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이발사

 

'''효자동 이발사''' (2004)
''孝子洞 理髮師, The President’s Barber''

[image]
'''감독'''
임찬상
'''각본'''
임찬상
'''각색'''
장민석
'''제작'''
신유영, 박성호, 최용배, 김홍백, 김우진
'''촬영'''
조용규
'''조명'''
임재영
'''편집'''
김현
'''미술'''
강승용
'''음악'''
피터 쉰들러, 박기헌, 이근화
'''출연'''
송강호, 문소리 등.
'''장르'''
드라마, 블랙 코미디
'''제작사'''
㈜청어람
'''배급사'''
[image]쇼박스
'''개봉일'''
[image] 2004년 5월 5일
'''상영 시간'''
116분
'''총 관객수'''
[image] 1,972,377명 (최종)
'''국내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1. 개요
2. 줄거리
3. 평가
4. 여담


1. 개요


송강호, 문소리 주연의 영화.
효자동의 평범한 이발사청와대에서 대통령[1]의 전속 이발사가 되면서 겪는 일들을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 8.15 광복 이후 4.19 혁명, 박정희 정권을 거쳐 제5공화국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를 우직하면서도 평범한 한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포레스트 검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2. 줄거리



청와대가 경무대[2]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 근처 효자동에서 '효자이발관'을 운영하던 이발사 성한모(송강호 분).[3] 그는 자신의 이발소에서 면도사겸 보조로 일하던 처녀 김민자(문소리 분)를 덮쳐서 덜컥 임신을 시켜버리는 대책없는 이발사였다.
경무대 근처 주민다운 자긍심으로 그는 나라가 하는 일이라면 항상 옳다고 믿었고, 1960년 3월 15일 선거날에도 나라를 위해 야당을 찍은 투표용지를 몰래 먹어버리거나, 야산에 투표함을 묻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임신은 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민자를 나라의 정책이었던 ‘사사오입’으로 임신 다섯달이면 사람 한 명으로 봐야 하니까 무조건 낳아야 한다는 논리로 설득시킬 만큼 나라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그리고 아이 이름은 '낙안'으로 짓자고 했지만 민자는 아이 이름이 촌스럽게 낙안이가 뭐냐고 펄쩍 뛰었다.
그리고 약 5개월 뒤인 1960년 4월 19일, 민자의 진통이 격해지자 성한모는 리어카에 아내를 싣고 얼른 병원으로 가려고 하는데, 거리에는 부정선거를 철회하라는 시위가 한창이다. 경찰의 총에 맞아 상처를 입은 학생들은 이발사용 흰 가운을 입은 한모를 의사로 착각하고, 어쩌다 영웅이 된 한모는 민자를 태운 리어카에 학생들을 마저 태우고 병원으로 향한다. 이후 민자는 아들을 낳았고 남편의 소원대로 이름을 '성낙안'이라 지었다.
이후 이승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하야하고 새로 제2공화국이 성립된다. 시간이 흘러 1961년 5월 16일, 효자이발관 앞으로 탱크가 청와대를 향해 한 차례 지나감과 동시에, 또다시 정권이 바뀌고 ·고생 삭발령이 발령되면서 이발소는 나날이 번창한다. 이는 쿠데타 이후 국민들의 자율적 경제·사회질서를 통제하고 억압하여, 그 대가로 한국의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모습을 암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대통령 경호실장인 장혁수가 이발소에 방문하고, 이발소 정면에 걸어놓은 대통령의 사진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리고는 잠깐 수면을 취한 후 "나는 정보기관 사람인데, 오늘 밤 12시에 이 근처에서 간첩이 나올테니 꼭 신고해야 한다."고 말하며 나간다. 성한모는 평소의 성격대로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그날 밤에 지붕 위에서 망원경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던 남자를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이 남자는 간첩이 아니라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조총련계 재일 교포를 감시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 일로 성한모는 청와대를 방문하게 되었고, 대통령은 이를 높이 사 한모에게 표창장을 수여함과 동시에 '대통령 전속 이발사'로 채용하고, '성실장' 이라고 칭한다. 이후 전속이발사로서 청와대를 들락날락하면서 대통령과 나름대로 정이 들게 되고, 덕분에 미국 순방에도 따라가서 대통령을 모시게 된다.[4][5] 덕분에 성한모는 효자동에서 '성실장'이라고 불리며 지역의 유지(...)로 군림하게 된다.
