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체 문장/영어

 



1. 개요
2. 상세
3. 유의점
4. 사례
4.1. 왈도체(발번역)/직역
4.2. 대명사
4.2.1. 대명사 남발
4.2.2. , 그녀, 그것
4.2.3. 우리
4.2.4. ~의 그것
4.3. 영문법식 문장부호 사용
4.4. 문장 사이의 표현을 그대로 번역
4.5. 강조를 위하는 표현
4.6.1. ~가 요구되다
4.6.2. ~에 의하여/~에 의거(하여)
4.6.3. ~에(게) 있어(서)
4.6.4. 그럼에도 불구하고
4.6.5. ~에 관하여/~에 대하여
4.7. ~를/을 고려에 넣다
4.8. ‘~의’ 남발
4.9. 가장/제일/최고로 -(으)ㄴ 것들 중 하나
4.9.1. 관련 문서
4.10. 가정법 과거의 남용
4.11. ~하는 중이다(현재진행형 번역 문제)
4.12. 'yes'와 'no'의 구별
4.13. You know
4.14. Oh
4.15. 아무도 ~하지 않는다
4.16. -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다
4.17. ~가 ···를 가지다
4.18. ~에 위치하다
4.19. ~가 있(었)다
4.20. ~는 없다
4.21. ~(으)로부터
4.22. ~로부터 자유롭다
4.23. 종종
4.24. -게/도록 만들다
4.25. 부제독
4.26. A, B 그리고 / 또는 C
4.27. ~이(가) 가능하다


1. 개요


이 문서는 영어한국어로 번역할 때에 생기는 번역체 문장에 대한 문서로, 영어를 공부할 때에 이 글을 정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문서의 내용은 영어와 문법이 비슷한 언어들의 번역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

2. 상세


진행형이나 완료형, 수동태를 그대로 번역하여 문장이 어색해진다. 진행형이나 완료형, 수동태를 적절하게 취사 사용하면 한국어 어법보다 정확하고 간명하게 상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번역체, 외국어의 용법을 아주 쓰지 않고 문장을 쓰는 일이 가능은 하지만, 어떤 경우 문장의 가독성이나 명료함을 위해서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국어에도 '~되다', '~당하다'와 같이 수동 표현이 있으므로 얼마든지 써도 된다만, 어색해지지 않는 선에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쓰는 편이 좋다.
특히 "so - that" 구문을 "너무 -해서 -하다"로 가르치는 교사가 많은데, 한국어의 '너무'는 '지나치게 -하다'라는 뜻이었고, 이게 많이 쓰이는 바람에 2015년 6월에 '너무'의 뜻이 변경되어 "일정한 정도를 넘어선 상태로"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매우'나 '아주'로 바꿔도 훨씬 개선된다. 예를 들어, "He was so smart that he could solve the problem."은 "그는 매우 똑똑해서 그 문제를 풀 수 있다."로 번역할 수는 있지만, 한국어 스타일과 해당 표현이 뭔가 조건을 충족할 정도라는 의미임을 고려하면 "그는 그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로 똑똑했다." 또는 "그는 어찌나 똑똑한지 그 문제도 풀 수 있었다."로 번역할 수도 있다. 진짜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표현은 'too - to"이다.
또한 원문에만 치중하여 의미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A cart was moved by him.'을 보자. 직역하면 '수레가 그에 의해 움직였다.'[1]가 되는데, 이걸 그대로 내거나 살짝만 바꿔서 '그가 수레를 움직였다.'라고 번역한다. 헌데 이걸 "그가 수레를 '''밀었다'''." 내지 "그가 수레를 '''몰았다'''."라고 하면 의역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즉, 의미가 아니라 언어학적 측면에 사로잡혀 번역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규범주의에 가깝게 보일 수 있다.
쉬운 해결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영어는 '수동형'을 자주 쓴다. 이를 '능동형'으로 바꿔 주면 어지간한 건 자연스러워진다. 또한 'from'처럼 문장 특성상 주체와 객체가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바꿔 주면 한결 나아진다.[2][3]
영어의 피동형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 능동형 문장으로 번역하는 게 자연스러운 이유가 있다. 한국어에서는 유정물(사람, 동물)과 무정물(식물, 사물, 추상)을 암묵적으로 구별하여 아예 격까지 제한해 버리기 때문이다. 한국어에서는 예를 들어, '어머니', '책상', '옮김'을 보면 한국어 화자들은 자연스럽게 '어머니'를 주체(주어)로 두고 싶어 한다. '책상'을 주어로 두어 '책상이 어머니에 의해 옮겨졌다.'와 같이 쓰면 매우 어색해진다. 이렇듯 한국어는 유정물과 무정물을 은연중에 구별해 사용하여 격의 제한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이 점을 이해하면 자연스러운 번역 과정에 도움이 된다. 참고로, 이것이 흔히 말하는, 사물 주어 구문을 피하라는 원칙과 상통한다. 무작정 사물을 주어로 내세우지 말라는 게 아니라, 사람이 동작의 주체이고 사물이 객체인 경우에 사물을 주어로 내세우지 말라는 것이다.
글은 다양하게 번역할 수 있으므로, 밑에 있는 사례 문단에서 제시된 교정은 최선의 방안이 아니며, 더 좋은 교정 방법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 둔다. 번역체의 큰 특징은 다양하게 활용되지 않는 것이다.
[1] 더 정확히는 '수레가 그에게 의지해 옮겨졌다.'가 된다.[2] 다만, 최근에는 영어에서도 과도한 수동형 사용은 피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최근에 작성된 문장을 번역할 때에는 이런 추세를 감안하여 수동형 문장과 능동형 문장의 번역에 차이를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3] 주로 수동형 문장은 어떠한 사실이 보편적이거나 객관적일 때 쓴다. 학술논문에서 실험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설명할 때가 그렇다. 논설문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보편화시키기 위해 이러한 느낌으로 수동형 문장을 쓰는 경우도 있다.


3. 유의점


아래 사례들 중 일부는 과도 교정으로 추정되는 것들이 없잖아 있다. 실제로 '~에의'와 관련해 예전에는 영어 번역투나 일본어 번역투로 취급하면서 한국어에는 마치 합성 조사가 없었다는 듯이 말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중세 한국어 시절부터 합성 조사는 있었고, 현대 한국어에 들어서는 때에 따라 3중 합성 조사, 심지어 드물게는 4중 합성 조사까지 나타나며, '~에의'처럼 두 개의 조사가 합성된 2중 합성 조사는 셀 수 없을 만큼 흔하게 쓰인다. '~에의' 역시 중세 한국어 시절에 '~엣(에+ㅅ)'과 같이 정확히 똑같은 의미의 합성 조사가 있었다.
그 밖에도 아래 사례들 중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 역시 번역투로 볼 근거가 부족하다. 영어의 'in spite of'나 'nevertheless' 등을 아무리 의미 단위로 분석해 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뜻은 절대로 표면적으로 나타날 수 없다. 이는 애초에 해당 표현들을 번역하기 위해 한국어에서 쓰이던 표현을 빌려왔다는 뜻이고, 이는 곧 번역투가 아니라 적절한 번역에 불과했다는 뜻이다.[4]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관용구가 한국어에서 덜 쓰이게 됨에 따라 종래의 번역 관습이 다소 부적절한 것처럼 보여서 번역투로 누명을 쓴 것이다. 따라서 정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번역투 사례로 소개하고 싶다면 이 관용구 자체가 아니라 해당 어구의 지나친 사용, 즉 20세기의 전기 현대 한국어와 같이 쓰는 것을 문제삼아야 할 것이다.[5]
이중 피동 표현 역시 번역투로 볼 여지가 부족하며, 이는 국립국어원 측의 입장도 같다. 애초에 한국어와 영어의 통사론적·형태론적 차이 때문에 영어를 번역할 때 이중 피동 표현이 나올 합당한 이유가 전혀 없다. 애당초 한국어는 문장 내에서 형태적, 통사적인 기능 중복에 꽤나 관대한 언어이기 때문에[6] 피동 형태소가 두 번 쓰였다고 잘못된 표현이라고 단정하는 것 자체가 기술주의적 관점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기능 중복과 거리가 먼 언어는 영어이다.
번역투 사례들을 유심히 본 사람들이면 어렴풋이 눈치챘을 수도 있는데, 이처럼 근본적으로 번역투라고 볼 이유가 합리적으로 있지 않은 것들의 상당수는 일본어 번역투에도 똑같이 소개되어 있는 때가 많다. 이중 피동 표현처럼 국립국어원에서조차 딱히 잘못된 표현이라도 하지 않는 표현에까지 '번역투' 딱지를 붙이면서 이게 영어 번역투인지 일본어 번역투인지도 왔다갔다하는 것은 정작 번역투라고 설파하고 다니는 강사들조차 그 표현이 정확히 어째서 번역투인지 모르는 것이다.[7]

