매체에서 등장


1. 개요


한자: 善惡果
영어: Forbidden fruit(금지된 과일), tree of the knowledge of good and evil(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1]

야훼 하느님께서는 보기 좋고 맛있는 열매를 맺는 온갖 나무를 그 땅에서 돋아나게 하셨다. 또 그 동산 한가운데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돋아나게 하셨다.

야훼 하느님께서 아담을 데려다가 에덴에 있는 이 동산을 돌보게 하시며

이렇게 이르셨다.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먹어라.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만은 따먹지 마라. 그것을 따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는다."

창세기 2장 (공동번역)

창세기 3장에 등장하는 열매. 번역의 문제로 중국어일본어에서는 금단의 열매라고 부른다.[2] 한국 개신교의 개역개정성경 기준으로는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이다.
창조주는 최초의 인류 아담과 하와에게 이 열매 먹는 것을 금하셨으나 그들은 그 명령을 어기고 따 먹고 말았다. 불순종의 결과 그들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고 또 고통과 죽음을 맛보게 되었다. (창2:15-3:24)
텍스트만을 보고 해석하자면 매우 흥미로운 설정놀음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해석이 난무하지만, 문학 비평학의 영향을 받은 현대 신학계의 해석은 그러한 해석과 별 관련이 없다. 애초에 성경위키위키에 가까운 문서로써, 편집자들이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그들이 가진 기록문서들과 구전된 전승을 편집한 것이기 때문에, 선악과 사건 역시 이야기의 필요성에 의해 등장한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 인간이 왜 이런 상태에 빠지게 되었는가, 인류가 의복을 입게 된 이유, 다른 동물들과 차별되게 똑똑한 이유등을 부연설명하기 위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의 해석 속에서는 선악과 사건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인간이 신이 되고자(창 3:5) 창조주의 명령을 어기고 죄를 지었다는 메세지를 말하기 위함이지 뱀이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뱀이 꼬셨으니 아담과 하와는 피해자다, 고작 열매 하나 먹었는데 그게 죄인가? 등등 이런 것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2. 개설


창세기에 의하면 야훼 하느님에덴 동산을 만들고 그곳에 온갖 열매들이 열리는 나무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아담에게 "다른 나무의 열매를 먹는 건 상관없으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으면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는 배도의 역사를 쓰게 된다. 어느날 에덴의 뱀하와에게 다가와 "하나님이 너희더러 에덴동산에 있는 그 어떤 나무 열매도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정말이야?" 하고 물었고, 하와는 "아니, 그건 아닌데 동산 한가운데 있는 나무 열매만은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래. 그렇게 하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어 라고 대답한다.'''
하나님은 분명 '먹으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라고 했으나 그러자 뱀은 "그 열매를 먹어도 '''너희는 절대 죽지 않지만 지혜를 얻어서 너희도 하나님처럼 되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하신 거다" 하고 말했다. 그걸 믿어버린 하와는 하나님과 같은 전지전능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욕망에 선악과를 따먹고 남편 아담에게도 건네줘서 같이 나눠먹었다가 그만 하나님에게 벌을 받아서 에덴 동산에서 추방되었다는 내용이다. 하나님은 명을 어긴 둘에 대한 분노와, 이대로 둘을 놓아두었다간 지혜의 나무 바로 옆에 있는 생명의 열매까지 먹어서 영원한 삶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두 사람을 에덴 동산에서 추방했다고 한다.
보편교회거룩한 전통에서는 이때 아담선악과를 먹다가 목에 걸려서 울대뼈가 생겼다고 하여 '아담의 사과(Adam's apple)'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선악과를 먹지 마라"는 하나님의 경고를 잊고 먹다가 갑자기 기억이 나자 목에 걸려버린 것이라고 한다. 또는 먹는 도중에 갑자기 하나님이 나타나서 놀랐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추방되기 전에 하나님이 자기가 만든 아담과 하와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동물 한 마리를 잡아 가죽옷을 지어 입혀 주셨다. 이것은 후에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어 구속을 완성하는 것의 모형이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아담과 하와의 죄로 인한 수치를 가려주기 위한 가죽옷은 그 가죽옷 임자의 피(죽음)를 필요로 한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죄를 속죄받기 위해서는 무죄한 이의 피가 필요하기 때문이고 그 무죄한 이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담과 하와의 후손인 모든 인간은 선악을 아는 대신 더 이상 에덴에서 낙원과 같은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으며, 이전과 달리 노동과 출산을 해야 하는 등 고생스러운 삶을 살게 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결정적으로 이는 원죄의 원인이 되었다. 이 원죄라는 개념이 한마디로 "모든 인간은 선조인 아담과 하와의 잘못(=선악과 사건)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죄를 지니고 있다." 즉 구약성경 내내 반복되는 '''하나님의 약속과 신뢰에 대한 인간배신'''의 시작점이다.

