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놀음
1. 개요
야구계에서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는 설. 투구의 중요성이 타격, 주루, 수비의 합보다 높다는 주장을 말한다.'''타선이 좋으면 4강을 가지만, 투수력이 좋으면 우승을 한다'''
야구계 오래된 격언
현실은 '''경기 단위의 영향에 의한 착시와 선택적 기억이 만들어 낸 편견 및 고정관념.'''
단, '''포스트시즌 같이 호흡을 길게 가져가지 않고 주력 투수를 많이 투입하는 단기전에선 상황에 따라 투수놀음이 될 여지가 있다.'''
야구가 발전하면서 투수의 중요성이 커진 건 사실이나, 이런 평가가 너무 과해져서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국내 야구계에서 무슨 격언처럼 돌아다니는 일이 있다. 선동열 前 감독이 말한 "방망이는 믿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도 그와 같은 맥락.[1]
그러나 이는 적어도 지금은 통하지 않는 낭설이다. 하지만 팬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설이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것은, 물빠따로 경기를 그르치는 것보다 투수가 거하게 불을 질러 패배하는 것이 더 사람 복장 터지게 하는 심리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듯 하다.
2. 상식적인 수준의 분석
야구는 공격과 수비로 나뉘고, 투수는 수비 측의 핵심인데 전부는 아니다. 투구 후 수비수의 한명으로 수비를 하기는 하지만 포구는 결국 야수인 포수가 해주므로 경기의 반인 수비 이닝에서조차 "전부"를 차지하지 못하는 직책이다. 심지어 지명타자가 있으면 공격에는 가담조차 하지 않는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리그라 할지라도 투수에게 기대되는 공격력은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서 순수하게 투수진이 지배하는 것은 경기의 50% 이하라는 것이다. 투수진 전부가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낸다는 극단적으로 비정상적인 가정을 해야 겨우 투수의 비중이 50%에 가까워진다. 공을 받아줄 포수가 있어야 하므로 그마저도 50%가 되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벌써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주장에 의구심을 갖는 것이 정상이다. 야수는 타격 주루 수비를 모두 다 한다.
"완벽한 투수가 완벽한 투구를 하면 한 경기는 무조건 이기므로 투수가 이론상으로 제일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들을 가치도 없다. 아마도 노히트 노런이나 퍼펙트 게임을 염두에 둔 발언 같지만 결국 저런 대기록들도 야수들의 수비의 도움을 받아야하며, 심지어 전 타자 상대 탈삼진을 잡는다고 해도 그 뒷면엔 모든 투구를 포구해낸 포수의 공헌도 있다. 실제로 정민철은 포수의 포일로 사사구 하나 없이 퍼펙트 게임이 깨진 적이 있다. 노히트 노런은 가져갔지만... 게다가 이 말을 뒤집어서 보면, "투수가 퍼펙트로 던지더라도 0점일 뿐이다" 라는 명언도 있다.
그리고 저런 논리대로라면 "완벽한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면 축구는 백전백승이므로 골키퍼가 제일 중요하다"는 의견도 들어맞아야 한다. 애초에 이런 극단적인 가정은 야구라는 스포츠에 적용될 "일반적인 원칙"을 이야기하는데 어떠한 의미도 가질 수 없다. 전 경기 퍼펙트 게임을 찍을 수 있는 투수를 보유한 팀이 있으면 당연히 '''그 팀에 한해서'''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반대로 전 타석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를 보유한 팀이 있으면 '''그 팀에 한해서''' 야구는 타자놀음이다. 산술적으로 전 경기 최소 4점이상, 기대값으론 7, 8점 이상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미친 가정인지 감이 오는가? 어느 쪽이든 헛소리.
현실성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갔지만 정말로 투수가 승리에 100% 기여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수비 상황에서 모든 타자를 플라이 유도하여 투수 본인이 잡아 아웃시킨다. 이 때 포수의 도움조차 전혀 받지 않기 위해선 플라이 이전의 공은 모두 파울로 유도해야한다.
- 자신의 타석에서 한 번 이상 홈런을 친다.[2]
- 이러면 같은편 선수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N:0으로 승리한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투수놀음을 말하는 사람도 '투수만 잘하면 된다'거나, '야수는 거의 의미없다'라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지는 않는다. 사실 야구의 포지션이 지명타자까지 합쳐도 총 10명인데 그중 투수가 50%, 아니 25% 정도만 지분을 가져가도 틀림없이 큰 역할을 맡는 것이기는 하며, 상식적으로 그 정도만 되어도 투수놀음을 운운하는 것이 위의 논리처럼 황당한 소리는 아니다.
