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

 



이자람 소리꾼이 부른 심청가 中 <심봉사 눈 뜨는 대목>
1. 소개
2. 줄거리
3. 등장인물
4. 각색판 & 패러디
5. 배경 변화
6. 뺑덕 어멈
7. 분석
8. 비평
9. 기타


1. 소개


沈淸傳

한국의 고전소설이자 판소리계 소설로, 맹인인 아버지 심 봉사의 눈을 띄우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팔아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자는 미상이지만 신라시대의 거타지 설화와 효녀 지은 설화가 심청전 스토리의 모태로 추정되고 있다. 참고로 이 두 사건은 모두 897년 발생했다.

2. 줄거리


황해도 황주군의 마을 도화촌 출신인 심청맹인 심학규를 아버지로 두고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여의고, 눈이 보이지 않아 일을 할 수 없는 아버지의 젖동냥으로 가난하게 자란 후 동냥과 품팔이를 하면서 홀로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며 살아갔다. 어느 날 심봉사는 길을 지나가다 실수로 개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지나가던 한 스님이 구해주고, 그 스님에게 부처님에게 공양하면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가 절에 공양미 300석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그 소식을 안 심청은 중국조선을 오고 가며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물살이 심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인당수 지역에 용왕님을 달래기 위한 인신 공양으로 바칠 사람을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아버지의 눈을 뜨기 위해 자신이 그 제물이 되기로 작정하고 공양미 300석을 받고 인당수로 몸을 던졌다.
그 전날 일이 참으로 비극적인데, 심학규가 자기 딸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 될 줄도 모르고 내가 어젯밤 좋은 꿈을 꿨다면서 혹시 네가 황후라도 되는거 아니냐고 말하는데 사실은 불길한 꿈이었던지라 심청은 속으로는 울먹이면서 "꿈이 참 좋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물론 심학규는 나중에 이웃 아주머니인 귀덕 어멈이 밝혀주는 진실을 듣고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게 된다는 걸 알고는 대성 통곡. 얼마나 애처로운지 장 승상댁 부인[1]뿐 아니라 뱃사공과 마을 주민들도 안타까움에 눈물만 적실 뿐이었다.
그 뒤 심청의 효심에 감복한 하늘은 물에 빠진 심청을 구했고, 심청은 용궁을 거쳐 연꽃배를 타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 황제를 만나 황후가 되고 맹인 잔치를 벌여 아버지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심봉사는 딸과 재회한 기쁨에 눈을 번쩍 떴다[2].
잔치 이후 심 봉사는 딸과 재회하고 눈도 뜨고 황제를 사위로 두었으니 부원군이 되었고, 자신을 도와준 맹인 여인[3](이 시점에선 눈을 떴다.)과 재혼하여 자식들도 두었으며 친구들과 팔도유람을 하면서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보냈다.
황주 도화촌도 황후를 키워준 마을이었기에 황제의 명으로 주민들에게도 포상을 내렸고, 마을엔 효자 효녀들이 많이 나왔다는 내용으로 끝.

3. 등장인물


  • 심청: 이 이야기의 주인공. 천계의 공주가 하계로 내려와 심봉사와 곽씨 부인의 딸로 점지된 태몽을 꾸고 태어난 인물로,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맹인 아버지 심 봉사의 밑에서 성장했다.

성장하면서 아버지를 도와 동냥이나 날품팔이 일을 하면서 근근히 지내던 중 15세가 되던 해 한 부인 댁의 양녀로 들어가게 되었으며 아버지가 몽운사 승려의 제안에 넘어가 300석의 공양미를 보시하게 된 소식을 알고 인당수 지역을 넘게 되는 상인들에게 자신을 제물로 바치는 대신 공양미 300석을 아버지에게 전해달라고 약속한 뒤 인당수에 몸을 던졌다.
이때 효심에 감동한 용왕이 연꽃에 태워 지상 세계로 다시 돌아가게 한 뒤 젊은 황제에게 간택되어 황후로 임명되었으며, 아버지를 잊지 못해 맹인 잔치를 벌인 결과 아버지와 다시 재회했다.
  • 심학규: 통칭 심 봉사. 30이 되던 해 맹인이 되어버렸으며, 오랫동안 총각으로 늙던 중 곽씨 부인을 만나 결혼하여 심청을 얻지만, 아내가 산독으로 산후 7일 만에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딸을 키웠다.