3. 해석



3.1. 기독교의 해석



3.1.1. 가톨릭의 경우


가톨릭의 경우, 인간의 자유의지를 긍정하며 신은 스스로의 능력을 인간을 위해 축소하였으며, 선과 악은 이분의 존재가 아닌 '''악은 선의 부재'''라는 해석으로 중론이 모였다.
첫 인간인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는 죄를 범하기 이전에도 죄(하느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와 선악의 개념은 있었다. 기독교 교리에 따르면 시대를 초월하여 하나님은 모든 선의 근원이므로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의 계획과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 선이고, 이에 순종하지 않고 명령을 어기는 것이 악이다.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죄가 들어왔다'는 표현은, 이전에는 죄라는 관념 자체가 없었는데 선악과 사건 이후에 생겨났다는 뜻이 아니라, '''죄라는 관념은 있었으나 다만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지 않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생물을 다스릴 권능을 받은 인간의 교만을 막고, 그들 위에서 다스리는 하나님의 존재를 환기시키기 위하여 에덴 동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동산 가운데'에 모든 생물 중에 사람이 건드릴 수 없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생명 나무 등을 두었다는 해석이 있다. 또한 이 선악과 이야기의 핵심은 "선악과를 따먹으면 죽는가?"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했다"는 점이다.
즉, 굳이 선악과라는 특수한 나무의 열매가 아니더라도,하나님이 에덴동산의 흔하디 흔한 한 나무의 열매를 지목하고 먹지 말라고 했는데 인간이 이를 거역하고 먹으면 그것도 역시 같은 죄라는 것.
하나님을 거역해서 벌을 받고 용서받고 인간이 또 하나님을 저버리고 또 용서 받고 또 저버리는 것이 사실상 성경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이해하기 쉽다. 특히 사사기에서 이런 일이 심하다.
여하튼 본질적인 해석으로 돌아가면, 성경에서는 계속해서 생명을 지혜와 한 세트로 취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애초 에덴에서 하나님의 은총 안에 있었던 인간에게는 진정한 지혜로부터의 지원이 충만히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선악과와 생명나무가 각각 상징으로 함께 있던 것도 이에 대한 의미가 있는 것이며, 아담이 땅을 다스리는 대표로서 하나님 앞에서 모든 동물들의 이름을 지었다는 구절 등에서도 이러한 점들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따로 지혜를 얻고 선악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지혜를 벗어나 인간이 제멋대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신이 만들어놓은 이상적 상태에서 벗어나 그 근본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망가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구원론에서 강조하는 믿음이란 것도 어떻게 보면 이러한 제멋대로의 지혜를 통제해 원죄 이전에 함께 했던, 진정한 생명의 지혜에 자신을 맞추고자 하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3.2. 신화학적 해석


원문을 가만히 살펴보면 구체적으로 '에츠 다아쓰 토브 워-라(פרי עץ הדעת)'인데 에츠는 나무고 다아쓰는 지식, 토브 워-라는 선과 악이라는 뜻이다. 사실 선악과는 상당히 잘못된 번역 중 하나로, 서로 상반된 2개의 것을 통하여 전체를 의미하는 것은 메리즘이라고 불리는 고대 히브리어의 관용적 표현이었다. 즉 '선과 악을 알게하는 지혜의 나무'라는 말에서 '선과 악'은 전체를 나타내기 위한 예시일 뿐이고, 실제 의미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게하는 나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3.3. 기타 해석


