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데스 + 로봇
1. 개요
넷플릭스에서 2019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성인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시리즈.
'''팀 밀러'''[1] 와 '''데이비드 핀처'''가 제작을 맡아 블러[2] 에서 제작된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시즌 2가 제작된다고 한다. 시즌 2의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 여인영(미국 명 제니퍼 유 넬슨) 감독[3] 이 맡는다. 데이비드 핀처는 시즌 2 제작의 집중하기 위해 위해 원래 제작중이던 마인드헌터 차기 시즌을 취소했다.
2. 예고편
3. 특징
미스터리, 호러부터 SF, 전쟁, 괴수물, 사이버펑크에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18개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어있다. 애니매트릭스처럼 매 에피소드마다 감독과 장르가 다르고 다양한 화풍과 연출 방식을 볼 수 있다. 상영 시간도 모두 달라서 짧게는 5분, 길게는 17분에 이른다.
제목에 '로봇'이 들어가고 많은 소개글에서 SF물이라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로봇이 안 나오거나 SF가 아닌 작품도 있어서 반드시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다만 '데스(죽음)'는 모든 작품과 관련이 되어있고, 공통적으로 '환상적 이야기'에 사랑, 죽음, 로봇 세 가지 중 하나는 작품에 들어가 있다.
사람에 따라선 매력 혹은 불쾌함이 느껴질 수 있는 영상미가 담겨 있는 것이 특징으로 폭력적, 자극적, 선정적 수위가 높은 작품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성인물'''이다. 포스터에 NSFW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성인이라도 해당 요소가 진하게 스며든 것에 대해서 취향이 아니라면 시청 시 주의를 요한다. 또한 미국 SF 드라마/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미국식 가족주의에 기반한 신파극 요소는 거의 없다.
SF, 프리 렌더링 단편 모음이란 점에선 DUST 시리즈와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환상적인 이야기 모음이라는 점에서 환상특급의 영향을 받은듯하다.
제작 관련 팀 밀러 인터뷰
4. 회차 목록
모든 회차 시작 전에 제목 '러브 데스 로봇' 을 뜻하는 '하트' + 'X' + '로봇 머리' 아이콘이 표시된 후, 각 이야기의 내용을 암시하는 '''3개의 아이콘'''을 표시하고서 회차의 제목을 표시한다. 3개의 아이콘은 방영 후 다시 표시되니 보고 나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작은 재미를 선사한다.[4]
회차 순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표시되기 때문에 아래 목록과 순서가 다를 수 있다. 참고
4.1. 무적의 소니
SF 액션물이다. 붉은색, 보라색 등 강한 색체의 조명을 활용한 정석적인 사이버펑크풍 연출이 특징이다. 높은 퀄리티의 실사 지향의 3D 애니메이션인데, 인물의 이목구비가 약간 과장되어 있어 완전 실사 지향인 '숨겨진 전쟁' 등의 에피소드와는 느낌이 다르다. 디스아너드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원화가 Cedric Peyravernay가 참여하였다.죽음으로 끝나는 야수들의 잔혹한 싸움. 하지만 소니는 절대 지지 않는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그녀의 강점은 무엇일까.
인간이 뇌파로 조종하는 괴수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투기장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이겨온 여성 검투사 '소니'와 그녀의 괴수 '카니보어'[8] 를 소재로 삼고 있다.
투기장에서 싸우기 전에, 디코라는 이름의 거부와 그를 수행하는 여자가 찾아온다. 디코는 소니에게 이번 한 번만 싸움에서 져달라고 승부 조작을 제안하며 우승 상금의 몇 배나 되는 거액을 제시하지만 소니와 일행은 '우리는 돈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며 단호히 거절하고 싸움에 돌입한다. 이후 소니의 '카니보어'와 상대 괴수 '터보 랩터'의 피 튀기는 혈투가 이어진다.
터보 랩터는 고릴라 같은 보행 방식에 카니보어와 대비되는 육중한 체형을 지닌 괴수로 울퉁불퉁한 암석질의 갑피로 온몸을 무장하고 있다. 괴력은 카니보어를 상회하기 때문에 근접 육탄전에서는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괴력을 살린 타격기가 주무기다. 처음에는 빠른 속도로 몰아붙이는 카니보어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다 팔을 뜯기는 중상을 입는다. 그때 진정한 조커 카드가 드러나는데, 바로 팔 내부에 숨겨져 있었던 접이식 뼈 칼날. 도저히 생물의 신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부자연스러운 무장이라 소니의 팀원들이 보고 경악했으며 규정 위반이 아니냐고 의아했을 정도다.[9] 이것으로 카니보어의 촉수들을 잘라버리고 복부를 찔러 중상을 입히지만 방심한 틈에 카니보어의 칼날 머리뼈가 가슴을 잔뜩 헤집고 다닌 게 치명상이 되어 목이 잘려나가 패배한다.
승부가 끝난 후,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니에게 디코를 수행하던 여자가 나타난다. 여자는 디코에게 잡혀사는 듯 용감한 당신이 부럽다며 소니를 칭찬하고, 어떻게 그렇게 강하느냐고 묻는다. 소니는 예전 갱단에게 폭행당했던 사실을 떠올리며 증오가 자신을 강하게 만든다고 한다. 서로를 애무하던 둘은 곧 성관계를 가질 것처럼 옷을 벗는데, '''갑자기 여자의 손에서 기다란 손톱이 자라나더니 소니의 아랫턱을 관통한다.''' 사실 여자는 디코의 승부 조작을 거절한 소니에게 보복하기 위해 그녀를 살해하려 찾아온 것이었다.