심청이 15세가 되던 해 몽운사의 승려에게서 공양미 제안을 받아들이나, 형편 탓에 고민하던 중 딸 심청이 자신을 제물로 삼겠다는 말에 깜짝 놀라 딸을 만류했지만...
결국 딸의 결심을 꺾지 못하고 딸을 잃고 슬퍼하던 중 뺑덕어멈에게 시달리다 맹인 잔치에 초대받아 길을 가던 중 안씨 성을 가진 맹인 여성에게 도움을 받고 맹인 잔치에 참석하고 황후가 된 친딸 심청과 재회하며 보이지 않던 눈이 환하게 보이는 기적을 경험하고 기뻐했다.
이후 사위인 황제에게서 부원군 칭호를 받고 안씨 맹인 여성과 재혼하여 자식들도 많이 낳았고 여생을 행복하게 보냈다.
  • 화주승: 몽운사의 승려. 심학규에게 부처님께 공양미 300석을 바치면 시각장애가 완치된다고 말하면서 심학규를 꼬득였다. 이게 발단이 되어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들게 된다. 버전에 따라 마지막에 황제에게 붙잡혀 벌받는 설정도 나온다.
  • 용왕: 용궁의 왕. 하늘의 명을 받아 심청의 효심에 감복을 받고 심청을 며칠간 잘 거느려준 뒤 연꽃에 태워 지상으로 다시 돌려 보냈다.
  • 곽씨 부인: 심 봉사의 아내이자 심청의 어머니. 심청을 낳은 지 7일 만에 세상을 떠났으며, 이후 천계에서 옥진부인이란 새로운 이름을 받고 지내던 중 용궁에서 딸과 재회한 뒤 며칠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홀로 천계로 돌아갔다.
  • 장 승상댁 부인: 심청의 효성을 높이 사 자신의 양녀로 들이고 싶어한 마음씨 좋은 승상의 본처. 장성하고 총명한 아들이 넷이라고 한다.
  • 황제: 후반부의 등장인물. 젊은 황제로 연꽃에서 심청이 나오자 그녀의 아름다움과 정숙함에 반해 그녀와 결혼하였고 이후 황후 심청의 말에 따라 맹인 잔치를 벌여 부원군 심 봉사를 만나며 황주 도화촌에 포상을 내려 효를 장려해주고 뺑덕어멈과 그녀의 남편을 체포해 큰벌을 내린다.
  • 귀덕어멈: 심청 부녀의 이웃에 사는 여성. 마음씨 좋고 친절하며 심청 가족을 자주 도와준다.
  • 뺑덕어멈: 심청을 잃은 심 봉사가 재혼한 여성. 마음씨 좋은 귀덕어멈과는 달리 심성이 못된 사람으로, 심 봉사와 결혼한 것도 (심봉사의) 재물을 노려 결혼한 것이었고, 이후 심 봉사의 재물을 가지고 새로 만난 맹인남자와 도망치다가 결국 둘 다 황제에게 붙잡혀 큰 벌을 받는다.[4]