4. 사례



4.1. 왈도체(발번역)/직역


왈도체 자체가 한국어와 영어의 단어 순서나 의미 차이를 무시한 채 직역해서 나오는 번역체 문장이다. 다만 단순히 번역체일 뿐만 아니라 뜻도 비슷한 단어를 이용해 일부 변조한다. 줄 수는 없다, 이 이상 자세히!
본의 아니게 직역하여 왈도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원문''': Nobody is watching anybody watching nobody.
'''왈도체''': 아무도 안 보는 아무나는 아무도 안 보지.
'''직역''': 다른 사람을 봐 주지 않는 사람을 봐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의역''': 남을 무시하면 똑같이 무시당한다.
GTA 산 안드레아스 한글 패치에서 나온 오역인데, 당장 읽어보면 이해가 안 되겠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위의 문장은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을 하지 않는 '사람'을 돌봐주는 '사람'은 없다."라는 뜻이다. 뒤로 갈수록 부수적인 표현이 붙는 영어 문법을 고려해 뒤에서부터 읽되, 부정 표현에 주의하여 해석하면 된다. 'watching nobody'는 '아무도 봐주지 않는 행동'이고, 이는 중간에 있는 'anybody'인 '(보통) 사람'을 수식한다. 그 'anybody'를 봐주는(watching) '사람은 없다'(nobody)가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영어에서 'watch'는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물론 '돌봐주다', '감시하다'란 뜻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무작정 '본다'로 직역해버리니 혼동이 생긴 것. 사실 전문 번역가가 참가하지 않은 번역이라서 이런 내용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의미 전달에 초점을 맞춰 의역하면, "남을 무시하면 똑같이 무시당한다."가 된다.
또한 이 한글패치에 나온 오류이자 왈도체가 되기 쉬운 말들 중 하나가 '''Whatever you say'''인데, 한글 패치에서는 "너가 뭐라든 간에"라고 오역되었다. 맞긴 맞지만 정확히는 (뭐라고 하든지) '''상관없어''' 내지 '''아무래도 좋아'''가 생략된 것이다. 긍정과 부정 둘 다 된다.
'''예시'''
Q: Please come to see me when you're not busy, OK? / If you f*** me, I'll f*** you.
A: '''Whatever''' (you say).
'''왈도체'''
Q: 네가 바쁘지 않을 때 와서 날 보러 와, 알았지? / 먹이면, 나도 널 엿먹이겠다.
A: 네가 뭐라고 하든지.
'''번역'''
Q: 시간 날 때 들러, 응? / 뒤통수 치면 조져버린다.
A: 알았어. / 계속 지껄여 보시지.
[4] 애초에 번역은 다른 언어의 표현을 자기네 언어에서 뜻이 통하는 것으로 바꾸는 작업이다.[5] 쉽게 말해서, 왜 굳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비일상적으로 많이 써서 케케묵은 1950년대처럼 말하냐고 문제삼는다고 보면 된다.[6] 주체 높임법을 예로 들면, '하지 않으시다', '하시지 않다', '하시지 않으시다' 모두 허용된다. 이중 피동 표현이 부적절하면 '-시-'를 두 번 쓴 맨 뒤의 것 역시 똑같이 문제시되어야 한다. [7] 이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영어에서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는 중역 과정에서 나타난 표현이었던 것을 영어 번역투라고 소개한 것이고(이 경우, '일본어 번역투'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앞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처럼 과거에 자주 쓰이던 한국어 관용 표현들이 21세기 현대 한국어 화자의 관점에서 낯설어서 괜히 영어나 일본어에 원인을 덮어씌우는 것이다.


4.2. 대명사



4.2.1. 대명사 남발


영어와 한국어는 문장구조와 규칙이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실력이 부족할 경우 원문 형태에 지나치게 매달려 원문에 사용된 대명사를 몽땅 옮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어는 문장을 구성할 때에 문법적으로 주어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언어다. 앞에서 한번 거론된 명사를 주어로 쓸 때 반복하여 언급하는 수고를 덜거나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둘 다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고 있어서 굳이 지칭하지 않아도 무방할 때에 'he', 'she', 'it', 'they' 또는 'him', 'her', 'it', 'them'를 대체용으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러나 한국어는 굳이 주어를 쓰지 않아도 무방한 언어이기 때문에 그 용도로 대명사를 쓰지 않는다.
그 흔한 대사 "I love you"도 "나는 널 사랑해"로 장황하게 번역하는 번역자가 많다. 그러나 한국어에서는 다 빼고 "사랑해" 하나면 충분하다. 주어와 목적어를 붙이는 건 시적 표현이거나 강조하는 표현이다. "내가 사랑하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너야"라는 의미처럼.[8]
액션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They're coming!"도 "그들이 오고 있어!"라고 주어를 그대로 가져오면 번역체 문장이 된다. 누가 오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거나 대개 화자와 청자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주로 전쟁터에서) 말할 필요가 없고, 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장도 한국어에서는 주어를 빼고 "오고 있어!"나 '''"온다!"'''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아래 ~하고 있다 참조.)
예시: 포탈 2의 캐릭터 휘틀리의 대사
원문: "Oh for… They told me if I ever turned this flashlight on, I would DIE. They told me that about EVERYTHING. I don't know why they even bothered to give me this stuff if they didn't want me usin' it. It's pointless. Mad."
장황한 번역: "어, 왜냐하면… '''내가''' 이 불을 켜면 '''내가''' 죽고 말 거라고 '''그들이''' 말했거든. '''그 모든 것'''에 대해 말했어. 그런데 이런 것들을 못 쓰게 할 거면 애초에 왜 만들었지. 알 수가 없어. 미친 짓이야."[9]
생략한 번역: 으, 세상에. 이 불을 켜면 죽는다고 했다고. 모든 게 다 그렇다고 했어. 못 쓰게 했으면서 대체 이걸 왜 다 줬는지 모르겠어. 이유도 없다고. 미쳤어.
그러나 예외 역시 존재한다. 예를 들어, 뭔가 해야 할 일을 말해 놓고 누가 할지 물어볼 때에 누가 나서서 "I'll do it"이라고 답변해주는 것. 'It'은 앞서 얘기한 '그 일'을 말하는 것임을 모두 알고 있으니 목적어를 생략해도 된다. 하지만 그 일을 할 사람이 '나'라는 사실 역시 화자와 청자 모두 알고 있지만 1인칭 대명사가 생략되지는 않는다. 그 일을 다른 사람보다는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강조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올바른 번역은 '할게요' 보다는 '제가 할게요'이다. 오히려 생략되는 건 '하겠다' 부분으로, 오히려 '저요'로 줄이는 것 역시 할 수 있다. 대명사가 단순히 명사의 체언을 대신해 쓰였다기보다는 강조 역시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생략할 수 없다.
[8] 일상이라면 아마 "너만 사랑해"라고 칼질할 수는 있지만, 시에서는 의미를 강화하고자 앞에 표현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9] 스팀 번역 홈페이지의 대사 목록에서 발췌


4.2.2. , 그녀, 그것


현대에는 언론에서도 마구 써서 믿기 어렵겠지만, 그녀(she)'는 한국어에 없던 표현이다. 한국어에서는 남녀 구별없이 '' 이며, 여기서의 '그'는 대명사가 아니라, 관형사(정관사 the=그 남자, 그 여자, 그 사람, 그 회사 등)이다. 그러므로 한국어에서 '그' 뒤에 수식하는 대상을 적지 않고, 그냥 '그'만 쓰는 것은 (영어에서 'the'만으로 주체를 표시하는 것 만큼이나) 어색하다.
다만 한국어의 '그'와 '그녀'는 영어의 he와 she의 직역이 아니라, 일본을 통해서 서양 문물이 들어온 시절에 영어의 일본어 번역인 '카레(彼, かれ)'와 '카노죠(彼女, かのじょ)'를 중역한 것이다.
국어에서는 한 번 제시한 주어를 좀처럼 반복하지 않아 영어의 'he', 'she'와 같은 용도의 인칭대명사가 아예 없었고, '그'와 '그녀'라는 건 서구권 문화와 접촉하며 새로 들어온 개념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한국에서는 필요한 때에 3인칭 재귀대명사를 쓰거나, 대명사에 해당하는 인물, 사물의 이름을 다시 썼다. 현대에는 '그'와 '그녀'가 많이 퍼져 'he'와 'she'의 번역체 문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국어에 상당히 많이 녹아들어 있으며, 사전에도 정식 등재되어 있다.
말단A: C부장이 D사장 심기 건드렸다고 혼났어. 골프채 가방을 넘어뜨렸나 봐.
말단B: 그는 그러는 거 매우 싫어하시잖아(He really hates it). → 사장님께선 그러는 거 무진장 싫어하시잖아.
말했듯이, 주어를 과감히 생략해도 된다. 위 예문에서도 "그러는 거 무진장 싫어하시잖아."로 써도 뜻이 통한다. 정 3인칭 대명사를 넣으면 "그 분" 같은 것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선박(船), 자동차와 같은 탈것, 물건, 나라 등에 여성형 대명사 'she'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현대에 들어서는 사용 빈도가 줄어든 문법으로, 일반적인 상황에는 'it'을 사용한다.