이후 디코가 등장해 '''공포가 느껴지느냐'''고 묻고, 여자는 바닥에 쓰러진 소니를 무자비하게 짓밟는다. 신체 개조를 받은 건지 몇 번의 발길질에 소니의 머리가 부서지고 눈알이 튀어나오는데, 놀랍게도 여전히 소니는 살아 있었다. 소니는 자신의 척추에 바이오웨어 칩을 심어두었다고 희미한 목소리로 말하는데[10] 불현듯 벽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선명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즉 다른 투사들처럼 인간이 본체고 괴물을 조종하는 게 아니라 소니는 괴수가 본체이며 인간이 대외용 조작 단말이었다. 항상 투기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기 때문에 목숨을 걸지 않는 다른 투사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카니보어가 캡슐에서 나와 순식간에 여자를 살해, 디코를 꼬리로 붙잡고 '''공포가 느껴지느냐'''고 소니가 묻는 것으로 애니메이션은 끝난다."'''내 필승의 비결은 항상 싸울 때 목숨을 거는 것이다.'''"
제목이 "무적의 소니"로 번역되어 그 어감이 잘 살지 못했지만, Edge라는 단어에는 강점, 이점, 유리함이라는 뜻이 있다. 말하자면 제목의 의미는 '''"소니의 강점"''', 즉 소니가 괴수 싸움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을 의미하고, 후반부에 그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 반전이다. 초반부에는 이 강점이 소니의 트라우마와 거기에서 비롯된 증오라는 식으로 설명되지만 사실 그것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했고, 사실 소니는 예전에 모 갱단에게 납치당해서 두개골까지 박살날 정도로 험한 꼴을 당했지만, 동료들이 간신히 구해낸 후 카니보어의 육체에 소니의 의식을 이식해서 살려놓은 것이았다. 즉, 의식이 깃든 진짜 몸은 ''''괴수의 몸'''이 되었고, 지금 인간의 몸은 바이오웨어를 때려박아 인간인척 하는 가짜 몸인 것이다. 즉, 괴수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괴수였으므로 매 판마다 죽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왔던 것이고, 그녀의 비결은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11]
에로틱하고 잔혹한 본 시리즈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작품으로 그 수위는 깜짝 놀랄 정도로 잔혹하다. # 사람의 머리를 발로 밟아 터트리고 머리가 꿰뚫리는 잔인한 장면까지 등장한다. 여성의 상반신 노출이나 동성 애무씬은 애교로 보일 정도다.
원작이 따로 있는데, 피터 F. 해밀턴의 단편집 A Second Chance at Eden에 실린 동명의 단편 SF 소설이다. 본작은 괴수의 외형까지 소설의 묘사를 충실하게 따랐다.
4.2. 세 대의 로봇
이지적이고 관광객 같은 로봇[12] , 게임기에서 발달한 로봇[13] , 어린이 보모 로봇에서 발달한 로봇[14] , 이 세 로봇이 멸망한 도시를 관광하며 로봇의 시선으로 인류를 바라보는 풍자적인 콩트극이다.로봇의 시선으로 보는 인간 세상은 어떤 곳일까?
인류가 사라진 지구에서, 세 대의 로봇이 종말 이후의 도시를 관광한다.
가볍고 생기발랄한 이야기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시대적 배경은 인류가 전멸해버린 가장 암울한 세계관이다.
도중에 만난 고양이와 함께 멸망한 도시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핵미사일 저장고까지 간 세 로봇은 결국 인류가 환경오염으로 멸망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갑자기 고양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는데 실은 유전공학으로 엄지의 형태가 바뀌어 고양이들이 스스로 참치캔을 딸 수 있게 되자, 인류가 더 이상 고양이에겐 쓸모없다고 느껴져 멸종시킨 것(...). 세 로봇들 또한 갑자기 등장한 고양이 떼에게 둘러싸이는데, 우습게도 고양이들의 요구는 쓰다듬어 달라는 것이었다.
4.3. 목격자
몽환적인 스토리와 모호한 반전이 인상적인 작품. 무엇보다 실사적인 그래픽에 만화적인 요소 삽입이 잘 어우러진 작화가 아주 강렬하다. 연출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시각효과 자문 역할을 했던 알베르토 미엘고 감독이 맡았기 때문이다.건너편 호텔에서 울린 총소리.
살인을 목격한 스트리퍼가 공포에 싸여 도망친다.
하지만 살인자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다.
별다른 미래 기술은 등장하지 않기에 SF적인 요소는 거의 없지만, 구룡성채스러운 주거 밀집 지역[15] 이나 곳곳의 중국어와 일본어, 네온 사인 간판을 통해 사이버 펑크적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살해 장면 뿐 아니라 스트리퍼인 여자 주인공의 전신 정면 누드가 나오는 등[16] 묘사 수위가 높다.[17]
방에서 한 여성이 진한화장을 하고 있던 와중, 맞은편 집에서 총성과 비명소리가 난다. 여성은 맞은편 집을 쳐다보는데, 그곳에는 한 남자가 여자를 살해한 현장이 있었다[스포일러] 스트리퍼는 곧장 밖으로 뛰어 나오고, 택시를 잡아 경찰에 신고를 한 뒤 안도하며 숨는것을 잊는다. 택시가 신호에 걸리자, 옆에 또다른 택시가 서는데, 택시의 승객은 그 '''살인자'''였다.
스트리퍼가 향한곳은 한 클럽이었다. 살인자 또한 해당 클럽에 들어가나 스트리퍼가 실랑이[18] 하던 또다른 여성에게 잡혀 클럽 내부로 들어가 두명의 라텍스 의상을 입은 여성들에게 애무 수준의 서비스(?)를 받는다. 이와 같은 시각, 스트리퍼 또한 전라 상태에서 가면과 천 한장만 걸친채 무대에 올라가 천을 벗으며 춤을 춘다.[19] 춤이 한창 클라이막스로 가던 중, 스트리퍼와 의자에 앉아 서비스를 받던 살인자가 서로 눈이 마주친다.
