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혼의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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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서독 대표팀과 오스트리아 대표팀이 노골적인 승부조작 성격의 경기 진행으로 알제리를 떨어뜨리고 나란히 2라운드에 진출한 사건.
1938년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사건에 빗대어 '''안슐루스'''(Anschluss)라고 부르기도 한다.
2. 상세
당시 FIFA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나라들에게 1~2장의 진출권밖에 주지 않았고, 월드컵에 나가기란 바늘구멍 빠져나가기였다.[8][9][10]
그 와중에 당시 아프리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알제리가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고, 흥분한 알제리 국민들은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기대했는데...
'''하필이면 서독, 오스트리아[11] , 칠레[12] 와 같은 조가 되었다.''' 칠레 정도만 상대해볼 만하고 나머지 둘은 상대가 되지 않을 것만 같은 상황. 오스트리아는 2020년 현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위상을 가졌던 강팀이었으며[13] , 특히 서독은 1974 FIFA 월드컵 서독 우승이자 유로 1980 우승이라는 화려한 전적을 갖고 있는 팀이라 강팀 중의 강팀이었고 이에 대한 대항마는 오직 직전 대회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밖에 없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의 괴물팀[14] 이었다.
그렇게 1982년 월드컵은 막이 오르고...
3. 전개
3.1. 충격의 서막
히혼 엘 몰리논에 4만 2천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서독과 알제리의 2조 첫 경기가 열렸다. 예상처럼 서독은 전반 내내 공격을 펼쳤지만 어째 잘 풀리질 않았고, 0-0으로 전반전을 마친 뒤 후반전에 돌입했는데...
'''알제리가 강호 서독을 2-1로 격파했다.'''
당시 서독의 충격패에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고, 누군가는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충격 또는 1966년 북한의 충격 이후 최고의 비극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이로써 알제리는 월드컵에서 유럽의 팀을 꺾은 최초의 아프리카 팀으로 등극했다. 반면 서독은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에게 패배한 최초의 우승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하루 뒤 열린 칠레와 오스트리아의 경기는 오스트리아의 1-0 승리로 끝나며, 각각 1경기씩 마친 순위는 다음과 같았다.
뒤이어 열린 2조 두번째 경기. 서독은 칠레를 상대로 분풀이를 하며 4-1 대승을 거뒀다. 다음 날 알제리를 상대로 오스트리아가 고전하다가 후반전에 내리 두 골을 넣으며 오스트리아가 2-0으로 승. 여기서 다시 조 순위를 살펴보자.
뒤이어 열린 알제리와 칠레의 세번째 경기.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알제리가 3-2로 힘겹게 승리를 따내며 다음날 마지막 서독과 오스트리아 사이의 경기만 남게 됐다. 이 상황에서의 조 순위.
일단, 서독은 이기지 못하면 무조건 탈락 확정이고, 반대로 이기면 무조건 자력으로 1위로 진출한다. 다만, 득점차에 따라서 2위가 바뀔 수는 있는 상황이었다. 오스트리아는 더 여유로와서 지지만 않으면 조1위로 2라운드 진출이 확정이고, 지더라도 2점차 이내라면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한다. 알제리가 2라운드에 진출하려면, 두 팀이 비기거나, 서독이 지거나, 서독이 오스트리아를 4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서독이 1점차나 2점차로 오스트리아를 이기면, 알제리가 떨어지고 서독-오스트리아가 나란히 2라운드에 진출한다. 칠레는 마지막 경기가 어덯게 되든지 간에 탈락 확정이다.