여기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선악과를 따먹기 전엔 죄(선악)에 대한 개념이 없었으니 선악과를 따먹은것이 죄라는것은 죄의 개념에 속하고, 죄의 개념이 없으면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는것도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니 죄의 개념이 없었다는 것과 충돌되니 모순 아닌가"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기독교적인 죄와 선악의 개념을 잘 몰라서 생기는 오해이다.
어쨌든 논리학자들은 이 이야기를 인간이 합리성[3]을 갖추게 된 것에 대한 우화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 에덴의 뱀이브에게 '선악과를 먹으면 지혜를 얻게 되어 하나님과 같은 존재가 된다'고 한 것을 보면, 선악과를 먹는다는 것은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욕망에서 나오는 행동, 즉 하나님의 자리를 넘보는 '교만'을 상징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부 사람들은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가 본인과 같아지는 것을 질투했다고 볼 수 있다." "심리학에선 이것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욕망처럼 아들이 아버지의 통제하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즉 아버지의 목을 베고 자신이 왕좌에 앉으려는 욕망을 상징한다고도 한다."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성경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주장이다. 같은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은 단지 말씀만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했다고 나온다. 만약 선악과를 먹음으로 하나님과 같은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그리고 하나님이 하나님과 같아지는 것을 질투하는 분이었다면 하나님은 결코 에덴동산에 선악과를 두지 않았을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선악과자체의 능력]보다는 [선악과를 먹는 행위의 의미]를 기준으로 해석해야 올바른 해석이 나올 것이다.
"하느님께서 정말로 전지전능하시다면 어차피 아담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날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처음부터 천지창조는 왜 하셨고 에덴동산은 뭐하러 만들었는가? 어차피 먹게 될 것이라면 왜 먹지 말라고 하셨는가?"에 대한 논쟁은 성경과 관련된 아주 오래된 떡밥이다. 아닌게 아니라 기독교 이전에 유대교 시절부터 유대인들과 그리스 철학자들이 했던 논쟁으로, 예수 이전 기원전부터 이어진 떡밥. 심지어 아우구스티노를 비롯한 고대 신학자, 종교 개혁 시대 가톨릭과 개신교 신학자들끼리 교파에 따라 해석이 달라서 싸웠다.(...) 신학에 대해서 잘 모를 때 신학을 공부한 사람에게 이걸로 시비 털 생각은 하지 말자. 교파별로 다른 나름의 해답이 이미 다 있다. 대표적인 해답 중 하나는 '''에덴동산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지속적으로 환시시키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당시 신은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제외한 모든 열매를 허락하셨다. 하지만 그들이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 것이기 때문에 에덴동산의 진짜 주인은 창조주이며, 창조주는 그것을 아담과 하와에게 베푼 것이며, 아담과 하와가 그것에 감사하며 그것을 통해 창조주와 인간의 관계를 확인하는 표시이자 창조주와의 사랑을 다시금 느끼는 매개체로 삼으려 했다는 해석이다. 이런 논리라면 '왜 선악과를 거기 둬서 괜히 먹고 타락하게 했냐?'라는 질문에 '그런 불만을 갖는 것 자체가 인간이 창조주와의 관계를 잊고 타락했다는 근거!'라고 반박할 수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영지주의 계열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데, 에덴의 뱀은 인간을 각성시키기 위해 찾아온 진정한 하나님의 사도이며, 선악과를 먹은 것은 기독교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원죄가 아니라 진정한 자립의 길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한다. 에덴 동산 안에서는 행복하지만 그 행복은 오로지 하느님에게 순종할 때만 주어지는 무지한 상태에서의 행복이라는 점을 꼬집은 의견. 하나님을 '''인간에게 지식을 주지 않고 우민화시키려는 지배자'''라고 생각하면 묘한 점이 있긴 하다.
사람의 성적 성장을 은유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와가 먼저 선악과를 한 입 베어먹고 욕망에 빠진 뒤, 아담에게도 자신이 먹던 선악과를 건네면서 먹어달라는 금단의 유혹을 했고 결국 아담은 금단인 것을 알면서도 하와의 유혹에 못 이겨서 하와가 먹던 선악과를 마저 나눠먹었다는 것을 서로의 성기를 열매에 비유해서 접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남녀가 서로 먹던 선악과를 같이 나눠먹는 행동은 성관계를 의미하며 금기되었던 성적인 욕망의 쾌락을 알게 되는 것을 "알몸인 것을 깨닫고 부끄러움을 배웠다."는 것에 비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류 기독교에서는 이렇게 해석하지 않으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 JMS 등의 해석이다. 주류 기독교 교회에서 이런 소리 하면 쫓겨난다.
그리고 남자는 먼저 된 자로서 세상을 지배하고 여자를 다스릴 권력을 가졌지만 일생 수고로이 일을 해야 하는 저주를 받고, 나중 된 여자로써 먼저 뱀의 유혹에 넘어갔고 아담까지 타락시킨 여자는 출산의 고통과 평생동안 남자에게 지배를 당하면서 살아갈 운명을 받았다.
아담과 하와가 일종의 씨족이라 봐야 하는 시각도 있다. 다시 말해, 아담과 하와는 그 씨족 사회의 대표격 인물일 뿐이라는 것. 이런 시각으로 보면 아담과 하와의 시기는 석기 시대로 볼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구석기 시대에서 신석기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해당한다. 이야기를 재구성하면, 씨족의 누군가가 선악과(라 불리는 식물)를 따먹으려는데, 하필 독사의 공격을 받은 탓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옷을 만들어 입고 농사를 시작하게 된 것.[4] 그리고 인류가 정착하면서 자연스레 인간과 자연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계급 사회가 형성되고 도시가 형성되고 권력이 자리잡게 됨에 따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즉 타락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이후 권력의 타락은 카인의 살인, 노아의 방주 사건 등으로 이어졌고, 그 이후로도 성경은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권력의 타락을 경고하고 있다.