이후 스트리퍼는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채로 '블라디미르'라는 남성의 방에 들어가 권총을 챙기고 자신의 집을 향해 달린다. 살인자 또한 스트리퍼를 따라 달려가는데, 이때 살인자는 "내 말좀 들어봐"와 같이 대화를 하고 싶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며 쫓아온다. 스트리퍼는 자신이 묵던 호텔 맞은편의 건물[20] 로 들어가 문이 열려있는 방을 하나하나 찾다가 열려있는 방에 들어간다. 근데 그곳의 현관은 살인자가 처음 스트리퍼를 쫓기 위해 나오던 현관과 동일했다. 즉, 스트리퍼는 살인마의 방에 들어간 것이다. 이후, 살인마가 방에 들어오자 스트리퍼는 총을 꺼낸다.[21]
결국 스트리퍼는 살인자와 실랑이를 하다가 그를 총으로 쏴 죽인다. 그런데 패닉에 빠져 주위를 둘러본 그녀의 눈에 건너편 호텔방에서 방금 죽인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즉, 남자와 스트리퍼는 상대를 죽이고, 이를 목격하고, 해명하기 위해 쫓고, 무서워서 도망가고, 실랑이 끝에 다시 살해하는 것을 교대로 반복하고 있었던 것.
스트리퍼의 모델디자인은 원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페니 파커 초기 원안에서 따왔다고 한다.
2019년 제 71회 에미상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4.4. 슈트로 무장하고
먼 미래 시대의 평화로워 보이는 농촌이 배경이지만, 이곳은 늘 무수한 숫자로 달려드는 '디비'라는 갑각류 외계인[22] 의 침공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항해 농부들은 '슈트'라 불리는 강력한 로봇으로 맞서 싸운다.갑자기 마을을 덮친 거대 해충의 공격.
가족과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농부들은 손수 만든 로봇들을 이용해 싸운다.
목가적인 배경과 달리 사실 황량한 행성에 돔 형태로 만들어진 농업지역이었을 뿐이며, 돔 바깥엔 행성 전체가 바글바글한 벌레형 괴수들로 둘러싸여 방어막을 돌파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는 상황.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돔 외에도 여러 개의 다른 돔이 존재하고 있다.[23]
스타쉽 트루퍼스나 워해머 40,000, 스타크래프트 등을 즐겼다면 매우 즐겁게 볼 수 있는 에피소드다. 애니메이션 화풍도 마치 카툰 렌더링 그래픽의 게임을 보는 듯하다. 러브, 데스& 로봇의 작품치고는 수위도 낮은 편이기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4.5. 무덤을 깨우다
오컬트 액션물이다. 주인공은 고대의 성에 탐사 목적으로 온 박사와 그를 호위하기 위해 동행한 용병들. 그들이 되살아난 흡혈귀, '꼬챙이 공작 드라큘라'에 맞서 싸우고 도망친다는 심플한 플롯의 이야기다.고대의 성에 잠들어있던 악마가 깨어난다.
총과 폭약 같은 인간의 무기로,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를 무찌를 수 있을까?
스토리는 별 것 없지만 불빛을 활용한 절제된 화풍, 그리고 그를 이용한 단조롭지만 화려한 영상미와 속도감 넘치는 액션,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드라큘라에 대한 현대적인 재해석이 들어가 있어 성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용병 일행은 C4 폭탄을 이용하여 겨우겨우 악마를 물리치지만 그들이 대피한 공간에도 흡혈귀들이 가득했다. 정황상 결국 죽었을 거라 해석되기 쉽지만, 작중에선 고양이가 흡혈귀들의 약점이고 결국 일행들을 따라왔기 때문에 열린 결말이다.
비교적 단순한 화풍으로 제법 호쾌한 액션을 보여준다. 작중 용병들의 대사가 거친 편이고 높은 수준의 유혈 묘사가 있다.
여담으로 한국인 캐릭터가 조역으로 등장하는데, 주인공 박사를 따라온 조수 사이먼[24] 이 바로 대한민국 출신 대학원생이다. 물론 장르 특성상 엑스트라답게 반으로 갈라져 끔살. 대학원생 이니 당연하다는 반응도 있다.
4.6. 요거트가 세상을 지배할 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스러운 유머러스한 독백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에다 아기자기한 화풍으로 전개되는 5분 가량의 짧은 작품.과학자들의 실험에서 요상한 요거트가 탄생한다.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하는 요거트. 결국에는 우주 정복까지?
비상한 지능을 가진 요거트가 개발되어 인류에게 풍족함을 주고 지구를 지배하게 되고[25] 우주로 떠난다. 그리고 요거트가 인류를 버리고 다 떠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독백으로 끝난다.
요거트라는 황당한 소재를 이용했지만 인공지능과 특이점에 관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실제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나 소설 중에는 유사한 줄거리나 결말이 나온 작품들이 몇 있다.
4.7. 독수리자리 너머
실사 지향의 애니메이션으로, '행운의 13', '숨겨진 전쟁' 과 더불어 실사를 방불케 하는 높은 수준의 인물 그래픽이 돋보인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실사 합성인지 CG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퀄리티가 매우 높다.지구로 귀환하려던 우주선. 경로를 벗어나 뜻하지 않은 곳에 도착한다.
여긴 어디인가, 대체 몇백 광년이나 이탈한 건가.
원작은 영국의 SF 소설가, 알래스테어 레이놀즈 (Alastair Reynolds)의 단편집 'Zima Blue and Other Stories'에 실린 동명의 단편 소설이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하면서도 암울하고 소름끼치는 진실을 암시하는 결말이 특징인, 전형적인 코즈믹 호러 풍의 에피소드. 전체적으로 이벤트 호라이즌의 오마쥬가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음산한 분위기와 섬뜩한 결말, 이해할 수 없는 것에서 느껴지는 공포를 잘 버무린 공포물로서 높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제대로 공포물을 지향하는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류가 일종의 워프 기술을 이용해 우주를 자유로이 항행하는 우주 시대. 우주선 '블루 구스(Blue Goose)'의 승무원인 주인공 '톰'은 일을 마치고 동료인 '레이', '수지'와 함께 지구로 복귀하려 한다. 수지는 지구로 돌아가는 지름길을 찾았다며 오리온 자리에 위치한, 성간 물질로 구성된 국부 거품(Local Bubble)을 지나는 좌표를 입력하고 톰 일행은 동면에 들어간다. 그렇게 우주선은 워프 이동을 도와주는 장치인 아크 엔젤(Arkangel)에 돌입하며 워프에 들어간다.