'''한국어의 '구어'에서는 '그'나 '그녀'를 쓰지 않는다'''[10]


4.2.3. 우리


명령문 등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원론적으로 주어가 꼭 있어야만 문장이 완결되는 영어와 달리, 한국어에서는 주어가 없어도 문장이 성립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중요한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영어의 'we'를 곧이곧대로 '우리는', '우리가' 등으로 대응시켜 번역해서는 안 된다. 'we'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전공서 등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어떤 내용을 다시 확인하거나, 강조하거나, 특별히 안내하는 등의 문장에서 'we'가 나오곤 한다. 이 'we'는 콜론이나 세미콜론과 함께 영문 전공서 번역에서 하자가 가장 빈번하게 생기는 부분이다. 문장 부호 사용에 대한 내용은 4.3문단을 보라.
We can obtain another perspective on the quantity theory of money by considering the following question:

우리는 다음의 질문을 통해 화폐수량설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 (X)
다음의 질문을 통해 화폐수량설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 (O)
위와 같이, '우리는'을 구태여 쓰지 않아도 한국어에서는 충분히 말이 된다. 한두 문장 정도면 그나마 낫지만, 문제는 원문에 'we'가 한두 번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we'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죄다 '우리는'으로 써 버리면 불필요한 단어가 곳곳에 반복되어 흐름이 어색해지고 가독성이 떨어진다.

4.2.4. ~의 그것


나무위키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이고, 심지어 기자나 소설가들도 맞은 말로 오해하면서 쓰는 대표가 될 만한 번역체.
분명한 주어, 목적어가 필요한 영어의 특성상은 두 가지 이상의 개체의 어떤 성질을 비교할 때 한 쪽을 먼저 쓰면 다른 쪽은 'of ~' 또는 'that/those of ~'로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어는 생략할 수 있고, 안 하면 더 이상하다. '~의 ~'이라는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는 없고, 목적어가 아니라 일종의 보어를 사용하여 표현을 할 수 있는 때도 있다. 그런데도 굳이 이것을 '~의 그것'이란 대명사를 붙여 영어 번역체 문장으로 만드는 때가 잦다.[11]
¶한국의 물가는 외국의 그것보다 높다.(번역체) → 한국 물가는 외국 물가보다 높다. / 한국은 외국보다 물가가 높다. (보어)
'''정 필요하면 대명사 '그것'을 쓰지 말고 해당 명사를 반복하는 것이 낫다.''' 심지어 신문 기사에서도 사용되는 등 '엄격하고 올바른 문법'으로 오인하는 때가 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 들어 이런 오류가 상당히 늘어난다. '''아무래도 이러한 용법이 논리에 조금 더 부합한 서술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된 듯하다.''' 실제로 '''논리학 관련 서적에서''' 한국어의 그런 어법은 논리적으로 불명확하다고 보고(아래의 예시 문장을 기준으로 하면, '외국'을 가리키는 것인지 '외국의 물가'를 가리키는 것인지에 대한 논리적 중의성 문제)[12][13] , 이런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권장하는 편이다. 이러한 인식이나 논리학 교육의 영향[14] 때문인지, 이 용법이 기자와 같은 식자층 사이에서도 퍼져나간 것으로 추측된다.
원래 한국어에서 '~의 그것'이 쓰이는 사례는 일반적으로 다소 말하기 민망한 내용인 경우(주로 성적인 내용, 예를 들면 ''''남자의 그것'''')[15]이거나, 특성을 비교하는 내용이 없이, 독자/청자가 해당 내용을 안다는 전제 아래에 등장하면 '바로'라는 글자랑 같이 쓴다(예: ~의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비교의 대상에 쓰이는 영어의 'that of', 'those of'은 한국어 어법상 분명히 비문'''이다.
그런데 이 번역체를 유심히 살펴보면 보통 '''that에 해당하는 '그것'은 사용해도 목적어가 복수일 때 'those'에 해당하는 '그것들'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영문법은 주-목 호응 뿐만 아니라 단복수에 따르는 호응도 엄격하지만, 한국어 문법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그러니 엄격한 문법이라고 착각하여 '그것'을 사용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느슨한 한국어 문법의 영향을 받아 엄격한 복수형의 표기를 못 하는 것이다.
¶패드는 세가 제네시스의 사각형과 달리 메가드라이브의 그것과 비슷한 모양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제네시스와 달리 본체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번역체가 사용된 문장의 한 사례인데, 이 문장이 '세가 새턴'을 설명하는 글의 일부이라고 가정하자.[16] '~의 그것'이라는 번역체를 사용했는데, '~의 그것'이 없어도 의미적으로나 문법적으로나 아무 문제가 없다.
¶패드는 세가 제네시스의 사각형과 달리 메가드라이브와 비슷한 모양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제네시스와 달리 본체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의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한국 문법상 허용되는 생략 투성이다. 위 문장을 영문법식으로 고치면 다음과 같아야 한다.
(세가 새턴의) 패드는 세가 제네시스의 (그것의) 사각형 (형태)과 달리 메가드라이브의 그것과 비슷한 모양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제네시스(의 패드)와 달리 (세가 새턴의 '그것'은) 본체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의 그것'이 엄격하고 올바른 문법이라면, 세가 제네시스에도 '~의 그것'이 붙어야 하며 두번째 문장에도 주어가 제네시스의 패드이므로 '세가 새턴의 그것'이라고 명기해줘야 한다. 하지만 한 번만 사용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의 그것'이 엄격하고 올바른 문법이라고 오인하고 사용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다른 부분에서는 위에 언급한 한국어 문법의 느슨한 단복수 호응 및 문법상 허용되는 생략 등 논리적으로 느슨한 문법을 뒤섞어 쓰는 것이 현실이며, 심지어 자신의 논리에 따르면 '~의 그것'이 문법적으로 필요한 부분도 한국어 문법의 영향을 받아 생략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이렇게 자칭 엄격한 문법을 다 적용해놓고 보면 문장 자체가 상당히 어색해진다. 어법상 충분히 생략 가능하고 의미 전달에도 오해가 없는 부분을 굳이 영문법을 흉내내어 표기하니 발생하는 결과이다.
[10] 구어에서 쓰이는 예를 들었다고? 아마 그건 '실제 대화'를 들은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러운 구어표현 능력이 부족한 작가나 필자가 쓴 '글'에서 나타나는 '무늬만 구어'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11] 다만 한국어가 영어에 비해 통사적 구조가 논리적 치밀성이 떨어진다는 반론의 여지도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부 논리학 수업에서는 영어 문장을 병용하는 경우도 있다.[12] 논리학 책에서 이러한 중의성이 자주 지적되는 편이다. 위 예문에서 '그것'을 다른 말로 바꾸면 '한국의 물가는 '''외국의 그것'''보다 높다.'는 '한국의 물가는 '''외국의 한국의 물가'''보다 높다.'도 된다.[13] 하지만 이것을 논리학 서적에서 무작정 꼬집어 다루지만은 않는다. 실제로 여러 논리학 서적에서는 '일상 언어와 명제'라는 영역을 통해 이와 관련된 부분을 다루는데, 여기서는 일상의 언어는 그 쓰임 속에 논리성이 이미 있으므로 논리학의 학문적 잣대를 무작정 갖다대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서술하는 것도 많다. 또한 언어에는 '맥락'이라는 게 있으므로 완전히 형식적인 논리학을 따지는 사람 이외에는 위의 문장에서 비교 대상이 외국인지 외국의 물가를 가리키는 것인지의 혼동은 발생하지 않는다.[14] 특히 대학 논리학 교양강좌, PSAT, LEET 대비 등[15] 좋은 예시로 해외에서 fuck의 어원이나 표현의 자유에 대해 설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Fuck"은 국내에서 "그것에 관하여"로 순화되었다.[16] 실제로 작성된 문장을 구조는 그대로 두고 소재만 게임기로 수정하였다.