그러나 1968년 1.21 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이 날 남침한 무장공비들이 설사병을 앓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루구스 병[6]에 걸린 사람들은 모두 간첩이니 체포하라'는 발표를 한다. 이에 설사만 했다 하면 동네사람끼리도 서로 의심하여 신고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고, 체포된 사람들은 중앙정보부로 끌려가 전기고문을 받으며 공비들과 내통했다는 자백을 강요받게 된다.
어느날, 한모가 이발소에 있는데 동네 아이들이 '얼레리 꼴레리' 노래를 부르며 나타나더니 낙안이가 설사를 했다고 한다. 한모는 아이들 말을 무시하고 저리 가서 놀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말을 안 듣자 모두 내쫓았다. 그런데 잠시후, 이발소에 들어온 낙안은 설사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때 한모는 장혁수를 이발하고 있었고 장혁수 앞이라 불안했던 그는 잠시 이발을 멈추고 동네 파출소로 데려갔다.
파출소에 온 한모는 순경에게 급한대로 사정을 설명한뒤 아이만 두고 다시 이발소에 돌아가 버렸다. 한모는 그냥 자기가 다시 올때까지 잠깐동안만 아이를 맡아달라는 뜻에서 한말이었는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순경은 '간첩에는 애어른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를 중앙정보부에 인계해버렸다. 그리고 낙안이는 다른 설사병 환자들과 끌려가는 처지가 됐다.
중앙정보부에 도착하여 처음 낙안이의 고문을 담당한 수사관은 매우 어벙해서, 고문을 하는 수사관이나 당하는 국민학생 낙안이나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전기고문 도중에 낙안이의 입에 전구를 물리면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걸 발견한 고문관과 낙안이는 얼씨구나 의기투합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거는 전구 무더기를 가져다가 연결한 다음 불을 번쩍거리면서 로큰롤을 틀어놓고 신나게 같이 놀다가(...) 중앙정보부장에게 걸려 박살난다.[7] 가뜩이나 경호실장 때문에 기분 나빴던 그는 마침 '잘 걸렸다'고 낙안이를 박살낼 것을 지시하고, 낙안이는 본격적으로 심한 고문을 받는다.[8]
이후 양손과 발목이 밧줄에 묶인채 집앞에 버려지다시피 돌아온 낙안. 그런데 다음날부터 낙안의 몸에는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고문의 후유증 탓에 제 힘으로 설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를 안 민자는 충격을 받아 오열하기 시작했고 한모는 집을 뛰쳐나와 그간 숭배하던 나라에 대한 원망감을 표출했다. 그리고 한모와 고스톱을 치며 알고지내던 동네 친구 몇몇은 사건에 연루되어 있지도 않은 간첩누명을 쓰고 모조리 사형을 당하고 만다.
그는 아들의 다리를 고치기 위하여, 낙안이를 업고서 전국의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다니지만 효험이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 깊은 산골 암자의 의원에게서 '내년에 서울에서 이 죽거든, 그 알을 파내서 먹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은 고대부터 을 상징하는 것이었고, 이듬해 일어난 일은 다름아닌 10.26 사건.
박정희의 초상화에서 동공 부분의 페인트를 벗겨서[9] 낙안이에게 먹이지만, 여전히 차도가 없었다. 10개월간의 짧은 최규하 정부를 지나 전두환대한민국 제5공화국이 들어선 후, 성한모는 과거 '박정희의 이발사'란 이유로 전두환에 의해 다시 채용된다. 그러나 이미 마음은 예전같지 않는다. 나랏님을 모신다는 생각이던 예전과는 달리, 정치권력에 대한 끝없는 의구심이 생긴 것. 전두환을 처음으로 이발해주던 날 그의 머리를 보고 곤란한 표정을 짓고는 '''"각하, 머리자라면 다시 오겠습니다."''' 라는 말을 한다. 전두환이 성한모를 노려본 다음, 끝내 낙안이처럼 두들겨맞고 다음날 새벽 자루에 싸여 짐짝처럼 버려진다. 하지만 자루를 풀어 헤치고 나온 성한모는 새벽 하늘을 보며 더할 나위 없이 해맑게 웃는다.
그 후 어느 날, 낙안이의 다리가 기적적으로 낫게 되고 성한모와 낙안이가 함께 웃으며 자전거를 타는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3. 평가