4. 각색판 & 패러디


같은 판소리계 소설인 춘향전과 함께 창극, 오페라, 뮤지컬 등 여러 형태의 음악극으로 각색되고 있다. 오페라로는 1972년에 윤이상이 하랄트 쿤츠의 독일어 대본으로 뮌헨 올림픽 조직 위원회의 예술 행사를 위해 작곡한 것과, 1978년에 김자경 오페라단의 위촉으로 김동진이 작곡한 것이 있다.
현대에 소설로 각색된 판으로는 1978년 발표된 최인훈의 희곡 '달아 달아 밝은 달아'에서는 심청은 청나라에 몸 파는 여자로 팔려갔다가 조선인 김서방과 사랑에 빠져 조선으로 돌아오지만 도중에 왜구의 습격을 받아 왜구들의 노리개로 살다가 겨우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아이들에게 미쳤다고 손가락질 받는 눈 먼 노파가 된다. 당시 효녀 심청을 '갈보'로 비하했다고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실제로 초연 당시에 관객들이 공연 도중에 열받아서 손가락질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인훈 씨는 이에 대해 딸이 등 떠밀려 제물이 된다는 것이 민족의 아름다운 유물로 생각되지 않았다며 자신의 결정에 따라(이것도 100% 자기 결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집안을 위해 몸을 파는 것이 오늘날에 비춰서도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느냐라며 반박했다. 그리고 연극이란 동시대인들과 호흡하는 것이라며 단칼에 비난을 잘라버렸다. 여담으로 KBS에서 1980년대 후반 TV 문학관을 통해 이 희곡을 드라마화 해서 방송하려고 했는데, 결국 대본 심의부터 논란이 일어나던 끝에 촬영 다 해서 완성을 해놓고도 미방분으로 묻혔고,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야 편집을 많이 해서 내놓았다. 그래서 결말이 원작과 다르게 상당히 애매하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유행했던 사오정 시리즈에서는 삼장법사가 귀가 나쁜 사오정에게 부처님께 공양미 300석을 바치면 귀가 잘 들리게 된다고 했는데 사오정이 그 말마저 잘못 알아듣고 고양이 300마리를 절에 시주했다는 유머가 있다.
2003년에 단행본화된 황석영의 소설 '심청'도 '달아 달아 밝은 달아'와 마찬가지로 심청이는 노인과 잠자리를 함께 하며 양기를 북돋워주는 동녀로 팔려간다. 허나 소설의 묘사는 야설 수준으로 매우 노골적이다. 궁금하신 분은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근데 사실, 노인과 소녀가 같이 잠을 자서 소녀가 노인의 양기를 북돋와준다는 게 뭘 의미하겠는지는 명백하지 않은가? 단, 이 부분은 좀 오해가 있는데... 당시 배경에서 '잠자리에서 노인의 양기를 북돋워주는 동녀' 란 꼭 노인과 섹스를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동녀를 들이는 노인 중에는 말 그대로 늙어서 안 서는 노인도 적지 않았고 이런 경우 말 그대로 노인과 끌어안고 잠만 잔다거나 한의학(또는 중의학)에 도교로부터 파생된 요상한 신비주의적 처방 따위를 시행해주는 경우도 많았다.[5][6] 어쨌든 심청은 난징과 대만 찍고 자그마치 싱가포르까지 갔다가[7] 류큐 왕국에서 왕족과 혼인했다가 류큐가 망해가면서 일본으로, 마지막이 되어서야 조선으로 돌아온다.
넬슨 신이 원작의 설정을 약간 바꾼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 영화 왕후 심청의 감독을 맡아 2005년에 개봉된 바 있다.