이후 톰은 먼저 동면에서 깨어나는데.... 어째선지 우주선은 원래 목적지인 지구에서도 한참 떨어진 독수리자리 근처의 어느 정거장에 도착한다. 당황한 톰은 수지를 깨우고 지구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혼란스러워 하던 두 사람을 맞이한 건 그곳에 있을 리가 없는 톰의 전 애인 '그레타'와 기술자 2명.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혼란스러워하는 톰에게 그레타는 이곳은 셰다 섹터의 사움라키 정거장이며, 경로 설정 뒤 아크 엔젤과 동기화 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나며 이곳으로 와버렸다고 말한다. 당황하던 수지는 이내 중심을 잃고, 그레타는 워프 이동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인다면 톰과 함께 수지를 다시 수면 장치에 수면시킨다. 그리고 그레타는 톰에게, "여긴 기술자들에게 맡기고 나가서 좀 휴식을 취하자"며 그를 다른 장소로 데리고 간다.
우주선내의 술집 같은 곳에서 이야기를 나눈 뒤, 둘은 장소를 옮겨 섹스를 한다. 그 뒤 그레타는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진실을 고한다. 그 진실이라는 것은 사실 이곳은 정거장이 아니라 지구로부터 15만 광년이나 떨어진 곳이라는 것.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경로 오류로 이곳에 도착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이곳에서 지낸 몇 달 동안 이미 지구에서는 몇백년이 흘러간 상황이란 걸 알려준다. 그 얘길 듣고 톰은 멘탈이 붕괴되고, 그레타는 톰의 남은 동료들을 깨우러 갈 시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수면 캡슐에서 일어난 수지는 그레타를 보더니 기겁하며 저 여자는 그레타가 아니라며 비명을 지른다. 톰이 진정시키려고 할 틈도 없이 그녀는 그레타에게 공격을 날려 그녀의 목에 상처를 입혔으나, 그레타의 안정제 주사기에 맞고 기절한다. 그레타에 대한 톰의 의심은 점점 커지게 되고 그는 누워서 쉬고 있는 그녀의 목을 확인해 보았는데 충격적이게도 그곳에 있어야 할 상처가 없다. 아문 흔적도 없는 모습을 보고 톰은 자신 앞에 있는 여자가 그레타가 아니라고 확신하게 되고, 그런 그에게 그레타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며 자신과 이 공간은 가상이라고 답한다. 톰은 자신이 직접 현실을 확인해야겠다 말하고 그레타는 그를 말린다.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 톰에게 그레타는 슬픈 얼굴로 "난 자기를 걱정해. 여기 들어온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은 지옥을 맛봤어"라며 그에게 현실의 모습을 보여준다.
깨어난 톰의 머리카락과 수염은 상당히 길어 진 데다가 초췌해진 몰골은 거지 꼴이나 다름없었고, 거미줄에 감긴채 손상된 우주선들과 수많은 백골로 사방이 뒤덮여 있는 모습은 지옥 그자체였다. 수지와 레이는 부서진 동면 장치에서 이미 미라처럼 초췌한 모습으로 죽어있었고[27] 그런 모습들을 보며 혼란에 빠진 그에게 그레타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그레타. 하지만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그레타는 그레타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목소리를 내는 아주 흉측하고 기괴하게 생긴 거미'''였다. 그 거미의 얼굴을 보고 완전히 멘탈이 갈려버린 톰은 비명을 지른다.
화면이 다시 바뀌어 캡슐에서 깨어난 톰. 그를 반겨준 것은 그레타다. 기억이 초기화 되었는지 우주선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대하는 톰. 그레타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여긴 셰다 섹터의 사움라키 정거장이라고 말해준다. 당황하는 그에게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톰이 말한 "그래도 이런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야."를 말하는 그녀. 그리고 비춰주는 정거장의 풍경이 지직거리면서 환상이 아닌 실제 모습을 드러낸다. '''거미줄에 칭칭 감겨있는 덩어리와 부서진 우주선 파편들'''을.[28][29]
'그레타'의 본모습이 등장하는 씬은 러브, 데스 + 로봇 중에서도 가장 소름끼치는 연출로 손꼽힌다. 여성의 신체로 보이다가 기괴한 외모가 드러나며 음악과 편집이 어우러진 연출이 압권. 끔찍한 모습과는 달리 톰한테 직접적으로 해를 입힌 적은 없고 오히려 걱정하여 진실을 알려주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편영화 특성상 배경 설명이 많이 생략되어있다. 원작 소설에서는 좀더 자세히 설명되는데, '그레타'는 해당 지역에 먼저 난파해 자리잡은 외계인으로, 톰의 우주선은 지구인으로는 처음 도착한 것이며 '그레타'는 톰이 충격으로 미치지 않고 해당 지역에 적응할 수 있도록 깨우기 전에 환각을 주입해 돕고자 하는 것이다. 결말에서 기억을 지운 톰을 보며 그레타가 슬퍼 보이는 미소를 지은 것으로 볼 때, 이런 상황은 상당히 오래동안 반복된 것 같다. 수지는 한참 전에 죽은 거 같지만, 꿈속에서 수지가 그녀의 진짜 모습을 보라고 톰을 닥달하는 것은 톰 자신의 기억의 잔재인 듯하다.
