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날
1. 개요
미국의 작가 휘틀리 스트리버와 언론인 제임스 쿠네트카의 공저로 1984년 발표한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소설. 1988년 10월 28일 미국과 소련이 벌인 제한 핵전쟁의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미국 사회를 5년 후인 1993년에 두 주인공[1] 이 여기저기 취재하면서 사람들의 증언을 듣고 기록한 형식으로 쓰인 작품이다.[2]
대한민국에서는 1984년 중앙일보사와 홍성사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홍성사판은 <'''전쟁의 날'''>이라는 제목. 옮긴이는 이윤기와 문화방송 외신부. 2024-10-28 22:08:17 현재는 절판 상태다.
2. 줄거리
1988년 10월 28일 오후 4시경, 미국과 소련이 벌인 제한 핵전쟁으로 미국은 큰 피해를 입는다. 대량의 인명 및 물질적 피해 외에도, 핵전쟁으로 인해 기존의 정치, 경제, 의료 시스템이 붕괴에 가까운 피해를 입고 영국과 일본의 원조로 겨우 경제가 돌아가고 있으며, EMP 때문에 대부분의 방송, 통신망을 상실하면서 국내의 단합도 깨어져 각 주가 반 독립국처럼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 전쟁 5년 후인 1993년, 소설가 휘틀리 스트리버[3] 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기자 제임스 쿠네트카[4] 와 함께 미국의 전체적인 상황과 재건의 희망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취재여행을 나선다.
3. 설정
1988년 10월, 미국과 소련은 데탕트 분위기로, 누구 하나 핵전쟁이 벌어지리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미국이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우주 방어 시스템(SDI)인 "스파이더웹" 레이저 광선포 위성들을 우주에 전개하기로 결정하자, 소련 지도부는 스파이더웹이 완성되면 상호확증파괴의 균형이 무너져 소련이 무방비 상태가 될 것을 염려하다 차라리 미국을 먼저 치자는 정신나간 결론을 얻게 된다고 작중 등장인물들에 의해 추정된다. 소련 지도부 중 살아난 사람이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추정이다.[5]
1988년 10월 28일, 미국의 우주왕복선이 첫 스파이더웹 위성을 지구 궤도에 투입하는 작업을 개시하자 그날 오후 15시 30분, 소련은 SS-18 핵미사일의 발사 준비를 시작하고, 이상징후를 보고받은 미국 대통령은 E-4 공중지휘기에 탑승하였다. 그 직후 소련의 핵미사일이 미국 우주왕복선을 격파하고, 15시 50분에 발사된 소련의 수소폭탄 장착 ICBM 6발이 미국 상공 200마일에서 폭발, 미국 전역에 심각한 EMP 현상을 발생시킨다. 미군의 전자장비에는 5만 볼트의 EMP 쇼크를 방어할 수 있는 조치가 되어 있었지만, 소련은 이에 대응하여 10만 볼트의 EMP 쇼크를 발생시켜 미국의 군용, 민간용 전자장비 70% 이상이 파괴된다. 그 직후 소련의 ICBM들이 워싱턴 D.C., 뉴욕,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와 몬태나 주, 노스 다코타, 사우스 다코타, 와이오밍 주에 산재된 미국의 미니트맨 ICBM 기지 및 폭격기 기지, 전 세계의 미 해군 기지들을 타격하고, 소련 해군 잠수함대와 폭격기대의 핵 공격으로 미 해군의 12개 항공모함 전단이 전멸한다. 잠시 후 미국의 핵 반격으로[6] 소련의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세바스토폴, 그리고 각 공화국의 수도들과 군 기지들이 날아가면서 '''36분'''간의 핵전쟁이 끝난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는 10 메가톤급 수소폭탄 6개가 떨어져 도시 자체가 소멸되었고, 뉴욕은 핵탄두 일부가 빗나간 덕분에 수소폭탄 '''단 3개'''가 떨어져 핵심부인 맨해튼, 브루클린, 브롱크스 지구는 생존하였으나 방사능 수준이 높아지고 처리되지 못한 산업폐기물이 쌓이면서 사람이 살수 없는 곳이 되었다.[7] 두 주인공의 고향인 샌안토니오에도 수소폭탄 3개가 떨어져 도시 전멸, 불행중 다행으로 그 외의 지역은 공격받지 않았으나 문제는 강력한 EMP 쇼크로 인해 모든 교통, 통신, 방송,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고, 미국 중서부의 핵미사일 기지들이 각 기지당 수십발의 핵탄두를 얻어맞으면서 대량의 방사능 낙진이 발생, 미국 중부의 곡창지대를 덮어버리면서 미국의 농업을 끝장내고, 미 대륙을 사실상 동서로 분단해 버린 것.
전쟁 후 5년이 지난 소설 내 시점에서도 미국 중부에서는 종종 방사능 낙진을 가득 품은 거대한 모래폭풍(농부들이 돌봐주지 못하게 되자 작물이 모두 죽어서 땅이 사막화되었다) 이 일어나곤 한다. 말이 좋아 모래 폭풍이지 사실상 땅 자체가 바람에 깎여가는 수준이다.