3. 투수놀음이 나온 이유와 그에 대한 반박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져야만 경기가 시작'''된다. 즉,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는 일단 투수로부터 시작된다. 게다가 투수가 엄청나게 잘해서 타자들을 죄다 삼진으로 때려잡으면 투수와 포수 이외의 나머지 선수들은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이긴다'''. 이 때문에 이론적으로 투수 하나만 타자들을 잘 잡기만 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필요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언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3.1. 착시효과
예를 들어 매 경기마다 일단 6~7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투수는 자기가 등판한 경기에 한해서는 가장 큰 지배력을 갖는다. 6~7이닝을 버텼다는 것은 최소한 대량실점으로 일찍 무너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없다는 것이고, 정규 9이닝 게임에서는 후반까지 최소한 '''할 만한 상태로''' 경기를 이끌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야기를 시즌으로 넓혀보면, 이 투수는 시즌 내내 선발로 등판하는 날마다 같이 출전한 야수보다 높은 공헌도를 가진다. 여기서 착시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로테이션을 건너뛰지 않고, 시즌 내내 나올 때마다 6~7이닝을 먹어주는 투수를 부르는 다른 말이 있다. '''에이스'''.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없이 단 한 경기도 무너지지 않고 6~7이닝을 버티는 선발이 있다면 이 선수는 흔한 에이스가 아니라 리그를 뒤흔드는 수준이다. KBO 시절 리그를 지배했다고 평가받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수가 시즌당 27경기쯤 되었다. 27경기동안 단 한번도 무너지지 않으면 대충 160~190이닝 쯤 던진다는 것. 실제로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뛴 7년 동안 매 시즌 평균 180이닝 정도를 던졌다. 즉, 이런 수준의 투수가 있으면 당연히 사람들의 시선은 집중될 수밖에 없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개인으로서는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에이스를 보면서 사람들이 "아 역시 투수가 제일 중요하구나!"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은 분명 이상하지 않다. 에이스의 능력에 대한 경탄이 투수라는 보직에 대한 과대평가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것이 오류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모든 팀이 그런 180이닝쯤 먹어주는 투수를 보유할 수는 없다. 둘째, 아무리 에이스라고 해도 4~5일 간격으로 등판할 수밖에 없다. 셋째, 아무리 등판시 에이스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라도 다른 모든 야수들의 공헌도를 더한 것보다 높을 수는 없다. 한 예로 위에서 언급한 류현진을 보더라도 그렇다. 류현진이 KBO 리그에서 대단한 성적을 거두면서 팀을 이끈 것도 사실이지만 정작 그 때 소속 팀의 성적을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종합을 해 보면 투수진, 그중에서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선발투수들은 각각 나오는 경기의 숫자 자체가 적다. 따라서 에이스가 나오는 한 경기만 떼어다 놓고 보면 투수의 힘이 압도적으로 보이겠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3.2.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선발 문제
사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외국인 타자들을 찾아볼 수 있었으나, 2009년 KIA 타이거즈가 아킬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이라는 역대급 원투펀치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리그에서 외국인 타자를 보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졌다. 사실 말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지 2014년부터 투수 2명, 타자 1명을 선발하도록 유도하기 직전인 2010년대 초반에는 씨가 말랐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 이 당시에는 그래도 간혹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기기 위해 영입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선발 투수로 쓸려고 데려온 선수들이다. 그러다 보니 구단이나 팬들이나 역시 '''외국인 투수 농사를 잘 지어야 우승'''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인식이 한국 야구팬들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런 전례가 있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어쨌든 외국인 쿼터는 2명이었고, 투수를 데려온 팀들이 타자를 데려온 팀들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투수 1명의 영향력이 타자 1명의 영향력보다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이는 복잡한 다른 변수들로 인한 결과에 가까우며, 정말로 이렇게 받아들여서는 매우 곤란하다.
외국인 투수들이 많아진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지만 우선 '''KBO 리그 자체가 학생야구의 투수혹사로 인해 투타 불균형이 심각'''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을 투수로 채웠다는 것이 정설이다. 구단을 8개에서 10개로 갑자기 늘렸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야수도 신생 2구단에 똑같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당시 야수의 경우 포지션 문제로 인한 적체가 삼성, 두산 등 선수층이 두꺼운 팀들에게서 심하게 발생했고 이 선수들이 신생팀 2팀 덕에 주전을 먹거나 1군으로 올라올 기회를 얻은 반면 투수는 어느 팀도 없어서 못썼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야수 뎁스 자체는 10구단 때문에 얇아졌지만.