2002년 MBC에서 기획한 마당놀이인 '심봉사 심봤다'는 심청전의 후일담을 그리고 있다. 인간계의 왕후가 아니라 용궁의 비가 된 심청은 심학규를 용궁으로 데려와 눈을 뜨게 했지만 심학규는 딸의 위세를 믿고 점점 교만하게 굴었다. 심학규는 중년의 애환을 극복하고자 잠자고 있던 물개 장군의 해구신을 몰래 잘라 먹었다. 졸지에 고자가 된 물개 장군이 용왕에게 범인을 잡아달라 읍소하면서 심학규 부녀는 용궁에서 쫓겨나게 되었으며 덤으로 심청의 눈을 심봉사 대신 멀게 했다. 육지로 쫓겨난 그는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며 심청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이번에는 자신이 인당수에 몸을 던진 뒤 용궁에서 다시 눈을 뜬 심청과 재회해서 행복하게 사는 거로 끝. 심청 역은 판소리 가수 김정민이, 심학규 역은 이덕화가, 용왕 역은 최종원이 맡아 열연했다.
심청전을 모티브로 한 맹인 검객 칼부림 만화도 있다. 2013년 네이트 만화에서 연재된 심봉사전과 2014년 올레마켓 웹툰(케이툰)에서 연재된 바람소리가 있다. 매체는 다르지만 2020년 개봉한 장혁 주연의 영화 검객 역시 공녀로 바쳐진 딸, 맹인 검객 아버지라는 구도로 이러한 검객 심봉사물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정우성 주연의 2014년 영화 마담 뺑덕은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심청이보다는 심학규와 뺑덕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있다.
2013년 연재된 도깨비언덕에 왜 왔니?의 에피소드에서는 심청이 바닷가 마을 고기잡이 해녀로 등장하고 봉사 심학규는 알콜 중독 전 선장으로 등장한다.
2015년 연재된 이소영 작가의 만화 심청은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 현대로 타임슬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동년 하반기 리메이크된 메이플스토리아랫마을 퀘스트에서는 심봉사[8]만 등장했던 개편 이전과 달리 심청이도 같이 등장하는데, 잠깐 집을 나간 심청이가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청나라 상인한테 팔려간 줄 알고 플레이어와 함께 찾아다니는 내용. 참고로 이 퀘스트 리암 니슨의 테이큰 패러디가 잔뜩 들어갔다. 자세한 건 아랫마을의 스토리 및 퀘스트 문서 참조.
2017년에 나온, 네이버 웹소설의 라이트 노벨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는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가 최강의 귀차니스트 실버 드래곤 베르키스[9]가 지배하는 던전 중앙부에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생활력 만렙에 요리가 특기인 심청이는 자신의 순수한 마음으로 던전의 마수들[10]의 마음을 열고 그들을 조력자 삼아 던전의 함정들로 요리를 만들어 베르키스를 아침형 드래곤으로 만들어간다. 해당 웹소설은 2020년 네이버 웹툰에서 웹툰화가 되었다.
동년 저스툰에서 연재된 웹툰 그녀의 심청은 심청과 원작의 엑스트라 격 인물인 장 승상 부인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다루는 백합물이다. 자세한 건 문서 참고.
2019년부터 연재된 네이버 웹툰 유령극단의 세 번째 에피소드와 관련된 진혼극으로 나온다.
다음 웹툰 바리공주 2020년 시즌 3 첫 에피소드도 심청전을 각색한 이야기다.
도를 아십니까(웹툰) 초반부에 등장한다. 심청이가 칼잡이 싸이코패스로 나오는 것이 특징.