본 회차의 삽입곡인 'Living in the shadows'도 주목 받았다. 톰과 그레타의 정사씬에 한 번, 마지막에 한 번 나오는 데 특히 엔딩 부분에서 정거장이 거미줄 덩어리로 바뀌면서 이야기와 노래가 끝나는 장면은 가히 소름.
에피소드 중 복선으로 05:31에 유리병 너머로 그레타의 진짜 모습이 나타난다.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할정도.
이외에도 벽에 비춰지는 그레타의 그림자 또한 복선이다.
4.8. 굿 헌팅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켄 리우의 단편 '좋은 사냥이 되길'이 원작이다. 국내에는 단편집 종이 동물원에 수록되어 출간되었다. 애니메이션판과 전체적인 뼈대는 같지만 선정적이고 과격한 애니메이션판에 비해 소설은 은유적인 면모가 더 크고 수위도 낮은 편.귀신 사냥꾼인 아버지를 따라 구미호를 잡던 량이
사냥할 때면 놀라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구미호 옌과 친구가 된다.
동양의 구미호[30] 와 서양의 스팀펑크라는 언뜻 보기에 안 어울리는 소재와 장르를 훌륭하게 조화시킨 에피소드.
완벽한 인공신체까지 만들 수 있게 발전한 가상의 홍콩을 배경으로, 귀신 사냥꾼의 아들이지만 철도 기술공으로 살아가는 '량', 그리고 요괴 구미호지만 마법을 잃어버린 '옌'이 주인공이다. '량'은 아버지에게 사냥당한 구미호의 새끼 '옌'을 숨겨주고 돌봐주면서 서로 친구가 된다. 그러나 영국이 홍콩을 식민화한 뒤 기술에 밀려 동양의 마력이 점점 사라지자 마법 생명체인 구미호의 힘도 덩달아 약해지게 된다.
결국 옌은 여우로 변하는 능력을 잃고 매춘부 일을 하게 되는데, 어느 날 영국인 총독을 손님으로 맞았다가 강제로 머리만 빼고 모두 기계로 교체당해 사이보그가 되고 만다. 그는 기계에만 흥분할 수 있는 메카노필리아였기 때문이었다. 옌은 총독을 죽이고 량을 찾아오는데, 기술자였던 량은 그녀에게 새로운 금속 육체를 준다. 잃어버린 마력의 힘 대신 기술의 힘으로 다시금 변신 능력을 갖게된 '''사이보그 구미호''' 옌은 뒷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여성을 해하려는 한량과 성범죄자들을 사냥하러 다닌다.
서양 문명에 의해 근대화되었지만 식민지배 속에서 고통받는 동양의 모습이 대비되어 묘사되며, 사라져가는 신비를 향한 안타까움과 억압당하는 약자의 저항을 그려낸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성적이고 잔혹한 수위가 높은 회차이면서도 분위기 자체는 처연하고 신비롭다.
동양이 배경이고 2D 셀 애니메이션을 많이 쓴 만큼 해당 에피소드는 한국에 외주를 많이 줬다[31] 고 제작 총괄인 팀 밀러가 밝혔다.
4.9. 쓰레기 더미
3D 애니메이션으로 캐리커쳐처럼 과장된 인물 묘사가 특징. 쓰레기장에 사는 노인 데이브와 쓰레기장에 얽힌 작은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는 이야기.쓰레기장을 집으로 생각하고 사는 데이브.
위생법 운운하는 조사관 따위가 온다 해도, 그는 성을 빼앗길 생각이 없다.
쓰레기장에 살고 있는 데이브에게 위생관이 찾아온다. 새로 들어올 콘도 투자자들이 이 쓰레기장을 탐탁지 않아했기에 철거 및 이주 동의서를 받으러 온 것. 그런 그에게 데이브는 여기는 자신의 집이고 20년 넘게 살았으니 이제 와 나갈 생각 없다며 철거 동의를 거부한다. 데이브는 '''오토'''라는 이름의 애완견을 부르지만 오토는 다른 곳에서 뭘 먹고 있는지 오지 않고, 데이브는 오토를 보고 '''"식탐이 참 심하다니까."''' 하고 투덜댄다.
데이브는 모든 걸 쓰레기장에서 주운 폐품에서 충당하고 있어, 담뱃불을 붙일 라이터가 가스가 떨어지자 담배를 피우지 못하지만, 반면 조사관은 도금된 고급 라이터로 여유롭게 담배를 피운다. 데이브는 자신이 여기서 살게 된 이유를 들으면 당신도 날 여기 살게 둘 수밖에 없을 거라며, 위생관이 듣기 싫다고 하지만 억지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2년 전, 데이브는 펄리라는 친구와 함께 쓰레기장에서 살고 있었다. 둘은 밤이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술을 마시며 음담패설을 하며 사는 전형적인 레드넥이다. 그러던 중 펄리가 잠시 소변을 보러 혼자 쓰레기장 깊숙이 들어오는데, 무엇인가 괴물을 보았다며 권총 사격까지 하면서 돌아온다. 처음에는 쥐 따위를 보고 졸았던 것인 줄 알았던 데이브지만 펄리의 반응이 심상치 않고 총성이 연달아 들리자 경계하며 샷건을 들고 둘은 어둠과 대치한다.
그러던 중 어둠 속에서 촉수가 날아와 펄리를 끌고 가 버리고, 데이브는 펄리를 구하기 위해 샷건을 쏘려고 하지만 겁먹은 펄리가 데이브의 샷건 총구를 잡고 늘어져 쏘지 못하고, 끝내 펄리는 어둠 속으로 끌려간다. 격노한 데이브는 쓰레기 더미 구석에서 지게차를 찾아내 탑승하고 괴물을 추격한다. 괴물을 따라잡고 지게차로 들이박아 제압한 데이브는 괴물을 살피고 펄리를 찾으려 하는데, 강아지 소리를 듣는다. 강아지는 괴물의 몸 한구석에 붙어서 괴롭게 낑낑대고 있었는데, 데이브는 이 괴물이 '''말 그대로 보이는 것을 모든 것을 잡아먹고 몸으로 삼으며, 일단 괴물에게 먹히면 그대로 괴물의 일부가 되는''' 경이로운 생명체임을 알아차린다. 펄리는 진작 소화가 끝나 비쩍 마른 시체가 되어 있었다.
