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1. 개요
2. 시대별 변천사
3. 괴뢰의 의미
4. 북한의 태생은 소련의 괴뢰국인가?
4.1. 긍정론
4.2. 부정론
5. 북괴를 대체할 폄칭이 없으니 북괴다?
6. 北怪? 北魁?
7. 북괴라는 폄칭은 현재도 상당수 사용되고 있으니 북괴다?
8. 결론
9. 중국의 사례

[image]
(한국전쟁 당시의 선전물)

1. 개요


한자 : 北傀
영어 : North Korean Puppet (Regime)
'''북한 괴뢰(北韓 傀儡)'''의 준말.
'북괴'란 단어는 1970년대 무렵까지 남한에서 북한을 부르던 명칭이다. 1972년의 7.4 공동성명 이후에는 북한이라는 표현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그 이전에는 정부 및 정부기관, 언론에서 공식용어로 사용했다. 북괴라는 표현에는 매우 감정적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일상용어로서는 좀 더 중립적인 '이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7.4 공동성명 이후,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북진통일론이 폐기되고 평화통일론이 자리잡으면서 북괴란 표현의 사용빈도는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1980년대 이래로는 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부기관이나 언론에서는 북괴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고, 군에서도 공식발표에서는 대체로 북한이라는 표현을 쓰며, 북괴라는 표현은 북한의 도발시에나 가끔 쓰는 수준이다. 법원에서는 이전까지 쓰던 북괴 대신 "북한공산집단"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사용빈도가 사실상 거의 없어졌지만, 최근에는 일부 혐북 네티즌들이 북한을 혐오한다는 의미에서 북괴라는 명칭을 굳이 찾아 쓰기도 한다.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반도 이북을 점령하고 있는 단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전두환, 노태우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는 1970년대에 언론에서 조금씩 사용하기 시작한 "북한 공산집단"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기도 했다. 1990년대 김영삼의 문민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는 이 표현조차 잘 사용되지 않고, 지금은 '북한'이라고 칭한다. 공식적으로 국방문서에서 북괴나 북한공산집단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건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1년이다.
다른 공공부문과는 달리 대한민국 국군에서는 보고서나 작계 등 공문서를 작성할 때는 북한이라는 표현 대신 빨간색 폰트의 "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아예 색깔까지 포함해서 ''''''이 공식표기인듯, '''어떤 상황에서도''' 빨간색으로 쓴다. 2010년대에는 군대 정훈교육시간에 글쓰기나 발표때 북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정훈장교가 정색하며 북한이나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라고 가르쳐준다. 다만 부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일부 부대에서는 정신교육이나 정훈교육 때 '우리의 주적은 북괴'라고 하기도 했다.
한편 UN이 북한을 가입시켜준 건 북한의 자주성이나 정통성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북한과 남한은 서로 미승인국의 지위에 놓여 있고, 유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결코 북한을 국가로 승인하지는 않았다.
현행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규정하고 있고[1], 북한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무력으로 휴전선 이북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불법단체로 규정된다.