4. 생명나무?


한편 왠지 느낌이 비슷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주 거론되지는 않으나 성경에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는 다른, '생명나무'가 따로 등장한다. 신학적 차원이라면 모르되,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 가려져서 존재감이 없는 나무. 선악과가 '''지혜'''를 뜻한다면, 이 나무는 '''생명'''을 뜻한다.

야훼 하느님께서는 보기 좋고 맛있는 열매를 맺는 온갖 나무를 그 땅에서 돋아나게 하셨다. 또 그 동산 한가운데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돋아나게 하셨다. (공동번역성서)

창세기 2:9

야훼 하느님께서는 '이제 이 사람이 우리들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었으니,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먹고 끝없이 살게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시고 에덴 동산에서 내쫓으셨다. 그리고 땅에서 나왔으므로 땅을 갈아 농사를 짓게 하셨다.

창세기 3:22-23 (공동번역성서)

아담하와가 따먹은 것은 두 나무 중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이며, 그들이 에덴에서 추방된 이유는 생명나무열매도 따먹을 것이 우려되어서였다. 주위에서 혹시 성경을 어설프게 읽은 이가 '인류가 원죄를 받은 이유는 생명나무 열매를 따먹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하거든, 일단 창세기부터 다시 제대로 읽으라고 부드럽게 권해 주자.
그리고 카발라에서 이 생명의 나무에 더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해 세피로트의 나무란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생명을 넘어서 세계수에 가깝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성체에 대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예수 자체가 그 생명의 나무라고 해석하였다.[5] 예수의 성체를 받아 모실 수 있는 그리스도교인 그 자체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즉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선민이라 해석한 것이다.

5. 정체?