이후 데이브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오토, 왔구나!"''' 하면서 위생관의 뒤를 바라본다. 위생관이 뒤를 돌아보자, '''여전히 살아 있는 쓰레기장 괴물'''이 그를 보고 입맛을 다시고 있었고, 곧장 습격하여 그를 잡아먹는다. '''오토는 쓰레기장 괴물에서 주운 개를 길들인 것이 아니고 쓰레기장 괴물 그 자체를 길들여 붙인 이름인 것이다.''' 데이브는 위생관의 시체에서 떨어진 금도금 라이터를 집어 들어 여유롭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여긴 내 집이고 아무도 날 쫓아낼 수 없다는 독백으로 애니메이션은 끝난다.
참고로 작중 성인잡지 하나가 등장하는데 이름이 '비버 순찰대'다. 미국 성인잡지 '비버 헌트'의 패러디.
4.10. 늑대 인간
늑대인간이 실존하는 세계관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대의 미군은 탈레반과 싸우기 위해 늑대인간들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항상 앞장서서 싸우고 팔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부상도 회복해버리는 강력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다.[32] 강렬한 전투씬과 인종차별에 대한 은유가 짙게 베어있는 씁쓸한 맛이 매력적인 작품이다.아프가니스탄에서 초능력을 발휘하는 특별한 용병들.
인간에게 천대받던 그들이 이제는 동족의 위협과도 싸워야 한다.
4.11. 구원의 손
위성수리 중에 갑자기 날아온 파편을 맞고 튕겨나가 우주에 표류하게 된 여성 우주 비행사. 정말 재수없게 우주복의 중추에 맞아서 모든 기능이 정지되고 설상가상으로 산소마저 빠르게 고갈되고있다. 체념하려는 찰나 독한 마음을 먹은 주인공은 생존을 위해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하는데...우주에서 홀로 표류하는 우주 비행사. 구원의 희망이라고는 자기 자신뿐.
그녀는 사지가 찢기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여러모로 그래비티를 연상시키지만 내용은 다르다. 주인공의 고생길은 짧지만 엄청나게 잔혹하다. 왼팔의 보호복을 팔꿈치 부분까지 분리시킨 후 우주선의 반대방향으로 던져서 반동[33] 으로 날아가지만, 아슬아슬하게 우주선을 잡지 못한다. 그리고 얼어붙은 왼팔[34] 을 잘라내서 다시 한번 시도하여 귀환에 성공한다. 왼팔은 잃었지만 우주선에 무사히 들어가 지구로 귀환하는 것으로 끝.[시리즈전체스포일러] 'Helping Hand' 라는 제목의 1차원적인 뜻 그대로 행한 것이다. 주인공이 팔을 잘라 죽음의 위기에서 탈출한다는 소재는 영화 127시간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4.12. 해저의 밤
FPS 게임 보더랜드의 그래픽과 흡사한, 미국 만화처럼 굵은 테두리선을 표현한 카툰렌더링 그래픽이 특징이다.사막에서 차가 고장 나자, 발이 묶인 두 명의 방문 판매원.
한밤중 그들 앞에, 오래 전 그 곳에 살던 존재들이 나타난다.
보수적인 나이 든 상사와 버릇없는 젊은 사원으로 구성된 두명의 외판원들이 미국의 넓은 사막 도로 한가운데 차가 퍼져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보내다 기이한 일과 마주친다는 이야기. '사람이 유령이 되면 살던 곳에서 떠돌게 된다. 만약 동물 유령이 있다면 한때 바다의 밑바닥이었던 이 사막을 떠돌고 있을까?'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후반부의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연출이 일품이다.
하지만 나중에 젊은 사원은 유령들에게 홀려버려 본인도 같은 영체가 되어버린 후 뒤에서 경고하는 상사의 외침을 듣지 못하고[35] 메갈로돈의 유령[36] 에 잡아먹히는[37] 배드 엔딩으로 끝난다.
4.13. 행운의 13
실사라 해도 착각할 만큼 수준 높은 그래픽과 속도감을 보여준 작품. 주인공인 '콜비' 중위를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사미라 와일리가 연기, 잭 리를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사카이 진 성우로 분한 다이스케 츠지가 더빙했다.인기 없는 비행기는 신참의 몫. 두 번이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전투기를 맡은 커터.
그녀는 미신을 극복할 수 있을까.
헤일로 혹은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미래 전투의 시대.[38] 그러나 콜비는 보병이 아닌 강습수송기의 파일럿이라서, '신참 조종사가 가장 외면받는 비행기를 지급받는다' 는 전통에 따라 '행운의 13'호를 지급받는다. 과거에 두 번이나 탑승 보병들이 몰살했는데 기체만은 혼자서 돌아왔다는 불길한 사연으로 얻은 비아냥조의 별명이 바로 '행운의 13'호.[39][40] 그러나 그녀와 함께 한 13호는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정말로 '행운'을 가져다주는 13호란 별명으로 바뀌게 된다. 다른 전투기는 전멸했는데 유일하게 멀쩡하게 귀환한다던가, 이 비행기에 탑승한 전투원은 한 명도 전사하지 않는다던가...... 깊은 유대를 맺게 된 행운의 13호와 콜비 중위. 정비공이 '''비행기에도 인격이 있다.'''라고 한 말이 사실인듯 콜비 중위는 13호에 깊은 애착을 갖게 된다. 그런 그들에게도 이제껏 없던 위기가 닥쳐오게 된다.