2. 시대별 변천사


1948년 남한만의 정부 수립 이후 줄곧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 정권을 가리켜 '''소련의 꼭두각시 정권'''이라는 의미에서 '''"북괴"'''라고 비난하고 호칭했다. 여기서 북한 괴뢰, 북한 괴뢰 집단, 북한 공산 괴뢰, 공산 괴뢰, 괴뢰 도당 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이에 북한 또한 한국을 가리켜 '''미 제국주의의 남조선 괴뢰'''라고 불렀다. 그래서 군대도 괴뢰군대라고 부른다. 다만 어감이 이상해서 그런지 줄여서 '남괴'라고는 안 부른 모양. 대신 괴뢰패당(傀儡狽黨), 역적도당(逆敵盜黨)이라는 말을 즐겨쓴다. 대체로 북측의 선전매체에서 대한민국 국군남조선 괴뢰군이라고 불렸다. 또 대한민국을 비하할 때 자주 넣는 말이 '''파쑈'''이다.
남한은 1990년대 이후로 반공주의가 약화되고, 북한과 대화를 할 필요성을 느낀 인사들이 정치권에 많이 입성하면서 대북 비방을 점점 하지 않게 되었고, 그리고 2000년 이후로는 북괴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완전히 없어졌다. 그리고 북한은 관영 매체인 로동신문, 조선신보,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라디오), 평양방송 등에서 줄곧 '남조선 괴뢰'라고 불러 왔다. 바리에이션은 괴뢰 도당, 괴뢰 OOO 정권 등등. 김대중조차도 6.15 선언 이전에는 남조선 괴뢰수반이라고 불렀었다. 그러나 6.15선언 이후로는 사용빈도가 줄어들었다. 심지어 그때는 대통령이란 호칭까지 붙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다시 사용 빈도를 높였다. '남조선 괴뢰 리명박 역도', 심지어는 대한민국 국군을 '''괴뢰군'''이라고 불렀다. 대한민국의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이 이에 대응하여 여전히 북한을 북괴라고 부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특히 4.27 선언 이후로 사용빈도가 줄었다.
2010년 11월에는 연평도 포격 사태의 여파로 디시인사이드에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가 생겼다. 또한 '''북괴상스'''라 하여 되도않은 망언이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망언을 내뱉은 북한 군인들은 합필갤에서 새로운 필수요소 겸 음원 소스가 되었다. 이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는 2011년에 국가안보 갤러리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그러나 2018년 현재 보수적인 인사들, 보수 언론, 보수성향을 표방하는 사이트나 일부 진보계열 사이트[2]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식적으로 북괴라는 표현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3. 괴뢰의 의미