전체적인 평가는 무난한 드라마 영화 정도로 평가된다. 가상의 이발사가 격동의 시대의 주요 인물을 바라보는 과정을 그렸는데, 주인공의 순진하고 소박한 성격을 통해 보여준 코믹하고 감성적인 모습이 영화의 큰 맥락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에서 참신한 내용이 부족했고 약간은 식상한 면도 없지 않았다. 여타 다른 유명한 감동 영화과 비교하면 큰 임팩트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가 담고있는 상징'''이다. 청와대 이발사인 성한모(송강호)의 아들인 '''낙안'''이 상징하는 것이 '''대한민국민주주의'''라는 해석이 있다. 낙안이는 결혼도 안한 부모들 사이에서 잉태됐다가[10], '사사오입이면 헌법바꾸는데 아이도 임신한지 5달 지나면 낳아야 한다'는 성한모의 주장에 따라 무사히 태어난다. 여담으로 성한모는 박정희 앞에서 이 얘기를 자랑스럽게 했다가 '잘 배워 처먹은 놈들이 나라를 망친다'며 박정희의 비위를 거슬렸고, 그날 밤 "사사오입!"이라고 외치고는 총살되는 꿈을 꾼다.
2013년 씨네21 보도에 의하면 이 영화를 새누리당에서 좌파영화라면서(...) 투자자들에게 왜 투자했냐는 말을 하다가 투자자들에게 같이 좌파 영화라고 문제라면서 같이 거론한 영화인 태극기 휘날리며웰컴 투 동막골, 그때 그 사람들같은 영화 투자자에 대기업들도 있고 흥행을 따지며 만드는 건데 대체 뭐가 문제냐는 비난만 듣었기에 새누리당도 뭐라고 하기 그런지 관련 청문회를 취소했다고 한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국가권력의 몰인정성을 비판해 국민의식을 좌경화시키려 했단 예시로 들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 영화가 좌파영화라거나 박정희를 부정적으로만 묘사했다고만 주장하는 보수쪽의 언급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단 밑의 주요인사들이 알력싸움과 정권에 대한 충성심으로 벌이는 것으로 묘사되고 극중 주인공인 성한모에게 덕담과 친절한 면을 아끼지 않는다. 영화 전체를 봐도 박정희는 차분하고 인간적인 대통령으로 밖에 나오지 않으며 도저히 박정희를 부정하려고 하는 영화로는 보이지 않는다. 극중 청와대 직원 가족 초청행사에서 낙안이와 박지만이 싸우자 다른 사람들은 기겁하지만 정작 박정희는 애들끼리 놀다 싸울 수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러나 경호실장은 성한모를 따로 불러내 두들겨 패는데 이는 충성심보다 자기 체면을 더 생각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작중 간접적으로 묘사되는 10.26 사건조차도 박정희의 직접적인 정치적 요소는 거의 묘사되지 않고 경호실장 때문에 자존심이 크게 상한 중앙정보부장의 우발적인 분노 정도로 묘사하고 있다.
최종 스코어 197만명을 기록하면서 손익분기점인 200만을 넘지 못해 흥행에는 실패하고 만다. 기사 임찬상 감독은 이후 연출보다는 제작자로서 커리어를 다져나가고 있다.