오스트리아가 3점차 패배를 할 경우 계산이 좀 복잡해지는데 0-3, 또는 1-4로 패하면 다득점에서 밀려서 떨어지는 상황이고 2-5로 패하면 오스트리아와 알제리의 득실차가 다득점 여부까지 동일한 득5 실5 차0인데 오스트리아가 알제리를 2-0으로 이긴 바가 있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으로 겨우 올라갈 수 있다.[15] 물론 4점차 이상 패배는 계산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전력상으로 서독이 더 앞섰지만 당시 오스트리아도 리즈시절이었고,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이전 1978년 월드컵에서 오스트리아가 서독을 3-2로 꺾은 바가 있기 때문에[16] 서독으로서도 심히 우려스런 상황.
서독이 난처해진 가운데, 오스트리아도 같은 게르만 친구들이 올라가길 바라는 눈치였는지 분위기는 점점 오묘해지고... 결국 서독은 대승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았고 오스트리아 역시 패하더라도 3골 이상 먹히면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양 팀은 마음속으로 '''쓸데없이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알제리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 알쏭달쏭 싱숭생숭한 분위기 속에서 드디어 2조의 운명을 결정지을 마지막 경기가 다가왔다.
3.2. 충격의 끝
다시 한 번 히혼에서 4만 1천 관중들이 보는 가운데 서독과 오스트리아의 경기가 열렸다. 승리가 절실한 서독이 파상공세를 이어갔고, 마침내 전반 10분만에 호르스트 흐루베쉬가 선취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것은 비극의 시작이었으니...'''
'''두 팀은 80분 동안, 의미없는 백패스로만 공을 돌리기만 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기 시작했다.'''
각 팀은 수비 진영에서 계속 의미없는 백패스로 공만 돌려댔다. 서독의 볼프강 드렘러와 오스트리아의 발터 샤흐너가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어보려고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80분동안 아무런 의미도 없는 공돌리기만 계속 이어졌다.
당시의 참상. 영상 12초 부근에 서독이 득점에 성공하고 나서부터는 양 팀 모두 공 돌리기만 한다.
당시의 관중들은 할 말을 잃었으며,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야유와 함께 '꺼져라! 꺼져라!'(Fuera, fuera), '정정당당하게 싸워라!' (Sporting! Sporting!) '뽀뽀해! 뽀뽀해!'(Que se besen, que se besen) '알제리'(Algeria, Algeria)를 외쳤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서독''' ARD의 해설자 에베르하르트 슈타니예크는 어느 시점부터 해설을 거부하면서 '''"경기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말하지 않더라도 이해해달라."'''면서 '''"이것은 축구라고 할 수 없다."'''고 해설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해설자 로베르트 제거는 후반에 시청자들에게 '''"TV를 끄는 편이 낫다."'''라고 말하고는, 그 뒤 경기 종료 때까지 말을 단 한 마디도 더 안하기까지 했다. 뉴욕 타임즈 기자 조지 벡시는 '''"콘서트다!"'''라고 평가하기도 했고 심지어 스페인 일간지 엘 코메르시오는 해당 경기의 결과를 '''범죄 섹션에다 실었다.'''
알제리 관중들은 물론이고, 지난 월드컵에서의 코르도바의 기적을 멋진 경기로 되갚아주길 원했던 서독 관중들, 다시 한 번 멋진 경기를 기대했던 오스트리아 관중들, 그리고 스페인 관중들 모두가 위 아 더 월드로 비난을 하기에 이르렀다. 알제리 관중들은 위의 사진처럼 '''돈을 흔들면서 매수'''라고 선수들을 조롱했으며, 후반전이 되자 경기장에 쓰레기통이 투척되고 한 '''서독''' 관중은 경기장에 난입해서 '''서독 국기를 불태우기까지 했다.'''
FIFA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져주기 게임 경기가 끝난 뒤, 2조의 최종 순위는 다음과 같았다.
결국 서독과 오스트리아가 사이좋게 쎄쎄쎄를 하며 승점을 나눠가지며 손을 잡고 2라운드에 진출했고, 알제리는 같은 승점을 벌어놓고서도 두 팀의 농간에 당해 떨어졌다.