괴뢰 정권(Puppet Regime)이란 말은 그 정권의 권력자가 일종의 '바지사장'이고 진짜 권력자는 외국에 따로 있다고 할 때 쓰는 '''학문적 용어이다'''. 20세기 중반 북한이 실제로 소련과 중국의 원조와 지원을 받아 경제 외교노선을 탔던 시기에는 타당한 용어였으나, 주체사상의 확립과 김일성-김정일 1인지도체계가 공고히된 70년대 이후에는 북한을 괴뢰정권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북한을 비판하기 위한 용도로 쓰기에는 부적절한 표현이다.''' 북한 수뇌부는 타국에게 종속되어 움직이는 집단이 아니라 자신들 마음대로 행동하며 악행을 저지르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북중관계가 복잡하고 꼬여있긴 해도 적어도 핵개발, 대남 무력도발 같은 만행은 중국도 북한이 자제하길 바라는, 100프로 빼도박도 못할 북한의 독자적 행동이다.
즉, 작금의 북한이 저지르는 대내외적 온갖 악행과 도발은 '''과거의 소련이나 중국 등 남이 시켜서 하는 꼭두각시 놀음이 아니라, 제 스스로 미쳐 날뛰는 짓거리'''라는 이야기. "괴뢰"에서 괴의 의미는 꼭두각시 괴(傀)이다. 따라서 '북괴'란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은 '''용어의 잘못된 사용을 비판하는 것'''이지, 북한을 변호하는 발언이 결코 아니다.
일단 괴(傀)자는 기괴하다, 괴악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가 아니며, 처음부터 그런 비슷한 뜻이 있는 단어도 아니다. 그 때 쓰는 괴는 怪라고 쓴다. 차라리 '무뢰(無賴)'가 이들이 뜻하는 바에 더 적합할 것이다. 참고로 이 단어의 뜻은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
극단적으로는 '''반란군'''으로 부르자는 의견도 있다. 북한을 나라조차도 아닌 정통성 없는 군벌로 폄하하는 한편 대한민국이야말로 정통성을 지닌 진짜 정부라는 뜻이 담긴 명칭이지만 주류는 아니다.
'괴뢰국'이라는 단어 자체가 '''자주성이 없으며 다른 나라의 지배하에 있는 정권'''을 명시하는 단어이다. 북한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른 나라가 지배하는 정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대한민국을 괴뢰국으로 폄하하지만 이승만, 박정희 집권 시기에도 미국의 영향력은 직접 개입 등의 영역에서는 대단히 제한적이었기에 괴뢰라고 하는 표현은 부당하다. 즉, 북한이나 남한이나 모두 "괴뢰국"의 정의에 맞는 국가가 아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주민의 주체성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북한 정권이 독재자 마음대로 한다는 의미로 주민들이 그 독재자의 꼭두각시란 의미로 괴뢰라는 표현도 쓴다는 것이다. 그러나 괴뢰정권인가 아닌가를 따질 때 '''주민의 주체성'''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반(反)민주/독재 국가에 대해 괴뢰정권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면 당장 '필리핀 괴뢰(마르코스 정권 시절)' '이집트 괴뢰(무바라크 정권 시절)', '짐바브웨 괴뢰', '이라크 괴뢰(후세인 정권 시절)', '리비아 괴뢰(카다피 정권 시절)' 등등을 사용해야 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민주적이고 자유롭다고 평가받지만 일반적으로 터키의 괴뢰 정권으로 분류되는 북키프로스 같은 정반대의 사례가 나타난다.
위에서 말했듯 괴뢰를 따지는 유일한 조건은 '''그 정권이 내세우는 권력자가 진짜 권력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그건 명목이고 진짜 권력자는 나라 밖에 따로 있는지'''이다. 그러니 '''"북한정권이 왜 괴뢰냐?"'''라는 물음에 '''"독재니까!"''', '''"대한민국에 도발하니까!"''', '''"주민 인권이 유린되니까!"'''와 같은 이 따위 대답을 한다면 그게 바로 동문서답, 논점 일탈의 오류다.
'''"북한은 00국이 시키는 대로만 하니까!"'''라고 해야 적어도 개인의 가치관은 들어갔을지언정, 일단 괴뢰라는 용어에 대한 올바른 답이다. 그럼에도 그 사례로 '''대남도발 사례만 실컷 적어두고 "이래도 괴뢰가 아니란 말이냐?"''' 운운하는 인간들이 있다. 이에 "그 대남도발,''' 어느 나라가 시켜서 한 짓인지'''를 말해 달라니까?" 라고 반문하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심지어 어째서 이런 반문이 나오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정확히는 괴뢰라는 의미를 일반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괴뢰정권이냐 아니냐는 북한의 지도층이 얼마나 나쁜 놈들인가 하는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북한 정권이 특정 국가에 종속된 '''괴뢰정부의 정의에 들어가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실제로 북한은 일부 인사들의 주장과는 달리 1950년대 이래 정치적으로 대외 의존도가 거의 없는 나라다. 북한의 건국에 소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1950년대 중반부터는 거의 소련과 중국 모두에게 '''더럽게 말 안 듣는 놈들, 싸가지 없는 놈들'''이라는 욕을 먹으면서 두 나라를 오락가락하고 원조만 타내는 독자노선을 걸었다. 차라리 정말로 소련이나 중국의 괴뢰국이었으면, 몽골이 그러하듯이 고르바초프 시기에 동유럽 공산체제처럼 붕괴했거나, 베트남이 개방할 때 라오스처럼 중국이 개방할 때 '주인님'을 따라서 같이 개방을 했을 것이다.
이미 냉전시기의 소련에서 자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나 박노자 교수의 회고를 들어보면, 북한의 지도자 우상화나 이해할 수 없는 정치 행태는 소련에서조차 웃음거리였다고 한다. 북한이 "위대한 지도자"를 선전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소련에 대거 배포한 자국 홍보 찌라시는 소련인들에게 커다란 웃음을 선사해주는 개그잡지로 쓰였단다.

4. 북한의 태생은 소련의 괴뢰국인가?



4.1. 긍정론


조선인들은 35년간 노예로 있었다. 좀 더 노예로 있게 하자.