작전 중 최후에는 기관고장에 적들에게 포위까지 되어 도저히 비행으로 탈출할 방법이 없게되자 우선 탑승 보병들을 탈출시킨뒤 기밀 유출 방지를 위해 자폭 장치를 작동시키고[41] 콜비 대령도 탈출하려 하는데 콕핏에서 탈출할 때 조종석에 끈이 걸려 빠져나갈 수가 없다. 콜비는 끈이 걸려 탈출할 수 없자 당황하는데, '''직후 오히려 탈출하려던 통로가 적이 쏜 유탄에 폭파된다.''' 그대려 내려갔다간 유폭에 휘말렸을 것인데 조종석 끈에 발이 묶여 목숨을 구하게 된 셈. 폭파 후 이제는 가도 안전하다는 듯이 끈이 귀신처럼 뽑히는 것은 덤이다.
울먹이며 자폭 시스템을 가동하고 탈출한 콜비. 그러나 타이머가 다 되었음에도 자폭이 되지 않는다.[42] 이후 자폭이 되지 않아 의아하게 지켜보는 콜비는 '''너도 죽기 싫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 13호를 장악하고 아군을 사격하는 적들을 보고 내 전투기에서 떨어지라고 소리치며 사격한다. 그러던 중 무엇인가 기이한 직감을 느낀 콜비 중령은 아군들에게 엎드리라고 소리치고 엄폐하는데, 직후 적들이 모두 13호를 에워싸자 '''기다렸다는 듯 자폭 장치가 재기동되어 자폭과 함게 적들을 몰살시켜 버린다.''' 덕택에 적들이 전멸하여 주인공과 탑승 보병들은 안전하게 대기하다가 구조된다.
오랜 기간 한 물건을 사용하다 보면 정이 들고 이 물건도 의식이 있지 않을까는 심리 일라이자 효과를 표현한 에피소드. 초반에 기체 정비관인 선임준위 한 명이 '이 놈이 재수없다는 오해가 있는데 틀린 말이고 비행기도 모두 하나의 인격체처럼 성격이 있어서 이해해줘야 한다.'는 말을 한다. 우연의 일치일지 정말로 인격이 있어서 주인공의 목숨을 여러 번 구해줬는지는 정확히 나오진 않지만, 과학적으로도 미신적으로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적당히 생각해볼 거리가 주어진 에피소드이다.
더불어 에피소드의 길이 역시 13분 13초이다.
4.14. 지마 블루
지마 블루란 색으로 지구를 넘어 행성 단위, 우주 단위의 장대한 벽화를 만드는 어느 예술가의 이야기.엄청난 규모의 벽화로 유명한 아티스트 지마.
그가 마지막 작품을 공개하기 직전, 숨겨진 과거와 놀라운 계획을 발표한다.
당대 최고의 예술가이자 백여년간 매스컴을 피해온 지마가 자신의 마지막 작품과 관련해 기자 클레어에게 인터뷰를 의뢰한다. 이에 그녀는 흥미를 느끼고 지마의 '청색시대'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과 일생, 예술을 위한 희생을 회상한다. 클레어와 만난 지마는 자신의 과거가 로봇, 그것도 수영장의 타일을 닦는 단순한 로봇이었고, 이를 지켜보던 그의 주인으로부터 업그레이드를 받았으며 그의 주인이 사망하고 나서도 다른 주인으로부터 다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받아가며 나중엔 자신 스스로 개조해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을 밝힌다.[43] 지마가 만든 벽화들은 수영장 타일을 묘사한 것으로 '지마 블루'란 이름의 색은 바로 그가 닦던 수영장 타일의 색이였다. 마지막 작품 공개 날 지마는 수영장에 뛰어들어 스스로를 분해했고, 타일을 닦는 원래 모습의 로봇으로 돌아간다.
결말에서는 기발하면서도 철학적인 반전을 던지는 작품이다. 다른 에피소드들처럼 스릴이 넘치거나 짜릿하진 않지만, 담담하게 보여주는 깊은 영상미와 주제, 아이디어 등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았다
원작은 알레스테어 레이놀즈의 단편집 Zima Blue and Other Stories에 실린 동명의 단편 소설이다.
4.15. 사각지대
SF 액션물로, 강렬한 색체와 과장된 묘사가 특징이며 국산 애니메이션인 '아치와 씨팍'을 연상시키는 화풍과 묘사가 인상적이다.터널을 빠져나가기 전에 임무를 완수하라!
질주하는 트럭, 중무장한 경비원. 어떤 위험도 사이보그 강도단을 막을 수 없다.
전원이 사이보그로 개조된 강도단[44] 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무장한 수송 트럭을 턴다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강렬한 연출로 스피디하게 묘사된다. 강도단은 트럭의 호위병, 호위 로봇과 싸우고 목표물인 칩을 챙기는데 성공했지만 호위 로봇에 의해 신참 한 명을 제외한 모두 죽었다[45] . 하지만 당했던 호크,수이,칼리의 뇌는 모두 백업되어 있었고 죽지 않았다.
한편 강도단은 작품 말미에서 돈뿐만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한 습격을 한 것으로 보이고, 강도단이 사실상 로봇인데 비해 호위병들은 인간임[46] 을 볼 때 단순히 서부극의 퓨처 오페라화라는 시각은 협소할 수 있다. 그래도 등장인물간 개성이 뚜렷하고 적나라한 성적 묘사나 유혈낭자한 묘사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어서 시리즈 입문용으로는 좋다.
4.16.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제작자인 팀 밀러가 직접 감독한, 유일한 실사 작품이다. [47] 이사 온 집에 있던 냉장고 안에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문명이 있었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소재로 아기자기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토퍼 그레이스[48] 와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주연.[49]누군가 두고 간 옛날 냉장고, 그 안에 문명이 존재한다.
순식간에 과거에서 현재로 흐르는 시간. 설마 미래까지 보게 될까?