4.3. 영문법식 문장부호 사용


영어에서는 여러 단어를 합쳐 하나의 의미로 표현할 때 'not-so-intelligent'와 같이 단어 사이에 하이픈을 넣어 연결한다. 그러지 않고 'notsointelligent' 같은 표현을 쓰면 어느 단어들이 연결된 것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헷갈릴 수도 있기 때문('Godisnowhere'가 'God is now here'인지 'God is nowhere'인지 같은 경우). 그러나 한국어에는 이 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그다지-지적이지-않은'으로 하이픈을 넣어 번역하면 상당히 어색해 보인다. 강조하고 싶으면 따옴표(')를 쓰는 편이 낫다.[17] 마찬가지로 'anti-'나 'non-'처럼 하이픈으로 단어 앞에 합쳐지는 접두어는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하이픈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Anti-cancer cell'을 '항-암 세포'로 번역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또 다른 예로, '64-bit'를 '64비트'로 적는 것이 있다.
또한 영어는 단어를 떼어 구별해야 하는데, 굉장히 빨리 말하는 것을 표시할 때 하이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걸 한국어로 번역할 때 하이픈을 그대로 붙이면 오히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발음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역효과가 나니 조심해야 한다.[18]
의미를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한글로 외국어 표기를 하는 때에도 이러한 실수는 두드러진다. 그 하나가 어포스트로피(')를 그대로 두는 오류. 작가가 창조한 언어 같은 독특한 언어를 영어로 표기할 때 발음을 나누고자 '를 사용한 것을 한글로 표기할 때 그대로 가져오는 것을 으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영어의 표기 심도가 깊어 이를 보완할 방법이 필요해서 그러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직관적으로 발음을 전사할 수 있는 한글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현실의 예를 들면, 일본어 오오카미(늑대)는 로마자 표기를 'ookami'로 적기도 하지만 'o'okami'라고 격음부호로 어포스트로피를 붙이는 게 좋다. 'ookami'로 적으면 영어 발음 체계상 '오오카미'가 아니라 '우카미'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읽지 말라고 어포스트로피를 붙인다.[19] 이걸 다시 한글로 표기할 때 어포스트로피까지 그대로 붙여서 '오'오카미'로 적는 것은 엄연히 잘못된 것이고, 좋게 말해도 쓸데없는 일이다.[20] 한글은 발음을 헷갈릴 일이 거의 없는[21] 문자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자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번역 자료에서는 원문에 어포스트로피가 들어갔다고 어포스트로피까지도 엄연히 이름의 일부인 것으로 오해하여 이것까지 그대로 살려야 하는 줄 알고 한글 표기에 그대로 옮기는 사례가 많다. 'I'm fine.'을 '아'임 파인.'으로 적는가?
세미콜론(;)이나 콜론(:)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처사는 영문 서적을 번역해 오는 식자층이 많이 범하는 까닭에 대학교 전공 서적 같은 경우 세미콜론과 콜론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어 어문 규범에 따르면, 세미콜론은 전혀 한국어에서의 용법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한마디로 한국어에서 안 쓴다는 뜻이다. 콜론은 여러 용법들이 제시되어 있으나 영어처럼 다음에 나오는 내용을 이어주는 용법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문장은 온점 따위로 바꾸어야 한다.
위 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X)
위 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X)
위 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O)
[17] 다만, 어포스트로피는 단어를 언급하는 데에도 쓸 수 있다.[18] 해리 포터 5권에서 이런 오역이 등장한 적이 있다.[19] 참고로, '오오카미'의 정확한 로마자 표기법은 장음표시를 사용한 'Ōkami'이지만 일반적으로 키보드로 그렇게 적기는 불편하기에 편의상 'o'okami'로 적는다.[20] 애초에 실제 발음을 한글로 어떻게 표기할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알파벳 표기법만 보고 받아적는 것은 일종의 중역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 어디 판타지와 SF의 창작 언어도 마찬가지다. 작품 외적으로는 알파벳으로 지은 이름이지만 작품 내적으로는 어쨌든 따로 있는 언어를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로마자 철자만 보고 어포스트로피나 가로선까지 그대로 옮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21] 볼거리 같은 예외가 있긴 하다.


4.4. 문장 사이의 표현을 그대로 번역


영어는 문장 사이에 또 다른 문장이 끼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러는 경우에 주로 쉼표 두 개 사이에 추가된 문장을 삽입하는데, 이 방식을 한국어에 그대로 사용하면 쉼표가 너무 많아지고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 큰 방해가 된다. 자연스러운 곳으로 옮겨주자.
¶이 사람은, 내가 생각하기엔(I think), 배가 고프다. → (내 생각에) 이 사람은 배가 고픈 것 같다.[22]
¶PC 게임은 보통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한다. 콘솔 게임은, 반면에(on the other hand), 컨트롤러를 사용한다. → 반면에 콘솔 게임은 컨트롤러를 사용한다.

4.5. 강조를 위하는 표현


영어에서 표현을 강조하고자 사용하는 표현으로는 'believe me', 'if you ask me', 'I say' 등이 있다. 이걸 그대로 직역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만일 내게 물어보면' 같은 꼴이 나오게 된다. 번역하면서 생략하거나 문장을 적절하게 수정해야 한다.
만일 내게 물어보면 아주 좋은 아침이군! → 아주 좋은 아침이구나!
"물어본다면"으로 가정하지 말고 단순히 "내 생각은 그래"라고 단정형으로 적으면 된다.
아니면 이 경우, 한국어의 관용 표현인 '누가 봐도', '두 말 할 것 없이' 등을 쓰면 아주 좋은 대응이 된다. 관용 표현을 관용 표현으로 대체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위 문장으로 예를 들면, '누가 봐도 좋은 아침이군!'과 같다.
¶오, 그렇지. 날 믿어, 그렇지 (Oh, it is. Believe me, it is.). → 아, 그래. 정말이라니까.
Believe me, trust me, I swear 등 영어에서도 여러가지 표현을 쓰는데 일일이 직역할 필요가 없다. 그냥 '정말이라니까', '진짜야', '맹세할게' 정도면 충분하다.
'please' 또한 무조건 '제발'로 번역하는 게 아니다. '제발'은 제법 센, 간절히 비는 단어임과 비교해, 'please'는 주로 부탁을 할 때 예의를 차리고자 넣는 정도로 쓰인다.
영어: "Please close the window."
한국어: "창문 좀 닫아 주실래요."
번역체: "제발 창문을 닫아 주세요."
비슷하지만 다른 용법으로, 똑같이 please가 들어가지만 "Oh, please"는 대개 부탁과는 전혀 무관하고 상황에 대한 짜증을 표현하는 한탄이라 이 역시 '오, 제발'이라고 번역하면 오역에 가깝다. 현실에서 자주 쓰이는 한국어 표현을 들면, '아, 좀/진짜….', '어휴, 정말이지….' 정도가 있을 것이다. 'please'를 살리고 싶으면 '아 좀 제발!' 같은 구어체도 쓸 수 있다. 다만, 어거지로 'please'를 살린 것이다 보니 어감은 조금 달라질 수 있으니 주의.
'Give me(gimme) a break'이라는 표현도 간혹 '쉬게 좀 해 달라' 또는 '휴식시간을 달라'로 오역하는데, 이것도 휴식과는 무관하고 '이건 질렸다, 이건 그만 겪고 싶다'라는 뜻이므로 앞 문장과 같이 '작작 좀 해라' 같은 짜증이 섞인 표현이 올바르다. 또 다른 뜻으로, 교통 경찰한테 걸렸을 때 같이 '좀 봐달라' 할 때에도 'give me a break'를 쓴다.
[22] 사실 뒤에 '~한 것 같다'에 '내 생각에'가 들어 있기 때문에 굳이 '내 생각에'를 덧붙일 필요는 없다. 다만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라며 생각의 주체를 강조하는 부분이라 굳이 쓰는 경우도 있는 편이다.


4.6. 수동태(피동형)/이중 피동 표현/불완전 동사


영어에서는 인간이 감정을 느끼는 것을 피동형으로 표현하곤 한다.[23] 그래서 영어 수업에서는 '지각동사'라는 별도의 분류를 둘 정도. 'boring/bored', 'interesting/interested' 등의 차이를 질리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능동형으로 바꾸어 쓰는 편이 문장이 간결해지고 의미전달도 명확하다.
¶그는 지루하게 됐다(He is bored).[24] → 그는 지루해한다.
이걸 모르는 상태로 체계식 영어에서 감정표현에 be 동사를 쓴다고 교육받은 학생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be happy'와 그냥 'happy with'도 다르다.
현실에서 이미 지난 일을 설명할 때 현재 상대 시제인 '~게 된다'/'~게 되는데'라는 말을 문장의 종결 부분에 쓰는 경우가 빈번하다. 누가 보면 곧 또는 언젠가 일어날 일처럼 보일 수 있으니 절대 시제 '~ㅆ다'/'~ㅆ는데'로 고치는 게 좋다. 단, 시제에 관하는 여러 학설이 오가는 원인이기도 하고 모순어법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후라는 식으로 A, B가 모두 현재엔 과거일지라도 A의 미래 B라는 것이 표현된다면 이 표현도 불가능하진 않다. 그런데 이런 데에는 '~게 될 것이다'같이 쓰이지는 않는다.
¶ 이후 1997에 사퇴하게 된다. → 이후 1997년에 사퇴했다. (능동형)
피동형 번역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대표적인 문제점은 '-되어지다', '-어지다'의 남발이다. 이 역시 번역체에서 나오는 표현인데, 이중 피동 표현이기 때문에 한국 문법상 논란이 있는 표현이다.[25] 대부분의 영어 강사나 교사들이 실수하는 표현 하나. 정확히는 ''''-되다'와 '-어지다'로 나누거나 하나만 쓰거나 능동형으로 쓸 수 있으면 능동형으로 쓰는''' 것이 옳다.
그렇게 설명되어집니다. 이해하셨죠?그렇게 설명'''됩니다.''' (어지다 삭제) / 그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능동형)
단, '-되다'는 형용사를 만들기도 하고, 한 예로, '세련되다'는 형용사이기에 '세련되어지다'는 형용사 변화이다.
¶공격 찬스가 주어졌다. → 공격 찬스가 생겼다.
포로들에겐 생존권이 주어진다. → 포로들 생존권을 받는다.
'죽임을 당하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용례가 수없이 많이 나오는 올바른 표현으로 '죽이다'에 피동 보조사 '-어/아지다' 대신 '당하다, 받다'가 결합한 형태이다. '죽여지다'는 어감이 자연스럽지 않으니 대신해서 사용하는 피동 표현인 것이다. 이런 형태의 피동은 '놀림을 받다, 놀림을 당하다 (놀려지다)', '물음을 받다 (물어지다)', '가르침을 받다 (가르쳐지다)' 등 '어/아지다' 활용을 하지 않는 많은 동사에 쓸 수 있다. '죽임 당하다'는 '죽임을 당하다'를 짧게 줄여 쓴 형태로 보이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 그 용례가 나오지는 않지만 한국어에서 격조사 '을/를'을 생략하는 것이 흔함을 생각해 보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먹다', '튀기다' 등 일반적인 활용을 하는 동사는 '먹히다', '튀겨지다' 가 있으므로 이런 특수한 형태의 피동 표현[26]을 사용하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해서 함부로 번역체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하위 문단에는 '~에 의하여/~에 의거(하여)' 때문에 피동 표현만 말고 불완전 동사도 넣었다.