4. 후폭풍
경기 종료 후 당연하게도 승부조작 의심이 불거졌지만, 서독과 오스트리아는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승부조작이란 것은 통상적으로 '''대가를 받'''는 반대급부로 '''한 쪽이 손해를 보는 결과를 감수하면서''' 경기의 내용을 조작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17] 그러나 이 경기에서는, 서독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승리만 하면 되는 상황이고, 오스트리아 입장에서는 승리를 해도 좋지만 2골 차 이하라면 패하더라도 2라운드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는다면 득점을 하기 위해 굳이 사력을 다 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서독과 오스트리아는 승리가 아닌 2라운드 진출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경기였고, 그 때문에 대회를 주관한 FIFA로서도 딱히 어찌할 방법이 없었기에, FIFA는 알제리 축구 협회의 공식적인 항의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경기에서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국가대표 선수들이 프로의식을 망각한 경기 운영을 했으므로, 최대 피해자인 알제리는 물론, 서독과 오스트리아 자국 팬들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축구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는 없는 일. 이를 두고 미셸 이달고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두 국가 대표팀을 노벨 평화상 후보라고 대놓고 비꼬았다.
그렇게 전 세계 사람들을 실망시키며 2라운드로 진출한 오스트리아는 결국 프랑스에 의해 짐을 싸게 되었다.[18] 서독도 2라운드에서 잉글랜드와 스페인을 뚫고 4강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논란의 소지가 큰 승리를 거둔 뒤[19] 용케도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이탈리아와 맞붙어 파올로 로시, 마르코 타르델리, 알레산드로 알토벨리에게 한 골씩을 허용해 1-3으로 우승컵을 내줬다. 당시 이탈리아는 2라운드에서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포함된 죽음의 조를 돌파해 올라왔다.[20] 게다가 4강에서 당시 최고의 리즈시절을 자랑하던 폴란드까지 꺾고 결승에 온 상태였다.
이로 인해,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떠올랐고 마침내 유로 1984를 시작으로 각종 국제 대회에서 조별리그의 마지막 경기는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서 '''모든 팀이 동시간대에 경기를 시작'''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다만 중간에 진행상황을 알고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조작을 할 수는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승부조작 가능성을 줄인 것일 뿐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이는 볼고그라드의 수치를 통해 증명되었다.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는 이를 따르지 않고, 마지막 경기가 다른 시간대에 진행되었다. 다행히도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서 별다른 논란 없이 넘어갔다.
5. 유사 사례
-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G조 멕시코와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두 팀 다 비겨도 16강에 올라갈 상황이 되자, 60분부터 신나게 볼을 돌리며 관중들의 야유와 함께 무승부로 경기 종료. 결국 크로아티아가 피해자가 된다.[잘못된] 물론 이후 알다시피 16강전에서 이탈리아는 홈팀 대한민국에게 골든골을 먹히며 역사상 가장 극적인 명승부를 만들어주었고, 멕시코도 미국에게 2 대 0으로 패하면서 짐을 싸게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참조..
- 2003년 FIFA U-20 월드컵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에게 PK로만 두 골을 실점한 한국은 그대로 경기가 0-2로 끝나더라도 조3위로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확실해지자 공격을 포기하고 볼을 돌렸고 미국도 굳이 추가득점을 원치 않아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밤을 지새며 중계를 지켜보던 축구팬들은 안그래도 첫번째 PK가 말도 안되는 오심인지라 1차로 빡쳐있던 차에 이런 추태를 보고 분노가 배가되었고 박성화 감독과 선수들을 성토했다.