물론 토종 투수들만 있는데도 상위라인 선발진이 든든하고 어찌어찌 5선발을 돌릴 수 있으며 메이저리그처럼 단기적인 투수진의 부상은 2군에서 올라온 투수로 돌려막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야수 중에 취약 포지션을 타자로 메워보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당시나 지금이나 그런 팀은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혹사를 하지 않더라도 투수가 타자에 비해 소모성이 강한 만큼 타자는 키워서 어떻게든 쓰고 투수층의 공백은 외국인 선수로 메우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은 셈.
여기에 더해 외국인 선수 시장의 수요자 관점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NPB의 문제가 있다. 이쪽은 KBO 리그와는 반대로 투수 유망주가 넘쳐나는 반면 거포 유망주는 부족한 NPB가 상대적으로 타자를 선호하다 보니 비슷한 기여도를 기록할 수 있는 투수의 값이 더 저렴해질 수 있다는 것.
또 미국 야구에 비해 일정이 널널한 KBO 리그의 휴식일도 무시할 수 없다. 밑에 세이버매트릭스 항목에 언급하겠지만 어쨌든 휴식일 덕에 한 시즌에 한 투수가 등판하는 비율이 조금이라도 더 높으니 투수의 가성비가 KBO에서 약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나마 투수진이 탄탄한 상위 팀조차도 단기전을 강하게 염두에 둘 가능성이 있다. 야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도 유럽축구와 비교하면 포스트시즌이라는 단기전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차이가 있지만, 팀 운영을 보면 한국만큼 무조건 단기전에 목매지는 않는다. 어느 나라나 외국인 선수는 어느 정도 자국 선수와 비교해서도 소모품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더 강하기에 단기전에서 굴릴 수 있는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반대로 리빌딩을 하는 팀의 입장에서 야수는 몇몇 멀티플레이어가 아니면 포지션 고정으로 인해 신인 육성에 방해가 되는 반면 투수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켜도 국내 선수들은 남은 선발 로테이션 3개와 계투로도 경험치를 얼마든지 먹일 수 있기 때문에 리그에서는 더더욱 외국인 투수를 선호한다. 이는 두산 시절 김경문 감독이 인터뷰한 적 있는 내용.
결과적으로 2014년에 외국인 타자들이 다시 등장하고 이후 에릭 테임즈, 야마이코 나바로 등 툴플레이어들이 맹활약하면서 야수 1명의 영향력이 투수 1명보다 약해서 외국인 타자를 쓰지 않았다는 해석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3.3. 세이버메트릭스
조금 더 자세하게 세이버메트릭스로 접근하면 오히려 야구는 '''야수놀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된다. 공헌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WAR이라는 것을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리그 내 야수는 60%가 조금 못 되고, 투수는 40%를 조금넘는 정도의 war 계수를 배분받게 되기에 야수 전체의 WAR은 투수 전체의 WAR보다 높게 나온다. '''무엇보다도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투수 WAR의 총합이 타자 WAR을 뛰어 넘은 적이 없다.'''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1985년 선동열 같은 예외도 있지만 최고 WAR는 야수가 적립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MLB에서도 최고의 선발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와 최고의 야수인 마이크 트라웃의 커리어 하이 WAR을 비교해보면 커쇼는 8 중반이고 트라웃은 '''10'''을 넘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아무리 뛰어난 선발 투수라도 매 경기에 출장한 야수의 공헌도를 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구조상 그런 것이다. 한 경기를 소화하는 투수의 체력 소모가 야수보다 훨씬 높기 때문. 매 경기 출장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런 투수는 데드볼 시대 이후론 존재할 수 없게 되었으며, 선발 투수보다 이닝을 적게 소화할 수밖에 없는 중간계투나 마무리 투수까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요약하자면 시즌 전반을 보았을 때 투수의 영향이 타자보다 적다는 것은 수치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투수의 가치를 맹신하는 동양 야구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운영에서 거대 FA 계약을 맺는 대상이 주로 야수들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는 투수가 시즌 MVP를 받는 것도 상당히 힘든데 이 또한 같은 이유다. 중간계투나 마무리 투수를 상위 드래프트로 뽑지 않는 이야기까지 넣으면 더더욱 야구는 투수놀음 같은 소리를 할 수가 없다.