미국 대통령은 탑승했던 E-4가 EMP로 인해 불시착할 때 목이 부러져 죽었고, 부통령은 지하기지로 가던 도중 헬기가 추락해 죽었다. 다른 연방의회 의원이나 각료들도 대부분 워싱턴 D.C.에서 죽어버려, 휴가를 갔다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각료인 재무장관이 E-4의 생존자들과 함께 로스앤젤레스를 임시 수도로 삼아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연방정부는 권력을 모두 잃어버리고 각 주들이 반 독립 상태로 할거하고 있는 중. 새 대통령 및 연방의회 선거를 하자는 여론도 있으나 각 주지사들이 깔아뭉개고 있다. 피해가 큰 북부에서 식량 부족이라는 명목으로 고아들을 열차에 실어 남부로 보내버리고, 남부에서는 애들을 밥도 주지 않고 다시 열차에 실어 북부로 되돌려 보내고... 특히 핵공격도 받지 않고 낙진도 비켜가서 피해가 전혀 없었던[8] 캘리포니아 주는 사실상 독립국이 되어 있고, 계엄령으로 주방위군을 동원하여 외부에서 오는 이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상황. 시내에서도 경찰의 불심검문이 시도때도 없이 벌어진다.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여 영국이 설립한 의료원조 기구가 미국의 의료를 통제하고 있고,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병원 이용이 금지되어 무당이 주는 약초에 의지하여 연명하고 있으며, 신시내티 유행병이라는 인플루엔자가 창궐하고 몸이 굳어져 죽는 원인 불명의 비특이성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이 유행하고 있다.[9] 종교도 사실상 붕괴되어 심지어는 교황이 미국에 대해서는 안락사를 특별히 용납해 줄 정도이다. 전쟁 당일 사망자가 6백만명인데 비해 전쟁 이후 각종 후유증과 기근으로 사망한 사람이 7천만명. 또한 교통, 통신망이 끊긴 탓에 공격받지 않은 지역 주민들은 "정전이 되었나?" 하며 며칠동안 전쟁이 터진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하며, 시골 주민들은 자동차를 사용할수 없어서[10] 말을 타고 다니다가 구호하러 비행기로 착륙하는 영국군을 소련군으로 오인하여 총을 겨누기도 했다고. 5년이 지난 소설 속 시점에서도 교통, 통신망이 완전복구되지 않아,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박쥐가 나타났다던지, 실제로는 본토로부터의 식량 운송이 끊겨 막장화된 하와이가 지상낙원이라느니 하는 유언비어가 널리 퍼져 있다.
영국, 프랑스, 서독은 비밀 합의를 통해 중립 선언을 하고 사실상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을 봉쇄한 덕분에 핵전쟁에 휘말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고[11] , 일본의 경제 능력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영국과 일본이 사실상 세계의 2대 초강대국 역할을 하고 있다. 원조와 재건이라는 명목 하에 '''미국의 동부 지역은 영국, 서부 지역은 일본'''의 정치, 경제, 군사적 영향[12] 하에 들어 있어 미국인들 중에는 사실상 미국은 이들의 보호령이 되었다며 분개하는 사람들도 많다. 미국의 엘리트들 희망이 영국으로 스카웃되어 가는 것. 사실상 미국은 제3세계화가 되었고 원조를 빌미로 한 유럽과 일본의 시장 침탈과 자원 침탈로 신음하고 있는 형편. 미국내에서도 반 외국인 풍조가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 달러도 1/100로 평가절하되고 포트 녹스의 금으로 지불보증을 하는 금본위제도로 돌아간 상황이다.
영국의 경우는 미국의 인재들을 흡수한 덕분에 상당한 수준의 과학발전으로 버나드 항성계로 우주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1984의 텔레스크린을 연상케하는 상호작용 TV도 개발했다. 방사능의 영향으로 태어난 아이큐가 높은 천재 아이들을 영국과 일본이 인수해간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13]
캐나다는 EMP 때문에 금융 전산망이 붕괴되고 방사능 낙진 문제까지 겹쳐 큰 피해를 입은 대신, 3천 5백만 달러라는 헐값에 알래스카를 미국으로부터 사들여 합병했고, 멕시코는 미국의 경제적 투자와 지원이 끊어지면서 헬게이트 돌입. 그리고 텍사스 주 남쪽 국경 지대는 히스패닉들이 모여들어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을 모델로 한 '''아즈틀란''' 공화국이라는 국가를 세우고 미국으로부터 독립 선언을 해버리는데, 일본의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묘사된다.[14] 문화대혁명 시대 중국과 마찬가지로 막장화된 사회주의 독재 국가인 듯. 현재 독립 캘리포니아와 군사적 대립 관계인데. 백인중심주의인 캘리포니아에서 히스페닉 제국을 세우려는 아즈틀란과 대립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땅을 뺏긴 텍사스 주지사도 이들을 언젠가 토벌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아즈틀란 지도부와 커넥션이 있다는 암시가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 같은 막장화 방지와 식량 확보를 위해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연합군이 침공하여 점령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은 기근과 전염병이 창궐하여 제 앞가림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주변 국가 침공에 나섰고 이스라엘은 아랍국가와 전쟁중으로 대체로 승전하고 있다고 한다.