- UEFA 유로 2004 조별리그 C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당시 이탈리아, 스웨덴, 덴마크, 불가리아가 한 조에 속했고, 스웨덴과 덴마크가 앞 2경기에서 각각 1승 1무를 올려 1위와 2위로 올라섰고, 이탈리아가 2무를 기록하여 3위에 위치한 상황에서 스웨덴과 덴마크, 이탈리아와 불가리아가 최종전을 치르게 되었다. 이탈리아는 불가리아를 반드시 이겨야만 했으나, 덴마크와 스웨덴이 2:2 이상으로 비기면 이탈리아는 8강에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탈리아는 종료 직전 안토니오 카사노의 역전골로 불가리아를 2:1로 제압했으나, 반대쪽의 스웨덴-덴마크 경기가 2:2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상대 전적상 다득점에서 밀리는 바람에 조 3위가 되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 마찬가지로 2018 AFC 여자 아시안컵 요르단 조별리그 B조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당시 호주, 일본, 한국, 베트남이 한 조에 속했고, 2경기까지 치른 결과 일본과 호주는 1승 1무, 한국은 2무, 베트남은 2패가 되었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본 VS 호주 경기에서 승패가 갈리거나, 일본과 호주가 득점 없이 비긴 뒤 한국이 5골 이상을 넣어야 했다. 다만 일본과 호주가 1:1 이상으로 비기면, 한국은 베트남을 많은 점수차로 이겨도 3위로 밀리는 상황이었다.[21] 일본 VS 호주 경기는 후반 40여분까지 일본이 호주를 1:0으로 리드하여 한국이 조 2위가 되는가 했지만 호주가 동점골을 넣어 1:1이 되었다. 이로써 한국은 조 3위가 되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호주의 동점골 이후 5분이 넘는 잔여시간 동안 일본은 대놓고 공을 돌리며 시간을 끌었고 호주도 전혀 압박을 하지 않았다. 영상
-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 예선전에서도 다소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당시 대한민국, 그리스, 멕시코, 말리가 한 조에 속했고, 말리와 대한민국이 앞선 2경기에서 각각 1승 1무를 올려 1위와 2위, 멕시코와 그리스가 각각 1무 1패씩을 기록하여 3위와 4위에 위치한 상황에서[22] 대한민국과 말리, 그리스와 멕시코가 최종전을 치르게 되었다. 대한민국과 말리는 서로 비기기만 해도 나란히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반면, 그리스와 멕시코는 승리를 하더라도 대한민국과 말리의 경기에서 무승부가 나오면 탈락하는 상황이었다.[23]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말리는 비기기만 해도 조1위로 올라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3골을 넣어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고, 탈락 위기에 몰린 대한민국은 후반 뒷심을 발휘하여 순식간에 2골을 득점하고 상대의 자책골까지 유도하여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남은 시간 20여분 동안 말리와 대한민국 모두 필요 이상으로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고 경기는 무승부로 종료되었다.[24] 다만, 승부조작성 플레이는 없었고 대한민국이 일방적으로 밀었다. 같은시간 멕시코는 그리스에 3-2로 승리했으나, 결국 이 경기에서 승점을 나눠가진 말리와 대한민국이 8강에 진출했다.
- 그리고 2017년, 천안시에서 열린 대한민국 U-20 월드컵 D조 이탈리아 대 일본의 경기에서 이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히혼의 수치 때문에 알제리가 떨어졌고 U-20의 이탈리아와 일본의 조작질로 아르헨티나가 기니를 5-0으로 박살내고도 떨어졌다. 이른바 천안의 수치.
- 2018년 FIFA 월드컵 러시아 남미 지역예선에서 이런 논란이 생겼다. 칠레가 브라질을 상대로 대패하고 있음을 안 팔카오가 경기 막판에 페루의 타피아에게 무승부하면 서로 윈윈이니 무승부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타피아는 인터뷰에서 그 제의를 받은 것은 맞지만 자신은 승리를 위해 끝까지 뛰었다고 주장했다.[25] 이 사실이 밝혀진 후 콜롬비아와 페루의 무승부로 인해 월드컵 예선탈락을 겪게 된 칠레 팬들은 팔카오를 승부조작범 취급하며 엄청난 강도로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 막판 1분 정도를 보면 페루 선수들이 자기네 진영에서 패스만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버 등의 한국에서의 대세 여론은 주로 콜롬비아와 페루의 편을 많이 드는 중. 칠레는 0-3으로 패했기 때문에 콜롬비아와 페루가 무슨 짓을 해도 탈락은 기정사실이고 차라리 파라과이가 이겼더라면 페루와 콜롬비아 중 패하는 팀이 탈락했을 것이다.