월요일을 거의 고정적으로 쉬는 한국야구의 경우 메이저리그보다는 좀 더 투수들이 많은 비중을 소화할 수 있지만, 극단적으로 7/6, 약 1.16을 곱해줘도 분업화된 현대야구에서는 투수가 타자를 넘기 어렵다. 다만 대체선수 레벨을 산정하기 어렵고 혹사로 인해 투수가 기근인 한국의 상황은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문제는 한국 프로야구의 통계지표 수집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아직 정확한 수치화가 곤란한 부분이다. 또 단 2년 뿐인 이야기지만 9구단 홀수구단제에서는 번갈아 한 팀씩 한 시리즈를 쉬던 시절에는 그만큼 팀들이 상위 선발투수나 필승조를 우려먹기도 했다.
3.4.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
공을 가지고 하는 단체 구기종목은 승패를 가르는 득점이 공과 연관되어 나오기 때문에 공을 많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이 득점을 만들어내고 경기를 주도하며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이 점이 극대화된 스포츠는 미식축구와 농구. 미식축구는 쿼터백이 처음부터 공을 가지고 나머지 팀원에게 분배하는 스포츠고, 농구는 5명중 가장 뛰어난 1명에게 공을 몰아주어 공격 효율을 올릴수 있다. 따라서 이런 종목에서는 쿼터백놀음, 에이스 놀음이 어느정도 통한다. 그나마 인원이 많고 공격팀과 수비팀이 나눠져있는 미식축구와 달리, 한팀에서 5명만 뛰고 전원공격+전원수비인 농구의 경우 이런 에이스 놀음이 특히 극심하다. 인원이 적고 코트가 작기 때문에 한 선수의 영향력은 그만큼 더 크기 때문.[3]
반면 이를 주도적으로 할 수 없는 종목은 그만큼 에이스 1명의 팀내 비중이 떨어진다. 앞서 미식축구와 농구도 결국 나머지 팀원이 있기 때문에 쿼터백과 에이스가 빛나는 것일뿐이다. 에이스 1명에게 공을 쉽게 몰아줄수 없는 종목이거나(대표적으로 축구), 나머지 팀원들이 공을 반드시 만져야하는 종목(대표적으로 배구)은 반드시 팀 전체의 능력이 중요하게 되고, 굳이 에이스를 꼽는다면 공 점유여부보다는 득점을 결정짓는 선수가 에이스가 된다. 축구에서 골게터, 배구에서 아포짓이 에이스인 경우가 많은건 그 선수가 공을 많이 만질수록 득점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메시 GO나 가빈화재, 레오화재같은 이른바 몰빵전술이 탄생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가 시작할 때 공을 던지는 것 이외에는 선수 한명이 공을 일정시간 점유하는 일 자체가 없다.''' 야구의 프로세스에서 타자는 투수가 던진 공을 '''투수의 의사와 상관없이''' 배트를 휘둘러 맞춰서 타구를 페어지역에 떨어뜨리고 1루, 2루, 3루, 홈에 공이 도착하기 전까지 베이스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수비진은 이를 저지한다. 이 과정에서 타자는 투수가 던지는 공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 원하는 장소로 날려보낼 정도로 타구를 제어할수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아예 투구에 공을 맞추는 것조차 성공률이 50%가 될까 말까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에서 득점행위를 좌우하는 공을 점유한 선수 의사에 따라 통제하는 것이 그나마 가능한 상황은 '''투수가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순간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보면 투수도 역시 타자들과 마찬가지로 공을 던졌지만 그 공이 어디로 날아갈 지 모른다는 뜻이다. 아무리 투수가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좋은 공을 던져도 타자의 노림수가 좋아서 그라운드 내 빈 곳에 떨어지거나 담장 밖에 떨어질 수 있고, 원하는 곳에 공이 안 들어가거나 의도치 않게 공이 상대 타자를 때릴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수비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실점하는 경우도 있다. 투수 뒤에 서는 수비수들도 타자도 제어를 못하는 타구가 방망이에 맞고 어디로 날아가고 튈 지 모르기 때문에 타자의 스윙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수동적인 존재다.