얼어버린 매머드가 발견되는 것을 시작으로 중세시대, 산업, 현대 시대 등 냉장고 속 문명은 눈앞에서 눈 깜짝할 새에 성장해버린다. 최후에 문명의 극에 이른 미래 문명은 거대한 차원이동용 구조물 혹은 유년기의 끝처럼 보다 높은 단계의 존재로 진화하는듯한 용도의 시설을 만든 후 강렬한 빛을 발하며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냉장고는 비어버린다. 주인공 부부는 이제 냉장고를 버리자며 코드를 뽑고 자버린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내용물이 다 녹아버린 냉장고 속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유인원을 잡아먹고 있다.
이 작품은 러브 데스 로봇과 비슷하게 SF 단편 시리즈를 표방하는 오츠 스튜디오의 'God'과 유사하다. 물론 밀러와 핀처가 오래 전부터 기획했다고 하지만, 2017년 공개된 오츠 스튜디오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심슨 가족 시즌8 Treehouse of Horror Ⅶ 과도 비슷.
4.17. 또 다른 역사
제목만 보고 진지한 대체역사 스토리를 기대했더니 유쾌하고 황당한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 자막만 봐서는 그냥 넘어가기 쉬운 패러디 요소들도 곳곳에 숨겨져있으니 영상을 유심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작품이다.히틀러가 다른 날, 다른 방식으로 죽었다면?
기존 역사를 뒤집어 보는 발칙한 상상. 최고의 앱, 멀티버시티로 즐기세요!
맞아죽고[51] , 소시지 마차에 깔려죽고[52] , 젤리에 갇혀 익사하고[53] , 심지어 복상사까지 하는[54] 다양한 히틀러의 운명에 따라 엉망진창으로 굴러가는 지구를 보게 된다.[55]
종장에는 운석에 깔려 죽을 운명인 히틀러를 미래에서 온 네오나치 세력이 구하지만, 또 그것을 막기 위해 온 미래의 반나치 세력과 서로 싸움을 벌이다가 그것을 미래의 히틀러가 아이언맨스러운 수트를 타고 와서 두 세력을 정리하고 최종적으로 현재의 히틀러를 구해낸다. 그런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시간 여행자의 제 1법칙인 '도플갱어를 절대 만지지 말것'을 위배해서 결국 시공간 붕괴 엔딩.
마지막에 시공간 붕괴와 함께 대체역사를 보여주는 앱까지 같이 박살이 나나 싶었지만 알고보니 그냥 블루스크린 현상 때문에 맛이 간거였고, 에이브러햄 링컨이 존 월크스에게 총을 맞는 게 아니라 역으로 총을 먼저 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 거 같냐고 은근슬쩍 홍보를 때리면서 끝나는 유쾌한 엔딩.
4.18. 숨겨진 전쟁
놀라울 정도로 실사에 가까운 뛰어난 그래픽으로 무장한 작품. 장르는 오컬트 밀리터리 액션물이다.시베리아의 깊은 숲, 수많은 아군의 죽음을 목격한 공산군.
위험한 괴물들과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필사의 작전을 펼친다.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한창이던 소비에트 연방, 시베리아의 어느 숲에서 정체 모를 식인 괴물[57][58] 들이 나타나고, 그들에 맞서는 붉은 군대의 영웅적인 저항을 그리고 있다.
소련군은 구울의 본거지인 땅굴을 폭탄으로 무너뜨리려 했지만 오히려 엄청난 수의 구울을 불러내버리고 만다.[59] 지휘관은 괴물들의 이동 속도가 조랑말 보다 빨라서 그냥 도망쳤다간 무의미 하게 전멸할 것이 뻔하다고 판단한다. 그리고는 지휘관의 아들을 본대로 혼자 보내서 이곳의 위치를 알리는 동안 나머지 인원은 괴물들과 싸워 시간을 벌기로 한다.
그리고 소련군들은 해일처럼 밀려오는 구울의 파도에 맞서 장렬하게 싸우다 전원 전사한다. 하지만, 그들의 목숨과 교환한 시간 덕분에 지휘관의 아들이 좌표를 본대에 전하는 데 성공하고, 싸움이 지나간 후 소련 공군 폭격기의 융단폭격으로 괴물들을 몰살한다.
첫번째 에피소드인 '무적의 소니'와 더불어 장편화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이 나온 수작이다. 시베리아의 눈 덮인 숲과 오로라가 어린 밤하늘 등의 배경묘사는 무척 아름답고, 후반부를 가득 채우는 장렬한 전투씬은 애니메이션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다. 더불어 복식, 총기, 장비의 고증 또한 좋다.[60]
동유럽계 스태프들이 주도하여 제작해서 그런지 소련군을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들로 그려내던 그간의 서구 매체들과 달리, 소련군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괴물들에게 끔살당한 마을 사람들을 보고 동요하거나, 전우를 위해 발랄라이카를 연주하고 부상병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등.[61]
5. 평가
현재 IMDb 평점 8.9, 로튼토마토 평론가 75% 관객 90% 등 높은 평점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에피소드는 장편화 해달라는 의견도 보일 정도로 수준 높은 영상 퀄리티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고, 5분 정도로 짧은 에피소드조차 강렬한 비주얼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제작되어 "버릴 에피소드가 하나도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의 실사에 가까울 정도로 잘 만들어진 3D 영상 퀄리티를 호평하는 시청자도 많은 편. 수위 및 소재등을 의식해가면서 작품을 제작하는 메이저 스튜디오에서는 시도할 수 없을, 넷플릭스라서 가능한 작품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각 에피소드별로 호불호가 있으며, '반드시 19금으로 만들라'는 오더라도 받은듯이 딱히 어울리지않는 부분에까지 19금을 삽입하며 너무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는 평도 존재한다.
6. 기타
시리즈 자체는 밀러와 핀처가 오랜 세월 계획한 헤비 메탈(애니메이션)의 리부트를 재구성한 것이다.