-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히혼의 수치 이후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우려하던 내용이 현실이 되었다. 경기 동시 진행이라고 해서 무성의한 경기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 C조 최종전 프랑스 vs 덴마크 : 속칭 모스크바의 수치. 2승으로 1위였던 프랑스와 1승 1무로 2위였던 덴마크가 조별리그 마지막 시합에서 만나게 되면서 양팀 모두 패하지 않으면 나란히 16강에 올라가게 되는 상황.[26] 결국 양팀은 약속이나 한듯 후반부터 공돌리기를 시전하였으며 관중들의 야유가 끊이질 않았다.[27] 가히 현재까지 2018 월드컵 최악의 시합으로 꼽힐 만하다.[28] 심지어 토토 무승부에 배팅했던 사람들조차 너무나 지루해서 채널을 돌렸다는 후문. 같은 시간 이미 2패로 탈락이 확정된 페루와 1무 1패로 조 3위에 처져 반드시 페루에 승리를 거두고 덴마크가 프랑스에 패하기만을 바라야 했던 호주가 경기를 치렀는데, 후반 페루가 2:0으로 앞서고 있었기에 사실상 호주는 프랑스-덴마크 경기와 상관없이 100% 탈락이 유력해진 상황이었다.[29] 이러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프랑스-덴마크 쪽에 전달되지 않았을 리가 없었건만 이 두 팀은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무의미한 플레이로 일관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공교롭게도 원조 히혼의 수치 사건이 일어났던 1982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나 무득점 2패로 조기 탈락이 확정된 페루가 같은 시간 호주를 상대로 치고 받는 경기를 보여주며 2골이나 득점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상황에서, 페루의 열정이 박수 받아 마땅했던 것에 대비되어 프랑스-덴마크 전은 더욱 호된 비판을 받았다.
- H조 최종전 일본 vs 폴란드 : 이른바 볼고그라드의 수치. 위에 언급된 승부조작 사례들과는 차이가 있는데, 히혼의 수치는 100% 둘 다 진출하는 결과였지만 폴란드는 이미 2패를 해서 뭘 해도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고, 일본은 세네갈-콜롬비아 전 결과에 걸린, 그야말로 도박이었다는 점이다.[30] 폴란드가 1:0으로 앞설 때까지만 해도 정상적인 경기였으나, 콜롬비아-세네갈 전에서 세네갈이 실점하는 상황이 전해졌고, 승리가 고팠던 폴란드와 추가 실점을 원하지 않던 일본의 이해 관계가 딱 떨어지면서 후반 30분대 후반부터 숏패스 연습만 하다 경기가 끝났다. 폴란드가 추가시간에 선수 교체를 하려고 했으나 공이 도저히 나가지 않아 몇 분 동안이나 못 들어오다가 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나 버렸을 정도였다. 역시나 경기 이후 세계 각지에서 최악의 졸전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최소한 위의 프랑스와 덴마크의 경기에서는 두 팀이 모두 100km 이상을 뛰면서 공격하는 척이라도 했는데, 이 경기에서는 일본이 83km, 폴란드가 80km 밖에 안 뛰면서 15분 동안 대놓고 제자리에서 볼돌리기만 할 정도로 최악의 경기 내용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영국 언론사 더 선은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니시노 아키라를 향해 할복하라고 했을 정도이다. 더 선, "日 니시노 감독, 할복하는 게 나을 것"... 16강 평가절하 더군다나 직전 카잔의 기적[31] 과 겹쳐져 자국에서조차 한국은 당당하게 떨어지고 일본은 부끄럽게 올라갔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웃긴 건 일본과 세네갈이 이로서 1승1무1패+4-4의 골득실에 심지어는 일본 대 세네갈전마저 2-2로 비겨 완벽한 동률을 찍고 말았는데, 이 월드컵에서부터는 반칙 갯수가 적은 쪽에게 우선권을 주는 이른바 페어플레이 점수를 도입하는 바람에 경고 4개의 일본이 경고 6개의 세네갈을 제치고 16강에 진출해버렸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도 알제리와 같은 아프리카 팀인 세네갈이 다른 팀들간의 작당질로 인하여 억울하게 탈락한 경기다.