5. 배경 변화


원전에서의 무대는 조선이 아니라 송나라였다.[11] 등장하는 지명들도 남경 일대의 지명인데, 명나라인 판본도 있다. 즉, 굳이 반도에서 대륙을 넘나드는 스케일이 아니라 그냥 중원에서 시작해서 중원에서 끝난 것. 심 봉사를 대륙까지 오게 한 셈이 된 부분은 구전 중 변형으로 생겨난 옥의 티 정도로 볼 수 있다. 그 외 심청을 사가는 상인들은 난징의 상인들. 어쨌든 현재 알려진 판은 조선 후기에서 개화기 무렵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판에서 더 희한하게 된 점은 분명 최소 조선 시대 중기로 추정되며 청나라 상인들까지 등장했는데 결말에서 도달하는 중국명나라, 송나라 같은 중국이다. 사실 이는 굳이 시간을 넘거나 조선에서 강남까지 언제 가냐 하는 계산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심청의 효심이 보답받는 눈 뜬 아버지와 재회하고 황후가 되면서 도달하는 결말 자체가 일종의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를 증오하며 요순시대를 꿈꾸던 당시 민초들의 의식이 자연스레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심청전보다 확실히 오래된 신라 설화인 거타지효녀 지은 설화에서 심청전의 뼈대가 되는 스토리가 보이고 이들의 배경은 한반도이기 때문에 소설 자체는 한국 설화에서 유래했지만 중세로 넘어오면서 그 배경을 중국으로 설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다른 고전소설 구운몽도 배경이 중국 당나라이지만 원형인 조신의 꿈은 한국이 배경이다. 이는 당시 인식이 현실 역사와 소설의 구분이 미묘한 데다 소설에 대한 취급도 폄하가 많았던 시기에, 대놓고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인 '가짜 역사'를 이미 널리 알려진 한반도의 역사 속에 끼워넣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배경을 머나먼 중국으로 설정해 추상적으로 넘어가려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개화기 판본부터는 배경이 조선에서 시작해서 조선으로 끝나도록 수정되어서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심청의 고향 황주는 황해도 황주군으로 수정되고 인당수는 백령도 앞바다의 해역으로,[12] 중국 황제는 조선의 왕[13]으로 수정되는 게 대다수. 이 판본도 상당히 널리 퍼져서 실제로 백령도에 심청의 넋을 모신 심청각이 있을 정도이다. 어린이용 동화에서는 사실 조선이라는 명칭도 잘 등장 안 한다. 동화 버전에서는 그냥 배경은 옛날이고 조선 왕은 옛날에 있었던 왕으로 바뀌고 끝.
배경이 중국 송나라 또는 명나라인 판본 중에는 심 봉사의 이름이 심학규가 아니라 심현으로 나오는 판본이 있는데, 여기서는 심청의 신분이 진짜 선녀로 나온다. 심청의 아버지는 원래 옥황상제를 모시던 천상의 관리, 어머니는 선녀였는데 둘이 눈이 맞았다가 지상으로 추방되는 벌을 받아 인간이 되었고 그래서 둘 사이에 태어난 심청도 본래 선녀라는 것. 여기서는 심청이 용궁에 가자 용왕과 함께 다시 선녀로 복귀한 심청의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고, 심청은 어머니와 함께 한참을 천계에 가서 노닐다가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는 옥황상제의 결정으로 인간 세상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온다.

6. 뺑덕 어멈


중간에 심학규를 등쳐먹으려는 약간 개그성 섞인 악녀로 뺑덕 어멈이란 여자가 등장하는데, 소설에는 추녀로 묘사되지만 현대 기준으로는 미녀라는 이야기도 있다.[14] 재미있는 것은 뺑덕 어멈이 나중에 심봉사의 을 들고 쨀 때 같이 도망갔던 남자황봉사, 즉, 심봉사와 같은 맹인이라는 거다.[15] 뺑덕 어멈은 일부 판본에선 생략되는 경우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 뺑덕 어멈이 벌을 받는 장면이 들어간다.

7. 분석


심학규의 눈 상태는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백내장이라고 한다. 링크
공양미 300석의 가치를 심청전의 배경인 조선시대의 가치로 따지면, 초가집 50채를 살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는 SBS <대한민국 국민고시> 14회에서 언급되었다. 현대로 본다면 의 가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1억가량은 되니 지금으로 해도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을 거다. 일단 쌀 1석은 무게로 쳐서 140kg 전후로 성인 남성 1명이 1년치 양식으로 여겨졌으므로, 이는 300명의 1년치 양식에 해당하는 양이다. 쌀의 가치가 현재보다 훨씬 높았고, 쌀값(즉 식량 구매 비용)이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당시 상황까지 생각한다면 성인 남성 2백 ~ 3백 명의 1년치 생활비라고 봐도 큰 문제는 없는데, 이 관점을 현대에 대입해 보면 1억이 문제가 아니라 10억 이상에 이를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금액이다.