이 열매의 정체가 무엇이냐 하는 건 호사가들의 오랜 떡밥이다. 그러나 유대교에서나 기독교에서나 (교리 차원에서 진지하게 말하자면) 인간이 하느님을 배신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생각하지, 실제 존재하는 어떤 식물의 열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서유럽 전통에서는 사과로 묘사된다.[6] 하지만 정작 성경 원문에는 사과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사과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은 오직 가톨릭을 포함하는 서방 교회뿐이다. 사과가 선악과로 여겨진 것은 5세기 후반부터인데,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 혹은 켈트 신화, 북유럽 신화의 영향이라는 설과 라틴어로 사과와 이 같은 발음(Malum)이라서 생긴 말장난이라는 설이 공존한다. 그리스 신화와 켈트 신화, 북유럽 신화에서는 사과를 신성한 과일로 여겼고,[7] 그에 따라 다른 종교를 우상으로 여기며 배척한 가톨릭에서는 사과를 악의 근원이 되는 과일인 선악과로 폄훼하였다는 것이다. 어쨌건, 일단 고고학적으로는 성경이 쓰인 당시 이스라엘에 사과는 존재하지 않았다.
유대인의 고향인 팔레스테인 지역에서 가장 흔한 과일은 무화과이다. 그러므로 당시 유대인 사이에서는 무화과가 과일의 대명사였다. 그러므로 굳이 이름을 말할 필요까지도 없다고 생각한 무화과를 가리키거나, 최소 모티브일 수 있다. 무화과가 나는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성욕의 상징이기도 했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시스티나 천장화에도 무화과가 선악과로 표현되어 있다. 선악과를 먹고 수치를 느껴 가린 잎이 무화과 나무라는 점에서, 보통 부끄러운 상황이라면 가장 가까운 것으로 가리려 할테니까 무화과라는 해석도 유대교에서 전승으로써 전해져오고 있다. 또 이점을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의 일화인 "무화과 나무에 저주를 내리다" 와 결합해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에덴이 실존하는 장소라 가정했을 때, 성경의 묘사상으로는 중동의 어딘가, 조금 더 정확히는 유프라테스 강티그리스 강의 사이라고 써 있다. 이 가설의 연장선으로 선악과의 정체는 그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일인 살구(Apricot)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탈무드는 여러 유대 전승이 다 모여 있는 책이라서 여러 가지로 기록되어 있다. 한 전승에 따르면 밀알이라고도 했다. 재미있게도, 에덴 동산에서 수렵 채취 생활을 하던 아담과 이브가 밀알을 발견해 먹었고, 이것이 농경 사회로 이어지면서 개고생을 하게 되었다는 그럴 듯한 해석을 반영한 것이다.
가장 사랑받던 비유는 포도이다.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에서 많이 받아들여지던 위경에녹서에서는 "나무 모양은 캐롭나무와 비슷한데 열매는 포도와 비슷하다"고 묘사했다. 영지주의 계열의 위경 중 하나인 바룩묵시록(혹은 바룩3서) 4장 8절에서 역시 선악과를 포도로 해석했다. 이는 포도와 포도주를 동일시하고, 사람을 지혜롭게도 하지만, 반대로 죄를 범하게도 하는 의 속성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8]
그 외에 바나나, 오렌지 등의 과일이 선악과라는 주장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댄 괴텔'의 '바나나(세계를 바꾼 운명의 과일)'[9]과 '피에르 라즐로'의 '감귤 이야기'로.
어쨌건 실존하는 특정 나무 열매라고 보지는 않는 것이 기본적인 견해였던 모양이다. 애초에 에덴 동산에 딱 한 그루 있던 나무의 열매이고 신화적 상징성이 강한 열매인만큼 실제 열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합당하다.