258 소총사단장 드미트리예프 대좌

(조선인이 저항하면) 조선인 절반을 교수형에 처할 것

이반 치스차코프출처

북괴라는 단어 사용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북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북쪽 괴뢰집단'의 출발은 분명히 '소련'의 '괴뢰국'에서 출발한 것이고, 소련이 사라진 지금에 와서는 그 상황이 변했다고 해도 북한이 '괴뢰정권'에서 출발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확실히, 초기 한반도 북부에서 북한정권이 수립될 수 있었던 것은 소련의 후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아니, 북한 정권에겐 소련은 단순한 우방이 아니라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생명줄 그 자체였다. 이에 기반하여 북한을 '북괴'라고 지칭하는 것이 아예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적어도 1950년대 후반 8월 종파 사건 이전까지는 북한을 북괴라 지칭하는 것은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 스탈린박헌영을 버리고 김일성을 지도자로 낙점해 준 사실을 고려해 볼 때,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어쨌거나 태생은 괴뢰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국 과정에서도 소련이 하나도 빠짐없이 관여했는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와 국기인 인공기, 수도도 소련이 정해줬으며 개국일까지 소련이 정했다. 당장 북괴의 지도자인 김일성도 소련이 결정한 것이었다. 김일성의 남침 계획을 소련이 계속해서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이나 역으로 생각하면 남침계획을 실현할 권한이 김일성에게는 없었고 결정권자는 스탈린이었다는 것이다. 북한 문화선전상 제1부상이었던 정상진의 증언에 의하면 소련은 고려인들을 통해 북한에 깊숙히 개입하였으며 광복이후 1965년까지 북한에서 발표된 모든 연설문은 소련이 작성했다고 한다.출처
한국에서도 급진적인 진영에서는 한국이 50년대 중반까지 미국의 괴뢰국이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똑같이 비협조적으로 대응하는 식으로 간접개입하거나[3] 군사개입에 있어서는 UN 결의를 통하려 했다는 걸 생각하면 북한처럼 기본적인 주권마저 없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정부 수립 과정에서도 좌익활동을 불법화하며 우익 집권을 유도하긴 했지만, 최소한 제헌 헌법과 제도를 설계한 것이 외세이거나 외세에 종속된 세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수립 초기의 한국은 소련의 위성국들보다는 자주적이고, 핀란드식 완충국들보다는 외세의 영향력이 큰 어중간한 상태 였다고 볼 수 있다.
현상태와는 별개로 역사비판적인 의미로 북괴를 사용한다면 그다지 어색한 폄칭은 아니다. 고연령층 중국인들이 중화민국 국군을 구태여 '국민당군'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북한을 '북괴의 잔당'이나, '북괴의 후예'라고 부른다면 이치에 안 맞지도 않다.

4.2. 부정론


그러나 이에 대해 반대 견해를 제시하는 쪽에서는 8월 종파 사건 이전에도 북한을 괴뢰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한국전쟁의 발생과정을 보면 과연 소련의 괴뢰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그 동안 소련이 김일성을 사주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1990년대 소련이 무너지면서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남한을 공격하기로 결정한 건 결국 김일성'''이었다. 김일성은 일관되게 스탈린을 설득했고, 스탈린은 미국과의 대결을 우려해 소극적이었지만, 김일성이 "형님, 미국이 참전하기 전에 끝낼 수 있다니까요..."라고 설득하자 스탈린은 그제서야 허락을 했다고 한다. 이런 관계는 괴뢰국이라기보단 위성국에 가깝다.
또한 북한 정권 성립 당시 권력층의 핵심 인물들이 전부 소련을 대변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핵심인 김일성부터 소련의 입김이 닿는 인물이었으나 소련에서 정치적으로 길러진 사람은 아니었고, 소련군과의 친분을 통하여 북한의 대표로서 인정받은 것이다. 여기에 중국 공산당의 영향이 강한 연안파, 비록 영향력은 적었으나 독자적인 세력을 갖춘 남로당계도 있었다. 정말 괴뢰로서 소련 중앙의 이익을 대변할 인물은 중앙아시아계 한인으로 이뤄진 소련파뿐이었다. 이들이 서로 견제를 한 것이 1940~50년대 북한 정권이다. 반대로 북한이 남조선 괴뢰로 까기 바쁜 대한민국 역시 대통령인 이승만부터 미국의 이익 대변자라 부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고 미국과 거리를 둔 민족주의계 인물 역시 중앙 정계에 적지 않게 포진하여 미국의 괴뢰 정권이라 부르기는 어려웠다. 이후에도 북한은 소련과 중국의 힘겨루기에 편승해 이익이 되는 편을 들었고, 한국은 정권과 국체에 손해가 없는 선에서는 미국의 편을 들었으나 그렇지 않을 때는 미국과 대립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북한 성립에 소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고 그래서 북한은 괴뢰국이라는 주장을 긍정한다면, 주체만 바꾼 표현인 한반도 남부에서 남한정권이 수립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후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고 그러므로 남한은 미국의 괴뢰국라는 북한의 주장 또한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만약 별다른 이유도 없이 이 부분만 부정한다면 이중잣대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영국미국이 후원했다고 해서 통상적으로 이스라엘을 이들의 괴뢰국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서독을 미국이 후원했다고 해서, 동독을 소련이 후원했다고 해서 각각 괴뢰국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후원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곧바로 괴뢰국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고, 괴뢰국의 정의에 맞게 종주국에 종속적이거나 실제로 지배국의 의사가 강하게 미치는 정황이 보여야 괴뢰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차라리 몇 십년 동안 그렇게 불러온 것이 관행이 되어서라고 하는 편이, 현실과는 맞지 않으나 북괴라는 단어를 지금도 쓰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데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관행이 있다는 이유로는 잘못된 용어 사용이 정당화 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전통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볼 수 있다.