따라서 투수의 수준이 타자보다 압도적으로 높을 때에만 경기를 투수 1명이 지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에이스가 많은 등판을 할수록 야구가 투수놀음, 아니 '''에이스 놀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투수의 수준이 야수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거나, 토너먼트같은 단기전에서 에이스 투수가 속된 말로 '긁히는 날'이거나, 상대 타자들이 단체로 난조를 보이면서 경기력 차이가 발생하거나, 선수들의 전체적 기량이 낮으며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의 기량이 천차만별인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까지 내려가야 진짜로 잘하는 투수 한명이 투수놀음을 할 수 있다.
그 예로 고등학생의 어깨를 쥐어 짜내서 우승을 다투는 일본의 고시엔, 정도는 다르더라도 투수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한민국 고교야구, 그리고 아예 개인 자질에 따라 실력이 들쑥날쑥하고 혹사가 당연시되었던 초창기 KBO 리그[4] 가 바로 그런 예이다. 즉, 리그 수준이 낮고 선수간 실력 격차가 클수록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낭설은 진실이 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라는 말은 역으로 따져보면 '''"우리 리그는 수준 낮아서 에이스 하나로 다 해먹을수 있음!"'''이라는 것과 진배없는 발언인 것.
4. 예외의 상황
4.1. 투수 운용의 중요성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한 투수가 그 팀의 시즌 전체를 커버할 순 없다. 결국 그 팀의 투수진 전체가 한 시즌을 커버한다. 즉, 유격수 박진만이 내야 전체를 책임지지 않는 것처럼, 투수도 투수진 전체로 생각해야 한다.
그럼 투수 한 명이 시즌을 책임지진 못하지만, 투수진 전체가 한 시즌을 전체를 책임지므로 투수진 전체가 야수진보다 기여도가 더 높은가 하면 그건 쉽게 재단할 수 없는 문제다. 왜냐하면 한 경기나 시즌 전체를 봐도 투수가 야수에 비해서 공을 많이 만진다. 일단 투수가 공을 던져서 야구가 시작하고 투수의 구위가 좋으면 야수가 대항하기 힘들다. 이렇게 생각하면 투수가 우위지만, 그러나 공격 수비로 분산해서 생각하면 타자가 공을 안 만져도 타석에서 지켜보는 자체가 이미 투수와 대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수는 공격의 전부를 그리고 수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투수진은 수비의 상당 부분만을 커버할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야수진 전체가 투수진 전체보다 야구 경기 자체에 많이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투수가 정말 야구에 중요 요소인 건 다른 이유 때문이다. 단지, 타자와 투수가 다른 점은, 투수 한 명이 한 경기 혹은 한 시즌을 책임지기 힘들기 때문에 투수 운용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된다. 예를 들어, 포수 운용을 본다면 2014년 SK의 포수 운용은 주전포수 이재원과 정상호를 놓고 2군에 조인성을 놓다가 조인성이 트레이드되면서 이 둘을 중심으로 운용됐고 다른 모든 팀도 비슷하다. 즉, 야수는 주전과 백업을 확정해놓으면 시즌 내내 감독이 그 포지션의 운용을 특별히 고민할 필요없이 굴러간다. 대타 대주자 기용하거나 체력 보존을 위해서 주전 선수를 빼고 백업 선수를 넣는 등의 소소한 변화만이 필요하다.
그러나 투수는 풀타임으로 한명 두명이 한 시즌을 굴러가지 못하고, 투수의 어깨는 사실 소모품이기 때문에 투수 기용을 어떤 식으로 하냐에 따라 투수가 매우 민감한 성적을 낸다. 즉, 구원투수가 3~4일만 연속으로 던져도 벌써 혹사가 된다. 3~4일째는 제대로 구위가 나오지 않아서 중요 상황에 올리면 경기를 망칠 수도 있고, 이런 혹사를 되풀이 하다가 부상을 입기도 한다. 타자는 상대적으로 이런 예민한 기용을 따지지 않아도 된다. 즉, 야수든 투수든 간에 좋은 선수가 많으면 팀의 성적은 일반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투수는 던지면 던질수록 소모되는 성향이 강하고, 사용 방식에 따라서 혹사될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투수진은 항상 두텁게 유지한 상태로 감독이 잘 운용해서 한다. 만약 투수기용이 실패하면 경기 후반에 넣을 투수가 거의 없으면 경기는 완전 개판이되고, 시즌 치르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차질이 생기면 경기 자체가 성립이 힘들다.