6. 이모저모
- 조별리그에서 마지막 경기는 반드시 같은 시간에 펼쳐지도록 바뀐 제도는, 이로부터 시간이 흘러 11년 후인 1993년,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극적인 승부가 이루어지는 바탕이 된다.
-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 울리 슈틸리케도 선수 시절 이 경기에 출전했다. 당시에는 서독 대표팀의 스위퍼로 출전했다. 위에 링크된 영상 1분 13초 경 나온다.
- 한편, 이 사건에서 골을 넣었던 호르스트 흐루베쉬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되면서 2016 리우 올림픽 축구에 출전했다. 그리고 조별리그에서 수비에서 불안함을 보여준 대한민국을 상대로 무재배를 하는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나브리의 골이 없었다면 정말로 질 뻔했다. 그리고 독일은 어찌어찌 결승까지는 잘 올라갔으나 결승전에서 네이마르가 활약한 홈팀 브라질에 승부차기 끝에 석패하여 결국 은메달을 받았다.
- 알제리는 2014년 월드컵 16강전에서 독일을 만나 당시 사건을 복수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고, 1982년 당시 서독 전에서 골을 넣었던 라흐다르 벨루미도 복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어진 경기에서 처절하게 싸웠으나 연장 끝에 1-2로 석패했고, 알제리를 잡고 8강에 진출한 독일은 기세를 올려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이러한 대진이 성사되자 사람들이 히혼의 수치를 다시 언급했는데 이에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왜 우리 애들이 태어나기 전의 일로 따지는 거냐!"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32][33] 4년 뒤, 독일은 2018 FIFA 월드컵에서 카잔의 기적으로 한국에게 0-2로 패해 1938년 월드컵 이후로 80년만에 월드컵 2라운드도 못가고 탈락해버린다. 알제리에서는 엄청 기뻐하며 히혼의 수치를 언급하면서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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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관련 문서
[1] 샨데 폰 히혼(히혼의 수치). 공교롭게도 카잔의 치욕의 치욕도 독일어로는 Schande라고 읽는다. 치욕과 수치 둘 다 독일에서는 전부 다 같은 단어인 셈.[2] 니히트안그리프스팍트 폰 히혼(히혼의 불가침 조약).[3] 베르궨사 데 히혼(히혼의 수치).[4] 팍토 데 노 아그레시온 데 히혼(히혼의 불가침 조약).[5] 히혼의 수치.[6] 히혼의 불가침 조약.[7] 파디하 히훈(히혼 스캔들).[8] 이렇게 된 게 1954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충격의 9-0, 7-0패배를 당하자 아시아 티켓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 실제로 1954년 월드컵 이후 아시아 티켓은 1장에서 0.5장(즉 아시아 1위를 해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식)으로 줄었다. 참고로 저 때 FIFA 회장은 아시아 티켓을 줄이는 것에 반대했다고. 아무리 약체라도 대륙 예선을 뚫은 만큼 월드컵에 참가할 자격은 있다고 반론하였고 그 의도는 현재까지도 관철되고 있다.[9] 1960~70년대에는 더 힘들어서, 1962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힘겹게 통과하고 올라온 대한민국은 유럽의 유고슬라비아와 붙어야 했고, 결국 베오그라드 원정에서 1-5로 장렬히 패배했다. 한 달 뒤 서울 홈경기에서도 1-3으로 패, 결국 유고슬라비아가 월드컵에 진출했다. 