5. 북괴를 대체할 폄칭이 없으니 북괴다?


한편 북한에 대해 '북괴'라는 단어 이외에 다르게 통용되는 비칭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한다. 예전에야 북한에 대한 다양한 비칭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단어는 '북괴'외에는 존재하지 않다고 보고, 애초에 '북괴'라는 단어 자체가 북한을 비하할 수 있는 단어를 찾다가 과거에 쓰던 단어를 끌어와서 쓰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소련이 붕괴하고, 중국과 러시아와 수교한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북한 정권을 자주성, 정통성이 없는 정권으로 격하시키기 위한 단어의 수요는 있되, 아직 "북괴"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폄칭이 없기 때문에 이 단어는 폄칭으로서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다른 적절한 폄칭을 찾자면 이런 것들이 있다. 물론 2글자인 '북괴'보다는 길어서 불편(?)하겠지만...

  • 반국가단체: 국가보안법에서 이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 이 용어의 정의는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 북괴라는 단어를 정부 차원에서 사용했던 1960년대부터 북괴라는 단어가 정부 차원에서 사라진 2010년대까지 일관되게 대법원이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표현이다. # # 이 반국가단체라는 단어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단순한 단체로 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입장에서는 논리적으로 옳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북괴라는 단어에 비해 강도는 다소 약할 수는 있지만, 폄칭으로서의 조건은 훌륭히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다. 참고로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기인 1990년대에는 대법원도 "북한공산집단"이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지금의 북한은 공산주의조차 버린 주체사상 종교국가라 이것도 적절하지는 않다.
  • 주체사상 집단: 주체사상은 김씨 3대 부자의 독재를 정당화하여 오늘날의 북한이 형성될 수 있었던 근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 외에 다른 나라나 집단 중 공식적으로 주체사상을 표방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반국가단체" 보다도 대상을 정확하게 지칭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공비: ‘공산당 비적’의 약칭으로 공산당에 대한 유서깊은 멸칭이다. 해방 후 좌익세력의 횡포와 한국전쟁 당시 공산당의 만행을 경험하신 어르신들은 이들을 경멸하는 뜻에서 공비라는 말을 자주 쓴다. 다만 현대 한국에서는 주로 간첩이나 북한 특수부대를 한정해서 지칭할 때 쓰는 경우가 많다. 중화민국에서 국공내전 시절부터 현대까지 중국 공산당을 비난할 때 사용하는 단어가 공비로, 우리의 공비, 북괴의 용례와 정확히 일치한다.
  • 북한: 의외로 우리가 늘상 사용하는 북한#s-2.1이라는 단어 그 자체가 북한이 굉장히 듣기 싫어하는 폄칭이다. 이 단어의 뜻 자체가 부 대민국이라는 의미고, 북한에 대한 정치적 중립으로 옳은 표현은 어디까지나 '조선' 내지는 '북조선'이다. 북한이라고 칭하는 것을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어떤 느낌인지는 남조선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을 떠올려 보면 된다. 또한 비슷한 분단을 겪고 있는 대만과 중국의 관계인 양안관계 문서를 참조해보자.