4.6.1. ~가 요구되다


'be required of'의 번역. 능동형이나 '~가 필요하다' 또는 '~가 있어야 한다'로 고치는 것이 알맞다.
¶새로운 경제팀에는 유연한 정책 대응 자세가 요구된다. → 새로운 경제팀에는 정책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유연한 사고가 요구된다. → 이럴 때일수록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위 문장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다음과 같이 더욱 문장을 간소화할 수 있다. '~가 요구되다'이든 '~가 필요하다'이든 '~가 있어야 한다'이든, 의미상 '''당위'''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야 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아예 새로 쓰면 좋다.
¶새로운 경제팀은 정책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유연하게 사고해야 한다.
다만, '~가 반드시 필요하다.'처럼 어떤 문장은 고치면 겹말이 생길 수 있다. '필요(必要)'의 이 '반드시 필'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반드시'를 빼야 한다.
일본어에도 쓰이는 것 같다(~が求められる).
[23] 능동태로 썼을 경우 해당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사동 표현이 된다.[24] 정말 그대로 직역하면 '그는 지루하게 만듦을 당했다'라는 문장이 될 것이다.[25] 이중 피동 표현의 옳고 그름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견해 차가 있고 국어원에서도 따로 규정한 바 없다.[26] '먹음을 당하다', '튀김을 당하다'


4.6.2. ~에 의하여/~에 의거(하여)


'~에 의하다'는 '~에 근거를 두다'와 같은 뜻으로, "규칙에 의하여 김씨를 처벌한다."처럼 문어체에 쓰는 말투이며, 바꿔쓸 수 있는 말로 '~에 따르다'가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 영단어 'by'를 '~에 의하여'로 직역하면서 '무엇으로 말미암다'와 같은 뜻으로 '''"홍길동전은 허균에 의해 쓰여졌다"'''처럼 표현하기 시작했고,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에 의하야'로 쓰였을 정도로 오래됐다. 이쪽은 '~에 따라'로 바꾸면 보통 어색해진다. 더구나 국립국어원에서도 이미 인정한 지 오래이고, 무정물과 유정물의 구별 없이 '~에'를 쓴다고 한다. 참고로, '~에 의해' 자체는 능동 표현이므로 더 알맞은 직역은 '~에(게) 의해져'이다.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결정한다. →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로(써) 결정한다.
¶무단 횡단한 김씨가 순경에 의해 연행되었다. → 무단 횡단한 김씨를 순경이 연행했다. / 무단 횡단한 김씨가 순경에게 연행되었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치'''인민을 위해, 인민이 하는, 인민의 정치'''[27][28]

4.6.3. ~에(게) 있어(서)


보통 영어의 ''''for ~''''나 ''''in ~ing''''을, 또는 일본어의 ''''~にあって''''나 ''''~において''''를 '~에(게) 있어(서)'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제강점기의 글버릇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다(1933년 이전에는 '~에 잇서서'로 쓰였고, 국한문혼용체 시절에는 '~에 하야'로도 쓰였다). 한국어의 '-어서'는 동사를 연결할 때나 '때문에'의 뜻으로 쓰고, '있어서'는 일본어 'あるから'에 해당하는 형용사이므로 비문이다. 그냥 \''''~에게'''', 또는 \''''~할 때'''' 정도가 적당하고, 적절한 단어를 골라 의역하는 것도 좋다. 또, '있다'는 3적(敵)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기도 한다.
¶문제는 일을 처리하는 데 있다. → 문제는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구피의 종어를 선택함에 있어서 좋은 개체를 선별함의 기준은 체형이다. → 구피의 종어를 선택할 때 체형을 기준으로 좋은 개체를 선별할 수 있다.[29]
¶그 정치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뇌물수수로부터 자유로움을 증명하는 것이다. → 그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를 진행할 때 뇌물수수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과실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30]스스로 과실의 원인을 만든 행위
¶공사 중에 있다.(게다가 위 문단의 번역체와 함께 세겹인 '~하고 있는 중에 있다'도 쓰인다.) → 공사하고 있다. / 공사 중이다.
¶가르치는 목적은 생존에 있기 때문이다. → 가르치는 목적은 생존이기 때문이다.
다른 번역체 용언들과 마찬가지로 보조사의 위치도 특이하다.
¶사용함에 있어서도 → 사용함에도 있어서(△)
더구나 '~에(게) 있어서'를 명사형으로 쓰기도 한다.
¶투자에 있어서의 가치 → 투자에 있는 가치(△) / 투자 가치
모순 털기: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삶없어서 있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바꿔 보면 이해할 수 있다) →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이렇게 쓰이는 '있어(서)'를 '있기 때문에'나 '존재하여(서)/존재해(서)'로 바꾸면 느낄 수 있다. 이 '~에(게) 있어(서)'는 비문이래도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있기에 올바른 비문이다. 다만, 국립국어원에서는 순화를 권장한다.

4.6.4. 그럼에도 불구하고


'in spite of', 'nevertheless', 'although', 'even though' 등등 많은 단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사/형용사)~ㅁ에도 불구하고", "(명사)~(임)에도 불구하고.
번역투 사이에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굳어진 표현. 불구한 적이 없는데도 그냥 '불구하고'를 쓰기도 하고, '이럼에 불구하여', '저럼에는 불구한다' 따위로는 활용하지 않는다. 더구나 '불구'의 어감은 안 좋게 보면서도 '불구하고'는 잘만 쓴다. 동의어인 '물구하다'는 이미 사어에 가깝게 되었다. '불구하고'를 빼도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 지장이 없고, '그럼에도' 말고도 '그러나', '그런데도', '그렇지만', '하지만' 등으로도 적절하게 대체된다. 그리고 과거 일이면 '그럼에도'가 아닌 '그랬음에도', '그러했으나', '그리했으나' 같은 과거형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나는 늦게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늦지 않았다. → 나는 늦게 일어났지만 늦지 않았다.
'불고(不睾)'와 '불구(不具/不拘)'를 혼동해서 생긴 번역체라는 의견도 있다. '염치 불고하고'를 '염치 불구하고'로 잘못 쓰는 것도 이 때문일 수도 있다.

4.6.5. ~에 관하여/~에 대하여


'about'의 번역. 한국어의 '~에 대한'과 비슷하지만 용법이 더 넓어 주제가 아닌 실제 대상을 가리키는 용도로도 쓸 수가 있다. '~에 관하여'나 '~에 대하여'는 다음 예와 같이 여러 문장에 자꾸 써도 말은 되기에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남용되곤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바꿔 쓰는 편이 자연스럽고 문장도 짧아지는 경우가 많다.
¶학생에 대하여 관심을 갖다. → 학생에게 관심을 주다.[31]
¶학생에 대한 경고 → 학생(들)에게 주는 경고
¶이웃에 대하여 친절한 → 이웃에게 친절한
무정 명사에는 '~에'를, 유정 명사에는 '~에게'를 쓰는 게 원칙이라는데, 이 예외적 규정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특히 뉴스에서는 '~에 대하여'를 그냥 '~에'로 줄여쓰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그런데 '~에 있어서'와 더불어 '~에 대해서'를 명사형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보조사의 위치도 특이하다. 또한, '~에 대하는'이 어울리는 자리에도 '~에 대한'이 쓰일 정도로 불완전하게 활용되는 용언이기도 하다.
¶활용에 대하여 → 활용에 대하기
¶이에 대해서는 해당 문서 참고. → 이를 다룬 내용은 해당 문서 참고. (아니면 '이는 해당 문서 참고.')
[27] 가장 널리 알려진 번역체 문장일 것이다. 이를 서투르게 번역해서 교과서에 실어 '~에 의하여' 구문을 널리 알리는 데에 큰 일을 했다.[28] 다만 이 경우는 어감 때문에 이대로 전자를 더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29] 아예 '구피의 종어에서 좋은 개체를 선별하는 기준은 체형이다.'로 써 버리면 더욱 좋다.[30] 분명 법률 용어이지만 완벽한 번역체[31] 그런데 이런 표현조차 그르게 여기고 '그는 학생에게 관심이 있다' 같은 표현을 바르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4.7. ~를/을 고려에 넣다


일상적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학술 서적 등에 상당히 많이 쓰이는 'take ~ into account(consideration)'의 번역. 이렇게 활용하면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을 무엇에 넣는다는 이상한 뜻이 되므로 '~를/을 고려하다'나 '~를/을 염두에 두다'로 바꾸면 좋겠다.
¶국방은 단순히 본토만이 아니라 널리 떠난 영토와의 통상을 고려에 넣는 것이다. → 국방은 단순히 본토만이 아니라 널리 떠난 영토와의 통상을 고려하는 것이다.