감독이 한 경기를 치르든 시즌을 치르든 투수를 어떻게 기용하느냐 즉, "야구는 투수(기용)놀음이다"는 맞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타자보다 투수가 쉽게 소모되어서'라는 이유가 크다.
4.2. 장기전과는 다른 단기전의 특성
'''이 격언이 나온 가장 큰 이유.'''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 한정으로는 이 격언이 어느 정도 맞다. 단순히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KBO 리그, 일본프로야구 등 프로 리그의 포스트시즌은 물론, 고교야구나 국제대회같은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에서도 이 격언이 통용된다.
그 이유는 야수와 투수의 경기당 승리 기여도(WAR) 차이가 크기 때문. 예를 들어 2015 시즌 최고의 야수이자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의 팬그래프 WAR이 157경기에 출전하여 9.0인데, 동 시즌 최고의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는 33경기에 나와서 8.6을 기록했다. 이를 경기 수로 나누면 마이크 트라웃이 0.057인데 반해 커쇼는 0.26로 한 경기당 공헌도는 커쇼가 트라웃보다 4.5배나 높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아무리 최고라 칭송받는 야수라 해도 단일 경기 내에서의 공헌도 및 중요성은 투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때문에 단기전일수록 야수와 투수의 WAR 격차는 심할 수 밖에 없고 여기에 작정하고 에이스 투수들이 짜내기 시작한다면 그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클레이튼 커쇼와 같은 몇몇 예외도 있으나 미국의 매디슨 범가너와 랜디 존슨, 한국의 최동원처럼 강력한 에이스들이 포스트시즌을 지배한 경우는 자주 있을지언정 야수가 포스트시즌을 지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설령 에이스가 없더라도 전반적으로 강력한 투수진을 구축한 경우[5] 포스트 시즌을 지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개개인의 활약보단 두터운 뎁스 위주의 팀 구성전략인 '''머니볼'''이 우승을 해내기 어려운 것이 여기에 있다.
단기전에서 투수의 중요성도 이러한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단기전이 여러개 모여서 페넌트레이스가 되기 때문에 투수의 중요성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다. 겨우 몇 경기로 우승을 가리는 단판승부 혹은 단기전에서는 가장 강력한 투수를 몇 번이고 등판시켜서 '''짜내는''' 운용이 가능하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6] 최동원, 염종석, 배영수 같은 극단적인 예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 팀내 4~5선발을 주전으로 운용하는 감독은 없다. 당장 그 수준높다는 MLB에서도 챔피언십 시리즈 정도 가면 선발은 3명 정도로 돌리고 그 이하는 불펜에 대기하는 경우도 잦다. 물론 5선발이 딴 팀에서 에이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선발진이 탄탄한 팀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지만...
물론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이 또한 절대적이지 않다. 매년 가을만 되면 정규시즌과는 다른 의미로 경기를 지배하는 에이스도 엄연히 있기 때문. 하지만 확률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경기 내의 지배력이 높은 에이스를 자주 끌어 쓸 수 있는 단기전에서 투수의 공헌도는 페넌트레이스보다 높다. 단기전에서마저도 야구가 투수놀음이 아니라면 고교야구에서 에이스들이 혹사로 갈려나갈 이유가 없지 않는가? 당장 2014년 월드 시리즈에서 매디슨 범가너가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 알 수 있다.
앞서 말한 세이버매트릭스적으로 접근해도 포스트시즌에 투수의 등판간격이 좁아지면 당연히 페넌트레이스와 비교해서 경기당 평균 기여도도 올라간다. 메이저리그의 경우에도 다소 투박하게 따질 경우 5선발제가 4선발제로 바뀌면 선발투수가 5/4=1.25배의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이고, 3선발과 4선발의 실력차가 크거나 시리즈에서 코너에 몰렸을 때 전가의 보도로 꺼내드는 3선발제로 가면 5/3=1.67배에 달하는 보정이 들어갈 수도 있다. 보다 다양한 변수를 더 정교하게 고려한다면 이야기가 복잡해지겠지만[7] , 어쨌든 정규시즌과 비교했을 때 기여도가 뒤집힐 가능성이 분명 존재하는 것.