6. 北怪? 北魁?


괴뢰라는 한자의 뜻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들은 그냥 북괴라는 말을 쓰니까 따라서 북괴라고 하는데, 괴라는 말이 주는 묘한 어감 때문에 간혹 북괴라는 단어를 '''북한 괴물(怪物)'''의 줄임말인 북괴(北怪)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北傀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북한에 대한 멸시와 반감 때문에 일부러 北怪라는 뜻으로 북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굳이 괴물이 아니더라도, 북한 자체가 워낙 '''怪'''상망측하게 돌아가는 기'''怪'''한 존재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北'''魁'''라는 조어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여기서 사용되는 魁는 '''반란 수괴''' 할 때의 그 '괴' 자이며, '''나쁜 짓을 꾸미는 우두머리'''을 의미한다. 사실 '괴'란 글자 자체가 한국어에서 말 그대로 괴기스럽거나 부정적인 어감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비교적 자연스럽게 붙어 쓰이는 거라 봐도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멸시나 반감이 있다는 이유나 관행이 있다는 사실이 용어의 잘못된 사용이라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건 그저 화풀이나 비아냥에 불과하다. 게다가 北怪라는 단어는 역 두문자어처럼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며, 그런 용법은 北傀와 달리 아예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지도 않다.
北魁라는 단어 역시 北怪처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어가 아니긴 마찬가지다. 그리고 굳이 북한(北韓)의 수괴(首魁)라는 의미로 쓴다면 '''북한의 지도자'''만 의미하게 되는데, 보통 북괴라는 단어는 북한 전체를 칭하는 의미로 쓰이는 만큼 굳이 콕 집어서 북한의 지도자만 의미하는게 아니라면 제대로 된 용법이 아니긴 마찬가지다.

7. 북괴라는 폄칭은 현재도 상당수 사용되고 있으니 북괴다?


이런 주장이 정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닌, 일부 인사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북괴'라는 용어가 폐기되지 않고 아직 존속한다는 근거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단어 사용이 올바른 단어 사용인 것처럼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원래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한 국가의 군대와 그 관계자들은 그 국가 내에서도 대부분 매우 보수적인 집단에 속하고, 특히 이념과 관련되는 부분은 논리를 따지기 보다 명분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2013년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 최윤희 합참의장(해군 대장)은 “군인 입장에선 (북한을) ‘북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앞으로 우리 군도) 필요한 경우 그렇게 표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하지만 최윤희 합참의장은 같은 자리에서 곧바로 이어진 다른 의원의 질문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 없이 충분히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이 말은 이미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괴뢰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 없는 말이다.
결국 합참의장은 단순히 북괴라는 단어 사용의 '''관행'''이 존재하므로 북괴라는 단어를 사용하겠다고 대답한 것일 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로 앞서 질문한 한기호 의원은 다른 언론 기사를 살펴보면 평소에도 북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문 기사를 살펴보면, "북한은 합참의장을 ‘남조선 괴뢰 합참의장’이라고 하는데 의장은 북한을 어떻게 지칭해야 하느냐?"고 합참의장에게 질문함으로써 북괴라는 단어 사용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다소 유도신문을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공식석상이 아닌 곳에서도 북괴라는 단어 사용이 있다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북괴상스라는 조어가 있고, 북괴라는 단어는 인터넷 검색어에도 상당수 잡히고 있는 만큼, 북괴라는 폄칭에 대해 '사어'라고 판정을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근거를 대는 것은 군중에 호소하는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틀린 것이 옳은 것이 되지는 않는다. 설령 북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비율적으로 더 많다손 치더라도, 애초에 다수결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8. 결론