6. 매체에서 등장


  • 존 밀턴의 실낙원에서는 선악과를 먹기 전과 먹은 후의 두 인간에 대한 묘사가 판이하게 다르다. 먹기 전의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고 마치 존재 자체로 성스러운 듯이 묘사되지만, 먹은 후의 부부는 욕정에 젖은 존재로 치부된다. 먹기 전과 먹은 후의 부부관계도 묘사가 다르다. 먹기 전은 일종의 '화합'처럼 묘사되지만 먹은 후는 짐승과 같은 '짝짓기' 급으로 격이 낮아진다.
  • 신기하게도 마야 문명에도 비슷한 신화가 존재하며 유혹되는 것이 여인이고 과일이 금지된 지혜를 상징한다는 것까지 동일하다.
  •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는 에덴의 조각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들고 도망쳐서 인류를 진보시켰다라고 했다.[10]
  • 엘 샤다이에서는 타천사들이 훔쳐간 신의 지혜[11]의 열매들이 선악과의 모습 중 하나인 사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 헬퍼(웹툰)에서 나오는 퍼스트 애플(First apple)이 선악과이다. 생긴 것은 이름 그대로 사과와 비슷하나 거의 체리정도로 작고 보라색인 것이 특징.
  • 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 노아에서는 심장처럼 맥박이 뛰는 모습으로 나온다. 그리고 먹는 소리로 봐서는 사과와 비슷한 질감인 것 같다.
  • 쾌락 히스토레이 창세기편에서는 매달 14일 발매되는 쾌락천 비스트로 나온다. 그리고 뱀의 유혹에 넘어간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에서 추방되면서 코믹 실락천이 탄생하였다고. 여담으로 하느님은 에로망가가 인간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항상 침대밑에 숨겨두었다고 한다.
>"난 에덴동산 이야기 중에서 항상 그 부분이 생각나."
>포드가 말했다.
>"뭐?"
>"에덴동산. 나무. 사과. 그 부분 말이야. 생각나?"
>"그래, 물론 생각나지."
>"너희의 신이 정원 한가운데다 사과나무를 하나 심고는 이렇게 말하지. 하고 싶은대로 뭐든지 마음대로 해라. 얘들아, 하지만 그 사과는 먹으면 안 돼. 자, 기 대하시라. 다음 순간, 그 사람들은 그걸 먹고, 신은 덤불 뒤에서 펄쩍 뛰어나와 '걸렸지' 하고 외치는 거야. 그 사람들이 그걸 안 먹었다고 해도 달 라지는 건 하나도 없었을 거야."
>"어째서?"
>"너희가 상대하는 사람이 도로 위에다 모자를 놓고 그 속에 벽돌을 감춰놓기를 좋아하는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그런 사람은 절대로 포기 하지 않아. 결국은 상대방을 잡고야 말지."
>자드가 짐마차의 속도를 떨어뜨려 옆에 나란히 가도 아브레아는 여전히 사과를 베어 물면서 책을 탐독하고 있다. 왠지 모르게 신이 준 지혜의 사과조차도 그런 식으로 책을 읽으면서 먹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
>『소녀는 서가의 바다에서 잠든다.』
  • 빈첸의 사운드클라우드 수록곡에 선악과라는 곡이 추가되었다.
  • 네이버 웹툰 레사에서는 심장을 선악과로 은유했다.


[1] 영어 성경이나 일본어 성경에서는 열매라는 구체적인 단어를 쓰지 않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로부터 나온 것을 먹지 말라고 되어 있다. 불가타의 표현도 'lignum scientiae boni et mali(로부터 나온 것)'로서 저 영어 표현과 동일하다.[2] 중국어 - 禁果, 일본어 - 禁断の木の実[3] 인간이 무언가를 추구할때 생기는 득과 실로 인해 자신이 득을 보면 타인 또는 사물과 같은 만물에 가해질 실로 선과 악이 갈리는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4] 이 이후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독사'를 욕설의 대표격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예수의 성전 정화가 대표적인 일.[5] 요한 복음서 6장 51절.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한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6] 울대뼈를 영어로 아담의 사과라 하는데, 아담이 선악과를 먹다 하느님의 호통을 듣고 놀라 삼켜버려서 생겼다는 설이 있다.[7] 특히 북유럽의 신들은 이둔의 사과를 못먹으면 불로불사가 될 수 없다.[8] And I said, I pray thee show me which is the tree which led Adam astray. And the angel said to me, It is the vine, which the angel Sammael planted, whereat the Lord God was angry, and He cursed him and his plant, while also on this account He did not permit Adam to touch it, and therefore 9 the devil being envious deceived him through his vine. #[9] 바나나의 형태와 옛 중동에서는 바나나를 무화과라고 불렀던 점, 후에 아담과 하와가 몸을 가릴 때 쓴 무화과는 옷으로 쓰기에는 잎이 너무 작으나 바나나잎은 실제로 옷으로 만들어 입기도 한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10] 그리스 신화에서도 프로메테우스가 신들만의 것인 불을 훔쳐 인간을 진보시켰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거기서 영감을 얻은 듯.[11] 여기선 인간이 사용하는 무기나 도구는 모두 신의 지혜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설정이다. 루시펠 왈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경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