물론 단기전에서의 투수의 중요성이 좀 더 커진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타격은 믿을 수가 없다는 표현처럼 야수들의 활약이 중요하지 않은 것 또한 전혀 아니다.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1:3으로 패배까지 몰렸던 삼성을 구원한 최고의 일등공신이 중요 고비때마다 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던 박한이였다는 것과,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가 왜 졌는지를 분석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또한 냉정하게 말하자면 단기전에서 4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는 식의 소위 '짜내는' 플레이는 감독들이 많이 구사한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단판승부 역시 '''점수를 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스포츠'''다.
5. 실제 사례
2001년도에 10승 투수 한 명 없이도 우승한 두산 베어스, 1970년대 투수진의 상대적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따낸 '빅 레드 머신' 신시내티 레즈, 2013년의 보스턴 레드삭스 등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투수진보다 타선이 강력했음에도 우승을 따낸 팀들은 많다. 그리고 투수진이 매우 강함에도 불구하고 우승은 커녕 포스트시즌도 못간 팀들도 존재한다.[8] 단지 사람들이 선별적으로 기억을 하기 때문에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일은 기억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 뿐이다. 당연히 반대로 타선이 강한데 투수의 힘이 약해 우승하지 못한 경우도 존재한다.[9]
당장 2013년 메이저리그를 보자. 선발 투수가 제일 강했던 팀은 이견의 여지없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였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인 WAR이 선발 투수진에서 25.3이 뽑혀 나왔으니까. 반면 보스턴 레드삭스 역시 선발진이 강했지만 선발진 합산 WAR 이 15.9로 디트로이트와 큰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야수진의 WAR 합산은 디트로이트가 26.5, 보스턴이 36.6로 선발진 못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결국 시즌 승률에서나 단기전에서나 승리한 것은 보스턴 레드삭스.
혹자는 2010~2015년 왕조 시절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불펜진을 보며 "보라,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가!" 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 때의 삼성은 투수나 야수나 다 잘난 팀이었다'''. 2000년대 후반 선동열 감독 시대 삼성야구가 지루한 불펜야구라고 비판받고, 실제로 성적 또한 2010년대에 비할 바 못되었음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그 때의 삼성은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이승엽, 야마이코 나바로등의 강력한 타자들을 보유했던 팀이다. 이 팀이 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를 나갔고, 4년 연속으로 통합 우승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투수만 잘나서가 아니라 '타자와 투수 모두' 잘나서다'''. 흔히들 강팀에 대해 '투타의 균형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가? 타선이 잘나도 투수진이 왕창 실점하면 지고, 투수진이 1실점만 했어도 타선이 불발이면 지는 게 야구다.[10] 이래도 이해가 안 간다면 2020년의 삼성의 경기를 보자. 불펜진만 강한 상황이 되니, 단기적 운용은 되지만 필연적으로 DTD가 나오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타자가 아무리 잘해도 투수가 못하면 역시나 이길 수 없다.
2017년 KBO리그의 LG 트윈스는 ERA 4.33 FIP 4.43 WHIP 1.32로 투수력 전분야에서 걸쳐 1위를 차지했으나, OPS 9위라는 병맛나는 타력으로 포스트 시즌에 가보지도 못하고 끝났다. 반면 그 해 정규시즌 1위팀인 KIA 타이거즈의 ERA는 4.82로 5위에 불과했지만 OPS는 .840으로 1위였다. 결국 투타의 균형이 중요하단 소리다.
6. 결론
결론은 정상적으로 평준화가 된 프로야구 리그에서 1년 뽕뽑고 선수를 버릴 막장 운영을 하지 않는다면,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은 착각에서 비롯된 편견에 불과하다. 우승권에 팀을 가져다 놓기 위해선 일단 투타 모두 리그 평균 이상으로 해주도록 노력해야 함이 당연하다. 각 팀의 유망주 사정, 구장 등을 감안해서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투수진 쪽에서 얻어낼 지, 타선에서 얻어낼 지 결정하는 것이 바로 합리적인 운영이다. 적어도 현시대에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라는 말이 통한다면 투수와 타자의 경기력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진 것. 그러나 일면으로 투수는 타자에 비해서 소모성이 강해서 예민하게 잘 기용하지 않으면 막장이 될 수 있으니 감독의 선수 운용은 상당 부분이 투수 운용이므로 야구는 투수(기용)놀음인 것도 맞다. 또한 단기전으로 한정하면 일반적인 장기전과는 달리 우수한 투수만을 기용하고 이들의 등판 간격을 줄일 수 있으므로 투수의 경기 영향력이 증가하니 어느 정도는 맞는다.