괴뢰정부란 만주국이나 비시 프랑스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단순히 빌붙어있는 상태나 경제적 종속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비칭일지언정 제한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의미를 확장하는 건 국어의 잘못된 사용이다.
혹시라도 북괴라는 단어가 원래 의미에서 멀어져 일반적 비칭으로 굳어진 fuck이나 씨발처럼 확장된 의미가 앞으로 널리 그리고 오래 사용된다면, 앞서 말한 '북한은 괴뢰정권'으로서의 원래 정의는 단순히 이 단어의 어원 정도로 퇴색되고, 일반적인 비칭으로 굳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북한과 관련된 건에 대해서는 나무위키를 포함하여 많은 곳에서 자진검열을 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종북으로 몰리는 게 두려워서인지 북한을 강박적으로 거칠게 까려는 심리가 있는데, 그 발현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종북이든 반북이든 용어에 관한 문제는 개인의 성향과 별개로 명확히 따져야 하는 부분이다.

9. 중국의 사례


우리와 유사한 오용 사례는 아니지만, 중국대만 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비칭이 존재한다.
국공내전대만으로 퇴각한 장제스의 중화민국 국민정부는 대륙에 성립한 마오쩌둥의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공비'''(共匪)라고 불렀다. 공산당 도적이라는 뜻이다. 이는 우리가 아는 그 공비와 같은 한자로, 지칭하는 대상의 급수는 엄청나게 다르지만 비하의 궤를 같이 한다. 이에 대해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측은 대만의 중화민국 국민정부를 '''장비'''(蔣匪)로 불렀다. 의미는 장개석 도적이라는 뜻.
중국어에서는 어떤 사람을 그렇게 심하게 깔 때 성과 이름 사이에 匪자를 끼워넣는 표현도 있다. 毛匪澤東, 鄧匪小平, 江匪澤民, 胡匪錦濤, 習匪近平, 蒋匪介石, 蒋匪经国, 李匪登辉, 陈匪水扁, 马匪英九 전부 구글에서 검색된다.
존재감이 없는 严匪家淦도 몇 군데에서 검색된다.[4] 孙匪中山도 매우 드물긴 하지만 검색이 되긴 된다.
1980년대 초반부터는 이러한 대립은 약화되어, 대만측은 대륙측을 중공(中共), 대륙측은 대만측을 대만이라는 다소 완화된 표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한편 양측 모두 만주국을 위만(僞滿)이라는 표현으로 불렀다. 뜻은 "가짜 만주국"이다. 비슷하게 현재의 중화민국이나 중화인민공화국 반대자들도 伪中华民国, 偽中華人民共和國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대만 정부측에서는 대륙측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중국의 정통 정부라고 생각해서이다. 하지만 대만 독립주의자들은 대륙측을 '''중국'''으로 호칭하며 정식 국가로 인정한다. 이 뜻은 자신들은 중국이 아니라고 주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독립주의자들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독립의 명분이 사실 없을 뿐더러 중국 대륙의 소유자가 누군가를(또는 당위성으로 누가 되어야 옳은가) 설명할 수도 없다.
그리고 대만도 한동안 중공의 정치인들을 소련의 앞잡이라고 많이 깠다(결국 괴뢰 취급). 물론 지금은 소련도 없고, 소련이 있었을 때도 중화인민공화국 초기를 제외하면 양국이 대립했던 걸 생각해 보면 지금은 그런 말 못 한다. 굳이 표현의 격을 따져 순위를 매기자면 북괴(괴뢰정권) > 위만(가짜정권) > 공비, 장비(산적 취급) 정도일까.

[1] 남한은 대한민국이 실효지배하는 영토이다.[2] 북한이 인권신장, 자유와 평등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북괴라고 쓰는 진보세력들도 있다. 즉, 보수계열과는 다른 이유로 북괴라는 말을 쓰는 편. 그러나 '용어의 잘못된 사용'에 대해서는 매한가지다.[3] 북진통일을 일관주장하는 이승만 정권 때문에 미국이 한반도 철군당시 '공세적 무기'를 모두 가지고 나온 것이 한국전쟁의 원인 중 하나였다.[4] 구글 검색 결과 확인. 그중 한 곳이 바로 본 문서. 또다른 문서는 대륙 쪽의 1970년 3월 기사로, 당시엔 총통이 아니었던 옌자간을 "蒋帮「行政院长」"으로 칭하고 있다. "장제스 패거리의 (소위) '행정원장'"이라는 의미의 비아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