4.8. ‘~의’ 남발


‘~ of ~’를 직역하는 것. 일본어 번역체에도 꽤 있지만, 연속된 ‘~의 ~의 ~의 ~(~ of the ~ of the ~ of the ~) ’ 같은 문장은 영어를 번역하는 때에도 꽤 나온다.
우리말에서는 의미단위에 따라 가장 나중에 결합한 것 사이에 하나 정도만 쓰면 좋겠다. 예를 들어, ‘지리산의 녹차의 향기’와 같은 문구는, 만일 지리산에서 녹차향을 맡은 것이면 ‘지리산의 녹차 향기’로, 지리산 산(産) 녹차가 낸 향기를 맡았으면 ‘지리산 녹차의 향기’로 쓰면 되는 것. 또, 아예 빼고 써도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수) (단위)의 (무엇)’과 같은 표현은 그냥 ‘(무엇) (수) (단위)’로 써도 된다. 이는 특별히 숫자를 강조할 이유가 없는 이상 불필요하게 ‘~의’를 남용하는 표현에 불과하다.
언중들의 사실상의 최소한의 규칙 → 언중들의 사실상 최소한 규칙
이처럼 되도록 ‘~의’를 줄여 쓰는 것을 권장하지만, 예외로 논문 제목은 '~의'를 쓰지 않아 너무 길어지면 '~의'를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컴팩트 디스크의 소리의 주파수의 최댓값 → 컴팩트 디스크에 담을 수 있는 소리의 최대 주파수
¶ 열 명의 사람을 다섯 대의 차에 나누어 태웠다. → 사람 열 명을 차 다섯 대에 나누어 태웠다.
¶ 논문 제목 - ‘쥐의 벼룩의 고환의 정자의 염색체에 관한 연구’ vs ‘쥐에 서식하는 벼룩에서 추출한 고환에서 분리한 정자에서 관찰되는 염색체에 관한 연구’(?)[32][33]
[32] 이는 어느 대학 논문 발표회에서 한 교수가 익살을 부린 억지 제목이기는 하다. 그런데 벼룩의 정소는 '고환'이라고 하지 않는다. 고환 참조.[33] '논문'이라는 면에서 보자면 연구 대상을 정확히 밝혀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교미를 마친 암컷에게서 추출한 정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4.9. 가장/제일/최고로 -(으)ㄴ 것들 중 하나


'one of the (최상급)'의 번역. '절대적 최상급'이라고 'most XXX'나 '-est' 또는 'first(처음, 첫 번째)'를 쓰면서도 '가장'의 범위를 잡아 단순히 '아주 -(으)ㄴ'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영어와 라틴어 계열 언어와는 달리 본래 한국어의 '가장 -(으)ㄴ'과 '제일 -(으)ㄴ'은 그러한 개체 하나만 치기 때문에, 곧 '오직'의 뜻이 있는 말이기 때문에 공동 1위 또는 공동 꼴찌이면 몰라도, 이는 그냥 영어 문장을 직역한 것이자 모순어법이 되어 문장이 좀 어색해진다. '(가장 최)' 자가 들어간 말도 마찬가지. '중국이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들 중 하나'라고 하지 않고 '중국이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하는 것이 그 예.
하나만 있든 여럿이 있든 무작정 '~ 중 하나'를 쓰는 경우도 있고, '가장 -(으)ㄴ 것들 Top 10' 식으로도 쓰이며, 특히 '최악'이라는 단어가 거의 원래 의미로 안 쓰이다 보니 원래 의미로 쓰이는 때에는 동의어 반복인 '가장 최악'이 대신 쓰인다. 한편, 대회 등에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s-2 등이 있는데, '가장 어떠한'의 의미가 있는 최우수상 위에 대상이 있는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하나뿐이라는 뜻의 '유일' 뒤에 '~ 중 하나'가 있는 모순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는 우리 반에서 키가 가장 큰 학생들 중 하나이다. → 그는 우리 반에서 키가 (매우) 큰 학생들 가운데 한 명이다.
세 번째로 제일 좋아하는 것 → 세 번째로 좋아하는 것
다만,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문장(위 예문과 같은 경우)만으로는 화자가 처음 전달하려는 뜻을 오롯이 담을 수 없는 약점도 분명히 있다. 위 예문의 경우는 평균을 넘은 정도로 그냥저냥 큼직한 학생 한 명으로 전달될 여지가 분명히 있는데,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전달하려면 '우리 반에서도 '''특히''' 키가 큰 학생 한 명'처럼 강조하는 부사를 하나 넣어 표현하면 된다. '우리 반에서 키가 큰 걸로는 '''손에 꼽힌다''''도 좋고, '-기로는 최상위권에 속한다' 정도도 괜찮다. 이렇게 하면 '상당한 수준'의 의미와 '여러 가지'의 의미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과 '여럿'을 합하려면 '범위'를 따로 설정하는 방법 외에는 이치상 의미가 성립되지 않는다.
최초 등장한 것들 중 하나 → (굉장히) 초기에 등장한 것들 가운데 한 가지
처음 몇 차례에 걸쳐 → 처음부터 몇 차례까지 / 초반부의 몇 차례에 걸쳐
최고의 개발자 중 하나최고급 개발자들 가운데 한 명

4.9.1. 관련 문서


[각주]

4.10. 가정법 과거의 남용


많은 사람들이 성문영어를 너무 열심히 공부한 결과, 우리말에 없는 가정법 과거가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쉽게 말해 'If I were a bird, I could fly'를 직역해버리는 것. 시간에 따라 현재나 미래로 바꿔야 한다.
¶'내가 새였으면 좋겠다'(X) → '내가 새(이)면 좋겠다'(O)
'그랬으면 좋겠다'(X) → '그러면 좋겠다'(O) / '그랬으면 좋았겠다'(O)
유의어
¶'그랬으면 좋겠다' → '그랬길 바란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았겠다.'/'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다만 희망하는 사건이 발화 시점보다 과거에 일어남을 상정하고 발화하는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동생이 시험 100점을 받으면 온 가족이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으나 동생이 100점을 받지 못했다.)
누나: 네가 시험 100점을 받'''았'''으면 좋겠다.
동생: 그러게, 나 때문에 레스토랑에 못 가는구나.
누나가 발화하는 시점 이전에 동생이 시험 100점을 받았는지의 여부가 결정됨을 상정한 채 발화하는 것이므로, 과거형이 옳다. 그런데 현실에서 가정법 과거가 번역체로 쓰이다 보니 그냥 '받았으면 좋겠다' 식으로 써 버릴 경우 이러한 진짜 의미가 잘 드러나지 않아 '받았'''었'''으면', '받았더라면' 같은 말을 대신 쓰기도 한다.
[각주]

4.11. ~하는 중이다(현재진행형 번역 문제)


'be -ing'의 번역. '~ㄴ다'나 '~고 있다' 또는 현재상으로 번역해야 한다.
¶지금 열차가 도착하는 중입니다. → 지금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 열차가 곧 도착합니다. ('도착'의 원래 의미)
공부하는 중이에요. → 공부하고 있어요. / 공부해요.
워낙 일상적으로 사용되다 보니 안 쓰는 게 불편한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위에도 언급되었듯, 이러한 표현을 통해 시점을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 일단은 '~하는 '''중''''을 자제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공사 중''''이란 표지판을 보듯이 '중' 자체를 없애자는 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자. 더구나 동의어 반복인 '~하고 있는 중'도 보인다.
위의 경우에는 '~하는 중이다.'를 '~하고 있다.'로 바꿔도 좋지만 다음의 경우처럼 '~하고 있다.'도 아니고 아예 '~한다.'로 번역하는 게 좋은 경우가 많다. 굳이 별도의 진행형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도 뉘앙스의 훼손 없이 말이 제대로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글을 쓸 때 '있다'를 작작 쓰라고 하는 이유이다.
¶The car's coming, Back off! 차오고 있다. 물러서! → 차 온다. 물러서!
¶It's raining now. 지금 비 오고 있다. → 지금 비 온다.
¶Where are you heading(going)? 어디 가고 있어?→ 어디 가?
¶ I'm smoking. 나 담배 피운다.(안 하던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는 의미)
일본어에도 쓰이는 번역체이다. '読み(읽어들이는 중)', 'セット中(세팅 중)' 등. 다만 위의 경우에는 보통 '~ている(하고 있다)'/'~ていた(하고 있었다)'라는 말을 쓴다.
[각주]