정작 유고슬라비아는 플레이오프 수준 팀이 아니었는데 실제로 월드컵에 진출해 조별리그에선 소련에게 패했지만 우루과이와 콜롬비아를 잡고 조2위로 8강에 진출했고 8강에서 서독을 1:0으로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체코에게 3:1로 완패하고 3/4위전에서는 칠레와의 팽팽한 승부끝에 후반 45분 결승골을 내줘 4위를 했다.[10] 1974년 월드컵 예선에선 대한민국은 기껏 이스라엘(...)을 이기고 올라왔더니 이번엔 호주(...)와 최종전을 펼쳐 1차전 0-0, 2차전 연장전 2-2로 팽팽히 맞섰으나(당시 플레이오프에서는 원정 다득점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홍콩에서 열린 3차전에서 0-1로 패해 안타깝게 호주에게 출전권을 넘겨줘야만 했다. 86년 월드컵 부터 아시아에 2장이 주어지면서 한국은 이때부터 단골손님이 된다.[11] 헤르베르트 프로하스카, 한스 크란클, 발터 샤흐너 등이 이끄는 건실한 팀이었다. 1978년 월드컵에서 2라운드까지 진출.[12] 예선에서 에콰도르, 파라과이를 제치고 올라왔다.[13] 대략 2018년 월드컵 당시의 벨기에 정도였다고 생각하면 된다.[14] 직전 대회 우승국이었을 뿐만 아니라, 저 유명한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 월드컵에서 데뷔'''를 했고 거기에 지난 대회 우승의 주역인 마리오 켐페스까지 갖추고 있었다. 켐페스와 마라도나 중 하나만 있어도 우승권이라는 평가를 받던 당대의 축구계에서 아르헨티나는 둘 다 보유하고 있었다.[A] A B 이 당시에는 이기면 승점 2점이었다.[15] 만약 이 상황에서 오스트리아가 서독에 패했을 경우 오스트리아와 알제리가 서로 비긴 상태에서 득실차는 물론 다득점까지 동일할 경우 추첨으로 2라운드 진출을 결정하게 된다.[16] 이를 당시 경기가 열렸던 도시 코르도바에서 따와 코르도바의 기적이라 한다.[17] 다만 '통상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승부조작은 대가를 받지 않더라도 의도적으로 원하는 경기 결과를 유도하기만 하면 성립한다. 예를 들어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복식 16강에서 선수들이 대전 상대를 피하기 위해 고의 패배하자 국제배드민턴연맹에서는 이 경기를 '승부조작'으로 명기했다.[18] 게다가 눈이 썩는 경기에 대한 대가인지 오스트리아는 1998년 월드컵에 참가한 이후, 현재까지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계속 동네북으로 전락하면서 본선 무대도 밟지 못하고 있다.[19] 이 경기에서 서독의 골키퍼 슈마허는 골문을 향해 쇄도하던 프랑스 수비수 바티스통을 무릎 공격으로 쓰러뜨려 끔찍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바티스통은 슈마허의 공격에 이빨과 늑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음에도 불구, 주심으로부터 반칙을 얻어내지 못했다. 미셸 플라티니는 이를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오심’이라 부르며 불만을 터뜨렸다.[20] 이때 브라질은 파올로 로시의 해트트릭으로 이탈리아에게 2:3의 충격적 패배를 당했고, 브라질 국민 2명이 자살하고 5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를 '''데 사리아 참사'''라고 한다. 이 경기는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해트트릭을 허용한 유일한 경기다.[잘못된] 정보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델 피에로가 후반 41분 동점골을 넣었으므로 그때 이후부터 볼을 돌려야 진출이 가능했다.[21] 왜냐하면 아시아 축구 연맹 주관 대회들은 유럽 축구 연맹 주관 대회들처럼 승점이 같으면 동률 팀끼리의 전적부터 보는 이른바 승자승 원칙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두 팀이 아닌 3팀 이상이 동률일 때도 동률 팀간 승점, 골득실차, 다득점 비교를 반복하고 거기까지 동률이어야 전체 골득실차를 본다. 