8. 비평


주인공 심청은 부모를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는 점에서 효녀의 대명사로 여겨지지만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정말 효녀라고 볼 수 있느냐는 의문 제기와 비판이 상당하며 토론 주제 등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심청이 자기를 희생해서 공양미 300석을 받고 아버지 눈이 뜬다고 그게 과연 아버지를 위한 일일까? 라는 논의다. 사실 이는 현대뿐만 아니라 옛부터 불효로 여겨지던 일이었는데, 몸이 불편함에도 심청을 아끼며 키워낸 아버지인 심 봉사가 아무리 자기 눈이 떠진다 한들 딸이 자기를 위한답시고 죽으면 평생 겪을 비극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의 목숨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효라고 미화한다는 비판 역시 존재하며, 심 봉사 역시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생각없이 빚을 지는 바람에 자식을 죽음으로 내몬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심봉사 건은 반박이 있는데, 사실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무능력한 가장' 역할 중에서 심 봉사는 현대적인 관점으로 봐도 그나마 착한 인물이다. 경제 활동도 불가능한 홀아비였음에도 심청을 키워냈고, 심청이 살아있을 적엔 재혼도 하지 않았기에 심청은 여타 고전소설 여주인공들처럼 계모에게 시달리는 일도 없었으며, 후처나 의 사탕발림에 속아 딸이나 정실부인을 내치는 가장들도 그리 중한 처벌을 받지 않는 고전소설 세계관 내에서 심 봉사는 딸에게 해를 끼치는 일도 하지 않았다. 공양미 삼백석 건을 덥썩 문게 과실이긴 하지만 이것마저도 심청에겐 숨기려고 했고, 후에 인신공양 건도 심청 혼자 자처한 거고 심 봉사는 차라리 같이 죽자며 울며 불며 말렸다.
주인공 심청은 공양미 300석을 부처님에게 바치면 아버지의 눈을 띄이게 할 수 있다고 믿어 자신을 인당수의 제물로 바쳤지만, 사실 처음부터 자신이 죽어도 아빠의 눈이 띄이지 않을 걸 알고 있었다는 말도 있다. 심청이가 황후가 된 후의 전개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심청이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봉사들만을 초대하는 잔치를 열었다. 만약 진짜로 아버지가 눈을 떴다고 믿었다면 홀아비나 중년 이상의 남성들만을 초대하는 잔치를 열어야지, 봉사들만을 초대하는 잔치를 연 건 말 그대로 심청이는 자신이 인당수에 빠져 공양미 300석을 바친 후에도 아빠가 여전히 장님이라는 걸 알고 있었을 거라는 것.
그러나 반대로 이런 설은 고전 문학을 현대인의 시각으로 너무 과대평가했기에 벌어진 오류라는 주장도 있다. 무슨 말이고 하니 고전 문학은 개연성이나 인과관계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거나 앞뒤 관계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매우 자주 일어나는데 심청이가 봉사들만 초정한 것도 일종의 설정 오류라는 것. 정상적으로는 심청이가 아버지가 실제 눈을 떴는지 아닌지 알 수 없어야 맞지만 독자들은 심봉사가 눈을 뜨지 못한 걸 안다. 그래서 일단은 독자들이 심봉사가 봉사인 걸 아니까 심청이도 아버지가 눈을 뜨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유 없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요새처럼 소설이나 이야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시대에도 이런 식의 독자는 알지만 작중 인물이 알 수 없는 사실을 작중 인물도 자연스럽게 아는 경우가 자주 생기는데[16][17]심청전에서 심청이 아버지가 눈을 떴는지 아닌지를 알지 못하는 게 맞음에도 그냥 독자들이 심봉사가 봉사인 걸 아니까 심청이도 별 이유 없이 알고 있는 걸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만약 진짜로 심청이가 정상적으로 작중 아버지가 모종의 이유로 눈을 뜨지 못했다는 걸 알았더라면 이에 대한 심리 묘사나 이유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심봉사 = 봉사니까 봉사들만 초정하자 이렇게 귀결되는 걸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사실 현대인들도 위에처럼 자세히 작품을 파고 들어야 심청이가 심봉사가 눈을 떴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냥 지나치기 쉬운 모순인데 과거 구전으로 전해지던 이야기에서 이런 치밀한 복선이 깔려 있었다고 믿기는 어렵긴 하다.