4. 여담


  • 모르고 실수한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실제 역사와 부합하지 않는 장면이 좀 있다. 예컨대 박정희 정권의 경호실장은 1974년육영수가 저격당한 후에 박종규에서 차지철로 바뀌었지만, 영화에선 5.16 이후에 임명된 경호실장이 10.26까지 그대로 가는 걸로 나온다. 다만, 작중 말하는 걸 보면 '한 14년 정도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초반에 4~5년 한 전임자가 있었다는 소리다. 또한 1968년 청와대 기습 사건 이전에 주인공이 박정희와 함께 미국에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 미국 대통령이 리처드 닉슨으로 나온다. 참고로 그 당시 대통령은 린든B존슨이다. 리처드 닉슨은 구정 공세 이후 존슨이 재선에 출마하지 않으면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작중에서 아주 스쳐가는 수준으로 베트남 전쟁 관련 장면이 나오는데, 김신조의 청와대 습격 사건 이전의 장면이기에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영화 개봉 후, 진짜 박정희의 이발사였던 박수웅이 당시의 일을 회고하기도 했다. 면도는 겁나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니 박정희가 직접 면도를 했다고... 실제 박정희는 피부가 약해서 면도칼보다는 전기 면도기를 애용했다고 한다.
  • 박정희의 장례 행렬 도중, 효자동 이발소 앞에서 관을 실은 차가 전진하지 않고 엑셀을 밟아도 타이어가 바닥에 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 연출이 나오는데, 바보 온달의 엔딩을 오마주한 듯 하다. 물론 성한모는 그 전날 삼킨 박정희 초상화의 눈 부분을 긁은 조각을 넣은 통을 똥으로 싸고 있던 중이라 나오지 못했고, 계속 그 자리에 붙어있던 차는 운전수가 계속해서 엑셀을 밟는 바람에 그 곳을 뜨고 만다.
  • 설정된 시대상은 1960년~1980년대지만, 그걸 감안해도 지금 보면 세트장(...) 티가 단번에 보일 정도로 너무 옛스러움과 허술함을 추구해 그때 그 분위기가 나오질 않는다. 영화의 주제 의식과는 별개로 미장센 면에 있어서는 좀 아쉬울 따름. 특히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광화문 퀼리티는 어이없을 정도로 작아서 실소가 나올 지경이다.

[1] 누가 봐도 박정희지만,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엔딩 크레딧에서는 아예 '''통치자'''로 표기.[2] 경무대는 제2공화국 시절인 1960년 12월에 청와대로 명칭을 변경했다.[3] 별명은 두부 한 모.[4] 이 부분은 포레스트 검프를 패러디했다.[5] 성한모가 운영하던 효자동 이발관에서 사실상 식구처럼 보내던 진기는 미국에 가고 싶어 했다. 그 때문에 군대도 미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베트남으로 파병갔지만, 정작 미국을 방문하게 된 것은 성한모였다.[6] 극중에서만 등장하는 가상의 설사병. 공산주의를 창시한 마르크스의 이름에서 따온 것. 실제로 유신정권 시절 콜레라가 돈 적이 있었다.[7] 이런 연출을 두고 영화팬들은 두가지 설을 제기했는데 한가지는 모진 고문으로 어린 낙안이 정신도피적인 환각을 보았다는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대놓고 감독이 당시 정보부를 증오스럽게 보아 일부러 아주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것. 정보부장의 '''이런 짓이나 하고 있으니 조사결과가 이모양이지!'''란 대사를 생각하면 꽤나 그럴싸하다.[8] 실제로 이런 일은 당연히 없었다. 다만 당시 독재정권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것인지 알려주는 장면. 그리고 실제로 김재규는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 가스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를 구하려고 했다는 말이 있는 걸 보면...[9] 이때 성한모가 눈물을 질질 흘리며 운다. 단순히 걸릴까봐 무서워서였을수도 있겠지만, 앞선 추모식 장면에서 대통령 영정 앞에서 남들 고개 숙일때 큰 절 두번하는 모습을 감안하면 10년 넘게 한솥밥 먹던 사인데 막상 눈을 파내려니까(물론 진짜 눈은 아니지만) 슬퍼서 그랬다고 봐야한다. 국가에서 하는 말을 믿어 자기 자식을 신고하기까지 한 그가 모시던 대통령의 눈을, 초상화라지만 파냈다는 점이 참... 이 때 초상화 주위를 지키던 경호원들에게 들켰는데, 장기근속하며 청와대에서 다 알던 사람들이라 '마지막으로 각하 한 번 뵙고 싶어서'하고 얼버무릴 수 있었다.[10]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성한모가 면도사 아가씨(문소리)를 겁탈하여 임신한 것으로,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미국에 의해 갑자기 도입된 것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