4.12. 'yes'와 'no'의 구별


이 부분은 번역체 문장은 아니지만 의미 오해가 많기 때문에 여기에 두었다.
부정문에 대답할 때 한국어는 '질문의 내용'을 기준으로 '예'와 '아니요'를 구별하지만 영어는 ''''대답'이 긍정문이냐 부정문이냐'''를 기준으로 'yes'와 'no'를 구별한다. 다시 말해, 문맥과 무관하게 문장 자체가 긍정문이면 'yes', 'not'이 들어간 부정문이면 'no'. 예를 들어,
한국어
갑: "너 숙제 다 안 해왔구나(, 그렇지)?"
을: "아니, 다 했어."
영어
John: "You didn't finish your homework, did you?"
Jane: "Yes, I did."
영어 번역체 한국어
갑: "넌 네 숙제를 다 마치지 못했어, 그렇지?"
을: ", 난 했어."
위와 반대로 긍정-부정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문장도 질문의 부정문을 생각하지 말고, 대답의 긍부정 여부만 따지고 나서 그대로 가면 된다. 즉, 이 경우는 편하게 그냥 '예/아니요'이다.
한국어
갑: 걔한테 (악[34])감정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지)? / 걔한테 감정 있는 것 같은데, 아냐?
을: , 있어. / 아니, 있어.
영어
John: I think you have some bad blood toward him, haven't you?
Jane: Yes, I have.
영어 번역체 한국어
갑: 너 그 사람한테 악감정 같은 걸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안 그런가?
을: , 갖고 있어.
(다만 '갖고 있어'는 빼고 '어'라고만 말하면 '갖고 있다고 생각'에 동의하는 건지 '안 그런가?'라는 것에 동의하는 건지 혼동한다. 확실히 밝혀주거나 '안 그런가?'를 위의 예시와 같이 '그렇지?'로 바꾸든지 생략하면 된다. 뒤의 의문문은 그냥 강조의 의미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간과한 번역가들이 'yes'와 'no'를 제대로 구별할 줄 모르는 바람에 문장의 앞뒤가 맞지 않는 사태를 초래하곤 한다. 'yes'/'no'를 번역 과정에서 생략하거나 다른 것으로 바꿔야 되나 그대로 '그래'/'아냐'로 번역해 버리는 일도 있다.
한국어
갑: "난 바보가 아냐."
을: "아냐, 넌 바보야."
영어
John: "I'm not a moron."
Jane: "Yes, you are. You're a moron."
영어 번역체 한국어
갑: "난 바보가 아냐."
을: "그래 맞아. 넌 바보야."
한국어
갑: "작작 좀 해라!"
을: "아니, 계속, 계속, 계속 할 건데!!"
영어
John: "Please, not again!"
Jane: "Yes, again, again, and again!!"
영어 번역체 한국어
갑: "제발, 더는 안 돼!"
을: "그래, 다시, 다시, 다시 될 거다!"
이쯤이면 번역체가 아니라 '''오역'''이다. 한국어의 특징부터 제대로 알고 번역하자. 게다가 'yes'/'no'를 안 쓰고 'sure' 등으로 나오면 문맥으로 파악해야 된다. 즉, 바로 위의 대화에서 "Sure, you are/aren't."이라고 대답했으면 '물론, 그래/아냐.' 말고 '두말하면 잔소리지(긍정)./퍽이나 그러겠어(부정).' 등으로 바꿔야 된다. 대개 저런 대답 뒤에는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죽 나열해 주는 일이 많다. 더하기(긍정)와 빼기(부정)로 간단한 예를 들면 한국어는 (-) + (+) = (-), (-) + (-) = (+)이고, 영어는 (-) + (+) = (+), (-) + (-) = (-)이라고 할 수 있다.
최악으로 대답이 'yes/no'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그 뒤에 더 확실하게 긍정인지 부정인지를 밝히는 문장이 없으면 이 실수를 하는 것이다. 대답이 '예'인지 '아니요'인지만으로써 사실을 파악해야 되는데, 이걸 오역해 버리면 읽는 사람은 상황을 완전 반대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어:
Q: 여기서 담배 피워도 될까요?
A: 그럼요. (피우세요.) / 아니요. (안 됩니다.)
영어:
Q: Do you mind if I smoke here?[35]
A: No. (Go ahead.) / Yes. (Please don't.)
번역체:
Q: 제가 여기서 담배를 피우는 게 마음에 걸리십니까?
A: 아니요. (계속하시죠.) / 예. (피우지 마세요.)
이걸 거절로 번역하면 매우 곤란해진다. 'mind'는 '마음' 밖에도 동사로 꺼린다는 뜻이 있고, 그걸 몰라도 뒤의 'Go ahead'를 보면 저기서 나온 'No'가 거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좀더 자연스럽게 번역하면 'Yes'와 'No'의 의미가 거꾸로 된다. "넌 내가 싫어?" / "아니, 좋은데?"와 비슷하다. 이거 혼동하면 상당히 곤란하다.
일상에서는 이런 표현이 일부 굳어서 '~이지 않아?', '~인 거 아냐?', '~가 아닌가 싶다'처럼 언론에서도 부정문으로 널리 쓰이고, 문맥과 무관하게 긍정이면 '응'이라 하고 부정이면 '아니'라고 한다.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로 따지면 비관주의가 우세하다 할 수 있다. 아래는 그 예.
Q: 여기로 나간 거 아냐?
한국어:
A: 아니, 나갔어.
번역체:
A: 어. 나갔어.
Q: K씨가 아닌가 싶은데요.
한국어:
A: 아니요. K씨 맞습니다.
번역체:
A: 네. 맞습니다.
한국어:
U사가 도산한 것이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니다. 도산하지 않았다. / U사가 도산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렇다. 도산하지 않았다.
번역체:
U사가 도산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니다. 도산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0년대 이후로 '''미국 신세대 영어에서는 이 'yes'와 'no'의 구별이 점차 혼용되고 있다.''' 즉, 미국에도 한국어식 대답과 영어식 대답이 공존한다는 뜻. 그래서 요즘은 단순히 'yes'와 'no'만으로는 명확한 대답을 주기가 어려우니 가급적은 뒤에 의미를 붙여 주는 게 좋다. 번역체를 바르게 번역해서 오히려 반대 의미가 되면서 혼용되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 가령, 어떤 부정형 질문에 아니라고 한 것을 'Yes.'로 번역했는데 알고 보니 'no'의 뜻인 등.
[34] '感情'이 아니고 성내는 마음을 일컫는 '憾情'이면 굳이 붙일 필요가 없다.[35] 'Would you mind if I smoke here?'라고 하면 좀더 정중한 표현이 된다.


4.13. You know


영어 표현 "you know"는 대화를 할 때 넣는 별 의미 없는 추임새다. 한국어로는 "그 왜", "그거 있잖아." 등에 대응한다. 하지만 의미 자체는 "너는 안다."라는 뜻이기 때문에 간혹 이를 그대로 번역하는 오류를 저지르는 역자들이 보인다.
너도 알잖아, 나 일을 그만둘까 생각 중이야. → 있잖아, 나 일을 그만둘까 생각하고 있어.

4.14. Oh


영어 'oh'에는 감탄사의 의미도 있지만 실제 사용범위는 더 넓다. 위의 "You know"처럼 별 의미 없이 삽입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oh'가 들어간 영어 문장을 번역할 때 'oh'를 무조건 '오'로 음역하면 문제가 생긴다. 대개 'oh'에 적합한 한국어는 ''''아''''이다. 그 밖에도 "어?"나 "어라" 같은 번역어도 있다. 때로는 생략하는 게 나을 때도 있다.
, 당신이군요 (Oh, it's you). → , 당신이군요.
, 안 돼 (Oh, no)! → 아아,[36] 안 돼!
, 신이시여! (Oh, my god!) → 아이구, 맙소사! [37] "Oh, my god!"은 상당히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해석할 때 주의. 예를 들어, "아오 젠장!"의 의미로 쓰였는데 그걸 '오 신이시여'로 번역하면 상당히 이상해진다.[38]
, 그랬어 (Oh, is that so)? → 어/어라? 그랬어?
[36] 한탄의 의미니까 여기에 다른 것도 들어갈 수 있다.[37] 바로 위의 예시와 비슷한 사례다. 또한 영어에서 'God!'는 감탄사로 쓰일 때는 의미없는 감탄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38] 단, 성직자처럼 신앙심이 투철한 사람이 쓰는 경우는 "오 이런, 신이시여!" 라는 식으로 직역해도 괜찮다.


4.15. 아무도 ~하지 않는다


'아무도 ~하지 않는다'라는 표현 자체는 번역체가 아니지만 강조를 위하고자 사용하는 게 아닌 이상 보통 구어체로는 쓰지 않는다. 설령 쓰더라도 '아무도 안 ~한다'로 쓰는 편. 그러나 영단어 'nobody' 또는 'no one'을 번역할 때 구어체임에도 '아무도 ~하지 않는다'로 번역하면 문장이 상당히 장황하고 어색해진다. 위에도 있듯, 'nobody'는 원래 한국어에 일대일로 대응하는 표현이 없기 때문에 직역할 수 없고, 번역체를 피하려면 '~하는 사람이 없다'로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뿐더러 원래 뜻과도 더 비슷하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어 주지 않아. →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걸어 줘. / 말을 걸어 주는 사람이 없어. 등
마찬가지로 'nothing', 'nowhere' 등이 있다. 이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보다는 '~하는 것은 없다'로 번역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Nothing is impossible'은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보다는 '못 하는 건 없다'로 번역하는 게 자연스럽다.
[각주]

4.16. -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다


'find oneself ~'의 번역. 문장 자체를 통째로 의역해야 한다.
¶잠시 후 적들 사이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잠시 후 적들 사이에 있는 자신이 발견된다. → 잠시 뒤에 자신이 적들 사이에 있음을 깨닫는다.