9. 기타


완판본에서는 맹인 잔치 마지막 날까지 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자, "몽운사 부처님이 영험하여 그 동안에 눈을 떠서 천지만물을 보시어 맹인 축에서 빠지셨는가"라며 걱정을 한다.[18] 물론 이렇게 생각한 직후에 심학규가 등장.[19]
애초에 원전에서도 "아버지 눈을 띄우기 위해서" 인당수에 뛰어들었다는 묘사보다는 그저 아버지가 생각없이 승낙한 공양미 삼백석 빚값 갚으려고[20] 뛰어들었다는 뉘앙스가 훨씬 강하고, 1990년 초반에 독일에서 각색하여 뮤지컬로 만든 바 있는데 독일인 극작가도 용왕이 심청에게 '너 아버지 여태 맹인' 이라고 알려주는 게 나오는 걸로 각색했다고 한다.
실질객관동화 13화에 따르면 젊은 시절에 용왕을 찼다고 한다.
심청이는 사실 기황후였다고 하는 설(?)도 대학에서의 강의 중 교수와 학생의 문답 형식 이야기로 SNS 등지에서 유명하게 떠돈 적이 있다.
전라남도 곡성군에서 심청전의 원류가 곡성이라며 군 홈페이지에 심청 캐릭터를 군 상징물로 지정하고 있다. 이는 곡성에 전하는 '원홍장' 설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원홍장은 이 동네에 태어나 중국에 잡혀갔다가, 판본에 따라서 동진의 황후가 되었다고도 하고 혹은 지방 호족인 회계공의 아내가 되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당시 역사적 배경으로 볼 때 해피엔딩으로 끝났을 확률은 낮다.