소련의 상황은 극중 등장 인물 아무도 알수 없다고 언급할 정도로 막장이 된 듯. 단 BBC 방송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이 왕국으로 독립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걸로 보아 연방은 해체된 듯 하다. 동유럽도 소련군이 해체되면서 체코슬로바키아는 통일 독일에게,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에게 점령당했고[15] , 폴란드 주둔 소련군의 군복 수만 벌이 원조 물자로 미국에 보내졌다고. 그리고 소련의 타이푼급 4척, 미국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3척이 통신 두절로 실종 상태인데, 그 중 타이푼급 1척은 전쟁이 끝난 줄 모르고 독자적으로 미국에 핵공격을 하려다가 영국 해군에게 나포되었다는 작중 묘사가 있다. 나머지 핵잠수함들도 영국 해군이 추적 중이라고. 미국 해군의 잔존 함선들도 영국 해군에 편입되었다고 한다.
4. 여담
언론인의 인터뷰 형식인 점은 소설 세계대전Z와, 핵공격으로 인한 EMP로 사회가 막장이 된다는 설정은 소설 1초 후와 비슷하다. 또한 미국의 SDI가 전쟁의 도화선이 된다는 설정은 일본 애니메이션 퓨처 워 198X와 비슷하다.
세계관이 좀 안 맞는다.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을 벌이면 영국, 일본등의 나라들이 소설 묘사처럼 멀쩡할리 없다. 물론 미국이나 소련 멕시코 같이 생지옥은 아니겠지만 미국과의 거래가 끊겨서 헬게이트 확정이다. 특히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의 농업이 끝장나면 식량자급률이 높은 영국은 몰라도 일본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물론 미국 망했다고 일본의 경제력이 아예 없어지는건 아니기에 대규모 기아 사태는 없겠지만 적어도 무역적자국이 되는 정도는 될 것이다.
저자 휘틀리 스트리버는 이 소설을 낸 다음해인 1985년에 '''자신이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 돌아왔다고 주장하며, 그 뒤로는 외계인에 대한 책만 줄창 써내고 있다.
두 저자가 미국 이외의 국가와 미지의 세계 소련을 탐방한 후속작을 구상했지만 위의 이유 때문에 결국 나오지는 않았다.
[1] 저자 두 명이 실제 이름으로 등장한다.[2] 소설의 형식이 세계대전Z의 형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차이점이라면 세계대전Z는 오로지 사람들의 증언만으로 서술된 데 반해 이 소설에서는 사람들의 증언이 절반, 두 주인공의 내면 묘사가 절반이다.[3] 전쟁 당일 뉴욕에 있다가 방사선에 피폭당해 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고향인 샌안토니오는 핵공격으로 소멸했다.[4] 역시 핵공격으로 가족을 모두 잃어버렸다.[5] 전쟁 발발 직전 미국 대통령이 여러 차례 핫라인으로 소련 서기장과의 연락을 시도했으나 불통이었다는 증언으로 볼 때, 소련 내부에 쿠데타나 정변이 일어나서 이런 결정이 내려졌을 가능성도 있다.[6] 미국도 소련 상공에 EMP를 먼저 일으킨 후 보복 핵미사일을 발사했다.[7] 미군의 주도 하에 인부들이 들어가 소실되지 않은 예술품과(카네기의 뇌 포함) 재활용 가능한 전선 등 고철은 지속적으로 회수하고 있다.이 인부들중 가이거 계수기를 가지고 먹튀한 분도 의외로 많다.[8] 어느 정도냐면 브룩 실즈가 영화를 찍고 메릴 스트립은 연극 공연을 하고 있을 정도.[9] 소문에 의하면 이 병은 방사능이기보다는 소련의 생화학전의 결과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곡창지대와 더불어 나름 떡밥.[10] EMP가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도 파괴해 버린 것. 1970년대 이전에 생산된 자동차들만 살아남았다.[11] 물론 핵전쟁이 36분안에 종결되지 않았으면 유럽도 날라갔을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12] 심지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명화들은 영국과 프랑스가, 로스 앨러모스 핵연구소의 시설들은 일본군이 뜯어서 가져가는 장면도 나온다.[13] 초지능 증후군 아이들은 24명이 태어났는데 6명은 일찍 죽고 18명만 살아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형아가 훨씬 더 많이 태어난다고 한다.[14] 일본군 전투기가 날아가는데 전진익기라고 묘사된다.[15] 다만 우크라이나의 곡창지대는 방사능 낙진에 오염되어 못쓰게 되었다고 한다. 누구 짓인지는 불명이라고. 여담이지만 소설 발표 2년뒤(1986년) 현실세계에서는 전쟁이 아닌 사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