4.17. ~가 ···를 가지다


A가 B를 가지다(가지고 있다) → A에게 B가 있다
'''A가 B를 가지지 않다(가지고 있지 않다) → A에게 B가 없다'''
영어 'have' 동사의 직역이다. 이 표현도 정말 수도 없이 사용되어 번역체인지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동사 'have'를 사용할 때 영어의 어순은 'A have B.'로, 주어 · 서술어 · 목적어가 있는 문장으로 표현한다. 이것을 직역한 것이 'A가 B를 가지고 있다(가진다).'이지만 이는 한국어에서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니다. 한국어에서는 부사어 · 주어 · 서술어가 있는 문장으로 표현하는데, 'A에게 B가 있다.'가 된다. 일반적으로 거의 일대일 치환이 될 정도이니, 'A가 B를 가지다'가 아니라 'A에게 B가 있다'로 쓰도록 하자. 물론 그 부정 표현인 'A가 B를 가지지 않다'는 'A에게 B가 없다'가 된다.
¶ 나 그럴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 나에게는 그럴 권한이 없다.
¶ 모든 국민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 모든 국민에게는 신체의 자유가 있다.
¶ 나 딸 하나를 가졌다. → 나에게는 딸 하나가 있다.
¶ 우리 물론 많은 놀이를 가지고 있지만 → 우리에게는 물론 많은 놀이가 있지만 / 우리에게는 물론 놀이가 많지만 / 우리가 즐길 수 있는 놀이는 물론 여러 가지가 있지만 / 우리 놀이 물론 많지만
¶ 각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갖고 → 각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두고
'팔다리를 가진', '의미를 가진' 등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have'와 'take'(무슨 행동을 할 때. '회의를 가지다' 등)의 직역이다. '팔다리가 있는(달린)', '의미가 있는(붙은)'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각주]

4.18. ~에 위치하다


'be located at/on/in'의 번역으로, 위의 '~가 ···를 가지다'와 비슷한 번역체. 사전에 일정한 곳에 자리를 차지한다는 뜻으로 등재되어 있다.
¶우리 회사는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 → 우리 회사는 서울에 있다.
[각주]

4.19. ~가 있(었)다


"There is (was) ~"로 시작되는 문장의 번역체를 말한다. 특히 목적어가 사물인 경우.
¶진지하고 솔직한 설명이 있었다. → 진지하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슈퍼탱크에 관한 무엇이 있다(There's something about supertank) → 슈퍼탱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39]
다만, 성경에 쓰인 "태초에 빛이 있었다."라는 표현은 아주 굳어진 역사적 관용구이니 바꿀 필요는 없다.
[39] 해당 포트리스 2의 OST 제목은 영화 "There's Something About Mary(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998)의 패러디임이 명백해보이므로 "슈탱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실제로 'something'은 구어로 '가치 있는 것'이란 의미가 있다.


4.20. ~는 없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too much ~'는 일종의 관용구로서, '~는 해도 해도 모자람이 없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장을 보이는 그대로 직역해 '~를 지나치게 한다는 건 없어'로 해석하면 어색한 번역체가 된다.

4.21. ~(으)로부터


'from' 또는 '~から'의 번역이자 널리 쓰이는 번역체 가운데 하나. '에게서', '한테서'를 찾기가 오히려 어려운 정도이다. 반면에 반대말인 '~(으)로까지'는 안 쓰인다. 앞말이 유정명사이면 '~에게서/~한테서/~께서(이하 문장에 따르는 활용)'로 번역할 수 있고, 앞말이 무정명사이면 '~에서'로 번역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의'를 써도 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앞의 '에게'와의 호응)
어머니로부터편지어머니에게서편지./어머니 편지.[40]
¶대륙으로부터 → 대륙에서
그러나 '~(으)로부터'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된 조사로, '~(으)로부터'를 썼다고 비문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으)로부터'를 쓴다고 해도 틀린 문장도 어색한 표현도 아니며, 다만 '~(으)로부터'가 번역투라는 견해가 있다.' 정도로 설명한다. ## '~(으)로부터'를 무조건 '~에게서'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건 과잉교정일 수 있다.
[40] '어머니께서 보내신 편지'로 능동태로 바꿔도 무방하다.


4.22. ~로부터 자유롭다


이 경우에는 번역체 문장 말고도 'free from'의 오역인 종류도 있다. 'free'에는 자유라는 뜻과 더불어 '''없다'''는 뜻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duty free(면세)',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등등.
1. '~가 없다'/'~를 없애다'
¶이곳은 범죄로부터 자유롭다. → 이곳에는 범죄가 없다.
¶내 안의 검열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 내 안의 검열을 없애고 싶다.
2. '자유'를 뜻하는 경우
¶드디어 그들은 압제로부터 자유로워졌다. → 압제에서 해방되었다.
¶현지의 단속으로부터 자유롭다. → 현지의 단속을 받지 않는다.

4.23. 종종


'often'의 번역. 'often'에는 '자주'의 뜻도 있지만 그냥 '종종'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있다. 자주#s-1도 참고.

4.24. -게/도록 만들다


영어 'make'의 사동 용법. 본문 맨 위에서 서술했듯이 영어 구조상은 사물이 사람을 조작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나온 표현이다.

【…을 -게/도록】

그렇게 되게 하다.

*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들다.

* 혈압을 올라가게 만들다.

* 부하들을 명령에 복종하도록 만들다.

표준국어대사전

'~게 만들다', '~도록 만들다' 자체가 비문인 건 아니고, 위처럼 무조건 '만들다'를 사동 표현으로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들은 쓰지 않고 아예 새로운 문형으로 대체하면 훨씬 자연스럽고 문장이 단순해지는 효과가 나타나므로 교정할 필요는 있다. '~ 때문에'/'~덕분에'와 합쳐서 '어떠했다' 같은 사동으로 번역하는 게 적절하다.
그 일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It made me happy.) → 난 그 일[41] 행복했다. / (그 일) 덕분에 행복했다.
연습을 계속하도록 만든다.(It makes us keep practicing.) → 덕분에 연습을 계속할 수 있다. / 연습을 계속하게 도와준다.
이게 날 미치게 만든다니까!(This makes me crazy!) → 이것 때문에 미치겠다!
[41] 단, 분명한 직업이나 작업이 아닌 대략적인 상황을 뜻할 경우는 '그게'로 풀어서 쓴다.


4.25. 부제독


'Vice Admiral'의 번역. 'Admiral'이 '제독', '해군 대장'의 뜻인데, 'Admiral'과 'Vice Admiral'은 직책 명칭이 아닌 계급 명칭이기 때문에 부제독은 없다. 'Vice Admiral'의 바른 번역은 그냥 '제독', '해군 중장'이다.

4.26. A, B 그리고 / 또는 C


영어에서는 여러 항목을 쉼표로 나열하는 문장에서 마지막 항목 앞에는 접속사인 and / or로 마무리하는데, 이를 그대로 옮겨버려서 한국어 문장에서도 'A, B 그리고 / 또는 C'로 쓰는 것은 명백한 영어 번역체 문장이다.
한국어에서는 그냥 모두 쉼표로 나열하는 것이 좋다. (A, B, C) 참고로 한국에서는 오히려 여러 항목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항목을 와/과 조사로 엮는 표현이 자주 쓰인다. (A와 B, C)

4.27. ~이(가) 가능하다


영어에서 'possible'은 '(안 될 것 같지만) 사실 된다'는 뜻을 강조하는 표현이라, 우리말로는 그냥 '~할 수 있다'라고 해도 충분하다. 맥락에 따라서는 '~해도 된다'의 의미도 생긴다.[42]
참고로, "사실을 확인 가능하다" 식은 비문이다. 정문은 "사실 확인이 가능하다"이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식으로 나타내는 것이 좋다.
정작 '~했다', '~하지 못했다' 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 말은 '~할 수 있었다', '~할 수 없었다' 식으로 나타내곤 한다. 또, 일본어 'できる'는 '할 수 있다'로 번역하곤 한다.
'가능하다'라는 단어 자체가 번역체이니 대신에 무조건 '~ㄹ 수 있다'를 쓰라는 주장도 상당히 많으나 이는 적절하지 않다. 다음을 보라.

가능-하다(可能하다)

할 수 있거나 될 수 있다.

*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를 설득할 수는 없었다.

* 모든 일에 가능한 한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컴퓨터 통신의 발달로 전 세계 사람들과 정보 교환이 가능하게 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

'가능하다'라는 말도 엄연히 표준어이고 '~할 수 있다'나 '가능하다'나 거의 동치인데 전자만 된다는 식의 관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둘 중 어느 한쪽이 현저하게 문장의 구조를 해치거나 지나치게 길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다.
나아가, '가능(可能)'이 한자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단어와의 조화에 유리하기도 하다.
$$(a,\,f(a))$$는 미분가능점/미분불능점 (O)
$$(a,\,f(a))$$는 미분할 수 있는 점/미분할 수 없는 점 (X)
후자가 어법상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전자보다 압축성이 낮기 때문에 이러한 말을 반복할 경우 압도적으로 전자가 가독성이 높다.
또한, 다음과 같이 '-ㄹ 수 있다' 대신 '가능하다'를 써야 훨씬 자연스러운 경우마저 있다. 후자는 '-ㄹ 수 있다'가 이중으로 등장하여 어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항함수는 실수 전체의 집합에서 미분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O)
따라서 다항함수는 실수 전체의 집합에서 미분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X)
보는 바와 같이, '''무조건 '가능하다'를 배격하고 '-ㄹ 수 있다'를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4.28. 물건


'thing'의 번역. '물건' 문서 참고.

[42] 사실 영미권에서 쓸 때는 이 경우가 더 많다. 게임 공략 때는 'Also'나 'Of course'와 함께 '~하셔도 플레이에 지장은 없습니다'라는 부분에 많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