[1] 심청을 양녀로 들이고 싶어한 승상의 본처. 아들만 넷이라고 한다.[2] 이에 심봉사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 맹인들도 모두 눈을 번쩍 떴다고 한다.[3] 점술을 업으로 하며 살아왔으며 자신과 심학규가 혼인할 것을 예지몽으로 알았고 그가 딸과 재회할것 역시 심학규가 꾼 예지몽을 통해 알려주었다.[4] 이야기에 따라서 뺑덕어멈이 이 사람 역시 단물만 빨아먹은 뒤, 버리고 도망쳤다가 맹수들(곰, 호랑이, 표범, 늑대, 승냥이) 무리에게 먹혀서 죽었거나 도적 혹은 산적이나 해적 무리한테 살해당한 다음, 제물을 빼앗긴다는 설정 또는 병사했거나 자연재해(산사태, 홍수, 화재, 지진, 낙뢰)로 죽었다는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5] 애초에 도교 신비주의에서는 남성이 사정하면 '양기를 잃는다' 고 여겼다는 것도 생각하자.[6] 그렇다고 무슨 플라토닉한 관계는 당연히 아니고 어쨌든 성착취의 피해자가 되는 내용이다. 하술할 그녀의 심청 작가도 트위터에서 이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다.# 뭐 링크를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진짜로 각잡고 분석해가며 "비판"이라고 부를 만한 뭔가를 한건 아니고 "현실적으로는 이게 개연성이 있겠지만 나는 차마 그러고 싶지 않다"는 일종의 희망찬가라 할 수 있다. [7]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중반 즈음이다.[8] 리메이크 전에는 동화책을 얻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을 구해야 하는 퀘스트를 줬었는데 이 공양미는 아랫마을 위의 탑에서 서식하는 몬스터를 잡아야 하나 얻었는데 아이템이 안 나올 때도 있어 최소 300마리를 잡아야하는 노가다였다.[9] 던전의 원 주인은 마룡 카이저투스였지만 500년 전, 베르키스에게 한방에 끔살당했다.[10] 새 주인이 된 베르키스가 워낙 귀차니스트이다보니 던전 관리를 잘 안 해서 다들 500년 동안 굉장히 힘들게 살고 있었다. 현재까지 나온 마수들은 만티코어, 리빙아머, 가고일, 살라만더 등. (사실 말만 마수지 소설 장르가 라이트노벨이다보니 다들 귀엽게 나온다.) 던전은 서양 판타지 풍이지만 청이가 조선 사람이다보니 베르키스를 용왕님이라 부르고 만티코어는 대호님, 리빙아머는 갑옷님, 가고일은 석상님, 살라만더는 석척님이라 부른다.[11] 송나라 원풍(북송 신종때의 연호) 말년 황주 도화동이란 곳에 양반의 후예로 행실이 훌륭한 심학규라는 봉사가 곽씨 부인과 살고 있었다...가 첫머리.[12] 우연이라고 하기엔 얄궂은 것이 과거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한 백령도 인근 해역이 워낙 물살이 거세 구조작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역설적으로 심청전 설화가 어느정도 사실에 기반했다는 반증이 된 셈이다.[13] 물론 극적인 내용을 위해 이 부분만 수정 안 하는 경우도 있다.[14] 검은 피부에 왕방울 같은 눈, 튀어나온 광대뼈에 볼은 움푹 들어가고 입은 크고 입술은 썰어 놓으면 한 접시는 나올 판이라고 신명나게 조롱하는데, 이거 잘 조합하면 안젤리나 졸리가 나온다;;; 황월영이 실은 남만계 미녀 아니었을까 하는 설과 비슷한 맥락이다.[15] 참고로 전라도 지역에서 전래된 이야기 중 하나에서는 왕궁의 봉사 잔치에 간 봉사들이 단체로 두 눈을 다 뜨는데, 그 와중에 황 봉사는 전과가 있어서 그런지 '한쪽 눈만' 뜬다.[16] 예를들어 드래곤볼의 피콜로는 작중 천하제일무도회에서 태양권을 손오공이 시전하는 건 봤어도 천진반이 사용하는 건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셀전에서 '태양권은 천진반의 기술인데 어째서 손오공의 유전자를 가진 셀이 태양권을 쓸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태양권이 원래 천진반의 기술이라는 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알 수 있지만 반대로 피콜로는 작중 묘사만 보면 이게 손오공의 기술이라고 착각하는 게 맞다.[17] 다만 피콜로는 손오공이 천진반과의 대전때 "미안 천진반, 니 기술 좀 빌려쓸게." 라고 말하였는데 그때 말한걸 들었다면 설명 가능하다. 알다시피 피콜로는 청각이 매우 뛰어나다. 게다가 신이 천계에서 이전 무도회에서 천진반과 손오공, 혹은 잭키 춘의 싸움을 봤다면 충분히 설명된다.[18] 혹은 또 다르게 몹쓸 일을 당해 죽었거나 아니면 정말로 눈이 떠져서 안 왔는지도 생각한다.[19] 이후 심학규가 눈을 뜨기까지가 참 눈물겨운데 심청이 심학규를 보고 아버지임을 알고는 "아버지!" 라고 부르지만 심학규는 "대체 누가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냐"고 하는데 그러자 심청이 "아직도 눈을 못 떴냐"며 절규했다. 하지만 심학규는 여전히 자기 앞에 있는 게 딸인 심청인 줄 모르고 "내겐 자식이 없고 있긴 했으나 몹쓸 아비 때문에 인당수에 빠져 죽었다. 자식 팔아 먹은 내가 살아 뭣하겠냐. 어서 목을 끊어 달라."라고 했다. 이에 또 심청이 절규를 하는데 그러자 심학규가 정말 앞에 있는게 심청인가 싶어 하면서 "내가 눈이 있어야 보지, 어디 내 딸 좀 보자"라고 울부짖으며 통곡하는 순간 눈이 떠진다.[20] 눈을 띄운다는 소리에 승낙했는데 돌아와 생각해보니 실제로 지불할 능력은 없고, 부처님을 속인 죄까지 될까 걱정하고 있었다. 판본에 따라서는 공양미 삼백석 이야기를 한 스님이 심 봉사가 "공양미를 바치겠다"고 호언장담하자 그의 누추한 행색을 보고는 '부처님께 약속하고 안 지키면 앉은뱅이 된다'고 겁주는 경우도 있다. 심봉사가 그 자리에서는 객기를 부려 끝까지 약속을 했지만, 집에 돌아와 제정신이 들고서는 앉은뱅이 되겠다며 안절부절 못했다. 이 때문에 심청이 아버지의 심상찮은 모습을 보고 추궁(?)한 끝에 공양미 삼백 석 바치기로 한 약속에 대해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