그래서 한국은 이미 호주, 일본과 득점 없이 비겼기 때문에 호주와 일본이 1:1 이상으로 비기면 한국은 조 3위가 된다. UEFA 유로 2004의 이탈리아도 이런 사례의 희생자였다.[22] 말리가 대한민국에 득실차에 1점 앞서 있었다.[23] 바로 직전 유로2004에서 스웨덴과 덴마크가 2-2로 비기면서 이탈리아가 탈락한 사례가 있었다.[24]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대한민국에서 먼저 볼돌리기를 시전했고, 패스가 끊겨 말리의 볼이 선언된 이후론 말리가 볼돌리기를 하며 경기가 종료되었다. 하지만 후술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일본 vs 폴란드 경기만큼의 노골적인 수준은 아니었으며, 이 경기는 애초에 대한민국과 말리가 90분 내내 볼돌리기를 시전하며 0-0으로 비겨도 나란히 8강에 진출하는 경기였다.[25] 칠레가 패하고 콜롬비아와 페루가 비길 시 콜롬비아는 본선에 진출하고, 페루는 대륙간플레이오프로 진출하는데, 플레이오프 상대가 뉴질랜드인 것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으면 거의 진출확정 수준이다.[26] 원조 히혼의 수치와의 차이라면, 그 때는 서독과 오스트리아 모두 경기 결과에 따라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프랑스는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되었다는 점. 그러나 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이 두 팀이 경기 내내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 공돌리기를 했다는 점은 원조와 똑같다.[27] KBS 한준희 해설위원도 후반 관중들의 야유를 듣고 중계석에 있지만 않았다면 자신도 야유에 동참했을 것이라고 언급할 정도였다.[28] 더욱이 이 경기는 2018 월드컵 첫 무득점 무승부 경기였다.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최초로 도입된 VAR의 영향으로 페널티킥이 자주 주어져, 이 경기 전까지 36경기, 동시간대에 진행된 호주-페루전을 포함하면 37경기 연속으로 득점이 나오는 월드컵 기록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으나, 이 경기에서 그 기록마저도 매우 불명예스러운 졸전 끝에 깨졌다.[29] 호주는 페루와 무승부를 거둬도 탈락하고, 반드시 승리+덴마크의 패배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경기가 2:0으로 벌어지며 후반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3골 이상이 필요해졌기 때문.[30] 애당초 문제였던 것이, 일본은 폴란드전에 그 동안 뛰었던 주전 선수 6명을 빼는 도박수를 던진다. 한마디로 무조건 세네갈의 패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뜻. 실상 주전 선수를 빼는 일은 이미 16강을 확정지은 팀에서나 체력 안배를 위해 하는 전략적인 행동인데, 일본은 16강 확정 상태도 아닌 상황에서 그런 위험한 행동을 한 것이다.[31] 참고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멕시코 vs 스웨덴〉 경기의 상황을 선수들에게 말해주지 않았다.[32] 화낼 건까지는 아니지만, 굳이 따질 건이 아니었던 것도 맞다. 애초에 히혼의 수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명령대로 하는 선수들도 아니고, 당시 경기를 진행하던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인데 이들은 출생연도를 생각하면 대개 1930, 1940년대생들이고 2014년 시점에는 다 나이들어 현역에서 은퇴했기 때문.[33] 실제로 이 때 멤버들 중에서 미로슬라프 클로제(1978년 생)와 로만 바이덴펠러(1980년 생)만 이 사건 이전에 태어났고, 나머지 선수들은 이 사건 이후에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