7. 기타
가끔씩 야구는 투수'''노름'''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설마 그것도 구분을 못할까 싶지만 말로만 들으면 발음이 완전 똑같아 야구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착각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구글링을 해 보면 예전부터 각종 게시글에 야구는 투수노름이 무슨 말이냔 질문이 올라 온 경우도 보인다. 2008년 야구선수들의 도박이 화두가 됐을 당시 기레기들의 선동질과 마녀사냥이 더해져 이니셜 놀이 끝에 여러 선수들이 언급됐고, 언급된 선수 중에선 당연히 투수도 끼여있었기에[11] '야구는 투수노름' 드립이 꽤나 성행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5년, 또 삼성 라이온즈 소속 야구선수들이 도박을 했다는 기사가 터졌는데 공교롭게도 이에 연루된 선수들 모두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이라는, 팀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투수인 고로 야구는 투수노름이라는 개드립이 다시 활개를 쳤다. 결국 삼성은 당해 한국시리즈에서 해당 선수 세 명을 엔트리에서 뺀 채로 한국시리즈를 치렀지만 당연히 이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준우승했다. 위에 적힌 것과는 다른 이유지만 결과적으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증명한 사례.
[1] 다만 이 말은 거의 같은 의미이지만 좀 더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소위 타격감으로 표현되는 타자들의 성적 '''편차'''가 투수의 성적 기복보다 더 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지 '''절대적인 승리 기여도'''의 차이를 말하는 이 문서와는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후에 본인이 쓴 칼럼에서는 타격은 원체 어려운 것이기에 투수가 타자에게 의존하면 안 된다는 의도로 말했다고 한다. 물론 발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표현이 투박했다면서 자신에게 상처를 받았던 타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2] 지명타자가 있는 리그는 지명타자를 소멸시키면 된다.[3] 마이클 조던이나 스카티 피펜, 케빈 가넷, 팀 던컨처럼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는 상대팀 전체에 영향을 줄 정도. NBA의 기록중에는 한 선수가 그 팀의 공격권을 얼마나 썼는지 알아보기 위해 Usage Percentage라는 수치를 이용한다. 원맨쇼가 극에 달했던 1987년의 마이클 조던의 경우 이 수치가 38%에 달했는데, 이는 당시 조던이 뛸 때 시카고 불스의 전체 공격시도 100% 중, 38%를 조던이 슛하거나 어시스트하는, 즉 '''조던의 손 끝에서''' 끝냈다는 얘기다. 한 선수가 얼마만큼의 승수를 만들어냈는지를 따지는 winshare의 경우, 위에 언급된 조던은 80년대에 팀이 기록한 전체 승수의 40% 이상을 혼자 힘으로 만들어냈다고 평가받는다.[4]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장명부 항목 참조[5] 대표적인 예가 해태 타이거즈. 무려 한국시리즈 승률 100%다. 한국시리즈 전반을 봐도 2001년 두산 베어스와 몇몇 시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팀들이 투수진에 의존하여 우승을 했고 준우승 팀에 비해 투수진이 밀려서 우승한 적은 거의 없다. 삼성이 2002년 전에 포스트시즌에서 번번히 물을 먹던 이유도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투수진에 있다. 단, 2001년은 상대 야수진이 미쳐 날뛴 몇 안되는 경우.[6] 게다가 이런 경기는 정규시즌과 달리 다음이 없기 때문에 투수들도 완급조절로 힘을 비축하는 투구보단 초반부터 전력을 다하는 투구를 한다.[7] 예를 들자면 하위 20%에 해당하는 투수를 상대하지 않는다면 타자들의 득점력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다.[8] 1995년 해태 타이거즈, 2017년 LG 트윈스.[9] 2003년 삼성 라이온즈, 2008~2011년 롯데 자이언츠, 2014년 넥센 히어로즈.[10] 삼성의 완벽한 투타조화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팀은 바로 SK 와이번스, 2011년 한국시리즈와 2012년 한국시리즈 모두 훌륭한 투수진을 보유했음에도 그들보다 한 수 위에 있던 삼성 투수진들과 타자들로 인해 결국 우승을 거두는데 실패했다. 역대로 놓고 봐도 팀 상성이 매우 유사했던 사례 중 하나. 물론 2010년 한국시리즈 당시엔 SK가 그 투수력으로 삼성을 짓눌렀으니 삼성에게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대결.[11] 당시 오승환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라서 한동안 욕을 먹었었다. 당연히 뜬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